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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과에 다니는 A군은 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갈 예정이다. 국악 작곡을 공부했지만, 평소 대중음악 작곡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활동 기회가 많은 서울로 가게 되었다. A군은 “넓은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 서울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같은 대학 무용학과 졸업생 B양도 전북을 떠날 결심을 했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그는 학교 졸업 후 학원 출강과 무용단 입단 등을 고민했지만 서울에서의 활동이 더욱 낫겠다고 판단했다. '예향의 도시' 전북의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갈 청년 예술인 육성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예술인 배출이 감소하면 도내 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전문 인력 수급이 어려워지고 수도권과의 문화 격차 심화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5일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 활동 증명 현황을 보면 도내 예술인 활동 증명서 발급자는 5938명이다. 나이별로 살펴보면 20대 13.6%(807명) 30대 21.9%(1299명) 40대 14.1%(835명) 50대 16.5%(982명) 60대 18.7%(1110명) 70대 11.2%(668명) 80대 4.0%(237명)로 확인됐다. 도내 문화예술계는 30~60대까지 나이별로 고른 분포도를 보이지만, 향후 문화예술계를 책임질 20대 비율은 10%대 초반에 그쳤다. 이는 취업률 저조와 신입생 부족으로 지역 대학 예술학과가 폐과·축소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주대 미술학과, 원광대 서예학과, 우석대 국악과와 군산대 도예과 등 순수 예술계통 학과가 사라지면서 예술 활동 기회도 줄어들게 된 것. 무용학과 졸업생 B양은 “학생 대다수가 정부 지원 사업 위주의 콩쿠르를 준비해 서울 진출을 꿈꾼다”라며 “학교 공연도 매우 소중한 기회지만, 안무가로서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 기회는 많지 않다”고 했다. 도내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은 청년 예술인 유출을 막고 지역 문화 인재 육성을 위한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술인들이 생계유지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없이 밑 빠진 독에 예산만 들이붓는 식의 지원은 그들을 더욱 병들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추진하는 청년(예술인) 대상 지원 사업에 투입된 지난해 예산은 약 2억 2000만 원이다. 2022년 2억 7000만 원, 2021년 3억 7000만 원의 예산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효과를 검증할 만큼의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도내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재단에서 신진예술가 육성을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당장 배고픈 한 끼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청년 예술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전북도와 전주시가 추진하는 국제영화제와 세계소리축제 등을 활용해 인재 발굴 사업을 의도적으로 추진해 청년 예술인을 지속해서 키워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17대 석정문학회장에 김영 시인이 선임됐다. 임기는 2년. 15일 석정문학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석정문학회는 중진 회의를 열고 김영 시인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했다. 김영 시인은 <눈 감아서 환한 세상>으로 문단활동을 시작해 <나비 편지> <수평에 들다> <파이디아> <벚꽃 지느러미> 등을 펴냈다. 윤동주문학상과 석정촛불시문학상 대한민국 예술문화대상(대상) 외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 전북예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문협 회장, 전북문학관장 등을 역임했다. 김 시인은 “석정 선생님의 문학적 정신을 기리고 그의 시업을 선양하며 문학적 가치를 높이는 일에 힘쓰겠다”라며 “회원 간 친목 도모와 문학 활동 다변화를 시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석정문학회는 1984년 석정시인 작고 10주기를 맞아 석정시인 추천으로 등단한 이병훈, 김민성, 이기반, 황길현, 허소라 다섯 문하생이 모여 만든 단체다. 주요 사업으로는 석정 작고 30주기 추모문학제, 탄생 100주년 기념문학제, 석정전집 간행이 꼽힌다.
