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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작무용을 선보이고 있는 두(頭:Do )Dance무용단(이하 두댄스)이 창작춤극 춤추는 할매들을 통해 인생에 호탕한 웃음을 더한다. 2020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전통문화전당 상주단체로 선정된 두댄스는 2007년 창단 이후 전북의 한 스타일의 가치를 풀어내며 전북문화예술공연의 매력을 알려왔다. 지난달에는 우수레파토리 창작춤극 소리길 작품을 선보였다.. 창작초연작인 춤추는 할매들은 오는 11일 오후 4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첫 공연을 선보이고 이후 8월 22일 오후 4시 한 번 더 공연한다. 행복이 별거여? 인생 즐겁게 살자고~ 역사 풍파 속 고단한 시대를 걸어온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가 빨래터에서 풀어진다. 관객들이 당시 시대적 배경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춤극으로 조명했다. 달이 빛나는 밤에 빨래터에 모인 이들은 빨래를 하며 세월을 함께 널고, 묵은 감정과 한을 씻어낸다. 무용수들은 한국춤의 호흡을 살리며 장면 마다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감정 표현에 집중해 연습해왔다. 연주자들 또한 한국음악 연주자들이 중심이 돼 관객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기 위한 현장감을 높은 라이브 연주를 들려주겠다는 각오다. 홍화영 두댄스 대표는 올해 한국전통문화전당 상주단체로 선정된 덕분에 지역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올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우리지역의 역사를 토대로 한 작품을 준비하고, 더욱 혼을 불태워 공연으로 보여드리고 싶다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착한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선착순 80명으로 관객수를 제한했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11일과 18일 오후 3시 예원당에서 젊은 예술무대인 풍류마루 공연을 연다. 11일 출연하는 프로젝트앙상블 련은 전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국악 실내악단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전통음악과 민요를 바탕으로 재즈, 탱고, 전자음악 등 다양한 장르와 협업한 무대를 선보인다. 련은 2012년도 창단해 2019년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우수상, 2019년 제11회 대학국악제 본선 경연 동상 수상, 국악창작곡 경연대회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등에서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 중 Pure land+Requiem은 전남 진도 지방의 씻김굿 중 길닦음을 현대적인 선율로 재해석하여 한국의 미사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 외에도 심방곡, 쑥대머리, 여자의 일생, 쾌지나칭칭, 보릿고개, 한숨,별, 성주풀이, 쾌지나칭칭, 군밤수월래 등 새롭게 편곡해 연주한다. 18일 정마리 컴퍼니는 경계에서 중심을 보고 중심에서 경계를 생각한다는 모토를 가진 보컬리스트 정마리와 그 뜻을 같이하고 협업하는 무용, 미술, 음악, 사진, 영상, 의상 작업자들의 예술창작 단체다. 이번 공연에 정마리 대표와 손채영(거문고), 김상현(성우)이 출연해 전통 가곡을 소재로 한 스토리텔링 형식의 공연을 선보인다. 봄날의 버들, 바람눈물, Flow song1, 담안에 매화, 별을 보다, 빈 산에 잠든 달, Flow song2 등을 선보인다. 더불어 화려한 영상 연출 및 무대 위 등불 모양의 설치물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선착순 100명)로 진행하며, 예약은 전화(063-620-2324)나 국립민속국악원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가능하다. 최정규 기자
김정민 디자이너와 엄마 박선자, 최윤화 자수공예가와 엄마 시공례, 김지연 사진가와 엄마 최근희. 각자 이름도, 직업도 다른 이들이 세 가지 이야기를 들고 만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녀. 엄마와 딸, 딸과 엄마의 만남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각자 딸의 나이만큼 오랜 세월 우정을 쌓아온 친구사이기도 하다. 7월 한달간 선보이는 전주 서학동사진관의 기획전 엄마의 작업에는 20대부터 90대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여성 6인의 삶과 작업을 담았다. 딸들은 엄마들의 작업과 그 가치를 나누기 위해 엄마의 손을 잡고 전시장으로 이끌었다. △딸에게 배운 자수, 광목천 위 새로운 세계 익산에서 자수 공방을 하는 최윤화 작가는 일흔이 넘은 어머니의 자수가 신기하기만 하다. 자수공예가로 일하는 딸의 작업을 어깨너머로 보면서 수를 배우는 듯 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수를 놓더라는 것. 어머니의 작품은 소탈하고 꾸밈없어 더욱 귀중하다. 엄마 시공례의 광목천 위에서는 불현듯 동백꽃이 피고 해당화가 웃음 짓는다. 이따금씩 꾀꼬리도 울다 가고, 앵무새와 공작새가 멋진 깃털을 뽐내기도 한다. 이게 다 어머니의 엉뚱한 작업 덕분에 생긴 진귀한 경험이라고. △딸이 도와준 토마토 농사, 접목의 기술 전주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20대 김정민 씨는 매주 장수에 있는 본가에 간다. 