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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수도권 자치단체, 대기업 등은 기회 있을 때마다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장해 왔다. 수도권 공장총량제 등 각종 규제가 수도권 경제활동을 저해, 기업은 물론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도 떨어뜨린다며 아우성 쳤다. 기업의 해외 진출도 수도권 규제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규제를 완화해야 수도권에 대한 자본의 투자 활성화가 이뤄지고,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이같은 이유를 들이대며 수도권 규제 완화 의지를 불태운 정부가 결국 4개 부처가 참여하는 수도권 규제완화 TF팀을 꾸렸다. 지난 주 수도권 공장 총허용 면적을 여의도 2배로 발표하며 수도권 공장 허용 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진 강력한 수도권 투자활성화 정책 의지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 드라이브는 경제활성화를 핑계로 한 비수도권 죽이기나 다름없다. 그동안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구축하고, 대통령이 지역경제 살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박근혜 정부의 속셈이 수도권 규제를 확 푸는 데 있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정부는 국민이 잘 살고, 전국 각 지역이 고루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금을 걷어 운영되는 정부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할 박근혜 정부는 정신차려야 한다. 경기도 등 수도권 3개 시·도와 특정 대기업들이 수혜를 입는 이기주의적 요구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은 세종시와 혁신도시 조성 정신을 항상 머릿속에 새기고 있어야 한다. 특정 가진자들 중심의 수도권 집중 정책으로 서울 등 수도권은 현 상태에서도 터지기 일보 직전인 풍선처럼 팽창해 있다. 우리나라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서울과 인천, 경기에 인구와 경제 절반 가량이 집중돼 있다. 말이 되는가. 이런 정부의 편향 정책 때문에 비수도권 지역은 죽을 맛이다.전체 25%에 달했던 전북 등 호남지역 인구가 급속하게 감소, 이젠 11% 수준으로 전락했다. 정부 각종 경제개발 지원으로 30%에 달하는 인구 비중을 유지하던 영남도 최근에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지역은 기업 유치가 안돼 발전은커녕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규제완화에 나서기 전에 먼저 지역경제 활성화에 전력해야 한다. 인구가 줄고, 경제 낙후가 심화되는 지역의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는 정책을 통해 수도권 경제를 살린 들 사회 양극화만 심화될 뿐이다.
먼 옛날, 고대 철학자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며, 만물은 물에서 생겨나고 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는 물 없이 사는 삶이란 생각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불어 노자의 도덕경에서 상고약수(上善若水)라 하여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자리로 흘러간다. 그러하기에 도(道)에 가깝다”고 쓰여진 바와 같이, 우리 선조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물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해왔다.오늘날 세계보건기구 역시 “현재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80%는 물에 의한 것으로 물만 잘 마셔도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며, 산업적 측면으로 보아도 A4용지 종이 한 장을 만드는 데에 물 10리터가 필요하고, 청바지를 한 벌 만드는 데에는 무려 1만855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UN은 이렇게 중요한 물이 인구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인하여 점차 오염되고, 먹는 물의 부족현상이 일어나자, 전 세계적인 개발을 통해 더러워지는 물이 많아지면서 먹을 수 있는 물의 양이 적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물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자 물의 날까지 정하여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이르렀고,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부터 3월 22일을 물의 날로 정하여 지켜오고 있다.그러나 최근 전북에서 이렇게 중요한 물 관리가 잘못되어 전북 지역 최대 식수원인 용담댐 상류에 있는 진안·장수군 하수처리장의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조작해 오·폐수를 흘려보낸 것으로 알려져 모두를 경악케 하고 있다. 지난 2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정부합동감사 결과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진안·장수군 하수처리장의 TMS 측정값을 조작해 기준치를 초과한 오·폐수를 흘려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의 조사 결과로 그동안 하루 100만 명에게 맑은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는 수공의 홍보가 거짓임이 판명된 것이다.이번에 적발된 진안·장수군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는 용담댐(저수량 8억t)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용담댐은 전주와 익산, 군산, 완주, 충남 서천 등 지역 주민 96만여 명에게 하루 63만 7000t의 식수를 공급한다. 결국 그동안 96만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오·폐수에 노출된 것이다.수공은 물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진안·장수군, 새만금지방환경청의 관련자들은 다시 한 번 물의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고 이 일의 심각성을 인지하여야 한다. 또한 감사결과에 따라 위반 사항이 밝혀지는 대로 관련자들의 일벌백계와 더불어 신속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유원지와 영농현장 등 집밖으로 나서는 인파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바야흐로 외출의 계절이 돌아왔는데 집을 비워야 하는 사람들의 맘이 편치 못하다. 빈집털이범들이 활개를 치고 그 절도수법도 진화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비운 사이 혹여 도둑이 들어 각종 귀중품과 현금·농축산물을 훔쳐갈까봐 맘놓고 나들이나 생업에 나서지 못하는 국민이 있어선 안될 일이다. 특히 인구가 감소되고 고령화 추세인 농어촌지역에서 좀도둑이 기승을 부려 한숨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농촌지역에 대한 각별한 방범대책이 촉구되고 있다.