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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16) 화봉 유엽, 전북 문학의 토대 다지고 전주 변혁·문화운동 이끌어

화봉 유엽 벗이여! 가사이다!/ 이 검은 장막을 걷고 물껼 넘어 저 따로 건너가사이다!/ 벗이여! 및여 멋 가시겠거든/ 내가 먼저 오리다./ 기다릴 쑤 없이 급한 나의 마음은/ 벗이 나의 뒤로 곳 오실 줄 알고/ 나 먼저 가오리다. (...)// 밤새에 길우고 아끼던 살진 나의 팔, 다리를/이제야 이 바닥 우에서 마음껏 시험해보려렴니다./ 어이야! 이 나의 생명의 배는/ 빛을 실러 동녘을 행하여 저어감니다. 위 시는 유엽 「해 실러가는 나의 생명의 배」(『조선문단』),1927.2)의 부분이다. 이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검은 장막을 걷고서 해빛을 받아보려고라는 행위를 통해 새 희망에 대한 의미를 형상화한다. 또한 빛을 실러 동녘을 행하여에서 생명의 배로 저어가기 위해 밤새에 길우고 아끼던 살진 나의 팔, 다리를 시험해보렴니다 라며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역동적 결의를 표출하고 있다. 전주 출신 유엽(柳葉,1902-1975)은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언론인이자 출판인이고 승려였다. 본명은 춘섭(春燮)이고, 엽(葉)은 필명이며, 법명은 화봉(華峯)이다. 1917년 전주 신흥학교를 졸업하고, 1923년 동경대진제가 일어나자 도일하지 않고 2년 만에 학교를 중퇴하였다. 1920년대 중반부터 여러 방면에 걸쳐 활발하게 활동을 했으며, 1923년 그의 시 「춘원행」이 『동명』을 통해 발표되었고, 1927년 금강산으로 출가한 이후 1975년 서울 법륜사에서 입적할 때까지 시 41편, 소설 7편, 동화 19편, 수필 48편, 평론 20편 등을 남겼다. 그 외에도 그의 행적은 1925년 경성 종로 기독교청년회관에서 노동부인위안음악회에 출연하여 「조선 노래」를 독창하였다. 1926년 전주공회당에서 열린 전주시회 주체 문예강연회에 참석해 생과 사에 대한 주제로 강연하였으며, 1945년 한국민주당 발기인으로, 1946년 대한독립촉성국민회의 문교부장으로 선출되었다. 1953년 해인대학 교수와 1954년에는 영남일보 주필로 활동하였으며, 제3대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출마하여 낙선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의 시기에서 당시 식민지 문단은 사회주의의 영향으로 계급문학이 성행할 때였다. 이 때 예술지상주의를 신념으로 삼은 유엽은 카프집단에 맞서 진실된 예술품은 예술지상주의적 정신에서 산출된 예술품을 일음이오 한 그러한 진실한 예술품이라야만 과연 우리 인생으로 하여금 구원(「나의 예술관초」)이라며 강한 주장을 내세웠다. 또한 말이 벌써 음률적으로 되어 가지고 모름지기 사람의 감정에 부합이 되도록 되어저야 되는 것이라며 그의 시론은 1930년대의 순수시 운동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초창기 예술 활동의 시작은 연극에서 비롯되었다. 1921년 3월 일본 와세다대학에 재학 중 김우진, 최승일, 조명희 등 일본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극예술협회를 조직하였고, 그해 7월 조명희의 원작 「김영일의 사」에서 주연 배우로 김영일 역을 맡아서 극예술협회 회원들과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하였다. 그리고 신인 발굴과 후배 문인들을 지원하였으며,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외국 곡의 가사도 번역하였다. 그리하여 한국연극사의 첫머리를 장식한 인물인 동시에 전라북도 연극운동의 창시자가 되었다. 이러한 문단 활동을 시작할 무렵, 1923년 11월 한국 최초의 전문지 『금성』을 창간하게 된 것이다. 동인은 손진태, 양주동, 백기만 등이었다. 여기서 그는 『금성』의 발간 자금을 조달을 비롯하여, 편집과 출판, 당국의 검열 그리고 신인 추천 문제 등을 담당하는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금성』의 주재자는 양주동으로 단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 유엽은 가친 상을 당해 전주로 내려 왔을 때 양주동은 자신의 이름을 편집인으로 내고 일본으로 건너가 버렸다. 그래서 『금성』의 편집인이 바뀌고 발행마저 중지된 것이다. 