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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 40년 전북 생활 접고 고향 경북 예천으로

시인 안도현, 그가 전북에서의 40년 생활을 마무리하고 고향 경북 예천으로 갔다.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만, 이별 앞에 먹먹해지지 않을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안 시인을 아끼고 따랐던 사람들이 지난 20일 저녁 전주 홍도주막에서 안도현 시인 환송회 -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를 열고,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전북작가회의 회원들, 원광문학회 회원들, 동시창작모임 동시랑 회원들, 시 읽기 모임 그리운 여우 회원들, 이리중학교 제자들, 우석대학교 동료. 120여 명이 환송회에 참석했고, 원광문학회 박태건 시인이 사회를 맡았다. 경상도니 전라도니 / 이런 말의 쓰잘데없음을 / 일찌감치 깨친 / 시인이 있다. (중략) 우리는 형의 회귀가 / 더 큰 세상 속으로의 / 씩씩한 귀향임을 눈치 챈다 / 그러니 오늘 우리는 / 형을 보내며, 나를 보내는 / 것 같이 하나도 슬프지 않다 / 다만 골똘해지는 우리들 / 오래 익힌 눈망울만이 / 이 밤 가기 전 어서 술 한 잔 / 하라며 말없이 서로의 얼굴 보고 / 또 보고 잡은 손 끝내 놓지 못한다. - 유강희 안도현 형을 보내며 중. 이날 환송회는 먼저 유강희 시인의 시낭송으로 시작됐다. 유강희 시인의 목소리는 중간 중간 울컥 떨림이 있었지만, 울지 마를 외치는 몇몇 문인의 응원에 시낭송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이어 김종필 전 전북작가회의 회장은 안 시인에게 제2회 참고운상을 전달했다. 김종필 전 회장은 참고운상의 의미를 밝히고 김병용 소설가가 열 달가량 안 자고 준비했다고 해요라며 참고운상 상패에 새긴 글귀를 읽었다. 가야 할 길은 스스로 찾아야 하고, 써야 할 글 앞에선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고 일러주기 위해 우리 앞에 나타난 것만 같은 사람. 맹렬하면서 차가운 가슴 따뜻하면서 준엄한 문장, 함께 했던 시간은 우리의 자랑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형이며 오빠 같았던 사람, 시인인 것을 시를 통해 확인하는 사람, 책을 읽다가 책을 쓰다가 마침내 책이 된 사람, 우리들의 교과서, 안도현. 우리 삶의 모든 갈피에 당신의 이름을 적어둡니다. 특히 이날 환송회에는 코로나19 비상상황에 따른 바쁜 일정이었던 송하진 전북지사가 깜짝 방문했다. 송하진 지사는 코로나19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상으로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며 안도현 시인은 40년 세월을 전북에서 지내며, 문학 인생 거의를 이곳에서 이뤄냈다. 매우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감사패에는 이 땅이 먼저 기억하는 시인, 안도현의 시 그대에게 가고 싶다 중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가 새겨졌다. 또 송하진 지사는 붓글씨 하나를 썼다. 당나라 시인의 시 누실명(陋室銘)에 나오는 대목 중 어찌 누추함이 있겠느냐라는 하누지유(何陋之有)다며 안도현 시인이 고향 경북과 또 다른 고향 전북을 이어주는 묵묵한 다리가 되어주기를 기원한다고 밝히고, 코로나19 비상체제를 점검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이밖에 동시랑 회원들의 안도현동시랑 6행시 낭독, 시 읽기 모임 그리운 여우의 시낭송, 정동철 시인의 판소리 한 대목, 참석자들의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등이 이어졌다. 답사에 나선 안 시인은 후배들이 막걸리 한잔 하고 가자고 해서 이런 자리 만들게 됐다. 감사하다며 소설가 장정일을 발굴해낸 박기영 시인이 있다. 스무살 때 전라북도로 간다고 하니, 반드시 이병천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병천 형을 만나며 40년이 지났다. 살아온 40년을 짧은 시간에 다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여기서 학교 다니고, 밥 먹고, 술 마시고, 시인도 되고, 결혼도 하고, 애도 둘이나 갖고 할아버지도 됐다. 많은 책을 냈고, 시인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인생이 저한테 준 모든 것을 40년 동안 전북에서 받았다. 여러분이 질투심이 생기도록 더 좋은 글을 써서 인사하고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안 시인은 고향 경북 예천에서 열린 인문캠프에 참석해 현직에서 일 할 나이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자 귀향하기로 했다. 잡지를 만들고 시 읽는 모임도 꾸릴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환송회 자리에서는 안도현 시인이 외할아버지가 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이의 태명은 대박이라고. 안 시인은 아마도 준치가시처럼 많은 정을 마음에 꽂았을 환송회를 마지막으로 전북 사람들에게 이별을 고했고, 지난 22일 경북 예천에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했다. ● 안도현 시인은 - 연탄처럼 연어처럼, 문인의 길 백석 시인 아껴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너에게 묻는다 전문.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 생각하면 / 삶이란 /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 연탄 한 장 중. 안도현 시인은 연탄재와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백석 시를 베끼기 위해 시를 써왔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백석 시인(1912 ~ 1996)을 아꼈고 또 그에게 영향을 받았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중. 1994년 펴낸 시집의 제목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백석 시인에게서 온 것이고, 안 시인이 전교조 해직교사 시절에 쓴 시 너에게 묻는다와 연탄 한 장도 이 시집에 실려있다. 1961년 경북 예천 호명면에서 태어난 안 시인은 대구 대건고를 졸업하고, 1980년 원광대 국문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최정주권강주정영길와 함께원광문학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당선됐고,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익산 이리중학교 국어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했지만,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직당했다. 이후 1994년 2월까지 전교조에서 일하면서 교육문예창작회 활동을 했다. 1994년 3월에 장수 산서고 교사로 복직돼 일하다가 1997년 교사직을 내려놨다. 이후 전업작가 생활을 했으며,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등을 지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외에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등 시집, 10여 개국 언어로 번연된 동화 <연어>, 동시집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기러기는 차갑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백석평전> 등을 출간했다. 윤동주문학상, 백석문학상, 이수문학상, 노작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상,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 등을 받았다. 최명희문학관 최기우 관장은 안도현 시인은 군산항모항산서고등학교춘향터널화암사 등 전라북도 14개 시군의 풍경과 감성을 빠짐없이 시에 담으며 전북 문단사에 뚜렷하게 이름을 새겼다며 시인과 함께 살아온 세월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 땅 사람들은 오래도록 가슴이 벅찰 것이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2.23 16:29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2020년 제1기 교육 폐강키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이윤애, 이하 센터)가 24일 개강 예정이었던 2020년 제1기 교육을 폐강하기로 결정했다. 개강을 앞두고 전북도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함에 따른 조치다. 전북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달초 이미 한 차례 교육 개강을 연기한 바 있다. 센터는 지난 14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자 그간 연기해온 1기 교육 개강을 준비하고 수강생들에게 과목별 세부 일정을 안내했다. 이달 24일 개강해 오는 4월 17일까지 8주 과정으로 교육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관계자는 최근 전주지역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덕진구에 집중돼 있어 다수가 모이는 교육은 감염의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센터는 수강생들의 건강상 안전을 위해 1~3월 진행할 예정이었던 제1기 교육을 폐강했다. 1기 교육생들이 납부한 수강료는 순차적으로 전액 환불된다. 한편,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는 직업능력개발지원과 생활문화복지지원 과정 등 수요자 욕구에 따른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발굴, 매년 240여 과목의 교육과정에 5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센터는 지난 21일 오전 교육사업 전문가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중장년층, 장애인 등 교육 소외계층의 교육과정을 발굴하고 지역 유관기관과 협업 추진체계를 구축,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윤애 센터장은 이번 1기 교육은 수강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폐강을 결정했지만, 앞으로도 여성의 능력개발과 사회참여를 위한 수요자 중심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발굴운영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2.23 16:29

