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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선 한국 축구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로는 가장 먼저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안방 호랑이'라는 굴레를 넘어 세계를 호령하는 아시아 축구의 지정한 대표주자가 됐다.23일(한국시간) 새벽 축구팬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해안도시 더반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다.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무려 56년 동안 염원했던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적이 허정무호 태극전사들의 발끝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특히 아시아 국가로는 역대 최다 본선 진출(8회)과 역대 최다 연속 본선행(7회 연속)의 기록을 세웠던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 나선 아시아 4개 팀(한국, 일본, 호주, 북한)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에 오르는 영광을 맛보면서 아시아 축구 맹주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세계를 호령하라!'한국은 이미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해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혁한 공헌을 했다.세계 축구팬들도 당시 조별리그에서 폴란드(1차전)와 포르투갈(3차전)을 비롯해이탈리아(16강전)와 스페인(8강전) 등 유럽의 강호들을 차례로 돌려세우며 승승장구하는 축구대표팀에 '태극 워리어'라는 칭호를 붙여줬다.2002년의 축구 열풍이 팬들의 기억에서 잠시 사라져가던 2006년 독일월드컵에 나선 태극전사들은 또 한 번 축구팬들에게 즐거운 소식을 안겨줬다. 토고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프랑스와 2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박지성의 동점골이 터지며 감격의 무승부를 이끌며 원정 16강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서는 듯했던 태극전사들은 스위스와 최종전에서 무릎을 꿇으면서 골득실차로 대업 달성에 실패한 채 아픔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그로부터 4년이 지난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극전사들은 '철벽수비' 그리스를 2-0으로 돌려세우면서 기분 좋은 출발에 나섰지만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에 1-4로 완패하면서 16강 진출의 기로에서 나이지리아를 만나 2-2로 비기면서 그토록 온 국민이 염원했던 원정 대회 16강 진출의 기적을 일궈냈다.이를 통해 한국 축구는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이 꿈도 꾸지 못했던 월드컵 4강 진출과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대업을 달성하면서 아시아 축구의 진정한 강호일 뿐 아니라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 축구 강국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었다.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하자 세계 축구팬들은 놀라움과 격찬을 보냈지만, 한편에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너무 강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많았던게 사실이다.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2승1무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두 명이나 퇴장당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후반 25분 터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결승골을 앞세워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일궈냈다.한국은 16강전에서도 이탈리아의 스트라이커 프란시스코 토티가 시뮬레이션 액션 판정으로 연장 전반 13분에 퇴장당한 수적 우위 상황에서 안정환의 연장 골든골로 8강에 진출했다.'무적함대' 스페인과 8강에서도 한국에는 행운이 따랐다.후반 4분 스페인이 먼저 한국의 골그물을 흔들었지만 주심은 몸싸움에 과정에서이반 엘게라의 반칙을 선언하며 무효골을 선언했다. 더불어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의 골도 골라인은 벗어나 휘어들어온 볼을 차넣은 것으로 판정돼 노골이 됐다.결국 한국은 스페인과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기면서 기적과 같은 4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한국과 붙는 팀들은 선수들이 퇴장을 당하거나 심판의 불리한 판정을 받는다는 외국 축구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아야 했다.이런 가운데 한국이 6년 독일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보자 일부에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둔 태극전사들의 업적을 '편파 판정과 홈 이점'이라고 헐뜯기까지 했다.하지만 태극전사들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당당히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하면서 한국 축구에 대한 일부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는 의미 있는 발자국도 남겼다.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30.가시마)가 또 한 건을 해냈다.이정수는 23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전반 37분 동점골을 터뜨려 한국의 16강 진출의 디딤돌을 놨다.전반 12분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알메리아)에게 선제골을 내줘 끌려가던 경기흐름을 바꿔놓는 소중한 득점이었다.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첫 골을 허용했지만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잘해줬다"면서 동점골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신문선 명지대 교수도 "먼저 골을 내주고 따라가는 경기를 하다 보니 체력 소모가 극심했고 그만큼 경기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정수의 골이 나오지 않았더라면 16강 진출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고 본다"고 높이 평가했다.조용형(제주)과 함께 중앙 수비를 책임지면서도 세트 피스 상황에서는 상대 골문 앞까지 올라와 공격에 가담하는 이정수는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었다.이 골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향해 상쾌한 출발을 할 수 있었던 대표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이정수의 동점골로 끌려가던 분위기를 새롭게 하며 꿈에도 그리던 원정 16강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이정수는 잘 알려진 대로 공격수 출신이라 골 감각이 남다르다. 지난해 일본 J-리그로 이적해 벌써 7골이나 터뜨렸다.2002년 FC서울의 전신 안양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정수는 그때만 해도 공격수로 활약했으나 2003년 당시 조광래 감독의 권유로 수비수로 변신했다.185㎝의 큰 키를 앞세워 중앙 수비에서 상대 공격수들과 몸싸움, 공중볼 경합 등에서 뒤지지 않는 활약을 펼치면서도 고비마다 공격에 가담해 소금과 같은 골을 터뜨리는 그의 활약은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야말로 '만점짜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수비수가 월드컵에서 두 골을 넣은 것은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기록한 이후 이정수가 두 번째다.
