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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날갯짓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산조전통무용단의 ‘나비의 꿈’

코로나19로 위축된 사회 분위기 속에 새로운 희망을 전한다는 당찬 포부가 돋보이는 산조전통무용단의 공연 나비의 꿈이 오는 10일 오후 5시에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수없이 많은 갈등과 좌절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예술이 아닐까?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아가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공정함과 정의로움을 날갯짓하며 훨훨 날아가는 나비에 비유해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나비의 꿈은 <수련의 장>, <푸리의 장>, <조화의 장>,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다. 장마다 검술, 전주 검무(향제 전주교방검무), 초혼, 정령들 그리고 씻김, 누리와 평화(바라춤), 나비가 되어 등을 주제로 하는 공연을 선보인다. 예술감독과 연출에는 문정근 씨, 대본에 김정근 씨, 안무는 박성호, 정관영, 최재희 씨가 맡았다. 김경주, 김나연, 김연실, 문정근, 문지윤, 박성호, 오대원, 이윤경, 이태훈, 이화진, 정관영 씨가 무대에 올라 이상을 꿈꾸고 희로애락과 삶에 대한 노력, 희망을 노래한다. 문정근 예술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온갖 시련 속에서도 꽃은 피듯이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고 행복해지리라는 용기를 가지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비의 꿈을 통해 나비 같은 삶이 인간의 삶과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희망과 바람을 잃어버렸던 순수한 마음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단법인 전라삼현승부 보존회와 함께 앞으로 찬란한 천년 전주 시대를 열어갈 전주 지역의 핵심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확인하며 우리 것에 대한 정신, 흥과 멋을 보급하고자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산조전통무용단은 전통춤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한국 전통무용의 계승과 발전 및 체계적 연구를 목적으로 1996년 예향의 도시 전주에서 창단된 공연 전문예술단체다. 올해 전라삼현승무보존회를 설립하여 전통예술 복원사업과 전주지역의 사라져가는 민속무용 재발굴 및 복원 등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0.07 17:42

웃음과 재미 가득한 연극 ‘오! 나의 귀신님’ 전주 상륙

우리 재림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달콤살벌, 유쾌, 코믹, 호러, 로맨스 연극 <오! 나의 귀신님>이 전주에 상륙했다. 연극 내내 쉴 새 없이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마음속에 작은 여운까지 남기는 이 연극은 오는 12월 26일까지 전주 한해랑 아트홀에서 계속된다. 수목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3시6시, 일요일은 오후 3시에 만날 수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오후 5시8시에 관객과 마주하며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쉴 새 없이 오후 2시5시8시에 공연을 선보인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재림과 한별이다. 로맨스 작가를 꿈꾸는 연애 초보인 재림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한별이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달콤살벌한 한별의 몸에 구천을 떠도는 처녀 귀신이 붙어 있다. 우리 재림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말하며 계속 따라다니는 귀신의 유혹에 재림의 운명을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대사인 우리 재림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는 연극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 담겨 있는 대사다. 한별의 구천을 떠도는 처녀 귀신은 지극히 평범한 것을 소원이라고 하며 아무리 사소한 일도 살아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대학로 연극 당시 관객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멋진 공연, 배우들의 찰진 연기, 매력적인 캐릭터!, 별점 더 있으면 주고 싶다. 스트레스 한 방에 날아가고, 실컷 웃고, 실컷 놀라고!,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이라며 극찬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0.07 17:42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오징어 게임의 서막 ‘딱지치기’

오징어 게임. 어릴 적 동네 아이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골목을 누비던 그 놀이가 온 세계에 무섭게 번지고 있다. 바로 그것은 유료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의 드라마 바로 오징어 게임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유료 콘텐츠 업체 넷플릭스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고 지난 9월 17일 공개 이후 전 세계에서 82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드라마가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주목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탄탄한 줄거리와 전통문화 콘텐츠의 융합 설정이다. 인간의 본성. 부도덕. 모순과 윤리의 배반을 한국 전통 게임으로 오가며 보편적 공감대로 만들어 냈다. 이야기의 설정은 현실을 넣어놓은 허구와 같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빚에 허덕이는 사람을 모아 단순한 전통놀이로 인간의 물질만능주의를 채워주고자 한 발칙한 줄거리다. 물론 그러한 이야깃거리를 통한 옳고, 바름의 공식은 여느 드라마 논리와 같다. 드라마를 살펴보면 게임의 서막은 바로 딱지치기이다. 등장인물 중 1인(공유)은 처음 보는 주인공(이정재)에게 딱지치기란 전통놀이를 제안하고 한 번의 승리 법칙엔 10만 원이란 대가를 부여한다. 그렇게 줄거리의 서막은 시작되며 외딴 섬에서 이루어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또 다른 전래놀이의 변형이 살인 놀이로 이어진다. 드라마의 서막이자 동기부여가 된 딱지치기는 과연 어떤 전통놀이였을까? 왜 드라마의 감독은 딱지치기란 게임으로 서막을 알렸을까? 딱지치기는 종이로 만든 딱지를 땅에 놓고, 다른 딱지로 쳐서 뒤집히거나 일정한 선 밖으로 나가면 따먹는 아이들의 놀이이다. 종이가 귀했던 시절, 책표지나 닥종이를 여러 겹 붙여 만들거나 재래식 헌 장판을 사각형으로 오려서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종이가 점차 널리 보급된 1940년대부터 각지게 접어서 만든 딱지를 가지고 놀았는데 625전쟁 이후 두껍고 질긴 종이가 나오면서 접는 딱지가 보편화하여 전국적인 아이들의 대표 놀잇감이 되었다 한다. 처음에는 조선 딱지라고 하여 사다리꼴로 접었는데, 흔히 방석 딱지로 변화된 놀이는 필자가 어릴 적인 1970대에 많은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이 놀이는 딱지를 만드는 과정에 손기술과 창의력 발달 의지가 담겨 있으며 딱지를 치는 과정에서는 사물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구별할 수 있는 감성까지 내재되어 있다. 또한, 원초적으로 게임의 사회적 본능인 소유욕을 유발하게 현혹한다는 점인데 풀어 말하자면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 오는 본능의 놀이 구조라는 점이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서막은 그렇게 우리나라 전통놀이 콘텐츠 딱지치기를 소개하며, 사회구조의 부조리 그리고 잘못된 소유욕에서 만들어진 재생산된 인간의 모순을 알리고 있었다.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0.07 17:17

