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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연희 작가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무주…'이연희의 무주기행'

이연희 작가가 인정 넘치는 무주에서 살아가는 푸른 능선을 닮은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이연희의 무주기행>(인간과문학사)을 펴냈다. 이 책은 무주군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 1코스를 따라 걷는 무주 벼룻길로 오소서와 2코스를 담은 그곳엔 언제라도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느티나무 같은, 지금 이대로 괜찮아, 우리 강산을 수호한 의병을 기리며,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무주의 명소부터 현지인들만 아는 곳까지 모두 기록해 무주의 여행기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무주 하면 반딧불이, 태권도만 떠오르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이연희 작가가 담은 무주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즐길 거리도 너무 많다. 책 한 권으로 무주의 아름다움을 하나도 빠짐없이 노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책 사이사이를 비춰주는 사진과 이연희 작가의 재미있는 일화, 무주의 역사가 함께 있어 무주에 놀러 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주의 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까지 사계절을 모두 느낄 수 있어 지루한지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연희 작가는 어린 시절에 놀았던 장소를 다시 찾아가고, 청춘에 종종 오르락내리락했던 곳에 가서 당시를 회상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무주의 오일장, 무주 산골영화제 등 무주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 등을 함께 담으려고 노력했다. 아흔아흔 굽이 돌아 무주구천동/삼도가 어우러진 무주라네/산마루 노을은 붉게 익어가고/반딧불이 밤하늘을 수놓네//(중략)//월하탄 달빛 아래 사랑 맹세하던 임/이별 서린 한숨인가 사랑의 언약인가/저린 사연 안고 깊어지는 덕유산/모여라 세계여 태권도인이여/으라차 호국무술 몸과 맘 굵어진다(무주여 일부) 이연희 작가에게 무주가 특별한 이유는 작가 아버지의 땅이고,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무주를 기억하고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 곧 작가 자신을 아는 것이다. 이 작가가 무주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무주를 손잡아야 비로소 무주의 딸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것도 같다. 무주 사랑을 넘어 무주의 한 귀퉁이이고 싶었다. 품이 넓은 무주를 지면에 다 표현할 수 없음이 아쉽다. 그럼에도 무주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는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전북 무주 출생인 이연희 작가는 지난 1995년에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그는 문예가족 회장, 무주문협전북문협 부회장, 전북예총 사무처장, 신석정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문학관 운영위원, 전북예총 진흥자문위원, 전북문협 자문이사, 전주문협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인도 가는 길>, <스며들다>, 산문집 <풀꽃들과 만나다>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1.03 17:36

[신간] 석인수 작가의 다섯 번째 수필집 '세월의 흔적'

석인수 작가가 다섯 번째 수필집 <세월의 흔적>(수필과비평사)을 출간했다. 이 책은 남포 소리, 같이, 함께, 세월의 흔적, 보이지 않는 삶을 위하여, 진풍경,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작가가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판단한 것들을 하나하나 솔직하고 거침없는 문체로 기록한 이야기 40여 편을 묶었다. 그는 독자들에게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할아버지처럼,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따뜻하면서도 냉정한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석인수 작가는 무엇에 집착하면 깊이 있게 파고들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고, 마음이 여려 애잔한 감정을 감추는 것이 서툴기도 하다. 공정과 상식을 벗어난 세상일을 보면 참을 수 없어 절규와 규탄으로 부르짖기도 한다. 우주를 정복하고 첨단과학시대를 사는 요즈음,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여 세상은 좋아졌는데 사는 것이 힘들어졌다. 과거 수십 년 전에도 회피했던 일을 물불 안 가리고 하겠다고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면서 어느 시대 어떤 세상이 더 살기 좋은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살기는 좋아졌는데 일부) 석인수 작가가 지난 2014년에 전북일보의 기사 경쟁률 28.7 대 1전주시 환경미화원 인기를 봤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취업난으로 모든 세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집념으로 취업률부터 관련 자료까지 수집해 작가의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냉철하게 꼬집었다. 작가의 삶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일일이 자료도 분석하고, 사람들의 반응도 조사해 보고 정리했다. 이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나라가 왜 이래, 결과는 대가다, 1등은 하나다 등이다. 우리가 집착했던 1등, 그리고 좋은 결과 등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책에 진심 어린 조언과 충고 등을 담았다. 석인수 작가는 왜곡하거나 우회하여 위선의 탈을 쓰려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람 사는 얘기에 충실하되 남과 다르게 관조하고 생각하며 정직을 벗어나지 않는 성실한 작가이기를 추구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원광대 겸임교수 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 전북지부장, 지방이사관, 전라북도교통방재국장, 새만금환경국장, 새만금개발국장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생각이 머무를 때면>, <그래서 당신을>, <발자국 없이 걸었네>, <다시 솔잎을 먹으며> 등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11.03 17:36