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꿈을 이룬 데는 세트피스의 강점이 큰 힘이 됐다.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차례 경기에서 넣은 5골 가운데 3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들어냈다.특히 중요한 고비 때는 어김없이 세트피스 골이 터져 나왔다.그리스와 첫 경기를 완승으로 이끈 디딤돌이 된 선제골과 16강 진출이 결정된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이 모두 세트피스 골이었다.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동점골은 기성용(셀틱)의 발끝에서 시작됐고 두 번째 골은 역시 기성용과 전담 키커 특명을 받은 박주영의 시원한 프리킥으로 뽑아냈다.허정무 감독은 "(프리킥)훈련을 수시로 했다. 그 지역에서 박주영이 차기로 돼 있다. "며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넣은 박주영을 칭찬했다.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 때 이정수의 선제골도 기성용의 프리킥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한국이 세트피스의 새로운 강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오는 26일 우루과이와 16강은 물론 그 이상의 경기에서도 한국이 세트피스로 득점할지 주목된다.
한국 축구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약속의 땅' 더반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태극전사들이 불면을 밤을 보낸 전 국민의 뜨거운 응원 속에 마침내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꿈을 이뤄냈다.본선 무대에 처음 얼굴을 내밀었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참담한 패배를 경험했던 선배들의 한을 풀어준 값진 승전보다.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창조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 축구사에 찬란한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이정수의 동골과 박주영의 추가골로 역전에 성공한 뒤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게 페널티킥 골을 헌납해 2-2로 비겼다.이로써 1승1무1패(승점 4점)를 기록한 한국은 같은 시각 그리스를 2-0으로 누르고 3전 전승을 올린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그리스는 1승2패, 나이지리아는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월드컵축구대회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뤄낸 태극 전사들이 이제 8강, 4강 고지 정복에 도전한다.23일(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2-2로 비긴 한국은 조 2위로 당당히 16강에 이름을 올렸다.다음 상대는 우루과이다. 26일 밤 11시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맞붙는 우루과이는 A조 세 경기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며 조 1위를 차지한만만치 않은 남미의 강호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로 47위인 한국보다 한참 높은 순위에 올라 있고 지금까지 4차례 맞붙어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월드컵 본선에서 한차례, 친선경기 3차례 만난 우루과이는 한국에 4승을 거뒀다.객관적인 전력에서 분명히 우루과이가 한 수 위인 셈이다. 그러나 원정 16강에 처음 오른 상승세를 잘 살린다면 '못 넘을 산'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네 골을 넣고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우루과이는 그러나 원래 수비보다는 공격이 좋은 팀이다.남미예선에서 20경기를 하는 동안 30골을 몰아쳐 브라질(33골), 칠레(32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간판 공격수는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포를란은 올해 풀럼(잉글랜드)과 치른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혼자 두 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 리버풀(잉글랜드)과 준결승 원정 2차전에서도 연장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시즌 막판 매서운 발끝을 뽐냈던 선수다.이번 대회 남아공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혼자 두 골을 몰아치는 등 상승세가 돋보이는 포를란을 어떻게 묶느냐가 우루과이와 16강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이밖에 멕시코와 3차전에서 1-0 승리에 득점을 올렸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도 경계 대상이다.남미예선에서 21골을 내줘 경기당 1골이 넘는 실점을 하는 등 수비는 탄탄하지 않은 편이었으나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세 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어 부담된다.프랑스, 남아공, 멕시코를 상대로 세 경기에서 내준 유효 슈팅이 모두 8개밖에 되지 않아 경기당 3개를 채 허용하지 않았다.한국은 이번 대결이 '20년 만의 설욕전'이 된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나 0-1로 분패했던 기억 때문이다.당시에는 조 3위로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에 2패였던 한국도 우루과이를물리쳤더라면 16강 희망을 품어볼 수 있었으나 후반 45분에 우루과이 다니엘 폰세카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3패로 탈락한 아픔이 있다.특히 당시 우루과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이 지금도 우루과이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어 '설욕전'의 의미가 더하다.성인 대표팀 경기는 아니지만 1983년 6월 멕시코 청소년(20세 이하)대회 8강에서 박종환 감독이 이끌던 청소년 대표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긴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당시에도 우루과이를 꺾고 '4강 신화'를 썼던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도 우루과이를 제물로 '원정 8강'까지 진군할 수 있을지 팬들의 염원이 간절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자 일본 언론은 이 소식을 재빨리 전하며 일본 대표팀의 분발을 촉구했다. 일본 신문들은 23일 일제히 석간 1면에 한국의 결승 토너먼트 진출 소식을 담은 기사를 실은 뒤 스포츠면에서 경기를 상세하게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스포츠면에 실은 '불굴의 한국 환희의 무승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나이지리아의 반격을 기백 있게 막아내 '최초의 목표'인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이 세트플레이로 2점을 뽑았다"며 공격에 초점을 맞춰 경기를 분석한 뒤 박주영, 이청용, 박지성 등 '유럽파'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는 이국수 전 일본프로축구 베르디 가와사키 총감독의 관전평을 함께 실었다. 앞서 교도통신은 이날 경기가 끝난 지 2분만인 오전 5시24분께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겨, B조 2위로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했다"고 남아공 현지발로 긴급 타전했고, 이후 속보에서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팀으로는 처음으로 1차 리그를 돌파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지통신도 남아공 더반발 기사에서 "한국이 해외에서 열린 대회에서 처음으로 1차 리그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오전 뉴스에서 나이지리아 대표팀이 골을 넣는 장면을 생략한 채 한국의 골 장면을 되풀이해서 보여줬고, 한국 각지에서 밤을 새워가며 응원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함께 내보냈다. 이 방송은 또 한 서울시민이 "한국은 16강에 진출했다. 일본도 동반 진출하길 바란다"고 인터뷰하는 장면과 일본 대표팀이 25일 덴마크전에 앞서 훈련하는 모습 등을 전하며 한.일 동반 진출을 기원했다.