전주예총 제9대 지회장에 김득남 씨 당선

김득남 신임 전주예총 회장 ㈔한국예총 전주지회(이하 전주예총) 제9대 지회장에 김득남(78) 씨가 당선됐다. 전주예총은 지난 21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중회의실에서 제28차 정기총회를 열고 제9대 지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이날 투표에서는 투표자격을 가진 49명의 대의원 중 46명이 참석(기권 2명, 불참 1명), 25표를 얻은 김득남 후보가 21표를 받은 김용철 후보를 4표 차이로 앞서 차기 회장으로 결정됐다. 부회장단으로는 수석부회장에 정낙성(전주영화인협회) 씨를 비롯, 정두영(전주연극협회)한재원(전주사진작가협회) 씨가 선출됐다. 향후 김득남 신임 회장이 부회장 1명을 추가로 지명할 계획이다. 감사는 송재명(전주미술협회)정수균(전주음악협회) 씨가 맡는다. 지회 내부에서는 김 신임 회장이 전주예총에 오랜 세월 몸담은 원로예술인인 만큼 전주예총 발전을 위해 예술문화에 대한 그간의 직무경험을 풀어내주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심재기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사퇴하면서 공백상태로 이어진 전주예총의 정상화도 과제다. 당시 수석부회장이었던 김득남 신임 회장은 심 전 회장을 대신해 약 5개월간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김득남 신임 전주예총 회장은 어려운 경쟁을 통해 회장직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면서 앞으로 4년간 전주예총을 이끌어가면서 전주예총 3000명의 회원들이 자긍심을 키울 수 있도록 힘 있는 예총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 신임 회장은 △전주예술제 사업 확대 추진 △전주예총 사무실 이전 △국내 교류 재추진 △전주 문화예술인 창작활동 지원 △전주예총 진흥위원회 및 자문위원회 신설 등 공약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2.23 16:29

[서유진 기자의 예술관람기] 툴루즈 로트렉展

La Goulue(욕심 많은 사람) 나는 이상보다는 진실을 추구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툴루즈 로트렉展이 5월 3일까지 열리고 있다.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툴루즈 로트렉展은 그리스 헤라클레이돈 미술관 소장품 150여점이 전시된다. 포스터, 석판화, 스케치, 잡지에 게재된 그래픽, 일러스트 등 대표적인 작품과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세계 각국에서 출판된 로트렉의 도록과 작품집, 툴루즈 로트렉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영상이 제공된다. 1864년 남부 프랑스 알비의 귀족집안 출신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1864~1901)은 허약한 체질을 갖고 태어났다. 게다가 소년시절 다리를 다쳐 평생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고 성장도 일찍 멈춰 작은 키로 살아야 했다. 어릴 때부터 스케치를 했던 로트렉은 다리를 고치는 힘든 치료과정을 거치며 많은 시간을 미술에 할애하게 된다. 그렇게 그의 드라마틱한 삶은 시작된다. 1872년 파리로 건너간 로트렉은 미술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1880년대 중반부터 비천함과 귀족적인 것이 혼재된 몽마르트에서 보헤미아 생활을 시작한다. 몽마르트의 카페와 카바레 물랭 루즈, 그 지역 연예인들과 미술가들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물랭 루즈에 오는 인물들의 동작을 원근법에 얽매이지 않고 주변과의 유동적이며 활기찬, 독창적인 방법으로 구사하는 천부적인 예술적 재능을 발휘한다. 스케치북과 캔버스 위에서 이미지를 구성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삭제하는 현대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걸작들을 남긴다. 특히 로트렉의 독창적인 예술성은 포스터와 석판화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생의 마지막 10년 동안 300여점의 석판화를 제작하는 열정을 보인다. 연작 석판화 그 여자들(Elles)은 오랜 시간 매춘부와 고객의 행동을 관찰한 후 창조한 걸작들이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고독을 그 여자들에게서도 발견했던 것이다. 작품 중 로트렉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꿈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린 54번 선실의 여행객도 빠트릴 수 없다. 수많은 걸작을 남긴 그는 알코올중독과 말년의 신경쇠약으로 36세 젊은 나이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전시회를 나올 때 정신적으로 자유롭지만 신체적으로 제한된 로트렉의 고독한 삶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보고 싶었던 로트렉의 걸작들을 볼 수 있어서 기쁘지만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것은 웬일일까.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0.02.20 19:40

