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은 전북축구협회장, 한국-가봉戰 관전평 "성동아! 영권아! 너희를 믿는다"
김대은 전북축구협회장은 항상 도민들에게 미안했다고 한다.오랫동안 올림픽이나 월드컵 무대에 전북 출신 선수가 한명도 출전하지 못한 때문이다.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좀 달라졌다.김영권·백성동같은 주전 선수를 전북에서 배출, 이들이 당당히 대한민국을 세계 8강무대에 올려놓는데 톡톡히 기여한 것이다.김 회장은 "김제 출신 정남식 선생과 같은 대선배가 계셨기에 전북 축구 발전이 있었고, 전북출신 축구스타 김영권과 백성동과 같은 우수한 선수를 배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봉과의 경기 내용은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정남식 선생이 출전했던 런던올림픽 이후 64년만에 전북출신 후배들이 또다시 런던올림픽 무대에 출전,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만으로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이유다.김 회장은 정남식 선생이 2002년 월드컵 유치위원으로 활동할때 전주에서 여러차례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정남식 선생은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186cm의 신장에 한눈에도 탄탄한 골격을 갖췄음을 알 수 있었다"며 "식사를 맛있게 잘 하시던 모습이 선하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2일 열린 한국과 가봉의 경기에 대해 "잘했지만, 아쉬움이 많았다"고 평했다.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열린 관심끄는 경기였다.자국의 경기가 아님에도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7만6000여 관중이 운집됐다.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총 관람석이 6만6000여석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웸블리의 관중 규모를 짐작케한다.한국 팀은 초반 볼을 소유하며 경기를 풀어나가려 했고, 가봉 팀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긴 킥을 이용한 전략으로 나왔다. 한국 팀은 볼 소유 시간이 많았지만 공격수들의 마지막 패스 정확도와 세밀함이 떨어져 득점을 하는데 실패했다.김 회장은 "한국 팀은 이전 두 경기에서 보여준 좋은 몸놀림이 없었고 공격수들의 몸은 전체적으로 무거워 보였다."며 "전북 출신 백성동을 히든카드로 사용했지만, 그가 좋은 찬스에서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결국 히든카드가 실패로 돌아간 경기"라고 평가했다.공격진의 집중력을 높이고, 밀도 있는 경기력이 아쉬웠다고 강조했다.다만, 몇 차례 위협적인 상황이 있긴했지만, 김영권을 필두로 한 한국 수비진은 안전한 경기운영을 했다고 분석했다. 전반 한국은 기존 4-2-3-1 포메이션으로, 3골 이상 이겨야 올라갈 수 있는 가봉은 공격적인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전반 10분이 지나면서 한국 미드필더의 패스게임이 이뤄지면서 서서히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한국팀은 양쪽 윙으로 나선 김보경, 백성동 선수가 수시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상대 후방으로 침투되는 패스를 통해 좋은 찬스를 만들었으나 막판 결정력이 부족했다.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종우 선수를 빼고, 공격적이고 발이 빠른 남태희 선수를 투입하면서 이기려는 의지가 보였다.후반초반, 상대 문전에서 좋은 찬스를 만들었으나, 우리 공격수들의 마지막 세밀한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져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후반 12분 백성동의 결정적인 찬스가 무산될때 김 회장은 너무 안타까웠다고 한다.특히 후반 20분 가봉의 10번 마징가 선수의 슈팅이 우리 골대를 강타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이후 두 팀은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공격수들의 잦은 패스미스로 공격의 흐름이 끊어지곤 했다.김대은 회장은 "어쨋든 8강진출의 위업을 달성했으니, 여세를 몰아 김영권·백성동 등 전북 출신 축구후배들이 멋지게 4강신화를 썼으면 좋겠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전북 축구가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전 축구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