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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송광사의 사천왕상

이제 봄이다. 봄을 가장 확실하게 그리고 황홀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누가 무어라 해도 은빛 물결을 만들어주는 벚꽃길이 아닐까 한다.이러한 환상을 만들어 주는 곳이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송광사 가는길이 아닌가 싶다.큰 스님들이 많이 나와 불법을 널리 알리라는 의미의 송광사는 통일신라 때에 세운 절로서 여러차례 복원 중창됐다. 정면5칸 측면3칸의 다포식 팔작지붕으로 된 대웅전에는 주불로 석가여래를 모시고, 오른쪽에는 아미타불을, 왼쪽으로는 약사여래불을 모신 5m이상의 대형 소조삼불좌상(塑造三佛坐像)이 보물 1274호로 지정 돼 있으며, 이 불상의 유물에서는 병자호란 때에 청나라에 볼모가 된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의 무사귀환과 왕실의 만수무강을 기원한 기록이 발견됐다.천왕문에는 보물 1255호로 지정된 소조사천왕상(塑造四天王像)이 대웅전을 향해 오른쪽에 북방다문천왕, 동방지국천왕, 왼쪽에는 남방증장천왕, 서방광목천왕이 시계 방향 순으로 있는데, 뒤편의 현판에는 천왕전으로 격을 높였다. 북(北)쪽을 관장하고 있다는 다문천왕(多聞天王)은 비파를 들고 있으며 항상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며 중생들을 구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며, 동(東 )쪽을 수호하고 있는 지국천왕(持國天王)은 칼을 들고 있으며 서방세계와 국토를 지키면서 중생들을 보살피고 있다 한다. 남(南)쪽을 지킨다는 증장천왕(增長天王)은 만물을 소생 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용과 여의주를 움켜쥐고 있으며, 서(西)쪽을 관할하는 광목천왕(廣目天王)은 오른손에 깃발을, 왼손에는 보탑을 들고 있으며, 악한사람들에게 벌을 내리고 마음이 바로 되게 지도 한다고 한다.이러한 사천왕상을 모신다는 것은 오행의 순리를 따르기도 하지만, 사찰의 신성함과 존귀함을 지킨다는 뜻도 있고, 이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경건하게 하려함이라고 한다. 특히, 임진왜란 때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전주사고를 지키기 위한 승병의 훈련장으 로 사용 됐을 때에, 이 사천왕상의 지국천왕상이 지니고 있는 염력에 빌었다는 일화도 있다. 완주 송광사의 삼존불이나 사천왕상은 흙으로 만들어 졌다해 소조불(塑造佛)이라 부르는데 문화적 가치와 예술성이 좋고 그 유례가 많지 않아서 보물로 지정되었지 않았는가 한다. 일반적으로 불상을 만들때는 재료로 대개가 돌, 나무, 금, 청동, 철등이 많이 쓰이지만 소조불이란 점토를 주재료로 사용해서 만든 불상인데, 일반적으로 몸통에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손가락과 같이 미세한 부분은 가느다란 철사 등으로 만든 후에, 삼베조각 등으로 덧댄 다음 짚으로 반죽한 진흙을 덧 발라서 형태를 만들고 회분으로 칠한 다음, 마지막으로 도금이나 도색하는 불상을 말하는데 작업과정은 다잡하지만 수정과 보완이 쉬워 흙이 지닌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어 편안하고 친근한 입체감을 나타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기법이다.우리나라 최대의 승보사찰인 전남 순천의 송광사에도 보물 1467호로 지정된 크기가 3.5m 정도의 소조사천왕상에는 "완주 송광사에 있는 사천왕상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조형성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해설이 있는데, 이는 완주 송광사 사천왕상의 예술적인 우수성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이라 할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완주 송광사의 사천왕상은 4m 이상의 대형으로 만들어 졌음에도, 해학적으로 잘 묘사돼 있으며 신체 각 부위의 비례와 구도가 적당한 조화를 이루어 사실적 기법이 돋보이며 예술적으로 순천 송광사의 사천왕상 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된다.또한 봄이 되면 절 입구에서 약2km정도 되는 벚꽃길은 화려함을 더 해주며, 절 앞으로 흐르는 시냇물은 정취를 더 해준다.이제 봄이 되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완주 송광사의 벚꽃길을 다시 걸어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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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3.08 23:02

스톡데일 패러독스

젊은이들아, 지나친 이상에만 집착하지 말고 당장 무슨 일이라도 시작해라"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 보면.."아이들이 마땅히 부를 노래가 적었던 1970년대 초에는 3월이 되면 시도 때도 없이 삼일절 노래를 불렀었는데 요즘은 기념행사에 직접 참여하거나 기념식을 TV로 시청하지 않고서는 듣기가 쉽지 않다. 코흘리개 어릴 적, 의미도 잘 깨치지 못하고 불렀던 이 노래가 나이를 점점 먹어 가면서는 가만히 읊조리기만 해도 가슴이 아리다.나라를 빼앗기고 언제 되찾을지 기약도 없는데다 탄압은 갈수록 심해져서 산 소망도 끊어져 가던 그 시절,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내서 맨주먹으로 일제에 저항했을까를 생각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면서 동시에 우리가 그러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자문을 하게 된다.나라를 빼앗긴 상황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 젊은이들도 많은 어려움과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지방에 갈수록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한다. 천신만고 끝에 대학에 진학하여 어렵게 공부하고서도 제대로 취직이 되지 않아 집안의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대졸 미취업자들 이야기는 이제 일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턱 막힌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온 사회가 나서서 총체적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도 뾰족한 수가 없는 문제인 만큼 어느 날 단박에 해결할 묘안이 있을 리도 없다. 그러니 어떻게 하겠는가? 결국 매듭을 푸는 것은 당사자의 의지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개인의 노력만으로 장애 요인이나 사회부조리,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남 탓으로 돌려버려서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가족을 먹여 살리겠다며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족과 친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갔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이야기는 그래서 시사적이고 또한 감동적이다. 그는 남의 나라 일본땅에 무허가로 양철지붕을 올리고 판자를 둘러친 집에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멸시를 당하며 어렵게 자랐다. 그러나 주위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지 않았다. 지금은 사원 2만 여명을 거느린 거대기업을 일궜지만 그가 처음 창업할 때는 단 두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앞에 두고 귤 상자 위에 올라가 '30년 뒤에 1조, 2조엔의 매상을 올리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소 허세를 부리기도 했다. 대단한 열정과 신념이 아닌가?짐콜린스의 'Good to Great'이라는 책에 '스톡데일 패러독스'라는 말이 나온다. 월남전쟁이 한창일 때 8년간 포로로 수용소에 갇혀 갖은 고문을 당했지만 결국은 살아 돌아온 스톡데일 장군에게서 다소 의외의 얘기를 듣게 된다. 수용소에 갇혔던 사람들 중 결국 살아 남지 못하고 맨 먼저 죽은 사람들은 낙관론자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얼마 뒤면 풀려날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으로 일관하다 결국 상심으로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안이한 현실인식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서서히 자신들의 소망을 죽여가고 있었던 셈이다.이 역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스톡데일 장군은 우리에게 '결국은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가지되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는 사실들을 직시하라'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스톡데일 패러독스다. 냉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결국에는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굳건히 하는 이중성 말이다. 그 출발점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눈높이를 낮춰서 시작하는 것이다.아직도 지나친 이상에만 집착하는 젊은이들에게 3월 1일 오늘은 '3월 하늘 가만히 우러러 보며 당장 무슨 일이든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하는 하루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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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3.01 23:02

'의사결정' 정치인에게만 맡길 것인가?