우리 음악을 보존·계승하며 창조적인 지역의 음악을 연주하는 전주시립국악단이 갑진년의 힘찬 출발을 알린다. 전주시립국악단이 다음 달 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해 첫 정기연주회 ‘진화(進化)Ⅳ’를 공연한다. 신년 음악회로 꾸려지는 이번 공연은 종묘제 보태평을 시작으로 남도민요연곡, 해금 연주, 관현악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먼저 전주시립국악단이 새해 첫 연주곡으로 합을 맞출 노래는 종묘제례악 보태평 중 희문, 기명, 역성이다. 보태평은 제례악이 연주되는 동안 왕들의 문덕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이날 무대에서는 현대적인 국악관현악곡으로 재창작돼 선보여진다. 특히 이날 장재환 전주시립국악단원이 악장으로 나서 장준철 전주시립국악단 악장, 전주시립무용부와 함께 무대에 올라 국악관현악과 합을 맞춰 일무를 선보이는 등 관객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전한다. 두 번째 무대는 남도민요연곡(김희조 편곡)이다. 관현악 반주에 성주풀이, 흥타령, 개고리타령이 연이어 불려진다. 세 번째 연주는 많은 굴곡과 굿거리장단이 매력적인 지영희류 해금산조 협주곡이다. 무대에는 이동훈 전북대 교수가 출연, 해금과 국악관현악이 선율적 조화를 연주하며 지영희류 산조의 진수를 전한다. 네 번째 연주는 현재 방송 및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 남상일과 함께하는 무대로 사철가, 사랑가, 장타령 등이 이어진다. 끝으로 전주시립국악단은 이날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서사적인 음악, 관현악 ‘휘천’을 신년연주회의 마지막 무대로 연주하며 조화로운 세상 속 축복을 그려낼 예정이다. 8세 이상 관람가인 이번 공연의 예매는 나루컬쳐와 전화예매(1522-6278)를 통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시립국악단(063-253-5250)에 문의가 가능하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분야 공모에 81개국 747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604편 보다 143편이 증가한 수치로 역대 가장 많은 작품이다. 15일 전주국제영화제에 따르면 출품작은 아시아가 403편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 277편, 남아메리카 110편, 북아메리카 79편, 아프리카 7편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이란이 110편으로 가장 많이 출품했으며, 중국 85편, 인도 54편, 프랑스 46편, 미국 44편 등이었다. 장르별로는 극영화가 435편, 다큐멘터리 233편, 실험영화 55편, 애니메이션 9편, 기타 장르 15편이 접수됐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극영화가 78편, 다큐멘터리가 45편, 실험영화 25편, 애니메이션 3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증가율이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하며 올해 영화제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진수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역대 최다 출품작 수를 기록한 것은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극장에서 작품을 소개할 기회가 줄어든 젊은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통해 평가받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젊은 영화인들에게 전주국제영화제가 어떤 의미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공정하고 치열한 심사를 통해 훌륭한 작품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개최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통해 한지로 만든 2024년 탁상용 달력 나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주천년한지관은 한지의 멋과 너른 쓰임을 알리기 위해 ‘2024 탁상용 한지 캘린더’를 제작해 다음 달까지 나눔 이벤트를 연다. 한지 캘린더를 받기 위한 온라인 이벤트 참여 방법은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주천년한지관 방문 후기를 개인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하면 된다. 오프라인 이벤트는 △닥무지 특별 체험 △‘한지로 만나는 설’ 프로그램 참여 △전주천년한지관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 등 총 3가지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한지 캘린더를 바라보며 한지의 아름다움은 물론 한지의 확장 가능성을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올해에도 전주천년한지돤 인근에 조성될 K-한지마을 조성을 위해 힘차게 달리겠다”고 말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다음 달 2일까지 도내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2024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이하 노상놀이야)’ 공모를 진행한다. ‘노상놀이야’는 전북도 내 대표 관광지를 찾는 도민, 관광객에게 거리극 및 퍼레이드 등 지역 특화 문화예술 기반의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목적으로 지역의 문화관광과 공연예술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주요 프로그램은 지역 특화 콘텐츠를 활용한 도민 및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거리공연으로 주말 시간대 시·군별 14회 상설공연과 통합 퍼레이드 1회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 또한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다원예술 등 지역별 관광형태와 계절별 상황을 반영해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심사는 1차 제출서류 검토, 2차 서류심사와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PT 심사로 진행된다. 선정결과는 다음 달 16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에서 최종 선정된 5개 시·군과 수행단체에는 각 2000만 원이 지원된다. 사업계획서와 발표 자료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 오후 6시까지 공문(시·군) 및 방문(수행단체)접수를 통해 제출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 사업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재단 예술회관운영팀(063-230-7490, 7495)에 문의할 수 있다,
