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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8강 대진 확정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저주를 풀어내고 8강행 막차를 타면서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에 도전하는 8개국이 모두 확정됐다. 잉글랜드는 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기고 12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16강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잉글랜드-콜롬비아전이 끝나면서 러시아 월드컵의 8강 대진이 모두 완성됐다. 8강 대진은 유럽과 남미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유럽은 6개국(프랑스벨기에러시아크로아티아스웨덴잉글랜드), 남미는 2개국(우루과이브라질)이 8강에 오르면서 유럽의 우승 확률이 커졌다. 앞서 2006년 독일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유럽(2006년 이탈리아2010년 스페인2014년 독일)이 3개 대회를 싹쓸이했다. 유럽과 남미 이외의 국가가 8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북중미의 멕시코와 아시아의 일본이 16강에 진출해 8강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2006년 독일 대회 때도 이번 러시아 대회와 똑같이 유럽 6개국(독일이탈리아우크라이나잉글랜드포르투갈프랑스), 남미 2개국(아르헨티나브라질)이 8강에 진출했고, 유럽이 모두 준결승(독일이탈리아포르투갈프랑스)에 올라 결국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러시아 월드컵 8강전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6일 오후 11시 나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루과이-프랑스전부터 시작된다. 곧바로 7일 오전 3시 카잔 아레나에서 브라질과 벨기에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어 7일 오후 11시 사마라 아레나에서 스웨덴과 잉글랜드가 맞붙고, 8일 오전 3시 소치 피스트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러시아와 크로아티아가 격돌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대진(한국시간)△ 6일 우루과이-프랑스(23시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 7일 브라질-벨기에(3시카잔 아레나)스웨덴-잉글랜드(23시사마라 아레나)△ 8일 러시아-크로아티아(3시피스트 스타디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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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8.07.04 18:39

"성원 감사…이제 K리그에 관심을"

급소를 맞았는데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K리그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전북 이용)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월드컵 휴식기를 끝내고 이번 주말 재개되는 K리그1(1부리그) 경기를 앞두고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12명의 K리그 선수 가운데 이용(전북)과 윤영선(성남), 주세종(아산), 문선민(인천)을 초청해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대표팀의 맏형으로 2회 연속 월드컵에 참가한 이용은 팬들의 응원과 성원 감사드린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최종전에서 독일을 이겨서 고생한 보람이 있어 다행이라며 이제는 K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용은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경기 도중 토니 크로스가 찬 볼에 급소를 제대로 맞아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 그는 그때를 떠올리며 축구를 하면서 여러 번 급소를 맞아봤는데 크로스의 슈팅이 워낙 좋아서 가장 아팠다라며 세계인이 보는 무대에서 창피해서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했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 그러지 못했다고 겸연쩍게 웃음을 지었다. 중요한 부위를 맞은 것에 대한 팬들의 걱정에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활짝 웃음을 보였다. 이용이 뛰는 전북 현대와 오는 7일 맞붙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잡이 문선민도 화끈한 공격축구를 약속하고 나섰다. 문선민은 이번 월드컵을 치르면서 개인적으로 슛 찬스에서 볼을 너무 접은 기억만 남는다. 발로 종이학도 접겠다는 핀잔을 들었다라며 왜 슛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도 아쉬움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경기장에서는 이제 그러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월드컵이 끝나고 팬들이 저의 넓은 이마를 많이 알아보신다. 아내와 외출하다 보면 아는 척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며 그럴 때마다 K리그 보러 오시라고 이야기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월드컵을 통해 골 없이 발에 땀만 나도록 뛴 게 아쉽다라며 이번 주말 이용 선배와 대결하는데 결정력을 보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대표팀 선수 가운데 유이하게 K리그 2부 소속으로 뛴 주세종(아산)과 윤영선(성남)도 K리그 무대에서 치열한 1위 경쟁을 예고했다. 독일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의 추가골에 도움을 준 주세종은 국민이 원하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최종전에서 국민과 선수가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는 경기를 펼쳐 만족한다라며 이번 주부터 K리그1이 다시 시작되는 데 팬들이 경기장에 많이 찾아주시면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세종은 일단 경기가 재밌어야 관중이 온다라며 구단에서 투자도 많이 하고 좋은 선수들을 발탁해야 한다. 많은 팀이 서로 강해지면 우승 경쟁도 치열해지고 팬도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FC의 수비수 윤영선도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국민이 축구를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팬들의 응원과 함성 덕분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독일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윤영선은 제대하고 돌아오니 팀이 무패행진으로 1위를 하고 있었고 지금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라며 팀의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도와서 주세종이 뛰는 아산이 선두로 치고 올라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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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8.07.03 20:32

