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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곳곳 다니며 문화예술로 활력 전해요”

전북도내 문화소외계층을 찾아 문화예술을 통한 삶의 활력을 전하기 위한 찾아가는 예술극장이 오는 4월 출발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은 2020년 찾아가는 예술극장을 함께할 공연 프로그램을 오는 23일까지 공개모집한다고 밝혔다. 찾아가는 예술극장은 지난 2005년부터 전주시를 제외한 전북도내 13개 시군의 문예회관, 교육기관,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공연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임실노인복지관을 시작으로 국악, 클래식, 방송댄스 등 맞춤형 공연을 선보였다. 공연단 공개모집은 올해가 처음이며,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다원예술문화일반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전라북도에 거주하는 공연단체 및 개인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단, 국공립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 비전문 동호인 모임, 종교 선교 목적의 예술단체 등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한다. 신청서 접수는 이메일(sori.wow@daum.net)을 통해서만 진행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홈페이지(www.sori21.co.kr)에서 지원신청서, 프로그램 계획서, 예산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제출하면 된다. 선정단체는 오는 27일 개별 연락한다. 이후 4월부터 10월까지 공연 신청기관과 일정을 조율해 맞춤형 공연에 나서게 된다. 문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문화사업부(063-270-8034).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3.05 16:02

국립예술단체·문화예술시설 운영 중단 ‘2주 연장’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8일까지 운영을 중단한 국립공연기관과 예술단체, 문화예술시설이 휴관을 2주간 더 이어간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국립공연기관 5곳과 문체부 소속 박물관미술관도서관의 휴관기간을 오는 22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립극단 등 국립예술단체 7곳의 공연도 추가 중단한다. 국립공연기관인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도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3월에 개최할 예정이었던 모든 기획공연과 문화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국악원 내 악기전시관과 자료실도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이달 개최 예정이었으나 취소한 공연은 이야기 보따리(7일), 풍류마루(14일), 국악은 내친구(20일), 토요국악플러스(21일), 다담(25일), 담판(28일)이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는 관람객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인 만큼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취소된 3월 공연은 추후 일정을 다시 정해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임시 휴관에 들어간 국립전주박물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어린이박물관을 중심으로 살균소독 등 청결작업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문화의날 공예체험 행사, 한국화교실, 영화상영 프로그램 등 2~3월 중 계획했던 문화교육 일정도 모두 연기했다. 국립익산박물관도 지난달 25일부터 임시휴관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10일 시작한 국립익산박물관 개관기념 특별전 사리장엄 - 탑 속 또 하나의 세계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국립익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 경계경보의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1차 휴관(2월 25일~3월 8일) 조치를 했으나 이후에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추가 휴관과 공연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오는 23일 이후 국립문화예술시설의 재개관과 국립예술단체의 공연 재개 여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며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에서도 지난 25일부터 휴관에 돌입한 문화재청 소관의 각종 실내 관람기관의 휴관 기관을 오는 22일까지로 연장했다. 당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달 8일까지 잠정 휴관에 들어갔지만, 학교 개학이 추가 연기되는 등 사회 전체에서 코로나 19 확산 방지 조치가 확대되자 실내 관람시설의 휴관도 2주간 연장했다는 설명이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 국립무형유산원과 남원 만인의총 기념관이 해당된다. 국립무형유산원은 3월 중 진행할 계획이었던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심사 1기 심사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일정은 코로나19 추이를 고려해 일정을 재조정한 후 공고할 방침이다. 또한, 오는 10~11일과 17~18일 두 차례에 걸쳐 1박2일 일정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던 2020년 무형유산 전통공예 창의적 사고확장 워크숍 일정도 각각 오는 4월 21~22일, 28~29일로 연기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범정부적인 대응지침 등에 따라 현황에 맞는 단계적인 조치들을 즉시 시행할 예정이다. 관람객의 감염 예방을 위한 특별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3.05 16:02

