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결혼은 필요한 제도인가
〈자료 1〉 낡은 활옷에 씀 -제하피첩(題霞?帖)내가 강진에서 귀양 살고 있을 때 병든 아내가 낡은 치마 다섯폭을 부쳐왔다. 그녀가 시집오던 날 입었던 붉은 색 활옷이었다. 붉은 색은 이미 씻겨나가고 노란 색도 희미해져서 책 장정으로 삼기에 적당했다. 그래 가위로 말라서 작은 공책을 만들어 놓고 손가는 대로 훈계하는 말을 적어서 두 아들에게 남겨준다. 아마도 훗날 이 글을 보게 되면 감회가 일어날 것이고, 두 어버이의 아름다운 은택(恩澤)을 어루만지게 되면 뭉클하고 감동이 일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이름을 하피첩(霞?帖)이라 했으니 이것은 붉은 치마를 돌려 은근히 말한 것이다. 〈 가경 경오년(1810) 초가을(7월)에 다산의 동암에서 쓰다. 〉다산은 15살 되던 1776년 2월 22일에 풍산 홍씨와 결혼하여 만 60년을 해로하였다. 다산은 부부의 회혼일(回婚日)인 1836년 2월 22일에, 이 날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일가와 제자들 가운데서 서거한다. 아래는 다산이 남긴 마지막 회혼시(回婚詩)이다.육십년 세월, 눈 깜짝할 사이 날아갔으니 六十風輪轉眼翩복사꽃 무성한 봄빛은 신혼 때 같구려 禾農桃春色似新婚살아 이별, 죽어 이별에 사람이 늙지만 生離死別催人老슬픔은 짧았고 기쁨은 길었으니, 성은에 감사하오. 戚短歡長感主恩〈 정약용산문선, 뜬세상의 아름다움 〉〈자료 2〉 결혼과 결혼생활"이제 너는 한 여자의 주인이 되었으니 부디 어른으로서 갖추어야 할 풍모를 잊지 말고, 말씨부터도 점잖게 대하여라. 명심해라." 하던 어머니 율촌댁의 모습이 눈앞에 보인다. 아버지 이기채와 엇비슷한 모습으로, 체수도 작고 단단하면서 소심한 얼굴이다. 그러나 그 용색은 단정하다. 그리고 바로 뒤미처 강실이의, 돌아서려다 말고 고개를 갸웃하며 이쪽을 보고 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비칠 듯 말 듯 분홍이 도는 귀를 스치며 등뒤로 땋아 내린 검은 머리 끝에는 제비부리 댕기가 나붓이 물려 있다.붉은 댕기가 바람도 없는데 팔락 나부끼는 것 같다. 수줍은 귀밑의 목 언저리에는 부드러운 몇 오라기의 머리털이 비단 실낱처럼 그대로 보인다. 그 실낱 같은 머리털은 햇빛 오라기인가. 둥글고 이쁜 어깨가 손에 잡힐 듯하다. 강모는 터질는 한숨을 눌렀다. 그리고 몸을 일으켰다.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가슴이 크게 내려앉고 말았다. 신부의 뒤편 병풍에 드리워진 시커먼 그림자를 보았던 것이다. 그것은 엄청나게 커다랗고 무서웠다. 장식이 현란한 화관에 큰비녀, 비녀를 감아내린 앞댕기 같은 것이 기괴한 모양으로 비죽비죽 솟아나고 부풀어 보이고 하여, 활옷을 입은 둥실한 몸체와 더불어 엄청나게 커다란 그림자가 촛불을 따라 흔들리는 것이었다. 촛불이 흔들리자 그림자는 순식간에 천장으로 오른다. 그것은 금방이라도 강모를 덮어 누르려고 두 팔을 벌리고 있었다. 손이 떨리고 숨이 막혔다. 온 방안이 그 그림자에 먹혀 버리고 말 것만 같았다. 그림자는 어둡고, 크고, 기세가 있었다. 그것은 마치 올가미처럼 강모의 목을 조이며, 강모를 그 어둠 속에 가두어 버리려 하는 것만 같았다. "그만 잡시다" 강모는 얼결에 무엇인가를 털어내는 듯한 소리로 말을 토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 침묵과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여겨졌는지도 모른다. 〈 최명희, 혼불1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남산 아래에 곧바로 닿으면 우물 위에 늙은 은행나무가 서 있고 싸리문이 그 나무를 향하여 열려 있으며, 초가집이 두어 칸이 비바람도 가리지 못한 채 서 있었다. 그런데도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해서, 그의 아내가 남의 바느질 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이나 하였다. 하루는 아내가 너무나 배고파 훌쩍거리며 "당신은 평생토록 과거도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서 무엇 하시려오?"라고 물었다. 허생은 웃으면서 "난 아직 글 읽기에 익숙하지 못하다오." 하였다. "그러면 쟁이 노릇도 못 하신단 말예요?"라고 아내가 쏘아붙이자 허생이 "쟁이 일은 애초부터 배우지 못했으니, 어떻게 할 수가 있겠소?"라고 말하였다. 아내가 "그럼 장사치 노릇이라도 하셔야죠."라고 말하였다. 허생이 "장사치 노릇인들 밑천이 없으니 어떻게 할 수 있겠소?"라고 말하자, 그 아내가 성내면서 "당신이 밤낮으로 글을 읽었다더니 겨우 '어찌할 수 있겠소?'라는 말만 배웠구려. 그래 쟁이 노릇도 못 하고 장사치 노릇도 못한다면, 도둑질은 왜 못 하시나요?"라고 욕했다. 그러자 허생도 할 수 없이 책을 덮고 일어났다. 〈 박지원, 허생전 〉〈자료 3〉 "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50년 곰삭은 부부애(夫婦愛)5월 21일은 세계 부부의 날이다. 21은 '둘(2)이서 하나(1)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는 뜻이다. 하지만 인생의 황혼을 서로 보듬고 살아야 할 많은 노년 부부들이 서로 갈라서고 있다. 30대 이하 젊은 층의 이혼은 줄어들고 있지만 노년층의 황혼이혼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 최근 통계청의 '2010년 이혼통계' 자료에 따르면 도내 이혼 남성은 지난해 3910명으로 2006년(4448명)에 비해 감소했으며 여성 역시 지난해 3482명으로 2006년 보다 629명 줄었다. 하지만 50세 이상 이혼 남성은 2006년 846명에서 지난해 1033명으로 22.1% 늘었으며 50세 이상 여성 역시 지난해 575명으로 2006년(401명)에 비해 43% 증가했다.황혼이혼이 늘어나면서 도내 평균 이혼연령도 상승했다. 2006년 평균 이혼연령은 남성이 42세, 여성이 38.1세였지만 지난해는 남성이 44.5세, 여성은 40.1세였다. 