의사결정은 누가하는가? 스스로 참여한 한사람 한사람이다. 이들이 서로 다른 의견들을 내지만 서로 절충하고 합의해 결국 하나의 의견이 선택되는 행위가 의사결정이다. 이 의사결정은 존중되며 하나의 주체가 된다. 의사결정 과정은 쉽게 터득되지 않는다. 수많은 훈련과 과정을 필요로 한다.필자가 올 초에 한국 우수 공대생 20여명을 미국 실리콘벨리에 연수 겸 인턴십을 주선했다. 학생들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준비해온 플래카드를 펼쳐놓고 기념촬영을 했다. 플래카드에는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꿈꾼다"라는 슬로건이 쓰여 있었다. 그들의 준비성과 각오가 인상 깊었다.그러나 그들에 대한 호감은 잠시뿐이었다. 미국 기업측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를 물었는데 누구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학생들은 그저 기업측이 하는 대로 피교육자로서 짜맞추어진 일정대로 따라 가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태도였다. 여기에 필자는 실망을 느꼈다.필자는 한국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것들, 체험해야 할 프로그램들을 학생들을 대신하여 기업측에 요구했다.바로 이 점이 한국과 미국의 차이다. 미국의 의사 결정은 한사람 한사람이 스스로 참여하여 의견이 하나로 합의되었을 때 그것이 곧 주체가 되고 행동강령이 된다.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이 학습되어 몸에 체득되어 있다.그러나 한국 풍토는 그렇지 못하다. 첫째는 자기 목전의 필요와 이익만을 따질 뿐 타자의 입장은 배려하지 않는다.둘째는 단체훈련이 안 되어 있다. 서로 협동하고 상생하는 관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좀 더 문제를 확대해 보자.미국은 연 초가 되면 곳곳에서 관심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현재의 상황, 해결해야 할 문제 등을 놓고 마을회의를 열어 토론과 토의가 집중된다. 이 회의에서 하나의 합의점이 만들어지면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 스스로가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특히 실리콘벨리의 경우는 약1500명의 인사들이 일종의 마을회의에 참석해 지역의 문제나 미래에 대한 도전 및 그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 논의한다. 기업의 총수, 선출직(국회의원, 도의원, 기초의원 등)과 그 보좌진, 각 단체의 장, 노동 단체, 벤처투자자, 언론인 그리고 교육계 및 여론주도층 유지들이 적극 참여한다. 이들은 각 분야별로 수집한 자료 '실리콘벨리 인덱스 (Silicon Valley Index)'를 분석하고 평가하여 미국실리콘벨리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마을 회의를 할 때 참고토록 자료를 제공한다. 이 색인 내용은 지역경제와 복지 등에 중점을 둔다.올 해는 지난 10일에 행사가 열렸는데 실리콘밸리에 인접하는 지방정부 및 연방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교통, 통신, 산업 기술, 교육 등에 관해서 토론을 벌였다. 이번에 다뤄진 주요 내용은 새로운 혁신(Innovation)적인 정책과 그에 따르는 산업개발에 주안점이 되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지역의 문제를 정치인에게만 맡겨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민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주민전체 투표에 (Proporsition) 붙여서 결정한다. 마을의 중대 사안을 정치인에게 맡기게 되면 포퓰리즘으로 흐를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 모두가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의 주체를 터득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또한 우리 전북 애향 주민 스스로가 참여하는 '의사결정의 장'이 곳곳에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인에게만 맡겨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주민 스스로의 의사결정이 우리 전북을 움직여야 한다. 의사결정의 주체가 정치인들을 움직이고 더 나아가 국가를 움직이는 그러한 의사결정의 과정이 전북에서부터 확산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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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23 23:02

승부차기와 경제학

가위바위보나 홀짝게임, 야구에서의 투수와 타자 또는 축구 승부차기에서의 키커와 골키퍼 간의 심리전. 이 예시들에서 보여지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나의 최적선택이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그 첫째 공통점이다. 가위가 보를 이길 수는 있지만 바위를 이길 수는 없고, 직구가 주무기인 투수라도 상대가 직구에 강한 타자라면 커브볼을 던지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는 간단한 논리이다. 더 흥미로운 두번째 공통점은,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나의 선택이 바뀌고나면 이에 대한 상대방의 최적선택 또한 바뀌게 된다는 의사결정의 상호의존성이다. 각자의 최적선택이 서로의 선택에 따라 끝없이 돌고 도는 순환성이 여기 존재한다. 이처럼 의사결정자들의 선택이 상호의존적인 상황을 경제학에서는 '게임적 상황' 또는 '전략적 상황'이라 부르고, 이런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자들의 행태를 연구하고 궁극적으로는 상대방이 나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해내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대안들을 연구하는 학문이 곧 '게임이론'이다. 예를 들어 농구에서의 자유투는 개인능력의 문제이지만, 승부차기에서 키커와 골키퍼가 각각 어느 방향으로 킥 또는 점프를 할지에 대한 선택은 게임적 상황이다.승부차기에서 키커가 찬 공이 골라인에 이르는 시간은 0.3초 미만이다. 골키퍼가 날아오는 공의 방향을 보고 움직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기에 쌍방간 고도의 심리전이 승패의 핵심이 된다. 골키퍼가 좌우로 점프할 확률이 반반이고 이때 키커는 자신의 오른쪽으로 찼을 때가 왼쪽으로 찼을 때보다 골성공률이 높다고 하자. 이를 아는 골키퍼는 전략을 수정하여 키커의 오른쪽방향으로 점프를 하고자 할 것이다. 이를 간파한 키커는 본래 자신이 약한 쪽이지만 상대의 움직임을 고려하여 왼쪽으로 킥을 하고자 할 것이고, 이를 고려한 골키퍼는 다시 전략을 수정할 것이다. 양자간 최적선택의 순환에 끝은 보이지 않는다. 위의 상황에는 나의 의중이 상대에게 읽히는 순간 내가 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특성이 존재하고, 따라서 나를 예측하지 못하도록 상대방을 혼돈시키는 것이 중요해진다. 그것도 단순한 무작위적 혼돈이 아니라, 나의 혼돈전략에 대해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추가적 승산이 가능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게 핵심이다. 키커의 입장에서는 골키퍼가 어떤 방향으로 점프를 하더라도 그의 방어율을 똑같아지도록, 그리고 골키퍼의 입장에서는 키커가 어떤 방향으로 킥을 하더라도 골성공률에 차이가 없도록 최적의 확률로 혼합해야 하는 것이다.이 아이디어는 게임이론에서 '혼합전략 (mixed strategy)'의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각각의 킥/점프방향 조합에 대한 골의 성공률/방어율이 주어지면 수학적으로 키커와 골키퍼의 이론적 최적혼합전략을 쉽게 계산해낼 수 있다. 문제는 이론이 실제에도 부합하느냐 하는 것인데, 최근에 런던정경대학의 경제학자 Palacios-Huerta에 의해 그 부합성이 입증된 바 있다.이 학자는 유럽프로축구의 1417개 승부차기 자료에서 키커와 골키퍼들의 킥 및 점프방향을 각각 좌/우/중앙 세 방향으로 분류하여 얻어진 총 9개의 조합들에서의 평균 골성공률에 대한 데이터를 얻는다. 그리고 이를 기준으로 하여 각 방향에 대한 키커와 골키퍼의 이론적인 최적혼합전략을 계산한 후, 경기에서 실제로 관찰된 프로선수들의 행동과 비교한다. 그 연구결과는 놀라웠는데, 이론적 예측치와 선수들의 실제행동은 1% 이상의 오차도 없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경제학자로서 게임이론의 실효성에 대한 자부심도 뽐낼만 하거니와, 아마도 학창시절 게임이론을 습지할 여력이 많지 않았을 프로선수들의 합리성 또한 경이롭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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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16 23:02