문화재청이 제16기 대학생기자단을 모집한다. 모집 대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히 사용하는 국내외 대학(원)생이며 최종 선발자는 오는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취재·동영상·카드뉴스 등 총 3부문에서 활동하게 된다. 지원서와 활동계획서 등 제출 서류는 네이버 폼(https://naver.me/xIg0xt7m)을 통해 오는 30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밖에 자세한 내용은 문화재청 누리집과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숭환 한지공예(지호공예) 작가의 작품이 2024년 중등 미술 교과서에 수록됐다. 이번에 수록된 작품은 종이 안경집과 종이 기러기로 각 천재교육, YBM출판 미술교과서에서 볼 수 있다. 한편 조 작가는 1995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발간한 <한국의 종이문화> 및 다양한 사료를 기반으로 전 과정을 전통 기법을 통해 유물을 재현하고 있으며, 이번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 외에도 호랑이 베개, 씨앗 통, 함지, 지합, 대야, 지호반, 탈 등 다양한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25일까지 2024년을 함께할 공연평가 모니터링단을 모집한다. 공연평가 모니터링단은 1년간 3~5회의 공연을 관람하고 간단한 의견서를 제출해 국악원의 향후 공연 및 운영에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게되며, 만 15세 이상 전통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다양한 관점에서 제공되는 의견들을 통해 국악 공연 품질을 한층 끌어올릴 공연평가 모니터링단에게는 공연 예약 우선권과 함께 의견서 제출 시 소정의 상품이 제공된다. 접수는 당일 오후 5시까지 이메일(hejuc70@korea.kr)로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의 공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최근 ‘제1회 전라북도 예술·관광상’ 수상자로 11건을 선정했다. 예술·관광상은 도내 문화관광진흥의 일환으로 문화예술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관광산업에 동력을 제고하고자 지난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재단은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후보자 추천과 2차례의 공적 심의를 거쳐 문화관광 분야에서 활동 중인 개인이나 단체, 기업 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상자를 선정했다. 수상자는 예우와 함께 디자인에보(기업, 아트페어 및 페스타 기획),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단체, 전통예술 보존·국악인재 발굴), 전주소년소녀합창단(단체, 청소년 공연예술 육성), 아크빌(단체, 로컬관광콘텐츠 기획), 예우(단체, 배리어프리 공연), 심재균(기획), 양진성(공연), 이기홍(미술), 이종근(문학), 이흥재(사진), 전호갑(공예) 등 11건이다. 수상자에게는 도지사 표창과 함께 오는 3월 전북예술회관에서 공적 아카이브 전시가 제공될 예정이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19일 전주라한호텔 1층 온고을홀에서 개최되며, 재단 신년인사회와 함께 진행될 계획이다.
㈔한국예총 전북연합회 제25대 회장 선거는 이석규 전북예총 부회장과 최무연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기호순) 2파전으로 치러진다. 전북예총 제25대 임원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영)는 오는 19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정기총회와 함께 제25대 임원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한다. 기호 1번 이석규 전북예총 부회장은 ‘전북예총을 위한 배려와 나눔,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11개의 공약을 발표했다. 이 씨는 “전북예총의 역량 확대를 준비하며, 인생의 마지막 헌신을 쏟겠다”며 전라예술제의 다양한 공연과 전시의 대전환과 10개 협회의 연간 기초 운영비 지급해 예산 확대에 주력할 것을 약속했다. 또 전북예총의 해외 교류사업 추진과 타지역 문화예술교류를 신설해 문화예술교류 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원로예술인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적절한 수당 지급하며, 청년 예술인 창작을 위한 지원활동에 노력하는 등 예술인 복지에 적극 힘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 씨는 “대부분 예술인이 전업 예술인이 되지 못하는 현재, 전북예총의 핵심적인 정책은 바로 ‘예술인 복지’다”며 “앞으로 지역 내 예술인들의 역량과 활동 기간 등을 활용해 예술인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고 약속했다. 한편 그는 김제 출신으로 육군본부 군악대를 나와 한국예총익산지회 지역문화기획전문가아카데미 제3기 과정을 수료했고 전북예총 수석부회장, 전북예총 대외협력위원장 등을 맡았다. 기호 2번 최무연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은 “지난 35년간 전북예총에서 익히고 경험한 바를 활용해 빛나는 금자탑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씨는 ‘헌신’과 ‘책임’, ‘극복’의 키워드를 내걸며 7가지 공약을 다짐했다. 