"2002년 때는 막내여서 선배들만 따라갔다. 이번에는 주장을 맡으면서 당시 선배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깨달았다"'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축구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힘들었던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지성은 23일(한국시간) 새벽 더반에서 치러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B조 조별리그 3차전을 끝내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처음부터 16강을 목표로 나섰고 마침내 남아프리카공화국 땅에서 달성했다"며 "나는 물론 모든 선수가 원정 16강 진출의 어려움을 깨달았다. 어려움을 이겨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대패하면서 국내 분위기자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외부 정보를 접하기 쉽지 않았던 게 다행이다"며 "종료 휘슬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뻤다. 16강 진출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다"고 덧붙였다.박지성은 조별리그를 마친 소감에 대해선 "집중력이 필요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게 교훈이다"며 "경기를 치르면서 집중력을 잃을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 그런 면을 인지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게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16강에 진출했을 때와 느낌의 차이에 대해서도 "그때는 첫 월드컵에다 내가 막내였다. 솔직히 16강 진출의 어려움을 느끼기 어려웠다. 막연히 선배들만 쫓아갔다"며 "두 번째 월드컵을 치르면서 주장까지 맡아서 정말로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수들이 잘 따라준 게 감사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의 원정 16강 진출의 성과로 선수들에 대한 병역혜택을 건의하기로 하자 박지성은 "나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병역혜택을 받았다. 그것을 토대로 유럽에 진출할 기회를 잡았다"며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이 국내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그것을 토대로 세계축구와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병역혜택은 꼭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활약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80년 월드컵 역사상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린 이번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들은 홈그라운드 이점을 안고 검은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알제리 등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6개 나라가 출전했기 때문이다. 또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아프리카 스타 플레이어들도 많아서 남미나 유럽과 견주어도 실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16강 진출국이 속속 가려지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국가는 주인공이 아니라 들러리로 전락하고 있다. 지금 사정만으로 본다면 자칫하다가는 아프리카 6개 팀이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것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23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6개 참가국 중 남아공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카메룬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8강까지 올라 지금까지 아프리카 국가의 월드컵 최고 성적을 낸 카메룬은 일본에 뜻밖의 패배를 당했다. 또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나이지리아도 그리스에 지고 한국과 비기면서 16강 꿈을 접었다. 남은 3개 국가 중에서는 나란히 1무1패를 거둔 코트디부아르와 알제리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긴다면 경우의 수를 따져서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과 같은 '죽음의 조'인 G조에 속한 코트디부아르는 16강이 사실상 힘들다. 코트디부아르가 16강에 나가려면 우선 남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북한을 반드시 이겨야 하고 포르투갈은 브라질에 져야만 한다.이 경우 승점은 포르투갈과 4점으로 같아지지만, 포르투갈이 북한에 7-0 대승을 거두면서 코트디부아르에 골 득실에서 9점이나 앞서 있기 때문에 이 차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C조 알제리는 그나마 코트디부아르보다는 덜 암울하다. 이날 밤 열리는 C조 마지막 경기에서 알제리가 미국을 이기고 슬로베니아가 잉글랜드를 꺾는다면 조 2위로 16강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와 미국도 2무로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 몰려 모든 전력을 투입할 것이 확실한 데다가 상대전적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잉글랜드와 미국이 높아 알제리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 남은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16강에 가장 가까이 간 국가는 아프리카의 '검은 별' 가나다. 이미 탈락한 남아공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승리를 기록한 가나는 D조에서 1승1무로 박빙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가나는 전차군단 독일에 비기거나 이기면 조 2위 안에 들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에 지고 세르비아가 호주를 이기면 3위로 떨어져 돌아갈 짐을 싸야만 한다. 독일에 지더라도 호주가 세르비아와 비긴다면 세르비아와 골 득실과 다득점을 따져 16강을 노려볼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에서 뛰는 토고 선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최근 아프리카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아르헨티나가 리오넬 메시 때문에 우승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사뮈엘 에토오가 이끄는 카메룬이나 디디에 드로그바의 코트디부아르도 우승할 전력이 된다. 에토오는 인테르 밀란에서 뛰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견인했고 드로그바는 첼시가 시즌 2관왕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이바지를 했다"하지만 부상으로 제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 코트디부아르 골잡이 드로그바(첼시)나 무릎을 다쳐 이번 대회에 못 뛴 가나의 마이클 에시엔(첼시) 등 부상 선수가 속출하고 팀워크가 부족해 결국 16강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의 대미를 장식할 26일 H조의 경기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피 말리는 승부가 될 전망이다. 2승을 하고도 골 득실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할 팀이 나올 가능성이 무척 크기 때문이다. H조는 현재 칠레가 2승(승점 6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스페인과 스위스는 1승1패(3점)다. 칠레가 3차전에서 FIFA 랭킹 2위의 스페인에 지고 스위스가 온두라스를 꺾는다면 칠레, 스페인, 스위스가 나란히 2승1패가 돼 골 득실을 따져야 한다. 이 때문에 3차전에서는 승리 뿐만 아니라 다득점까지 올려야 하는 양보 없는 혈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칠레(프리토리아 로프투스 페르스펠트 경기장)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무적함대' 스페인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스위스와 1차전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다가 역습 한 방에 무너지면서 0-1로 패했다가 온두라스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16강행 불씨를 살렸다. 고무적인 것은 간판 스트라이커인 다비드 비야(발렌시아)가 두 골을 넣으면서 가라앉았던 골 결정력을 살렸다는 점이다. 두 골 모두 현란한 개인기와 슈팅 감각이 돋보인 '아름다운 골'이었다. 하지만 16강 티켓을 얻으려면 칠레라는 만만찮은 벽을 넘어야 한다.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칠레는 세계 최고의 빗장 수비를 자랑하는 스위스를 상대로 1-0으로 승리했다. 