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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감독 김성근

지난 달 28일 대전야구장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화이글스의 신임감독으로 선임된 김성근 감독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한화 팬들의 열성적인 환영이 그 배경이었다. 찬바람이 매섭게 부는 날씨였지만 취임식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수십 명의 팬들이 구장을 찾았다. 김 감독이 도착하자 허리를 굽히며 인사로 존경을 표한 팬들은 취임사 중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취임식이 끝나고도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한 팬이 거리에서 선수 유니폼들을 걸어놓고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 취임기념 108배’를 올리는 광경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화 팬들은 왜 김성근 감독에게 열광할까. 야구계에서는 한화 팬들을 ‘보살’이라고 부른다. 한화가 여러 해 동안 최악의 성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도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아홉 개 구단 중 최하위로 밀려났지만 팬들의 숫자가 거의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 감독 선임을 앞두고는 이 ‘보살’ 팬들이 나섰다. 온라인을 통해 김성근 감독 영입을 희망하는 릴레이 동영상을 올리고 한화 본사 앞에서 “한화 야구를 살릴 수 있는 것은 김성근 감독뿐”이라며 1인 피켓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팬들의 열망이 통했는지 구단은 김성근 감독을 선임했다. 덕분에 김 감독은 팬들이 임명한 첫 프로야구 감독이 됐다. 재일교포 출신 김성근 감독은 정작 프로야구 경력이 없다. 그럼에도 지난 84년 OB를 시작으로 한화까지 그가 맡았던 프로팀은 7개나 된다. 그 과정에서 만년 하위팀을 끌어올려 시즌에 진출시켰으며 SK 감독시절엔 세 번씩이나 정상에 섰다. 그럼에도 그는 늘 ‘해고’ 당하는 인생을 살았다. 한 매체 인터뷰를 보니 지도자 생활 45년 동안 받은 해고 통고만 열 두 차례나 된다. 원칙을 굽히지 않는 바람에 구단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돈과 자리에 매달리면 사명감이 없어진다. 인생이라는 것은 일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지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열두 번 쫓겨났다는 사실보다 그럼에도 자기를 계속 찾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김 감독의 철학이다. 고양원더스 독립야구단을 이끌면서 이미 대중들과 친숙해진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새삼 화제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훈련 중에는 앉아 쉬는 법이 없는 김 감독의 새로운 도전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은 한화 팬들만이 아니다. 아무리 거친 시대라도 리더를 알아보는 안목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4.11.14 23:02

FTA와 농업

중국 여행을 다녀 온 사람이라면 아마 참깨를 사지 않은 여행객이 거의 없을 것이다. 국내 가격보다 절반, 또는 1/3가격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필수 구매품 중에 하나가 됐다. 그런 참깨가 이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관세없이 매년 2만4000t이 들어온다. 중국에서 매년 수입되는 참깨 3만t의 80%에 달하는 물량이다. 그동안 정부는 중국산 수입 참깨에 대해 63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정부에선 참깨의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관세 철폐에 따른 농가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농촌 실정을 너무 모르는 소리다.지난 2007년 한·미 FTA 타결로 쌀 수입이 허용되자 농민들은 대체작물로 논에 벼 대신 콩을 심기 시작했다. 벼농사보다 콩 재배수익이 1.5~2배 정도 높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급감했던 콩 생산량은 2010년 10만5000t에서 지난해 15만4000t으로 급증하면서 콩 자급률도 33.3%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콩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국내 콩 가격이 뚝 떨어진 것. 이렇게 되자 정부는 지난해부터 논 콩 재배에 대한 보조를 아예 중단했다. 콩 역시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연간 국내 소비량 140만t 가운데 사료용 96만t과 식용 28만6000t을 값싼 수입 콩에 의존하고 있다. 쌀 수입과 국내 콩 재배 급증에 따른 가격 하락은 FTA 풍선효과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이번 한·중 FTA 협정에서 1611개 협상 대상 농식품 가운데 축산물과 마늘 양파 고추 사과 등 548개 품목의 관세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 대신 빗장이 풀린 참깨와 들깨 콩 등은 물밀 듯 들어 올 전망이다. 타 작물에 비해 그나마 재배수익이 높은 품목들이 개방되면서 우리 농업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10년 전 한국의 FTA 1호인 한·칠레 FTA가 발효될 때 이미 우리는 뼈저린 학습을 했다. 칠레산 과일 수입으로 국내 과수농가의 큰 피해가 우려되자 정부는 막대한 지원금을 주며 사과 배 포도 복숭아 등 과수원을 대량 폐원했다. 땅을 놀릴 수 없는 과수농가들은 너도나도 매실 단감 등 대체 작목을 심을 수 밖에 없었다. 올해부터 이들 과일이 본격 출하되자 과잉 재배에 따른 홍수 출하로 가격이 폭락하고 말았다. 인건비도 안나와 수확을 포기하거나 아예 나무를 잘라버리는 사례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농업 농촌의 현실이고 정부 농업정책의 현주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4.11.13 23:02

