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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옥 도서관이 있지만 서이당처럼 민가 한옥, 진안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한옥, 잠을 자고 음식을 먹으며, 때론 텃밭을 일구며 책을 읽고,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한옥은 드물어서 여러 가지로 특별한 작은 한옥 도서관이 될 듯했다. 한적한 시골 살이, 마음 속으로 꿈만 꾸던 나만의 시골집 짓기는 더 이상 환상이 아니다. 성공적인 귀농 귀촌과 순탄한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길잡이 같은 책이 나왔다. <산전수전 겪지 않고 시골집 고치기>(흐름출판사)의 저자 황지호 씨는 직접 집을 고치고 짓는 과정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을 독자들과 나눈다. 그는 농가주택을 수리하고 경량목조주택을 지으면서 제가 땀 흘리며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분들이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고 이야기했다. 책의 표지를 장식한 서이당(書以堂)은 황지호 씨가 스승에게 물려받은 집이다. 위로는 운장산 휴양림이, 아래로는 구봉산이 자리한 진안군 정천면을 터전으로 삼고 있어 주로 여름을 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황지호 씨는 한옥인 서이당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경량목조주택인 열화당(悅話堂)을 신축한다. 열화당이 서이당의 보조 역할을 담당하고 작은 도서관처럼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전주 집을 오가며 이 새로운 공간에 어른과 어린이를 위한 책을 옮겨다 놓았다. 책에는 좋은 집터와 피해야 할 집터의 요건부터 시골집을 선택하는 기준과 공사비 내역까지 다양한 정보를 꼼꼼하게 채워넣었다. 공사 과정을 세세히 기록한 사진과 주요 작업 내용이 날짜별로 담겨 있어 참고하기 좋다. 한편, 국어교육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한 저자는 학원에서 국어와 글쓰기를 가르치며 인문학과 관련된 글을 써오고 있다. 옛집 속에 민중의 삶과 가치관, 공동체의 미학이 남아 있다는 믿음으로 옛집을 수리하고 한옥을 보존하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다.
커튼 자락을 잡은 채 그 자리에 굳어붙어 서고 말았다. 작은 탁자 위에 해골이 하나 덩그렇게 놓여 있었다. 문바오는 해골! 하면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손 밑으로 자신의 해골이 만져졌다. 자기가 자신의 해골을 끌어안은 셈이었다. 표제작 수상한 나무 62~63쪽. 우공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가 펴낸 <수상한 나무>(푸른사상)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그리고 시인이 초대 대통령이었던 아프리카 세네갈의 역사와 현실을 다룬 연작소설이다. 독자의 편지에 작가가 보내는 답신을 통해 밝힌 것처럼, 세네갈을 여행하기 전후해서 우 교수의 관심이 세네갈로 줄기를 뻗었던 11편의 작품을 느슨하게 연결한 소설집. 우 교수는 왜 세네갈에 갔을까. 그는 답신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과 세네갈을 비교해보면서, 자국어를 사용하는 민족, 자국어를 표기하는 문자가 있는 나라 등을 생각하는 중에 의문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식민지, 언어제국주의, 인간에 대한 보편적 사랑, 그런 항목들이 의문의 핵심이었습니다. 현지에 가보면 그런 의문의 꼬투리가 조금 벗겨질까 해서 세네갈에 갔던 겁니다. 세네갈 여행이라는 실제 경험과 허구적 상상력을 통해 완성된 소설들에는 우 교수의 예리한 통찰력과 깊은 사유가 담겨있다. 직접 촬영한 사진의 강렬함도 소설들과 어울려 있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폭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그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폭력이 습관화되면 그게 폭력이란 걸 모르게 된다.- 늘 푸른 칼날 141쪽. 습관이 인간 의식을 마비시킨다는 문장은 섬뜩하다. 그래서 독자가 인간의 문제를 성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 소설집에는 소설 쓰기와 읽기, 시 등 문학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우 교수는 소설 쓰기와 읽기는 모두 지적 편집이라고 말한다. 시는 말의 칼이며, 문학은 자신의 내면에서 칼질을 하는 일로 봤다. 별은 혼자서 별자리를 만들지 못합니다. 별자리, 조디악을 만들자면 별이 몇몇 있어서 어떤 형상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 책은 바오밥나무의 아름다움과 함께 낯선 땅의 아픔이 빛을 내는, 별이 모여 형상을 이룬 별자리다. 우 교수는 충남 천안 출신으로 전북대 교수,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 한국현대소설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부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로 있다. <월간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단편집 <불바람>, <귀무덤> 등, 중편집 <도도니의 참나무>, <사랑의 고고학>, 장편소설 <생명의 노래>, <시칠리아의 도마뱀> 등이 있다. 시집으로 <청명시집>, <낙타의 길>, <검은 소>가 있다.