효동화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효 이야기’ 상재

동화작가 정성수씨가 효동화집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효 이야기를 익산시청과 협업으로 발행했다. 이번에 출간된 동화는 재구성이 아닌 역사적 관점과 작가의 동화 정신에 입각한 인간 보편적 효 정신을 표현했으며, 특히 창작성과 과학성, 역사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발간사에서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신 효부 동래정씨東萊鄭氏이야기가 전해지는 익산시 대조리 비야마을과 자신의 손가락을 베어 병든 아버지를 낫게 한 효자 이보李甫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익산시 용동면 화실리 고창마을을 효행마을로 지정하고 안내판을 설치했다. 또 향후 익효 문화를 익산시 대표 브랜드로 정착시키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동화는 제1부 효부 동래 정씨, 제2부 효자 삼형제, 제3부 효자 이보로 구성돼 있다. 2019년 6월 2일 한국방송(KBS) 1,176회 TV쇼 진품명품에 익산시 용동면 대조리 비야마을인 용안현 비야동龍安縣 飛也洞에 살았던 효부 정씨의 효행 이야기인 효부 정씨 상서 고문서 병풍이 소개 된 내용과 익산시 함열읍 다송리 와야 마을의 효자 삼형제 이야기, 익산시 용동면 화실리 고창마을 효자 이보의 이보할지李甫割指라는 효행이 발굴돼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것을 바탕으로 쓴 동화다. 또한 동화집에 삽입된 홍보 전단지는 비야마을의 효부 정씨와 고창마을의 효자 이보의 안내판과 와야마을의 효자 삼형제에 대한 소개서로 바쁜 현대인을 위해 한눈으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성수 작가는 시 작별을 통해 문단에 등단했으며, 장편 금연동화 폐암 걸린 호랑이를 비롯해 시집, 시곡집, 동시집, 동시곡집, 실용서, 산문집, 논술서 등 61권을 냈다. 세종문화상, 소월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황금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주비전대학교 운영교수, 향촌문학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10.06 18:03

[신간] 영월신씨 일옹공파 33년사

영월신씨일옹공파종회(회장 신이영)가 <영월신씨 일옹공파 33년사>(책만드는 집)를 펴냈다. 이 책은 우리의 뿌리를 찾아서, 일옹공파의 운영, 신석정 문학, 우리 일옹공파의 자랑과 인연, 아버지 세대의 생애와 회고, 총 5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36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국 종인이 모이는 봄가을 큰 제사와 신씨의 시조, 영월 신씨와 영산 신씨로 다르게 불리는 이유, 시조 경 할아버지의 똑같은 후손인데 본관이 영산과 영월로 나뉘게 된 배경 등 어려운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구성해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1987년부터 영월신씨일옹공파종회라고 부르게 됐다. 이전에도 일옹공파로 호칭하기도 했으나 32世 중심의 6寸 간에 고향인 부안으로 성묘를 집단으로 다니면서부터 붙었다. 이들은 평소 부안지역의 선산을 자주 찾는다. 도선산 선영, 성너머 선영, 당상리 선영, 익상리 선영, 염창산 선영, 노적봉 선영, 고성산 선영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영월신씨 일옹공파의 주요 행사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일옹공파 정기행사 중 가장 중요한 공동성묘 행사, 매년 가을에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리는 시상식 신석정시문학상 행사, 새해 인사와 함께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하는 신년오찬회, 이사회 및 총회 등 행사를 진행한다. 2000년 여름 인영 오빠가 평양으로 떠나기 전 쌍백루를 둘러보았을 때 아버지가 심어 놓은 은행나무는 여전히 너울거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봄이면 연분홍 꽃잎을 마루에 가뜩 뿌리던 모과나무도 아람드리로 자랐고 앞마당의 후박나무엔 물색없이 사는 그 집 사람이 빨랫줄을 매어놓아 마음이 아팠다.(5장 아버지 세대의 생애와 회고 중 신선영 씨의 엄하고 까다로웠던 아버지 일부) 마지막 5장은 아버지 세대의 생애와 회고로 신조영 씨, 신태영 씨, 신진영 씨, 신선영 씨, 신병영 씨, 신만영 씨, 신이영 씨가 아버지와의 일화나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 아버지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냈다. 신이영 회장은 문중의 발전과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어야 우리 가족들이 먼 훗날에도 조상을 숭모하는 정신이 잘 이어질 것이다. 또 후손들이 이 역사의 기록을 참고하여 우리 일옹공파 운영에 한층 한층 더 쌓아가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고 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06 17:08