선거구 획정

헌법재판소가 국회의원 선거구별 인구 편차 비율을 현행 3대1에서 2대1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도내서도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국회의원 선거구당 인구 하한선은 13만 8984명이고 상한선은 27만7966명이다. 상한인구수를 초과해 선거구가 증설될 가능성이 있는 곳은 전주 덕진구 28만7653명 군산 27만8119명이다. 박민수의원의 무진장 임실(10만5122)강동원 의원의 남원 순창(11만5442) 김춘진의원의 고창 부안(11만7757) 유성엽의원의 정읍(11만7524)이 인구하한선에 못 미쳐 통합선거구 대상이 된다.이번 헌재 결정으로 임실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관심사다. 무진장과 한 선거구가 된 임실은 게리맨더링이나 다름없었다. 생활문화권이 같은 것도 아니고 역사적 동질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인구가 적고 인접해 있다는 이유로 무진장 선거구에 묶인 것은 잘못이었다. 그간 임실은 남원 순창으로나 완주와 묶인 적이 있었다. 남원 순창이 인구하한선에 못 미치기 때문에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인구 3만인 임실을 편입시킬 가능성이 높다. 임실이 무진장 선거구에서 분리되면 국회의원도 지역구 관리하기가 용이할 것이다.선거구 획정이 다각도로 이뤄질 판인데 전북정치권이 제대로 대응을 못하면 전북은 꼼짝없이 선거구 1~2개는 잃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선구제가 계속 유지된다면 어떻게든 현재 11석을 고수할 수 있도록 선거구를 조정해야 맞다. 현재 인구가 엇비슷한 김제 완주를 분할시키는 방안에서 그 해답을 구해야 한다. 김제와 완주를 한 선거구로 획정한 것도 게리맨더링 요소가 다분했다. 완주는 무진장으로 묶는 게 현실적으로 맞다. 김제는 부안과 예전처럼 한 선거구로 가는 게 맞지만 3선인 김춘진 최규성의원이 버티고 있어 쉽게 결말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선거구 조정은 그 지역 현역 국회의원의 정치력 여하에 달려 있다. 힘 있는 국회의원 같으면 자신한테 유리한 선거구를 만들어 낼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흡수 통합될 수밖에 없다. 현재 고창 부안을 정읍 고창으로 묶는 방안을 염두에 둘 수 있다. 고창은 생활권이 인접한 정읍과 선거구를 함께해온 적이 많았다. 다음으로 전주 덕진구와 군산이 꼭 분구 돼야 한다. 그래야 현재보다 한 석이 늘어 12석이 될 수 있다. 이 정도는 돼야 전북정치권이 중앙에서 힘 써 나갈 수 있다. 그간 고향에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거물로 성장한 정세균의원이 이번 선거구 획정에 정치력을 발휘, 전북 의석수가 줄어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4.11.12 23:02

농업인의 날

오늘은 ‘농업인의 날’이다.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법정기념일이다.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토(土)자가 겹친 ‘土月土日’이 착안됐고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된다.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제정한 배경이다. 농업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기념식 행사에다 축사 몇마디 한다고 해서 농업인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고취될 리 없다. 또 농업 분야 희생이 뻔한 FTA가 판치는 상황에서 농업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한들 허허로운 립서비스라는 걸 알 사람은 다 안다. 전북의 농가는 10만5880가구, 농가 인구는 25만8880명이다. 전북 전체 인구의 13%쯤 된다. 이중 전업농가가 57.8%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겸업농가다. 쌀 농사를 전업으로 하는 농가 중에도 꽤 괜찮은 수입을 올리는 농가들이 있긴 있다. 김제 죽산에서는 90여필지를 짓는 농가도 있고 30필지, 50필지씩 짓는 농가도 많다. 30필지를 경작하면 단순 계산해서 소득이 1억5000만원쯤 된다. 하지만 이런 농가는 흔치 않다. 사실 농사 짓는 것만으로는 힘들고 수지도 맞지 않는 게 현실이다. 농촌마을은 적막하다. 동네마다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덮인 폐가가 수두룩하고 사람 구경하기도 어렵다. 출향인들은 어쩌다 고향을 찾아도 ‘인걸은 간 데 없고’ 을씨년스런 정서만 담아간다. 들녁의 농민들은 풍년이 돼도 걱정, 흉년이 돼도 걱정이다. 가격변동이 심하고 수입쌀의 공세 때문에 언제부턴가 기가 죽어 있다. 전북의 10만5000여 농가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송하진 도정’은 이걸 살리겠다고 정책 공약화했다. ‘사람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보람 찾는 농민’이라는 이른바 ‘3락(樂) 농정’이 그것이다. 슬로건으로서야 손색이 없지만 결실로 이어지기엔 너무 버겁다. 농업정책이라는 게 자치단체 역량으론 한계가 있고 세계 경제시장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농업 희생의 댓가로 제조업 수출이 덕 보는 장치다.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나라는 48개국에 이른다. 그런데 어제 한·중 FTA 타결 소식이 발표됐다. 하필이면 농업인의 날 하루 전이다. 이래 갖고 농업인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높아지겠는가. 허탈과 걱정이 쌓이는 농업인의 날이다.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4.11.11 23:02

겁 없는 후보들

6·4지방선거가 끝난지 5개월이 지나면서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처분이 잇따르고 있다. 그 중 초미의 관심사는 당선된 단체장들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현재 기소되거나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 경찰 수사 대상인 현직 단체장은 박경철 익산시장, 황정수 무주군수, 황숙주 순창군수, 박우정 고창군수 등 4명이다. 박경철 익산시장의 혐의는 허위사실 공표다. 검찰 기소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5월 30일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통해 자신이 희망제작소의 ‘희망후보’로 선정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보도자료 배포 전날 박 시장은 자신이 희망제작소가 선정한 ‘희망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희망제작소 측에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고, 명백한 허위사실공표행위라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또 5월24일 실시된 방송사 익산시장후보초청토론회에서 이한수 후보를 향해 “채규정 전 시장이 익산 쓰레기 소각장 사업자를 코오롱으로 정한 것을 이한수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대우건설로 바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 말도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있다. 박우정 고창군수는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가 적용됐다. 그동안 박 군수 혐의를 수사해 온 경찰은 문제의 모텔 실소유주가 박군수인지, 모텔 소유주로 돼 있는 A씨인지 정확히 밝히지 못한 상태다. 모텔 소유주로 돼 있는 A씨가 잠적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박군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황정수 무주군수는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적용됐다. 지방선거 4개월 전에 무주 관내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벌금 100만 원을 구형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6·4지방선거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 때문에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곤혹스러운 처지에 있다. 경찰은 황군수측이 순창농협 조합장에게 치아 치료비와 골프채 등을 제공하며 선거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 지인의 아들을 특정 기관에 채용시켜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치인들은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법을 위반하곤 한다. 그러나 당선자의 법 위반은 결국 비수가 돼 그에게 돌아간다. 당선 무효 사례가 한두건 아니다. 지방선거가 20년이 넘었지만 겁없는 후보들 때문에 항상 지역사회가 시끄럽고, 가난한 살림살이에 시민 혈세가 운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4.11.10 23:02

