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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문화예술 지원"…메세나 사업 구심점 역할 필요하다

인구감소‧청년 예술인 유출‧문화예술 분야 정부예산 삭감 등 전북문화예술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문화예술 후원(메세나) 사업이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지역 메세나 사업의 구심점이 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지역문화재단에서 단위 사업 형태로만 추진되다 보니 사업 수행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메세나는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말한다. 22일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경남, 제주, 세종, 부산을 비롯해 대구와 경북 등 6개 지역에서 8개 메세나 협회가 기업과 예술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협회는 기업과 지역 문화예술 간의 결연을 통해 전략적 동반관계를 구축하고 예술인의 안정적인 창작활동 기반 마련 등에 집중하고 있다. 2007년 설립된 경남 메세나 협회의 경우 협회가 보유하고 있는 217개 회원사와 긴밀히 협력해 다양한 문화예술 현장에 후원하고 있다. 2022년 경남지역 기부 모금액 및 활용 실적을 보면 문화예술계 기부 건수는 173건으로 약 27억 원이 지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북에서도 2021년부터 메세나 사업의 일환으로 전북문화관광재단과 전주문화재단이 지역 특성화 대응 자금매칭 펀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과 예술이 협력하는 문화생태계 조성 목적으로 관련 사업이 시작되면서 기부금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지역 특성화 대응 자금매칭 펀드 사업 기부금 현황을 보면 2021년 2500만 원에서 2022년 3000만 원, 2023년 4200만 원으로 늘었다. 전주문화재단도 2021년 2500만 원에서 2022~2023년 각각 35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지역에 기업들이 부재하다 보니 기부금의 지속성과 효율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기업이 메세나 활동을 낯설게 인식하면서 후원 기업 발굴이 쉽지 않다. 여기에 미술이나 음악 등 특정 예술 분야에 후원금이 쏠리거나 단발성 지원으로 그치다 보니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관심도 저조하다. 공연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 지역예술인은 “지역에서 메세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건 얼핏 들어서 알고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사업에 관해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아 아예 (메세나 사업에) 관심을 끄게 됐다”라고 밝혔다. 도내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은 문화예술 현장에 다양한 후원의 손길이 닿으려면 메세나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메세나에 대한 도내 기업들의 인식 변화와 홍보 활동, 기업 발굴, 공모 사업 대응 등을 총괄 운영할 수 있도록 말이다. 도내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메세나 관련 담당자가 있지만, 사업 공모부터 기업 발굴, 홍보까지 총체적으로 맡아서 진행한다는 게 사실상 무리에 가깝다”라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메세나 사업만 추진할 수 있도록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역과 지역문화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중요한 플랫폼이 되는 만큼, 기업 부재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도록 행정의 도움도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1.22 17:54

전북자치도립국악원, 전북특자도 출범기념 '2024 신년음악회' 연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오는 3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2024 신년음악회’를 열고 갑진년 첫 공연의 포문을 연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과 KBS 국악관현악단의 합동 공연으로 진행된다. 관현악단이 주축이 돼 국악관현악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날 공연에서는 3개 단체 예술감독 및 지휘자가 '3인 3색'의 스토리로 무대에 오른다. 특히, 150여 명의 각기 다른 소리를 하나로 모아 화려한 국악관현악의 향연을 과감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프로그램은 총 6곡으로, 단체 고유의 특색이 담긴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먼저 첫 무대로 박상후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와 함께 험난한 역사를 견뎌낸 고구려인과 현대 민중을 연결하는 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 국악관현악 ‘금잔디’(김대성 작곡)가 펼쳐진다. 두 번째 공연은 태평소 협주곡 ‘호적풍류’(구성 최경만/ 편곡 계성원)로 권성택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의 지휘로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협연자로는 창작악단 안은경 단원이 나선다. 이어 세 번째 무대에서는 이용탁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관현악을 위한 3중 협주곡 ‘무산향(舞散嚮)’(원작 원장현/ 작·편곡 서정미)을 선보이며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의 색채를 연주한다. 네 번째 무대는 조선 시대 문장가 송익필, 신숙주, 김동연의 시조를 모티브로 한 해금 협주곡 ‘Verses’(작곡 토마스 오스본)으로 조혜령 국립국악원 단원의 해금 협연연주가 함께한다. 이어 유지숙 국립국악원 예술감독과 김민경·장효선 국립민속국악원 단원이 ‘바람과 나무와 땅의 시’(편곡 이정민)을 연주하며 새해의 복을 기원한다. 끝으로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작곡 박병훈/ 편곡 이용탁)로 새해 희망의 돛을 올리며 신년 음악회를 마무리한다. 특히 이번 무대는 순수 국악기로 재편곡해 청중들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인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5000원이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또 이날 공연은 KBS 국악한마당 방송으로 송출된다. 다음 달 22일과 4월 2일에 각각 국립국악원과 KBS홀에서도 펼쳐질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4.01.22 17:54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1월 4주차 상영프로그램 공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이 1월 4주 차 개봉작으로 <일 부코>, <세기말의 사랑> 총 2편을 발표했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작품 <일 부코>는 미켈란젤로 프라마르티노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유럽에서 가장 깊은 동굴 ‘비푸르토 심연’을 탐험하는 젊은 동굴학자들의 기록과 더불어 ‘비푸르토 심연’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는 생명체들의 무지와 두려움과 함께 이를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담고 있다. <세기말의 사랑>은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던 1999년, 짝사랑 때문에 모든 걸 잃은 ‘영미’에게 짝사랑 상대의 아내 유진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상하고 사랑스러운 뉴 밀레니엄 드라마다. 임선애 감독의 작품인 이번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KNN 관객상,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감독상, 서울국제영화제 박남옥상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임 감독은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예상치 못한 사랑스러움과 재기발랄한 매력을 보여준다. 1월 4주 차 개봉작인 두 작품은 오는 25일 개봉과 동시에 상영되며 이외에 추가 개봉될 작품은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영화제작소 홈페이지 및 전화(063-231-3377) 문의가 가능하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1.22 17:54