온돌

요즘같은 겨울철에는 희미한 등잔불 밑의 따끈한 온돌방 아랫목에서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옛날 이야기를 듣다가 문풍지가 바람에 떨리는 소리를 들으며 슬며시 잠이 들었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그리고 이른 새벽에 어머니가 아침 준비를 하기위해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밤새 차가워졌던 아랫목에서 따뜻한 온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우리들을 포근하게 해주기 때문에, 일어나기 싫어 게으름 피우다가 허겁지겁 책보를 둘러메고 학교에 가던 생각들이 기억에 새롭다. 또한, 몸이 으스스하거나 뻐근할 때 절절 끓는 아랫목에서 두터운 솜이불을 덮고 몸을 한번 지져봤으면 얼마나 개운할까 하는 생각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온돌은 우리민족의 전통적인 가옥난방으로, 구들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언제부터 사용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선사시대 이전부터 사용되었을 것으로 문헌이나 기타 유적에서 그 흔적이 발견되어 왔다.이 온돌만이 가지고 있는 난방형태의 구조를 보면, 우리가 '아궁이'에서 불을 때게되면 그 불길이 '고래'라고 하는 통로를 지나가게 되는데, 다음에 그 불길이 잘 통하고 역류하지 못 하도록 하는 '불목'(부넘기,부넹기)을 거쳐 가면서, 열기가 오래 머물도록 방구들 윗목 아래에 고래보다 약간 깊게 파놓은 '구들개자리'를 통하게 되는데, 이곳은 공기와 열이 적당히 혼합되는 자리이다. 그다음에는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열기를 오래 머물도록 하며 연기를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굴뚝개자리'가있어, 연기는 연통을 통하여 '굴뚝'으로 내보내게 된다, 아랫목의 구들장은 열의 전도가 좋은 넓고 두터운 돌로 하고 윗목의 구들장은 얇고 작은 돌로 깐 다음에 그 위에 황토로 바닥을 한 난방방식이며, 방바닥에는 장판지를 깔고 그 위에 콩기름으로 윤을낸 온돌방은 지금 생각해 보아도 상당히 과학적이고 실용성이 우수하게 보인다.이렇게 수 천년동안 사용되어온 온돌방의 장점은 더운 부분과 차가운 부분이 있어서, 아랫목은 철철 끓지만 윗목은 서늘하다. 발은 따뜻하고 머리 부분은 시원해서 건강에 아주 적격이고, 취사와 난방을 함께 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열효율이 높으며, 아궁이에서 타고남은 숯은 화로에 담아 안방에서 바느질과 다리미질을 할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다. 또 난방방법이 복사식이며 대류식이고 방바닥은 황토로 하였기 때문에 요즈음 각광을 받고있는 원적외선을 방출할 수 있으므로 자연 친화적이라 할 수 있겠다.하루종일 친구들과 해 지는줄 모르고 정신없이 뛰어 놀다가도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굴뚝의 하얀 연기를 보게되면 이제는 집에 들어가서 밥먹을 시간을 알았고, 더러워진 손을 씻으려 무거운 솥뚜껑을 열어 뜨거운 김이 나는 물 한 바가지로 대충 손과 발을 씻고나서 허겁지겁 할머니가 계신 아랫목에 들어가 꽁꽁 얼어버린 몸을 녹이고 있으면, 아랫목 이불 보자기에서 따뜻한 밥그릇을 꺼내 주시던 어머니의 주름진 손이 그리워 지는것이 지금 생각 해보니 얼마나 아늑하고 평화 스러운 고향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자주난다. 이렇게 겨울나기의 수단이었던 온돌이 연탄으로 바뀌더니 이제는 보일러로 바뀌어 편리함은 더해졌지만 아랫목에 대한 그리움은 옛날 같이 않아 무언가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것만 같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느낌은 다르지만 온돌의 향수를 찾으려고 즐겨 찜질방을 가게 되지 않는가 한다.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여서 선조들은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마루나 나무밑 정자 그늘에서 더위를 달랬고, 추운 겨울에는 따끈한 온돌방과 화롯불에서 추위를 달랬다.이러한 습관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는 한옥이든 양옥이든 단독주택이든 아파트든 한국의 주택은 모두다 온돌로 되어있다. 우리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선조들의 생활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우리들만의 관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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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09 23:02

신의 숨결

"라면, 순대, 빵, 청소기, 물티슈, 생리대까지"돈벌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부 재벌가 자손들이 최근 언론의 호된 비판을 받으면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업 영역을 제한하거나 어떤 사업 분야에서는 특정인을 배제한다고 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 언젠가 읽었던 옛날 이야기가 그대로 가슴에 와 박히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가을걷이를 마친 들판에서 누추한 옷을 걸친 아낙네와 고아로 보이는 아이들이 떨어진 이삭을 줍고 있었습니다. 흘끔 흘끔 주위를 살피면서 정신 없이 낟알을 담고 있는데 돌연 그 땅의 주인이 나타나서 그들이 애써 주워 모은 이삭을 내 놓으라고 호통을 치는 것이 아닌가? 자기 논에서 나온 이삭이니 자기 것이라는 주인의 거드름과 버려진 이삭을 주었으니 제발 가져가게 해달라는 빈자의 애걸이 한동안 팽팽히 맞서고 있었지요.이때 마침, 온 동네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어른이 그 광경을 보고 다가와 그 주인을 크게 꾸짖었습니다."네가 이 논의 주인이라 해도 한번 땅에 떨어진 이삭은 취하지 마라. 그 이삭은 너의 것이 아니라 신의 창고에 속한 것이다. 그 이삭은 과부와 고아를 먹이기 위해서 신이 마련한 것이니 과부와 고아들이 주울 수 있도록 놓아 두어라. 그 이삭은 신의 숨결이다. 신에게 속한 것을 신의 창고에서 함부로 훔쳐내지 마라."누군가가 지어낸 것으로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아주 절묘하게 작금의 상황을 비틀고 있는 것 같아 가슴에 확 와 닿는 것이리라.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던 사람은 집에 감나무 한 그루쯤은 있었을 것이다. 감이 익어 홍시가 되면 긴 대나무로 만든 감전지로 감을 따곤 했는데 어른들은 항상 감 서너 알은 따지 않고 그냥 남겨두곤 했다. 까치밥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처럼 하찮은 날짐승까지도 배려하는 따스한 마음씨와 '더불어 사는' 미덕과 지혜를 가지고 있었는데 요즘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그렇다고 사회 일각의 비판처럼 재벌기업이 사회적 해악을 밥 먹듯 해대거나 그저 탐욕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거대한 기업을 운영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회기여 활동도 누구보다 앞장서서 행하고 있다. 내가 속한 그룹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각종 행사를 주최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임직원들이 매년 몇 일 이상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작년 6월, 중소기업형 사업인 소모성자재구매(MRO)를 대기업이 앞장서서 뛰어들고 있다는 사회적 비난 여론이 일자마자 그룹에서 맨 먼저 과감히 사업을 철수하였고 삼성, SK가 뒤를 이어 사업을 접기로 했을 때는 안도를 넘어서 자랑스럽기까지 했다.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노력들을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 최근에 벌어지고 있다. 일부 재벌가 3세 딸들이 너도 나도 중소 영세상인이 영위하는 사업에 뛰어든 일 말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이 '나만 잘 나가면 되지'라면서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선대 회장들의 투철한 기업가 정신은 배우려 하지 않고 그냥 쉽게 돈을 벌려는 생각이 이런 현상을 초래한 것이 아닐까?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돈 가지고 내가 알아서 투자하는데 무슨 시비냐고 항변할 사람들을 향해서 수 천년 전에 기록된 성경 한 구절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너희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밭 모퉁이까지 다 베지 말며 떨어진 것을 줍지 말고 너는 그것을 가난한 자와 객을 위하여 버려 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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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2.02 23:02

남의 불행이 우리에겐 도약의 기회?

미국 실리콘벨리 근교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버크리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와 스탠포드 대학(Stanford Universty)이 있다. 이들 대학을 비롯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들이 요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원인은 주 정부가 지원하던 대학 운영비를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과거에는 미국 경제가 어려웠어도 교육비나 연구비를 대폭 줄이지는 않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학생 수도 줄고 있다. 이 같은 악재들은 학교 경영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또한, 미래인재의 파이프라인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공립학교 시스템이 몰락하고 있다. 교사들은 월급만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없어 투 잡(21%)을 하고 있다. 특히 전체 교사 중 62%가 코칭이나 과외 교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고는 매년 미국 교사의 20%가 명퇴를 신청하고 있으며, 근속 5년 이전에 46%의 선생들이 가르치는 일을 그만둔다고 한다. 이러한 사태는 공립학교의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물론 우수한 학생들도 미국을 떠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기업들도 대학과 다를 바가 없다. 기업이 연구비를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이나 품질을 향상시키기보다는 해외에서 개발해 놓은 제품을 미국 내에 판매하는 마케팅 체널(Channel) 개발에 그칠 뿐이다. 더욱이 기업은 직원을 감원하고 있다. 이러한 형국은 수많은 우수한 인력을 실업자로 내몰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과학자나 연구진들은 국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국외를 선택한 우수한 인력들은 앞으로도 미국 경제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미국의 인재들이 취업을 선호하는 곳은 중국을 꼽는다.작년 8월1일 NPR(미국 국립 라디오 방송국) 뉴스에 의하면 "2010년도에 중국은 연구개발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6980억위안(약110조원)이었다. 2011년에 중국은 중국계 과학기술자 8만여명을 끌어들인다"고 발표했었다.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노벨상 수상자들을 유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급 과학기술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우수한 인력 수급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고급 기술을 이전해 오는데 있다. 중국은 '남의 불행이 나에게는 기회'라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 우리나라도 중국의 과학기술자 유치 전략을 배울만 하다. 선진국의 기술과 우리의 기술을 합친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에서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여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을 해야한다.이 같은 국가 정책은 전북과 공유되어야 한다. 먼저 전북은 미국, 유럽 등 우수한 기술인력을 영입해 터전을 마련해 주고 적응하도록 돕는 정책을 편다. 정부는 전북에 IT연구소를 신설하고 기업을 이전하는 등 인프라 구성을 지원한다. 이처럼 상호보완적으로 국비와 도비를 합쳐 몇 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면 우수한 외국 기술 이전과 동시에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한 예로 프랑스의 INRIA라는 연구소가 원래는 응용수학분야의 연구소였다. 이 연구소에 고도의 기술 연구진들이 모이면서 현재는 프랑스 IT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수많은 특허와 제품들은 프랑스의 국방산업발전뿐 아니라 세계 무기시장의 핵심 기술을 점유하고 있다.INRIA와 같은 연구소가 전북 주요도시에 배치되고 해외의 우수한 인력들이 대거 몰려들기를 기대한다. 또한 전북대를 비롯한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세계적인 우수인력들을 받아들이고, 우수 인력을 배출해 내는 명문대학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영수 이사장은 미국 버크리대학 공학박사 출신으로 미국 IBM 연구소 연구원, 휴렛팩커드사 책임연구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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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26 23:02

