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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세상 벗어나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인 신정일 작가가 전국 곳곳의 암자를 찾았다. 덕분에 <한국의 암자 답사기>(푸른 영토)에는 깊은 산속 암자에서 그가 만난 인연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지난해 출간한 한국의 사찰 답사기에 이어 문화유산의 보고(寶庫)라 불리는 한국의 사찰과 암자로 인문 기행을 떠난다. 이번 책의 머리말에서 신정일 작가는 이번 여정을 통해 사람의 인연이란 시절 인연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사람의 인연이란 것이 참으로 신기한 것이라서 만나서 사는 동안은 그렇게 절실하다가도 잠시만 못 만나면 서서히 잊혀져서 기억의 잔해만 남아 마음 속을 떠돌다가 흩어져 버리기도 하고 또 어느 날 문득, 다시 만나기도 한다는 것을 새해 첫날 대흥사의 일지암을 오르고 내리며 깨달았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과 잘 어울리는 암자의 모습을 오목조목 실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바다와 산을 아우르는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백제 무왕의 전설과 미륵신앙이 녹아있는 익산 미륵산의 사자암, 백제 초의선사의 숨결이 서려있는 부안 능가산의 청련암, 지장보살의 영험이 깃든 고창 선운산의 도솔암, 신라부터 이어온 실상산파의 수행처로 잘 알려진 남원 지리산의 백장암 등 전북의 명산도 풍부하게 담았다. 암자에는 세상 시름을 내려놓고 한 숨 쉬어가고 싶은 이들의 발길이 모인다. 신정일 작가도 세상을 잠시 벗어나 가고 싶은 곳, 가서 천가지, 만가지로 흩어지는 마음 내려놓고 쉬고 싶을 때 암자를 찾았다고 말한다. 책 말미에는 신정일의 한국의 암자 답사지도를 그려 넣었다. 전국 각지의 암자 21곳의 위치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표시해놓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22 17:04

[신간]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노래’ 책으로 만난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명곡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김설지 작가는 <슈베르트 가곡전집>(동서문화사)을 발간했다. 이 책은 800여곡의 슈베르트의 독일어 노랫말을 우리말로 꼼꼼히 옮겨서 독한대역으로 한데 엮었다. 특히 흔히 리트(Lied)라고 부르는 피아노 반주의 독창곡뿐 아니라, 다른 악기를 곁들인 독창곡, 중창곡, 합창곡, 반주가 없는 아카펠라, 흔히 연주되는 오페라 아리아, 극부수 음악, 종교 음악, 심지어 한 줄짜리 카논까지, 슈베르트가 작곡한 가사 붙은 음악은 오페라만 빼고 총망라해 수록하고 있다. 다만 라틴어 가사로 된 종교 음악 번역만큼은 옮긴이의 능력 밖이라 여겨 원시(原詩)만 올려놓았다. 또 슈베르트가 작곡하다 만 것을 그의 형인 페르디난트라든가, 후대의 다른 작곡가가 완성한 가곡들도 빠짐없이 실었다. 말미에는 문학작품에 수록된 시에 붙인 가곡편을 내용 흐름에 맞도록 따로 편집해 실었다. 김 작가는 슈베르트를 향한 순수한 애정에서 그의 가곡을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손수 우리말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1943년 전주에서 출생해 전주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교단에 섰으며, 지난 2010년 한국 슈베르트가곡연구회장을 역임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7.22 17:04

