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0 01:06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촛불혁명, 그 위대하고 아름다운 순간들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왔다. 돌아온 계절에 다시금 지난 겨울을 떠올린다. 국민들은 적폐청산을 외치며 광장으로 쏟아졌고,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말에 LED 촛불까지 꺼내들며 눈발 아래 광장을 지켰다.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인 2016년 병신년 가을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 정유년 봄까지, 혁명의 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이원구 시인은 펜을 들었다.이원구 시인이 광장에 나가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한 서사적 산문시집<촛불, 모든 날이 좋았다>(시와에세이)를 펴냈다.어제 탄핵소추안이 결의되었는데/ 시민들은 광장에서 다시 촛불 밝히는 것일까/ 12월 10일 7차 촛불집회/ 왼손가락으로 창백한 별자리 짚으면서/ 통기타 두들기는 가수들이 온몸으로 절규하고 있었다/ 그 리듬에 끌려 어깨 흔들면서 함성 지르는/ 시민들은 대통령이 잘못하면 쫓아낼 수 있다고 깨닫고/ 벅찬 승리의 기쁨 터트리고 있었다( 시민은 대통령을 쫓아낼 수 있다 중)촛불혁명에 대한 시인의 주관적인 소감을 담은 시집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이 시인의 작품은 감상과 함께 혁명의 극적인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그에 따르면 문학적 성취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시민대중과 촛불의 감동을 나누고 역사적인 순간의 가치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 시집을 냈다. 시를 읽고 있으면 세밀한 상황 묘사로 광화문 현장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이유다.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의 판결, 아, 역사적인/ 2017년 3월 10일 금요일 오전 11시 21분/ 화산 폭발하는 가슴속에서 살구꽃, 앵두꽃 마구 터지는/ 환성 지르면서 안국동,/ 헌재 앞에서 밤새워 농성한 청년들,/ 아침부터 안국동으로 모여든 시민들은 눈믈 흘리면서/ 얼싸안고 촛불 승리 만세소리/ 쏟아지는 광화문광장(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중)이 시인은 시집의 주인공은 이름 없는 시민들이라고 말한다. 그는 모든 길이 통하는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로 새로운 역사를 쓴 시민들, 자유를 위치다가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이들에게 시집을 바친다고 말했다.완주 삼례 출신인 그는 1985년 시집 <궁뜰 외할머니네 이야기>로 등단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헌정시집 <노랑 부엉이들, 부활하다>, 수필집 <들꽃학교 노교사 교육희망을 보다> 등을 썼다. 전국국어교사모임 창립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민족문학교과서>를 함께 편찬했고, 현재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1.24 23:02

[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68. 안달이 나다-속이 타서 달아오른다

안달은 안이 달아오르다란 뜻을 가진 말이다. 안은 온갖 장기가 있는 몸속을 가리키는 말이니, 이 말은 곧 속이 타서 달아오른다는 뜻이다. 흔히 어떤 일의 결과를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속을 태우며 안타깝게 고민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현대인들의 일상적인 말에는 마치 죽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면 말끝마다 죽고, 죽겠다라는 단어를 입버릇처럼 쓰고 있다.가령 좋아 죽고, 싫어 죽고, 예뻐서 죽고, 배고파 죽고, 배불러 죽고, 맞아 죽고 싶다 등이다. 말로만 보면 온통 죽이는 살벌한 세상이다. 한때는 우리 사회가 마치 무슨 도살장이라도 된 듯, 마누라 죽이기란 영화에 전직 대통령인 김대중 죽이기까지, 말로 따지자면 거의 한 번씩 다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살아 있음이 놀랍다.자신의 삶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만큼 이제부터 죽겠다는 부정적인 표현보다 살겠다는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꾼다면 더 이상 우리의 삶이 사(死)의 찬미가 아닌, 생(生)의 찬미로 바뀔 것이다.그렇게만 된다면 지겨워 죽겠다던 가정, 학교, 직장, 사회뿐만 아니라 나아가 나라 전체가 함박웃음꽃이 필 날도 멀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누구 죽이기가 아닌, 누구 살리기로 바뀐다면 수많은 생명이 살아나는 삶의 기쁨이 가득한 세상이 올 것이다.요즘 주변을 보면 남들을 비교하고 또 비교해서 깎아내리지 못해서 안달 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안달은 조급증의 일부다. 항상 바쁘고 긴장된 삶을 사는 현대인은 누구나 조급증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급증은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변형돼 남들보다 뒤떨어지는 것을 못 참는 일종의 열등감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7.11.17 23:02