홀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어머니의 손을 돕기 위해서다. 겸사겸사해 사진도 가르쳐드리면서 어머니와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부끄럼 많은 엄마를 전시장으로 이끌어낸 것도 이 덕분이다. 김정민 디자이너는 어쩌면 토마토 농사가 예술이 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젊은 감각으로 사진을 디자인해서 엄마의 사진이 더욱 돋보이게 하고 싶다는 소망이 크다. △딸이 응원해준 필사, 매일 열심히의 힘 구순의 나이에 접어든 엄마 최근희 씨는 요즘 성경 필사에 열정을 밝히고 있다. 이 작업의 포인트는 매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글씨가 눈에 띄게 늘었고, 보람도 느낀다. 벌써 두툼한 공책 12권을 갈아치웠다. 성경 필사를 꾸준히 하다보니 성경 암송도 어렵지 않게 해낸다. 최근희 씨의 열정이 담뿍 담긴 필사 노트는 전시장에서 많은 이들과 만나게 됐다. 이런 어머니를 보는 딸 김지연 사진가는 나는 노래 가사 하나도 제대로 외지 못하는데 어머니의 열정과 기억력은 참 부러운 일이라고 말하며 어머니의 열정을 응원하고 있다. 세 집의 모녀가 함께한 이번 전시에 담긴 메시지는 엄마와 딸이 공유한 이야기다. 어머니와 딸이 연관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딸들은 엄마의 작업을 묵묵히 응원하며 돕고 싶다. 이번 전시가 작고 소소하고 다정한 이유다. 서학동사진관 관계자는 무엇이든지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8월 1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불꽃같은 예술혼을 불태우며 살다간 추상화가 최욱경(1940~1985)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 Wook-kyung Choi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 갤러리에서 이달 18일부터 7월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작가가 미국에 머물던 1960년대와 1970년대 중반까지 강렬한 원색의 추상화와 먹을 사용한 흑백그림 등 작품 40여점을 소개한다. 내년 5월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추상 속 여성展에 최욱경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45세에 요절한 천재화가 최욱경은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능과 열정이 남달랐다.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자란 작가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진정한 화가가 되기 위해 196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명문 크랜브룩 미술학교와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미술학교를 나와 프랭클린 피어슨대에서 조교수를 역임한 최욱경은 1978년 귀국한 후 영남대와 덕성여대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최욱경이 경도됐던 추상표현주의는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까지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을 중시했던 미국에서 주목받은 미술운동이다. 최욱경은 잭슨 폴락, 윌렘 드 쿠닝, 마크 로스코 등 미국의 대표적인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끝없는 실험정신으로 강렬한 원색을 거침없이 구사하는 추상작업을 계속해 마침내 자신만의 독창적인 추상세계를 구축했다. 유학 후반부에 최욱경은 꽃과 사막의 화가로 유명한 조지아 오키프의 영향으로 자신의 여성성을 탐구하기 시작해 거칠던 붓질은 곡선으로, 화려한 원색은 우아한 파스텔 톤으로 바뀌기도 했다. 최욱경은 즉흥적이고 표현도 자유스럽지만 일말의 허무감을 안겨 주어서 추상표현주의를 염두에 두면서도 형체를 찾아내보려고 하였다라고 말하며 말년에는 화폭에서 조금씩 형체를 드러냈다. 색상 또한 그전의 빨강, 노랑, 초록, 검정 등 강렬한 색채를 즐겨 사용하던 작가는 단청이나 민화의 한국적인 색상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일어나라! 좀 더 너를 불태워라는 문구를 작업실 벽에 붙여 놓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오직 그림에 삶을 받쳐온 최욱경은 한창 예술혼이 무르익을 나이인 45세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다. 최욱경은 남성중심의 한국추상화단에서 이방인이었지만 현대의 시선에선 단연 독보적인 예술가다. 최욱경이 남긴 작품들은 강렬한 색상과 보색대비, 붓 터치로 작가의 깊숙한 영혼에서 부르짖는 절규 같다. 짧고 굵게 살다간 예술가 최욱경의 삶이 안타깝지만, 이번 전시는 기억의 창고에서 젊은 날 최욱경을 좋아했던 추억을 꺼내보는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군산출신 황현택 동화작가가 자신의 10번째 인물도서 <선유도 성웅 이순신 난중일기>(군산인쇄사)를 펴냈다. 