골프와 경제학의 만남

지난해 하반기 동안 써오던 '경제컬럼'에서 본 컬럼으로 지면을 옮겨 독자분들과 교류를 지속하게 되었다. 멀고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학의 묘미를 우리 일상생활의 단면을 통해 쉽게 풀어쓰는 연재를 계속하고자 한다.지난해 10월 25일자 경제컬럼을 통하여 필자는 불확실성 하에서의 '손실회피성향(loss aversion)'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확실한 금액 X원를 보장하는 대안 A와, 경우에 따라 X원보다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어 불확실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지만 평균적 기대액은 똑같이 X원으로 같은 또다른 대안 B가 주어졌다고 하자. 이 때 사람들은 불확실성의 대상이 이익에 대한 경우에는 확실한 이익 A를 불확실한 이익 B보다 선호하지만 그 대상이 손실에 대한 경우에는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인해 불확실한 손실B를 확실한 손실 A보다 선호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경제심리 이야기이다. 카지노에서 따고 있는 사람들은 쉽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지만 잃고 있는 사람들은 손해를 만해할 욕심에 밤을 지새우게 되는 바로 그 이유이다.경제학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경제학회지(American Economic Review)에 이 주제와 관련된 새로운 연구결과가 몇 달 전 발표된 바 있는데 그 내용이 사뭇 흥미롭다. 펜실바니아대학교의 행태경제학자들인 포우프(Pope)와 쉬바이쩌(Schweitzer)는, 퍼팅 하나의 성공 여부가 수억원의 상금차이를 가져오기도 하는 PGA대회들에서 프로골퍼들의 퍼팅행태를 수년에 걸쳐 집중관찰한다. 다양한 그린 상황에서 비슷한 거리에 남겨진 버디퍼팅과 파퍼팅 250만여개에 대해 레이져관측기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정교한 통계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 행태경제학자들은 프로골퍼들이 버디퍼팅보다 파퍼팅에 대해서 훨씬 과감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쓰고 있다. 버디퍼팅에 대해서는 안전을 추구하여 대체로 홀보다 짧아지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파퍼팅의 경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홀을 지나가도록 과감히 치고 있었으며, 실패한 퍼팅의 경우에도 파퍼팅의 경우가 홀로부터의 거리오차가 더 컸던 것으로 관찰되었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전성기의 타이거우즈를 포함한 모든 프로선수들에게 일관되게 목격되었다.이 관찰결과는 행태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불확실성 하에서의 손실회피적 성향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골퍼들이 경쟁하여 네 라운드의 총 타수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하는 PGA경기에서, 72타 이상의 오버파 스코어로는 어지간해서는 상금획득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PGA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프로선수라 하지만 그 어떤 퍼팅도 100%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패의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는 이런 상황에서, 버디퍼팅은 성공하면 언더파를 기록하는 '이익'이 되고 실패하더라도 본전은 보장할 수 있는 한편, 파퍼팅은 성공하면 본전이지만 실패하면 오버파 즉 '손실'을 의미하게 된다. 따라서 선수들은 버디퍼팅에 대해서는 본전인 파를 기준점으로 하여 이익의 틀로 셈을 하게 되므로 최소한 파는 성공시키겠다는 심리가 우선하여 안전한 플레이 즉 '위험회피적' 행태를 보이게 된다. 반면 손실의 틀로 셈을 하게 되는 파퍼팅에 대해서는 퍼팅실패로 인한 손실을 피하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여 더 과감하게 플레이하는 '손실회피적 또는 위험선호적' 행태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 행태경제학이 발견한 골프에서의 비밀이다. 프로골퍼들의 퍼팅행태까지 경제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게 생뚱맞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모든 상황에서의 최적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것이 곧 경제학의 한 중요한 숙제이고 보면 경제학자들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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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19 23:02

화암사 (花巖寺)

우리가 이 땅을 돌아다니다 보면 폐허가 된 돌담길 에서도 , 깊은 산자락에 묻혀있는 자그마한 사찰에서도 심지어는 사람의 발길조차 닿아보지 않았을 만한 곳에서도 우리의 역사와 전설이 있었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우리나라에서 불교는 삼국시대 이후로 정 ㅀ姸─ㅋ英륫ㅉㅋ瀯 예술과 윤리 전반에 걸쳐 크나 큰 영향을 주었으며 민간신앙과 공존하면서 유교를 중시하는 정권의 탄압속에서도 우리의 역사와 운명을 함께 해왔고 평민들에게는 정신적인 기둥이 되어 있었다.따라서 이러한 불교문화가 수천년동안 우리의 정신에 녹아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문화와 관습을 이야기할 때 불교를 모르고서는 이해할 수가 어려울 것이다.이러한 문화의 흐름 속에 국보로 지정될 수 있는 대다수의 것 들은 제작연대와 기법이 우수하고 오래되었거나 또한 그 시대의 표준이 될 수 있어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는데 필요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지정대상이 되는데 이번에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에 있는 절에가면 우리가 상상하고 느끼는 일주문도 당간터도 사천왕문도 그리고 그 흔한 탑 하나도 없는 일반 절에서 형식적으로 갖추어야할 것들을 과감히 생략하여 소박하고 아담해서 절같지도 않지만 너무나 눈에 익은 것같이 편안하게 생긴 절이 하나있다.이절은 대한불교 조계종 17교구 본사인 금산사(金山寺)의 말사로서 통일신라시대에 일교국사가 창건하고 정유재란 이후 1605년 선조때 중건한 화암사라는 작은 절이다.이절에 가면 처음 만나는 것은 우화루(雨花樓)!, 이 우화루는 다포식 맞배지붕으로 자연석을 주추로해서 그 위에 민흘림 기둥을 세워 앞면을 2층으로 하고 뒤쪽은 축대를 쌓은 공중누각형인데 앞에서는 2층이고 뒤에서는1층으로 해서 자연적인 지형의 흐름을 따라세운 보물 662호다. 또한 부처인 아미타불(阿彌陀佛)을 모신 보물 663호인 극락전(極樂殿)이 있으며, 철종 때 봉안하였다는 후불탱화가 있고, 광해군 때 주조하였다는 크기가 140cm 정도되는 동종이 전북 유형문화재 4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또한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하였고 설총이 이곳에서 공부하였다는 기록도 있는 천년고찰이다.이러한 역사와 유물을 보존하고 있는 화암사의 극락전의 건축양식이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드문 양식이라고 하여 2011년 11월에 문화재청에서 국보 316호로 승격 지정했다. 우리고장에 국가적인 유물이 한점 더 추가됐다는게 여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화암사의 아미타불을 안치한 극락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식(多包式) 맞배지붕(보편적으로 가장 간단한 형식으로 주심포양식을 많이 쓰며 처마양끝이 조금씩 올라가고 지붕의 측면이 노출되는 양식)으로 이번에 국보지정 예고된 것은 공포양식(지붕의 하중을 기둥으로 전달하여 안정감을 주기위해 기둥으로부터 처마까지의 흐름을 부드럽게 하기위한 양식) 중 하나인 하앙식(下昻式)기법으로 이는 처마의 무게를 받치는 부재료를 하나 더 설치해서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처마 길이를 더 길게 뻗을 수 있게하는 양식으로 기품을 더할 수 있게하는 기법인데 시공의 어려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유례가 많지않다하여 국보로 지정 된 것이다. 이 절을 찾아 갈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사찰을 떠올리면 실망하게된다왜냐하면 주변엔 논과 밭 그리고 농가 몇채만이 띄엄띄엄 한적하게 있을 뿐이고 그 사이로 난 자그마한 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산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데 작은 개울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들이 사람의 마음을 정겹게 만들어 주고 푸른나무들의 숲은 또 다른 이채로움으로 우리의 오감을 즐겁게 해준다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라 아직도 산골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절은 절이라기 보다 절간이라고해야 어울릴만한 곳인다.△ 김명웅 회장은 전주고,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했다.1990년도부터 무역센터 공항터미널 컨벤션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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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12 23:02