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8910건중 빈집털이가 전체의 9.8%인 876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빈집털이 절도사건중 3건에 1건꼴로 봄철인 3월부터 5월사이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올 3월에 발생한 빈집털이 범죄는 153건으로 2월보다 3.5배나 늘어 계절적 연관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을 열어둔채 밭일을 나가거나 집을 비우는 일이 많은 농어촌 단독주택에서 피해가 많다는게 경찰의 분석이다. 지난달 김제와 익산지역 농가를 돌며 빈집에서 금품을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로 신모씨(51)가 경찰에 구속됐는데, 신씨는 빈집을 노렸고 범행을 위해 농가를 기웃거리다 주인에게 들키면 ‘농촌 노인들을 살피러온 사회복지사’라고 속인뒤 빠져나가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광역화 조치로 농촌 면단위 파출소가 지난 2003년 이후 사라진 뒤 치안불안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자 일부 파출소가 부활되긴 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경찰력에 비해 관할 농어촌 지역이 워낙 넓은데다 차량들을 이용하는 범인들의 기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범죄 예방 및 범인 검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집을 비울때 농가의 각별한 주의도 요구되지만 경찰의 순찰강화와 함께 범죄예방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방범용 CCTV설치를 확대해 농촌지역 치안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구멍이 뚫린 농촌지역 방범체계에 경찰인력보강이 쉽지 않다면 방범용 CCTV가 체감치안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을 입구 등 주요 길목 곳곳에 CCTV를 설치, 이를 연결한 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마을에서 범죄가 발을 붙이지 못한다는 사례는 좋은 본보기이다.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편을 위한 논의가 가열되고 있다. 중앙선관위의 권고안이 나왔고 국회도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의석수와 선거구 조정을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 선거제도를 고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정치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선관위가 제시한 안은 선거구의 인구편차를 2대 1로 맞추고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유권자가 던지는 표의 등가성을 고려하고 정치를 지역별 전문성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다. 이번 선관위의 안은 반대할 명분을 찾기 힘들만큼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국회의원이 특권은 별로 없고 전문성을 가지고 고단하게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이 될 때 정치인이 소명의식을 가진 직업군으로 존경받는 세상이 올 것이다.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고 권역별 비례대표를 늘리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정치가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아온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명심해야 할 것은 이러한 기본방향이 이상에 치우쳐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번 정치개혁안이 우리사회의 특수한 맥락에 맞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우리사회는 수도권 중심의 지방소외, 지역 사이의 격차, 농촌의 쇠락,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차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개혁안이 인구편차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이런 문제들을 방치하거나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정치개혁이 지역마다 정체성이 강하고, 지방 특히 농촌지역의 인구가 급격히 줄고 노령화하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인구가 감소하는 농촌지역만 여러 선거구가 하나로 묶이거나 정체성이 전혀 다른 지역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구 이외에도 권역별 특성을 고려하고 지역마다 전문성이 살아나도록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중차대한 이번 정치개혁이 정치인의 밥그릇 싸움에 말려 누더기가 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정치개혁이 필요한 기본 목적을 잊지 않는 진정성과 우리사회의 현실과 맥락을 고려한 융통성의 조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호남KTX가 어제 광주 송정역에서 역사적 개통식을 가졌다. 착공 6년만에 개통된 호남KTX는 오늘부터 본격 운행된다. 경부선에 비해 11년이나 늦었지만 익산에서 서울 용산까지 최단 시간이 1시간 6분이고, 광주 송정역에서 서울 용산까지 최단 시간이 1시간 33분이다. 기존 새마을호 등에 비해 1시간 이상 단축된 것으로 호남과 서울 수도권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호남KTX 개통에 따른 최대 수혜지역을 굳이 꼽으라면 호남과 경부KTX가 분기하면서 국가철도망 X축의 중심이 된 충북 오송역이 분명하다. 오송역에서 서울까지 54분, 광주까지 58분, 부산까지 2시간 걸린다. 호남KTX 개통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 1만 명 이상이 예상된다. 연간 400만 명 이상이 오송역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송역 주변에는 생명과학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창과학산업단지, 세종시, 청주공항 등이 포진해 있다. 오송역 뿐 아니라 익산역과 정읍역 등 전북의 정차역도 엄청난 개통 효과를 거둘 것이 확실하다. 사실 익산역∼용산역 상하행선 73편 중 66분 주행편이 단1편에 불과하고, 요금 체계도 경부선에 비해 불리하게 적용된 점 등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어쨌든 호남KTX 정차역을 중심으로 한 전북의 변화와 발전이 기대된다. 새만금개발과 기업유치, 관광객 유치 등 빠른 교통수단과 직접 관계가 있는 분야가 주목된다.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해 정읍 내장산과 부안 변산반도, 군산 근대역사문화, 익산 백제문화유적, 무주 태권도공원, 남원 판소리 등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 상품 수혜가 예상된다. 