미술을 통해 만나는 인문학 강의

미술을 두고 인문학의 꽃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작품 속에 역사와 철학, 정치, 종교, 문화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소통과 융합의 능력이 요구되는 현대에 통섭의 개념으로 미술을 주목하는 이유다. 원로 작가 이승우 화백이 2일부터 12월 2일까지 익산 솜리아트홀에서 이승우와 함께하는 미술이야기-인문학 미술관 강의를 펼친다. 강의는 2일 미술은 언제부터 인문학인가?, 4일 미술은 왜 인문학인가? 9일 인문학으로서 미술에는 어떤 것들이 존재하는가?, 11일 명화 감상 및 비평, 16일 미학서실, 18일 추함의 미학, 22일 미술과 함께하는 영화 1, 25일 미술과 함께하는 영화 2, 30일 미술과 사회1, 12월 2일 미술과 사회 2 순으로 진행한다. 전북도민이거나 원광대 재학생 및 졸업생은 누구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이승우 화백은 미술의 속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문학이라며 인문학은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로서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의의 취지를 밝혔다. 군산시 대야면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미술협회 군산지부장을 역임했다. 서울대인하대군산대 등에서 30여 년간 출강했다. <미술을 찾아서>, <색채학>, <아동 미술>의 저자이기도 하다. 한편 이 강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북도가 주최하고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02 18:02

[2021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예술적 완숙미의 기운생동(氣韻生動) 무대,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나아갈 방향 내재

판소리다섯바탕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의 정체성, 목적성, 방향성이 내재한 무대로 축제의 대들보 같은 존재이다. 이는 2009년 신종플루와 2020년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되거나 축소 운영된 때를 제외하고는 20년 동안 매년 어김없이 메인 프로그램으로 안방을 차지하며 관객들을 만나왔다. 이렇듯 20년 동안 관객들을 만나오는 동안 원형을 고수하면서도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온 것도 사실이다. 고착화되고 고정화된 짐작 가능한 뻔한 공연내용과 무대 이미지는 보존해야 할 대상이면서 항상 타파의 대상이었다. 이에 공연내용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적 공간 구성을 획기적으로 설계하여 환경적 요소의 변화를 꾀하기도 하였다. 프로시니엄무대에 마당 극장식 무대나 대형 갤러리를 연출하며 품격있는 무대, 관객 밀착형 무대, 쌍방향 소통의 무대로 신선함과 새로움으로 중무장하며 생명력을 더하고자 노력해왔다. 이번 20주년 판소리다섯바탕 춘향전의 무대도 이러한 연속선상에서 기획된 무대로 보인다. 그동안 세월의 중후함과 연륜으로 상징화된 판소리다섯바탕의 원초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기와 가능성을 제공함은 물론 예술적 완숙미의 기운생동을 무대 위에 펼쳐 놓았다. 분창, 연창, 합창의 교차 구성은 열정과 에너지를 집약적으로 쏟아 낼 수 있었고 무엇보다 관객을 좌지우지하는 입담과 노련한 연기는 무대 장악력을 제고하며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춘향전이라는 이미 익숙한 스토리 전개는 공연자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의 시선을 따라가며 농익은 소리 놀음에 깊이 취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제공하였다. 이에 관객과 공연자의 완전한 상호작용으로 일체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춘향가의 3명창 무대는 판소리 어법만으로도 공연자와 구성에 따라 대중적 설득이 가능함을 제시하였고, 판소리다섯바탕이 대체 불가한 존재임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관객들이 이들 무대에 환호하는 것은 3명창이 가진 소리 세계의 완숙미에 있다. 다양한 음색을 기본으로 상중하성을 넘나드는 성음의 농담(濃淡)과 천변만화적 너름새를 구현함은 물론, 희비애락을 넘나드는 쫄깃한 긴장감은 귀와 눈을 뗄 수 없게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더불어 섬세하고 구체적인 이면의 표현과 서사의 형상화를 위한 공연 요소들의 융합이 절묘하게 작동하여 관객들은 어느새 알 수 없는 소리길에 빠져들었다. 전통을 지향하는 가장 보수적인 판소리다섯바탕의 무대에 소리축제의 나아갈 방향과 무궁한 콘텐츠가 내재해 있음을 되돌아보게 한다. 노복순 국악평론가 서울대학교 국악과와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가야금을 전공하였고,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객석예술평론상을 수상하였고 한국음악을 중심으로 한 공연문화에 관심이 많아 이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1.11.02 17:39