앞서 온두라스와 경기에서도 숨 쉴 틈 없이 시종 몰아붙인 끝에 1-0으로 이기면서 월드컵 본선에서 48년 만에 감격스런 승리를 맛봤다. 이 때문에 양팀의 대결은 창 대 창의 불꽃 튀는 공격 축구 대결이 될 전망이다. 스페인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최우수 선수 사비 에르난데스를 필두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등 초특급 스타들을 내보낸다. 이에 맞서는 칠레에서는 상대 문전을 휘저으며 끊임없이 공격 기회를 만드는 알렉시스 산체스(우디네세)의 활약이 위협적이다. 다만 스페인은 비야의 최전방 파트너인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가 오른쪽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칠레도 2차전 도중 교체된 최전방 공격수 움베르토 수아소(레알 사라고사)가 허벅지 부상에 시달린다는 점이 부담이다. ◆스위스-온두라스(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스위스는 칠레와 경기에서 막강한 실력을 자랑하던 빗장이 풀렸다. 월드컵 본선에서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다가 마크 곤살레스(CSK 모스크바)의 골을 막지 못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철저하게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던 스위스는 온두라스와 경기에서는 숨겼던 창을 꺼내야 할 상황이다. 스페인이 칠레를 이긴다면 스위스도 온두라스를 큰 점수 차로 이겨야 16강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전방 공격수인 블레즈 은쿠포(트벤테)와 알렉산더 프라이(에프체 바젤)의 어깨가 무겁다. 은쿠포는 스페인과 경기에서 젤송 페르난드스(생테티엔)가 골을 뽑을 때 절묘한 패스를 해 준 바 있다. 수비에서는 스페인, 칠레 경기에 연속으로 출장한 레토 치글러(삼프도리아), 슈테판 리히트슈타이너(라치오), 스테판 그리히팅(아지 오세르) 등이 든든한 포백라인을 형성할 예정이다. 28년 만에 감격적으로 본선에 진출한 온두라스는 3패를 당한 채 보따리를 쌀 수는 없다는 각오다. 월드컵 최종 예선 때 플레이오프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가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저력을 믿고 있다. 하지만 간판 공격수 다비드 수아소(제노아)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 뼈아프다. 오른쪽 다리를 다친 수아소는 칠레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스페인 경기에서는 선발 출장했지만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다.
"대회를 마칠 때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새 목표를 향해 도전하겠습니다."월드컵 불운에 울었던 박주영(25.AS모나코)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고 모처럼 웃었다. 박주영은 23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와 B조 3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4분 프리킥 골을 터트려 대표팀에 리드를 안겼다. 한국 대표팀은 비록 2-2로 비겼지만 1승1무1패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천재 박주영은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스위스와 3차전(0-2 패) 때 선제 결승골로 연결된 프리킥을 내줬고, 이번 남아공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전반 17분 자책골로 선제골을 내줘 1-4 대패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월드컵과 좋은 인연을 쌓지 못했다. 주포로서 제 구실을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을 법한데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주영은 "마음 고생은 경기 다음날 털어냈다. 주위에서 부담을 갖지 않게 많이 도와줬다. 감독 등 코치진도 개의치 말라고 했다"면서 "실수는 경기를 통해 만회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직접 프리킥 골은 박주영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이다. 박주영은 "공이 가려 보이지 않았다. 골그물이 출렁여 그제야 알았다"면서 "운이 좀 따랐던 것 같다. (염)기훈이 형과 전반 한 번씩 프리킥을 찼는데 킥을 할 때 상대 골키퍼가 움직이더라. 내가 다시 프리킥을 할때 기훈이 형에게 살짝 움직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훈련 시 프리킥 연습을 하는데 준비한 대로 돼 줘서 좋았다. 우리가 비기는 것도 좋지만 이겨야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선제골을 내줬을 때에는 "나이지리아도 반드시 이겨야 해 공격적으로 나오면 뒷 공간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점수를 먼저 내줬지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태극전사들은 이제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뤘다. 하지만 박주영은 "멈추지 말고 계속 도전하겠다. 한걸음 한걸음 새 목표에 도전하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드러냈다.
조별 리그전이 끝나가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회에서도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우승 전력이 있는 프랑스를 남아공이 2대1로 이기는가 하면 잉글랜드는 알제리와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유럽 챔피언 스페인은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축구 소국' 스위스에 1대0 패배를 당했다. CNN은 지금까지 진행된 조별 리그전 가운데 북한과 함께 2천 대 1의 우승 가능성이 점쳐졌던 뉴질랜드가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와와 1대1로 비긴 것이 가장 눈길을끈다고 23일 보도했다. 프로축구 리그도 없는 뉴질랜드는 예선에서 바레인, 피지, 바누아투, 뉴 칼레도니아 같은 약체 팀을 물리치고 본선 진출 자격을 얻었다. 이탈리와와 역사적인 무승부전에서 뛰었던 배런은 투자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마추어 선수로, 사장이 휴가를 내줘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CNN은 "배런과 그의 동료들이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가장 놀라운 충격을 안겨줬다"며 지난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대회 이후 '10대 이변'을 선정해 보도했다. △ 북한 1:0 이탈리아(개최지 영국.개최연도 1966)신비롭고 비밀에 싸인 나라 북한 팀이 영국에 도착했을 때,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지만, 이들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었다. 언론은 이들에게 "알 수 없는 사내들"이라고 별명을 붙여줬다. 북한 팀이 영국에 온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최근 공개된 영국 외무부 자료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북한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할 뻔했다. 그러다가 발급해줬는데 믿을 수 없게도 북한이 이탈리아를 1대0으로 물리치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8강까지 진출했다. 당시 골을 넣었던 박두익 선수는 그때 출전했던 북한 선수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천리마 축구단(The Game of Their Lives)'에서 "축구가 꼭 이기는 것만이 전부가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며 "우리는 어디를 가든지 환영을 받았는데 축구를 통해 외교관계를 개선하고 평화를 진작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북한은 포르투갈에 3골 차로 앞서가다 5대3으로 패해 이탈리아전 승리가 빛이바랬다. 한편 이탈리아 선수들은 귀국 때 썩은 과일로 '맹폭' 당했다. △ 미국 1:0 잉글랜드(브라질.1950)영국인들은 우체부, 교사 등으로 구성된 미국 팀에 대한 승리를 과신했다. 전신을 타고 1대0 패배소식이 전해지자 신문 체육면 편집자들은 오타가 난 걸로 여겼다. 10대0 승리에서 '1'자가 빠진 것 아닐까 미심쩍어했으나 패배는 사실이었다. 그 때까지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충격적 사건이었다. 