'미생' 열풍

TV 드라마 ‘미생’이 화제다. 2012년 포털사이트를 통해 웹툰으로 연재됐던 ‘미생’은 단행본으로도 출간돼 요즘 같은 출판계 불황기에도 100만 부 판매를 넘어서 밀리언셀러가 됐다. 미생(未生)은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음. 또는 그런 상태’를 뜻하는 바둑용어다. 드라마로 돌아온 ‘미생’의 열풍은 더 거세다. 첫 회 시청률 1.6%에서 시작한 ‘미생’은 이제 5%대를 넘어섰다. 케이블 방송으로서는 이례적인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드라마가 보여주는 현실감에 공감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가히 열광적이다. 방송 관련 매체들의 분석을 보면 ‘미생’의 주시청층은 계층과 성별이 따로 없다. 10대 청소년층부터 주부,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중장년 남성들까지도 ‘미생’의 시청자가 됐다. 드라마 ‘미생’은 웹툰의 ‘미생’을 그대로 옮겨왔다. 열한 살에 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바둑기사가 되는 것만을 목표로 삼았던 주인공 장그래가 입단에 실패한 후 낙하산으로 종합무역상사에 들어가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장그래는 화려한 스펙은 커녕 20대 청년이라면 갖고 있을만한 흔하디흔한 스펙조차 없지만 세상을 향한 따뜻함, 바둑으로 체득한 신중함과 통찰력으로 높기 만한 직장의 벽을 하나씩 헤쳐내고 입사시험에도 합격한다. 상대방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자기가 도태되는 치열한 경쟁사회. 매 순간 어려움에 놓이지만 그때마다 장그래는 신중하게 길을 찾아낸다. 고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장그래의 가장 큰 미덕은 결국은 상대방의 마음까지도 움직이게 하는 따뜻함이다. 직장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큰 감동으로 공감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한 매체가 웹툰이나 만화책, 드라마 등으로 ‘미생’을 본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있다. 응답자의 80%가 스스로를 ‘미생’이라고 공감하고 있다고 답한 것도 그렇지만 ‘미생’이 현실의 나와 함께 하는 ‘성장통’이 되어주었다거나 지금은 비록 미생일지라도 언젠가는 완생할 하나의 과정으로 위안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답이 흥미롭다. 누군가는 주인공이 장그래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안이영이, 또 누군가는 오과장이 되는 순간, 드라마의 힘은 커진다. “미생 말고 완생이 되라. 우리는 모두 미생이다.” 드라마에서 오과장이 입사시험에 합격한 장그래에게 주는 조언이다. 우리 모두는 완생이 될 수 있을까. 모처럼 격하게(?) 공감하게 하고 감동케 하는 드라마를 만났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4.11.07 23:02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화석 연료의 고갈과 일본 원전사고 여파로 세계 각국은 태양과 바람 물 등 자연을 활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0%를 넘어섰고 덴마크는 풍력만으로 필요한 전기의 24%를 충당하고 있다. 현재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완성도와 경제성에 있어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이 풍력발전이다. 해상풍력 세계 1위인 영국의 발전용량은 현재 1341MW로 전 세계 해상풍력 발전량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은 2020년까지 32GW로 끌어올려 전체 전력의 25%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도 202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를 전체 전력사용량의 1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830조원이란 막대한 재원을 쏟아 붓고 있다. 이미 상하이에 아시아 최초로 해상풍력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2020년까지 장쑤 산동 저장성에 대형 풍력발전소 건립을 추진중이다.우리나라도 2010년 11월 해상풍력산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입, 세계 3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그 첫 프로젝트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10조2000억원을 투자, 부안~영광지역 해상에 2.5GW규모의 서남해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위해 군산항을 지원항만으로 선정했다.하지만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먼저 정부의 추진 의지 문제다. 사업을 추진할 한국해상풍력(주)이 한전 측의 출자 지연과 국방부와 보안관련 협의절차로 인해 2012년 말 설립 등기를 냈고 올 초에서야 가시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또 지원항만인 군산항 부두 신축과 건설사업자 선정을 놓고 산자부와 해수부의 엇박자로 1년5개월이나 늦어졌다. 여기에 지원항만 건설 예산도 산자부에서 내년도에 40억원을 요구했으나 기재부에서 절반도 안되는 13억9100만원만 반영돼 정부의 실행의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애초 1단계로 2014년까지 100MW 규모의 실증단지 조성계획은 이미 물 건너갔고 사업기간도 2016년부터 2022년까지로 늦춰졌다.가장 큰 문제는 부안지역 어민들의 반발이다. 새만금 사업으로 생계의 터전을 상실한데다 어족자원의 보고인 칠산어장에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면서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미 부안군민들은 국책사업인 방폐장 사태로 인한 쓰라린 상처와 피해를 안고 살아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치유책은 전무하다. 어제와 오늘 부안에서 해상풍력 국제워크숍이 열렸다. 먼저 부안군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선결 과제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4.11.06 23:02

전북 금산군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3대 1에서 2대 1로 바꿔야 한다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도내 인구는 187만 명으로 11개 선거구를 갖고 있다. 인구 상한선을 현행 31만406명에서 27만7966명으로 낮추고 하한선을 10만3469명서 13만8984명으로 높여 도내서는 덕진과 군산이 분구를 무진장 임실, 남원 순창 ,고창 부안, 정읍은 인접 지역과 통폐합 될 가능성이 높다. 51년 전 전북에 있던 금산군만 충남으로 편입되지 않았어도 선거구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도민들은 이 시점서 왜 금산군을 충남으로 빼앗겼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 올 1월 기준으로 5만5355명인 금산군을 충남으로 빼앗기지 않았더라면 오늘 같은 상황은 도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도민들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금산을 충남으로 빼앗긴 것은 한 사람의 정치적 노림수 때문에 그 같은 폭거가 일어난 것. 금산군의 충남 강제편입은 1963년 11월 21일자로 이뤄졌다. 이날 금산군과 익산군 황화(皇華)면이 충남으로 감쪽같이 넘어갔다. 그 대신 전남 영광군에 속한 위도가 부안군으로 넘어왔다.‘되로 받고 말로 퍼주는’어처구니없는 행정구역 개편이 강제로 이뤄졌다.금산의 충남 편입은 5·16 군사정권하에서 당시 공화당 사무총장이었던 길재호(吉在號)에 의해 이뤄졌다. 평북 영변 출신인 그는 육군 중령으로서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주체세력의 한 사람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썼다. 그 힘으로 민정이양 때 길씨 집성촌인 금산을 정치적 고향으로 선택했다. 길씨는 금산서 6대부터 8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냈다. 하지만 내무장관 오치성(吳致成)에 대한 국회 불신임안이 처리되면서 백남억 김성곤 김진만 등 소위 공화당 4인방이 동조한 탓에 박정희 대통령의 진노를 사 정치적 생명이 끝장났다. 그는 항명파동을 겪은 후 1985년 63세로 일찍 죽었다.지리적으로 금산이 대전에 가깝지만 역사적으로는 그 뿌리를 전주에 둬왔다. 8·15 이후 금산의 전북인은 임영신(任永信) 류진산(柳珍山)씨로 명성이 자자했다. 이들이 정치적 거목으로 우뚝 서기까지는 전북이 밑거름이 되었다. 금산이 충남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고도 당시 공화당 실력자 장경순(張坰淳) 최영두(崔永斗)는 막아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야당 실력자인 이철승(李哲承)양일동(梁一東)씨 등은 정치정화법에 묶여 꼼짝도 못했다. 아무튼 거룩하고 고요한 밤 같은 전북이 더 이상 정치적 변방으로 내몰리지 않으려면 현재 선거구를 사수하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4.11.05 23:02

