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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고 엮고… 끝없는 '지승앓이'

석재일을 하셨던 아버지는 유난히 손재주가 많아 정말 못만드는게 없으셨다. 당신 쓰시던 도구부터 집에서 필요한 물건들까지 다 만들어 내는 분이셨다. 그런 분이 저녁엔 엄마와 나란히 앉아 뜨개질을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결혼을 해서 전주로 온 나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공예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책을 사서 보고 따라하는 정도였기에 차마 공예 한다고 말을 못했지만, 아버지의 솜씨를 고스라니 물려받은 나는 곧잘 이것저것 만들어 냈고, 그걸 보고, 집에만 있기 아까운 솜씨니까 공방이라도 하나 내봐라 하시는 시아버님의 말씀에 힘을 얻은 나는 본격적으로 한지공예를 시작하게 되었다.며느리에게 등록금까지 대주시며,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해주신 시아버님 덕에 지승공예 기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한지공예로는 석사1호가 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그저 좋아서, 정말 미치도록 좋아서 날마다 종이를 엮었다. 하나를 하면 또 다른게 하고 싶어지고, 점점 더 욕심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 거푸집을 만드는 것부터 마지막 옻칠까지 내손으로 다 해야 겠다는 생각에 옻칠도 배우게 되었다. 이렇게 작품들이 하나 둘씩 완성되었지만, 지승에 대한 욕심은 갈증이 되어, 한없이 부족하고 목이 마르게만 느껴진다.지승공예는 종이를 꼬고 엮어서 기물을 만드는 세계유일의 공예기법으로, 선조들의 지혜와 한지의 우수성을 알게 해주는 너무나 훌륭한 공예이다. 하지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짧아야 몇 달이 걸릴 정도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점점 사람들에게서 멀어져갔고, 이제는 맥이 끊어질 정도로 지승공예를 하는 사람들이 적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나는 이렇게 좋은데, 왜 사람들은 이걸 모를까? 내가 제대로 보여줘야지!아직은 부족하다 싶어 미뤄왔던 전시다. 하지만, 이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라져가는 지승공예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전시를 열고자 한다.물론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우고, 작업하고, 그렇게 내 목마름을 채워나가겠지만, 더 많이 보여주고, 후진양성에 힘써, 사라져가는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가고, 나아가 세계에 지승공예의 우수성과 작품성을 알려야겠다는 게 꿈이며, 사명감까지 든다.△한지로 엮어낸 김선애 공예전(15일부터 21일까지 전주우진문화공간)

  • 문화재·학술
  • 김원용
  • 2014.05.16 23:02

대둔산 동학 항전지 문화재 추진

동학농민혁명군의 대둔산 최후 항전지를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본보 보도(4월 2일자 1면)와 관련, 완주군이 이곳을 문화재로 추진키로 의견을 모으고, 이에 필요한 행정절차에 들어갔다.완주군은 지난달 동학농민혁명 전문가와 함께 대둔산 7-8부 능선에 솟은 암반지대에 자리한 최후 항전지를 현지 방문하는 한편 역사적 가치에 대한 학계의 자문을 받았다.완주군은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산 15-1번지 암반지대 상단에 위치한 동학농민군 최후 항전지는 1894년 11월 중순부터 다음해 2월 18일까지 3개월 동안 관군과 일본군에 당당히 맞서 싸우며 동학농민군이 최후를 마친 곳이라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확인되었다며 고귀한 혁명정신을 극명하게 보여준 이곳을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최후 항전지는 일반 등산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난지대에 자리 잡아, 항전 당시 원형과 흔적이 상당부분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완주군은 문화재 지정을 위한 사전절차로, 최후 항전지의 토지 소유주인 산림청에 사용승락을 요청할 계획이다. 완주군은 최후 항전지의 지적공부상 지번이 370만9640㎡에 이른다며 이곳을 문화재로 지정하려면 우선 필지를 분할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최후 항전지 일대 가로 100m, 세로 100m(약 1만㎡)를 분할, 이곳을 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군은 최후 항전지 토지분할은 문화재 지정과 대둔산 개발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해법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문화재·학술
  • 김경모
  • 2014.05.14 23:02