제25대 전북예총 신임회장 이석규 선출…'후보 자격 시비' 향후 진통 예고도

극심한 혼탁 양상을 보였던 제25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이하 전북예총)의 회장 선거가 지난 19일 마무리됐다. ‘전북예총을 위한 배려와 나눔,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을 기치로 삼은 기호 2번 이석규(60) 후보가 159표 중 89표를 얻어 25대 전북예총 회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회장선거 출마 후보 자격 시비 논란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를 둘러싼 진실 공방과 회원 간 분열 등의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25대 전북예총 신임회장 이석규 선출 전북예총 제25대 회장에 이석규 후보가 선출됐다. 임기는 오는 2월1일부터 4년간이다. 전북예총 임원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염광옥, 이하 선관위)는 지난 19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제25대 회장 선거를 개최했다. 이날 총 159명의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석규 후보가 89표, 최무연 후보가 69표, 무효표 1표 순으로 집계됐다. 이 씨는 김제 출신으로 육군본부 군악대를 나와 한국예총익산지회 지역문화기획전문가아카데미 제3기 과정을 수료했다. 또 전북예총 수석부회장, 전북예총 대외협력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이석규 신임 회장은 “여러 가지 억측 속 치러진 이번 선거는 참으로 힘든 선거였다”며 “아군과 적군이 없는 전북 예술인 모두를 모두 포용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예술인들만 바라보고 경청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향후 4년간 이석규 신임 회장은 △전라예술제의 다양한 공연과 전시의 대전환 △10개 협회의 연간 기초 운영비 지급 추진 △전북예총의 해외교류사업 추진과 타 지역 문화예술교류 △전북예총반전기획단 구성 △원로예술인 처우 개선 △전북청소년전라예술제 신설 추진 △무주예총 설립 등의 공약을 실천할 계획이다. 전북예총 새 집행부 윤곽도 잡혔다. 김영배 전북연예예술인협회장, 김영 석정문학회장, 김형중 교수, 노현택 전북무용협회 지회장, 김형기 김제예총회장, 조민철 전북연극협회장, 한재원 전북사진작가협회장, 백승관 전북미술협회장, 김영규 익산예총회장 등 9명이 함께 전북예총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수석 부회장은 추후 회의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감사는 장태연·조대진 씨가 각각 선출됐다. △고성과 비방…투표 당일까지도 시끄러웠던 전북예총 선거 전북예총 회장 투표가 진행된 지난 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회의장에서는 날선 비방과 고성이 오갔다. 이석규 후보의 회장선거 출마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당일까지 지속됐던 것. 선관위는 이 후보에게 자격을 증명할 활동 경력 서류를 이날(19일) 낮 12시까지 요청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당일까지도 최종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후보 등록 여부에 관한 회의가 진행됐다. 염광옥 선관위원장은 전북예총 회장선거 경과보고를 통해 “한국예총 전북연합회 임원선거관리 규정 중 정회원 취득 및 이후 5년 이상 활동한 증명에 관한 사항에 대한 민원이 제기돼 제8차에 걸쳐 심의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며 “오늘까지 후보에게 최종 서류 제출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선관위) 위원들과 후보 등록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결과 등록을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선거를 진행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소견발표를 시작한 최무연 후보는 “35년간 몸담고 있던 전북예총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전북예총 선관위를 고발하게 됐다”면서 “임원 선거 관리 규정에 의하면 소속 단체에서 5년간 활동한 증명이 있어야 하지만, 연예예술인협회에 소속돼 있는 직전 회장과 그 직전 회장에게 물어봤더니 이 후보는 연예협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없다는 확인서를 받았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선거와 관련해 부정한 것은 반드시 사법 당국을 통해 밝혀낼 것”이라며 고발을 예고했다. 이에 일부 대의원이 “공약에 대한 이야기를 해라”, “지금 싸우자는 것이냐”라는 목소리를 높여 한차례 소동을 빚기도 했다. △소통과 협치, 화합의 전북문화예술 볼 수 있을까? 이번 전북예총 선거가 치열한 경선을 치렀던 만큼, 후유증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자격 시비 논란에 대한 선관위의 안일한 대처가 자칫 선거불복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문화예술계 일각에서 나온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선거과정에서 서로 격렬하게 문제가 있다고 제기한 상태였다”라며 “선관위가 (후보 자격) 적법성 여부를 명쾌하게 정리해서 후보들이 선거 이후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여기서 마무리 된다면 상관없지만, 이게 끝난 게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선거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만큼, 회원들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문제도 시급하다. 지역 예술계의 대표성을 지닌 전북예총이 화합이나 단합하는 모습이 아닌 경쟁과 분열로 제 살 깎아먹기를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원로 문화예술계 인사는 “장르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술이라는 목적을 향해 지역에서 함께 노력하는 이들인데 격려나 응원은 못할망정 서로가 서로에게 비난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며 “전북예총이 지역예술계 대표성을 품고 있는 만큼 소통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외(1)
  • 2024.01.21 17:07

전쟁, 폭력, 부조리 속 발견한 희망, 예술 작품에 담다

연석산우송미술관(관장 문리)이 전쟁과 폭력, 부조리 등 세상의 어두운 이면 속 희망을 예술 작품에 담아 선보인다. 미술이 아름다운 꽃밭만 가꿀 의무는 없기에 더는 꽃길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예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연석산우송미술관은 오는 4월30일까지 이 같은 주제로 ‘안녕하십니까’展을 진행한다. 중국의 리홍보(Lee Hong-bo), 류수이양(Liu Shui-yang)과 미얀마의 옹게 레이(Nge Lay)가 사진과 조각, 설치미술로 드러낸 이야기는 남북 관계로 인한 전쟁 공포, 10·29 이태원 참사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부조리, 맥락 없는 자유를 내세워 부추기는 양극화 등 절대 아름답지 않다. 미얀마 사진작가 응게 레이의 ‘죽은 자기 모습 관찰하기’는 자신을 죽은 자로 분장해 배경을 조금씩 바꿔 연출하고 촬영한 사진이다. 살아 있는 자의 육체에서는 재현할 수 없는 죽음을 예술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그는 “우리 일상 자체가 엄청난 위험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살아갈 날이 점점 소진해 간다”라고 고백한다. 중국 조각가 류수이양의 ‘사다리’는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 상처와 무력감, 욕망과 공포를 민감하게 포착해서 표현했다. 인간의 과도한 욕망에 의한 압축 성장 과정에서 상처받고 죽어간 사람들의 넋을 기리는 듯하다. 중국 조각가 리홍보는 일상과 한 몸인 죽음과 폭력, 공포를 예술적 놀이로 희화화했다. 시각과 촉각적 충격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얇은 신문지를 겹겹이 붙이고 자르고 갈아서 포탄을 만들어 선보인다. 한편,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추진하는 ‘아시아 지도리 프로젝트’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전북지역과 아시아를 비롯해 각국의 현대미술 현장을 시간과 공간 차원으로 연결, 열린 미술판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1.21 17:07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2024년 새로운 전략 비전 발표

전통과 혁신의 조화로 선대와 후대를 잇는 국립민속국악원이 갑진년 2024년 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 이하 국악원)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주요 사업 내용은 △창극 및 민속음악 특성화를 통한 기관 경쟁력 제고 △일상에서, 누구나 누리는 국악 환경 조성 및 저변 확대 △민속악 진흥을 위한 연구 기반 조성 △관객 개발 및 공연 서비스 품질 개선 등이다. 먼저 이들은 창극과 민속음악의 특성화를 위해 새로운 대표 창극 작품을 제작하고, 공모를 통해 선발된 단체에 창극 공연의 기회를 제공해 민속악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실제 지난해 대표작품 <산전수전 토별가>를 부산원과 남도원에서 각각 2월과 3월에 공연할 예정이다. 또 11월에는 어린이 대상 창의력 증진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기획 공연 '고택, 고백 Go Back', '달리는 국악무대', 상설 공연 '광한루원 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을 추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악 환경을 조성하고 저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 및 국내 유관기관과의 교류 및 협력을 추진하며,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국악치유 체험프로그램과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국악 체험교실을 운영하는 등 K-문화관광 거점을 강화하기 위해 힘쓸 것을 약속했다. 이밖에 민속악 진흥을 위한 연구 기반 조성을 위해 전북지역의 민속예술을 조사하고 구술채록을 진행한다. 또 시조 명인 정경태의 저술 '국악보' 발간을 준비하고, 전시 해설을 통해 국악에 대한 이해를 제고할 예정이다. 여기에 공연 품질을 제고하기 위해 평가위원회와 모니터링단 운영하는 등 관람객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올해도 국립민속국악원은 다양한 공연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국악의 저변을 확대하고 국악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은 전통의 계승과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국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더 넓은 관객층에 국악의 매력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1.21 17:07