전북 전통예인의 예술혼과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전라북도 전통예술 총서로서 예술의 가치를 기록해온 <전북의 전통예인 구술사>가 10주년을 맞았다. 2019년 이야기로는 제27권 팔방미인 전통예인 김일구 편, 제28권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47호 이길주 편을 소개한다. 전라북도립국악원은 지난 2010년부터 전라북도가 지정한 예능보유자 중 연장자 순으로 구술대담 의사가 있는 예인을 선정하고 <전북의 전통예인 구술사> 발간사업을 해왔다. 사업 첫해인 2011년에는 호남살풀이춤의 보유자 최 선, 부안농악(상쇠) 보유자 나금추, 판소리(심청가) 보유자 이일주, 판소리(고법) 보유자 이성근 편을 발간한 바 있다. 제27권 팔방미인 전통예인 김일구 편(채록연구 김정태)에서는 판소리 적벽가아쟁산조가야금산조 부문을 중심으로 김 명창의 삶과 예술 이야기를 채록해 담았다. 김일구 명창은 소리꾼으로서 판소리와 창극 활동은 해오는 것은 물론, 판소리와 창극의 작창과 대본연출까지 다양한 영역을 두루 섭렵해왔다. 또한 기악명인으로서 아쟁과 가야금 부문에 일가를 이루었을 뿐 아니라 타악기와 거문고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등 다방면으로 뛰어난 팔방미인 전통예인의 면모를 뽐냈다. 이어 제28권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47호 이길주 편(채록연구 김무철)에서는 호남산조춤 예능보유자인 이 명무의 예술세계를 다뤘다. 이길주 명무는 익산시립무용단을 창단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호남을 중심으로 산재해 있는 춤을 찾아 발굴하고 전승하고자 ㈔호남춤연구회를 만들고, 우리 전통을 새롭게 무대화하는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이 명무는 호남살풀이에 대해 춤추는 자의 품성에 따라 도약적이고 능동적인 춤으로, 슬프고 애절함을 절제된 춤사위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도립국악원은 2020년 발간 예정인 제29편으로 거문고 산조의 명인 김무길 편을 진행하고 있다. 김무길 명인은 국가무형문화재 거문고 산조의 보유자였던 신쾌동한갑득 선생으로부터 두 바탕을 학습한 현재 최고의 거문고 산조 명인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조교다. 전북도립국악원 관계자는 그동안 전통예인 구술사 사업은 우리나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통예술인들의 삶을 되짚고 근현대 예술사의 맥을 짚는 시도였다면서 앞으로도 전라북도를 근거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북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발굴하기 위한 의미 있는 작업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동문학 전문 반연간지 <아동문학사조>가 창간됐다. 아동문학사조사는 지난달 <아동문학사조> 창간호를 통해 아동문학에 나타나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사상의 흐름을 읽고, 시대정신을 탐색하며, 작가들이 탐구하는 소재와 지향하는 가치관을 조명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3가지 주제로 구성한 통일시대의 아동문학 특집. 첫 번째 주제인 북으로 간 아동문학가에서는 정지용, 신고송, 현덕의 작가작품론을 다뤘다. 이어 북한의 아동문학에서는 시간과 분단의 벽을 넘은 동화정전들, 김일성 시대 초기 1950년대의 동시문학이 조명됐다. 마지막 주제에서는 통일을 주제로 한 동화 3편과 동시 11편을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 연구물로는 아시아 현대 아동문학사를 다뤘는데, 1950~60년대의 일본 아동문학과 그림책의 역사, 중국 아동문학의 형성과 1920년대 아동문학 운동을 중심적으로 탐구했다. 발행인(편집인) 겸 주간을 맡은 아동문학가 박상재 씨는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국제펜 한국본부 이사와 단국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로 있다. 박 발행인은 <아동문학사조>가 추구해나갈 편집 방향에 대해 작가들이 탐구하는 소재와 지향하는 가치관을 통해 시대정신을 탐색하고, 아동문학 이론과 작품 연구는 물론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가작품론서평을 중점적으로 게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화상>은 한 개의 모니터 안에서 상영되는 영상과 두 개의 전구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모니터 안에는 한 쌍의 남녀가 등장하는데 남자는 서양인, 여자는 동양인이고, 그들은 처음에 정면의 그림자로 나타나 좌우의 전구에서 빛이 켜지고 꺼지는 것에 반응하여 빛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손가락질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듯이 보인다. △김해민은 널판지 판, 쾅, 지록위마 등의 주제로 서울과 동경에서 개인전을 했으며, 미디어 펑크, 디2어 시네마 차이와 반복 등의 단체전에 초대출품 했다. 작품 안내 _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그가 벌써 중년이었던가? 내가 문신 시인을 처음 만난 건 그가 스물 몇이던 무렵이었다. 가끔 만나고 술을 마시고 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우리는 중년이 되어 버렸다. 그것은 슬프고도 가슴 아픈 일이었으나 다른 한편으로 본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깊어진다는 의미이므로 마냥 애석하기만 한 일은 아니었다. 남자의 중년이란 힘든 시기이다. 그의 시 3부를 관통하는 중년이라는 키워드에는 이 세대를 묵묵히 건너야 하는 고뇌의 흔적이 곳곳에 엿보인다. 세상은 중년 남자에게 가혹하다. 어쩌면 그의 고백처럼 중년이라는 말이 참으로 캄캄하다는 생각(<중년 무렵>)이 수시로 들기도 한다. 세상이 중년에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무엇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것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중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세대 중간에 낀 어정쩡한 일이자 어색함의 연속이다. 