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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78·본명 서운) 시인이 ‘제23회 열린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열린시문학상 심사위원들은 “김연경 시인은 시집 <초록의 근육>을 통해 인간과 사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존재의 미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온몸과 정신을 투자한다”며 “특히 나이를 잊은 노시인의 여성적 모성과 사랑이 시 형상의 언어 감각으로 승화되어 있음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으로 박영택, 이소애, 송희, 서영숙 시인이 참여했다.김 시인은 정읍 출신으로 방송통신대를 졸업했고, 2009년 《문예연구》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주최 시 낭송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여류문학회, 전주문인협회, 열린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시상식은 오는 28일 오후 5시 전북문학관에서 열린다.
중산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김병국)가 주최한 제6회 중산문학상 수상자로 정병렬(80) 시인이 선정됐다.중산문학상은 문학사회적인 위상, 작품성 등을 고려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주는 상이다.심사위원들은 한국 문단의 원로인 정 시인은 세속적인 욕망을 초월해 문학적 자존과 겸허한 자세, 그리고 정도를 벗어나지 않은 시 정신으로 귀감이 되어왔다며 그동안 탐미적 시안(詩眼)으로 시의 진경산수를 펼쳐준 선생은 삶과 대상의 내면세계를 투시해 존재 의미를 표상하고 시 자체를 자기 구원의 대상으로 수용하려는 수목정신(樹木精神)을 보여줬다고 말했다.정 시인은 순창 출생으로 196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중등 영어과 교원(교감)으로 정년을 마쳤고 두리문학회강천문학회 회장을 지냈다. 다수의 시집을 냈고 전북시인상을 받았다.그 동안 전북 출신 문인을 대상으로 시상해 왔던 중산문학상은 2016년부터 수상자 대상을 한국 문인으로 확대했다. 문학상은 (유)현대건설안전연구소와 (주)LH그린푸드의 후원을 받는다. 시상식은 다음달 10일 오후 4시 전북문학관 문예관에서 열린다.
한국 사람처럼 ‘죽는다’는 말을 잘 쓰는 사람도 없다. 아파서 죽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좋아서 죽겠다”, “예뻐서 죽겠다”, “맛있어서 죽겠다”, “반가워서 죽겠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는 밉고 슬프고 외로울 때만 죽는 것이 아니다. 좋을 때도 죽겠고 기쁠 때도 죽겠다고 한다. 헤어지면 ‘보고 싶어서 죽겠고’ 만나면 또 ‘반가워서 죽겠다’는 등 전천후의 ‘죽겠다’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감정표현만이 아니다. 생명 없는 물건을 놓고서도 죽는다는 말을 잘 쓴다. 풀이 죽고 시계가 죽고 맛이 죽는다. 자기가 죽는다는 것은 그래도 낫다. 아이나 어른이나 조금 화가 나면 아주 쉽게 죽여 버린다는 말을 한다. 물론 정말 죽일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입에 밴 말이다.그러면 ‘죽다’의 어원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살이 빠졌다”, “살이 쪘다”는 말에서 살은 몸의 구성 일부를 뜻한다. 그리고 햇살, 물살도 있는데 여기서 ‘살’은 힘이나 기운을 나타내는 말로 그 기운이 뻗어간다는 의미다. 이런 의미의 ‘살’에 ‘-다’라는 어미를 붙이면 ‘살다’가 되어 힘 또는 목숨을 이어가는 ‘살다’라는 동사가 된다.그런데 몸의 구성 물질인 ‘살’을 오래 끓이면 ‘죽’이 된다. 여기에 ‘-다’라는 어미를 붙이면 ‘죽다’가 되어 무르고 생명력을 잃은 ‘죽다’가 된다. ‘죽다’의 뜻을 가진 말도 많다. 우리 말에서 별세, 운명, 영면, 작고, 타계, 서거, 승하, 선종 등이 있다. 뒈졌다, 뻗었다, 골로 갔다 등 경우에 따라 각기 달리 ‘죽음’을 표현해 왔다. ‘살다’는 말은 새벽바람처럼 신선하다. 아름답고 싱싱하게 들린다. ‘사람’이라는 말 자체가 ‘살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이다. ‘얼다’에 ‘음’을 붙인 것이 ‘얼음’이듯이 ‘살다’에 ‘암’을 붙여 명사형으로 만든 말이 ‘사람’이다. 그리고 ‘죽’에 명사형 ‘음’을 붙인 것이 ‘죽음’이다.
