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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니

올해 12월은 유난히 춥다. 1956년이래 가장 큰 추위라고 하니 내가 처음 겪는 추위인 듯하다. 이 추운 겨울에 어머니가 떠나셨다. 삶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이승과 저승은 길이 다르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어머니가 이제 이 세상에 안 계신다는 것은 아직은 수긍하기가 쉽지 않다. 어머니는 나에게 어떠한 분이셨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어릴 때 기억은 대부분 어머니와 관련돼 있다. 아버지는 옛날에는 으레그랬듯이 바깥 일에 바쁘셨고, 어머니가 집안 살림, 아이들 교육들을 전담하셨다. 잘못한 일에 매질을 하신 것도 어머니였다. 모든 것에 엄격했던 어머니는 그래서 어린 시절 내가 처음 대면한 첫 번째 극복대상였다. TV 보는 것, 친구와 놀다 늦게 들어오는 것 등 하고 싶은 모든 것은 어머니를 넘어서야 했다. 초등학교때 어머니와 기싸움을 하려고 밥을 안 먹고 며칠을 버틴 적도 있다. 내가 배고파하는 것보다 어머니가 애달파하는 것이 더 힘들 것이라고 그 어릴때에 생각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이후에도 많은 일에서 사사건건 어머니와 충돌했다. 나와 다툰 뒤 어머니가 "너와 나와는 사주에 합이 안들었단다"고 혼자 하신던 말이 지금 내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서울에서 대학 다니던 시절, 고속버스로 김치 등 각종 먹을거리를 가지고 서울에 오셨을 때 터미널에서 보자마자 짐이 많다고 투정했을 때 어머니는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어머니와 의견을 달리했던 모든 것이 이제 생각해보면 어머니의 결정이 올바른 길였고, 사랑과 배려의 결과였던 것이었다. 자식들은 키우면서 아이들이 싫어하는 일에 대해서는 비록 필요한 것이어도 굳이 나의 의견을 고집하지 않는 나를 볼 때 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우리 어머니의 사랑보다 저 멀리 낮은 곳이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가 자문해 본다. 나이가 들어 어머니의 사랑과 소중함을 조금씩 이해할 때가 되어서는 마음은 있어도 바쁜 서울생활 등을 핑계로 소홀해지고 말았다. 그러는 와중에 어머니는 기억이 점점 없어 지셨고, 4~5년의 기억 상실 기간을 거쳐 저 세상으로 떠나신 것이다. 어머니가 기억이 없던 기간에 가끔 전주에 내려와 어머니를 차에 모시고 여기저기 다녔던 시절이 너무도 그리워진다. 귀가 따갑도록 듣고 들었던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불어 흔들리고, 자식이 어버이에게 효도를 하고자하나 부모님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교훈을 실천하지 못한 불효자가 되고 만 것이다. 어머니는 문학소녀였다. 고등학교 때에는 연극반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셨다. 그리고 우리 4남매를 키우신 후 50대 후반부터 글을 쓰셨다. 수필을 쓰셨는데 가장 중심적인 주제는 '어머니'였다. 외할머니는 40이 넘는 늦은 나이에 어머니를 보셨는데 끔찍이도 사랑하신 것 같다. 10년 전 출간된 어머니의 수필집 이름이 〈그리운 어머니〉이듯이 주요 내용이 어릴 때 추억, 외할머니의 어머니 사랑 등이다. 이번에 어머니의 수필집을 다시 읽으면서 우리 어머니의 자식 사랑이 외할머니의 어머니 사랑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향기'라는 수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나의 뿌리가 어머니의 사랑인 것처럼 나의 자식들도 사랑이라는 내 기운을 얻어 늘 곱게 피어날 것을 믿어봅니다.…나 또한 바람이 있다면 어머니처럼 자식들 가슴에 오래오래 좋은 어머니로 남는 것입니다. 그리고 면면히 곱게 흘러내리는 어머니의 삶을 이어가고 싶습니다."어머니의 글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면서 어머니의 사랑과 체취를 느낄 수 있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 크셨기에 우리 4남매가 나름대로 건실하게 자랐고, 이제 마음 한 가운데에 항상 어머니를 간직할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를 본받아 더 좋은 어머니, 아버지가 되리라고 믿는다. 어머니께서 평소 도리와 정직을 강조했듯이 자식된 도리, 또 부모로서 도리를 정직하게 해 나가야겠다. 어머니에게 소중했던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어머니께서 항상 저에게 하신말 "너는 간이 약하니 술을 먹지 말아라"는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다가오는 새해에 바로 술을 끊지는 못해도 어머니 말씀대로 술을 줄여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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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27 23:02

지방자치가 성공하려면

1996년 필자가 미국 워싱턴州정부 파견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워싱턴州 타코마市를 둘러싸고 있는 킹 카운티(郡이라 부르나 몇 개의 市를 거느린 道규모)의 군수선거가 있었다. 당시 워싱턴州정부와 전라북도간에 자매결연을 주선하고 있던 공화당소속 서덜랜드 군수후보의 후원금 모금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후원 행사는 차 한잔 마시고 후보자 출마의 변을 들으면서 기부금을 내는 형식였는데 필자가 현금 200달러를 접수처에 내밀자 현금은 받을 수 없고 수표만 받는다고 해 동행한 일행에게 현금을 주고 대신 수표로 후원금을 지불한 적이 있다. 서덜랜드 군수가 당선된 후 선거비가 얼마나 들었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25달러 들었다고 답변했다. 필자는 의아해 왜 25달러냐고 물으니 군수는 본인이 처음 출마하기 위해 선거참모진과 모여 차 한잔을 나눈 비용이라고 답변했다. 미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세 가지 유형으로 선출된다. 첫째는 킹 카운티처럼 주민의 선거로 선출되며 정당 공천이든 무소속이든 유망한 사람은 아무나 후보로 나설 수 있으며, 현직 공무원도 사표를 내지 않고 후보로 나설 수 있다. 거의 대다수 자치단체는 이러한 방식으로 장을 선출하며 임기 제한 없이 선거에 후보로 나설 수 있다. 유능한 시장은 수십 년을 연임하는 사례도 많다. 두 번째는 시의회에서 외부 유능한 사람을 초빙해 계약직으로 시장직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능력 있는 회사 CEO출신이라든지 사회의 저명한 사람을 임기를 정해서 계약직으로 수행하고 능력이 있을 때 계약을 연장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의원 중에서 시장을 겸임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비교적 적은 규모의 기초자치단체에서 실시한다. 미국에서는 자치단체장의 역할이 지방을 천지개벽하듯 바꾸고 뒤엎는 무소불위의 권한이없다. 시장군수는 지역내 치안, 소방, 청소, 교통, 공원관리, 상하수도 관리만 잘하는 기능에 한정돼 있어 시장 군수가 바뀐다 해도 엄청난 변화가 거의 없다. 물론 기업유치나 도시 재개발등을 잘 해서 재선거에 연임되기도 하므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유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최대의 관심사다.미국과 비교했을 때 지방자치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의 공천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이번 12월 대선에서 여야후보가 공히 공천제도를 포기한다고 공약했지만, 우리나라 공천 행태를 볼 때 반드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정당 공천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부정과 비리가 없는 깨끗한 선거혁명이다. 지금과 같은 혼탁한 선거가 난무 하는 한 양심적이고 유능한 후보자가 진출할 기회가 없으며 지방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셋째는 지방자치의 주인의식을 유권자들이 확고히 가져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는 지방세 비중이 낮아 미국에서처럼 세금납부와 능률적인 행정 위탁운영이라는 연결이 쉽지는 않지만 현명하고 양심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지 철저한 감시를 해야 한다. 각종 축제나 전시성 행사,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행정등 예산이 줄줄이 새는 곳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의 현명한 판단력이 시급히 필요하다. 누가 자치단체장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이 있는지를 분별할 수 있어야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것이다. 이번 대통령선거 여야 후보자들이 모두 정치쇄신을 공약하고 있으며 특히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의 공천제 폐지를 주장해 매우 기대가 높다. 이제 우리나라도 실질적인 지방자치 경험이 20여년이 지나고 있다. 더 이상 지방이 중앙권력에 휘둘려 비리와 파행의 길이 아닌 진정한 주민 스스로 다스리는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제가 돼야 한다. 주민과 유권자의 현명한 주인의식과 깨끗한 선거혁명만이 지방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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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13 23:02

