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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벽문화관 ‘전시공간 지원사업’ 최종 2팀 선정

전주문화재단 전주한벽문화관(관장 김철민)은 올해 신규로 ‘전시공간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최종 2팀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최종 선정된 2팀은 구경아 작가를 포함한 총 10명의 작가로 구성된 단체전과 조민지 작가의 개인전이다. 전주한벽문화관은 지난해 10월 지역 작가들을 위한 공간인 한벽전시실을 개관했다. 이 곳에서는 공모 선정 2팀의 단체전과 개인전이 차례로 진행된다. 먼저 만나볼 전시는 지난 28일부터 진행 중인 ‘전북의 미술가들’ 전시로 21일까지 이뤄진다. 전국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북 작가 10명의 작품 22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제는 ‘소수만이 누리는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로 작가 개개인의 다양한 작업방식과 화풍을 선보이고 있다. 이어서 30일부터 12월 16일까지는 조민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표류하는 기억들’이란 주제로 인간의 존재와 시간성이란 키워드를 통해 작가의 서사가 담겼다. 일상의 익숙함 속에서 멀어지기나 자연히 잊힌 것들에 대한 존재를 일깨움으로써 관람객의 시선을 확장하려는 작가의 의도다. 미디어와 설치 작품 등이 어우러져 작가의 주제 의식을 나타낸다. 김철민 관장은 “한벽전시실이 최근 들어 지역 예술가와 단체들의 사용 문의가 늘고 있어 기쁜 마음”이라며 “지역 작가들이 선호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9 15:17

군산 출신 문지수 광주디자인진흥원 과장 “식상한 전시 보다 색다른 시도”

“기존의 식상한 전시보다 색다른 시도를 통해 관람객들이 보고 느끼면서 새로운 감정을 충전할 수 있는 기획을 의도했습니다.” 2023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에서 우리나라와 호주, 이탈리아 등 국내·외 3개국 총 12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한 5관 전시를 총괄 기획한 군산 출신인 문지수(31) 광주디자인진흥원 과장의 소감이다. 문지수 과장은 이번에 전시 기획을 맡은 5관에서 디자인과 문화의 만남을 통한 즐거운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했다. ‘만남과 놀이’(Meet & Play)란 주제로 광주 북구청과 협업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기후변화와 도시 재개발에 대한 생동감 있는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문 과장은 기후변화 이슈를 활용해 어른과 어린이가 ‘비’, ‘구름’, ‘달’, ‘해’ 모양의 스탬프를 찍으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형형색색의 문’은 도시 재개발 예정인 동네에 있는 빈 집에서 손상되고 버려진 대문 5개를 수집하고 형형색색 페인트를 입혔다. “파랑, 노랑, 분홍, 초록, 보라 등 5가지 색상을 문에 입히고 행복, 부자, 젊음, 건강, 명예란 문구를 새겨 넣었어요. 관람객들이 각자 자기가 들어가고 싶은 문에 투표하듯 문 앞에 비치된 투명 아크릴 박스에 탁구공을 넣으면 더 나은 자신,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형형색색의 문들 옆에는 실제 재개발 동네의 풍경을 흑백사진으로 담아 대조적으로 연출했다. 문 과장이 이러한 전시 기획에 착안할 수 있었던 점은 바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고향인 군산에서의 기억 때문이다. “관람객들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 기획을 늘 고민해요. 그래서 요즘 화두인 도시 재개발이란 사회 이슈를 우리 이웃의 일상과 함께 유쾌하게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올해 비엔날레는 9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두 달간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50개국 3000여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군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심리학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문 과장은 비엔날레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발휘하며 해외 디자이너뿐 아니라 외국 대사 등 주요 인사를 현장에서 맞이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대중이 일상에서 문화와 디자인을 쉽게 향유할 수 있는 신선한 전시를 기획하고 싶어요. 그리고 관람객들이 문화예술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플랫폼으로 더 발전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6 18:15