이 책은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후 잠시 군산 선유도에 진영을 치고 10일간 머물렀던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당시 난중일기에 언급된 내용 그대로를 전하고 있는데, 당초 전투 후 휴식을 취하기 위해 선유도에 도착했지만 몸살을 앓았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저자는 청소년들이 우리 역사문화 인식이 부족한데 이 책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의 가치를 알고 애국정신을 닮아가는 청소년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황현택 작가는 군산신흥초등학교 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평생교육전북독서교육원장으로 있다. 정년퇴임 후 13년 동안 전북의 자랑스러운 인물도서독후감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동화집도 이 대회 필독도서로 채택된 바 있다. 전라북도 교육대상,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전북예술문학 도지사상, 군산시민의장, 전북하림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 전북아동문학상, 대한민국지역사회공헌대상, 교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45년 여물 칸으로 쫓겨나던 말썽꾸러기 넷째 아들은 스스로 이름을 두 번 바꿨다. 태현에서 길현으로, 또 다시 일석으로. 30년간 재무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남 의식하지 않고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엮은 책이 나왔다. 다소 예스러운 느낌의 표지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효사재 가는 길>(유니크모노그라피)은 장일석 새금융사회연구소장의 인생사다. 이 책에는 공무원 J 스토리라는 부제에 맞게 1975년부터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해온 장 소장의 삶이 진솔하게 녹아있다. 장일석 소장은 이재국과 대변인실을 거쳐 감사관실에서 업무를 수행했고 저축은행 50여곳의 인가 취소와 관련한 악역을 맡기도 했다. 그가 받은 한국의 감사인이라는 명예로운 상은 퇴직 이후에도 그의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 2005년 정년퇴직 이후 새금융사회연구소를 설립해, 자금세탁 방지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제도적 정책 대안의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인터뷰 형식으로 쓴 이번 책에서 장 소장은 여러 차례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고 고백한다. 재무부 감사 공무원으로서 판단의 갈림길에서 어떤 결정을 해나갔는지 이야기하면서 15년 감사실 경험을 낱낱이 써 내려갔다. 그 기록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겨 있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이야기는 전라북도 어느 깊은 골짜기에 있던 마을, 장수군 번암면 죽림 158번지를 소개하며 시작한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운을 뗀 인터뷰는 재무부 공무원으로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로 중심을 잡았다. 옛날식 공무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했고, 공무원 조직 속에서 개인은 어떤 식으로 욕망을 나타내고 어떻게 성공을 쟁취하는 지에 대해서도 풀어냈다. 장 소장은 대주주로 있는 융창저축은행과 성균관대에서 금융지도자를 양성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나라 금융감독 제도의 개선방안 연구>, <제2의 진주만 침공>, <자금세탁방지제도의 이해>가 있다.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이 다섯 번째 수필집 <울림>(청명)을 냈다. 지나온 삶을 성찰하고, 미래 삶을 좌표로 삼으려는 의지가 담겼다. 수필집은 총 6부로 구성됐다. 1부 울림은 세상 사람들의 감성을 울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가슴 따뜻한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부 풍자는 우리사회의 그늘지고 왜곡된 현상들을 풍자와 해학적으로 그렸고, 3부 자연은 대자연에서 호연지기들과 아름다움에 취했던 풍취를, 4부 희망은 삶이 팍팍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5부 소회는 칠십을 목전에 된 필자의 지나온 삶을 성찰하고 미래 삶의 좌표로 삼기 위한 다짐을, 6부 유람은 세계를 주유하며 필자의 안경과 카메라 랜즈 너머로 살포시 다가오는 풍경들을 그렸다.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은 김정길의 작품 속에는 언제나 생명 넘치는 산이 있고 강이 흐른다. 노자의 생의 계곡이며 시대를 웅변하는 울림의 파장이다고 평가했다. 김영 전북문협 부회장은 추천사를 통해 길에는 주인이 없고 오직 그 길을 가는 사람만 주인이다고 설파한 여암 신경준 선생처럼 <울림>이라는 책은 벽송의 저서가 아니다. 이 책을 읽고 삶을 돌아보는 성실한 독자의 것이다고 했다. 임실 출신인 김정길 부회장은 2003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 산림보호활동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국민포장을 받았다. 수필문학 저변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전북문학상, 전북수필문학상, 행촌수필문학상, 한국문학신문수필대상, 임실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전주상공회의소 기획진흥실장과 행촌수필문학회 4대 회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회장을 맡고 있다.