전주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와 세계소리축제의 경쟁력도 커질 것이다. KTX 관광객을 잡으려면 전북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세밀한 서비스를 해야 한다.전북도가 지난 달 호남KTX정차역과 연계하여 교통과 의료, 쇼핑, 농촌관광 등 종합 대책을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다. 나아가 전북은 상대적으로 낙후한 만큼 지자체와 업계, 단체 등이 적극 나서 호남KTX 시대에 좀 더 밀도 있게 대응해야 한다. 시속 300㎞를 넘나드는 초고속 열차가 전북지역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빨대효과’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관광은 물론 의료, 쇼핑, 문화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호남KTX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신선한 아이디어와 실천이 더욱 중요해졌다. 호남KTX를 전북의 보배로 만드는 건 도민 몫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스마트 워터 그리드’사업을 전북도가 선점해 놓고도 타 시도에 빼앗길 우려가 큰 모양이다. ‘스마트 워터 그리드(Smart Water Grid)’는 기존 물 공급 체계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지능형 물 환경 기반구축 기술이다. 미래 물 부족시대에 대비하는 선순환 물 관리 체계다.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가 수백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어 향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분야다. 이 사업은 새만금이 최적지로 평가돼 왔다. 2010년 수립된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에서 새만금지역에 물과 폐기물 등 자원의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스마트 워터 그리드’ 사업이 제시됐고, 이듬해 확정된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에도 포함됐다. 새만금은 118㎢에 이르는 방대한 담수호와 주변에 농업·산업·레저 등 다양한 용도의 부지가 조성되기 때문에 스마트 워터 그리드 기술을 실증하고 산업화할 최적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전북의 신성장 산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전북도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이 사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업구상을 수립하는 등 선점했음에도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국토부가 2020년까지 3조 4609억 원을 물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경쟁이 시작됐고, 인천과 대구 대전 제주 등이 뛰어들었다. 이젠 후발주자인 다른 시도가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는 작년 11월 ‘스마트 워터 그리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인천대는 2013년 필리핀과 물 관리 기술지원 양해각서 체결에 이어 작년에는 네팔 몽골과 국제협력을 체결했다. 대구도 올 4월 ‘세계 물 포럼’을 개최하고 물 산업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후속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전북은 이렇다 할 후속대책이 없다.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국토부의 ‘스마트 워터 그리드 지능화사업 연구단’ 공모사업에서도 인천대에 밀렸다.새만금이라는 우수한 사업 여건을 갖추고도 후속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없는 사업도 만들어 내는 판 아닌가. 하천과 담수호, 바다가 어우러진 물 산업 기반을 갖추었다면 이에 걸맞은 전략을 당연히 수립했어야 했다.이 사업이 끝난 것이 아닌 만큼, 지금이라도 당장 새만금이 가진 훌륭한 인프라를 살릴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북이 국내 종자산업의 메카로 향하는 도약대에 우뚝 올라섰다. 도는 그제 김제시 백산면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현장에서 착공식을 가졌다. 이 일대 54.2㏊에 사업비 800억원(민간자본 포함)을 들여 내년 8월 완공하게 되면 종자산업의 연구개발(R&D) 인프라 조성 및 첨단육종연구서비스 구축을 통해 연구두뇌와 업체들이 한자리에 집결하게 된다. 종자강국의 서막을 전북에서 열게 돼 그 의미가 자못 크다.우리나라 종자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지 못하고 있다. 국내 종자시장은 4억불(5800억원) 수준으로 세계시장의 1.1%를 차지하는데 불과하다. 이동필 농식품부장관은 이날 “세계 10대 거대 다국적 기업이 세계 종자시장의 70% 이상을 선점하고 있다” 면서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와 농촌진흥청, 정읍 방사선육종연구센터를 연계한 ‘종자삼각벨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종자산업의 클러스터 육성이 시급한 이유다.지금 세계는 이처럼 종자전쟁을 치르고 있다.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이들 메이저 기업들은 유전자원 주권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연평균 10% 이상씩 고성장 중이다. 또 첨단 생명공학의 활용을 통한 기능성 식품, 의약품 등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화 확대로 고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추세다. 전통적인 교배육종 방식에서 탈피해 관련 산업과 접목하는 전문연구가 이뤄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민간육종연구단지 설립은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분명하다. 농업의 가치 이동과 시장 이동에서 종자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현실은 전북이 농생명 허브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자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산품종 장미의 점유율을 0%에서 10%대로 끌어올리는데 무려 17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종자산업 육성에는 그만큼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이날 힘찬 깃발을 올렸지만 가야 할 길이 지난하다는 얘기다.농업의 경쟁력 향상은 종자산업의 경쟁력을 제쳐놓고는 불가능하다. 현재 종자산업에 등록된 870여개 업체 중 10명 이하 고용 소규모 업체가 97%선이다. 그래서 육종연구단지는 명실상부한 ‘종자실리콘밸리’로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 연구 인프라 마련은 물론 전문인력 양성, 기술지원 등이 민·관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전북이 이번 연구단지를 통해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거점으로서 미래 성장공식을 쓰기 바란다.