공연예술단체의 축제, ‘2023 전주공연예술페스타’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이 1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서 ‘2023 전주공연예술페스타’를 개최한다. 올해 처음으로 운영되는 이번 행사는 전주 공연예술단체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내 필요한 우수 공연 콘텐츠를 발굴하며, 시민들의 공연예술 향유 기회 확산을 위해 기획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페탈(PETAL)예술기획 △소리극단 도채비 △고니아 △극단 삼육오 등 음악, 무용, 창작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작품이 펼쳐질 예정이다. 먼저 17일 오후 7시 30분에 고니아의 ‘장단 위의 선율’이 막을 올린다. 이어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페탈 예술기획이 ‘길로(路) 잇다’를 공연하며 ‘길에서 우리는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에는 소리 극단 도채비가 ‘삼월·애(愛)’를 선보이며 일제강점기 시대 만세운동이 펼쳐진 전주의 모습을 재현한다. 마지막 무대는 다음 달 2일 오후 3시에 예정돼 있으며, 극단 삼육오가 장애인 형과 비장인 동생의 가슴 찡한 이야기 ‘말하는대로 윤사장’을 공연한다. 각 공연의 자세한 정보 및 예매 방법은 공연 단체 SNS와 (재)전주문화재단, 한벽문화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063-211-9277)으로 문의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1.16 18:14

헛헛함을 채우다… 정하영 작가, ‘플랫폼 어게인’ 展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혼란스러운 일상 속에서 발견한 가장‘나’다운 모습은? 정하영 작가가 오는 25일까지 갤러리 숨 개관 10주년 기획 초대전 ‘플랫폼 어게인’의 13번째 무대를 꾸민다. ‘아름답고 충실한 지층_빠르게 혹은 느리거나’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정 작가는 팬데믹 시기에 겪은 번 아웃을 극복하고 평정심을 찾기 위해 몰두한 시간을 선보인다. 작가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며 서서히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저 역시 팬데믹으로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상실의 시간을 보냈고 그 헛헛함을 채우기 위해 창작 활동을 진행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막막한 상황 속 그간의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만든 작품에는 저절로 나만의 이야기가 녹아들었고, 그렇게 가장 나다운 작품이 탄생하게 돼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반짝반짝 빛나는 해먹과 의자에 걸쳐진 담요 등으로 만들어진 설치 작품 4점과 2점의 회화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 해먹과 담요 등 아름다운 쉼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평안이라는 표면적인 의미를 전하는 동시에 스테인리스 스틸 수세미 등 설치작품에 사용된 재료와 함께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때론 당연시되는 노동을 표면적으로 드러냄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의 이면을 비추기도 한다. 한편 정 작가는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한국화전공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기도 했다. 그는 ‘공간의 은유’, ‘하루살이 미술가의 고뇌_잠:기다’ 등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새활용 소재로 만나는 예술가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다시 평화 전’ 등 많은 단체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1.14 18:02

[리뷰] 만추의 밤 하늘 뜨겁게 달군 환희의 리골레토!

지난 3, 4일 호남오페라단 제52회 정기공연 '리골레토'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관람했다.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 오페라 어워즈 대상 수상과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기념하는 부제를 달은 특별한 무대였다. G. Verdi 오페라 '리골레토'는 전북출신의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리골레토 역)과 이탈리아 초청가수 소프라노 Gesua Gallifoco (질다 역),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 그리고 전북출신의 연출가 이범로가 맡았다. 리골레토는 호남 오페라단이 제작, 전북에서 두 번째로 올려진 무대이다. 이틀에 걸쳐 공연된 리골레토는 최상의 캐스팅에 날짜별, 팀별로 전 출연진이 오랜 기간 준비한 수준 높은 무대였다. 첫 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전북이 배출한 바리톤 고성현의 완벽한 노래와 연기로 유수의 유럽극장 무대가 아닌가라는 착각을 갖게했고, 테너 이재식(공작 역)은 리릭 테너의 청아하면서도 열정적인 고음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소프라노 Gallifoco(질다 역)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연기는 오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주·조역들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하모니 그리고 이러한 출연진의 노고에 보답하듯 끊임없는 박수와 브라보를 외치는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둘째 날에도 오페라의 본 고장인 이태리에서 초청된 가수답게 바리톤 Giacomo Medici(리골레토 역)의 설득력 있고 정확한 발음과 호소력 있는 표현으로 관중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특히 전북출신으로 세계적인 테너인 신상근(공작 역)의 힘 있고 열정적인 노래는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신인발굴의 오디션에 캐스팅된 소프라노 최세정(질다 역)은 정확한 음악 해석과 맑고 탄력있는 소리를 선사, 신인답지 않는 무대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막달레나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최승현은 중진의 완숙미를 보여줬으며, 전북 발레시어터 단원들의 발레는 박진서의 안무로 관객의 많은 관심을 갖게 했다. 이번 ‘'리골레토‘' 공연은 오랜 기간 잘 다듬어진 제작 능력을 보여주었다. 세계 어느 극장에서 올려지는 작품과도 비견할 수 있는 훌륭한 무대였다. 1막에서의 남성합창과 3막에서 보여준 4중창은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보았던 리골레토 공연 중 가장 정확하고 감동적인 남성 합창과 중창이었다. 만토바 성 근처의 강가에 있는 허름한 주막 안에서 두카 공작과 막달레나가 서로를 탐익하고, 문밖에서는 두카 공작의 배신을 바라보는 질다와 딸을 능멸한 두카 공작에 대한 리골레토가 복수를 다짐하며 부르는 4중창은 리골레토의 전내용이 함축된 가장 극적인 명장면으로 감동을 주었다. 성기선 전주시향 지휘자와 김철 전주시립합창단 지휘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호남 오페라단과 시립 음악단체의 지속적인 협연으로 더 좋은 작품들이 올려 지기를 기대한다. 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민관의 예술단체가 매년 협업하여 만드는 작품이기에 그렇고, 이는 우리나라 오페라계 전반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주기에 그렇다. 내년에 개최될 오페라를 기대하며, 예향 전주에서 종합예술인 오페라가 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람에 날리는 갈대와 같이 항상 변하는 여자의 마음⋯”오페라 '리골레토'에 취한 필자는 막이 내린 무대를 바라보며, 한참을 일어설 수 없었다. ‘3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북의 오페라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구나’ 라는 생각에 잠기며⋯. /유영수 전 전주시립교향악단 초대 상임지휘자