이젠 내 차례다

몇 해전 몹시도 무더웠던 여름 날, 고교 은사님이 회사 앞 청계천이라면서 전화를 하셨다.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 가 보니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1미터가 훨씬 넘은 서예액자를 들고 계셨다. 좋은 글귀가 있어 서예가이신 다른 선생님께 부탁해서 글을 쓰게 하고 표구를 하셔서 오신 거라고 하셨다. 칠순을 넘기신 분이 제자를 위해서 그 무거운 것을 들고 전주에서 오신 걸 생각하니 그냥 목이 메었다. 차 한잔 모시겠다며 소매를 끄는데도 업무에 바쁠 테니 빨리 가지고 들어 가라며 한사코 손을 내저으시는 선생님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죄스러움과 또 한편으로는 아직도 내 영혼에 자양분을 공급해주고 있는 고향의 어른이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뿌듯하기도 했다.그 뒤로도 선생님은 당신이 문학잡지에 기고하신 글이며 우리 두 아들을 생각하면서 서점에 들러 고른 좋은 책들을 수시로 보내셨다. 요즘은 전주 갈 일도 적어지고 선생님 또한 거동이 불편하셔서 서울 나들이가 뜸한 탓에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집안에 걸려 있는 그 서예액자를 볼 때마다 선생님의 인자하신 얼굴이 떠오른다.그러고 보니 고향에서 오는 것이 이것만이 아니다. 때에 따라 봄이면 두릅이 오고 여름에는 상추, 고추, 호박, 오이가 오고 가을에는 오미자가, 겨울에는 김장김치가 온다. 그리고 수시로 쌀이 올라오고 요즘은 그 유명한 장수사과가 온다. 부모님은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아직도 처 부모님이 장수에 계시기 때문에 철 따라 먹거리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먹거리에 묻어서 함께 따라오는 훈훈한 고향 인심과 자식 사랑과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세파에 찌든 심신에 활력을 주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이렇게 매양 고향에서 받기만 하다가 어느 날 문뜩 이제는 고향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면 방법이 생기고 꿈을 꾸면 그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이가 나타나는 법인가 보다. 그 때 마침 재경 장수 출신 모임인 벽계포럼 회원 몇 명이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시작한 일 중 하나가 고향 중학생들 서울 초청행사다. 대처라고는 구경한 적이 없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그들에게 꿈을 키워주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벌써 세 번째를 맞이한 것이다.첫 해는 63빌딩에서 시작하여 서울시내와 롯데월드를 도는 것으로, 그 다음 해에는 국회에서 시작하여 서울시내, 롯데월드 순으로, 이번에는 청와대에서 시작하여 그 다음은 동일한 순으로 1박 2일 구경을 시켜주는 것인데 상경 첫날 밤에는 고향 선배들, 즉 포럼의 회원들이 모두 참석해서 함께 식사를 하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꿈을 심어주는 얘기를 전한다. 이번 행사에 초청받는 학생들은 장수군내 학업 우수 중학생 30여명이었는데 그 중 이웃 마을 사는 아이가 몇 있어서 아버님 성함을 물어보니 대충 누군지 알만한 사람들이었다. 고향을 지키며 자식들을 훌륭히 키우고 있는 그 후배들이 참으로 대견하였고 그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서 어디에 있든 고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여러 사람이 자그마한 정성과 노력을 합하고 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것을 보고 우리에게는 또 다른 과제가 생겼다.고향의 우리 후배들이 혹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이제 우리가 나서서 해결해 주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뜻을 같이 할 사람들을 찾아 나서야겠다. 오늘의 나를 키우건 팔할이 고향 아닌가?△이강만 상무는 장수 출신으로 전주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을 거쳐, 현재 한화손해법인 법인영업부문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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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05 23:02

흑룡해 전에 털고 가야할 것들

우리의 반쪽 북한땅을 통치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 그의 죽음이 세계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모르지만 미디어들이 온통 난리법석이다. 미디어들은 장남이 아닌 김정은이 조문객을 맞이했다는 건 생경해서 그렇지만 뒤쪽에 서있는 여인이 누구라는 둥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은 내용까지도 시시콜콜하게 떠들어댄다. 'D-도스 사태' 등 다른 뉴스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듯 다 빼버리고 마치 굶주린 사냥개가 먹잇감을 찾은 것처럼 말이다.그런데 이례적인 것은 김정일 사후 북한 통치권력이 또 아들한테 넘어간단다. 김일성이 김정일한테 세습했듯 3대째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것도 이제 27세에 불과한 청년한테로고려 왕조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가당키나 한 짓인가? 북한이 그토록 노래해온 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란게 이런 것인지, 또 줄기차게 주창해온 프로레타리아혁명은 '김일성 王朝'로 귀결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 같은 일이 다른 나라라면 상관없지만 우리의 반쪽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착잡하기만 하다.아이러니컬한 것은 세계를 이끌어가는 가장 영향력 있는 두 나라인 G2, 즉 미국과 중국조차 이를 용인한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북한의 이 같은 권력세습을 반기는 모습이다. 북한권력의 약점을 커버해주는 대신 영구히 자신의 영향하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민주주의의 화신을 자처하는 미국은 왜 가만히 있는가? 힐러리 국무장관은 한반도의 안정이 중요하다고만 할 뿐 다른 얘기는 없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한반도를 동아시아 거점으로 확보하는데만 혈안 돼있을 뿐 한민족의 미래나 운명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는 반증이다. 김일성 가문이 북한에서 권력 세습하듯 우리사회도 권력에 대한 쟁취욕은 마찬가지인 듯 싶다. 정치인들은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하고자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 최근 모당 인사들이 억대의 돈을 써가며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한 이른바 'D도스 사태'는 우리 정치사회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일개시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려고 공무원이 정부조직을 그토록 서슴없이 공격한 것인지 혀를 내두를 일이다. 그들은 국민이 무섭지도 않단 말인가.권력유지를 위해 저지른 만행은 또 있다. 자신들의 색깔을 대변하는 보수신문에 온갖 특혜를 갖는 방송인 종합편성채널을 허가했다. 이들은 종편채널이 사익을 추구하는 개인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의무전송채널로 선정함으로써 케이블에서 공영방송보다 더 우월한 지위를 부여했다. 더욱이 종편채널 허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모 인사는 5대 그룹 홍보책임자를 모아놓고 종편에 광고집행을 역설했다고까지 하니 할말 다했다. 교수사회는 올해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엄이도종(掩耳盜鐘)'을 선정했다. 이는 도둑이 종소리가 나서 모두들 종을 훔쳐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자기의 귀만을 막고 태연히 도둑질을 했다는 뜻이다. 자기부류만 생각하는 우리사회 권력자들을 이처럼 잘 표현한 문구가 있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내년은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임진년 '흑룡의 해'이다. 흑룡의 상서로운 기운에 힘입어 진정한 시민의 권력이 회복되는 세상이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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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29 23:02

공정한 사회로의 시작

우리 사회에 얼마전부터 고졸채용 바람이 일고 있다. 학벌이나, 돈과 시간을 들여 쌓은 스펙보다는, 현장경험과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채용관행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대졸자 중심으로 편중되었던 기업의 채용구조가 변화됨에 따라, 고교 졸업생의 80%이상이 지원하고 있는 대학 진학의 과도한 경쟁구조도 또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학력 인플레가 해소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고졸사원들이 공공기관에서 4년 이상 근무하면 대졸자와 동등한 대우를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제는 실력과 관계없는 학력(學歷)중심사회에서 진정한 능력중심의 사회로 발전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필자는 지난 6월 현재 몸담고 있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 취임하면서, 고졸 채용 30% 할당제를 공표하였다. 이미 신규채용에 학력기준은 없어졌지만 대졸출신 인재들이 몰리면서 고졸채용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할당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실시된 2012년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총95명의 합격자 중, 고졸채용 할당제를 통해 26명의 고졸 사원이 합격했다. 그 가운데 3명은 장애인이다. 소수자지만 능력만 놓고 볼 때 여느 신입사원 못지않게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당당하게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의 취업률이 5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과거 고졸 출신도 충분히 해내던 일자리를 대졸 출신들이 대체하게 되면서, 환경미화원 채용에 대졸자들이 몰리고, 심지어 석박사학위 소지자들까지 지원하는 상황이 보도되기도 했다. 고졸채용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가 마련된다면, 우리 청년들이 반값등록금을 요구하기 보다는, 대학을 안 가도 사회적 차별이 없이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직업교육 훈련제도를 갖춘 독일은 60% 이상의 청소년이 우리나라 중학교에 해당하는 중등 1과정을 졸업한 뒤 기업에 취직한다. 이들은 주3~4일은 사내 직업훈련을 통해 현장실습교육을 받고, 주1~2일은 현장교육을 이론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직업학교에서 별도로 교육을 받는다. 재미있는 점은 직업학교 학생이 실습을 위해 기업에 가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취업한 훈련생이 의무교육법에 따라 학교에 간다는 점이다. 기업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적 자원을 개발하는데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물론 독일과 우리나라는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기업관이나 직업관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기준점으로 손색이 없다.고졸 채용이 한때의 바람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우선 이들을 육성하는 교육기관에서 실제 직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길러내도록 적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취업 후에도 이들에게 적합한 직무를 발굴하고, 선 취업, 후 면학의 기회를 제공하여 유능한 젊은이들이 스스로 실력을 쌓아 성장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한국사회에서 100만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우리 사회에 정의에 대한 갈증이 폭넓게 존재함을 반증하였다. 정의가 무엇이고 공정한 사회가 무엇인지 해답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학력(學歷)에 관계없이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 그 가능성을 마음껏 살릴 수 있는 사회, 조건보다 능력과 실력이 존중받는 사회. 공정사회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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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22 23:02