군산예술의전당 전시·공연 정상운영 돌입

이달 초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 전면 중단한 군산예술의전당이 정상 운영 소식을 알려왔다. 군산예술의전당은 2~3월 중 재개하는 전시공연으로 △기획전시 태양의 화가 반 고흐 △군산시립합창단 제103회 정기연주회 재즈와 즐거운 합창 △군산시립교향악단 제137회 정기연주회 명작스페셜9 등 3건을 공지했다. 기획전시 태양의 화가 반 고흐는 당초 1월 21일에서 2월 20일까지 한달 간 진행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역을 덮치면서 일시 중단한 후 지난 1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이 전시는 오는 3월 1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이달초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기연주회 일정을 연기했던 군산시립합창단과 군산시립교향악단도 오는 3월 공연을 재개한다. 당초 2월 6일 열릴 예정이었던 군산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는 3월 5일로, 2월 27일 열릴 예정이었던 군산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는 3월 19일로 날짜를 옮겼다. 이밖에도 군산예술의전당은 올 한해 관객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선정한 총 21건의 공연과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발레 돈키호테, 연극 꽃의 비밀, 넌버벌 퍼포먼스 옹알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예정돼있다. 세계를 주름 잡은 대한민국 코미디 국가대표 옹알스의 독보적인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은 일정을 옮겨 오는 4월 4일에 열린다. 서울 대학로 흥행 열풍에 합류한 배종옥김규리 출연의 연극 꽃의 비밀도 오는 봄 군산을 찾는다. 6월에는 화려한 군무를 자랑하는 유니버셜발레단의 대표작 발레 돈키호테가 군산예술의전당 무대를 채울 계획이다. 군산예술의전당 관계자는 2020년에는 지역민들이 어려운 경제난을 이겨내길 바라는 응원을 담아 실컷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면서 지역 예술인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더욱 계발해 시민과 더 가까이 호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2.20 17:05

전주예총 사무실 이전 한 목소리 “열린 전주예총”·“지역관광 동력”

김용철 후보(왼쪽)와 김득남 후보. 한국예총 전주지회(이하 전주예총)는 21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중회의실에서 제28차 정기총회를 갖고 제9대 지회장 선거를 실시한다. 지난 12일 입후보를 마감한 결과 기호 1번에 김용철 전북전주연예예술인협회장이, 기호 2번에 김득남 전주예총 회장 직무대행이 각각 후보 등록을 마쳤다. 두 후보는 각각 본인이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전주예총 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놓았다. 김용철 후보는 공약으로 전주예총 사무실 이전과 전주예총발전연구원 설립을 강조했다. 또한 안팎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10개 협회를 중심으로 열린 전주예총을 운영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전주예총 예술소식지 온라인화, 전주예총문화원 창립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용철 후보는 전북예총과 함께 전주를 중심으로 하는 각종 기획과 홍보에 집중하겠다면서 전주예총 이사회 등을 통해 늘 새로운 정책과 비전을 논의하면서 민관이 함께 하는 열린 전주예총을 만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기호 2번 김득남 후보는 전주시가 관광문화예술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주예총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전주예총 사무실 이전, 중앙공모전 참여 지원 TF팀 구성, 전주예총 문화예술아카데미 개설, 국내 교류 재추진, 전주예총 진흥위원회자문위원회 신설도 주요 공약으로 꼽았다. 김득남 후보는 전주예총이 직접 컨텐츠를 개발하고 다양한 사업으로 발전시켜 회원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면서 도시재생사업에 문화예술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자체 등과 협의해 다양한 지원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거에는 10개 등록협회에서 서울의 본부협회로부터 정회원 확인을 받아 5명씩의 대의원을 정했으며, 총 50명이 전체 회원들을 대표해 투표에 참여한다. 제9대 전주예총 회장의 임기는 4년으로 오는 2023년 2월까지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2.20 17:05

[전시공간 이끄는 사람들] 전주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관장 “지역 간 문화적 소통의 장 역할”

