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첼리스트 김규식이 오는 7월 2일 오후 7시 30분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전국투어 공연을 한다. 이날 공연에서 김규식은 피아니스트 신재민과 듀오로 포레의 꿈을 꾼 후에(Apres un reve)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Vocalise), 솔리마 혼자(Alone), 드뷔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장(Sonato NO.1 for Cello and Piano, L. 135), 프로코피예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Sonata for Cello and Piano in C Major, Op. 119)를 연주한다. 김규식은 악기 소리를 명확하게 내기 위해 전주에서 출발한 브랜드 듀로드(DUROD)가 제작한 탄소 엔드핀을 사용할 예정이다. 엔드핀은 첼로를 바닥에 고정할 때 사용되는 지지대다. 가벼운 탄소소재에 진통특성이 뛰어난 황동을 합친 듀로드의 제품은 잡음을 잡아주고 진동과 소리가 커지는 효과가 있다. 김규식은 8세부터 첼로와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오스트리아의 빈 국립음대, 독일 에센 국립음대를 거쳐 영국왕립 음악원을 졸업했다. 공연 관람료는 일반 3만원, 학생 2만4000원이며, 예약은 문화N티켓 사이트에서 첼리스트 김규식을 검색하면 할 수 있다.
경기도 도당굿은 한국전쟁과 새마을운동의 영향으로 한동안 단절되었다가 199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로 지정된 전통문화이다. 보통 굿이라 하면 여자 무당의 사제가 전체적인 굿의 연행을 이끌어 가지만, 경기도 도당굿은 남자 무당인 화랭이들의 역할이 주종을 이루며 소리와 재담, 재주놀이 등을 통해 강신여무(降神女巫)인 미지와 함께 굿을 이끌고 나아간다. 이러한 화랭이는 남자 세습무(世襲巫)로서 신라의 화랑(花郞)에서 어원이 유래되었다. 경기도에서는 당제 즉 도당굿과 함께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 제사로 산신제를 지내기도 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의 산신제는 음력 3월과 9월에 큰 소를 잡아 제의에 쓰고 연행이 끝나면 마을 집마다 소고기를 돌려 함께 음복하였다. 때론 돼지를 제물로 잡아 쓸 때도 삶아 음복을 하고 남은 고기를 마을로 가지고 내려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1970년대 말 이후 제수를 마련하고 산제를 지내는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비용 부담을 꺼리면서 도당굿과 달리 지역의 산신제는 안타깝게 점점 사라져 갔다. 이렇듯 제의에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함께 모아 육류를 올렸던 정성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남달랐으며 특히 소의 가치는 특별했다. 도당굿과 더불어 과거의 산신제에서는 이러한 소고기를 최고의 제수 음식으로 올리고 음복했던 것이다. 하물며 개인적으로 소고기를 사 먹으려면 쉽지 않은 것을 마을 단위에 큰 소를 잡아 치성을 드리고 음복하였으니 예나 지금이나 소고기가 귀한 정성의 음식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경기도 양주에서 가까운 포천군 이동면에는 소고기 중 갈비로 유명한 이동갈비가 있다. 이동갈비는 1980년대 초반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에 조그만 식육 식당을 하던 네 곳(이동갈비, 백운갈비, 장암갈비, 느티나무갈비)이 맛의 유명세를 타면서 포천군 일동면과 이동면에 250여 군데의 갈빗집을 생성하고 집성촌으로 만든 유명한 먹을거리다. 이동갈비에는 생갈비와 양념갈비 두 종류의 소갈비가 있다. 각각 그 맛과 정성은 남다르다. 생갈비는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소갈비를 참나무 숯으로 구워 손님상에 놓는다. 그 감칠맛이란 왕후장상의 불로초보다 진하다. 양념갈비는 특유의 양념 비법으로 달콤함과 단백함을 합(合)이 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가격이었다. 갈비 10대(1인분)의 가격이 그 당시 서울 음식점 삼겹살의 가격과 별 차이가 없었으니 그렇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왕래했던 손님들의 마음을 필자는 그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당시 포천군 일동면과 이동면 지역에는 군부대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군 장병과 면회하러 온 식구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주말이면 한 점의 소갈비를 어머니가 이등병 아들에게 먹여 주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경기도 포천 이동의 갈비 맛은 여느 지역의 갈비 맛과 다르고 더욱 특별하다. 이러한 마을의 치성이 담긴 경기도 도당굿과 어머니의 정성이 깃든 이동갈비는 지금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전통문화로 자리하고 있다.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와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 김진방 기자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한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 김진방 기자가 쓴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홀리데이북스)가 2021년 세종도서 상반기 교양부문에 선정됐다. 2021년 세종도서 상반기 교양부문에는 총 10개 분야 6467종의 도서가 접수된 가운데,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총 130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해 심사 단계별로 세종도서 사업목적과 심사기준에 따라서 접수된 교양도서들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한 결과, 총 330종의 도서를 최종 선정했다. 