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7 19:27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재·학술

진안서 호남 최대 초기 청자가마 확인

전라북도 기념물 제134호인 진안군 성수면 도통리 중평마을 청자 가마터(이하 중평가마터)에서 호남지역 최대 규모의 초기 청자가마가 확인됐다.제5차 문화재 조사를 벌이고 있는 전북도와 진안군, 국립 군산대학교박물관(관장 곽장근), 국립 전주박물관(관장 김승희) 합동조사팀이 중평가마터가 호남지역 최대 초기 청자 도요지임을 확인했다.10일 전북도에 따르면 중평가마터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문화재 조사가 진행되면서 초기 청자가마 2기가 확인됐다.이 과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초기 청자, 청자를 구울 때 덮는 용기인 갑발, 가마 축조재료인 벽돌 등이 출토됐고, 호남지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청자가마터로 조사됐다.이번에 시행된 제5차 문화재 조사에서는 지난 2016년 제4차 조사에서 절반 가량만 확인됐던 2호 가마의 전체 규모, 구조, 성격 등이 규명됐다.조사 결과 중평가마터의 규모는 전체 길이 43m, 경사도 12내외로 확인됐고, 성격은 전형적인 초기 청자가마의 속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조는 초장기에 벽돌로 축조되었던 것이 이후 진흙가마로 다시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 기의 가마가 벽돌가마에서 진흙가마로 변화한 것은 국내 최초 사례다.가마 주변에서 대규모 폐기장으로 사용되던 곳에서도 잔, 잔받침, 주전자, 벽돌 등 다양한 도구들이 발견됐다. 특히 큰 대(大)자 등 명문이 새겨진 청자와 벽돌가마의 불창(가마 안을 보는 구멍)으로 추정되는 벽체는 향후 초기 청자가마의 구조와 성격을 규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김인태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진안 지역에서 청자가마터가 발굴된 것은 호남지역 청자사 연구에 큰 의미를 지닌다며 올해 9월과 10월께 국가사적으로 신청할 계획이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발굴 현장에서는 전북도와 진안군, 국립 군산대학교박물관, 국립 전주박물관 조사관계자 및 마을 주민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문회의가 열렸다.이날 회의에는 이종민(충북대 교수), 장남원(이화여대박물관장), 김규호(공주대 교수) 자문위원 등도 참석했으며, △유적의 성격 △향후 조사방향 △보존 대책 등에 관한 학술적 의견이 오고갔다. /진안=국승호 기자김세희 기자

  • 문화재·학술
  • 전북일보
  • 2017.08.11 23:02

직접 보고, 사진 찍고, 만들고… 기억에 콕 남는 문화재

고고학이나 문화재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요. 컴퓨터로 유적지를 검색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갔어요. 직접 눈으로 보고 제가 찍은 문화재 사진으로 옷도 만들어서 기억에 남아요. 이런 수업을 받은 적이 없었거든요.(박정우전주 중산초 6학년)3일 전주 전라문화유산연구원에는 우리동네 유적 사회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주지역 초등학생 24명이 모여 떠들기 바빴다. 자세히 들어보니 어제 다녀온 유적지와 유적 중에서 무엇을 티셔츠와 자석에 새길지 그들만의 토론이 벌어졌다. 다 똑같은 석탑인 줄 알았는데 어떤 것은 꼭대기가 더 뾰족하고, 어떤 것은 더 예쁘다고 한다.(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연구위원 김미란)은 문화재청이 매장문화재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공모한 우리동네 유적 사회교육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난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우리동네 문화유산 재밌을 지도(地圖)- 고고학자와 함께하는 문화유산 알아보기를 진행하고 있다.사회교육 프로그램을 여는 이유는 우리 동네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리 동네 문화유산 찾기와 지도 제작을 통해 문화유산은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곳임을 인지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취지다.김미란 연구위원은 사람들이 보통 문화유산에 대한 정보를 교과서나 박물관 답사 등을 통해 접하게 돼 우리 삶과 괴리된 관광지의 전시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화재의 의미와 보호관리를 배우는 것에서 나아가 일상에 있기 때문에 함께 가꾸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한다고 말했다.교육은 한 회당 4일에 걸쳐 이뤄진다. 고고학과 문화재발굴조사에 대한 이론 교육, 매장문화재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발굴복원전시되는지에 대한 체험교육(발굴체험 유물복원 박물관 전시관람), GIS문화유적 공간정보에 대한 이론교육(GIS 공간정보를 통한 우리동네 문화유산 찾기문화유산 지도제작 지도를 통해 우리동네 문화유산 찾아가기), 동네문화유산 팝업카드자석버튼 만들기 등을 일별로 진행한다.교육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 학생과 학부모, 문화의 집 학생과 교사, 65세 이상의 지역주민 등이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 중 교육을 통해 문화재에 관심 갖게 된 이들은 고고학 발굴 현장을 돕는 업무와 연계지원해 노인 일자리 창출을 의도한다.지난달에 1차 교육을 완료했고, 8월의 2차 교육은 3일 완료했다. 3차 교육은 다음달 1415일, 2122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 문화재·학술
  • 김보현
  • 2017.08.04 23:02

