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5 04:14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미켈란젤로의 아름다운 죽음2

자코피노 델 콘테가 그린 미켈란젤로 초상화 사람들은 나의 뛰어난 솜씨에 놀란다. 하지만 이런 솜씨를 익히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알게 된다면 더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던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1475-1569, 이탈리아)와 레오날도 다빈치 그리고 라파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연의 힘으로는 다시 만들 수 없다는 천재로 이 세상에서 67년을 살다 간 다빈치는 평소 보람찬 하루 끝에 행복한 잠이 오듯 보람있게 쓰는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라는 말과는 달리 유언은 나는 단 한 가지도 이룬 것이 없다.이었다. 이미 모든 학문의 천재이며 화가를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훌륭한 인문주의자로 위치를 증명해 보인 다빈치의 유언치고는 너무 아쉬움이 남는다. 짐작건대 그 당시에는 황당하기까지 했었을 그의 천재성을 몰라주는 사람들이 못내 원망스러웠을 것이며 그래서 그의 유언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 시기의 세 천재는 다빈치가 미켈란젤로보다 23살이 많았고 라파엘은 미켈란젤로보다 7살이 적었다. 그리고 라파엘이 37세로 요절하였으니, 이 지구상에서 그들이 같은 공기를 마셨던 기간은 36년쯤 된다. 당시의 교황 율리우스 2세에게 네 몸에는 피가 흐르는 것이 아니라 페인트가 흐를 뿐이다.라거나, 내가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교황 따위는 되지 않으리라. 반드시 너와 같은 화가가 되어 신을 가깝게 보리라.라는 말을 하게 만든 미켈란젤로는 4년간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릴 때 자기가 가장 존경했던 아버지께 보낸 편지에 지난 6개월 동안 교황청에서는 단 한 푼의 돈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열심히 그리고 있습니다. 다만 나의 아름다운 죽음을 위하여라고 했다. 왜냐하면 당시 교황은 거듭되는 전쟁의 군비로 돈을 모두 지불해야 했기에 자신의 묘지도 못 만들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작 89년의 생애를 마감하면서는 나의 영혼은 신에게. 나의 육체는 땅에, 나의 재산은 친척에게이었다. 지극히 냉정하고 정리된 죽음이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6.14 16:29

‘한땀한땀’ 손으로 쓰고 그리는 사경 작품 전시회 사경장 고향서 개최

제1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寫經匠)이 된 김경호 사경장이 금의환향, 국가문화재 지정 후 첫 공식 전시를 고향에서 열고 있다. 김 사경장은 오는 24일 까지 전북예술회관 차오름 1실(2층)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보유자 인정 회향(回向)전을 갖는다. 김제 출신인 김 사경장의 회향전은 회향 그 단어처럼 불교에서 자신이 닦은 공덕을 중생에게 돌리는 전시회라는 의미와 함께 그가 수십년 동안 타향에서 사경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전시회라는 의미도 갖는다. 전시회에선 그가 가진 불경(佛經)을 쓰는 사경(寫經) 기술과 불경의 삽화인 변상도(變相圖)를 옮겨 그리는 세심함과 수행의 작품 40여 점(영인본 포함)을 볼 수 있다. 김 사경장은 오셔서 자세히 보시게 되면 제 작품 하나하나, 부분부분들이 세밀한 의미들이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발견해보시고 그림과 글자 하나하나 직접 손수 그린 공덕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전북도민 모든이들이 복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제 월촌에서 태어난 김 사경장은 중학교 3학년 시절 불교공부와 서예공부를 하면서 사경에 흥미를 느끼게 됐고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에는 전통사경 기능전승자(고용노동부 지정 제2010-5호)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7월 제1호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이 됐다.