오바마가 반환하는 우리 문화재 9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리 측에 반환하는 문화재는 대한제국과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인장 9점이다. 이들 문화재는 한국전쟁 참전 미군이 덕수궁에서 불법으로 반출한 것으로, 참전한 미국 해병대 장교 후손이 보관하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HSI)에 의해 압수됐으며 불법반출이 밝혀짐에 따라 이번에 반환이 결정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문화재 반환 행사에서 이들 문화재의 반환 경위 등을 소개할 예정이며, 박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환 행사에는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배석한다. 반환 예정 문화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황제지보(皇帝之寶)'로 이는 대한제국의 국새 11과(顆)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 역대 왕조는 국권의 상징으로 국가문서에 직접 사용한 국새를 중국에 서 하사받았으나 1897년 대한제국 선포 이후 그동안의 국새를 폐지하고 자체 제작한것을 사용했기 때문에 고종 황제의 자주독립 의지가 담겨 있다. 대한제국 국새는 1897년께 10과가 제작됐고, 고종의 비밀 외교를 위해 1과(황제어새)가 1900년대 초에 만들어졌다. 이들 국새는 손잡이 모양에 따라 귀뉴(龜紐거북 손잡이)와 용뉴(龍紐용 손잡이)로 구분되며, 재질은 순금도금, 천은도금, 옥, 금은합금 등으로 제작됐다. 국새 11과 가운데 대한국새, 황제지새, 황제지보 3과 중 2과, 칙명지보 2과 중 1과, 시명지보 등 6과는 일제가 강탈한 뒤 미군정청에 반환했지만 625 전쟁 도중 다시 분실됐거나, 애초부터 분실 과정이 불분명한 상태로 현재 찾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5과 가운데 이번에 반환되는 황제지보 3과 중 1과(용뉴에 옥 재질)를 제외하고 나머지 4과는 칙명지보 2과 중 나머지 1과, 제고지보, 대원수보, 황제어새 등이다. 이 가운데 황제어새는 2009년 재미동포가 구입해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돼있다. 또 나머지 3과는 625 전쟁 때 분실됐지만 1954년 경남도청 금고에서 발견됐으며 칙명지보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제고지보와 대원수보는 국립전주박물관에 각각 보관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반환하는 또 다른 문화재들은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유서지보(諭書之寶)와 준명지보(濬明之寶), 향천심정서화지기(香泉審定書畵之記), 우천하사(友天下士), 쌍리(雙리<璃에서 王 대신 벌레충변>), 춘화(春華), 연향(硯香) 등이 있다. 수강태황제보는 왕과 왕비, 세자, 세자빈 등 존호를 올릴 때 의례용으로 사용하는 왕가 권위를 상징하는 도장인 어보(御寶) 가운데 하나다. 1907년 고종 황제가 수강태황제로 존봉(尊奉존경하여 높이 받듦)되는 의식을 기념하고자 제작한 것으로 상세한 내용이 융희원년존봉도감의궤(隆熙元年尊奉都監儀軌)와 고종가상존호옥책문(高宗可上尊號玉冊文)에 기재됐다. 종묘에서 신성하게 관리하던 어보는 조선왕조실록과 각종 의궤를 통해 366과가 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24과가 국내에 소장돼 있고, 나머지 42과 는 분실됐다. 분실 어보 가운데 39과는 행방불명 상태이고, 외국 소재 3과 가운데 이번에 환수되는 고종어보 외에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가 남게 됐다. 유서지보는 지방의 절도사나 관찰사 등의 임명장에 사용한 인장이며, 준명지보는 왕세자 교육 담당 관청인 춘방(春坊)의 관원에게 내리는 교지에 사용한 도장이다 . 향천심정서화지기는 조선 헌종의 서화 감상인으로 향천은 헌종의 호였다. '세상의 선비와 벗 하다'라는 의미의 우천하사와 '두 마리의 용'이라는 뜻의 쌍리, '봄꽃'의 의미를 지닌 춘화 등은 모두 조선왕실의 인장이다. 이번에 반환되는 문화재는 대한제국 황실의 보인(寶印)과 부신(符信나무나 종이에 기록한 뒤 도장을 찍은 뒤 두 조각으로 쪼개 나중에 맞춰보며 증거로 삼던 물건)을 설명한 '보인부신총수(寶印符信總數)'라는 책과 조선 시대 여러 왕이 애용하던 인장을 집대성한 서적인 '보소당인존(寶蘇堂印存)'에 상세한 그림과 설명이 나와 있다.