[신간] 그리운 내 고향 남원을 기억하며

조현건 전 전주지방병무 청장이 자신의 지난 과거를 회고하는 책 <나의 자서전>을 냈다. 전북지방병무청이 개청한 1962년 이래 첫 전북 출신 청장을 지낸 그는 자서전에서 어린시절과 가족, 농촌지도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들인 뒤 국방부 공무원으로의 길을 걷고, 청장으로 퇴직까지의 일대기를 꼼꼼히 적었다. 책 말미에는 후대에게 전하고 싶은 삼강오륜의 뜻을 밝혀 적고 나의 뿌리 도표와 알기 쉬운 계촌 기본도표등을 기록함으로써 독자들이 조상과 부모에게 물려받은 가치를 되새길 수 있도록 독려했다. 저자는 이 세상 모든 생물은 뿌리가 있어 생성 발육하는 것이고 가문도 뿌리를 잘 유지해 보완발전 시켜야 번창하게 된다면서 가까운 친족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우리가족의 족보를 대신할 수 있는 가승보감을 만들어 대대로 이어가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고향 남원과 지역에 대한 사랑으로 광한루, 지리산, 황산대첩, 남원 만인의 총 등 지역과 관련한 여러 일화를 상세히 소개했다. 집안의 역사와 꿈 많았던 청소년 시절의 추억, 자애로운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 독자들의 마음에 온기를 더했다. 남원 출신인 조 전 청장은 원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인 그는 청주지방병무청 동원과장, 병무청 비서실장, 의정부병무지청장을 지냈으며, 지난 1998년부터 1999년 전북지방병무청장으로 근무한 뒤 퇴직했다. 병무청 퇴직 공무원 모임인 병우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07.22 17:04

동화작가와 지역 서점에서 나누는 ‘동네방네 이야기’

열 명의 동화작가들이 지역 서점에서 독자들을 만나 동네방네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호남문고 서신점은 오는 25일부터 10월 24일까지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책을 좋아하는 동네사람들과 지역 동화작가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월선. 박예분. 김자연. 박서진. 서성자. 전은희. 이경옥. 김근혜. 김영주. 장은영 동화작가의 이야기로 꾸미는 자리. 오는 25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첫 번째 강의에서는 박월선 작가가 <닥나무 숲의 비밀> 책을 중심으로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라는 주제로 나는 어떤 상상을 하고 사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8월에도 이어지는 강연에서는 박예분 작가가 1일 가족의 재발견을 주제로 독자를 만나는데, <우리 형> 책을 중심으로 일상 속 가족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펼친다. 22일 김자연 작가는 <수상한 김치 똥> 책을 중심으로 우리 음식 문화의 우수성이라는 주제로 맛과 삶에 대해 소통한다. 31일에는 전주 송천동 소소당책방에서 독자들과 함께 하는 북토크가 열린다. 이날 장은영 작가는 <으랏차차 조선실록 수호대> 책을 중심으로 나의 실록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9월에도 두 차례 강연이 열린다. 5일에는 박서진 작가가 <고양이가 된 고양이> 책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자기소개서를 쓰는 체험을 진행한다. 나를 존중하는 글쓰기 교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만들 계획이다. 26일에는 서성자 작가가 <돌 던지는 아이> 책을 중심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를 주제로 독자들과 만난다. 작품을 쓰게 된 동기와 취재 에피소드, 작품 속 배경을 탐방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준 이후 독자들과 함께 손바닥 글쓰기를 체험하고 첨삭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10월에는 자서전 쓰기 체험과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꾸민다. 9일은 전은희 작가의 <평범한 천재>와 이경옥 작가의 <달려라, 달구>에 얽힌 출간 에피소드를 나눈다. 두 작가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라는 주제로 독자와 함께 자서전 쓰기를 하고 발표하며 소통할 계획이다. 24일은 김근혜 작가의 <제롬랜드의 비밀>과 김영주 작가의 <가족사진>을 중심으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제는 나 어릴 적 추억 여행 으로, 독자들이 참여해 짧은 글과 자서전을 써볼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이번 문화행사에서는 책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꿈꾸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덟 차례에서 각각 20명을 모집한다. 신청문의는 호남문고 서신점(063-253-9400), 소소당책방(010-5460-6267)으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22 17:00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동화작가 박예분 그림책 '우리 형'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속에서 추억을 쌓아간다. 그 추억은 때때로 기억 속에 묶여 가슴 한쪽에서 산다. 특히나 아리고 슬픈 기억은 더욱 잊혀지지 않는다. 가족 간의 추억은 살아가는 동안 아련한 형태로 남아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고, 아픔으로 남아 있기도 한다. 이처럼 오래된 기억을 소환해서 책으로 엮은 박예분 작가의 그림책 『우리 형』이 출간되었다. <우리 형>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형과의 기억으로부터 시작한다. 첫 장을 펼치면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기 전 전형적인 우리 시골 모습이 등장한다. 하얀 눈이 내린 마을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펼쳐진 논, 밭에는 하얀 눈으로 가득하고 기다란 싸리비에 앉아 있는 어린 동생을 형이 앞에서 끌고 가고 있다. 동네를 지키는 커다란 나무들은 빈가지만 남았지만 황량하지 않다. 그것은 형과 동생의 웃는 모습만으로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열두 살이나 많은 형은 아버지와 다름없다. 이불에 오줌 싼 비밀도 지켜주고 처음 본 유리구슬도 사다준다. 받아쓰기 20점을 맞았을 때도 괜찮아, 형도 너만 할 때 그랬어.라며 내편이 되어 위로해 주며 한글을 가르쳐 준다. 얼음이 얼면 썰매를 만들어 주고 한 번도 넘어가지 않는 왕딱지를 만들어준 형은 나에게 하늘같은 존재이다. 형이 떠난 뒤 나는 형이 그랬던 것처럼 동생을 보살핀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피난을 가기도 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인민군에게 시달린다. 그러다 형의 수첩만 집으로 돌아온다. 작가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큰아버지의 비망록을 읽고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누렇게 색이 바래고 귀퉁이가 닳은 수첩에는 고향 주소와 동생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스무 살이 갓 넘은 청년이 삶과 죽음을 오가는 전쟁터에서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한 자 한 자 써내려갔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직도 휴전 상태로 남북관계는 요원하기만 하다. 또한 이산가족들의 슬픔은 여전하다. 전쟁이 개인의 삶과 가족들에게 어떤 형태로 다가오는지 이 책을 통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면 좋겠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7.22 16:58

