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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도시발전의 전기를 마련하자

도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인접성은 사람들을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든다. 이 때문에 하바드대학교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는 "도시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기술혁신과 지식의 창출은 바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농촌사람들이 도시로 모여서 도시화가 진전됨에 따라 도시는 지식의 창출과 혁신의 중심지가 되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도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인구가 계속 늘어서 도시화가 진전된 것은 수많은 농촌의 가난한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꿈을 가꾸고 희망을 키웠기 때문이다.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가난한 농촌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여 도시화가 급속히 진전되었다. 2010년 현재 약 90%의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다. 이러한 급속한 도시화가 바로 우리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어 세계 15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게 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100만대 도시가 9개나 되며 이들 대도시들은 집적경제를 이루어 지역발전을 이끄는 중심지가 되고 있다.그런데 전라북도의 도시인구비율은 전국의 그것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전북의 도시들이 전국도시순위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전북의 인구는 1966년에 252만에 이르렀으나 그 후 점점 줄어들어 2010년 인구 및 주택조사결과에 따르면 177만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전북의 인구가 줄어든 것은 농촌의 인구를 끌어들일만한 대도시의 역할이 부진한데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전주시는 해방이후 1975년까지 전국도시 중 8위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산업화가 크게 진전되던 1970년대 중반 이후 그 순위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1985년과 1995년에 12위를, 2000년에 13위를 차지하다가 2005년 이후 현재까지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주시를 제외한 도내 모든 도시가 1995년 이후 도시인구 순위가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인구의 절대수가 감소한 실정이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주시의 전국도시순위는 떨어졌지만 도시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북의 인구가 감소한 것과 전북 도시들의 순위가 떨어진 것은 산업화과정에서 빚어진 국가적 불균형의 결과라고 불평할 수도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국가정책이 전북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며 그로 인해 전북의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지역으로 이주하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제 이러한 불평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본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창의력에 기반을 둔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혁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북의 도시들에겐 기회가 주어졌다고 본다. 이제 산업도시의 단계를 뛰어넘어 지식정보시대에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창의도시로 거듭나는 일대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산업화시대에 낙후되었지만 지식정보시대에는 전북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전북 도시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시설물이나 건축물 같은 하드웨어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은 인재들을 육성하는 교육에 적극 투자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훈련 및 재훈련의 기회를 주어 도시에 재능 있는 인재들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전북의 도시들이 세계도시와 연결하는 개방성을 높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도시에서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확산되어 도시는 활기를 띠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인류역사에서 한때 도시발전의 성황을 이루었던 도시들이 교육투자를 소홀히 하여 도시와 그 주변 지역이 쇠퇴한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제 전북의 도시들이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인재의 육성을 위한 창의적인 교육과 숙련인력을 불러들이는데 전력을 다할 때이다.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이때가 바로 인재육성에 투자할 적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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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20 23:02

[타향에서] 고향무정

'구름도 울고 넘는, 울고 넘는 저 산 아래 그 옛날 내가 살던 고향이 있었건만.' 흘러간 옛 노래를 들으며 내 고향 전북의 가을 정경을 떠올려본다. 너른 들녘에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벼이삭, 달빛 아래 소금처럼 하얗게 물들어 전율을 느끼게 하는 학원농장의 메밀꽃, 그리고 상사병에 걸려 빨갛게 달아오른 듯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선운사의 꽃무릇 등등,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황금빛 들녘의 넉넉함이 흥겨운 풍년가 가락에 실려 절로 어깨가 들썩이고, 상쾌한 가을바람에 떨어진 낙엽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감촉도 기억에 생생하다.하지만 현실의 고향은 노랫말과도 같이 지금은 어느 누가 살고 있는지 고향의 친구들은 다들 타향으로 떠나버렸고, 따스한 어머니 품 같던 고향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쓸쓸함과 허전함이다. 대부분 나고 자란 고향에 살고 있는 대신 삶을 위해 도시로 떠나버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와도 아는 얼굴 만나기가 쉽지 않아 남은 정이라고는 기억 속에 아련함뿐이어서 고향을 무정하다 노래했을 것이다.30년이 넘는 세월을 공직에 몸담았던 필자에게 있어 국토균형발전이라는 화두는 잠시도 끈을 놓을 수 없는 어렵고도 중요한 과제였다. 그 동안 수많은 정책 수립과 집행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지만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도시간 불균형이 해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뒤쳐져 상대적으로 낙후된 내 고향을 찾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못하다.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지역간 불균형은 이제 양극화라는 말이 알맞을 지경으로 상황이 심각해졌으나 안타깝게도 국토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오히려 작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도권 인구가 절반에 이르게 되자 수도권의 이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그만큼 커져버린 것이다. 머지않아 국토불균형 문제를 주장하는 사람들마저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하게 된다.하지만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명제는 단순히 수도권과 지방이 골고루 잘살았으면 좋겠다는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다. 좁은 국토이니만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넓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 정부 들어서면서 광역경제권과 초광역경제권 중심의 국토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나 그 성과는 체감하기 힘들고, 혁신도시 건설 등 과거에 추진되던 정책은 추동력을 잃어 지지부진한 것 같다. 지방 분권과 분산, 분업과 같은 문제는 어려운 과제인 만큼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겨우 작은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다.그리고, 수도권과 지방을 상호 대립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각자의 역할과 기능을 적절히 나누어 수행하면서 지방마다의 특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내 고향 전북 역시 지역적 특성을 살려 나가야 한다.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농업분야를 기반으로 식품산업의 중심지이자 생명과학산업의 선도지역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새만금의 광활한 토지를 활용하여 신재생 에너지, 물류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먹여 살릴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고, 친환경 관광산업을 육성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고향의 무정함을 노래하는 대신 새 기운으로 활기차고 인심 넉넉하여 누구나 찾고 싶은 고향이 되는 날을 꿈꾸어 본다. /이춘희 (인천광역시도시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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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3 23:02

[타향에서] 종편이 가져올 미디어의 변화 - 이승용

내년 1월부터 종합편성채널의 본 방송으로 우리나라 미디어 빅뱅이 시작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소위 '조중동'으로 불리는 국내 메이저 신문사들의 종편 진출로 신문과 방송의 벽이 본격적으로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종합편성채널은 유선을 통해 송출되지만 KBS, MBC와 같은 보도예능 등 모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종합방송국 같은 케이블방송사다. 정부는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의 시장지배력 완화와 편향된 보도관행을 시정하고 미디어산업 발전과 2만9천여 일자리 창출을 기치로 종편 채널 4곳을 새로 허가했다.종편은 과연 정부의 기대처럼 방송의 편향성을 없애고 미디어산업 발전을 가져올 것인가?효과가 분명하다면 모든 미디어 종사자들이 환영하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 반색할 일이다. 그런데 왜 기자협회를 비롯한 언론단체나 지역언론사, 그리고 민간기업 등 모두가 아우성일까? 이는 정부가 미디어산업 현실을 무시하고 공급자적 시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국내 보도 가능 방송사는 지역민방을 제외하고 6개사이나 무려 4곳에 달하는 종편 허가로 10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P사는 어림잡아 250곳을 넘을 정도로 거의 모든 장르를 망라하고 드라마영화경제스포츠 등 특정 분야의 경우 다수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SO(지역유선방송 사업자)의 아날로그 채널은 이미 꽉 차 있고 디지털 케이블이나 IP-TV 등도 PP가 넘쳐나는 게 현실이다. 좁은 땅덩어리에 미디어 수가 이처럼 엄청난데도 정부는 수적으로 부족해 제대로 여론 형성을 못한다고 판단한 것인지 궁금하다.문제는 수익성이다. 일단 지난해 국내 방송광고시장을 보자. 전체 3조4천억원 가운데 지상파가 66%수준인 2조2천억원을 가져갔다. 신설 종편사가 SBS수준의 시청률로 안착할 경우 1사당 5천억원씩 단순 계산만으로도 2조원의 돈이 필요하다. 방송광고시장이 급성장하지 않는 한 다른 쪽 광고비를 빼앗아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결국 메이저 신문사의 방송 안착을 위해 다른 PP와 중소신문, 지역언론사들이 희생해야 된다는 결론이다. 이미 종편 출범 이후 광고시장변화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광고주들은 PP나 신문 광고비가운데 17%가량이 감축할 것으로 전망했다.더욱이 종편은 현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법을 손질하지 않는 한 독자 영업한다고 하니 기업 입장에서도 곤란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정부가 언론의 다양성을 위해 도입한 종편이 언론사들을 약육강식의 장으로 몰아세울 것은 뻔한 이치여서 규모가 작은 언론사는 고사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언론 다양성과는 정반대 결과를 낳는 것이다. 오죽하면 기업홍보맨들이 종편광고를 빗대 '조폭수준의 광고전'을 예견하고 있을까?또 하나, 방송광고 규모는 지상파 매출에서 보듯 정체인 반면 정보통신 미디어 매출은 지속 증가하는 점을 간과했다. 신문과 방송을 포함, 모든 정보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포탈 NHN은 이미 지상파 전체 광고액과 맞먹는 매출을 올리고 있고 모바일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쏠림현상은 더 심화될 조짐이다.오프라인 방송시장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사이 인터넷과 모바일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것이다. 인터넷 포털 광고시장은 물론 모바일시장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의 이용 증가에 힘입어 얼마나 커질 지 단정키 힘들다. 정보통신의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오프라인에만 매달렸다는 얘기다.정부가 어떤 정치적 판단으로 종편채널을 그토록 많이 늘렸는지 알 수 없지만 미디어 현실이나 시청자 입장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도도한 시대의 큰 흐름과 변화를 읽지 못하면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승용 (한국경제TV 경영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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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06 23:02