[전북의 문학 명소] 20. 남원·순창·완주·임실의 문학 명소 훑어보기

문학 명소는 곳곳에 있으며, 매일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전라북도 곳곳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은 꾸준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에서 찾은 문학 명소를 짧게 소개한다. 작가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곳과 문학 작품의 무대가 된 곳을 산책하거나 문학관·문학비 등을 찾는다면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최기우(극작가) ◇남원시의 문학 명소 ○광한루원 춘향사당: 고전소설 「춘향전」의 여성 인물인 성춘향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1931년 광한루원에 세운 영정각으로, 김양오의 동화 「백 년 동안 핀 꽃」에 사당을 세우고 오랫동안 제사 지내는 일에 앞장선 최봉선(1900∼1974)의 꿋꿋한 삶과 의지가 담겨 있다. ○광한루원: 성춘향과 이몽룡이 손깍지 끼고 놀던 고전소설 「춘향전」의 무대다. 소설·수필·시·시나리오·희곡 등 숱한 문학 작품의 배경지이며, 남원시립국악단은 이곳에서 <가인 춘향>, <시르렁 실겅 톱질이야!>, <아매도 내 사랑아>, <열녀춘향수절가>, <월매를 사랑한 놀부> 등 「춘향전」과 「흥부전」을 활용한 창극·가무악극을 올리며 시민에게 흥겨운 시간을 선사했다. ○교룡산국민관광지: 남원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교룡산(520m) 중턱에 있는 교룡산국민관광지는 산책로 곳곳에 고전소설 「춘향전」의 「옥중시」와 「어사시」, 남원 출신 방원진(1577∼1650)의 「애련곡」, 김삼의당(1769∼1823)의 「화만지」, 박항식(1917∼1989)의 「도라지 꽃」, 복효근의 「다시 밝혀드는 동학의 횃불」 등이 돌에 새겨 있다. ○교룡산성: 옛 모습을 잘 보존한 백제 시대 산성으로, 돌 하나하나에 스민 선열의 숭고한 얼은 양성지(1415∼1482)의 시 「교룡산성에 올라」, 김동수의 시 「교룡산성」 등 여러 문학인이 시와 산문으로 엮고 있다. ○구 서도역 영상촬영장: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로, 소설 속 효원이 신행 온 곳도, 강모가 만주로 떠난 곳도 서도역을 통해서다. 2002년 역의 기능은 멈췄지만,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끌며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구룡계곡(국창권삼득유적비): 최초의 비가비 명창인 권삼득(1771∼1841)이 득음한 곳으로 알려졌으며, 최명희의 장편소설 「제망매가」를 비롯해 여러 문학 작품에 관련 일화가 전한다. 유적비가 있다.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예술기관이자 문화공간인 국립민속국악원은 남원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무대극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민속악 자료를 발굴하고 학문 정립을 위한 연구 활동에도 힘써 『대한민국 창극사』, 『이야기로 듣는 남원국악사』, 『전라도의 가락』, 『전북의 허튼가락 산조』, 『지리산 자락의 민요』 등 다양한 학술자료를 내고 있다. ○김주열열사 추모공원: 김주열(1944∼1960) 열사의 기념관·추모각·동상·묘가 있으며, 근처 독우물마을에 생가가 있다. ‘4·19혁명의 도화선’이기에 노경식의 희곡 「봄꿈(春夢)」,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 윤석역의 소설 「4·19혁명」, 신현수의 동화 「사월의 노래」 등 4·19혁명을 다룬 문학 작품에서 ‘김주열’은 빠질 수 없다. ○남원 몽심재 고택: 1700년 박연당이 지은 양반가 건물로, 김양오의 동화 「꿈과 마음이 담긴 집 몽심재」에 품이 넓은 몽심재의 모습이 세심하게 그려 있다. ○남원무민공황진장군기념관: 임진왜란 때 이치전투에서 승리하며 왜군의 전라도 침공을 막은 명장 황진(1550∼1593)을 모신 곳으로, 김동진의 역사소설 「임진무쌍 황진」에 그의 불꽃 같은 삶이 있다. ○남원고전소설문학관: 남원을 배경으로 한 고전소설 「춘향전」, 「흥부전」, 「변강쇠전」, 「최척전」, 「홍도전」, 「만복사저포기」를 한데 모아 소개한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예술기행 산문의 백미로 꼽히는 『화첩기행』의 저자 김병종 화백이 인문정신과 예술혼으로 아름답게 엮은 작품을 만나는 공간이다. ○달궁계곡: 피서지로 이름난 곳이지만, 시간을 거슬러 가면 치열한 싸움의 역사가 서린 현장이다. 하지만 결국 밤하늘의 달만이 달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서정인의 소설 「달궁」에서 일러준다. ○만복사지: 남원 최대 사찰이었던 만복사가 있던 자리로, 우리나라 한문 소설의 효시인 김시습(1435∼1493)의 「만복사저포기」 배경지다. 지금까지 소설·연극·창극 등 다양한 형태로 독자와 관객을 만나고 있다. ○만인의총: 정유재란 때 끌려간 도공들과 그 후손들이 기억하는 조선의 노래를 기념하기 위한 노래탑 <오늘이 오늘이소서>가 있다. 가사는 남원에서 채록돼 김천택의 『청구영언』(1728)에 실렸다. 일본에서 여러 대에 걸쳐 한국의 성(姓)을 유지하며 뿌리를 지킨 후손들의 이야기는 김양오의 동화 「도자기에 핀 눈물꽃」에도 있다. ○변강쇠백장공원: 옹녀와의 사랑을 위해 장승을 뽑아 땔감으로 쓴 변강쇠가 벌을 받아 장승처럼 굳어서 죽었다는 고전소설 「변강쇠전」을 소재로 한 쌈지공원이다. ○송흥록·박초월 생가: 운봉읍 비전마을은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인 송흥록이 태어나고, 명창 박초월(1917∼1983)이 성장한 곳으로, 윤영근의 장편소설 「동편제」에 동편제 명창들의 이야기가 신명 나게 쓰여 있다. ○실상사: 아늑한 들판에 있는 고찰이다. 문학인들의 출입이 유난히 잦아서 도종환의 시 「실상사-정도상에게」, 신경림의 시 「실상사의 돌장승-지리산에서」, 정동철의 시 「실상사 철조여래좌불을 만나다」, 정도상의 소설 「실상사」 등과 같이 시와 소설로도 자주 읽힌다. ○안숙선명창의여정: 남원 출신인 안숙선 명창의 이름을 딴 이곳은 판소리의 멋과 흥을 전하는 공간이며, 안숙선의 삶과 깊고 너른 소리 세계는 최동현의 『안숙선의 판소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오리정·버섯밭: 「춘향전」에서 몽룡과 춘향이 가슴 아린 이별을 나눴다고 알려진 누각으로, 이야기를 더 애틋하게 만들기 위해 1953년에 세웠다. 최기우의 창극 「춘향, 네 개의 꿈」을 비롯해 춘향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상징적인 곳이다. ○유천마을 김삼의당시비: 담락당 하립(1769∼1830)과 김삼의당(1769∼1823) 부부의 고향에 있는 시비이며, 표성흠의 장편소설 「교룡」에 이들의 사연이 애틋하다. ○은적암터: 수운 최제우(1824∼1864)가 동학 경전인 『동경대전』과 포교가사집인 『용담유사』를 집필한 은적암이 있던 곳이다. ○정령치휴게소: 지리산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정령치(1,172m)에는 이원규의 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 새겨진 시비가 있다. ○지리산 바래봉 계곡: 매년 봄 철쭉이 흐드러진 바래봉은 김광원의 시 「바래봉 철쭉」, 안도현의 시 「철쭉꽃」, 우미자의 시 「바래봉 철쭉」, 정영자의 시 「철쭉꽃 무리로 피는 그리움」 등 많은 시인의 심장 같은 시들로 더 붉게 타오른다. ○지리산 뱀사골: 지리산 자락에서 나고 자란 복효근은 뱀사골 맑은 계곡물에 발을 씻으며 쓴 시 「환상적 탁족」을 통해 인간의 인간적 한계를 돌아본다. ○지리산지구전적기념관: 한국전쟁을 전후로 군경의 활약을 담고 있으며, 이병천의 소설 「사냥」은 그 전투의 이면에 가려진 비극을 풀어내고 있다. ○청호저수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등장하는 마을의 저수지로, 마을 사람 모두 함께 잘살자는 의미가 넘실거린다. ○춘향묘: 묘 앞에 ‘만고열녀성춘향지묘(萬古烈女成春香之墓)’라고 새긴 비석이 있는 춘향묘는 고전소설 「춘향전」 속 성춘향의 빈 무덤이다. ○춘향문화예술회관: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창작극이 무대에 오르면서 남원을 세계에 알리고,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남원시립국악단의 창극 <만복사저포기>·<정유년 남원성싸움>·<여류명창 이화중선>·<춘향 아씨>, 가무악극 <남원뎐>, 창무극 <남원골이야기>, 국악뮤지컬 <시집가는 날>·<춘향 네 개의 꿈>, 퓨전창극 <소리꾼 청향>, 가족국악뮤지컬 <달래 먹고 달달, 찔래 먹고 찔찔> 등이다. ○춘향테마파크: 영화 <춘향뎐>(2000)의 촬영지로, 고전소설 「춘향전」과 남원을 소재로 한 20여 기의 시비와 노래비가 있다. 강은교의 시 「춘향이의 꿈노래」, 곽진구의 시 「오작교」, 길용숙의 시 「그리운 이몽룡」, 김동리의 시 「남원에서」,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김영랑의 시 「춘향」, 박재삼의 시 「자연-춘향이 마음 초(抄)」, 복효근의 시 「춘향의 노래」, 성춘향의 시 「옥중시」, 양성지의 시 「광한루 예찬 시」, 진복희의 시 「춘향연가」 등이다. ○호암시비공원: 만동마을 들머리에 남원과 연관 있는 조선 시대 선비 18인의 시를 돌에 새겨 만든 쌈지공원이다. 1789년(정조 13년)에 창건된 호암서원이 가까이 있다. ○혼불문학관 정군수시비: 혼불문학관 마당에 최명희(1947∼1998) 소설가의 전북대학교 국문과 동창인 정군수의 추모시 「그 임의 하늘 아래서」가 돌에 새겨 있다. ○혼불문학관: 최명희(1945~1998)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사매면 노봉마을에 만든 문학관이다. ○황산대첩비: 고려 말 이성계 장군이 왜군을 물리친 황산대첩(1380)을 기리기 위해 왕명으로 세운 비석으로, 서권(1961∼2009)의 장편소설 「시골무사 이성계」에 황산대첩비에 담긴 의미와 기상이 굳건하게 살아 있다. ○흥부마을(아영면 상성마을): 고전소설 「흥부전」의 흥부가 놀부에게 쫓겨 와 살면서 복을 받았다고 알려진 마을로, ‘발복지’라 불린다. ○흥부마을(인월면 성산마을): 고전소설 「흥부전」의 놀부와 흥부가 태어난 마을로, 최기우의 희곡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에 가족의 화해와 화합을 부르는 남원의 소리와 그 의미가 쓰여 있다. ◇순창군의 문학 명소 ○강천산: 산세가 빼어난 강천산은 시인 김용택이 ‘다 옳은 산’이라고 말하며 인생을 돌아본 것처럼 많은 문학인에게 깨달음을 주었고, 그 돌아봄은 고스란히 수려한 문학이 되었다. 