16강은 못 갔지만 세계가 놀란 한국 축구

▲ 신영규 전북문단 편집국장 사람들은 왜 축구를 좋아할까. 도대체 축구가 무엇이기에 인류는 이토록 축구에 열광하는가. 우선 이 스포츠 종목이 인간의 본능과 관련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굴러다니는 공을 보게 되면, 축구가 뭔지 모르는 어린 아이라 하더라도 본능적으로 발로 찬다고 한다. 우리가 거리를 걷다가 빈 깡통이라도 발견하면 발로 차고 싶은 심정과 똑같다. 게다가 축구는 오프사이드라는 규칙만 제외하면, 누구든 쉽게 할 수 있는 경기이다. 육상이나 수영과 같은 기본 종목들을 빼고 나면 가장 단순한 형태의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축구는 단결과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이다. 정치나 종교보다 더 완벽하게 전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매개체다. 특히 월드컵은 모든 국민이 갖고 있는 많은 사회적정치적 고민에도 불구하고, 잠시나마 전 국민을 하나로 묶어 주는 꿈의 무대이자 축제이기도 하다. 영국 어느 축구광은 아들의 결혼식과 잉글랜드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가 겹친다면 아들의 결혼식은 비디오로 보겠다.고 고백했다. 남미에서 강도를 당한 독일 관광객이 순간 기지를 발휘해 베켄바우어!라고 외치자 강도가 칼을 내려놓고 축구 전문가로 돌변, 펠레와 베켄바우어 중 누가 더 위대한 선수인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는 증언도 있다. 문제는, 축구에 대해 이러한 비정상적 열정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지구상에는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이 세계 축구 최강 독일을 꺾었다. 지난 달 28일 끝난 러시아 월드컵 F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피파(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격파했다.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은 독일에 감히 상대가 안 될 거라 했다. 한국의 2-0 승리보다 독일의 7-0 승리에 베팅하는 도박사가 더 많았다. 경기 종료 후 외신들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세상의 종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만큼 독일 축구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초인적인 투혼을 발휘한 태극전사들은 후반 추가시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영권 선수가 찬 볼이 골로 연결되어 승기를 잡았다. 이후 경기 막판 손흥민 선수가 60m 이상 전력 질주해 쐐기 골을 넣는 모습은 10년 가뭄에 소낙비가 내리듯 통쾌했다. 특히 육탄으로 상대의 슈팅을 막아낸 골키퍼 조현우도 승리의 1등 공신이다. 우리는 비록 월드컵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16강 진출보다 훨씬 의미 있는 축구 역사를 썼다. 한국팀이 독일전처럼 사활을 걸고 뛰었더라면 스웨덴전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첫 경기인 스웨덴 전에서 졸전을 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선수와 감독이 좀 느슨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독일전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 했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문제점도 적지 않게 드러났다. 스웨덴전 유효 슈팅이 단 1개도 없을 만큼 무기력했던 점과, 전술전략 실패라는 지적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손흥민 선수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고른 기량을 보여야 명실상부한 강팀이 될 수 있다. 제2, 제3의 손흥민도 키워내야 한다.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 부족도 해결해야 한다. 세계 축구의 흐름에 맞는 외국인 명감독을 영입해야 한다. 한국 축구의 전술정신체력적 고질병을 고쳐 4년 뒤 카타르월드컵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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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03 20:32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한국 축구의 과제

한국 축구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냉철히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첫번째는 작전이라고 보기에는 과했던 파울 문제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23개의 반칙을 범한 한국은 멕시코전에서는 24개의 파울을 기록했다. 반칙도 하나의 작전일 수 있지만 치명적인 반칙은 페널티킥을 허용해 실점까지 하게 된다. 경기당 20개가 넘는 반칙을 작전으로만 간주해야 할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작전에 대한 부재는 세트피스 운영에서도 드러났다. 신태용 감독은 국내 및 오스트리아 훈련 당시 세트피스 등 전술이 외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세트피스는 특별한게 없었다. 오히려 어설픈 롱패스와 선수간 패스로 인해 역습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 감독은 상대팀에 따라 맞춤형 전술을 잘 구사하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변칙 전술로 인해 수비 조직력에 대한 완성도가 낮아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후반 실점 비율이 높은점도 되짚어 봐야 할 과제다. 한국은 1차전에서 스웨덴에 후반 20분에 결승골을 내줬고,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전반 26분과 후반 21분에 각각 실점했다. 대표팀은 체력을 앞세워 압박 수비를 펼쳐 최대한 실점 없이 버티다가 후반 중반에 한골 싸움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대표팀은 후반 체력에 열세를 보이며 결정적인 실점을 해 경기를 내줬다. 후반 결승골을 내준 후 반격을 위해 선수 교체 등 분위기 변화를 시도해야 하지만 대표팀 벤치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축구인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 외에도 선수 발굴과 육성 등도 고민해 봐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며 이동국이 뛴다는 게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한 부분도 고민해 봐야 한다. 4년 뒤를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르더라도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잔=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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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8 19:31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러시아 생활 마침표를 찍어준 대표팀, 고마워요

세계인의 축제라는 월드컵 기간이었지만 치맥 한 번 못해 본 신세였다. 러시아 현지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던 탓이다. 응원장에 통닭과 맥주라도 들고 가 기분 내볼까 했지만 검문대 통과에 실패해 팬 페스트 현장 바로 앞에서 닭 한 마리를 친구와 나눠 먹어야 했다. 그래도 대한민국 대표팀에 자랑스럽고 고마웠단 말은 꼭 남기고 싶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부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 에너지를 충전해줬으니 말이다. 카잔연방대학 교환학생으로 넘어와 어느덧 반년이 흘렀다. 15명의 한국인 학생이 동고동락하며 러시아 생활을 이어왔지만 지쳐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사실 이번 학기 동안 예정된 수업은 이미 종료된 상태다. 동료 학생 중 8명은 먼저 한국으로 떠나고 7명이 남았다. 귀국을 미룬 건 바로 이곳 카잔에서 벌어지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이곳에서 치른다는 소식에 어서 집으로 달려가고픈 마음을 억누르며 쌌던 짐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그 힘든 인내의 시간은 기적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해줬다. 사실 이곳 러시아에서 축구는 그렇게 매력 있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레슬링이나 하키 등 남성미 넘치는 스포츠가 대세다. 그러나 개막 이후 러시아 대표팀의 승전보가 연일 전해지면서 열광하는 이가 늘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딱 한국의 그 모습이었다. 향수병을 불러올 정도로 러시아인만 가득했던 카잔에 그리운 한국 말이 들려오자 울컥했다는 동기도 있었다. 다가오는 귀국 날짜를 앞두고 카잔까지 오는 한국 대표팀을 기다리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을 꺾고 이들이 보여준 에너지는 러시아 생활을 시원하게 마무리하는 최고의 선물이 됐다. /카잔=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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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8 19:30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러시아의 도원결의가 가져다준 승리