[타향에서] 신(新) 건강법

몇년 전 필자가 총리실에 근무할 때 국무총리실 사회봉사단을 만들어 단장을 맡은 적이 있었다. 조를 짜서 정기적으로 중증장애인 복지시설에 가서 몸 씻기기, 밥 먹이기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장애가 큰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하였다.지난 7월말에는 집중호우로 많은 이재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나자마자 발빠르게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일요일 새벽 6시 문자로 직원들에게 번개(?) 봉사모임을 제안했다. 뜻밖에도 많은 직원들이 함께 했고,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무력해질 수 있는 이재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 되었다.1998년 하버드대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마더 테레사의 영화를 보는 실험에서,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침에 들어 있는 면역성분이 뚜렷이 증가한 반면, 근심이나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침이 마르면서 이 면역항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이처럼 남을 도우면서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마더 테레사 효과'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의 선행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점이다. 무척이나 놀랍고 신비하다. 조물주의 위대함마저 느껴진다.남을 도우면서, 아니 돕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는 사실은, 봉사가 결코 남만 돕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롭게 한다는 점에서 일상화해야 할 삶의 자세가 아닌가 한다.이와 유사한 개념에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낯선 사람을 도울 때 엔도르핀이 나오게 되고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 때 의학적으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알면 알수록 놀라울 따름이다.그래서 일까. 봉사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이토록 좋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사실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다.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도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마음만 있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예컨대 달려오는 누군가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잠시 기다려주는 여유와 같은 소소한 것부터도 시작할 수 있다."제가 하는 일은 별다른 일이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작은 일만 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 작은 일들 속에서 매일 작은 희망을 만납니다." '울지마, 톤즈' 고(故) 이태석 신부의 말이다. 잔잔한 희망들이 모여 큰 희망이 되고,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봉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금전적 기부나 육체적 노력봉사를 하는 것만이 봉사가 아니라 각자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면 그 어느 것이든 훌륭한 봉사가 될 수 있다. 가진 재능을 나누는 재능기부, 주위의 어려운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관심과 위로의 말 한마디도 훌륭한 봉사일 것이다.올해도 이제 3달 남았다. 남은 시간동안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힘닿는 데까지 따라가 볼 참이다. 몸도 마음도 즐겁고 행복해지는 새로운 건강관리법을 왜 아끼고 주저하겠는가?/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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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29 23:02

[타향에서] 공교육 살리기

우리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그 심각성을 지적하면서도 실제로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공교육의 붕괴현상이다. 학교폭력에서부터 교실 학습현장이 붕괴되는 일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는가 하면, 학력 저하창의력 부족 등 공교육의 질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어왔다. 공교육의 붕괴는 또한 사교육비 증가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켜왔다.우리는 이와 같은 공교육의 실종과 위기로 인한 문제에 대해서 신문과 방송을 통해서 수없이 접해왔다. 구글(Google)에서 '공교육'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내용이 약 233만개가 검색되고 '공교육 문제'를 치면 약 120만개가 나온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공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및 대안에 대해서 얼마나 절절히 지적되고 제시되었는가를 보여준다.이렇듯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공교육의 문제점이 파악되고 해결방안이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오늘의 공교육은 개선될 징후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가? 오늘의 공교육이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문제를 잘못 파악한 때문도 아니고, 바람직한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때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공교육의 기본을 간과하였기 때문이요, 공교육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내세운 교육정책이 오히려 학생들을 사교육현장으로 몰고 간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공교육 현장에서 교육의 기본을 소홀히 했다고 하면 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은 동의하지 않고 유감으로 여길 분들도 많으리라고 본다. 필자는 그러한 의견을 이해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과연 공교육을 담당하는 분들이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고 공부하였는지 의문이 간다. 공교육에서 기초를 다지고 응용하는 연구와 노력을 철저히 한다면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 현장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공교육을 살리는 출발점은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 담당자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여 교육의 효과와 질을 높이는 것이다.아무리 교육현장에서 교육 담당자들이 탐구하고 노력한다 해도 교육정책이 현실을 무시한 정책일 경우 그 정책은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교육정책은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며 항상 새로운 정책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사교육을 근절한다고 수많은 새로운 정책들을 추진하였지만 결과는 오히려 대부분의 학생들을 사교육현장으로 내몰아왔다.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어떻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더 나아가서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어야 하겠는가? 물론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의 세계적 흐름에 맞추어 교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의 내용과 흐름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이념에 의해서, 일시적 전시효과에 의해서, 또는 포퓰리즘으로 교육정책이 바뀌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위의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전북이 공교육을 살리기 위하여 진정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직접선거를 통하여 교육감을 선출하는 교육자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이제 국가정책 탓만 하지 말고, 공교육을 살리는 기본을 다지는 일에 전북이 앞장서야 할 때다. 전북은 산업화시대에 낙후되었다. 이대로라면 지식정보화시대에 더욱 낙후될 수 있다. 지식정보화시대에 전북지역이 빛을 보기 위한 첩경은 인재를 육성하는 길이다. 불확실성이 큰 미래사회는 어떤 인재를 육성하느냐가 지역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공교육을 살리는 일은 바로 전북의 인재를 육성하는 첫 걸음이다. 지금부터라도 공교육의 출발점에 역점을 두어 교육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기관은 물론 지방정부, 학부모 등 모두가 교육 담당자들을 지원하고 교육자의 사기를 높이는데 뜻을 모아야 한다. 전북의 인재들이 한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면 이는 전북도민의 자긍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전북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삼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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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22 23:02

