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교통사고 실태와 예방] (하) 화물차 사고 줄이기
올 초 정부가 발표한 교통안전 종합대책(2018~2022)에서는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000명 수준으로 줄이는 게 목표로 설정됐다. 현재 4000명대 수준의 교통사고 사망자를 5년 내에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에서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책은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부문에 집중된다.
도심 지역에서는 차량 중심의 교통통행체계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이, 고속도로에서는 대형 사고를 많이 일으키는 화물차 사고 예방 대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의 화물차 원인 사망자수는 96명으로, 전체 사망자 214명의 45%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화물차 원인 사망자 수가 539명으로, 승용차(505명)와 승합차(139명)보다 많다.
화물차 운전자는 장거리 및 야간운전이 많아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게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현재 전국 195개 고속도로 휴게소 중 화물차 전용 휴게소는 21개소에 불과하다. 일반휴게소에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태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화물차 운전자들의 안전띠 착용률도 낮은 것으로 지적된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앞좌석의 교통사고 치사율은 2.8배, 뒷좌석은 3.7배나 높아진다.
도로공사가 올 여름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와 졸음쉼터에서 화물차 운전자 1135명을 대상으로 안전띠 착용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항상 착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6%에 그쳤다. 고속도로 전체 운행 차량의 운전석 안전띠 착용률이 90% 중반으로 나타난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20대 운전자와 운전경력 20년 초과 운전자의 착용 응답 비율이 특히 낮았다.
이에 도로공사는 불법 운행에 대한 단속과 함께 화물차와 운전자의 휴식공간 확대, 화물차 운전자 의식개선 추진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향후 화물차 단속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우선 교통안전공단 및 경찰 고속도로순찰대와 화물차 3과(과속, 과적, 과로)불법구조변경적재물 고정 및 결박에 대해 집중 단속을 하기로 했다. 또 졸음운전 사고 예방을 위해 화물전세버스를 대상으로 운행기록분석시스템 자료 분석현장단속기 운영 등을 통해 운전자 휴게시간 준수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속도제한장치 해제, 안전기준 위반 등 법규위반 차량에 대해 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부족한 화물차 주차공간을 늘리기 위해 화물차 가변주차장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화물차 운전자들의 휴게편의공간도 확대하는 등 편의시설이 크게 확충됐다. 전국 휴게소를 현장 조사해 휴게공간 설치가 가능한 20개 휴게소를 선정했다.
특히 화물차 운전자에게 필요한 휴게기능의 표준모델을 개발했다. 바로 ex화물차 라운지이다. 개별 칸막이가 있는 샤워실과 수면실, 건조기가 구비된 세탁실, 휴게실, PC룸, 체력단련실, 안마의자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지는 ex화물차 라운지는 올해 말 10곳에 우선 설치하고, 2019년에 나머지 10곳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졸음쉼터에 화물차 주차면수를 늘이고, 화물차 휴게소를 확대하는 등 화물차와 운전자가 쉴 수 있는 공간을 지속 늘여 나갈 예정이라면서 화물차 운전자들의 의식개선을 위해 화물차 교통안전 발대식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