따라서 『금성』의 편집과 발간을 주재한 유엽의 역할에 대한 기존 서술 내용과 문학사적 왜곡은 시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一千九百二十三年/ 地殼이얼기始作하든첫날/ 내집에 오는길電車에서 나는/ 매우 沈着한 少女를 맛낫서라/ 초생달갓흔그의두눈섭은/ 가장아름다워 그린듯하고/葡萄酒빅삿흔그의입술은/ 달콤하게도 붉엇섯다/ 그러나 도럄직하고 귀여운 그얼골에는/ 맛지안은 근심빗이도라잇고/ 웬섬인지힘을일코 보는 두눈가에는/ 桃紅色의어림빗이 도라라. 위 작품은 유엽의 시 「少女의 죽엄」(『금성』제2호, 1924.1)의 일부분이다. 여기에서 한국 현대문학사는 김동환의 『국경의 밤』(1925)을 최초의 서사시로 기술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보다 앞서는 것으로, 한국 근대 서사시의 효시를 이르는 작품이며, 3부 34연 142행에 이르는 장시이다. 최명표의 「범애주의자와 시론」 논문에 의하면 이 시는 근대적 비극의 표지로서 소녀의 죽엄을 문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시적 화자는 필연적 사건의 결과로 인해 소녀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그男子의 완력과 사회의 폭력성을 상징적으로 제시한다고 고찰하고 있다. 또한 그의 시 「落葉노래」에서 가을밤 구으는 落葉 소래는을 통해 개인의 정서가 묘사되고 있다. 「겨울밤의 哄笑」의 시는 빗없는 골방의 고립에서 새로이며노흔골방으로부터 다른 삶으로의 몽상을 꿈꾸기도 했던 것이다. 마침내 그는 「感傷의 斷片」의 작품에서 어린애의 얼굴의 웃음처럼 생명의식에 대한 노래를 통해 범애주의적 신념을 펼친 것이다. 그의 문학 활동은 1931년 2월 자가본 시집 『임께서 나를 부르시니』를 간행하고 출판 했지만 원본은 찾을 길이 없다. 1939년 장편소설 『꿈은 아니언만』을 고려사에서 발행한 후, 1953년 이 소설은 덕홍서림에서 재간행되었다. 또한 1962년 『華峯譫語』과 『無低船』이 발행되었고, 1971년에는 불교의 난해한 『대승기신론소』 등을 순한글로 해설한 『멋으로 가는 길』이 발행되었다. 그의 소설 『꿈은 아니언만』은 변화영의 「유엽의 자전적 소설에 나타난 사랑의 의미」 논문을 통해 연애의 서사의 장소는 전주와 동경 간의 대립적 공간을 통해 하나의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의 내용에서 동경은 연애가 탐닉의 대상이자 사업의 일환으로 변질된 곳이고, 조선인에게는 식민성 재생산의 텅 빈 공간일 뿐이다. 전주는 민족 공동체 조선의 발상지라는 점을 사회적으로 환시하고 있으며. 존재의 근간이자 세계의 중심은 전주로, 그가 전주라는 장소에서 흔적에 주목하였다.고 논하고 있다. 또한 그는 평론을 자주 집필하였다. 그 중 『詩와 萬有』에서 詩를 쓰는 벗님들에게 詩는 모든 것의 極致올시다. 宗敎, 道德, 法律, 이 모든 것의 우에 잇습니다. 詩人은 豫言者외다. 自然의 深奧한 妙理와 宇宙의 眞理를 天眞爛漫하게 노래하는 者외다.라는 글로 시인이 되는 자질을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화봉스님은 『華峰柳葉』에서 선은 멋이다. 살림살이이다. 이 누리로 더불어 한 풀이 되어 멋지게 어울려 살아가는 노릇이다.며 禪을 멋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유엽은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여 큰 족적을 남겼다. 그 중에서 그의 공은 놀라울 만큼 크고 넓다. 그 중에서 만해 한용운과의 특별한 인연에 힘입어 괄목할만한 불사를 일으켰다. 유엽이 한용운이 주재한 잡지 『불교』 의 발간을 도운 것이나, 불교 청년운동과 종단 정화 사업 등에 앞장선 것, 일제 말기에 아나키즘운동에 가담한 것 등은 순전히 한용운의 영향이다. 유엽이 특히 힘쓴 분야는 불교대중화운동이었다. 그의 글쓰기는 대중불사를 일으키려는 의지의 표현이고, 난해한 불경들을 순한글로 풀어 옮긴 것도 그것의 실천이었다. (『유엽문학전집Ⅰ』) 지금, 전남 송광사 유엽의 「행장비」에는 스님께서는 色相이 端嚴하고 辯才가 出衆하시며 마음이 너그러워 좋은 일이나 언잖은 일이나 一切 執着하지 안았고 무슨 일이든지 責任을 지면 勇氣로 臨하였고 因緣이 다하면 果敢하게 물러나셨다. 慈悲는 봄바람 같고 威嚴은 秋霜같았다. 라고 적혀 있다. 한 평생 문학과 예술, 불교에 전 생애를 바친 삶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아울러 그에 대한 문학사적 평가가 하루속히 착수되어 전북지역 문학연구를 통해 전작품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기회가 오길 기대한다. 오날부터/ 새해라는데/ 때마츰/ 눈이나리네/ 고요히 밝는/ 이 따우에/ 깨끗한/ 눈을 나리네/ 어나듯 이몸도 눈이 되었나/ 고요히 이따우에/ 눈이 나리네. /김명자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1.16 16:39

