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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미가세키(霞關)’는 일본 도쿄의 중앙 관청가를 이르는 말이다. 외무·대장·건설·문부·후생·법무·통산·농림 등 중앙정부의 관청이 몰려 있다. 100년이 넘는 지방자치의 역사를 가진 일본도 예산과 인사, 조직운영 등의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다. 때문에 일본의 지방자치단체 장들은 비행기를 타고 수시로 도쿄로 몰려가 가스미가세키에 상주하면서 로비를 벌여야 한다. 각종 보조금 등 중앙 정부 예산과 사업들을 따내기 위한 이른바 세일즈맨 역할이다. 또 민간 기업의 CEO들과 만나야 할 일도 많다. 우리나라도 ‘반쪽 지방자치’라는 비판을 듣기는 마찬가지다. 국세와 지방세 배분구조는 8 대 2이다. 그래서 ‘2할 자치’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국가와 지방사무의 비율도 7 대 3이다. 재정과 국가사무를 지방에 넘겨줘야 건실한 자치를 할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제대로 지방자치를 할려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6 대 4로, 국가와 지방사무 비율도 5 대 5 정도로 조정돼야 마땅하다. 자치단체 재정자립도는 1995년 63.5%에서 올해 50.3%로 13.2% 포인트 악화됐다. 전북도와 14개 시군 재정자립도 역시 평균 22.9%로 전년 25.7%보다 2.8% 포인트나 떨어졌다. 재정자립도가 10%도 채 안되는 시군이 10곳이나 된다. 반면 국고보조사업에서 국비비율은 2007년 68.4%에서 지난해 60%로 낮아졌다.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실시됐지만 중앙 예속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자치는 커녕 중앙정부가 재정과 인사, 조직 권한을 틀어쥐고 있다. 그러니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내년도 국가예산 성안 시즌이다. 이달말부터 최종 심의를 벌인 뒤 국회에 제출하게 된다. 17개 광역단체장과 전국 기초단체장 226명이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해 분주히 활동해야 할 시기이다. 그런데 전북의 기초단체장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 모양이다. 중앙에서 활동하는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기사 방안퉁수 단체장도 있긴 있었다. 어느 기초단체장은 예산 로비차 중앙부처를 방문했지만 만나주지 않자 친구하고 사우나만 하고 돌아왔다는 일화도 있다. ‘반쪽 자치’일 망정 일할 때는 치열성이 있어야 한다. 임기 내내 행사장이나 찾고 악수나 하고 돌아다니면 지역이 피폐해 진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아무도 십자가를 지려하지 않으니 저희라도 지어야지요! 세월호십자가순례를 하고 있는 단원고 2학년 8반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56)씨와 누나 이아름(25)씨, 그리고 2학년 4반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52)씨의 탄식이다. 지난 8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출발한 이들은 전남 진도 팽목항(7월31일 예정)을 거쳐 8월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여기서 23일 동안 짊어지고 걸었던 십자가를 교황에게 전할 예정이다. 그만큼 실망이 컸다는 얘기다. 그 만큼 절망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었다는 것이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에게 기댈 수밖에 없을 만큼.벌써 100일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때같은 자식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 수장된 지. 그렇게 자식을 묻은 가슴이 숯이 되고 눈물샘마저 말라버린 지가 하 세월인데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참사의 원인도 오리무중이고 갈팡질팡하기만 한 구조과정의 이유도 석연찮기는 마찬가지.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특별법 제정도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차일피일 세월을 넘기고 있다.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 그래 걷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삽자가 하나 들고 뙤약볕으로 나선 것이다. 집단살인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기만 한 정부와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그냥 나선 것이다. 그것이라도 해야 이 답답함, 이 죄스러움, 이 분노와 절망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라도 해야 조금이나마 죄 닦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그렇게 그들은 우리들 모두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이 시대의 골고다 팽목항을 향해 걷고 있다. 그것이 안타깝고 고마워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걷기도 하고 음료수나 수박을 제공하기도 한다. 힘내라며 손수 키웠다는 산양삼을 가져온 농부도 있고 부어오른 발목과 발바닥을 치료하기 위해 달려온 한의사도 있다. 모두가 박성우시인 말로 내 걸음 보태 그대 걸음 줄여준다는 마음이겠지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누가 그 고행의 십자가 순례걸음을 대신해줄 수 있단 말인가? 다만 곁에서 기도할 뿐이다. 그들의 참으로 소박한 소망인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최소한 이것 정도는 해주어야하지 않은가? 그 엄청난 비극에 대한 속죄의 의미에서라도! 그래서 함께 외쳐본다! 응답하라 2014 세월호여!이종민 객원논설위원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은 2000년대를 통틀어 독자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음식만화다. 만화를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한 경우가 없지는 않으나 ‘식객’처럼, 제작된 영화와 드라마가 흥행에도 성공하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일본의 메이저 출판사에서 출간돼 10만부 이상 판매되는 등 다른 영역의 콘텐츠로 확장되어 사회적 영향을 크게 미친 경우는 드물다. ‘한국만화의 쾌거이자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원복 교수), ‘방송대본의 콘티를 능가하는 대사와 화면구성을 가진 작품‘(소설가 이윤기), ’광범위한 문제의식과 능숙한 드라마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한국 만화사에 영원히 남을 것‘(미스터 초밥왕의 작가 데라자와 다이스케), ’우리음식문화의 길잡이‘(역사학자 이이화) 등의 찬사 또한 괜한 공치사가 아니다. 그만큼 ‘식객’의 미덕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한국음식에 대한 발견’이 아닐까 싶다. 한국인들도 몰랐던 팔도강산의 온갖 음식과 식재료, 채 알려지지 않았던 숨어있는 맛집의 발굴은 ‘식객’의 가장 빛나는 성과다. ‘식객’이 또 하나의 결실을 만들어냈다. 지난 4월 서울 종로구의 옛 피맛골 자리에 들어선 ‘식객촌’이다. 식객촌은 ‘식객’에 등장했던 맛집 중 9개가 입점해있는 이른바 테마식당가다. 이중에는 전국의 영화촬영장을 누비며 이름을 알린 전주밥차도 있다. 만화 속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이다보니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관심은 온전히 만화 속 스토리와 음식의 맛에 닿아 있다. 식객촌이 만들어진 장소의 역사성도 흥미롭다. 피맛골은 조선시대 말을 타고 다니는 고관들을 피해 서민들이 다니던 길이다. 자연히 그 주변은 선술집이며 국밥집 등 음식점이 번창했지만 1980년대부터 시작된 도심재개발로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식객촌은 일부 남아 있던 피맛골의 거리와 함께 공간의 역사를 재현해내는 의미를 갖고 있다. 스토리의 힘을 새롭게 일깨워주는 덕분인지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도 식객촌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변 직장인들이 주 고객이지만,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 거리는 한번쯤 들러보고 싶은 특별한 공간이 되고 있다. 식객촌은 성공을 예단하기에 아직 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식객촌’은 스토리텔링의 시대, 문화콘텐츠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주는 사례가 되기에 충분하다.