세계 최강을 꺾는 희열을 맛봤다, 그리고 짧고 굵은 인연 하나도 챙겼다. 서울에서 날아온 박진현(32) 씨는 축구 사랑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축구 마니아다. 지난해에도 4개월 동안 유럽에 축구 여행을 떠났을 정도니 말이다. 올해 초등학교 임용시험에 통과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발령을 기다리고 있던 박 씨는 유럽에서 돌아오자마자 새 여행 계획을 세웠다. 해외의 명문 클럽 경기보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승리를 눈앞에서 보기 위해 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를 다음 목적지로 정했다. 박 씨는 이번 러시아 대회에서 화끈한 도원결의를 경험하고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로스토프나도누의 팬 페스트 현장에서 이용일(29) 씨를 만나 새벽 2시까지 술을 퍼붓는 의기투합 끝에 함께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박 씨는 솔직히 만난 지 24시간도 안 돼서 이렇게 친해질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 모두 서울 출신이지만 이국만리 러시아에서 만나기 전까지는 일면식도 없던 사이다. 이래 봬도 응원을 위해 사흘 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염색하고 온 머리라며 핑크빛 까치집 머리를 쓸어넘기며 웃는 이용일 씨는 박 씨보다 3살 아래 동생이다. 월드컵이 이들 엉뚱한 형제의 만남을 주선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은 나란히 대표팀이 대어 독일을 낚는 장관까지 함께 목격하게 됐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려는 박 씨와 반대로 이 씨는 4월 직장에서 탈출한 몸이다. 그리고 회사를 나온 뒤 젊은 혈기를 이기지 못해 2개월 전부터 세계 여행을 하던 중이다. 이 씨는 아시아에서 출발해서 아프리카를 지나 이제 유럽에 접어든 참에 러시아를 들렀다며 기왕 왔으니 월드컵 현장에서 한국 대표팀에게 뜨거운 응원가를 전해주려다 형을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보자마자 그 길로 축구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는 둘의 동행은 카잔까지 이어졌다. 말도 잘 안 통하는 브라질 응원단과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고 손짓, 발짓으로 축구 만담을 즐기며 수십 년 지기들과도 하기 힘든 여행을 타국에서 만난 인연과 해낸 셈이다. 박 씨는 러시아 치안 문제 때문에 혼자 와서 걱정도 많이 됐는데 지나고 보니 그것만큼 쓸데없는 걱정도 없었다며 이 친구를 비롯해서 이곳에 와서 단 하루도 혼자 있어 본 날이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오늘은 꼭 박지성 SBS 해설위원의 사인을 꼭 받고 말겠다며 태극기를 다시 몸에 휘감던 이 씨 역시 한국 대표팀의 승리와 더불어 좋은 인연을 만난 러시아에서의 추억은 분명 내가 평생 간직하게 될 재산이라고 힘줘 말했다. /카잔=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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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8 19:29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카잔 중심가에서 붉은악마 번개친 사연은?

독일전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가 뜨겁게 뭉쳤잖아요! 러시아로 넘어간 대한민국 응원단이 IT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F조 최종전이 치러진 카잔시를 달궜다. 스웨덴, 멕시코에 이어 독일까지 압도적인 응원단 규모에 눌려 이번 대회 기간 한국 대표팀은 3번의 해외 원정을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출범 당시부터 역대 최약체라는 지적을 받아왔고, 당장 승률이 떨어지는 경기에 3주 넘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국내 팬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7일(현지 시간) 독일전을 앞둔 이날 새벽까지 카잔시 중심가인 바우만 거리에는 한국 응원가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다.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이 언급한 1%의 희망, 1%의 가능성을 믿은 이들이었다. 일면식 하나 없던 이들이 100여 명 가까이 모여 이국만리에서 응원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오픈 채팅방 덕분이었다. 이미 한국을 떠나오기 전부터 카카오톡에서 로드 투 러시아라는 오픈 채팅방이 열려 국내 팬 수백여 명이 여행 정보를 공유해 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대학생 박성식 씨의 열정도 한몫했다. 카잔 응원전을 계획한 뒤 카잔으로 미리 와서 거리를 돌며 한국인 수배에 나섰다. 그는 지나가던 분들을 붙들고 사정을 설명한 뒤 이들을 채팅방에 초대하고, 홍보를 부탁드렸고 이들이 다시 다른 이들을 불러 모으는 식으로 응원전을 준비했다며 성적보다는 한국 대표팀이 항상 등 뒤에서 응원하고 있는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만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번갯불에 콩을 볶듯 박 씨가 온라인으로 띄운 파발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원정 응원을 온 국내 팬뿐만 아니라 현지에 유학 중이던 한국인 학생까지 불러들였다. 주변 도시에서 관광 중이던 붉은 악마 일부도 이날 응원전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열차 편으로 달려왔다. 26일 저녁부터 바우만 거리로 삼삼오오 모여든 한국인 응원단은 혹시 아이디 XXX님이세요?라는 인사를 시작으로 대열에 합류했다. 이윽고 바우만 거리를 채운 이들은 거리에서 마주친 독일 응원단과 즉흥적으로 응원가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오! 필승 코리아로 시작해 아리랑으로 끝나는 뜨거운 레퍼토리에 지나가던 러시아 현지인들의 환호도 더해졌다. 카잔 바우만 거리의 응원전만은 한국의 압승이었다. 연차를 내고 충남 아산에서 달려왔다는 직장인 김현규와 이진범 씨도 현지에 있는 독일인들의 응원전도 눈길을 끌었지만, 이렇게 뜨겁게 타오르며 잘 뭉치는 민족은 한국인밖에 없다며 전 세계에 이게 대한민국 응원단의 힘이라는 것을 한 번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밤이라고 밝혔다. /카잔=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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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7 19:49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손흥민 2014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또다시 눈물

