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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화 8번째 개인전

서정화 작가가 꽃과 삶을 주제로 하는 전시회를 연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은 14일~19일 서정화 개인전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8번째 개인전이다. 전시에서 작가는 Pleasure of flowers라는 주제로 꽃을 통해 인생의 기쁨을 찾는 여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눈이 부시게 만개한 꽃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통해 인간의 삶을 투영한다. 그림에는 꽃과 나무, 평화로운 풍경 그리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는 몽환적인 배경이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평화로운 듯 보이지만 화면에 보이는 구도나 등장하는 정물들의 배치 등을 통해 초현실적인 구성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상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작품은 붓 터치와 번짐 효과로 완성된다. 이를 통해 인간 심리의 다양한 감정을 한 화면에 담아 이대로 멈추었으면 하는 순간들과 소중한 것들을 모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꿈과 희망을 얻어보려는 인간의 삶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서 작가는 다수 기획초대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비구상 부문 특선 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비구상 부문 입선 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 부문 입선 2회, 한국 수채화 공모전 특별상, 경기 미술대전 특선, 인천 미술대전 특선에서 수상한 바 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회원, 중구미술협회 회원, 문화센터 출강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7.12 16:54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좋은 그림, 잘 그린 그림 2

아이린이 그림을 보는데 본인 스스로 인기가 높다고 생각하는 S 씨의 고풍스러운 옛 도자기와 가구들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을 눈길 한번 안 주고 그냥 통과해 버렸다. 그런데 원광대학교 미술대학장을 역임한바 있는 고 고화흠 선생의 그림 <백안(白岸)> 앞에서는 그림을 다 외울 정도로 보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고 고화흠 선생을 소개하자면, 전주사범학교 2학년 때 동기인 고 유경채 선생(당시 예술원 회장, 서울대학교 교수)과 함께 선전에 입선 경력을 가진 분으로 수채화유화인물화정물화풍경화 등을 자유자재로 대상도 모델도 없이 그렸고 특히 서예에 능하여 그림보다 병풍이 많은 사람에게 소장되어 있다고 본인께서 말씀하셨다. 선생의 유일한 추상 시리즈가 바로 백안이라는 제목으로 그려졌었다. 그리고 가히 주선(酒仙)이었다. 그래서 내가 아이린에게 물었다. 사람들 대부분이 잘 그렸다고 하는 저 그림은 무심히 지나치면서 왜 이렇게 이 그림은 열심히 보느냐는 내 질문에 그녀는 그렇다. 그의 그림은 잘 그렸다는 한 가지 뜻밖에 없다. 그러나 이 그림은 여러 가지 뜻이 있기에 오래 보게 된다.라고 했다. 그때 S 씨가 자랑스레 귀띔해준 덕에 금방 알아볼 수 있었던 재벌의 회장이 다른 작가의 그림은 흘겨보지도 않은 채 그의 그림 앞에 곧장 다가가 서 있었다. 그 의미는 그 그림의 매매가 이미 성립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전시회가 끝날 때까지 고 고화흠 선생의 작품은 매매되지 않았다. 나는 이 글에서 절대로 화력이나 경력 따위를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화력이 아무리 좋아도 옛날식의 사고와 표현은 거절한다. 오히려 그런 것을 권위랍시고 내세우는 사람들을 저주한다. 다만 그런 것들이 삭혀져 그 바탕에 새로움을 받아드리는 겸허함을 말하려는 것이다. 자 이제 여러분이 판단해야 한다. 어떻게 그릴 것인지 무엇을 그릴 것인지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 어떻게 무엇을 그릴 것인지를 누가 강요할 수 있을까?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7.12 16:54