전주와 전북사회가 성격상 묘한 대목이 있다. 60살이 넘어도 물 당번을 못할 정도로 어른들로 층층시하를 이룬다. 왜 그럴까. 고령화사회가 형성되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지만 그보다는 전통을 숭상하는 유교문화에서 비롯된 것 같다. 삼강오륜 중에서 유독 장유유서가 깔려져 있다. 나이가 벼슬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사회다. 경험을 존중하자는 말 같지만 비효율적이며 역동성이 떨어진다. 지역사회가 건강하려면 노장청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하지만 전주사회는 그렇지 않아 유감이다.세월호 참사 이후에 근본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도내도 예외가 아니다. 전북은 민선6기 출범을 전후해서 분명하게 시대를 구분 지어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패배감에 젖어 자존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 잘한 것은 계승 발전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잘라내야 한다. 더 이상 지난날에 연연해선 안 된다. 미래지향적인 사회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통해 단체장을 유임시켰거나 새로 뽑았으면 그에 걸맞은 인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관에 있는 산하기관장만 방 빼라는 얘기가 아니다. 나이는 숫자 개념에 불과하므로 혁신할 의지가 없으면 젊어도 노인이나 다름없다. 나이가 들었어도 혁신하겠다는 에너지로 충만하면 그건 바로 청춘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혁신을 요구한다. 이 혁신이란 내면을 충족시키려면 사회 지도급 인사들의 임무교대가 이뤄져야 한다. 경험이 풍부한 어른들은 뒤에서 조언자 역할을 하고 젊은층이 리더그룹으로 바꿔져야 한다. 어른들이 전면에 나서서 커나가야 할 젊은 세대들의 기회까지 빼앗으면 곤란하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오늘날 이 같은 사회를 이루기까지는 어른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전주와 전북사회가 역동성을 잃고 침잠해 있기 때문에 뭔가 사회를 이끄는 리더 그룹을 새롭게 재편해야 할 것 같다.일단 지사와 전주시장이 젊어진 것은 다행스럽다. 지역을 새롭게 혁신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기 때문이다. 지금 전북이 잘 살려면 내발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행정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도민과 시민들이 뒷받침 안 해주면 성공할 수 없다. 이제 나이 드신 어른들은 건강을 위해 맘 비우고 자신을 내려놓는 게 순리다. 큰 어른으로서 지혜와 경험을 젊은 세대에 물려주면 그만이다. 그래야 어른들이 존경 받을 수 있다. 60살이 넘어도 물 당번을 못한다면 건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각 분야에서 끼리끼리 편 나눠 해먹는 전북병을 고쳐야 전북이 산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노자는 예(禮)를 묻기 위해 자신을 찾아왔던 공자를 떠나 보내면서 한마디 충고를 던졌다. ‘자기 몸을 위태롭게 하는 자는 남의 잘못을 발설하는 자요, 남의 신하된 사람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철학자 답게 물처럼 처신하는 것이 세상 사는 슬기라고 가르치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 중기부터전국시대 초기까지 살았던 노자의 시대는 계급 질서, 생산 관계, 세계관 등이 급격하게 변하던 혼란의 시기다. 자기를 낮추고 호박처럼 둥굴둥굴하게 처신하라고 충고한 데엔 이같은 시대적 배경이 있다. 그런데 이런 처세술은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결단을 빨리 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시대엔 맞지 않는다. 행정, 정치, 기업 어떤 조직이든 토론과 직언문화가 살아 있어야 실수를 줄일 수 있고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다. 조직의 수직· 수평 라인이 크로스체크하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할 때 부가가치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관료조직이 혼란스럽다. 단체장이 바뀐 자치단체 공무원 조직이 특히 그렇다. 어떤 자치단체는 살생부가 작성됐다는 설이 나돌고 이를 반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 일부 자치단체는 사업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자리에 충성파를 배치했다. 선거 기여 세력에 대한 보은인사다. 이런 사람은 언론과 사법당국의 꾸준한 감시 대상이 될 것이다. 가장 혼란스런 곳은 익산시다. 간부들이 ‘예스맨(yes man)파’와 ‘소신파’로 나뉘어 내홍을 겪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인 박경철 시장에게 무조건 ‘예, 예’ 하며 충성하는 ‘예스맨 간부’들이 있는가 하면, 사리에 맞지 않으면 ‘노(no)’라며 직언하는 ‘소신 간부’들이 서로 흰 눈을 들이대고 있다. 충돌할 바엔 좀 더 치열하게 격돌했으면 한다. 토론과 직언, 비판과 대안 모색 끝에 나온 민주적 의사결정은 곧 조직의 힘이 되고 집행의 정당성도 담보된다. 그럴 때 조직도 살아난다. 반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현실화된 조직은 미래가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정을 맞을 망정 직언은 해야 되고, 직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리더의 참다운 역할이다. 굳은 소신을 갖고 일해 온 다수의 ‘영혼 있는 공무원’들이 ‘영혼 없는 공무원’들에게 내몰리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의과대학 실험실에서의 얘기다. 파리, 모기 등 곤충들의 다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그 절지동물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시험시간. 한 학생이 얼굴을 찡그리며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포기하고 일어난다. 백지답안지를 제출하고 나가려 하자 교수가 제지하고 나선다. 학생, 이름이 무엇인가? 그러자 문을 향하던 학생이 돌아보지도 않고 바지를 걷어 올린다. 이 다리 보고 제 이름 알아맞혀보세요! 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개얘기다. 그러나 쓴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함축이 읽히기도 한다. 시험을 위한 시험! 지나치게 미시적인, 그래서 부분만 보고 전체는 놓치는 분과학문의 한계를 돌아보게도 한다.