  • 문화재·학술
  • 연합
  • 2014.04.25 23:02

고창서 동학농민혁명 2주갑 기념행사 잇따라

동학농민혁명사에 있어서 고창은 반복하여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특별한 역사의 현장이 있는 곳이다. 동학농민혁명사에서 보국안민 정신을 최초로 천명하는 무장포고문을 발표하고, 전국적인 혁명 대장정의 출발지이며 손화중 대접주의 주된 활동무대였다. 또한 전봉준 장군이 13세까지 거주한 곳(죽림리 당촌)이며 선운사 마애여래좌상(보물 제1200호), 무장관아(전북유형문화재 제34,35호)와 무장읍성(사적 제346호), 고창읍성(사적 제145호), 흥성관아(전북유형문화재 제77호) 등 동학농민혁명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창군은 올해 동학농민혁명 발발 120주년을 맞이하여 무장기포일인 4월 25일을 전후로 기념주간을 설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지난 9일부터 5월31일까지 고창고인돌박물관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생생한 역사를 기록화 한 전시회를 열며, 24일에는 무장기포(창의문)의 사료적 가치와 위상 등을 주제로 귀농귀촌학교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25일에는 제120주년 기념제와 무장읍성 축제를 개최하여 출정기념식 및 진격로 걷기를 진행하며, 26일부터 27일까지 역사학자 및 전국 기념사업회, 천도교 등 80여 명이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를 따라 임실 31운동 유적지, 장수 전해산묘소, 경주 용담정 등을 탐방하는 영호남 역사기행도 추진한다. 또한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한 손화중포의 석불비결 탈취사건과 무장읍성 무혈입성을 재현하고 녹두대상 시상(나카츠카 아키라, 일본 나라여자대학교 명예교수)과 기념식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한국 근대사상과 동학의 인문학 강좌를 하반기부터 개설하여 우리 역사와 세계사에 지역사를 결부시켜 지역 주민들의 역사의식을 고취해 나갈 계획이며, 동학농민혁명 스토리텔링 사업의 일환으로 창작 소설을 발간하고 국권회복기 동학농민혁명과 의병에 관한 연구서를 발간, 군민의 자긍심을 고취해 나갈 계획이다.무장포고 이전까지의 농민항쟁이 대체로 고을단위의 민란이었다면 1894년 무장포고문을 선언한 무장기포는 동학농민혁명의 대장정에 오른 전국적인 근대 민중운동의 출발지면서 고부농민봉기에서 비롯된 동학농민운동의 성격을 혁명적 정치운동으로 전환시킨 역사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게 학자들의 평가다. 19세기 수많은 농민항쟁의 한계였던 국지성을 극복하고 전국적인 농민항쟁으로 발돋움한 역사적인 고장인 고창지역은 동학농민혁명이 시작된 곳일 뿐 아니라, 혁명의 불씨가 끊임없이 살아 피어나도록 한 보금자리였다. 고창군은 동학농민혁명의 자주와 평등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무장기포의 역사적 의미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전국 최초로 동학농민혁명 관련 전담조직을 설치하였으며, 전봉준장군 탄생기념제, 무장기포일 기념식, 동학농민혁명사업에 기여한 연구단체개인에게 주어지는 녹두대상, 녹두교실 운영,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학술대회 개최 등 5대 핵심과제를 운영하고 있다.

  • 문화재·학술
  • 김성규
  • 2014.04.23 23:02

국립무형유산원 개원 '하세월'