  • 전시·공연
  • 기고
  • 2023.11.14 18:00

“전통공예와 함께 가을의 정취 느껴요”

과거와 현대를 잇는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이 가을과 어울리는 전통의 멋과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안형순)은 개원 10주년을 맞아 지난 1일부터 올해 ‘무형유산 전통공예 창의공방 레지던시’에 참여한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의 성과전시회를 마련했다. 오는 12월 1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될 이번 전시의 주제는 ‘시간의 연(緣)’이다. 지난 3월 무형유산 전통공예 창의공방 레지던시에 선발돼 7개월 동안 국립무형유산원에 상주한 국가무형문화재 한미정(침선장), 김시재(매듭장), 이주현(불화장) 등 3명의 이수자들은 작품 기획과 연구, 제작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는 이수자들이 ‘시간’이란 주제를 가지고 ‘연결’, ‘연속’, ‘경계,’ ‘축적’의 관점에서 이를 해석하고 작품으로 제작해 총 9점의 작품을 성과물로 내놨다. 먼저 한미정(침선장) 이수자는 ‘인연’이란 모티브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한 이어지는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전통소재인 모시를 가는 명실로 엮은 바느질 기법이 돋보이는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표현했다. 김시재(매듭장) 이수자는 탄생의 순간부터 반복적인 시간을 거듭하며 고통을 극복하고 경계를 뛰어넘는 누에고치의 꿈을 매듭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주현(불화장) 이수자는 문양과 빛깔을 반복적으로 쌓아 완성하는 작업을 통해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수행을 거듭하는 화가의 시간을 보여준다. 전통안료를 사용한 채색기법과 부처님의 걸음, 팔상도와 수미산 등의 문양을 사용해 작품의 멋과 아름다움을 더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이수자들의 인터뷰와 제작 과정 등의 영상은 국립무형유산원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공개되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무형유산 전통공예 창의공방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작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대여를 추진할 예정이다”며 “전통공예를 활성화하기 위한 동시대 작가와의 교류와 협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3 17:41

이노연 국가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이수자, '유심(有心)한 무심(舞心)' 개최

국가문화유산 살풀이춤 이수자 이노연 명인이 14일 오후 7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극장에서 ‘유심(有心)한 무심(舞心)-마음이 담긴 진심어린 춤’을 선보인다. 2023년 이수자 지원사업 선정작인 이번 공연은 전통문화 원형을 계승하고 현재의 시점에서 창의적으로 심화·확장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살풀이춤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새로운 형태로 신·구의 조화를 이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망자에 대한 이승에서의 한과 외로움을 달래주는 굿 형태의 춤으로 구성된 이날 공연은 이노연의 이매방류 살풀이춤을 시작으로 창작살풀이와 인접춤을 선보이며 삶과 죽음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 생사고락 윤회에 담담한 한국식 자유와 심성, 정한(情恨)의 맺힘과 달램의 서사를 풀어내는 씻김굿의 행위 정신을 전할 예정이다. 또 이날 살풀이춤과 더불어 ‘창무회’ 초창기 회원으로 함께 활동한 임학선, 임현선, 최은희 춤꾼이 ‘도르래’ 작품을 윤덕경, 이애현과 함께 공연할 계획이다. 한편 국가무형문화재 승무·살풀이춤 및 전남무형문화재 진도북놀이 이수자인 이노연 명인은 이화여대 무용과 및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으며 부산대학교 체육학과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창무회 제3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도르래’, ‘소리+사위’, ‘보는달보이는달’ 등을 연출했으며, 현재 이노연무용단 대표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11.13 17:40