중등학교 국어시험 시에 관한 문제 중에는 그 시를 지은 시인도 풀지 못하는 게 있다. 그야말로 문제를 위한 문제, 시의 이해에 도움이 전혀 안 되는 억지 문제다. 하도 많은 시험을 치르다 보니 중복을 피하기 위해 어렵게 짜낸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이런 억지춘향을 감내해야 한다. 문제는 대학에 가서도 이런 엉터리 평가가 지속된다는 거. 미시적 분과학문의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절름발이 지식을 가지고도 당당히 전문가로 행세한다. 아니 존경까지 받는다. 4대강사업에 도움을 준 많은 교수와 전문지식인들. 흐르지 않는 물이 썩는다는 사실은 전문적 수련이 필요한 지식이 아니라 그냥 상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복잡한 전문 지식과 논리를 내세워 이 평범한 상식마저 호도해버린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 문제만 해도 그렇다. 강물이 흐르지 못해 썩어서 생긴 것인데도 잘난 전문가들은 미시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4대강사업에 도움을 준 토목, 건축, 지질 전문가들도 여전히 자기 분야에만 매몰되어 그것이 초래한 총체적 부작용에는 애써 눈을 감아 버린다. 여전히 현미경으로 곤충 다리만 살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두렵다. 의욕에 찬 민선 6기 단체장들이 전임과 다른 성과를 급하게 내기 위해 엉터리 전문가들에게 기대는 꼴이. 오랜 세월 다양한 논의를 통해 겨우 방향을 잡은 사업까지 원점에서 다시 살피겠다!고 나댄다. 그 뒤에는 분명 그 논의에서 소외됐던 몇몇 전문가의 불만 섞인 문제제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웃자고 한 우스개얘기에 너무 죽자고 덤빈 것은 아닌가, 나무에 매달려 숲은 보지 못한 채?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술의 역사는 깊다. 나라마다 그 역사를 담아내는 대표적인 전통주가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국적으로도 이름난 전통술이 적지 않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통술의 자리를 맥주나 소주, 양주나 와인이 차지하고 있는 동안 전통주는 멸실되었거나 그 맥이 단절되어버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일상에서 전통주가 복원되고 있다. 집안 대물림 되어 오던 가양주의 부활은 특히 반갑다. 전주에는 알게 모르게 입소문난 가양주가 있다. 권오표 시인의 과하주다. 시인의 술담기는 20년 가까운 경력을 갖고 있다. 워낙 나누어마시기를 즐기는 덕분에 시인의 과하주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10년 전 쯤에는 전주술박물관에서 시연회를 갖기도 했다. 과하주(過夏酒)는 여름을 건강하게 넘기는 술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시인은 어머니로부터 과하주 기법을 물려받았다. 손맛이 특별히 빼어나셨던 시인의 어머니는 해마다 솜씨있게 술을 빚어냈다. 그러나 시인의 아버지는 술을 즐기지 않았다. 그 덕분에 맛좋은 과하주는 많은 지인들에게 안겨 즐거움을 주었다. 시인 또한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과하주를 어쩌다 맛 본 지인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때가 되면 과하주 맛보기 를 원하는 일이 잦아지자 과하주를 스스로 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깨너머로 배운대로 하면 될 듯 싶었지만 어머니의 감수 없이는 쌀과 누룩의 양을 맞추는 일조차도 쉽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가 작고하신 첫 해에 혼자 힘으로 담았던 과하주는 실패였다. 시인 부부가 정성으로 키운 매화 꽃봉오리가 터지는 시기에 맞추어 시작됐던 과하주 한잔의 연례행사는 그해 깨끗이 중단됐다. 그때 담았던 술의 양과 그 술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아직도 비밀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 이후부터 실패는 없었다. 그가 터득한 것은 가양주의 비법이 따로 없다는 것. 기다림과 정성에 답이 있었다. 시인의 술담기는 대략 10월 하순경. 분량도 입소문에 따라 점점 늘어났다. 권시인표 과하주는 특히 문인들 사이에서 인기인데 전북지역은 물론 다른 지역의 적지 않은 문인들이 해마다 그의 과하주를 기다린다. 술을 담기 시작하면서 그의 생활은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술을 나누면서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기쁨 또한 커졌다. 시인은 정작 그 행복을 온전히 갖게 되는 것은 바로 나라고 말한다. 여름의 한중간, 아직 시인의 과하주 한잔 소식은 없다. 생각해보니 몇 해 거른 것 같다. 나누는 기쁨에 동행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탓일게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한 후 대한민국에서 도덕성이 함께 침몰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 경영진이 일본에서 폐품처리하는 여객선을 들여와 과도하게 개조하고, 관계 당국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과적하고, 선장 등 선원들이 침몰 여객선과 승객을 버려두고 자신들만 탈출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해경은 제대로 근무를 하지 않았고, 근무일지도 위조했다.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승객 구조업무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가증스러워서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든 불법과 탈법, 로비와 뇌물 등이 관행의 이름으로, 끼리 끼리 해먹기의 이름으로 자행됐다. 오죽했으면 문제의 정부 관료 및 조직을 두고 ‘관피아’ ‘해피아’ 라고 부르겠는가. 대한민국에서 도덕성은 침몰돼 물고기 밥이 돼버렸다. 꼭 누구 하나만을 탓할 수 없는 지경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온통 ‘불감증’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졸전 끝에 참패했다. 하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의리’지키기에만 급급했다. 감독 사퇴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나 부회장의 사퇴도 없었다. 한 달 전 6·4지방선거가 끝나고 7월들어 단체장과 의회가 새롭게 출범했다. 한결같이 열심히 일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한다. 하지만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들이 머리에 걸친 명예가 우스꽝스러운 경우도 눈에 띈다. 