보조금 부당지원 의혹 전북문화관광재단 문제 법정에서 결정되나?

보조금 부당지원 의혹으로 골머리를 치르고 있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문화재단)이 본연의 목적인 도민 문화참여 확대와 전북다움의 관광모델을 구축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화재단은 지난 2019년 2019문화소외지역 문화예술공간 발굴육성 지원사업을 공모했다. 이 사업은 장수진안임실군이 선정됐고, 문제가 된 임실군 문화마실 보조금 지급 대상은 임실 도화지도예문화원이었다. 도화지도예문화원(구 상월초)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임실지부 전 지부장인 A씨가 교육청으로부터 임차해 쓰던 건물이다. 당시 문화재단은 도화지도예문화원에 1억2500만원을 지원했는데 알고 보니 당시 사업 진행자인 재단 B팀장과 A씨는 부부관계였다. 재단 직원과 사적 이해관계에 있는 자는 해당 사실을 신고해야 하지만 문제가 불거진 뒤 신고가 이뤄졌다. 사업계획 수립 및 변경은 재단 대표가 결재하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B팀장 전결로 처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게다가 B팀장은 당시 남편 A씨가 지부장으로 있던 임실미협 공예분과위원장이었다. 남편 A씨 역시 서류 위조 논란 의혹의 대상이다. 임실미협 회원의 명의를 도용해 개인적 사업 집행 및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이다. 이 같은 문제점은 전북도의회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지적됐으며, 임실미협 한 관계자의 국민신문고 신고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은 A씨와 B씨에 대해 지방재정법위반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수사를 진행했고 전주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현재 검찰은 마지막 보강수사를 통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문화재단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B팀장을 해임했으나, B팀장이 이에 불복해 노동위원회에 제소해 승소했고, 다시 문화재단이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조만간 시작된다. 이기전 문화재단 대표는 재단이 불명예와 전북 문화예술인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드린점 사죄드리며, 성실하고 청렴하게 근무하는 재단 임직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새로운 각오로 새출발 하겠다면서 규정과 법규위반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정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며, 도민 혈세를 낭비한 점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1.11.02 17:29

나아리 감독 대한민국예술축전 우수상과 광명영화제 대상 연달아 수상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도지회(나아리 회장)와 지부가 제작한 단편영화 화가 잇달아 국내무대에서 수상작으로 올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진행된 제1회 광명영화제에서 나아리 감독은 단편영화 화로 영광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나아리 감독의 작품 단편영화 화는 이번이 첫 수상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한중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나아리 감독), 특별상(이영란 배우), 신인상(허철완 배우) 등 3관왕을 차지했다. 또 10월 15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예총 주관 2021대한민국예술축전에서 2등 우수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연이은 수상은 전북이 영화의 고장임을 명실공히 대한민국에 공표하는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편영화 화는 이영란, 한지원 두 주연배우의 열연과 김정훈 촬영감독, 방관철 조연출, 최무연 음악감독, 전북 문화계의 거장 김차동, 전해갑 공동 프로듀서의 활약과 나경균 상임고문, 고광모 고문, 최낙진 수석부회장, 최은주, 최정호, 이희찬, 이효범, 정낙성, 오준철, 최영신, 이희경, 이재동, 오상한, 정명성, 양희천, 윤혜솜, 신장원, 두진현, 유기현, 박시윤, 신유민, 황길현, 임선빈, 서문미나, 성예진 등 전북영화인협회 임원진들이 참여했다.