[타향에서] 전봇대가 뽑힌 자리

2008년 초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전남 목포의 대불산업단지에서 5년간의 민원에도 끄떡하지 않았던 전봇대가 뽑히는 일대 사건을 우리는 신선한 충격으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실물경제 경험 많은 대통령이 국정을 맡았기에 시장경제를 옥죄는 규제가 크게 줄어들 거라 기대했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그 후 정부가 매년 100여건의 규제를 철폐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잠시, 어느새 슬그머니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규제가 다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정부의 인허가나 등록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규제가 30건이나 신설된데 반해 폐지된 규제는 8건에 불과하다는 최근의 언론보도는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행정 규제는 말 그대로 정부가 필요한 대로 규칙을 정해서 마름질하고 베어낼 목적으로 만들어, 시장을 누르고 억제하기 때문에 '작은 정부, 큰 시장'이라는 실용 정부 국정운영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세계경제의 위기 영향도 있겠지만 지금 정부가 처한 재정 건전성 악화와 사회 양극화라는 난감한 상황은 하루아침에 빚어진 일이 아닐 것이다. 외부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정부의 시장 개입과 규제를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바를 보면 개선 방향이 어느 쪽인지 알 수 있다.최근의 경제위기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유럽의 재정위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오히려 경제의 독이 될 수 있다고 시사하는 바가 있음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정부는 갖가지 정책을 양산하여 시장개입을 늘리고 국민은 정부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단을 강구해줄 것을 기대해왔다. 그 결과 자본주의의 대표 국가 미국과 일본,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적자재정이 만성화 되어 정부가 경제위기의 근원으로 전락하고 있다.이러한 외국 사례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상, 시장기능을 신뢰하고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정부는 시장(市場)이라는 큰 경기장에서 기업이라는 선수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경기규칙을 정하고, 규칙을 위반하는 선수들에게 경고의 호루라기를 부는 심판으로서 최소한의 역할만을 수행해야 한다. 선수들의 기량이 부족하다고 심판이 직접 뛴다면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 될 수 있겠는가? 또 규칙이 지나치게 복잡하여 선수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제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겠는가?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호루라기를 불어대면 경기의 리듬이 깨지고 선수들은 지레 기가 꺾여 기량을 다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선수들에게 경기에 집중하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공정한 룰과 심판을 마련하여 마음껏 실력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최근 어느 교수가 언급한 대로 정부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보다 '마켓 프렌들리'로 가야한다는 말처럼 법치 테두리 안에서 시장의 활력이 시장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경제 정책의 방향을 재정립해야 한다.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정부는 출범 당시의 초심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 때의 의욕과 열정으로 규제를 지속적으로 혁파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여야 한다. '전봇대가 뽑힌 그 자리'에 다른 규제가 대신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그리고 내 고향 전라북도 역시 각종 정책과 규제를 집행함에 있어 기업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시장친화적인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기업들이 앞 다투어 찾아오는 고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이춘희 (인천광역시 도시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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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15 23:02

[타향에서] 김장훈法과 건강

최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5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기업자산이 아닌 개인 사재인데다 통 큰 규모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내 기업인들의 기부가 종종 있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개인 자산이 아닌 기업재산으로 생색내왔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이번 기부는 매우 이례적이다.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갑자기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대통령후보로 까지 거론될 정도로 주목받는 이유는 자신이 일군 재산을 종업원과 함께 나누는 일종의 사내 기부행위를 해온게 출발점이랄 수 있다.기부문화와 관련해 언론에 많이 조명되는 건 역시 연예인이 최고다.대표적으로 김장훈 문근영 김제동 장나라 등이 자신의 재주만큼 훌륭한 일을 많이 해왔다. 가수 김장훈씨는 월세방에 살면서도 지금까지 100억원이 넘는 거액을 희사함으로써 기부의 대명사로 등장했다.최근에는 정치권에서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명예기부자법을 발의하면서 이 법을 '김장훈법'으로 명명하자는 얘기까지 들린다. 이 얼마나 명예로운 일인가. 김장훈씨는 밥 안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또 스포츠스타 박찬호를 비롯해 프리미어리거 박지성, 골퍼 박세리와 신지애 등도 자신이 번 돈에서 상당 부분을 헌액했다. 이들은 국민의 인기를 등에 업고 고액의 출연료를 받아 수십 억원을 카지노에 탕진한 일부 몰지각한 인사에 비하면 그야말로 천사가 아닐 수 없다.그러면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는 어떤 수준일까?강철희 연세대 교수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종교단체를 포함한 개인 기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54%에 그친다. 소득 대비 기부금 비율인 기부 노력도를 보면 소득수준 20%대의 기부 노력지수는 0.79인데 반해 소득 90%대의 경우 0.47에 불과하다. 소득수준이 전체 100% 가운데 20%에 그치는 하위권의 기부율이 상위 90%에 해당하는 부유층보다 훨씬 높다는 얘기다. 물론 소득수준 차이를 감안해야 하지만 자기가 버는 돈보다 기부하는 규모가 그만큼 적다는 점에서 부유층의 분발이 촉구되는 대목이다.해외를 보자. 강교수는 미국사회에서 기부규모가 GDP대비 1.67%로 우리나라에 비해 세 배나 많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기부가 활성화됐다는 얘기다. 세계 최대 부호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자기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와 함께 세계적 투자자 워렌 버핏, CNN 창업자 테드 터너 등 억만장자 40여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즉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모범적인 사례다.이와는 반대로 기부행위 자체가 의심받기도 한다. 절세를 위한 수단이라는 것. 실제 기부금은 손비 인정돼 세금을 줄이는 게 사실이다. 또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지적도 있다.그럼에도 기부는 권장되어야 하고 기부자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왜냐면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대가 없이 남에게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기부는 빈부격차로 발생하는 사회양극화 현상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기부와 나눔 문화를 통해 이웃과 가깝게 지내는 지역주민일수록 건강하더라는 연구결과도 보고돼있다. 좋은 일 하면서 건강에 보탬이 된다면 적극 나서보는게 어떨까?/ 이승용 (한국경제TV 경영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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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08 23:02

[타향에서] 내 일(my work)과 내일(tomorrow)

6만여 관중이 가득 메운 대구스타디움. '인간 총알' 우사인 볼트가 등장하는 순간, 갑작스런 정전으로 주위가 일시에 암흑천지로 변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난 주말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하여 아찔한 상상에 빠졌다.정전사고는 여러 원인이 맞물려 발생하지만, 누군가 관리소홀한 부분이 있어서 발생하게 된다. 정부와 기업들은 이와 같은 대규모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한다. 원인분석과 재발방지 대책이 활발하게 논의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였지만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멈추어지지 않는다.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런 사고의 구조적인 원인을 정확히 보지 못하고 있다. 정전과 같은 안전의 문제는 사실 남의 일로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다. 그야말로 내 일, 내 가족의 일로 생각하는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해결해주겠지하는 생각보다는 바로 내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국민 모두가 편리한 전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1974년 설립된 지식경제부 산하 전기안전 전문기관이다. 필자는 취임 후에 새로운 경영방침을 정하거나 트렌디한 문구를 만들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자고 했다. 이 시대에 가장 결핍되어 있는 것은 자기 직업에 대한 애정, 즉 주인의식이 아닌가 한다. 주인의식이 전제가 되어야 대국민 전기안전도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고객의 정전사고나 전기설비 사고가 접수되었을 경우 내 가족, 내 부모, 내 형제자매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충실하고 꼼꼼하게 잘 처리해 줄 것이다. 기업을 살찌우고 조직을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그 기업의 주인이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일과 직장에 대한 애착을 가질 수 있다. 일에 애정을 갖는 사람은 일의 성과가 좋고 그만큼 충성도가 높다.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러나 과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심리학자 스키너가 주장한 바와 같이 단순히 의식개혁 캠페인만으론 사람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주인의식은 세 가지 메커니즘에 따라 생겨나고 작용한다는 연구가 있다. 첫째는 소유 대상에 대한 통제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이다. 즉 조직 내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때 조직이 나의 것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소유대상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에 대한 현재 상황, 앞으로의 비전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때 나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나 가치관을 투입하여 무엇인가 의미있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주인의식이 생겨나게 된다.즉 주인의식은 소유 대상에 대한 영향력과 정보를 가지고, 의미있는 것의 생산이 가능할 때, 그리고 정당한 대우와 직장의 안정성이 주어질 때 가능하다는 말이다.CEO로서의 역할은 바로 직원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신명나는 일터를 만들고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보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아침에 일어나면 빨리 오고 싶은 놀이터 같은 일터, 즐거운 업무환경을 조성하여 내 일(my work)을 챙기고 싶어지게 하는 신명나는 일자리를 만들어서, 직원들 스스로 조직 내에서의 행복한 미래(tomorrow)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길 희망해본다. 그래서 내 일(my work)을 잘하는 직원들이 점차 늘어나도록 해서 조직의 보다 밝은 내일(tomorrow)을 꿈꾸어본다./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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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01 23:02