지난 2011년 일이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홈플러스가 입점했을 때다. 전주시 효자3동이 지역구인 박현규 의원의 누나가 홈플러스측과 커피숍 임대차 계약을 맺고 영업 중인 사실이 드러났다. 황당무계한 것이, 당시 전주시의회는 지역상권 붕괴를 막기 위해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했고, 당시 조지훈 의장은 104일동안 천막농성을 벌였다. 이 때문에 당시 박현규 의원이 홈플러스 입점을 위해 홈플러스나 그 관계사 등과 어떤 모종의 관계하에 행동했을 것이란 시민단체 등의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박현규 의원은 4선에 성공했고, 최근 전주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법도 도덕도 실종됐다. 또 있다. 전주시는 서부신시가지 중심상업지구권에 공동주택 건축을 대거 허가했다. 술집과 모텔 등이 운집한 중심상업지구에 아파트를 허가한 것은 넌센스다. 애초 세웠던 원칙은 내동댕이 쳐버렸다. 이것이 바로 전주 사회다.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도덕 불감증이 만연하면 결국 망할 수 있다.
골프는 6~7분 간격으로 티업을 하기 때문에 제때 제때 홀을 빠져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뒷팀이 경기에 지장을 받게 된다. 앞팀이 바로 바로 치고 나가야 경기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리듬을 탈 수 있다. 하지만 큰 내기를 하는 사람들은 한타 한 타에 신중을 기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 뒷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는 일이 종종 생긴다. 골프는 심리적 요인이 그대로 반영되는 멘탈게임이라서 앞뒷팀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방빼는 건 비단 골프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각 자치단체별로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돼 있다. 특히 단체장이 바뀐 지역은 조직개편을 통한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어서 모두가 좌불안석이다. 공무원들에게는 올 여름이 가장 뜨겁고 숨 가쁜 계절이 될 것 같다. 관가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금과옥조처럼 나돌고 있다. 새로 당선된 단체장들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자기 스타일에 맞는 인사를 하는 것이다.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송하진 도지사는 조직 개편을 통해 9월께나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도 산하의 공기업 출연기관장과 임기제 공무원들의 인사여부다. 이미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송지사는‘정해진 임기가 있다’‘더 잘 알아서 처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내년 4월15일까지가 임기인 전북발전연구원장이 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 관계로 사표를 냈다. 전임 김완주 지사 때 산하기관장을 반강제적으로 방을 빼게 한 일도 있었다. 최근 부산광역시 산하 기관장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냈다.산하 기관장 중에는 오직 지사에게 충성심 하나만으로 버텨온 사람이 있다. 자신의 업무는 제쳐두고 지사 한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전시행정을 일삼은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자기 PR하려고 출입기자에게 보도자료 보내기에 바쁘다. 도 산하기관장은 임기가 2~3년이고 연봉도 1억 전후다. 거의가 퇴직한 후 그 자리를 꿰찬 사람들이기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산다. 도내서는 그만한 자리가 거의 없다. 명예는 말할 것 없고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지금 임기가 남아 있는 기관장들이 별 생각 없이 뭉그적거리고 있는 것 같다. 임기가 남았어도 일단은 사표를 내는 게 도리다. 재신임을 받아야 영이 서서 제대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염려스러운 건 인사교체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선피아를 기용하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새만금 한·중 경제협력단지가 새 현안으로 부상해 있다. 작년 6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한·중 미래비전 공동 성명 발표 이후 연말 한·중 경제장관 회의에서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던 사안이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투자협약(MOU) 체결을 기대했지만 무산됐다. 뜸 들이는 과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 한·중경협단지는 양국이 개발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공동 수행하는 공동 경제구역이다. 1994년 중국과 싱가포르 합작으로 조성된 중국 ‘소주(蘇州) 공업원구’가 모델이다. 이곳은 현재 인구 31만명에 1만5000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중은 1992년 수교 이후 20여년 동안 교역규모는 34배, 인적교류는 53배나 증가했다. 시진핑 주석이 동맹국인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할 만큼 양국 관계는 지금 최상이다. 이런 호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새만금 한·중경협단지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인프라 구축과 제도 개선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 또 하나는 전북 차원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기업인과 다문화가족, 신(新) 화교들이 늘어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없다. ‘소주가(蘇州街)’라는 현판만 붙어있는 전주 차이나타운, 방치된 전주시 동서학동의 관성묘(關聖廟=관우 사당), 척박한 중국 문화자원 등은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엔 부끄러울 정도다. 도내 15개 대학교의 외국인 유학생은 작년 10월말 기준 2956명인데 이중 중국 유학생이 2242명(75.8%)이나 된다. 이들 공동체를 뒷받침할 정책도 찾아보기 어렵다. 