그 역시 10개 협회 사무국 운영비 지원과 1협회-1기업 협약·매칭을 약속하며 예산 확대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또 전문예술단체 보조금·자부담 폐지를 추진과 예술창작지원금을 마련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특히 그는 이번 임기 동안 전북예술원 건립을 통해 예술교류와 전북예술 특성화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 전북예총의 발전과 도약에 대한 뜻을 전했다. 최 씨는 “예향의 본고장이라 알려진 전북은 역대 예술인 선배님들이 이뤄 놓은 자랑스러운 결과“라며 ”이러한 바탕 위에 또 하나의 탑을 세우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출신인 그는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운영위원 및 상임이사, 단장 등을 지냈고 전주예총 4~6대 회장을 맡았다. 최 씨는 현재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대한민국국제음악제 운영위원장, 국립전주박물관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텍스트를 통한 깊은 사유가 불가능한 시대다. 한 이미지와 연계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알고리즘의 사회. 우리가 마주한 2024년이다. 숏 폼과 유튜브 알고리즘의 무한 굴레에서 하루가 지나가고 또 다시 하루가 시작된다. 김성호 사진가는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실재를 포착한다. 단순한 이미지를 통한 자기노출과 관음의 연속은 실재의 삶이 아닌 허상의 세계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 그래서 작가는 실재하는 공간인 집을 배경으로 시간의 흐름을 앵글에 담았다. 민낯의 나와 내 것을 촬영해 온갖 하이라이트 이미지에 중독된 시각이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말이다. 김성호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집은 우리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가장 민낯으로서의 사적인 공간”이라며 “1인 가구, 가족구성원 전체 아니면 구성원 일부를 제외하고 자유롭게 촬영했다”라고 작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후 작업을 통해 여러 이미지를 중첩해 한 장의 사진으로 구성했다. 흐릿한 이미지로서의 인물과 선명한 배경을 대비시켜 작품 속 공간과 물건은 실체를 의미하고, 이미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시간 속에 존재하는 실재를 상징한다. 철학적 사유와 작가의 시선을 관람할 수 있는 김성호 사진전 HOUSE OWNER는 21일까지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준비를 위해 총 19곳의 가정을 방문한 작가는 "사진 한장의 이미지가 모든 것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자극적이고 화려한 이미지 밖의 여백에 집중했다"며 "집안의 소품 하나하나는 앵글 앞에 선 인물의 삶을 각기 대변한다. 어려운 부탁임에도 사적인 공간을 내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고하(古河) 최승범(1931-2023) 선생의 타계 1주기 추모제가 지난 13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신월리 선영에서 거행됐다. 1주기 추모제에는 유족과 제자 등 30여 명이 참석해 고하 선생의 뜻을 기렸다. 이날 추모제는 전체 묵념을 시작으로 참배와 전북 문학 봉헌식, 추모 시와 추모사 낭독 등이 이어졌다. 고하 최승범 문학 기념 사업회 양병호 회장은 추모사에서 “고하 선생이 생전에 강조한 전통문화 정신과 풍류정신, 줏대 정신의 문학정신과 삶의 가치를 기억하겠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제33대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에 백봉기(72)씨가 당선됐다. 백봉기 신임 회장은 지난 13일 전북문학관에서 치러진 제33대 전북문인협회장 선거에서 74표 중 49표를 얻어 66% 득표율로 조미애 후보를 따돌렸다. 임기는 오는 2월 1일부터 3년간이다. 군산 출신인 백봉기 신임 회장은 군산교대 및 군산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KBS 프로듀서로 활동했으며 전북예총 사무처장으로 10여년 넘게 근무했다. 온글문학회장, 한국미래문화연구원 부원장 등을 거쳐 현재 전북문협 부회장, 전북수필문학회장, 전북펜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0년 <한국산문>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그는 <여자가 밥을 살 때까지> <탁류의 혼을 불러> <팔짱녀> <해도 되나요> 등의 수필집을 출간했다. 백봉기 신임 회장은 “많은 성원에 감사하고 책임이 무겁다. 조 후보가 말한 화합과 단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후보의 12가지 공약도 제 것으로 만들어서 꼭 추진하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전북문협 발전의 에너지는 회원들에게 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3년간 백봉기 신임회장은 △전북문학관 건립과 공간 활용 극대화 △건지산 문학의숲 조성 △문학 메세나운동 전개 △해외 문학단체 교류 및 해외 문학기행 추진 △전북사랑 전국디카시 공모 △시·군지부 및 분과위원회 중심의 활동 전개 △전북문단 2회 이상 발간 △문학콘텐츠 방송참여 확대 △기존 주요사업 계승 발전 등의 공약을 실천할 계획이다. 이날 김현조(전주문인협회)씨와 소관섭(익산문인협회) 씨도 새로운 감사로 뽑혀 백 회장과 함께 전북 문협을 이끌게 됐다. 한편, 이번 선거는 과거 직선제와 달리 대의원제로 진행된 까닭에 선거를 앞두고 투표방식에 대한 잡음이 일었다. 이날도 현장 투표 전부터 미흡한 투표 운영과 투표 방식에 대한 건의가 이어졌고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를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시행착오가 있었다”라며 “미진한 부분에 대해 양해를 부탁한다”고 사과했다.