전북인에게 18대 대선이 중요한 이유

18대 대선은 어느 때 대선보다도 국민들을 혼란하게 만드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여러가지로 힘들며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심으로 국가관을 갖고 국민을 사랑해 사심없이 국정에 임하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지 못한다면 여러 모로 힘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특히 우리 전북에는 여러가지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 새만금 문제, 젊은이들의 실업문제, 고향을 두고 타지로 간 도민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문제,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문제 등을 잘 해결하려면 18대 대선은 우리 전북인들에게 더없이 중요할 것이다. 새만금사업을 수십 년 간 추진했지만 과거 정권에서는 완전히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생각할 때 전북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새 정권이 들어서고 새만금 문제가 우리 도민들의 생각대로 잘 된다면 젊은이들의 실업문제도 많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 결과 우리 전북을 세계에서 달리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이번 18대 대선에서는 과거 정권에서 홀대받던 전북이 아니라 무엇인가 변화한 전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필자는 타지에 있지만 우리 전북과 전북도민이 어떻게 하면 축복받는 전북, 행복한 도민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나도 부족하지만 어떻게 하면 전라북도에 사랑을 주고 전북도민을 도와줄까 하는 생각을 마음 속에서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부족하지만 전북도민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덧 72세가 되었지만 아침 4시에 기상해 하나님 성전에 가서 성경을 껴안고 나라와 국민 그리고 우리 도민과 전북도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나의 기도를 받아주실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요즘 사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귀한 아들이 되고 귀한 도민이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마음 뿐이다.우리나라가 지금 여러가지로 안정을 찾지 못한 이유는 이러한 정권이나 정치인을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 스스로 할 일을 깨닫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정부 혹은 정치인에게만 나라를 맡기지 않고, 우리 국민들이 진심으로 국가관을 갖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며, 서로 사랑하여 동서화합 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현재 우리는 민족끼리 남북으로 갈려있기 때문에 남한의 국민들 만이라도 동서화합 하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의 도리요, 정치인들의 도리요, 국민들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이번 18대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이 선택을 잘 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안정을 찾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잘 선택하면 우리 대한민국이 축복받고 행복한 국민이 되어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고 아끼고 좋은 국민, 사랑받는 국민인 동시에 인정받는 국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모든 것이 다 있다 할지라도 건강이 없으면 축복도 행복도 없다. 우리나라에 좋은, 새로운 대통령이 나와 좋은 정치, 좋은 복지로 온 국민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잘 살아갈 수 있게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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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06 23:02

12월의 다짐

내일이면 11월도 가고 2012년 달력도 달랑 한 장만 남게 된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어느 달 보다 마음도 몸도 바쁘다. 직장이든 가정이든 한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설계하는 시간이고, 학생들은 입시, 학교를 나서는 분들은 취업 등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사람들도 애가 타게 되는 때다. 송년회 등 회식자리도 많아 몸은 피곤하지만 올해를 보람있게 보낸 사람은 한 해를 뒤돌아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와 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KDI는 2.2%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IMF때인 1998년 -5.7%, 리먼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됐던 2009년 0.3% 성장을 제외하곤 제일 낮은 경제성장이다. 따라서 일부 기업이나 가정을 제외하고는 사정이 별로 나아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대학입시 경쟁률은 여전히 높고,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을 딸 정도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자식들의 입시나 취업 등으로 시달리다 보면 절로 한숨만 나온다는 것이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이고 보면, 연말 송년회에서 얼굴을 보아도 밝은 얼굴의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말을 아쉬움으로만 보낼 수는 없다. 이어서 새로운 한 해가 오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12월이 돼야 한다. 더구나 내년은 경제 여건이 금년보다 나아질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대외의존도 높은 우리경제가 단기간 내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반면 새로운 정부가 의욕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첫 해인 만큼 많은 변화와 발전의 기회도 주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2월에 이제까지 내가 살아온 삶의 궤적과 생활 방식을 곰곰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50대 후반 나이에 맞게 삶이 더 편안해질 수 있도록 내 자신을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래서 먼저 주변상황에 내 자신을 맞추어 가려고 한다. 주어진 상황을 내 자신의 힘으로 변화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항상 경험하면서도 그러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곤 했는데 이제는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나름대로 보람을 찾도록 노력해야겠다. 자식들의 입학이나 취업 등에 있어서도 나의 희망보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이 맞는 것 같다.다음으로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려고 한다. 업무를 추진할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어려운 일에 부딛칠 때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때에 성과도 높고, 마음도 편했다는 것을 항상 느끼고 있으면서도 그리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년부터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사람이 되는 연습을 12월 중에 집중적으로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걱정하는 버릇을 고치려고 한다. 걱정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1%도 되지 않건만 걱정하는 습관 때문에 몸도 마음도 피곤해진다. 앞으로는 준비를 철저히 하되, 과거일 때문에 걱정으로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일에 충실해야겠다. 현재는 이제까지 과거의 결과이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송년회에서 주로 쓰는 건배사가 '일, 십, 백, 만, 천'을 내년부터 실천해 나가야겠다. 하루에 1가지 이상 선행을 하고, 10번 이상 웃고, 100자 이상 쓰고, 1000자 이상 읽으며, 1만보 이상 걷겠다는 것을 내 자신과 약속하는 12월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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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29 23:02

향우회

향이란 단어는 느낌 그대로 향기, 고향, 그리움 등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맛이 나는 단어이다. 이처럼 향우회는 고향의 이야기가 있고, 친구가 있고, 땅내음이 있으며, 나를 감싸고 우리를 함께 모아주는 애정어린 힘이 있고, 독특한 그리움을 일깨워 주는 그 무엇이 있다. 우리가 어릴 적 순수함을 배웠고 우리가 자라고 우리의 모든 상상이 묻혀있는 그 곳…. 고향! 지금은 훌쩍 자라서 고향을 떠나 먼 곳에서 살고 있고 어릴 적 친우들도 각기 흩어져 살고 있다. 문득 나의 이웃이 내 고향과 일치할 때 반갑고 숨겨놨던 정이 솟아난다. 사람은 많지만 나의 모습을 보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향우회는 이런 곳 이다. 각 처에 살면서 지치고 힘겨울 때 고향의 친우, 선배, 어르신들을 만나서 풀어진 마음을 다시 잡고 그 정기로 다시 어른으로 거듭나는 곳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듯 인구가 많은 도회지에서 고향의 친우를 만나 서로의 삶을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 또 향우회에서는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수 있고 고향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 그러기에 도시 생활에 향우회는 더더욱 필요하고, 따라서 우리가 솔선수범해 잘 이끌어 나가야한다.지금도 고향에서 묵묵히 자라나는 후배들과 그 땅을 꿋꿋이 지키시는 부모님들과 사회에서 훌륭한 일꾼으로 일하는 젊은 청년들의 고향 지킴이로의 긍지를 잃지 않기 위해 향우회는 그 명맥을 유지해야 하며 그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향우회원들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학업에 매진하는 후배들을 찾아 장학금을 전달하고, 향우체육대회를 통해서 단합된 한마음을 만들고, 연말 송년회를 통해서 가슴 속에 묻고 살아온 정을 나누며 손잡고 둘러앉아 정담을 나눌 수 있다. 또한 향우들끼리 고향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활성화해 고향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도 있다. 이것은 우리의 뿌리를 잘 지키는 사명이고 우리의 고향이 오래도록 잘 보존돼 후배들에게 물려줘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이 향우회가 할 일이다. 최근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더 많은 향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무관심해진 현실이다. 가족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듯 향우회를 통해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만 우리의 고향이 관심속에서 발전될 수 있는 것이다. 수입 농산물의 범람과 고향을 떠나는 젊은 사람들, 고향에 대한 무관심에 힘찬 힘을 실어줄 구심점이 향우회의 존재의 이유인 것이다. 매년 12월이 되면 이런저런 송년모임으로 바쁘겠지만 고향모임에는 꼭 참석해 고향의 정을 함께 나누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옛것을 지키려는 마음과 고향의 사랑을 모아주는 향우회에 적극 참여하는 게 세상을 이롭게 하고, 고향을 이롭게 하고, 우리를 이롭게 하고, 나아가 나를 이롭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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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22 23:02