전북대에서 유학한 중국인 동항(董航) 씨가 <중국어회화 표현 사전>(길벗이지톡)을 내놨다.동항 씨는 중국어학원 김태성 원장과 함께 중국어 표현 1만여 개를 상황별로 정리해 책으로 엮었다. 기본적인 인사말부터 감정 표현, 여행, 비즈니스 등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중국어 표현을 수록했다. 표현과 관련한 중국어 어법, 신조어, 관용어, 동의어, 반의어, 뉘앙스까지 자세히 설명했다.동항 씨는 “한국인이 중국인과 대화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은 대부분 들어있다”며 “책에 나온 표현만 익히면 어떤 주제든 중국인과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동항 씨는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뒤 전북대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 절강방송국 한국어 통역, 한국국가브랜드위원회 한국문화탐방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완전한 문장이고 싶었다// 주체적인, 눈부시게 휘날리는 주어가 되어/ 같은 뜻을 가진 동지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목적어에/ 그럴싸하게 삶을 풀어내는 서술어까지/ 험 없이 갖춘 문장 ( ‘나’ 중 일부)박종은 시인이 시집 <나의 포트폴리오>(미당문학사)를 펴냈다. 여덟 번째 시집이다. 포트폴리오는 한 존재의 경력증명서, 개인의 아카이브(Archive·기록보관소), 시인의 예술가적 자기 사전과 같다. 저자는 즐풍목우(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몸을 씻는다)의 삶을 정면으로 투시하고, 존재의 의미를 꾸준히 탐색한다. 시 70편을 담았다. 이 안에는 시인의 일생이 깃들어 있다.김봉군 문학평론가(카톨릭대 명예교수)는 해설을 통해 “박 시인은 풍부한 모국어에 민요와 판소리의 흥, 해학의 어조를 도입해 우리 시의 개성을 창조했다”며 “모더니즘 시 이후에 우리 시에서 숨죽인 리듬도 개성 있는 가락으로 되살려냈다”고 밝혔다.박 시인은 고창 출신으로 고창교육청 교육장, 한국문인협회 고창군지부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시맥’ 회장, 고창예총 회장을 맡고 있다.
전주교대 이경한 교수가 <아프리카 여행의 시작 케이프타운>을 펴냈다. ‘남아공’ 하면 만델라 대통령, 투투 대주교, 아파르트헤이트, 금과 다이아몬드, 영국 식민지 등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단어들로 본 남아공은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나라다. 이 가운데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 여행의 십자로로 통한다. 케이프타운에서는 다양한 경관을 만날 수 있다. 도시 경관으로는 케이프타운 도심의 높은 빌딩, 지하철, 타운십 등이 있고 식민 경관으로는 노예의 집, 교회, 성곽 등이 있다. 그리고 자연경관으로는 대서양과 인도양, 테이블마운틴, 해변 등이 대표적이다. 지리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케이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이 교수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경관의 민낯을 보고, 속삭임을 듣고,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케이프타운”이라며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이경한 교수는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북교육포럼 대표, 전북혁신학교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어린이의 지리학>, <교육-혁신을 꿈꾸다>, <일상에서 지리를 만나다>, <일상에서 장소를 만나다> 등이 있다.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 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일거니(석정의 들길에 서서중)어딘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시 대목일 것이다. 신성적 시인의 들길에 서서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시로, 일제 강점기 시절 현실에 굴하지 않고 저항했던 그의 정신은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그리고 매년 가을이 되면 신석정(1907~1974) 시인의 고향 부안에서는 시향(詩香)이 퍼진다. 학창시절 내가 사랑했던 시인은 사실 우리 지역에서,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었다.