정읍 무성서원, 세계유산 등재 도전한다

정읍 무성서원이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최종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됐다.전북도는 정읍 무성서원 등 한국 성리학 발전과 서원 건축유형을 대표하는 전국의 9개 서원이 세계유산센터에 세계유산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됐다고 24일 밝혔다. 내년 초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는 한국의 서원은 무성서원과 함께 소수서원(영주)도산서원(안동)병산서원(안동)옥산서원(경주)도동서원(달성)남계서원(함양)필암서원(장성)돈암서원(논산) 이다.내년 1월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면 내년 8~9월 유네스코 자문기구의 현지실사를 받는다. 최종 세계유산 등재 결정은 오는 2019년 7월께 발표된다.전북도와 정읍시는 무성서원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무성서원의 동쪽에 위치한 홍살문을 현가루 남쪽으로 이축하는 등 이코모스(세계유산 자문기구)가 지적한 세부사항을 보완할 예정이다. 전북도는 정읍 무성서원과 고창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김인태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정읍 무성서원과 고창 갯벌이 2019년 7월에 세계유산에 최종 등재되도록 등재 신청서와 유네스코 자문기구 현지실사 준비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며 등재된 세계유산을 보존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몫을 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김보현
  • 2017.07.26 23:02

익산 쌍릉 전설 '판도라 상자' 열릴까

7세기 초 백제 무왕(?~641)이 도읍을 옮긴 곳이란 설이 종종 나오는 익산시 석왕동 숲속엔 세인들이 잘 모르는 왕릉급 무덤이 있다.서동요에 등장하는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가 잠들었다고 전해져온 쌍릉(사적 제87호)이다.과연, 그들이 무덤의 진짜 주인일까.학계에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으로 아직까진 판도라 상자다.익산 쌍릉의 진실을 찾기 위한 발굴조사가 본격 착수된다.백제왕도 익산의 정체성 규명에 있어 매우 중요한 행보로써 익산쌍릉의 베일을 벗기기 위해 한 세기만에 내딛는 의미 있는 행보이기도 하다.문화재청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쌍릉 중 대왕묘를 발굴한다. 이번 조사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 일본인 야쓰이 세이이치(谷井齊一)가 고적조사사업의 일환으로 쌍릉을 발굴한 뒤 정확히 100년 만에 다시 이뤄지는 것이다.익산 쌍릉은 이번에 발굴조사에 들어가는 북쪽의 대왕묘와 남쪽의 소왕묘로 구성된다. 대왕묘는 지름 30m, 높이 5m 규모이고, 소왕묘는 이보다 조금 작은 지름 24m, 높이 3.5m다.두 무덤 모두 원형 봉토분으로, 내부는 부여 능산리 고분군과 같은 백제 후기의 횡혈식 석실묘(굴식돌방무덤)다.쌍릉 피장자에 관한 통설은 부여에서 익산으로의 천도를 추진한 무왕(재위 600641)과 그의 부인인 선화공주가 묻혀 있다는 것이다.고려사 금마군조(金馬郡條)와 세종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는 쌍릉이 무강왕(武康王)과 비(妃)의 무덤이라고 기록돼 있다.쌍릉 중 대왕묘는 무왕, 소왕묘는 선화공주의 무덤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국립전주박물관이 작년 1월 일제강점기 쌍릉 조사에서 나온 유물을 정밀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은 통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국립전주박물관은 대왕묘 목관 내부에서 추가로 찾아낸 치아 4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닳은 정도가 비슷하고 중복된 부위가 없어 한 사람의 치아일 가능성이 크다며 어금니와 송곳니는 2040세 여성의 치아라고 밝혔다.이어 대왕묘에서 발견된 그릇의 형태를 조사해 백제 토기가 아니라 7세기 전반의 신라 토기와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학계 일각에서는 국립전주박물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왕묘의 피장자는 여성이므로 무왕의 무덤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또 백제 무덤에서는 이례적으로 신라 토기가 출토됐다는 사실을 근거로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대왕묘의 주인이라는 견해도 나왔다.이수정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는 작년에 새로운 학설이 등장하기 전까지 대왕묘가 무왕의 무덤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학자는 거의 없었다면서 쌍릉 피장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발굴조사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일제강점기 조사 당시에도 이미 도굴된 상태여서 잔여 유물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유물을 최대한 수습하는 한편 무덤이 어떻게 축조됐는지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엄철호
  • 2017.07.24 23:02