‘바다의 서정’…신석정 시 선양 낭송대회

신석정 시인의 문학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제7회 석정 선양 시낭송대회가 지난 9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대회에서는 약속바다의 서정그 정상에서피가 도는 돌이 되어등 신석정 시인의 알려지지 않는 시를 들려줬다. 특히날개가 돋쳤다면은 영시로 번역한 뒤 낭송했다. 대상은 김영희김수정조영희황주현 시낭송가가 결성한 서울팀이 받았다. 금상은 조춘식 시낭송가, 은상은 이종숙조학열 시낭송가, 동상은 심정숙장정옥윤영미윤혜정황송해 시낭송가가 차지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소재호 시인(전북예총회장), 정군수 시인(석정문학회 회장). 김금남(아동문학가)김윤아 시낭송가(한국 신석정 시낭송협회 회장)최근익 시낭송가(한국 신석정 시낭송협회 부회장)가 참여했다. 심사위원장 김윤아 시낭송가는 전국에서 대상을 수상하신 회원들이 출전해 탁월한 기량을 보여줬다며 이번 기회로 사람들의 가슴 속에 석정의 새로운 시가 꽃 피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회 수상자 영상은 문화 유튜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사)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이 주최하고 한국 신석정 시낭송협회(회장 김윤아)가 주관하는 석정 선양 시낭송대회는 지난 2014년부터 시인을 선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매년 석정이 태어난 날(7월 7일) 즈음 열리며, 서울경기, 영호남, 충청, 강원지역의 유수한 낭송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7.11 17:38

7월 중순 9월초 찾아가는 전통공연 열린다

무더운 여름밤, 오감으로 우리가락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도민들을 찾아온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기전, 이하 재단) 올해 야외 상설공연을 진행할 우리가락우리마당 지원사업선정단체로 (사)전통문화마을과 전주해금연주단을 선정했다. 이들은 7월부터 9월까지 창작연회, 마당극, 퓨전국악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전통문화마을은오감으로 느끼는 우리가락 신명세상이라는 주제로 7월 10일부터 9월 25일까지(총 12회) 매주 토요일 오후 8시에 도청 야외공연장에서 공연을 연다. 공연주제는 2주에 한 번씩 나눠진다. 10일과 17일은 視覺! 눈으로 즐기는 전통예술의 신명 세상을 주제로 임실필봉농악보존회, 마당극 등을 선보인다. 24일과 31일은 聽覺! 귀명창 귀호강을 주제로 유영해의 판소리, 지성자의 가야금산조 등을 무대에 올린다. 8월 7일과 8월 14일 공연은 嗅覺! 아름다운 국악의 향기에 취하다가 주제이며, 국악관현악단, 유승렬의 피리산조 등이 밤을 수놓는다. 8월 21일과 8월 28일 무대주제는 觸覺! 몸으로 느끼는 신명 세상이다. 무대에 오르는 장르도 퓨전국악, 승전무, 민속무 등으로 신명나는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9월은 4주 연속 같은 주제의 무대를 구현한다. 주제는 味覺! 전라문화의 진수를 맛보다로 강렬탈춤, 무예, 판소리, 가야금병창, 판굿 등 다양한 국악 장르를 총 망라할 계획이다. 전주해금연주단은 15일~8월 25일 장수순창부안무주고창완주진안임실 8개 군에서얼씨구! 흥~이로구나주제로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통국악에서 창작국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무대에 올린다. 국악의 현대화를 이끄는 지역 청년예술가들이 주축인 연구단체 전주해금연주단창작민속악단 악바리하날 사물놀이팀소담 소리아트한국무용 김예은씨가 참여한다. 이들은 사물놀이 문굿, 해금합주 오블라디 오블라다넬라판타지아, 기악합주 푸너리, 신민요, 아리랑 메들리, 전통무용 태평무을 선보일 예정이다. 총감독인 오정무 단장은 청년예술가들의 기상과 열정을 만끽할 수 있고 우리 국악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무대를 보여드리겠다며철저하게 방역지침을 이행해 공연을 안정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기전 대표이사는 우리가락우리마당 지원사업은 도내 신인부터 명인까지 역량을 갖춘 예술인에게는 무대를 제공하고, 도민에게는 전통 우리 가락을 경험 할 수 있는 자리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와 재단 문예진흥팀 전화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7.11 17:36

‘이만한 게 다행’...황은미 개인전

전주 지후아트갤러리(관장 이정희)가 6일부터 18일까지 이만한 게 다행이란 주제로 황은미 개인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선인장을 그려온 황은미 작가의 7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선인장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선인장이 사막같이 메마른 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것은 가시 때문이다. 가시는 잎의 수분 증발을 최소화시키고, 야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준다. 겉으로는 날카롭고 위험해 보이는 이 가시는 사실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날카로워 가까이 다가가기가 쉽지 않지만 사실 속은 부드럽고 연약하다. 또 호기심이 많아 더 넓은 세상을 향해 팔을 높이 뻗고 있다. 황은미 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이만한 게 다행은 우연하게 지어졌다고 했다. 이어 작품을 그리는 도중 실수로 이젤에 걸려 넘어져 바닥에 무릎을 아주 심하게 다쳤지만 다행히 골절되진 않았다며 그 순간 이만한 게 얼마나 다행인가하는 생각이 들어 주제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이 전시장에 들어오시는 모든 분들이 잠시의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은미 작가는 KT&G 상상마당 논산에서 첫 초대개인전을 시작으로, 대한민국남부현대미술협회 영호남교류전, 전북여성미술인정기전, 2020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 한일교류전 in 전주 등 단체전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7.08 17:03