전북도가 그제 발표한 ‘2014년 전라북도 사회조사 결과’는 전북의 열악한 삶의 환경을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내 주었다. 가구소득은 낮고 청년층 인구유출은 계속되고 있으며 고령화 추세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지역의 생산성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조사는 지난해 10월 도내 14개 시·군의 표본 5000가구(만 15세 이상 가구원)를 대상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도민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200만원 미만이 51.6%나 됐다. 월 평균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은 20.7%이었고, 100만원 미만도 30.9%에 달했다. 생활은 팍팍하고 삶은 고단하며 미래를 보장할 수도 없는 여건이다. 도민 10가구 중 5가구 정도가 월 평균 200만원 미만의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으니 저축이나 노후대비는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가구의 41.3%가 저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또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47.5%에 이른다. 삶의 질 운운 하지만 삶의 질을 따질 겨를도 없을 만큼 소득구조가 너무 열악하다. 인구 유출도 지속되고 있다. 생활여건이 악조건이고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014년 한해 동안 전입 인구는 27만4337명, 전출은 27만6900명으로 2563명이 줄었다. 20대 등 청년층이 수도권 지역으로 빠져 나간 탓이 크다. 20대 유출 인구는 6733명으로 연령대에서 가장 많다. 중·장년층 유입(50대 이상 2530명, 40대 1327명)이 늘어난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와 함께 전북지역의 노령화 지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노령화 지수는 125.4%로, 전국 평균 88.7%에 비해 무려 36.7%p나 높다. 더구나 저출산(2013년 합계출산율 1.32명)과 맞물리면서 전북은 2019년(노령화 지수 155.4)이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문제는 전북의 생활환경이 열악하고 고령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지만 이를 타개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데에 있다. 경제 사회구조를 생산성 있는 구조로 바꾸고 소득 향상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팔짱만 끼고 있을 수도 없다.열악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만큼 전북도는 기존 계획을 점검 보완하면서 분야별 대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사회안전망 확충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정부가 한·중자유무역협정을 진행하면서 국내 탄소섬유산업의 경쟁력은 떨어뜨리고, 중국 탄소섬유의 경쟁력은 높여주는 식의 잘못된 결정을 했다. 최근 한·중 양국이 가서명한 한·중 FTA 협정문에 따르면 중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탄소섬유에 대해서는 17.5%의 관세가 부과된다. 반면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탄소섬유는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똑같은 탄소섬유 제품을 교역하는 데 한국은 중국에 17.5%의 관세를 물고, 중국은 관세를 내지 않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 한·중 양국이 협정문에 본서명을 하고,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치면 현실화된다. 당장 내년부터 이같은 불균등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탄소섬유는 그동안에도 불균등 관세가 부과됐다. 한국산이 중국으로 들어갈 때 17.5%, 중국산이 한국으로 들어올 때 8%의 관세가 적용됐다. 그런데 한·중 FTA 협정문에서는 중국산 관세를 아예 폐지해 버렸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국내 탄소섬유 기술력에 대한 허황된 자신감이거나 탄소섬유산업을 없애버리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탄소섬유 생산량은 2013년 기준으로 5,700 톤에 불과하다. 효성과 태광 등이 불과 2∼3년 전에 양산체제를 갖췄을 뿐이고, 품질은 일본 도레이 탄소섬유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주가 10년 전부터 탄소섬유 기술을 연구, 독자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한 양산 체제를 갖췄지만, 도레이 탄소섬유 품질을 따라잡지 못했다. 탄소섬유산업 경쟁력 제고에 관심을 가져야 할 정부가 중국 탄소섬유의 경쟁력 제고 발판을 만들어 주는 결정을 내린 것은 잘못됐다. 중국은 2013년 기준으로 세계 탄소섬유 생산량 7만톤의 30%에 달하는 2만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기술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매년 20% 정도씩 성장하며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이 일본 탄소섬유를 추격하듯 중국도 한국을 맹추격 중이다. 게다가 탄소섬유 시장은 고품질 시장만 형성돼 있는 것이 아니다.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무관세 경쟁력을 앞세워 대량 유입될 경우 국내 탄소섬유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은 뻔한 이치다. 중국 탄소섬유 기술력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탄소섬유산업은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중대한 산업이다. 정부가 탄소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엇박자를 내면 안된다. 정부는 가서명한 협정문의 불균등 관세율 조항을 조정하라.
서울에서 고창으로 귀농한 유모씨(51)는 농촌생활 5년만에 이곳을 떠날 생각이다. 인근 주민과 다툼 끝에 집 진입로가 막힐 지경이기 때문이다. 그는 “(상대편이) 자기 땅을 이유로 차량과 트랙터로 막더니 최근에는 그 길을 막아 창고를 짓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행정민원으로 번진 이 통행로 문제는 이웃 간의 갈등으로 불거졌다. 전북에 귀농·귀촌했다가 다시 농촌을 떠나는 가구가 최근 3년 동안 365가구라니 당분간 이런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이는 우선, 농촌을 또 등지는 가구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전북도의 ‘역 귀농·귀촌 실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53가구였던 이주민이 2011년 137가구, 2012년 175가구로 늘어난 증가세가 놀랍다. 그들이 겪는 주된 까닭은 ‘부족한 소득’(17.3%)과 ‘영농기반 부족’(11.2%) 등이 작용했다. 특히 유씨처럼 주민과의 갈등으로 떠나는 가구가 1.9%에 달한다. 심각한 불협화음이 귀농정책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다. 전북지역은 지난해 귀농·귀촌 가구가 4200가구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발길이 늘고 있다는 당국의 분석이다. 이런 양상은 그동안 이농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위협, 도시와의 소득격차 등에서 비롯된 탈농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영농에의 가능성을 반영한 역류현상이라서 고무적이다. 농가인구가 2011년 300만명이 붕괴되면서 농촌 해체의 위기감까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심화돼온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국가 산업구조 측면에서 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농촌이 무너지면 산업생태계 전반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귀농·귀촌 가구 상당수가 도시로 유턴했던 것을 교훈 삼아야 한다. 전북은 귀농에 비해 귀촌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귀촌인에 대한 주도면밀한 특성화 대책도 병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농촌에 정착하는 도시인들에게 금융지원과 주거비, 귀농과정에서 맞춤 서비스 제공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지원에도 정신·심리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귀농·귀촌 가구가 설 땅은 얼마나 될지 걱정이 앞선다. 원주민은 먼저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이주민도 공동체 살리기 차원에서 공조를 소홀해선 공생은 힘들 것이다. 그리고 행정은 누군가 농촌문제가 생기면 어디서 그 갈등이 나오는지 직접 챙겨봐야 한다.