국회 상임위 타령

‘예산 국회’ 시즌이다. 국회가 내년도 정부 예산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예결위 간사는 “올해 쪽지예산은 없다.”고 공언했다. 쪽지예산은 상임위에서 심의되지 않은 예산을 예결위 심의 때 끼워 넣는 걸 말한다. 쪽지로 전달되기 때문에 그런 말이 붙었다. 힘 센 여야 국회의원들이 급조된 예산을 끼워 넣던 관행의 상징어다. 이걸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엊그제 전북도와 전북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이 모여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시종 진지한 분위기였다. 전북 관련 내년 국가예산은 5조 7790억 원 규모다. 전북이 2년 연속 국가예산 6조원 시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회 심의단계에서 3000억 원 이상 추가 확보돼야 한다.문제는 전북 국회의원이 없는 상임위의 지역 현안이다. 국회 16개 상임위 중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이 없는 상임위는 안전행정, 교육·문화체육관광,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 여성·가족, 환경·노동, 정보, 국방위 등 7곳이나 된다. 사각지대인 셈이다. 반면 농림축산식품해양위는 최규성 유성엽 박민수, 보건복지위는 김춘진 김성주, 국토교통위는 강동원 김윤덕의원 등 2∼3명씩이 속해 있다. 국회의원 11명의 열악한 상황에서 어떤 상임위에는 2∼3명씩 몰려 있고, 단 한명도 없는 상임위가 7개나 된다면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돼 있다. 안전행정, 교육·문화체육관광, 환경·노동위 등 자치단체 업무와 밀접한 상임위에 전북 국회의원이 없다면 치명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렇게 결과된 원인은 ‘교통정리’가 제대로 안된 탓이다. 3선(選) 중진들이 상임위를 조정하는 것이 통례인데 그런 역할이 없거나 정치력이 미약한 때문이다. 3선인 김춘진 의원은 상임위 배정 당시 이 문제를 지적하자 “국회의원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순리”라고 답했다. 지역 현안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인 데도 이렇듯 개인 의사를 앞세우는 것이 의아했다. 이런 방임적 태도는 대구·경북 국회의원들(27명)이 모임을 갖고 전략적으로 상임위를 안배한 것과도 너무 대조적이다. 이러고도 국회의원들은 딴 청을 부린다. “전북 국회의원이 없는 상임위의 정보를 파악하는데 전북도가 힘 써 달라”(최규성) “상임위에서 예산증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북 의원들께서 힘을 보태 달라”(이춘석). 말이야 맞지만 적반하장 격이다. ·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4.11.04 23:02

시인 오남구

요즘 시집이 잘 팔리지 않고, 취업난과 대학 평가 때문에 인문학이 움츠러든다며 아우성이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한 편의 시가 주는 힘은 작지 않다. 대개 창조적 아이디어는 인문학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기업도 알고 있다. 몇 년 전 출간된‘나의 애송시’에서 김초혜 시인은 “오동은 천 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桐千年恒藏曲),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는 시를 내놓았다. 이 시는 조선 중기에 살았던 문인 신흠의 시 ‘野言’으로, 한 번 살다가는 세상의 참된 길을 제시한다. 오남구 시인은 자작시 ‘풀꽃’을 소개했다. “아내는 내일 입원을 한다/ 시는 돈이 될 수 없다/ 입원비를 마련치 못하는데/ 아내에게 시를 갖다 주면/ 꽃이 될까/ 딸들이 엄마 곁에서/ 풀꽃으로 흐느끼는 온밤”오남구 시인이 젊었을 때 아내가 많이 아팠다. 그런데 시인은 가난했고, 입원비가 없었다. 오 시인은 ‘풀꽃’을 읽은 제자 등 주변 반응을 보면서 비로소 시인임을 실감했다고 한다.전북 부안이 고향인 오남구 시인(본명 오진현)은 시가 좋아 평생 시를 쓰다가 지난 2010년 64세 일기를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1975년 ‘시문학’에서 ‘입술 푸른 뻐꾸기’, ‘푸른 밀밭’, ‘미로’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했다. 시집 ‘동진강월령(1975)’ ‘草民(1981)’ ‘脫觀念(1988)’ ‘딸아 시를 말하자(2001)’ ‘노자의 벌레(2010)’ 등을 냈고, 제3회 시와 의식상(1990)과 제26회 시문학상(2001)을 수상했다. 오남구의 시는 고등학교 교과서(지학사)에도 실렸다. ‘벽, 멈추어 서 버린 그곳-하관’에는 어버이를 여읜 자식의 마음이 절절하다. “차마 헤어질 수가 없다/ 눈길 꽃상여를 따라가다 따라가다/ 멈추어 서 버린/ 그곳, - 싸르륵// 첫 흙을 던지는 캄캄한 일순/ 벽이 보인다/ 이승과 저승 사이의 냉정한/ 벽, -싸르륵! 싸륵! 싸륵!...”문학평론가 심상운 시인은 오남구에 대해 “동진강의 바람과 물과 흙이 키워낸 시인”이라고 평했다. 21세기 한국 현대시에서 ‘시의 예술성’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시인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시는 당장 돈이 될 수 없어 아내 입원비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는 오래 오래 사람들 가슴에 남는다. 최근 시인의 고향 부안에서 추진되는 오남구 시비 건립도 세상이 시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4.11.03 23:02