오감 중 후각을 담당하는 기관인 코. 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시를 엮은 시집이 발간됐다. 김광규 외 187명의 시인이 작성한 테마시집 <코>(시와소금).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들은 냄새를 맡고, 숨 쉬는 일이 이처럼 소중한 줄 몰랐다며 코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시인들은 사람의 코를 주제로 후각, 코감기, 에스키모들의 코인사 등 코를 주제로 다양한 시를 한데 엮었다. 시인들은 코의 존재가치와 코로 인해 빚어진 삶의 내력을 진솔하게 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각자의 개성적인 표현으로 코의 가치와 소중함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수필가 이주리는 한 송이 꽃이다.(사공정숙수필가) 인생 육십갑자 한 바퀴가 곧 돌아오는 여성, 노동부 전주고용센터 직원, 미당 서정주 시인의 조카. 이주리 작가가 최근 수필집 <고통과의 하이파이브>(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고통과의 하이파이브>는 작가 특유의 카랑카랑한 철학적 사색이 돋보이는 독백의 결정체다. 삶에서 건져 올린 개성 강한 다양한 소재를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절제된 언어로 진솔하게 다뤘다. 교보문고 독자 리뷰처럼 한 개인의 체험을 통해 사회문제를 다룬 작가 고백서이다. 크게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 책엔 섹션마다 6편씩 모두 24편의 글이 실려 있다. 자존심으로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식 두 명을 홀로 키운 직장인 여성가장 작가의 삶의 애환이 동영상처럼 생생하게 그려졌다. 여느 사람이라면 무심코 지나칠 법한 보통의 일에 휴머니즘적 사색과 철학적 관찰을 더해 마치 시처럼 수필을 토해냈다. 전지당한 정원 목련나무를 보고 쓴 글을 보자. 잔인한 전지. 마음껏 햇빛 속에 가지를 펼치지 못하고 네모반듯한 기준만 있는 정원사에게 싹둑싹둑 삭발당한 목련. 저 획일적인 틀, 틀, 틀! 영혼의 자유를 구속하는 가차 없는 가위질. (중략) 얼마나 안으로 몸부림을 쳤으면, 얼마나 영혼의 굴레에 속앓이를 했으면, 가지에 저리 몽글몽글 사리를 달고 있을까? 딸이 시험에 불합격해 절망하고 있을 때 이 작가는 저 꽃들을 봐라. 저 꽃들은 창피하다고 해서 봄에 꽃 피우기를 그만두지 않는다. 저 돌들을 봐라. 햇볕이 뜨겁다고, 아프게 밟힌다고, 저 자리를 피하지 않는다. 내 딸이 저 꽃들만큼만, 저 돌들만큼만 살아갈 수 있다면 (후략)이라고 적었다. 아름다운 어휘 구사력으로 주옥처럼 다듬어낸 표현은 한편 한편의 글이 전부 시나 다름없다는 평을 듣게 한다. 라병훈 문학평론가는 머리말에서 모성적 휴머니즘으로 표백된 사색과 응시, 시적 수필로 담아낸 인생 철학의 고백성사라고 내용을 압축하고 있다. 언어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이주리 작가는 미당의 생질로 철철 넘치는 문학적 감수성과 탁월한 언어 구사력 디엔에이(DNA)를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당선됐으며, 2007년 현대문학 수필작가회 e-수필 신인상, 2009년 현대시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도공과 막사발>(현대시문학, 2009)이 있다.