  • 전시·공연
  • 백세종
  • 2021.06.13 18:35

[임진왜란·정유재란 속의 전북] 인물과 전투 등 전북 왜란사 연구 집중 필요

전북 지역 역사학자들은 임진왜란정유재란사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전북 인물들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순신 장군과 수군, 의병중심의 연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그 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다양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학술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란극복은 특정인물과 집단의 활약뿐만 아니라 각계 각층의 보이지 않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유다. 임진왜란정유재란 당시 전북의 활약상과 비중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중국에 있는 국외사료의 수집과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료를 통해 한산도행주진주대첩, 명량해전, 영남권 중심의 연구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어서다. 한문종 전북대 사학과 교수 한문종 교수는 임진왜란정유재란 관련기록이 있는 일본중국의 고문서, 사서를 수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국외 자료를 수집한 뒤, 국내 자료와 비교 분석해야 한다며 전북 임진왜란사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토대라고 했다. 각 국가가 보관하고 있는 자료의 성격도 설명했다. 한 교수는 당시 일본은 제후가 각 번(藩)을 다스리는 지방분권 사회였기 때문에 자료가 한 곳에만 집중돼 있지 않다며 자치단체별로 찾아가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왜란 당시 대규모 병력을 파견했던 중국 역시 상당한 자료가 남아있다며 연구자들이 최근 중국에 남아있는 자료를 많이 활용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한중일 사료를 비판검증하면서 연구하면 잘못된 사실이 바로 잡힐 수 있다며 국내 사료의 경우 개별 인물을 문중에서 선양하려는 목적에서 쓰거나 후대에 작성된 사례가 많아 성과가 부풀려졌거나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북 임진왜란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 웅치이치 전투의 재조명, 다른 지역에서 활약했던 전북 출신 의병들의 활동 정리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한 교수는 이런 과제들이 수행되면 영남 중심의 임진왜란사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대부분 교과서가 영남을 중심으로 서술돼 있는 데 실제로 그렇진 않다고 주장했다.하태규 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전라도 관군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태규 전북대 사학과 교수 하 교수는 그 동안 임진왜란사를 의병과 수군, 이순신 중심으로 제한된 인식을 갖고 조명했다며 당시 관군의 역할과 당시 행정 체제를 종합적으로 연구한 뒤, 역사적으로 걸맞은 평가를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호남 의병과 관군의 관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왜란시기 호남 관군은 근왕병이 무너진 후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남 의병은 처음부터 수령과 장수의 협력과 지원을 받으면서 결성됐고, 전투할 때도 서로 협력하며 적을 공격했다며 관군의 장수와 의병장 사이에 전공을 다투거나 시기했던 사례도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진주성 전투에서 전북 의병의 역할 등 개별 연구과제도 제시했다. 하 교수는 진주성 전투에서 활약했던 전북 출신 관군과 의병을 조명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그 지역출신 의병이라 할 수 있는 지역사족과의 결합양태도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특정집단만의 활약으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훌륭한 무장과 관군, 의병, 말없이 희생했던 백성들의 보이지 않은 역할을 조명하는 것도 대단이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동희 예원예술대 교양학부 교수 이동희 교수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참전한 개별 인물들을 조명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치웅치 전투, 호벌치 전투, 운암전투, 남원성 전투에 참여했던 개별 의병의 역할과 활동을 다시 고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특히 충남 금산에 있는 칠백의총의 인물들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칠백의총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조헌 선생과 승장 영규 대사가 이끄는 700여 명의 의병이 금산(조선시대 당시 전라도) 연곤평에서 1만 5000여 명의 왜적과 싸우다 모두 순절하자, 유해와 넋을 함께 모셔놓은 곳이다. 이 교수는 단체로 유해를 모셔놓은 의병들의 경우 개별 의병보다 상대적으로 관심 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이들을 정려하던가. 문화재로 지정해서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술적인 부분에서는 전국적인 차원의 접근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웅치이치 등 대표적인 전투를 놓고 지역 학자들을 중심으로 의미를 짚고 조명한 사례는 있다며 이제는 전국 학자들이 모여 임진왜란사에서 전북 출신 관군과 의병이 했던 역할을 논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장(원광대 사학과 명예교수) 나종우 회장도 인물사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 회장은 전북출신 인물들은 단편적인 사실만 조명되고 있다며 연구가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행적을 비롯해 정신사까지 조명할 수 있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유공자나 후손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엄밀하게 연구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진왜란사의 거시적인 의미도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 회장은 국가 전체적인 관점으로 국난극복을 한 과정을 세밀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당시에 신분계층을 막론하고 지도부, 의병, 백성들이 하나가 돼서 전란을 극복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임진왜란정유재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이순신, 권율 등 지금까지 부각된 특정 인물의 업적도 중요하지만 국난 극복은 개별 인물의 힘만으로 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시 지도부나 정치인들의 실정은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하다고 부연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시기, 왜군은 도고으 화가, 서예가, 공예가 등 세공품을 만들 수 있는 장인들을 끌고 갔다. 그 중 우리나라 기록에도 없는 인물이 있다. 소위 조선국녀라 불리는 베짜는 직공이다. 이 직공은 정유재란 때 남원성 전투가 끝난 뒤 강제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19세기 초 일본 문화연간(文化年間)에 출간된 <토좌향토지료(土佐鄕土志料)>에 따르면, 고치현 구로시오초 토호인 오다니 요쥬로(小谷與十郞)가 임란시기 이 지역 영주 초소카베 모토치카의 휘하 군인으로 조선으로 출병했으며, 귀국 때 조선 여인 한 명을 데리고 왔다. 베를 짜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이 여인은 자신의 기술을 마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었으며, 지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녀가 전수한 기술로 짠 베는 매우 세련됐으며, 혼겐(本絹)의 츠무기오리(織)라 불렸다고 한다. 그녀는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생애를 마감했으며, 가미가와구치 마을 계장사에 있는 오다니 가문 묘역에 안장되었다. 묘비를 세운 것은 요쥬로의 4대손인 오다니 야스지(小谷安次)다. 이후 마을로 이장했다. 묘비는 높이가 50cm정도 되며, 앞면에는 조선국녀(朝鮮國女) 글자가 새겨져 있다. 우측면에는 천정연간(天正年間: 1573-1583)에 이곳에 왔다는 의미인 천정연중래(天正年中來), 좌측면에는 사망한 해를 모른다는 의미인 졸년부지(卒年不知)라고 새겨져 있다. 조선국 출신의 여인으로서 천정연간에 이곳으로 와서 살다가 언제 사망하였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이 소녀의 이야기는 남원문화원에서 지난해 제작한 다큐멘터리와 그림책 정유재란 때 끌려간 한 소녀이야기 조선국女에서 자세히 나와 있다. 여기에는 소녀의 고향으로 추정하는 사매면 수동마을을 배경으로 정유재란의 발발, 일본으로 끌려가는 과정, 일본 벽촌에서의 생활, 베 짜는 기술의 전수 등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일본으로 끌려가 고향을 그리워하다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잠든 소녀의 애달픈 심정도 담겨 있다. 김현식 남원문화원 사무국장은 일본 고치신문에 조용하게 잠든 조선의 직녀라는 제목으로 집중 조명했고, 일본 작가 우에노마사에가 지난 1998년 <무궁화소녀>라는 제목으로 그림책을 펴냈다며 고치현에 조선국녀의 묘를 지키는 회도 있을 정도로 주목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정유재란사에서도 이 소녀를 비롯해 주목받지 못한 인물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6.13 17:06