[신간] 가을 냄새 솔솔 나는 ‘표현 제80호’ 가을호 출간

표현 제80호 가을호 신인작품 수필 부문 당선자 양연길 작가(왼쪽) 표지에 잘 익은 벼를 담아 10월의 늦더위마저 잊게 만드는 표현문학회의 표현 제80호 가을호가 출간됐다. 이번 표현 제80호에는 권두언에 조미애 표현문학회장, 권두시에 현재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인 김규화 작가가 작품을 실었다. 수필, 신작 시, 한국의 문학 동인 언령, 초대 시원시조아동문학수필소설, 신인 문학상 당선작 등 11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특집Ⅰ 수필 절편>에는 원로수필가 정목일 작가의 새 달을 보며, 김여화, 김향남, 민 혜, 서금복, 심선경, 안홍엽, 이연희, 이윤경, 정경해, 정승윤, 주광현, 최원형 작가 등 12명의 작품이 실려 있다. <특집Ⅱ 신작 시 절편>에서는 권두시에 나선 김규화 작가를 시작으로 신작 시 절편에는 19편의 작품이 알록달록 단풍잎 물들 듯 아름다운 시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어 <한국의 문학 동인>으로 구상문학관 시동인 언령을 초대했다. 언령은 결성 이후 지금까지도 구상문학관에서 매주 시 창작 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초대 시원시조아동문학수필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문학을 엮어 신선하면서도 책 한 권으로 모든 분야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표현 제80호 가을호 신인 문학상 당선 작품인 양연길 작가의 <상수리나무>와 <몹쓸 짓>이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표현 신인 문학상은 매호 수시로 작품을 받아 당선자에게는 상장을 수여 하고 계속 문단 활동을 지원한다. 세월은 가고 오고 그렇게 흐른다. 옛 모습 그대로인 게 없다. 상수리나무도 세월 따라 상처는 아물고 아름드리로 자랐다. 내가 발붙이고 사는 산야에 드리워졌던 슬픔도 많이 희석되어 옛이야기가 되었다. 옛 상처는 아물었으나 어머니만 새로운 아픔이 되새김 된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기 그지없다.(양연길 작가의 상수리나무 일부) 양연길 작가는 전북 진안에서 태어났다. 현재 꽃밭정이 수필문학회 회원, 큰샘수필문학연구회 회원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심사위원들(전일환서정환 작가, 소재호 평론가)은 양연길 작가의 작품에 대해 어머니를 모시는 작가의 정성어린 효심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하였다. 상수리나무에 의탁된 아버지의 행장을 배경으로 하면서 어머니의 일생을 한국 어머니상 그 상징으로 부각해 그려낸 서술이 탁월했다. 구성, 제재, 주제, 그리고 문장력 등 여러 요소도 제대로 갖춰져 문학성이 빼어나므로 작가의 칭호를 드린다고 평가했다. 조미애 표현문학회장은 표현 제80호 가을호에서는 매미의 울음소리와 폭포가 절벽을 가르며 떨어지는 소리가 중첩되어 들린다. 무엇이든 탓하지 않고 매미가 지닌 특징을 생각하면서 늘 새로운 것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06 17:08

[신간] 팔순이 넘은 재미 한국인 여덟 명의 회고록…‘잊혀진 전쟁 1950~53’

625 전쟁을 직접 보고, 겪고,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회고담을 모은 <잊혀진 전쟁 1950~53>(화산문화기획)이 출간됐다. 이 책은 625 남침 전쟁이 발발한 1950년에 10대였던 8명의 소년, 소녀들이 80대가 되어 영어로 쓴 의 한글판이다. 1990년에 냉전 체제는 사라지고/소련이 사라지고 동독이 사라졌는데/그 위성국들이 사라졌는데/한 나라, 한 민족, 한 언어, 한 역사가 두 동강 난/이상한, 나라, 기형의 나라, 불쌍한 나라(최연홍 박사가 쓴 625 전쟁 병사들을 위한 헌시 일부) 초대 미주한국시문학회 회장으로 문학 활동을 해 온 최연홍 박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최연홍 박사는 초등학교 3학년 봄 학기가 끝나기 전에 625 전쟁을 겪었다. 어린 나이에 전쟁의 참혹함을 두 눈으로 보고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살았다. 서울이 공산당의 세상이 되었고 최연홍 박사의 아버지를 체포하러 오는 것, 인민군 병사가 어머니의 가슴에 따발총을 내민 것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 밖에도 춘원 이광수의 차녀 이정화 박사, 육당 최남선의 손자 최학주 박사, 625 전쟁에 참전하고 미 하원 코리아게이트 조사특위 전문위원을 역임한 안홍균 선생, 대한민국 헌법을 초안한 근촌 백관수의 차남 백순 박사, 미국 질병통제본부 의료통계학자인 조지아 의대의 최재원 교수, 핵물리학 박사로서 한국에 돌아와 전북대 교수를 역임한 김승곤 박사, 마지막으로 한국 해군 군의관을 거쳐 미국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강창욱 박사 등 미국으로 건너가 각 분야에서 성공하고 은퇴한 재미 한국인들이 625 전쟁 기간 중 겪었던 일들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송종환 편집자는 이 한글판 책자가 독자들의 마음에 625 남침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일어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의한 통일을 주도해야 함을 새기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06 17:08

[신간] 호남 항일민족 교육운동 조명한 책 출간

일제 강점기 시기 대학자인 보정 김정회(1903년~1970년) 선생의 손자인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이 일제 강점기 호남 지역 학교의 항일민족운동을 다룬 <호남항일민족교육전개사Ⅱ>(도서출판 조은)을 출간했다. 책에서는 일제 주권침해기에 벌어진 사회계몽운동인 호남학회의 설립과 활동, 주권상실기 근대학교의 설립과 항일민족교육운동, 호남인의 민족사학 창립과 지원 등을 다루고 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 사회계몽운동:호남학회의 활동은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생긴 호남학회의 설립과 활동을 담고 있다. 장에 따르면, 이 시기 각 지방출신 지사들은 지역의 계몽과 문화향상을 위해 각종 학술단체를 조직한 뒤 민족정신 양양과 주권회복을 위한 계몽에 힘썼다. 호남의 경우는 호남학회가 이에 해당한다. 독일과 영국의 교육사상을 수용한 호남학회는 학교설립, 호남출신 유학생 지원, 호남학보발간 등의 활동을 벌였다. 김 소장은 호남학회의 운동은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1910) 후 독립을 위한 여러 운동의 몸부림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31운동이라는 거대한 민족운동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제2장 호남지방 기독교계 학교의 설립과 그 항일민족운동, 제3장 근대 관학의 설립과 그 항일민족교육운동, 제4장 민족사학 고창고보의 창립과 항일민족교육운동은 전주 신흥학교와 기전여학교, 전주고보, 고창고보 등 지역 근대학교를 설립유형별로 나눈 뒤, 민족운동의 활동상을 고찰하고 있다. 당시 호남지방 학교 학생들은 31운동에 참여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하면서 적극적인 항일활동을 벌였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도 항일 자주적인 성격이 강했는데, 특히 고창고보는 일제 신조선교육령에 맞서 한글과 국사교육을 강화했다. 제5장 호남인의 민족사학의 창립지원은 지역 몇몇 유지들의 민족사학창립과 지원을 고찰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호남 지역 부호들은 친일 활동 경력도 있으나 민족을 위한 교육활동도 활발히 벌였다. 송원 문재철현준호김종익은 지주적 기반을 바탕으로 각종 사학을 세우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지원에 힘썼다. 제6장 출향인의 민족사학 인수와 그 운영은 인촌 김성수가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한 후 벌였던 교육활동과 중흥을 조명했다.김 소장은 인촌이 친일적인 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그의 민족교육사업까지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고창 출신인 김 소장은 전주고, 성균관대, 전남대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수필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대련에서 만난 여인>,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만추의 선운사를 거닐며> 등이 있다. 군장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직했으며, 중국 연변대학 사범학원 객좌교수, 연변사범학원분원 학술위원회 고문을 지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06 17:07