김용택의 시 「강천산에 갈라네」, 우미자의 시 「강천산에 단풍들 무렵」, 정군수의 시 「강천사 가을나무」 등이다. ○국립회문산자연휴양림: 편백으로 가득한 ‘해원의 숲’은 김소월의 시 「산유화」가 새겨진 시비와 김용택의 시들이 쓰여 있는 나무 팻말이 걸음을 가볍게 한다. ○귀래정 체육공원: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라던 권일송(1933∼1995)의 시 「반딧불」이 새겨진 시비가 있다. ○귀래정(설씨부인·신경준선생 유지): 신말주(1429∼1504)와 부인 설씨가 지은 정자로, 장교철의 시 「귀래정에 앉아」를 비롯해 많은 시인의 시심이 탄생하고 있다. ○동계면 구미마을: 남원 양씨의 세거지로, 양규창·양건섭 등 많은 시인을 냈다. 이병천의 단편소설 「가위」의 배경지이자 작품을 쓴 곳이다. ○동계면 구미마을(섬진강 들꽃): 산문집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를 낸 송만규 화백은 동계면 구미마을에서 낮게 흐르는 섬진강과 그 옆에 소담히 피어난 들꽃에 깃든 깨달음을 화폭과 원고지에 옮기고 있다. ○박덕은미술관: 시·소설·평론·동화·수필·희곡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문학인이자 1천여 점의 그림을 그린 화가 박덕은의 미술관이다. ○복흥면 동산마을: 조선 성리학의 마지막 거장인 노사(蘆沙) 기정진(1798∼1879)의 유허비와 시비가 있다. ○설공찬전테마관: 채수(1449∼1515)의 「설공찬전」은 순창을 공간적인 배경으로, 순창을 본관으로 하는 설씨를 주인공으로 쓴 전기 소설로, 순창 설씨가 집성촌을 이룬 금과면에 설공찬전테마관이 있다. ○순창5일장: 사진작가 이흥재와 시인 김용택이 함께 낸 사진에세이집 『그리운 장날』에는 소박한 순창 사람들의 땀내 나는 삶과 고단한 일상을 꾸려가는 상인들의 한숨과 비탄이 녹아있다. ○순창국악원: 순창은 김세종·박유전·장재백·장판개 명창을 배출한 판소리의 고장으로 순창국악원이 그 맥을 잇고 있다. 최동현의 『순창의 판소리 명창』에서 순창 소리꾼의 맥을 짚는다. ○순창남계리석장승: 남계리에 있던 석장승으로, 지금은 순창문화원 뒤뜰로 옮겨왔다. 순창에서 태어나 순창을 지키며 사는 장교철이 시 「남계리 석장승」에 담았다. ○순창삼인대: 김정·박상·유옥이 단경왕후 복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상소문을 썼던 곳이며, 양상은의 시 「삼인대」를 비롯해 여러 문학인이 그 올곧은 정신을 문학 작품에 담았다. ○순창장류박물관: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익어간 맛있는 시간이 양병호의 시 「순창고추장」처럼 매일매일 익어가고 있다. ○쌍치면 피노리: 동학농민혁명을 이끌었던 전봉준이 붙잡힌 곳으로 한윤섭의 동화 「서찰을 전하는 아이」와 선우의 시 「피노리」 등에 안타까운 역사가 쓰여 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순간들은 계속 이어졌으며, 그런 까닭에 쌍치에서는 문학적으로 중요한 목소리가 탄생할 수 있었다. 신형식은 시 「웃동네 통시암」으로 하나의 우물에 매달린 수백 명의 사연을 전한다. ○유등면 오교리(신경준 묘역): 시 창작과 이해에 관한 이론서 『시칙』과 『산경표』 등 다양한 저서를 편찬한 조선 영·정조 시대의 지리학자·실학자인 여암 신경준(1712~1781)의 묘가 있다. ○장군목유원지: 장군목에 이른 섬진강은 고이 간직했던 솜씨를 발휘해 바위를 조각해 냈다. 최승범(1931~2023)의 시 「다슬기탕 이야기」는 바로 그 장군목의 물결을 아로새긴 다슬기와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완주군의 문학 명소 ○구이면 일대: 유영국의 대하소설 「만월까지」의 배경지로, 이 작품은 1920년대를 관통하며 3대에 걸친 노비 집안의 얽히고설킨 가족사와 반상의 갈등과 화해를 변증법적으로 그린 장편소설이다. ○그림책미술관: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그림책을 앞세운 미술관으로 삼례읍에 있다. ○대둔산: 동학농민혁명군의 최후 항전지다. 일본군의 기습으로 기암절벽에서 외롭게 투신한 농민군의 눈에 마지막으로 담겼을 하늘이 이병천의 소설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에 있다. ○동상면 밤티마을: 우리나라 8대 오지마을로 불리는 밤티마을에는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이 있고, 유수경은 밤샘으로 가는 길의 판타지를 동화 「하늘 아래 첫 동네 밤티」에 담았다. ○동학농민혁명삼례봉기역사광장: 삼례에는 1892년 삼례집회와 1894년 삼례봉기를 기념하기 위한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이 있으며, 송기숙의 소설 「녹두장군」에 삼례에 모인 민초의 삶이 고스란히 묘사됐다. ○모악산: 모악산은 굽이굽이 시이고, 수필이며, 소설이고 극이다. 많은 시인과 작가가 산자락을 보고 거닐며 서로의 숨결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문학 작품들을 쌓아 올렸다. 산에 오르면 가슴 가득 생명이 차오르고, 저절로 삶을 사랑하게 되는 건 이 때문이다. ○봉동 상장기공원: 200년 전통이 살아 있는 봉동씨름의 현장이며, 동학농민혁명 농민군을 소재로 한 최기우의 희곡 「들꽃상여」에 봉동의 소년장사 이복룡과 봉동씨름에 얽힌 여러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봉실산: 봉동읍과 비봉면에 낮게 솟은 봉실산(373m) 능선 옥녀봉(324m)에 우보환의 시 「봉실산」이 소개된 팻말이 2007년부터 등산객을 만나고 있다. ○비비정: 만경강은 비비낙안의 정취를 품고 흘러간다. 갑오년, 비비정에 모여든 사람들의 함성이 밤마다 달빛처럼 쏟아진다. 김은숙의 시 「비비정에 달 뜨거든」을 읽으면 달과 비비정과 시와 사람이 하나가 된다. ○삼례공용버스터미널: 김헌수의 시「삼례터미널」과 황규관의 시 「삼례 배차장」은 빗물 고여 팔랑이는 흙바닥 길과 낡은 버스들이 몰려들고, 떠나고 돌아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풍경을 기억한다. ○삼례문화예술촌: 1920년대 지어진 양곡 창고를 고쳐 지은 삼례문화예술촌 자리는 본래 만경강을 잇는 습지로 금개구리와 맹꽁이 이야기가 전한다. 유수경은 동화 「한내천에 돌아온 맹꽁이와 금개구리」에 그 이야기를 담았다. ○삼례시장: 김정경의 시 「이화식당」, 송하선 시 「삼례의 장날」, 이숙희의 시 「삼례장터에서」, 진창윤의 시 「구름 냉면」 등은 얼굴과 얼굴이 마주하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장터에서 우리의 삶이 비로소 인간의 형상을 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삼례역: 일제강점기 만경들의 쌀을 수탈해 가기 위해 세워졌다. 지금은 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했지만, 수탈의 역사는 지워지지 않았다. 안도현의 시 「기차」가 역사의 선로를 힘껏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삼례책마을문화센터: 10만 권 이상의 헌책을 보유하고 있는 헌책 애호가들의 성지로 삼례읍에 있다. ○송광사: 최명희 작가는 소설 「혼불」에서 승려 도환이 입을 빌려 ‘완주 송광사 사천왕을 사천왕의 전형으로 보았다.’라고 말하며, 송광사 천왕문을 우리나라 최고의 천왕문으로 꼽았다. ○여산재: 국중하 수필가가 설립한 문화예술공간 여산재는 김남곤·정군수·조미애·황금찬·허소라 등의 시비가 있는 시의 숲이다. ○연석산 등산로: 연석산 들머리에 완주군 동상면이 고향인 배학기의 시 「그리운 연석산」이 새겨진 시비가 있다. ○연촌최덕지묘: 조선 초기 유학자인 연촌 최덕지(1384∼1455)는 최기우의 희곡 「은행나무연가」(2012), 「교동 스캔들」(2013), 「은행나무꽃을 아시나요」(2014), 「은행나무꽃」(2014) 네 편의 희곡에 등장한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삼례읍에 있는 196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경천면 화암사의 창건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비밀의 꽃 ‘화암우화전’>, 용진면 출신 명창 권삼득의 이야기를 다룬 창극 <내 소리 받아 가거라>, 삼례면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소리연극 <삼례, 다시 봄!>, 이서면 앵곡마을을 배경으로 한 창작뮤지컬 <新 콩쥐팥쥐뎐>, 용진읍 봉서사에 부도가 있는 진묵대사를 소재로 한 연극 <천년을 뜨고 지면-진묵, 노닐다 간 자리> 등 완주군을 소재로 한 다양한 창작극이 무대에 오르며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용진면 시천마을: 이병천은 소설 「저기 저 까마귀떼」를 통해 고향인 시천(詩川)마을의 1960년대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전주·완주 사투리의 맛깔스러움은 덤이다. ○용진읍 원구억마을(권삼득 생가·묘역·소리굴): ‘비가비 명창’ 권삼득(1771∼1841)이 태어나고 묻힌 곳이다. 박경리(1927∼2008)의 대하소설 「토지」에 그의 일화가 전하며, 곽병창의 창극 「비가비 명창 권삼득」(1999)은 권삼득의 삶과 예인의 모습을 무대극으로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우석대학교 교정: 정양은 우석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뜨거운 청춘들의 함성과 그 함성이 잦아든 시절을 차분하게 되짚는다. 