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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경쟁작 심사 결과] 국제경쟁 '라이플'·한국경쟁 '폭력의 씨앗'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다비 프레투 감독의 <라이플>이 뽑혔다. 한국경쟁 부문은 임태규 감독의 <폭력의 씨앗>, 한국단편경쟁 부문은 배경헌 감독의 <가까이>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전주국제영화제는 3일 오후 6시부터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시상식을 열고 경쟁 부문을 포함한 총 7개 부문 14편의 수상작을 시상했다.국제경쟁 부문 대상작 <라이플>은 외딴 시골 부동산을 사러 온 부자에게 존립의 위험을 느낀 목장 청년 디온이 장총을 들고 이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문명과 자연이라는 서부극의 구도 아래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솜씨 좋게 조율했다는 평을 받았다.이외에도 국제경쟁 부문 작품상인 우석상은 여름날의 나른함과 찬란함, 어두움을 무대로 삼은 다미앙 매니블 감독의 <공원의 연인>에 돌아갔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마이살룬 아무드 감독의 <인 비트윈>, 에두아르도 윌리엄스 감독의 <인류의 상승>이 공동 수상했다.한국경쟁 부문 대상 수상작인 <폭력의 씨앗>은 군대 조직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폭력과 그에 대처하는 개인의 황망한 행동을 보여주며 폭력은 개인의 영역에서 해결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국제경쟁과 한국경쟁 상영작에 시상되는 CGV 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은 이승원 감독의 <해피뻐스데이>가 받았다. 특히 한국경쟁 부문 대상작인 <폭력의 씨앗>은 CGV 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도 수상해 겹경사를 누렸다.또 748편의 작품이 응모해 19편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인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배경헌 감독의 <가까이>가 대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채의석 감독의 <봄동>, 감독상은 김용삼 감독의 <혜영>이다.이날 시상식에서는 비경쟁 부문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넷팩상은 김희철 감독의 <이중섭의 눈>, 다큐멘터리상은 박문칠 감독의 <파란나비효과>가 받았다. 대명컬처웨이브상은 고봉수 감독의 <튼튼이의 모험>, 유니온투자파트너스상은 황규일 감독의 <샘>이 각각 수상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7.05.04 23:02

[전주국제영화제-특별전시] 송길한 작가 조명…100가지 영화 포스터 보러 오세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영화와 관련된 전시도 열린다. 지역 출신인 영화계의 거장 송길한을 조명하는 특별전과 영화제 상영작 포스터를 그래픽 디자이너가 다시 제작해 선보이는 100 필름, 100 포스터전.△영화의 영혼을 쓰는 작가, 송길한=작위적인 것을 쓰지 마라. 가보지도 비슷한 사람을 만나보지도 않고 쓰지 마라. 발로 써라 가슴으로 써라. 현대 한국영화사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전주국제영화제 부위원장 및 고문을 맡으며 영화제 탄생을 도왔던 송길한(77) 작가. 그의 생애와 이력,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오는 6월 30일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이어지는 작가 송길한, 영화의 영혼을 쓰다.전주 출신인 그는 1970년 시나리오 흑조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고, 1970년대 말부터는 임권택 감독과 짝을 이뤄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함께 작업한 짝코 만다라 길소뜸 티켓등의 작품은 분단의 역사, 개인의 구원, 사회적 타락 등 공감되는 소재를 다루며 사회의 경종을 울리는 깊이를 이뤄냈다.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집필 당시 직접 쓴 시나리오와 시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신문기사, 영화 장면 사진과 작품 속 명대사까지 다양한 형태로 그의 업적을 조명한다. 본인의 작품 인생을 되돌아본 송 작가의 인터뷰 내용도 상영한다. 특히 송 작가의 야심작이었지만 불교계의 반발로 제작이 중단된 영화 비구니에 관한 문서사진 자료와 제작 중단 과정을 기록한 신문기사를 전시한다.배우 김지미 씨는 전시를 보니 임권택 감독과 전국 사찰을 돌고 관찰하며 비구니 캐릭터를 완성해 나갔던 때가 생각난다며 이렇게 전주에서 다시 보니 참으로 기쁘고,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송길한 작가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임권택 감독 역시 이 자리에 오게 되니 정말 소중한 시간을 살아낸 세월이었구나를 알게 됐다면서 송길한 작가는 나의 영화 인생을 빛나게 해주신 분이다고 전했다.△영화를 다르게 그리는 100가지 시선=올해 3회째를 맞는 100 Films, 100 Posters전시는 한국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영화제 상영작을 보고 느낀 영감을 토대로 자신만의 영화 포스터를 만들어 선보이는 것이다. 디자이너 100명이 한 편씩 총 100편의 포스터를 제작해 전시한다. 6일까지 전주 영화의 거리, 남부시장 청년몰에서 대형 현수막 형태로 전시한다.기린오피스텔 3층 문화공간 기린에서는 실제 크기에 맞춰 종이에 인쇄한 포스터를 볼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야외상영장 전주 돔 인근에서도 포스터를 구매할 수 있는 100포스터 숍을 운영한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5.04 23:02

전주국제영화제 티켓 매진 행렬

반환점을 돈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티켓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전체 상영 543회차 가운데 140회차(25.7%)의 티켓이 매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503회차 가운데 121회차(24%)가 매진된 기록을 뛰어넘었다.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달 13일 일반 상영작 예매가 시작됐을 때 80회차가 매진됐다. 이는 지난해 41회차 대비 약 2배 규모다.이 같은 매진 행진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이 최장 9일에 달하는 징검다리 연휴와 맞물린 데 있다고 분석된다. 연휴가 시작된 지난 주말(4월 2930일)에는 전체 상영 138회차 가운데 83회차(60%)가 매진되기도 했다.관객에게 인기 있는 상영작은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인 <노무현입니다><초행><시인의 사랑>, 스페셜 포커스 작가 송길한, 영화의 영혼을 쓰다의 일환인 <비구니><만다라> 등이다.한국경쟁부문 <수성못><버블패밀리>, 국제경쟁부문 <경계 위의 세 여자><닿을 수 없는><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도 흥행을 이끌었다.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는 휴가가 계속되는 것을 고려하면 관객 수나 매진율 등에서 전주국제영화제 마지막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남은 기간 운영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7.05.03 23:02