자연과 더불어 숨 쉬는 한옥, 한국적 감성을 담다

자연의 본질적 재료인 흙에 매료된 조각가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뜨거운 불꽃 속에서 땀방울로 완성한 작품으로 한국적 감성과 미학을 이야기하는 것. 한옥이 주는 따뜻한 감성은 그래서 그가 오랜 세월 고집해온 한국적 테마와 잘 맞았다. 유년시절 한옥에서 살며 흙의 매력을 일찍이 접했다는 이한우 작가. 그가 22번째 개인전 Dream of Hanok으로 자연과 더불어 숨 쉬는 삶을 바라보고 있다. 8월 6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 점토(terra)를 구운(cotta) 것이라는 뜻의 테라코타(Terracotta)는 그의 작업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도예와 조각의 결합으로 하이브리드 아트를 완성했다. 10년 넘게 흙을 만지며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는 그는 작가정신과 장인정신 그 너머에 실험가 정신을 위한 정신적 공간을 새로 마련한 듯 했다. 이는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개방적인 마음자세에서 비롯한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한옥의 장점이었다. 자연을 바탕으로 하며 바람이 통하고 햇빛이 머무는 공간. 옹기종기 모여 정겨운 공동체를 그리는 운치. 여인의 덧버선 코 같은 한옥 처마의 곡선. 이처럼 허세나 가식이 없는 한옥의 미덕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자랑하고픈 가치였다고. 이 작가는 지난 2015년 일본 가나자와 문화재단 초대전을 통해 한옥 시리즈를 먼저 외국에 소개했다.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을 주제로 한 이 전시에서는 한옥의 전통정신과 현대 감각의 조화 속에서 작가의식의 정점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 작가는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표현으로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심연 풍경이 편안하게 다가가길 바랐다. 이는 곧 한국의 정서이자 한옥 고유의 고결함에 담긴 깊이 있는 격조로 나타났다.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나라를 둘러보며 든 생각은 우리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면 전통가옥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자로 재단한 듯한 현대식 건축물이나 화려한 외관에만 신경 쓴 건물에는 정겨움이 없고 차갑게 느껴지죠. 그에 반해 우리 한옥은 무한한 자긍심을 가져도 될 만한 균형과 조화의 미학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처구니는 그의 작업에 개성을 더했다. 이는 옛 선조들이 악귀를 물리치기 위한 의미로 궁궐 기와에 세운 토우 잡상인데, 액운을 쫓고 길한 일을 부른다는 한국적 삶의 정취가 녹아든 대목이다. 또 그는 작품 곳곳에서 기와와 막새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한옥의 묵직함을 더했다. 오방색의 활용도 돋보이는데, 이전의 작업에서는 안료를 가지고 회화적 느낌을 극대화했다면 최근에는 유약을 3회 덧칠함으로써 강렬한 색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한우 작가는 우석대학교 교육대학원, 군산대학교 미술학과, 전주대학교 예체능대학 미술학과,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등 지역 대학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열정을 쏟았다. 전북미술작가상, 한국예총 공로상, 석운문화상, Danya 아트페어 대상 West sea 아트페어 우수작가상, 벽골미술제 초대작가상,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 다수의 수상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한옥은 대부분 함께 모여있으면서 편안하고 고즈넉한 느낌을 주죠. 그 안에 사는 즐거움이란 계절의 흐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해요. 문과 창을 열면 자연이 바로 가까이에 있고 꾸미지 않은 편안함에 기대어 쉴 수 있어요. 그래서 한옥을 꿈꾸지요. 그는 현재 김제에 마련한 작업실 근처에 한옥으로 된 갤러리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꿈도 찬찬히 실현해가고 있다. 이 공간이 완성되면 누구나 쉬어가듯 들러 고즈넉한 자연이 주는 휴식을 나눠갔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21 17:18