창극. 최북, 그리움을 그리다

조선 영조시기에 활동했던 무주출신 화가인 최북(1712~1786년)을 조명하는 창극이 열린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박현규) 창극단(단장 조영자)이 올해 순회교류 공연으로 창극 최북, 그리움을 그리다를 마련했다. 공연은 두 차례에 걸쳐 열린다. 오는 17일에는 무주군민을 초청해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하고, 31일에는 을숙도오페라축제 폐막작으로 선보인다. 무대에서는 최북과 관기 설야의 사랑, 그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최북은 무주에서 만난 관기 설야를 위해 그림을 그리며 예술적 세계관을 형성해갔지만, 그녀가 죽자 그녀와 관련된 모든 그림을 태웠다. 이로 인해 무주에 대한 그림은 한 장도 남아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극화시킨 것이다. 음악은 재미있고 슬프고, 애절한 장면에 맞게 배치했다. 초반부에는 설야가 남도잡가 흥타령을 불러 분위기를 잡아간다. 이후 슬프고 진한 구성, 서정적이지만 따뜻한 느낌의 상반된 분위기의 음악을 선보인다. 관연악단 30인이 선보이는 라이브 연주와 수성가락은 극적 재미를 불어 넣어준다. 안무는 최북의 예술적 야망과 꿈, 한 여인과의 사랑 등 두 가지 모두를 가질 수 없는 상호아을 드러낸다. 무대에서는 최북이 느끼는 혹독한 외로움과 쓸씀함, 절체절명의 사랑을 담아낸다. 장면 연출은 전북의 산하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과거의 현재, 회상과 환상의 병치를 영상기술을 통해 드러내며, 판타지 무대미학을 구현한다. 극본은 오은희, 연출 조승철, 작창 조용안, 작곡 김백찬, 지휘 권성택, 안무 장인숙이 참여했다. 주요 배역은 최북역에 김도현(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대통령상), 설아역에 장문희(7/17공연, 이옥희바디 판소리 심청가 전북도무형문화재 보유자), 고승조(7/31공연, 장수논개전국판소리경연대회 일반부 대상), 순무역에 차복순(임방울국악제 명창부 대상), 호생관역에 이충헌(고흥판소리명창대회 최우수상)이 맡아 열연한다. 그 외 창극단, 무용단, 관현악단 및 객원을 비롯한 80여명이 출연한다. 공연장에서는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객석 띄어 앉기를 시행한다. 예매 문의는 전주공연의 경우 전화, 을숙도공연은 을숙도문화회관 홈페이지 및 전화 또는 YES24.COM 티켓으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7.08 17:03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 전통문화바라보기] 그대는 어떤가요?

