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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주년 맞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전략기획팀 신설

전북도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공기업·출연기관 경영평가를 한 결과 최상위 등급(S)을 받은 것은 (재)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김보금·사진)가 유일했다. 오랜 숙원이었던 센터를 새로운 건물로 옮기게 됐으나, 이전된 센터를 알리고 덩치가 커진 전북여성일자리센터를 관리하느라 직원들은 휴일이 없어졌다. 고진감래(苦盡甘來). 경영평가 1등은 그간의 노고를 보상해주었다. 개관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김보금)가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안정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전략기획팀을 신설한다. 김보금 센터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전략기획팀이 특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온·오프 홍보를 전담하며, 직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과 함께 성과지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센터는 경력 단절 여성에게 취업 지원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북여성새로일하기센터 외에 새일센터가 없는 익산·군산·정읍·남원 등에는 전북새일지원본부를 마련해 구인 1787명, 구직 1845명, 취업 알선 1267명을 성사시켰다.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전산사무·캐드회계 전문인력, 광반도체 검사조립기능원 등을 중점 양성하고 있는 김 센터장은 "지역 100곳 기업을 직접 방문해 경력 단절 여성 채용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대표들에게 입이 닳도록 설득하는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성사시켜 놓은 일자리를 쉽게 포기해버리는 여성들을 보면 좀 더 적극성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도 에둘러 이야기했다. 하반기에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가 더 바빠진다. 개관 1주년 기념식 외에도 취업 박람회, 다른 지자체의 우수사례로 벤치마킹해온 창업마차·박스샵 운영, 직업교육 훈련,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제40회 전북 여성 백일장 등이 크고 굵직한 사업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개관 1주년 행사는 19·21일로 나뉘어 치러진다. 김 센터장은 "여성들이 일하러 가는 것에 상당한 두려움을 갖는 걸 알게 됐다"면서 여성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국민 강사' 김미경 아트스피치연구원장을 19일 초청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사무회계·생산 제조·보건 등 15개 기업이 참여하는 취업박람회도 함께 마련된다. 21일 1주년 기념식에서는 지역사회에서 '재능 기부'를 할 전문가들을 모아 재능 기부단 발대식을 열고, 센터에서 싹을 틔워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아리 발표회는 물론 취업 박람회까지 이어진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10 23:02

'2012 가람시조문학제' 성황

가람 이병기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가람학으로 정립하고 학문적인 기틀을 마련한 '2012 가람시조문학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재)익산문화재단(이사장 이한수)과 함께 '2012가람시조문학제 추진위원회'가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지난 7일부터 양일간 주최·주관한 이번 가람문학제에서는 전문가들이 가람 이병기 선생의 일생에 대해 조명하며 문화사적 의미를 부여하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특히 이번 '2012가람시조문학제'에서는 가람 이병기 선생의 학문적, 지성사적인 업적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숨겨져 있었던 문화사적 의미 역시 함께 조명하는 통합 문화행사로 진행됐다. 첫째 날인 7일에 열린 '가람 이병기 전국 학술대회'는 가람 이병기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가람학으로 정립하고자 하는 학문적인 기틀을 마련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술대회에서는 가람 유가족과 가람기념사업회, 익산문화재단, 가람학 전공 학자들이 함께 토론자로 참석하여'가람전집 발간의 의의와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앞으로 익산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서 가람 이병기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정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이어 둘째 날인 8일에는 '제4회 가람시조문학제'에서 주제발표와 함께 익산예총이 함께 했던 특별공연 악극 '백제지사 이병기'와 '제32회 가람시조문학상 본상' 수상자인 이지엽 시인과 '제4회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자인 정희경 시인이 함께하는 가람시조문학상 시상식이 가람 생가인 수우재에서 처음으로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다.본상 수상자 이지엽 시인은 "이번 수상 소식을 들으면서 시조에 큰 빚을 지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앞으로 아픔이고 사랑이고 생명인 시조를 위해 부끄럼 없는 생을 살겠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한편, '2012가람시조문학제'는 이병기 선생의 전국화, 대중화, 거점화, 문화콘텐츠화 등을 최종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익산의 보석이자 전북의 자랑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다양한 일면들을 발굴하고 창조적인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당면 과제로 '가람전집의 발행'과 '가람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 문화일반
  • 김진만
  • 2012.09.10 23:02