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개최

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5일 오후 전북일보사 7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올해 신춘문예 당선자인 소설 부문 오은숙(46김제), 수필 부문 김애자(68대구), 동화 부문 차승호(56부산) 씨와 그들을 축하하기 위한 발걸음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온 역대 수상자들과 심사위원들도 자리를 채우고 올해 수상자들의 힘찬 출발을 응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국중하, 김경희, 김계식, 김근혜, 김기찬, 김영, 김영주, 김용옥, 김영붕, 김춘자, 김학, 류희옥, 박귀덕, 서재균, 서정환, 소재호, 송준호, 양영아, 이소애, 이형구, 전병윤, 전정구, 정군수, 정병렬, 정숙인, 최기우, 최아현, 최정선, 허호석 씨 등 원로중견 문인과 전북일보 출신 작가들, 전북일보 서창훈 회장, 백성일 부사장, 서창원 이사, 김은정 이사, 김영곤 문화사업국장,서유진 편집국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올해는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시작한 전북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라면서 전북일보와 신춘문예는 역사는 1950년대부터 그 궤를 같이 해오며 100여 분의 문인을 배출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 자리의 소설 오은숙수필 김애자동화 차승호 씨와 같이 좋은 작품을 보내주신 응모자와 각 부문에서 빛나는 작품을 찾아주신 심사위원이 있어 전북일보 신춘문예가 권위와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며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시인의 작품을 노랫말로 만들어 불렀듯이 우리 문단에도 신선한 도전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우한용 소설가는 심사위원을 대표해 심사평에 나섰다. 오은숙 씨의 소설 납탄의 무게에 대해서는 "어머니와의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의 어려움을 드러내기 위해 끌어온 사격이라는 소재가 주제 의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화 부문 당선작인 차승호 씨의 동화 우주인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노인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한 시각이 돋보인다. 아동문학과 아동문학 비평계를 이끌어가는 작품 활동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애자 씨의 수필 망월굿에 대해서는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의 기억을 되짚어가며 썼는데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긴장감이 감돈다. 우리의 풍속에 대한 설명과 언어구사력 또한 뛰어나다고 평했다. 우한용 소설가는 이어 오늘 이 자리는 우리 문화이자 언어의 현장이고, 좋은 작가이자 문인이 되기 위한 출발점이라면서 이 자리를 통해 문학계에 등단한 세 분은 앞으로 험난하고 고단한 과정을 견디며 더욱 성장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1.15 18:51

[2020 전북 문화계 신년설계 ① 전북도] "문화와 역사, 생활 속에 뿌리내리게"

전라북도의 2020년 문화예술정책은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문화와 역사에 역점을 두고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지역계층간 문화격차 해소에 공을 들이고, 전북도민 문화향유 기회 확대와 예술인 복지 강화에 힘을 쏟는다. 이와 함께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사업은 5월 완공을 목표로 차질없이 추진하고, 전북가야 실체 규명을 위해 국가사적 지정 대상 유적을 집중 발굴조사하고 고증하는 등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오는 4월 새만금방조제 개통 10주년 기념 열린음악회도 개최할 예정.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국장 곽승기)이 15일 새해 주요 업무계획을 통해 밝힌 문화분야 로드맵을 살펴본다. 전북도는 올해 지역계층간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신나는 예술버스 운영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을 늘리고, 찾아가는 예술작품 순회전시를 마련한다. 또한 전주순창에 위치한 폐산업시설을 활용한 예술창작공간 2곳을 확대조성한다. 전주에서는 팔복예술공장 내 연면적 184㎡규모로 영상사운드 스튜디오를 만들고, 순창에서는 순창읍 농협 폐창고를 활용해 소극장과 창작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집 앞에서 만나는 생활밀착형 문화기반시설로 전라북도 대표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작은도서관 운영도 확대 지원해 생활 속 문화 환경을 조성한다. 문화누리카드 연 지원금도 1만원을 올려, 9만원을지원한다. 지역 예술인들의 권리를 향상을 위해 예술인 창작환경 및 복지정책을 꾸준히 강화할 계획이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예술인복지증진센터를 통해 예술활동증명 대행, 특례보증 지원 등 예술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추진한다는 것. 예술인 특례보증의 경우 1인 300만 원부터 5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예술인이 창작활동에 있어 가장 필요로 하는 각종 법률홍보행정 등 자문서비스를 확대하고, 신진 예술인 등에 대한 전시공간 무료 대관 프로젝트, 기업과 예술인을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북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콘텐츠 키움센터를 이전해 1인 미디어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한 연내 영화영상산업 중장기 발전계획과 한지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자연과 환경을 테마로 한 무주산골영화제에 대한 예산지원도 늘린다. 전북도는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과 문화유산 보존관리 강화를 통해 정체성 회복과 전북도민의 자긍심을 드높일 계획이다.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사업은 지난 2017년 11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총 104억 원이 투입됐으며, 올해 5월 준공을 목표로 선화당내아관풍각 등 핵심건물 7동을 짓고 있다. 복원된 건물에는 증강가상현실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 체험장을 마련해 도민과 함께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전북가야 실체 규명과 관련, 집중적인 유적 발굴조사를 실시해 국가사적과 전북도 지정 문화재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가야유적 23개소 발굴 사업비로 20억 원을 확보했고,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남원과 장수 가야고분군 유적 정비에는 79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중장기적 전북학 연구를 위해 출범한 전북학연구센터 운영을 본격화하고, 2023년 전라유학진흥원 건립을 위한 조직을 마련한다. 백제후백제 역사 중심지로서 지역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20.01.15 17:18

"생의 목적가치 영위하기 위한 노력…글 쓰기 계속해야"

