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춘향제, 시민들 자존심 다시 세웠다
올해로 84회째를 맞는 춘향제가 남원시민의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최근 제84회 춘향제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년 대표적 공연예술제’로 최종 선정돼 국비 3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최우수축제 탈락’으로 위기에 직면했던 춘향제가 ‘2014년 대표적 공연예술제 선정’으로 명성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1년여 동안 공연예술축제로 과감하게 전략을 전환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시민들의 역량을 모아 끈질기게 도전한 결과로 풀이된다.△위기의 춘향제, 상처받은 시민= 2012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 내용이 남원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 무분별한 지역축제의 난립을 막기위해 처음으로 도입한 ‘문화관광축제 3년주기(2010년 기준) 일몰제’에 춘향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2013년도 문화관광축제’에서 춘향제의 최우수축제 탈락은 국비 지원 중단과 일반 축제로 전환을 의미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남원시민들은 실망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일부 유지들은 관계자의 형사처벌까지 거론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춘향제를 남원의 상징으로 여기는 지역정서 탓에, 시민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문제 진단 그리고 쇄신= 남원시는 우수축제에서 최우수축제로 승격 실패에 곤혹스런 입장이었다. 사실 춘향제의 위상 하락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문제였다. 이권담합, 변화없는 행사, 제전위원회 내부갈등 등으로 춘향제가 곪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것. 이환주 남원시장은 급기야 춘향제의 쇄신을 주문했고, 남원시는 축제관광위원회를 통해 춘향제를 진단했다. 축제관광위원회는 “춘향제 중심 종목인 국악의 경우 과거 60∼70년대 명창들이 요즘 아이돌과 같은 명성과 부를 누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행사도 많지 않아 춘향제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면서 “하지만 90년대 들어 지역축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대회와 경연보다는 매력적인 시설과 경관, 체험으로 축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춘향제 인기가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위원회는 또 “춘향제의 종목과 예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매력과 체험 보다는 의식·정신 선양형 종목이 주를 이루고 소재도 백화점식으로 나열되는 등 축제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했다”면서 주제성, 전문성, 매력화를 주문했다.△공연예술 특성 강화하자= 남원시는 전통문화예술축제인 춘향제와 다른 소득 및 시설 중심의 축제를 단순 비교평가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최우수축제 탈락은 어쩔수없는 현실이었다. 새로운 전략마련이 필요했다. 전통문화예술축제의 가치와 보존의 필요성을 중앙부처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피력한 것은 ‘위기의 춘향제’를 돌파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시 관계자는 “광한루원을 실제 배경으로 한 무대, 여기에 특수조명과 효과를 결합한 새로운 국악공연을 기획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에 도전했다”면서 “이 전략은 주효했고, 남원 국악은 심사위원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침내 춘향제는 1차와 2차 심사라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대표적 공연예술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새로운 길, 재정비하라= 최우수축제 탈락에서 대표적 공연예술제 선정까지, 그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그리고 춘향제에 대한 남원시민의 뜨거운 관심 만큼, 갈 길도 여전히 멀다. 남원시는 공연예술축제의 위상 확립을 위해서는 조직이 재정비돼야 하고, 프로그램 내용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외부에까지 알려진 내부갈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언급했다. 남원 시 관계자는 “춘향제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정확한 전략을 수립하고 열정과 집념이 있다면 춘향제의 미래는 밝다”면서 “시민단체와 시민의 참여로 축제의 근본인 추진 원칙과 상호 신뢰 그리고 화합을 이뤄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