[타향에서] 도시방재 대책의 개선

최근 들어서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위험이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홍수, 폭풍, 산사태, 가뭄 등과 같은 기후변화관련 수문기상재해발생빈도가 1990년대부터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금세기에 들어서 급증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기후변화관련 재해발생으로 인한 피해의 증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기후변화와 관련한 재해의 특성은 재해규모가 유례없이 크고, 홍수 가뭄뿐만 아니라 폭염, 폭설, 강풍, 해수면 상승 등 다양한 자연재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와 관련한 재해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서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예측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즉 과거 재해피해지역뿐만 아니라 재해 잠재취약지역에서도 대규모의 재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기후변화영향에 대비한 방재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지난 7월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의 누적강수량이 534mm에 이르는 폭우와 8월 8일 자정부터 9일 사이에 정읍의 42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두 지역에 많은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초래하였다. 이제 자연재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큰 피해를 줄 수 있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폭우로 인한 재해는 인구가 밀집한 도시지역에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도시정비와 도시계획에서 재해방지대책이 시급한 과제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었지만 그동안 우리는 소 잃고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지 않아서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켰음을 인정해야 한다.앞으로 더 큰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도시방재대책의 개선이 필요하다. 여기서 그 개선방향을 지적하면, 우선 도시계획 내 방재계획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토지이용과 기반시설 등 부문계획과 방재계획을 연계시켜야 한다. 한 예로 환경적인 측면의 녹지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도로에 있는 물이 녹지 등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물길을 만들어 폭우로 인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 이제 기후변화관련 재해에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관련 도시계획의 지침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함은 물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하천법」 등의 보안이 필요하다.방재지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하여 방재지구의 유형을 세분화하고 도시차원에서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방재지구로 지정되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과 연계하여 정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도시계획에서 방재에 관한 사항의 법적 위상을 높이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특성에 맞는 방재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또한 도시계획과 국토계획에서 도시방재대책과 더불어 에너지를 절약하여 온실가스배출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기후변화를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에너지 이용과 관련이 있다.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앞으로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는 기후변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바, 대체에너지의 개발에 힘씀과 함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도시계획 및 건축의 방안이 필요하다. 과거에 대도시 교외지역에서 단독주택건설이 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이는 대규모 단독주택의 관리와 도시통근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각하면 기후변화에 적합한 방안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더욱 중요한 것은 도시공동체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우리민족은 전통적으로 이웃 간에 상부상조하는 생활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도시에서는 지역주민간의 공동체의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재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부상조의 도시공동체기능이 필요하다. 도시공동체는 주거지역중심으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이 서로 정보와 지식을 교류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중요하다. 새로운 지식과 혁신의 창출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도시공간에서 직접적으로 교류하여 암묵적 지식이 전달됨으로써 가능하다. 도시공동체형성을 통하여 재해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새로운 지식과 혁신을 창출할 수 있을 때 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박삼옥 (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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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25 23:02

[타향에서] 미국발 경제위기의 충격과 시사점

최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의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이 요동을 치고 있다. 100조원이 넘는 국부가 사라졌다고도 하고 일본 대지진 피해보다도 더 큰 손실이 발생했다는 보도도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까닭에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영향이 외국과 교역을 많이 하는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크든 작든 우리 국민 모두에게 미칠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 같다. 10여년 전 IMF 경제위기라는 아픈 경험이 있는 우리 국민들이기에 이번의 경제위기가 또다시 우리의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의 진앙지가 지난 세기 이래 세계경제를 주도해온 미국이라는 점이다. 세계경제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 흔들리고 있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오던 나라에 문제가 생겼으니 이 문제는 과연 누가 해결할 것이며, 또 다른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이제는 어느 나라가 나서서 그 문제를 해결한다는 말인가? 이러한 의문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자본주의 운영방식에 대한 회의와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세계경제가 큰 틀에서 변화하리라는 점에 주목하고 그 변화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다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머지않아 동북아 경제권은 미국과 유럽경제권을 앞지르고 서해안지역은 그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그 동안 낙후를 면치 못하던 우리 전북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여 새만금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발돋움하여야 한다.둘째, 이번 경제위기를 야기한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정부부문의 과다 지출과 민간부분의 과다 소비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고 유럽의 많은 나라들과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제 많은 나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재정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재정이 상대적으로 건전하다고는 하지만 최근의 경기가 침체되고 복지예산이 늘어나면서 적자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서 걱정이다. 지방재정 역시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세수가 감소되고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세출예산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셋째, 그동안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시장의 실패를 치유한다는 명분 아래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데 따른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재정적자에 몰린 중요한 이유는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금은 줄이고 재정을 늘리는 정책을 펴온 데 따른 부작용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장점을 살리는 가장 좋은 길은 최대한 시장기능에 맡기고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슨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정책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세계화의 움직임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지구 저편에서 일어난 일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의 경제위기가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지만 동북아 경제권의 위상이 높아지고 서해안지역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계기로 작용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춘희 (인천광역시 도시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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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18 23:02

[타향에서] 일등 휴가지의 조건

휴가철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한여름 더위를 식히고자 동해안 바닷가다, 설악산이다, 제주도다 할 것 없이 앞다퉈 떠난다.올해는 유난히 장마가 길고 폭우도 많이 쏟아져 피해입은 사람이나 가고싶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미안하기 그지없지만 휴가 그 자체가 즐겁지 아니한가? 일정을 잡고 준비하는 동안 마음은 이미 휴가지에 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어느 광고문구처럼 휴가는 우리에게 꿀맛 같은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준다.사람들이 선택하는 휴가지는 대체로 산이나 바다를 끼고 있는 강원도나 제주도, 경상도 등이다. 아쉬운 건 우리 고향으로 향하는 휴가자들이 그리 많지 않더라는 것이다. 산수절경이나 바닷가가 없어서일까? 그건 아닌듯싶다. 남원의 지리산 뱀사골, 무주 덕유산휴양림, 진안 운일암 반일암, 고창 선운사계곡, 군산 선유도 등 생각만해도 가슴 설레는 곳이 어디 한 두 군데인가. 그런데 왜 사람들은 휴가지로 우리 고장을 선호하지 않을까?결론부터 말하면 전북사람들의 인정이 과거처럼 그리 후하지 않다는데 있다. 관광지에서 만나는 인심이 방문객을 다시 오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어떤 식당에 들어갔는데 음식값이 턱없이 비싸거나 서비스가 좋지 않다면 다시 가고픈 마음이 생길까? 또 텐트숙박이나 오토캠핑 하려고 해변가를 찾았는데 입장료다, 청소비다 이것저것 요구한다면 짜증부터 난다.국내든 해외든 경치가 아무리 좋다해도 현지에서 불친절한 대우를 받았다면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한때 한국인의 주요 관광지였지만 요즘 뜸한 이유는 환율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해지기도 했지만 여행중 바가지 등 불이익을 겪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어느 조사결과를 보면 휴가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 절경보다는 그곳의 인심이었다는 통계가 있다. 맞는 얘기다.자립도가 약한 전북의 경우 외지인이 방문해 소비해준다면 도 경제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그러려면 방문객에 대한 친절이 최우선이다. 도로변에서 파는 수박이나 포도 등 농산물의 예를 보자. 우선 상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대도시 농산물판매센터나 할인점에 비치된 농수산물은 가격도 싸고 품질도 최상품이어서 언제든지 구매가능하다. 시골길에서 파는 농산물가격이 서울에서 구매하는 가격보다 비싸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생산원가와 인건비 등으로 가격을 내리기 힘들다면 최소한 비슷하게 맞추고 덤을 몇 개 주는 시골인심을 발휘해보자.필자도 몇 해 전 완주 이서를 지나는 길가에서 포도를 구매한 적이 있는데 가격도 싼데다 포도송이를 한 움큼 더 집어주는 농사꾼의 인정에 여행길이 매우 상쾌했던 적이 있다. 그곳에 갈 일이 생기면 가능하면 그 집을 다시 찾지 않겠는가.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고향 땅을 지나가면서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고 법대로 딱지를 뗀다면 누가 기분 좋겠는가. 외지차량으로 인식되는 경우 주차위반 했다치면 일단 안내하고 그래도 위반하면 단속함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또 관광지에서 주차비를 무조건 징수할게 아니라 현지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점이라도 이용한 영수증이 있다면 무료까지는 아니라도 조금 깎아주면 얼마나 고맙겠는가. 모처럼 고향을 찾은 방문객한테 바가지를 씌워서는 곤란하다."전라도 방문할 적마다 딱지 안 뗀 적이 없다. 대구나 부산가면 위반했더라도 외지사람이라고 하면 조심하라면서 친절히 알려주던데 전라도는 외지인에 아주 배타적이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업하는 한 친구의 토로다.사람 발길을 옮기게 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한번 돌린 발걸음을 되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방문객한테 좋은 추억거리를 남겨 다시 찾게 만드는 건 지역 주민과 행정가들의 몫이다./ 이승용 (한국경제TV 경영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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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11 23:02