전북일보를 발판 삼아 한국과 세계문단의 큰 빛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15일 전북일보사 7층 회의실에서 열린 2020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는 희망찬 출발선 앞에 선 오은숙김애자차승호 작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기운이 가득했다. 단편소설 납탄의 무게가 당선돼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인연을 맺은 오은숙 작가는 상패를 받아들며 밀려오는 감동에 목이 메는 듯했다. 애써 눈물을 삼킨 오 작가는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전북일보와 저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라는 이름이 널리 회자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를 축하하기 위해 요양병원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 간호사들도 시상식을 찾아 꽃다발을 건네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의 부모님도 딸의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며 대견하다는 듯 박수를 보냈다. 수필 망월굿으로 당선한 김애자 작가는 이번 수상으로 신춘문예의 새 희망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신춘문예와 수필을 통한 등단 기회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털어놨다. 김애자 작가는 각 신문사마다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대한 시상을 없애고 있는 게 현실인데 전북일보는 오랜 역사동안 수필 부문 시상을 유지해오고 있어 감사한 일이라며 더욱이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배출한 문인들을 개인적으로도 존경하고 기라성 같은 분들이 많아 이번 상에 대한 의미가 더욱 크다고 전했다. 그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스승인 곽흥렬 수필가를 비롯한 많은 글동무가 대구에서 전주까지 먼 걸음을 하기도 했다. 동화 우주인 할아버지로 당선의 영예를 안은 차승호 작가는 이른 아침부터 부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두 딸과 함께 전주를 찾았다. 차승호 작가는 신춘문예는 20대 젊었을 때부터 제 꿈이자 열망이었고 한 때는 열병을 심하게 앓아 시 부문에 여러 차례 도전했었다며 그러다 현실적인 문제로 꿈을 접어두고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 어느 순간 만난 동화와 동시가 제게 큰 기쁨을 안겨줬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그의 네 번째 도전 결과였다. 그는 제게 기회를 주신 전북일보사와 당선자로 뽑아주신 심사위원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글을 쓰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아버지의 환한 미소를 지켜본 그의 두 딸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 덕분에 자연스럽게 책도 많이 읽고 생각을 키울 수 있었다며 아버지가 그동안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알기 때문에 오늘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축사에 나선 류희옥 전북문인협회장은 시대가 경제적으로 힘들고,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지만 우리가 인문학 속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생의 목적가치를 잘 영위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라며 신춘문예의 명맥을 잘 유지해준 전북일보에 감사드리며 당선자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정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1.15 17:14

전북PD협회, 제19회 PD상 수상작 5편 선정

전북PD협회(회장 황윤택)가 지난 7일 TV와 라디오 부문 심사를 거쳐 제19회 PD상 수상작 을 선정했다. 수상작은 JTV전주방송 피로 물든 슬픈 역사-회문산과 빨치산과 전주MBC 잊혀진 전쟁 1597년 남원성 등 5편이다. TV정규부문에는 피로 물든 슬픈 역사-회문산과 빨치산(연출 최성엽 김균형, 작가 표효진)이 선정됐다. 지난 6월 방영된 피로 물든 슬픈 역사는 한국전쟁 전후 순창군 회문산 일대에서 무자비하게 자행됐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증언을 담은 2부작 다큐멘터리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나미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내레이션을 배제하고 피해자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역사의 비극을 조명한 점이 돋보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TV특집부문에는 잊혀진 전쟁 1597년 남원성(연출 한승우, 작가 김형미)이 뽑혔다. 지난 11월 방송된 이 특집은 패전으로 기록된 남원성 전투를 6만 왜군을 맞선 조선 민중의 승리로 재해석해 호평을 받았다. 라디오정규부문은 WBS전북원음방송 고PD의 라디오카페(연출진행 고기훈)에게 돌아갔다. 이는 열심히 하루를 달려온 청취자에게 쉼을 선물하자를 취지로 기획, 지난해 1월부터 방송 중이다. 라디오특집부문은 TBN전북교통방송 캠핑카 열풍, 또 하나의 과제(연출 김현정, 작가 김희라>가 수상했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캠핑인구의 배경을 살펴보고, 그로 인해 나타난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대안점을 제시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특별상은 KBS전주 할미넴(연출 허유리 맹남주, 작가 송가영)에게 돌아갔다. 할머니와 래퍼 에미넴에서 제목을 딴 할미넴은 순창군 할머니들이 래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담은 휴먼뮤직 다큐멘터리다. 한편, 올해로 19회를 맞은 전북PD협회 PD상 시상식은 오는 17일 오후 7시 전주 오펠리스 웨딩홀에서 열린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1.15 16:50

외길인생 창안공무원 ‘바보가 된 공직자’

공무원 퇴직 후 25년, 지난 공직생활을 반추해보니 아쉬움과 허무함이 커다란 파도처럼 밀려온다는 정석윤 씨가 자서전 <바보가 된 공무원>(도서출판 북매니저)을 펴냈다. 김제 백구 출신인 정석윤 씨는 이리 농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농과대학 농예화학과를 졸업했다. 1961년 전라북도 산업국 지역사회과로 임명되면서 김제, 남원, 군산, 전주시 농촌지도소에서 근무했다. 이후 전주시 산업과 농사계장, 장수군 산업과장, 이리시 세무과장, 전라북도 내무국 세정과 세외수입계장, 전라북도 공무원교육원 운영담당 국비사무관 등을 거쳐 전주시 덕진구 부구청장으로 1995년 정년퇴임했다. 국민 인권 신장과 생활 향상에 이바지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공무원 제안제도에 참여해 제안우수상, 공무원 창안상 등 창안 관련상을 7회 수상했다. 대한민국 행정사에 조금이나마 역사적 기록이 됐다는 점에서 공직생활의 보람을 찾았다. 공직자로서 국가와 국민에 봉사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공직업무를 수행하는 데 젊은 날 열정을 다 바쳤다고 자신하지만 아쉬움은 여전하다. 안타까움은 뒤로 하고 후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담아 공직생활의 본보기를 글로 적었다. 이 책에는 △국민 인권보호와 신원증명제도 개선 △일반행정 분야의 창안 업적 △지방세정 운영과 업무관리 개선 △지방재정 확충과 자주재원관리 개선 분야 △공무원 창의력 개발과 권익보호 등으로 나눠 창안연구에 헌신한 자신의 삶을 역사로 기술했다.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 고군분투했던 공직생활기, 은퇴후의 활동, 주요 연구논문 등도 함께 실었다. 정석윤 씨는 이 책은 나의 자서전이지만 창안공무원으로서의 연구실적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사료가 됐으면 하는 생각을 담았다며 지난 공직생활 중 나의 삶을 기록으로 정리하여 남기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1.15 16:50