초겨울 문턱, 무주 태권도원 공사현장에서

지난 13일 무주 리조트에서 남대천 상류인 원당천을 따라 설천면 백운산아래 자리잡고 있는 태권도원 공사현장을 갔다. 구불구불한 도로 양편에 가로수들이 늦가을 마지막 단풍놀이 기회를 주려는 듯 형형색색 물들었고, 협곡 양쪽 산 노란 낙엽송 군락들은 푸른 소나무와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했다.태권도원 전망대에 이르자 가끔 눈발이 희끗희끗 흩날리기도 했으며, 무주 특유의 싸늘한 초겨울 날씨가 잔뜩 몸을 움츠리게 했다. 그러나 현장 근로자 750여명은 추위를 잊은 채 공사에 한창이었다. 현재 공정률은 64%정도. 연말까지 77%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6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태권도원은 총 70만평 부지에 1차 공사로 2만1000평 규모의 경기장·공연장·연수원 등이 들어선다. 태권도가 1994년 9월 4일 제103차 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0C) 총회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내년 9월4일 '태권도의 날'에 개관할 예정이다. 사실 지난 2004년 12월 30일 지자체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무주가 태권도 공원 최종 후보지로 발표됐을 때 전북도민들은 세계 181개국 7000만 태권도인들의 성지(聖地)가 될 것이라는 꿈으로 한껏 부풀었다. 공원 건립과 더불어 국기원을 비롯해 태권도관련 기관·학교 등이 모두 집결되면 명실상부한 태권도 성지가 돼 연간 방문객이 195만 명을 넘는 매머드 관광단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1차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내년 9월 개관을 위한 예산은 불투명하며 기부금과 민자로 유치하려는 2차공사는 거의 추진되지 않고 있다. 태권전과 명인관은 176억의 기부금으로 조성할 예정이지만 모금 실적이 저조하다. 2017년까지 호텔이나 레저시설·태권도 관련 제조업시설 등을 민자 유치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다고 한다.정상적인 개관을 위해 필요한 예산 255억원이 현재 국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예산결산위원회 통과가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공공지구에 들어설 이들 시설물을 유지 관리할 태권도진흥재단만 이전 방침이 정해져 있고, 대한태권도협회·세계태권도연맹·국기원·세계군인태권도연맹등 중요한 핵심 태권도기관 이전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간 195만 방문객들이 원활하게 접근하기 위한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 또한 불투명하다. 먼저 무주읍에서 태권도공원까지의 2차선 국도 30호선 구간을 4차선으로 조기 확장해야 하며, 새만금~포항간 고속도로건설, 중부내륙철도건설등이 태권도공원과 연계돼야 한다.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는 경주시와 대한태권도협회가 공동주최하는 경주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가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총 8억3000만원의 경비를 들여 개최된 이 대회에 43개국 293개팀 2100여 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평가받았다. 경주시는 2011년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이어 금년에 대회를 개최했는데 대한태권도협회와 3년 연속 개최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회의 주요목표는 내년 무주 태권도공원 개장에 따른 세계 태권도인들의 경주 탐방 연계와 대회를 영구적으로 유치해 새로운 태권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는 목표이나 사실상 경주를 태권도 세계적인 메카로 이루고자하는 숨은 뜻인 듯하다.세계 7000만 태권도인의 성지로 개발하겠다는 무주 태권도원의 당초 취지는 서서히 퇴색돼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당초 설립취지에 맞게 우리나라내에서 통일된 인식과 지원이 따라야 한다. 필요하다면 총 투자비를 재조정해 국비지원을 증액하고 태권도 관계기관의 이전, 숙박·도로 등 인프라구축을 위한 특단의 조치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 구현을 위한 의사결정 메커니즘에 전북인들의 더 많은 참여 노력이 시급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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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15 23:02

황녀 이문용

황녀 이문용과 필자는 인연이 깊다. 고종황제 마지막 딸이지만 그 분의 살아온 길은 험난하고 비극적이었다. 그 분이 전주 경기전에서 생활하게 된 것은 이환의 전 전북도지사가 배려해줬기 때문이다. 보안법 위반으로 10년간 교도소 생활을 하다가 신분이 밝혀지고 모범된 수감생활을 한 점이 감안돼 1970년 가석방으로 풀려난뒤 경기전에서 생활하게 됐다. 황녀 어머니가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외국유학을 갔던 시동생이 북한에 가 있다가 잠깐 들러 보고 갔다는 것을 황녀 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일꾼이 수사기관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석방된 뒤 생활비는 도청과 전주시,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충당했다. 왕의 딸이지만 호적상으론 왕의 딸로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에서 도움을 주지 못했다. 생활이 빈곤해 때로는 벼이삭을 주으며 생활을 한 적도 있다. 이런 소식을 듣고 필자는 왕의 딸이 그렇게 비참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집수리도 해주고 부모님 뵙듯 일주일에 한 두 번 찾아가 문안도 드렸다. 그렇게 하다 보니 그 분께서 필자를 양아들로 삼고 싶다고 했다. 결혼한 남편이 안동 김씨고 필자가 안동 권씨니까 아들로 삼겠다고 하기에 그 자리에서 어머니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필자는 그 분을 친부모처럼 정성껏 모셨다. 나도 사업에 실패하고 힘들 때였지만 그 분 말씀이라면 모든 것을 들어주었다. 양어머니께서는 항시 착하게, 선하게, 곱게 살라며 좋은 교훈들도 남겨 주셨다.어느 주일에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경기전 어머니 문안을 드리러 갔다. 황녀 어머니께서 한 시간 전에 쓰러진 한 할아버지가 있다고 하여 가서 보니 유난히도 건강하신 한 할아버지가 변소를 보다 쓰러져 있었다. 경기전 주변에 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요청해 택시를 태우려고 했다. 하지만 시트에 변이 묻어 못 태운다고 하기에 나는 택시기사에게 "돈을 줄 테니 태워달라"고 했다. 전주 도립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치료를 하려 하니 먼저 돈을 내라고 하기에 내 호주머니에 있는 돈을 주고 그 할아버지의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노인 무료우대권 내 주복남이라는 할아버지 이름이 있었다. 파출소에 신고하니 한 시간 후에 자녀들이 와서 노인을 인계해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 황녀 어머니께서는 "너는 앞으로 잘 될거야" 라며 칭찬해 주셨다. 나는 그 때 참으로 힘들게 생활했다. 우리 다섯식구와 함께 단칸방에 살면서도 그런 선행을 한 마음을 항시 변치 않고 살았다. 며칠 후에 주복남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그 자녀들이 나를 찾아 왔다. 내 생활이 풍족하지 않고 단칸방에서 사는 것을 보고 감동해 돌아갔다 한다. 황녀 어머니는 비참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고운 마음씨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황녀 어머니는 처지가 자신과 같다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큰 딸 박근혜를 한 번 보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딸과 왕의 딸을 만나게 해준 사실도 있다. 따뜻이 배려해준 대통령의 딸에 대해 나는 지금도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황녀 어머니는 1982년 5월 향년 61세에 갑자기 밤에 돌아가셨다. 전주 이씨, 전북도청 그리고 전주시의 많은 배려로 외롭지 않게 이승을 떠날 수 있었다. 내 나이 벌써 72세가 됐지만 돌아가신 어머니와 모든 주위 분들의 사랑으로 객지에서도 축복을 많이 받으면서 활동을 하고 있고, 전북의 후배들에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장학금도 가끔 내고 있다. 황녀 어머니께서 저 나라에서도 부족한 나를 잘 되라고 기도하시는 것 같은 마음이다. 살아계실 때 좀 더 잘해 드렸더라면 하는 생각을 늘 갖고 산다. 우리 국민도, 우리 도민도 살기에 어렵다고 느낄 때 왕의 딸 이문용 할머니같이 고운 마음을 가진다면 많은 축복과 행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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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8 23:02