일탈을 꿈꾸는 ‘낯선 여행’ 그 끝에는…

데뷔 20주년을 앞둔 연극배우 오지윤이 모노드라마 낯선 여행을 통해 일탈의 무대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우진문화재단의 기획공연 모노드라마 열전의 마지막 순서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오는 23~26일 평일 7시 30분과 주말 5시에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을 채운다. 모노드라마 열전은 도내 여성 연극인들이 패기와 열정, 원숙함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배우 1인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 열정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한 페이소스를 안고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배우 오지윤은 극단 자루의 대표로서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눈 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더불어 다양한 색깔과 장르의 작품을 창작하고 연출하면서 지역의 연극판을 닦아왔다. 9회말 2아웃, 하우스메이트, 금희언니, 기억을 지워주는 병원, 달빛블루스, 헤이, 부라더!, 못난이 모로, 뻔뻔한 로맨스, 여름동화, 에프킬러 등 다양한 작품이 오지윤 연출의 손을 거쳐갔다. 이번 공연 낯선 여행은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있는 오지윤의 현위치를 보여주기 위한 기회로, 민혜진 작가와 채유니 연출이 함께 완성한 작품이다. 민혜진 작가는 연극 마요네즈,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색깔을 훔친 마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연극 영웅제작소를 집필하며 작가로서 활동을 이어갔으며 올해 연극 낯선 여행으로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채유니 연출 또한 배우로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2017년 연극 PROTECTOR를 극작하고 연출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아빠의 고백, 여름동화, 에프킬러를 통해 배우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으며 숙희, 정희, 영웅제작소, 편지 등 다양한 작품을 연출하며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을 담은 연출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낯선 여행의 주인공은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피로에 시달리다 일탈을 꿈꾸며 무작정 길을 나선다. 정해진 목적지도, 계획도 없이 떠난 여행길에서 외딴 산장에 도착한 그녀는 낯설고 어색한 공간에서 자유로운 여행자가 된다. 그리고, 낯선 그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게 멈춰선 이곳에서는 어떤 결말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좌석 가격은 전석 2만원. 공연문의는 063-272-7223.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7.21 17:18

‘인기스타’ 펭수, 젊은 이수자들에게 무형유산 배우다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으로 남녀노소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펭수가 전주에 위치한 국립무형유산원을 찾아 청년 무형문화재 이수자들에게 무형유산을 배웠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사장 김명중)는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 펭수가 청년 무형문화재 이수자들과 함께 무형유산을 배우며 협업 공연에 도전하는 일화를 촬영하고 지난 20일 오후 7시 45분 방송한 EBS 자이언트 펭TV중 펭수, 진짜 K-펭귄편으로 방송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이야기는 해외 진출을 꿈꾸는 펭수가 무형문화재 이수자들과의 협업 공연을 만들어 도전한다는 설정을 담았다. 펭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와 제16호 봉산탈춤 이수자들에게 남사당놀이 중 상모돌리기와 버나돌리기, 봉산탈춤의 사자춤을 배우고, 이수자들과 함께 연희를 완성해 선보였다. 촬영은 국립무형유산원 꿈나래터 전시관과 소공연장 등에서 진행했다. 펭수와 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은 무형유산 협업 공연과 더불어, 무형유산의 소중함과 공연의 가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영상은 문화재청 유튜브와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한편, 펭수와 함께 협업 공연에 도전한 청년 무형문화재 이수자들은 오는 8월 13~15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리는 K(케이)-무형유산 페스티벌에서 남사당놀이, 봉산탈춤, 판소리, 산조, 현대국악 등 정통공연과 다양한 협업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 문화재·학술
  • 김태경
  • 2020.07.21 17:13