전주풍물시동인회, 작품집 '사람이 한 그루 나무라는 말'

전주의 중견원로시인들의 문학 사랑으로 30년 역사를 쌓아올린 전주풍물시동인회(회장 박철영)가 2019년 한해를 돌아보며 28번째 사화집 <사람이 한 그루 나무라는 말>(신아출판사)을 펴냈다. 김남곤, 김영, 문금옥, 박영택, 박철영, 소재호, 신해식, 심옥남, 우미자, 유인실, 이동희, 이문희, 장욱, 정군수, 조기호, 조미애, 조정희, 조춘식, 진동규, 최만산, 김기찬 씨가 글을 써냈다. 이문희 시인은 여는 글을 통해 상처는 언어의 집이며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것, 들키면 안 되는 것, 말해도 되나 싶은 것,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이해될 수 없는 것으로 시를 쓰노라고 말했다. 시인의 고독한 숨결을 따라 그리움의 끝이 어디인지 헤아리는 일, 그게 바로 시 읽기의 수많은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되새기게 하는 부분이다. 이번 책은 지난해 1월 동인지 풍물의 30주년 기념 특집호 <달빛이 닦아놓은 길>을 내놓은 이후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다. 2019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을 지원받아 발간했다. 200페이지를 가득 채운 회원들의 신작시 등 모두 100여편에 달하는 이야기들이 그간 전주의 문학 영토를 비옥하게 가꿔온 비결을 설명해준다. 표지화는 소재호 시인이 그렸다. 한편, 전주풍물시동인회는 작품보다 인간을, 인간보다 삶을, 삶보다 더 중요한 거시기를 추구하자며 뜻을 모은 소재호, 이동희, 정희수, 진동규 4명의 문인이 모여 1987년 결성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1.15 16:50

전주 복합문화공간 수다작 "<동의보감> 초간본 보러 오세요"

전주 풍남문 인근에 자리 잡은 복합문화공간 수다작(手多作, 관장 김병선)이 귀한 고미술품을 새롭게 들여와 전시하고 있다. 1613년 <동의보감(東醫寶鑑)> 초간본과 조선시대 민화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저술했으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최초의 의학서이다. <동의보감> 판본은 국내외에 36종이 전해지고 있다. 초간본은 모두 25권 25책으로 1613년 11월 내의원에서 목활자로 간행됐다. 수다작이 전시하고 있는 <동의보감> 초간본에는 만력사십일년 십일월일 내의원봉교간행(萬曆四十一年十一月日 內醫院奉敎刊行)이라는 간기(刊記)가 기록돼 있다. 만력사십일년(萬曆四十一年)은 1613년이다. 이밖에 민화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도 눈길을 끈다. 백수백복도는 수(壽) 자와 복(福) 자를 여러 모양으로 열을 맞춰 반복해 구성한 그림이다. 백수와 백복은 장수와 다복을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 정승호 수다작 부관장은 <동의보감> 초간본은 정말 귀하다. 아쉽게도 목록 2권 탕액 1권이 결권이지만 이 상태만으로도 선조들의 훌륭한 역사다. 새해를 맞아 백수백복도도 감상하며 가족의 수와 복을 빌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수다작은 15일 풍물경매로 전주버선장을 내놓는다. 전주버선장은 옛 선조들의 애장품으로 화려하나 천박하지 않게 은은한 멋을 갖췄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20.01.14 16:10