이 게임에서 유일한 골을 성공시켰던 조 가엣젠(Joe Gaetjen)은 아이티 출신인데 몇 년 후 행방불명됐다. 악명높은 두발리에가 집권하고 있을 때였는데 암살단에살해된 것으로 추정됐다. 대회 기간 내내 영국 팀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 팀이 귀국했을 때거의 아무도 그 업적을 알아주지 않았다. 당시 수비수였던 월터 바르는 "공항에 도착했을 때 만났던 유일한 사람이 내 아내였다"며 "신문도 보도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신문만이 2인치짜리 칼럼을 게재했는데 지금도 그것을 갖고 있다. 25년이 지나도록 그 승리에 대해 인터뷰한 사람이내가 유일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아직도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서독 3:2 헝가리(스위스.1954)결승전에서 커다란 이변이 일어났다는 게 좀 이상하지만 1954년 스위스대회의경우는 월드컵 사상 가장 이상한 결승전을 치렀다. 2차대전 종전에 따른 정치.경제적 후유증으로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독일팀은 헝가리의 축구영웅 페렌크 푸스카스가 이끄는 세계 최강팀과 결승전에서 맞붙어 승리했다. 앞서 두 팀은 1차 리그에서 겨뤘는데 그때는 헝가리가 8대3으로 대승했다. 독일이 승리하자 감춰져 있었던 독일인들의 자부심이 되살아났고 역사학자 요아힘 페스트는 그 경기를 '미래 독일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까지 말했다. 페스트는 "(그 승리를 계기로) 2차대전 후 독일인을 짓누르고 있던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됐다"며 "1954년 7월 4일은 어떤 측면에서는 독일공화국 건국일"이라고 책에 썼다. 이 승리를 "베른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게 놀랄 일이 아니다. △ 한국 2:1 이탈리아(일본 한국.2002)2002 월드컵에서 공동개최국 한국 팀에게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네덜란드 출신의 명감독 거스 히딩크의 지도를 받은 한국 팀은 4강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한국의 이탈리아전 승리는 논란이 있었고 누구든지 이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이탈리아 팀은 완벽한 골을 넣었으나 노골을 선언당한 뒤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로 나가떨어졌다. 이탈리아 세리에 A리그 페루자 소속이었던 안정환 선수는 성난이탈리아 팬들의 압력으로 방출되고 말았다. 페루자 구단주 루시아노 가우치는 "나는 이탈리아 팀을 망친 사람 누구에게도 돈을 줄 의사가 없다"고 이탈리아 언론에 밝혔다가 나중에 사과했다. 안정환 선수도페루자 팀 합류를 거부한 뒤 곧 일본 J리그로 갔다. △스페인 0:1 북아일랜드(스페인.1982)1982년 스페인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북아일랜드는 그때까지 결승 진출국 가운데 가장 작은 나라였다. 그런데다 북아일랜드 최고의, 그러나 변덕스러운 축구스타조지 베스트마저 복귀 요청을 거부했다. 그래서 두 팀이 조별 리그에서 만났을 때 북아일랜드의 패배는 예정된 듯이 보였다. 그러나 북아일랜드팀은 한 명이 퇴장당한 가운데서도 게리 암스트롱이 고군분투해 8강까지 올라간 뒤 스페인과 결승에서 맞붙었다. 미드필더 토미 카시디는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우리는 환호하지 않았다. 그저황홀한 기분으로 10초 동안 서로를 바라보았을 뿐이었다"며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했는지 믿을 수 없었다. 우리가 스페인을 그들의 뒷마당에서 이기다니, 상상할 수없었다"고 말했다. △세네갈 1:0 프랑스(한국 일본.2002)프랑스 팀이 내분으로 자기파멸을 초래하고 있으나 이전 모습은 그게 아니었다. 1998년 고국땅에서 우승할 야망에 부풀어 있던 브라질을 3대0으로 물리쳤고 이어 2년 뒤에는 유럽 챔피언에서 우승했다. 2002년 월드컵에 출전한 프랑스는 너무 자신만만했다. 첫 게임에서 '하찮은' 세네갈을 만났다. 그러나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고 '레 블뢰(프랑스 팀)'의 영웅 패트릭 비에이라의 출생지이기도 한 세네갈은 극적으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비에이라는 "세네갈과 개막전은 끔찍했다"며 "뛰어난 선수 한 명으로는 충분치않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들떠서는 안 된다"고 국제축구연맹 웹사이트에 글을 남겼다. △아르헨티나 0:1 카메룬(이탈리아.1990)약체팀으로 여겨지는 아프리카 팀에게 패배한 것은 프랑스만이 아니다. 1990년디에고 마라도나가 미드필더로 뛰던 아르헨티나 팀은 거친 몸싸움과 정교한 기술로카메룬 팀을 상대했다. 마이애미 헤럴드 지는 카메룬을 "보잘 것 없는 전적을 가진 시시한 팀"이라고했지만 오래지 않아 "불굴의 사자"들은 그들의 축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쓰기 시작했다. 카메룬 승리는 축구 역사에서 기억할 만하다. 아르헨티나 스트라이커 클라우디오 카니쟈를 거칠게 태클한 것 등으로 레드 카드 2장을 받기도 했지만 그 경기는 카메룬 선수 매싱의 축구화 한 짝이 벗겨져 날아가버릴만큼 격렬했다. 마라도나는 "카메룬 선수가 내 머리를 칠 뻔해 프리킥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이란 2:1 미국(프랑스.1998)미국 팀이 세계 축구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적은 없다. 그러나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은 미국이 4년 전 월드컵 개최국으로 누렸던 이점을 계속 누릴 수 있는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과 '지정학적 감정 싸움'에 휘말려 들어갔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시합 전 화해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이란이 2대1로 승리했을 때 테헤란 거리에는 1백만 명이나 몰려나왔다. 아야톨라 호메이니 장례식 이후 최대 인파였다. 당시 이란팀 주장 알리 다에이는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미국에 이기는 것이었다"며 "그래서 2회전 진출을 위한 독일과의 경기는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팀 다 조기 귀국했다. △페루 3:1 스코틀랜드(아르헨티나.1978)항상 낭패를 보게 마련이라는 것은 스코틀랜드 팀도 예외가 아니었다. 스코틀랜드 팬들은 앨리 맥레오드 감독과 케니 다글리쉬 등 뛰어난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월드컵 우승컵을 들고 귀국하리라고 믿고서 곧 승리자로 돌아올 이들을 환송했다. 그 영광의 첫 제물은 남미의 '송사리' 페루가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페루는 스코틀랜드에 선취점을 내주고도 세 골을 작렬시켰다. 설상가상으로 윌리 존스턴은 시합 후 실시된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불명예스럽게 귀국해야 했다. 그 이후 아무도 월드컵에서 스코틀랜드의 활약 가능성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브라질 1:2 우루과이(브라질.1950)브라질이 1950년 모국땅에서 개최된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하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일부 남미 신문들은 전반전이 끝나고서 브라질 승리를 보도했다. 브라질 팀은 전반전을 우루과이에 1대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후반전 들어 2만관중들은 2대1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이렇게 되자 문제가 생겼다. 승리의 금메달이나 축가도 이미 브라질 승리를 예상하고 만들어버렸던 것."1950년 우루과이에 패배한 것은 히로시마 참극에 비견할 만한 대참사였다"고소설가 넬슨 로드리게스는 말했다.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의 대미를 장식할 26일 H조의 경기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피 말리는 승부가 될 전망이다. 2승을 하고도 골 득실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할 팀이 나올 가능성이 무척 크기 때문이다. H조는 현재 칠레가 2승(승점 6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스페인과 스위스는 1승1패(3점)다. 칠레가 3차전에서 FIFA 랭킹 2위의 스페인에 지고 스위스가 온두라스를 꺾는다면 칠레, 스페인, 스위스가 나란히 2승1패가 돼 골 득실을 따져야 한다. 