전주와 서울, 광주 또 다른 지역 간 문화적 소통이 핵심가치입니다. 2006년 어느 봄날, 진안 마령면 산간마을 낡은 정미소를 고쳐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 빗장을 올렸던 주인공, 김지연 관장. 김 관장은 근대유산과 공동체의 소중한 가치를 접목하기 위해 계남정미소에 매달렸지만, 혼자 운영하기에는 해가 갈수록 어려움이 많아 2012년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를 했다. 그리고 그가 우연히, 또 운명처럼 전주 서학동 골목에서 다시 시작한 허튼짓이 바로 서학동사진관이다. 서학동사진관은 상업갤러리가 아니라 초대전을 주로하는 문화커뮤니티 공간. 김 관장은 1972년에 지어진 한옥을 고쳐 6개월가량 공사를 했고, 2013년 5월 개관전 우리 동네를 시작으로 전시공간에 온기를 채워왔다. 그간 1년에 많게는 여섯 차례 기획전을 마련하는가 하면 매달 한 차례 개인전도 열었다.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지와 열정, 기획자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그들 모두의 호흡은 환희가 됐다. 지난 19일, 일곱 번째 봄을 준비하고 있는 서학동사진관을 찾아 김 관장을 만났다. 전국적으로 지명도 있는 작가들이 이곳에서 전시하고 싶어해요. 곳곳에서 소문을 듣고 관람하러 오는 분들이 적지 않죠. 그래서 용기를 냅니다. 김 관장은 전북지역에서는 전시공간 자체에 대한 지원금이 없어 인건비 등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점이 큰 부담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을 신청하지만 집행과 정산 과정이 너무 어려워 인력 한 명이 있어야하니 악순환이라고 했다. 그는 팍팍한 여건에 하루에도 여러 차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버티고 있는 것은, 좋은 작가들의 참여와 뜻 깊은 지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지역 갤러리들이 공간 운영을 위해서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를 여는 실정에서, 김 관장은 또 다른 출구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공간 운영 방향을 묻자 좋은 작가들을 유치하기 위해 거의 초대전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별히 이루고자 하는 점 보다는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살포시 웃었다. 이제 70세를 슬쩍 넘겼고 그간 삶의 여정은 지독하게 고단했을 터이지만, 그의 소녀 같은 미소는 마주앉는 사람의 마음 문을 열게 했다. 사진작가이자 수필가인 김 관장은 광주가 고향이지만 이젠 전주 사람이 다 됐다. 전주로 시집와 아이들을 키웠고, 지천명, 50세에 사진을 시작했다. 그는 농촌의 오래된 공간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나름 성실한 다큐멘터리를 고수해왔다. 2002년 정미소, 2004년 나는 이발소에 간다, 2008년 우리 동네 이장님은 출근중, 2010년 근대화상회, 2014년 삼천 원의 식사, 2015년 빈방에 서다 등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사진집도 <정미소> 등 9권을 펴냈다.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에서 십여 차례, 서학동사진관에서 세 차례 전시회를 기획해 열었다. 한편 서학동사진관은 오는 3월 7일부터 29일까지 서학동사진관 어제와 오늘전을 연다. 품위와 우아함을 지키며 변화해 온 서학동사진관의 모습을 만날 수 있겠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20.02.20 16:53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펀드 2020 프로젝트 선정작 확정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제12회 전주프로젝트마켓 전주시네마펀드 2020 프로젝트 선정작을 확정했다. 최종 선정작은 김정근 감독의 공고, 김윤지 감독의 남겨진, 강유가람 감독의 럭키,아파트, 강경태 감독의 보호자, 허성 감독의 송어깎기, 박혁지 감독의 시간을 꿈꾸는 소녀, 남아름 감독의 애국소녀 등 총 7편이다. 다큐멘터리는 4편, 극영화는 3편이다. 전주시네마펀드는 다양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프로젝트 개발 기금. 이번 2020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작품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총 89편의 프로젝트가 참여했다. 이를 김옥영(스토리온 대표), 송효정(쏠레어파트너스 수석심사역), 윤재호(감독), 이창재(감독), 제정주(프로듀서)로 구성된 선정위원단이 면밀한 심사를 진행, 총 7편의 프로젝트를 엄선했다. 먼저 다큐멘터리 장르에서는 김정근 감독의 공고와 허성 감독의 송어깎기, 박혁지 감독의 시간을 꿈꾸는 소녀, 남아름 감독의 애국소녀가 선정됐다. 공고는 10대 공장 노동자의 말간 얼굴과 좌충우돌을 좇으며 대중매체에서 지워진 공업고등학교 아이들의 생생한 성장담을 다루는 프로젝트다. 허성 감독의 송어깎기는 나무를 깎아 자신이 직접 타고 다닐 서핑보드를 만드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박혁지 감독의 시간을 꿈꾸는 소녀는 광고기획자를 꿈꿨던 소녀가 피할 수 없는 숙명 속에서 무녀의 삶에 안주하는 과정을 담았고, 남아름 감독의 애국소녀는 공무원과 인권운동가 부모님을 두고 있는 나의 가족사를 통해 386세대인 부모 세대와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자녀 세대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영화 3편은 김윤지 감독의 남겨진과 강유가람 감독의 럭키,아파트, 그리고 강경태 감독의 보호자다. 남겨진은 불행한 사건 후 남겨진 가족들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화해하는 용기를 그려내고자 했다. 럭키,아파트는 한국 사회에서 거주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 아파트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았다. 강경태 감독의 보호자는 어른들의 어두운 욕망과 위태로운 금기 사이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폭력의 상처로부터 자신을 구원하고 성장해 보호자가 되는 과정을 스릴러 화법으로 담아낸다. 심사위원단은 선정된 7편의 작품들은 신인과 기성 감독의 조합으로 소재의 다양성 및 연출자가 제시하는 주제 의식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며 이 중 몇 작품은 기획개발을 통해 더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정된 7편의 프로젝트는 향후 1차 기획개발비를 받아 프로젝트 개발 과정을 거쳐 제12회 전주프로젝트마켓 전주시네마펀드 2020 프로모션 행사에서 공개된다. 프로모션 행사 중 최종 심사를 진행해 2차 기획개발비가 지급되며, 프로젝트 1편은 전주국제영화제 투자제작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1로 선정, 1억 원 이내의 투자금을 받게 된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일 7편의 전주시네마펀드 2020 프로젝트 선정작은 오는 5월 3일부터 5일까지 펼쳐지는 전주프로젝트마켓에서 소개된다.

  • 영화·연극
  • 이용수
  • 2020.02.20 16:10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18) 한별 김완동, 전북 최초의 아동문학가