관광과 투자를 유인할 저변 확대에 너무 무관심한 탓이다. 전홍철 우석대 교수(공자아카데미 원장)는 “전북 속에 있는 중국을 아껴야 하고 전북도 차원의 중국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전북은 환황해권과 대 중국 전진기지라고 늘 강조해 왔다. 하지만 무얼 해야 그들의 관심을 끌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중국한테 관광과 투자만 요구할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엔 별 관심이 없다. 결연지역인 중국 강소성에 공무원 몇명 보내는 것이 교류는 아니다. 오히려 민간인을 전문화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전북에 과연 중국정책이란 것이 있는지 조차 의문이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이제는 성숙이요 품격이다. 고도성장을 해온 대한민국만의 얘기도 아니고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지역 거점대학만의 얘기도 아니다. 자그만 매실 밭 가다듬으며 곱씹어 보는 화두다. 나무 그루수가 늘어나면서 수확량을 헤아리기 시작했다. 처음 열댓 그루에서 몇 십 킬로를 땄을 때만해도 그 양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쉰 그루가 넘어가고 오백 킬로 이상을 딸 수 있게 되자 그 양에 신경을 쓰게 되고 급기야는 천 킬로 수확이라는 꿈같지 않은 꿈까지 꾸게 된다. 무엇에 어떻게 쓸지 고민하지도 않고 무조건 생산량 늘리는 데 골몰하게 된 것이다. 그 일 톤을 넘기면 무슨 좋은 일이 생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러나 그 양을 넘긴지 몇 년 되었지만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해야 할 일만 늘어나 손과 발, 어깨와 허리까지 뻐근하다. 감히 전원생활까지는 아니래도 여유 있는 시골살림살이 정도는 기대를 했었는데 수확량 증가에 현혹되어 애초의 바람을 놓치고 말았다. 급기야 수확량이 급증한 올해에 이르러서는 즐거움이 아니라 무거운 짐이 되어 마음까지 억누르게 된다. 벗어나야 한다, 이 성장의 숫자놀음에서. 신새벽에 톱과 낫을 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수확량 늘리기 위해 여기저기 심은 나무들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기왕의 감나무를 위협하고 새로 심은 이팝나무의 성장도 방해한다. 무성한 가지와 잎은 채소에게 돌아갈 응분의 햇볕과 바람까지 가로막는다. 모든 성장에는 성장통(痛)이 따르게 마련. 고도성장으로 인한 공해, 상태파괴, 공동체 해체 등의 대가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이 그렇고, 실적 위주의 연구를 위한 연구, 취업을 위해 영혼까지 팔겠다는, 비인간화한 대학이 그렇다. 그래서 막 출발한 의욕 충만의 민선 6기 단체장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제 성장의 경제지표가 아니라 품격의 삶의 질을 고민하자고. 관광의 일시적 성취가 아니라 문화와 생태의 지속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자고. 무엇(목표)이 아니라 어떻게(방법과 과정)에 더 주목하자고. 말을 타고 달리는 인디언들은 중간에 자주 쉰다고 한다. 뒤처진 영혼이 따라붙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성장과 속도를 내세우면서 놓친 것은 무엇인지, 이제는 뒤돌아봐야 한다.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망가지기 전에, 진정 바람직한 사회나 대학, 지자체나 시골살림살이가 무엇인지, 되짚어봐야 한다. 매실나무 베어내며 가시에 찔린 상념들이 갈팡질팡, 아프게 서걱거린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제 2차세계대전 이후 고도성장기를 맞은 일본의 지방도시들은 도시발전의 동력을 얻기 위해 나섰다. 그들 대부분이 선택한 전략은 도쿄에 본사를 둔 대기업의 지점을 유치해 지점경제도시로 성장하거나 단순한 생산기능만을 갖는 기업도시, 혹은 콤비나트(kombinat) 도시로 성장하는 것이었다. 외부의 힘을 빌어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이 전략은 경우에 따라서는 운좋게 도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그 대부분이 지역의 독자적인 문화 전통과 자율적인 기반을 잃어버리는 도시로 전락해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도시들과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한 곳이 있다. 내발적 발전 이론의 본고장인 창조도시 가나자와다.가나자와의 내발적 발전의 동력 역시 순조롭게 얻어진 것은 아니다. 1962년 일본은 신산업 도시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가나자와시도 정부의 정책에 맞추어 석유와 콤비나트 등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개발 전략을 재빨리 기획했다. 자본력이 부족한 지방도시로서는 신산업 도시로 지정받는길만이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 경제 리더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일본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가나자와에 굴뚝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는 공장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가나자와는 신산업도시로 지정받는데 실패하자 도시의 중심 산업이었던 섬유산업을 통해 내발적 발전의 기틀을 다져가기 시작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위기에 직면했지만 내발적 발전의 전략은 가나자와를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내발적 발전의 핵심은 지역에 있는 고유한 기술 인재가 서로 결합해 탄탄하게 지역 안의 시장을 확대하는 것, 거대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의 사람들과 자원과 시장을 소중하게 지켜나가면서 내발적인 가치의 힘을 소중하게 키워가는 것이다.하나의 사례. 가나자와와 가까운 도야마는 도쿄 등 대도시로부터 자본을 들여와 급속하게 성장한 도시다. 그러나 외부 자본이 빠져나가자 심각하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급속한 성장정책이 남긴 환경파괴의 심각한 후유증이 남았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는 시점, 다시 내발적 발전을 내세운 자치단체들이 있다. 새롭진 않지만 반가운 풍경이다. 그런데 그 바탕을 들여다보면 내발적 발전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 적지 않다.대규모 지역개발이 있어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인식의 시대는 끝났다.