이혼한 중년 이상 부부 대부분은 경제적 문제로 인한 부부간 마찰이 중요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완화와 핵가족화로 인해 남성 중심의 가족문화가 점차 퇴색되면서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혼을 고려하는 여성도 늘어나고 있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익산지부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최근들어 '아이만 다 키우면 이혼해서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자녀들이 부모의 이혼을 오히려 지지하거나 여성이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황혼이혼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황혼이혼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히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많은 노인이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해 상대의 생각을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타인의 감정을 헤아려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전북일보, 2011년 5월 19일 〉■ 쟁점 논제1. 논술 논제〈자료1〉과 〈자료2〉를 바탕으로 하여 결혼제도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고, 〈자료3〉의 관점에서 황혼이혼의 해결방안을 논하시오.2. 면접 논제결혼은 필요한 제도인가이혼절차, 쉽게 만들어야 하는가결혼이라는 제도는 인간을 구속하는가 보호하는가자녀가 있을 경우에 이혼하면 안되는가불행한 결혼생활도 노력을 하면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황혼이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시오.다문화 가정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자료 1〉『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로 잘 알려진 다산 정약용선생님. 이 글은 다산 정약용의 산문집 『뜬세상의 아름다움』에 나온 글이다. 이 제시문의 글은 다산 정약용의 산문으로 이들의 결혼생활을 잘 보여준다. 그는 유배지에서도 자식들에게 편지를 통해 끊임없이 가르치고 수많은 저술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결혼과 관련해서 전해오는 아름다운 일화가 있다. 다산이 유배되고 나서 몇 년 후, 홍씨는 그녀가 시집오던 날 입었던 활옷의 다홍치마를 보내왔다고 한다. 책 장정이나 하라는 핑계였다고 하지만 남편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몇십년을 간직했던 옷감으로 색도 다 바랠 정도였다고 한다. 그 정도로 다산의 유배기간이 너무나 길어졌다. 그 당시에 아들들은 드나들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가 남편이 보고 싶다 하여 드나들 수 없었던 시대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녀 나름대로 남편을 향한 그리움을 표출하는 방법으로 결혼식 때 입었던 활옷을 보냈던 것이다.그들의 혼례복이었던 이 빛이 바랜 다홍치마를 받아든 다산은 그 옷감을 가지고 빈 공책도 만들고 가족이 생각날 때마다 아들들에게 당부하는 교훈을 적어내려 갔다고 한다. 그러고도 남은 치마감에는 〈매화병제도〉를 그리고, 행복한 결혼을 기원하는 시를 적어서 시집간 외동딸에게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 이 책과 그림에 깃들은 사연을 생각한다면 너희가 어떻게 이 책에 적힌 당부, 이 그림에 담긴 기원, 부모의 그 애절한 바람을 어길 수 있으랴.'라고 짐짓 크게 가르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가족들이 비록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지만 이들의 결혼생활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자료 2〉최명희의 작품 『혼불1』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촌지간인 강모와 강실이는 어렸을 적 소꿉놀이로 아주 잘 어울리는 사이이다. 그러나 강모는 결혼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강실이가 아닌 새로운 여자 효원과 결혼한 것에 대하여 갈등을 느낀다. 결혼생활에 대한 준비가 안된 강모에게 신부인 효원의 존재는 압박감이다. 자유결혼이 아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강모는 결혼제도의 희생양인가, 할머니의 의지대로 가문을 위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결혼을 해야 했는가,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고집해야하는가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한다.그 다음은 박지원의 『허생전』 앞부분이다. 이 작품에서는 허생의 아내가 그의 남편을 탓하고 있다. 결혼생활이라는 것은 먹고 사는 현실적인 부분이 해결되어야 하는데 허생은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 밖에는 할 수 없는 선비인 그는 아내에게 무능력한 남편으로 비친다. 이러한 남자가 왜 결혼을 하였는가? 그것은 사회적인 제도 때문인가? 그렇다면 능력도 없는 남자는 결혼을 하면 안되는가.〈자료 3〉이 자료는 전북일보 기사로 이 기사의 부제가 '21일 세계 부부의 날 …배우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화하는 자세 필요'이다. 이혼율이 높아지는 현대사회에서 배우자의 입장을 생각하고 대화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료 3의 관점이다. 바쁜 현대사회에서는 배우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주어진 삶을 사느라 고단한 생활에 지친다. 