시 「철쭉꽃밭」은 시인이 그리워하는 ‘녹두광장’ 시절을 서럽게 서럽게 담아내고 있다. ○운주면 삼거리마을: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의 배경지로, 마을 입구에 ‘선녀와 나무꾼’이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위봉사: 안성덕의 시 「목어」에 마음에 품고 싶은 정결하고 단아한 위봉사 한 채가 있다. ○위봉폭포: 유강희의 시 「위봉폭포」는 떨어지는 것이 숙명인 폭포를 보며 인간의 삶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 ○이치전적지: 임진왜란 당시 전주와 호남을 지켜낸 대첩이 벌어진 곳이다. 김동진 역사소설 「임진무쌍 황진」을 읽으면 전라 향병들로만 호남을 지켜내며 더 치열했던 당시의 전투를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정여립공원: 정여립(1546∼1589)의 생가로 알려진 완주군 상관면 신리 월암마을에 2020년 들어섰다. 황정수의 「아! 정여립」(1999), 최기우의 희곡 「정으래비」(2006), 홍석영의 「소설 정여립」(2008), 서철원의 「별의 노래」(2023)는 ‘천하는 백성의 것’이라고 외쳤던 정여립과 대동계, 기축옥사를 소재로 했다. ○창암이삼만선생묘역: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꼽히는 이삼만(1770∼1847)은 정읍 출신으로 전주에서 필명을 알렸으며, 만년을 완주에서 기거하며 일생을 풍미했다. 최기우의 희곡 「달릉개」에 그가 남긴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초남이성지: 한국 최초의 순교자인 복자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복자 권상연 야고보(1751∼1791), 신유박해 순교자인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1764∼1801)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서철원의 소설 「최후의 만찬」은 죽었으나 죽지 않았다는 역설을 우리에게 증명한다. ○콩쥐팥쥐마을: 가장 오래전 출판된 고전소설 「콩쥐팥쥐」의 첫머리가 ‘전라도 전주 서문 밖 30리’로 시작된 것을 근거로 완주군 이서면에 콩쥐팥쥐마을이 만들어졌다. ○화암사: 낡고 작고 허름하지만, 세월에 지치고 늙어가서 더 마음이 가는 절이다. 안도현이 시 「花巖寺, 내 사랑」과 수필 「잘 늙은 절, 화암사」에 담으면서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임실군의 문학 명소 ○강진면 갈담리: 광주에서 순창을 거쳐 전주로 이어진 길목인 임실 갈담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곳이다. 고려 때부터 역참이 있던 곳. 박두규의 시 「고향-갈담」에서 그런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국사봉 전망대: 첩첩한 산자락 너머로 생명 탄생의 첫 호흡 같은 일출을 만날 수 있다. 이희정의 시 「일출-국사봉에서」는 그 생명력을 확인시켜 준다. ○덕치초등학교: 김용택의 문학적 고향 중 한 곳으로 계절마다 새로운 시가 태어났다. 그 학교에 다닌 아이들의 말과 표정과 몸짓과 생각이 시인의 마음에 담겨 「선생님도 울었다」와 같은 한 편의 시가 된 것이다. ○사선대 임실문학비: 임실문인협회에서 세운 임실문학비는 임실 문학인들의 기세를 높이는 문학비이다. 최풍성의 시 「글 동산에 모여」가 새겨 있다. ○사선대 조각공원: 임실이 고향인 가수 최갑석(1938∼2004)의 노래 <38선의 봄>과 <고향에 찾아와도>의 노랫말을 새긴 노래비가 있다. ○섬진강: 강은 사람들의 핏줄이 되어 펄떡펄떡 살아서 흘러간다. 김도수의 수필 「우리 동네 아이스링크 뱃마당」에 강과 한 몸으로 사는 강 마을 사람들의 풍경이 가득하다. ○진뫼마을: 많은 시인이 힘들고 애환 어린 역사를 간직한 ‘저문 섬진강’을 노래했으며, 김용택의 시와 산문에 가장 풍성하다. 그의 삶터가 진뫼마을이다. ○섬진강길: 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에 이르는 섬진강길에는 김용택의 시를 새긴 시비가 여럿 있다. 섬진강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시를 읽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섬진강댐 물문화관: 김용택의 시 「섬진강」, 박경리의 소설 「토지」, 최명희의 소설 「혼불」 등 섬진강 물길에 담긴 문학 작품을 소개하며 강에 얽힌 역사·문화·사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수면 일원: ‘임실 2·26사건’은 성수면·신평면·삼계면·오수면 등에서 1948년 정월 대보름을 기점으로 일어난 조직적인 민중항쟁으로, 김진명의 장편소설 「섬진강 만월」에 치열하게 쓰여 있다. ○신전마을(신전공소): 장현우는 시집 『귀농일기』에 자신이 귀농한 관촌면 신전마을의 풍경과 자신의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오수역: 붉은 벽돌의 단아함과 고적함은 다양한 영화에서 배경으로 활용되었고, 시인들에게 매력적인 시의 영감을 주었다. 오경옥의 시 「오수역」을 통해 오수 사람들의 정을 만날 수 있다. ○오수의견공원: 오수면은 자신을 희생해 산불로부터 주인을 구한 개의 전설이 전하며, 고려 시대 출간된 『보한집』(1230)에 처음 실린 이후 지금까지 많은 독자를 만나고 있다. ○옥정호: 옥정호는 매일매일 하늘의 표정과 바람의 줄기를 새긴 시를 쓴다. 옥정호 곁에서 옥정호를 내려다보던 박성우는 그 표정을 시집 『자두나무 정류장』에 옮겨적었다. 그 풍경은 그 자체로 맑은 시다. ○요산공원(섬진강댐 망향의 탑): 수몰민의 서러움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요산공원 망향의 탑에 김춘자의 시 「사라진 흔적 가슴에 새기며」가 새겨 있다. ○운암강: 김여화(1954∼2023)의 장편소설 「운암강」은 섬진강댐 건설로 통째로 물에 잠겨야 했던 입석리 잿말(嶺村)마을을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숱한 사연을 풀어 놓는다. ○운암면 금시내: 옥정호에 수몰된 금시내는 역사와 추억이라는 수면 아래에서 고요하다. 이시연의 시집 『금시내 안 마을에 부는 바람」은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고향을 담고 있다. ○이웅재고가: 조선 중기 종가의 규범과 품위를 갖춘 고택으로,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 중 한 곳이다. ○임실박사골마을: 임실 출신 학자이며 작가인 허세욱(1934∼2010)의 문학을 기리기 위해 2012년 우리문학기림회에서 박사마을에 그의 공적을 적은 문학비를 세웠다. ○임실성당: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1931∼2019) 신부가 임실성당 사제관에서 산양유를 이용해 우리나라 최초의 치즈를 만든 곳이며, 이 이야기는 고동희·박선영의 평전 『치즈로 만든 무지개』(2007)에 자세히 담겼다. ○임실역: 가난한 시절 서울로 떠났던 청춘의 눈빛이 그리워지면 정우영의 시 「임실역」을 읽어야 한다. ○임실치즈역사문화관: 지정환(1931∼2019) 신부와 임실N치즈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며, 더 상세한 이야기는 박선영의 『지정환 신부』에 있다. ○임실호국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이 영면해 있으며, 매년 나라사랑문예창작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에서 호국영령에 대한 진심을 읽을 수 있다. ○장진영기념관: 영화배우 장진영(1972∼2009)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곳으로, 고인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 원작 소설인 김하인의 장편소설 「국화꽃 향기」(2000)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절골마을: 독립운동가 조희제(1873∼1939)의 고향인 덕치면 회문리 절골마을은 1895년부터 1918년까지 절개와 의리를 세운 선비와 애국지사들의 항일투쟁 기록을 모은『염재야록』을 집필하고 간직한 곳이다. ○조삼대(釣蔘臺): 운암강에는 낚시로 산삼을 낚아 어머니의 병을 고쳤다는 운암(雲巖) 이흥발(1600~1673)의 조삼대 설화를 기록한 비석이 있다. 이흥발은 시문집 『운암일고』를 남겼다. ○주암서원: 세종대왕 때 집현전 학사로 문화를 꽃피웠던 최덕지(1384∼1455)의 위패를 모셨으며, 그의 삶은 최기우의 희곡 「은행나무꽃」의 소재가 되었다. ○진뫼마을 사랑비: 임실 진뫼마을 앞 고추밭 가장자리에 시인 김도수가 세운 작은 비석으로, ‘월곡양반 월곡댁/ 손발톱 속에 낀 흙/ 마당에 뿌려져/ 일곱 자식 밟고 살았네’라고 새겨 있다. 사람들은 이 비석을 ‘사랑비’라고 부른다. 그 사연은 김도수의 수필집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에 절절하다. ○청계리 폐금광: 한국전쟁 때 주민 7백여 명이 군경에 무차별 학살당한 곳이며, 지연의 시 「십자수」, 정우영의 시 「노랑나비 한 마리」 등은 비극의 현장을 시에 담았다. ○필봉문화촌: 임실필봉농악은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서 전승된 호남 좌도 농악의 대표적인 풍물굿으로, 문병란(1935∼2015)의 시 「꽹과리 소리 한평생」, 김용택의 시 「당신이 밟고 간 모든 길 위에 굿소리 들립니다」, 윤미숙의 동화 「소리공책의 비밀」, 최기우의 희곡 「웰컴투중벵이골_ 춤추는 상쇠」, 양진성·양옥경이 엮은 『임실필봉농악』 등에서 협화의 세상을 꿈꾸는 필봉농악의 세계와 푸진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회문산: 동학농민혁명과 구한말 항일투쟁의 근거지였다. 1948년 여순사건 이후에는 빨치산들이 마지막까지 투쟁했던 ‘저항의 산’이며, ‘피의 산’, ‘피난의 산’이다. 이태의 소설 「남부군」에 한 많은 역사가 있다. ※[전북의 문학 명소] 연재는 얘기보따리와 혼불기념사업회의 ‘전라북도 문학 명소를 찾아서Ⅰ: 남원시·완주군·임실군·순창군’ 사업으로, 최기우(극작가), 김근혜(동화작가), 문신(문학평론가)이 필자로 참여했습니다.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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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1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00. To. 이믿음