전북 후백제사 비롯한 인문학 콘텐츠 강의

전북 후백제사를 비롯한 다양한 인문학 콘텐츠 강의가 온라인으로 선보여진다. 전북연구원(원장 권혁남) 전북학연구센터는2021년도 전북학 도민강좌 <전북학당>을 제작한 뒤,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개한다. 강의주제는 전북의 역사문화재음식산업이며 총 10강으로 구성됐다. 한 강좌 당 10분 분량으로 제작됐다. 이달 공개되는 12강 주제는 후백제로, 견훤의 업적과 후백제 유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1강은 전북과 견훤의 정치학 : 후백제 왕, 전주에서 삼국의 패권을 노리다라는 제목으로 건국 과정과 통치, 외교, 공산 전투 승리 후 야망 등을 소개한다. 2강은 전북과 후백제의 유산 : 천백 년 전 역사를 길어올리다라는 제목으로 전략적 요충지였던 전주 동고산성, 중요 사찰인 봉림사지, 유물과 관련된 강의를 진행한다. 7월에 공개하는 34강은 문화재를 주제로 전북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8월에 선보이는 56강은 전북 고대사 마한을, 9월 공개하는 78강은 전북 관광상품인 음식을 주제로 전개한다. 10월에 공개하는 910강은 전북 산업을 주제로 강의한다. 관련영상은 유튜브 채널 전북학연구센터와 전북학연구센터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김동영 전북학연구센터장은 전북학연구센터는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상 콘텐츠 2021년도 전북학 도민강좌 <전북학당>을 제작,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며 도내외 남녀노소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좌로 우리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6.13 17:00

“후백제 도성·왕궁 위치 규명…고지형 분석 필요”

전주가 후백제의 왕도(王都)로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발굴작업과 학술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후백제학회가 지난 11일 한국전통문화의 전당에서 연 후백제의 왕도 전주 바로 알리기 학술대회에서는 역사고고학적 가치규명에 대한 필요성이 주된 화두였다. 유철 전라문화유산연구원장은 후백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문적 뒷받침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유 원장은 후백제 유적 대부분은 땅속에 매장돼 있어서 성격규명이 미진한 상태라며 도성, 궁성, 분묘, 사찰, 생산시설 등으로 나눠서 발굴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고산성 같은 경우 건물지 등이 초석, 기단석 등이 노출된 상태로 정비돼 있다며 일부는 복원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원장은 △전주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후백제 답사체험프로그램 개발 △동고산성, 기린봉, 왜망실 기와터를 연계한 후백제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후백제를 주제로 한 역사관(전시관) 건립 등 관광자원 활용방안도 제안했다. 전상학 전주문화유산원 책임연구원은 학자 간 이견이 있는 도성위치와 궁성추정지를 정확히 고증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적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했던 연못의 위치, 도성벽의 방향, 하천의 흐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의견이 달라진다면서 고지형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최근 학제간 융복합 연구로 통실신라의 왕경인 경주 월성과 주변에 대한 고지형을 분석한 사례가 참고할 만하다며 후백제 궁성과 전주 왕경도 고지형 분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곽장근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기린봉 무릉마을에 후백제 왕릉의 존재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해당지역을 중심으로 심층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곽 교수는 무릉마을 아중산장 부근에 있는 원형 산봉우리 모양이 왕릉의 양식과 흡사하다며 후백제 시기 왕궁과 왕릉이 배치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면담과 지표조사를 근거로 왕릉 존재 가능성을 추론한 상황이라며 정확한 성격을 밝히기 위한 물리탐사와 시굴조사가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미 전주대학교 연구교수는 후백제의 역사문화환경을 보전하는 가운데 전주의 도시재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풍부한 역사자원은 도시가 특별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자산이라며 서울 풍납통 몽촌토성 사례, 대구 중구의 대구읍성 상징거리 조성사업일본 마치즈쿠리도시별 사례 등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특성자원이 지켜지는 선에서 도시재생,주택개선사업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학술세미나는 전라북도와 전주시, 후백제학회과 주최하고, 후백제학회와 후백제시민연대가 주관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6.13 17:00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피카소