전북레드콘음악창작소, 13일까지 4기 뮤지션 모집

전북지역의 실력 있고 개성 있는 신인 뮤지션을 발굴해 지원하는 전라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에서 새로운 주인공을 찾는다. 전라북도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은 오는 13일까지 전라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 4기 뮤지션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전북지역에서 대중음악인의 꿈을 키우고 음악 창작이 가능한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팀 단위로 지원할 경우에는 구성원의 과반수 이상이 전라북도민이어야 한다. 뮤지션 선발을 위한 합숙 오디션의 전체 일정은 에피소드 영상으로 기획제작하며 유투브를 통해 송출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5개 팀의 뮤지션은 레드콘 음악창작소 시설인 녹음실과 연습실을 비롯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팀별 아티스트 전문 멘토링을 비롯해 음원 제작 및 유통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라이브 영상 제작, 창작 활동 온라인 홍보, 전국 레드콘 기획공연 참가 등 다방면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신청 방법은 전라북도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jccia.or.kr) 및 전라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 홈페이지(www.redcon.kr)에서 제출 서류를 확인한 후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leehb4710@jccia.or.kr)로 제출하면 된다. 1차 서면 평가에서는 뮤지션 역량, 음악성, 활동 계획, 기대효과 등을 중점으로 평가할 방침이다. 이후 10여 개 팀을 대상으로 2차 합숙형 오디션과 실연평가를 거쳐 최종 5개 팀을 선발하게 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3.05 16:02

[전시공간 이끄는 사람들] 전주 ‘문화공간 기린’ 이현옥 관장 “전북미술 활성화, 가교 역할하고 싶어”

이현옥 관장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인 100 films, 100 posters전입니다. 개관전이었죠. 100개 포스터를 바닥에 전시했는데,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영화배우 정우성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2017년 4월 27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잔치를 시작한 그날, 전주 문화공간 기린은 객사4길 기린오피스텔 3층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전주에서 20년, 서울에서 20년, 대구에서 30년을 살고 다시 고향으로 회귀한 이현옥 관장이 갤러리 운영이라는 젊을 적 꿈을 현실로 일궈낸 공간. 이 관장은 대부분 화가들이 자기 전시장을 갖고 싶어 한다며, 자신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전시장 방염처리 등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능력이 있는 학예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마음을 졸였다. 그래도 문화 전달자가 되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강했다. 작가와 호흡하며 전북미술에 생기를 더하고, 시민 문화향유를 돕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동안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전시를 이어왔고, 특히 한국화를 좀 더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라보는 미래지향적 작가들에게 힘을 실었다. 신진 작가나 학생들의 대관 부담도 덜어, 문턱을 낮췄다. 또한 사람과 사람을 잇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도 정성을 들였다. 2018년 소통으로 관계를 확장하는 문화예술사랑방, 2019년 미술세계의 이해와 체험 사랑방을 운영해 시민 호응을 얻었다. 문화공간 기린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은 동양화 50여 점, 서양화 120여 점, 조각도예 30여 점 등 200여 점. 이달 31일까지 기린미술관 소장 작품전을 마련했지만,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잠시 휴관하고 있는 상태다. 이 관장은 한 점 한 점 작가들이 온 힘을 다해 창조하고 완성한 작품이기에 모두 소중하다며 작가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그러면서 지역 전업작가들이 생계 유지뿐만 아니라 창작활동을 위한 재료 구매조차 어려운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복지 차원의 제도적 구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프랑스의 예술인 복지제도인 앵테르미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 배고픈 예술가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관장은 전주 출신으로 숙명여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잠시 미술 교사로 활동했다. 전주를사랑하는모임 회원이며 전문직여성한국연맹 전주클럽 회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20.03.05 15:55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19) 한국 현대문학 초창기 작가, 백주 김태수