[신간] “돈으로 실력을 키우는 것보단 개천의 용을 살려야” 공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

일선 교육현장의 교육부 정책 수립과 시행을 담당해온 박성수 전북대학교 사무국장(사진)이 독자들과 사회 교육정책을 함께 고민하는 책 <개천의 용, 공정한 교육은 가능한가>(도서출판 공명)을 냈다. 이 책은 현재 우리의 교육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자각해야 할 교육 현주소는 무엇인지, 오지선다형 답안과 국영수 공부로 입시교육에 올인하며 그 결과가 교육의 결론이 되는 우리 교육에 공정과 미래는 무엇인지 교육현장 정책 담당자로서 생각해온 것들을 담았다. 또 개천의 용과 미래 인재를 양성해내기 어려운 현재의 입시교육에서 사장되는 아이들 각각의 소질과 재능, 꿈을 어떻게 공적 노력으로 되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화두에 집중한다. 현실적으로 돈이 실력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공적 교육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의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준비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설명과 의미도 담았다. 특히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마이클 샌델의<공정하다는 착각>과 함께 읽어 볼만한 역작이라고 추천하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책에서 가재든 용이든 각자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갖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제도이고, 이를 위해 공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일 것이라며 이러한 국가의 책무를 미력하나마 담당해온 교육부 공무원으로서 정책 현장에서 부딪히고 고민해온 몇 가지 주제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했다. 박 사무국장은 우리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돈이 실력이 되어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를 공적 노력으로 해결하지 않고는 교육의 공정은 불가능하다며 각 개인들은 이런 거대한 물결을 거스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유지된다면 자녀를 위해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고, 계층간 교육격차는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산출신인 박 사무국장은 원광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 행정고시(38회)에 합격 한 뒤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육부에서 진로교육정책과장, 학생복지정책과장, 대학학사제도과장을 거쳐 대학학술장학정책관을 맡았다. 금오공대 사무국장, 군산대학교 사무국장, 부경대학교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대학교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10.06 17:0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정경 시인- 도대체, '그럴수록 산책'

아버지에게 불효한 얘기부터 해야겠다. 때는 바야흐로 2021년 9월 20일, 추석 전날의 일이다. 부모님과 동생 내외, 두 조카와 나. 식구들이 둘러앉아 배불리 저녁 식사를 마쳤다. 명절 연휴에 설거지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설거짓거리가 정말 끝도 없이 나온다. 설거지 당번이었던 나는 꼼짝없이 서서 화수분처럼 자꾸만 솟아나는 빈 그릇들을 해치워야 했다. 고독한 분투를 끝낸 뒤 버릇처럼 아이고, 허리야.라고 한 모양인데, 그 말을 들으신 아버지가 나가서 좀 걸어라! 하고 말씀하신 것. 나는 그만 욱하고 말았고, 예순 중반에 접어든 늙으신 아버지와 마흔 중반을 바라보는 늙어가는 딸이 서로에게 삐쳐서 쌀쌀한 밤을 보냈다. 그래서 이 책이 생각났다. 『그럴수록 산책』! 『그럴수록 산책』은 도대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작가의 여덟 컷 만화와 짧은 에세이가 어우러진 책이다. 작가는 산책길에서의 에피소드를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버무려낸다. 「노래하는 돌」, 「지렁이의 보은」, 「개미 정도는」 등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만화와 「오디가 익어가는 동안」, 「가방의 무게」, 「오리도 그랬구나」와 같이 통찰력이 돋보이는 에세이가 곁들어져 있어 뜻밖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필코 즐거움을 찾아내고, 거기에서 웃음 나는 이야기를 추출하는 데 탁월한 기술을 가진 작가다. 억지스러운 교훈과 섣부른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랄 수 있겠다. 다만, 자연 속에서는 아무도 초조해하지 않고 각자 다른 빠르기로 찬찬히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보여준다. 「잘했어, 순록들!」에서는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에서 순록을 이용한 피자 배달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를 소개한다. 그 무렵 영혼 없는 직장 생활을 하던 작가는 순록들에게 감정이입 해서는 순록이 과연 피자를 배달하는 게 맞단 말인가? 하고 착잡해 하다가 피자 회사가 순록 배달 시스템을 최종 보류했다는 후속 기사를 보고는 환호한다. 순록들이 빈번히 길을 벗어나고, 집 앞에 멈추기를 거부하고, 심지어 피자를 길가에 버리고 가버리는 통에 순록 길들이기에 참패했기 때문. 작가는 세상의 순록들이 엉뚱하게 피자를 나르지 않고 눈 쌓인 길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닐 수 있기를 기원한다. 어쩌면 산책도 그런 게 아닐까.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면서 나에게 집중했다가 서서히 바깥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는 것. 또는 그런 힘이 생기도록 만들어주는 시간. 저는 많이 걷습니다. 이유는 대체로 별거 없습니다. 날이 화창해서 걷고, 날이 흐려서 걷고, 기분이 좋으니까 걷고, 기분이 나쁘니까 걷습니다. 좋아하는 길이라서 걷고, 걸어보지 않은 길이라서 걷고, 버스를 타기엔 어정쩡한 거리여서 걷죠. 그리고 슬플 땐 좀 더 많이 걷습니다. (『그럴수록 산책』, 4쪽, 프롤로그 걷기 시작했습니다 부분) 나는 이 책을 일터에 놓아두고 야금야금 읽었다. 점심시간에 책상에 앉기 전에 잠깐, 야근할 때 스트레칭을 하려고 일어선 채로 몇 분. 그렇게 틈틈이 내키는 대로 어느 날은 조금 오래, 어떨 때는 아주 짧게 책 속으로 산책을 떠났다가 돌아왔다. 이것은 내가 즐기는 산책의 방식과도 닮았다. 발바닥이 아프지만, 조금 더 걷고 싶을 때가 있고 왠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날도 있으니까. 그게 바로 산책의 묘미 아니겠는가. 산책하기 전과 산책 후의 기분이 미세하게 다른 것처럼 『그럴수록 산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의 기분이 달라졌다. 아무렴, 어때. 하고 싱긋, 웃을 수 있게 된다. 아버지, 다음에는 꼭 우리 같이 나가서 함께 걸어요.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골목의 날씨』가 있다. 자칭 산책중독자. 오래된 골목을 유람하며 채집한 이야기로 시도 쓰고, 산문도 쓰며 살고 있다.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10.06 16:46