마리 테레즈의 초상 나는 화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피카소가 되었다. 역사 이래로 피카소만큼 생전에 수많은 관객을 가진 화가는 없다. 여기서 관객이란 피카소에 대해 듣고 그의 작품과 복제품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 수천만, 수억 명에 이른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 회고전 Picasso, Into the Myth(신화 속으로) 전이 8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다. 파리 국립 피카소미술관 소장 회화, 조각과 도자기, 판화 등 110점으로 구성된 피카소 탄생 140주년 기념 특별전이다. 스페인 출신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작품은 전시 제목처럼 신화적 남성다움에서 유래한다. 그는 캔버스와 종이 위에 창조된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크레타의 전설적 괴물 인신우두(人身牛頭) 미노타우로스였다. 그는 사진, 영화, TV 등 미디어를 통해 주목을 받았고, 끊임없이 작품의 스타일을 바꾸고 겉포장을 변화시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화제를 모았으며 문화의 대량생산적 위력이 각국어를 통해 힘을 발휘하리라는 것도 예견했다. 피카소가 9세에 투우와 여섯 마리 비둘기, 15세에 그린 과학과 자비는 그의 천부적 재능을 잘 보여준다. 그런 천재적 재능을 바탕으로 그는 선과 색채가 만드는 형태와 그들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독특한 예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실체란 형상도 공허도 아니다. 그것은 모든 것들과의 관계이며 상호유기적인 사건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무대라는 것을 아인슈타인과 철학자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처럼 피카소는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다. 피카소의 인생과 예술에서 여성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피카소는 성적인 소유와 공포의 환상을 여성의 신체를 통해 재구성하거나 기괴하게 변형시켜 표현하곤 했다. 그는 여류예술가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고 여성에 대해 여신 아니면 신발깔개로 극단적 표현, 페미니스트의 혐오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력에 사로잡힌 여성들은 그의 그런 면을 잘 알고서도 오히려 간절히 그 두 가지 역할을 자청했다. 이번 전시에서 많은 작품 중 28살 연하 네 번째 연인 마리 테레즈의 초상이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그는 자신에게 평화와 자유의 여신인 마리 테레즈를 모델로 1932년 걸작 꿈을 그렸다. 고개는 옆으로 젖히고서 꿈과 사랑에 취한 듯 눈을 감은 연인의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5년 후 꿈과는 뉘앙스가 다르게 입체적으로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서정미가 뛰어나게 초상화로 남겼다. 나는 찾지 않는다. 발견할 뿐이다. 70여 년간 쉬지 않고 자신의 감각과 욕망을 조형적인 美로 다양한 장르에서 천재적 재능을 펼친 피카소가 남긴 말이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1.06.13 16:44

정읍 6·10만세운동 백기게양 사건 조명해야

대한제국 순종황제 장례일에 일어난 610만세독립운동이 올해로 95주년을 맞는 가운데 같은 날 정읍에서 일어난 백기 게양사건을 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장기에 검은 리본을 매달아 조의를 표하라는 조선총독부 지시를 따르지 않고 백기를 내걸었던 이색적인 반일 의거지만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위를 주도했던 최태환 애국지사도 독립유공자로 포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읍 백기게양사건은 10일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 제시한 자료인 <시대일보> 1926년 6월 14일자 기사에 나와 있다. 시대일보는 1924년 육당 최남선이 창간했던 신문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순종효황제(순종황제) 인산당일인 1926년 6월 10일 정읍에서는 각 상점과 음식점이 일제히 문을 닫고 옥양목으로 순 백색기를 만들어 달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어 같은 날 11시 사회 각 단체와 학생시민연합은 청년회관에서 죽은 황제를 향해 절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시위를 주도한 사람은 최태환 지사, 그의 행적은 <영산실록>에 나와 있다. 영산실록은 정읍 향토사학자인 정봉선이 최태환의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책에 따르면, 최태환 지사는 조선 마지막 왕의 국장일이라는 소식을 듣고 정읍시장으로 가서 백로지 20장을 구입한다. 백기를 매달 흰 천이 없는 집에 나눠주기 위해서다. 그는 거리를 다니면서 일본기를 빼앗아 찢고, 백기를 한절 씩 나눠줬다. 정읍경찰서 순사들은 주동자를 찾아 나서고, 결국 최 지사는 이날 오후 자진해 경찰서로 들어간다. 전북 독립유공자 발굴 작업을 해왔던 이태룡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소장(전 무주 푸른꿈고등학교 교장)은 몸을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심한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읍군 정읍면 부면장 등 수입 명의 군민들은 그의 석방을 요청했고, 큰 시위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경찰서장은 46일 만에 풀어준다. 이같이 이색적이고 의미가 큰 사건이지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이 소장은 운동 면면을 보면 사회주의 계열의 운동과 반제국주의 노선, 민족주의 성향 등의 단체가 각지에서 만세 운동을 벌인 동향이 나타난다며 같은 날 만세 운동 없이 백기가 나부낀 곳은 전국 전북 정읍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대중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95주년을 계기로 조명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태환 지사의 후손도 독립유공자로 포상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최 지사의 막내딸 최영임(89) 여사가 지난 2001년부터 공적을 정리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했으나 번번히 자료 미비를 이유로 반려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와 함께 정읍백기사건에 대한 진술서를 제출했다. 현재 국가보훈처에서는 진술서를 공적심사에 반영하고, 면밀한 검토와 자료 재조사를 거쳐 2022년 31절 계기 공적심사에 부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심사결과는 2022년 2월께 나온다. 이 소장은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면 최 지사의 공적은 일제의 국권침탈에 반대하거나 항거한 사람들과 부합한다며법률적으로도 자격이 되는 만큼 독립유공자 포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읍 백기게양사건-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장례식을 치르는 날인 1926년 6월 10일, 정읍에서 각 상점과 집집마다 백색기를 내걸면서 일제에 항거한 사건. 당초 조선총복부는 이날 일장기에 검은 리본을 매달아 조의를 표하라고 지시했지만, 최태환 지사를 비롯한 정읍군민들은 이를 거부했다.