이 때문에 3차전에서는 승리 뿐만 아니라 다득점까지 올려야 하는 양보 없는 혈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칠레(프리토리아 로프투스 페르스펠트 경기장)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무적함대' 스페인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스위스와 1차전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다가 역습 한 방에 무너지면서 0-1로 패했다가 온두라스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16강행 불씨를 살렸다. 고무적인 것은 간판 스트라이커인 다비드 비야(발렌시아)가 두 골을 넣으면서가라앉았던 골 결정력을 살렸다는 점이다. 두 골 모두 현란한 개인기와 슈팅 감각이돋보인 '아름다운 골'이었다. 하지만 16강 티켓을 얻으려면 칠레라는 만만찮은 벽을 넘어야 한다.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칠레는 세계 최고의 빗장 수비를 자랑하는 스위스를 상대로 1-0으로 승리했다. 앞서 온두라스와 경기에서도 숨 쉴 틈 없이 시종 몰아붙인 끝에 1-0으로 이기면서 월드컵 본선에서 48년 만에 감격스런 승리를 맛봤다. 이 때문에 양팀의 대결은 창 대 창의 불꽃 튀는 공격 축구 대결이 될 전망이다. 스페인은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최우수 선수 사비 에르난데스를 필두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등 초특급 스타들을 내보낸다. 이에 맞서는 칠레에서는 상대 문전을 휘저으며 끊임없이 공격 기회를 만드는 알렉시스 산체스(우디네세)의 활약이 위협적이다. 다만 스페인은 비야의 최전방 파트너인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가 오른쪽 무릎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칠레도 2차전 도중 교체된 최전방 공격수 움베르토 수아소(레알 사라고사)가 허벅지 부상에 시달린다는 점이 부담이다. ◇스위스-온두라스(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스위스는 칠레와 경기에서 막강한 실력을 자랑하던 빗장이 풀렸다. 월드컵 본선에서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다가 마크 곤살레스(CSK 모스크바)의 골을 막지못했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철저하게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던 스위스는 온두라스와 경기에서는 숨겼던 창을 꺼내야 할 상황이다. 스페인이 칠레를 이긴다면 스위스도 온두라스를 큰 점수 차로 이겨야 16강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전방 공격수인 블레즈 은쿠포(트벤테)와 알렉산더 프라이(에프체바젤)의 어깨가 무겁다. 은쿠포는 스페인과 경기에서 젤송 페르난드스(생테티엔)가골을 뽑을 때 절묘한 패스를 해 준 바 있다. 수비에서는 스페인, 칠레 경기에 연속으로 출장한 레토 치글러(삼프도리아), 슈테판 리히트슈타이너(라치오), 스테판 그리히팅(아지 오세르) 등이 든든한 포백라인을 형성할 예정이다. 28년 만에 감격적으로 본선에 진출한 온두라스는 3패를 당한 채 보따리를 쌀 수는 없다는 각오다. 월드컵 최종 예선 때 플레이오프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가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저력을 믿고 있다. 하지만 간판 공격수 다비드 수아소(제노아)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 뼈아프다. 오른쪽 다리를 다친 수아소는 칠레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스페인 경기에서는 선발 출장했지만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다.
"자블라니를 지배한 한국 대표팀이 이득을 봤다. "AP통신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많은 선수들이 대회 공인구 자블라니를 비판해왔지만, 오랫동안 자블라니를 이용해 세트 피스를 연습해온 한국 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게 됐다고 23일(이하 한국 시간) 보도했다. 한국 대표팀 허정무 감독도 16강 진출 비결에 대해 "자블라니에 잘 적응한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B조 리그 최종전 나이지리아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리킥 훈련을수시로 했다. 그 지역(중앙)에서 박주영이 차기로 했다"며 "다른 공과 비교해 볼 때자블라니는 힘을 줘서 차면 80-90%는 뜬다. 힘을 빼고 차도록 훈련해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프리킥 22개를 날려버렸고, 그중 다수는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자블라니는 반발력이 크고 변화가 심해, 그동안 잉글랜드 대표팀 파비오 카펠로감독은 "최악의 공"이라고 비난했고 브라질의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인터 밀란)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공 같다"고 비하하는 등 많은 선수와 감독들의 불만의 표적이 돼왔다. 불만은 최근까지도 이어져 22일 온두라스와 경기를 치른 스페인 대표팀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는 팬들의 비판에 '자블라니 탓'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2002년 때는 막내여서 선배들만 따라갔다. 이번에는 주장을 맡으면서 당시 선배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깨달았다"'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축구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힘들었던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지성은 23일(한국시간) 새벽 더반에서 치러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본선 B조 조별리그 3차전을 끝내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처음부터 16강을목표로 나섰고 마침내 남아프리카공화국 땅에서 달성했다"며 "나는 물론 모든 선수가 원정 16강 진출의 어려움을 깨달았다. 어려움을 이겨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대패하면서 국내 분위기자 좋지 않았다는것을 알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외부 정보를 접하기 쉽지 않았던 게 다행이다"며 "종료 휘슬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뻤다. 16강 진출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다"고덧붙였다. 박지성은 조별리그를 마친 소감에 대해선 "집중력이 필요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게 교훈이다"며 "경기를 치르면서 집중력을 잃을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 그런 면을 인지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게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16강에 진출했을 때와 느낌의 차이에 대해서도 "그때는첫 월드컵에다 내가 막내였다. 솔직히 16강 진출의 어려움을 느끼기 어려웠다. 막연히 선배들만 쫓아갔다"며 "두 번째 월드컵을 치르면서 주장까지 맡아서 정말로 16강진출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수들이 잘 따라준 게 감사하다"고 웃음을 지었다.한편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의 원정 16강 진출의 성과로 선수들에 대한 병역혜택을 건의하기로 하자 박지성은 "나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병역혜택을 받았다. 그것을 토대로 유럽에 진출할 기회를 잡았다"며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이 국내 후배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그것을 토대로 세계축구와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병역혜택은 꼭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3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함에 따라 태극전사들은 예고된 대로 돈방석에 앉는다. 대한축구협회 이사회는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16강에 올랐을 때 1인당 최고포상금을 1억7천만원까지 주기로 의결한 바 있다. 태극전사들은 대표팀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돼 조별리그 3경기를치를 때 각각 7천만원, 5천만원, 3천만원, 2천만원을 받게 된다. 16강에 오를 때는 등급마다 1억원, 9천만원, 8천만원, 7천만원이 추가돼 선수들은 최고 1억7천만원부터 최소 9천만원까지 손에 쥘 수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보다 선수들이 받는 돈이 배 이상으로 많다. 