예술가들은 늘 대화 상대를 찾는다. 그러나 이내 소통의 오류로 내면의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를 오롯이 바라볼 때 비로소 희망을 느낀다. 청목미술관 초대 전시 정유리 개인전 ‘way out’이 오는 23일부터 청목미술관 전시실(청목빌딩 1층)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소통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구멍이라는 기호적 이미지로 표현한다. 작품의 구멍은 답답하게 갇혀있는 벽이 아닌 시원하게 뚫린 공간을 통해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을 보여준다. 이는 예술가의 책무는 작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존재라고 믿기 때문. 작가는 “작품을 직접적인 언어의 대화가 아닌 조형적 요소를 통해 감정을 나누고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나의 작품과 함께 호흡하는 모든 사람이 마음속 상처를 회복하고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작가 노트를 통해 밝힌다. 정유리 작가는 원광대 조형예술디자인대학을 졸업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청년 작가 발굴 시리즈 우화 ‘무민세대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 ‘함께, 바라보다’, ‘오르막 미술 야시장’, ‘청목 아티스트 레지던시 그룹전 전북의 불꽃 불꽃 3’ 등에 참여해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청목미술관에서 입주 작가들의 공간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라며 “예술적 교류와 협업 장르 간 융합을 시도하고 다양한 창작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올 한해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1층 로비에서 매월 둘째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다채로운 세계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전주시는 도서관을 책과 음악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Tutti 앙상블’과 협업해 공연을 기획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2018년 창단한 ‘Tutti 앙상블’은 백제 문화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실내악 전문 지역예술인단체로, 지난 2022년부터 30분간의 ‘찾아가는 틈새음악회’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고품격 연주를 선보여왔다. 지난해에는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에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전문 음악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 정기 음악공연은 ‘작곡가의 고향을 찾아 세계로 떠나는 음악여행’을 주제로, 각국 작곡가의 대표곡을 장르별 전문 연주가의 솜씨로 감상할 수 있다. 지난 13일 열린 첫 공연에서는 김민영 공연자(판소리)가 ‘한국 남도민요’를 주제로 ‘흥타령’과 ‘쑥대머리’, ‘성주풀이’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오는 2월에는 조은비 연주자(플루트)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모차르트 1756’을 주제로 플루트 연주를 선보이며, 3월에는 유예슬 등 비올라 4중주가 ‘독일 본(베토벤 1770)’을 주제로 무대에 선다. 이어 매월 △4월 고은영(오페라)의 ‘이탈리아 페사로(로시니 1792)’ △5월 임송이(피아노)의 ‘폴란드 바르샤바(쇼팽 1810)’ △6월 이현주(동화구연)의 ‘노르웨이 베르겐(그리그 1843)’ △7월 한아름(클라리넷)의 ‘프랑스 파리(생상스 1835)’ △8월 박달님(가야금)의 ‘한국 장흥(최옥산 1905)’ △9월 김성민(첼로)의 ‘체코 프라하(드보르작 1841)’ △10월 이은정(바이올린)의 ‘영국 우스터(엘가 1857)’ △11월 송동건(색소폰)의 ‘미국 뉴욕(앨런 멘켄)’ △12월 박태건(북토크)의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쇼스타코비치 1906)’ 주제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배워야 할 모든 것이 교과서에 있다는 다소 믿기 힘든 이야기가 전설처럼 떠도는 학교를 떠나 정글로 뛰어든 청소년이 있다. 호기심에 철벽을 치고 무모한 도전에 발을 거는 어른들에게 사이다 급 일탈로 청춘의 피가 끓고 있음을 증명하고픈 청소년이 뛰어든 그 길에 문학이라는 치트키를 뿌리자. 남원, 순창, 임실, 완주 곳곳에 숨은 문학여행 길은 의미 있는 일탈로 이어지리라. △역사를 잊은 청소년을 위한 여행 청소년의 역사의식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이때, 지리산지구전적기념관과 지리산전적기념비는 역사의식을 깨우는 최적의 장소다. 지리산국립공원 뱀사골 계곡 입구에는 기념관과 기념비, 지리산충혼탑, 공적비 등이 나란히 서 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이병천이 쓴 소설 『사냥』을 읽고 가면 더 좋다. 한국전쟁이 지리산 자락에 남긴 핏빛 아지랑이. 그 아지랑이 사이를 걷다가 닮은 표정의 두 소년이 만난다. 그들은 7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서로에게 스며든다. 한국전쟁이 남긴 깊은 상흔은 대한민국 곳곳에 선명하다. 임실군 청웅면 남산리에 있는 청계리 폐광굴은 1951년 3월 14일부터 3월 16일까지 남산리 주민 700여 명이 학살된 현장이다. 한국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이 주민들을 굴속으로 몰아넣고 입구에서 불을 지핀 뒤 뛰쳐나오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쏜 뒤 시체를 굴 안으로 밀어 넣고 또다시 불을 지폈다. 빨치산을 처리한다는 명목으로 자행된 극악무도한 학살은 규명조차 되지 않은 채 현재에 이르렀다. 정우영 시인이 ‘흩어진 저 정령들, 어떻게 돌아가나/ 노랑나비 한 마리 너울너울 곡하며 내려앉네/ 삶이 꺼져버린 허공이 땅속으로 기어가네/’ 하며 서러운 이들의 넋을 달랬다. 