  • 문화
  • 김세희
  • 2021.06.10 19:39

김형중 교수 2021한국문학신문 문학상 수상

김형중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 자문 교수 김형중 시조시인이 2021한국문학신문 문학상을 받는다. 한국문학신문사는 올해 시조부문 최우수상 수상자로 김형중 시인을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2일 서울시 중앙보훈병원 뒤 일자상 생태공원에서 열린다. 심사위원들은 김형중 시인의 고속도로는 묘사와 진술로 이뤄진 작품이라며 첫수에서 시원스럽게 뻗은 고속도로의 모습과 자신의 감회를 나타냈고, 둘째 수에서는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작품으로 시조의 미학을 높였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김형중 시인은 중등학교 교단을 거쳐 원광보건대학에서 정년 퇴직한 문학박사이다. 지난 2016년 월간 국보문학을 통해 시조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수년 간 전북일보 칼럼리스트로 활동해왔다. 전북문협과 전북시인협회, 전북수필문학회, 행촌수필문학회 등의 문학단체에서 활동했으며, 지난 1월에는 제32회 전북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군산대학교 산학협렵단 자문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작품집으로는 시집 <어머니의 지게> 외 3권, <당신도 하고 싶은 이야기>등 칼럼집과 수필집 등 3권이 있다. 지난 1월에는 전공서적 <漢詩이야기>를 펴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6.10 19:39

단오 맞아 ‘부채의 고장’ 전주서 전시 ‘바람’

단오(음력 5월 5일)는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우리나라의 큰 명절 중 하나다. 특히 여름 선물은 부채요, 겨울 선물은 책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단옷날 우리 선조들이 부채를 선물하는 풍속은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를 관할하던 전라감영에는 선자청이 있었다. 이곳에서 부채를 제작해 임금에게 진상했고, 임금은 진상 받은 부채를 단오선이라 이름 붙여 여름 더위를 대비해 신하들에게 하사했다. 이처럼 조선시대부터 지역의 대표 특산품으로 사랑받아온 전주부채는 현재도 명인들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단오를 앞두고 민족 고유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주부채를 소개하는 전시들이 잇따라 관객들을 만난다. 전주부채문화관에서는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전주단오부채 전이 1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전주부채 명인 10명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 전북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 방화선엄재수박계호, 전북무형문화재 제51호 낙죽장 이신입, 전북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박인권, 전주부채 장인 박상기이정근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를 이어 전주부채의 맥을 이어가는 선자장 김동식 이수자 김대성, 선자장 방화선 이수자 송서희 작품도 함께한다. 류명기 작가는 바람의 여밈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오는 20일까지 전주 지후아트갤러리. 류 작가는 전주 합죽선에 자신만의 회화법을 접목해 선보인다. 주로 백선에 작업했다. 부채의 요철로 인한 한계를 극복해, 오히려 요철이 선화 특유의 맛을 살려낸다. 그는 전주 합죽선이 우수한 이유로는 부챗살 제작에 최적인 대나무 형질이나 천년이 지나도 유지되는 전주한지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일 년 사시사철 멋들어진 합죽선 하나를 필수로 지니고 다녔던 우리 옛 선인들의 고아한 삶의 아취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류 작가는 전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전, 지붕전, 산묵회전, 투사와 포착전 등 150여 차례의 기획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문화예술기획 편손 대표를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10 19:02

[신간] “시를 쓴다는 건 아름다운 상상을 캐내는 일”

전주에서 콘텐츠전문가로 활동하는 베니김(본명 김형석)이 첫 시집<낭만호미처럼>(MJ 미디어)를 펴냈다. 이 시집은 진안 산골마을에 살면서 호미 한자루를 들고 시골사이를 하면서 생각난 것들을 정리했다. 시인은 두메산골의 낭만호미시인을 자처한다. 시인은 시는 생각의 망치이자 아름다운 상상마술이라며 글을 통해 이 세상에 온 이유를 갈구할 수 있다고 표현한다. 이어 시를 쓰는 건 호미질처럼 이랑사이 한골매고 두골매듯 아름다운 상상을 캐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성은 사계절 꽃과 산골을 인생에다 비유한 제1부 꽃을 피면 알게 되리라, 낭만호미시인의 꿈을 담은 제2부 애오라지 편애하고 싶은 것들, 인생의 지향점이 담긴 제3부 게미진 인생을 내캐고 싶다면으로 돼 있다. 담긴 시는 모두 77편이며,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테마별로 엮었다. 베니김은 순창출신으로 고려대 러시아 문학과 재학 중에 일본 와세다 대학으로 유학, 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를 졸업했다. 1996년 귀국해 영상산업 기자로 영상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고 영상산업신문 편집국장, 영화주간지 편집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캐릭터비즈니스>, <영화매니지먼트>, <영화검정>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09 17:18