2014 러시아월드컵에서 눈물을 보여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2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 경기장에서 F조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전 전패를 기록하며 F조 최하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기를 종료하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 아쉬움이 남는 듯 쉽게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수비수 이용(전북현대)은 잔디 위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황희찬(잘츠부르크)도 아쉬움에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텝들은 그라운드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국 축구팬들의 가심을 뭉클하게 한건 손흥민이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온 손흥민은 제가 많이 미안하다. 초반에 찬스가 왔을때 공격수 입장에서 잘해줬어야 한다.찬스가 왔을때 해결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볽혔다. 손흥민이 아쉬움을 남긴 장면은 전반 22분이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이어 받은 손흥민은 짧은 드리블 후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두 차례 수비수의 몸을 맞고 튕겨 나왔고 페널티 아크 바깥쪽으로 가져가서 다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39분에도 유효 슈팅을 기록하는 등 끊임 없이 멕시코의 골망을 노렸지만 번번히 벗어났다. 추가 시간 3분이 경과한 후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만회골을 넣었지만 추가골을 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4년전인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손흥민은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눈물을 보여 축구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었다. 손흥민은 안 울려고 노력했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도 있고 위로해줘야 하는 위치라 내가 눈물을 보여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국민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고 조금만 더 했다면 좋은 모습 보였을 것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포기하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잘하고 못하고 떠나서 죽기 살기로 해야한다며 16강 가고 못 가고 떠나서 마지막 경기에 선수들이 잘 임해주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독일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로스토프나도누=한신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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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4 21:30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플라토프 공항 폭소에 빠뜨린 초짜 통역 2인조

러시아의 로스토프나도누는 한국 축구사에 회한의 땅으로 남게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연패의 악몽을 꾸게 한 장소가 됐으니 말이다. 씁쓸한 2연패의 기억을 안고 떠나는 로스토프나도누지만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에게 못 챙긴 승점 대신 미소를 선물한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로스토프나도누 플라토프 국제공항의 통역인 미로(20) 씨와 안나(19) 씨다. 이들은 이번 한국과 멕시코의 F조 2차전을 대비해 공항 측에서 다급히 수소문해 배치한 파트타임 통역인이다. 입국장과 출국장을 돌며 한국인 손님을 만난 미로 씨와 안나 씨에게 플래시 세례가 쏟아진 건 깜찍한 근무복 때문이다. 이들은 저는 한국말을 할 줄 압니다 I can speak English라는 문구가 박힌 푸른색 조끼 덕에 많은 이들로부터 폭소를 자아냈다. 통역인이라기엔 어딘가 어설픈 안나 씨는 이제 일한 지 5일 된 통역인이라면서도 월드컵 기간에만 일하지만, 자원봉사가 아니라 엄연히 돈을 받는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는 고향에서 한국어 선생님인 언니에게서 한국어를 배웠다. 언젠가는 진짜 한국에 가볼 것이라며 소박한 소망도 내비쳤다. 어설픈 한국어였지만 안나 씨 덕에 공항에서 대표팀 골키퍼 조현우가 러시아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명색이 플라토프 국제공항이지만 온 공항을 통틀어도 통역인이라고는 이 어설픈 2인조가 전부다. 남자답게 듬직한 모습을 보이던 안나 씨의 파트너 미로 씨도 한국어가 서툴기는 마찬가지였다. 당당하게 뭐든 저한테 한국어로 물어보세요라던 그도 질문이 길어지면 아이 돈 노! 부끄러워요!를 연발했고 주변 한국인 사이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월드컵 경기 도시로는 어딘가 모자랐던 소도시 로스토프나도누였기에 볼 수 있었던 인간미가 넘치는 월드컵 풍경이었다. 로스토프나도누=한신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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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4 21:30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공항에서 만난 러시아의 친절함

2018 러시아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각 도시마다 수많은 취재진들과 관람객들이 몰려든다. 러시아 안에서도 경기장과 경기장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10여 시간을 타야 가능하다. 이런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피고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월드컵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 서비스업 종사자들 조차 친절하지 않다는 점이다. 식당에서 주문을 할때나 필요한 물건을 하기 위해 상점을 방문했을때 한국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친절한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10여 시간의 장거리 이동을 통해 도착한 공항에서 만나는 한국어 통역인들은 다르다. 로스토프 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한국과 멕시코의 2차전을 보기 위해 방문한 플라토프 국제공항에서 만난 미로씨와 안나씨는 달랐다. 저는 한국말을 할줄 압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를 입고 있던 미로씨와 안나씨는 한국인을 보자 제가 도와줄 수 있어요라며 친근하게 다가왔다. 한국말이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의 미소에 장거리 이동에 대한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미로씨는 현지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2년 동안 공부하고 있고 안나씨는 한국어 선생님인 언니를 통해 한국어를 배웠다. 미로씨는 아직 한국을 가보지 못했다. 서울 보다는 부산과 광주를 가보고 싶다며 내 집도 수도에서 떨어진 외곽이라 복잡한 서울 보다는 여유로운 지방 도시가 궁금하다고 전했다. 안나씨는 저는 영어 전공인데, 언니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국어 선생님을 하고 있어서 9개월간 한국어를 배웠다고 말했다. 미로씨와 안나씨는 저희 러시아 사람들도 장거리 여행은 피곤하다. 하물며 외국인인 한국인들에게 장거리 여행은 너무 힘들거 같다. 러시아에 대한 좋은 기억만 담아 가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로스토프나도누=한신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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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4 21:30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대표팀, 끔찍한 응원·폭염과 싸웠다