아비의 눈을 띄우려는 심청, 그 구슬픈 소리

장문희 명창. 아비의 눈을 띄우려는 심청의 구슬픈 소리가 효심을 두드린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장문희 명창의 소리로 공양미 삼백석 축원부터 선인들을 따라가는 대목까지 감상할 수 있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25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이야기가 있는 판소리 담판을 열고, 심청가 대목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심청가 중 남경선인을 따라가는 심청을 노래하는데, 단가 적벽부와 심청 공양미 축원 대목 ~ 선인들 따라가는 대목을 들려준다. 담판은 인류무형유산으로서 판소리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해설이 있는 판소리 공연이다. 심청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올해 담판에서는 풀이꾼 원기중(국문학 박사,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외래교수)과 이야기꾼 왕기석(국립민속국악원 원장,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의 진행으로 매달 명창들의 판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이 공연은 카카오톡 채널과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관련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다. 현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로 운영하며, 사전예약을 통해 선착순 100명만 관람 할 수 있다. 예약은 전화 063-620-2324~5.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21 17:13

신록의 계절에 그리는 ‘전북미술의 오늘과 내일’

미술을 사랑하는 전북 작가들이 지역의 문화예술의 오늘과 내일을 그린다. 청년의 열정을 간직한 선배들은 전북미술의 오늘을 진단하고 후배들과 함께 미래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우진문화재단 설립 30주년 기념 우진청년작가회 기획전 전북미술 오늘과 내일 제안展이 23일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서 빗장을 연다. 우진문화재단은 지난 1994년부터 우진청년작가회를 통해 전북지역에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는 청년작가 71명을 선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전시와 해외미술기행을 지원, 지역을 기반으로 예술적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올해로 8번째 정기전을 여는데, 특별히 우진문화재단 설립 30주년을 기념하고자 우진청년작가 42명이 의기투합해 5주간 2부로 나눠 전시를 구성했다. 1부 전시는 오는 8월 12일까지 이어지며, 2부 전시는 8월 13~26일 열린다. 오늘과 내일에 초점을 맞춰 전시를 나눴는데, 선배들이 앞에서 길을 닦아 이끌어주면 후배들이 열심히 판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2부 전시에 참여하는 김원 작가는 지역 미술계에 몸담고 있는 전업작가들은 문화예술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며 대학에서조차 기초예술을 공부할 수 있는 학과가 사라지는 추세인데, 작가들이 좀 더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지원이 있어 다시 한 번 자세를 다듬게 된다고 말했다. 네 번의 도전 끝에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열었다는 송지호 작가는 처음 전북미술의 오늘과 내일이 제안이라는 전시 주제를 들었을 때 우리가 어떤 제안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지금의 내가 잘하면 그게 좋은 미래가 될 것이고, 나를 바라보는 후배들에게도 좋은 더욱 밝은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활동해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전시의 문을 여는 선배작가들도 소회를 전했다. 전시기획 운영진으로 감사를 맡고 있는 이정웅 작가는 열심히 하는 작가들이 많아 우진청년작가회의 분위기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면서 선배들은 묵묵하게 끌어주고 후배들도 힘든 상황 속에서 작업을 이어나가준 덕분에 전북미술계가 꾸준하게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우진청년작가회의 역사를 돌아봤다는 이일순 작가는 30년이라는 역사를 통해 동료 작가들의 신인 시절 자료도 살펴볼 수 있었다며 내가 하는 작업을 관심 있게 지켜봐주는 건 역시 우리일테고, 이 모임을 통해 동시대에 활동하고 있는 선후배들이 작업을 공유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우진청년작가회를 이끌고 있는 조현동 회장도 오늘의 힘으로 미래를 열겠다는 책임감이 크다. 현재 지구촌은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죠.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사회와 경제 등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멈추지 않고 창의적인 창작활동을 해나가겠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하고 지역문화의 발전에 디딤돌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큽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42명의 작가들은 창작활동에 대한 고민을 통해 작가로서의 위치를 찾아나가고 있다. 그 연장선에 있는 이번 전시가 신록의 계절, 전북지역 미술계에 싱그러움을 더한다. 그들의 에너지는 콘크리트 외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의 푸르름을 쏙 빼닮았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20 17:21