[타향에서] 체서피크 브리지와 새만금

바다는 끝이 없었다. 망망대해 위로 뻗어있는 다리 위를 우리 네 가족이 탄 차는 달리고 또 달렸다. 바다에는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고 다리 아래에는 거친 파도가 다리 위를 덮칠 듯 넘실대로 있었다. 10여년전 필자가 조지타운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워싱턴에 살고 있을 때 휴일여행 중 체서피크 브리지를 건널 때의 정경이다.'체서피크 브리지'는 미국의 버지니아주 남동쪽 끝에 있는 노포크 부근에서 수도 워싱턴을 거쳐 메릴랜드주 끝 부근까지 대서양이 길게 파고 들어온 체서피크만(灣)을 건너지르는 다리다. 버지니아주와 건너편 메릴랜드주의 찰즈곶 사이 20마일(37㎞)을 다리로 연결해 놓은 것이다. 중간 일부 구간은 부근의 노포크 해군기지의 해군 함정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해저터널로 되어 있기는 하나, 광대한 바다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장대하기 비할 데 없고 건너가는 이의 마음은 벅찬 감동마저 느끼게 한다.필자도 광활한 바다를 자동차로 횡단하는 장쾌한 느낌이 좋아 워싱턴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가깝지 않은 그곳까지 안내하여 거금(?) 10달러씩 통행료를 내면서까지 함께 횡단해보곤 하였다. 한번은 석양 무렵 이 다리를 건너가 맞은 편 전망대에 차를 세우고 지나온 곳을 돌아보는 순간, 세상에, 내가 건너온 바다끝 수평선으로 해가 빠지고 있었다. 그 감흥이라니~!필자가 다리를 건널 때마다 생각한 것은 한결같이 "역시 미국이다."라는 감탄과 부러움이었다. 사실 체서피크 브리지는 그 필요성이나 활용도는 그리 크지 않다. 버지니아쪽의 노포크 일대는 미 해군의 중심항이고 제법 큰 도시가 형성되어 있지만 건너편의 메릴랜드 지역은 인구도 별로 없는 농촌지역이고 이를 경유하여 연결할 대도시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엄청난 비용을 들여 바다로 갈라진 이 먼 곳을 잇는 다리 건설을 시도한 미국의 그 스케일에 감탄하고 국력을 부러워하곤 하였다.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새로운 감흥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지금은 안쪽 수면이 다소 낮아지기는 하였지만, 어느 쪽이 바다인지 구분이 안가는 바다 위로 끝없이 펼쳐진 새만금 방조제 위를 달릴 때마다 나는 체서피크 브리지를 떠올리며 다른 사람과는 다른 내용의 감회에 젖곤 한다. 새만금 방조제의 길이가 33.9㎞로 네덜란드 쥬다치 방조제(32.5㎞)를 뛰어넘는 세계 최장이어서만은 아니다.내가 그리도 감탄하고 부러워하던 미국의 스케일이 새만금 방조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평균 바닥 폭 290m(최대 535m), 평균 높이 36m(최대 54m), 경부고속도로를 13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1억2천만㎥의 토석 사용량 등등은 왕복 2차선 다리에 불과(?)한 체서피크 브리지와 비교조차 될 수 없는 것이다.그렇다. 세계 최강 미국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느끼던 체서피크 브리지를 초라하게 만드는 대역사를 우리 대한민국이 해냈고, 계속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방조제 안에 서울 여의도의 100배에 달하는 광활한 국토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는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아리울'을 건설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스스로 창조하는 역사를 써 가고 있다. 마치 어린 아기가 태어나면서 세차게 울어 새로운 생명 탄생을 알리듯 새만금에 부는 세찬 바람은 '새로운 문명'이 불어오는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듯하다.필자는 국무총리실 재직시절 새만금 특별법 제정과 새만금위원회 발족에 일조한 바가 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른 새만금이 우리 한국의 국력과 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배달민족의 스케일을 과시할 수 있는 현장이 되었으면 한다. 세계 최고의 명품도시가 되어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아가 미래에, 국가와 전북의 먹거리 산실이 되어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 각자의 이해를 뛰어넘어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새만금은 우리가 건설하고 있지만, 새로운 문명을 여는 아리울은 세계의 중심 대한민국을 살아갈 우리 후손들이 길이길이 누려야 할 요람이 되어야 할 터이니 말이다./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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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8.04 23:02

[타향에서] 전북발전의 희망은 대학에 있다.

인류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발달해왔다. 새로운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혁신은 바로 도시에서 사람과 사람 간에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배우는 학습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져 왔다. 도시가 바로 지식의 창출과 확산의 중심지인 것이다. 그런데 도시의 이러한 기능의 배후에는 대학의 역할이 자리 잡고 있다.인도의 방갈로르를 비롯한 세계의 최근 성장 도시들은 공통적으로 모두 대학의 인재육성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이들 도시는 개인 간에 아이디어들이 원활하게 흐르고 수많은 혁신적 중소기업들과 인재들이 모여드는 곳들이다. 반면에 미국과 유럽에서 한때 성장하는 도시였지만, 대학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다양한 지식과 정보의 순환이 개인 간에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폐쇄적인 산업도시들은 지난 반세기동안 인구가 급감하였다.전북지역은 지난 40여 년 동안 인구가 급감하였다. 전북인구는 1970년에 240만 가까이 되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현재 190만이 채 못 된다. 전북은 대규모 산업도시가 발달하지도 않아서 산업화시대에 낙후되었다. 그러나 지식정보화시대에는 발전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장차 그 희망은 새만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대규모 공장에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창의적인 교육과 연구를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에 있다. 새만금개발계획을 추진한다해도 전북지역에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이지 않는다면 새만금계획은 결국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지식정보화시대에 대학이 다음의 세 가지 역할을 한다면 도시발전과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첫째, 대학은 창의적인 교육과 연구 및 훈련과 재교육을 통해 끊임없이 창의적인 인재를 배출해야한다. 산업화시대와 달리 지식정보사회에서 창의적인 인재육성은 도시발전의 핵심이다. 창의적인 인재가 있어야 혁신도 일어나고 새로운 기업도 모인다.둘째, 대학은 도시와 지역에서 지식과 정보가 원활하게 흐르게 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지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이 기업 및 연구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하여 산학연관을 연결시키는 중심에 있을 때 도시에서 아이디어와 지식이 공기 흐르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흘러들어가게 될 것이다. 대학은 또한 세계적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 외국대학과의 학생교류, 외국학생의 유치, 졸업생의 해외취업, 교수들과 대학원생의 국제교류 등을 통하여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가 대학을 통하여 생성되고 확산되어 대학이 세계적인 지식네트워크의 교차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대학의 지식네트워크는 바로 지역의 기업과 다양한 경제주체에 확산되어 도시와 지역의 창의성을 더욱 높이게 된다.셋째, 대학이 지역에 적합한 차별화된 인재육성과 네트워크 기능을 통해서 지역에 새로운 기업가를 출현하게 하는 묘상 역할을 해야 한다. 창의적인 인재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 지역의 자원과 문화 및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융합하고 기업화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수많은 창의적인 중소기업을 탄생시키면 도시는 활기가 넘치게 된다.흔히들 위와 같은 이야기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있는 곳이나 가능하지 지방은 불가능하다고 아예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변화는 긍정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 전북은 종합대학이 다섯이나 있고 전주는 예로부터 교육문화도시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산업화시대에 교육문화도시는 빛을 받지 못했지만, 지식정보사회에서 교육문화도시는 가장 혁신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대학이 어떻게 차별화하여 발전하느냐에 따라 전북의 미래가 달려있다.전북의 희망은 바로 차별화된 창의적인 교육과 연구를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에 있다. 이제 긍정적인 자세로 그 희망을 가꿀 때이다.* 박삼옥 교수는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The University of Georgia)에서 경제지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분야 우수학자(국가석학)로 선정됐으며,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장과 대한지리학회한국지역학회태평양지역학회(PRSCO)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평의원회 의장과 산업클러스터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박삼옥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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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28 23:02