연례적으로 등장하는 외지어선의 전북지역 해역에서 불법조업 뉴스가 어김없이 올해도 신문의 머릿글을 장식했다. 어업시즌이 본격화될 때 마다 이슈화되는 전북지역 서해에서 외지어선의 불법조업은 지역내 어민들의 한숨을 깊어지게 하고 지도단속 관계기관을 긴장시킨다. 가뜩이나 감소추세를 띠고 있는 어자원의 고갈을 가속화시킴은 물론 그 해역을 기반으로 생업을 꾸려가고 있는 어민들의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대처가 결코 소홀해서는 안될 일이다.그런데도 도둑놈에게 안방을 내주듯 군산·부안·고창 앞바다에서 외지어선들의 불법 조업사례가 줄어들기는 커녕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무력감을 느끼는 도민들이 한둘이 아니다.전북지역 해역에 중국선단의 불법조업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타 시·도 선적의 어선들까지 가세해 어자원을 싹쓸이 해가도 지도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북도가 최근 5년간 단속한 타 시·도 선적의 전북 해역내 불법어업 건수를 보면 2010년 21건, 2011년 36건, 2012년 24건, 2013년 73건, 2014년 62건 등으로 줄어들기는 커녕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특히 2013년과 2014년의 전체 불법어업 단속 건수가 각각 91건과 101건인 점을 고려하면 타 시·도 선적의 불법어업 비중이 무려 60~70%를 차지할 정도이다.단속되는 외지어선들의 증가는 전북 해역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의 다름아닐 뿐 아니라 관계기관의 지도단속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전북도와 군산시, 고창·부안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업지도선은 13톤~75톤 규모의 각 1척 씩 4척에 불과한데다 그나마 건조한지도 20년을 훌쩍 넘어섰다. 이같은 장비로는 순발력과 기동력이 뛰어나고 대형화되는 외지어선의 불법조업에 제대로 대처는 언감생심이다. 이로인해 지도단속에 나서는 직원들이 고군분투하고 부상을 입는등 애꿎은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다.노후화되고 성능이 떨어지는 어업지도선으로 불법조업을 언제까지 지도단속할 것인가. 서둘러 불법조업 어선을 선제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대형 어업지도선 투입과 항공단속 시스템 구축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이를위해 해역을 관리하는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는 우선적으로 예산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전북도가 다음 달 2일 호남고속철도(KTX) 개통을 앞두고 ‘호남고속철도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역세권 개발 추진 △연계 도로·교통망 구축 △관광객 확대 방안 △수도권 인구 농촌 방문 유치 △지역 환자 유출 대응 등 10개 분야 43개 과제가 포함됐다. 이를 통하여 인프라 확충과 수도권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도록 구체적 실천방안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과거 정책당국자들이 화려한 청사진만 제시해 놓고 그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못해 유야무야된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진정한 지방자치가 되기 위해서는 자치의 선결요건인 자주조직권과 인사권, 자주재정권, 자주입법권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1991년 지방자치를 실시할 때에, 정치적 명분에 의해 준비기간이 짧아 졸속 실시한 결과 무늬만 지방자치인 오늘날의 반쪽 자치가 돼버린 시행착오가 있다.아무튼 전북도가 호남고속철도(KTX) 개통에 맞춰 야심차게 내놓은 대책들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실천되어 경부선보다 10년 늦게 개통되어 의기소침한 도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는 믿음직한 도정이 되길 간곡히 바랄 따름이다. 이러한 대책들이 꼼꼼히 실천됨으로서 그간의 ‘호남홀대론’ 내지는 ‘소외감’에서 벗어나는 전북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의 구체적 실천이 그리 녹록치는 않다. 연계 도로·교통망 구축과 관련하여 이용객의 수요를 정밀하게 파악하여 불필요한 증편 및 주·정차의 지양, 관광객 확대를 위한 순환버스 운행의 코스개발, 관광안내소와 숙박·여가시설과 관광거점마을의 적지 선정, 지역의 특징을 살린 의료·문화·쇼핑 공간 구축 등의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이들에 대하여는 치밀한 사전 조사와 그 실천을 위한 구체적 재원확보가 선결되지 않으면 단순한 염불에 불과하게 된다.재원확보가 되지 않아 탁상공론이 되어 버린 선례가 수없이 많다. 아무쪼록 이번에 발표된 대책이 도민들의 큰 환호와 지원 속에 완벽히 실천될 수 있게 되길 앙망해본다.