  • 영화·연극
  • 이강모
  • 2021.11.02 17:29

여성작가 3일 완주 빨래터마당서 전시회 개최

전북지역 여성작가 3명이 완주지역 문화아지트 빨래터마당에서 1일부터 30일까지 예술여행자 3인과 같이 놀래?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주인공은 여은희최미경최지영 작가로 이들은 완주군 화산면 유휴공간을 미술관으로 변신시켜 그들만의 예술작품을 전시했다. 여은희 작가는 테피스트리 작가로 여러 종류의 실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 설치했고, 최지영 작가는 한지를 주물러 전통기법인 줌치로 심장과 그 울림이란 테마로 작품을 전시했다. 최미경 작가는 완주군 화산면 수락마을 문화아지트 빨래터의 대표이며 유휴공간을 활용해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예술가들의 레지던시 공간등으로 탈바꿈 시킨 장본인이다. 문화아지트 빨래터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건물앞이 동네 아낙네들이 모였던 빨래터이다. 빨래터에서 주물주물 옷을 빨던 모습처럼 한지를 적셔 주물러 말리는 과정을 통해 작업을 선보인다. 동시에 자유롭고 오픈형식의 예술프로젝트 같이 놀래?-예술로 반짝반짝도 진행한다. 정해진 시간의 틀과 공간을 허물어 문화아지트 빨래터 마당에서 언제든 누구나 11월 한 달간 매일 아침 10시~오후6시까지 자유롭게 참여 할 수 있다. 마당에 미리 준비된 재료들로 그림도 그리고 자연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미술관으로 사용할 유휴공간의 외관이 조립식 건물로 다소 삭막해 보여 철 기둥 부분에 따뜻한 느낌의 털실로 감싸거나 그림조각들로 벽을 가득 채워서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시키는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완주지역민들과 동네주민들, 지나가는 외부인들 누구나 마당에 들어와 나뭇조각에 그림을 그리고, 차가운 철기둥을 따뜻한 질감의 털실로 감아주며 대상물을 의인화해보는 예술 활동으로 내 마음을 감싸주는 은유작업이기도 하다.

  • 전시·공연
  • 이강모
  • 2021.11.01 18:17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수석 궁정화가의 개 2