김형중 문학박사가 걸어온 삶의 흔적들

살면서 겪어야 하는 우여곡절로 인해 행동 반경의 울타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려나가느냐가 그 사람의 삶의 색깔을 가늠한다. 걸어 온 흔적을 가슴에 새겨 역사를 만들 때, 삶의 깊이와 높이를 계측해보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닌가 한다.김형중 문학박사(전라북도 인재육성재단 사무국장)가 첫 수필집 <하얀 흔적들>(한국문화사)을 냈다. 시집 출간과 전북일보 칼럼 게재 등 활발한 집필활동을 해왔지만 수필집을 세상에 내놓기는 처음이다. 고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극심한 생활고, 어머니의 헌신으로 만들어진 대학생활, 중등 교사가 된 후 불철주야 달리던 젊은 시절, 삶의 내공으로 경력을 써내려오면서 겪어야했던 좌절감, 중국(대만) 유학에 실패하고 교수가 되기까지의 시계바늘 등 희고 검은 발자국을 활자화했다.저자의 삶을 돌아보는 글뿐만 아니라 주변 소재사건에 대한 생각이 작품의 절반을 차지한다. 수록글 박수 받는 삶을 찾아서 어른으로 살아가는 길등에서는 노인이 아닌 어른으로서의 무게책임감을 말했다. 사회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인재상과 세계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다양한 문학동인집과 전북일보 칼럼 새벽메아리에 연재했던 글도 수록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1.16 23:02

중국서 건너온 사주학 흐름 한눈에

생년월시를 알려주면 술사는 만세력을 보고 종이 한 장에 여덟 글자를 써낸다. 술사는 그 여덟 글자를 보며 우리의 물음에 답해준다. 그러나 답답함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결국, 다른 술사를 만나 같은 생년월시를 내놓고 똑같은 질문을 한다. 분명 하나의 생년월시가 만들어낸 다를 수 없는 여덟 글자인데, 왜 저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것일까?우석대 교양학부 김두규(58) 교수 <사주의 탄생>을 통해 중국에서 시작한 사주학이 변용돼 한반도로 들어오는 과정을 하나씩 되짚어가면서 그 물음에 답한다. 한국과 중국에서 나온 술서와 역사서를 번역분석해 사주 이론을 발달시킨 선구자들은 물론 사주 이론의 완성자들, 사주 이론과 그 사회적 함의, 한반도 사주술의 수용과 전개 과정 등을 서술한다.김 교수는 이 책은 사주를 미신이라 비판하는 이들에게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사주를 다시 보는 계기, 사주 공부를 해도 요령부득한 사람들에게는 사주의 정석, 사주를 하나의 동양학 담론으로 삼고자 하는 진정한 학적인 의미에서는 사주학 정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 교수는 한국외대,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독일어를 전공했고 1994년부터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0년 독문학에서 풍수지리로 전공을 전환했다. <한반도 풍수학 사전>, <조선 풍수, 일본을 論하다>, <국운 풍수> 등 총 21권의 역서와 저서를 집필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11.16 23:02