일차적으로 교양부문 도서 선정의 공통기준은 시의성과 독창성, 다양성을 고려해 우리 사회의 시대적 흐름과 변화를 반영하며, 기존 도서들과 내용 및 형식에 있어서 중복되지 않고 차별성 있는 도서를 선정한다. 연령대와 관심사가 다양한 배경의 독자를 위해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도록 했으며, 내용면에서 완성도와 충실성 기준 충족 여부에도 중점을 두고 심사가 이뤄진다. 특히 관광 심사 총평에서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는 베이징이라는 지역에서 대륙 전체의 음식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충분한 현지경험, 그리고 중국과 맛 전문가로서의 디테일이 가득 담겨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에게 간접적 여행과 휴식 및 위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부분도 긍정적 평가요인이 됐다. 책은 박찬일, 레이먼 킴 셰프와 중국 CCTV 혀 끝으로 만나는 중국 총괄 프로듀서 천샤오칭, 전 주중 한국문화원장 한재혁, KOTRA 광저우 무역관장 황재원 등 맛 전문가와 중국 전문가의 극찬을 받았으며, 최근 3쇄에 들어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김 기자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1년 넘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실정이다. 조금씩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수는 늘어나고 있으나 갈 길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전 세계 사람들이 힘을 모으는 상황속에 빠른 시간 내 팬데믹 사태가 종식돼 제가 직접 맛보고 친절하게 설명한 대륙의 식탁을 맛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전직 교도관이 38년 간 교정시설에서 근무한 경험과 교정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수필집을 펴냈다. 지난 2017년 12월 전주교도소 보안행정계장(교감)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이만호 씨(64)가 <천직의 길>(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이번에 그가 펴낸 수필집은 교정 현장에서 수용자 교정교화에 천착하면서 각종 언론과 교정 관련 잡지, 수용자 교화용 잡지에 쓴 글 200여 편 가운데 67편을 엄선해서 엮은 책이다. 수필 대부분은 교정 현장에서 저자가 직접 겪고 느꼈던 교도관의 삶과 교정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2008년~2010년 전주교도소에서 수형자 창업취업 업무를 맡았는데, 한 출소자의 일자리를 알선하기 위해 자신의 차에 태우고 백방으로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 결과 상공회의소 등 많은 단체에서 힘을 보태 출소자가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살인죄로 복역하다 가석방된 출소자의 창업을 도와준 이야기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저자는 이 출소자가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세탁소 개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왔는데, 출소자는 하루 4시간만 자고 오로지 세탁일에만 매달렸다. 결국 2년 만에 소득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다른 출소자들의 롤 모델이 됐다. 저자는 교정행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교도관의 진솔한 삶을 이해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향후 도서관이나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된 곳에서 원하면 기꺼이 도서를 기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만호 씨는 1979년 5월 교정직 9급으로 교정 현장에 첫발을 내디딘 후 전주교도소와 순천교도소, 군산교도소 등지에서 수형자 관리와 교화에 힘썼다. 지난 2010년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참된 공무원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 씨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회상하는 사부곡 낡은 사진 한 장으로으로 2009년 5월 수필과 비평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익산 원광중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는 송태규 시인이 첫 시집 <말랑한 벽>(천년의 시작)을 출간했다. 총 4부로 구성한 이 시집은 민낯, 빨래줄, 섬, 컵라면, 아내의 생일, 아비 등 일상에서 건져 올린 시어로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시인은 이를 통해 가족과의 유대,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을 은유와 상징을 통해 보여 준다. 여기엔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깃들어 있으며, 궁극적으로 관계를 회복하고 자연과의 합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와 열망이 내포돼 있다. 시인은 역설과 모순으로 가득한 세계와의 불화로 자아가 분열을 겪는 모습도 보여준다. 거대 자본의 상징인 강남, 인간 사이 소통의 어려움을 보고 느낀 점을 담아낸 시들이 그것이다. 시인은 이같은 혼돈과 무질서의 장에서 탈피하기 위한 방안을 인간의 존엄성에서 찾는다. 해설을 쓴 이병초 시인(웅지세무대 교수)은 시인은 과거를 포용하고 현재를 성찰하고 다가올 미래를 낙관함으로써 단절보다는 결속을, 반목보다는 화합을, 불통보다는 소통의 정서를 이끌어 낸다며 이로써 유의미한 시적 발자취를 남긴다고 평했다. 송 시인은 1962년 익산에서 태어났으며, 2019년손잡이<에세이 문예>로 수필 부문 신인상을, 2020년 시 아무거나<시인정신>로 시 부분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수필집 <마음의 다리를 놓다>를 출간했다.