동학농민혁명 자치기구 '김제 원평집강소' 전북기념물 지정

본보와 민간단체 등이 나서 붕괴 위험을 지적하고 보존대책을 촉구해 복원된 김제 원평집강소가 전라북도 기념물 제137호로 지정됐다.집강소는 동학농민군이 조선정부와 전주화약을 체결한 뒤 관민상화(官民相和)의 원칙에 따라 전라도 53개 군현에 설치한 자치행정기구로, 김제 원평집강소는 유일하게 현존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시는 김제 원평집강소가 전라북도 기념물 제137호로 지정됐다고 17일 밝혔다. 광복 이후에는 개인주택으로 사용되다 붕괴 위기를 맞게 되자 김제시와 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 김제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가 지속적으로 문화재청에 복원을 건의했다. 문화재청은 시급성과 중요성을 인정해 긴급매입복원자금 6억4000만원을 지원하고, 1년여 동안 문화재전문가 및 주민의 고증과 자문을 통해 복원했다.이후 복원된 원평집강소는 민간의 자치기구라는 뜻을 살려 김제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 주도로 다양한 문화행사 등을 개최, 외부 관광객들을 유치 하여 역사교육과 문화향유의 장소로 거듭 나고 있는 실정이다.이건식 시장은 현존 하는 집강소가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김제 원평집강소가 전국 최초 사례로, 동학 정신과 그 상징성을 인정 받은 것임에 따라 체계적인 문화재 보존 및 활용 방안을 민관협치로 꾸려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최대우
  • 2017.07.18 23:02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키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한국이 내년 3월 신청할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보로 선정됐다.문화재청은 최근 공모한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보작 10건을 심사해, 동학농민혁명 기록물과 419혁명 기록물 등 2건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이승우)과 전북도, 정읍시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가 제출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75건, 약 1200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다.동학농민혁명 당시 동학농민군, 진압에 참여한 민간인, 조선정부, 일본공사관 등 다양한 주체가 생산했다. 동학농민군이 추구한 정의평등의 가치 외에도 중국 중심의 전통적인 동아시아 질서가 해체된 계기가 됐던 운동에 대한 기록이라는 의미도 크다.유네스코 사무국이 주관하는 세계기록유산에 지정되면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널리 알릴 수 있다. 기록물을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도 받는다.특히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세 번째 도전 만에 등재 후보로 선정된 것이어서 더욱 값진 성과다. 2013년 정읍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지난 2015년부터는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국제학술회의, 워크숍 등을 열며 체계적인 준비가 이뤄졌다.문화재청이 기록물 2건을 내년 3월 유네스코에 신청하면 2019년 상반기 국제자문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 문화재·학술
  • 김보현
  • 2017.06.29 23:02

"고려시대 전주목·안찰사영 존재…지방통치 거점"

고려 시대 전주목과 안찰사영이 존재한 전주는 전라도를 대표하는 거점 도시 기능을 했다.전주역사박물관은 15일 제19회 전주학 학술대회 고려 시대의 전주를 개최했다. 최근 전라감영에서 출토된 전주목(全州牧) 명문와, 전라감영과 관련해 고려시대 전라도를 순찰하는 안찰사영이 전주에 있었다는 사실 등을 소개했다.이날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고려 시대 전주목의 설치와 역사적 위상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전주는 신라 9주의 하나로 지방 통치의 거점이었고, 이런 위상은 고려 시대 전주목이 되어 계수관으로 이어졌다며 또 5도제 성립으로 안찰사가 파견되면서부터 전주에 안찰사영이 설치됐고, 이런 전라도 거점 도시로의 역사는 조선 건국 후 전라감영으로 더 강화됐다고 밝혔다.이어 신라에서 출발한 거점 도시로서의 역사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전주목은 나주목과 함께 계수관으로 속현과 영현을 거느린 지방통치의 거점 도시로 기능했다. 또 안찰사영의 존재는 전라감영의 역사성을 더 깊고 공고히 해준다.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전주제성황치고문을 분석해 고려 시대 전주에서 성황 신앙과 성황제가 어떠한 위상과 면모를 가졌는지 분석했다. 송 교수는 전주 성황신에게는 계국백의 백작이 봉작되는 데, 이는 전주사람들의 정치적 지위와 사회적 신분이 대단히 높은 품격을 가졌음을 상징하는 봉작이라고 풀이했다.또 하태규 전북대 교수는 고려 시대 전주지역 본관 성씨와 세족을 주제로 고려 시대 전주지역 주민의 존재 상황, 지역 사족의 중앙진출과 세족화에 대해 언급했다. 하 교수는 고려 본관제 하에서 전주에는 주(朱), 오(吳), 정(鄭), 연(連), 견(甄) 등 다양한 본관 성씨가 존재했던 것으로 추측된다며 고려 시대 전주 본관 성씨에서는 전주 유씨, 전주 최씨, 전주 이씨 가문 등이 세족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문민주
  • 2017.06.16 23:02