생거부안에 솔씨 하나가 땅에 떨어져 그 자리에 뿌리 박고 자라나 그 나무 열매 맺고 노송이 되어 바람과 해와 달까지도 찾아와 같이 지내고 싶었던 백주, 그 노송을 찾고자 오늘을 손꼽아보다가 선은리 찬바람에 그 곁을 찾지 못하고, 山골짜기 접동새 울음 소리만 듣고 돌아서는 그날. 백주가 발자취를 남겼던 변산, 채석강, 내소사, 개암사, 울금산성, 매창, 반계 등을 생각하며, 그의 발길이 잦던 곳들을 바라본다. 지인의 소개로 어릴적 친구 신석정에게 보내는 편지가 석정 문학관에 있다는 말을 듣고 비로소 한평생 푸른 큰 솔밭을 이루고자 했던 백주 김태수를 만날 수 있었다. 백주 김태수(白洲 金泰秀, 1904~1982)는 부안에서 태어났다.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그는 필명으로 진주태수를 썼다. 열한 살 때 부친이 별세하자, 사헌부 감찰을 지낸 조부 김방위가 훈육을 맡았다. 어린 시절은 서당과 읍내 공립보통학교를 다녔다. 이후 31 운동을 전후하여 나는 사람의 행복이나 생활이 저의 마음먹기와 용기에 달렸다라고 결심하여 서울로 가출하게 되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심부름으로 맡긴 돈을 가지고 경성으로 올라가 수송동에 있던 사립중동학교私立中東學校에 들어갔다. 이후 백주는 1921년부터 1925년 기간에 작가로서 활동했다. 문예잡지 『개벽』에 희곡 「희생자」(1924)가 입선하였고, 그해 『동아일보』에 단편소설 「처녀시대」를 게재하고, 『개벽』, 『신민』, 『가면』 등의 잡지에 소설, 수필, 희곡, 시, 논설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백주는 조부가 별세하자, 어머니를 따라 고향으로 낙향한 후, 집안 살림을 도맡았고, 1926년 정읍 출신인 송한순과 결혼하였다. 1920년대 말 그는 사회주의 사상에 몰입하여 동아일보사 부안지국 운영과 노동조합운동, 조선공산당 및 고려공산청년회 재건 사건으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뤘다. 이후 사업가로 변신한 백주는 운수사업, 백합 양식, 부안관광문화지, 매창문화제 등 부안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 특히 해방 후부터 육영사업에 전념한 그는 고모부인 춘헌 이영일을 도와 부안중고교를 설립에 기여했고, 낭주학회를 세워 부안여중고교를 설립하여 30년 동안 교육사업을 경영하였다. 유고집으로는 『황혼에 서서』(부안문화원, 2010)가 있다. 『황혼에 서서』는 백주의 문단 데뷔와 작품들을 그의 유족과 관계 전문가와 부안문화원에서 발간지원을 받아 출간된 작품집이다. 김하림은 「백주의 꿈과 사랑의 노래-조부님 문집 출판에 부쳐」에서 그이의 꿈은 어디까지 이르렀는지/ 아무도 짐작하기 어렵다./ 그이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노래가 얼마만큼 울려 퍼졌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다만/ 31, 815, 625, 419, 516, 1026 등/ 숫자로 점철된 긴 고비를/ 일찍 홀로 된 어머니를 모시며/ 문학을 꿈꾸고, 민족을 고뇌하고, 가정을 꾸리고,/ 고향을 사랑하고, 문화를 꽃피우고자 했던/ 그이의 안타까움과 애절함을/ 힐끗 혹은 묵묵히 보았을 뿐이다.라며 헌시를 바쳤다. 백주의 문학적인 유전자는 자녀들에게 전해졌다. 큰아들 민성이는 시인이 되었고, 작은아들 석성은 기자와 교육사업으로 활동하였다. 김석성 평전에서 석성은 아버지 백주白州 김태수편에 따르면 아버지는 1924년 이광수의 추천을 받아 『조선문단』에 「과부」로 등단하였다. 이광수는 백주군의 「과부」는 여자의 심리를 그린 것으로 우리 문단에 드문 작품으로 천재적 솜씨가 보인다. 실로 아름다운 작품이다라는 소설 선후평을 남겼다. 수필가며 약사인 딸 김초성은 아버지는 청년시절부터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했기에 현대문학의 길을 앞서 가려던 꿈을 못다 펼친 것을 아쉬워하신 분이다. 약관의 나이에 시작해서 삼사 년에 걸쳐 써낸 삼십여 편의 문학작품은 아버지께서 억눌린 봉건적 가풍 속에서 꿈을 펼쳐보려 발버둥 쳤음을 알려준다.며 추모의 글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문학평론가 오하근의 「어느 선각자의 도전과 좌절」에 따르면 백주 김태수는 문학사적으로는 1922년 『백조』 동인에 이어서 등단한 현대문학 초창기의 작가이다. 1920년대 신경향파의 관념적인 소설을 최초로 사실적인 소설로 전환시킨 작품을 남김으로써 우리가 마땅히 챙겨야 했을 잃어버린 작가이다.라며 한국 현대문학사에 전혀 언급이 없는 인물이라고 제시한다. 또한 1924년 『영대』 12월호에 백주의 작품이 제목조차 깎인 채 「전부 삭제」로 金素月의 시와 나란히 게재되어 있다. 이는 일제 검열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문학사를 비롯해서 누구도 인용하지 않고 있다며, 그의 작품을 발굴하여 제대로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돌이켜보면 1924년부터 신경향파 문학이 등장하는데, 백주의 소설에서도 이러한 색채를 띤 신경향파 문학에 해당되는 작품을 발표한다. 「구두장이」는 시골서 올라온 구두장이와 어느 여관방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안경 쓴 학생과의 이야기이다. 하루종일 헤매고 다녀도 돈 한 푼 벌지 못하는 구두장이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자식들을 생각하며 반드시 오 전을 받고 수선할 생각으로 학생의 자만과 인색한 짓을 참았다. 학생은 오 원짜리 돈을 내밀며 바꾸어 올 때까지 구두 짐을 맡기고 다녀오라 한다. 돈을 받아든 그는 오 원으로 선술집을 들러 고기를 사 먹으며 병든 아내와 굶주린 자식을 생각하며 돈만 있으면, 돈만 있으면, 돈! 하며 여관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위 작품에서 보듯이 구두장이의 심리적 변화의 내적 갈등으로 돈과 빈민층의 고통과 굴욕이 상징적으로 표상되고 있다. 「인도주의자와 자전거」에서 작중 화자 K는 빚을 받아서 고아원을 경영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며 인도주의에 대해 생각한다. 세상 사람이 다 같이 행복스럽게 한번 살아보지 못할까? 싸움도 없고 시기도 없이! 하는 도중에 그의 자전거가 봇짐을 진 노인을 치고 줄행랑을 놓았다. 얼마 후 그가 자전거에서 넘어져 사람 살리요, 사람 살리요.하며 부르짖지만 인도가 없는 세상이로군.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이 작품 역시 자신과의 갈등이다. 고아원 사업과 길에서 넘어짐, 곧 인도주의자인 체하는 인간의 허위성을 형상화하고 있다. 「살인미수범의 고백」은 탐욕스러운 부르주아 계급의 임교장과 아이들에게 새 나라를 세울 새 사람이라고 가르치는 K교사와 갈등을 문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어디를 가든지 아이들은 있다. 일시적 분노를 못 이겨서 갈 수는 없다며 참는 K와 대조로 나는 임교장을 죽이려는 살인미수를 한다. 이 작품은 참된 교육을 위해 노동자와 직접 학교를 지어가는 목적의식을 지니고 쓴 목적문학으로 여겨진다. 또한 백주의 희곡 「암야暗夜」는 동경에서 유학을 하고 있던 만수가 완고한 노조부 진사의 병환으로 귀향한다. 김 진사는 만수를 불러 집안 망할 놈이라 하며 담뱃대로 만수의 머리를 후린다. 만수는 피를 흘리며 어두운 밤에서 잠을 자고 있는 조선을 열어서 세계의 인류를 끄집어 낼 거라며 어머니와 두 여동생 붙잡는 걸 뿌리치고 집을 떠나는 내용이다. 이 시기의 희곡은 작중 화자의 자유의지를 통해 당대 현실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희구하는 특성을 지닌다. 한편 백주는 4편의 시에서 이별에 대한 애절한 심상이 표출되고 있다. 이러한 정조는 할아버지와 가족의 죽음을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람아, 싸우며 사는 사람아. 기억해라 세상에는 이날이 있는 것을.(「어머니와 아들 부분」) 또 금슬 맺은 지 55년 아들 딸 육남매 길러 정도 들고 마음도 심었지.(「그대 가다 부분」 ) 등에서 외로움도 참고 허전함을 견디는 것을 자연에게 맡겨두고 말을까를 은유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상으로 살펴본 바, 백주는 삼십여 편의 문학작품과 고향 부안의 교육, 문화, 예술 사업을 위해 헌신하였다. 그는 일제 검열 제도의 희생자며 사회주의자이며 인도주의를 실천했다. 저 푸른 하늘에 변산이 높이 솟아 있고 그 서쪽엔 수평선, 동은 지평선 이만하면 살겠소이다./ 그날이 있기에 오늘이 있어 그 얼도 넋도 몽땅 이어받아 새 꿈 그리우니 이만하면 살겠소이다./ 감격에 일하고 은덕으로 잠도 자니/ 서로 믿고 도와서 이만하면 살겠소이다.(「그날이 있기에 오늘이 있어」) 라는 백주 김태수. 그의 생애와 문학은 유고집을 통해 다시 세상에 나왔으며, 후학자들에 의해 보다 적극적으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 /김명자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3.05 15:45