[신간] 한국 대표 아동문학가 작가 18인 작품론 책으로

열에 아홉, 마음과 의식을 글로 엮는 작가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기억이나 기벽(奇癖)이 훈장처럼 따라붙기 마련이다. 아동문학가의 이런 삶의 궤적과 작품론을 다룬 책 한국대표 아동문학가 작가작품론(도담소리)이 출간됐다. 이 책은 백석, 이태준, 정지용 등 한국 대표문학가의 생애와 대표작을 소개하며 작품 속에 숨은 의미와 삶과 연계된 이야기를 씨줄날줄처럼 엮어낸다. 백석 시인 근대시기 대표적인 모던보이 백석(1912~1996)의 일대기가 관심을 끈다. 백석의 본명은 백기행이다. 그러나 일본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의 시를 너무 좋아해 그의 이름 석을 빼와서 썼다고 한다. 백석이 동화시를 시작한 계기는 1955년 러시아의 사무일 야코블레비치 마르샤크의 <동화시집>을 번역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북한 문예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러시아 문학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듬해 그는 <아동문학> 제1호에 까치와 물까치, 집게네 네 형제를 발표했다. 그의 동화시는 마르샤크의 영향을 받았다. 마르샤크의 <동화시집>과 백석의 <집게네 네 형제>는 비슷한 편수의 창작시가 수록돼 있고, 삽화를 시와 함께 배치한 점과 전래동화를 시로 형상화한 점 등 체제와 구성에서 유사했다. 동화시에서 주로 사용한 종결어미 네도 눈에 띈다. 일례로 까치와 물까치의 한 구절을 보면 우리나라/모두모두 구경하러/훨훨 날았네/모두모두 구경하러/쌍을 지어 날았네로 네의 사용이 빈번하다. 이는 동향(평안북도)의 선배 시인 김억과 김소월의 영향을 받았다. 이태준 작가 한국 단편 미학의 대가로 꼽히는 이태준(1904~?)의 어린 시절은 불우하다. 그는 1909년 아버지를 잃었다. 이태준의 아버지는 그해 개화당에 가담해 나라를 개혁하려다 실패하고, 가족을 이끌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주했지만 가을에 세상을 떠났다. 3년 뒤에는 어머니를 잃었다. 8살 때 고아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이태준의 동화에는 자신의 고아의식이 스며들어 있다. 그는 어린 수문장, 불쌍한 소년 미술가, 슬픈 명일 추석, 쓸쓸한 밤길, 눈물의 입학, 외로운 아이, 불쌍한 3형제 등 <어린이>지에 많은 동화를 발표했는데, 부모의 부재, 죽음, 이별 등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책의 저자인 박상재 작가는 이태준의 소년소설 대부분은 부모없는 아이의 가난과 고단한 삶,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서러움이 담긴 이야기들이어서 연민의 정이 솟구친다고 했다. 정지용 시인 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1950)의 시에서도 이태준 통화에서 엿볼 수 있는 고아의식을 볼 수 있다. 그 역시 이태준과 마찬가지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정지용은 일제 강점기에 경제적 궁핍을 겪었고, 초등학교 입학 무렵까지 아버지 없이 살아야 했다. 훗날 만난 아버지는 엄격했고, 이후에 첩을 얻었다. 이는 정지용이 스스로 불행하다는 생각으로 절망하게 만들었다. 정지용의 전집 2 산문에는 어린이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시니 갑자기 나는 소년 적 고독하고 슬프고 원통한 기억이 진저리가 나도록 싫어진다고 적혀있다.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과 유년시절의 동심, 향토적 색채를 드러냈던 다른 작품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 셈이다. 장수 출신인 박상재 작가는 단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현대문학) 학위를 받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동화작가가 되었으며, 제6차7차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집필 및 심의위원으로 일했다.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 단국대학교대학원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글짓기 지도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잃어버린 도깨비> 등 100여권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6.09 17:18

[신간] 유정 시인, 첫 동시집 ‘별처럼 꽃처럼’

꽃 한 송이가 필 때까지/ 얼마나 많은 밤을/ 별님은 지켜주었을까?//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님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날들을/ 꽃들은 우러러 기도했을까? (하략) (별처럼 꽃처럼 일부) 유정 시인이 등단 8년 만에 첫 동시집 <별처럼 꽃처럼>을 내놨다. 원광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시인은 익산 행복한 초등교실을 운영하면서 전북대 평생교육원 아동문학과정을 이수하기 시작했다. 2013년 월간 소년문학에서 동시 부문 신인상으로 동시작가가 됐다. 그의 첫 동시집에는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동시 66편이 담겨 있다. 어린이들에게 무지갯빛 꿈을 찾아주고 싶다는 시인은 쉬운 시어와 단순한 구조로 꿈을 노래한다. 예를 들어 우리들의 꿈에서는 일상적인 체육, 미술, 과학 수업 시간을 각각 올림픽 선수, 화가, 발명가가 되는 시간으로 연상하며 꿈으로 가득한 교실을 그린다. 또 세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물 혹은 자연이 존재하는 이유를 시인 특유의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에게 동심의 세계와 자연의 이치를 동시에 선물해 준다. 이에 대해 안도 문학평론가는 유정의 동시는 천진한 눈으로 작은 세계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탐미한다며 그의 시는 상상의 공간에서 재창조를 통해 얻은 선명한 이미지, 풍부한 상상력, 분명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은 내 힘이 닿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동시를 쓰고 보급하는 게 목표라며 일기장 같은 작은 동시집 한 권을 통해 나를 아는 사람들과 독자들도 동심 속에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아동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시인은 현재 전북문인협회, 동심문학회, 전북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9 16:47

[신간] ‘새엄마 육아일기’