지질연대도 잘못 표기된 '무주 곤충박물관' 화석

지난달 전라북도청 홈페이지에서는 무주 반디랜드 내 곤충박물관으로 현장학습을 다녀온 이 모 씨의 글이 화제였다. 무주반디랜드 곤충박물관 내 화석과 지질시대 오류 표기라는 제목의 글이다.글의 요지는 곤충박물관 내 지질시대 표준화석을 관람 하던 중 암모나이트와 삼엽충 화석의 연대가 잘못 설명돼 있다는 것.홈페이지에는 약 3주간 총 네 차례에 걸쳐 게시자의 사진 증거 제시와 무주 곤충박물관의 답변, 이에 대한 민원 제기자의 반론 등의 글이 올라오며 때 아닌 암모나이트 연대 논란이 이어졌다.지난달 13일 무주 곤충박물관을 다녀온 이 씨는 이날 홈페이지에 삼엽충 화석은 고생대를 대표하는 화석인데 중생대로 잘못 표기됐고, 중생대를 대표하는 화석인 암모나이트는 고생대로 잘못 표기됐으니 설명글을 바로 잡아주기 바란다고 건의글을 올렸다.곤충박물관 측은 암모나이트류는 데본기부터 백악기까지, 즉 고생대에서 중생대까지 생존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하지만 이모 씨의 반론이 나왔다. 암모나이트는 초중고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대표적인 중생대 화석이고, 박물관에 전시된 암모나이트 실물이 교과서에 실린 것과 같다는 것.2일 박물관 측에 확인한 결과, 국립중앙과학관에 재문의 해보니 암모나이트의 원시 조상 격이 고생대에서 나오는 것이고, 박물관에 전시된 화석은 중생대 것이 맞다며 암모나이트와 삼엽충 화석 모두 오류를 수정하겠다는 답변이 나왔다.무주 곤충박물관 화석의 오류는 10년이나 지나서야 관람객의 발견으로 바로잡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는 공립 박물관의 전문성 부재와 부실 운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지난 2007년 개관한 무주 곤충박물관은 올 초에서야 전문 학예연구사를 채용했다. 박물관을 설립할 당시 용역 업체에 전시 구성을 맡겼고, 전문가 투입 없이 행정공무원이 전시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조규성 전북대 과학교육학부 교수는 관공서나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곳은 예산 문제로 전문 학예연구사와 전문가 자문 없이 용역업체에만 맡기는 경우가 상당수 있는데 오류투성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뢰도가 높은 박물관은 학생들에게 오(誤) 개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형식적인 시설 늘리기, 성과 내기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교육연구 시설인 만큼 최소한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출 수 있도록 전시 내용프로그램 등에 대한 전문가 검토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무주 곤충박물관의 학예연구사는 지난 1월에 부임해 전시물을 정리보완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앞으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김보현
  • 2017.06.06 23:02