손무 십여 년 전 손자병법을 흠모해 여러 번 정독한 적이 있다. 천재적인 병술의 전략가인 손무는 소스라치는 전법을 펼치며 예측할 수 없는 판을 주도했다. 그러한 병서는 과거에 이어 오늘을 살아가는 현시대의 처세술로도 주목받았는데 세계적인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도 오늘날 자신을 만든 건 손자병법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손자병법에는 많은 전술이 논의되어 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장수에게 알리는 내용으로 전쟁에서 주의해야 할 5가지의 위험 요소라는 글이다. 각각의 요인을 설명하고 각인시켜 다시금 약점이 되지 않게 교훈을 주는 문장으로 되어 있다. 그 원문과 필자의 견해를 써보면 첫째. 필사 가살야(必死 可殺也), 죽자고 덤비면 죽이면 그만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러나 반대로 살고자하는 적에게는 생명길을 터주자는 묘책이기도 하다. 참으로 단순한 논리지만 과거든 현시대든 그러한 전법의 길은 험하고도 어렵다. 둘째. 필생 가로야(必生 可虜也), 사는 데 연연하면 사로잡힌다. 전쟁에서 살려고만 하면 결국 포로가 될 뿐이다. 포로는 숨을 쉬고 있지만, 그것은 이미 생명력을 잃은 목숨이다. 조직에서 구성원이 사리사욕을 채우며 자신만을 아낀다면 이미 그 조직은 존재의 가치가 없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홀로 살고자 함은 패배이니 함께 살길을 찾아야 한다. 셋째. 분속 가모야(忿速 可侮也), 성질이 급하면 함정에 빠진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며 판단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급하게 화를 내어 자못 경솔하게 된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무릇 관망이라는 조심스러운 전술도 요긴하게 쓸 기회가 있다. 네째. 염결 가욕야(廉潔 可辱也), 깨끗한 척하면 더럽히면 된다. 모든 이들은 명예를 중요하고 귀하게 여겨 항상 고결하게 생각한다. 싸움에서의 장수는 더욱더 그렇다. 깨끗한 척하는 장수에게는 깨끗하지 못하다는 말로 치욕을 주어 오명을 남기면 된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일하지 않고 핑계를 대는 이에겐 핑계의 오점을 찾아 각인시키면 된다. 다섯째. 애민 가번야(愛民 可煩也), 백성을 사랑한다면 번거롭게 하라. 전쟁터에서 백성을 가까이하면 장수는 싸움할 수 없다. 이 말은 군사와 백성이 함께 있으면 병법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말이다. 즉 전장에 나가려면 사랑하는 이들을 멀리하고 번거로운 생각을 주어 전쟁의 아픔을 잊게 해야 한다. 만약 경영자인 당신이 맡은 조직을 사랑한다면 조직원들에게 일을 주어 보람을 찾게 하고 거리를 두고 전략과 지략을 구상하여 그들에게 꿈을 펼치게 하라. 만약 구성원의 몇몇을 가까이하여 지근거리에 두고 애정을 표하면 그 조직은 이미 와해된 것과 다름없다. 손자병법이란 전략서가 나온 지도 무려 250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이러한 병법의 고전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진술서이기도 했지만 삶을 살아가는 지침서이기도 했다. 현대 삶의 장수인 리더들은 오늘날 어떠한 모습으로 어떤 경우의 수를 익히며 싸움에 임하고 있을까? 또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의 모든 구성원 즉 현대의 생업 전사들은 어떻게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대는 삶을 어떻게 이끌고 있는가요?

  • 문화일반
  • 기고
  • 2021.07.08 17:03

전북 마한문화권, 역사문화정비특별법 포함 여부 ‘주목’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역사문화특별법)에 전북 마한문화권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역사문화특별법 개정에 앞서 전북 마한문화권은 충북의 중원문화권, 강원의 예맥문화권 등과 병합 심사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한 역사문화특별법은 지역 역사문화유산 정비를 위해 역사문화권을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등 6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전북은 백제와 가야문화권에 포함됐다. 그러나 마한문화권은 영산강 유역을 기반으로 한 전남만 포함돼, 전북을 포함한 특별법 개정이 요구됐다. 전문가들은 특별법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마한의 시작과 전성기를 함께한 전북지역의 마한사 연구와 발굴, 복원 등이 사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전북 마한문화권 추가 개정안을 상정해 심의하기로 했으나, 충북 중원문화권 추가 의견이 제기되면서 관련 논의는 쟁점 법안으로 분류됐다. 결국 전북 마한문화권 추가 개정안은 상정되지 못했다. 이후 각 자치단체는 역사문화특별법에 중원문화권, 예맥문화권 등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도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문화재청 등과는 역사문화특별법에 전북 마한문화권을 추가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향후 전북 마한문화권은 충북 중원문화권, 강원 예맥문화권 등과 병합 심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도는 역사문화특별법 개정 작업과는 별도로 전북 마한사 복원을 위한 대선 공약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또 문화재청의 역사문화권 정비기본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전북 역사문화권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마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 자원화 방안 등을 담을 방침이다. 한편 전북은 기원전 3세기 이전부터 마한이 존재했다. 특히 익산 금마는 고조선 준왕이 망명해 마한 세력의 중심지가 됐다는 고고학역사적 사료들이 많다. 고창 봉덕리 유적을 비롯한 서남부권은 영산강 유역과 함께 후기 마한의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 문화재·학술
  • 문민주
  • 2021.07.07 18:00