2019년 8월, 전라북도 문학관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서울에서 사는 이들은 이곳에 전시된 아동문학가 김완동의 둘째 아들 부부였다. 아버지 김완동 작가에 대한 자료가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내다가 소식을 알게 되어 전시관을 찾아온 것이다. 이후 그들이 다시 문학관을 방문하였을 때 『반딧불』책 한 권을 가져왔다. 오랜 세월의 흔적만큼 낡은 책표지는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고, 제목 위에는 한별 金完東 僎集이라고 씌여 있었다. 그분은 한 권밖에 없는 아버지 유품인 이 책을 문학관에 기증하였고, 그의 생애와 작품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한별 김완동(1903-1965)은 전주서 출생하였다. 전주고등보통학교와 대구고등보통학교 사범과를 졸업한 이후 군산공립보통학교와 군산메리뽈딩여학교를 거쳐 전주신흥보통학교, 서천서림보통학교에서 교사로 지냈으며, 장항성봉심상학교 훈도와 순창교육구청 학무과장를 역임했다. 그리고 이서와 금암을 거쳐 왕궁과 옥정국교 교장으로 퇴임했다. 또한 전북노동청년연합회회지 「전북청년」과 「전북일보」 편집 고문, 그리고 「전북어린이신문」주간을 역임했다. 그의 문학활동을 살펴보면, 193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 「구원의 나팔소리」가 입선되었고, 193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부 「약자의 승리」가 당선되었다. 논평에서는 新童話運動을 爲한 童話의 敎育的 考察-作家와 平家藷位에게와 語學會 敎育을 마치고 가 발표되었다. 이후 「동아일보」에 소년소설인「아버지를 따라서」가 3회에 걸쳐 연재되었으며, 사망 2년 후 1965년 5월 보광출판사에서 『한별 김완동선집』이 간행되었다. 이 유고집에는 전라북도지사와 전라북도교육위원회교육감이 동시에 펴내는 글로 여러 선생님 그리고 학부형들에게 이 자그마한 책자를 권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또한 유작품 출판회 출판 발기인를 보면 문교부장관, 북중동창회장, 동기동창대표, 전북대법과대학장 국방분과위원회, 고려제지사장 등이 참석하여 童謠 童話가 어린이 人格形成에 至大한 影響을 미친다는 것에 엮은 뜻을 밝히고 있다. 무릇 한별의 유고 선집 『반딧불』에는 동시 29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은 주로 1930년 초에 발표되었는데, 그 가운데서「보름달」, 「반딧불」, 「아침새」 등의 11편은 김완동 작사, 김순용 작곡의 동요가 악보와 함께 실려 있다. 「동아일보」 발표작이 8편, 「전북어린이신문」발표작이 3편, 유작이 11편이다. 편수가 맞지 않은 것은 동시가 동요로 만들어진 편이 있기 때문이다. 짱아 짱아 고추짱아/ 괴밥 주께 일오너라/ 하늘높이 나르다가/ 재비에게 채이로다/ 또로신 또로신 또로신// 짱아짱아 고추짱아/ 내동생이 기다린다/ 숲사이로 날러가다/ 거미줄에 걸리리다/ 또로신 또로신 또로신.(「잠자리」, 전문) 위 동시는 44조 운율의 리듬과 시어의 반복성으로 경쾌함을 지니고 있다. 시적화자는 잠자리가 재비와 거미줄에 채이고 걸리는 상황을 또르르 또르르 또르르를 통해 은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의 동요는 노래(謠)로서 일제강점기 동시에서 출발했다. 이 시기의 동시는 75조 3음보의 외적 리듬을 견지한다. 김종헌에 따르면 이 시기 창작동요가 시어의 반복으로 음악성을 살리고 어린이들의 언어감각을 반영한 점, 그리고 조선어로 창작된 점 등은 민족의식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고 논평했다. 빤-짝/ 반딧불 아가씨들 어데갑니까?/ 밤이면 불켜들고 어데갑니까?// 빤-짝/ 빤-짝/ 반딧불 아가씨들 마중갑니다/ 공부방 도련님을 마중갑니다. (「반딧불」, 전문) 위 동시(동요)는 그의 표제작이다. 75조 율격으로 대구와 반복의 형식적 특징을 보이며, 또 빤-짝의 시간성과 어데갑니까?의 공간성의 관계에서 흥미로운 긴장감을 인지하고 있다. 그리하여 밤이면 불켜들고 공부방 도련님을 마중갑니다에서 보듯 의인화된 서정적인 이미지를 통해 따뜻한 정서를 표출한다. 훅꾼 고은향기, 마음가득 풍기여라/ 배달의 꽃봉오리, 귀엽게도 맺었구나/ 이강산 희망의 꽃이나니, 아름답게피어나라에서 살펴보듯이 그는 독특한 문학 형식인 시조를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확장하였다. 또한 실실히 휘느러진 수양버들 그늘아래 임께서 주신정을 그리며 애절한 감정을 묘사한다. 貴한님 고운節槪 松竹에나 비하리까 風霜에 않꺾이는 黃菊에나 비하리까 雪中梅 외로히피니 임이신가 하노라에서 「壽安의 노래」는 유일하게 제목이 있는 시조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동화의 요건에 대하여 동심동어가 충만할 것, 현실을 굳게 파악할 것, 내용의 목적이 정확할 것, 내용은 풍부하고 간명할 것 등으로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동화의 교육적 고찰에서 살펴보면 동화는 아동의 사상문학이 될 것이며 아동이 요구하고 있는 진정한 예술이라고 불합리한 예술을 떠나서 이상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참된 아동의 세상이라고 거론하였다. 이에 양재홍은 김완동, 독립운동과 애민문학에서 밝히듯이 김완동의 동화를 읽기 전에 알아야 할 점은 일제가 그를 훈도직에서 파면한 사건이라고 제시한다. 그 상황인즉, 김완동은 기독교를 믿으나 음흉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는 일찍이 신간회 및 조선 청년동맹을 조직하고 그 장으로서 활약하였다. 배일 사상이 농후한 그는 교원 자격에 부적당하여 파면한다.는 것이다. 이후 그의 자전적 체험을 통해 발표된 것이「아버지를 따라서」이다. 그 많은 사람 가운데 창룡이를 가장 귀해 하시든 담임 선생님의 얼굴이 보이자 창룡이는 급히 뛰어가서 단정히 절을 하고 나와주신 뜻을 감사하였다. 흔드는 손목들이 공간을 휘졌을 때, 황혼빛이 손에 어리었다. 마치 고기 비눌같이 반작거리는 손톱 그리고 또 손톱들! 그많은 손톱들이 창룡이의 가슴을 갈퀴고 있는듯 하였다. <그리운 고국의 산천이여! 그리고 사랑하든 친구들! 나의 스승님 안녕히 계십시오 또다시 만나볼 그 날까지!>. 이 작품은 日帝時 惡毒한 抑壓에 학교를 고만 둔 先生任을 아버지로 뫼시고 있는 昌龍君이 當時 살 수 없어 故國을 떠나게 되는 슬픈 光景을 짤막하게 그려낸 소년소설이다.라는 編者註가 있다. 주지하듯이 그는 1930년~1931년에 가장 많이 작품을 발표했으며, 특히 「동아일보」에「구원의 나팔소리가」발표 되었을 때, 長善明은 三大新聞을 중심으로 하는 新春童話槪評에서 이 작품은 자기개인적영락에만 도취되어 일반의 수난을 불원하는 비인간배를 경계한 작품이다. (생략) 그리고 표현양식과 사건전개와 모든 것이 퍽 능란하다. 여러 작가 중 대표할 만하다. 많이 써주기 바란다. 라는 평을 게재하고 있다. 오! 아버지! 왜 이렇게도 무참히 세상을 떠나셨습니까? 지금 아버지의 마음은 오히려 편하실 겁니다. 오! 아버지! 소자는, 이 세상 헛된 영화와 죄악의 향락을 피하여, 저 순량한 농민이 되어, 한 세상을 보내 겠아오니, 아버지이시여!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그후 왕자는 농촌에 들어가서, 아침 저녁으론, 그 구원의 나팔을 부르며, 나라의 행복을 축복하였고, 낮에는 땅을 파고, 밤에는 글을 읽었는데 온 백성들은, 구원의 나팔소리를 들을 때마다, 악한 마음을 버리고, 사랑을 이웃끼리 베풀어 가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며 편히 살아 갔습니다. 위 작품은 옛날 어느 나라 왕이 백성을 돌보지 않고 오직 자기 한몸의 평안한 것을 생각하며 백성들에게 까닭없이 세금을 받아들이는 백성의 공궁함을 알게 된 아들이 옥통수와 함께 백성의 구원과 애민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범박하게 살펴본 김완동은 1930년대 전북 아동문학의 선구자다. 그의 『반딧불』문학세계는 친자연적인 소재를 통해 동심 언어가 풍부했다. 그러면서도 일제강점기적 현실에서 불의를 피력하였다. 교육자로서 평생을 지낸 그는 아동문학을 통해 휴머니즘 가치를 희구했다. 이몸이 살어살어 무엇이 될고하니 삼천리 금수강산 無窮花園 고히가꿔 香氣가 滿天地 할 제 내가 즐거하리라라고 말해주듯이 반딧불 향기처럼 살았던 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연구는 더 치밀하고 면밀하게 고찰되어야 한다고 본다. /김명자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2.20 16:01