신효선 수필가가 고희를 기념하는 수필집을 냈다. <목련꽃 필 무렵이면>(수필과비평사)에는 인생의 변곡점에 서서 되돌아보는 지난날의 꿈과 그리움이 녹아있다. 이번 수필집은 유년시절의 추억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6부로 구성했다. 목련꽃 필 무렵이면, 흑백 사진 속 이야기, 외갓집 추억, 초등학교 동창회, 내 친구 K 등 아련한 기억을 되살리는 글이 담겼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신 수필가는 문득 스치는 단상을 글로 붙잡아두었다. 신 수필가는 마음 한 켠에 오래 묻어 두었던 사연과 기억을 끄집어내 글로 빚어내는 일은 처음엔 고행과 같은 작업이었다며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어설프지만 진솔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부안 출신인 신효선 수필가는 전주간호대학을 졸업했으며 대한문학 54호를 통해 등단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행촌수필문학회, 신아문예작가회, 꽃밭정이수필문학회, 큰샘수필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의 눈높이가 초록으로 우거지는 계절이면 떠오르는 시 구절이 있다. 아직도 모든 산맥에서는 강물냄새가 난다라는 문장은 시 물고기자리에 놓여 있고, 그 시는 문정 시인이 썼다. 시가 실려 있는 시집 <하모니카 부는 오빠>는 여기 있지만, 시인은 여기 없다. 내가 알기로 그는 시로 태어났어야 옳았다. 결과적으로 시인이 되었으니 다행이다 싶지만, 시집 한 권으로 그를 대신하는 일은 크게 아쉽다. 그런 까닭에 헙수룩한 기분이 들 때면 나는 그의 유고 시집을 펼쳐들고는 소리 내어 읽는다. 꼭 소리 내어 읽는다. 그러면 그의 시가 마침내 눈을 뜬다. 문정 시인은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다. 그리고 2013년 가을, 자신이 쓴 시의 한 구절처럼 그는 모천으로 헤엄쳐 가던, 수많은 연어나 송어처럼 신화도 말라버린 달력 속에 갇혀버렸다. 나는 특별히 그의 등단작 하모니카 부는 오빠를 좋아한다. 하모니카 소리가 새어나오는/그 구멍들 속으로 시집가고 싶은 별들을 찾아 밤하늘을 수없이 올려다본 적도 있다. 그러나 이 따뜻하고 유쾌한 시는 기어코 가슴에 강물을 들여놓고 만다. 그런 날이면 강심까지 숨을 견디며 자맥질해간다. 그의 시는 충분히 그래도 될 만큼 서늘하고 맑기 때문이다. 또 신발이라는 시를 좋아한다. 두 무릎 꿇고/내 이승과 하늘 별장도 모두 다 내맡기고 싶은 신들이,/현관에 버려져 내일을 기다리고 있다는 마지막 연을 읽고 나서는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몰아쉰다. 찬탄하기 위해서다. 나는 기다리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시에서 배웠다. 우리에게 내일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의탁할 수 있는 신발의 쓸모에도 새롭게 눈을 떴다. 한 편의 시에서 두 가지, 세 가지를 깨우쳤으니 나는 그의 시에게 인생의 한 나절쯤을 빚진 셈이다. 이제 드는 생각이지만, 그는 제법 소란한 사람이기도 했다. 말수가 적은 대신 그의 눈빛은 늘 어딘가를 바쁘게 헤집어댔다. 구름과 꽃과 나무와 언덕과 국밥과 택시와 골목들이 그를 숱하게도 소란하게 했다. 그 소란을 끌어안고 그는 시를 썼다. 밤벌레가 내 속에 들어와 알을 슬어놓(밤벌레)은 이야기도 노을 한 냄비를/보글보글 끓여 내놓고 있(가을햇볕)는 가을 햇볕 이야기도 그렇게 썼다. 그렇지만 그의 시를 읽고 난 속내가 소란한 것을 두고 그를 탓할 생각은 없다. 이 무렵이면 일없이 소란할 뿐, 그래서 그의 시집을 펼칠 뿐, 그리고 소리 내어 읽어가는 것 뿐, 그저 그냥 그럴 뿐이다.