[신간] 우리는 결국 숲으로 간다

숲 해설가이자 시 낭송가인 김주순 시인이 시집 <우리는 결국 숲으로 간다>(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시집에는 다채로운 언어로 자연과 삶의 내면을 들여다 본 작품 87편이 담겨 있다. 그는 대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과 삶의 본질에 주목한다. 그는 자연에서 위로받고 삶의 의미를 성찰한다. 그리고 사람 사이에 사랑과 그리움, 이별에 대한 애틋함을 담아낸다. 숲 해설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시도 있다. 숲을 지키는 어린 왕자/나무바라기로 키를 키우고/간단한 숲 체조 마무리에/다디단 바람 마시며/숲이랑 손깍지 키고 친구가 된다(유아숲의 어린 왕자일부) 이같이 숲을 통해 삶을 통찰하는 방식은 시인만이 할 수 있다. 시인은 숲에 깊이 침잠하고 청각을 곧세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머와 실랄한 위트를 드러낸 시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으로 한 발짝/뒤로 두 발짝/게걸음을 되풀이하면서도/기어이 내 집 거실까지 와서는/술도가지가 없어졌다/알 수 없는 외래가 콸콸 쏟아진다(낯선 남자전문) 술에 취한 남편에 대한 시인데, 거짓없이 정직하고 꾸밈없는 시인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같이 거침없고 통쾌한 유머는 김주순 시인의 각각의 시에 적당이 섞여서 읽는 재미와 즐거움을 더해준다. 이재숙 문학평론가는 김주순 시인은 순수무궁한 아름다운 사람이라며 그의 시를 읽으면 상실과 소외의 시대를 위로하는 메시지,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 유머와 유니크한 위트, 숲을 통한 지속적이고도 명료한 삶의 추구, 코로나 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치유의 문학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순 시인은 무주에서 살면서 숲해설가와 유아숲지도사, 산림치유전도사, 시낭송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문인협회 이사, 전북시인협회 이사,눌인문학기념사업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시집은 <우리는 결국 숲으로 간다>등이 있다. 지난 2009년 한국문학예술가을호 신인상과 전북시낭송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7.07 17:59

[신간] 자연의 스며듦을 일상을 시어로

2012년 제11회 시조시학상 본상을 수상한 이복현 시인이 <한쪽 볼이 붉은 사과>(현대시학사 )를 출간했다. 이 시집에서 사물과 사람들은 따로 놀지 않는다. 그것들은 밀어내지 않고, 서로에게 스며든다. 이 스며듦은 에로스 혹은 사랑의 행위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며 아름답다. 스밈의 미학은 그의 정서 혹은 세계관이 분리, 절단, 갈등이 아니라 합쳐짐, 어우러짐을 향해 있음을 보여준다. 근대성이 인간과 세계, 인간과 자연간의 투쟁, 정복과 지배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라면, 이복현 시인의 세계는 이런점에서 비근대 혹은 반근대적이다. 그의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는 분석고 쪼갬의 로고스가 아니라, 통섭과 흘러듦, 스밈의 미소스이다. 새가 휘어질 듯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앉았다가/하늘높이 날아오를 때//나무는 새를/공중으로 힘껏 밀어 올려 주었다//새를 하늘로 떠나보낸 후에/나무는 한참 동안이나 떨리는 손가락을 추스르고 있었다. (새와 나무 전문) 이 작품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나무가 새를 높이 날릴 대 새는 다시 하늘을 만난다. 새와 하늘과의 접속 이전과는 다른 것이 된다. 모더니즘의 절망과 좌절은 그의 세계관이 아니다. 그는 근대성에 의해 사라졌거나 주변화되었거나 숨겨진 사물들의 축제 혹은 복된 상태를 복원한다. 그것은 이성 이전의 자연이며, 불화 이전의 행복이고, 사물의 본래의 상태이다. 이복현 시인은 1953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다. 1994년 중앙일보, 1995년 시조시학을 통해 데뷔했다. 1999년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시부분)을 받고, 그 해 <문학과의식>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은 <따뜻한 사랑 한 그릇> 등을 펴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충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7.07 17:57