[전주국제영화제] 한줄 감상평

△여수 밤바다-3일 오후 2시30분, 6일 오후 2시30분 CGV 전주고사점=재밌다. 심오한 탐구 자세를 가질 필요 없어서도 좋다. 제작했던 작품이 망하자 빚쟁이를 피해 여수로 즉흥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보며 유쾌함과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다.(김민석, 취업준비생 )△네루다-4일 오후2시 CGV 전주고사점=네루다(칠레의 전설적인 시인)의 시와 발언이 갖는 정치적 위험성을 제거하고자 동원된 경찰 오스카가 겪는 내면의 충동과 결국 죽음에 이르러서야 칠레 민중의 삶과 자신의 처지를 일치시키며 스스로 시가 되는 순간을 잘 붙들었다. 아름답다. (이재규 작가)△폭력의 씨앗-5일 오후 6시 CGV 전주고사점=현실을 더 과감하게 들추는 최근 한국 영화의 경향을 대표할 작품 중 하나. 매년 전주를 방문해 한국 영화만 보는데, 과거에도 독립다큐 영화는 있었지만 표현 등에 있어 수준이 높다. (카상드르 데사르 파리 한국 영화제 프로그래머)△인비저블-6일 오후 2시30분, CGV 전주고사점=새벽에 상영할 때 봤는데도 몰입도가 높았다. 이어지는 반전이 영화의 매력이지만, 우리가 보고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별 다섯 개 강추. (김지원 한국영상영화학회원)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5.03 23:02

[전주국제영화제] 익스팬디드 시네마-보리스 레만 감독 "인생의 흔적 간직하기 위해 영화 만들어"

1970년대부터 500편 가량의 다큐실험영화를 제작한 감독. 기존 상영관에서는 단 한편의 작품도 상영한 적이 없는 감독. 시나리오나 직업 배우와 작업한 적 없는 감독. 보리스 레만(Boris Lehman) 감독이다. 보리스 레만(74) 감독이 자신의 작품과 삶의 흔적을 되돌아보는 작업 바벨 프로젝트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들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익스팬디드 시네마 <장례식(죽어가는 예술에 대하여)>을 통해서다. 마지막 작품과 첫 소개. 아이러니하다.그에게 영화는 존재 증명과도 같다. 저는 카메라의 앞(배우)과 뒤(감독)에 있었던 사람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사진을 찍듯 저는 영화를 찍는다. 모든 예술작품이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인생의 흔적을 간직하기 위해 영화를 해야만 했다. 영화가 나를 살게끔 도와주었다. 그는 정신질환자 치유 프로그램으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1983년 벨기에 워털루 전쟁기념관에서 시작한 바벨 프로젝트를 30여 년에 걸쳐 총 8편으로 구성했다. 그 마지막 영화인 <장례식>은 두 장르를 합친 자서전적인 허구다. 장례식 행렬이 지나가는 장소도 워털루 전쟁기념관이다.그는 끊임없이 영화를 찍는다. 영화 속 인물은 모두 친구이거나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이다. 그래서 시나리오도 없고 정해진 결말도 없이 시작한다. 영화를 완성하면 보리스 레만의 집이나 지인의 집에서 개인 상영회를 열었다. 이는 대중에게 그의 영화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보리스 레만 감독은 <장례식>에 대해 죽음이라기보다 사라짐에 관한 영화로 영화 속 인물인 보리스 레만의 사라짐이다. 유머를 가지고 가볍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영화를 만들 때 시의 운율이나 음악의 악보처럼 이미지와 소리를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장례식>이 마지막 작품이라면 앞으로 그의 새 작품은 만날 수 없는 걸까? 이에 대해 그는 제가 보유한 영상 자료를 토대로 재편집 작품은 만들 수 있다며 다만 더 이상 새 영화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누구나 휴대전화나 디지털 카메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다며 영화를 하는 데 복잡한 기교는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7.05.03 23:02

[전주국제영화제-전주시네마프로젝트 감독 3인방] 3작 '메이드 인 전주'…한국독립영화 가능성을 보다

잠재력 높은 시나리오 세 편을 제작 지원하는 전주 시네마프로젝트(JCP)의 공식 기자회견이 2일 전주국제영화제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메이드 인 전주 영화 산업의 첫 걸음이자 전주국제영화제 간판 프로그램인 JCP에 올해는 이례적으로 모두 한국영화가 선정됐다. 그 어느 때보다 예산 규모에 비해 작품이 알차게 나왔다는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의 자평. 한국 독립영화계에 새 기운을 일으킬 이창재, 김양희, 김대환 감독을 만나봤다.● 이창재 감독 '노무현입니다' - 노 대통령 조망, 4년전엔 개봉 상상도 못해현대사에서 성공한 진보의 도전이 있었던가를 생각하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이 아닌가 싶어요. 순수하게 시민이 성공했던 그 시기를 재현만 하더라도 관객은 희망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N프로젝트에서 노무현입니다로 제목을 바꾼 작품은 노무현의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을 큰 축으로 주변 사람들이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낙선을 거듭하던 지지율 2%대의 그가 당 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기까지는 동서화합지역감정 철폐라는 그의 대의를 지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희생 없이 불가능했다.이창재 감독은 당시 함께 활동했던 수행원, 정치인, 노사모 회원 등 다양한 주변 인물을 통해 그렇다면 노무현은 어떤 사람이길래, 시민들을 광기에 가깝게 결집시켰는가에 관해 묻는다.많은 시간을 함께 한 분들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그런데 한 번 본 분들조차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죠. 그에 대한 기억과 애정이 많은 탓일 것. 이야기를 들어주다 인터뷰를 5시간 동안 한 적도 있다.기획은 4년 전부터 이뤄졌을 정도로 준비 기간이 길었지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실체를 드러내기까지 최대한 숨겼다. 지난 정권 당시 노무현을 주제화 한다는 이유로 제작 과정의 난항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진짜 영화 제목을 이제야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당의 삶을 다룬 사이에서, 비구니들의 고행을 담은 길위에서, 호스피스 병동을 기록했던 목숨 등 대중적이지 않은 주제를 밀도 있게 다뤄왔던 이 감독의 또 하나의 굵직한 필모그래피가 탄생했다.● 김양희 감독 '시인의 사랑' - 인간 관계에 대한 진실함아름다움 표현영화를 본 사람은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시인이 나지막하게 읊던 시가 가슴에 스며들 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진실한 이해도 함께 파고들었다는 것을. 작품은 아내의 구박으로 인해 현실과 이상에서 괴로워하던 마흔 살 시인이 우연히 도넛 가게의 소년을 만나게 되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담았다. 연민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는 둘 사이의 감정은 새로운 결을 만들어낸다.동성애 코드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질문에 김양희 감독은 동성애를 주 이야기로 다룬 시나리오 버전도 있었지만 원래 버전으로 촬영했다면서 모호하더라도 감정의 이해가 넓어지는 내용 전개가 내가 말하고 싶었던 관계의 진실함,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악역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양익준의 180도 다른 진중한 모습과 신예 정가람의 연기도 주목받았다. 감독은 10년 전에 양 선배를 작품에 섭외하면서 인연을 맺었는데, 그땐 지금과 달리 순박한 청년같았다면서 내가 기억하는 그 모습을 잘 살리면 오히려 더 신선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시인의 사랑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주 프로젝트마켓 최우수상 선정작으로,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주에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김영진 수석은 영화제 개막 전에 봤던 1차 완성본보다 극장판이 무척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면서 한국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감성이라고 호평했다.감독은 감정선 변화가 영화가 주는 큰 매력인 만큼 인물들이 어떤 감정을 갖고 행동하는지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깊어질 것 같다면서 나 역시 주인공을 보며 동질감을 느낀 것처럼 관객이 교감하고 자신을 돌아본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환 감독 '초행' - 섬세한 연출생활 연기로 공감 100배첫 작품 철원 기행으로 한국적 로드무비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베를린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인지도를 쌓은 그가 이번에는 결혼이라는 인생 제2막 초행길에 접어든 커플 이야기를 꺼냈다.초행은 6년간 동거했던 연인이 임신으로 결혼을 결심하면서 서로의 가족을 만나고 이해하는 과정.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실제 상황보다 더 실제 같은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생활 연기로 대중의 공감과 의도치 않은 웃음도 끌어냈다.그는 익숙한 대화 주제인 연애와 결혼이다 보니, 관객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영화의 흐름을 따라갔던 것 같다면서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던 덕분이라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하지만 작품에 정작 감독 본인의 사적인 감정은 최대한 배제했다. 특정인이 아닌 다수가 자연스럽게 공감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화 장면을 사건의 순서에 따라 촬영했는데, 스태프와 배우들이 영화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정과 분위기를 느끼고 극에 몰입하도록 했다. 또한 촬영장에서 회의를 통해 현장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대사와 연출을 새로 짜기도 했다.감독은 행시리즈를 냈는데, 연속적인 작품 화두는 세 가지다. 가족과 계절, 공간. 특히 가족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왜 한국 가정은 아버지와 자식이 서먹할까등 한국 가정만의 특수한 분위기에 대해 늘 고민했어요. 미묘한 감정을 관찰하고, 서로 왜 그랬어야 했는지 이해해보는 작업을 하고 싶었죠.라고 답했다. 전작에서는 폭설로 새하얀 철원을 공간 배경으로 삼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해가 뜨는 삼척과 석양이 지는 인천을 대비해 보여준다. 계절적 배경과 공간이 주는 분위기도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5.03 23:02