△글제목: To. 이믿음 △글쓴이: 강예원(다니엘열방학교 6년) 안녕, 이믿음? 나 강예원이야. 누구한테 이 편지를 쓸지 고민하다가 네가 생각나서 이걸 쓰게 되었어. 우리 반이 마니또 했던 거 기억나지? 그때 내가 너한테 샤프랑 지우개, 샤프심 같은 필기구를 줬어. 그런데 내가 오늘 다른 친구의 필통에서 뭘 봤는지 알아? 내가 너한테 주었던 곰돌이 지우개야. 물론 그 친구가 똑같은 지우개를 샀을지도 모르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또 다른 일도 있었지. 네가 저번에 선생님께서 제대로 된 필기구를 가지고 다니라고 혼났잖아. 그때 내가 봤던 건 내가 준 샤프였어. 그거를 다 분해해서 가지고 있더라고. 솔직히 말해서 너무 화가 났지만, 수업이 지루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어. 그런데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니까 참을 수 없겠더라고.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잖아. 너도 내 입장을 이해해주었으면 해. 나는 그 선물을 사기 위해서 토요일에 문구점으로 갔어. 근데 또 문구점이 가까운 건 아니어서 20분을 걸어가야 했지. 결국 도착해서 제일 필요한 연필, 샤프, 지우개, 샤프심을 샀어. 그것만 해도 5,000원이 넘었다. 그런데 포장용 박스랑 이것저것을 사다 보니 자그마치 8,000원이 넘은 거야. 참고로 내 한 달 용돈은 10,000원이란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힘들게 산 마니또 선물은 잘 써주겠지?’’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한 일주일 정도는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산 샤프를 조각조각 분해해서 버리게 되고 다른 친구의 필통에서 내 마니또 선물인 지우개가 있는 거야. 나는 진짜 터무니없고 화가 치밀어서 당장 너에게 따지고 싶었어. 만약 네가 받은 선물이 맘에 안 든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행동하지 말고 제발 집 쓰레기통에 버려 주길 바랄게, 알았지? From. 강예원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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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0 13:30