지난 1일 통합 청주시가 공식 출범했다. 1946년 분리된지 68년 만에 합쳐졌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한 청주시는 인구가 84만 118명에 달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통합 창원시(106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면적도 엄청나다. 940.3㎢로 전국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 중 두 번째로 크고, 서울 면적 605.2㎢보다 1.6배나 넓다. 그 만큼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청주시 통합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출범을 앞둔 1994년 인접 시·군을 단일 행정구역으로 하는 도·농 통합을 추진했다. 당시 도내에서는 군산시·옥구군, 이리시·익산군, 김제시·김제군, 정주시·정읍군, 남원시·남원군이 통합했다. 그러나 전주시와 완주군은 무산됐다. 청주시도 1994년 통합에는 실패했다. 이후 진행된 2005년과 2010년 통합추진도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2012년 6월27일 실시된 청원군민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우세, 통합이 확정됐다. 주민 투표로 행정구역이 통합된 경우는 청주시가 헌정사상 처음이다. 2010년 7월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한 창원시도 주민투표는 없었다. 그 의미가 남다르다 보니 출범식에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청주시의 발전을 응원했다. 이승훈 시장은 기념사에서 “통합시는 정부정책에 부응한 결과물”이라며 정부를 향해 윙크했다. 또 “오창산업단지, 오송생명단지, 청주공항 등이 더욱 생명력을 갖게 돼 청주가 머지않아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중심기지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정부의 눈길을 끌 만한 발언이다. 청주시는 새 청사 건립비 1560억 원, 중부고속도로 서청주나들목 이전비 429억 원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가 모른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발전이 기대된다.같은 시기에 통합을 추진한 전주·완주는 주민 반대로 실패했다. 그 결과는 가혹해 보인다. 단적인 예로, 전주시와 완주군은 통합을 추진하면서 시내버스 요금을 전주시내권 요금으로 단일화 했는데, 통합 무산 후 원래 요금제로 돌려놓았다. 완주 주민들의 충격이 컸다. 운주 대둔산 지역 주민들은 예전처럼 왕복 요금 1만4,200원을 내고 전주를 왕래해야 한다. 전주는 먼 이웃이 됐다. 1일 취임한 박성일 완주군수는 전주-완주 시내버스 단일요금제를 추진, 군민 불편을 덜겠다고 말했다. 통합 추진의 불씨를 당기겠다는 것인가.
아직도 공무원은 철밥통이다. 월급이 제날짜에 꼬박 꼬박 나오고 특별한 잘못이 없으면 정년까지 가기 때문이다. 영어로 공무원을 Civil servant라고 하지만 과연 우리 공무원들이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질문에는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법 집행자인 공무원들은 권한이 막강하다. 기속재량을 갖고 있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민원인을 괴롭히고 힘들게 할 수 있다. 공무원은 주민과 주객이 뒤바꿔져 있다. 을의 위치에 있지 않고 갑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갑과 을은 개념이 다르다. 세금 꼬박 내는 주민들이 주인 대접 받기는커녕 을로서 갑한테 목 매달 정도다.민선 들어서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명분하에 공무원 수가 늘었다. 가히 우리나라는 행정국가를 방불케 한다. 자체 수입으로는 월급도 못 먹고 사는 농촌군까지도 공무원수를 줄이지 않고 있다. 아무리 구조조정을 해도 공무원수는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 않는다. 예전에는 박봉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처우가 많이 개선됐다.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공무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분 보장이 잘 돼 있고 연봉이 대기업에 버금갈 정도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신랑 신붓감 선호도도 상위에 랭크돼 있다. 요즘 같은 맞벌이 시대에는 공무원만큼 좋은 직업이 없다.직선 단체장이 뽑히면서 과거와 달리 영혼 없는 공무원들이 많이 생겨났다. 도시는 몰라도 농촌 지역에서는 공무원들의 영향력이 장난이 아니다. 이들의 말 한마디가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어 선거 때 직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친다. 선거 때 공무원한테 중립의무를 요구하지만 알게 모르게 유력 후보한테 줄을 서게 돼 있다. 당선되면 논공행상을 통해 승진시킬 사람은 승진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중립을 지키라고 강조해도 이 말이 먹혀들지 않는다. 눈치 빠르고 출세욕이 강한 공무원들은 현직 단체장에게 그래서 줄을 선다.단체장과 영혼 없는 공무원은 악어와 악어새 관계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이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지금 전북이 타 지역에 비해 축 쳐져 있는 원인은 능력 없는 단체장들이 지역을 이끌어 온 탓이 컸다. 여기에 영혼 없는 공무원들이 월급이나 타먹으면서 보신주의에 빠진 게 전북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것. 바른 말 잘하고 일 열심히 한 사람이 출세하는 구조가 아니다. 단체장 눈치나 잘 살피면서 손금이 닳아질 정도로 비벼대는 공무원들이 호가호위하며 목에다 힘주고 살아왔다. 단체장들이 정실인사를 안 하면 영혼 없는 공무원들은 없어진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자치단체장이 선출직으로 바뀌면서 새로 생긴 부단체장 자리가 정무부지사(정무부시장)다. 도지사가 자신을 정무적으로 보좌할 사람을 정무부지사에 앉혀 행정조직의 한계를 보완하는 게 통례다. 정무부지사의 업무는 정당과 국회, 지방의회, 언론 등이 주 대상이다. 따라서 그동안 낙선한 정치인들이나 정치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의 디딤돌로 활용돼 왔다. 퇴임 공직자들이 쉬어가는 자리 또는 선거 기여 세력의 보은 자리로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자치단체들이 경제살리기에 중점을 두면서 정무부지사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경제와 투자, 일자리 창출, 개발사업 등 지역의 현안인 경제적인 핵심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자리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1995년 첫 민선 이후 전북에선 모두 14명이 정무부지사에 임용됐다. 유종근 지사 때 김철규 태기표 채수일 장세환 강재수씨 등 5명, 강현욱 지사 때 김대곤 한계수 이승우씨 등 3명, 김완주 지사 때엔 김재명 한명규 송완용 박종문 김승수 김 영씨 등 6명이다. 평균 재임기간은 13개월로 짧다. 언론인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고 공무원 출신 3명, 정치인과 기업인 출신 각 2명, 의료인과 법조인 출신 각 1명씩이다. 이중 눈에 띄는 발탁이 김재명, 송완용씨 등 기업인 출신이다. 