어느 날은 불현 듯 회의와 불안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 시기를 견디면 분명히 지금보다 좀 더 빛나고 눈부신 시간이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데 막상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과거의 추억과 우울한 노년이다. 사실 중년은 예고 없이 무기력증이 찾아오기도 하고 심한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는 시기이다. 갱년기는 여자만 겪는 게 아니다. 내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는 데 사방을 둘러봐도 내가 의지할 곳은 도무지 없다. 가쁜 숨(<우연한 중년>을 몰아쉬며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서 있는 곳은 막다른 비탈길이다. 가끔 친구나 지인과 만나서 푸념을 섞기도 하고 술잔을 기울여보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고 허탈하다. 지금의 내 모습은 젊은 시절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던 미래는 아니다. 일상에 지쳐 하루하루 화석이 되어가는(<중년 무렵>)위기의 중년처럼 지금 우리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이 시집 제목인 <곁을 주는 일>처럼 살 부비고 싶어지는 일(<곁을 주는 일>)이며 허전한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다. 그것은 찬바람 몰아치는 한겨울, 흐드러진 꽃을 달고 오는 봄을 기다리는 일과 닮아 있다. 이 시집 덕분에 나는 이 시기를 견디고 나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누군가에게 곁을 내어주듯이 그동안 무심했던 나에게도 곁을 남겨 주는 일이므로. * 장창영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와 문학이론서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을 펴냈다. 그동안 다녀온 여행기를 여행잡지 <뚜르드 몽드>에 연재하고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영화도시 전주에서 60% 이상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지역에서는 촬영 당시 지었던 저택 세트장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의견이 크게 늘었다. 설령 영화제작사측과 협의를 거쳐 세트장을 복원하더라도 적정한 부지를 선정하고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한 비용과 운영 등 여러 문제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영화 기생충의 촬영지로서 전주를 알리기 위해서는 영화도시라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컨텐츠를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전주시민들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에 한마음으로 기뻐하고 있다. 전주영상위원회 내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 세트장에 저택을 짓고 전체 일정의 60%에 달하는 46회차 촬영을 진행했다. 비록 세트장은 촬영 직후 철거돼 볼 수는 없지만 전주에서 많은 장면이 촬영된 만큼 이와 연계한 컨텐츠를 개발해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관광자원을 만들자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기생충의 인기는 최근 신종 코로나로 주춤하고 있는 극장가에도 활력을 주고 있다.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을 기념해 전국 극장가에서는 재개봉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전주, 군산, 익산 등 주요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기생충을 관람할 수 있다. 전주의 대학생 강 모씨(27)는 영화를 두 번이나 봤는데 박사장의 저택을 찾아가는 장면이 서울 쪽으로 보여서 막연히 서울에서 촬영했다고 생각했다면서 전주에서 그 큰 건물을 직접 짓고 촬영했다고 들어서 놀랐고 전주시민으로서 자부심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 모씨(31)도 평소 영화를 좋아해 해마다 전주국제영화제도 찾았는데, 지역에서 촬영한 영화 현장도 직접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세트장이 복원된다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외부에서도 많은 영화팬들이 전주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낸 민병록 교수는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전주와 전북지역에서 촬영한 영화를 알리기 위해 제작사와 협의하고 세트장 등을 복원한다면 새로운 관광코스가 될 것이라면서 세트장이 복원된다고 해도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적정한 부지를 선정하는 일이 우선적이며 비용 부담과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주시는 영화에 대한 관심을 이해한다면서도 세트장 복원은 영화제작사 측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며 비용과 운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주영상위원회는 전주를 비롯해 전북지역의 영화영상물 제작을 지원하고 촬영을 유지하는 등 지역의 영상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출범했다.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이 전주영화종합촬영소를 찾았다. 