부르고 불러도 보고 또 봐도, 어머니는 가슴

가장 따뜻한 말, 그리운 말, 가슴 애잔하고 애틋한 말, 미안하고 죄스러운 말, 겨울이면 찬물에 퉁퉁 불은 손 같은 말, 허기진 삶에 따뜻한 밥 같은 말, 따뜻한 아랫목보다 차가운 윗목이 자연스러운 말. / 엄마, 그리고 어머니. / 부르고 불러도, 보고 또 봐도 어머니는 가슴이다. 그리고 어머니는 꽃이다.- 안도현 雜文 중. 어머니가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의 글에서 꽃으로 피어났다. 전북작가회의가 펴낸 네 번째 테마수필집 <어머니가 핀다>를 통해서다. 글 쓴 작가는 기명숙, 김도수, 김성철, 김영주, 김저운, 김헌수, 문화영, 박서진, 박월선, 배귀선, 복효근, 안성덕, 오용기, 오창렬, 유수경, 이강길, 이세영, 이소암, 이은송, 이종민, 이진숙, 임희종, 장마리, 장창영, 조석구, 진창윤, 최자웅, 한지선, 황숙등 회원 29명. 기명숙 시인의 수필 슬픔은 검은 흙으로 피었다는 눈물 왈칵 쏟아지도록 아프다. 전남 나주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나셨다는 엄마는 고달픈 시집살이를 했고, 기 시인은 엄마와 외모도 성격도 판박이였지만 불화했다고 고백한다. 모진 병에 걸려 생사 갈림길에서 딸의 상처를 걱정하는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극적으로 화해했고, 그 다음 날 새벽 엄마는 시인의 손을 꼭 잡은 채 돌아가셨다고 했다. 너무나 사랑해서 미워했던 엄마, 살아계실 때도 돌아가신 후로도 너무 보고 싶은 엄마, 슬픔은 검은 흙으로 피었다고 했다. 김저운 작가는 어머니 장례식을 치른 후 정리한 유품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 딸네 집 전화번호가 삐뚤빼뚤 힘 주어 쓰인 작은 수첩, 머리 기름때 묻어 있는 은비녀와 옥비녀. 가시내야, 그만 좀 울어. 밤마다 어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울음이 많았던 작가에게 작은 언니는 성질을 내기도 했지만, 어머니는 어깨 토닥이며 기다렸단다. 문학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다 어머니의 유산이라고. 전북대 영문학과 교수로 있는 이종민 작가는 어머니와 관련된 세 통의 음악편지를 띄웠다. 고향살이의 두 마음을 전하는 이현의 농 - 어머니, 철대문과 멍석 아홉 장 이야기를 추억하는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어머니의 첫사랑과 공방살을 그린 스트라이젠드의 추억 등. 글 중간중간에 QR코드를 삽입, 독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돕는 점도 새롭다. 이외에도 작가들은 각각 엄마 또는 어머니에 대한 시리거나 따뜻한 추억을, 처연하게 또는 재치있게 소환하고 있다. 테마수필집 <어머니가 핀다>와 함께 펴낸 2019 통권 26호 <작가의눈>에는 전북작가회의 소속 회원들의 지난 한 해 글농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집으로 전북 문화유산, 작가의 눈으로 바라보다를 엮었고, 새로 발굴된 고 이정환 소설가의 유고 시도 가족의 도움으로 특별하게 실었다. 이외에 제12회 불꽃문학상 수상자 장은영 작가와 수상작, 제10회 작가의눈 작품상 수상자 문병학 시인과 수상작 등을 소개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2.19 21:55

전주 예술책방 ‘물결서사’, 김용택·김민정 시인 릴레이낭독회

김용택 시인(왼쪽)과 김민정 시인 전주 서노송동 선미촌에 위치한 예술책방 물결서사가 김용택 시인과 김민정 시인을 초청해 작품을 낭송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릴레이 낭독회를 연다. 김용택 시인은 지난해 펴낸 시 에세이집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난다)를 들고 22일 오후 4시 독자들을 만난다. 임실 진메마을 풍경을 벗 삼아 시와 산문의 경계를 왕래하는 일상에 대해 들려줄 예정. 김민정 시인은 29일 오후 4시, 신작 시집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문학과지성사)에서 작품을 골라 낭송하고 작품 배경 등 뒷이야기를 나눈다. 김민정 시인은 사흘 만에 이 시집에 수록된 44편의 시를 썼다고. 그는 지난해 허수경 시인과 황현산 문학평론가를 떠나보내고 힘들게 지내다 허수경 시인이 그에게 전했던 계속 시를 써야 한다는 말을 떠올리며 시 쓰기에 매달렸다. 그는 시인이면서 문학편집자로 오래 활동하고 있다. 앞서 김용택 시인의 책을 펴낸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다.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는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마치 달리기선수처럼 이어달리고 있는 두 작가가 우리 지역 독자들과 함께 마주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책방에서는 조동범신용목 시인(3월 14일21일), 황현진최진영 소설가(4월 4일5일)을 초청하는 등 올 12월까지 낭독회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자세한 사항은 물결서사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mull296)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010-5143-9398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2.19 18:22

전북지역 물들인 미술 이야기 ‘한눈에’

지역문화정책연구소 ㈔문화연구창이 문화예술비평지 <담론창> 11호를 펴냈다. 지난해 2월에 펴낸 9호 사용자 공유공간 PlanC - 1년의 기록과 10호 2018 미술로창 이후 전해온 반가운 소식이다. 문화연구창이 진행하는 미술 관람 프로그램 미술로창은 지난 2014년 2월 처음 시작해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문화예술을 통한 즐거운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300회를 훌쩍 넘겼다. 이번 호에는 2019 미술로창의 활동기를 담았다. 지난해 1월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열린 이재승 14회 개인전 & 정년퇴임 회고전을 시작으로 1년간 50여회에 걸쳐 지역의 문화예술계 현장을 둘러봤다. 미술작품의 면면을 살피는 것은 물론, 전시 작가 및 기획자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미술로창 잡담클럽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뭉친 만큼, 이들의 만남에는 창작의 숭고함에 대한 이해가 저변에 깔려 있다. 미술로창 멤버인 고형숙 씨가 풍부한 글과 사진으로 현장 분위기를 기록했다. 전주시내의 다채로운 전시공간에 대한 소개도 덧붙여 이곳 저곳 둘러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문화연구창은 지난 2006년 창의적인 문화예술 및 지역문화 관련 의제 개발과 정책 연구를 목적으로 창립됐다. 문화연구창이 진행하는 미술 관람 프로그램 미술로창에 대한 보다 다양한 소식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artchang21)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2.19 18:22