갑오년 동학농민군

조간신문 한 귀퉁이에 1단 크기의 그 기사가 실린 것은 1995년 여름이었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 연구실에서 한국 동학농민군지도자의 유골이 발견되었다는 기사였다. 1978년 간행된 신문지에 쌓인 채 종이상자 안에 들어있었던 여섯 개의 유골은 그 해 봄 퇴직한 한 문학부 교수가 썼던 표본실을 정리하던 중 발견됐다. 그 중 하나. 상자 안에 끼워있던 ‘촉루( : 비바람에 씻겨 뼈만 남은 머리뼈)’라는 제목의 기록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메이지 27년 (1894년) 한국에서 동학당이 궐기 하였는바, 전라남도 진도는 그들이 창궐한 곳으로 이를 평정하고 돌아가는 길에 수백인을 살해하여 시체가 길에 널려 있었는데 그 중 수괴자는 효수에 처하였는바, 이 유골은 그 중의 하나로서 그 섬을 시찰하러 갔다가 채집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진도전투에서 생포돼 효수 당한 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일본인 사토에 의해 채집되어 일본으로 가져갔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유골 봉환이 추진됐다. 동학관련 단체들이 마음을 모아 발족한 ‘동학농민혁명지도자봉환위원회’(상임대표 한승헌)가 봉환 주체가 됐다. 동학군 유골이 고국 땅에 모셔진 것은 동학농민군 전주성 입성 기념행사를 하루 앞둔 1996년 5월 30일이었다. 홋카이도 대학 측의 조사위원장인 하이야 문학부장과 조사위원인 이노우에 교수가 유해 봉환에 동행했다. 다음날 전주 덕진종합회관에서 동학군 진혼제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두 교수는 사죄문을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식민학이라고 하는 학문이 성행하여 일본에 의한 식민지 지배를 이론적 실천적으로 받쳐주는 역할을 다해왔다. 또한 인종론이라는 그릇된 학문이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홋카이도 대학 문학부는 새삼 우리의 역사 인식을 바로 잡고 과거를 반성함으로써 앞으로 두 나라의 문화 학문의 교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뜨거운 눈물로 사죄하고 자책했다. 지난 28일 동학농민혁명 2주갑(120주년)을 기념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봉환에 동행했던 이노우에 가츠오 홋카이도대 명예교수가 다시 섰다. 유골 봉환 이후 10여년. 왜곡되고 은폐되어 있는 일본의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해 사료 발굴과 연구에 매달렸던 그는 일본군의 동학농민 섬멸작전 전모를 공개했다. “1894년 일본군의 고의적이고 조직적인 대량학살로 농민군 5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갑오년 역사, 그 실체가 더 확연해졌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4.10.31 23:02

코드 인사

민선 6기 첫 인사를 놓고 코드인사 논란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선 윤장현 시장이 문화재단과 신용보증재단 도시철도공사 비엔날레재단 도시공사 등 5개 기관에 중·고등학교 동문을 임명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본부장에 고교동창이자 자신의 보좌관출신인 최측근을 임용했다가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경기·인천·충남·강원 교육청에서는 진보교육감들이 전교조 출신 평교사나 무자격 공모교장 등을 장학관으로 발탁하자 교총에서 전형적인 코드인사라며 반발했다. 전북도도 지난주 단행한 국·과장급 인사에서 전주시 전입자와 고려대 출신이 두각을 보이자 일각에서 코드인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코드인사라는 말은 참여정부시절부터 유래됐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 및 정부출연기관 등에 친노그룹을 핀셋으로 뽑듯이 앉히면서 생겨난 말이다. 물론 역대 정권이나 지금도 측근이나 선거캠프 인사를 보은 차원에서 챙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쩌면 승자독식이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능력이나 적임 여부에 상관없이 오직 충성도나 논공행상에 따르다보니 인사 참사가 빚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사실 코드인사는 어느 정도 불가피성이 있다. 인사권자가 자신의 철학이나 이념 가치 등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발탁, 등용함으로써 조직 운용과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선자치 부활이후 민선 1·2기 유종근 지사시절에는 정읍출신과 남성고 인맥이 전북도청의 주류였다. 민선 3기 강현욱 지사 때는 군산과 고시출신들이 라인업을 이뤘다. 지난 민선 4·5기 김완주 지사 때는 정읍과 기획관실 출신이 파워 그룹을 형성했다. 이번 민선 6기 송하진 지사의 첫 인사는 앞으로 도정 운영에 상당한 변혁을 예고케 하는 가늠자였다. 그동안 조직의 안정과 연공서열을 중시하던 송 지사의 인사스타일이 일과 성과 중심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유(柔)하다는 이미지를 벗고 조속히 친정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도정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심산도 깔려있다.관건은 이번 발탁 인사들의 역할이다. 과거처럼 호가호위나 전횡이 되풀이된다면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다. 분골쇄신(粉骨碎身)이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좌우명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4.10.30 23:02

전북대 총장 '깜'

중국 당나라 시대 이래로 국가인재를 뽑는 기준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이었다. 그 사람의 생김새와 말하는 것, 글 쓰는 능력 그리고 판단능력을 중시했다. 삼성 면접 때 호암 이병철 회장이 관상가를 옆에다 두고 신입사원을 뽑은 일은 지금도 널리 회자된다. 임명직은 말할 것 없고 선출직은 더 많은 능력을 요구한다. 그 가운데 총장과 같은 선출직은 신언서판 말고도 평소 덕(德)을 얼마나 많이 쌓고 베풀었는가를 따진다. 논어 이인편의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은 그런 뜻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무릇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따르는 이웃과 친구가 있다는 것.6일 앞으로 다가선 전북대 총장 선거도 평소 덕을 많이 쌓은 후보가 될 것이다. 문제는 48명의 선거인단 중 31명의 교수들 표를 누가 많이 얻느냐에 달려 있다. 9명이 출마해서 표가 분산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학내서는 등록 전부터 누구는 총장감이고 누구는 아니다는 말이 회자됐다. 정작 당사자들만 잘 모른 것 같다. 현재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할 후보는 없어 보인다. 합종연횡이 이뤄질 구도다.지금 전북대는 지난 8년간 쌓아 올린 자랑스러운 금자탑을 더 빛나게 할 것인가 아니면 무너뜨리고 말 것인가 그 기로에 서있다. 지난 2006년 서거석 총장 취임전만해도 전북대는 연구비 횡령과 학위매매 사건에 휘말려 개교 이래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당시 전북대는 중앙일보 평가에서 43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서 총장이 취임하면서 교수들의 승진요건과 연구실적을 강화, 5명의 교수가 면직돼 국립대 최초로 국립대 교수는 철밥통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2013년도 이공계 교수 1인당 SCI급 논문수 거점 국립대 1위와 인문사회교수 1인당 연구재단 등재 논문수 국립대 1위를 달성했다. 대학 특성화사업 전국 1위를 포함 6관왕을 차지하는 등 교육여건과 만족도를 높였다. 연구비 8500억 등 지난 8년간 1조8500억의 재정 확충을 가져왔다.국내 10위권 대학으로 질적인 성장을 가져온 전북대는 이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명문으로 도약해 가고 있다. 차기 총장은 그래서 누가 뭐래도 전북대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능력자라야 한다. 하지만 일부 후보는 전북대가 그간 이룬 성과는 구성원들을 과도하게 압박해서 이뤄낸 결과라며 당선 후에는 각종 제도를 느슨하게 고쳐 구성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포퓰리즘을 지향하는 후보가 총장이 되면 그간 쌓아 올린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도민들은 전북대가 전북의 자존심으로 남길 바란다.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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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14.10.29 23:02