소매치기 - 조선시대 소맷자락에 물건 넣고 다닌데서 유래

소매치기는 혼잡한 곳에서 남의 물건을 슬쩍 훔치는 사람이다. 소매치기는 생각보다 오래된 절도 수법이다. 조선시대에 도포 소맷자락이 꽤 길어서 외출 시 호주머니가 없는 도포나 두루마기를 입는 양반층이 주머니 대신 소맷자락에 물건을 넣어 다닌 데에서 온 단어 ‘소매’와 물건을 꺼내 간다는 방법 ‘치기’의 합성어가 소매치기다.흥선대원군이 도포 자락의 폭을 줄인 이후로는 물건을 넣기 힘들게 되었으므로, 최소 고종 이전부터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도둑이 어느 시대엔들 없었겠는가마는 소매치기 이외의 표현으로는 한자어 ‘도모’나 일본어 ‘쓰리꾼’이라고도 불린다.취객을 상대로 한 소매치기를 가리켜 ‘아리랑치기’라는 용어를 쓴 적 있고, 버스에 승차하려는 피해자의 앞을 막고 핸드백을 열거나 째서 절취하는 ‘올려치기’가 있다. 그리고 양복 안주머니를 면도칼로 째고 절취하는 ‘안창따기’가 있고 핸드백 등을 열거나 째고 금품을 절취하는 속칭 ‘빽따기’, ‘빽치기’가 있다. 또 팔찌 등을 끊어서 절취하는 ‘굴레 따기’가 있다고 한다.여담으로 ‘소매치기 수(?)’라는 한자가 있다. 이 한자는 ‘손 수(手)’자 세 개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유는 손이 눈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소매치기들에게 기생해서 이들로부터 상납금을 받는 사람들을 ‘소매치기 야당’이라고 한다.소매치기들은 지하철에서 잠자고 있으면 옆에 앉거나 서서 손가락으로 주머니를 슬금슬금 건드리면서 지갑을 찾기 시작한다. 이때 맞은편이나 대각선 쪽에 있는 다른 승객은 바람잡이일 가능성이 있어서 옆에서 피해자를 깨우려고 하면 협박한다고 한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7.11.10 23:02

66. 불쌍하다 - 눈으로 보기에 '처지가 안 됐다'는 시각적 언어

우리말에 불쌍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지나 형편이 어려워 애처롭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주인을 잃은 불쌍한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왔다. 또는 의사가 되어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등으로 쓰입니다. 유의어는 가련하다, 측은하다, 가엾다가 있습니다.그런데 어떤 사람은 불쌍하다의 어원을 모든 것은 쌍이 되어야 하는데 쌍(雙)이 되지 못했으니 불쌍(不雙)하다는 것에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또 다른 어원을 보면 옛날 정이천(程伊川)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선비에게 세 가지 불행이 있다고 했습니다.첫째는 젊은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여 고관이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20대에 판검사 되고 30대에 사장 되었다고 다 성공합니까. 세상은 경륜이란 게 필요합니다. 젊어서 고관대작 된 사람들의 말로는 대개 쇠고랑입니다. 세상 경영이란 다 때가 있는 법이라는 뜻입니다.둘째는 부모의 세도를 등에 업고 고관이 되어 세도를 누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이런 자식들을 수없이 보았습니다.셋째는 재주가 남달리 비상하여 그 재주를 함부로 쓰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이 세 가지의 말로는 결국 상서롭지 못한 일로 규정지어 불상(不祥)이 되었다는 것입니다.현대에서는 내 감정구조에 상대편이 측은하게 생각되면 불쌍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잘못된 것입니다. 상대편은 자기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내 마음이 불쌍한 것입니다. 따라서 불쌍하다의 정확한 어원은 분명하지 않고 눈으로 보기에 처지가 안 되었다는 시각적인 언어인 셈입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7.11.03 23:02

소멸 노래하며 자기정화 꿈꿔

하늘 호수를/ 물수제비가 뜬다// 첨 첨 첨// 파란만장을 건너가는/ 한 꼭지 사금파리 인생/ 가다가 가다가/ 먼동을 꿈꾸며/ 수많은 원의 파동으로/ 저문다(표제작 초승달 한 꼭지)소재호 시인이 신간 <초승달 한 꼭지>(인간과문학사)를 펴냈다.이번 수록 작품들을 관통하는 분위기는 차분함과 고요함이다. 얇은 빛만 떠 있는 까만 밤과 같다.아마도 빛은 삭고 없다( 어떤 무덤 중), 모든 만상은 한참 사그라지고 있는 중이다( 서서히 사그라짐에 대하여중), 초연히 노을처럼 저물고 싶어( 사당의 배롱나무 중), 가을이 스르륵 가고 있네( 억새 꽃 중), 생각하므로 소멸되어 가는 것이다( 존재에 대하여 중) 등 그의 작품 곳곳에 볼 수 있는 표현 때문일 것이다.복효근 시인은 이를 두고 소멸과 어둠을 통한 자기 정화의 시학이라고 밝혔다.그는 시집 속 삭다, 저물다, 소멸되다, 간다, 없다 등의 단어들은 소멸의 뉘앙스가 짙다며 소 시인의 시는 정지된 삶이 아닌 끊임없는 생성-변이-소멸을 우주만물의 원리로 포착하고 있다고 말했다.사라짐은 덧없음, 허무로 귀결될 수 있으나 소 시인은 소멸을 통해 정화를 꿈꾼다. 그는 소멸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다 두고 가리라/ 맑은 물처럼 청송 바람처럼/ 달랑 나 하나 깨끗이 가리라( 저승의 동행 중)고 다짐한다.투명한 언어의 실을 한 생애 뽑아내고 싶다는 소 시인은 살아갈 인생의 목표가 처음엔 몇 가닥이었는데 어느덧 다 뭉개지고 하나만 남았다며 시를 통해 자기정화를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전북문인협회장, 석정문학관장, 원광문인회장 등을 지낸 그는 현재 신석정문학상운영위원장, 한국문현 문인 권익 옹호위원 등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1.03 23:02