[타향에서] 서해안 시대의 두 주역, 새만금과 인천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서 임기 2년 동안의 행복했던 고향살이를 마치고 다시 타향살이로 되돌아온 후 1년이 되어 가던 중 전북일보의 지면을 통해 고향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리운 고향 분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준 전북일보에 감사를 드리며 첫 번째 글을 쓴다.다시 타향살이를 시작한 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경제수도를 지향하고 있는 인천이다. 개발 초기에 초대 청장으로서 밑그림을 그렸던 새만금과 현재 도시개발의 책임을 맡아 일하고 있는 인천은 모두 황해경제권의 중심이 될 서해안 신산업벨트에 위치하고 있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나 역할과 기능 측면에서 차이점도 있다.우리 국토의 공간구조에 관한 정책을 기술하고 있는 제4차 국토종합계획(2011~2020)을 보면, 전국을 수도권강원권충청권호남권대경권동남권제주권 등 7개 광역경제권으로 구분하고, 2개 이상의 광역경제권을 연결하는 초광역경제권으로 동해안 에너지 관광벨트서해안 신산업벨트남해안 선벨트남북교류 접경벨트 등 4개 벨트를 지정해 놓고 있다. 여기서 서해안을 신산업벨트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인천에서 새만금을 거쳐 목포에 이르는 서해안지역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신산업을 입지시킬 적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지난 세기 우리나라가 근대화와 산업화의 길을 걸으면서 경부축 중심의 국토공간구조가 형성되었는데 그 근저에 그동안 세계경제의 중심이었던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양경제권이 경제성장의 파트너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때, 앞으로는 세계경제에서 그 비중이 날로 커지는 중국 등 대륙경제권과의 교류협력이 보다 중요하게 될 것이며 서해안의 역할과 기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서해안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필자는 서해안 지역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될 곳이 바로 새만금과 인천이 될 것으로 믿는다. 새만금에는 넓고 값싼 토지를 활용하여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미래형 신산업을 입지시키는 한편 고군산군도와 새만금호수라는 경관적 요소를 살려 국제적 관광지로 개발하고, 인천지역은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공항과 항만 등 인프라를 활용하여 물류산업과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새만금과 인천 두 지역은 그 기능과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상호 대립적인 관계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장점을 활용하여 외자를 적극 유치하고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완화하여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하기 좋고 주민들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곳으로 가꾸어 나감으로써 우리나라의 미래를 함께 짊어지고 나가야 할 것이다.이달 초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이 현장에 있는 새로운 청사로 이전을 하였다. 필자가 청장으로 재임하던 중 계획하였던 일인데 드디어 멋진 청사가 건설되어 직원들의 업무공간이자 홍보장소로 사용된다니 감회가 새롭다. 멀리서나마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 새만금 개발의 구심적 역할을 해나가길 기대하는 바이다.*이춘희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은 고창 출신으로 광주제일고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한양대 도시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21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 건설교통부 공보관과 고속철도건설기획단장주택도시국장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을 거쳐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차관(2006년 11월2008년 2월)을 역임했다. 2008년 8월부터 2년간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청 초대 청장으로 근무했다./ 이춘희 (인천광역시도시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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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21 23:02

[타향에서] 전북인의 재테크 수준

경제생활을 영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재테크'다. 이는 보유자금을 활용해 최대 이득을 창출해내는 테크닉을 의미한다. 증권, 금융, 부동산 등 어떤 방법을 강구하든 재테크를 잘함으로써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픈 건 누구에게나 로망이다. 보유재산이 적고 많음은 접근방식만 다를 뿐 우리들의 영원한 숙제다.전북인들의 재테크 수준은 어떨까? 일단 전북출신 인사 가운데 통 크게 사업해서 대기업이나 거부 대열에 올라선 인사는 손꼽을 정도다. 대상을 비롯해 쌍방울성원건설 등이 거명할만한 수준이었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곳은 대상백양 정도에 그친다. 일반 서민이 부를 축적해서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업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만 출신지에 따라서 그 숫자가 차이 나는 건 무슨 이유인가. 전북출신들의 역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정말 모자라는 것일까? 역사를 돌아보면 꼭 그 이유만은 아닌듯 싶다.최근 신흥 기업가들을 보면 과거 좋지 않았던 관행은 많이 개선된 듯하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나타나듯 경제현상들이 워낙 글로벌화되고 급변하는 추세여서 그런 불합리한 점을 그냥 놔두질 않는다.어쨌든 서울에서 만난 전북출신 인사들의 재테크 실력은 전반적으로 판단하긴 힘들지만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원래 가진게 별로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그런지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 실제 잘 알려지진 않지만 우리나라 대표적인 부자 동네인 서울 강남지역에서 빌딩을 소유하거나 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전북인들이 적지 않다.재테크 가운데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게 주식과 부동산이다. 가장 편한 은행 정기예금보다는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투자는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잘만 하면 손쉽게 고수익을 낼 수 있는데. 그러나 문제는 결코 녹록지 않다는데 있다. 단언컨대 직접 투자하는 주식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수익을 내지 못한다.일단은 주식투자의 기본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다. 증시 격언 가운데 "주식을 사지 말고 때를 사라"는 말이 있다. 종목을 잘 골라야 하지만 그것보다 흐름을 잘 타는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세계는 물론 국내 경기추세와 증시 흐름을 읽는 눈이 중요하다. 나라경제의 부침을 보고 미리 주식시장의 반영정도를 미리 판단해야 좋은 투자결실을 맺을 수 있다.그러려면 장기투자는 필수적이다. 그 같은 흐름에 동승하려면 단기투자로는 어렵다. 실제 필자도 아파트 중도금 기일이 몇 달 남아 단기차익을 노리고 잠깐 주식투자했다가 자금을 몇 년 동안 묶여 낭패를 본 적이 있다. 투자손실이 발생했는데 손해 감수하고 처분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시점을 정해놓고 투입할 자금이나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서 증시에 투자하는 것은 손실을 자초하는 일이다. 왜냐면 사람들은 누구나 차입을 상환하는 시점에서 매우 조급하게 매도하기 때문이다.요즘에는 투기형 거래 형태인 FX마진거래(장외해외통화선물거래), ELW(주식워런트증권) 등도 나타나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대박 날 것 처럼 보이지만 수익을 거두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 같은 거래는 노름판에서 꽁지만 돈 벌고 노름꾼은 항상 잃게되는 것처럼 중개회사만 배불리게 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High risk, High return'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참여자들을 현혹하는 것일뿐 결코 좋은 결실을 맺지 못한다.따라서 필자는 가능하면 직접투자보다는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를 권유하고 싶다. 일반투자자가 기관을 상대로 이기기 어디 쉬운가. 날고 긴다는 투자가들도 기관들의 힘에 나자빠지는 마당에. 가장 편한 주식투자 방법은 은행 정기적금과 같은 적립식 펀드를 가입해 매달 얼마씩 저축하는 것이다. 우리 고향사람들의 합리적인 재테크를 기대해본다.*이승용 국장은 고창 출신으로 전북대를 졸업했다. 한국경제TV에서 취재팀장과 뉴스편집팀장을 거쳐 현재 경영지원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승용 (한국경제TV 경영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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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14 23:02