미륵사지 가상현실 활용해 복원 시도

백제 무왕 때 창건한 최대 규모의 절터인 익산 미륵사지가 가상현실을 활용한 방법으로 옛 모습을 되찾을 전망이다. 현재 미륵사지석탑만 남아있는 터에 각종 시설을 갖춘 절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등을 통해 복원한다는 것이다. 익산시는 오는 2022년 1월~12월 가상현실을 활용한 미륵사지 원형복원 및 플랫폼 구축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5일 익산시에 따르면, 지금은 터로만 남아있는 미륵사를 대웅전, 당간지주, 관음전 등을 갖춘 절로 AR과 VR을 활용해 복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R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를 활용해 복원된 절에서 온라인 종교활동이나 명상을 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콘텐츠 구현방법을 위해 불교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토론회도 개최했다. 이달부터는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한 뒤, 관련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미륵사지 설화나 창건 주체에 대한 기록은 문헌사료와 유물유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절의 건축구조는 나와있지 않다며 이로 인해 직접 복원하기보다 디지털기술로 구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라며 콘텐츠를 현장에서 구현할지, 앱이나 모바일로 선보일지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내에서 실물이 사라진 문화재를 디지털 기술로 복원, 구현한 것은 지난 2019년 5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서울시가 함께 복원했던 서울 서대문(돈의문)이 첫 사례다. 두 번째 사례는 지난해 복원한 신라 최대의 왕실 사찰 황룡사이다. 익산시는 앞선 두 사례와 달리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일단 하나의 콘텐츠를 실험적으로 개발해서 운용을 해본 뒤,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을 보면. 백제 무왕이 왕비와 함께 사자사(獅子寺)에 행차했을 때, 미륵삼존(彌勒三尊)이 나타나자 왕비가 절을 세우길 청했다는 내력이 전한다. 이후 지명법사(知命法師)의 도움으로 못을 메워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또 이 절터는 무왕의 어릴 때 이름인 서동과 선화공주와의 설화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미륵사지석탑에서 발견된 금제사리봉안기에 따르면 절을 창건한 사람은 좌평 사택적덕의 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10.05 18:21

대한민국 전통음악 정통성 전북에서 찾는다

대한민국 전통음악의 정통성을 선보이는 무대가 열린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박현규) 관현악단(단장 권성택)은 13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제48회 정기연주회 본(本)Ⅲ, 맥(脈)을 선보인다. 한국음악의 원형(본)을 전북(맥)에서 찾아가는 본(本) 시리즈로, 2019년 본Ⅰ, 2020년 본Ⅱ - Soul에 이어 세 번째 무대다. 무대에서는 관현악단 단원 50과 4인놀이(시나위), 김원선(도피피리), 조통달(판소리), 김일구(아쟁)등 명인명창이 협연한다. 이들은 왕도의 위엄과 풍류, 시대정신을 담은 창작작품 5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경기전을 주제로 한 국악관현악 어진향(御眞香), 국악관현악 시나위 Ⅲ - 4인놀이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나래, 박범훈 가락에 따른 도피피리 협주곡, 창을 위한 국악관현악 판소리 수궁가 중 세상 경계, 김일구류 아쟁산조 협주곡 연봉(延峯)순으로 들려준다. 공연의 지휘는 권성택 관현악단장이 맡는다. 박현규 원장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의 복귀를 꿈꾸는 도민 여러분에게 작은 희망을 드리고자 공연을 마련했다며 많은 관심을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권성택 관현악단장은 본(本)은 정기연주회 연작시리즈 세 번째 무대로 한국음악의 정신과 혼이 깃든 전통음악의 중심에는 전북이 있다는 전제로 시작했다며 이제는 예술이 가진 치유의 능력으로 도민 여러분의 삶을 보듬어주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관현악단 정기연주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무관중)공연으로 진행한다. 공연관람은 국악원 홈페이지나 전라북도도립국악원 유튜브에서 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10.05 18:21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백제 속의 마한(서산 부장리 분구묘)