‘개관 20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경기필 초청 신년음악회

2001년 개관 이래 도민 여러분의 끊임없는 관심과 성원 속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전라북도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예술회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앞으로도 전북도민들이 문화향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하겠습니다. 전북의 현대적 문화예술 창달을 이룩하고자 2001년 세워진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 이하 소리전당)이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 공간으로 자리잡으며 20년의 역사를 썼다. 이에 소리전당은 개관 20년을 기념하고 그간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음악회를 마련했다. 소리전당과 문화예술 교류를 펼치고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경기필 초청 신년음악회다. 이 자리를 계기로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과 세계로 나아갈 소리전당의 어제와 내일을 함께 살펴본다. 소리전당과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해 각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문화예술 교류를 펼쳐나가자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공연도 그 일환으로 성사됐다. 정나라 경기필 부지휘자의 지휘에 피아니스트 문정재, 테너 국윤종, 소프라노 정주희가 참여한다. 오는 18일 오후 3시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예술 대중화와 저변확대를 위해 1997년 10월 창단된 경기도립 오케스트라이다. 슐로모 민츠, 빌데 프랑 등 세계 최정상 연주자들과 계속해서 호흡을 맞춰왔으며, 2017년에는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받는 등 아시아 주요 오케스트라로 꾸준히 성장해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지휘를 맡은 정나라 지휘자는 미국 보스턴 월넛힐 예술고등학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수학했으며 대전시향 신년음악회에서 데뷔해 KBS교향악단, 광주시향, 전주시향 등을 객원 지휘했고, 현재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문정재는 SM엔터테인먼트가 선택한 최초의 클래식 연주자다. 하노버 국립음대 석사 과정 및 실내악 최고연주자 과정을 만장일치 최우수로 졸업했고, 매년 솔리스트 뿐 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독주, 협연 및 실내악 연주를 100회 이상 펼치고 있다. 테너 국윤종, 소프라노 정주희가 참여해 들려줄 한국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는 이번 공연의 묘미로 꼽힌다. 테너 국윤종은 빈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2008년 마르세유 국제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아름답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단단한 테크닉을 겸비했다. 소프라노 정주희는 세계적인 테너 프란치스코 아라이자의 오페라 콘서트에 출연하며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의 페스티벌과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은 소리전당의 개관20년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매표 없이 전석 초대로 진행한다. 일반 관객은 공연 당일 오후 1시부터 모악당 매표소에서 잔여 좌석을 선착순으로 배부한다. 비좁은 문화공간에서 때때로 호흡장애를 일으켰던 예술인과 그래도 쾌적하지 못한 환경을 찾아주었던 도민들로서는 어찌 이 날이 가슴 벅찬 만세가 아니겠습니까? 1998년 1월 기공식에서 김남곤 당시 전북예총 회장이 밝힌 소감이다. 1990년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현대적 공연시설을 갖추지 못했던 전북이었기에 지역 문화예술계와 도민들은 복합문화시설의 건립을 간절이 염원했다. 2001년 9월 20일에는 전야제를 시작으로 23일까지 개관행사를 개최했다. 전라북도립예술단 100여명은 개관기념대공연 창무극 춘향전으로 모악당 무대를 채웠다. 전북미술계 원로작가와 초대작가 350여명이 함께한 개관기념초대전 전북미술의 새로운 탄생과 도약은 예향의 고장을 지키는 전북도민들의 자긍심을 높여줬다. 소리전당 초대 예술감독인 서현석 대표는 당시 전북은 어느 지역보다 문화유산이 풍부해 콘텐츠 개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은 그야말로 대변혁이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공간의 한계 때문에 향유할 수 없었던 공연과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자. 도내 예술인과 관객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라고 밝혔다. 학교법인 우석학원은 제6기부터 민간위탁으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통합 브랜드 아트숲을 만들고 섹션별 프로그래밍을 통해 테마가 있는 기획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소리전당만의 특성화된 프로그램 브랜드 아트숲의 섹션별 프로그램은 개별 프로그램의 성과를 축적하기 위한 방식으로 구성했다. 공간의 지향성과 관객의 요구를 일치시켜 나가기 위해 공연, 전시, 예술교육을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운영한다. 또한 전북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인 판소리와 국기인 태권도를 결합한 소리킥을 제작해 시즌1~2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콘텐츠로 활성화 시키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무대제작지원사업 <전북공연예술페스타>, 전라북도교육청 <전북학교예술교육페스티벌>,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흥부제>, <전주세계소리축제>, <세계서예비엔날레> 등을 통해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기관과 적극 협업했다. 지난 2016년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수탁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 우석학원의 서창훈 이사장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위상을 넓히고,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의 밀알이 되겠다면서 혁신을 통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과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1.13 17:33

전주시립교향악단, 베토벤과 함께 새해 열어

전주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김경희)이 2020년 새해를 여는 신년음악회를 통해 천재 작곡가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한다. 오는 16일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함께 한다. 김경희 지휘자를 비롯한 전주시립교향악단 단원들과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할 계획이다. 피아니스트 박종해는 2018 게자 안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교향곡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아주 여린 피아니시모를 표현해내는 음색이라는 평을 받았다. 강한 내면과 진심 어린 감성 표현을 고루 갖춘 연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선정돼 1년간 정기적으로 다양한 공연을 올렸다. 현재는 하노버 국립 음악대학에서 아리에 바르디를 사사하고 있다. 프로그램 또한 베토벤이 작곡한 에그몬트서곡과 피아노협주곡 제5번 황제, 교향곡 8번 등으로 구성했다. 16세기 중반 네덜란드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스러진 에그몬트 백작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그몬트 서곡은 1788년 출판한 괴테의 희곡 에그몬트에서 출발했다. 빈 부르크 극장의 지배인의 의뢰를 받아 베토벤은 평소 괴테에 대한 존경심으로 이 곡을 써서 1810년 에그몬트와 함께 초연했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는 베토벤이 작곡한 5곡의 피아노 협주곡의 최후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작풍은 원숙하고, 구성은 웅대하며 내용은 장엄한 최대의 걸작이다. 교향곡 8번은 1812년 베토벤이 42살 때 만든 작품이다. 7월 온천휴양지 테프리츠에 머물던 중, 10월 동생 요한의 결혼식을 위해 린츠(Linz)로 옮겨와 완성했다. 전주시립교향악단 관계자는 2020년 새 희망을 담은 신년음악회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연주한다며 전북도민과 전주시민 모두가 화합을 다지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새해 최고의 음악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좌석 가격은 S석(1층) 1만원, A석(2층) 7000원이다. 나루컬쳐(www.naruculture.co.kr) 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전화(1522-6278)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 관련 문의는 063-274-8641.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1.13 17:33