그래서일까. 그곳에 가며 서늘하다 못해 섬뜩한 냉기가 흐른다. 역사의 다이얼을 좀 더 뒤로 돌려보자. 다이얼이 멈춘 그곳에 완주 상관 정여립공원이 있다. 정여립(1546∼1589)은 반상의 귀천과 남녀 차별이 없는 대동계를 조직하고 왕조 세습을 부인했던 혁신적인 사상가로 천하공물설(天下公物說)과 하사비군론(何事非君論)을 주장했다. ‘서로 오가는데 문턱이 없고, 대문이 있지만, 잠그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나라, 나는 그것을 대동의 세계라고 부르겠다.’라는 정여립의 음성을 똑똑히 전한 희곡「정으래비」는 기축옥사를 소재로 한 최기우 극작가의 희곡이다. 혁명적 사상가인 정여립과 당시 억울한 죽음이 남긴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현장을 작품 정면에 내세웠다. 문학은 정여립을 다시 세상에 불러냈고 어른이 보지 못한 후미지고 어둡고 피로 얼룩진 자리를 볼 줄 아는 청소년을 기어이 찾아 낼 것이다. 여기 그대들과 또래인 김주열 열사가 있다. 1960년 마산상업고등학교 1학년 학생으로 자유당 정권의 3·15부정선거 규탄대회에 참가했다가 행방불명된 후 27일 만에 마산 앞바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그의 처참한 이야기를 극작가 노경식이 희곡에 담았다. 그의 희곡 「봄꿈(春夢)」은 4·19세대인 작가가 생생하게 체험했던 그 날의 일들을 극화됐다. 꽃도 피워보지 못한 어린 생명의 몸에서 나온 빠져나온 혼불이 희곡 속에서 나비가 되어 너울너울 춤을 춘다. △고전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여행 중, 고등학생에게 고전소설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기어이 정답을 맞춰야 할 시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고전소설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고전문학의 성지 남원을 여행하다보면 고전문학의 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전북에서 고전소설의 배경지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곳이 남원이다. 남원에 고전소설문학관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문학관에는 변사또의 모진 고문을 견디며 이몽룡을 기다린 「춘향전」과 꿈속에서 만난 여인을 잊지 못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았던 「만복사저포기」의 양생, 중국·일본 등 동아시아를 넘나들며 아내를 찾은 「최척전」과 「홍도전」이 있다. 남원을 배경지로 한 고전소설을 한꺼번에 만나는 고전소설 백화점이다. 이곳에서 고전소설 워밍업을 했다면 그곳 세상을 생생하게 재현한 곳으로 가보자. 가장 먼저 춘향테마파크로 가자. 이곳은 춘향전을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장소로 춘향마당과 돌탑, 동헌·관아·내아·월매집·부용당·옥사정 등이 각각의 이야기로 관광객을 맞는다. 성춘향을 향한 이몽룡의 절절한 사랑이야기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했거나 사랑이란 단어에 가슴이 짜르르해지는 청소년에게 가장 와 닿는 고전소설이지 싶다. 남원에는 춘향이만 있는 게 아니다. 흥부와 놀부도 이곳 출신이다. 남원 아영면 성리 상성마을은 「흥부전」의 흥부가 제비 다리를 고쳐준 뒤 부자가 되었다는 발복지(發福地)이고, 인월면 성산마을은 흥부가 태어났다는 마을이다. 「흥부전」에 나오는 지명이 그대로 재현된 이곳을 둘러보다 보면 저절로 판소리 한 소절 흥얼거리게 된다. 고전소설 「만복사저포기」는 남원에서 순창 가는 길목에 있는 만복사를 배경으로 한다. 꿈속에서 만난 여인을 잊지 못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사는 양생의 이야기는 부부의 사랑과 의리, 믿음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한다. 현재 만복사는 절은 사라지고 터만 남아 있다. 터에 이불처럼 덮인 푸른 잔디를 밝고 절터로 들어가면 커다란 석불입상이 있다. 양생에게 내기했던 부처님이었나 싶어 자세히 보게 되고 문득 내기를 걸고 싶어진다. 그럼 망설이지 말고 양생이 그랬듯 대차게 내기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간절한 소원을 내기로 걸면 이루고 싶은 욕망이 더욱 커지리라. △강 따라 산 따라 문학 따라가는 여행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에서 시작된 섬진강은 지나는 곳마다 불리는 이름이 제각기 다르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이 강줄기에 대한 토박이들의 애정이 깃들어 있다는 뜻과 같다. 진뫼마을을 비롯해 덕치마을, 천담·구담 마을, 장구목, 일중마을, 구미마을, 평남마을로 이어지는 이곳은 검은색 바위들과 기이한 모습의 요강바위가 강 중간에 있어 섬진강 상류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과 천혜의 절경을 선물한다. 완주 구이에서 강진 방향으로 가는 운암교 끝에 있는 섬진강댐물문화관도 있다. 이곳에서 주목할 것은 물길 따라 보는 ‘섬진강 문학 산책’이다. 한쪽 벽면을 채운 스크린에서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 최명희(1947~1998) 작가의 「혼불」, 박경리(1926~2008) 작가의 「토지」가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소개된다. 문화관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문학 체험이 있으니 이곳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문학을 이야기하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다 보면 빡빡했던 삶에 여유가 생기리라 장담한다. 전주에서 남쪽으로 보면 옥정호를 가리면서 막아선 봉우리가 국사봉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옥정호는 새로운 세계다. 