문 대통령 "가야사 복원"…30여년 연구한 곽장근 교수가 말하는 의미·과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지역정책 공약으로 포함할 것을 주문하면서 장수와 남원 등 전북 동부권을 중심으로 한 가야사 발굴복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철의 제국왕국 가야는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시대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 고대사에서 변방으로 취급받았다. 이마저도 경남 등 영남권 위주의 가야사 연구복원이 지배적이었다.그러나 최근 장수가야, 운봉가야 등 발굴조사를 통해 전북에서 가야 유물과 유적이 출토되면서 전북이 가야 중의 가야로 주목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가야사 연구복원을 통한 영호남 화합과 발전을 언급하면서 전북 가야사 발굴복원이 한층 힘을 얻었다. 전북에서 30여 년 간 가야사를 연구한 군산대 곽장근 교수를 만나 전북 가야사 복원의 의미와 전망,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문 대통령의 가야사 복원을 통한 영호남 화합은 어떤 의미인가.시기적절한 화두였다. 가야사는 하나의 생활 문화권 안에서 상생했다. 영호남의 구분이 없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가야사를 써 내려갔다. 김해 금관가야와 고령 대가야 왕들이 철을 들고 저승길에 올랐는데, 그 철이 어디에서 났겠나? 철 생산지인 전북 동부에서 난 것이다. 양 지역은 철 생산과 유통 시스템 측면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했다. 이러한 전북 동부의 유물과 유적을 복원해 영호남 가야사를 쌓아야 한다.-가야는 600년간 독립적인 정치 세력을 유지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듯하다.역사 기록은 승자의 잔치다. 가야는 신라, 백제에 병합되면서 역사에 제대로 초대받기 어려웠다. 그래서 문헌이 조금 미천하다. 다만 또 다른 기록인 유물과 유적은 온전히 남아있다. 유물과 유적으로 쓰는 역사가 가야사다. 특히 전북 동부는 가야 중의 가야다. 전북에는 직경 20m가 넘는 고총(古塚)이 장수 250기, 남원 운봉 100기가 있다. 가야 문화권은 장수와 남원을 중심으로 임실, 무주, 진안까지 포함한다. 또 충남 금산과 남원, 무주에서 시작한 봉수(烽燧)의 최종 종착지는 장수다. 봉수는 그 자체가 국가다.-한국 고대사 재정립도 필요해 보인다.그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전북의 가야 제철 유적은 1500년 만에 이제 막 잠에서 깼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발굴조사의 역사적 의미를 담아야만 고대사가 제대로 정리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잠만 깨워서 유적이 있다는 것만 알렸다. 전북 가야사 발굴복원 작업이 고대사를 연구조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그렇다면 전북 가야사 발굴작업의 진척 상황은 어떠한가.전북의 가야 인식은 조금 부족했다. 발굴이 이제 시작되는 걸음마 단계다. 영남은 유물과 유적 발굴정비복원, 박물관 건립, 축제 연계까지 이뤄진 마무리 단계다. 김해 금관가야,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 등 영남은 왕릉급 고분을 많이 발굴했다. 고분 속 유물에서 철기물이 많아 가야를 철의 제국왕국으로 평가했다. 철은 국력이다. 철을 생산하는 제철유적이 있는 곳이 진정한 철의 제국 아니겠는가? 전북 동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제철 유적만 150개다.-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영남과 별개로 진행하는 건가.김해고령함안은 2011년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논의를 시작했고, 2015년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우선등재 추진대상으로 선정됐다. 3개 시군 가야사는 무덤 이야기다. 전북은 철과 봉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전북도와 장수군은 장수가야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묵묵히 준비하는 단계다.-향후 과제는 무엇인가.현재 남원 두락리 고분군과 유곡리 고분군은 국가사적 지정과 관련한 심의 중이다. 장수 삼봉리 가야고분군과 동촌리 가야고분군은 전북도 기념물이다. 국가사적 지정을 통해 유적 정비복원을 하고, 전북 가야 이야기를 집대성하는 책자 발간을 통해 전국적인 가야사를 정립해야 한다. 또 전북 내에 가야사 박물관을 건립해 체계적으로 연구발굴정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 문화재·학술
  • 문민주
  • 2017.06.05 23:02

[유네스코 지정 2년,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오늘] ② 익산 현황·보완점 - 흥미 못느끼고 발길 돌려…볼거리 발굴을