독서 인프라

‘남아이십 미평국(男兒二十 未平國) 후세수칭 대장부(後世誰稱 大丈夫)’ 사내 나이 이십에 나라를 평안케 하지 못한다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칭하겠는가. 대장부의 호연지기로는 남이(南怡) 장군을 따를 자가 없을 것 같다. 이 시를 읊은 게 20대 초반이다.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닳아 사라졌고(白頭山石 磨刀盡), 두만강 물은 말이 마셔 말랐다(豆滿江水 飮馬無)며 나라 경영의 큰 뜻을 품었던 그다. 사내라면 모름지기 다섯 수레 정도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도 ‘대장부 조건’으로 꼽을만 하다. 두보의 시에 나온다. ‘혜시다방기서오거(惠施多方其書五車)’에서 유래한 말로, 장자가 친구 혜시의 장서를 두고 한 말로 알려져 있다. 다섯 수레에 책을 가득 실으면 얼마나 될까, 수백권쯤 될까. 독서는 삶의 자양분이다. 고전에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해답이 담겨져 있다. 책을 읽지 않고는 호연지기를 기를 수도, 세상을 제도할 수도 없다. 그런데 혈기방장한 젊은층이 스펙 쌓기와 취업 때문에 책 읽을 여유가 없다고 하니 안스럽다. 삶의 토양이 될 독서를 하지 않는다면 개인이나 나라 모두 불행한 일이다. 평국(平國)이나 오거서(五車書) 등의 대장부론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호연지기나 나라경영의 기개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최근 대기업 입사시험에 역사와 인문분야 등이 출제돼 관심을 끌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독서의 계절이다. 자치단체마다 책읽기에 관심을 쏟고 있다. 완주군이 삼례문화예술촌 주변을 ‘책 마을’로 조성하는 건 고무적이다. 책 마을은 고서점과 헌책방, 그림책 작가 등 문화예술인 작업실, 공연장, 북카페 등이 어우러진 문화마을로 꾸며진다고 한다. 순창군이 도서교환 장터인 ‘책 나눔 한마당’을 개최한 것도 박수 받을 일이다. 독서 인프라 구축은 중요하다. 전주시는 도서관을 꾸준히 확충해 현재 9개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독서 소비자들로서는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그런데 예산 지출에 너무 인색한 게 문제다. 전주시의 도서 구입비는 연간 5억4000만 원에 불과하다. 시민 1인당 830원 꼴이다. 이같은 쥐꼬리만한 예산으로는 시민들의 독서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특히 신간 서적 구입이 느리고 구입 권 수도 적다. 수요자가 신간 서적 빌리기에 두달 이상 걸린다면 문제다.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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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재
  • 2014.10.28 23:02

기업가 정신

사람이 태어나 걷게 되는 순간부터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신발이다. 조선시대에는 양반 등 상류층이 신던 태사혜, 남성들이 관복을 입을 때 신던 흑혜, 녹피혜, 반가의 규수 등이 신던 꽃신인 궁혜와 운혜, 일반 민초들이 신던 짚신과 미투리 등 신분과 남녀를 구분하는 신발들이 있었다. 비오는 날에 신는 나막신이 있었고, 산간지방에서는 눈오는 날에 설피를 신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신발 장인 갖바치는 천민 대접을 받았다. 유교와 양반 중심의 조선 사회에서 기술자, 기능인은 푸대접을 받았고, 글 읽는 양반 사대부 등 계층만 인간 대접을 받았다. 대한제국 말에 일본이 조선을 침략, 한반도를 점령하는 즈음에 일본 경제인들이 조선 강토 각지에 자리를 잡았다. 일본 고베항에서 출항한 상선은 전북 군산항을 빈번하게 오갔고, 쌀과 면, 금융 관련 산업들이 군산항을 중심으로 번창했다. 고베에서 군산에 온 것 중의 하나가 신발산업이었다. 1920년대 무렵, 서울에서 친척 찾아 군산에 내려온 이만수는 고무신 장사를 해서 큰 돈을 벌었다. 조선의 산물인 가죽신, 나막신, 짚신에 비해 고무신은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비올 때나 눈올 때도 상관없이 신을 수 있었고, 잘 헤어지지도 않았다. 장사가 잘되니, 이만수의 신발가게는 날로 번창했다. 해방되면서 미군정청은 일제 기업을 한국인들에게 불하했다. 이만수는 미군정의 적산불하(敵産拂下) 당시 군산의 신발공장을 확보하게 되는 데, 바로 경성고무다. 경성고무는 만월표 신발을 생산, 크게 성장해 갔다. 하지만 경성고무는 화재 등으로 흔들렸고, 경영주의 의지 부족으로 표류했다. 결국 SK에 넘겨진 경성고무는 1985년 해체되고 말았다. 현재 경성고무가 자리잡았던 옛 군산역 앞 부지에는 아파트 등이 들어서 있다. 뒤돌아 보면 아쉬운 일이다. 일제시대부터 군산과 함께 신발산업 중심지였던 부산과 경남에서는 아직도 신발기업들이 살아 지역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고, 신발 산업은 무한히 번창할 수 있는 생활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쌍방울, BYC, 태창 등을 낳은 섬유산업은 그나마 유지, 다행스럽다.지난 24일 전북도민의 날을 맞아 자랑스런 전북인대상을 수상한 해피상사 강영진 사장은 아동복에 주력하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지역 섬유산업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당장 큰 돈이 되지 않아도 꾸준히 밀고 나가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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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14.10.27 23:02