식물이 전하는 치유…자유로움을 그리다

푸른 잎의 아름다운 자연과 식물이 삶의 공기를 정화한다. 이 에너지는 긍정적이고 편안한 쉼으로 인도할 수 있는 치유의 플랜트 테라피(Plant therapy)에서 온다. 오길예 작가는 이를 통해 스스로 정신 건강을 회복했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개인전에 따뜻하고 포근한 온기가 담긴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서양화)를 졸업한 오길예 작가의 세번 째 개인전이다. 수년 전부터 키워온 열대 관상어 구피와 식물을 소재로 작업했는데, 이는 삶의 본질과 가치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치유의 의미가 있다. 어느 날 작가에게 찾아온 갱년기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구피는 자유로움의 상징으로 작품에 생명력을 더했다. 때로는 작가 자신이 되어 자유롭고 고요하게 유영(游泳)하며 흐르는 생명의 에너지를 그린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삶의 속도를 늦춰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되짚고 치유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녹아 있다. 이렇듯 내면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가로지르며 촉촉한 초록빛의 에너지는 더해진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직관과 사유의 조화 속에서 자연이 보여주는 에너지로부터 사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20 17:21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장기상영회 시작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을 극장 환경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기 상영회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시작된다. 21일 오전 11시 첫 상영순서로는 퀘이 형제 프로그램으로 퀘이형제의 대표작 악어의 거리, 이상하지 않은 나라의 앨리스, 완추트 성의 얀 포토츠키, 끊임없는 손길을 연이어 선보인다. 퍼핏 애니메이션의 거장으로 불리는 퀘이 형제의 걸작 악어의 거리는 폴란드 작가 브루노 슐츠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35mm 필름으로 촬영한 형제의 첫 작품이다. 이밖에도 이번 장기상영회에서는 스페셜 포커스를 통해 퀘이 형제의 대표작 25편을 상영할 계획이다. 또 다른 KBS 콜렉숀 : 익숙한 미디어의 낯선 도전을 비롯해 국제경쟁 대상 수상작 습한 계절과 한국경쟁 대상 수상작 갈매기,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한국단편경쟁 대상 수상작 우주의 끝 등 경쟁작도 이 기간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마스터즈, 월드시네마, 코리안시네마, 시네마천국, 불면의 밤, 영화보다 낯선 등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준비한 전체 섹션 초청작 180편 중 총 175편이 상영된다. 온라인 예매는 21일 오전 9시부터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현장 매표소는 같은날 오전 10시부터 전주영화제작소 4층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문을 열고 오는 9월 20일까지 운영한다. 관람료는 7000원으로 모두 같고, 하루 네 편으로 운영하는 상영 시간표는 월별로 순차 공개한다. 상영관 좌석은 거리두기 방침으로 준수, 기존 상영관 좌석의 50%로 축소 운영한다. 쾌적한 영화 관람을 위해 모든 관객의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하며, 상영관 입장 시 체온 검사를 진행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7.20 17:21

동방의 등불을 밝혀라…창작칸타타 ‘비상’