전북 문화예술, 사랑의 도시 남원서 '활짝'

"주리를 틀어라!"지난 7일 남원 사랑의 광장에서 개막한 '제51회 전라예술제'에서 김완주 도지사가 난데없이 '주리 틀림'을 당했다. 식전 공연으로 취타대 단원들이 연출한 신관 사또 부임하는 장면 중 사또가 김 지사를 무대 위로 불러내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남원이 큰 피해를 입은 데 책임을 묻고 발을 묶어 주리를 튼 것. 순간 공연장은 웃음 바다가 됐다. 김 지사는 "태풍 피해를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면서도 "주리에 틀려 예산을 지원해주기는 처음"이라고 웃었다. 쇼가 끝나자 사또는 이방과 함께 깎듯한 예우로 김 지사의 남원 방문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선기현)가 주최하고 전북도와 남원시가 후원하는 이번 전라예술제는 전북예총 설립 반세기를 넘어 새로운 반백년을 시작하는 원년의 의미를 담아 '함께한 반백년, 치솟는 예술 전북!'이라는 기치 아래 지난 7일 개막 돼 11일까지 계속된다. 특히 전북예총은 올해 예술제에 처음으로 중국 호북성민족가무단을 초청해 국제예술교류의 원년으로 삼았다.이날 첫 공연은 전북음악협회(회장 박영권)가 주관하는 클나무필하모니오케스트라(단장 은희천)의 클래식 음악과 전북음악협회의 빅밴드, 성악가들의 출연으로 문을 열었다. 뒤이어 전북영화인협회(김득남)가 여는 '댄싱퀸'을 시작으로 10일까지 매일 1편씩 총 4편의 영화를 천변극장에서 무료 상영되고 있다. 지난 8~9일 무용협회(회장 김숙)와 연극협회(회장 류경호)가 정성껏 준비한 무대를 올린 데 이어 국악협회(회장 김학곤)와 연예예술인협회(회장 김용철) 역시 10일과 11일 오후 7시30분 야외무대에서 공연과 예술가요제를 진행한다.또 건축가협회(회장 유남구)가 주관하는 건축포럼(7일), 문인협회(회장 정군수)가 주관하는 문학특강 및 시낭송회(8일)가 진행됐고, 행사장인 사랑의 광장 야외전시관에서는 미술협회(회장 김두해)·사진작가협회(회장 방덕원)·건축가협회·문인협회 등이 주관하는 미술·사진·건축·시화전이 예술제 내내 이어졌다. 선기현 회장은 "전라예술제 반세기라는 전통과 역사성을 널리 알려 예술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전북관광의 해에 민간외교 성과와 남원관광의 세계화에 대한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이번 예술제는 1만여 명의 회원들의 위상, 예향 전북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남원문화예술 인구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홍성오
  • 2012.09.10 23:02

"국내 最古, 전주 '삼양다방' 살리자"