이우환은 1972년경부터 산업사회의 산물인 철판과 자연에서 기나긴 세월을 보낸 돌덩이를 적절하게 배치한 <관계항> 시리즈 설치작품을 꾸준하게 발표하였다. 정반대의 이질적인 물성을 지닌 철판과 돌이 상호 조합에 의해 조화로운 관계로 재탄생한 것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돌덩이를 고르는 기준은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느낌의 심심치 않은 돌이었다고 한다. ◆ 이우환은 1936년 경상남도 함안군 출생했으며, 서울대 미대를 다니다가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니혼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에서 평론으로 관심을 끌고 모노하 운동에 참여했다. 구겐하임 미술관과 베르사유 궁전 등에서 전시를 열었다. 2013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작품 안내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소박하지만 보편적 교육기관을 자처한 무성서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지 1주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를 활용한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현재 정읍 무성서원은 체험형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초중고 및 대학생과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무성서원, 예(禮)에서 놀다라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30명의 참여자를 미리 신청받아 예절과 다례, 사자소학 등을 배우고 체험하는 1박 2일 서원 스테이 프로그램이다. 또 서원의 풍류를 이어가기 위한 강연과 연주프로그램, 문화답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지만, 시각적인 콘텐츠 발굴에는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읍의 무성서원 곳곳에 굳건히 닫혀있는 작은 공간들을 활용해 옛 서원의 모습 등을 디지털을 접목해 보여주는 것도 한 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관을 앞두고 있는 전라감영의 경우 선화당 내부에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개발해 구한말 미국 공사대리였던 조지 클레이튼 포크 중위의 사진자료대로 재현했다. 단순한 건축물 복원을 넘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의지가 돋보인 대목이다. 정읍시 관계자는 여럿 콘텐츠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VR콘텐츠 같은 것을 활용해 상시적 시각적인 효과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연구를 통한 지역 박물관과 미술관을 연계한 문화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성희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는 양질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무성서원에 대한 연구 성과가 두텁게 축척해 총서를 지속적으로 간행해야 한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박물관전시관교육관 등 서비스 인프라의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학수 한국학중양연구원 교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문학강좌, 한문전문가 양성 등을 목표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설계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도시재생을 통한 관광객의 유입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됐다. 이규철 한국외대 KB연구교수는 지역의 역사문화자원 답사를 역사학자들의 학술답사 수준의 코스가 아닌 관광객들의 트렌드에 맞춰야 한다면서 무성서원 인근의 맛집과 쇼핑이 가능한 코스 배치가 이뤄져야 하며, 이는 인근 마을을 개발하는 도시재생을 통해 소재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성서원 인근의 역사유적지를 더불어 전주, 익산 등 인접도시와도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하는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
7월의 뜨거운 햇살을 닮은 전북지역 여성 연극인들의 열정으로 완성된 모노드라마 열전이 펼쳐진다.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은 기획공연으로 3편의 모노드라마를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무겁게 가라앉은 공연예술계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 기획했다. 전북의 연극배우 3인이 창작초연작 혹은 재공연작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9~12일, 김경민의 모노드라마 불꽃처럼 나비처럼(작 최정연출 정경선) △16~19일, 이혜지의 모노드라마 여자, 마흔(작 최정연출 이혜지) △23~26일, 오지윤의 모노드라마 낯선 여행(작 민혜진연출 채유니) 등 3편이다. 그 첫 순서로 오는 9~12일 김경민의 모노드라마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무대를 채운다. 김경민 배우는 1990년 엘렉트라로 데뷔해 현재 배우, 연출가, 연기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꽃신, 말괄량이 길들이기, 그 여자의 소설, 돌아서서 떠나라, 오월의 신부, 한 여름 밤의 꿈, 꽃다방 블루스 만인보, 조선의 여자 등이 있다. 뮤지컬 달은 오늘도 나를,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안녕 모스크바, 음악극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모노드라마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는 1920년대 무용을 배우기 위해 현해탄을 건너 일본으로 가는 승희로 분한다. 일본인 무용가 이시이 바쿠 연습생으로 들어간 승희는 샤이쇼키라 불리우며 무용을 배우기 위해 잡다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낮에는 청소를, 밤에는 몰래 춤 연습을 한다. 그러던 중 스승인 이시이바쿠가 홀로 연습하고 있는 샤이쇼키를 발견하고 그녀의 춤에 대한 열정과 가능성을 보게 된다. 