인생 100세 시대 현실로

이른바 인생 백세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2010년 평균기대수명이 80.8세이므로 의료기술의 발달과 국민들의 영양상태 개선 등을 고려할 때에 앞으로는 백세까지 생존하는 비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인생 백세시대가 과연 우리에게 행운일까? 불행일까? 우리가 노후기간 동안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일단 백세시대는 행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인생 백세시대로 상징되는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먼저 정부가 몇 가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첫째, 이제는 정년 연장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로 낮은 출산율로 인해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노인인구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여 2017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노인이 일해야만 국민경제가 유지되는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정년은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57.3세로 지난 수년간 큰 변동이 없다. 60세 이상으로 정년을 보장하는 사업장은 22%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정년이 65세 이상이고, 우리의 국민연금수급시기도 장기적으로는 65세로 예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년의 단계적인 상향 조정은 시급한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둘째는 중고령자가 노동시장에서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고령자를 많이 고용하는 기업에 각종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퇴직자나 전직자가 다음 직장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가 정년퇴직이나 해고 등으로 이직하는 근로자에게 재취업·창업교육 및 취업알선 등의 전직지원서비스 제공을 사업주에게 의무화한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라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길어진 노년기 동안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의 효율적 운영, 주택연금의 실효성 제고 등의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이러한 정부 대책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준비와 마음자세라고 생각한다. 먼저 본인의 생산성과 가치를 스스로 높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인생 2모작이 될 수 있도록 평생학습의 자세로 제2커리어를 평소부터 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본인의 생산성에 따른 보상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는 나이가 들면 생산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경우 금여의 삭감이나 보직의 하향 이동 등을 기꺼이 받아들여 조직에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그동안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재능 기부나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금전적가치 보다 사회에 대한 공헌에서 의미를 찾는 것도 바람직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평소 건강관리에 힘쓰고, 열린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드리면서 정신적인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나도 이제 타향에서 직장생활을 마치면 고향에서 친구들과 정과 마음을 나누면서 조그마한 봉사활동이라도 시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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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1 23:02

일자리 창출이 노인복지다

천하를 움켜 쥔 전한의 무제 유철은 자신이 권세를 쫓아서 대륙을 방랑하는 동안 늙음이 그를 뒤좇아 오고 있음을 알지 못 했다. 그가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느꼈을 때 이미 그는 늙어 있었다. 그는 이 우주의 조화에 윤회를 연결하고 영겁회귀(永劫回歸), 생사유전(生死流轉) 그 미망(迷妄)의 세계가 있음을 보고 '젊음이 얼마나 될고 늙음은 또 어이하리'하면서, 분수강(江)가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추풍사(秋風辭)로 노래했다.노인은 사전적 의미로는 인간의 생애 과정에서 황혼기에 해당하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측면에서 노화 현상의 영향으로 사회적 기능수행에 장애를 갖는 노년기의 사람을 지칭한다. 하지만 노인은 전 세대에서 후손의 양육과 국가·사회발전에 기여한, 존경 받아야 하는 존재 가치를 갖는 우리 사회가 간직하고 있는 간접자본이라는 사회적 의미를 갖고 있다. 심각하게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노인문제에 대해 이제 개인문제를 떠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단계에 와 있다. 인간은 늙어서도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 노인에 관한 지원은 그것이 적선의 의미여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인간답게 살고 싶은 것이지 얹혀서 살고 싶은 것이 아니다.우리사회 65세 노인인구는 1960년에는 전체인구 2500만명 중 2.9%인 72만명, 1980년 전체인구 3800만명 중 3.8% 144만명, 1990년 전체인구 4300만명 중 5%인 215만명, 2000년 전체인구 4700만명 중 6,8%인 319만명이였으며, 2020년에는 전체인구 5000만명 중 12%인 600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1960년도에 55.3세, 1980년 65.8세, 1990년 71.3세, 2000년 74.3세였고, 2020년도에는 77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빠른 속도로 고령화의 길을 내닫고 있는 현실은 등한시한 채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복지에만 신경 쓰고 있다. 이러한 정치집단들의 행태가 언제쯤이나 현실적인 노인복지에 쏠릴 것인지 참 근심스럽기만 하다.노인의 복지란 노인이 인간다운 생활을 하거나 어느 정도 품위를 유지하면서 소속한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또는 소외당하지 않고 잘 적응하고 흡수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데 관련된 공·사적이거나 그 차원에서의 조직적 제반 활동을 말한다. 인간다운 생활이란 노인이 속한 사회의 발전적 수준에 맞게 의식주의 기본적인 욕구의 충족과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그 사회 조직 속에서 사회적· 심리적 소외감 없이 살아가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들은 더 많은 복지와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전쟁과 보릿고개, 60~70년대의 궁핍한 경제에서 지금의 선진경제국가를 건설한 것은, 자식들에게만큼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지금 노인들의 신념의 결과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노인 복지는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우선 노인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것은 정신적· 경제적 노인복지라 하겠다. 종로 탑골공원에 있는 많은 노인들이 할 일이 없어서 무료하게 보내는 모습을 바라보면 조속한 대책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에 대한 최소생계비수준의 복지정책과 더불어 한참 일할 수 있는 건강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하는 것이 현 세대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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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5 23:02

축제의 계절 상념

사무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가을 색깔로 채색돼 있다. 노란 은행나무붉은 단풍나무갈색의 플라타너스등 43만평 규모의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둘러싼 나무들, 에메랄드 비취색의 한강물, 하남시 검단산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때마침 조정경기장 주변에 전시된 수천 송이 국화꽃들은 내고장 출신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시를 떠올리게 한다. 올 한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우리가 겪은 갖은 시련과 땀방울을 보상이나 하듯이, 국화는 코스모스 꽃 벌판과 조화를 이루며 조정 경기장의 가을 정경을 한층 더 아름답게 해주고 있다. 올 가을은 예년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여름 우리는 사상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 많은 땀을 흘렸고, 수차례 닥친 태풍 속에서 쏟아지는 폭우에 마음을 졸였다. 그러나 춥지도 덥지도 않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마음이 풍요로운 시월은 전국이 온통 축제와 체육대회 열기로 가득하다. 한 해 동안 땀흘려 지은 결실을 눈으로 보면서 피로와 시름을 말끔히 씻어버리기 위해 산과 들바다에서, 그리고 도시와 농촌에서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흥을 돋우고 마음껏 뛰는 화합의 장이 열리고 있다. 제주도 한라산에서 설악산까지, 단풍축제나 억새풀축제들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부산영화제를 비롯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천안 흥타령춤축제서울세계불꽃축제진주남강유등축제 등 전국 방방곳곳에서 낮과 밤이 축제 열기로 가득차 있다. 덩달아 축제 관련 여행 상품을 찾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축제가 열리는 지역의 주변 숙소의 예약율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달 들어 국내 여행 숙박상품의 예약율은전월 대비 50%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 전라북도도 시군 곳곳에서 가을 축제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장수의 한우랑사과랑축제를 시작으로 김제 지평선축제고창 모양성제정읍 전국민속소싸움대회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 등 시군별로 가을을 더욱 알차게 채우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 또한 가을 축제와 더불어 시군별로 시군민의 날 및 체육대회 등을 개최해 모처럼 즐거운 한마당 잔치를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 내 고향 진안에서도제50회 군민의 날 및 체육대회 행사가 있었다. 30여년 전 축제행사보다 관중이 많이 줄었고 노령화됐지만 읍면별 참가 선수단의 가장행렬이나 열기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 뜨거운 듯 했다. 내고장의 특산품이나 상징물을 나타내기 위해 형형색색으로 꾸며진 입장단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축제행렬이었다. 이번 진안 군민의 날 행사에서는 지난 한 해동안 각계 분야에서 진안군을 빛낸 사람들에 대한 '군민의 장'수여식이 거행됐다. 필자도 영광스럽게 '군민의 장 대장(大章)'을 받았다. 진안군 발전에 공헌하고 진안을 빛낸 자에게 수여한다지만 필자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아 마음속으로 부끄러웠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고향 발전에 힘쓰라는 뜻으로 알고 상을 받았다.이제 올 가을 축제들도 하나 둘 막을 내려가고 있다. 축제 열기가 서서히 식어가는 아쉬움을 뒤로하면서 마냥 높아가는 가을 하늘을 보며 내년 이맘때 열리는 가을 축제들은 단 한번의 시련과 재해가 없이 모두가 풍요롭고 알찬 결실만을 거두는 대축제의 한마당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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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8 23:02

