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축제] 시향·국화향에 빠진 고창…질마재 문화축제 개막
고 서정주(1915~2000)시인의 시혼(詩魂)을 기리는 미당문학제가 국화가 만발한 고창 미당시문학관과 질마재 일대에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이어졌다.질마재문화축제위원회와 미당시문학관, 동국대학교가 주최한 미당문학제는 학술대회와 미당 문학상 현지 시상식, 시인의 밤, 시인학교, 미당백일장, 문학 강연 등이 이어지며 문학과 학술, 교육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됐다.7일 열린 기념식에는 이강수 군수와 박현규 군의회 의장, 김갑성 추진위원장, 법만 미당시문학관 이사장, 김춘식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장, 유족대표 서정태 시인, 신경림 시인, 윤재웅 동국대 교수. 양주용 농협고창군지부장, 임동규 도의원, 지역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을 기하학에 빗댄 시 '기하학적 삶'을 쓴 김언 시인이 미당 시문학상을 수상했다.이와함께 선운산관광호텔에서 열린 미당학술대회에서는 '근대 한국의 도시공간과 장소정체성'을 주제로 열렸다. 한국 근대문학에서 한반도의 장소들이 표상되는 양상을 근대 이후 각 도시들의 발전과 더불어 파악하는 자리가 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신승모(한양대), 오태영(동국대) 강사가 고대 도시 경성과 평양이 근대에 새롭게 형성되고 표상되는 모습을 탐구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허병식 연구원(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과 이현식 추계예대 교수가 식민지 시기 새롭게 형성된 근대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부산과 인천의 근대성을 발표했다.문학제의 첫날인 6일에는 선운산관광호텔 연회장에서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와 미당시문학관이 공동 주최하는 '시인의 밤'이 열렸다. 1부에서는 '지금, 여기에서 다시 읽는 미당시'라는 주제 아래 시인과 문학평론가의 강연이 이어졌다. 특히 미당의 제자인 신경림 시인(동국대학교 석좌교수)이 미당에 대한 추억과 미당문학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문학평론가 이경철씨가 '근현대사에 왜곡된 한국시 시성(詩性) 회복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한국현대시와 미당문학에 대해 발표했다. 2부에서는 장철문, 박형준, 조연호 등 시인들이 시를 낭송, 선운산을 시심으로 물들였다.7일과 8일 이어진 미당 시인학교는 시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들의 만남의 장이됐다. 시를 만들어가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차창룡·문태준·조연호 시인의 합평회가 이어졌으며 김언 시인의 특강도 진행됐다.2009 질마재 문화축제는 이달 30일까지 이어지며 질마재와 미당시문학관에서는 국화꽃 분재 전시회와 국화사진전이 이어진다.오는 14일에는 질마재 국화길 걷기가 열려 미당시문학관을 출발해 미당이 생전에 거닐며 시상을 떠올렸던 안현마을-국화밭-미당 묘소- 질마재-강나루까지 8km 구간을 걸을 수 있다.한편 안현마을에는 미당을 기리고자 마을 주민이 담벼락에 그린'국화 옆에서'를 떠올리는 장면을 비롯해 시 주인공인 '거울 앞 누님'의 활짝 웃는 얼굴과 수천 송이 들국화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