어떤 음악가는 이제 막 작곡가로 자신의 이력을 써나갈 무렵 청각에 장애가 온다(베토벤). 또 다른 음악가는 젊은 나이에 아내와 자식들을 연달아 잃고는 슬픔 속에서도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으나 돌아온 건 혹평과 야유뿐이었다(바그너). 고난을 창작의 동력으로 삼아 빚어낸 결과물은 이들의 대표작이자, 나아가 시대를 대표하는 기념비적 작품이 되기도 했다. 서양음악사의 천재로 불리는 음악가들의 명곡 창작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책이 나왔다. 30여 년 간 방송 PD로 생활하며 오랜 기간 클래식FM PD로 일해온 장옥님 씨의 <위기의 음악가들>이다. 이 책에는 서양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음악가 14명이 등장한다. 바로크 시대의 바흐와 헨델부터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 그리고 20세기 쇼스타코비치까지 아우른다. 저자는 이런 위대한 음악가들이 각자의 삶에서 운명의 타격이라 할 만큼 극심한 고난과 위기를 겪었던 상황과 그때 창작한 작품에 중점을 뒀다. 생애 각 단계에서의 발생한 주요 에피소드를 비롯해 반드시 언급돼야 할 중요한 작품 정보, 음악 용어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또 각 작곡가들이 활동한 시기의 음악사적 흐름과 특정 장르와 관련된 사회문화적 맥락도 짚어, 독자들이 음악사의 큰 흐름 속에서 개별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헤아릴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책 속의 이야기들은 고진감래라는, 진부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동서고금의 인생 교훈과 일맥상통한다. 작가는 위대한 음악가들이 예술 창작이라는 목표를 향해 역경과 위기를 감내해 간 시간을 들여다보면서 이들에 대한 존경과 연민, 감사의 마음에 절로 숙연해지곤 했다며 위기의 시간을 감내하며 완성한 작품들을 마주할 때는 기쁨의 눈물이라도 뿌리고 싶었고, 이런 예술 향수의 충만함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엮게 됐다고 밝혔다. 장옥님은 1981년 KBS에 음악 프로듀서로 입사해 클래식FM의 장일범의 가정음악, 노래의 날개 위에 등의 프로그램과 대중음악채널 쿨FM의 이현우의 음악앨범, 황정민의 FM대행진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아빠는 아기 사자를 사랑하지만, 마음속에만 품고 있고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반면 아기 사자가 실수라도 하면 화부터 내며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 따뜻한 말로 감정을 읽어주며 공감해주는 아빠와 무조건 화부터 내고 잘못만 지적하는 아빠는 어린이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양현미 작가가 펴낸 <고함쟁이 아빠>는 자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화부터 내는 아빠 사자와 그로 인해 상처받는 아기 사자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다. 아기 사자가 태어나자, 엄마는 젖을 먹이며 정성껏 보살핀다. 반면 아빠는 기쁨을 표현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만 본다. 어느 날, 아기 사자는 아빠가 가장 아끼는 호른을 굴리며 놀다 들켜서 야단을 맞는다. 아빠는 몹시 화를 내며 소리를 치고, 깜짝 놀란 아기 사자는 몸이 작아진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자 아빠는 놀라서 어쩔 줄 모른다. 아빠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아기 사자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아빠 손에 달렸다. 작가는 아빠의 말과 행동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다며 아빠의 따뜻한 말을 먹고 껑충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아이에게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빠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림은 정재민 작가가 그렸다. 갈기가 특징인 사자 가족을 오일 파스텔을 사용해 거칠면서도 매력적인 질감으로 담아냈다. 남원 출신인 양현미 작가는 소년문학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공저)를 내고, 동시로 인형극을 만들어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반달문화원 전북지회장, 어울림작은도서관장을 맡고 있으며, 전북동시읽는모임, 전북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혁신을 가져왔다. 혁신의 결과물은 생산, 소비 그리고 다시 업그레이드를 반복해 또 다른 혁신의 모델이 된다. 이러한 반복으로 자본은 자본을 낳고 환경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환경에 놓인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자연환경이다. 자연환경은 인간의 욕심에 꾸준히 자기 몸을 내어 주었다. 그러나 무엇이든 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기술의 진보가 혁신을 거듭할수록 알게 된다. 이순미 작가의 햇빛 전쟁<보랏빛소 어린이>은 기술의 진보와 혁신만을 좇는 인간의 욕망에 경종을 울리는 동화다. 햇빛이 인간에게 던지는 경고. 그 경고는 실로 무시무시하다. 주인공 루아는 아빠를 따라 피부병을 앓는 동생 모아와 시골로 이사를 한다. 루아 가족뿐만이 아니라 많은 도시인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청정지역이라 불리는 시골로 삶의 터전을 옮긴다. 그러나 피부병은 오히려 더 심해져 간다. 이곳에는 햇빛 단지라 불리는 최고급 자재로 지어진 최첨단 시설을 갖춘 주거지가 있다. 단지를 조성한 아인이 아빠는 햇빛 다시 말해 자외선이 주는 재앙에도 위기가 기회라며 기술이 재앙을 이길 수 있다고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사람들은 결국 아인 아빠 설득에 넘어간다. 땅속에 개미집을 짓는 할아버지처럼 자연에 귀이 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포기할 게 너무 많아서다.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고 있음에도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 거짓을 마주하고 바로 잡는 것이 훨씬 쉬운 선택이라는 걸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진실은 불편하고 불쾌한 것투성이니까. 많은 선택지가 있다. 어떤 삶을 살지는 어떤 선택지를 고르냐에 달렸다. 