해마다 40~50편에 달하는 규모여서 전국의 수많은 영화계 관계자들이 전주를 찾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 촬영을 마친 이후 세트장을 철거하지 않으면 영화를 봐야만 알 수 있는 숨겨진 이야기가 새어나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또한 전주종합영화촬영소에서 박 사장(이선균 분)의 저택을 짓고 촬영을 진행했는데. 공간 자체에 담긴 의미와 내부의 여러 장치에 공을 들였다. 때문에 공간이 노출되는 것 자체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촬영 직후 봉 감독 측에서 건물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적인 제약도 크다. 기생충 저택의 경우 100여평의 부지가 필요한데, 적정한 부지를 찾는 일과 그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물리적인 비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주영상위원회 내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영화제작을 지원하는 공간으로서 운영하는 곳이고 관광지화를 하기 위해 세트장을 남겨두거나 복원한다면 원래의 취지를 헤치는 일이어서 큰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생충의 영화제작사 쪽에서는 주로 밤에만 촬영을 진행할 정도로 보안 유지에 신경을 썼다면서 세트장을 지어 놓고 영구 보존해야 한다는 고민은 이전에도 끊임없이 있어왔지만 남겨진 야외 세트장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난 가족 이민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 소리 없는 울음을 안고 가족을 위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애틀란틱 시티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된다. 전주영화제작소는 전주쇼케이스 2월 상영작으로 라주형 감독의 애틀란틱 시티를 선정하고, 12일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라주형 감독과 류성록 배우가 참석한다. 이 작품은 지난해 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바 있다. 2016년 영화 부산행 단역을 시작으로 여러 단편과 드라마에서 활동해온 류성록 배우는 이 영화에서 첫 장편영화 주연을 맡았다. 전주쇼케이스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미개봉 신작을 초청상영하고 감독배우 및 영화 전문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전주영화제작소는 일반적인 개봉상영으로는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무료 상영이며 상영 시간 1시간 전부터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1인 2매까지 가능하다.
청소년이 직접 그리는 청소년의 진솔한 이야기가 전주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지난 5~7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진행된 2020꽃심어린이청소년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를 기획한 미디어커뮤니티 어마어마는 다양한 사람들이 대한민국 청소년의 문화를 이해하고 가정과 세대간 소통을 활성화하길 바라는 기대감을 전주관객들과 나눴다고 후기를 전했다. 영화제 대상작으로는 서울 오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동건 감독의 고양이밥이 선정됐다. 상금은 100만원.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의 교육과 제작지원을 바탕으로 완성한 작품은 가정에 방치된 청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만듦새와 연출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일반부 우수상에 조중건 감독의 착한 사람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를, 청소년부 우수상에 이장원 감독의 대한민국 하이틴 옴니버스를 선정하고 상금 50만원을 수여했다. 한편, 영화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과의 대화(GV), 리셉션, 숙박, 뒤풀이 등 외부초청 일정을 전면 취소하는 등 행사를 축소 조정하기도 했다. 미디어 커뮤니티 어마어마 관계자는 올해 갑작스럽게 행사를 축소해 아쉬움이 많았지만 여러 감독들과 함께 내년 영화제를 기약하기로 했다면서 다음 영화제에는 보다 다양한 섹션 구성을 통해 어린이 작품의 상영과 수상기회를 더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 출품 경쟁이 뜨겁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출품작 공모를 마감한 결과, 한국영화 1213편, 국제경쟁 535편 등 총 1748편이 출품돼 지난해보다 242편(16%)가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경쟁 부문은 지난해 351편에서 535편으로 184편(52%)이나 늘어나, 전주국제영화제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지난달 31일 마감한 이번 출품작 공모는 국제경쟁과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그리고 전북 지역을 기반으로 제작한 지역 공모로 나누어 진행됐다. 한국경쟁에서는 126편(극영화 88편, 다큐멘터리 31편, 애니메이션 1편, 실험영화 4편, 기타 2편)이 출품됐다. 이는 지난해 105편에서 20%나 증가한 수치다. 한국단편경쟁은 올해에도 총 1040편이 접수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지역 공모 역시 24편에서 47편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국제경쟁은 총 83개 나라에서 535편이 출품됐다. 장르별로는 극영화가 267편, 다큐멘터리 209편, 애니메이션 10편, 실험영화 49편이다. 접수된 출품작은 영화제 프로그래머 또는 영화제가 선정한 예심위원의 심사를 통해 최종 상영 여부가 결정된다. 선정작은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될 예정이다.