[이승우의 미술이야기] 향교길 68 갤러리, 'art is the artist' 전

"art is the artist.(예술은 예술가다.)“ 이번 전시 제목이다. 먹물깨나 든 제목이다. 적어도 세계적 미술사학자인 곰브리치(E, H, Gombrich)의 미술사를 통독한 사람이 아니면 이런 제목이 있을 수 없다. 곰브리치의 미술사는 전공자는 물론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필독서이기도 하므로 가져올 수도 있지만 심각하게 몰두하지 않으면 놓치고 마는 "우리 뒷세대에는 예술 작품보다는 예술가만 남는다"는 그의 말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문장이어서이다. "예술이 예술가"라니, 참신하고 심오한 제목이다. 이 말이 가지고 있을 행간의 의미는 정작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아직 잘 이해를 못하고 있다. 향교길 68 갤러리에는 두 명의 브레인이 있다. 강찬구 대표와 조미진 관장이다. 제목을 누가 지었느냐니까 서로 상대를 지목하다가 둘이 합의했다 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기획전이다. 이 기획이야말로 둘이 머리를 맞댔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작가로 크게 성장할 조짐이 보이는 젊은 작가이거나 인성이 좋은 작가들, 기획자의 입장에서 섭외하기 용이한 작가들 30여 명을 선별하여 아트페어 형태로, 구매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전시다. 다년간 갤러리를 운영한 경험으로 작가들과 합의 하에 거품을 뺀 가격으로 전시회를 했다. 작은 작품이 주를 이루는 첫 번째 이유는 공간 문제이고, 두 번째는 부담 없이 소장할 수있는 기회 마련이고 세 번째는 갤러리를 찾는 관객의 70%가 외국인이라는 특성에 맞춘, 다시 말하자면 까다로운 세관의 검열에도 직접 작품을 소지하고 비행기에 올라야 하는 외국인을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작가 명단은 고보연, 고형숙, 김승연, 김승주, 김연경, 김영란, 김영순, 김용수, 김하윤, 박마리아, 박지영, 서혜연, 심홍재, 유기준, 이강원, 이기홍, 이수아, 이올, 이일순, 이적요, 이호철, 장미연, 정은숙, 조미진, 진창윤, 최지영, 한숙, 한준, 홍성미 등이다. 대부분이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들인데 조각가도 2명이 있고 설치작가도 있는가 하면 동양자수의 명인도 있다. 이 작가들의 작품들을 집대성하여 놓으니, 개성의 난투장이어서 관객들에게는 30여 개의 개성으로 다가갈 테니 조금만 발품을 팔면 낚시가 아니라 그물로 영혼의 양식을 잡을 수 있다 하겠다. 노란 은행잎이 멍석보다 두껍게 깔려있을 향교, 그 앞길에 있는 ‘향교길 68갤러리’이다.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며, 월요일은 휴일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3.11.13 17:38

완주책박물관 소장 구본웅 화백 표지화 시집 '현해탄' 선봬

완주책박물관이 소장하는 구본웅 화백의 표지화(장정) 시집 <현해탄>이 근·현대 인쇄 미술의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1930년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양화가인 구본웅(1906~1953) 화백은 한국의 ‘툴루즈 로트레크’로 일컫는 인물이다. 툴루즈 로트레크는 프랑스 미술계의 거장이기도 하다. 완주책박물관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도서관과 공동으로 지난 6일부터 ‘우리책의 장정과 장정가들’이란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내년 2월 23일까지 성남 한국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될 이번 전시는 근·현대 인쇄 미술의 예술성을 통해 당대 한국 미술사에 획을 그은 국내 유명 화가들의 화풍이 담긴 책 표지화를 만나볼 수 있다. 장정은 책의 겉장을 꾸미는 그림이나 디자인을 뜻하는 표지화로 장정가는 책의 겉장 그림을 그린 화가들을 말한다. 완주책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혁명 시인 임화의 첫 시집 <현해탄>은 작품 속에서 거센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식민지 지식 청년들의 결기를 구본웅 화백의 표지화로 느끼게 한다. 전시에는 한국학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이도영 화백 장정 신소설 <구마검>, 우리나라 첫 서양화가 고희동 장정 잡지 <청춘>, 이중섭·천경자 장정 문예지 <현대문학>, 김환기 화백 장정 단편소설 <별을헨다> 등 총 90여 종의 책 표지화도 선보인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전문 책 디자이너가 있는 지금과 달리 서양화가, 동양화가, 문인화가들이 책 표지를 만든 것은 미술가들의 또 다른 업적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11.12 15:49