이제는 그가 그린 개를 보자. 1799년 53세의 나이로 고야는 궁정의 수석 화가가 되어 화가로서는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그 이듬해에 자신을 신임하는 국왕 카를로스 4세의 가족을 고전적인 방법으로 그렸다. 그런 그가 73세나 76세에 이르러 너무나 현대적이어서 당시로서는 충격으로 받아드릴 수밖에 없는 개그림을 그렸다. 온화하지만 어쩐지 음울한 색채에 간단하지만 힘차게 사선으로 나뉜 구도 그리고 거친 질감을 보인 이 그림 속의 개는 과연 무엇을 쳐다보고 있는 것일까? 마치 모래에 파묻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개의 시선과 화면을 둘로 나눈 선만으로 화면에 운동감과 긴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꿈쩍도 못하는 상황에서의 긴급 신호를 듣거나 보지는 않을까. 애타게 부르는 S O S. 프랑스의 문화부 장관과 공보부 장관을 역임한 소설가이자 정치인이면서 프랑스의 지성이라 불리는 앙드레 말로(Andre Malraux, 1901-1976)는 이 그림을 보면서 이것은 사람이 그린 것이 아니라 어떤 영매靈媒가 작용하여 그린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한다. 고야: 에스파니아(스페인)의 화가. 마드리드의 풍속을 그리는 로코코 풍의 화려함과 환락이 스쳐 지나간 후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화가로 알려져 있으나 나의 스승은 벨라스케스와 렘브란트와 자연 이란 말을 할 만큼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궁정의 수석화가로 재임하였으나 1792년 귀머거리가 된 후에는 성찰적인 요소가 더욱 깊어지고 계몽사조의 영향도 있어서 세상을 풍자한 판화집 로스 카프리초스를 발간 한다. 그러는 사이에도 성 안토니오 데 라 플로리다 성당의 천정화와 같은 혁신적 대작뿐 아니라 마하와 같은 육체의 걸작도 남겼다. 그가 마음껏 그린 시대와 마찬가지로 파란만장한 생애를 보낸 고야는 인생에 있어서나 예술에 있어서 탐욕스런 만큼 대 벽화에서 소묘에 이르기까지 2,000점 가까운 작품에서 언제나 사상과 기술의 발전을 성실히 추구했다. 불우한 말년에 작성한 판화집 로스 디스파라데스(Los Disparates)나 검은 그림은 그 주재와 기법에 있어서 표현주의나 초현실주의까지도 앞지른다. 고야의 인간과 사회에 대한 비판 정신과 타고 난 반항심은 그의 변하지 않는 스페인의 서민 혼과 중년 이후에 공감한 계몽서상과의 갈등으로 인해 더욱 강화되었다. 망명지인 프랑스에서 객사, 중요한 작품들은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01 17:37

수암 김종대 선생의 일곱 번째 개인전…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다

수암 김종대 선생이 오는 11월 7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에서 일곱 번째 개인전인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다'를 펼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서예를 아끼고 사랑하는 수암 김종대 선생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는 한글부터 한문서예, 서각 작품까지 그의 노력과 열정을 한자리에 모았다. 수암 김종대 선생은 작품에 노래, 시, 고전과 동화 이야기 등을 담았다. 서예를 아이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활동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의 작품은 '서예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했다. 할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버지의 마음으로, 서예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보는 이들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산을 특히 좋아했던 수암은 철 따라 봄에는 원추리꽃도 보고 겨울에는 하얀 눈이 밀려오는 북풍도 맞았을 것이다. 이는 결국 자신과의 씨름이었으며 자신과의 대화였다. 그간 붓으로 씨름하며 달려온 수암은 아직도 시화평 고원에 서 있던 것처럼 예술 길을 달려가고 있다"(권윤희의 '신한류를 꿈꾸다'에서 수암 김종대의 예술세계 일부) 그는 작품에 남쪽 끝 호주 사막 한가운데 울루루 바위 옆에 들국화를, 북쪽 바이칼 호수 알혼섬 바위 위에 매화 한 그루를 그렸다. 수암 김종대 선생의 예술세계를 알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꽃들의 향기가 세계 곳곳에 퍼져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는 작은 소망을 담았다. 함께 20x60cm, 나무, 서각 수암 김종대 선생은 작가 노트를 통해 서예는 희로애락을 함께한 나의 삶이고, 나의 삶을 풍요롭게 채워준 밑거름이다. 노만만기수원혜 오장상하이구색, 갈 길이 아득히 멀어도 나는 온 힘을 다해 탐구하겠다는 초나라 시인 굴원의 다짐처럼 나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06년 미국 샌디에고 초대전, 2007년 제1회 강암서예기획초대전, 2010년 전북대 예술진흥관 개관 기념 초대전 등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 밖에도 그는 강암연묵회전, 진묵회전, 문인화대전, 수묵동연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세 친구 목련꽃 그늘아래서 등 교류전과 단체전, 초대전에 다수 참여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1.01 17:24