잘나가던 시절을 뒤로 하고 어르신들의 사랑방이 돼 버린 전주 '삼양다방'을 살리자는 모금 운동이 열리고 있어 화제다. 모금 운동의 주체는 지역과 이렇다 할 인연이 없는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왈츠와닥터만 커피박물관'(관장 박종만). 2006년에 개관한 이 사립박물관은 우리나라 커피 역사를 바로 알고 기록하자는 취지에서 '커피 탐험대'를 조직하고, 전통다방 살리기 운동 등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종만 관장은 "유럽의 100년, 200년 된 카페와 같이 우리도 그런 다방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모금 운동의 의의를 설명했다.'삼양다방'(전주 경원동 동문문화예술의 거리 소재)은 1952년 문을 연 국내 최고령 다방의 하나. 예전엔 전주의 예술인들이 모여 차를 즐겨 마시던 곳이었다. 사진작가 김학수 선생과 같은 수십 년 단골손님들은 이곳이 "슈베르트 음악을 틀어주던 유일한 곳"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지역 화가들이 그린 그림과 서예가들이 쓴 글씨 등이 걸려 있고 최근 추억의 전시도 열렸을 만큼 문화사랑방으로서 갖는 상징성은 여전하다.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이춘자(62)씨는 뜨거운 물에 흰색 찻잔을 데우고, 쌍화차 한 잔에도 잣이며 호두대추 등을 듬뿍 얹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 값은 2000원, 어르신들에게는 이마저도 50% 할인해 받는다. 박물관은 모금액 전액을 삼양다방을 지원하는 데 쓸 계획이다. 이씨는 "건강이 여의치 않아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모금 운동에 손사래를 치기도 했으나, 박물관 측은 어떤 이해관계도 없이 다방의 경쟁력을 높이는 조력자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07 23:02

한국화가 박미서 개인전, 도립미술관 서울관서

한국화가 박미서씨가 '바람'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열고 있다(10일까지 서울 안사아트센터). 13번째 개인전. 바람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속성을 갖고 있지만, 작가는 바람에 의해 반응하는 사물들의 모양들을 다양한 각도로 보여준다. '바람은 움직임이며 소통이다.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부드럽게 자연의 순환과 호흡을 이야기 한다. 바람이라는 에너지로 길을 연다'는 게 이번 개인전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의식이다.미술평론가 호병탁씨는 "작가가 말하는 바람은 형상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본질로는 존재하는 '부재하는 실재'를 말하는데, 사유는 이런 '있음의 없음'과 '없음의 있음'이라는 형이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평했다. 순천만 갈대숲·모악산의 겨울·설악산 운해 등을 배경으로, 한지섬유·면섬유·화선지 등에 아크릴 물감과 수묵담채로 그린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전북대 섬유공학과 출신으로, 1986년 연지회 창립전을 시작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예총 익산지부 수석부지부장, 한국미술협회 익산지부장, 이리남성여중고등학교 총동창회장 등을 지냈다.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박미서 전=1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인사아트센터).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07 23:02