일자리 문제 현주소와 근본적 해결책

비단 우리나라 뿐만은 아니지만 해가 갈수록 고용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 실업률이 3% 수준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그런 통계발표를 믿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실업률도 요즘 다른 선진국들처럼 사실상 10%에 육박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용문제의 심각성은 단순히 실업률 수치 그것만 갖고 얘기할 수가 없다.우리나라 총 취업자 약 2,500만 명 중 1,000만 명은 저소득 취업자이며, 비정규직은 600만 명이나 된다. 대학생 취업률은 아직 평균 50%에 머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대생 취업은 훨씬 더 어려운 실정이다. 공공기관이나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의 경우 여성채용 의무비율이 있지만 이를 준수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청업체의 종업원 월급은 원청업체의 종업원 월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대기업의 생산근로자들은 막강한 노조의 파워를 이용해 연봉과 근로시간 면에서 특별대우를 받는 노동귀족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50대∼60대 중장년층들이 퇴직 후에도 일하고 싶은 열정과 능력이 있어도 일자리다운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홀대만 받는다. 대기업의 경우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내면 100대 1이 넘는 데도 중소기업은 쓸만한 청년들이 지원을 기피해 1∼2명 채용하는 것도 수개월 또는 1년을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봉이 대기업의 반절도 못돼 결혼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이다.어쨌든 이상의 이야기들이 요즘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실제 모습이며, 그런 모습에 대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이 큰 우려의 근저에는 이미 우리 경제가 지난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의 위기를 거치면서 주요 선진국들처럼 저성장기조에 진입함으로써 이대로 간다면 매년 고용문제가 고질병처럼 우리 사회에 붙어 다닐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전문기관들은 올해만 해도 당초 계획된 4%는커녕 2.4∼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로존위기 확산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재정긴축정책 등으로 우리기업의 수출과 설비투자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의존도가 유독하게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기업의 수출과 설비투자가 위축될 경우 곧바로 기존의 고용이 감소됨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창출이 매우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 잘못하면 우리도 일본처럼 잃어버리는 10년 아니면 그 이상의 어려움이 올 수도 있다.그렇다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는 우리의 일자리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 이에 대해 매우 다양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창업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최소한으로 감소시켜야 한다, 시간제 일자리를 늘여야 한다, 근무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눠야 한다는 등의 주장들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주장들이 우리나라 일자리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본 글에서 필자는 우리나라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조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우리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문제의 악순환을 끊고 우리경제가 역동성을 발취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우리식의 고용문화와 패턴을 튼튼하게 정립하기 위해 혁명적인 컨센서스(합의)를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대선시즌을 맞이해 각 후보진영들이 복지만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럴 때일수록 성장과 복지를 함께 끌고 가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않고서는 결코 일자리문제가 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구조면에서 서비스산업 비중을 지금보다 훨씬 확대하는 것도 일자리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제조업을 경시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고용창출능력은 서비스산업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한편 지금처럼 장기적으로 저성장시대로 가고 있을 때는 국민들도 철저한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즉 일자리문제에 관해 과거 수십 년 동안의 고도성장기의 환상을 버리고 자신들의 임금수준,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의 삶을 다운사이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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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6 23:02

착한 세상

얼마 전 TV 프로그램 중에서 많은 사람의 귀와 눈을 의심케 하는 뉴스가 있었다. 짜장면 한 그릇에 990원하는 음식점. 이름하여 '착한 가격'이란다. 그 곳에는 점심시간 손님이 줄을 이었다. 도지사도 함께 시식하는 장면이 보였다. 작지만 잔잔한 감동과 의문이 들었다. 저런 가격으로 팔고도 이문이 남을까, 과연 지속 가능한 가격일까. 김병로님은 수필집 '가슴이 따스한 바보'에서 사람들이 살다가 다급해졌을 때 누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할까 고심하는데 그 때 떠올리게 되는 사람을 가슴이 따스한 바보라고 표현하고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을 '착한 바보'라 부르고 싶다. 그는 자신의 수필에서 "밥 먹는 것은 행복이지만 맛있게 먹는 것은 더 큰 행복이고, 맛있게 먹는 것은 행복이지만 감사하게 생각하며 먹는 것은 더욱 큰 행복"이라고 설파한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먹고 나누고 함께 발전하고 행복해야 할 사회가 됐다고 생각한다.지난 세월 얼마나 험난한 인고의 세월이었던가! 배고프고 어둡고 어렵게 저항하며 피땀 흘려 일했고 그런 가운데서도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로 바꾸고 가꿔 오지 않았는가? 모두가 참으로 장한 우리들인데, 모두가 그에 상응한 행복을 누려야 하고 감사해야 마땅한 우리들인데, 그렇지 못한가 보다.요즘 사람들은 신문이나 TV뉴스를 읽고 보기가 싫다고들 한다. 전하는 얘기마다 사건 사고 고발 배신 거짓선전, 자기품위를 손상케 하는 욕설뿐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짓밟아야 내가 올라서는 줄 아는 삼류 시정잡배들의 행태가 지면과 화면을 도배한다. 검증되지 않고 밑도 끝도 없는 인터넷 매체의 악담 퍼나르기는 극한의 상황이다. 이제 이런 것들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착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바르고 곱고 어질다 라고 표현돼 있다. 착한 가격, 착한 생활, 착한 교육, 착한 행정, 착한 정치, 조금은 어색하지만 착한 코미디를 엮어 보았으면 좋겠다. 모두를 일시에 바꾸기는 어렵더라도 소박하게 다만 몇 가지만 이라도 이렇게 바꾸어 보았으면 좋겠다.하나, 인식과 명분은 있는데 실천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뒤돌아 볼 줄 아는 '착한 자기성찰'. 둘째, 내편 네편 가르지 않고 편하게 마음을 털어 놓고 환담 할 수 있고 서로 격려하는 '착한 사회'. 셋째, 과학적 이론과 증거제시가 있어도 자기진영의 주의 주장이 아니면 핏대를 세우고 부정부터 하는 독선이 남을 인정해야 나도 인정받는다는 평범한 진리 앞에 뒤로 물러서는 '착한 패배'는 어떨까?그럼 누가 착한 뉴스거리를 만들고 전파하는 데 앞장 설 것인가. 전북도민이 그 역할을 담당하자! 나는 전북도청이나, 전주시가 허락만 한다면 "선비들의 애향(愛鄕) 착한 이들의 본도(本道) 전라북도"라고 호남 제일문 옆에 탑을 세우거나 아주 크게 현수막이라도 내걸고 싶다.오른손이 한 선행을 왼손이 알면 선행이 아니라고 유태인의 경전 탈무드는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너무 옛날 선비적 사관이니 시대에 맞게 경쟁적으로 드러내 놓고 착한 일을 캠페인 하면 어떨까?고래도 칭찬하면 춤을 춘다는데, 부정적 사고나 피해자적 패배의식은 우리에서 떠나라, 서로 칭찬하는 긍정적이고 착한 경쟁자만이 우리 동지다. 나는 그런 친구들과 미래를 함께 동행하고 싶다. 기부천사 김장환 부부 같은 이들을 롤 모델로 삼아 동참하는, 착한 마음의 전북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많이 가진 사람이 많이 잃고, 높은 곳을 걷는 사람은 빨리 넘어진다는 채근담이 있다. '990원 착한 가격 짜장면'이 우리들의 저린 가슴을 풀어주는 용해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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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1 23:02