불혹의 나이가 다 돼 재혼이라는 모험에다 여덟살 의붓아들까지 생겼다. 포르투갈어 번역가인 오진영 씨(55)가 의붓아들을 키운 이야기를 담은 책 새엄마 육아일기(눌민)을 최근 발간했다. 책은 그가 39세에 재혼하면서 아들을 만나고 그 아들이 군대에 다녀오기까지의 일화와 모자지간의 이야기들이 일기형식으로 담겨있다. 주변 인물들의 걱정과 편견은 차치하고서라도 낯선 여덟 살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은 저자 스스로도 처음엔 확신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실전(?)에 뛰어들자마자 그것은 기우였으며, 사실은 아이가 인생의 축복이자 선물이었으며, 지난 날 저자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 씨는 책에서 이책은 육아일기를 써주겠다고 엄마가 아들에게 마음 속으로 약속했던 새엄마의 육아일기라며 주변의 걱정과 자신의 망설임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았던 결혼(재혼) 그날을 다시 떠올려 본다고 적었다. 서울 출신인 오 씨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 인류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신문사 기자와 잡지사 리포터로 일하다 불안의 책, 결혼식 전날 생긴 일, 알레프, 스파이, 지평선, 우리의 이야기는 반짝일 거야, 비 너머 등 포르투갈어 책들을 번역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6.09 16:47

[신간] 고준호 변호사 ‘미국 이민 이것만 알면 길이 보인다’

교육, 결혼, 사업 등 다양한 이유로 미국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복잡한 이민 절차로 인해 각자 상황에 맞는 이민 계획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이민법의 분량은 방대하고 용어는 생소하기만 하다. 법무법인 영진의 고준호 미국변호사가 이민법 분야에 종사한 경험을 토대로 미국 이민의 모든 것을 담은 안내서를 만들었다. <미국 이민 이것만 알면 길이 보인다>는 미국 이민을 꿈꾸거나, 경험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길라잡이다. 저자는 복잡한 이민 절차, 비자, 신분, 서류 등 이민 준비와 체류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전반적인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자세하게 알려준다. 다양한 사례를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관련 실무 동향과 법령 개정 내용도 수록했다. 책은 크게 6장, 총 274개의 문항과 부록으로 이뤄져 있다. 1장은 이민 준비를 위해 알아야 할 일반 사항을 모아놓았다. 2장은 신분 변경, 3장 취업비자, 4장 가족초청비자, 5장 H-1B비자, 6장 E-2비자로 구성해 비자별로 숙지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을 정리했다. 고 변호사는 이 책이 이민을 고민하는 분들과 미국에 체류하는 분들이 일상생활에서 갖는 이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직면한 이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는 경북대, 미국 앨라배마대와 인디애나대 법과대학에서 공부했다. 현재 법무법인 영진 외국변호사로 국제조세, 국제협정, 미국이민 등 국제법무를 전담하고 있다. 저서로 <미국해외금융자산신고제도(FATCA, FBAR)의 이해>, <국제조세실무해설>(편저), <한미조세조약해설>(편저)이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6.09 16:4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전은희 ‘웃음 찾는 겁깨비’

춤추고 노래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도깨비는 옛날부터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다. 때로는 무섭고 심술궂기도 하지만 순박하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 어렸을 때 우리는 도깨비를 상상하며 신기하고 놀라운 세계를 경험하곤 했다. 전은희 작가는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를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탄생시켰다. <웃음 찾는 겁깨비>의 주인공 겁깨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겁이 많은 어린 도깨비이다. 인간을 골탕 먹여야 도깨비 방망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어, 대장깨비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인간세상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도깨비 방망이를 잃어버려 그걸 주운 건호를 따라가 한바탕 소동을 겪는다. 건호는 도깨비 방망이를 주는 대신 하루만 학교에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다. 겁깨비는 아이들을 골려주고 겁을 주고 교실을 엉망진창을 만든다. 하지만 나중에는 교실에 눈을 내리게 하고 바닥을 매끈한 얼음판으로 만들어 함께 신나게 논다. 그 과정에서 인간을 골탕 먹일 때보다 인간에게 웃음을 줄 때 방망이의 에너지가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기로 핸드폰을 충전하듯이 인간을 골탕 먹여야 도깨비 방망이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는 설정과 겁이 많은 도깨비라는 새로운 캐릭터는 이 작품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고리타분하고 낡은 이미지의 도깨비가 우리 반 친구처럼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준다. 천둥 같은 소리로 방귀를 뀌는 아빠와 큰소리로 건호를 야단치는 엄마를 보며 겁에 질려 벌벌 떠는 겁깨비의 모습에 아이들은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동질감을 느낄 것 같다. 아이들은 이 작품을 읽으며 겁깨비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즐겁게 웃고 즐기는 경험을 할 것이다. 세련되고 멋진 모습의 전은희 작가가 옛 이야기나 우리 신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의외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간 써온 작품들을 보면서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소재지만 새롭고 낯설게 접근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반짝임을 만들어 내는 작가라는 걸 알았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책 속에 푹 빠져서 신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작품들을 순풍순풍 써주었으면 좋겠다.