세계유산 등재는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 증가와 관광산업 발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전북과 익산에게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따라서 유적 정비 및 보존 관리, 홍보, 관광 인프라 구축 등 자치단체의 후속 작업들이 중요하다.익산시의 경우 유적 정비보존 관리 이외에 관람객이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문화재 정비와 높은 역사가치 구현으로 타 지역과 차별화 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당장 찾아오는 관람객을 만족시킬 대비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식당숙소 등 관광 인프라 구축은 요원한 실정이다.(재)백제세계유산센터 자문위원인 홍성덕 전주대 교수는 허허벌판에 관광객을 데려다 놓고 의미만 찾을 수는 없다면서 문화유산만 보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흥미로운 볼거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굴정비는 고고학적 기반을 토대로 장기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증강현실 복원,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공연축제, 유적 발굴 현장 관광자원화 등 다른 형식으로 문화재를 선보여야 한다는 것. 이는 세계유산에 등재될 무렵부터 제기됐던 주장이다.그러나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2년이 지났어도 현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 미륵사지의 경우 석탑 복원 현장이 공개되고 있지만 문화해설사의 설명 없이는 이를 이해하거나 흥미를 갖기 어렵다.이에 대해 전담 부서와 자치단체가 외부 의견을 수용하고 사업을 개발할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다. 지자체의 관심과 의지는 신규 사업 개발이나 예산 확보 등으로 연결된다. 부여군은 백제 사비도성 ICT 콘텐츠 체험관 조성, 관북리 ICT 가상복원 콘텐츠 구축 사업, 정림사지 프로젝션 맵핑쇼사업, 나성 경관조명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익산은 지난해 추진됐던 증강현실 유적 복원 사업이 예산 탓으로 무산됐다.또 올해 익산시의 세계문화유산 관련 신규 국가사업은 문화재 야행(夜行)사업 뿐이다. 익산시 문화재 관련 부서(역사문화재과 문화재활용계)의 올 사업 10건 중 자체 사업은 세계유산 홍보, 세계유산 도보탐방 프로그램 운영 등 2건이다.전북지역 한 역사 관련 전문가는 엄밀히 말하면 문화재 정비는 전문기관에서 하고, 행정은 뒷받침하는 형식이다. 행정기관은 프로그램 개발, 홍보 등 구체적인 문화재 활용발전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익산시와 전북도백제세계유산센터 간의 적극적인 소통과협력도 요구된다. 운영 주체예산 지원 등을 원만하게 논의해 대규모 사업 및 인프라 조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전북도 전담 팀 설립은 물론 전문 연구기관도 필요하다. 현재 전북도는 문화유산과에서 일부 인력이 통상적인 업무와 백제유산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사업 체계화 및 전문화와 시센터간 긴밀한 협조를 위해 전담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전북지역 역사문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R&D 기관이 필요하다. 현재 충남지역은 도 출연기관인 충남 역사문화연구원이 백제유산과 관련한 전반적인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제유산은 아니지만 경북도에서도 지역 역사와 관련해 국학진흥원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지역에는 도 출연기관인 전북연구원이 있지만 역사 전문가가 없어 지역의 역사를 연구활용하는 전문 기관 설립이 요구된다. <끝>

  • 문화재·학술
  • 김보현
  • 2017.05.25 23:02

[유네스코 지정 2년,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오늘] ① 현장 가보니 - 볼거리 많아 발길 많은 공주·부여…단조로운 익산

익산과 공주부여의 백제 유산이 지난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후 2년 가까이 지났다. 3곳을 통합적으로 보존관리홍보하는 (재)백제세계유산센터(센터장 유재경)는 지난 15일과 16일 언론인을 대상으로 백제 역사유적지구 팸투어를 실시했다. 약 2년 간 변화한 현장을 점검하고 알리기 위해서다. 두 차례에 걸쳐 최근 답사한 유적지를 소개하고, 익산의 세계유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본다.팸투어는 1박 2일간 공주의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부여의 정림사지, 능산리고분군 및 나성, 관북리유적 및 부소산성, 익산의 왕궁리 유적 및 미륵사지 순으로 진행됐다.△공주(옛 웅진)공주는 유적 자체의 볼거리가 많고, 도심 안에 존재해 접근성이 좋았다. 방문했던 날에도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과 등산 겸 가벼운 나들이를 온 시민들로 붐볐다. 인근에 먹거리 구역이 형성돼 있어 관람객의 체류 시간도 길었다.옛 왕성(王城)이었던 공산성은 성벽을 따라 관련 유적 25곳과 산 아래 공존하는 현대 도시 모습을 돌아보는 것이 묘미였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 지역별 유적지에 대한 설명을 표지판 등으로 곳곳에 잘 정리했다. 하지만 문화유산은 원형 보존을 이유로 난간을 설치할 수 없다보니 성벽 양 옆이 낭떠러지인 산성길은 위험했다.공산성 인근에 위치한 송산리고분군은 웅진시대 왕릉군으로, 그 중 무령왕릉은 묘지석과 2900여 점의 유물이 발굴돼 백제유산을 대표한다는 인식이 크다는게 투어 관계자들의 설명. 왕릉은 보존상의 내부 관람이 중지됐지만 모형관에 실물과 같은 고분모형을 만들었다.또 공주시가 유적지 앞 일정 구역에서 한옥을 건설하면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한옥 지원사업 등을 진행해 유적지 인근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부여(옛 사비)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세 지역 중 부여가 예산 투입과 활성화 의지가 가장 크다. 지역 내 백제유산도 많은데, 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이미 1994년부터 17년 간 국내 최초로 백제 왕궁을 재현한 백제문화단지를 조성했다. 유적시설이 밀집돼 있고, 시티투어 등을 통해 이를 활발히 연계했다. 팸투어단 역시 부여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백제 사비시기의 대표적인 사찰 터인 정림사지는 석탑만 덩그러니 놓여 있던 과거와 달리 10차에 이르는 발굴 조사를 통해 금당과 강당, 연못, 승방, 회랑 터 등을 복원해 사찰의 형태를 갖췄다. 사비시대 왕릉군인 능산리고분군과 도성(都城)인 나성은 전시관을 세우고 보존한 정도였다.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은 엄밀히 말하면 사비의 왕궁지로 추정되는 곳이지만 고란사, 낙화암 등을 구경하고 바위틈에서 정수된 물을 마시거나 황포 돛배를 타는 등 다양한 활동이 있어 관람객의 만족감이 높았다.볼거리는 화려하고 풍성하지만 과거에 완료한 유적 복원이나 백제 문화단지 등은 상대적으로 고증이 부족하고 불분명하다는 평가다.△익산상대적으로 화려했던 두 지역에 비해 익산은 고즈넉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설명 표지판을 최소화해 정말로 옛 왕궁터와 사찰터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왕궁리유적은 왕궁 구조의 모범이라 불릴 정도로 두 지역의 궁터보다 형태가 잘 남아있고, 미륵사지 역시 동아시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사찰터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최대한 원지형과 원형을 복원하는 것이 익산의 특징이다.이에 따라 미륵사지에서는 미륵사지 석탑 복원 과정을 공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볼 수 있고, 문화재의 복원 과정과 원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됐다.하지만 전시관과 석탑 외에는 가시적인 즐길거리가 없어 상대적으로 단조로웠다.센터 관계자는 충남지역은 이미 관광지로 활성화돼 있던 상태고, 익산은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이라며 미륵사유적 발굴이 끝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김보현
  • 2017.05.24 23:02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에 전북권 학자 7명 포함