전북경제를 살리려면

전주를 떠난지 어느덧 35년이 되었다. 아직 타향생활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지만, 부모님이 계시고 나의 삶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고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커지는 것 같다. 고향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고향의 경제발전에 대한 염원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전북의 상황이 별로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지역별 경제력을 비교할 수 있는 지표로 흔히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을 사용하는데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2010년 전북의 1인당 GRDP는 1,931만원으로 우리나라 평균보다 현저히 낮다. 인구 등에서 도세가 전북보다 낮다고 여겨지던 충북, 강원보다도 낮은 최하위권으로 전북보다 1인당 GRDP가 더 낮은 지역은 대구, 광주 등 광역시와 제주도인데 이들 광역시지역은 인근 도지역에서 생산활동에 종사하고 거주만 하는 인구가 많아 광역시와 인근 도지역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북경제가 실질적으로 전국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역사적으로 3가지의 소외과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결정적이고 중요한 것은 60~70년대 한국의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된 것이다. 수출산업이 수도권과 영남지역에 집중배치된 것이다. 수출기업과 관련 인프라가 모이게 된 이들 지역에는 규모의 경제와 집적경제의 이익에 의하여 투자와 우수인력이 더욱 집중된 반면 전북지역은 기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악화되어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악순환의 구조에 처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정부의 수도권억제 정책의 혜택에서 소외된 것이다. 정부는 지나친 수도권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80년대부터 강력히 추진해 왔는데 지리적으로 가까운 충청권과 강원도 일부 지역만 정책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받게 되였다. 수도권에서 신증설이 어려운 공장들이 대거 충청권으로 이동하면서 충남의 2010년 1인당 GRDP는 울산 다음으로 높게 되었고, 충북도 전북보다 20%이상 높아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북은 호남권개발 과정에서도 광주 및 전남에 크게 밀렸다. 전북은 정부지원사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는데, 지역전략산업의 경우 광주는 1999년부터 광산업 육성이 시작된 반면 전북지역은 2002년에 사업이 시작되었다.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1975년의 전북인구가 246만명, 전남인구가 398만명으로 1.6배 차이이던 것이 2010년에는 인구는 1.8배, 경제력차이는 2.4배로 격차가 크게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우리 하기에 달려있다. 아직 제조업기반과 관련 인프라가 취약하여 경제성이나 수월성만을 기준으로는 기업의 전북지역 투자나 정부 프로젝트 확대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또 선도적인 대기업이 없고, 경쟁력의 핵심요소인 신기술이나 우수 인력의 공급도 원활하지 못하다. 그러나 공장입지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고, 점점 커져갈 중국과의 비지니스를 고려할 때에 전북은 그 전진기지로써 충분한 가치가 있다. 또한 경제가 융합화되고 서비스화 됨에 따라, 이제는 전통과 문화예술 등 전북이 강점을 가진 분야가 각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신성장동력 산업의 발굴 및 관련 기업 유치, 기업지원 인프라 구축, 창업 활성화 및 기업의 혁신능력 제고를 위한 산학연 연계 강화 등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는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실천력이다. 이는 전적으로 정치권의 역할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재원의 배분은 기본적으로 정치과정이고 국회에서 결정된다. 전북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지자체, 출향인사 등과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어 전북발전전략을 추진해 나간다면 성공하기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마침 이번에 등장할 새정부는 누가 집권해도 국민통합, 동반성장 등에 집중할 것이다. 전북 정치권은 균형 발전, 동반성장의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바탕으로 정연한 논리로 무장하여 대선후보와 국민을 설득해 나가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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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04 23:02

인혁당 사건을 바라보며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얀 첫 서리가 내려 있었다.날씨가 상당히 추웠으며, 어머니께서 고구마를 캐지도 않았는데 서리가 내려 큰일이라며 걱정을 하고 계셨다. 이때 어떤 한 남자분이 찾아와 아버지를 집 모퉁이로 불러내어서는 몇 마디 말을 건네시더니 아버지가 아니라고 하는데도 거짓말을 한다고 소리치며 얼굴을 수차례 때리셨다. 한번만 더 그러면 잡아 가두겠다는 엄포를 놓는 장면을 목격한 필자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랐지만 무척 화가나고 미웠다. 함께 놀란 어머니가 그 사람은 경찰서 지서장님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옛날 시골에서 순경(경찰관)이라 하면 잘못한 일도 없으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울다가도 순경아저씨가 잡으러 온다면 울던 울음도 뚝 그치던 시절에 지서장님이 아버지를 때렸으니, 아버지는 큰 잘못을 했고 잡아가지 않은 것으로도 천만다행이라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면서 아버지를 오히려 나무라셨다. 그리고 얼마 후 지서장님은 아버지가 한 말은 아니었지만 그 일이 사실로 확인되어 다른 곳으로 좌천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아버지는 그 사람으로부터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하셨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졌던 일인데 요즘 신문지상에서 오르내리는 인혁당사건을 보면서 억울한 누명과 옥살이, 사형까지 당한 분들과 그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해보니 불현 듯 어린시절에 있었던 일들이 생각이 나서 필자의 의견을 적어본다.앞서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자체 조사결과, 인혁당 사건이 박정희 대통령의 자의적 요구에 의해 미리 수사방향이 결정돼 집행된 것이라고 2005년 12월에 발표한 바 있다. 이 사건을 바라보면서 권력 앞에 정의를 버리고 행동하는 사람들, 해바라기처럼 권력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하루빨리 본연의 양심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는 말이 있다. 돈과 권력이 있으면 있는 죄도 없는 것으로, 그 돈과 권력이 없으면 없는 죄도 있게 만드는, 원칙을 무시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같은 일들을 두고하는 말이다. 인혁당사건을 뒤돌아 보면서 이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와 구속, 사형을 당한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국가에서 돈으로 보상만 하면 다 끝나는 일이겠는가? 그 당시에는 정당한 판단과 판결을 내렸다 해도, 그 것이 다시 잘못된 판결이라 한다면 그 분들의 억울함은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그 당시에는 양심에 위배됨 없이 판단했다 할지라도 지금 와서 그 결정에 잘못이 있어 결정이 뒤집혔다면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지 못했거나, 중대한 판단착오를 일으킨 것이다. 권력과 강압에 의해 내려진 결과라 한다면 양심선언을 해야 할 것이고, 그릇된 판단이었다면 그 사건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은 앞에 나와 그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옳지 못한 판결을 집행한 집행부에게도 좀 더 책임 있는 판결을 요하는 법률 마련이 필요하며, 자신의 잘못을 책임질 줄 아는 자세와 그런 사회풍토가 조성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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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7 23:02

즐거운 추석이 가을바람을 타고 온다

금년 여름은 유달리 뜨거운 무더위와 연속적인 태풍으로 매우 힘겹게 지냈다. 축산농가들이나 채소를 키우는 경작자들의 무더위는 더 길고 힘들었다. 연일 양계장이나 양돈농가들의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가 뉴스를 메웠고 타들어가는 농작물들에 농심의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었었다.더구나 금년에는 1962년 이후 50년 만에 한 해 4개의 태풍이 연달아 상륙하여 한반도는 태풍의 길목이 되었다. 지난달 '볼라벤'태풍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초가을의 심술꾼인 제16호 태풍 산바가 최고 초속 40m의 강풍을 동반하면서 지난 17일 제주도와 남부지방 곳곳에 물폭탄을 뿌리고 영남지방을 관통해 동해로 빠져나갔다. '볼라벤'과 '덴빈'의 겹태풍을 맞았던 남부지방이 이번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제16호 태풍 '산바'가 지난달 '볼라벤' 태풍때와는 달리 강풍에 의한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전북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벼가 물에 잠기는 등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많은 비가 내린 남원과 군산 등에는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전북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군산의 논 420㏊가 물에 잠겼고, 남원 28㏊, 부안 270㏊, 순창 95㏊ 등 7개 시군의 농경지 1140여㏊가 침수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금년 여름의 폭염과 연이은 태풍, 그리고 국내외의 경제불황으로 즐거운 민족의 고유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가계들의 시름이 크다. 국내소비 부진으로 인한 소득감소와 가계부채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곡물가격 급등, 유가 상승 등 대외적 물가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고, 태풍추석 명절 수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과 교통전기 등 서비스요금 인상 등이 겹쳐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므로서 추석을 맞이하는 분위기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채소작황이 부진하고 과일이 많이 낙과되었으며 수산물류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거의 필수 제수용품인 배추나 사과.배 및 소고기돼지고기, 그리고 명태 고등어 갈치 조기 오징어등이 폭등할 조짐이 있다. 정부는 추석절 물가안정대책등을 위해서 15조원을 투입하고 전국 각 지자체에서도 추석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비축 수산물공급을 확대하고 추석제수용품을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라는 대책이 연일 발표되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도와줄지는 두고 봐야 한다.폭염과 태풍을 뒤로하고 이제 서서히 가을이 물들고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금년에는 음력 3월에 윤달이 들은 관계로 예년보다 추석이 다소 늦은 편이다. 사실 추석은 가을의 오곡백과가 다 익은 만추(晩秋)에 있어야 제격이다. 벌써 들판은 황금물결을 자랑하고 있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했듯이 춥지도 덥지도 않고 하늘은 청명하며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추석절기는 한해 수확에 감사하며 조상의 제사를 모시고 일가친척이 모여 잔치를 벌이는 이른바 추수감사제로 보아 틀림없다. 금년도 추석은 징검다리 휴일을 감안하면 5일 연휴가 되어 예년과 달리 혹심한 귀성전쟁을 없을 것 같다. 추석을 맞이하는 세태도 변화하고 있다. 추석전 미리 성묘를 하고 가족묘를 통폐합하여 성묫길은 갈수록 단순화 되고 있다. 어쩌면 미래세대에는 고향의 추석 성묘가는 추억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2009년도 현재 우리나라 사망자중 65%가 화장을 하였으며, 한국보건연구원에서 실시한 '장사제도 및 장사문화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국민들은 본인의 향후 장례방법으로 매장보다 약 80%가 화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에는 멀리 떠난 가족이나 친지들이 마을로 모여들고 모처럼 훈훈한 이야기 꽃이 펼쳐진다. 뜨거웠던 여름 무더위도, 마음 졸였던 태풍도 모두 잊고 모처럼 가족 화합 한마당이 이루어 진다. 즐거운 추석명절은 아침저녁 소슬바람에 실려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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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0 23:02