[전주국제영화제] 전북이 배출한 영화제 초청 감독들

영화 도시 전주의 명성을 이어갈 유망한 영화인들이 등장했다. 올 영화제에 초청된 윤인상( 빈방), 김진아( 숨바꼭질), 채한영( 선아의 방), 금태경( 주성치와 함께라면). 전북독립영화협회, 전주영상위원회, 전주영화제작소, 전북대 인문영상연구소 등이 진행하는 다양한 양성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젊은 감독들이다.△ 윤인상 감독 〈빈방〉 "여주인공의 심리, 지역 장소에 녹여내"편집점을 잡지 못해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던 초짜가 일을 냈다. 첫 촬영작 〈빈방〉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 심사위원의 호평도 이어졌다고 하니 실력으로 얻은 큰 성과다.영화감독이 꿈이었지만, 본격적으로 발을 딛게 된 건 대학 내 인문영상연구소 영화제작 워크숍을 통해서예요. 스태프, 배우도 전부 능숙하지 않았지만 의견을 나누면서 진짜 열심히 했는데 열정에 대한 격려인가 싶습니다.영화 〈빈방〉은 전북대 선후배 사이자 영화계 동료인 채한영 감독이 쓴 시나리오를 윤인상(25) 감독이 연출한 것이다. 여자 주인공(은혜)이 장기간의 연애로 인해 사랑과 인간관계에 있어 권태기를 느끼는 과정과 심리를 담담하게 표현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미장센(장면에 놓인 시각적 요소들). 은혜의 심리를 그가 찾아가는 장소들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인물의 대사와 행동이 많지 않고, 대부분 시선과 배경을 따라가는데요. 화면에 담긴 배경만으로 심리상태가 드러나야 했기 때문에 장소 선택이 중요했죠. 화면은 전북대 동아리방과 신정문쪽 언덕 등 은혜의 주요 활동지에서 낯선 폐허로 향한다. 옛 공장을 재단장한 전주 팔복예술공장이다. 친숙한 지역을 배경으로 하지만 감독만의 시각과 언어를 녹여내 제3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내년에는 직접 쓴 시나리오를 연출하는 것이 목표다. 가장 친한 친구를 대상으로 한 우정 이야기다.△채한영 감독 〈선아의 방〉 "다양한 해석 가능한 작품 만들고 싶다"채한영(26) 감독은 2년 연속 전주국제영화제에 단편 영화를 걸었다. 첫 단편 〈사막 한 가운데서〉는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제21회 인디포럼 등에서 상영됐다. 그의 두 번째 단편 〈선아의 방〉은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단편 부문 상영작으로 선정됐다.채 감독은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재학생이다. 지난해는 전북독립영화협회 마스터와 함께하는 단편영화 제작 스쿨 6기 연출자로 선발돼 〈사막 한 가운데서〉를 연출했다. 올해는 전주영상위원회 전주 단편영화 제작지원 사업을 통해 〈선아의 방〉을 만들었다.〈선아의 방〉은 할머니를 여의고 혼자 파지를 주우며 사는 선아와 그런 선아에게 찾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마지막 장면은 사람이 연기하지만 로드킬 당한 고양이를 표현했다. 남겨진 고양이 새끼를 상상했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묻는 장면이 등장한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정서기억의 암유와 유사하다.채 감독은 전주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한 뼘씩 성장하는 중이다. 첫 번째 작품으로 영화 현장의 분위기를 익혔고, 두 번째 작품으로 저의 개인적인 성향을 직시하게 됐어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배운다는 느낌이 강해요.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금태경 감독 〈주성치와 함께라면〉 "차기작은 전주와 호주 배경 촬영 예정"제 영화 속 주인공은 다 찐따(못난이라는 뜻의 속어)에요. 용기 내서 싸우지만 지거든요. 누구나 변화의 욕구는 있지만, 싸워도 바뀌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수긍하면서 살아갈 뿐이죠.한국단편경쟁작 〈주성치와 함께라면〉의 금태경(31)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관통하는 정신에 대해 이같이 정의한다. 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늘 진다. 이는 현실과 싸웠을 때 이길 수 있을까?라는 감독의 자문(自問) 결과다. 이에 대한 대답은 단호하다. (시간이 지나도) 이기는 주인공은 없어요. 희망은 주고 싶지 않아요. 다만, 즐거움은 주고 싶어요. 저도 현실 속에서 늘 지고 있으니까요.그는 모아니면 도다. 전주 출신으로 전주 영생고를 졸업하고 전북대에 입학했지만 1학기 만에 자퇴했다. 군대를 전역한 후 청주대 영화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2012년 단편 〈스매싱〉을 시작으로 2013년 〈기억세탁소〉〈호구〉, 2014년 〈빙신〉, 2015년 〈무직비디오〉 등 다수의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호구〉는 제18회 인디포럼과 제13회 전북독립영화제, 〈빙신〉은 제14회 전북독립영화제 등에서 상영됐다. 〈주성치와 함께라면〉은 전주영화제작소의 전주 영화 후반제작지원 사업 선정작이기도 하다. 감독은 주인공을 중학생으로 설정했다. 등수가 매겨지는 중학교 때부터 모든 계급사회가 형성되고, 싸우지 않고 수긍하는 자세가 생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차기작은 장편 영화다. 막일꾼 팀이 세계 막일꾼 대회에 나간다는 내용. 전주와 호주를 배경으로 촬영할 예정이다.△ 김진아 감독 〈숨바꼭질〉 "영화로 부조리한 사회 바꾸고 싶어"글만 써오던 사람이 이미지가 주는 매력에 빠졌다. 김진아(20) 감독은 언론사회계열에 관심이 많아 주로 딱딱한 논설을 쓰던 학생이었다. 우연히 지난해 전북독립영화협회의 마스터와 함께하는 전북단편영화 제작스쿨에 참여해 영화〈숨바꼭질〉을 탄생시켰다.부조리를 비판하고 사회를 바꾸고 싶었는데 사람들에게 영상이미지가 영향력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설적인 글만 쓰다가 영화를 만들려니 감성을 드러내는 부분이 힘들었죠. 머리 속에서는 그려지는데 감정과 심리를 대사로 표현하는 것은 다르더라고요.지난해 전북독립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한 〈숨바꼭질〉은 가정폭력을 주제로 한다. 여고생 소은에게 숨바꼭질은 추억이 될 수 없다. 아버지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엄마랑 숨바꼭질을 해야만 했던 소은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극은 정점에 이른다. 가정폭력이 나쁘다는 것은 당연한 명제이고요. 그렇다고 연민의 시선으로는 바라보지 않았으면 해요.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내 주변에 이런 사람, 가정 폭력의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들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아줬으면 좋겠습니다.열아홉에 겪은 특별한 순간들은 진로도 바꿔놓았다. 영화인을 꿈꾸며 본격적인 영화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고등학생인데 영화를 잘 만들었다는 소리가 달갑게 들리지 않았는데 이제는 오히려 고등학생 때 만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앞으로 많은 공부를 하며 더 좋은 작품들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7.05.02 23:02