국립무형유산원이 재차 개원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출범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원장 임명조차 되지 않아 정상적인 운영과 무형문화재의 전승보호를 위한 역할론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무형유산원에 따르면 오는 10월1일 개원할 예정이다. 시설 공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출범 1년을 기점 삼아 공식적으로 문을 열지만 개원 행사도 불투명하다. 시범 운영을 지속하며 공연전시 등을 상설화한다는 계획이다.무형유산원은 애초 지난해 10월 개원할 예정이었으나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올 5월로 개원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올 5월29일 공식 개원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번에는 소속기관인 문화재청의 내부 문제로 다시 미뤄졌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1월 서울 숭례문 복원 공사를 계기로 문화재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라 감사원의 특정감사를 받았고, 후속 조치로 당시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경질되는 등 내홍에 휩싸였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에서 무형유산원은 고위공무원단에서 뽑아야 하는 원장 임명이 이뤄지지 않고 직무대리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감사원의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야 공식적인 인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무형유산원은 우리나라가 지난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 가입하면서 가입국에 요구되는 무형문화재의 기록조사교육 등의 임무를 수행할 공간으로 기획됐다. 지난 2006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옛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 자리에 759억 원으로 부지면적 5만9930㎡, 연면적 2만9615㎡의 대규모 문화 전시 복합공간으로 만들어졌다. 공연동, 종합안내동, 전시동, 국제회의동, 전승교육동, 운영지원동, 쉼채 등을 짓기 위해 지난 2010년 2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4월 마무리했다. 같은 해 7월 말 준공식을 했다.지난해 2개과 14명에 39억9000만 원의 예산으로 예산인력이 축소돼 운영되면서 운영 프로그램의 부재가 이어졌고 지역기관으로 전락할 위기를 겪었다. 올해는 14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4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다음달에는 국내 최초의 문화분야 국제기구인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가 입주할 예정이다.애초 무형유산원은 전통문화를 교류재현전승체험하는 거점공간으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방침이었다. 더불어 전승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작품 구매 사업, 지역 무형문화유산 관계자와의 협업 등도 구상했지만 이는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김장 문화 체험, 중요 무형문화재 보유자 공개, 해설이 있는 무형유산 등의 행사가 이뤄졌을 뿐 한옥마을 인근의 한국전통문화전당과 혼돈을 일으키며 지역에서 인지도도 낮은 상태다. 무형유산원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상황이 여의치 않고 지방 선거 등이 맞물려 조정이 필요하다머 오는 6월부터는 공연전시를 상설 진행하고 오는 10월에는 개원이라는 개념보다는 출범 1주년을 기념한 열린 한마당 등으로 치를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원 행사를 늦출 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시범 운영을 거쳐 정식 운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재·학술
  • 이세명
  • 2014.04.15 23:02

[리뷰] 정읍시립국악단의 '환생'