김재명(재임 2006년 8월21일∼2007년 5월30일)씨는 삼성코닝 정밀유리 혁신본부장을 지낸 삼성그룹 임원 출신이고, 송완용(2009년 2월16일∼2010년 2월8일)씨는 쌍용정보통신 대표를 역임했다. 김씨는 ‘삼성의 전북투자 미션’을 받고 활동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정세균 국회의원과 고교 동기인 송씨는 2010년 정읍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경선에 불참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정치 진출의 포석으로 자리를 활용한 케이스다. 송하진 도지사 당선인이 정치 안할 사람, 중앙과의 가교역할, 지역을 잘 아는 사람 세 가지를 정무부지사의 요건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경제문제를 맡길 것이라며 이형규 전 행정부지사(행시 16회)를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디시전 메이킹(Decision Making)〉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최선의 판단을 하고 싶다면 ‘몰입-소통-통찰-결단’의 과정을 거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목적을 뚜렷이 할 때 기적은 일어난다고 했다. 결단은 했지만 잘한 판단일지 어떨지는 성과가 말해 줄 것이다. 기대가 크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전주 한옥마을의 급격한 상업화, 요즘 문화예술 관련 토론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화두다. 전통문화도시조성사업의 핵심이었던 한옥마을에 (전통)문화는 사라지고 돈벌이 장사 속만 판을 치고 있다는 염려에서이다. 전통찻집이 카페로, 공방이 음식점으로 바뀌어가고 문화예술인들이 내몰리는 세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그런데 그 원인을 그 태생적 한계(?)에서 찾기도 한다. 애초 한옥마을 활성화사업은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시작된다. 전주에 월드컵경기장이 생기면서 그로 인한 관광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다. 국제행사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도 예상할 수 있는데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전주다운 것을 찾다보니 한옥마을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가장 상업적인 스포츠행사를 위해 비상업적인, 아니 민원이 끊이질 않던 슬럼가 전통마을이 지목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다. 중요한 것은 그 발상의 전환이 통했다는 것. 태조로가 정비되고 공예품전시관과 한옥생활체험관을 세우는 등 몇몇 부분에 손을 댔을 뿐인데 그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04년 7월 1일 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출범하면서 이런 성과를 토대로 전통문화도시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문제는 이곳의 눈부신 성장이 여타 사업들을 무력화하는데 크게 작용했다는 점. 5대 핵심전략인 전통문화체험교육중심도시 사업은 한옥마을에 3대 문화관을 짓는 것으로 축소된다. 한스타일의 허브가 되겠다는 꿈도 그 센터가 한옥마을이 있지 않아서인지 밀려나 건물만 덜렁 허한 바람만 맞고 있다. 문화관광부도 전주시도 천덕꾸러기 취급이다.상업화의 핵심은 취사선택, 혹은 선택과 집중. 돈 되는 것에만 주력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린다. 그 근본 정체성까지 포기할 수 있다. 돈만 된다면 예의나 금도도 귀찮고 문화마저 번잡한 사치일 뿐이다. 월드컵에서 스포츠정신은 나무에서 구하는 물고기 꼴이다. 한옥마을에서 (전통)문화를 찾는 것과 같다. 관광의 돈벌이만 있을 뿐 그 핵심동력이었던 문화예술은 이제 먼 나라 얘기가 되고 말았다.주목할 일은 이 마을이 겪은 부침의 역사. 한때 전주 양반들이 모여 살던 이 품격의 문화마을은 편리함만 쫓는 아파트 중심의 시류에 밀려 슬럼가로 급전직하한 아픈 전력을 갖고 있다. 돈만 쫓다보면 또 비슷한 수모를 겪을 수 있다. 문화를 버리면 관광은 그야말로 한여름 밤의 꿈이 된다. 정녕 추스를 일이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의 좌절감만이 아니다. 이종민 객원논설위원
“내가 고통당한 위안부 산증인이다.”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열린 지난 25일, 일본 대사관을 찾은 김복동 할머니의 목소리는 떨리면서도 결연했다. 열네 살 어린 나이에 끌려가 스물한 살 때까지 일본군 위안부로 지내야 했던 할머니는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 역사를 알리고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적극적인 증언 활동을 해온 위안부 피해의 산증인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열어온 ‘수요집회’ 22년, 1132차 집회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그에 앞선 20일, 일본 정부가 ‘고노담화’ 검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일간 역사 갈등이 더 깊어졌기 때문이다. 왜 아베정권은 ‘고노담화’를 유지한다고 하면서도 검증에 나섰을까. 1993년 8월, 당시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은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일본군과 군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일본군 당국의 요청으로 위안소가 설치되었으며 관리와 위안부 이송에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내용을 담은 ‘고노담화’다.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적인 위안부 징집과 위안소 관리 운영이 모두 일본군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인정한 이 담화로 한일간 역사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고노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들에게 사과하며 반성한다는 마음을 담화에 덧붙였다.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려하지 않는 아베 정권으로서는 ‘고노담화’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터다. 더구나 이미 다양한 통로로 역사적 실체가 규명되면서 일본의 위안부 정책 그 자체를 문제 삼기도 어렵게 되었으니 ‘고노담화’의 의미와 가치를 깎아내리는 일이 절실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외교적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검증을 강행한 결과를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한일 양국의 협의가 있었다’는 담화 작성과정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정치적 타협의 결과물로 규정하려한 것이 전부다. 그래서 다시 주목하게 되는 것이 있다. 치졸하게만 보이는 검증 목표가 ‘부정’이 아닌 ‘훼손’에 있다는 점이다. ‘고노담화’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으니 자칫 기본 의미는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 ‘훼손’의 정체가 문제다. ‘훼손’의 과정을 통해 결국은 ‘부정’으로 이르는 일본의 역사왜곡 과정을 되돌아보면 특히 그렇다. ‘고노담화’의 ‘훼손’과 ‘부정’ 사이에 놓인 교활한 음모, 그 뒤에 아베정권이 있다.