결혼을 해서 생활을 책임지고 육아와 가사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날을 살아가다 보니 서로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상대방을 이해하기 보다는 이해받기를 원하며 서로를 원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생각이 고정이 되어 고집이 강해지고, 성격이 고착화되어 대화를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황혼의 이혼율이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그러므로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하여 다시 한번 해보자. 결혼 제도 때문에 얽매어 살았던 삶의 구속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유롭게 살고자하는 욕망이 커가는데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혼이 최선의 방법일까. 결혼이라는 제도로 부부가 되어 그 많은 세월을 함께 살아온 부부가 인생을 정리하며 풍요로워야 할 황혼기에 이혼을 해야 자유로워지는 것일까? 물론 답은 부제로 나와 있다.■ 쟁점 확대하기1. 찬성가. 제도권으로 만든 인간사회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는 필요하다. 남녀관계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고 관계를 규정지음으로써 불필요한 또다른 관계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또한 생식적인 기능으로서 인간의 본능인 성적 욕구를 합법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나. 안정된 가족단위의 기초이고 가족의 구성원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 결혼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가정은 우리사회의 근간이 되는 삶의 단위이다. 인간의 생명을 책임지고 기르며 상대방을 배려하고 도울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성장시킨다. 결혼을 통해 인간은 자녀를 출산하고 그 생명을 기르면서 인간적인 성숙을 이루어간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정해주고 서로를 책임지며 내가 아닌 상대방을 배려해 줄 수 있다.다. 사회적인 기능으로서 남자에 비해 힘이 약한 여성이 결혼을 함으로써 안정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과거의 사회와 다르게 결혼제도는 여자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결혼으로 인해 가정을 이루게 되고, 이러한 안정적인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고 교육을 할 수가 있다.라. 이혼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결혼제도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결혼생활이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하여 결혼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은 집단의식을 형성시켜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신의 의무를 지키지만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이기 쉽다. 자아가 강해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한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결혼을 해서 배우자를 배려하고 자녀를 기르면서 사회생활의 규범을 익혀갈 수가 있다.2. 반대가. 결혼이라는 제도는 사람을 구속한다. 서양속담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한다.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이 서로 떨어져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기위해 만나는 것인데, 어떠한 사정이 생기서 같이 살 수 있는 형편이 못되면 헤어져야 한다. 인간의 생은 유한한데 서로 떨어져서 생각하며 살아다보면 결혼이 구속이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가까이 두고 살아가야 하는데 현대사회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그러한 상황을 어렵게 만들므로 구속이 될 수 있다. 사랑은 쟁취이며 그것을 가지고 누리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결혼이라는 제도는 인간을 구속하는 것이다.나. 개인의 자유로운 생활과 행복을 제한하는 방해한다.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가 없는 속박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인간관계를 한정시켜 놓기 때문에 다양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활력을 떨어뜨린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이 있으면 결혼을 하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하는 데, 상대방이 이미 결혼을 한 상태에서는 참아야 하므로 고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제도는 한 사람으로 국한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을 절제해야 한다. 그러므로 결혼이라는 제도가 인간의 자유로움을 제한한다.다. 타율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 때문에 더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가 없는데도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녀의 양육, 노인부모 봉양 등 자율적인 삶에 제한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