[전주국제영화제] '진짜 영화를 본 사람들'의 솔직한 평가

한정된 기간 229편의 상영작을 모두 보기엔 무리다. 영화를 선택해야 할 때, 카탈로그에 적힌 짧은 줄거리보다 진짜 영화를 본 사람들의 솔직한 평가를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영화인, 평론가, 일반시민 등을 대상으로 직접 본 영화에 대한 한 줄 감상평을 들어본다.△<언노운 걸>-상영 종료, 3일 한국 개봉 예정벨기에의 다르덴 형제(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는 한국의 홍상수 감독 급으로 믿고 보는 감독. 일상적인 삶에서 부딪히는 일들을 주로 담는데, 이번 영화는 선한 사람들이 오히려 도덕과 양심에 반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더 고민하는 모습을 잘 짚어냈다.(정동섭 전북대 교수영화평론가)△<외면의 밤>-2일 오후 2시, 4일 오후 5시30분주인공이 크게 다쳤는데 누가 가했는지도 불분명하고, 영화가 이야기를 다 해줄 듯 말 듯 하면서 끝내 안 해준다. 일반 관객이 보기에는 다소 답답하고 재미 없을지도. 세월호 참사나 박근혜 6촌 살인사건이 언뜻 겹쳐 떠오르는 전개들이 있다. (울산저널 이채훈 기자)△<켄 로치의 삶과 영화>-2일 오전 11시, 5일 오후 5시30분예술학도로서 거장인 켄 로치 영화감독의 50년 생애와 작업세계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작업 과정도 꼼꼼히 나와서 많은 영감을 받았지만 감독에 관심이 없다면 지루할 터. (전북대 2학년 김나래)△<유령의 도시>-4일 오전 10시 30분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인 시리아의 회복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비밀 언론 활동을 하는 이들의 사명감에 감동했다. 우리는 잘 체감하지 못하는 아랍권의 실상을 고스란히 드러낸 영화. 끝나자마자 박수갈채가 나왔다. (이영호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스웨거>-5일 오후 9시다큐와 뮤직비디오, SF를 섞었다고 해서 유쾌할 것 같았는데, 인터뷰 형식의 진지한 다큐에 가깝다. 프랑스에서 차별받는 10대 유색인종의 학교생활과 내면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차별과 악순환이 왜 반복되는지 심도 있게 들여다본다. 새로운 곳에서 새 친구들과 유년시절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말에 가슴 아팠지만, 그럼에도 꿈이 있어 멋진 영화. (중앙대 3학년 김종호)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5.02 23:02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톨로지 클래스-에릭 로샤 감독의 '시네마 노보'

1960년대 초 브라질 영화사에서 왕성했던 시네마 노보 운동. 새로운 영화라는 뜻으로, 스튜디오가 아닌 거리로 나가 브라질 사회현실을 화면에 담고, 브라질 영화 고유의 미학을 추구하던 사조이자 경향이다. 당시 라틴 아메리카는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었고, 정치사회적으로 저항의 기운이 많았던 시기였다. 쉽게 말하면 민중의 의식 개혁과 표현의 도구로 영화를 활용했던 것이다.시네마 노보의 선구자인 글라우버 로샤의 아들 에릭 로샤가 만든 영화 시네마 노보가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데에 이어 올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지난달 30일 메가박스 전주점에서 영화 상영과 함께 시네마 노보 운동에 대해 탐구하는 시네마톨로지 클래스(영화에 관한 전문가의 강연)가 열렸다.시네마톨로지에 함께 수록된 다른 영화와는 연출의 결이 다른데, 이는 시네마 노보 시기에 활발히 사용됐던 연출 방법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연출에 차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병원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당시의 정신과 기운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감독이 직접 보여주고, 우리에게 당시의 이를 체험해보도록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당시 감독들의 작품 장면과 감독 인터뷰 등이 조각조각 모인 콜라주 형식으로 전개된다. 설명을 담지 않아도 그들의 작품을 통해 드러난다. 브라질만이 갖고 있는 것, 그러면서도 새로운 것을 위해 이들은 브라질 전통 민담우화전승 설화 등 토착적인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하지만 표현 방식은 상당히 급진적이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부흥했던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영화 형식과 언어를 수용하고 혼합해 제3세계의 영화를 만들어냈다.관객들은 한국 영화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고 공감했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만나야 그들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데, 그들이 만든 영화의 주제와 양식은 대중이 멀리한다는 점에서 모순이 있다면서 이는 한국영화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만 해도 상영작의 95%는 한국에서 개봉을 하지 못한다. 의식을 일깨우고 사회를 반영하는 영화들은 관객이 잘 찾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의 영화 문화가 건강하지는 않은 상태다.그는 영화는 과거의 유산을 추억하듯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그때의 급진적이고 혁신적이었던 흐름이 소멸되지 않았고, 현재에도 수용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면서 전주에 초청한 것은 한국 영화계도 새 기운을 회복하길 바라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5.02 23:02