고대사회에 있어서 동일한 정치체의 공간적 범위를 설정하는 데에 고고학적 자료 중 분묘와 생활 토기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삼국시대의 예에서 보면, 고구려는 적석총, 백제는 횡혈식석실분, 신라에서는 적석목곽분이 각각의 정치적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축조되고 있어 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생활 토기 역시 동일한 기종일지라도 삼국의 각 나라마다 형태나 문양에 있어서 그 속성을 달리하고 있다. 문헌자료에 의하면, 백제에 의한 마한의 복속 시기는 4세기 중엽 근초고왕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산강 유역에서는 마한 분구묘 자료를 근거로 마한 정치세력은 문헌자료 기록보다 무려 2세기를 더 지나 6세기 초엽까지 존속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견해는 정치체의 공간적 범위와 분묘의 축조 범위가 일치한다는 전제에서 보면 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주민 구성이나 공간적 범위에서 서로 겹치는 마한과 백제는 일시적인 정복을 통해 영역화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점진적인 통합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마한의 정치세력이 강했던 지역에서는 백제 영역화 이후에도 전통성과 보수성이 강한 마한 분묘의 축조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곧 마한과 백제의 관계에 있어서는 정치체와 문화유산 결정체의 존재가 꼭 일치되는 현상에서 예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충남 서산 부장리에서 발견된 마한 전통의 분구묘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4년에서 2005년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진 부장리 유적은 청동기시대의 유적과 더불어 백제시대의 주거지 43기, 수혈유구 15기, 분구묘 13기, 석곽묘 3기 등 모두 74기가 확인되었다. 백제시대 유적 구성에서 보면 백제인들의 삶의 공간과 죽음의 공간이 머지않은 곳에 각각 배치하고 있음도 알 수 있다. 특히 마한 전통의 분구묘 13기 가운데 3기는 주구 일부가 중복되어 있지만, 대부분 각각의 독립된 묘역을 유지하며 축조되어 있다. 분구의 평면 형태는 방형으로 정형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그 규모는 20m~40m에 이른다. 매장시설은 모두 토광을 굴착하고 있는데, 하나의 분구 안에 적게는 1기부터 많게는 9기가 시설되고 있다. 부장리 분구 내의 부장유물 중 직구원저단경호, 광구원저호, 원저호 등 토기류들은 백제계 토기라는 점에서 호남지역의 분구묘 출토 토기와 차별성이 보인다. 이외에도 환두대도, 철제초두, 철부, 철겸, 철도자, 철모 등의 철기류와 금동관모, 금동식리, 금동이식, 곡옥 등 화려한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들 유물 가운데 8호분에서 출토된 금동식리를 비롯하여 5호분의 금동관모와 철제 초두는 부장리 분구묘에 묻힌 사람의 신분을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곧 서산지방을 중심으로 자라잡고 있었던 마한계 세력집단으로 볼 수 있다. 충청남도 아산만 일대는 이른 단계의 분구묘인 보령 관창리와 뒤이어 축조된 서산 예천리, 그리고 백제 영역화 시점과 맞물려 축조된 서산 기지리와 그 이후 축조된 부장리 분구묘가 발견된 지역이다. 곧 강한 마한 문화의 전통이 지속되고 있었던 지역임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백제 영역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마한 분구묘가 축조되는 배경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고창지역과 영산강유역에서 발견되는 모든 분구묘의 성격을 곧바로 마한 정치체와 연결시키기 보다는 백제 영역화 이후 지속된 마한문화와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일 것이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0.05 17:33

전북 예총 60돌 큰 잔치! 드높이자, 예술혼. 극복하자, 코로나19!…제60회 전라예술제

전라북도 예술인들의 큰 잔치라 불리는 전라예술제가 오는 10월 10일까지 익산 배산체육공원에서 열린다. 이번 전라예술제는 전북 도민체전 기간에 함께 실시한다. 올해는 전북 예총 창립 60년을 맞는 해로 전북 예총 60돌 큰 잔치! 드높이자, 예술혼. 극복하자, 코로나19!를 표어로 냈다. 코로나19로 창작활동에 지장 받는 예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도민들에게는 치유와 감동을 준다는 의미다. 국악, 연예, 무용, 연극, 음악 등 5개 공연단체가 축제 하는 동안 매일 오후 2시7시에 공연을 선보인다. 전주군산김제남원정읍 예총, 고창부안완주진안임실 예총의 합동 공연과 국악공연 천년고도 익산, 국악으로 물들인다, 연예 예술공연 초청 가수와 함께하는 대중음악의 진수, 무용공연 전북의 한국 춤 대향연, 연극공연 익산이여, 숨을 쉬듯 꿈을 꿔라! 등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이어 전시는 건축가협회의 건축작품&건축자재 전시회, 문인협회의 시화전&문인의 날 행사, 미술협회의 전라북도 미술협회전, 사진작가협회의 제27회 전라북도 회원전이며 축제 기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야외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축제 동안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2021 전라영화제를 개최한다. 3일 동안 오후 1시 30분에 익산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씽크홀>, <인질>, <보이스>를 무료로 상영하고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인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획되어 있다. 소재호 전북 예총회장은 전북 예총은 6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전라예술제는 전북예술문화의 수준과 깊이를 평가하는 행사다. 순수문화예술행사의 자부심이고 중심이며 희망이다. 깊고 그윽한 예술의 향을 피워 함께 공유하는 예술, 신명 나는 행복한 예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0.05 17:28