문화재청이 제28대 문화재위원회 문화재위원을 위촉한 가운데 전북권 학자들이 다수 포함됐다.문화재청은 제28대 문화재위원회 문화재위원 78명, 문화재전문위원 177명을 위촉했다. 이들은 5월 1일부터 2019년 4월 30일까지 2년간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해제, 문화재 현상 변경, 역사문화환경 보호, 매장문화재 발굴 등 문화재 관련 안건을 조사심의한다.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962년 발족한 문화재청 자문기구(비상근)다. 건축 문화재, 동산 문화재, 사적, 천연기념물, 매장문화재, 근대문화재, 민속문화재, 세계유산 등 8개 분과로 구성돼 있다.이번에 위촉된 문화재위원은 연임이 아닌 처음 위촉된 위원이 전체 78명 가운데 44명(57%)이다. 특정 문화재위원이나 문화재전문위원이 대학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안배했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이 가운데 전북권에서는 원광대 이경찬(사적 분과), 전주대 이재운(사적 분과), 전북대 김용준(천연기념물 분과), 군산대 곽장근(매장문화재 분과), 전북대 남해경(민속문화재 분과), 전북대 박선희(민속문화재 분과), 우석대 김두규(민속문화재 분과) 교수 등이 문화재위원으로 위촉됐다.대한건축학회 전국연합회장인 남해경 교수는 제27대 문화재위원에 이어 제28대 문화재위원으로 연임됐다. 또 김두규 교수는 풍수지리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문화재위원에 위촉됐다. 김 교수는 10년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 문화재·학술
  • 문민주
  • 2017.05.04 23:02

전라도 관찰사 서유구 행정일기 '완영일록' 번역…조선시대 지방통치 업무 '생생'