[타향에서] 태백산과 마이산

지난 5월초 서울 모대학 최고경영자과정 동문들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강원도 태백시를 찾았다. 태백산맥의 모산인 태백산을 비롯해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를 둘러보는 등 고원 분지형 도시 태백시를 두루 둘러보았다.태백시는 시 전체가 매봉산, 천의봉, 백병산, 함백산, 금대봉 등 수려한 경관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650m의 고원분지로서, 우리나라 최대 하천인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낙동강은 황지동에 위치한 황지연못에서, 한강은 북쪽 계곡인 검용소에서 각각 발원하고 있다.태백시는 태초에 환인의 아들인 환웅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산이 태백산이라고 하여, 신산(神山)으로 성역(聖域)처럼 숭배되었을 정도로 험준한 산만이 있는 곳이어서 별다른 산업이 없는 곳이었으나, 일제때 탄광이 개발되기 시작한 이후 광업이 성하다가 지금은 관광업이 주된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었다.한때 태백은 640만톤의 석탄을 생산하여 국내 석탄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면서 전국 제1의 광도로 국가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여 왔으나, 1989년부터 시작된 석탄산업 합리화사업으로 인해, 광산의 대부분이 문을 닫고 현재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관광도시로 새롭게 발돋움하고 있다.태백시의 소개로 우리를 안내해 준 자원봉사 안내원도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지금은 태백을 찾는 외지 손님에게 관광안내를 주임무로 하고 있었다. 관광안내원의 상세하고도 정감이 가는 설명을 듣다보니 저절로 내 고향 진안이 떠올랐다. 바로 내 고향 진안과 태백은 쌍둥이처럼 닮아 있던 것이다.진안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서남 방향으로 아주 가까이 평행한 고원지대이고 태백과 유사하게 약 82%가 산악지대이다. 또한 진안고원에서 북류하는 금강과 남류하는 섬진강의 두 강이 발원하는 것도 꼭 닮았다. 생각하면 할수록 진안과 태백은 지리적 요건이 많이 닮아 있다.그러나 현재 태백시가 넘치는 관광객으로 활발한 반면, 우리 고향 진안을 찾는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태백시가 곳곳의 산과 광산 유적유물들에 스토리를 붙여 관광상품화하고 있었지만, 우리 진안에 있는 마이산, 운장산, 운일암 반일암 등등은 본래부터 내려오는 전설과 스토리가 특이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마이산만 보더라도 그 특이하고 오묘한 생김새와 함께 신비로운 탑사와 역(逆)고드름 현상 등 관광자원은 물론 마이산의 생성설화, 탑사에 얽힌 전설적 유래 등등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관광거리, 볼거리, 들을 거리들이 아닌가.마이산에는 먼 옛날 큰 죄를 지어 하늘나라에서 쫓겨난 한 산신 부부가 이 세상에 내려와 살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승천할 기회를 얻어, 승천하던 중 아랫마을 아낙네에게 들켜 그대로 산이 되었다는 생성설화나, 조선 태조 이성계가 100일 치성을 드렸다는 이야기, 도저히 혼자 쌓았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자연석 돌탑이 100여년의 풍상 속에도 끄떡 없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는 석탑군의 세계적 불가사의 등등은 그 스토리만으로도 흥미진진하기 그지없다.현대는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한다. 뛰어난 산천유적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들을 엮어 관광자원화한다면 우리 고향 진안도 외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날들이 오지 않을까. 지난 봄날 태백에서 고향을 그리며 꾸어본 꿈의 한자락이다.*박철곤 사장은 진안 출신으로 한양대를 졸업하고 전주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25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후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총괄심의관과 기획관리조정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차관급)을 거쳐 지난 6월 1일 한국전기안전공사 제 14대 사장에 취임했다./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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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07 23:02

[타향에서] 5달러 쇳덩어리가 5만달러 시계가 된 스토리

대우 중공업敎를 믿고 아침마다 부인과 맞절을 하는 사람, 제안 2만 4천 6백 12건, 국제발명특허 62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심청가를 완창하는 사람!이 사람은 누구일까? 이 사람은 초등학교 문턱도 못 갔고 5대 독자 외아들에 일가 친척 하나없이 15살에 소년가장이 되었다. 기술 하나 없이 25년 전 대우 중공업에 사환으로 들어가 마당 쓸고 물 나르며 회사생활을 시작했다.그런데 이 사람이 훈장 2개, 대통령 표창 4번, 발명특허 대상, 장영실상을 5번 받았다. 그리고 지난 1992년에는 '초정밀 가공분야 명장'으로 추대되었고, 대한민국에서 상을 제일 많이 받은 명장이 되었다. 언뜻 믿기지 않는 삶의 주인공은 바로 대우 중공업 김규환 명장이다. 지금으로 치자면 스펙이 전무한 셈인데, 사환으로 들어가 명장으로 성공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리플리라는 사람이 쓴 '믿거나 말거나'라는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5달러 짜리 쇠 한덩이로 말편자를 만들면 50달러에 팔 수 있고 바늘을 만들면 500달러어치를 만들 수 있으며 시계를 만들면 5만달러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처럼 같은 재료라도 사용하기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그럼 김명환 명장의 원칙은 과연 무엇일까? 그가 밝히는 성공 원칙은 3가지이다.첫째, 부지런하면 굶어 죽지 않는다. 늘 새벽 5시에 출근하여 청소하고 일하여 승진도 하고 좋은 자리도 얻을 수 있었다.둘째, 준비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 학원에 다니지도 않으면서 매일 한 문장씩 외우는 방법으로 지금 5개 국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셋째, 목숨걸고 노력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 하루에 3시간 잠을 잔다. 보통 9시경 잠들어서 새벽 12시나 1시경에 일어나서 새벽 6시까지 책을 보다가 출근을 한다. 정말 목숨을 걸고 인생에 충실했고, 스스로를 인정했다.김규환 명장의 성공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외형적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버거워하는 조급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大智若愚 假痴不癲 (대지약우 가치부전)' 이라는 말이 있다. '현자는 재능을 뽐내지 않아 어리석어 보일 뿐이다' 라는 의미이다.김규환 명장은 국가기술자격 학과에서 아홉 번 낙방하고 1급 국가기술자격에 여섯 번 낙방하고 2종 보통운전 다섯 번 낙방했다. 사람들은 '새대가리'라고 비웃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1급 자격증 최다 보유자가 되었다.예로부터 예술적 소양이 뛰어나고 감각이 출중한 전북인 가운데 끊임없는 노력과 우직함으로 자신만의 핵심 능력을 키워가는 제 2의 김규환 명장 스토리가 끊임없이 출현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원종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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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30 23:02