새로운 시작, 2020년 복 기원하며…

전주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이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기획전을 준비했다. 민화를 감상하며 복을 기원하고, 힘찬 에너지를 뿜어내는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자리다. 삶의 고락에도 행복이 찾아오고, 고독과 외로움에도 환한 해와 달이 비추듯이. 민화는 예부터 집집마다 걸어두고 감상했던 친근한 그림으로, 무병장수와 태평성대부귀영화를 기원하던 조선 백성들의 간절한 마음이 새겨져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에 따라 각각 의미하는 소망도 다르다. 책가도는 면학에 정진하고 좋은 결과를 기원하며, 모란도는 부귀와 평안을 상징한다. 또한 초충도는 다산과 가족애의 뜻을 품고 있다. 2월 2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새해를 맞아 민화가 주는 행복을 나누고자 마련됐으며, 김완순 관장의 작품 책가도 등을 만날 수 있다. 시작을 준비하는 설레는 순간, 힘찬 기운을 함께 나누기를 바랍니다. 화폭 위로 지나간 힘찬 붓의 움직임과 채도 높은 물감을 사용해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교동미술관이 소장품들 중 기운생동(氣韻生動)한 작품들을 엄선해 구성했다. 선정작은 고 김치현, 고 장령, 박남재, 강정진, 강종열, 김병종, 김두해 작가의 작품 40여 점이다. 전시는 14일부터 2월 9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 12전시실애서 진행된다. 전주 교동미술관 관계자는 경자년의 시작을 교동미술관의 기획전과 함께하시며 한 해 계획을 희망으로 채우는 시간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람 문의는 063-287-1245.

  • 전시·공연
  • 이용수
  • 2020.01.13 17:33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 물고기와 새를 그리는 화가 노은님

전주 출신 화가 노은님은 가난 때문에 23세이던 1970년, 간호보조원으로 독일에 갔다. 그 이듬해 스위스 취리히미술관에서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었다. 전주를 떠나기 전 어머니의 초상을 그려 볼까하다가 실패하고 가져간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간호장의 눈에 띄어 전시를 하게 되고 우연히 함부르크 폴 클레의 제자였던 한스 티먼 교수의 인정을 받아 함부르크 국립미술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마음 내키는 대로 하라는 말을 듣고 나뭇잎도 그리고 새도 그렸다. 다른 학생들은 멋진 추상화를 그리는데 본인의 것은 유치원생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창피해서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고 갔다. 그런데 다음 날 와보니 티만 교수가 그녀의 그림들을 칠판에 붙여놓고 이게 진짜 그림이라고 칭찬을 했다고 한다. 화가 노은님. 1990년 그녀는 함부르크 국립미술대학의 교수가 된다. 같은 해 프랑스 FIAC에 참여 했는데, 이때 출품했던 붉은 배경에 다리가 셋 달린 이상한 동물은 프랑스 중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다. 2004년 발간한 에세이집에서 그녀는 나는 그림을 파는 것이 아니라 동물을 파는 사람이라고 썼는데, 그녀가 그리는 동물들의 원천은 어릴 적 전주 교동에서 살 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애들 기르고 동물 기르는 재미로 사셨던 아버지는, 개집에 신문지 깔고 들어앉은 그녀를 위해 전등을 달아주고 커튼을 쳐주었다. 그 안에서 개 한 마리와 비둘기를 데리고 살았죠. 물고기를 잡아 우물에 넣은 후 겁 없이 우물 벽을 타고 내려가 밥을 주고 오면, 어머니는 물고기가 어떻게 물을 따라 여기까지 왔을까, 의아해 했어요. 1980년대 초 공간화랑에서 한국에서의 첫 전시를 했을 때 필자는 리뷰를 쓰면서 그녀를 만났다. 당시에도 원초성이 개성 있게 드러나는 회화성이 주목받고 있었다. 얼마 후 전주를 방문했던 그녀는 남노송동 집에 걸린 내 드로잉을 보고 요셉 보이스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얼마간 절에 머물고 싶어 하는 그녀를 위해 선운사까지 버스로 동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조용한 절에서 노스님이 파리채로 파리를 때려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독일 함부르크와 미헬슈타트의 천년 고성을 오가며 작업을 하는 그녀는 최근 미헬슈타트 시립미술관에 영구 전시관을 개관하였다. 미헬슈타트의 고성 옆 삼백년 된 극장에서 사는 그녀는 가끔 파티를 연다. 그 파티엔 공주도 시장도 사장도 오고 동내 약사, 골프장 캐셔, 이주노동자도 온다. 앞마당에는 오리와 뒷산의 여우, 사슴과 멧돼지가 노닌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0.01.13 16:21

현숙 "효녀가수로 불러주신 아버지같은 분, 돌볼 수 있어 큰 기쁨"