수묵과 금이 이리 잘 어울렸던가. 최근 수묵과 금의 결합을 화두로 창작 활동을 집중해온 이철규 작가가 작품을 들고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13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진행하는 금 이야기..상생-합전. 이번 전시는 금호미술관 대관 공모로 마련됐다. 108개의 인간형상을 8m 삼각형 좌대 위에 배치한 설치작품 상생-합과 영상작품을 준비했다. 또 이질적인 두 재료, 수묵과 금을 더욱더 이질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의도한 독도무진도 등 평면작품 10여 점을 펼쳐놓는다. 이철규 작가는 사실 수묵과 금을 결합한 작품은 보기 힘들다. 금속과 액체라는 면에서 이질적인 느낌도 없지 않다며 이질적인 것이 동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조화(調和, Hamony)가 됐다고 했다. 이어 나의 개금작업은 금(金, Gold)이라는 물질적인 것과 자연과 하나 되는 정신적인 것을 화면에 상징적으로 배치해 부자와 빈자, 자연과 인간 등의 조화로운 합(合,Unity), 즉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상생(相生, Living Together)의 장을 구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금화 금아트프로젝트(Keum Art Projects) 설치작품 상생-합 등 인간과 불상의 모습을 동시에 담은 그의 작품들은 신성하지만, 자연스럽고, 투박하나 거침없이 시원스럽다. 작가의 손끝이 닿은 형상 하나하나에 간결한 절제와 따뜻한 온도가 전해진다고 평했다. 우석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이철규 작가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배웠다. 전주익산완주광주부산 등 국내 무대와 독일 칼스루헤, 미국 뉴욕 등 국외 무대에서 다수의 개인단체전을 치렀다.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미술조형과 교수로 있다.
하늘이 내려앉았습니다. 안개에 가려진 세상이 백내장처럼 희미합니다. 파도는 갈기를 세워 달려들고 바람은 마구 뺨을 갈깁니다. 바람 앞에선 날개를 접어야 하느니, 움츠린 갈매기 떼가 몸으로 증명합니다. 백사장에 그림자 하나 없습니다. 그 많던 발자국을 파도가 다 지워버렸습니다. 수평선에도 돛배 한 척 없습니다. 파도에 밀려 몇 발짝 물러섭니다. 이발소 그림은 이발소에나 걸려있겠지요. 막막할 때면 망망한 곳을 찾곤 하지요. 답답한 세상을 욱여넣은 배낭을 짊어지고 끙끙 산에 오르는 건, 길 아닌 길을 지우기 위해서지요. 주저앉으면 그만 길이 끊긴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철 지난 바닷가를 찾는 것도 한가지일 겁니다. 지난 여름 잘못 찍은 발자국, 파도가 지워버린 그 발자국에 안심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먼 수평선 너머로 뱃머리를 돌리기 위해서일 겁니다. 사생결단 달려들던 파도가 잠시 물러서는 걸 봅니다. 갈매기도 지금 날아오를 순간을 헤아리고 있겠지요. 바다는 입으로 말하는 자가 아니라 일로 말하는 자라 최남선이 말했던가요.