축제의 힘과 수명

가을 축제가 한창이다. 축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도시 마케팅의 상징적 통로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지역축제의 봇물이 터지기 시작했다. 그 사이 수도 없는 축제가 만들어지고 사라졌지만 산업화의 통로로 기능하는 축제를 성공시키는 일은 자치단체의 열망이 됐다. 실제로 축제는 문화시장의 한축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 도시 중에는 축제를 통해 얻어진 관광 수익으로 재정의 상당부분을 충당하는 예가 허다하다. 과거의 축제가 일상에서 엄격히 지켜져왔던 질서와 권위, 사회적 위계질서의 효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틀이었다면 오늘의 축제는 창조적 상상력을 꽃피우는 공간과 시간의 의미를 부여한다. 축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뿌리는 보다 원시적인 형태로 존재하겠지만 오늘날 문화시장으로 기능을 하고 있는 축제의 모습은 역시 유럽의 축제에서 찾아진다. 중세기를 거치면서 더욱 세련되고 지적인 형식으로 발전된 유럽의 축제는 20세기 들어서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위력의 문화적 힘을 과시하는 시장을 형성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는 국제적인 규모의 축제만도 수백여 종. 1년 사시사철 열리지 않는 때가 없을 만큼 축제는 양산되어 그 이름을 정리하기에도 어려울 정도다. 유럽 축제의 중심은 대개 음악이다. 자신들의 문화적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날이 갈수록 장르의 융합이 빠른 속도로 가세되고 있지만 음악, 특히 오페라에 주목하는 유럽 여러 도시가 지향하는 축제의 정체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히려 보편적 가치를 방패삼은 유럽의 축제들은 상업주의로의 변질을 경계하며 자신들의 독창성과 보편성을 확보하는 기획으로 세계를 좁혀가고 있다. 물론 이들이 언제까지나 이런 성격을 지켜 나가리라는 확신은 없다. 장르의 혼합은 더욱 저돌적인 기세로 문화 환경을 포섭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징조는 이미 곳곳의 축제들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태리 베로나 축제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축제 처럼 100년 전통을 가진 축제 역시 중심 행사와는 별개로 다양한 기획들이 배치되면서 그 다양성이 주는 흥미로움과 예술적 에너지가 관광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창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성공한 유럽의 축제를 들여다보면 가장 큰 힘은 역시 그들이 지켜낸 문화적 전통에 있다.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우리나라 지역 축제에게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4.10.24 23:02

비서실장

비서는 입이 없다지난 2001년 11월 8일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남긴 한마디의 말이다. 당시 민주당 개혁모임에서 당내 인적쇄신 요구가 분출하면서 그가 주 표적이 됐다. 언제라도 대통령을 독대할 수 있는 최측근으로서 왕특보 부통령으로까지 불리면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할 말이야 많았겠지만 말을 아꼈던 그는 5개월 만에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영전하면서 DJ정부의 명실상부한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그가 남긴 이 한마디는 이후 청와대 비서진들에겐 금과옥조처럼 됐다. 민감한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피해 나가는데는 이처럼 적절한 말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이정현 전 정무수석은 비서는 귀는 있어도 입이 없다고 첨언하기도 했다.며칠 전 장수군 전 비서실장이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군 금고 협력사업비 3억8700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그는 앞서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수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청 인사와 사업 등도 떡 주무르듯 주물렀다는게 군청 공무원의 전언이다. 비서실장의 비위행각은 민선자치이후 곳곳에서 드러났다. 임실 무주 진안 등지에서 비서실장이 뇌물수수나 선거법위반 등으로 사법처리 됐었다. 부안에서는 비서실장이 승진 인사에 관여하려다 부군수가 저지하자 밤에 건강 조심하쇼라며 겁박하는 사례도 있었다. 일부 본분을 일탈한 비서실장의 호가호위(狐假虎威)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도청에서도 한 때 비서실장이 제2 지사라고 불릴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 직급은 4급에 불과하지만 국실장 뿐 만아니라 부지사까지도 비서실장 눈치를 살펴야 할 정도였다는게 당시의 이구동성이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한 임실군수 후보는 비서실 청정부서화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는 비서실이 군수와 업자의 거간꾼 역할을 하며 인사개입은 물론 뇌물수수 청탁 등 온갖 불법에 노출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철저한 검증을 통과한 공무원을 비서실에 두겠다고 약속했다.민선 6기 들어 도지사와 교육감을 비롯 14곳 단체장이 선거캠프 출신이나 공직 내부에서 비서실장을 발탁했다.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인사권자인 단체장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운도 좌우된다는 사실을 뼈에 새겨야 한다. 자기를 낮추고 겸손한 자세로 공의롭게 처신한다면 명망을 얻을 뿐 아니라 입신의 길도 열린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그 선례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14.10.23 23:02