[전주국제영화제] 소리전당 '장면의 음악들' 호평

영화의 장면과 음악의 멜로디가 만나 감정의 기폭제가 됐다.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전성진)에서 열린 장면의 음악들은 영화를 읽는 또 다른 방식이었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지역의 대표 행사인 전주국제영화제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기획한 공연으로, 영화제가 제작을 지원하는 전주 시네마프로젝트(JCP) 선정작을 상영하고 영화에 어울리는 밴드 공연을 이어서 하는 것이다.영화와 밴드가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 따라서 밴드를 섭외하고 영화의 느낌과 인물의 감정을 공연까지 끌어오는 것에 공을 들였다.섬세하고 서정적인 무대인 영화 눈발과 밴드 9와 숫자들의 만남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고, 급진적이지만 발랄한 영화 우리손자베스트와 밴드 신현희와 김루트의 무대, 무겁고 비판적인 영화 우아한 나체들과 그룹 스칼렛 모조핀 롱디의 무대도 꾸준히 반응을 얻었다.밴드가 영화를 보고 어울린다고 생각한 곡을 부르거나, 영화 대사와 장면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무대별로 최적화시킨 조명과 음향은 관객의 감동과 여운을 극대화했다.밴드 신현희와 김루트는 지난달 28일 공연에서 전주는 예술이 어우러진 도시답게 시민들도 영화와 공연을 함께 보는 열린 마음을 가졌다면서 전주국제영화제가 잘 되길 바라고, 이런 색다른 형식의 무대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지난달 29일 영화 우아한 나체들 상영 후 공연을 펼친 그룹 스칼렛 모조핀의 김덥은 우아한 나체들은 사회의 부조리를 표현한 영화였는데, 그런 부조리를 표현한 곡이 이지컴이지고이다면서 부조리를 총으로 빵 쏘는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멤버인 현쥬니는 배우이자 가수인데 내년에는 내가 출연한 영화로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공연까지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5.02 23:02

[전주국제영화제]〈미스프레지던트〉 〈파란나비효과〉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관객과의 대화

자주 자세를 고쳐 앉아야 했다. 대한민국 사회의 맨 얼굴을 마주하는 불편함, 부끄러움, 안타까움 등 복합적인 심정이 작용했으리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속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한국의 레드 콤플렉스 등 사회의 단면을 낱낱이 드러냈다. 혼란스러운 시국만큼 관객의 관심도도 증가했다. 영화감독과 진행하는 관객과의 대화는 다음 영화 상영 관계로 중단할 만큼 호응도가 높았다.△미스 프레지던트 "영화 속 박사모는 풍자 대상 아냐"〈미스 프레지던트〉는 5년 전 관객과의 대화에서 출발했다. 대통령이 현직일 때 영화를 만들어 개봉하겠다는 약속. 그 약속은 〈미스 프레지던트〉의 주인공이 전직 대통령이 되면서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박정희박근혜 부녀가 대를 이어 대한민국을 통치할 수 있었던 대중 신화의 토대는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영화는 박정희박근혜 부녀를 거의 신처럼 떠받드는 한 노인과 부부의 일상을 꾸준히 따라간다. 촛불 시위 반대편, 박정희박근혜 부녀 신화를 향해 카메라를 비췄다. 이들의 존재를 생각하게 하는 것만으로 김재환 감독은 약속의 목적을 달성했을지 모른다.김재환 감독은 영화 〈MB의 추억〉에 비해 강도가 약하다(?)는 질문에 대해 영화 〈쿼바디스〉는 풍자 함량이 높고, 〈미스 프레지던트〉는 다큐 함량이 높다. 풍자의 원칙은 풍자 대상이 힘이 있어야 하고, 아무도 안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스 프레지던트〉 속 박사모 회원은 풍자 대상이 아니다. 이들을 풍자하면 조롱이 된다고 말했다.김 감독은 박사모를 숫자 제로(0)로 비유했다. 제로(0)는 어떤 수를 곱해도 제로(0)이기 때문이다.그는 유교적 왕조국가에서 충과 효를 중요한 가치로 교육받은 사람이 민주공화국에 사는 사람으로 느끼는 감정은 혼란스러움이라며 태극기 시위의 연단 위와 아래를 구분 짓고, 연단 아래에 선 이들과 어떻게 대화할 지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파란나비효과 "사드배치, 한국의 총체적인 참사"보수적인 경상도 성주에서 들불처럼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이 일어났다. 그 투쟁 운동의 중심에는 평범한 엄마들이 있었다. 이들은 사드 전자파로 아이들이 입을 피해가 걱정돼 투쟁을 시작했지만, 점차 더 넓은 공동체의 평화를 노래하기에 이른다.박문칠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파란나비 효과〉는 일상적 삶의 감각에 밀착해 정치 투쟁을 벌이는 젊은 주부들의 모습을 따라간다. 정치의식이 전무했던 사람들이 개인적인 영역에서 공동체적인 영역으로 관심을 옮기게 되는 과정이 드러난다.박 감독은 뉴스에 드러나지 않지만, 여성들이 파란 리본이나 현수막 제작 등으로 투쟁에 임하는 모습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사드 배치가 국방, 외교 안보 등 한국의 총체적인 참사라고 생각해 스토리 펀딩 이름을 사드 배치는 또 다른 세월호로 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의 첫 과제는 특별검사(특검)나 국정조사 등을 통해 사드 배치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며 영화가 물리적으로 사드 배치를 막거나 철거하지 못해도, 여론을 형성하는 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특히 〈파란나비 효과〉 관객과의 대화는 다큐멘터리 속 배정하배은하이수미배미영김정숙 씨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배미영 씨는 연대가 절실하다며 무장한 경찰이 성주 소성리 주민들을 막고, 미군이 미소 지은 채 동영상을 찍을 때 이곳이 대한민국인지 대한 미국인지 알 수 없었다며 이제는 한반도 평화가 아닌 세계 평화를 외치겠다고 말했다.△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이분법적엄숙주의 팽배한 나라"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무자비한 음악 소리와 괴성, 물건 부수는 소리가 고막을 때린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 스크린 화면에 가사를 띄워야만 하는 밴드 밤섬해적단. 당신의 불편함을 통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은유하려는 영화적 시도. 화면 가득 채우는 글자는 난해한 이들의 행위를 명료하게 시각화한다.정윤석 감독은 말했다. 2011년 초에 처음 밤섬해적단 공연을 봤는데, 가사를 보니 청년세대의 문제, 한국사회의 권위주의 등을 북한을 빌려 표현하더라고요. 우리의 이야기인데, 발현되는 방식이 소음으로 계속되니까 대중은 등을 돌려버리죠. 듣는 음악보다 읽는 음악에 가까운 이들의 활동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고 싶었어요.영화 전반부는 서울 명동의 재개발 반대 현장,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했던 제주도 강정마을 등에서 외친 투쟁에 가까운 공연을 기록한다면, 후반부는 레드 콤플렉스(극단적인 반공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촬영 중 밤섬해적단의 제작자 박정근이 금기를 유희적으로 다루고자 북한 온라인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게시글을 SNS에 올리면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됐기 때문이다.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영화 전개도 변화해 후반부에는 한국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크게 내세우긴 했어요. 결국 영화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하고 싶은 걸 하다가 망한 이야기가 됐죠. 그것도 국가가 통제해 어쩔수 없이 망하게 된 슬픈 결말. 박정근 씨 사건으로 결말을 맺으면서 한국이 얼마나 이분법적이고 엄숙주의가 팽배하는지를 보여주게 됐어요.문민주김보현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7.05.01 23:02