쏟아져 내리는 뙤약볕과 그보다 더 뜨겁게 쏟아지는 멕시코 응원단의 악다구니가 흡사 원정 평가전에 온 것 같았다. 24일 한국 대표팀이 멕시코와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을 치른 로스토프 아레나의 풍경이 그랬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의 만회골로 겨우 체면치레를 하며 1-2로 패했다. 스웨덴전에 이어 멕시코전까지 패한 대표팀은 무력해 보였다. 그러나 중계 화면 밖의 현장은 최악이었다. 이날 경기장인 로스토프 아레나에 입장한 관중은 모두 4만 2600여 명. 이 중 한국인 응원단은 900명에 불과했다. 반면, 멕시코 응원단은 FIFA 팬 아이디로 집계된 숫자만 8600여 명에 달했다. 실제로 멕시코 국적을 보유한 관중은 4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취재석 시야에 들어온 멕시코 관중만 해도 1차전인 스웨덴보다 족히 3배는 돼 보였다. 경기 전 만난 미드필더 이재성은 멕시코 관중이 많이 온다는 건 알고 있지만 우린 프로 선수이므로 문제 될 것이 없다. 오히려 만원 관중 속에서 뛴다면 흥이 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악명 높던 멕시코 응원단의 극성 응원은 예상 이상이었다. 독일전에서 상대 골키퍼에 푸토(Puto)라는 비속어을 퍼부어 FIFA가 멕시코축구협회를 징계했지만 이들의 악다구니는 그칠 줄을 몰랐다. 그라운드가 떠나갈 듯 응원가를 불러대다 한국 대표팀이 공을 잡기라도 하면 그 함성은 곧장 야유로 바뀌었다. 멕시코의 극성 응원과 더불어 한국 대표팀을 짓누른 건 폭염이었다. 모스크바에서 한참 남쪽에 위치한 로스토프나도누의 이날 날씨는 한국의 한여름 불볕더위를 연상케 했다. 습도는 30% 수준으로 낮았지만 그라운드로 연신 뙤약볕이 내리꽂혔다. 러시아행에 앞서 짧은 옷을 챙기지 못한 응원단은 한낮 34도를 넘어서는 무더위에 넋을 잃었다. 2연패를 면하려 그라운드에서 힘을 짜내던 태극전사들에게도 시련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한 달 넘게 평균 15~19도를 오가는 레오강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에서 훈련을 해왔다. 당장 사흘 만에 훈련지보다 최대 15도 높은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게다가 상대는 이 정도 더위는 일상인 멕시코였다. 경기 초반 문선민과 황희찬의 활약에 날을 세우던 대표팀의 창끝은 결국 후반전부터 서서히 꺾이기 시작했다. 무거운 몸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려다 연거푸 옐로카드가 쏟아졌다. 경기 막판 해가 떨어지면서 기온은 30도 가까이 내려왔지만 이미 승부의 추가 멕시코 쪽으로 기운 후였다. 이날 현장을 찾은 부산 아이파크 최만희 대표는 날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페널티 박스에서 수비수가 하면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다들 2차전에서 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여줬는데 손흥민의 한 골을 위로로 삼고 경기장을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이날 한국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로스토프 아레나를 찾았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첫 대표팀 해외 원정 경기 참관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 대통령의 열띤 응원도 멕시코의 극성 응원과 폭염에서 한국 대표팀을 구해내지는 못했다. 로스토프나도누=한신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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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4 20:31

괜찮아, 아직 안 끝났어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꺼져가던 16강 진출의 불씨를 가까스로 살린 신태용호가 전차군단 독일과 16강 진출의 명운을 건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과 F조 조별리그 3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1-2로 졌지만, 독일이 스웨덴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둔 덕에 실낱같은 16강 진출 희망을 살렸다. F조에선 멕시코가 사실상 16강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독일과 스웨덴이 나란히 1승 1패를 거뒀다. 한국은 2전 전패, 최하위로 뒤처져 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멕시코까지 조별리그 통과를 자신할 수 없는 안갯속이다. 멕시코가 스웨덴에 패하고, 독일이 한국을 이기면 세 팀이 2승 1패로 동률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도 16강행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이 독일을 꺾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는다면 한국과 독일, 스웨덴이 1승 2패로 동률이 된다. 골 득실과 다득점을 비교해 16강 진출 팀을 가리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극적으로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 2차전까지 한국의 골 득실은 -2(1득점3실점), 독일과 스웨덴의 골 득실은 각각 0(2득점2실점)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멕시코의 스웨덴전 승리를 전제로 독일을 두 골 차 이상으로 꺾는다면 16강행 티켓을 차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1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하고, 2차전에서 스웨덴에 2-1로 진땀승을 거뒀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제패한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강호다. FIFA 랭킹 57위의 한국과는 56계단이나 차이가 난다. 월드컵 유럽예선을 10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43골을 쏟아부은 막강 화력과 4실점으로 막는 짠물 수비를 보여줬다.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에 2승 1패로 앞서 있다. 한국은 2004년 12월 19일 부산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3-1로 이긴 적이 있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두 번 모두 패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3으로 졌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에서는0-1로 무릎을 꿇었다. 그나마 우리 대표팀에 다행인 건 독일의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는 것이다. 독일의 주전 센터백 마츠 후멜스(바이에른 뮌헨)는 21일 팀 훈련 중 목을 다쳐 전력에서 제외됐다. 또 미드필더 제바스티안 루디(바이에른 뮌헨)는 스웨덴전에서 상대 팀 수비수의 발에 얼굴을 맞고 코뼈가 부러져 한국전 출장이 불투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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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4 19:50