하지만 환경파괴 앞에서는 선택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비판과 실천뿐이다. 환경을 파괴한 우리 자신에게 건네는 비판이다. 비판은 이해시키는 것이다. 먼저 스스로를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를 이해시킬 논리가 선다. 그다음은 실천이다. 개개인의 실천은 너무 미비해서 눈에 띄지도,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안다. 나비효과를. 나비의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키는 것처럼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좀 더 나은 세계로의 이행을 가져오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순미 작가는 서문에서 달라지는 자연과 환경의 신호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구의 방어벽은 우리가 함께 지켜 낼 수 있을 거라고 적었다. 작가의 말처럼 자연의 작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민함을 장착할 때다. 유연한 예민함으로 자연이 자정 능력을 되찾을 수 있게 돕는다면 시나브로 달라진 환경을 마주하고 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이야말로 이 책을 손에 들어야 할 때다. 코로나라는 대재앙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경험한 어린이들에게 더더욱 가닿는 동화일 테니 말이다. 책을 통해 기술의 진보가 어떤 분야에 더 유용하게 쓰이고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인지하고 올바른 비판을 통해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줄 아는 전 세대의 이야기가 되길 희망한다. 여름이 햇살에 익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자라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이 동화 한 권에 스며있다. 김근혜 동화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으로 등단했다. 펴낸 책으로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청소년 소설 <유령이 된 소년>이 있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인 무주 한풍루(茂朱 寒風樓)를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선 시대 관아 건물인 무주 한풍루는 선조 때 문신 백호(白湖) 임제가 호남의 삼한(三寒)인 무주 한풍루와 남원 광한루(廣寒樓), 전주 한벽당(寒碧堂)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문화재다. 현판은 석봉 한호가 썼다고 전해지며, 수많은 묵객이 글과 그림으로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당시 시대상과 문화상을 알 수 있는 건물이다.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15세기 조선전기 문신 성임과 유순 등이 한풍루를 보고 쓴 시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여러 기록을 통해 조선 초기부터 존재해 왔음을 알 수 있고, 임진왜란(1592) 당시 전소된 이후 다시 건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주 한풍루는 정면 3칸, 옆면 2칸의 중층 누각 팔작지붕 건물로 이익공 양식 등의 특성을 보이고 있어 조선 후기 관아누정 격식에 충실하게 건축됐다. 누하층에 평주 설치, 누하주와 누상주의 비례와 흘림 수법, 대량의 항아리보 치목, 추녀에 강다리 설치 등의 건축적 요소에서 구조적 안정감과 미적가치를 고려한 무주 한풍루만의 건축적 특이성을 볼 수 있다. 또 최근에 목재 연륜 연대 분석에서 16~17세기 중순 당시 기둥과 창방 등 주요 목부재가 확인돼 진정성 있는 복원이 이뤄졌다는 점과 임진왜란 전후의 중수와 복설(없어졌던 것을 다시 설치), 일제강점기 철거 위기에 있던 건물을 원래의 모습과 자리로 되찾으려 한 무주군민의 애환이 담긴 점, 우리나라 몇 안 되는 중층 관영 누각으로 17세기 시기적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점 등 역사, 건축,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문화재청은 무주 한풍루 외에도 조선 왕실 불교 미술품인조선 회암사지 사리탑을 보물로 지정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과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도지회는 7월 7일부터 8월 2일까지 대강당에서 2021년 영화아카데미강좌를 운영한다. 이 강좌는 영화의 미학과 영화연기를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강사로는 유명 영화배우, 감독, 교수 등 현재 영화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가 나선다. 이순재 배우가 7월 7일 영화-삶을 말하다, 정초신 감독이 7월 12일 감독이 전하는 영화연기, 고광모 교수가 7월 14일 프랑스 영화, 이주승 배우가 7월 19일 영화연기 이해하기, 민성욱 교수가 7월 26일 세계 각국의 영화제 이야기, 이영란 배우가 8월 2일 영화연기의 미학과 실제를 강연한다. 강좌는 선착순 50명을 모집하며 7월 5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다. 홍진근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영화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석대학교(총장 남천현, 이사장 서창훈) 동아시아평화연구소(소장 서승)가 22일 전주시 금암동 우석빌딩 화하관에서 개최한 625 전쟁과 이북지역 민간인 학살 학술 심포지엄에서 한국 전쟁시기 북한 신천학살 사건의 주체를 미국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생존자들의 증언과 유물, 국제여성민주연맹의 조사를 토대로 보면 북한 내부에서 일어난 좌우 간의 이념대립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작품의 제작동기 역시 신천학살 사건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서창훈 우석학원 이사장과 남천현 우석대학교 총장, 장영달 우석대학교 명예총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 스님 등 유관단체와 학계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전쟁시기 발생한 신천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손님>(2001)을 발표한 황석영 작가는 사전 동영상 발제를 통해 해당 사건을 기독교 우파와 마르크스주의 좌파 간 사상대립이 폭력화 된 결과물로 해석했다. 