정부 보조금은 ‘눈 먼 돈’ ‘먼저 보는 게 임자’라는 말이 있다. 갖가지 종류의 보조금 집행 및 사후 관리가 그만큼 엉망이라는 뜻이겠다. 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보조금도 마찬가지다. 전북도가 올해부터 보조금을 지원해 시행하는 종자소독기 지원 사업도 그럴 개연성이 있다. 종자소독기는 종자 내나 종자 위에 붙어 있는 병원체를 살상시키기 위해 물리적, 화학적 방법으로 종자를 소독하는 기계다. 전북도는 온탕 소독기 한 대당 420만 원(도비 30% 시·군비 30%, 자부담 40%) 한도 내에서 보조금을 지원한다. 군산시 60대, 정읍시 40대, 고창군 40대, 익산시 20대, 김제시 18대 등 12개 시·군에 모두 220대(9억2400만 원) 물량을 확정했다. 그런데 일부 사업자들이 보조금이 지원되는 걸 악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종자소독기 값을 고의로 부풀려 신고한 뒤 농기계 값을 할인, 판매하는 등의 수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값을 부풀리면 더 많은 보조금을 타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A기계를 원래 가격보다 100만 원 높여서 신고하면 보조금 비율이 60%이기 때문에 도와 시군으로부터 60만 원을 더 받고, 200만 원을 높여서 신고하면 120만 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된다. 요컨대 값을 부풀려 보조금을 더 타낸 뒤 그 차액만큼 농가한테 소독기 값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가들은 이런 영문을 모른 채 비싼 농기계를 헐 값에 구매한다며 선호한다. 가령 정상가격이 320만 원인 종자소독기를 구입할 경우 보조금(비율 60%)은 192만 원, 농가 부담(자부담 비율 40%)은 128만 원이다. 하지만 이 소독기를 사업자가 420만 원으로 100만 원 부풀려 신고할 경우 보조금은 252만 원, 농가부담은 168만 원인데 이때 보조금 차액 60만 원을 농가에게 할인해 주기 때문에 농가는 사실상 108만 원을 부담하고 종자소독기를 구입하는 셈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이 수법은 결국 자치단체 보조금만 더 축내는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다. 품질경쟁으로 승부해야 할 일부 업체들이 눈가림식으로 가격을 신고하면서 자치단체와 농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가 기상 변화에 따른 벼 키다리병과 깨씨무늬병 등의 방제를 위해 종자소독기 지원 사업을 펼친 것은 잘 한 일이다. 그러나 농기계 구입에 지원되는 보조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신고가격과 할인행위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보육대란에 대한 정치권의 임시대책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회가 지방재정법을 개정하여 지방채 발행요건을 완화하고 목적예비비 집행을 서두르고 있지만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지원해야 할 보육과 관련한 복지비용을 재정이 열악한 지방정부의 빚으로 충당하겠다는 발상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단기처방일 뿐이다. 누리예산의 집행기관인 전라북도 교육청의 대응방식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린이집의 아이와 부모를 먼저 생각하고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옳고 그름만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빚을 늘리고 다른 예산을 끌어 쓰는 것이 옳지 않다는 교육감의 소신에 일리가 있다. 하지만 옳지 않다는 주장만 고집하고 있으면 당장 갈 곳이 없는 아이와 부모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어린이 보육을 위한 복지는 바람직한 국가를 만들어가는 첩경이다. 여성의 지위, 출산장려, 취업과 가계의 재생산과 밀접하게 관련된 중차대한 이슈이다. 어린이 보육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으면 여성이 가정에 얽매여야 하고, 맞벌이가 불가피한 가정의 생계를 위협하고, 결국 자녀를 출산하려는 의지를 꺾게 될 것이다. 이런 현실이 가속화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어린이 보육대란을 눈앞에 두고도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복지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노출하고 있다. 국가의 정책이 온통 서민의 임금은 낮추고, 복지는 땜질하여 명분만 세우는데 집중되어 있다. 임금인상과 복지가 보장되어야 미래의 소비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복지는 낭비가 아니라 가장 생산적인 투자라는 인식이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작금의 보육대란은 일차적으로 중앙 정부와 정치권이 복지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에 원인이 있다. 누리예산을 둘러싼 내홍이 종식되려면 큰 그림을 그리면서 보육문제를 해결하려는 국가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육현장을 관리하는 책임자들도 예산에만 집착하여 정부를 탓하는데 몰두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실천을 보여주어야 한다.도내 어린이집의 보육대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보육대란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일회적인 사건이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정치권과 교육계 리더들의 복지에 대한 근본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발상을 전환해서 보육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책임을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최근 전북도 특별감사에서 철퇴를 맞은 전북발전연구원이 개원 10주년 기념 세미나를 가졌다. 전북도 특별감사에서 마치 비리의 온상처럼 비춰지며 만신창이가 된 전발연의 위상을 되찾을 방안을 찾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전발연이 지난 10년간 전북도의 정치적 시녀 노릇을 하다보니 연구원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조직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일부 연구원들의 비위 등 탈선이 초래됐다는 분석과 함께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주제발표를 한 이남호 전북대 총장은 “연구원은 정책이념에 관계없이 지자체의 인적·재정적·인사적 관계성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연구원의 기능과 질 높은 연구성과를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발연이 전적으로 전북도에서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깨야 한다고도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홍성덕 전주대교수는 전북도에 전발연의 독립성 확보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이 단체장 선거에 맞춰 정책개발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고, 결국 단체장이 전발연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전발연이 바로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장 입맛에 맞게 운영되면서 벌어진 각종 비위 사실들을 전발원 자체 문제로만 매도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이번 전발연에 대한 전북도의 특별감사는 정치적 보복 뉘앙스가 강했다. 전북도는 10년이나 된 전발연에 대한 제대로 된 감사가 없었기 때문에 조직 점검 차원에서 감사를 한 것 뿐이라고 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전발연 원장이 송하진 도지사의 상대후보에게 전발연이 생산한 자료를 넘기는 등 정치판에 끼어든 데 따른 봐주기 감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전임 김완주 도정이 전발연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이 전발연이 그런 틈바구니에서 과연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본 것이다. 전북도는 특별감사를 하며 난리를 쳤지만 정치적 보복 감사란 의혹을 숨기기 위해 연구원 비리 부분만 파헤친 측면이 있다. 깃털만 뽑은 것이다. 사실 전북도는 이번 특별감사 후 브리핑을 통해 전발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야 맞다. 도정이 정치적 필요에 의해 연구원에 소나기 자료요구를 하면 얼마나 제대로 된 연구가 되겠는가. 전발연이 바로 서기를 바란다면 그들을 자유롭게 놔둬야 한다.