  • 문화
  • 기고
  • 2021.06.09 16:38

한국관광공사 선정 ‘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 에 전북 3곳 선정

고창 운곡람사르습지와 진안 주천 운일암반일암 숲길, 무주구천동 어사길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 25선에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무더운 여름을 안전하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여름 비대면 안심관광지로 도내 3곳을 포함, 전국 25곳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동산지형 저층습지로 그 생태적 가치가 높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모두 864종의 동식물 생물다양성이 높고,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과 희귀종의 생태적 서식지로서도 보전가치가 높다. 특히 습지 데크길은 동물들의 이동 통로를 방해하지 않고,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서 최소한의 규모로 높게 세워져 있다. 데크 아래 있는 식물도 빛을 받을 수 있게 데크 디딤판 나무의 간격을 일정하게 띄워놓았다.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은 주천면 삼거리에서 주천면행정복지센터에 이르는 8.6km의 평탄한 구간으로 지친 심신을 가다듬으면서 걷기에 안성맞춤인 사색길이다. 진안고원 9구간으로 전북천리길에 든다. 관광명소인 운일암반일암 안에 자리한 이 숲길에서는 차가운 시냇물에서 나오는 시원한 기운과 산기운 가득 머금은 바람을 맞으며 심신을 씻을 수 있다. 무지개다리에서 용틀임하고 내려가는 주자천과 곳곳에 널려있는 기암괴석을 바라보면 누구든 감탄사를 절로 발산한다. 특히 2021년 반려견과 함께하는 우선 안심 걷기 길로 선정돼 반려동물 애호가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주 구천동 어사길은 초입부터 인월담, 사자담, 신양담, 구천폭포, 백련사까지 5km의 이어지는 여정으로 숲과 계곡이 주는 정취와 그 안에서 얻는 만족감이 최고로 꼽힌다. 또 인월담 일원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이용했던 길로 오솔길과 돌계단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길 곳곳 옛사람들이 살던 흔적과 1960년대 최고의 명성을 떨쳤던 한성여관 터도 만날 수 있다.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웃들에게 횡포를 부리던 자들을 벌하고 사람의 도리를 바로 세웠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김성규국승호김효종 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06.08 19:28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하)익산 황등제

황등제에 대한 문헌기록을 보면 상시연(上矢淵), 황등제(黃登堤), 료곶제(蓼串堤)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먼저 1454년에 편찬된『조선왕조실록』과 1530년 편찬된『신증동국여지승람』등 조선전기에 편찬된 사서에는 황등제가 상시연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1670년에 완성된『반계수록』과 1760년에 편찬된 『성호사설』 및 『성호선생전집』 그리고 1770년에 편찬된 『문헌비고』와 『증보문헌비고』에 모두 황등제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1798년 복태진의 상소가 기록된『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권 50 정조22년 11월 30일의 기록에도 유형원의 말을 인용하면서 황등제로 기록하고 있어 조선후기 어느 시기에 황등제로 명칭이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1756년에 편찬된『여지도서』에는 료곶제로 기록되어 있는데 같은 1756년에 편찬된 『금마지』 山川조에는 상시연으로 기록되었고, 제언조에는 료곶제로 기록하고 있다. 1861-1866년에 편찬된『대동지지』에도 상시연으로 기록하였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09년 임익수리조합을 설립, 증축하여 요교호로 불렸으며, 1935년 완주 경천저수지가 축조되면서 저수지의 기능을 상실하고 농경지로 변화하였다. 발굴조사 결과 기저부는 흑회색의 점토(뻘)층이다. 제방의 축조는 뻘층 위에 니질점토와 회백색점토인 불투성 점토를 이용하여 교차쌓기를 하였고 토괴형태로 성토(Ⅰ층) 하였다. Ⅰ층은 조사과정에서 부엽층이 확인되었으며, 부엽이 확인되는 곳에서는 지반에 타격을 주어 다진 흔적이 일부 확인되고 있다. 제방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3차에 걸친 공정으로 축조되었으며, 이는 동일한 축조기법과 동일한 재료 등으로 보아 동시기에 제방의 안정된 축조를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제방의 하단부 약 3m 깊이에서는 지름 10cm 내외의 긴 목재가 제방과 직교하고 약 3~4m 간격을 두고 확인되고 있어 제방축조과정에 방향과 작업구간 확인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엽층과 목재, 제방 하단부 토양은 샘플링하여 연대측정 자료로 이용하고자 하였다. 시굴조사와 발굴조사 과정에 샘플링한 자료에 대해서는 절대연대 확인을 위해 3개소의 기관에 AMS 분석(C14탄소연대측정)을 의뢰하였다. 그 결과 3개 기관 모두 목재와 부엽층의 경우 BC 5세기 ~ 3세기의 결과가 나왔으며, 대부분 BC 4세기경으로 추정하였다. 기저부 아래 기반층으로 추정되는 토양에 대한 분석결과는 BC 40세기~11세기로 확인되었다. 황등제의 축조될 당시에 중국은 전국시대에서 진한시대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며, 한국에서는 익산지역을 중심으로 마한이 성립되는 시기이다. 그런데 익산을 중심으로 진한대의 화폐나 청동거울 등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두 지역 간의 교류를 살필 수 있다. 또한 당시 1.3km에 달하는 제방을 축조하기위해서는 최첨단의 토목기술이 필수적으로 수반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마한이 성립될 당시의 수준 높은 기술력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업 생산력을 높여 마한 성립의 경제적 기반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고 추정된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6.08 18:34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