12. 완주 갈동유적 1호 무덤 출토 청동기 거푸집 - 하나의 틀로 '한국식 청동칼' 세형동검·청동창 제작

완주 갈동의 청동칼 거푸집이 빛을 다시 본 것은 무려 2100년 만의 일이다. 무덤 속에 함께 묻힌 주인이 생전에 가장 애지중지했던 물건일지도 모른다. 귀한 청동칼을 만들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2003년, 전북 완주군 이서면 반교리의 갈동마을과 양동마을 사이에 새로운 도로가 생겼다. 이곳에 남아있던 유적이 도로 건설로 파괴되기에 앞서 문화재 발굴이 이뤄졌다. 호남문화재연구원이 70여 일에 걸친 조사 결과 끝에 낮은 언덕 위에서 초기철기시대(기원전 3~4C ~ 기원전 1C청동기가 주로 쓰였지만 점차 철제품의 비중이 커졌던 시기)의 움무덤 3기가 확인되었다.그중 1호 무덤에서 출토된 거푸집이 이번 글의 주인공이다. 오늘날이야 뛰어난 철제품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내지만, 쇠를 부릴 기술이 모자랐던 당시에는 녹는 온도가 보다 낮았던 청동기가 주력 생산품이었다. 구리와 주석을 녹인 주물을 미리 만들어 놓은 거푸집에 부어 식히면 우리에게 익숙한 청동기가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정밀한 거푸집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갈동 출토 거푸집의 원석은 곱돌(활석)이다. 만지면 양초처럼 매끄럽고 쉽게 긁힌다. 무언가를 새기기에 적합한 소재였다. 당시의 장인은 거푸집으로 쓸 곱돌을 구하고 나면, 알맞은 크기와 형태로 다듬고 표면을 갈아 평탄한 면을 만들었다. 다음에는 원하는 청동기의 모양을 평면 위에 설계하고 그 안을 파냈다. 새길 때 쓰는 도구로는 더 단단한 돌이 사용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양면을 가진 청동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틀이 하나 더 필요했다. 두 개의 틀을 만들어 새긴 면을 서로 포개면 한 세트의 거푸집이 완성되었다. 갈동 출토 거푸집의 두 틀에 새겨진 주형의 외곽선이나 깊이는 서로 거의 오차가 없을 정도로 정교했다. 장인은 이렇게 포개진 거푸집을 세우고 미리 뚫어 놓은 구멍으로 녹인 청동 물을 부어 넣었다. 거푸집 속에서 주물이 굳혀지기를 기다린 뒤 떼어내 숫돌로 표면을 매끄럽게 하거나 날을 세우면 이윽고 하나의 청동기가 탄생됐다. 청동기는 당대의 최첨단 기술이 결집돼 만들어진 신분과 의례의 상징물이었다.완주 갈동유적 출토 거푸집은 두 개가 한 세트를 이루는데 각각 '한국식 청동칼'이라고도 부르는 세형동검의 주형이 새겨져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두 개 중 하나의 반대면에 청동창의 주형도 있다는 것. 하나의 거푸집으로 청동칼과 청동창을 제작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완주 지역은 초기철기시대 중심지 중 하나로 손꼽을 만한 곳이다. 근래에 조사된 갈동, 신풍, 덕동 유적의 대규모 무덤 유적에서 쏟아져 나온 다양한 금속제품들은 전국 어느 유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오히려 더 값지다. 무엇보다도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한국식 청동칼의 거푸집이 여기서 나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교역이 아닌 자체 생산의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즈음에서 역사적으로 수준 높은 선사 문화의 근간에는 풍부한 생산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본다. 어쩌면 맛과 멋이 가득한 예향의 고장 전북의 전통은 2100년 전에 튼튼한 뿌리를 내려놓은 것 아닐까. /최경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일반
  • 기고
  • 2012.09.07 23:02

장진영 떠난지 3년, 스크린서 다시 만나요

'국화꽃 향기'를 남기고 간 故 장진영씨의 영화를 다시 만난다.전북대가 고인의 영면 3주기를 맞아 생전 고인의 뜻을 담아 장학금을 전달한 가족들과 여전히 고인을 아끼고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 7일엔 '국화꽃 향기', 14일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지아트홀에서 선보인다. 전북독립영화협회 역시 11·18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유작 '청연'과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상영한다. 그는 '국화꽃 향기'의 희재였고, 희재는 곧 그였다. 각박한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순애보를 보여준 고인은 병마와 싸우며 사랑을 지켰고 그 모습 그대로 팬 곁을 떠나갔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2006)에서 보여준 연기 변신은 파격적이었다. 변두리 룸살롱 아가씨 연아로 출연해 육두문자를 입에 달고 살은 그는 약혼녀가 있는 건달과 장난처럼 연애를 시작해 거칠고 비극적인 사랑을 표현해내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특히 '청연'(2005)은 안팎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한국 최초의 여성비행사 박경원을 맡은 고인은 제작비 문제로 수년간 촬영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다른 영화의 출연 제의를 거절하고 의리를 지켰다. 영화는 비록 흥행에서 실패했지만, 고인이 지켜낸 의리는 오랫동안 회자됐다. 모든 작품은 무료로 상영되고, 선착순으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07 23:02