‘거악 척결’은 대한민국 검찰이 부르짖는 대표 구호다. 경찰과 검찰, 그리고 각 기관에서 뛰는 사법경찰관리들이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덕분에 사회 곳곳에 도사린 독버섯들의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구성원들의 지식과 정보기술(IT) 수준 등이 높아지면서 범죄는 지능화되고, 대범해지고 있다. 지난 주 종영한 방송 드라마 ‘골든 크로스’는 우리 사회의 거악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전 경제부총리,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부장검사 출신의 대형로펌 대표 변호사, 글로벌 투기자본 대표 등이 등장,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재경부 간부가 투기자본으로부터 성상납을 받고, 성상납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 여성의 아버지를 친딸 살해범으로 뒤집어 씌운다. 의혹을 파헤치는 여성의 오빠를 살해 암매장을 기도한다. 이런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 교도소 등 대한민국 사회의 주요 조직에 독버섯처럼 박혀있는 골든 크로스 회원과 그 끄나풀들이 등장, 이들의 범죄를 돕는다. 골든 크로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선정적 재미만을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우리는 매일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골든 크로스같은 기사를 수없이 접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하천 가동보 비리사건을 수사한 전북경찰은 한 달 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모두 18명을 형사입건했다는 내용이었다. 몸통은 없고, 깃털만 뽑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첫 재판부터 점입가경이다. 전주지법 형사3단독은 지난 24일 남원시에서 발주하는 공사를 특정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의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가동보 피고인 2명에 대해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1억∼1억28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이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피고인도 집행유예로 풀어줬다. 특가법상 알선수재, 그리고 공갈죄는 중범죄다. 게다가 이 사건의 주범 쪽에 속하는 가동보업체 간부, 그리고 전북도청의 담당 간부공무원이 자살했다. 관련자 보호를 위해 자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동보 비리사건은 골든 크로스 마피아 흔적이 역력하다. 경찰과 검찰, 사법부는 갓끈과 신발끈을 아무곳에서나 고쳐매면 안된다. 수사권, 기소권, 판결권을 가진 곳에서 거악을 제대로 척결해야 국민이 신뢰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정권과 세력이 바뀔 때 곧잘 나오는 말이다. 민선 6기 출범을 앞두고 도청과 전주 익산 완주 진안 장수 무주 임실 부안 고창 등 단체장이 바뀐 지역은 벌써부터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 행정 전문가로 평가 받는 송하진 도지사 당선인은 도정에 해밝기 때문에 적소적재의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그간 도청과 전주시에서 함께 근무했던 공무원들의 개인별 역량을 알고 있어 별로 새판 짜는데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도지사 경선 때 김완주 지사 측근들이 강봉균 유성엽 캠프로 가서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에 특별히 부담을 가져야 할 대목이 없다. 쉽게 말해 빚 갚아야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인사를 소신껏 할 수 있을 것 같다.그간 전북은 김완주 지사가 전주시장 2번 지사를 2번이나 했기 때문에 도 산하 기관장은 물론 관변단체까지 김 지사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가운데는 전문성을 겸비해서 능력을 발휘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선거 때 측근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한자리씩을 차지했다. 때로 능력이 떨어진 사람을 앉히다 보니까 잡음도 났다. 쉽게 말해 지사를 배경 삼아 호가호위 한 사람이 있었다. 이런 사람 때문에 김 지사가 욕먹고 세평이 안 좋게 났다. 송 당선인은 “공기업 출연 기관장과 임기제 공무원들은 더 잘 알아서 처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말은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은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가 피곤해진다. 김 지사 때도 방을 알아서 빼주지 않아 애를 먹었기 때문에 송 당선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산하 기관장들이 취임 전에 거취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문제는 임기가 남아 있거나 관변단체를 비롯 도청 주변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어떻게 정리하느냐 여부다. 선거 때 도왔던 사람들은 느긋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느낌일 것이다. 도비로 운영하는 기관들은 당선자측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재신임 여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선거 때 도왔던 사람들은 한자리씩을 꿰차려고 하기 때문에 당선자도 알게 모르게 고민이 많을 수 있다. 김 지사쪽에서 송 당선자가 공보과장과 홍보기획과장을 빨리 빼달라는 요청을 거절함에 따라 막판에 또다시 갈등이 생겼다. 이 두자리를 공모하는데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송 당선자로서는 취임초 홍보에 차질이 예상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판짜기는 그래서 더 확실해졌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관광 전주, 경주에서 배워라
정동영과 이재명의 진심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도 매듭지어야
“저는 전북 사람인데요”라는 항변
전주가정법원 설치법 소위 통과를 환영하며
겨울나무를 바라보며
금융사 전북 이전, 구체적 실행방안 제시하라
홈택스가 놓칠수 있는 연말정산시 주의할점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전주 화약(全州 和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