해발 475m 정상에서 아래로 시선을 두면 산 중턱을 따라 물을 가둔 옥정호수와 호수 한가운데 놓인 붕어섬을 볼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운암대교와 최근 만들어진 출렁다리는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풍경이다. 이희정 시인의 시「일출-국사봉에서」의 표현처럼 옥동자의 붉은 이마 같은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 △나를 올곧이 세우는 여행 혼불문학관은 17년간 한 작품을 쓰면서 ‘언어는 정신의 지문’, ‘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라는 어록과 ‘아름다운 세상 잘 살다 간다’라는 삶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남긴 최명희 작가의 작품 『혼불』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지금 어둠 속을 걷고 있다고 여기는 청소년에게 작가가 걸어온 길고 긴 혼불의 터널을 걸어보시라 권한다. 자신이 지금 통과하고 있는 터널이 삶의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친구와 함께 남원김병종미술관도 좋다. 김병종 화가는 남원이 낳은 화가이며 극작가, 수필가로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1,2층에서 그림을 감상한 뒤 3층에서 외부로 통하는 문을 열고 나가면 희곡으로 등단한 김병종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진정한 예술가의 다양한 면을 살피며 인간에게 한계가 없음을 깨닫자. 지금으로부터 오백 년 전, 조선 시대에 뿌리박힌 차별과 편견 그리고 사회 부조리를 비판한 공포소설 「설공찬전」이 있다. 중종 때 쓰인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으며, 소설의 대중화를 이룬 첫 작품으로 평가된다. 잘못이 있다고 힘주어 말하지 못했던 시대에 택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이었던 소설. 소설을 통해 시대를 비판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청소년들 마음에 깊게 새겨지길 바란다. /김근혜(동화작가)
△글제목: 철없던 나 △글쓴이: 윤치훈(부산 성전초 5년) 가족들과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오는 길에 아파트 상가 커피숍 앞에 쓰레기차가 잠시 정차 중이었다. 난 이런 곳에 냄새나고 더러운 쓰레기차가 왜 정차해 있냐고 짜증 섞인 말투로 엄마에게 말했다. 그러자 엄마께서 “그런 말 하면 안 돼. 환경미화원께서 더워서 커피를 사기 위해 잠시 정차한 거야.” 그러고 보니 시원한 아이스커피 두 잔을 들고 아저씨 한 분이 차에 타셨다. 그리고 엄마께서 “아들아, 더럽고 힘든 일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편하고 깨끗하게 지내는 거야. 그래서 저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도 있어. 늘 본인의 자리에서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주는 저분들이야말로 정말 고마운 분들이란다.” 난 엄마의 얘기를 듣고 철없이 그냥 한 말에 몹시 부끄러워져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우리가 자는 고요한 밤에 일하시는 분들, 더럽거나 높은 곳에 일하시는 분들, 위험에 노출되어 일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환경미화원분들을 만나면 수고하신다고 감사 인사말을 전하고 싶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어린이에게는 동심이 있다. 동심은 어린이다운 마음이다. 그 마음을 키우기 위해 남원, 순창, 임실, 완주로 떠나보자. 그곳에서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하고, 눈물이 찔끔 나게 하는 신나고 감동적이고 이야기가 어린이를 기다리고 있다. △걸음으로 읽는 옛이야기 여행 엄마는 대개 가슴에 옛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중 엄마들이 가장 많이 들려주는 옛이야기는 「콩쥐팥쥐」가 아닐까 싶다. 콩쥐팥쥐는 이렇게 시작된다. “전주 서문 밖 30리에 사는 최만춘은….”. 이 구절을 근거로 완주군 이서면에 콩쥐팥쥐 마을이 조성됐다. 앵곡마을로 불리는 이곳에 가면 집집마다 담벼락을 따라 콩쥐팥쥐 이야기가 펼쳐진다. 종이 책이 아닌 발품 팔아 읽어야 하는 담벼락 책이다. 담벼락 책은 뛰어놀면서 읽는 장점이 있다. 담벼락 책이 끝나갈 무렵이면 아이는 어느새 콩쥐와 친구가 되고 팥쥐를 혼내주는 원님이 되어 권선징악이란 교훈을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오수에도 어린이에게 감동과 재미,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있다. 개 오(獒), 나무 수(樹)를 쓰는 오수면의 지명이 말해주듯 이곳에는 주인을 구하기 위해 온몸에 물을 적셔서 불을 끄고 죽은 개 이야기가 전해온다. 충심을 다한 개 이야기는 어린이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순창 설공찬테마관에 어린이 손을 잡고 들러보자. 한적한 마을에 나붓이 내려앉은 테마관에는 조선 시대 선비인 채수의 소설 「설공찬전」의 모든 것이 있다. 죽은 공찬이 사촌동생 몸에 들어와 저승에서 보고 들은 일을 이야기하며 당시 조선의 사회, 정치 문제점을 꼬집고 비판했다. 소설을 들여다보면 시대적 배경도 알게 되니 역사 공부가 저절로 된다. △동화 속 마을을 찾아가는 여행 일제강점기 때 삼례는 한내로 불렸다. 큰 강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삼례문화예술촌은 오래전 한내습지가 있던 자리다. 이곳에 양곡창고가 만들어지면서 사라졌다. 더불어 여기에 살던 맹꽁이와 금개구리도 사라졌다. 그 시절, 꽃잎처럼 연약하고 순했던 자연물과 인간의 이야기를 그림책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동화가 있다. 바로 유수경 작가의 『한내천에 돌아온 맹꽁이와 금개구리』이다. 이 작품은 삼례예술문화촌에서 뮤지컬로 각색돼 공연되면서 어린이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의 쓸모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가까운 곳에 그림책미술관도 있다.