기술변화와 일자리 창출

세계경제의 위기 속에서 미국은 물론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청년실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로 나타나는 실업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청년실업률은 10%대를 훨씬 넘는다고 한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복지정책을 외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복지정책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것이다. 국가의 장래를 책임질 우리 젊은이들이 사회의 문턱에서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창출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좋은 일자리는 시대의 변화나 산업구조의 변화에 부합하거나 선도해야 한다. 오늘날 세계적인 변화의 특징은 세계화, 지식기반경제, 정보사회가 함께 어울러져 세계화된 지식정보화사회로의 급속한 진전이다. 또한 선진국의 산업구조는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에서는 창의적인 지식과 사고를 활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과연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대학이 젊은이들에게 바람직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과연 얼마나 노력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젊은이들은 창조적인 사고로 앞날을 개척하려는 끈기와 패기를 가졌는가에 대해서도 자문해야 한다. 세계화된 지식정보사회와 서비스화가 중심이 되는 변화 속에서 첨단산업과 정보서비스업만이 좋은 일자리는 아니다. 지식정보사회의 이점은 전통산업이라 할지라도 정보통신기술 등 새로운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서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 광고, 마케팅, 법률, 회계 등 다양한 지식기반 서비스업이 생산 활동을 지원하여 새로운 고용을 창출 할 수 있게 한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전통산업에 접목시킴으로서 지방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통적으로 한약재의 원료가 풍부하고 식품산업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전북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전북은 훌륭한 한의대와 약대 등이 있으며 한의학에 대한 지식이 과거부터 축적된 지역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하여 전통적인 한약재의 효과를 분석하고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한다면 제약분야에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살리는 한류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조성을 계기로 문화와 전통과 기술이 융합된 다양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고 한식의 세계화와 시장개척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경쟁력 있는 산업발전과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약의 정제화를 통한 신제품개발이나 기능성 식품의 개발은 생산 활동의 확대에 그치지 않고, 과학적인 연구개발, 금융, 디자인, 광고, 마케팅 등의 지식기반 서비스업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서 이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이제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은 협력하여 국내기업은 물론 외국기업과 벤처캐피탈의 유치와 국제적인 협력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세계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기업들은 적당한 투자처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전북에 경쟁우위가 있는 분야의 관련 학과 육성과 연구개발 활성화를 통하여 신제품 산업화 길을 열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한의학과 식품분야의 산학연 공동연구의 활성화, 대학원생의 벤처기업활동지원, 기술의 상업화 지원 등의 프로그램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신제품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의 활성화, 중국시장의 개척, 벤처기업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이 협력해야 한다. 또한 젊은이들은 창의력을 발휘하여 앞날을 개척하는 끈기와 도전정신을 발휘할 때이다.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및 젊은이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때 기업이 협력하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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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15 23:02

한 바가지 마중물의 지혜

경제가 어려울수록미래를 위해건설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는 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처음엔 미국이 위기의 중심에 서 있더니 지금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전 세계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제위기의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어 체감 경기가 요즘의 날씨만큼 쌀쌀하기만 하다. 그중에서도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건설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90년대 초반 국내총생산(GDP)의 23.5%까지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산업이고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통해 경제성장에도 많은 기여를 해왔지만,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점차 그 비중이 줄어들어 최근에는 1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건설산업은 서민들의 살림살이에 큰 영향을 주는 특성이 있다.첫째로 건설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효과가 크다. 2010년말 통계를 보면, 전체 고용자중 7%가 건설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10억원을 투자할 경우 전체산업 평균보다 3명이 많은 16.8명이 취업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집을 한 채 짓는 데 약 20개의 일자리가 생기는데 요즘처럼 주택경기가 침체되면 하루 벌어 하루 쓰는 일용직 건설근로자들의 생계가 어렵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둘째, 건설산업은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1960년대 이후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기까지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사회간접자본 건설의 힘이 컸다. 사회간접자본의 건설은 단순히 시설구축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토여건이 비슷한 다른 국가에 비해 아직도 물류비가 높은 편이므로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건설투자가 필요하다.또한 건설경기는 지방재정 운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지방재정의 주 수입원이 취득세와 재산세인데 주택거래가 줄어들고 가격이 하락하면 세수가 줄어 결국 지방정부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므로 지방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도 주택경기의 과도한 침체를 오래 방치해서는 안된다.과거 경기가 어려울 때면 정부는 경기조절책으로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곤 했다. 과거 이러한 정책을 너무 자주 쓴 탓에 부작용이 발생하고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비판적 시각이 늘어 최근 들어서는 건설부문 투자를 늘리자는 주장이 많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고 살림살이가 어려운 서민들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차원에서도 건설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얼마 전 4대강 새물결 맞이 행사를 보다가 문득 그 많던 근로자들은 어디로 갈까, 요즘 같은 경기가 어려울 때에 새로운 일자리 찾기가 어려울 텐데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이런 때 지난 세기 미국이 대공황을 극복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하였던 케인즈의 유수정책을 적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쓰지 않아 말라버린 펌프에 마중물 한 바가지를 부어 펌프질을 하면 물이 콸콸 쏟아진다. 바로 이러한 지혜를 경제에 적용한 것이 케인즈의 유수정책이다. 마침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을 다루고 있는데 사회간접자본 부문에 과감히 예산을 투입하여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도 돕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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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08 23:02

대통령과 밥솥

대통령이 어느 정신병원을 방문했다. 모든 환자들이 열광적으로 대통령을 연호했다. 그런데 한 환자만 딴전을 피우고 있었다. 대통령이 의사에게 말했다. 저 환자는 중증 같은데. 병원장이 대답했다. 오늘 아침 제 정신으로 돌아온 환자입니다.대통령과 관련된 조크다. 정신적으로 비정상인 환자들만 박수치고 정상인 사람은 딴전이라니 기분 상할 일이다. 어떤 대통령을 지칭하는지 궁금하다. 다음은 참여정부의 코드가 논란일 때 회자되던 재미있는 유머다. 대통령과 밥솥 시리즈로 최근 업그레이드됐다.『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에서 돈을 빌려 가마솥 하나를 장만했으나 밥 지을 쌀이 없었다.박정희 대통령은 어렵사리 농사지어 곳간을 가득 채우고 밥도 잔뜩 해놓았으나 정작 본인은 맛도 못보고 부하의 총에 맞아 비명에 갔다.최규하 대통령은 이 밥을 먹으려고 솥뚜껑을 열다 손만 뎄다.전두환 대통령은 청와대 입성해 밥이 가득 든 가마솥을 일가 친지 부하를 불러다 깨끗이 비워버렸다.남은 게 누룽지밖에 없다는 걸 안 노태우 대통령은 물을 부어 다 먹었다.김영삼 대통령은 그래도 남은 게 없나 닥닥 긁다가 솥에 구멍을 내버렸다. 빈손으로 시작한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이 모아준 금과 신용카드 빚으로 미국(IMF)에서 큼직한 신형 전기밥솥 하나를 사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110V용 미제 밥솥을 220V 코드에 잘못 끼워 홀랑 태워먹었다.밥짓기의 달인이라는 MB는 고장 난 전기밥솥을 고칠 줄 알았더니 장작 위에 올려놓고 신나게 군불을 때고 있단다.』권력을 가진 자에 대한 풍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뤄져 왔다. 풍자는 가진게 없는 서민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준다. 사람들이 신처럼 받드는 용상(龍像)이나 고관대작을 조롱하는 일이니 얼마나 고소한 일인가? 현직인 권력자에 대한 풍자나 유머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시절엔 철퇴를 맞았다. 정치인이거나 연예인 등 누구든 자기맘에 들지 않는 풍자를 하면 주리를 틀거나 생활터전을 빼앗기조차 한 적도 있다. 최근 서울출신 한 의원이 국회의원을 빗대 풍자한 개그맨을 고소하는 희한한 사건이 있었다. 시대는 다르지만 예전 공안당국이 자행했던 일과 다를 바 없다. 다음은 시중에 도는 국회의원들의 성적표와 관련된 유머다.국어 - 미 : 말하고 쓰고 읽는 것은 뛰어나나 듣기는 엉망이다. 수학 - 수 : 월급 계산 잘하고 선거 날짜에 상당히 민감하다. 외국어 - 양 : 외국 여행 잘 다니고 외제차 좋아하지만 강대국에 약함.체육 - 수 : 선거 때 밤낮 안 가리고 맨날 걸어 다니는 체력. 날치기 때 더욱 빛남.풍자나 해학은 그 시대상을 꿰뚫는 경우가 많다. 최근 정치인의 개그맨 고소 관련 건도 마찬가지다. 그 개그가 의원의 품위는 조금 손상했는지는 몰라도 의원들의 일반적인 작태를 고발했음은 말할 나위없다.오죽하면 가장 웃기는 희극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고 이주일씨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면서 국회에선 코미디를 하는 자기보다 더 웃기는 일들이 벌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쨌든 해당의원이 고소를 취하하기로 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결과적으로 프로그램과 개그맨의 인지도 제고에 크게 기여했으니 아이러니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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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2.01 23:02