학교 주변 청소년 유해업소들이 경찰의 단속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마치 독버섯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모양이다. 전주 완산·덕진경찰서가 개학기를 맞아 지난달 23일부터 한달간 학교 주변 유해업소에 대해 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24곳을 적발했다.학교 주변 200m 이내는 학교보건법에 의해 학교환경 위생정화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구역에서는 성적인 기구를 취급하는 업소나 전화방, 화상방, 유흥주점, 단란주점, 호텔, 여관, 여인숙, 당구장, 종합게임장, 멀티게임장 등의 시설이 금지되고 대기 환경 및 악취 소음에 악영향을 주는 시설도 금지된다.또 신체적인 접촉 또는 은밀한 부분의 노출 등 유사 성행위나 성매매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영업을 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문제는 불법 변종 영업이다. 청소년 유해업소는 관련법 상 학교환경 위생정화구역에 들어설 수는 없지만 변종 영업을 하는 게 문제다. 적발된 업소 대부분도 불법으로 변종 영업을 하다 단속됐다.이번에 단속된 전주 중화산동 모 초등학교 주변 마사지 업소도 그런 경우다. 업주는 마사지 업소를 차린 뒤 태국 여성 5명을 고용, 마사지를 빙자해 성매매를 알선해 왔다. 초등학교 주변에서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해온 것이다. 이 초등학교 주변에는 마사지 업소가 7개나 된다. 군산에서 단속된 유해업소도 마찬가지 케이스다. 군산 모 고등학교 주변 학교정화구역 내의 한 체형관리숍 역시 업주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적발됐다.이같은 유사사례는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전주뿐 아니라 도내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면 틀림 없을 것이다. 학교 주변 환경이 학생 자질이나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학교 주변에서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운영되거나 성매매 업소까지 버젓이 영업하는 행태는 근절돼야 마땅하다. 경찰과 교육당국이 의지를 갖고 단속활동을 벌이는 길 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특히 불법 영업신고의 경우 현장을 형식적으로 살피는 일이 많은데, 시일을 두고 끝까지 추적하는 끈기가 필요하다. 또 단속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업주들이 증거를 없애는 등의 은폐행위에 대한 차단방법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학교 주변 환경도 이에 걸맞도록 당국과 학부모 모두 강력하게 대응하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 후 이슬람 할랄식품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로 쏠린 것은 당연하다. 음식에 까다로운 이슬람인들에게 제대로 된 할랄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전용 단지로 조성하는데 국가식품클러스터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5일 박 대통령 중동 순방 당시 체결된 아랍에미레이트(UAE)와의 할랄식품 협력 양해각서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12일 한국식품연구원에 할랄식품 사업단을 설치했다. 또 19일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에 할랄식품 전용 생산·물류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결정은 물론 실행도 아주 신속하다. 정부는 2016년까지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내에 전용 생산·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지난해 6억8000만 달러였던 할랄식품 수출을 오는 2017년엔 12억 3000만달러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와 전북도, 익산시 등의 행보도 빠르다. 할랄식품 전용 생산·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용역을 9월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정부가 큰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할랄식품단지가 익산에 유치됨에 따라 국가식품클러스터 활성화는 물론 지역경제도 탄력이 기대된다. 단기적으로는 할랄식품 기준에 맞는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들이 유치되고, 관련 식재료 생산 농가들도 늘어날 것이다. 또 물류량이 계속 증가하는데 따른 부가 효과도 발생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중동과 아시아 등 이슬람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가 추가될 수 있다. 연구기관도 들어설 것이다. 세계 할랄식품 시장은 2018년 1조 6260억 달러로 전망되는데, 이는 세계 식품시장의 17%에 이른다. 할랄식품이 농식품 수출의 또 하나 교두보가 되는 셈이니, 향후 정부의 투자 규가 훨씬 커질 수 있다. 할랄식품 활성화에 맞춰 전북에서도 할랄식품 인증 기준 등 이슬람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을 의미한다. 할랄식품이 그만큼 까다롭다는 뜻이다. 전북도 등 관계기관은 지역별, 국가별 할랄식품 인증 동향이나, 관련 정보를 파악해 생산농가와 식품기업과 소통하고 적절히 대응 해야 한다. 할랄식품 생산단지 유치가 할랄 음식점 개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크게 기대된다. 더불어 전북의 이슬람 문화에 대한 관심과 대응 수위도 높아져야 한다.
5명이 숨진 인천 강화도 글램핑장 화재 사고는 캠핑족들에게 충격을 던져 주었다. 텐트 안에서 취사를 하고 난방장치를 가동시키는 등 무의식적인 행동이 얼마나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지를 똑똑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강화도 화재사고를 계기로 점검한 결과, 전북지역도 안전사고 예외 지역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법규 미비로 민간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시설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현재 전북지역에는 오토캠핑장 등의 캠핑장과 야영장 등 모두 76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시설은 11개소이고, 나머지 65개소는 민간시설이다. 글램핑장은 무주(1개)와 부안(2개) 등에 3개소가 있고, 모두 20여개 동이 설치돼 있다. 글램핑(glamping)은 ‘화려하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조합해 만든 신조어로, 필요한 도구들이 모두 갖춰진 곳에서 안락하게 즐기는 캠핑이란 뜻이다. 문제는 미등록된 민간시설이다. 미등록된 민간시설 대부분은 관리감독할 근거 법률이 없다. 안전과 관련된 지적 사항이 나오면 시정명령이나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근거 법률이 없기 때문에 개선 권고 수준에 머무를 수 밖 없다. 사실상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따라서 민간시설도 등록을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월 민간시설 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시행시기가 5월 말까지로 유보됐다. 행정기관의 단속도 2개월이나 미뤄진 상황이다. 또 하나는 화재 예방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것이다. 강화도 화재 사고도 원뿔 모양의 글램핑 텐트 바닥에 설치된 난방용 전기패널에서 불이 났다. 텐트 안에서는 난로를 쓰지 않는 것이 상식인데 도내 캠핑장에서도 텐트 안에 난방·취사도구, 전기장판까지 비치된 경우가 허다하다. 개구부가 없는 캠프 안에 가스난로나 석유난로가 전기시설과 같이 비치돼 있으면 화재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텐트 안에 화재위험이 큰 난방기구 등을 들여놓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해야 마땅하다.제도 보완도 중요하지만 가장 절실한 것은 개개인의 안전의식이다. 안전에 필요한 기본사항들을 숙지하고 준수하는 것이야 말로 최선의 안전을 담보하는 장치이다.