[신간] 수용자의 고충과 애환 담아낸 교도관의 편지

전직 교도관이 33년 간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며 겪은 에피소드와 느낀 점을 담은 에세이로 펴냈다. 지난 2020년 12월 대전지방교정청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김천수 씨가 <담장안의 풍경>(바른북스)을 출간했다. 이번에 그가 펴낸 책은 서울 구치소 등 몇몇 기관에서 기관장을 하면서 소통의 방편으로 소속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 일부를 엮은 것이다. 대부분 글은 교정 현장에서 저자가 직접 겪고 느꼈던 교도관의 삶과 교정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교정 관련 사안들에 대한 생각과 감회도 밝혔다. 특히 수용자 가족, 그 중에서도 미성년 자녀에 대한 지원의 의미를 주제로 편 글은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이 글에서 조선 전기 문신인 박팽년 집안이 연좌제로 처벌받은 사례와 노무현 전 대통령 장인의 좌익활동 경력이 정치하는 내내 문제가 됐던 점을 들어, 수용자 가족에게 연좌제적 시선을 투영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해자 가족, 그 중에서도 미성년 자녀는 가해자가 아닙니다. 이들은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비난과 질시, 냉대 속에서 고립되고 위축됩니다. 미성년임에도 제대로 보호받고 양육되지 못하며 사회 저편으로 잊혀져 갑니다. 이유만 다를 뿐 피해자 자녀와 다를 바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이들이 잊혀진 피해자로 불리는 까닭입니다(수용자 가족, 그 중에서도 미성년 자녀에 대한 지원의 의미 일부) 저자는 교도관이 수용자 가족을 향해 가져야 하는 태도도 제시한다. 일반 시민들보다 수용자의 가족, 그 중에서도 자녀들을 같은 부류로 바라보는 연좌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수용자 가족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연대나 활동에 적극 동참하진 못할지라도 공감의 마음만은 키웠으면 좋겠다며 그게 바로 밉건 곱건 수용자와 함께 가야 하는 교도관의 숙명이라고 썼다. 익산출신인 김천수 씨는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교도관으로 임용된 뒤, 서울구치소장을 비롯해 대구, 대전, 광주교도소장 등을 염여김했다. 근무 기간 대부분을 현장에서 보내며 직원 및 수용자와 소통에 힘써오다 지난 2020년 12월 대전지방교정청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7.07 17:09

[신간] 환상에 사로잡힌 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

교육분야에서 계층이동 사다리가 붕괴되는 현실과 실체 없는 미래교육을 비판한 저서가 출간됐다. 박제원 전주 완산고 사회교사가 최근 <환상에 사로잡힌 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EBS BOOKS)을 펴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 유행하는 미래교육 담론에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으며 실제는 다수가 동의하는 교육 방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주장인 만큼 교육계에서의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한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 저자는 '역량'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의 현실을 비판한다. 초중고에서 실시하는 사실적 지식교육은 학력격차를 배태하기 때문이다. 실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나 초고 학생 중도탈락률 증가 추이만 봐도 가난한 집 학생들이 더욱 가난해지는 불평등한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2장은 인공지능으로 기억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장밋빛 환상의 부작용, 기억교육을 주입식 교육으로 왜곡하는 문제점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이런 오류가 주로 학교 교육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학생들을 과거보다 더욱 차별하게 되는 현실을 꼬집는다. 3장과 4장은 역량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역량 교육이 혼선을 빚고 있고, 기대한 효과보다 부작용이 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비판적 사고, 창의력, 의사소통, 협력을 통칭하는 이른바 4C를 지식과 대립하는 능력처럼 미화하는 교육 지침은 미신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5장과 6장은 교육당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새로운 학력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짚고 있고 있다. 저자는 새로운 학력의 관점에서 수행된 국어 수업을 분석한 뒤, 지식 없는 시 쓰기는 맹목적 활동이고, 일부 주제통합수업을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교육으로 비판한다. 박제원 교사 박제원 교사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뒤 2003년부터 전주 완산고 교사로 일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사회문화교재 집필위원, KDI 경제교육교제 집필위원, 전북대 교사 연수 강사 등을 역임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7.07 17:0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형미 시인 - 유강희 '오리막'