클래식 유망주, 프로 무대에 당찬 도전

엄숙하고 고루하기만 할 것 같은 클래식 음악계도 일찍부터 '슈퍼스타 K'와 같은 경연 프로그램의 위력에 눈을 뜬 것일까. 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강석희)이 39회 째 유망 청소년신인들을 발굴해 연주회를 연다. 최종 우승자 선발을 위한 오디션까지는 아니어도, 도내 거주자로 성악만 빼고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같은 인기 악기뿐 아니라 플루트와 오보에 같은 목관 악기와 호른과 트럼펫 등의 금관, 하프까지 문을 열어뒀다.올해 참가 신청서를 낸 신인은 60여 명. 독일우크라이나 유학생 등 실력이 출중한 참가자들까지 가세해 심사위원단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 결과 선발 인원은 2명이 더 추가된 피아노 김초롱(전북대 3) 박소연(전주대 대학원) 최고운(전북대 4), 바이올린 문준철(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정하은(우크라이나 국립 차이콥스키 음악원), 클라리넷 박인혜(충남대 4), 호른 강승진(한예종 3), 튜바 백승빈(전북대 3)씨.전주예고 수석 입학으로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낸 정하은씨는 4년 전 전주시향의 유망 청소년 연주회에 발탁됐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유학 때문에 연주회를 못하고 돌연 출국했다가 아쉬움이 컸던 터라 재도전했다. 콩쿠르를 위해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35'를 준비 중인 그는 "이번 무대가 프로 연주자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일 것"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때 뒤늦게 호른을 배운 강승진씨 역시 이번 연주회가 각별하다. 세계에서 가장배우기 어려운 악기로 기네스북에 오른 호른과 친해질 수 있도록 이끌어준 스승과 한 무대에 서는 영광의 자리. 호른 연주자에겐 로망이라 할 수 있는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4번 작품 495'을 선택한 이유도 이 무대가 갖는 중요성을 반영한다. 백승빈씨가 13㎏이나 되는 튜바를 하게 된 건 어렸을 때 덩치가 있다는 단순한 이유였다. 지난해 전역한 뒤 마음을 다잡고 신청했다가 운 좋게 됐다고 좋아한 그는 튜바 연주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유명한 윌리암스의 '튜바 협주곡 바단조'를 선곡했다. △ 전주시립교향악단 유망 신인 음악회 = 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07 23:02

가람선생의 한국문학 발자취 재조명

시조와 국문학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가람 이병기 선생(1891년 ~ 1968년)을 기리는 작업이 '가람시조문학제'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가람은 1920년대부터 시조의 혁신을 제창하며 현대시조를 개척했고, 서지학(書誌學)과 국문학 분야에서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특히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6.25전쟁이 터져 고향인 전북으로 내려와 전북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등 전북문단의 발전에도 큰 힘을 보탰다.그러나 문학사에 남긴 혁혁한 공에 비해 그를 기리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인색했다. 익산 여산에 생가가 보존되고, 전주 다가고원에 시비가 세워진 정도. 가람기념사업회·가람시조문학회 등이 결성돼 그를 기리고 있으나 가람문학관 건립 등에는 아직 힘이 미치지 못했다.이같은 반성 아래 그동안 각 단체에서 진행하던 가람 관련 사업들이 '2012가람시조문학제' 아래 하나가 되어 진행된다. 익산시가 익산문화재단과 함께 지난 5월 가람기념사업회·가람시조문학회·원광대학교 대안문화연구소·익산문인협회 등과 뜻을 모아 단일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가람문학제를 열기로 하면서다.단일 추진위원회 구성 후 첫 문학제가 7일부터 8일까지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과 익산시 여산면 소재 가람 생가 수우재에서 열린다. 추진위원회는 가람문학제를 통해 '가람의 전국화·대중화·거점화·문화컨텐츠화'를 4대 목표로 삼고 가람의 다양한 일면들을 발굴 및 재현할 계획이다. 또 올 문학제를 계기로 가람전집의 발행과 가람문학관 건립을 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올 문학제는 '가람 이병기 전국 학술대회'로 그 서막을 열고(원광대 숭산기념관), 둘째 날 '가람시조문학제'로 이어진다. 학술대회는'호남학 기틀 마련을 위한 가람학의 정립'을 주제로, 가람이 한국의 시조와 국문학에 남긴 업적을 재조명, 가람 전집 발간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수우재에서 진행된 문학제는 가람시조문학상, 학술발표, 초·중·고·대학생 및 일반 전국 백일장, '백세지사 가람 이병기'악극 공연, 익산문화체험 등이 펼쳐진다. 올 시조문학상은 본상에 이지엽 시인, 신인상에 정희경 시인이 수상한다. 악극 공연에서는 가람 스스로 술복·문복·제자복이 있는 '삼복지인 '이라고 자처할 만큼 술과 시와 제자를 사랑한 가람 선생을 만날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07 23:02