충남도가 요즘 전북의 용담댐 물을 끌어가려고 애쓰는 모양이다. 충남도에서 진행된 지천댐 건설 계획이 무산되자 이웃 전북의 용담댐 물을 분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충남도가 용담댐 물 분배를 요구하고 나서도록 결정적 용기를 제공한 곳은 감사원이다. 감사원은 1년 전 실시된 감사에서 지천댐 건설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감사원은 당시 지천댐 건설 대신에 인근 예당저수지를 활용하는 방안과 용담담의 급수체계 조정을 통해 용수를 공급받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국토교통부장관과 충남도에 요구했다. 이에 충남도가 예산이 투입되는 대체수원 개발 방법 대신에 용담댐 급수체계 조정을 통한 용수 확보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칠갑산 인근 청양군 장평면 일대의 지천댐 건설 계획은 청양군과 주민들의 반대로 강력한 제동이 걸린 상태인데, 감사원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북의 용담댐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큰 문제다. 국가 감사기관으로서 균형된 시각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물 문제가 지역간 갈등의 주요 원인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 내린 처사인지 궁금하다. 지역갈등을 촉발하는 결정은 아무리 신중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을 감사원이 더 잘 알 것 아닌가. 오염 정도가 심해진 낙동강 물 취수가 힘들게 된 부산과 대구지역에서 경남 진주쪽 물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대표적 실례다. 용담댐 물 분쟁은 건설 당시부터 충청지역과 용수 배분문제 때문에 갈등을 빚었던 곳이다. 10년에 걸친 공사기간을 거쳐 2001년 준공된 용담댐 물과 관련 당시 정부는 새만금사업을 고려해 전북지역에 1일 135만톤의 용수를 공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용수배분계획을 세웠다. 현재 전북지역에 공급되는 물이 70만톤 정도이고, 65만톤의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충남도가 이 여유물량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전북도 물이 절실하다. 새만금은 4만2000㏊에 달하는 광활한 땅이고, 산업단지와 그 배후도시가 들어선다. 향후 10년 내에 엄청난 물 수요가 발생한다. 게다가 새만금 인근에서는 먹는 물을 확보할 수 없다. 전북으로서도 용담댐 지키기는 사활이 걸린 중대사다. 이미 25년 전에 국가 물이용기본계획법으로 결정된 사항을 이제와서 K-WATER의 유역통합물관리를 논리로 내세워 뒤집으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엊그제 새벽 전주의 도심 한복판인 완산구 중앙동 6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원룸 입주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당시 4층 원룸에는 22명이 수면시간이었기 때문에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지 모를 아찔한 화재였다. 다행히 소방차의 신속한 현장 도착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장애지역이 많은 데다 소방차에게 길 터주는 운전자들의 의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개탄스럽다. 전주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만약 여기서 불이 나면 정말 큰 일 나겠다’하고 생각이 드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전북소방본부는 그런 소방차 진입 장애지역이 지난해 말 기준 모두 77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주지역은 28곳으로 전체의 36.3%를 차지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 이노근의원(새누리당)의 소방방재청 자료를 보아도 작년 6월 현재 도내 아파트단지 6곳이 소방차 진입이나 접근이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소방기본법은 ‘모든 차와 사람은 화재 진압과 구급활동으로 출동하는 소방차의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4만~6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그러나 과태료 부과는 지난해만 해도 31건이었다. 같은 기간에 소방차 진입 장애지역에서 단속한 불법주차 차량 또한 128건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아무리 시민과 운전자에게 홍보하고 개선을 요구해도 그때 뿐”이라며 시민협조를 하소연했다.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화재현장에 접근하지 못한 것이 새삼스런 일도 아니고 이에 놀라는 사람도 많지 않다. 긴급 차량이 오는데도 길을 비켜주지 않거나 심지어 긴급 차량 앞으로 끼어드는 운전자들이 있다. 너무나 흔한 일이 된 까닭이다. 촌각을 다퉈야 하는데도 현실은 크게 다르다. 그러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 긴급 차량이 골든 타임(golden time) 안에 현장에 도착해야 초기에 진화할 수 있다. 설마 자신은 그런 긴급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문제다. 절대로 남의 일이 아니다. 그 피해가 어느 특정한 가정이나 사람만 겪는 것이 아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후속이 중요하다. 불법 주·정차와 이중 주차를 삼가야 한다. 소방차 길 터주기도 당연하다. 그리고 관계 당국은 강력 대처해 달라. 안전불감증으로 결코 우리의 소중한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잿더미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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