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든 그림책미술관은 아담한 크기에 알차게 꾸민 내부가 특징이다. 1층은 벽면을 따라 기획전시가 이루어지고 중앙 홀은 공연 또는 놀이의 장이다. 1층에서 2층까지 이어진 계단은 계단참이 넓어서 엎드려 책을 보거나 딱지치기, 엄지 꺾기 같은 간단한 놀이를 하기에 좋다. 놀다 지치면 2층에 있는 <빅토리아 시대 그림책 3대 거장전>도 보고 박물관 곳곳에 설치된 동화 속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어도 된다. 이제 건물이 아닌 자연 속 동화의 세계로 떠나보자. 완주군 동상면 밤티마을은 토끼와 발 맞춤하는 깊은 산골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이 마을을 배경으로 유수경 동화작가는 『하늘아래 첫 동네 밤티』동화를 썼다. 주인공 채연이가 숲속을 헤매다가 만난 여러 동물의 입을 통해 인간의 잔인함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야기다. 책을 읽고 밤티마을을 직접 찾아가면 독서가 두 배로 즐겁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만경강의 발원지 밤샘도 만나 수 있다. 인간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물. 내가 사는 땅을 풍성하게 하는 강의 참의미를 발견하는 뜻밖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우리 것이 좋은 여행 남원에는 몽심재라는 고택이 있다. 조선 숙종 26년(1700)에 박연당(1753∼1830)이 지은 이곳이 김양오의 동화 『꿈과 마음이 담긴 집 몽심재』(빈빈책방·2022)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필요한 사람이 언제든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열려있는 쌀 창고, 힘들게 일하는 하인들이 쉬도록 만든 정자와 같이 양반이든 천민이든 집에 사는 사람 모두 평등하게 서로를 배려하는 박연당의 마음이 책에 잘 나타나 있다. 최명희 소설『혼불』의 배경인 매안 이씨 종갓집 이웅재고가도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공간이다. 시간이 된다면 남도의 양반집에서 ‘에헴’ 하며 뒷짐 지고 걸어보기도 하고 ‘예, 나으리.’ 하며 허리 굽실거려 종살이 신분의 서러움도 경험하게 하자. 세상의 모든 차별에 관심을 두는 어른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한바탕 신명 나게 노는 얼씨구 여행 남원 광한루원에 가면 누구든 춘향과 이도령이 될 수 있다. 어린이라고 안 되는 게 아니다. 어린이도 사랑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주신 사랑부터 이성 간의 사랑까지. 직간접적 경험으로 사랑은 정말 힘이 센 여리면서도 강한 마음이라는 걸 안다. 이곳에서 「춘향전」의 사랑가 한 대목을 불러보는 경연대회를 열어도 좋다. 멍석만 깔아주면 숨겨둔 끼를 맘껏 보여줄 어린이들이 수두룩하다. 놀다 보면 배가 고프기 마련. 이제 임실치즈역사관으로 떠나보자. 어린이 입맛을 유혹하는 치즈를 생산, 판매, 체험하는 임실치즈테마파크에는 지정환(1931∼2019) 신부와 임실N치즈의 역사를 담은 임실치즈역사문화관이 있다. 푸른 눈의 신부가 만든 치즈에 깃든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 스스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굵직한 질문을 던지게 하자. 이제 덩실덩실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임실필봉문화촌에 가보자. 이곳은 300년 정도의 역사를 지닌 호남 좌도 농악의 대표적인 풍물굿필봉농악을 전수하고 공연하는 공간이다. 임실필봉농악을 소재로 한 윤미숙의 장편동화 『소리공책의 비밀』(대교·2009)을 읽고 찾아가면 농악에 스민 농민들의 시름과 수확의 기쁨을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김근혜(동화작가)
△글제목: 전설의 영웅, 홍범도 장군님께 △글쓴이: 윤시헌(포항제철초 4년) 전설의 영웅, 홍범도 장군님께 장군님, 안녕하세요? 저는 포항에 살고 있는 11살 어린이, 윤시헌 이라고 해요. 저는 얼마 전에 TV에서 장군님에 대한 이야기를 봤어요. 사실 이 프로그램을 보기 전까지 저는 장군님 하면 ‘봉오동 전투’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 장군님의 동상을 이동한다는 소식 때문에 온 세상이 시끄러워서 그런지, TV 프로그램에서 특집으로 하기에 엄마와 시청했어요. 1868년 평양에서 태어난 장군님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머슴살이하던 아버지도 9살 때 돌아가셨지요. 저보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어떻게 살아가셨을지 상상도 안 돼요. 사실 저는 엄마, 아빠가 없는 삶은 꿈도 못 꾸겠거든요. 힘들게 살아가시다가 일제 강점기 때 장군님은 의병이 되셨지요. 나팔수, 노동자, 사냥꾼 등 비참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시다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스스로 의병이 된 장군님의 결심이 존경스러워요. 장군님은 사격술이 아주 뛰어나셨다지요? 대단한 사격술과 유격 전술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끌어 우리 민족의 위상을 드높여 주셨지요. 올림픽 대 우리나라가 양궁이나 사격에서 금메달을 잘 따는 이유가 장군님의 후손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동상을 어디로 옮기든지 말든지 저는 우리 국민이 지금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게 모두 장군님의 덕분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TV를 보며 엄마와 저의 눈가가 촉촉해진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장군님! 우리의 멋진 조상님! 감사합니다. 하늘나라에서 부디 편히 지내세요. 2023년 9월 11일 윤시헌 올림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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