위기를 기회로 바꾼 양철근 작가의 개인전…사진놀이 제1막

위기를 기회로 바꾼 양철근 작가가 오는 11월 7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사진놀이 제1막展을 펼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잡초, 채소, 연기, 거품, 화분, 조명 등을 활용한 작품이 전시된다. 양철근 작가는 코로나19가 사진 활동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싶다는 생각에 시간, 장소로부터 자유로운 소재를 선택하여 카메라에 담았다. 장시간 이어지는 사진 활동에 몸도 아프고 시력도 나빠지지만, 사진에 대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는다. 사진을 하며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사진 활동을 할 때 가장 빛나는 양철근 작가는 사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예술적 매체로서의 사진을 보여 준다. 그는 이번 작업을 한두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 작업하면서 시대적, 공간적인 범주에 따라 엮어 개념을 정립하고자 한다며 앞으로의 사진 활동 방향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양철근 작가는 최종 이미지로 선택한 정물, 그리고 추상 이미지는 창작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전달하는 기회로 활용된다고 생각한다. 사진예술의 무한한 창작성을 관람객에게 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양철근 작가는 전북 완주군에서 태어났다. 이후 국세청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지난 2016년에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했다.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천지사우회, 미사클럽 회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0.31 16:54

국립무형유산원, 해설과 함께하는 무형유산공연 개최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이 오는 11월 1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국립무형유산원 얼쑤 마루 공연장에서 해설과 함께하는 무형유산공연, 전통예능의 품격을 진행한다. 2021년 전통예능의 품격은 무형유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정통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예인(藝人), 풍류(風流), 가곡(歌曲)을 주제로 갈래별 무형유산의 깊이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해설을 덧붙인 방식으로 기획했다. 공연은 지난 30일에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 공연은 예인의 품격으로, 예술의 절정에 있는 예인들과 함께하는 공연이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 김영자 명창의 심청가를 시작으로 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악장 박은하 씨의 설장구와 쇠춤이 한바탕 펼쳐졌다. 11월 6일에 소공연장에서 열리는 풍류의 품격에서는 그림과 함께 마음을 살피는 음악으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월하탄금도의 거문고와 강안청적도에 보이는 대금연주를 하현도드리, 상령산 풀이, 구례향제줄풍류의 별곡으로 구성했다. 그림 속 시간으로 들어가 선비가 즐겼던 풍류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오는 11월 13일에 소공연장에서 막을 내린다. 마지막 공연은 가곡의 품격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말들이 시가 되고, 가곡이 되는 말과 음악의 형식을 살펴보는 공연이다. 남녀 가창이 서로 주고받으며 가곡 한바탕을 노래한다. 해설과 함께하는 무형유산공연, 전통예능의 품격은 출연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도록 진행자와 공연자가 대담하는 방식이다. 해설은 김경란(前 한국방송공사(KBS) 아나운서) 씨, 송지원(서울대 비전임 교수) 씨, 박준(시인) 씨가 맡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을 준수하고, 방역 수칙에 따라 객석을 165석(대공연장), 85석(소공연장)으로 제한한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과 전화에서 예약할 수 있다. 공연은 네이버TV에서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공연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 또는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박현우 인턴기자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21.10.31 16:54

생각하는 손, 흙과 실의 춤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종희)이 무형문화재를 소재로 제작한 인간문화재 작업무용극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을 19일과 20일에 올린다. 이 공연은 사기장과 매듭장의 작업과정을 인간문화재와 현대무용, 시각적 풍경으로 구현했다. 작품의 주인공은 김정옥(84세,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도예가와 김혜순(77세, 국가무형문화재 매듭장) 매듭장인이다. 김정옥 도예가는 200여 년간 가업을 이어온 도자기 명인 집안의 7대손이다. 현재 9대 손주 김지훈(26) 씨와 문경 영남요에서 도자기를 빚고 있다. 공연에서는 8대 김경식(54) 씨와 3대가 함께 무대에 등장해 역사를 이어가는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40년 동안 끈짜기 매듭을 해 온 김혜순 장인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속 유야호(유재석)의 머리 매듭을 통해 알려졌다. 그는 매듭의 흔들리는 멋과 실용성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무대에서는 각종 시각효과를 볼 수 있다. 흙, 물과 불, 선과 면을 중심으로 펼친 무대 디자인은 도자기와 매듭이 탄생하는 과정을 모던한 감각으로 시각화했다. 김용걸(한예종 교수) 안무가가 이끄는 김용걸댄스시어터의 퍼포먼스는 흙과 찻사발, 누에, 흔들리는 매듭을 춤사위로 표현한다. 실제 작업현장의 소리를 음악과 내러티브가 되도록 연출한 점도 흥미롭다. 흙 밟는 소리, 물레차기, 끈틀소리, 장인의 호흡은 현장감 있는 협연으로 음악이 된다. 장인 작업의 끈짜기, 달항아리와 찻사발은 현대무용과 협연하며 미술적 풍경을 만든다. 김희정 예술감독은 분야가 다른 공예와 공연 아티스트들이 만나 새로운 창작을 구상해야 했다며이를 위해 여러 번 도예촌과 매듭 작업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업과정을 보면서 과도한 변형보다는 제작진이 느낀 경외감을 있는 그대로 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공연은 전석 초대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기관 홈페이지와 콜센터에서 확인 가능하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10.28 17:09