지역주민과 함께 한 작은 음악회

늦가을 저녁 작은 음악회“빨리빨리”에 지친 우리의 삶에재충전의 기회가 되었다지난 11월초 절정을 이루었던 단풍잎이 서서히 지기 시작하는 늦가을저녁에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였다. 필자가 재직중인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주관한 이 음악회는 공사가 명일동에 본사 사옥을 이전한지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공사 인근 아파트 단지 사이의 조그마한 근린공원의 나무사이에 마련한 음악회 무대는 단풍나무로 인해 절정의 선홍색을 뽐내는 환상적인 가을 정취를 보여주었다. 300석 규모로 야외에 차려진 조촐한 무대였지만, 주변 경치와 분위기 있는 조명 그리고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과 7080 중견가수의 열창으로 행사는 점차 무르익었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서 마을 아이들이 교실 밖 뽕나무 위에까지 올라가 수업을 듣는 감동스러운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관객들은 당초 예상했던 300명을 훌쩍 넘어 입추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공연시간도 2시간에서 3시간을 넘어설 정도로 계속되는 앙코르로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가 이어졌다. 흥에 겨워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음악회를 개최한 보람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 음악회를 기획했을 때는 11월초의 야외무대라 날씨에 대한 걱정과 객석의 호응 등 우려스러운 것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음악회를 개최하고 1천여명에 가까운 관객이 보여준 저력을 통해 앞으로 이런 음악회는 아무리 많이 열려도, 열리면 열릴수록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가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이 자리를 통해 음악으로 친구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 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된다.”고 한 바 있다. 이번 음악회는 “빨리빨리”에 지친 우리의 삶에 권하는 한 잔의 생명수와도 같았던 재충전의 기회가 되었다. 음악회가 끝난 후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아직 잎사귀를 품고 있는 나무 사이를 기분 좋게 지나가는 가을바람 속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러한 작은음악회가 1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독일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는 1년 내내 ‘카르멘’과 같은 오페라 공연과 크고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고 한다. 인구가 불과 5천명밖에 안되는 곳이라 어떤 때는 마을사람의 절반 이상이 무대에 설 때도 있다. 그러니 얼마나 즐겁고 신바람이 날까 싶었다. 이런 것이 바로 문화의 저력이 아닐까 한다. 올해 처음 개최한 작은 음악회도 독일의 작은 마을과 같이 신바람나는 문화공간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며, 우리 공사 또한 지역주민과 함께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공자는 “이인위미 택불처인 언득지(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라고 했다. “마을에 어진 풍속이 있는 것이 아름다우니 그런 마을을 택해 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굡遮?뜻이다.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서 신바람나게 할 수 있다면, 요즘과 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힘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지역주민과 함께 한 작은 음악회. 일상에서의 벗어남을 통해 희망을 얻어갈 수 있었던 늦가을의 운치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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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24 23:02

다문화가정은 지역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산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진정한 전북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정책추진 역점둬야2010년 통계청의 총인구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다문화가정은 386,977가구에 이르고 그 가구원은 939,379에 이르고 있다. 전북의 경우 다문화 가구는 8,834가구이고 가구원은 27,370명이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사이에 전국인구는 5.3%증가하였는데 외국인은 291%나 증가하여, 2000년대 들어서 외국인 증가가 급속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통계청의 다문화인구동태 통계에 의하면 2010년 국내 총 혼인 수에서 다문화 혼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8%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년 이내에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전국 초등학생의 10%이상을 차지할 것이며, 농촌의 경우 그 비율이 훨씬 높을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정이 급속히 증가한 것은 1990년대 들어서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생산현장에 외국인 인력의 고용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의 극심한 노사분규와 더불어 1990년대 초 많은 생산직 근로자들이 서비스 분야로 이동하게 되었다. 생산현장에서는 임금인상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를 비공식적으로 고용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1993년에 외국인 산업연수제도를 도입하여 외국인 인력의 유치가 공식화되었다. 둘째로는 1990년대 농촌의 많은 젊은 여성들이 도시로 이주함으로 인해 농촌총각들의 결혼 상대가 부족함에 따라 농촌노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의 명분으로 외국여성들과의 국제결혼을 장려하였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에 많은 외국인 신부들이 들어오게 되었고 이들은 주로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의 동남아지역에서 많이 왔다. 이러한 두 가지 요인으로 농촌지역의 외국인은 여성비율이 높고, 경기도, 경남, 울산 등 산업단지가 많은 지역은 외국인 남성비율이 높게 나타난다.급속히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다문화가정의 육아와 자녀교육문제, 문화적 갈등, 사회적 편견, 불법체류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다문화 사회로 발전하기 위하여 서로 다름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사회통합의 차원에서 해결하고 다문화가정의 순기능이 지역발전에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우리사회의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을 고려할 때 인적자원의 확보와 세계화시대에 이중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인재육성 등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전북의 경우 지난 10년 사이에 총인구는 6%감소하였지만 외국인은 226%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인구가 감소하는 전북지역에서 다문화 가정은 지역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전북에서 다문화사회에 대비하고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위하여 2010년에 다문화 포럼을 발족하였고, 금년하반기 도행정의 조직 개편시 다문화교류과를 신설키로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 다문화포럼의 운영이나 다문화교류과의 신설을 통하여 다문화사회가 전북의 지역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즉, 인구의 수적 증가만이 아니라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진정한 전북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질적인 변화를 위한 정책 추진에 역점을 두어야 할 때이다.예를 들면,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지식 인력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 할 것임은 물론, 다문화가 지역발전에 공헌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의 언어문제해결과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들이 진정한 한국의 인재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다문화가정과 관련한 국가의 지역과 지역적인 차원에서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류함으로써 상호간의 지역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문화 가정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를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발전과 시장개척의 기초를 다지도록 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더 나아가서 다문화교육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에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을 개발하는 원동력을 마련하여 지역발전을 꾀하도록 함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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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17 23:02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 도시재생

쇠락해가는 구도심은도시재생의 지혜를 적용해옛 것과 새 것이 어우러지도록개발해 나가야 한다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던 시절 고향인 고창에 오갈 때면 으레 전주에 들르곤 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70년대의 전주는 고풍스런 맛과 멋의 고장이었다. 옛 도청이 있던 풍남문 주변에서부터 태조로를 따라 걷다보면 이국적인 건축양식이 아름다운 전동성당,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과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주사고, 그리고 서민들의 소박한 삶이 담긴 한옥과 가게들이 낮은 돌담길로 이어져 골목마다 활기가 넘쳐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들로 북적이던 전주 구도심은 도청 등 공공기관이 서부 신시가지로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집들은 낡은 채로 방치되고 문 닫은 상가가 늘어났으며,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거리는 더욱 썰렁하게만 느껴졌다.이것은 비단 전주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일수록 도시의 주요 기능이 점차 신시가지로 빠져나가 구도심은 낙후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급격한 경제성장과 산업화, 도시화를 겪으면서 발생한 주택난을 신속하게 해결한다는 명분 아래, 도시 외곽에 대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전국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또한 80년대 초 100만대에 불과했던 자동차가 30년 만에 1,800만대(세대 당 0.9대)로 늘어난 것도 보행 위주의 가로망 구조를 가진 구도심이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그러나 최근 들어 인구 증가는 정체되는 추세이며 도시화율도 90%를 넘어서면서 더 이상의 신도시 건설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바야흐로 그동안 외면당했던 구도심의 가치가 새롭게 재조명되면서 도시재생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더불어 과거 추진되던 재개발, 재건축, 주거환경개선사업 같은 도시 재개발 방식은 낡은 주거지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건설함으로써 기존의 도심의 역사와 문화, 오랜 기간 형성된 지역사회를 파괴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앞으로는 도시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살리고 관광, 산업, 경제, 환경 등을 총망라하는 새로운 개념의 도시재생을 도입하여 구도심을 살려나가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필자는 그런 의미에서 최근 전주의 한옥마을 사례가 한국형 도시재생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 주거지에 맞서 한국인들이 모여 살던 한옥마을은 2003년 전국 최초의‘한옥보존지원 조례’제정을 시작으로 전주시의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더해져 한옥 700여 채와 옛 골목길이 고스란히 복원되었다. 예술인들이 구도심에 정착하였고, 공연을 위한 오픈스페이스와 걷고 싶은 거리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만들어졌다. 친환경적 생태공간으로 노송천이 되살아났다. 뿐만 아니라 비빔밥, 한지, 판소리 같은 전통문화를 테마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즐길 거리를 발굴하여 전주에 찾아오는 관광객은 8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그 결과 한옥마을은‘국제 슬로우 시티’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고유한 전통과 현대의 문화, 옛 것과 새 것이 어우러지는 온고지신의 지혜를 도시개발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도시재생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한 때 쓸쓸히 쇠락해가던 구도심에 시민들이 되돌아와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를 소망한다. 내 고향의 성공사례가 모범이 되어 다른 도시의 구도심도 살맛나는 곳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깊어가는 가을, 찬바람이 부는 이 계절이 가기 전에 전주에 들러 느린 걸음으로 낮은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고즈넉한 옛 정취에 젖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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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10 23:02