강호 멕시코 '거미손·철벽 수비' 뚫어라

벼랑 끝에 몰린 신태용호가 20년 전 한국 축구에 수모를 줬던 아스텍 전사 후예들을 상대로 선배들을 대신해 설욕에 나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벌인다. 18일 스웨덴과 1차전에서 0-1 패배를 당한 한국은 멕시코에도 진다면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의 길을 밟는다. 3시간 후 열리는 독일-스웨덴 간 경기에서 스웨덴이 최소 비겨도 한국은 2패로 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독일이 스웨덴을 꺾으면 마지막 3차전까지 생명이 연장된다. 신태용호는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2차전 상대 멕시코는 한국보다 한 수 위 실력을 자랑하는 북중미의 강호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로 한국(57위)보다 33계단이 높다. 한국과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상대전적에서도 6승 2무 4패로 앞서있다.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1차전에서 만나 한국에 뼈아픈 1-3 역전패를 안긴 악연이 있다. 후배 태극전사들이 20년 만에 선배들을 대신해 설욕을 노리지만 사정은 좋지 않다. 멕시코는 1차전에서 독일을 꺾은 여세를 몰아 한국까지 잡고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짓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은 1패를 안은 데다 스웨덴전에서 주축 수비수 박주호(울산)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남은 두 경기에 뛰지 못한다. 멕시코는 에이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와 독일전 결승골 주인공인 이르빙 로사노(에인트호번)의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한국 수비진 공략에 나선다. 엑토르 모레노(레알 소시에다드)와 우고 아얄라(티그레스)가 주축인 수비진도 두꺼운 벽을 쳤다. 주전 골키퍼인 기예르모 오초아(스탕다르)도 좀처럼 뚫기 어려운 거미손으로 유명하다. 한국으로선 손흥민(토트넘)-황희찬(잘츠부르크) 투톱을 앞세워 빠른 스피드와 역습으로 멕시코의 빈 곳을 노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 스웨덴전에서 유효슈팅 제로의 굴욕을 당한 데다, 에이스 손흥민도 슈팅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만큼 공수가 조화를 이룬 멕시코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태극전사들이 강한 투지로 무장한 만큼 멕시코와 경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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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1 20:57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혼돈의 F조…16강행 복잡해진 셈법 한국, 멕시코·독일 모두 잡아야 안전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가 혼돈에 빠졌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우승 후보 독일이 멕시코에 0대1 덜미를 잡히고, 한국 대표팀도 18일 스웨덴에 0대1로 패하면서 16강 진출팀이 안갯속이다. 하나 분명한 것은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것이다. 멕시코와 스웨덴이 1승씩 안은 상황에서 최강 독일이 2차전부터 힘을 낼 경우 한국만 배제된 채 세 팀의 승수 계산속에 F조 16강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대표팀은 애초 독일이 3전 전승을 올릴 것이라는 가정 하에 최소 1승 1무를 거둬 16강에 오르겠다는 시나리오를 짰다. 그러나 전승을 거둘 것으로 믿었던 독일이 멕시코에 패하고, 한국 역시 1승 상대였던 스웨덴에 지면서 16강 진출 시나리오가 완전히 꼬여버렸다. 이 상황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각종 경우의 수가 등장하게 된다. 우선 남은 2차전 멕시코(24일 0시), 3차전 독일(27일 오후 11시)을 모두 잡는 경우가 가장 안전하다. 이 때 가장 안전한 것은 스웨덴이 전승을 거두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변수가 생긴다. 독일이 3전 전패를 하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을 경우 멕시코, 스웨덴, 한국이 모두 2승 1패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이 남은 2차전 멕시코(24일 0시)와 승부에서 지더라도 가능성은 살아있다. 독일이 스웨덴을 잡아줘야 한다는 게 전제다. 이 경우 마지막 경기에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데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주고, 한국이 독일을 이기면 골득실을 따지게 된다. 한국, 독일, 스웨덴이 모두 1승 2패로 승점이 같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2차전에서 멕시코와 비길 경우엔 다소 복잡해진다. 이 경우엔 2차전에서 독일이 스웨덴에 지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전제다. 독일이 스웨덴에 지면 이후부터 한국은 스웨덴을 응원해야 한다. 스웨덴이 3전 전승을 하고 한국이 독일을 이기면 승점 4점으로 멕시코와 골득실을 따질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남은 상대가 멕시코와 독일이란 것이다. 독일은 말 그대로 세계 최강팀이고, 멕시코는 그런 독일을 꺾은 팀이다. 1차전 스웨덴 패배 후 한국의 16강 진출에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니즈니노브고로드=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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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0 20:36