전주에서 60% 이상 촬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비롯해 감독상, 작품상, 국제장편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등 주요 4개 부문의 수상을 거머쥐며 한국영화 101년만의 쾌거를 이뤘다. 이런 가운데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야외세트장에서 탄생한 영화 기생충의 주요 장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이를 활용해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화 기생충의 중심 공간인 박사장(이선균 분)의 저택은 영화의 핵심 공간이라고 할 만큼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장소다. 지난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세트장 내 100여 평의 부지에 터를 잡고 세트 공사와 촬영을 진행했다. 전체 촬영 일정 77회차 중 46회차에 달하는 분량이다. 영화 후반부 중 인물들 간의 최후 접전이 벌어진 가든파티를 비롯해 저택을 둘러싼 야외 촬영 또한 모두 이곳에서 진행했다. 실제 주거 공간을 본떠 수도와 전기시설을 갖췄으며, 초록 잔디가 깔린 정원에는 저택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고가의 정원수를 식재하는 등 세밀하게 신경 썼다. 이와 동시에 전주영화종합촬영소 J1스튜디오에는 지하 밀실로 이어지는 계단 통로 공간이 설계됐다. 전주 평화동의 한 PC방에서는 기우(최우식 분)와 기정(박소담 분)이 고액 과외를 맡기 위해 졸업증명서를 위조하는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영화를 감명 깊게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전주를 찾아 스크린 속 장면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화의 주제의식이 극명하게 드러난 기택(송강호 분) 가족의 우천 달리기 장면에는 서울 성북동 인근의 모습이 담겨있지만 저택 내외부 장면을 비롯해 영화의 60% 이상을 전주에서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그러나 현재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촬영 세트장은 철거된 상태다. 전주시 관계자는 영화제작사와 봉준호 감독 측이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세트장 철거를 요청했다. 또한 촬영소의 공간적 제약도 있다며 세트장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제작사감독 측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 영화계는 세트장 복원 등으로 기생충 특수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병록 전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전주와 가까운 군산 새만금 등 지역의 넓은 부지를 활용해서 영구보존할 수 있는 세트장을 만들면 새로운 관광코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과 연결시키려면 무엇보다 관련 컨텐츠를 개발하는 일이 관건이라면서 감독을 초청해 영화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고, 지역의 영상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트장 복원에 대한 신중론도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세운 야외 세트장이 반짝 특수가 끝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전주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이 잇단 수상 소식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서 진행한 촬영 내용에 대한 문의도 크게 늘었다면서 저택 등 세트장을 영화 장면 그대로 재현하는 부분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영화 기생충을 통해 지역 관광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시 상림동에 위치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는 5만 6800여㎡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J1스튜디오(2067㎡)와 지상 2층 규모의 J2스튜디오(1311㎡), 그리고 야외 세트장(4만 8242㎡)과 2층 규모의 야외촬영센터가 조성돼 있다. 세트 제작실과 스태프실, 분장실, 미술, 소품실, 휴게실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강인김태경 기자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예술가 중심의 문화예술교육형 동아리의 발굴육성을 위해 예술로모임 참여 동아리 및 코디네이터를 모집한다. 예술가에게 배우고 예술공동체로 성장하는 2020 예술동아리 교육지원사업은 전북도민의 예술적 역량을 키워 건강한 예술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했다. 오는 23일까지 이메일로 참가 신청을 받은 후 지역에서 활동 계획이 있는 예술동아리 60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청년형, 배움형, 자람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 코디네이터는 문화예술교육에 관심 있는 만 19세 이상 전북도민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문화예술교육사문화예술 전공자문화예술 및 문화기획 경험자 등을 우대해 선발할 예정이다. 선정된 동아리에게는 교육 강사비를 지원하고 동아리 간 네트워크를 다지는 매개 역할의 코디네이터에게는 활동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신청에 필요한 서류는 전북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www.jbct.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전화 문의는 문화예술교육팀(230-7450, 7456).
국가무형문화재 무형유산 공예분야 전승자를 대상으로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워크숍이 열린다.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3월 10~11일과 17~18일 두 차례에 걸쳐 2020 무형유산 전통공예 창의적 사고 확장 워크숍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 참여 대상은 국가무형문화재 공예분야 이수자와 전수생 등 20명이다. 10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이메일과 우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워크숍은 2019~2020년 공예미술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이해와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 방법론, 공예 관련 해외전시 소개, 창작자 주도형 프로젝트 토론 워크숍 등으로 구성했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전통공예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예작품을 창작하고 전통공예의 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나갈 국가무형문화재 공예분야 전승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 전화문의는 국립무형유산원 무형유산진흥과(063-280-1525).