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신석정문학상과 석정문학제가 오는 23일~24일 부안 석정문학관 등지에서 열린다. (사)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와 석정문학관석정문학회(회장 정군수)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는 한평생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지조를 지킨 석정 시인의 문학정신과 시 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제4회 석정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3시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린다. 석정문학상은 역사는 길지 않지만 석정의 명성과 총 3500만 원에 달하는 상금 규모가 더해져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문학상으로 자리 잡았다.높은 경쟁률을 뚫고 석정문학상을 거머쥔 시인은 공광규 씨다. 1986년 월간 <동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온 그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문예성을 빚고, 투명한 서정과 융숭한 내면적 성찰이 돋보이는 시를 창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200여 명이 미발표시를 응모한 제4회 신석정 촛불문학상에는 심옥남 시인이 당선됐다. 전북에서 주목받는 여류시인으로, 인간과 우주, 생과 사 등 대칭적 상황을 한 화면에 융합시키고 관통하면서 형상화가 빼어난 시를 창작한다는 평가다.시상식에 앞서 같은 날 오전 10시에는 제3회 전국 신석정 시낭송 대회가 열린다. 올 주제는 석정이 1984년에 낸 수필집 제목이기도 한 난초 잎에 별이 내릴 때. 덜 알려진 수작(秀作)들을 알리는 것에 무게를 둔 대회 취지에 맞게 매년 그의 다양한 작품들을 주제로 한다.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원 30여 명이 시낭송을 펼치고 수상자를 가린다. 오후 2시에는 수상자인 공광규 시인의 문학강연도 열린다.24일 오후 3시부터 전북보훈회관에서는 시극공연, 문학강연 등 본격적인 석정문학제가 이어진다. 한국 여성시를 대표하는 신달자 시인이 강사로 나서 그가 연구한 석정의 시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는 석정의 시를 시대와 연결 지어 들려주는 시극공연을 선보인다. <석정문학> 제30호 출판기념회도 열린다.윤석정 신석정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문학관과 문학상이 많지만 전국 단위의 연구단체가 있고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많지 않다며 신석정 시인에 대한 재평가가 계속되고 있는데 지역에도 좋은 일이고, 지역에서도 더욱 관심 갖고 아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내 앞에 안개가 끼어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좌절하지 마세요안개가 끼었다는 것은나에게도 삶이 있다는 것이고,보이지 않는 나의 길이존재한다는 것이고,태양이 빛나는 더 맑은 내일이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이유진 작품 안개가 끼었다는 것은)덕진공원 전국 초중학생 백일장에서 초등부 대상에 조승지(광주 살레지오초 6)의 시 안개, 중등부 대상에 이유진(전주 신일중 3)의 시 안개가 끼었다는 것은이 선정됐다.전주시가 주최하고 전북시인협회(회장 조미애)가 주관해 지난 9일 전주 덕진공원에서 열린 백일장에는 본선에 진출한 전국의 초중학생 74명이 참가했다. 대회는 운문산문 등 2개 분야를 초등 저학년초등 고학년중등부로 나누어 진행했다.심사위원들은 초등부 작품은 동심을 표현하는 순수함이 잘 드러났으나 문장의 조화가 좀 더 세밀해야 한다고 평했고, 중등부에 대해서는 주제의 형상화 과정이 선명했고 전반적으로 깔끔한 구성으로 통일성을 획득해 일관성을 부여했다고 말했다.부문별 심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초등 저학년부= 운문 최우수상 이연우(무주 중앙초2), 산문 최우수상 유준표(익산 마한초3), △초등 고학년부= 운문 최우수상 이승윤(전주북초 4), 산문 최우수상 최규현(전주 진북초 5), △중등부= 운문 최우수상 박선미(김제여중 3), 산문 최우수상 김태희(순천 왕운중 2)