“시인은 시를 쓴다” 시 쓰기의 참맛 한눈에

전주 신아출판사 자회사인 문화발전소가 시 전문잡지 <시(詩, see)> 3월호를 통해 작고시인 42명을 소환했다. 수많은 시집 속에서 시인들이 등장하는 인물시를 찾고, 김관식전봉건김수영김춘수박용래 등 이제는 역사로 남은 시인들이 함께 살았던 그 시절의 한국문단의 향수를 전하고 있다. 박인환 시인도 그 중 한 인물이다. 이번 호의 표지를 차지한 그는 1956년 3월 17일 별세했다. 고작 30년의 짧은 생애를 살다간 삶을 생각해보면 인생은 다만 대중잡지의 표지 같다고 했던 시인의 표현과 절묘하게 겹쳐진다. 시인은 시를 쓴다 코너에서는 김명수정순영박덕규이승용이솔정계원 씨의 작품을 수록했다. 시인은 시로써 말하고, 시로써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는 신념이 담긴 기획인 만큼 열심히 시를 쓰며 제 할 일을 다 하는 시인과 그들의 작품을 발굴해 담았다. 월간 <시(詩, see)>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 잡지로서 윤동주 시인의 시정신을 사랑하고 지키는 사업을 펼치며 시의 대중화를 위한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신석정 시인의 생애를 찾기 위한 문학기행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오는 4월 이후로 연기했다. 올해로 창간 6주년을 맞은 만큼 더 많은 시인들의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잡지를 만들고, 시와 관련한 정보를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3.04 17:18