도지사 공약 '전북문화재단 설립' 불발되나

김완주 도지사의 공약(公約)사업 가운데 하나인 '전북문화재단 설립'이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 8월 내 설립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던 전북도는 내부적으로는'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설립유보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김완주 지사는 지난 6월 열린 도의회 임시회에서 배승철 의원(익산1)이 문화재단 설립 여부를 묻는 도정질의에서 문화재단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한 일정 규모의 기금 마련을 전제로 "문화재단 설립에는 원칙적으로 뜻을 같이 한다. 8월까지 기금 확대 조성방안 등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하지만 김 지사가 제시한 기한이 지난 이달 5일 현재까지 공식 입장이 발표되지 않고 있다. 전북도는 500억 원의 기금 마련과 기능역할에 대한 논의 불충분, 다양한 의견 수렴 등을 들면서 '아직 설립 여부와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먼저 3억~5억 원에 달하는 문화재단의 경상비를 충당하기 위한 500억 원의 기금 마련이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도가 기금으로 조성이 가능한 168억 원을 제외한 332억 원을 모으기 위해 해마다 50억 원씩 출연한다고 해도 최소 6~7년이 걸린다. 산술적으로 김 지사의 임기 내에는 설립이 불가능하다는 계산이다.또한 도는 문화재단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다른 지역의 사례 연구, 도민 여론조사, 전문가 의견 조사, 40차례가 넘는 간담회공청회 등이 개최됐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전북도 관계자는 "지난달 폭염, 태풍 등의 자연재해와 이견 조율로 설립 여부가 미확정된 상태"라며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달 중순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배승철 의원은 "도지사가 8월 안에 설립을 결정한다고 도민과 약속했는데, 아직 후속 조치가 없어 의회를 경시한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다"면서 "집행부는 문화재단 설립이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다. 자연재해 복구와 같은 긴급 사안이 어느정도 해결된 뒤에도 입장 표명이 없다면 의회 발언을 통해 끝까지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2.09.06 23:02

도립국악원 목요국악예술무대 '가·무·악, 소리-놀이'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선형)이 '가·무·악, 소리-놀이'로 주제로 하반기 목요국악예술무대를 진행한다.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중심에 둔 목요국악예술무대는 폭넓은 관객층에게 전통예술을 관람하도록 하는 대표적 상설 공연. 9월6일 첫 무대는 국악 실내악'쾌지나 칭칭 나네'를 시작으로 25현 가야금(김정연)과 거문고(장연숙)의 이중주'격정', 무용극'포구락', 창극단 박건이 선보이는 '흥부가' 중 '박타는 대목', 창극단 문명숙 이연정 배옥진이 들려주는 민요 '사철가' 등으로 구성됐다.2004년부터 시작된 목요국악예술무대는 올해 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이 갖는 단별 특수성을 고려해 새로운 무대를 준비 중이다. 한국 춤의 미를 유파별로 선보이는 '입춤'과 전라도 소리의 멋과 흥이 어우러지는 판소리가 중심에 놓이고, 타악 연주자 박범훈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관현악도 마련됐다. 20일 '유파별로 본 한국 춤의 美, 입춤', 10월4일 '전라도의 흥, 전라도의 소리', 10월18일 박범훈의 음악세계'뭇소리 一鶴', 11월8일 이연정의 소리 발표회'적벽대전', 11월22일 '가을 밤, 국악여행'으로 갈무리된다. 모든 공연은 사전 예약제. 현장 좌석권은 선착순으로 배포된다. 문의 063)290-5539. www.kukakwon.or.kr △ 전북도립국악원 목요국악예술무대 = 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06 23:02

40년 수묵화 "아직 갈 길 멀어"