[전주국제영화제] 이수연 감독 "이야기에는 반드시 주제의식 필요하죠"

이야기는 무의식을 건드리는 많은 이야기가 마른 볏단처럼 쌓여지다가 불길을 일으키는 방아쇠(트리거Trigger)를 만났을 때 탄생합니다. 이후 내 안의 주제 의식에 따라 이야기의 형태로 줄을 세우게 됩니다.영화 <해빙>의 방아쇠는 유튜브에서 수면 마취를 하면 안 되는 이유로 회자되는 동영상이었다. 이수연 감독은 이를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두 번의 경제 위기에 따른 중산층의 몰락과 결부지었다. 당시 마른 볏단처럼 쌓여가던 시대적 에피소드들이 동영상으로 발화된 셈이다.이수연 감독은 창작의 과정은 철저히 귀납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중산층의 허위 의식과 자기 부정이라는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식이다.그는 영화감독과 연출기사의 차이는 이야기 속 철학의 존재 유무라며 영화감독이고 싶은 사람으로서 이야기에는 반드시 주제 의식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 감독은 한 관객이 주인공을 여자로 설정하는 데 대한 견해를 묻자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우리는 맨(Man)이 아닌 우먼(Woman)이 붙으면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여자에 관한 이야기로 인식한다. 여자가 아닌 인간 보편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설정과 설명이 필요하다. 이는 이야기의 비극이자 현 사회가 평등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나 또한 오역, 잘못된 이해가 없도록 주인공을 맨(Man)으로 설정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지면 오해 없이 인간 보편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리라 생각한다.이수연 감독은 지난 29일 전주시네마타운 7관에서 이야기의 탄생: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되는가를 주제로 전주 씨네 골든 마우스 강의를 했다. 그는 2003년 첫 장편영화 <4인용 식탁>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2017년 두 번째 장편영화 <해빙>을 발표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7.05.01 23:02

[전주국제영화제-중간 점검] 주말 매진행렬…초청작 수준 호평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주말 관객이 몰리면서 열기를 높여가고 있다. 평일이었던 개막식(4월 27일) 다음날에는 영화 관계자와 시네필들이 주로 영화를 보는 것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주말에는 다양한 부대행사와 배우들의 무대인사로 많은 관객들이 전주 영화의 거리를 찾았다.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전 기준으로 52회 차가 매진됐다. 특히 다큐가 강세인 전주답게 펠리시테 해피뻐스데이 미스 프레지던트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등과 개막작,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은 객석이 가득 찬 것은 물론 GV(관객과의 대화)도 활발해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영화 관계자들 역시 프로그램 수준을 높이 평가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영화 프로그래밍에 한정하면 구성이 좋고 작품성도 높다면서 베를린 영화제에서 최우수상(황금곰상)을 받은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몸과 영혼을 개막작으로 전주에 가져온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이고, 확실히 한 단계 더 나아갔다고 말했다.거리공연과 전시, 이벤트 등 영화의 거리에 모아낸 부대행사는 영화제를 구경 오거나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안겼다.전주의 공예인 35개 팀은 거리에 일렬로 간이 탁자를 놓고 체험 행사와 아트 마켓을 진행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핸드메이드시티를 선언한 도시임을 알리고자 수공예로 만든 아기자기한 소품, 생활용품도 판매했다.주말 내내 행사장은 붐볐지만 최고조에 달한 것은 영화 아수라에 출연한 정우성, 주지훈, 정만식과 김성수 감독의 무대 인사 때였다. 지난 29일 야외상영장인 전주 돔에서 영화 아수라 상영을 앞두고 출연 배우들의 토크 클래스와 무대 인사를 진행했는데, 조금이라도 더 앞에서 보고자 뛰어 다니는 관객들로 인해 행사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배우 정우성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던 인연이 있기 때문에 꼭 오고 싶었다면서 오랜만에 왔는데 반갑고,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아수리언(아수라의 광팬)전주시민들과 영화를 나눌 수 있게 돼서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하지만 원활하지 못한 일부 운영은 관객의 불편을 야기했다. 게스트의 경우 오전 9시부터 현장에서 예매를 하는데, 본인만 예매발권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부 관객이 여러 명의 것을 대신해주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서울에서 온 한 방문객은 어떤 사람은 네 명분의 이틀치 티켓 30여 장을 발권하고, 이를 또 변경하는 등 혼자 20분을 소요했다면서 당사자도 비양심적이지만 영화제측에서도 원칙에 어긋나는 일인데 왜 이를 막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5.01 23:02

[전주국제영화제-33년만에 부분 복원된 '비구니'] "표현의 자유 침해받는 일 없어야"