시시시, 비 내리는 소리를 듣는다. 창문을 열어보니 밤이 깊다. 어둠 속으로 비가 쓴 시들이 흘러간다. 흘러가서 저 먼 곳에 고여 있던 시집 한 권을 기억처럼, 혹은 추억처럼 끌어온다. 198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어머니의 겨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유강희 시인의 시집 『오리막』. 첫 시집 『불태운 시집』 이후 10년 만에 펴낸 이 시집은, 참 보기 드물게 서정성의 시세계를 오롯이 보여주고 있어 마음이 훈훈해졌던 기억이 난다. 오랜 서울살이를 접고 내려와 김제 밤골에서 때까우와 기러기와 토끼, 닭,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며 쓴 60편의 시편들. 때문에 언어들이 모두 맑고, 순결하고, 진실한 울림이 있다. 이제 와서 다시 이 시집을 꺼내들게 된 건, 그 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어떤 서러움이 깊게 배어 있어서일 것이다. 그 서러움은 단순한 슬픔만이 아니라 우리를 감동시키고, 짠하게 하고, 미소를 머금게 하는 감성과 통한다. 그리하여 그것으로부터 달아나기보다 한없이 그리워지게 만드는 것. 오리, 강, 살구나무, 장날, 대나무, 토란. 마주하는 풍경 하나하나에 얽힌 내면을 투영시킴으로써 서정성은 더욱 깊어진다. 그만큼 시인의 눈빛도 깊이의 결을 갖는다. 두레박을 힘차게 우물 속으로 밀어 넣어야만 그 두레박이 한 마리 물고기처럼 첨벙 소리를 낸다는 것을, 물속으로 자맥질해 들어가 시원한 물 한 입 베어 물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눈빛. 조금은 서글퍼 보이기도 하고, 세상살이를 다 아는 것도 같은 눈빛. 시인은 그런 눈빛을 갖게 된 것이 애초 어린 날을 보낸 환경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시 토란에서 고백하고 있다. 한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는 다른 데로 시집가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내 서늘한 눈빛의 토란 -토란부문 때문에 더욱 서늘해질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눈빛은, 어느 새 제 젖은 무릎을 가리기 위해 저리 넓은 토란잎을 닮아간다. 그리고 때로는 그 토란잎 위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마알간 시가 나보다 서럽게 맺혀 있는 걸 보며 또 한 뼘 넓어진다. 시인은 넓어진 눈으로 농촌에서 만나는 모든 풍경들 곁으로 최대한 가까이 다가간다. 따뜻한 빛살로만 사람 그림자 오려 붙이는 외딴집 저쪽 담벼랑에 깻대가 익어 절로 터진다 그리로 가서 귀 막고 쭈그려 앉은 바람 -바람 전문- 문청 시절, 보리 싹 자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새벽에 보리밭에 나가 귀 기울여본 적이 있다는 선배가 있었다. 눈송이가 댓잎 위에 얹히는 소리를 듣기 위해 밤새 시누대숲 앞에 서 있어 본 적도 있다고. 날아가는 새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별이 뜨고 질 때는 어디로 왔다가 또 어디로 가는지 시는 참 많은 궁금증과 물음을 가지고 다가들었던 것이다. 피붙이에 대하여, 시대에 대하여, 세상과 우주에 대하여 궁금증을 떠안고 살았고, 그렇게 시를 썼던 문청 선배 중 하나였던 유강희 시인. 그렇다고 해서 시인의 시들은 단순히 체념이나 넋두리, 이미지만을 따라가는 그림자놀이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를 진실한 울림과 공감의 시공간으로 데려간다. 결국 시인이 잃어버린 시의 우물을 찾아서 발버둥 쳤던 것은 시대의 물음이라거나, 세상에 대한 고뇌가 희미하게 사라져가는 데 대한 애석함 때문은 아니었을까. 시인의 시 귀신사 검은 대나무가 그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귀신사 앞마당에서 아우가 옮겨다 심은 검은 대나무 그 검은빛이 무섭도록 날 쏘아보네 정한 믿음 하나 세워 돌아가자고 지난여름 잠깐 스친 애기 비구니의 정금 같은 눈빛도 억만 천둥으로 살아 있네 사노라면 뼈마디가 모두 숯검정이네 ----(중략)---- 저녁이면 구렁이처럼 몸을 비틀어 우는 그 검은 눈이 무섭도록 날 노려보네 -귀신사 검은 대나무; 부문 정금 같은 믿음 하나 세워 돌아가자고 억만 천둥으로 살아 있는 검은 눈빛. 어쩌면 서정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대한 섬뜩한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나팔꽃 작은 손이 빗방울을 털며 무어라고 고시랑거리는 저녁 무렵(오리막부문)처럼 친근감 있는 시대, 너 요즘 시 쓰니?(귀뚜라미부문)라고 물어봐주는 시대, 여보시게, 뜨끈한 밥 한 술 뜨고 가시게나(할매의 까치밥부문) 하고 뜨뜻한 말이라도 놓아주는 시대, 때로는 쓸쓸한 세상의 저녁 따뜻한 아랫목도 되(참깻대부문)는 시대를 우리는 서정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의 서정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전통 서정시가 자연을 관조하여 얻어진 것을 밑천으로 할 때, 시골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작고 흔한 소재를 끌어옴으로 해서 새로운 서정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 시집, 『오리막』. 올 여름, 한 번쯤 그 시집 속으로 두레박을 넣어 서정을 한껏 끌어 올려볼 만하지 않은가. 우리가 목숨을 걸고 사랑, 믿음, 그리고 정의와 신의라고 불렀던 그 이름들까지 다시금 살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로 차고 서늘한 우물 속에서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가 힘차게 자맥질하는 것이 손끝으로 전해져오는 걸 느끼게 될 지도. 아무래도 오늘밤은 한밤 내 비가 내릴 모양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7.07 17:09