'외사조화(外師造化) 중득심원(中得心源)'(밖으로는 대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안으로 이를 깨달아 심원의 경지에 이른다)문인화가 소당 김연익씨가 월간 '서예문화'가 주최한 한국 문인화 중진작가 초대전에 전북을 대표하는 작가로 초청됐다. 그는 여기에 임하는 자세로 중국 수묵산수화의 창시자 장조의 '외사조화 중득심원론'을 꺼내들었다. 40년간 수묵화 작업을 해온 그이지만,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아직도 부족함을 느낀다는 겸손함을 바탕으로 계속 정진할 것을 스스로 다짐하면서다."서화의 미학은 필성과 묵정으로 작가의 성정을 표현합니다. 자기 인생에서 성심을 다하는 자세로 작품에 임해야만 동양예술의 최고 지향점인 '일품(逸品)'의 경지에 이를 수 있고, 이 점은 모든 예술인들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이번 초대전에는 달빛아래 달과 별, 백매화가 꼿꼿하게 담긴 작품('월하노백매도')을 비롯해 소나무새물고기 등을 소재로 삼아 작가의 심정을 글로 담은 작품들이 출품됐다. 유한당 홍원주의 시 '석향매(惜鄕梅)'를 6폭 병풍에 펼친 작품도 만날 수 있다.김씨는 전북미술대전 문인화분과 초대작가 회장을 지냈으며, 전북도 예술상을 수상했다. 진묵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주시 효자동에서 소당서화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소당 김연익전 = 11일까지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06 23:02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마라"

조선시대 내내 판단이 흐린 임금으로 불렸던 광해군(1575~ 1641). 그러나 20세기에 일본 학자 이나바 이와키치에 의해 광해군은 실용주의 외교로 백성들에게 은택을 입힌 군주로 둔갑됐다. 오항녕 전주대 역사문화학과 교수(51前 본보 문화전문시민기자)가 출간한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너머북스)은 바로 이런 간극에서 나왔다. 먼저 씁쓸한 저자의 결론. 그는 "광해군의 부활은 역사 왜곡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했다. 그러나 "나라를 망치는 과정을 알면, 나라를 일으키는 방법을 찾을 수 있듯" 저자는 이 책에 대해 '광해군을 폐위시킨 뒤 이 땅에서 살아야 했던 조선 사람들에게 바치는 안타까운 위로, 역사적 연대의 편지'라고 적었다. 근대주의 역사관에 대한 비판, 즉 "유럽 계몽주의자에게 봉건사회는 암흑인 것처럼, 조선은 빨리 지나갔으면 좋았을 해체기로 인식하는 류"에 '딴지'를 걸고, 시스템의 작동사람들의 비전과 욕망사건의 우연성을 따져 촘촘한 읽어내기를 시도하는 이 책은 자타가 공인하는 '실록 전문가'답다. 저자는 묻는다. 광해군 15년을 왜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하느냐고. 그리고 답한다. 잘못을 깨달아도 노선을 절대 바꾸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바로 그런 광해군의 실패를 세 시기로 나눠 그려냈다. 즉위부터 계축옥사(광해군이 영창대군 및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해 일으킨 옥사)를 감행한 시기(1기즉위~1613), 다른 정치세력은 일절 배제시키고 눈과 귀를 닫았던 아집의 정치(2기1613~1618), 불안한 정치로 측근들도 등을 돌리는 무능의 사태(3기1618~계해반정)다. 새로운 정치의 초기 광해군이 정인홍 등 북인 정치 기반을 축소시켜나간 점은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그 시기 민생은 정말 암담했다. '광해군은 대동법을 시행하려고 했으나, 지주들이 반대해 못했다'고 알려진 사실을 전면으로 뒤집은 이 책은 오히려 계축옥사가 대동법을 통해 민생 안전을 추진하려는 세력을 몰아내고 궁궐 공사를 선택했다고 반박한다. 선조부터 짓기 시작한 창덕궁이 완공되고 나서야 창경궁경운궁을 다시 건립하면서 쓴 재정은 전체 예산의 15~25%. 여기에 건립비 충당을 위해 면죄부까지 주는 '공명첩'을 뿌렸으며, 이듬해 명나라 요청에 의해 준비 없는 파병으로 나라가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 이뿐만 아니다.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는 국무회의 성격에 가까운 '경연'은 뒤로 하고 왕이 직접 국문에 참여하는 친국에 매달렸으며, 대개 1~3년 내 편찬되는 '선조실록'을 10년이 지나서야 내놓아 공정성 면에서도 의구심을 샀다. 이 과정에서 임해군 옥사부터 김직재 옥사계축옥사영창대군 증살인목대비 폐위까지 이뤄졌다. '무기력'이 계속되면 '무능'이 된다. 광해군은 정책과 사안에 대한 판단 능력을 상실한 차원을 넘어 아예 손을 놓는 상황에 이르렀다. 저자는 이를 통해 "어리석음으로부터 탈피하라. 그래야만 어리석은 정치의 익살극을 끝낼 수 있다"고 일갈한다. 그러나 우리네 정치판은 아직도 국민들을 완벽하게 속이고 사실을 왜곡한다. 이것이 광해군의 부활과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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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9.06 23:02