[신간] “나라의 혼…전북정신 찾고 돌아볼 계기 되길”

지난해 전북의 항일독립운동을 주제로 각 지역의 자료를 모아 정리했던 전북문화원연합회(회장 나종우)가 그 결과물을 담은 책 <전북의 항일독립운동>을 발간했다. 이번 책은 2019년 향토문화연구사업으로 추진한 편찬작업이다. 전북문화원연합회와 도내 14개 시군 문화원은 각 지역 향토 문화자원을 발굴보존해왔다. 1910년 전후 항일운동과 3.1운동을 비롯해 관련 인물과 유적지 등 자랑스러운 역사를 책으로 엮어냈다. 독립을 위해 애쓴 선열들의 애국심을 계승하고 전북지역의 3.1운동과 역사유적지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 담겼다. 지역별 항일의병의 배경과 지역 곳곳에서 일어난 만세운동과 관련한 역사 기록도 세세히 실었다. 1907년 이후 한말 의병 활동을 살펴보면 전국 중 전북지역에서 가장 격렬한 의병활동이 전개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3.1만세운동 때에는 전북지역의 모든 종교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 자료집 발간작업을 진행한 맥락도 이와 같다. 종교와 신분을 떠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항일독립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분연히 일어났던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오늘날을 사는 현대인들이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이 책의 발간을 주도한 나종우 회장은 매년 전북정신을 찾고 돌아볼 수 있는 테마를 선정해 전북의 모든 시군이 함께 작업을 해왔다면서 특히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의미가 크다. 이 책이 전북정신을 찾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도 축사를 통해 이곳에 담긴 선열들의 발걸음이 자유, 평화, 독립이라는 독립선언서의 가치를 이 땅에 실현시켰다면서 함께하면 더 강하다라는 우리 역사로부터 얻은 교훈을 발판 삼아 우리 도민과 함께 더 나은 도정을 펼쳐나가겠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2.19 16:43

이명희 시인, 첫 시집 ‘사과 속의 바다’

외롭다 /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서 // 구멍난 항아리처럼 사랑은 외롭다 (중략) 둘이 있어도 하나가 되지 못해 외롭다 /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서 외롭다- 둘이라서 외롭다 중. 이명희 무주문인협회장이 첫 시집 <사과 속의 바다>(이랑과이삭)을 출간했다. 지난 2007년 <국제문예> 신인작품 공모를 통해 등단한 이후 오랜 시간 틈틈이 창작한 시들,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에서 배우며 쓴 시들을 엮었다. 이 회장은 시인의 말을 통해 참으로 늦둥이 책을 낸다. 고희를 넘겨 중반에 처녀시집을 내려고 하니 두렵고 겁부터 났다며 이끌어 주시고 격려해주시며 시평까지 해주신 이운룡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시집은 1부 둘이라서 외롭다, 2부 사람꽃, 3부 길민들레, 4부 어느 오후의 봄날은, 5부 언어가 빛깔로 내게 왔다, 6부 해가 서쪽에서 뜨고, 7부 영시 등 173쪽으로 구성됐다. 이운룡 시인은 시평설에서 이명희 시인의 관심사가 자연으로부터 현실세계로 기울어져 있다며 역사의식과 시대상황에 대한 비판 고발의 시가 직간접으로 혹은 풍자 형태로 표상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 회장은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열린시, 전북 PEN문학회, 전북시인협회 회원, 눌인문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문예전북지회장과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2.19 16:4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 박예분 시인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나는 나무오리예요. 동시 솟대는 한 줄 담백함으로 시작한다. 하늘을 날거나, 헤엄칠 수 없지만 날개를 활짝 편 오리를 보면 힘찬 비행을 연상케 한다. 모양, 높이가 제 각기인 나무오리의 하늘 향한 기원전부가 어쩌면 첫 연에 담겨 있을지 모른다. 박예분 시인의 동시는 희망적이고, 따뜻한 격려의 말이 가득하다. 괜찮아 잘했어 참 잘했어 응원하며 다시 시작할 힘을 준다. 이어서 못생긴 사과를 대신해 시인이 들려주는 얘기는 뭉클하기까지 하다. 얼마 전 과수원을 하는 이웃이 주면서도 미안하게 준 흠집 난 배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해님, 바람, 비와 씨름한 상처가 보였다. 작은 감동에도 빨강머리 앤이 다이애나와 손을 맞잡듯, 시인을 만나면 꼭 하고 싶어진다. 아롱이다롱이 서로 다른 덩이 중에 빵 덩이가 되겠다는 화자의 한 마디에 빵 터졌다가 마침표는 흐뭇한 미소로 찍었다. 가톨릭 기도문 중 아침기도 끝은 오늘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 주소서. 한다. 저녁기도 처음은 오늘 생각과 말과 행위로 지은 죄를 살피고 버릇이 된 죄를 깨닫게 하소서.한다. 문득 그의 동시에서 기도문 같은 깊이를 느꼈다. 동시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면 제목자체는 의미심장하기 짝이 없다. 화자의 고백은 순수하고 맑다. 사과하고, 갚기도 하더니 미련처럼 할 일이 많다는 동심에 풋 웃음이 난다. 그 또래의 심각함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볼이라고 비비고 싶게 사랑스럽다. 예전에 어쩌나 보려고 조카를 골려줬던 생각이 문득 났다. 고모 사탕 하나만 줘. 양손에 쥔 사탕을 하나만 달라고 하니 선뜻 주지는 못하고 무슨 잘못이나 한 냥 빨개진 얼굴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못 이겨 뺏기다시피 하나를 주고는 조용히 엄마 품에 안겨 소리 없이 울었다. 다시 손에 쥐어주니 금방 눈물을 멈추는 순수함에 눈이 멀 뻔 한 기억이 난다.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는 타임머신처럼 그때를 회상하게 만들었다. 일곱 색깔 무지개 같은 색을 지닌 아이들 속에 푹 빠졌다. 결핍에 좌절하지 않고 꿈꾸게 한다. 나는 있지만 없는 이에게 호의 베풀 줄 아는 아이들이 그의 동시에는 가득 하다. 이 동시를 읽는 이들이 흐뭇하고 사랑스러워지는 건 당연하다. 시인의 이름을 소재로 한 친구야 네 이름은 동시가 있다. 2연 4행에 예분은 꽃가루란다의 어미는 이름을 지어준 증조할머니가 손녀를 다독이는 손길을 느끼게 만든다. 한때 수줍었던 내 이름에 대한 부끄러움이 치유되는 반전이 있다. 걸림돌과 디딤돌은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함으로써 진한 형제애를 보여주는 놀라운 연결에 탄성이 나온다. 이준관 시인은 해설에 어린이들이 이런 시를 읽고 시와 친구가 되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자랐으면하는 바람에 절로 마음을 같이 한다. 발상이나 표현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 다정함을 주는 동시임에 틀림이 없다. 가끔 어수선한 집안을 정리하다 내 아이들이 유치원, 초등학교 때 쓴 글이나 그림을 볼 때가 있다. 물끄러미 보다 쓰다듬고 다시 고이 보관한다. 그때 품었을 잃어버린 희망을 다시 건져 품는다. 이 동시집을 읽는 모든 이들은 물론 첫 동시집이 된 박예분 시인까지도 희망을 건져 올리는 동시집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 김영주 작가는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했으며,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에 마키코 언니를 출품해 등단했다.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전북작가회의 회원, 동시창작 모임 동시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2.19 16:08