전통문화의 대중화산업화세계화를 실현하는 한문화의 창조융합 거점을 기치로 지난 2015년 4월 29일 개원식을 열고 전주 전통문화의 심장부 역할을 담당해온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 이하 전당). 경자년, 출범 6주년을 맞은 전당은 대중과 향유하는 전통문화의 미래가치 재창조를 목표로 △전당 활성화 △연구콘텐츠 개발 △전통문화 발굴육성 등 3대 전략을 추진한다. 특히 전당은 올해 전주 한지문화축제의 본래 취지를 살리는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진행하는 전통놀이문화 조성확산 사업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전당은 올해 시민 참여형 전통문화 사업을 늘려 전당 활성화에 나선다.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전통문화를 통해 전당을 활성화하겠다는 것. 또한 한지한식공예 등 전통문화와 융합한 교육체험전시공연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운영한다. 이밖에 생활밀착형 창작 공간인 리빙콘텐츠DIT센터 활용을 통한 시민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전통한지 판매점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정책지를 발간하는 등, 전당 발전방안을 꾸준히 탐색하겠다는 의지다. 전당은 공예용 천연 접착제 평가기준 개발과 한지전문 국제공인인증기관(KOLAS) 기능 활성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공예 바이오 접착제의 개발 연구는 지공예와 목공예로 나눠 최적화된 접착제와 사용 가이드라인 개발을 목표로 진행할 예정. 전통문화 응용 콘텐츠개발과 확산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외규장각 의궤 반차도 재현 닥종이 인형 제작과 전주한지를 활용한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제작지원을 확대한다. 지난해 전주 지역 관내 초등학교에만 한지 사회교과서 제작 지원이 됐다면 올해는 전북 지역 초등학교로 그 범위를 늘릴 계획이다. 또한 국제수묵 비엔날레 전주한지 전시관 운영, 전주 전통한지 제조 닥나무 수매와 보급을 추진한다. 이밖에 전통문화 교사 자격연수, 재외 공공기관 한스타일 공간연출 홍보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당은 또한 전주음식 아카이브, 전주 전통한지 장인 아카이브, 전주 전통의 맥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당은 올해 전통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전통 놀이문화 확산에 정성을 들인다. 전통놀이 실태조사, 전통놀이문화 실내외 공간조성, 전통놀이 프로그램 지원 및 추진단을 운영한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 숙박시설인 청명헌을 실내놀이 공간으로, 한옥마을역사관 마당을 실외놀이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으로 추진하는 전통놀이문화 조성확산 사업과 관련, 국비를 포함한 예산은 지난해 20억 원, 올해 20억 원이 투입된다. 이외에도 손으로 문화 프로젝트, 동네 손 상회, 한국공예장인학교 운영을 통한 생활 속 공예문화 확산과 공예산업 유통 플랫폼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취임 16개월째에 접어들었다는 김선태 원장은 올해 전주 한지문화축제는 그 취지를 살려 한지산업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홍보를 강화하고, 개최시기도 5월에서 9월로 조정해 개최할 예정이다. 전주가 대한민국 한지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전주를 전통놀이 거점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당은 총사업비 465억 원을 들여 옛 전라북도 2청사 부지 1만 9800㎡에 지상 4~5층, 지하 1층(연면적 1만 7140㎡) 규모로 건립됐다. 내부 시설로는 228석 규모의 공연장과 야외 놀이마당, 문화관, 교육실, 세미나실, 기획전시실, 음식조리교실 등을 갖추고 있다.
작가의 눈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현실화된 유토피아를 느껴볼 수 있을까. 김지민 사진작가가 전주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11일부터 17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 정원의 깊숙한 곳전. 그의 세 번째 사진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지난 2014년부터 세계 8개 나라를 찾아다니며 담은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의 공간을 펼쳐놨다.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는 일종의 현실화된 유토피아로 프랑스 철학자인 미셸 푸코가 유토피아와 대비되는 공간으로 개념화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장소이면서도 동시에 모든 장소들의 바깥에 있는 곳을 의미한다고. 전시된 작품 30여 점에는 각각 보는 사람, 보이는 사람, 찍히는 사람, 찍는 사람 등이 존재한다. 그는 자신의 사진작품에 대해 일상에서는 찾아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세계 각지를 다니며 이방인의 눈으로 포착했다. 사진 속 장소들은 사람들이 살지 않거나 가기 어려운 오지가 아닌,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일을 살아가는 공간이 주를 이루며, 풍경 안에 때로는 굉장히 작게 포착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니스에서 촬영한 작품 Venezia에 대해 이방인의 눈에 너무나 이국적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사진을 찍게 만들었지만, 그곳에서 무심하게 앉아 책을 읽던 한 여성의 뒷모습이 더 눈길을 끌었다며 그녀에게는 가볍게 거닐다가 앉아서 책을 읽는 가벼운 그 시간이 제게는 너무나 이상향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전주대 사진학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USA 스쿨오브비쥬얼아트와 텁스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홍익대 사진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12년 서울 인사아트에서 첫 사진전 Half & Half와 2019년 B-tree Gallery에서 두 번째 개인전 Another Mother전을 열었다.