전북의 리더

어느 때부턴가 전북이 무력증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주말에는 전주한옥마을과 신도청 앞이 불야성을 이루지만 계속된 경기 침체로 전주가 활력을 잃어 가고 있다. 사람이나 도시나 기가 빠지면 생기를 잃는 법이다. 왜 전주가 이렇게 됐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소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보수정권이 두 차례 들어서면서 전북 출신 인재를 등용치 않고 국가재원 배분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화 과정 때 소외되면서 큰 기업체가 들어서지 않아 일자리가 없고 돈이 없어 더 도시가 생동감이 없다.전북은 1인당 GRDP가 꼴찌권이다. 각 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자체수입으로는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다. 전북이 밑바닥을 헤매는 것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 확실하게 지역발전을 챙기지 못한 탓이 크다. 그 당시 장차관을 지냈거나 국회의원을 해먹은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전북이 이런 상태까지는 안갔을 것이다. 그 좋은 시절에 자신들의 안위만 챙겼지 지역을 챙기는 일은 등한시 한 탓이 크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전북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못냈다. 혹시나 광주 전남 출신 정치인들 비위를 거슬렀다가는 자신들의 안위에도 문제가 생길까봐서 더 그랬던 것이다.DJ와 노무현 대통령 때 전북발전을 챙기는 리더가 없었다. 소석 이철승과 같은 정치 지도자가 있었더라면 전북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정치적 고도(孤島)로 전락, 존재감마저 희미해졌다. 돌이켜보면 DJ때가 전북발전을 위한 절호의 찬스였다. 그 때 김제에다가 공항 정도는 건설했어야 옳았다. 유종근 전지사가 김제 시민들한테 계란세례를 받았지만 반대를 무릅쓰고 어떻게든 공항을 건설했어야 했다. 그 당시 주민들의 여론을 업은 최규성의원은 공항건설에 반대했지만 이 문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전주 완주를 통합시키자는 여론이 거세게 일 때도 그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을 노리고 통합을 반대했다. 결국 최의원은 지역발전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됐다.도민들이 무력증에 빠져 실의에 잠긴 것은 LH를 경남으로 빼앗기면서부터다. 당시 김완주 전 지사는 도민들이 힘을 몰아주면 LH를 뺐기지 않을 것처럼 장담했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보이지 않게 도민들 사이에 패배주의만 싹트게 했다. 전북은행이 이 같은 지역적인 분위기를 극복하고 광주은행을 인수해서 JB금융지주에 편입시킨 건 박수 받을만하다. 김한 행장이 모처럼만에 전북인의 자존심을 되찾아줬다. 이를 계기로 도민들도 패배주의를 극복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바란다. 상무이사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4.10.22 23:02

'송하진 도정'의 평판

“요즘엔 일할만 해요. 살맛 납니다.” ‘송하진 도정’이 들어선 뒤 어느 퇴직 공무원이 후배한테 안부를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실제로 도청 공무원들이 이전에 비해 여유롭고 느긋한 분위기로 달라진 건 확연하다. 대개 권력을 새로 쥐게 되면 맨 처음 하는 일이 과거부정과 군기잡기다. 과거부정을 통해 집권 세력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조직의 군기를 매섭게 잡아 영을 세운다. 조선의 이성계 이래 어느 정권이나 그랬고 민선 이후 자치단체장도 마찬가지였다. ‘송하진 도정’은 뻔하디 뻔한 이런 전철을 아직 밟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도청 전입 희망자들이 봇물을 이뤘다. 특히 전주시청 공무원들이 유별났다. 들리는 얘기로는, 김완주 전 도지사 밑에서 수업을 쌓은 김승수 전주시장이 김완주 전 지사의 행정스타일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인데 전시행정과 현장행정이 그것이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머리와 육체를 풀가동해야 할 실정이라면 공무원들이 죽을 맛이겠다.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이치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도청 전입 희망자가 많은 건 승진 자리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스트레스 안 받고 일하려는 분위기 때문이다. 강현욱 김완주 두 도지사를 보필했던 이경옥 전 안전행정부 제2차관의 언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무원이 편하면 시민이 불편하고, 공무원이 불편하면 시민이 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더라.” 부하 공무원을 존중하면서 큰 흐름만 잡고 일을 조직에 맡기는 스타일과, 업무를 수시로 챙기고 호통치며 조직을 장악해 끌고 가는 스타일의 두 전직 도지사를 비교한 언급이다. 어느 유형이 더 효율적인 지에 대한 분석은 없다. 하지만 공무원이 살맛 나는 분위기로 느낀다면 뭔가 잘못돼 있다. 도민도 불편해 할 것 같다. ‘송하진 도정’이 조직개편에 이은 첫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간부급에선 전주시청과 고려대 출신이 두각을 나타냈다. 코드인사는 불가피하지만 성과를 내는 게 문제다. 도청엔 손쉬운 일도 쥐어주지 않으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지시-이행만 따랐을 뿐 오랜 세월 ‘생각하는 행정’을 하지 않은 탓이겠다. 이젠 ‘창의 도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남 따라서 하는 행정으론 경쟁하지 못한다. ‘열심히 일하는 창의적인 도정’ 평판을 듣는다면 성공이겠다.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이경재
  • 2014.10.21 23:02

금리 2% 시대

요즘 주유소에 가면 떨어진 기름값에 기분이 괜찮다. 같은 가격을 지불하고 종전보다 1리터 정도의 기름을 더 넣을 수 있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에게는 짭짤한 효과다.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87달러 선, 세계 원유시장의 기준이 되는 북해산 브랜트유도 85달러선까지 하락하는 등 세계 원유시장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동 정세는 유가와 관련이 컸다. 그동안 분석대로라면 이슬람 무장단체 IS 활동 등 최근의 몇가지 중동 긴장 분위기는 생산량 감소, 유가 상승으로 이어져야 맞다. 중동의 산유국들은 요즘 비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 IEA에 따르면 2014년들어 하루 원유 수요가 9240만 배럴이며, 감소 추세에 있다.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원유 수요가 줄고 있다. 그런데도 중동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원유를 많이 팔아야 적자 재정을 면할 수 있는 중동국가들의 경기 하락기 생존 전략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어떤가.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중국 제조업 경쟁력 향상 등 여파로 불안하다. 초가을인데 엄동설한이 닥친 듯 한파가 엄습해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통해 내수경기 촉진을 도모하려고 온갖 방안을 내놓으며 부산을 떤다. 하지만 이렇다 할 효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주가는 폭락하고, 외국자본 이탈 조짐이 뚜렷하다. 2008년 금융위기 후 휘청거리던 미국이 양적완화를 정리하고 서서히 금리를 올릴 기세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이 상당히 빠져나갈 것이고, 국내 증시는 그 여파에 크게 흔들릴 것이다. 달러 강세, 엔 약세도 우리 경제에 독약이다. 아베 총리의 엔화 약세 전략을 두고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렸지만, 어쨌든 한국경제가 일본의 수출 경쟁력에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중저가 휴대폰 샤오미로 대변할 수 있는 중국 제조업 능력 향상도 한국에게는 기회이자 심각한 위기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능력을 믿는 분위기다. 긴장 속에서도, 한국경제의 기초 체력이 요즘 정도의 충격은 견딜 수 있다고 낙관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한 것을 보면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정부의 압력 여부를 떠나 사상 최저 기준금리(2%)는 한국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증거다. 요즘 주유소에서 느끼는 것은 행복이 아니다.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4.10.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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