광복 67주년 8월에 있었던 일들

독도·위안부 문제로망언 일삼는일본 정부이에 맞서 우리 국민들은하나로 뭉쳐 대응해야"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기어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이 날이 사십년 뜨거운 피 엉킨 자취니길이 길이 지키세, 길이 길이 지키세" (광복절 노래 1절)2012년 8월 15일은 제 67주년을 맞는 광복절이었다.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의미있는 경축의 날이기도 하지만, 1948년 8월 15일 우리 대한민국의 정부가 수립된 것을 공표한 경축일이기도 하다. 그런 우리들의 8월을 일본 정부와 일본 정치인들이 무참히 짓밟았다.일본인들까지도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하는데, 일본 정부가 그 사실을 묵살하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우겨댄다. 식민지배의 향수를 버리지 못한 퇴행적 군상들의 양심실종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 대한민국 대통령이 우리 땅 독도를 방문한 것을 놓고 일본이 감 놔라, 떡 놔라 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36년 동안 우리 국민을 핍박하고 위안부 여성 할머니들을 마음 아프게 한 것도 모자라, 남의 땅까지 자기네 땅이라고 말하는 것은 집단적인 이성마비요, 인간으로서 있을 수 없는 망언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죄송하고, 미안하고, 늦게나마 그 분들에게 위로를 해 주어야 도리라는 생각이 새삼 밀려오는 때이다. 일본인들이 세계의 양심을 모욕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할 때,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화합을 하고 하나로 뭉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침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하고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이제 한국은 피치 기준으로 'A+' 등급인 일본, 중국보다 한 계단 높은 등급으로 올라선 것이다. 피치는 한국의 등급을 올린 이유로 △실물 및 금융 부문의 안정성 △튼튼한 거시경제정책 체계 △사회 정치 부문의 안정 등을 제시했다. 1997년 일본의 은행들이 BIS 기준을 맞추기 위해 무자비한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IMF 사태를 맞은 지 15년만에 보란 듯이 일궈낸 우리들의 경제성적표이기에 더욱 감회가 크다. 이런 때에 일부 노조들이 경제야 망가지건 말건 강력 투쟁만 일삼으려 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입만 열면 민중과 민생을 말하는 사람들인데 행동은 정반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를 위한 투쟁인지 모를 투쟁에 매달릴 시간이 있다면 수해지역에 가서 봉사하고 위로해 주는 것이 국민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제발 편가르지 말고 하나가 되어, 부강한 나라가 되어 서로 사랑하고 서로 아끼어 축복받는 나라, 축복받는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는 비닐하우스 집에서 살면서도 가난에 굴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땀흘리고, 그러면서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을 잃지 않은,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이다. 이제 올해 12월 대통령선거에서도 대한민국의 아들 또는 우리의 딸들이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일 수 있는 후보를 잘 뽑아 축복받은 나라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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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3 23:02

성폭력 피해 아동에 대한 국가의 책임

태풍 볼라벤이 지나간 후 피해 상황은 참혹했다. 축사가 무너지고, 양식장이 날아가고. 수확을 앞둔 과일들이 떨어져 있는 모습에는 절로 한숨이 터져 나왔다. 특히 배로 유명한 나주 지방 농민들의 피해가 컸다.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농촌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문재인후보와 함께 나주의 피해 농가로 향했다. 진흙투성이가 된 비닐하우스 해체 작업을 도왔는데 의례적인 방문이 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힘을 다 했다. 농가 방문을 마치고 곧장 나주 경찰서와 나주종합병원으로 향했다. 그 전날에 발생한 '나주 어린이 성폭력 사건' 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7살 아이가 자던 중에 납치당하고 성폭행 당했다는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참담함을 느꼈다. 통영 어린이 성폭행, 살인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런 일이 터지다니. 범인은 놀랍게도 아이의 부모를 다 알고 있는 이웃남자였다. 아동 대상 성범죄는 '아는 사람' 에 의해 주로 일어난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살려달라는 아이에게 '삼촌이다, 같이 가자' 고 한 다음 참담한 짓을 저질렀다. 그리고 아이를 버려두고 혼자 도망쳤다. 경찰의 수사결과 아이의 목을 졸라 죽이려고 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아이는 경찰에 발견 될 때까지 거의 12시간을 비바람이 몰아치는 길가에 이불만 둘러쓴 채 혼자 있었다. 극심한 고통으로 혼절해가며. 얼마나 무섭고 외롭고 춥고 아팠을까. 아이는 지금 광주의 대학병원에 있다. 파열된 장기의 봉합수술 결과는 양호한 편이고 빠르면 2주 정도 후에 퇴원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당분간은 배변주머니를 차야하고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모는 생업을 놓고 아이의 치료에 매달려야 하며 아이의 형제자매들은 시설에 맡겨져 있다. 아동 성폭력은 단지 한 아이의 피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족을 심리적, 경제적으로 파괴하는 극악한 범죄다. 그동안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국가 차원에서 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은 계속 있어왔다. 해바라기 아동센터 등 아동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관 또한 만들어졌다. 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아직도 부족하다. 아동 성폭행 피해자의 경우 장기손상을 입어 배변주머니를 차고 치료받아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영이' 로 알려졌던 피해 어린이도, 이번 나주사건의 피해 어린이도 그렇다. 이 경우 치료비가 문제다. 배변주머니를 차는데 드는 비용이 하루에 70만원인데 형편이 넉넉한 가정이라도 부담 되는 금액이다. 그러나 국가에서 지원되는 최대한도는 500만원이 전부다. 그 이상 지원을 받으려면 지자체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지원금 지급과 추가 지급을 위한 심사라니. 경황이 없을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번거로운 절차일 수 밖에 없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사후대책도 절실하다. 아이의 상처를 온전히 보듬고 가족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상담이나 심리치료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해 주어야 한다. 국가가 치안을 유지할 책임을 다 하지 못해 발생한 이런 피해, 특히 어린이에 대한 흉악범죄에 대해서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피해 아동과 가족에게 지원해야 할 것이다. 성폭행 피해 아동 전담 기금을 신설하고 우범자 관리 시스템을 일원화 하는 것 등 실제로 효과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민생 치안 인력의 확충도 시급하다. 이 정부 들어서 '법치' 라는 미명하에 집회시위를 차단하는 경찰 기동대의 인원이 대폭 늘었다. 그러나 민생치안 현장에서는 경찰 인력이 부족하다는 푸념이 끊이지 않는다. 그 때문인지 묻지마 폭행과 성폭행 등 강력범죄는 급격히 늘었다. 집회시위 대응을 위한 기동대 인원을 민생치안의 자리로 되돌려야 한다. 권력자의 입장만을 비호하는 '법치'가 과연 무슨 의미란 말인가. 한 사회의 수준은 그 사회의 가장 약한 사람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상대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한 법치, 진정한 국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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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6 23:02