앞서 그는 북한을 다녀온 뒤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소설을 썼고, 여기서 학살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손님(기독교 우파, 마르크스주의 좌파)으로 형상화했다. 황 작가는 (1989년) 방북했을 때, 북한의 황해도 신천에는 미제학살기념박물관이 있었다며 신천 양민학살 사건을 일으킨 주체를 미국으로 보고, 이를 고발하기 위해 세운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중에 뉴욕에 체류하면서 어느 목사를 만나 그의 소년 시절 목격담을 듣고서 여러 가지 의문이 풀렸다고 강조했다. 황 작가는 그 끔찍한 학살은 우리들끼리 저질렀다는 게 진실이라며 배경은 계급적 유산이 약한 북한에서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 두 가지 관념 모두를 개화로 받아들였던 탓이라고 했다. 한성훈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신천박물관과 한국에서의 학살-우익 치안대와 미군 그리고 피카소 발제를 통해 신천에서 일어난 학살을 피카소가 한국에서의 학살을 제작하는 동기로 볼 수 없다며 피카소는 학살이 일어나기 한 달 전인 1950년 9월, 프랑스 공산당으로부터 한국전쟁을 고발하는 작품을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듬해 1월 18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카소의 작품은 당시 좌파 쪽으로 기울어져있던 지식인들의 감정과 일치했다고 부연했다. 한 교수는 신천학살에 대한 실증적인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신천학살의 가해자를 미군으로 특정하는 것은 다른 맥락에서 짚어봐야 한다며 신천박물관 전시실에는 진열된 총기류에는 한청(대한청년단), 치안대 글자가 적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학살은 우익치안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천박물관의 전시내용과 구성이 가진 의도도 분석했다. 그는 노동당의 의도를 명확히 드러낸다며 이들은 박물관을 통해 인민들의 반미감정을 고양하고 일반화시키고자 했다고 했다. 김태우 한국외대 한국학과 교수는 한국전쟁기 국제민주여성연맹의 북한지역 조사와 신천학살 발제를 통해 국제민주여성연맹이 조사 당시 북한사람들이 증언한 내용에 의구심을 가진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민주여성연맹은 1951년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17개국 여성이 모여 한국전쟁의 참상을 조사하기 위해 꾸린 단체다. 이들은 학살사건이 있던 신천을 비롯한 북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전쟁의 참상과 증언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김 교수는 국제민주여성연맹은 학살가해자로 미군 혹은 미군 통제하의 한국군으로만 지목되는 상황에 의구심을 제기했다며 나아가 실제 현장 대기 증언자들이 사전에 지침을 받았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해도 지역 내에서 이동하는 도중에 만난 사람들과 가진 무작위 인터뷰에서는 우익치안대의 존재까지 억제되진 못했다고 했다. 이어 연맹은 이런 상황이 발생한 원인으로 북한 최고위급 인사나 조선인 통역관을 지목했다며 이들은 북한 정부의 지시 하에 일괄적으로 정보를 왜곡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우익치안대의 존재를 감춰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며 전쟁이전 인민의 확고한 지지위에 정권이 수립됐다고 선전한 상황에서 유혈사태를 주도했다는 사실은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방형주구묘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해당하는 효고현 히가시무코(兵庫縣 東武庫) 2호분의 주구 내에서 한국 청동기시대 중기의 송국리형 토기가 출토되었고, 목관의 나이테 연대측정에 의하면 기원전 445년임이 밝혀졌다. 이 유적은 한반도 서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점토대토기와 철기문화를 가진 집단에 의한 마한의 성립과 관련된 새로운 정치변혁과정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도래인에 의해 축조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전래된 주구묘는 야요이 후기에 들어서면 지역적인 특징을 가지고 발전되어 가는데, 일본 고대문화의 중심지역인 긴끼(近畿)지방에서는 마한 주구묘의 변화와 동일한 패턴으로 축조된 분구묘가 출현한다. 분구묘라는 용어는 원래 일본 고고학에서 흙을 쌓아 분구를 갖춘 야요이 분구묘와 고분시대의 전방후원분을 구분하기 위하여 사용된 명칭이다. 한국 학계에서는 분구묘라는 용어를 그대로 수용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지만, 먼저 분구를 조성한 후 분구를 되파서 매장부를 지상에 두는 축조방법의 묘제라는 것에 대한 인식은 같이하고 있다. 마한 주구묘는 정치와 사회발전에 따라서 점차 그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영암 만수리나 함평 예덕리 만가촌 분구묘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분구묘로 변화된다. 그리고 점차 대형화가 이루어진 하나의 분구 내에 다장(多葬)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농경위주의 생업경제에서 비롯된 혈연중심의 사회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의 경우에도 긴끼지방의 오사카 우류도오(大阪 瓜生堂)유적과 카미(加美)유적에서는 장방형 분구에 다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한 분구묘와 속성을 같이하고 있다. 오사카 瓜生堂 분구묘 마한 지역과 일본 긴끼지방의 주구묘는 4세기 전반까지 유사한 형태의 분구묘로 변화 발전한 형태로 축조된다. 백제가 마한지역을 영역화하는 영향 속에서도 마한 분구묘는 백제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영산강유역이나 마한 전통이 강한 지역에서는 6세기 전반까지도 지속적으로 축조되고 있다. 한편 일본 긴끼(近畿)지역에서는 4세기 전반기에 들어서 다장 형태의 야요이 분구묘는 1인장인 전방후원분으로 변화되는데, 이는 권력자의 등장을 의미하며 긴끼 중심의 정치세력이 야마토(大和)정권의 중심에 자리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한문화는 한반도 서해안 일대의 기층문화로서 백제 영역화 이후에도 지역적 전통에 따라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었고, 일본은 마한문화에 뿌리를 둔 전방후원분체제에 들어서면서 일본 전형의 고대국가로 발전해 가는데 이를 계기로 마한 분구묘와는 차별화가 이루어진다.