제9회 정읍사문학상 대상에 박천순 씨의 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요인 백제가요 정읍사의 문향을 기리고 참신한 문학인 발굴을 위한 제9회 정읍사문학상에서 박천순(서울 강동구54) 씨의 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제9회 정읍사문학상에서는 전국의 문인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세 달 동안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 수필 부문에 총 1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위원으로 자리한 공숙자전길중김영 작가가 고심 끝에 작품 2편을 선정했다. 박천순 씨 박천순 씨의 시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가 대상을 수상했다. 오석영(서울 강북구83) 씨의 수필 <소풍길>이 우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하늘은 무한히 높고 가볍고 다채롭다/숲이 둥근 공처럼 부풀어 오르다 바람에 구른다//(중략) 여름은 맘껏 부풀기에 좋은 때/나무가 활짝 펴고 정오를 밀어 올린다/해가 뜨거운 숨을 토한다(대상 수상작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 일부) 박천순 씨의 작품에 심사위원들은 <나무에 손바닥을 대본다>는 작품이 아쉬운 점은 있지만, 숲이 둥근 곳처럼 부풀어 오르다 바람에 구른다, 나무가 손바닥을 활짝 펴고 정오를 밀어 올린다 등 자연을 예리하고, 관찰하고, 표현한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간은 죽음 앞에 서면 세속에 물들지 않고 순수한 인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고 했던가. 지금 생각하면 죽는 일은 현실과 벽을 쌓고 가는 것일 뿐, 별것 아닌 것 같고. 그동안 허무한 삶에서 정직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실천하지 못한 아쉬움만 밀려온다.(우수상 수상작 <소풍길> 일부) 오석영 씨 우수상 수상작에 심사위원들은 진한 감동은 없으나 죽음에 가까워지는 나이를 생각하며 잔잔하게 삶의 연륜을 전달하고 있다. 수필을 쓸 때 명확한 주제 의식과 참신한 제재를 요구하지만, 묘사와 표현력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을 맡은 공숙자전길중김영 작가는 정읍의 문학적 가치를 문학적 작품으로 녹이고자 하는 열망과 바람이 큰 것으로 안다. 이번 작품들이 거기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정읍의 유명한 곳을 나열하거나, 정제하지 않은 다양한 지식으로 독자들을 현혹하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김철모 정읍문학회장은 경향 각지에서 보다 많은 분이 양질의 작품을 다양하게 응모해서 정읍의 문학적 가치를 더 높이는 데 함께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읍문학회는 2001년에 결성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매년 문학기행과 문화탐방, 시와 함께하는 버스킹 등을 통해 문학인뿐만 아니라 시민과 호흡하는 문학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년 정읍문학이라는 문집을 엮어내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0.05 17:28

막 내린 20주년 소리축제…“예술제로의 실험 성공적”

올해 20주년을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닷새 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3일 폐막했다. 이번 소리축제는 실내 공연 중심으로 26개의 작품성 있는 공연들을 중점배치, 예술제로의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또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실내 공연을 객석의 30퍼센트만 열어 운영하고 온라인 공연을 접목했다. 예술제로서의 실험적 과도기, 안전과 방역을 최우선으로 둔 목표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평가다. 특히 예술제 무대는 호평을 받았다. 전통의 원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깊고 충실해졌으며, 콜라보나 변형을 통한 전통의 확장은 과감하고 다채로워졌다는 평가다. 가야금 산조의 양대산맥인 지순자강정숙 명인으로 구성한 산조의 밤은 전통의 미학을 고스란히 전한 무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광대의 노래-四金은 꽹과리 명인 4인방을 앞세워 농악이나 사물놀이에 익숙했던 관객들에게 신선한 기대감을 안겼다. 다른 장르와의 콜라보나 변형을 통한 전통의 확장은 색다른 실험의 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소리 프론티어 시즌2는 연극적인 요소를 차용한 판소리극 TALE이나 재기발랄한 현대극 또는 퍼포먼스화 한 작품 놀부 FLEX 등이 눈길을 끌었다. 방수미박애리정상희의 춘향가도 돋보였다. 각기 다른 개성과 목소리를 지닌 세 여류 명창이 호흡을 맞춘 춘향가는 소리와 연기, 청중을 사로잡는 입담이 교차했다. 탱고, 춤, 퍼포먼스, 블루스 등의 장르에 전통의 색채를 입힌 브랜딩 작업은 올해 소리축제를 이해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됐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아쟁의 김영길 명인과 협연을 통해 새로운 레퍼토리를 탄생시켰다. 또 전통연희 품바에 현대적인 사운드와 무용을 입힌 다크니스 품바, 국악기와 민요를 적극 도입해 새로운 안무를 짠 국립현대무용단의 등은 새로운 팬덤을 형성했다. 대중공연인 강허달림, 전주를 만나다와 선우정아도 가야금과 대금, 해금 등 지역 전통음악가들과의 협업으로 소리축제의 색깔을 입히는데 동참했다. 지역 예술가들이 결집한 폐막공연 FEVER TIME 전북청년 열전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과 춤꾼들 60여명이 짝을 이뤄 전통음악과 역동적인 춤의 조화를 보여줬다. 객석의 30%만 열고,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한 올 소리축제는 온라인 관람 문화를 어느 정도 정착시켰다. 이에 따라 위드 코로나시대에 대비, 온오프라인의 적절한 병행, 관전 포인트 개발 등에서 차별화를 꾀하는데 여력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체험과 먹을거리 등으로 북적이던 공연장 바깥은 위드 코로나이후 관객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아쉬움을 채워줄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해졌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내년에는 예술성과 축제성, 온라인과 오프라인, 디지털과 아날로그 등 지난해부터 고민해 온 여러 이슈들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변화를 현실화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10.04 17:20

박재천 집행위원장 “‘세계사 속에 유래없고 독창적인 전주소리축제’로 관념 변해야”