'사람과 언론' 제8호 출간…'친일청산' 특집으로 묶어

지금도 국립묘지엔 친일파 76명, 1212 군사반란 연루자 5명 묘가. 친일파와 항일독립운동가들 함께 안장, 경악 금치 못할 일. 시사인문학술 계간지 <사람과 언론> 제8호(2020년 봄호)(신아출판사)가 나왔다. 이번 봄호에는 멀고도 먼 친일 청산, 왜?를 특별기획으로 묶어, 친일세력의 후예들이 여전히 활개치며 기득권과 주류를 장악하고 있는 우리 현대사회를 되짚었다. 적폐의 그늘 아래 굳건한 뿌리를 내린 채 반복되는 친일세력의 기득권 대물림 현상,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불가역적이고 포괄적인 청산작업이 시급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여전히 친일청산은 멀고도 멀다는 것. 이에 <사람과 언론>은 지난 40여 년 동안 지역사회에서 친일 청산운동을 전개해 온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백서편찬위원장을 초대해 특별 인터뷰를 실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이정미 판사의 선고를 듣는 순간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는 김 위원장은 나라 운명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진 정치인 중 유달리 친일성향 강한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반성은커녕 민주언론인양 행세하며 이념갈등을 부추기는 언론이 있다고 꼬집었다. 또 김 위원장은 이 세상 직업을 크게 나누면 노동자, 도둑놈, 거지 딱 3가지라고도 했다. <사람과 언론> 발행인인 박주현 언론학 박사도 왜 친일 청산은 늘 현재 진행형인가?를 통해 개혁과 청산은 동시에 진행돼야 하며, 더는 지체 없이 수행해야 할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있다고. 이밖에 손석춘 소설가의 네티즌과 민중 사이,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가짜 뉴스를 퇴치하는 방법,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에세이 왜 증오는 공허한 삶에 큰 힘이 될 수 있을까? 등을 특집으로 엮었다. 봄호 인물탐구는 오늘의 한글을 존재하게 한 선각자 주시경(1876~1914) 선생을 다뤘다. 주시경 선생은 국어학자이며, 언어 민족주의자로 나라말과 글을 잃으면 민족이 망한다고 강조하며, 1911년부터 제자들과 함께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 말모이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4년 남짓 노력이 영글어 가던 1914년 3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3.04 17:18

인류의 생명줄 ‘바다’, 문학으로 파도치도록…

해마다 바다의 날에 맞춰 바다의 중요성을 알려온 바다문학상이 14번째 작품 공모를 시작한다. 바다문학상운영위원회는 시(3편)와 수필(2편) 분야를 통해 바다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담은 문학작품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이 공동주최하는 제14회 바다문학상의 작품 접수는 오는 4월 1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다. 수상자 발표는 5월 20일이며 시상식은 6월 초에 개최할 예정이다. 수상작은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발표한다. 지난해까지 바다문학상과 해운문학상으로 나눠 진행했던 문학상은 올해부터 바다문학상으로 명칭을 통합했다. 그간 바다문학상은 전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를 대상으로 해양문학 발전에 힘쓴 공로자를 찾아 시상했으며, 해운문학상은 국민을 대상으로 미발표 순수창작물을 공모해 대상과 본상을 선정했다. 올해부터는 바다문학상으로 통합한 만큼 문학을 통해 바다의 가치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기성문인을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번 문학상에 응모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문인협회, 한국예총 전북연합회도 후원을 통해 바다문학상 발전에 힘을 보탠다. 올해 시상은 찾아드리는 상 1개 부문과 공모 부문의 대상과 본상 등 모두 3개 부문으로 진행한다. 해양문학 발전에 힘쓴 공로자를 선정해 시상하는 바다문학상에는 해양수산부장관상과 순금 10돈을 수여할 방침이다. 공모 부문의 대상에게는 해양수산부장관상과 상금 300만원 및 순금 10돈이 주어지며, 본상에게는 전북일보사 회장과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의 공동시상으로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응모작 제출은 우편(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18. 전북일보사 문화사업국)으로 하면 된다. 응모작 겉봉투에는 제14회 바다문학상 응모작이라고 적고 응모 분야와 성명연락처를 기재해야 한다. 바다문학상운영위원회는 인류의 생명줄이자 우리들의 미래인 바다는 문학의 소재로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바다문학상을 통해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식을 넓힐 수 있는 문학작품이 풍성하게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3.04 17:18