소통과 진실

세대간 장벽의 본질은 소통 부재에 있다그들의 입장에 서서진솔한 대화를 해야 충돌하는 일이 적게 된다지난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투표결과는 참담했다. 당선자가 누구이기에 앞서 세대간 시각차가 너무 극명했기 때문이다. 20~40대 서울시민은 야당 후보를 적극 지지한 반면 50대 이상은 여당후보에 표를 많이 몰아주었다. 40대와 50대에 걸쳐있는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 베이비부머(55년생~63년생)들도 몇 살 차이를 두고 서로 생각이 엇갈렸다. 세대간 의식차이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오늘날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으로 일군 50대 이상 장년세대와 이들의 후손이면서 미래의 한국을 이끌 40대 이하 청년세대들의 생각은 왜 이토록 다른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될 문제다. 이를 방치하면 우리의 시니어들은 나중에 주니어로부터 역사관이나 경제생활 등 모든 면에서 비토 받을지 모를 일이다.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세대별 인식 차에 대한 원인을 찾자면 우선 후보 두 사람간 노선차이다. 한 사람은 진보였고 다른 사람은 보수색채가 강했다. 여당과 야당 연합후보라는 점도 갈린다. 따라서 북한과 관련된 해결방안도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표가 이처럼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린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복지문제가 의사결정의 핵심일 수 있다. 현재 20~30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 즉 치솟는 대학 등록금 부담과 대학졸업 후 취업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다. 또 40대는 취업을 했다하더라도 조직내 경쟁이 치열해 언제 구조조정 당할지 모르는 현실을 도외시 할 수 없고 자영업에 나선들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이들에게 노후대책이란 남의 얘기다. 따라서 이들은 국가 백년대계, FTA같은 거대담론보다는 현재 생활을 개선하려는 정치인을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내가 먹고 살기 힘든데 세계적 과제와 국가정치 등은 먼 남의 일인 것이다.일부에서는 소통의 차이를 말한다. 한쪽 캠프는 트위터에 후보자 연설을 극찬하는 등의 내용을 캠프내부에서 올리는 자작극을 벌이다 들통났다. 소셜미디어시대에 전문가들을 알바로 고용해 진실과 거리 먼 행태만 보여준 것이다. 반면 당선자 후보는 젊은이들과 공감하는 소통에 주력했다. 복지든, 서울시 행정이든 간??물론 사회에서 도덕적으로 칭송받는 안철수 교수나 ‘시골의사’ 박경철씨, 방송인 김제동씨 같은 인사들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할 수 있다.그렇다. 소통이 핵심이다. 세대간 장벽의 본질은 소통부재에 있다. 솔직히 어느 가정이나 조직이든 소통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많지 않은가? 앞서 거론한 인사들은 청년세대와 소통을 잘하는 SNS(소셜네트웍서비스)의 대표적인 강자들이다.소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실이 담보돼야 한다. 거짓으로,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한 주의주장은 당장은 몰라도 장기적으로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노사간 충돌이나 도농간 인식차이 등도 따지고 보면 자기이익만을 내세우기 때문에 대립이 불가피하다. 진솔한 대화를 자주하는 곳일수록 충돌하는 일이 적게 나타난다.세대간 벽을 허물기 위해 우리는 20~30대 청년세대의 고민을 천착하고 진지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 지도층일수록 우리 청년들을 몰아세울게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 서서 소통해야만 한다. 그들은 우리 사회와 나라를 책임질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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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1.03 23:02

[타향에서] 상상의 꽃 두바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두바이의 버즈칼립파 124층 전망대에서 보이는 것은 하늘을 향해 뻗어오른 빌딩숲과 주변의 주택가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평선 끝까지 이어진 사막뿐이었다. 버즈칼립파 인근에도 신축중인 여러 동의 건물 주변은 모두 사막이었다.두바이에서 아부다비에 이르는 길 주변은 물론 아부다비에서 가스개발 프로젝트 현장에 있는 르와이스 지역까지 두 시간여 동안도 끝없는 사막가운데를 달리고 또 달렸다. 내가 지난주 UAE를 방문해서 본 것은 황폐한 땅, 사막지대와 그 가운데 기적처럼 솟아있는 거대한 첨단 인공도시 오아시스 두바이와 아부다비이었다. 사실 UAE는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풀조차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사막지역에서 소수의 유목민족 베두인족이 낙타와 함께 유랑하며 힘든 삶을 영위하던 곳이었다.이런 척박한 곳이 석유 발견과 함께 천지개벽을 이루었다. 거대한 첨단 산업도시가 세워지고 바닷물을 담수로 바꾼 물을 일일이 뿌려 나무와 잔디를 가꾸는 푸른 도시가 가꾸어지고 있었다. 열사의 사막에는 각국에서 온 근로자들이 석유와 가스개발을 위해 땀 흘려 일하고 있었다. 역시 자원의 가치, 부의 힘을 절감하면서 부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막상 더 놀랍고 부러운 것은 그들의 무한한 창의성과 상상력이었다. 그들은 부의 힘을 빌려 단지 높은 빌딩과 도시만을 건설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품들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압권은 삼성건설이 지은 버즈칼립파(구 버즈두바이)다. 160층 800미터 이상 높이의 세계 최고 건물이다. 인간의 힘으로 이렇게까지 높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러한 두바이의 상징을 우리 손으로 시공하였다는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자랑스러웠다. 여기에 돛단배 모양의 버즈알아압 호텔은 그 특이한 외관에다가 건물 최상층부 외벽에 접시 같은 헬기장을 붙여 놓은 기막힌 상상력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그 헬기장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내려 드라이버 샷을 날리도록 하고 최초의 7성급 호텔로 엄청난 숙박비를 부르는 고가 마케팅 전략으로 전 세계 부호들의 이목을 단번에 끌기도 하였다.그 외에도 팜주메이라의 야자모양 인공섬 프로젝트, 사막 가운데 6,000t의 인공 눈을 뿌려 만든 450미터 짜리 실내 스키장(스키 두바이), 세계 최초의 수중호텔 하이드로폴리스, 축구장 다섯 개 넓이의 두바이 몰 등 그야말로 사막 한 가운데 인간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들이 펼쳐져 있었다. 2008년 세계적 경제 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여전히 외국인들로 넘쳐난다. 우리와는 원전수주를 계기로 새로운 협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향후 5년간 1,6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에 따라 아부다비는 우리건설사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과거 우리 근로자들이 사막에서 땀흘리던 자리에는 저개발 국가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고 대신 우리기업 근로자들은 이제 에어컨이 갖춰진 사무실에서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우리기업과 우리나라에 대한 현재의 평가는 대단히 높았다.과거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우리 기업과 정부의 해외활동에서 발목을 붙잡았다면 지금 중동에서 불고 있는 한류와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의 호조건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가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가 크다.최근 아부다비는 유럽 일변도에서 벗어나 아시아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이 바로 기술과 상품으로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수출해야 할 적시이다. 한국기업들이 UAE시장 하나만 보지 말고 중동 및 이슬람 시장으로 들어가는데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하나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면 우리 기업들에게도 큰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중동 각국이 단순한 석유자원의 공급기지 역할을 벗어나 스스로 경쟁력 있는 국가 반열에 올라서고자하는 국가적 노력에 우리의 성장모델을 적용시켜 동참한다면, 중동지역 진출의 역사가 100년을 넘은 서구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고, 중동에 새로운 한류의 성공신화를 쓸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박철곤(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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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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