세계속의 동방의 등불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다짐으로 위기 극복에 불을 밝힌다. 전주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김철)은 오는 24일 제138회 정기연주회로 창작칸타타 비상(飛上)을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이정현 시인이 작사하고 이용주 교수가 작곡한 창작칸타타 비상(飛上)을 초연한다. 무대에는 김철 상임지휘자와 함께 국내 최정상의 솔리스트인 소프라노 고은영, 테너 국윤종, 바리톤 박정민이 오르고 전주시립합창단과 순천시립합창단이 함께 한다. 특히 모듬북, 팀파니 등 타악기 연주자가 어우러져 웅장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곡에는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을 앞당기고 인류공영이라는 큰 뜻을 실현하자는 공동체의 염원을 담았다. 이를 통해 세계속의 동방의 등불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포부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서 수준 높은 시민의식과 국가의 행정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에 모범이 된 대한민국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놓지 말자는 의지를 함께 전한다. 이번 공연의 부제목 솟아오르라, 겨레의 빛이여가 외치듯이 현재의 고난에 넘어지지 말고 다시 일어나자는 뜻이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입장권은 전석 1만원이며 예매는 나루컬쳐(naruculture.co.kr 혹은 전화 1522-6278)를 통해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전 관객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객석 거리두기를 시행, 지정된 좌석을 제한적으로 판매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7.20 17:21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상반기 매출 규모 490억원 집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올해 상반기 매출 규모가 2018년의 반절 수준인 약 49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는 20일 2020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상반기 결산과 2016~2020년도 5년 상반기 낙찰총액 비교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총 거래액은 약489.7억원이며, 2019년 약826억원과 2018년 약103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총액 1위는 이우환 작가가 약 61억원, 낙찰률은 78.26%로 김환기를 추월했다. 이우환의 낙찰총액은 김환기에 비해 40% 수준으로 서울옥션 홍콩경매 무산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김영석 이사장은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서울옥션의 홍콩 경매가 치러지지 못하는 등 국내 미술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국내외에서 폭넓게 역량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미술시장의 규모와 한국 현대미술의 경쟁력을 담보할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대상은 국내에서 운영되는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아트데이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마이아트옥션, 칸옥션, 꼬모옥션)에서 1월~6월 말까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7.20 17:14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효봉 여태명의 정년 기념전

2020년 6월 효봉 여태명 교수의 정년 기념전이 전주에서 열렸다. 효봉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서예가이고, 정치적 사안에 자신의 색깔을 나타내고, 하루에 소주 5병 정도를 매일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애주가이다. 그 전시를 보고 나는 효봉이 술만 먹지 않고 1년여 치열하게 준비해 왔음을 느꼈다. 좌충우돌, 자신이 원하는 시도를 가리지 않고 펼쳐 보이는 작가 정신이 살아있다. 그러나 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 술기가 없는 얼굴을 거의 본 일이 없을 정도이다. 2019년 6월, 전주고 개교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종로회관에서 뒷 풀이가 있을 때에, 흥이 난 효봉은 허리띠를 풀어 마이크처럼 거머쥐고 뱀 장사 흉내를 내 좌중을 웃겼다. 그는 늘 대중적 소통을 좋아하면서 동시에 실험성을 추구해왔다. 그 실험성 때문에 그의 작품은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최초의 서예 기획전 미술관에 書 : 한국 근현대 서예전에 출품되기도 했으며, 조선시대 민체에 바탕을 둔 그의 한글 서체는 전주 톨게이트 간판에서부터 시내 각종의 간판에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전통 서단에서 봤을 때에 그의 작품은 천박하고, 비(非)서예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천방지축해대기 때문에 마침내 효봉다운 영역을 만들어 내었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하드보드지에 칼질을 해서 만든 작품부터 흙을 빚어 상형을 하거나 각자를 해서 구운 작품, 길이 10m 크기에 캔버스에 마음대로 휘젓듯 쓰고 그린 천지인, 누군가의 요청으로 그린 효봉 풍의 사군자까지 다양하다. 술만 마시고 놀기만 하는 줄 알고 만날 때마다 술 좀 끊어라 하고 말해왔다. 술만 마시니 작품다운 것이 안 나온다고 잔소리도 해왔다. 실제 그는 백두산 정상에서 소주병 채 들고 마시는 장면을 페이스 북에 올린 탓에 매년 소주 회사로부터 한 트럭분의 소주를 제공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정년 기념전에서 자신이 서예가로서 녹록치 않은 존재임을 입증해 보여 주었다. 그가 현대 예술의 흐름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고, 전통과 더 긴요하게 결부 지었더라면 그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존재로 부각되어 존중을 받았을 것이다. 대중적인 것도 좋고, 정치적 식견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품으로 무엇을 말하고 가치를 발하느냐 하는 것이다. 효봉 만큼 눈에 띄는 작가도 드물지만, 진정한 예술성은 돌이나 나무에 견고하게 새긴 것에 남기보다는 마음속에 새겨 감동을 주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0.07.20 17:1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