민간이 꽃피운 전주한지문화축제, ‘전주다움’ 선택 갈림길

민간 주도로 꽃을 피운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축제다움과 전주다움을 지킬 수 있을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1997년 출발해 그간 크고 작은 풍파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맥을 이어 올해 24회째를 맞았지만,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이하 조직위)가 명칭 및 개최 시기 변경을 추진하면서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지난달 20일 열린 조직위 1차 회의에서는 올해 전주한지문화축제의 방향성을 산업화에 두고 한지산업대전으로 바꿔 5월에서 9월로 개최 시기를 연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를 놓고 일부 조직위원들은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보고식 통보, 공론화 없이 몇몇 소수가 미리 의사 결정 등 절차적 정당성의 부재를 지적하며 반발했다. 이에 조직위는 전주한지문화축제 - 한지산업대전으로 명칭을 병기하는 한편, 오는 21일 2차 회의를 열고 개최 시기 등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회의 결과에 따라 전주한지문화축제의 핵심 콘텐츠로 어깨를 함께 해온 전국한지공예대전이나 전주한지패션대전과 분리분산 개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놓고 조직위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탄식이 깊다. 문화계의 한 인사는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처음 출발했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축제를 잘 만들면 산업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며 문화정책은 민간 축제의 자생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무엇보다 전주다움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명칭 변경 추진은 전주시의회에서 전주한지문화축제의 체질 개선을 주문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 소속 A의원은 같은 내용의 반복적인 축제는 소모적인 부분이어서 축제가 산업화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며 한지산업축제 등으로 바꿀 것을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B의원은 축제의 체질 개선을 주문한 것이다. 20년이 넘었는데 전북도 우수축제에도 못 들어간다. 전통에 걸맞게 세계화하고 산업화하고 전문화해야 한다며 개최 시기 변경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줘보자 하는 것이 핵심이고, 그렇다고 해서 한지문화축제 정체성을 흐리거나 없애자는 얘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조직위 회의에 참석했던 김혜미자 선생은 산업화로 가는 것은 좋다. (명칭과 관련) 제1회 한지산업 박람회냐 아니면 제24회 한지문화축제 안에서 한지문화박람회를 하는 거냐 물었더니, 아무도 대답을 못하더라. 그런 고민을 안 했던 거 같다며 민간에서 어렵게 시작한 축제인데, 관에서 마음대로 명칭을 바꾸는 일은 안되는 거다고 밝혔다. 이어 왜 한지축제가 20여 년 동안 하면서 국가예산 하나도 못 받고 이렇게 퇴보했나 그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한다. 조직위원장이나 실무진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다른 문화계 인사는 명칭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정체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축제는 축제를 통해 산업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태 위원장은 시의회에서 산업화 쪽을 많이 좀 보충했으면 좋겠다는 요구사항이 있었다며 한지와 관련된 민간단체들이 축제를 가져가야, 그것이 진정한 민간 주도다. 집행위원장만 외부에서 임명하는 게 민간주도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올 축제는 공예패션산업이 조화를 이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전주한지문화축제 명칭 및 개최 시기 변경과 관련, 지난해 12월 전문가 회의를 한 차례 진행했으며, 지난 1월 20일 조직위 회의를 개최했다. 오는 21일 2차 조직위 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5월 개최를 고려해 준비를 바짝 서둘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선태 위원장은 지난해 축제도 카운트다운은 2월 말에 했다. 중국일본 등이 참여하는 국제 심포지엄이나 전국 한지업체도 참가시킬 수 있도록 준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2차 조직위 회의에서 개최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수가 5월에 하자고 하면 5월에 하는 것이고, 분리개최를 해서 분위기를 새롭게 해보자 하면 그쪽으로 가는 거다. 아직 결정은 안됐다고 했다. 그러나 B의원은 공예패션산업화 분야별 간담회를 적어도 1월 안에 끝냈어야 하고, 2월에는 로드맵을 만들어서 조율에 들어갔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3월이 눈앞으로 다가왔는데 이제까지 늑장을 부렸다는 얘기다. 현재 전국한지공예대전이나 전주한지패션대전은 촉박하지만 5월 개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철저한 준비를 이유로 한지산업대전을 9월로 미룬다면, 결국 축제는 사분오열 분리분산개최될 수밖에 없다. 공예패션산업이라는 축제의 3대 축이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 분리된다면, 축제 정체성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최 시기와 관련 김혜미자 선생은 봄에 하고 가을에 하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해 원주한지문화제와 대한민국한지대전이 분리 개최돼 실패했다. 우리가 그 전철을 또 밟아야 하나고 토로했다. 전당 직원 중심의 전주한지문화축제 집행위원회 구성에 대한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조직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는 설득력이 있지만, 집행위원장으로서의 전문성이나 격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선태 위원장 민간에서 집행위원장을 찾아 선임하려고 했었지만 어려웠다. 전당 팀장이나 팀원들을 보니까 김제 지평선축제 등에서 일했던 직원들이 있었다며 C팀장은 축제 전문가다. 기존에 있는 직원들과 한두 명 더 선발해서 사무국도 꾸려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주시 B의원은 전주한지문화축제의 총감독은 20년을 뛰어넘는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지역축제 스태프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 총감독을 맡기는 일은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20.02.1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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