협회는 당시에도 선수들을 4등급으로 나누어 차등지급 방식을 적용했는데 16강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각각 5천만원, 4천만원, 3천만원, 2천만원만 지급했다. 16강 진출로 허정무 대표팀 감독도 3억원을 확보했다. 협회는 감독에게 조별리그 3경기에 1억5천만원, 16강 진출 때 3억원, 8강 진출때 4억5천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포상금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본선 출전국에 지급하는 배당금에서 나온다. FIFA는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에 100만달러를 주고 조별리그를 탈락하더라도 따로 배당금 800만달러를 얹어주기로 했다. 16강 진출국에는 조별리그 탈락국가보다 100만달러가 많은 900만달러를 주기로해 대표팀은 현재 1천만달러를 확보했다. 8강에 오르면 배당금은 더 불어나 1천900만달러를 받는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23일(한국시간) 원정 첫 16강 진출을 이루는 데는 필드 밖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 큰 형님들의 역할도컸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지목되는 베테랑들은 골든보이 안정환(34.다롄 스더)과 터프가이 김남일(33.톰 톰스크)이다. 이들 스타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로서 현재 대표팀 선수에게는 현재도 우상이다. 대표팀에는 마찬가지로 신화의 주인공인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주장으로서 필드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지만 물리적 한계가 있는 모습이다. 필드에서 싸움을 고민하는 데 진력하는 박지성이나, 허정무 감독 등 코치진이원정 합숙생활에서 보듬을 수 없는 경기 외적인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목받고 싶은 과욕, 주전에서 배제된 소외감, 빅매치의 전후에 오는 중압감 등을 생활에서 풀어내고 팀의 경기력 향상으로 승화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핵심선수나 코치진이 하기에는 어색하거나 어려운 것.안정환과 김남일은 바로 이런 부분에서 선수들의 격한 감정을 조절하고 서로 합심할 수 있도록 돕는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대표팀 안팎의 얘기다. 안정환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특유의 해결사 기질을 인정받아 백업요원으로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아 아직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언제라도 출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지만 마음은 비웠다는 것인 본인의 말이며 고참이자 우상으로서 선수들의 마음을 보듬고 기술을 조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팀이 지금까지 화목한 분위기를 이어온 데는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안정환자신이 억울한 선수들을 찾아가 일상적으로 대화하고 격려한 게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백업요원의 역할을 하는 김남일도 '라커룸의 숨은 캡틴'으로서 대표팀에 동기를 부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김남일은 지난 12일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기 직전 라커룸에서 '후회없이 싸우자'며 선수를 일일이 포옹하고 허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과도 손을 꽉 맞잡았다. 정성룡(25.성남)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준 백전노장 이운재(37.수원)는 위로를 받았고 대표팀의 막내인 이승렬(21.FC서울)과 김보경(21.오이타)은 용기를 얻었다. 2008년 10월 박지성에게 주장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김남일이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코치진부터 막내 선수까지 연결고리로 활동한다는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대표팀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계를 주름잡는 조직력을 보이며 4강까지 올라간 데는 황선홍과 홍명보 등 맏형들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게 중론이다. 안정환과 김남일 등 베테랑들의 맏형 역할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선전에 어떤촉매로 작용할지 16강 토너먼트가 기대된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대회 16강 진출의 대업을 완성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원동력은 역시 23명의 태극전사가운데 10명이나 차지하는 해외파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과 경험이 밑바탕을 이루고있다. 허정무(55) 감독은 지난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캠프에서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무려 10명의 해외파를 포함했다. 이전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많은 해외파가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2002년 대회와 2006년 대회 때의 7명이었지만 허 감독은 10명으로 늘렸다. 최종 엔트리 발표직전 곽태휘(교토)가 다치지 않았다면 11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었다. 특히 10명의 해외파 선수 가운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대표팀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박주영(AS모나코), 차두리(프라이부르크), 기성용(셀틱), 김남일(톰 톰스크) 등 여섯 명은 유럽파다. 더불어 안정환(다롄스더)과 이영표(알 힐랄)는 각각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뛰지만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들이다. 허정무 감독이 해외파를 선호라는 것은 외국 선수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은 뛰어난 기량은 물론 다양한 국제무대 경험 때문이다. '캡틴' 박지성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6년 독일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골의 금자탑을 쌓아올리며 한국 축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네덜란드-잉글랜드 3개 리그를 거치면서 쌓인 '축구 내공'과 함께 강력한카리스마로 태극전사들의 선봉장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붙은 상대팀 감독과 선수들도 이구동성으로 국제경험이풍부하고 활동량이 풍부한 박지성을 '요주의 선수'로 손꼽을 만큼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그리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선 추가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2-0완승에 쐐기를 박았다. 또 이청용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해 5골 8도움으로 프리미어리그 한국 선수 사상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와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골에서도 박지성과 함께 한 시즌 최다 골 타이기록을 세우는 등 인상적은 활약을 펼치면 일찌감치 박지성과 함께 대표팀 공격의 한 축을 맡았다. 격렬한 프리미어리그에서 호리호리한 체격적 열세를 개인기와 공간 돌파로 뚫어냈던 경험을 앞세워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상대 수비수의 볼을 빼앗아 골을 넣는재치있는 플레이도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박지성과 이청용은 각각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에서 나란히 골 맛을 보면서 해외파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더불어 그리스전 선제골의 주인공인 수비수 이정수(가시마)도 해외파다. 해외파의 활약은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골 넣는 수비수'가 된 공격수 출신의 이정수는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전반 38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동점골로 만들면서 한국의 사상 첫원정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놨다. 