우아하고 거침없는 문장, 우의정 신익상이 남긴 미완의 유고

조선 후기의 문신, 성재 신익상이 남긴 미완의 유고를 번역한 책이 나왔다. <성재유고(醒齋遺稿)>(흐름출판사)는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와 한국고전문화연구원에서 교육부재원으로 한국고전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권역별거점연구소협동번역사업의 결과물이다. 이번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장본을 저본으로 한 번역서이며, 불분권 10책이다. 서문(序文)은 없고, 각각의 책마다 앞쪽은 물론, 필요에 따라 책의 중간에도 목록을 더 실었다. 본집을 살펴보면 여러 필체가 뒤섞인 필사본이라는 점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등출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필사가 1834년 이후에 이뤄졌으며 곳곳에 남은 교정의 흔적으로 보아 간행을 염두에 두고 필사했다고 미루어진다. 신익상은 1634년(인조12) 11월 2일 구례의 아사에서 태어났다. 그의 문장은 우아하면서도 거침없다는 평을 받았다. 신익상의 시문은 그의 아들 신숙(申潚)에 의해 수집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익상의 유고는 오랜 세월 묵혀 있다가, 1834년(순조34) 무렵에야 비로소 정리됐다. 필사 시기를 1834년 이후로 확실시하는 이유다. 1689년 기사환국 때 인현왕후 폐위의 부당함을 극간하고 사직한 신익상은 1694년 갑술환국 때 다시 기용된 이후 공조 판서를 거쳐, 이듬해 우의정으로 승진했다. 시문에 능하고 필법, 특히 전서(篆書)에 조예가 깊었다고 전해진다. 책 1권과 2권의 중반 정경력의 협운에 따라 지은 시에 차운하다 까지는 대체로 연대순으로 시를 선정했지만, 그 이후로는 송시증별시만시만을 뽑아 연대순으로 모아 놓았다. 더불어 책 3권에는 감회시를 비롯해 습유 및 어린 시절에 쓴 작품 등을 엮었다. 책 4권에는 친구 유상운과 주고받은 차운시를 집중적으로 실었고, 책 5권에는 북관록(北關錄)을 비롯해 나머지 시를 함께 수록했다. 문장은 가장의 유고를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필사만 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책 6권부터 책 10권을 살펴보면 여백으로 남은 페이지가 많은데, 부록 문자가 뒤섞여 있다. 전체적으로 권차를 나누지 않고, 1권에서 10권에 이르는 각각의 책 가운데 목록이 실린 곳을 전후로 권차를 구분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3.04 17:18

국립익산박물관 상설전시품 ‘한눈에’

국립익산박물관(관장 신상효)이 상설전시품을 소개하는 도록 <국립익산박물관>을 펴냈다. 도록은 1부 익산과 전북 서북부의 역사와 문화, 2부 백제의 마지막 왕도, 익산, 3부 미륵신앙의 성지, 미륵사로 구성됐다. 총 367쪽에 걸쳐 글과 291개 도판, 칼럼과 발굴현장 사진 등을 실어 익산의 역사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제1부 익산과 전북 서북부의 역사와 문화에서는 방과 포용의 땅, 익산, 마한과 백제시대의 익산, 백제 멸망 이후의 익산 등 3편으로 나눠, 구석기시대부터 후백제와 견훤까지 다루고 있다. 제2부 백제의 마지막 왕도, 익산에서는 왕궁리 유적, 제석사지, 쌍릉을 중심으로 완숙하고 우아한 백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백제가 그린 미래를 살폈다. 제3부 미륵신앙의 성지, 미륵사에서는 백제 최대의 사원 미륵사, 미륵사지 석탑의 건립과 수리, 출토 자료 등을 실었다. 이밖에 특별논고, 도판 목록, 참고 문헌 등을 부록으로 더했다. 특별논고는 이병호 국립중앙박물관 미래전략담당관, 신명희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참여했다. 이병호 미래전략담당관은 익산의 백제 문화유산 연구 110년을 주제로 일제강점기인 1910년에 시작된 익산지역 근대적 문화유산 조사부터 미륵사지 석탑의 수리와 쌍릉의 발굴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신명희 학예연구사는 미륵사지 석탑과 왕궁리 5층 석탑 사리장엄구의 특징과 의미를 주제로 고대 사리 신앙과 사리장엄구의 전래, 제작방법 등을 살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3.04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 - 박지숙 ‘괴물들의 거리’