신태용의 ‘잠 못 드는 밤’…16강 관문, 기다리는 멕시코는 더 강하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죠. 2018 러시아월드컵 첫 패배의 아쉬움이 아직 가시지 않은 19일 오후(현지시간) 회복훈련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마주한 신태용 감독의 얼굴은 수척했다. 밤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듯 눈은 충혈됐고, 피부도 까칠했다. 전날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0-1로 패한 지 24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다. 그만큼 패배의 충격은 컸다. 본선 조가 편성됐을 때부터 스웨덴전 올인을 외쳤는데, 유효슈팅 하나 날려보지 못한 채 페널티킥으로 결승 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단순한 한 골 차 패배가 주는 여파는 아니었다. 남은 상대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 그리고 그 독일을 꺾은 멕시코라는 점은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당장 멕시코와의 경기는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멕시코전은 반등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의 위로에 신 감독은 마음은 굴뚝같다며 애써 미소 지었다. 팀 분위기를 묻자 선수들도, 저도 괜찮다고 했지만, 속내는 복잡해 보였다. 스웨덴전에서 실종된 날카로운 공격을 되살려야 하는 점이 현재로선 급선무다. 스웨덴을 상대로 효과를 보지 못한 스리톱 대신 멕시코의 철벽 수비에 맞설 공격루트를 확정해 마지막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박주호(울산)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수비진도 걱정거리다. 박주호는 스웨덴전에서 허벅지 근육을 다쳐 실려 나갔고, 이후 검진 결과 햄스트링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 스웨덴전에서 그를 대신해 들어간 김민우(상주)가 무리한 태클로 페널티킥을 허용해 결승 골의 빌미를 제공하며 사기가 떨어진 터라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멕시코는 스웨덴보다 여러모로 까다로운 상대다. 특히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이 한국에 어떻게 대비해 나올지가 대표팀으로선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신 감독은 스웨덴은 보여줄 카드가 비교적 명확했지만, 멕시코는 오소리오 감독이 워낙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언급은 삼갔지만, 신 감독은 멕시코가 독일전과는 달리 기질을 살려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에 맞는 대비에 나설 것을 암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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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0 20:36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쁘리비엣-고려인 4세 자원봉사자 박유리 씨

안녕하세요~ 18일 한국 축구대표팀과 스웨덴의 F조 1차전에 앞서 17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대표팀 기자회견장. 회견장에 들어서는 순간 너무나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한국 인사말에 놀라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기자회견장 안내데스크 부근에 빨간 티셔츠를 입은 러시아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한눈에도 한국인임을 알 수 있는 마른 남성에게 눈이 꼽혔다. 한국분이세요? 돌아온 대답은 고려인. 누가 봐도 외모는 천상 한국인이었고, 발음 또한 정확했다. 심지어 경상도 사투리 억양까지 살짝 들렸다. 그의 이름은 박유리(19). 이름이 유리지만 남자다. 러시아에서 유리는 남자 이름이란다. 고려인 4세인 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 지금은 모스크바에 살고 있다. 어머니가 부산 출신이라 그의 말엔 부산 사투리도 간간이 섞였다. 고려인 3세인 아버지와 어머니는 교환학생 모임 파티 때 만났단다. 한국이 월드컵에 진출해 러시아로 온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자원봉사 신청을 했다. 원래는 모스크바에서 봉사를 해야 했지만 한국이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경기를 하게 됨에 따라 한국어 자원봉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 이곳으로 보내주기를 요청했다. 승낙은 떨어졌지만 언제 보내줄지 하세월이라 급한 마음에 자비를 들여 이곳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기숙사와 친구 집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원래도 마른 편인데 맹장 수술을 해 몸무게가 10kg이나 더 빠졌다. 그래도 평생 언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지원했다며 자원봉사자 유니폼인 이 빨간 티셔츠를 입고 있으면 뿌듯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또 내가 없었으면 이곳에서 한국어 통역을 어떻게 할뻔했느냐냐며 대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만족해 했다. 그는 어머니랑 얘기할 땐 부산 사투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남동생도 있는데 한국말을 못 한다면서 웃었다. 유리 씨는 이곳 러시아 사람들도 내가 한국인인 걸 알아본다. 손흥민 선수 덕분이다. 이곳 사람들은 나를 보면 우와, 토트넘의 손흥민이라며 아는 척 한다며 안정환과 박지성도 많이 알려져 있다고 알려줬다. 유리 씨 옆엔 항상 단짝처럼 붙어 다니는 자원봉사자가 있다. 러시아 자원봉사자 모짜르니코바 마르따(24) 씨다. 마르따 씨는 대학에서 한국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연세대 어학당에서 9개월 동안 공부한 덕에 한국어를 조금할 줄 알아 한국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마르따 씨는 한국어를 잘 하지는 못한다. 쥐꼬리만큼 한다면서 원래 자원봉사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전 한국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자원봉사자로 일했다고 했다. 그녀는 어머니께서 내가 자원봉사하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며 항상 응원해 주신다며 이번 월드컵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보람되고 뿌듯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이호준 기자(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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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0 20:18

'트릭' 끝났다…16강행 정면돌파 길만 남았다

신태용 감독이 야심 차게 준비한 트릭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첫 상대의 스웨덴과의 치열한 분석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썼던 고육책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이제 앞으로 만날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는 정면돌파하는 길만이 남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는 월드컵에 나서는 우리 축구 대표팀이 거의 올인하다시피 준비해왔던 경기였다. 첫 경기라는 중요성도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우승후보 독일과 15위 멕시코에 비하면 24위 스웨덴이 그나마 맞서볼 만한 상대였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스웨덴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동시에 스웨덴에 우리를 철저히 숨겼다. 마지막 평가전인 세네갈전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평가전에서도 베스트11과 최적의 전술이 아니라 상대를 교란하기 위한 라인업을 내세웠다. 평가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위장 등번호를 달았다는 사실은, 스웨덴의 한국 대표팀 사전캠프 염탐과 더불어 외신들이 한국-스웨덴전을 앞두고 가장 관심을 가진 내용이기도 했다. 끝까지 꽁꽁 감추다 경기 직전 공개된 전술과 선발 명단엔 실제로 예상치 못한 내용이 있었다. 특히 볼리비아 평가전에서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을 선발 투입한 후 트릭이라고 표현했던 신 감독은 이날 선발 명단에 김신욱을 올리며 결과적으로 이중 트릭을 구사했다. 그러나 애써 준비한 트릭도 한국 영상 1300건을 분석했다는 스웨덴을 속이진 못했다. 16강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할 멕시코전에선 더는 감추거나 트릭을 사용할 여유도 없다. 지금까지 검증된 최고의 라인업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첫 상대 한국을 현미경으로 분석한 스웨덴과 달리 멕시코는 한국보다는 독일, 스웨덴에 관심을 집중해왔다는 점도 노림수 없는 정면돌파를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오는 24일 0시(한국시간) 한국을 제물로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싶어 할 멕시코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트릭을 모두 걷어낸 100%의 신태용호를 준비하기까지 닷새의 시간만 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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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9 20:55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러시아에서 들린 부산 사투리