조선시대 관찰사 제반 공문서 기록으로 유일한 자료인 전라도관찰사 행정일기 <완영일록>이 최초로 완역(完譯)돼 당시 전라도 감영이 있던 전주에서 행해졌던 지방 통치 및 재정 운영과 다양한 사회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전라감영 복원에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나 활용 콘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전북도는 조선후기의 대표 실학자이자 전라도관찰사를 지낸 풍석(楓石) 서유구(1764~1845)가 쓴 <완영일록(完營日錄)>의 1차 번역을 완료하고 이를 번역본으로 출간했다.<완영일록>은 서유구가 1833년 4월부터 1834년 12월까지 전라도 감영, 즉 완영(完營)이 있는 전주에서 전라도관찰사로 재직하면서 수행한 공무를 일기 형식으로 서술한 행정기록이다. 주로 신변잡기나 개인의 기록을 적은 다른 관찰사 기록물과 달리 수행한 일과와 주고받은 문서 내용까지 상세하게 담아 사법, 행정, 군사 등 관찰사 제반 공문서를 기록한 유일한 자료라고 평가받는다.총 8권으로 구성된 <완영일록>은 13종1070건의 공문서가 날짜별로 기록돼 있다. 원본은 성균관대학교 존경각에 보관돼 있다. 지난 2012년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에서 책을 3권으로 묶어 영인본(影印本원본을 사진 촬영해 복제한 책)으로 펴냈다.그 후 일부 번역본이 나오기도 했지만 전 권을 완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북도는 지난해부터 번역 사업을 주관하고 있고, 풍석문화재단 전북지부가 사업에 참여해 현재 1~4권을 번역한 <역주(譯註) 완영일록(상)>가 나왔다.완영일록을 분석한 결과, 전라도 53개 고을과 병영 및 각 진(鎭) 등의 행정군사사법 등 전라도관찰사가 맡았던 제반 업무 기록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국왕으로부터 전라도관찰사로 제수 받아 여산 황화정(皇華亭)에서 신구임 교대의식을 치르고 전주 조경묘에 숙배(肅拜)하고 전라감영 선화당(宣化堂)에 들어가는 7일에 걸친 전라도관찰사 부임 과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기록돼 있다.1833년 6월 15일 기록을 보면 전라도내 수령 등 70명에 대한 상반기 인사 고과(考課) 내용을 춘하등(春夏等) 포폄방목(褒貶榜目)으로 상중하로 기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1834년 1월 17일, 우역(牛疫)에 대한 약방문(藥方文) 처방도 이채로운데, 우역은 지금은 없어진 질병이지만 조선시대 구제역(口蹄疫)이라 할 수 있는 큰 돌림병이었다. 관찰사인 서유구는 우역에 남자 소변이 좋다는 약방문을 적어서 전라도 53개 군현과 법성진, 고군산진 등에 공문을 발송했다.이밖에 관찰사가 매월 115일에 풍패지관인 전주객사에서 망궐례(望闕禮)를 행했고, 8월 15일에는 조경묘(肇慶廟)와 경기전에 배향(配享)했다는 사실과 당시 농사 상황, 세곡 운송, 제언(堤堰) 수축, 기우제 등 권농(勸農) 관련 내용도 상세히 기록돼 있다.노학기 문화유산과장은 실학자이자 관료로서의 서유구의 면모, 전라도의 사회상과 생활사에 대한 기록이 생생히 담긴 완영일록은 또 다른 전라북도의 보물이라면서, 향후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김보현
  • 2017.03.16 23:02

군산서 철기시대 유물 '검파형 동기' 발굴

금강 유역과 서해안에서 발견된 철기시대 초기 유물인 검파형 동기(칼자루 모양 청동기)가 군산에서 출토됐다.전북문화재연구원(이사장 최완규)은 지난해 12월 군산 옥구읍 선제리에 위치한 기원전 34세기에 만들어진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에서 발굴된 길이 25㎝, 무게 약 200g인 검파형 동기 3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마쳤다고 밝혔다.검파형 동기는 19601970년대 대전 괴정동과 충남 아산 신창면 남성리, 예산 대흥면 동서리에서 다른 유물을 수습하는 과정에 발견된 적은 있지만 정식 발굴 작업을 통해 출토된 것은 한반도에서 최초다.이번 발굴이 더욱 의미 깊은 이유는 정식 발굴 과정에서 출토돼 유물의 성격이나 매장 방법 등 뿐만 아니라 유물의 출토 맥락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충남지역에서만 발견된 검파형 동기 3건은 경작이나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수습돼 유물이 파괴됐고 정확한 출토유구(遺構)를 알 수 없었다.또한 이를 통해 출토지와 관련한 청동기 문화의 전파과정 등도 유추해볼 수 있다. 최완규 이사장(원광대 교수)은유적이 위치한 지역이 특히 서해 바다와 인접한 해상 교통 길목에 있어, 중국 동북지방에서 유입된 청동기 문화가 한반도 서해안 유역으로 확산됐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사료라고 말했다.검파형 동기는 무덤 중앙부에서 세형동검과 함께 발견됐으며, 가운데 마디를 일부러 부러뜨려 위쪽과 아래쪽이 나뉜 채 묻혀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검파형 동기 외에도 세형동검 8점, 청동도끼 1점, 검은간토기(표면에 흑연 등의 광물질을 바른 항아리형 토기), 원형덧띠토기(아가리 부분에 원형 점토 띠를 덧댄 토기), 환옥 등이 함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 문화재·학술
  • 전북일보
  • 2017.03.1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