금수회의록

올해 여름은 너무나 무더운 여름이었다.만나는 사람마다 인사가 더워서 어떻게 지냈냐고 묻는다. 정말 36~37℃를 오르내리는 숨쉬기도 힘든 날들이었지만 그래도 더위야 시간이 가고 계절이 바뀌면 물러간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지만 경제가 자꾸 어려워진다는 뉴스를 들을땐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은행대출을 많이 받아서 집을 샀는데 집값이 떨어지고, 경기가 안 좋아서 일자리가 없고 일을 안 하다보니 돈이 없어서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대출받은 이자를 못내 얼마 후면 많은 집들이 경매 매물로 내몰릴 거라는 뉴스를 접할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힘들어하는 모습이 떠오른다.정말로 경기가 안 좋아서 일자리가 없는 것일까? 그래도 일자리를 찾으면 있지 않을까. 눈높이를 조금 낮추면 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자기가 갖고 있는 욕심을 버리면 일자리는 찾을 수 있을것으로 생각하며 나는 어려울때마다 힘들었던 지난 일들을 생각한다.나의 어릴적 고향 탈출에 관하여 그것은 나의 역사의 변천이었고, 원시의 탈출이었고, 사고의 변화였다고 술회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으리라 생각되지만 필자의 어린시절은 정말 꿈과 희망이 없었다. 지긋지긋한 가난속에서 부모님, 형제, 고향이 좋은지도 모르는채 어린 시절을 보냈고, 부모님, 형제, 고향이 그립고 좋은 것을 느끼게 된 때는 고향을 떠나서 오랜세월 타향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잡아갈때였다. 고향을 떠나는 것만이 미래가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15세에 도회지로 탈출했고, 그 탈출은 지금까지 타향에서 사는 몸이 되어, 세월이 깊어질수록 고향의 그리움이 몸에 사무친다.언젠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내용이 생각난다.20세기 전반 안국선이 동물들을 통하여 인간사회의 모순과 비리를 풍자한 우화(寓話)였는데, 그것은 그 시대의 우화였고, 그것은 용케도 오늘날에도 내 주위에서 통해지고 있는 이 시대의 우화로 생각 되어 여기 작은 기록으로 적어 본다.동물이나 인간, 신(神) 또는 무정물(無情物)을 주인공으로 하여 도덕적인 명제나 인간행동의 원칙을 예시하고 보편적인 지혜를 담고 있는 경구(驚句)로 설명한 그 이야기들이 잊히지 않고 기억으로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어버이에 대한 극한 효심을 일컫는 까마귀의 반포지효(反哺之孝) 이야기, 낄 곳, 안 낄 곳을 구분하지 못하고 강자에 기대려는 인간들을 질타하는 여우의 호가호위(狐假虎威)론, 우물 안 개구리의 정와어해(井蛙語海), 입에 꿀이 있고 배에 칼이 있다 세태를 고발하는 벌의 구밀복검(口蜜腹劍), 창자 없는 물건 게의 무장공자(無腸公子) 이야기, 간물(奸物) 파리의 영영지극(營營之極)까지 인간에 대한 풍자가 일품이다.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인간세상의 참 모습을 보고 있지 않는가. 괴악한 인간들의 음란을 질타하는 원앙새의 쌍거쌍래(雙去雙來)에 이르면 우리 인간은 변명을 어찌 할가를 궁리하게 한다. 참으로 깊이 새겨볼 우화였기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기에 한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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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30 23:02

런던올림픽 열기를 전국체전으로 이어가자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제30회 하계 런던올림픽대회가 지난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연일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무더위 속에서 밤잠을 설쳤지만 런던에서 들려오는 금메달소식에 한여름 열대야의 고통도 잊으며 지냈다. 이번 런던 올림픽은 한국선수들이 64년 만에 다시 등장해 의미가 컸다. 1948년 6월에 개최된 제14회 런던올림픽에 베를린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선수 기수아래 7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었다. 한국 선수들은 비록 역도와 권투에서 동메달 2개에 그쳤지만 일제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독립된 태극기를 걸고 첫 올림픽에 출전했던 대회가 1948년 런던 올림픽이다. 한국은 출발 전에 금메달 10개와 종합 10위 이내라는 목표를 두었으나 선수들의 투혼으로 예상외의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 13개로 종합 7위를 차지한 결과와 비교해 봐도 역대 해외원정 올림픽 최고 순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물론 88서울 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 12개로 종합 4위를 기록한 바 도 있지만 해외 원정 올림픽에서 국제적인 견제와 편파시비 속에서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당당하게 종합 5위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런던 올림픽은 각종 종목에서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선진국에서 독점해오던 펜싱등도 금메달을 처음으로 따냄으로서 우리나라 스포츠도 선진국 형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제치고 스포츠강국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다른 나라에는 없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각종 국제대회의 국내유치와 국제대회 참가를 지원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출전준비를 위해 매년 40~50억 원을 지원해 왔으며, 이번 런던 올림픽에도 62억 원을 지원했다. 공단은 지난 1989년 창립 이래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등을 통해 기금을 조성해 2011년까지 총 3조7887억원을 생활체육 활성화, 전문체육 육성, 체육인 복지 등에 지원했으며 2012년에도 6875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기금지원을 하고 있다.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외에도 비인기 종목 활성화를 통한 스포츠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00년 사이클과 마라톤 선수단을 창단한 데 이어 지난해 다이빙단을 창단해 현재 사이클, 마라톤, 펜싱, 카누, 여자축구, 다이빙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국민체육진흥공단 펜싱선수단의 김정환, 오은석, 구본길이 창단 10년 만에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공단은 펜싱 종목에만 매년 8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번 공단을 빛낸 펜싱 금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으로 개인당 7000만원을 별도로 지급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펜싱선수단은 전북소속이다. 따라서 금메달리스트들은 전북을 빛낸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작년도 경기도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어 전북이 종합 9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했다. 이제 금년도 전국 체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금년 전국체전에서 4개 팀이 전북의 이름으로 출전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단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작년도 출전한 여자축구와 펜싱, 카누 외에 작년 11월에 창단한 수영 다이빙선수단을 추가해 4개 종목이 전북을 대표해 출전토록 하였다. 금메달리스트가 속한 펜싱팀과 종합 3위를 달리고 있는 여자축구단, 전국을 거의 제패하는 카누팀, 창단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수영 다이빙팀등 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단들은 금년 10월 대구에서 개최되는 제93회 전국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전북이 종합 9위 이내를 달성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다할 것이다. 올해도 전국체전에서 기필코 전북의 종합 성적을 높여 전북도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한다.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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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3 23:02

국가관 없는 국민이 행복할 수 있을까

8월은 우리 민족에게 한량없이 기쁜 달입니다. 36년 동안 일본 치하에서 나라와 민족이 핍박을 참아낸 끝에 815해방을 맞이한 달이기 때문입니다.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였고, 분단국가로서 고난을 맞게 된 우리 나라에서 국민을 결속시켜 줄 수 있는 정신적 구심점은 사람으로 치면 하나의 심장과 같은 것입니다. 국가관은 국가가 있기에 나도 존재한다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자기 책임을 다하도록 만드는 마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우리 국민이 함께 지켜나갈 수 있는 공통의 국가관을 갖고,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서로 도우며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복이 없을 것입니다.이런 관점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의 영령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상징물인 '호국 보훈의 불꽃'이 2년째 건립장소를 마련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입니다.국가보훈처가 올해 5월말부터 전국 10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서울 광화문광장을 건립장소로 결정했지만, 장소 사용 승인권을 가진 서울시가 기존 조형물과의 조화 및 관리상 어려움을 들어 부정적 입장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8월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이를 설치하는 방안을 보훈처가 발표했지만,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갑론을박을 벌이다 결국 장소를 재검토해 보고하라고 보훈처에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또 얼마 전엔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고 하는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애국가와 태극기를 우습게 여기고 버려야 할 남의 나라 것처럼 취급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행세를 하는 오늘의 세태는 나라를 되찾고 세우고 발전시켜온 선열들 보기에 민망한 것이라 생각됩니다.나라를 지켜야 할 젊은이들이 36년 동안 일본 치하에서 조상들이 마음 아프게 고생하며 살아온 것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성 세대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625전쟁과 배고픔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가 많아지고 철지난 이념 갈등이 맹위를 떨치면서 나라에 대한 관심과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쉽게 모아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누구나 한번은 죽게 되는데, 살아 있는 동안에 자기만을 위해서 삶을 살아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한다는 것이 반드시 어떤 큰 일을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길거리에 휴지가 있거나 장애물이 있다면 그것을 치우는 마음도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건강을 위하여 사우나시설을 이용 할 때 선풍기를 사용하고 난뒤 스위치를 끄지 않는 것도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이 적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나라가 전력 부족으로 힘들어할 때 작은 실천 하나라도 보태는 것이 바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될 것입니다. 나라 일을 책임지고 국정에 임하는 분들이 정말로 국가관을 갖고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에 국민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약해지는 측면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우리 국민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튼튼하고 훌륭한 국가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국정을 맡은 세력이나 정치인들이 뼈저리게 느끼게 만든다면 함부로 국정이나 정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19대 국회에 당선된 이들 가운데 국민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왜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오도록 방치했는가 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요즘 국립묘지에 참배를 할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께 죄송하고 미안한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죄송하다는 생각이 덜 들도록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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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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