[전북의 문학 명소] 19. 가족이 함께 가면 좋을 문학 명소

△멋과 맛을 찾아 떠는 가족 여행 어릴 때 자주 헤엄을 치러 갔던 계곡은 물귀신이 발목을 잡아챈다는 시퍼런 물속을 겁도 없이 뛰어든 나의 어린 시절의 여름을 풍성하게 했다. 그날의 풍경과 감정을 찾아 지리산 뱀사골을 찾아가 본다. 뱀사골 계곡은 깊고 온전하다. 이곳에서 쓰러져 간 수많은 청춘의 피로 붉게 물든 산천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있지만 실은 뱀사골 계곡 돌 틈 사이사이에 처연하고 슬픈 이야기가 숨어 있다. 때로는 돌돌돌, 때로는 조졸조졸 흐르는 소리는 죽어간 이들이 남긴 모스 신호이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가족과 함께 듣는 뜻 깊은 시간을 갖자. 복효근 시인의「환상적 탁족」을 읊는 것도 뱀사골을 즐기는 방법이다. ‘한여름 염천을 피해/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 발을 담갔다’는 시인이 글과 함께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는 지리산 바래봉도 추천한다. 하늘이 아닌 땅에 물든 노을을 감상하는 것으로 한 해의 출발을 선언하는 건 어떨까.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순창 강천산은 김용택 시인이 그토록 보고 싶어서 하는 진달래나무와 때동나무, 산딸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산행이 힘든 가족은 조금 덜 힘들고 신나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예로부터 고추장으로 유명하한 순창장류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강천산 단풍보다 진하고 갓난아기 볼처럼 윤기가 자르르 도는 고추장. 양병호 시인의 시 「순창 고추장」에 ‘매콤 쏘면서도 달콤하게 앵기는 알싸한 그 맛’이라는 문구를 읽으면 입안에 저절로 침이 고인다. 장류박물관은 고추장 만드는 체험도 있다. 자녀와 함께 체험을 하면 하나의 먹거리가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저절로 터득이 된다. 임실치즈역사문화관으로 가면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의 치즈 이야기와 치즈 만들기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진 임실치즈의 역사를 통해 꿈의 완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빤한 명언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곳에서 가족끼리 치즈를 만들며 서로를 더욱 유연한 태도로 바라봐도 좋다. 순창 오일장과 삼례시장도 가족과 함께 가면 좋다. 카트의 크기를 욕망하기보다 까맣게 그을린 시골 할머니가 건넨 시금치 한 다발에 깃든 자연의 수고로움을 욕망하자. 시장이란 공간은 생산자와 판매자 사이에 오가는 돈보다 정이 먼저인 곳이다. 덤과 에누리라는 밀고 당기는 행위 속에서 정이 싹튼다. 그 과정에서 설득과 이해, 소통을 저절로 배우게 된다. 사진작가 이흥재와 시인 김용택이 함께 낸 사진에세이집 『그리운 장날』처럼 순창 오일장을 배경으로 생생한 삶의 현장을 찍어보는 재미를 느끼는 것도 방법이다.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갔다가 꽈배기 튀김 하나에 행복했던 그 시절의 나와 우리가 그리우면 삼례시장도 좋다. ‘우리의 얼굴을’ ‘모두 다 만나’는 삼례시장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가족 여행 섬진강을 끼고 삶을 꾸리는 마을은 부지기수다. 그중 진뫼마을은 시인의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시인이 많다. 그중 부모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노래하는 김도수 시인이 있다. 시인의 자택과 가까운 곳에 흔하디흔한 고추밭이 있다. 그 밭 가장자리에 자그마한 돌비석은 이름하여 ‘사랑비’다. 사랑비 앞에는 ‘월곡양반 월곡댁/ 손발톱 속에 낀 흙/ 마당에 뿌려져/ 일곱 자식 밟고 살았네’ 라고 새겨졌고, 뒤에는 ‘어머니 아버지, 가난했지만 참으로 행복했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김도수 시인의 사모곡은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전라도닷컴·2015)에도 잘 드러나 있다. 이곳에 오면 사랑비에 적힌 문구를 소리 내어 읽어보자. 부모를 바라보는 자녀의 눈빛이 사뭇 달라짐을 느낄 것이다. 부부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하고 싶다면 남원 최대의 사찰이었던 만복사로 가보자. 만복사를 배경으로 한 「만복사저포기」의 주인공 양생을 만나면 부부간의 신뢰가 쑥 올라간다. 사랑보다 더 깊은 믿음이 둘 사이를 단단하게 한다. 부부의 정을 더 깊게 느끼고 싶다면 남원 유천마을 김삼의당 시비가 있는 곳으로 가자. 김삼의당은 가난한 살림을 꾸리는 여염집 여인으로 남편과 아이들, 시집살이와 같은 일상 속 크고 작은 일들과 자연의 멋을 소재로 260여 편의 한시와 산문을 남겼다. 조선 시대 여인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김삼의당은 남편 하림과 가문의 사정과 글재주가 비슷해 천상배필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함께 시를 쓰고 문학을 이야기하는 부부의 애정도는 글로써 꽃 피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가족 여행 어린이가 있는 가족은 어디를 가든 좋다. 아이들 눈에는 매양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한 것투성일 테니. 우선 동화 속 배경지로 가자. 「콩쥐팥쥐」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이서면 앵곡마을에는 담벼락이 그림책이다. 담벼락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아이는 어느새 콩쥐의 사정에 가슴 졸이고 팥쥐 엄마와 팥쥐의 못된 행동에 주먹을 불끈 쥔다. 실제 콩쥐가 살았음 직한 마을에 오면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나쁘게 살면 벌을 받는다는 교훈을 굳이 입 아프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배경지가 주는 힘이다. 어찌어찌 살아야 한다는 잔소리가 필요 없다. 현장이 곧 가르침이다. 오수의견공원도 어린이에게 문학의 힘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충실한 개가 주인을 살리기 위해 온몸에 물을 적셔 불을 끈 의견의 동상을 세워놓은 이곳에 오면 진정한 희생을 저절로 생각하게 된다. 작은 희생부터 큰 희생까지 타인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알찬 시간을 통해 책에서 얻는 지식보다 더 값진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동화 속에서 나와 이제는 슬렁슬렁 산책하기 좋은 완주 봉동 상장기공원으로 가자. 과거에 이곳은 장마철에 제방이 자주 무너져 인명피해가 컸다. 제방을 재정비하고 강물의 범람으로 죽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매해 당산제를 지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오래전 당산제에서는 씨름대회를 열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올리는데 이때 아이부터 어른까지 참여연령이 다양했단다. 동학농민혁명 농민군을 소재로 한 최기우의 희곡 「들꽃상여」에 봉동의 소년장사 이복룡과 봉동씨름에 얽힌 여러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씨름터는 봉동 상장기공원. 200년 전통이 살아 있는 봉동씨름의 현장이다. 당산제에 맞춰 이곳에 온다면 우리 전통 스포츠인 씨름에 관심도 두고 씨름대회에 참가해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면 더 없이 좋다. △강바람을 따라 떠나는 가족 여행 강을 따라가는 여행은 어떨까? 임실 옥정호를 따라 달리면 일상의 노고를 잠시 잊게 된다. 옥정호가 내려다보는 국사봉에 오르면 더 자세하고 깊은 감흥을 얻을 수 있다. 국사봉 전망대에 서면 산 중턱을 따라 물을 가둔 옥정호수도 만나고 붕어섬도 조우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운암대교와 최근 만들어진 출렁다리 또한 볼거리다. 옥정호는 수몰지다. 저 호수 바닥에는 아직도 납작 엎드린 초가지붕과 땅따먹기, 자치기를 하며 놀았던 공터가 아이들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그리움은 붕어섬으로 남아 하늘에 작은 구름을 띄운다. 떠나간 이들을 그리는 붕어섬의 노래는 구름을 따라가서 비가 되고 눈이 되어 곳곳에 기별을 보낸다. 차를 세우고 시골 버스정류장에 앉아 박성우 시인의 「자두나무 정류장」을 읽어보자.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달이 오고 별이 오는 그곳에서 시를 읽으면 버스를 타고 내리는 비와 눈과 달과 별을 만날 수 있을지 누가 아는가. 기별 없이 오는 것은 더없이 반가우니 말이다. 가지각색으로 오는 그것들을 맞이하러 가는 운암호 여행은 어느 곳에 발을 디뎌도 후회가 없다. 기별 없이 딛는 발은 모든 것에게 기쁨이며 환호를 선물한다. 이제 문학적 감성에 젖었으니 섬진강을 따라 달려보자. 열린 창으로 팔을 뻗어 환호성을 질러보자.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털어내면 된다. 강이 담고 있는 역사와 숱한 이들의 눈물 나는 이야기를 함께 하는 것만으로 가족은 공유할 게 많아져서 더 단단한 관계가 된다. 가족이 별거 있나. 함께 자고, 먹고, 한 공간에서 호흡하며 가끔 여행을 통해 조금 솟았던 불신의 담을 슬쩍 무너뜨리자. 그 담은 너무 허성해서 언제 무너졌는지 모를 만큼 무너져 사라지고 없다. 가족이 있다는 건 든든한 배경을 둔 것과 같다. 말없이 나를 지지해주는 가족과 함께 하는 문학 명소체험은 오늘의 우리를 내일의 우리로 건너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주저 말고 문학 명소를 따라 다정한 대화를 나누어보자. /김근혜(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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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0 10:00