[황미연의 유물 유적으로 만나는 전북국악사] 38. 가야금산조 명인 신관용 - '전북제 가야금' 중시조로 평가

가야금 연주사의 한 켠에 묻혀있는 신관용(1912-1961)은 50세의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일제강점기 전북을 중심으로 활발한 음악활동을 전개했던 가야금 산조의 명인으로 '전북제 가야금'의 중시조로 평가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나 민족적으로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대를 살면서도 감명 깊고 개성적인 값진 가야금산조를 오늘에 남겨놓은 그는 전북지역에 국한되어 살아온 삶과 예술세계로 인해 오늘의 사람들과 국악사에 잊혀져가고 있는 사람이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사회적 배경에 따른 침체기와 서양음악이 이 땅에 전래된 뒤 음악사의 맥을 뺏긴 전통음악, 그중에서도 민속음악의 길을 걸어온 한낱 지방 음악가에 지나지 않은 사람들의 자취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 그가 남긴 음원 몇 장과 유일한 사진 등이 대신 말해주고 있다. 특히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떠돌며 살아온 신관용은 그의 음악세계를 조명할 수 있는 가야금산조 한바탕을 이어 오게 했지만 본인이 직접 연주했다는 산조테이프를 통해 궁핍한 시대에 민속음악인의 삶의 진실과 미의식을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제에서 태어난 그는 전주는 물론 군산, 정읍, 멀리 경남 진주권번에서 후학을 지도하며 전북제를 상징하는 가야금산조를 탄생시켰다. 어느 누구도 따들 수 없는 가야금산조의 기교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금을 울렸으나, 그에 대한 조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영채에게 가야금산조를 익히고 강순영, 송창섭, 주선희 등 당대를 대표하는 연주자를 길러낸 신관용은 말년에 아편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했듯이 가야금산조에서도 슬프고 아픈 가락을 한 시대를 살아갔다. 현재 그의 묘는 김제시 복중동에 있는 산소마저 현대화 물결에 밀려 공단 이전사업으로 인해 소멸되어 그의 발자취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신관용의 음악세계는 탄탄한 미학을 근거로 전북의 미감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1990년대 그의 후손을 찾아 촬영한 유일한 사진은 그나마 이제 그를 대변하는 유물이 되고 있다. 그리고 전주교대 학장을 지냈던 김만곤씨가 소장했던 그의 유일한 유물이었던 가야금도 이제는 행방을 알 수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산조는 명인의 연주에 따라 다양한 색채와 빛깔로 그 모양새를 드러낸다. 전남제, 충남제와 달리 전북인의 마음을 녹녹하게 담아낸 전북제 가야금산조의 중심에 있는 신관용류 가야금산조. 전북제 가야금산조를 상징하는 신관용에 대한 재조명작업이 필수적인 것도 이처럼 전북인의 모습과 지혜를 반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끝) /전북도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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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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