전북지역 어린이 365명이 디자인한 일력 365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11일부터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주에 있는 책먹는미술관이 기획한 매일매일 미술관 2020 - HAPPY DAY 365전. 14일까지 3일간, 전시 기간은 짧지만 아이들의 풍부한 상상력이 그득한 자리다. 새 하루를 맞이하는 즐거움과 날짜를 대하는 아이들의 재미난 시각을 마주할 수 있는 일력. 이 일력이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 주기를 희망합니다.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여러 도구들이 있지만, 일력에는 하루가 시작되고 지나가는 것을 직접 눈과 손을 통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어린이들의 풋풋한 생각과 손길이 스며든 소품들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한지의 은은한 색감을 살려 만든 지우산에 따뜻한 봄날을 담는다. 입춘을 맞아 오는 16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우산장 윤규상 명인의 작품을 전시한다. 윤규상 명인은 우산공장 견습공을 거쳐 진우봉엄주학 장인에게 종이우산 만드는 법을 배웠다. 25세에 독립, 지우산 공장을 세웠으나 1970년대 이후 값싼 비닐우산, 천우산이 중국 등에서 들어오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문을 닫았다. 이후, 윤 명인은 유배근 한지명인을 만나 전통공예의 맥을 잇기로 결심하고 2005년부터 3년간 옛 방식의 제작 도구를 복원한 끝에 전주한지를 이용한 전통 지우산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윤 명인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재현해낸 전통 지우산의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공간을 채우는 지우산은 한지의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빗소리를 하나로 품는다. 관객들이 따뜻한 봄날 내리는 비를 맞으며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윤 명인의 작업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대나무로 뼈대와 살대를 깎아 넣는 모습, 한지에 들기름을 먹이는 과정 등 전통 지우산의 제작기를 소개한다. 이와 함께 80여 차례가 넘는 명인의 손길을 통해 탄생한 지우산 10여 점이 전시된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지우산을 작품으로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주신 윤규상 명인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전통의 맥을 잇고자 하는 명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렇게 썼다. 작년 우진청년작가회가 주최한 토론회 전북미술 이대로 좋은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위기에 몰린 가족의 딸이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그때 아버지는 계획이 없는게 계획이라고 답한다. 계획이 있으면 그것을 수행해 내야 하는데 그것이 처음부터 어렵기 때문에 무계획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위기만 넘기면 되는 셈이다. 전북미술의 현 상황을 볼 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막막함이 기생충의 가족 상황과 닮아있다. 예술가들의 창작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출구가 막혀 있다. 이것은 단지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 정책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문화재단을 통해 분배되는 지원은 꾸준하다. 그러나 그것이 화단의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이 될 수는 없다. 마치 항아리 속처럼 꽉 막혀 그 안에서 서열이나 다지면서 살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현재의 상황이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의 경우 20년이 넘은 광주비엔날레가 있어서 국제적인 교류가 이뤄지며 광주시립미술관도 북경에 창작센터를 만들어 매년 작가 5명 정도를 1년 단위로 보낸다. 거기에 아시아문화전당 역시 국제적인 문화 교류와 전시, 공연, 학술 행사를 벌인다. 광주비엔날레 창설 이후 광주의 화단은 자연스럽게 현대적으로 변모해 있다. 인근의 제주도만 해도 각종의 특징 있는 미술관들이 설립되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한다. 국제적 규모의 콜렉션을 자랑하는 아라리오미술관, 아르누보 유리공예를 자랑하는 유민미술관, 이중섭의 피난시절 거주지에 이중섭미술관, 도립 현대미술관의 김흥수 상설관, 인근에 세워진 김창렬미술관 그리고 건축과 함께 독특한 미술관으로 떠오르는 이타미 준의 수풍석(水風石)박물관과 두손미술관. 가히 전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여건들이다. 아시아 문화 심장터를 만들겠다는 전주시는 아직 시립미술관도 없다. 전북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치르고 있지만 대외적 파급 효과가 미미하다. 문화 정책의 부재로 인지된다. 전방위적으로 다가오는 위축감을 문화 예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을 만 한데, 그런 시도 자체가 없다. 문화 예술이 갖는 진정한 힘을 인지하지 못해, 이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으로 전북인의 자존심을 세우고 미래적 비전을 만들어 갈지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 예술이 굳건히 자리 잡지 않고서는 정치가 바로 설 수 없다. 겨우 정치적 후광으로 이용할 생각이나 하는 정치인은 사퇴해야 한다. 옥석을 가리지 못해 골고루 배분이나 하려는 정책은 정책도 아니다. 무엇이든 정치화하려는 세태에 대하여 침을 뱉어야 한다.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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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지역정착 장학생 선발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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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 전북평생교육장학진흥원, 향토인재 장학생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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