김제 출신의 효녀 가수 현숙 씨가 입원 중인 방송인 송해 씨 곁을 지키며 물심양면으로 간병에 나서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송 씨는 지난달 감기와 몸살 증세로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뒤 최근 기력을 되찾고 퇴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영두 임실사선문화제전위원장은 지난 5일 병문안을 다녀왔다며 소식을 듣고 걱정이 돼 송 선생님을 뵙고 왔는데, 기력을 되찾으셔서 다행이었다며 밤낮으로 병원에 머무르며 가까이에서 송해 선생님의 건강을 챙겨준 현숙 씨의 지극 정성한 마음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송해 씨가 건강을 회복한 데는 현숙 씨의 도움이 컸다. 지난해 12월 31일 송해 씨가 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권유했으며 병원 생활 전반에서 먼저 나서서 챙겼다는 것. 공연이 있는 날에도 일정을 마친 후에는 병원을 찾아 송해 씨의 건강을 살폈다고 한다. 현숙 씨는 올 초 우리 사회의 효 문화와 경로사상을 실천해온 공을 인정받아 바른 의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송해 씨 퇴원에 맞춰 이 상의 상금 등을 기부해 아픈 이들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양 위원장은 송해 씨의 말도 전했다. 현숙이는 내 둘째딸이나 마찬가지다. 개인 일정이 있어 피곤할 텐데도 아침 저녁으로 찾아와 정말 잘 돌봐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양영두 위원장과송해 씨는 임실에서 개최한 전국노래자랑 등을 통해 40여년 이상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평소 국악에 관심이 많은 송해 씨와는 매년 연말정초에 만나 안부를 나누는 등 두터운 교류를 해왔다. 특히, 송해 씨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전국노래자랑 무대는 사선문화제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임실을 찾기도 했다. 또 양 위원장은 현숙 씨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여년 전 소충사선문화상으로 제정한 효녀가수상의 첫 주인공이 현숙 씨이며, 이를 계기로 현숙 씨의 고향인 김제에서는 그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효열 기념비를 세우기도 했다. 김제 아리랑문학관에는 효열비가 서 있다. 양 위원장은 송해 선생은 고향이 이북이고, 부인도 먼저 돌아가셔서 심적으로 외로우실 텐데 곁에서 돌봐주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며 아무리 봐도 효녀가수상을 현숙에게 주길 잘한 것 같다. 자랑스러운 전북의 딸로서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숙 씨는 송해 씨를 돌보는 일에 대해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은 송해 선생님을 모시는 게 응당한 도리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현숙 씨는 친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도 모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송해 선생님은 나를 효녀가수라고 칭해주셨다며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1.12 16:54

국립익산박물관 정식개관 “고대 사원과 사리장엄구 브랜드화”

익산시 금마면, 삼국시대 불교사원 중 최대 면적으로 자랑하는 미륵사지 남서쪽에 자리잡은 국립익산박물관이 지난 10일 빗장을 열었다. 지난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고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 국립으로 전환된 이후 약 4년 만이다. 익산박물관은 미륵사지 경관을 최대한 침해하지 않도록 지하 2층, 지상 1층의 반지하구조로 전시실을 설계했다. 연면적 7500㎡, 전시실 면적 2100㎡의 규모에 달한다. 이날 개관식과 함께 전시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한 유물은 국보 및 보물 11점을 비롯해 모두 3000여 점. 국립익산박물관은 현재 미륵사지 출토품 2만3000여 점을 비롯해 전북 서북부의 각종 유적에서 출토된 3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10일 열린 개관행사에서는 학예사의 설명으로 상설전시실과 개관 기념 특별전을 둘러보며 주요 전시품과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도(古都) 익산의 역사문화유산을 선보이고 백제 왕도의 위용을 드높이겠다는 계획에 걸맞게 미륵사지 석탑과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등 유물과 유적에 밀착해 익산의 역사문화를 증명했다. 신상효 국립익산박물관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인 미륵사지석탑과 그곳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를 중심으로 전시와 교육업무에 집중하겠다며 익산박물관이 지역 주민들에게도 행복과 만족을 줄 수 있는 문화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건립 사업을 총괄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고대 사원과 사리장엄구를 브랜드화한 국립익산박물관이 보석의 도시 익산의 새로운 문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상설전시실은 △익산 백제 △미륵사지 △역사문화 등 3가지 주제로 구성했는데,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가 많았다.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구의 공양품을 감쌌던 보자기로 추정되는 비단 직물과 금실, 제석사지 목탑이나 금당 안에 안치됐을 흙으로 빚은 승려상의 머리, 미륵사지 석탑이 백제 멸망 이후인 통일신라시대에도 보수 정비됐음을 알려주는 백사명 납석제 항아리, 1917년 발굴된 지 102년 만에 다시 공개되는 쌍릉 대왕릉 나무관 등이 최초로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쌍릉 대왕릉의 나무관은 대왕릉에서 직접 떼어 온 봉토의 토층을 비롯해 실제 크기의 돌방무덤과 함께 전시돼 현장감을 더했다. 이밖에도 1965년 석탑 보수공사 중 발견돼 오랜 기간 국립전주박물관에 전시됐던 국보 제123호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익산 입점리 고분군 금동관모, 원수리 출토 순금제불상 등 익산의 유산이 고향으로 돌아와 의미를 더한다. 개관 기념 특별전시 사리장엄 - 탑 속 또 하나의 세계도 이날 개최해 오는 3월 29일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국립익산박물관의 대 표 문화재인 백제 왕실 발원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의 의미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다. 국보 제327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장엄, 보물 제1925호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 등 사리장엄 15구를 한자리에 모았다. 기존의 미륵사지유물전시관 건물은 어린이박물관과 보존과학시설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미륵사지 남쪽에는 전통문화체험관, 자연지형 녹지, 광장, 주차장 등을 마련함으로써 국립익산박물관과 연계한 각종 교육과 문화행사가 가능한 복합문화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10일 열린 국립익산박물관 개관식에는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춘석조배숙 국회의원, 정헌율 익산시장, 조규대 익산시의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용상 문화관광체육부 제1차관,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비롯해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엄철호김태경 기자

  • 문화재·학술
  • 전북일보
  • 2020.01.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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