1997년 첫 행사 이후 열세 번째를 맞는 2021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11월 6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 달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전북지역 14개 시군에서 열린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위원장 이선홍)는 자연을 품다(회귀자연, 回歸自然)를 주제로 도내 31곳에서 전시와 학술, 부대행사 등 6개 부문 37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비엔날레를 대표하는 전시 서예의 역사를 말하다에서는 20개국의 작가 110명이 모여 고대, 근대, 현대 서체별 변화 등 서예의 흐름을 조망한다. 나랏말싸미에서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한글서예의 역사를 살핀다. 일반 관람객에게 한 발짝 다가서는 전시도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노랫말을 붓글씨로 표현한 선율&음율전, 서예 문자 디자인의 실용적 가치를 재해석한 디자인 글꼴전, 서화작품을 소품으로 제작한 작은 대작전 등은 일반 관람객도 부담 없이 감상하고 즐기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전북 서예가 초청 규모를 확대하고, 14개 시군으로 전시 공간을 확장해 전북서예의 상생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14개 시군 작가들의 퍼레이드 전시 서예, 전북의 산하를 말하다를 비롯해 어디엔들 서예가 없으랴, 미술관, 서예 이야기 등을 통해 지역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려고 했다. 이밖에 방촌의 미학으로 불리는 전각 역사를 되돌아보는 철필전각전, 전각가 1000명이 천자문을 한 글자씩 새겨 실인과 함께 전시하는 천인천각전, 서예와 그림도자기문인화가 함께하는 서중화화중서전 융합서예전 시서화전 등도 마련했다. 윤점용 집행위원장은 서예의 본질과 변화의 길을 추구하며 대중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영상 전시 등을 도입해 시대 변화에 대응하고자 한다며 서예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대성을 더해 시공을 넘나드는 공감과 공명이 있는 행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백성대(57) 작가가 작품 활동 30여 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 정읍 출신인 백 작가는 목원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지만, 늘 삶과 예술의 경계에 서 있어야 했다. 대학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일을 해야 했고, 대학 졸업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생계를 위해 실내디자인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작품 활동을 하며 예술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애써왔다. 뉴-프론티어전 특선, 미술세계대전 특선, 충남미술대전 서양화 최우수상, 대전광역시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예술가로서 흔적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아우른다. 관심을 두는 주제는 여성의 아름다운 양면성이다. 그는 나는 예술이 마음속 호기심도 승화시킬 수 있다고 믿어왔다며 어릴 적 트라우마에서 촉발된 물음은 여성의 아름다운 양면성이라는 주제 의식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를 표현하고자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한다. 대상의 형태와 성질 변화를 화면이나 설치로 표현하는 식이다. 그는 단순히 하나의 물체나 오브제에 대한 관심이 아닌, 그 형태를 바꿀 때 나타나는 성질이 존재의 양면성과 같다고 느낀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백 작가는 예술은 인생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주기에 흥미롭다며 관객들도 작품 속에서 작품 밖을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봉주 사진가 시베리아의 푸른 눈, 성스러운 바다 등으로 불리는 바이칼 호수. 겨울이면 하늘빛을 머금은 맑고 푸른 얼음 조각이 장관을 이루는 이곳을 그리워하는 이가 있다. 안봉주(63) 사진가가 바이칼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사진전을 열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싣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오롯이 사진 속에 있다. 전시의 시작이 된 작품은 흑백사진 부르한 바위이다. 작가는 이 사진을 세상 밖에 내놓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두 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바이칼에 갔다. 한 번은 2015년 겨울 블라디보스토크, 한 번은 2015년 여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해 바이칼에 이르렀다. 사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바이칼까지 가는 건 그의 오랜 꿈이었다. 그 묵은 바람이 30년 직장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무렵, 비로소 실행에 옮겨진 것이다. 전성진 전 전주MBC 사장이 그와 동행했다. 그는 누군가는 답답한 열차 안에서 그 시간을 어찌 보내느냐고 걱정했지만, 우리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 시간은 쉼과 희열과 위로가 교차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5년 바이칼의 겨울 모습을 담은 사진 10점을 공개한다. 흑백사진 부르한 바위도 마찬가지. 그는 알혼섬 부르한 바위에 서서 찬바람에 얼어붙은 바이칼 호수를 바라보고, 그 얼음 호수 위를 직접 걷는 느낌은 차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흑백사진 부르한 바위는 바위 위를 맴도는 새가 마치 나처럼 느껴져 애착이 간다. 뿐만 아니라 새에 초점과 노출이 정확히 맞아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낮이면 열차 창가에 앉아 끝없이 도열한 시베리아 자작나무를 바라봤다. 이 풍광도 사진에 담았다. 전라도 황톳빛 들녘을 닮은 붉디붉은 알혼섬 언덕에도 시선을 뒀다. 왜 바이칼의 겨울에 마음이 머무느냐고 묻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화려하지 않은 단순함이 좋았던 것 같다. 시베리아는 나에게 관심도 없고, 이야기도 걸어주지 않는다. 내가 나일 수 있게 그대로 두는, 그 무심함과 단순함이 좋았다. 그는 이제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서쪽 기점 모스크바에서 우랄산맥을 넘어 바이칼에 이르는 길을 남겨 두고 있다. 전남 광양에서 태어난 안봉주 사진가는 전주고와 숭실대를 졸업하고, 전북일보 사진부 부국장을 지냈다. 현재 JB영상문화연구원 원장,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사진전 그리운 바이칼-안봉주, 그 시간은 다음 달 2일까지 완주 연석산미술관에서 이어진다.