올해는 동학농민혁명 2주갑, 회갑(回甲)을 두 번 맞은 해다. 120년, 즉 육십갑자를 두 번 환갑(還甲)한 해이니, 어찌 이것이 예사로운 일이랴. 구한 말 극심한 외세의 침탈과 부패한 관료의 학정에 저항해 들불처럼 일어난 혁명의 땅 정읍에서, 민중이 주인으로 자치권을 찾은 동학의 의미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희망의 노래다. 이를 새기는 도내 문화계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지만, 특히 동학의 본고장인 정읍에서 정읍시립 정읍사국악단의 활약은 단연 선두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국악단 창단 20주년을 맞아 동학 프로젝트를 준비, 지난해 12월14일 정읍사 예술회관에서 올렸던 공연 정읍 역사 속으로 여행 환생(幻生)이 그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공연의 호평에 힘입어 올해 서울과 전주 순회공연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지난 11일 전북대 삼성회관 대극장은 모처럼 활기와 기대에 들뜬 관객들로 만석을 이뤘다. 정읍과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른 단원의 자부심은 유료관객이 대부분을 차지한 객석의 점유율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공연 당일 이전에 이미 850석의 유료 예매를 확보했다고 하니, 그들의 기개와 자부심을 뽐내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수한 전북의 단체도 무료공연인 국악공연, 전국의 국악인이 두려워하는 전주에서의 공연이다. 그동안 늘 변방에 머무는 것처럼 보였던 정읍시립 정읍사국악단이 전북의 심장 전주로 들어 왔다. 120년 전 동학은 서울 진격에 실패했지만, 이들은 이미 서울 국립극장을 평정하고 전주로 온 것이 다를 뿐이다. 무대는 전면을 춤과 연기 공간으로 비워두고, 상하수와 후면은 연주석으로 구성했다. 지휘자는 마치 보이는 연출자나 무대감독처럼 무대 중앙에서 극의 진행을 조율했다. 이러한 구성은 공연의 인적요소를 가능한 가시적인 하나의 공간 안에 조합해 놓으려는 류기형 연출의 의도가 반영됐다. 오랫동안 전통적인 마당판의 원리를 관통해온 결과로 이날은 큰 무대를 채우기 턱없이 부족한 단원들의 빈공간을 대신하는 역할도 했다. 도입부분의 가야금, 아쟁, 해금의 연주는 부드럽고 몽환적이었다. 이번 공연 제목이 왜 환생(還生)이 아닌 환생(幻生)이었던가. 120년 전 전봉준을 불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랜 역사 속에서 정읍을 빛냈던 인물들, 최초의 백제가요 정읍사의 여인, 풍류의 고운 최치원, 최초의 가사문학 상춘곡의 불우헌 정극인 등을 내장산같은 멋진 풍광과 함께 꿈처럼 살려내는데 있었다. 본 공연 첫 장에서, 유현하고도 장중한 명곡 수제천과 민초의 애환과 흥을 담은 노래 흥타령을 크로스 오버시킨 것은 음악부분에서 가장 멋진 한 대목이었다. 특히 이세정 씨는 수제천의 본청으로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소리를 조절하는는 능력을 보였다. 동혁의 아내로 분한 김찬미 씨의 처절한 절규가 실린 이름모를 골짜기에가 없었더라면 극의 후반부 관객은 아마 상당히 섭섭했으리라. 무엇보다도 이번 공연에서 정읍사 국악단 왕기석 단장의 미덕은 핵심이었다. 그는 쉽지 않은 극의 중심을 잡아 단단히 안정시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하늘이시여 기원합니다와 같은 절창을 통해 남자 명창 최고의 아리아를 들려주었다. 또한 김수현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의 절제된 안무, 송대규 작가의 안정된 영상도 도움이 됐다. 사실 다소 무모해 보였던 이번 공연의 추진은 왕 단장의 과감한 도전과 꿈이 빚은 산물이다. 국립창극단 33년 세월 동안 각종 주역을 맡아 온 그는 마치 전봉준의 환생처럼 고향으로 돌아와 국악단에 새로운 꿈과 희망을 심었다. 국악단은 마치 120년 전 전주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 동학군과 같이 턱없이 적은 인원, 부족한 예산, 인색한 지원의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서울을 거쳐 전북의 중심 전주에서 당당한 기획과 공연으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다만 다소 기복이 느껴지는 합창단, 간혹 초점이 분명하지 않았던 조명, 특히 원작 천명을 기본으로 하고 여러 인물을 무리하게 조합해 낸 대본의 문제는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 문화재·학술
  • 기고
  • 2014.04.14 23:02

군산 공룡 발자국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문화재청은 10일군산 산북동 공룡과 익룡 발자국 화석 산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군산시 산북동 군장산업단지 부근의 넓은 평야 지대에 위치한 이 화석 산지는 지난해 7월 지방공단 도로개설 공사를 진행하던 중 인근 지역에 대한 지질조사를 수행하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질조사팀이 도로와 인접한 사면에 드러난 공룡 발자국 보행렬을 발견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2013년 8월 8일자 1면 보도)문화재청과 군산시는 화석 산지의 기록보존과 가치규명을 위해 화석 전문연구기관에 정밀조사를 의뢰했으며, 조사 결과 수각류(육식공룡) 공룡과 익룡 발자국 등 다양한 화석이 추가로 발견돼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산북동 화석 산지가 전북에선 최초로 공룡과 익룡 발자국 화석이 함께 발견되고, 좁은 면적에 다양한 화석과 퇴적구조가 나타나는 등 학술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국내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보존상태가 뛰어난 대형 수각류 공룡 발자국 보행렬 화석과, 국내 최대 크기의 조각류(초식공룡) 공룡 발자국 화석(학명 Caririchnium)으로, 백악기 공룡의 행동 특성과 고생태 환경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학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또 이 화석 산지의 입지환경(뛰어난 접근성, 도시 내의 위치,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권 지역에서의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인 점)을 고려 할 때, 한반도 공룡시대의 자연사를 실재하는 화석기록을 통해 전해 줄 수 있는 현장 교육 자료로서도 뛰어난 활용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전북에서는 지난 2009년 부안군 격포 해안의 백악기 퇴적층에서 50여 점의 용각류 발자국화석이 발견됐으나 문화재적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문화재청과 군산시는 풍화로부터 화석층의 훼손을 막기 위해 보호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또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학술현장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산북동 화석산지는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중에 수렴된 이해관계자와 각계의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 문화재·학술
  • 김원용
  • 2014.04.11 23:02