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변종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어떤 해결책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오는 공포감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다. 1923년,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났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도시가 파괴되자 일본인들의 불안과 원망이 정부로 향했다. 일본 정부는 민심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표적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본 본토에 머물고 있던 조선인이 그 대상이 되었다. 처참하게 자경단에게 죽어간 조선인들을 다시 현대에 되살려낸 동화가 있다. 박지숙 작가의 괴물들의 거리(풀빛, 2019년)가 그것이다. 한 달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6천여 명의 조선인들이 살해당했다. 강과 강변에 조선인들의 시신이 쌓이고 강물은 핏빛으로 물들었다. 자경단 무리가 한꺼번에 그 아저씨에게 몰려가 몽둥이가 부러질 때까지 매질을 했다. 그 다음에는 무자비한 주먹질과 발길질이 이어졌다. 아저씨의 몸은 곧 피투성이가 되었고 눈이 부어올라서 뜨지도 못했다. 아저씨는 몸을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더는 버티지 못했다. 주인공 원이도 엄마, 아버지와 헤어져 혼자 도망치다가 조선인들을 끌고 가는 자경단을 본다. 그리고 횃불 아래로 드러나는 살인자의 얼굴을 보며 놀란다. 밧줄로 조선인을 묶은 사람은 채소 가게 주인 야마구치 아저씨였다. 죽창을 든 저 아저씨는 우동 가게 주인이고 저기 대검을 장난감처럼 휘두르는 아저씨는 생선 가게 주인이다. 평범한 이웃이었던 사람들이 조선인을 죽이는데 앞장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소개하기에는 아픈 역사다. 저항조차 할 수 없었던 조선인들의 처참한 죽음과 공포가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프기 때문에 더 기억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역사는 역사로써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역사는 바로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기억하고 되살려내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다 아물어가도 다시 후벼내야 할 것들이 있다. 그것이 잊지 않아야 할 치욕의 역사인 것이다. 우리 몸이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괴물들의 거리 동화책은 우리 무의식 깊은 곳의 상처를 다시 후벼내고 있다. * 장은영 동화작가는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통일 동화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로>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 <내멋대로 부대찌개(공저)>,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실록수호대>, <설왕국의 네 아이>가 있다. <책 깎는 소년>은 2018년 전주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요즘에는 지역의 역사를 소재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3.04 16:52

코로나19에 멈춰선 소극장…연극인 생계 ‘막막’

밀폐된 공간, 작은 무대 위에서 뛰고 소리치며 온몸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해온 연극인들이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관객을 바라보고 함께 호흡해왔던 연극 무대는 기약도 없이 제자리에 멈췄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상반기 연극을 비롯한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가 모두 중단된 만큼, 하반기에 공연장 대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전주한옥마을 인근에 자리한 소극장 한옥마을아트홀은 개관 13년 만에 휴관을 결정했다. 1월 초 오래전애라는 공연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실감한 터라 최근 상황에 더욱 큰 타격을 느끼고 있다. 3일 소극장 개관 이후 처음으로 휴관 안내문이 붙은 한옥마을아트홀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김영오 대표는 부모님들이 초등학생 자녀들의 손을 잡고 보러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관객참여형 연극을 이번주부터 시작할 계획이었다. 이미 도내 도서관과 문화의 집에도 홍보를 마친 상태였다면서 코로나19의 끝이 어딘지, 그 이후에도 공연을 언제쯤 재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보니 더욱 답답할 노릇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 전주 한해랑아트홀은 연극 뷰티풀 라이프의 공연일정을 2월에서 3월로 한 차례 연기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지난달 5일을 마지막으로 공연을 마감했다. 게다가 지난 28일 시작하려 했던 새 작품은 물론, 오는 20일로 계획했던 새 공연도 모두 다 접었다. 소극장 운영 4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 달 째 공연을 올리지 못했다는 유람식 한해랑아트홀 대표는 일단 3월 중순까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4월 말이나 5월 중순에 공연을 재개하려고 계획중이라면서 저 뿐만 아니라 전북지역과 서울 대학로 등 전국의 공연가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이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군산에서 극단 사람세상의 총괄기획을 맡고 있는 연극배우 추미경 씨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소극장에 올리려고 했던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오던 연극교육도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당분간 만나기 어려워졌다. 추미경 씨는 3~4월 공연을 위해 한 달간 연습했지만, 공연을 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출연 배우들과 어제 해체식을 가졌다면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히 집과 연습실만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조민철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연극 공연계 피해 상황을 전하며 암담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보통 연극인들 사이에서 겨울과 연초는 새 공연을 준비하는 준비기간이어서 수입이 없는 탓에 보릿고개라고 합니다. 공연을 올려서 수익을 낼 수 있는 3~4월만 기다리고 그 겨울을 보냈단 말이에요. 더욱이 소극장은 공연을 올려야만 시설을 유지할 수 있어 생계와도 직결된 일입니다. 그러니 연습도 공연도 불가능한 현 상황이 더욱 암담할 수밖에요. 개점 휴업 상태, 혹은 휴업과 폐업까지 감수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소극장을 운영하는 지역 연극인들은 자구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조민철 회장은 설령 정부예산이 연극인을 위한 긴급 예산을 편성한다해도 지역에 위치한 이들에게까지 고루 미칠 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공연 중단에 따른 지역 연극인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생계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국가와 지자체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연극의 해로 지정됐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그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전국 연극계에서 공연 취소와 연기, 관객 감소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연극협회는 지난달 24일 서울 대학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20연극의 해 관련 예산 21억 원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 연극인을 지원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연극협회 오태근 이사장은 대학로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연극을 업으로 하고 있는 연극인들의 고통이 계속해서 들려온다. 배우와 스태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연극의 해 관련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고 주장했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3.03 18:46