아름다운 인생이었거나, 아쉬웠던 인생이었거나, 또는 원망의 세월이었거나 간에 누구에게나 죽음은 기어이 한번은 찾아오고야 만다. 시인 김지하가 젊은 날 한 때 어름사니(남사당 패거리의 줄 광대)라는 시에서 죽음은 좋은 것, 어차피 한번뿐일 테니까라고 호기를 부렸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구의 죽음이라도 그 지역 문화에 따라 처리될 뿐이다. 볼케나우가 밝힌 내세관에 의하면 첫째 이집트 사람들처럼 죽음을 부정하는 것이다. 육체인 세트(Set)도. 영혼들 바(Ba)와 카(Ka)도 영원히 살아있다는 사상, 그래서 미이라를 만들고 뇌와 내장은 적출하여 카노보스라는 병에 밀봉하여 보관하는데도 심장만은 적출하지 않고 주술이 깃든 부적으로 덮어 소다와 향료를 넣은 수지로 만든 마포를 여러번 감아 미이라로 보관했을 것이다. 그리스의 사학자 헤로도투스의 증언이다. 물론 살았을 때의 신분에 따라 다르다. 어떤 자는 넓은 피라밋이나 마스터파에 들어가고 천한 사람들은 그냥 들판에 던져진다. 두 번째는 죽음을 수용하는 것이다. 죽으면 끝이다. 그래서 실존주의가 발달된 그리스 지역이다. 그들은 24시간 이내에 장례를 치러도 안 되고 48시간을 넘겨도 안 되는 관례를 가지고 있었다. 셋째는 기독교 문명권의 죽음이다. 그들은 죽음을 인정하지만 그 죽음을 어떤 형태로든지 초월하려 한다. 넷째가 우리나라를 비롯 동양문화권에 있는 나라들의 죽음과의 연결 사상이다. 육체는 소멸되지만 영혼만은 불멸하여 윤회를 거듭하는 것이다. 그래서 장례의 방법이나 법도가 더 복잡해진 측면도 있다. 우선 장레를 치루는 일수도 신분이나 재산에 따라 3일장, 5일장, 심지어는 광개토대왕처럼 3년장으로 치러지는 경우도 있다. 육체에 다시 영혼이 깃들기를 기다리는, 즉 예수님도 아닌데 부활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무덤의 내용도 허총(虛塚)을 비롯 혈총(血塚), 발총(髮塚), 치총(齒塚) 등이 있으며 때로는 신주(神主)만 묻기도 했다. 전쟁에 나가는 남편이나 아들에게 문신을 해 주고 전쟁이 끝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전장을 돌아다니며 문신을 보고 아들을 찾거나 그도 못 찾으면 문신을 할 때 피를 닦았던 손수건의 피를 묻으며 혈총을 만들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재 황윤석의 학문과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고창 출신인 이재 황윤석은 영정조 시대 호남의 대표 실학자로 10세부터 63세 서거하기 2일전까지 정치, 경제, 사회, 농공상 등을 망라한 일기 <이재난고>를 남겼다. 조선시대 개인이 저술한 저작으로는 가장 방대한 분량이다. 전북대 이재연구소는 오는 25일 전북대 인문사회관 208호에서 이재 황윤석의 西行日曆과 科擧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황윤석이 중국 북경을 거쳐 전래한 서구지식과 학문사상을 살핀 뒤, 저서 <이재난고>의 보물승격을 모색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김승룡 교수(부산대)가 黃胤錫의 아름다운 선물, <이재난고>와 그 속의 지식인들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2부에서는 송만오 교수(전북대)가 이재 黃胤錫의 應科譜 作成을 위한 기초자료의 정리(1) 유영옥 교수(동아대)가 西行 시절 이재 黃胤錫의 交遊 원칙, 이지양 교수(성균관대)가 황윤석, 養親의 꿈을 품고 떠돈 仕宦길을 발표한다. 3부에서는 박순철 교수(전북대)가 서행일력 루트와 시문의 특색, 천기철 교수(부산대)가 황윤석, 서행에서 얻은 서학과 서학 인식의 특징 이상봉 교수(부산대)가 황윤석의 한시에 나타난 客의 이미지를 발제한다. 4부에서는 한문종 교수(전북대)가 <이재난고>의 연구현황과 과제 옥영정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가 <이재난고>의 서지학적 가치 이정수 교수(동서대)가 사회경제사에서 본 <이재난고>의 사료적 가치를 발표한다. 종합토론은 두 차례에 걸쳐 열린다. 2부3부가 끝난 뒤에는 하우봉 교수(전북대)를 좌장으로, 4부가 끝난 뒤에는 김경수 교수(청운대)를 좌장으로 토론이 열린다. 한문종 이재연구소장(전북대 사학과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는 이재 황윤석 선생의 학문과 사상의 연구저변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이와 함께 <이재난고>의 보물승격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북 지역 자치단체 산하 공립박물관들이 학예사 인력부족과 고용불안정, 부실한 예산지원 등 열악하게 운영되면서 개선이 요구된다. 현재 도내 20여 곳의 공립박물관들은 학예사가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있어도 1명이거나 많아야 3명에 불과하고 예산도 부족해 기획 전시회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전북도에서 제공한 2020년도 전국 박물관 운영현황 정기보고 제출양식과 역사학계에서 제시한 부수자료에 따르면, 도내 공립박물관은 익산 4곳(마한보석박물관, 왕궁리유적입점리 고분전시관), 전주 3곳(역사어진전통술 박물관), 군산 2곳(근대역사박물관, 일제강점기군산역사관), 정읍 2곳(정읍시립박물관,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순창 2곳(순창장류전북삼림박물관), 진안 2곳(역사가위박물관), 고창 2곳(고인돌판소리 박물관), 김제 1곳(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남원 1곳(남원향토박물관), 완주 1곳(대한민국테마박물관), 무주 1곳(곤충박물관), 부안 1곳(청자박물관) 등 총 22곳이다. 박물관 22곳에서 근무하는 학예사는 모두 29명이지만, 각 박물관마다 인원 격차가 있다. 전주역사박물관과 김제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이 각각 3명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1~2명 수준이다. 익산 입점리고분전시관과 순창장류박물관, 전북산림박물관은 학예사가 없다. 비정규직(계약직) 학예사도 상당수다. 공립박물관 22곳 가운데 10곳은 계약직 학예사만 있으며, 3곳은 정규직과 계약직이 같이 근무한다. 계약은 3~5년 단위로 갱신하는데, 평균재직연수도 4년에서 19년까지 천차만별이다. 학예사 A씨는 인원도 적고 고용까지 불안정하니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박물관을 지키면서 유물만 관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정이 이렇다보니 학예사들이 흥미를 잃은 채로 근무하다가 떠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른 자치단체보다 못한 상황으로 정규직 학예사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예컨대 인구 26만 규모인 경북 경산시의 시립박물관도 학예사가 4명~5명 근무한다고 설명했다. 