전주단오 전통·역사성 강화 공감

‘전주단오’의 전통성과 역사성을 강화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주단오 연구위원회는 9일 전주전통문화관 경업당에서 1차 회의를 갖고 올 축제방향과 프로그램을 논의했다.이날 회의에서 연구위원들은 전주단오의 대표 콘텐츠인 물맞이와, 단오부채에 대한 전통적인 요소를 확대하되 현대적 요소의 적절한 융합이 필요하도 보았다. 특히 전주단오가 오랜 세월 전주시민과 함께해온 세시풍속인 만큼 그 역사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이를 위해 행사 명칭부터 ‘2014 전주단오’보다 ‘제56회 전주단오’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정진권 문화영토 판 대표는 “1년 단위의 행사계획이 아닌 ‘덕진공원명소화사업’등과 연계해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며,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단오의 역사적·교육적인 의미를 담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상휘 전주시의원은 “지난해와 비교해 특색있는 테마가 무엇인지 부각시켜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송재명 전주전통문화관장은 “현재 전주단오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인기없는 프로그램은 과감히 없애고 전주단오의 대표 콘텐츠인‘물맞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최무연 전주예총회장은“부채라는 콘텐츠를 활용하여 전국 16개 시·도지사 및 청와대 대통령에게 단오절에 행했었던 부채선물을 구상해보자”고 제안했다.올 전주단오 행사는 연구위원의 의견수렴을 거쳐 프로그램을 확정. 음력 5월5일에 맞춰 6월1일부터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 문화재·학술
  • 김원용
  • 2014.04.10 23:02

전북지역 출토 초기 청자 한자리에

도내에서 꽃 피웠던 초기 청자문화를 가늠하는 전시가 마련된다. 한반도 남부 내륙지방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초기 청자의 벽돌 가마와 유물을 통해 일찍이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발전확산했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오는 4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쑥고개로에 있는 박물관의 문화체험관 시민갤러리에서 조사 성과를 알리기 위한 진안 도통리 청자전을 개최한다. 개막일 오후 2~6시에는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초기 청자 연구에서 도통리 유적의 위치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학술세미나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는 도통리 유적에서 출토한 청자해무리굽완 등을 비롯해 도내에서 출토된 초기 청자 약 300여점이 소개된다. 10세기께로 추정되는 초기 청자의 도입 및 확산 과정에서 진안 지역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는 게 박물관의 설명이다. 전시는 모두 5부로 나눠 구성했다. 12부에서는 각각 도통리 유적에서 출토된 선해무리굽 및 중국식 해무리굽완과 이를 바탕으로 발전한 한국식 해무리굽완을 전시했다. 3부에서는 초기 청자 가운데 탁잔(托盞), 병(甁), 호(壺), 뚜껑편 등 다양한 기종을, 4부에서는 도통리 청자의 제작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갑발(匣鉢)과 벽돌 조각을 선보인다. 갑발은 도자기를 구울 때 가마 안에서 보호구 역할을 하는 용기다.5부에서는 도통리 출토 청자와 제작 시기가 비슷한 것으로 추정하는 익산 미륵사지, 남원 실상사, 전주 동고산성, 정읍 고사부리성, 광양 마로산성 등에서 출토한 해무리굽 청자류를 전시해 비교가 가능토록 했다.도통리 유적은 지난 1960년대 지표조사를 실시하면서 존재가 알려졌고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군산대서 발굴을 진행했다. 가마를 만들었던 돌인 벽돌편과 투박하고 문양이 없는 초기 청자의 전형적인 찻그릇인 완(碗)이 집중적으로 발견됐다.국립전주박물관 이나경 학예연구사는 초기 청자는 사찰이나 왕실에서 차를 마시는 문화가 들어오면서 중국에서 유입된 벽돌 가마라는 시스템에서 제작됐다며 도내 지역에서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 초 사이에 청자 제작 문화를 받아 들이고 이후 부안지역의 한국식 진흙 가마로 확산발전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황해남도와 경기도에서 벽돌 가마가 발견됐지만 남부지방은 도통리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 문화재·학술
  • 이세명
  • 2014.04.0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