서예에 담긴 자연의 심오한 가치 탐구하다

송일중(1632-1717)의 뒤를 이어 창암이 나타나고, 이창암(1770-1847)의 뒤를 이어 조벽하(1854-1903)가 나와 세 인물이 정립했으니 우리나라의 서예를 논할 때 결코 호남을 홀시할 수 없다. 매천 황현은 전북 출신 서예가를 이같이 극찬했다. 전북은 예로부터 서예의 본고장으로 꼽힌다. 특히 조선 후기와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예대가를 꾸준히 배출해온 지역으로 유명하다. 석정 이정직과 벽화 조주승, 유재 송기면, 설송 최규상, 석전 황 욱, 강암 송성용, 여산 권갑석 등이 모두 전북출신으로 중앙 서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21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11월 5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14개 시군 28개 전시공간에서 열린다. 지난 1997년부터 2년마다 개최,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자연을 품다(回歸自然 회귀자연) 이다. 인류 문명사의 원류인 서예에 담긴 자연의 심오한 원리와 가치를 탐구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20개국에서 총 3016명이 참가한다. 메인전시는 작가 104명이 참여하는 서예의 역사를 말하다이다. 고대, 근대, 현대의 서체별 변화와 시대성을 보여주는 전시로 서계의 흐름을 탐색한다. 이용, 정도준, 판궈치앙 등 국내외 유명 서예작가들의 작품이 전시에 걸린다. 대작을 선보이는 천인천각(千人千刻)전도 흥미롭다. 천인천각은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서예작가 1000명이 한 글자씩 돌에 파낸 천자문을 모아 만든 병풍이다. 높이 240cm, 길이 600cm의 대작이다. 한국 서예계 원로 초정 권창륜 선생이 전서체로 작품 제목을 썼다. 나랏말싸미 전에서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한글서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부터 한글 궁체의 시대별 변화를 만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2개국 작가 35명이 참여하는 융합서예전는 실험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예와 도자, 조각 등 다른 장르와 융합된 서예가 생동감 있는 예술성을 창조한다. 명사 서예전에서는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된 정치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치르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문희상 전 국회의장, 서예가 강암 송성용 선생의 아들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은 자신이 생각해왔던 바를 서예 작품에 담았다. 탁본체험, 나도 서예가 등 쉽고 재미있게 서예를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이선홍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서예전으로 세계적인 행사로 성장하고 있다며 서예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전북 서예의 세계화, 관광자원화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10.28 17:09