지원예산도 부족한 상황이다. 전북도와 도내 박물관 등에 따르면, 박물관 한 곳당 지원예산은 인건비를 제외하고 연간 평균 2000~3000만 원 정도다. 학예사 B씨는 예산이 적다보니 좋은 유물을 확보하거나 기획전시를 열기 어렵다며 전시회를 제대로 하려면 도록 값만 2000만 원 이상 든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장을 자치단체장이 겸직하는 사례도 있어서 전문성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고창 고인돌박물관과 판소리박물관은 고창군수, 무주 곤충박물관은 무주군수, 정읍시립박물관은 정읍시장, 진안 역사박물관과 가위박물관은 진안군수가 관장을 겸직하고 있다. 한 국립박물관 관계자는 문화재 보존관리, 박물관 경영은 대학교에 관련학과가 있을 정도로 전문적인 영역이라며 단체장이 겸직하는 건 바람직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전북 지역 대학교의 한 역사학과 교수는 자치단체장 주도하에 관장직은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전문직을 뽑아야 한다며지금같은 상황 그대로라면 발전없이 정체되는 악순환만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북문인협회가 올해 처음 제정한 문채문학상(文彩文學賞) 수상자로 이근풍, 김철규 시인과 서상옥 수필가가 선정됐다. 산호문학상(珊瑚文學賞) 수상자는 최영봉, 소선녀 작가가 선정됐다. 문채문학상(文彩文學賞)은 만 80세 이상, 등단 15년 이상인 전북문협 회원으로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온 원로 문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서상옥 수필가는 김제 출신으로 계간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수필집 <천국에는 전화가 없나요> 등 5권과 시집 4권을 출간했다. 현재 전북문협, 전북수필문학회, 교원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실 출신인 이근풍 시인은 경찰 공무원으로 35년간 근무했다. 계간 오늘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나에게 쓴 편지>, <가슴에 고인 사랑> 등 17권의 시집과 1권의 시조집을 발간했다. 현재 전북문협, 경찰문학회, 임실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철규 시인은 군산 출신으로 전북도의회 의장과 전북일보 논설위원,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군산문인협회장을 역임하고 한국PEN회원, 한국수필가협회, 전북불교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바람처럼 살다가>, <내 영혼의 밤섬> 등 모두 14권의 책을 냈다. 산호문학상(珊瑚文學賞)은 전북문협 회원으로 만 65세 미만, 등단 10년 이상인 문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제16회 새만금문학제 작품집 발간을 위해 접수된 100여 편의 작품을 심사해 운문과 산문 각각 1명씩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3일 제16회 새만금문학제 기념식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자연을 화폭에 담는 두 화가가 만났다. 서양화가 이종만(69)과 한국화가 조현동(59)은 산, 꽃, 새, 나무 등 자연을 공통 소재로 취하지만, 이를 각각 서양화와 동양화라는 서로 다른 표현 방식으로 그려낸다. 이 작가의 자연이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 움직이는 거침없는 붓질로 되살아난다면, 조 작가의 자연은 한국전통채색기법에 현대적인 공간 구성과 조형 어법으로 재탄생한다. 이들이 무주 최북미술관에서 자연_두 가지 이야기라는 주제로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종만 / 엉겅퀴 / 72.7x60.6cm / 캔버스 위에 유채 / 2018 이종만 작가는 주변에 있는 생명체를 그린다. 자신의 생활 반경 내에서 눈길을 주면 걸려드는 자연, 생명체를 재현한 것이다. 새와 꽃들이 그것이다. 그는 조금씩 빛이 바래고 시들고 말라가며 기어이 사라져 갈 생명체의 어느 한순간을 기억하고 기념하듯 그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엉겅퀴, 도라지꽃, 화조, 자목련, 접시꽃 등 그동안 작업발표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익산에서 태어나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라미술상, 목정문화상을 수상했다. 동도서기, 법고창신을 기조로 작업하는 조현동 작가는 단청, 회화, 복식 등에서 볼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색채감을 작품 바탕에 둔다. 이에 분리된 화판 조합 등 현대적인 공간과 조형 어법을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순환-이야기, 공감-채집, 자연-경계 작품을 선보인다. 2014년 이후 발표한 자연-경계는 꽃, 새, 나비, 어패류, 물고기 등을 소재로 자연의 경계와 공간을 비정형의 육면체와 원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남원 출신인 조 작가는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조형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울산대목원대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라미술상 등을 받았다. 전시는 다음 달 18일까지 계속된다.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북 평생교육장학진흥원, 임대주택 입주민 자녀 장학금 지원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희망 장학생 선발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행복장학금 전달식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지역정착 장학생 선발 공모
전라북도평생교육장학진흥원, 꿈키움장학금 전달식 첫 개최
[짤막]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향토인재 장학생 선발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 고시원에 보금자리 튼 4남매
김학권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 “전북의 미래인 인재 육성 앞장”
빅마마 데뷔앨범 깜짝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