박재천 전주소리축제 집행위원장 지난 3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막을 내린 가운데,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닷새 간의 일정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예술제로의 실험을 표방해, 전통음악의 원형과 변형을 시도했다. 당초 공연도 150개에서 26개로 줄여 실내 중심으로 배치했다. 임펙트가 강한 공연을 엄선했고, 이에 따라 관람객의 집중도도 높아졌다는 게 박 위원장의 평가다. 다음 축제부터는 전주의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포용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20주년을 맞은 소리축제를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지난 201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까지 대관할 정도로 20주년 축제를 성대하게 준비했으나,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축제 진행방식을 미디어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했다. 성과가 괜찮았다. 다른 나라와 지역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는 등 현장 중심의 운영방식에서 보지 못했던 현상이 있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올해는 애초부터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코로나19상황이 여전해 공연장을 전면개방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그래서 진솔하게 20주년을 돌이켜보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많은 공연 프로그램을 덜어내고, 레거시(legacy, 과거의 유산)를 품고 있는 공연만 엄선했다. 해외 공연 역시 아스트로 피아졸라만 초청하기로 결정했다. 비유하자면 많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폐에서, 쉐프가 엄선한 요리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변한 것이다. - 올 공연프로그램의 코드를 선택과 집중으로 보면 되는 건가. 그렇다. 그러나 선택의 폭을 정하긴 어려웠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김치, 깍두기, 물김치, 열무김치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고 할 때 망설여지는 상황과 같다. 다행이 26가지를 골라내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공연하나하나마다 예술성이 응축돼 있고, 전통과 현대, 전국과 지역, 창작과 변형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질이 높아졌고, 마니아층 이외 새로운 관객이 진입했다. - 새로운 관객이 가지는 의미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팬덤도 빨리 변한다. 요즘 친구들은 팬덤이 빨리 바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시류에 맞춰 판소리와 결합한 춤 공연인 다크니스 품바(모던 테이블)와 국악과 스트리트 댄스를 융합한 HIP 合(국립현대무용단)을 선보였다. 덕분에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친구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서울에서만 볼 수 있던 공연을 전주에서도 볼 수 있으니 온 것이다. HIP 合을 찾은 팬들을 어떻게 유지할 지가 추후 과제다, 절대 그들을 놓지 말아야 한다. - 개막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가장 아날로그적이었던 소리축제가 디지털과 결합하면서 두 형식의 공존을 고민하게 됐다고 하셨는데, 축제를 통해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찾으셨는가. 아날로그는 정돈된 예술문화적 요소인 반면, 디지털은 날 것 그대로이다. 즉 전통예술은 새로운 문화발전 요소인 디지털에 소스를 제공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아날로그는 절대 바꿀 수 없다. 예를 들어 현대음악을 하는 방탄소년단(BTS)이 자신들의 퍼포먼스에 오고무를 활용해서 선보였다. 이때도 오고무가 한국 전통춤이라는 불변의 진리는 적용된다. 전통 소리꾼이 뉴욕에서 공연을 할 때도, 자신만의 소리는 지키면서 울려 퍼지게 한다. 즉 아날로그가 올곧고 신선하게 유지하는 소스라면, 디지털은 이 소스를 가지고 가는 존재다. - 이번 소리축제가 남긴 의미를 짚어보신다면. 소리가 내포하는 개념을 확장시킨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소리라 하면 판소리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런 관점에 대해 소리는 song이 되고 sound도 될 수 있다고, 몇 년전부터 반론을 제기했다. 올 축제에서 예술적인 음악에 방점을 찍으면서 내 관점이 현실화됐다. 전주가 가진 레거시를 통해 소리가 송을 비롯해 사운드까지 커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다른 축제와도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생겼다. - 앞으로 소리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관념부터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세계 속의 전주소리축제가 아니라 세계사에 유래가 없고 독창성을 가진 전주소리축제로 변해야 한다. 전북, 특히 전주는 세계에 내세울 만큼 당당하고 좋은 레거시를 갖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0.04 17:20

제4회 청암문학상 김주순 시인

김주순 시인 청암문학상 운영위원회(이사장 김철규 시인)는 전주 모 식당에서 심사를 열고, 제4회 청암문학상 수상자로 김주순 시인(59)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주순 시인은 2009년 <한국문학예술> 가을호 신인상으로 등단한 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왔으며, 최근 시집 <우리는 결국 숲으로 간다>를 출간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김 시인은 지난 2009년 전북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무주문인협회, 눌인문학기념사업회,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청암문학상은 지난 2018년 김철규 시인에 의해 제정, 매년 1명씩 군산지역 문인에게 수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전북지역으로 확대해 첫 수상자로 김 시인을 선정했다. 이날 심사는 조 위원장을 비롯 김남곤소재호김사은장교철 시인이 운영규정에 따라 60세 이하 젊은 문인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김 시인은 전북으로 확대된 후 첫 수상자여서 더욱 큰 영광이라면서 좋은 글로써 보답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철규 이사장은 문학이 삶을 가꾸어 놓은 흔적을 남기고자 이 상을 제정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좋은 문인에게 주어진 하나의 훈장으로 남기를 소원한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3시 전북문학관에서 있을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10.04 17:20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나는 인구 조사원이 아니올시다 1

이탈리아 남부에서 미켈란젤로(1475-1564)가 의미 있는 유언을 남기고 죽은 42년 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40킬로미터 떨어진 레이던이라는 곳에선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1606-1669)가그 천재와 허망의 일생을 알리는 첫 고고지성을 울렸다. 그는 신의 창작품 중에서도 결코 평범하지 못했던 까닭에 슬픈 죽음의 대명사가 되었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와 마찬가지로 지난 날 맛보았던 최상의 영광은 이미 추억이 되었을 뿐, 감당하지 못할 현실의 체중에 눌려 질식하고 말았다. 모차르트가 스스로 신의 재능을 갖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신의 보복을 받은 것이라면 렘브란트는 신의 절대성을 인간들 사회로 옮겨 온 것에 불과할 따름으로 사람답게만 살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 13플로딘(한화 약 4,160원)짜리 빈민 묘지에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 버렸고, 그저 그림만 남아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우리의 비어있는 가슴을 응시하고 있다. 코끼리만한 몸매에 빈대만도 못한 영혼을 소유하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에게조차 분노는 커녕 애정을 느꼈던 사람, 돈보다는 명예를, 명예보다는 자유를 원했던 그는 당시 우주의 중심이라 여겼던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회화의 모든 것을 그리고 있었다. 신의 영광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지상의 거짓 영광에 따른 불완전함을 비추는 거울을 찾아내 살아있는 사람이 숨을 쉬듯 그냥 그렇게 아무런 꾸밈없이 비추어 냈다. 그는 방앗간 집의 여덟 번째 아들로 태어나 높고 작은 창문을 통하여, 돌아가는 풍차의 날개를 따라 들어오고 나가는 빛, 마치 여명의 등대처럼 깜박이는 빛 속에서 그 빛과 어둠이 주는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조화를 바라보며 자랐다. 그래서 그는 어둠 속에서도 큰 빛을 보는 눈이 생겼을 것이고 그 어둠은 자신을 응시하는 습관을 익혔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토록 많은 자화상을 그릴 수 있는 터전이 생겼나 보다. 자화상은 자기 내면에 초점을 맞춘 자신 내면의 촬영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0.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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