일제강점기 서러운 소리꾼… 이화중선 탄생 120주년 기념 영화 나온다

참혹했던 일제강점기 시대 속 잊혀진 명창을 찾아 나선 한 감독의 로드무비. 시인이자 감독, 배우, 시나리오 작가 등 팔색조의 매력을 지닌 백학기 감독과 지역 영상업체 'JB영상연구원'이 공동 제작한 다큐 영화<이화중선>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이화중선은 일제강점기 김초향과 더불어 여류 창악계의 쌍벽을 이룬 판소리 명창이다. 그는 17세 때 협률사의 공연을 보고 명창의 길을 걷기 시작해 일제강점기 때 임방울과 함께 음반을 가장 많이 녹음한 명창으로 꼽히는 등 여류명창으로 큰 인기를 끈 인물이다. 이번 영화는 지난 2019년 명창 이화중선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지만, 당초 시나리오 작업 후 배우 캐스팅 문제와 예산 난항, 여기에 코로나19 등으로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유로 백 감독은 기존 충무로 제작 방식을 벗어나 지역영상업체 'JB영상연구원'과 합심해 지난 2022년부터 2년여 동안 영화 형식과 다큐 형식을 가미한 저예산 독립 예술영화인 이번 작품<이화중선>을 탄생시켰다. 백 감독은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등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을 위해 활동한 인물은 역사책에서도 나오고 기념행사도 존재하지만, 가혹한 일제의 압제 속 민족들의 한과 얼을 노래한 ‘이화중선’ 명창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에 대한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 제일 먼저 인물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었다”며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자료가 너무 적어 이화중선의 일대기를 따라 그의 발자취를 쫓는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소량의 자료에서 출발한 이번 영화는 전북 부안을 시작으로 남원과 순창, 임실 오수, 익산 왕궁, 전남 목포, 서울 익선동과 경복궁, 일본 세토나이카이 등 이화중선 명창이 머문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그 내면과 풍경을 쫓는 백 감독의 여정이 담겼다. 영화는 배우 정이화와 백학기 감독이 직접 스크린에 출연하고 국악인 정회천 교수와 국악인 김세미 등도 열연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심청가 중 추월만정 대목을 이화중선 명창의 소리로 만날 기회를 제공해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있다. 이밖에도 지역 국악인 서양수·이서희 씨의 목소리와 배우 박팔영·원다교 씨가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백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20세기 30년대 우리나라 최고의 국창인 이화중선이 다시금 재조명 되길바란다”며 “‘꽃도 무덤도 없이’ 소리로만 남은 안타까운 인물 이화중선에 대한 이번 영화가 널리 알려져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다큐영화<이화중선>은 오는 24일 오후 7시 전주영화제작소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후 서울 시사회를 거쳐 국내외 영화제 출품과 함께 개봉될 계획이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1.18 17:45

커지는 '웹툰 산업' … 전북 중장기 전략 마련 여론 비등

웹툰 산업이 차세대 국가 전략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어 전북에서도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웹툰 산업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콘텐츠 산업인 데다, 영화·영상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가능해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8일 공개한 ‘2023 웹툰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22년 웹툰 산업의 총매출액은 1조 8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실적(1조 5660억 원)보다 16.8% 증가한 수치로 웹툰 산업 실태조사가 개시된 2018년 이후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하지만 전북의 웹툰 산업은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전북 콘텐츠 융합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도내에서 활동하는 웹툰 작가 수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9329명 중 140명(1.5%)에 불과했다. 전북이 웹툰 산업 육성 취지로 2021년 개소한 웹툰 캠퍼스 입주 작가도 15명 남짓으로 파악됐다. 웹툰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매니지먼트사와 플랫폼 기업 등이 부재하고, 작가 육성 방안도 창작 공간 마련에만 치우쳐 있다 보니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부산광역시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웹툰 산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부산 웹툰 플랫폼 구축부터 부산 웹툰 페스티벌 운영 등 웹툰 산업 기반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구광역시도 ‘웹툰 도시 대구’ 구축을 본격화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대구시는 웹툰 전문기업 육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센터를 건립해 웹툰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거래 및 해외 프로모션 지원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돕는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 이수진 의원의 발의로 ‘전라북도 만화·웹툰 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만화·웹툰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발견해 관련 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도,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나 산업 활성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 부재는 뼈아픈 대목이다. 이에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 관계자는 “웹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이나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자 노력 중이지만 관련 예산이 수반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아직은 시작 단계라 공격적인 사업 추진은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1.18 17:45

7인 7색의 매력, '기대의 물결이 가닿은 시선'

전주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 작가 결과 보고전 ‘기대의 물결이 가닿은 시선’이 내달 25일까지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은 지난해 14.5:1의 경쟁률을 뚫고 입주한 작가들의 결과 보고전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6기 작가들은 권영성, 김명득, 김영진, 박승만, 오지은, 이부안, 이올 등 7명이다. 이들은 팔복예술공장을 통해 마주한 새로운 시선과 감정 등을 표현하고 다양한 시도와 실험, 예술적 탐험을 각자의 언어로 풀어내 작품으로 구현했다. 권영성 작가는 사람이 살아가는 장소와 풍경 속에 자연히 형성되는 규칙성에 주목했다. 반복되고 나뉘어져 있는 여러 대상을 한 화면에 배치하여 캔버스에 담았다. 다차원, 꿈 그리고 지구 밖의 현상을 작업 주제로 잡은 김명득 작가는 자연이 가진 패턴의 알고리즘을 확장해 시각적 자료로 활용하고 작업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김 작가가 선보이는 ‘배치를 위한 리허설’은 배치의 이데아를 찾는 과정에 대한 작업이다. 작가는 작업실 내부의 특정한 위치에 사물들을 배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물들의 이상적인 위치를 찾고자 하지만 결국 최선의 위치에 그치게 되는 과정을 설치 작품으로 선보인다. 박승만 작가는 컴퓨터 그래픽과 사진 기술의 비슷하면서 다른 이미지 생산구조를 역으로 해체하고 사진으로 재구성하는 작업물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오지은 작가는 회화를 통해 느낀 기억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모호한 풍경을 스케치했다. 이부안 작가는 처음 마주한 생경한 풍경을 서사적으로 풀어내고 이올 작가는 자아와 타자의 기대 사이에서 어긋나는 갈등을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나타냈다. 백옥선 대표이사는 “6기 입주작가들이 1년 여간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활동과 교류를 바탕으로 선보인 이번 전시에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2월 27일까지 팔복예술공장 A동 2층 전시실과 B동 이팝나무 홀에서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1.18 17:4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