자유로운 춤에 대한 열정, 나비와 같은 유려한 몸짓이 관객들의 마음을 녹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영준 우진문화재단 제작감독은 많은 이들이 관람하는 것이 미덕인 공연예술과 코로나19는 영영 화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생각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는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극, 안전하고 재미있으며 우리 삶에 대한 페이소스를 안고 돌아갈 수 있는 연극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2020년 소극장(소공연장)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5시 공연. 좌석은 전석 2만원이며 문화통신사인터파크문화N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창의적인 이미지 디자인을 입고 티셔츠로 재탄생했다. 호원대학교 K-Fashion 창의인재양성사업단이 주최하고 한국공연예술패션연구원이 주관하는 제9회 티셔츠 아트 국제 초대전이 오는 12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열린다. K-Fashion 창의인재양성사업단과 한국공연예술패션연구원은 지난 2014년부터 T Shirt+Art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나에게서 온 편지로 나에게 전하고 싶은 글과 함께 창의적인 디자인을 더했다. 티셔츠가 창작을 위한 매개체로 활용된 전시는 패션섬유전문가, 예술가, 교수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아왔다. 매번 새로운 주제를 이용, 다양한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상품 분야를 여는 데 기여했다. 작가들은 혼잡하고 불투명하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 자신에 초점을 맞췄다. 나에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는 곧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된다. 전향란 호원대학교 K-Fashion 창의인재양성사업단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나에게서 온 편지가 우리 모두에게 평화와 희망으로 전파되길 바란다며 나에게 주는 메시지는 곧 세상에 전하고 싶은 또 하나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원대학교 K-Fashion 창의인재양성사업단은 한국적 특징을 살린 K-Fashion의 실용화와 상품화를 위한 창의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한지사를 이용한 패션제품, 한옥, 한글 캘리그래피, 민화, 산수화, 한국적이미지 등을 모티브로 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패션디자인 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서양화가 구경아 씨가 바람의 노래를 주제로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10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삶은 바람을 일으키고 흔적을 남긴다. 바람은 지나간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생각에 잠기게 한다. 행복한 순간과 가슴 아팠던 순간 등 슬픈 일들처럼 다양한 노래들로 귓가에 맴돈다. 구 작가는 다양한 관계에서 오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바람의 노래로 화폭에 담았다. 그는 관계 속에서 외로움과 공허함은 동시에 다가온다며 바람을 표현한 그림을 통해 잠시나마 여유로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 작가는 전주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서울 인사미술대전에서 특선, 전북미술대전에서 3회 입선했으며, 남부현대미술제 등 단체교류전에 참여했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염기남)은 국악원 교수 29명을 대상으로 오는 10일까지 직무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올해 처음 도입된 전라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의 직무역량강화 교육은 조직 혁신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심도있는 교육수행과 문화예술교육의 전문성, 대민봉사의 소양 및 직무실행 등 현장 활동에 필요한 연수과정으로 준비됐다. 주요 교육내용은 음악이론, 공직자 직무역량, 교수법, 소통, 신민요, 남도시나위, 지전춤 등이다. 교육강사로는 지전춤에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이수자 강은영 명무, 남도시나위에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9호 박종선류 아쟁산조 이수자 이태백 명인, 신민요에 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조영자 명창, 교수법에 정성환 군산 동산중 교장, 음악 이론에 송한나 작곡가, 소통교육에는 MBC 이충훈 아나운서, 공직자 직무역량 강화 교육에는 신동원 前 전라북도인재개발원장이 맡는다. 염기남 원장은 "대민 국악교육을 위한 다양한 강의와 토론을 통해 전통예술의 교육법, 조직구성원의 인격 및 태도 변화로 교육서비스 향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많은 섬이 있지요. 저 아래 남쪽에 마라도, 동해 울릉도 밖 독도, 서해 최북단 백령도, 우리나라에만 삼천 개가 넘는다고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섬은 고립이지요. 뭍에서 불과 수백 미터 밀려난 섬부터 수백 킬로미터 나앉은 섬까지, 거리와 크기 상관없이 고독하지요. 물에도 분명 길이 있건만 쉽게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지요. 하여 그 옛날 중죄인들을 섬에 유배 보냈을 거고요. 담도 없고 대문도 없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섬보다 낮은 물 울타리만 있을 뿐인데 탱자나무를 둘러친 듯 멀고도 멀지요. 바다가 육지라면 배 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지 않을 것이라, 바다가 육지라면 눈물은 없었을 것이라 애가 타 부르던 노래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뭍이기도 섬이기도 합니다. 섬으로 내몰기도, 섬처럼 내몰리기도 한다는 말씀이지요. 외따로이 떨어져 앉은 섬처럼 외로운 시절입니다. 사람들 사이에만 섬이 있는 게 아니라 한 개 섬인 내 안에도 또 섬이 있습니다. 나조차 다가설 수 없는 내 안의 나, 나 아닌 나이지요. 내 안의 유배지 그 섬에 가닿고 싶은 날입니다.