상임지휘자 부재, 지역인재 조례 유명무실…전주시향 운영 총체적 난국

상임지휘자가 부재하고 지역인재 채용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등 전주시립교향악단(이하 교향악단) 운영이 총체적 난국에 처해있다. 운영주체인 전주시 예술단운영사업소가 하루빨리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시 예술단운영사업소는 올 3월 김경희 상임지휘자와 계약이 만료된 뒤, 최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뽑았으나 합격자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교향악단은 4개월가량 객원지휘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매달 지휘자가 바뀌는 식이다. 올해 말까지 이런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교향악단 내외부에서 여러 불만이 제기된다. 도내 예술계 관계자 A씨는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연주하는 연주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며 고정으로 두지 않고 자주 바뀌면 힘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휘자마다 버릇과 루틴이 있기 때문이라며 연주자가 지휘자에게 적응하는 데도 2~3개월 정도 소요되고, 그 동안 좋은 연주를 선보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모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 채용 재공고(5월)에 따르면, 제출 서류에 겸직허가서(해당자에 한함)가 포함된다. 예컨대, 대학교수의 경우 미리부터 합격을 전제하고 총장에게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식이다. 도내 예술계 관계자 B씨는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휘자교수직 겸직을 허가받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며 특히 저명한 지휘자(교수)는 불합격하면 데미지를 크게 입기 때문에 지원을 꺼린다고 말했다. 이어 배정 예산도 적은 상황에서 저명한 지휘자를 모시기 위해선 자격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년 이상의 국공립단체 지휘(연출) 경력이 있는 사람, 대학교기관단체에서 지휘(연출) 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 가운데 한 가지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공모자격이 주어지는 요건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도내 예술계 관계자 C씨는 이 정도는 부지휘자급 요건에 해당된다며 요건을 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크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향악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고 유능한 지휘자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조례로 제정한 지역인재 우선 채용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는 문제도 거론된다. 관련 내용을 담은 조례인 전주시 시립예술단 설치 및 운영조례는 올 6월 9일 발효됐는데, 채용절차는 6월 1일부터 6월 4일까지 진행됐기 때문이다. 결국 시점상의 불일치로 지역 음악대학의 폐과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지역인재 채용은 올해 유명무실화 됐다. 도내 예술계 관계자 D씨는 전주시 예술단운영사업소에서 조례안이 의회에 상전된 사실을 미리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데 채용을 강행해서 지역 음악인들이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예술단운영사업소 관계자는 지휘자 선발의 경우 단원평가, 전문가 평가, 일반평가 등 절차를 거쳐서 진행했지만 적격자가 없어서 선발할 수 없었다며시향 지휘자를 아무나 뽑을 순 없다고 밝혔다. 지역인재전형과 관련해서는 올초부터 계속 퇴임하시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선발시점과 절차를 두고 계속 고민해왔다며 그 과정에서 조례 제정시점과 타이밍이 잘 맞질 않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7.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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