이신자, 실로 그리다

이신자, 실로 그리다 “실로 그림을 그립니다. 실과 천을 다루는 일은 어릴 적부터 친숙하게 해오던 일이에요. 지난 50년대에는 실과 바늘로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작업을 했고, 60년대부터는 염색과 직조를 병행하며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임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회고전 ‘이신자, 실로 그리다’가 내년 2월 18일까지, 작품 90여 점을 공개해 1970년대 태피스트리를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신자(李信子, 1930~)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1세대 섬유공예가이자 후진을 양성하는 일에 매진한 헌신적인 교육자이다. 특히 이신자는 우리나라에 섬유예술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일상의 용도로 사용하던 평범한 재료로 새로운 조형적 실험을 하며 ‘실의 예술’로서 섬유예술의 깊이를 확장했다.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작품을 만들어갔고 후학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참다운 삶을 끊임없이 탐구해나간 이신자 작가의 작품은 생생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전시는 원형의 전시장 입구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4부로 나뉘어 전시된다. 1부는 ‘새로운 표현과 재료(1955-1969)로 내면화된 자연의 정서와 정경들을 대담하게 단순화하였다. 자유롭고 거칠지만 대담한 시도는 국내 태피스트리의 바탕이 되었다. 2부 ’태피스트리의 등장‘(1970-1983)은 전통적인 태피스트리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올 풀기로 독특한 표면 질감이 두드러지고, 입체감이 뛰어났다. 기하학적인 모티브, 추상적인 도형 상하좌우 대칭적인 구도로 배치, ‘조형적 질서 잡기’를 선보였다. 3부 ‘날실과 씨실의 율동’(1984-1993)에서 작가는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과 기억을 그려냈다. 울진 앞바다에 반사된 일출과 석양을 적색, 노랑과 갈색으로 구사했다. 이 시기 정점을 이룬 작품은 길이 19m에 달하는 ‘한강, 서울의 맥’(1990-1993)으로 한강의 물줄기를 다루면서 서울의 모습을 묘사했다. 4부는 ‘부드러운 섬유-단단한 금속’(1994-2000s)으로 절제된 도상과 화면 분할, 강렬한 선의 반복으로 구상과 비구상이 공존하는 모습을 구사했다. 특히 ‘산의 정기’ 시리즈에서는 “어린 시절 울진 앞바다에서 본 바다 풍경과 아버지 손을 잡고 오르던 산의 정기엔 파도 소리, 빛, 추억, 사랑, 이별, 이 모든 것이 스며있다.”고 작가는 술회한다. 자연은 작가의 삶을 아우르는 가치이다. 이번 전시는 색상의 조화가 특별하고 신선했다. 전시장을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3.11.12 15:48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가수겸 작가 조영남 초대전

가수이자, 화가, 에세이스트 조영남 작가가 남원에 떴다. 바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특별한 시리즈 전시 <예술편력> 전의 세 번째 전시에 그가 초대됐기 때문이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김병종처럼 다양한 예술 장르에 두각을 나타낸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모색해보려는 접근법으로 2019년부터 <예술편력> 시리즈 전시를 선보여 왔다. 이에 이번 세 번째 전시에는 다소 도발적인 가수이자 화가, 에세이스트로 알려진 조영남이 초대,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다양한 예술세계가 담긴 작품들이 대거 전시됐다.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이어지며, 서울 세빛섬 애니버셔리 갤러리에서는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이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는 조영남의 음악, 미술, 문학 세계를 아울러 조명하는 공간이다. LP 커버들과 출간했던 도서들, 그밖에 에세이 초고들은 그간 조영남이 활약해온 넓은 예술 영역을 보여준다. 제2부에서는 1960년대부터 60년간 그려온 대표 연작들이 전시되며, 제3부는 조영남과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조영남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드디어 나는 전시회다운 전시를 하게 됐다”면서 “누가 믿을까 싶지만, 수백 번 넘게 국내나 국외에서 전시를 해봤지만, 메이저 화랑 전시가 아니었다. 게다가 6년간 재판도 받았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누가 평생 어느 전시가 인상 깊었냐고 질문한다면 단연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시라고 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미술관(남원시 함파우길 65-14)은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 전시·공연
  • 신기철
  • 2023.11.09 16:5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