지난해 7월 6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무성서원을 포함한 한국의 9개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무성서원이 대한민국 문화재를 넘어 세계의 문화유신이 된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맞은 무성서원의 현 모습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2번에 걸쳐 살펴본다. 정읍 칠보에 위치한 무성서원은 마을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서원 입구의 오른쪽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비석이 서 있고, 기존 하얀 비석은 왼쪽으로 옮겨졌다. 풍화작용으로 희미해진 비석에는 領相李最應不忘碑(영상이최응불망비)라고 적혀 있다. 무성서원의 가치를 나타내는 비석 중 하나다. 이 비석은 1882년 고종 19년에 세워진 것으로, 당시 흥선대원군인 이하응의 형인 이최응이 하사했다. 당시 영의정이었던 이최응의 하사품이다. 1868년(고종5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정책이 펼쳐질 당시 살아남았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정문인 현가루(絃歌樓)를 지나자 트인 마당에 옛 유생들이 공부했던 공간인 강학영역이 보였다. 강학영역에 위치한 건물은 강당이라 불리는데 양 옆에 방이 존재하고 앞뒤가 트인 마루가 있었다. 이 강당의 건축에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강당 앞 마당은 왼쪽이 높고 오른쪽이 낮았다. 하지만 강당을 지탱하는 축대를 왼쪽은 낮고 오른쪽은 높게 만들어 수평을 이루도록 지어졌다. 1500년 전에 선조들의 지혜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강당 뒤에는 또 하나의 문이 보였다. 바로 재향영역으로 들어가는 내삼문(內三門)이었다. 내삼문을 들어가자 천장은 매우 낮았다. 이는 자신들이 모시는 재향공간으로 들어올 때 자연스레 예를 갖출 수 있도록 고개를 숙이도록 지어졌다. 내삼문을 지나자 최치원의 초상를 모신 태산사(泰山祠)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태산사의 문을 열자 그 안에 최치원의 초상화가 북쪽 벽에, 눌암 송세림, 영천자 신잠, 명천 김관이 왼쪽에, 불우헌 정극인, 묵재 정언충, 성재 김약묵의 위패(位牌)가 오른쪽에 봉안되어있다. 태산사는 일년에 두 번 그 문이 열리는데 이들에 대한 제사를 지낼 때만 열린다고 한다. 강당 마당 오른쪽 문을 통과하면 유생들의 숙소인 강수재(講修齋)가 있었다. 무성서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은 현가루와 강당, 내삼문, 태산사가 모두 일직선으로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한국의 서원은 재향공간을 왼쪽켠에 높게 위치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런 무성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는 무성서원에 안치된 최치원이란 인물덕이다. 타 서원에는 조선시대의 성리학자를 모셨지만 최치원은 통일신라시대 사람이다. 당시 신라의 신분제인 골품제에서 6두품(六頭品)출신의 지식인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부분은 마을 한 가운데 존재했다는 점이다. 무성서원은 교육의 기관이 아닌 마을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역할도 했던 셈이다. 적자들만의 교육기관 즉 엘리트 교육기관이 아닌 학문을 원하는 자면 누구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받아줬던 보편적인 교육기관을 자처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 것이다. 이흥재 무성서원 부원장은 무성서원은 일반 서원과는 다르게 마을 한 가운데에 존재해 교육을 도맡을 뿐아니라 소통의 공간이었다면서 건축의 양식 또한 자연의 섭리를 거스리지 않고 꾸미지 않은 성리학 그 본연에 바탕을 둔 서원이라고 강조했다.
오늘의 미술 정신과 예술의 혼을 전주한지 등에 담은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김귀현 화가가 오는 8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화가이자 예술가인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내용으로 초점을 맞췄다. 지금 이 시점을 살아가면서 느꼈던 나의 모습과 군상을 그림과 글, 그리고 설치작품으로 표현했다. 그동안 제작한 작품도 전시했는데, 이 가운데 개인적인 스타일이 형성되는 과정을 3개 시기로 나눠 전반기중반기후반기로 이름 붙였다. 특히, 전시 후반부에는 백지에서 색지까지 다양한 매력을 담고 있는 전주한지를 갤러리에서 1주일간 직접 작업해 설치작품으로 선보인다. 작품의 형태는 생물체와 같이 현재의 감정과 상황을 비롯해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르게 변한다. 때로는 평면과 입체 등으로 그 구성을 달리하기도 한다. 김귀현 화가는 시대별로 다양한 스타일의 변화가 있지만 주로 선을 사용한 흑백의 그림 작품을 위주로 선보이려고 한다며 최근의 작업은 전주에서 직접 구입한 한지를 활용해 섬섬옥수를 다루듯이, 오색의 보석을 대하는 마음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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