거장들은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가장 상처받은 자들의 사과였다. 하지만 관객들은 생각했다. 오히려 그들은 영원히 묻힐 뻔한 대한민국의 영화사이자 역사 앞에서 사과받아야 한다고.33년 만이다. 1984년 불교계의 반발로 제작이 중단된 영화 <비구니>의 부분 복원판이 공개됐다.<비구니>는 출가한 여인의 번뇌, 구원을 향한 일생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 <만다라>가 수행자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소승적 수행이라면 <비구니>는 중생과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는 대승적 수행과 가깝다. 불교라는 범주 안에서 진행되지만, 결국 자기 완성의 길로 가는 수행의 어려움, 지난한 삶, 내적인 투쟁을 다룬 인생의 이야기다.연출 임권택, 촬영 정일성, 각본 송길한, 주연 김지미 등 당대 최고 영화인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태흥영화사의 창립작으로 원본 시나리오(장면 170개) 5분의 1 정도를 촬영했을 무렵, 불교계의 반발로 제작이 중단됐다. 이 미완성작 필름이 2013년 태흥영화사의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전주국제영화제와 한국영상자료원이 촬영본 편집, 색 보정 등을 했다. 소리는 유실됐다.김지미 배우는 <비구니>를 사산한 자식에 빗대었다.경제적인 피해는 회복이 되지만, 정신적인 피해는 회복이 안 된다. 임신을 했는데 자식을 못 낳고 사산했으니, 어머니 입장에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영원히 잊히지 않을 기억이 가슴속, 머릿속에 남아있다. 다시는 후배 영화인들이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길 바란다. 그녀는 제작 중단 후 방향을 잃어버리고, 죄인처럼 느껴져서 상당 기간 두문분출했다며 그러다 임권택 감독, 정일성 감독, 송길한 작가 그리고 나까지 패잔병 넷이 더 좋은 영화를 만들자면서 전국을 돌아다녔고 영화 <티켓>과 <길소뜸>이라는 작품이 탄생했다고 회상했다.송길한 작가는 한시절을 술로 짓이기면서 살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권력이 있다고 함부로 남의 권리나 인격을 짓밟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게 마지막 염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힘들겠지만 관객이 토막 나고 부서진 영화의 나머지 부분을 이미지로 생각해 채워나가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며 그리고 통제받은 영화의 결과를 보고 창작의 자유가 침해받은 역사도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임권택 감독은 오랜 세월, 영화 인생을 살면서 저 스스로도 늘 수행자의 입장이었다. 수행자의 마지막은 해탈이지만, 저는 제 영화 인생이 확실히 여물고 끝난다는 건 어렵겠다고 느낀다. 완성을 지향한다는 것, 치열하게 열심히 해본다는 것, 그 자체가 온전히 잘 살아낸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또 제 안에 쌓인 부끄러움이 제 상처를 건드릴 것 같아서 <비구니>라는 영화를 찍다 만 것이 세상으로부터 감쪽같이 잊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제가 상처 드린 많은 분에게 사과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데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7.05.01 23:02

'영화 표현의 해방구'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봄날,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활짝 열었다.27일 오후 7시 전주 영화의 거리 내 야외상영장인 전주 돔에서 박혜진 아나운서와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열린 개막식에는 김승수 조직위원장과 이충직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 관계자와 영화인,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개막식에는 허진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지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 장미희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 등 국내 영화제 관계자들과 송길한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 김지미박해일장혁수애오달수남규리 등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몸과 영혼의 감독이자 심사위원인 일디코 엔예디를 비롯해 경쟁부문 심사를 맡은 하지원정은채 등도 레드카펫을 빛냈다.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17년간 영화인들과 시민, 관객에게는 겸손했지만 사회적 통념 앞에서는 늘 당당했다면서 지켜야 할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진정한 변화인데, 우리는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인 대안독립 정체성을 한결같이 지켜왔다면서 우리 영화제를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고 감히 칭할 수 있는 근거이자 자부심이라고 말했다.레드카펫 행사 등에 이어 소리꾼 김용우의 공연과 개막작 상영이 이어졌다. 영화제는 다음달 6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이어진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4.28 23:02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관련 단체들도 축제 흥 돋운다

영화의 계절, 영화 관련 단체들이 지역에서 다양한 행사를 연다.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는 오는 29일 낮 12시 30분 전북대 진수당 바오로홀에서 영화 우리들의 윤가은 영화감독과 김은지 영화치료전문가를 초청해 대담을 나눈다. 윤 감독은 아이들의 우정과 갈등을 다룬 우리들로 지난해 청룡영화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부일영화제 등에서 신인감독상을 휩쓸었다. 김 전문가는 이준익, 윤제균 등 다수의 영화 감독과 영화치료에 대한 대담을 나눈 베테랑으로, 이번 대화도 노련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작품 상영은 물론 영상영화치료 전문책임자인 조원국 강원 원주시의 영서고 교사의 영화 우리들을 활용한 영화치료 개입 방안 특강도 이어진다.(사)전주영상위원회는 매년 영화제 기간, 감독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전주 씨네 골든 마우스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는 29일 오후 3시 전주시네마타운 7관에서 열린다. 영화 해빙의 이수연 감독이 전주를 방문해 시나리오는 어떻게 시작되는지, 영화 제작 과정이나 뒷이야기 등에 대해 말한다. 무료로 티켓 없이 입장하면 된다. 강연 신청은 전주영상위 홈페이지(www.jjfc.or.kr) 또는 전화(063-286-0421)로 가능하다.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는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미니 FM 라디오를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영화제 관련 정보나 행사 및 현장 소식 등을 들을 수 있고, 사연 신청도 가능하다.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반경 3~5㎞ 내에서 들을 수 있다.도내 청년문화예술협동조합, 동문거리 바람길 나도 마켓, 서학예술마을 예술인 등 전주지역 수공예 작가 34팀은 29일부터 이틀간 전주 영화의거리 내에서 아트마켓을 연다. 다음달 3일부터 4일까지는 남부시장 상인 16팀이 프리마켓을 연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7.04.28 23:02

[전주국제영화제-야외상영장 '전주 돔'] 대중영화 가득…온가족 함께 즐겨요!

임시 건물 형태로 진화한 야외 상영장 전주 돔. 3000석으로 지난해보다 늘어난 객석과 외부와 차단된 내부 무대는 영화에 대한 몰입을 한껏 끌어올린다. 전주 돔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들이 다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이들을 위해 영화제 기간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들의 영화를 상영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도 준비돼 있다.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지는 하룻밤의 이야기를 다룬 파리의 밤이 열리면, 또 다른 파리의 모험담인 로스트 인 파리와 기쁨을 주제로 다양한 그림과 조각을 남긴 예술가 모디 루이스의 작업세계와 삶을 그린 내 사랑, 버려진 쌍둥이의 엄마가 되려는 10대 소녀 자카를 관찰한 리틀 하버,그림자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셀 오슬로의 환상적인 영상미가 담긴 이반 차레비치와 공주 등 다양한 인생 이야기가 대규모 돔 을 채운다.유고슬라비아 출신 록밴드 라이바흐가 유럽 밴드 최초로 평양에서 공연을 펼치게 되는 여정을 기록한 리베라시옹 데이는 영화 상영 후 전주를 찾은 라이바흐의 공연도 함께 볼 수 있다.영화 마스터 아수라는 이미 개봉해 극장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작품성에 대해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29일 아수라 상영 날에는 정우성, 주지훈, 정만식 등 출연배우가 무대 인사에 참여한다. 다음달 5일 어린이날에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추억의 명화 패트와 매트: 뚝딱뚜딱 대소동과 정글북 극장버전을 무료로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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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현
  • 2017.04.28 23:02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몸과 영혼' 리뷰