‘고려시대 과거 합격증’ 전주최씨 ‘최광지 홍패’ 보물된다

630년 전 고려 때 발급된 과거(科擧) 합격증인 최광지 홍패(紅牌)가 국가 보물이 된다. 최광지 홍패는 고려국왕 국새가 찍힌 유일한 공문서로, 부안에 집성촌을 이룬 전주최씨 송애공파 종중이 보유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3일 최광지 홍패, 고려 후기 불교 경전인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 높이 52.6cm에 이르는 조선 후기 백자 항아리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최광지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까지 활동한 문신으로, 1389년(고려 창왕 1년) 문과 병과 제3인으로 급제해 홍패를 받았다. 홍패는 고려조선시대 문과무과 합격증을 말하며, 보통 홍화씨 등으로 붉게 염색한 종이로 발급됐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최광지 홍패에는 성균생원 최광지 병과 제삼인 급제자(成均生員 崔匡之 丙科 第三人 及第者)와 홍무 이십이년 구월 일(洪武 貳拾貳年 玖月 日)이라는 문장이 두 줄로 적혀 있으며, 발급연월일 위에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이라는 국새가 찍혀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고려시대 홍패는 총 6점으로, 시기는 모두 최광지 홍패보다 빠르지만, 관청에서 왕명을 대신해 발급했기 때문에 국왕의 직인이 없다. 홍패에 국왕 직인이 찍힌 사례로 최광지 홍패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희소성도 평가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광지 홍패는 1276년부터 과거 합격증에 왕지(王旨)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했다는 <고려사(高麗史)> 기록을 처음 확인시켜 준 실물이다. 또한, 조선 시대 문서제도와 관련성이 밀접하다는 점에서 역사학술 가치와 희소성이 인정되어 보물 지정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 문화재·학술
  • 이용수
  • 2020.03.03 18:46

“누구나 삼삼오오, 일상속 문화공동체”

누구나, 문화적, 공동체, 일상적, 소규모, 삼삼오오. 문화로 쉬어가고 예술을 마주하는 주민들의 공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2020 문화마실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문화마실은 시군 유휴저활용공간 등을 활용한 주민 복합문화공간이자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발표 공간. 재단은 지역 주민의 문화욕구 충족과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문화소외 지역 문화예술공간 발굴과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임실에 전북 제1호 문화마실 문을 열었고, 이어 진안과 장수 등 총 3곳에 문화공간을 조성했다. 올해는 사업비 2억5000만 원(도비 1억 원, 시군비 1억5000만 원) 규모로 도내 2곳에 문화마실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기간은 2021년 6월까지. 추진 방식은 기본계획 수립과 지역별 공간설계, 리모델링 용역업체 선정 및 공사추진, 개소식 및 시범프로그램 운영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접수는 오는 9일부터 16일까지 전자우편(jbct-7440@hanmail.net)을 통해 진행한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민이 일상적 문화환경을 향유하고 건강한 주민커뮤니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시군의 적극적 참여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문의는 재단 문화사업팀 063-230-7442.

  • 문화일반
  • 이용수
  • 2020.03.03 18:4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