외갓집이 어디냐고예? 부산 사상인데예? 이국만리 러시아 땅에서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을 취재하면서 부산 사투리를 듣게 될 줄이야. 금발벽안의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 스태프 사이에서 검은 머리의 낯익은 한국인 얼굴 하나가 쑥~하고 시야로 들어왔다. 고려인 4세 대학생 자원봉사자 박유리(19) 씨다. 박 씨는 고려인 3세인 아버지와 부산 아가씨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 한국에 공부하러 왔던 아버지가 교환학생 모임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던 어머니에게 흠뻑 빠져 버린 것이다. 열애 끝에 어머니는 멀리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시집와서 그를 낳았다. 그래서 그의 독특한 이름 박유리가 탄생했다. 유리는 한국에서는 여자아이에게 붙이는 이름이지만 러시아에서는 흔한 남자아이 이름 중 하나다. 박 씨는 러시아의 세계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 유명하잖아요? 하나 있는 남동생도 이름이 미샤에요. 박미샤!라며 환하게 웃었다. 혈기왕성한 나이답게 한창 떠들어대는 박 씨의 입으로 러시아어와 부산 사투리가 번갈아 가며 나오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그는 아버지와는 러시아어로 이야기하는 게 편하고, 어머니와는 부산 사투리로 이야기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어머니는 지금도 전화 드리면 밥은 뭇나? 일찍 일찍 안 댕길래?라고 잔소리하신다고 말했다. 석 달 전 러시아 월드컵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고 한국어 통역을 지원한 박 씨는 당초 규정대로라면 현 거주지인 모스크바에서 활동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월드컵위원회에 나는 한국어가 특기니 한국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니즈니노브고로드로 보내달라고 요구해 끝내 허락을 받아냈다. 한국 축구의 우상인 손흥민을 비롯해 대표팀 선수가 눈앞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박 씨는 손흥민 선수 때문에 러시아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축구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도 손흥민 선수를 선택하면 다들 우와!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공격수가 한국인이라며 다들 부러워한다고 이야기했다. 재기 넘치는 답변을 이어나가던 박 씨가 또 한 번 취재진을 놀라게 한 건 바로 팔에 있는 독특한 문신이다. 박 씨는 오른팔에는 러시아어로 로디나(조국)와 불곰, 왼팔에는 한국어로 모국과 호랑이를 나란히 새겼다. 이중국적자 신분인 자신의 정체성을 예술로 녹여낸 거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왼팔에 한반도 무늬 비녀를 한 새색시 문신까지 추가했다며 자랑처럼 팔을 내밀었다. 월드컵 통역 봉사로 한국 대표팀에 일조했다며 뿌듯해하는 박 씨의 다음 목표는 해병대에 입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해 그의 자랑스러운 문신이 결격 사유가 되는 바람에 입영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박 씨는 어머니가 부산 싸나이라면 해병대에 가야 한다고 하셨고, 나도 멋진 해병대원이 되고 싶어 입대를 자원했는데 실패하고 말았다며 하지만 꼭 한 번 더 해병대에 도전해 볼 참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니즈니노브로고드=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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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8 20:11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마트료시카 "러시아를 잊지 마세요"… 귀여운 목각인형 기념품 인기

마트료시카 보며 러시아를 잊지 마세요. 2018 FIFA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가 전 세계 미디어 손님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보드카 크렘린궁과 더불어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심볼인 마트료시카다. 마트료시카는 귀여운 어머니라는 뜻의 목각인형이다. 둥글고 소박하게 생긴 이 목각인형은 안은 텅 비어있어서 반으로 쪼개면 안에서 똑같은 모습을 한 작은 인형이 반복적으로 튀어나오는 구조다. 한국과 스웨덴이 F조 조별경기 첫 혈전을 치른 니즈니노브로고드 미디어센터는 등록을 마친 각국 취재진에게 마트료시카를 선사하며 SNS에 해시태그를 달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곳 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이반 씨는 마트료시카는 러시아를 상징하는 전통적인 공예품이라며 인형의 뱃속에서 똑같은 인형이 계속해서 나와 가정에 다산과 다복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동료인 쎄냐 씨도 집에 마트료시카 인형을 나란히 세워두면 분명 좋은 일이나 놀랄만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즈니노브로고드의 마트료시카는 붉은 바탕에 노란 머플러를 쓴 어머니의 모습이다. 러시아월드컵위원회 측은 대회 기간 경기가 열리는 11개 도시의 미디어센터마다 각각 다른 디자인을 한 마트료시카를 준비해 놓고 홍보에 나서고 있다. 역대 월드컵 개최국마다 국가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와 인형, 기념주화 등 다양한 기념품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뜻밖에 등장한 목각인형에 한방(?) 먹은 취재진 사이로 잔잔한 웃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니즈니노브로고드=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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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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