[타향에서] 귀촌·귀농정책이 답이다

농촌인구가 점점 줄고 있다. 우리 전북의 경우 필자가 도청에 근무했던 1995년에 202만명 수준이었으나 15년이 지난 현금에는 187만명으로 집계되었다. 15년 사이에 15만명이나 줄 은 것. 평균 매년 1만명이 감소하는 꼴이다.심각한 현상이다. 특히 익산시의 경우에는 인구감소가 지역구 국회의원 1명을 상실하는 요인으로 몰아갈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 18대 선거에서의 지역구 획정은 인구 31만명을 기준으로 분할하였으나 올해 5월말 기준 익산시 인구는 30만7588명으로 나와 있다. 익산시에서는 고육지책으로 전입하는 사람에게 20만원씩 보조하겠다는 비책을 검토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수도권과 일부 도시지역을 제외하고 농촌을 품고 있는 지자체들의 인구감소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주민 확보를 위해 각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출산장려를 비롯하여 관내 대학생과 근로자들의 전입 유인,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창출 등이 주로 거론된다. 이런 방안은 특정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 현상이다.상대적으로 농촌지역이 많고 청정산림이 풍부한 전라북도의 입지(立地)에 맞는 인구증가 방책은 무엇인가.필자가 보기엔 강력한 귀농 귀촌정책이 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의 실업률은 3.6%이고 특히 청년실업률은 8%를 상회하고 있다. 주로 도시에서 방황하고 있는 무직 상태의 청년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우선 노령화되어 있는 농촌 산촌에 지도급 인사를 충원하는 것이고 또 이들이 정착한다면 정적만 흐르는 농촌에 아기울음 소리를 되살릴 것이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전국적으로 보면 귀농 귀촌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2001년에 880가구에 불과하던 것이 2010년에는 4,067가구(9,732명)로 늘어났다.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 한해에 611가구 1,511명이 정착한 것으로 통계에 잡혀있다. 경북(1,112가구) 전남(768가구)에 이어 세 번째 많은 도에 속한다.귀농인구를 전국 제일로 끌어올릴 방안은 없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보다 적극적이고 스마트한 정책을 강구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먼저 고려할 것은 다각적인 소득원 발굴이다. 장수사과처럼 고랭지 과일단지를 조성하고 익산 '하림'과 연계한 축산단지, 김제에서 파프리카 농장이 성공하듯 특용작물 재배사업, 점차 사라져가는 잡곡생산지, 식품클러스터와 연결되는 식품가공산업, 무주남원정읍 등지에 치유의 숲, 관광식물원과 자연휴양림 조성 등 등.이런 프로젝트를 면밀하게 연구 개발하고 중단기 교육프로그램을 작성해서 도시지역에 대대적으로 홍보하면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자기돈을 많이 지참하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는 보조금 또는 융자제도를 활용하는 안내가 수반되어야 한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산림청지자체농어촌공사 등에 이와 관련된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기실 무미건조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귀촌정책은 귀가 솔깃할 수 있다. 맑은 물이 흐르고 아름다운 새소리를 가까이 두고 있는 전북내륙의 산촌마을은 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이런 청정지역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아가는 전원생활의 여건을 마련해 주는 방안도 생각해 봄직하다.고려대학교 김동기 석좌교수는 우리나라가 올해에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면 GDP 1조달러, 주식총액 1조달러와 함께 트리플 1조달러시대가 도래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면 2015년경에 우리의 1인당 GDP는 3만 8,000달러에 도달해 미국이나 일본의 개인 소득을 따라잡게 된다는 예측도 나와 있다. 이때 쯤이면 전북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조남조 (한국사료협회 회장전 전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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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23 23:02

[타향에서] 한나라당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내년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연달아 치러진다. 벌써부터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될 것인지, 누가 대선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관심이 많다. 여기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간이 적지 않게 남아 있고, 그 사이에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신뢰다.국민과 정치인 사이에는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한다. 국민 신뢰도가 높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다. 요즈음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 작년 지방선거와 최근의 보궐선거의 패배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새로운 당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자신있게 당을 맡겠다고 손을 번쩍드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이런 미증유의 현상은 결국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뢰를 많이 상실했다는 것이고, 신뢰회복을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그러나 해법은 간단하다. 먼저 반성과 책임지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특히 이전 지도부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거기에 따른 반성과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지는 것은 정치의 원칙에 관한 문제다.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책임을 멀리하고 재출마하는 것은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고, 설령 당지도부에 선출되더라도 제역할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그 밥에 그 나물로는 국민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한나라당 지도부에 입성하려는 사람은 당의 위기상황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안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신뢰와 능력의 위기이다. 어떤 여론조사 전문가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위기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을 들여다 보면 위기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한다. 예전에 FGI(표적집단면접법)를 해보면 한나라당이 웰빙당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능력은 있다는 답변이 제법 나왔는데, 최근에는 웰빙당이면서 동시에 능력도 없다는 답변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을 믿기 어렵다는 여론이 크게 늘었고, 그래서 위기상황이라는 것이다.능력과 리더십이 없는 사람이 더 이상 한나라당 지도부에 들어 와서는 안된다. 계파가 가진 조직의 힘을 등에 업고, 또 일시적인 인기바람으로 당의 리더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가 어떤 지를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계파의 도움을 얻어 지도부가 된 사람은 중심을 잃고 계파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고, 당의 이익보다는 계파의 이익을 먼저 대변할 수밖에 없다.한나라당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능력과 리더십이 없는 지도자는 당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7월 4일 선출되는 한나라당 지도부는 변화를 창출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국민 여론조사와 21만명의 당원이 참여하는 이번 전당대회만큼은 제대로 된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자기희생을 마다 않는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국민과 한나라당 사이에 벌어진 신뢰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지혜로운 지도부가 탄생할 수 있도록 당원 선거인단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선거인단이 현명해야 똑똑한 지도부를 선출할 수 있다. 집권당은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집권당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국민이 한나라당에 바라는 것과 한나라당의 국민에게 실천해야 할 과제가 일치될 때 훗날 집권당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가 있을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한나라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재성 (한나라당 대표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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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16 23:02

[타향에서] 서예비엔날레, 도민이 주인공이다

제 8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5개 부분 27개 행사로 전북 일원 6개의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연륜이 쌓여가면서 이제는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서예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 되었다고 생각된다.서예는 동양정신과 전통미학이 오롯이 담긴, 특히 동아시아 문화권을 대표하는 문화예술로 예로부터 선비들과 사대부들이 수양과 교양의 필수 덕목으로 연찬해 왔다. 이렇게 서예는 동아시아 정신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예술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부터 특별활동으로나마 서예를 하는 학교가 거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국영수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고 한문, 제2외국어 등 선택과목과 예체능 수업시간마저도 줄었다. 그 결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올해 우리나라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는 65.98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 중 꼴찌란다. 그리고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인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가 행복지수 세계 1, 3위인 것을 생각해 보면, 정체성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중국과 일본의 어린이들은 일찍부터 서예를 통해 여러 가지 덕목들을 배운다. 화교 학교만 해도 초등학교 때부터 1cm 크기부터 10cm 내외의 서예까지 배운다. 일본 초등학생의 교습과목 중에도 서예는 수위에 올라 있다. 일본인의 특성을 축소지향적이라 하지만 편견을 버리면 예술과 실용을 동시에 추구함을 알 수 있는 것이, 서예 도구 한 세트를 휴대할 수 있도록 지갑만한 크기로 만든 제품들이 팔린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집 앞 입간판의 작은 글씨도 붓글씨로 쓴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필자는 일본인들이 어려서부터 전통적 가치와 덕목에 대한 교육의 바탕 위에서 창의성을 추구하는 힘이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인물과 기업들을 배출한다고 본다. 수년 전 노벨상을 받은 일본인 교수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하고 잘 할 필요도 없으며 잘 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일본인들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북송의 명필 황정견의 서예작품이 4억3천680만 위안(769억원)에 낙찰되어 전 세계에서 거래된 중국 미술품 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조상의 정신과 정체성이 담긴 서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리라.서예는 스포츠가 아니다. 일시적으로 관중이 몰려들었다가 빠져나가는 카타르시스의 장이 아닌 것이다. 대신에 조용한 가운데 삶의 진정한 의미를 오래도록 성찰하게 한다. 즉 서예에는 두고두고 여운으로써 품성을 순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이다.전북은 예향, 선비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중심에 서예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암을 비롯하여 강암, 석전, 남정, 여산 등 현대까지도 명필들을 특히 많이 배출한 고장이다. 따라서 전라북도가 가장 권위 있는 세계서예비엔날레를 개최함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현대적인 역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관람객과 함께 하는 여러 기획을 하고 있어서 더욱 기대된다. 이러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특화시킨다면 얼마든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적극적인 예산 지원과 도민들의 참여가 절실한 이유이다.필자는 고향이 경제적으로 조금 부족하다 해도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고장이 되었으면 한다. 그 바탕이 되는 것을 선비정신으로 본다. 그리고 이러한 선비정신의 극점에 서예가 있기에 전북의 정체성이 서예로 자리매김 되었으면 한다.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성공을 위해 도민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김경호 (한국사경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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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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