한지의 전통과 예술성을 조명하는 특별전

전주는 한지의 대표 산지로 자리 잡아왔다. 전근대시기부터 근현대시기까지 한지촌을 형성해 한지 제조술의 명맥과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왔다. 이런 흐름을 한 눈에 조명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인 한지장의 전통적인 작업 세계부터 현대 미술가들이 변형을 추구하는 형식까지 볼 수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은 29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달빛연가 : 한지워크와 현대미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지의 고유한 물성과 실용가치, 예술적 표현매체로서 가능성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 제목으로 설정한 달빛연가는 한지를 떠낼 때, 죽물과 같은 빛깔이 달빛을 닮았다고 전래된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전통작품부터 한지 조형미술까지 다양한 작품을 살피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시에서는 전통 한지 유산, 수묵화, 한지로 창출한 회화, 한지조각, 한지판화, 오브제 설치, 사진, 미디어 영상예술 작품 등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한국미국유럽작가 30명, 작품은 122점이다. 전시장소는 5곳이다. 제1전시실은 한지 체험학습의 장이며, 제2전시실에선 전통한지로 만든 조선왕조실록 복본부터 현대 설치미술 작품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3전시실은 한지의 본질이 반영된 사진작품과 반추상 작품을 볼 수 있고, 제4전시실은 한지로 창출한 판화, 조각, 설치작품 등과 마주한다. 제5전시실은 한지룰 중심으로 한 실험 작품을 선보인다. 복도에서는 새만금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 한지로 인쇄한 뒤 설치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김은영 관장은 이번 특별전이 우리나라 한지의 예술적 변용과 동시대 종이작업의 현주소를 새롭게 돌아보고 실용적예술적 가치를 가늠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
  • 김세희
  • 2021.10.28 17:09

[2021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정보권의 눈대목 다섯바탕

이 상황은 아마 코로나 시대 모든 공연자의 악몽이겠지요. 원래 계획된 공연은 촉망받는 소리꾼 정보권과 국립창극단 단원인 김준수유태평양이 함께 하는 흥보가였는데, 두 소리꾼이 자가격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생기면 대개 공연을 포기했을 텐데 혼자서 무대에 서보겠단 정보권 소리꾼의 의지가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보권의 눈대목 다섯바탕이 만들어졌습니다. 축제를 며칠 앞두고 급하게 만들어진 만큼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수궁가 중 토끼 잡아가는 대목은 자진모리 대목으로서 고수와의 합이 중요하지만, 다른 대목에 비해 살짝 합을 놓친 부분이 보였습니다. 그래도 정보권 소리꾼의 뛰어난 소리 실력과 훈련된 연기는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특히 뺑덕이네 연기를 하이라이트로 뽑고 싶습니다. 무대 3면에 있는 관객 모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발림과 표정으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면서 함께 웃고, 울고, 즐기며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여기서 무대 연출이 살짝 아쉬운 면이 있었습니다: 큰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 굳이 공연자 모습을 큰 배경으로 보여줄 필요가 없었던 것 같고, 오히려 공연 몰입에 방해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보권 소리꾼은 본인 소리만으로 무대를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는데, 배경을 좀 더 단순하게 구성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 형식은 처음에 조금 낯설었습니다. 이렇게 개인 생활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이사이 소리하는 형식은 국악계에는 아직까지 그렇게 흔하게 사용하는 형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식으로 정보권 소리꾼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아주 좋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무대를 통해 사람들이 판소리에 대한 두려움을 좀 덜어냈으면 좋겠단 마음입니다. 마찬가지 이 무대에서 한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나타난 정보권 소리꾼의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2014년 저는 정보권 소리꾼처럼 처음으로 전주소리축제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때 새로운 실험을 선보인 <청 Alive> 개막공연에서 화려하게 아이돌 의상을 입은 그의 모습이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7년이 지난 뒤 이렇게 양복을 입고 소리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져 시대가 확실히 바뀐 것을 느낍니다. 판소리 하는 사람들도 현대 사람이다란 메시지를 확실히 갖고 있는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통 방식으로 소리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소리축제 같은 큰 무대에서 소리꾼들이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앞으로 다른 소리꾼들도 자기 발전을 위해 충분한 자극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정보권, 김준수, 유태평양 세 소리꾼의 흥보가를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다음 세대의 명창이 될 세 분의 시너지가 대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소리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무대를 만들어낸 정보권 소리꾼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다음 무대를 기대하겠습니다. 2020년에 서울대 국악과 음악인류학 조교수로 임용됐다. 「오늘의 판소리:현대사회에서 전통과 창조성을 조화시키면서」란 논문으로 런던대학교 아프리카 아시아 연구원 (SOAS)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 민혜성에게 사사했으며, 판소리를 널리 알리고자 다양한 공연을 하며 유럽과 한국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전통음악의 보전과 진흥의 주제로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고, 국악인과 젠더, 패션, SNS 활용방법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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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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