전북신문학상에 장정숙 시인

제6회 전북신문학상 수상자로 장정숙(65) 시인이 선정됐다.한국신문학인협회 전북지회는 심사위원회를 열고 제6회 전북신문학상 수상자로 장정숙 시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시집 <수상한 날>.황송문 심사위원장(시인선문대 명예교수)은 장 시인은 일상의 경험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느낀 점과 깨달은 점 등을 탈(脫)일상화 함으로써 숨겨진 내막을 조명하고 갈등 해소의 길을 찾는다고 평가했다.장 시인은 고통스러운 관조와 통찰을 거쳐 나름의 시를 끌어내려고 끊임없이 도전한 게 오늘의 영광을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며 꺼져가는 여심의 늙음과 쇠진에 젊고 생생한 시를 수혈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장 씨는 김제 출신으로 2004년 지구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 조차도 사랑이라>, <깍지 우렁이>, <꽃돌>, <수상한 날> 등이 있다. 버팀목문학회, 한국신문학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한편 시상식은 3일 오후 4시 전주 백송회관 대연회장에서 열린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황송문 선문대 명예교수를 초빙해 동심(童心)과 농심(農心)과 창조적 상상이란 주제로 문학 강연을 갖는다. 또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회원 시화 30여 편을 전시한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11.01 23:02

65. 어쭈구리 - 사전엔 없어…'아주+그렇게'에서 파생된 말

어쭈구리 호프집이 많다. 전국 연쇄점이어서 대단히 많다. 어쭈구리와 같이 독특한 말을 사용한 상호는 더욱 눈에 잘 띈다.그런데 왜 굳이 불량스러운 말인 어쭈구리인가? 유쾌, 통쾌, 흔쾌하게 술 마실 수 있는 만인의 광장 호프집에 남을 무시하고 비아냥거릴 때 쓰는 어쭈구리는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장삿속에서 아무렇게나 선택한 상호라면 할 말은 없다.어쭈구리는 불량스러운 말이라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표준어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상호로서 문제가 있다. 사전을 찾아도 이 단어는 없으며, 이와 유사한 단어도 보이지 않는다.그럼 어쭈구리는 어디에서 온 말인가? 이에 대한 답은 이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를 알아봄으로써 그 단서를 잡을 수 있다. 어쭈구리, 그렇게 말하니까 성인군자 같군!, 어쭈구리, 제법인데., 어쭈구리, 죽는 줄 모르고 까불고 있군. 등에서 보듯 어쭈구리는 남의 잘난 체하는 말이나 행동을 비웃거나 비아냥거릴 때 쓴다.이와 같은 의미 기능을 갖는 단어에 아주가 있다. [아쭈]로 발음하기도 하나 아주가 표준어이다. 위 문장의 어쭈구리를 아주나 아쭈로 대체 표현해도 문장 의미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그런데 구리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부사 그리(그렇게)다. 그리가 어쭈의 제2음절 모음 ㅜ에 이끌려 구리로 변할 수 있다.그렇게 보면 어쭈구리는 아주, 그렇게라는 의미가 된다. 잘난 체할 만한 처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까불고 날뛰느냐는 뜻을 담고 있다고나 할까.

  • 문학·출판
  • 기고
  • 2017.10.2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