얼굴이 온통 수염으로 덮인 남자 엔드레예, 날씬한 금발 미녀 라츠마리어. 둘의 공통점은 포커페이스다. 이들이 도축장에서 일로 만난다. 남자는 시설 이사로 권력자다. 많이 누렸지만 지금은 자숙하려는 기미를 보인다. 여자는 박사이고 도축장 품질관리원이다. 누구의 말이든 순서대로 외우는 출중한 기억력이 있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남들이 좋다고 하는 고기도 B등급을 매겨 원성을 산다. 일상에서 둘은 일절 자기 감정을 노출하지 않는다.선혈이 낭자한 작업장. 작업을 마친 고기가 라인을 타고 지나가면 곧바로 물이 뿌려진다. 영화는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보여준다. 어느 날 멀리 창가에서 새로 온 여인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남자의 눈이 포착된다.시간이 지나면서 둘은 각각 꿈을 꾼다. 기이하게도 꿈의 무대가 같은 장소다. 남자는 수사슴이 되고 여자는 암사슴이 되어 숲속을 뛰논다. 울창한 침엽수림에 눈발이 날릴 때나, 안개 자욱한 새벽에도 놀이는 계속된다. 숲에는 앙증맞은 연못이 하나 있다. 수사슴은 암사슴에게 두껍고 물 많은 나뭇잎을 따서 먹인다. 둘이 물을 먹을 때 코가 서로 닿는다. 둘은 정서조절 검사에서 꿈의 공유 사실을 알게 된다. 꿈 이야기를 하면서 차츰 밀착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꿈을 꾸고 싶어 한다. 급기야 이들은 꿈속의 사슴을 현실로 데려온다. 둘이 같이 자니 꿈을 꾸지 않아도 된다.영화를 관통하는 장치가 꿈이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의하면 꿈은 무의식적 토양에서 올라오는 한 무리의 꽃다발과 같다. 이 꽃 저 꽃 현란해 보이지만 단 한 가지 목적에 기여한다. 꽃다발의 주인을 기쁘게 하는 일, 즉 소망 충족에 있다. 모든 꿈은 소망 충족의 꿈이다.라고 했다.시사회에서 만난 일이코 엔예디 감독은 칼 융이 말한 무의식을 강조했다. 살피건대 꿈은 개인 무의식을 넘어 집단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다. 집단 무의식이란 개인의 마음이 아니라 한 집단 전체의 마음이다. 무의식이라 말하지만, 이는 내면에 숨겨져 있는 우리의 마음이다.급박하고 타산적인 현대인에게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무미건조하다는 것이다. 초현실적 감정을 끌어내어 촉촉하게 적시다 보면 더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영혼의 공간, 영혼이 연결되는 스펙트럼을 갖게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바람 솔솔 부는 숲속에서 한 쌍의 사슴이 정겹게 뛰노는 장면을 보면서 잃어버린 추상성을 섬세하게 끌어내 보자.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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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8 23:02

[전주국제영화제-프로그래머 추천작] 229편 중 뭘 봐야 할지…슬쩍 커닝?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은 역대 최다인 세계 58개국 229편(장편 179편, 단편 50편). 229편 중 어떤 영화를 관람할지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필요한 건? 프로그래머 추천작과 예매 스피드. 1년간 전 세계 영화제를 돌면서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을 추린 김영진이상용장병원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영화 9편을 소개한다.△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다시 보다노무현이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과정을 긴박하게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돈과 세가 없던 한 정치인이 시민들의 힘으로 부상하는 과정을 복기하면서 민주주의의 본령을 되새긴다. 이창재 감독은 노무현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마무리는 한국에서 얼마나 시민사회가 성숙할 수 있느냐의 여부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암시적으로 주장한다.미스 프레지던트는 박정희,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추앙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포착해 이 땅에 끈질기게 유포되는 박정희 신화의 정체는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기성 저널리즘에 담기지 않은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맨 얼굴.샘은 관계의 영속성을 역설적으로 희구하는 별난 코미디다. 주인공은 사람이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상태에서 그가 만나고 싶어 하는 첫사랑 여자의 정체성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영화는 관계의 영속성에 대한 재치 있는 풍자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영속성에 대해 희망을 놓지 않는 낭만적 사랑관을 동시에 보여준다.△이상용 프로그래머 - 아프리카 영화의 저력 맛보자펠리시테는 올해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수상작이자 아프리카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영화다. 클럽 가수 펠리시테는 14살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킨샤사 거리를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네오리얼리즘 영화를 연상시키듯 헬드 카메라로 찍은 콩고의 거리와 풍경은 흔들리는 그녀의 위태로움을 드러낸다.멜라니의 연대기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극의 드라마를 절제된 톤으로 담아낸 수작이다. 흑백 영상 속에 박제된 듯한 영상의 흐름이 아름다우면서도 처연하게 현실의 비극을 수용한다.카를로 디 팔마의 영화세계는 촬영감독이자 아티스트인 카를로 디 팔마의 예술적 삶과 영화를 다룬 시네필을 위한 영화. 1960년대 이후 이탈리아 영화사를 채운 파졸리니, 베루톨루치의 이름 뒤에는 촬영감독인 그의 이름이 함께 있었다. 그의 특징 중 하나는 독특한 색감. 그것은 곧 영화의 색깔이자 인생을 바라보는 색깔이기도 했다.△장병원 프로그래머 - 남한사회 야유하는 음악밴드유령의 도시는 저주받은 도시 시리아에서 ISIS의 전횡과 폭정을 고발하는 지하 저널리스트 라카의 활동을 따라간 다큐멘터리다.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리는 이들의 분투가 숭고한 감동을 자아낸다. 대상의 중심으로 다가간 접근성, 주제에 대한 집요한 탐구, 깊은 울림을 전하는 스토리 등 모든 것이 완벽하다.빅토리아는 직장 여성의 사회적 조건을 소재로 한 블랙코미디. 여류 변호사 빅토리아는 전 남편의 재판, 베이비시터로 고용한 샘, 그리고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슬럼프에 빠진다. 꽉 짜인 대본, 단순하고 우아한 미장센, 창조적인 유머를 구사하는 사회파 코미디 영화다.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는 남한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야유하는 음악을 만들어 논란이 된 2인조 펑크 밴드 밤섬해적단의 활동상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통과하면서 이들의 음악이 어떻게 시대와 불화하고 그것을 극복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펑크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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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민주
  • 2017.04.2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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