더불어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책골로 의기소침했던 박주영은 후반 4분 기막힌 프리킥 추가골로 맘고생을 훌훌 털고 16강 진출의 방점을 찍는 활약을 펼쳤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태극전사들은 이제 16강을 넘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까지 재현할 듯한기세다. B조 2위 한국은 A조 1위 우루과이와 26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바람을 막으려고 특별히 설치된 지붕 때문에 상공에서 내려다본 경기장이 해바라기를 닮아 '선플라워'라는 별칭을 얻은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허정무호에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2일 그리스와 이번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 완승을거뒀다. 닷새 뒤 요하네스버그에서 치른 2차전에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하고도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그리스에 이긴 덕분이었다. 당시 한국-그리스 경기 이번 대회 세 번째 경기였는데 앞서 열린 남아공-멕시코(1-1), 우루과이-프랑스(0-0)의 A조 두 경기가 모두 무승부로 끝나 한국은 아프리카대륙에서 처음 열린 월드컵에서 첫 번째 승리의 주인공으로 남게 됐다. 대표팀은 또 지난 1월 남아공 루스텐버그에 캠프를 차리고 전지훈련을 하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남아공 2부 리그 팀인 베이 유나이티드와 평가전을 벌여이동국(전북)의 2골과 김보경(오이타)의 쐐기골로 3-1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6월 평균 기온이 6∼20℃로 축구 경기를 하기에는 최적인 포트엘리자베스는 인도양과 내륙에서 항상 강한 바람이 불어 '바람의 도시'로도 불린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포트엘리자베스 바닷가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이번 대회 8경기를 치르려고 신축한 경기장 5곳 중 지난해 가장 먼저 완공됐으며, 대회 조직위원회가 밝힌 좌석 수는 총 4만2천486석이다. 해발 고도는 0m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태극전사들에게 병역 특례를 주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중연 협회장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 오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2-2로 비겨 1승1무1패로 아르헨티나(3승)에 이어 조 2위로 16강 진출이 결정된 뒤 한국취재진에 먼저 "우리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치른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 협회가 더 지원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2∼3일간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어 "선수들이 원하는 것이 병역문제다. 국내에서 16강 진출을 이뤘을 때 선수들에게 병역 특례를 줬다. (월드컵 16강은) 해외에서는 더 어려운 일이다"면서 "병역 특례가 관철됐으면 하는 것이 선수들의 마음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4강까지 올랐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선수들에게 16강 진출의 공로로병역 특례를 줬다. 하지만 2007년 말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돼 월드컵 16강에 오른 선수들에게 줬던 병역 혜택이 사라졌다. 조 회장의 끝으로 "8강에도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조 회장이 라커룸에서 병역 특례를 건의하겠다고 하자 선수들이 환호하며 반겼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축구대회 사상 최초의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뤄낼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단연 주장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존재다. 박지성 이전에도 차범근, 허정무 등 외국에서 선수로 뛴 스타가 있었지만 박지성은 한국 축구의 세계화를 본격적으로 이끈주인공이다. 한국 축구가 세계무대에 제대로 이름을 알린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대표팀의주역은 박지성이었기 때문이다. 또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박지성이 네덜란드 프로축구 PSV에인트호벤으로옮기면서 한국 선수들의 유럽 등 해외 리그 진출이 본격화됐다. 이런 자양분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대회에서 한국이 16강에 오르는 밑바탕이 됐다. 선수 개인 기량 뿐 아니라 대표팀의 전력을 전체적으로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된 선수가 박지성이다.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류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박지성은 안용중, 수원공고를 거쳐 명지대를 다니다 2000년 일본프로축구 교토 퍼플상가에서 프로선수로 데뷔했다. 초등학교 시절 차범근 축구상을 받을 만큼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체격이 작아 늘고민이었던 박지성은 아버지 박성종 씨가 개구리를 보약으로 먹일 만큼 정성을 들였으나 운동선수로 뛰어난 신체 조건은 갖추지 못했다. 키 178㎝에 73㎏의 체중은 유럽 빅리그에서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부딪히기에는 작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꿈을 이루겠다'는 그의 열정은 불리한 신체조건을 딛고 아시아 최고의선수가 되게 만들었다. 고등학교 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박지성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중학교 때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바꿨고 결국 이 모험은 한국 축구가 한단계 발전하는 커다란 계기가 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박지성이 '주장'까지 맡아 대표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 2008년 10월부터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은 이전 홍명보, 이운재, 김남일로 이어지던 '카리스마 형'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적절하게 해주며 민주적인 문화를 만들었고 모든 면에서 솔선수범했다. 경기에서 편하고 즐겁게 뛰자고 선수들을 독려해 그리스전 완승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했고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크게 진 뒤에는 선수단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려고 앞장서서 열심히 노력했다는 평을 들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고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 등 기념비적인 발자국을 남긴 박지성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본선 3회 연속 득점 등 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또 장식했다. 박지성은 5월 펴낸 자서전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에서 10년 뒤 자신의모습을 상상해봤다. 자서전에서 그는 "2022년 한국이 다시 한 번 월드컵을 개최하리라 굳게 믿습니다. 그때는 전국이 들썩이는 응원 물결 속에서 맘껏 즐기고 싶습니다. '2002년에는내가 말이지~' 하면서 무용담을 늘어놓는 일도 재미날 것 같네요"라고 썼다. 앞으로 남은 선수 생활 동안은 물론 은퇴 이후에도 한국 축구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우뚝 선 박지성이 남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더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하게 할지 기대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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