곰팡이는 몸 구조가 간단한 하등 균류의 총칭으로, 동식물에 기생하며 어둡고 습기가 있을 때 음식물이나 옷이나 가구 등에 생겨나는 것으로 그 종류가 많다. 이 곰팡이는 가끔 ‘곰팡 나다’처럼 ‘곰팡’으로도 사용되기도 하는데, ‘팡이’라는 말은 그리 흔히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다. 또한, 곰팡이와 동일하게 사용된 단어가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곰탕’이다. 먹는 음식의 이름이 아니고, 지금도 함경도 방언에서는 곰팡이를 곰탕이라고 하고 있다.곰팡이는 그 원래의 형태가 ‘곰’이었다. 그리고 이 곰이란 단어는 늘 ‘곰피다’, ‘곰이 피다’ 등으로 쓰이었다. 그러면 팡이는 무엇일까? 곰탕이란 단어도 ‘곰탕 피다’처럼 사용되었던 단어이다. 예를 든다면 ‘장마에 곰탕 피다’처럼 쓰이었다. 이때의 ‘탕’은 또 무엇일까? 곰은 곰팡이란 뜻의 단어인데, 탕은 그 어원을 알 수 없는 것이다. 팡이는 ‘피다’의 어간 ‘피-’에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사 ‘-앙이’가 붙은 것이다.곰팡이란 말은 누구에게나 매우 친숙한 용어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곰팡이란 뜻을 가진 방언들이 상당히 많다. 이 사실로 미루어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곰팡이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불행히도, 곰팡이란 말은 더러운 것이나 썩은 것들을 연상하게 한다. 놈팡이(건달 같은 사내)나 좀팽이(자질구레하여 보잘것없는 것)란 말을 보면, 팡이라는 말은 어떤 작은 존재를 낮추어 부르기 위하여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박성우 시인이 6년 만에 네 번째 시집 <웃는 연습>(창비)을 펴냈다. 한국 서정시단을 대표하는 박 시인답게 이번 작품들 역시 누가 읽어도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함이 배어 있다.시집 해설을 맡은 문신 시인은 시집 <웃는 연습>을 두고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한편의 시가 되는 진경이라고 말했다.고향 마을에 들어 내가 뛰어다니던 논두렁을 바라보니 논두렁 물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내의 몸에서 나온 소년이 논두렁을 따라 달려나갔다 뛰어가던 소년이 잠깐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논두렁 멀리 멀어져간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내는 그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논 거울 전문)여리고 부드러운 시편들에 생활 밀착형의 찰진 언어들과 삶속에서 우러나는 입말들이 정겨움을 더한다.제10차 촛불, 12월 31일 전주 풍남문광장/ 길 위의 문학 콘서트, 사람들이 몰려왔다/ 전주는 전주답게 판소리 촛불을 이어갔다// 현태 탄핵 가결, 나쁜 대통령 즉각 구속/ 딸애에게 줄 새해 선물 목록을 써보았다( 수첩에는 수첩 중)때로는 부정한 세태를 향한 날카로운 눈매를 보내기도 하고,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을 품어 안기도 한다. 문신 시인은 박성우의 <웃는 연습>을 읽는 동안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들을 생각했다며 박성우는 이질적인 두 존재의 우연한 만남을 운명의 시어로 포섭해낸다고 말했다.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거대한 이념이나 자본이 아니라 그것들의 틈을 오차 없이 메워주는 소소한 일상. 문 시인은 독자가 <웃는 연습>을 읽는 동안 발견하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은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이지만 이처럼 도처에서 반짝거리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내는 일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읍 출신인 박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거미가 당선돼 등단했다.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청소년 시집 <난 빨강>, <사과가 필요해> 등을 펴냈고, 신동엽 문학상, 윤동주 젊은작가상 등을 받았다.
노령산맥 남서로 힘차게 달려/ 마지막 힘 솟구쳐 800미터/ 엄뫼 모악산이네// 아침 햇살에 정겹다 정상 삼 형제/ 무제봉 장군봉 주봉 호남을 지켜라// 아기 안은 엄마라/ 품이 넉넉하다 ( 모악산 中)한국국제협력단(KOICA) 창립 멤버인 송인엽(63) 한국교원대 교수가 여행 시집 <시(詩)로 노래하는 전라북도>를 펴냈다. 전 세계 80개국을 돌면서 마주한 풍광역사사랑을 담은 <시(詩)로 노래하는 세계여행>, 대한민국 100대 명산10대 강15대 섬을 누비고 쓴 <시(詩)로 노래하는 우리 산하>에 이은 세 번째 여행 시집이다.<시(詩)로 노래하는 전라북도>는 천년의 비상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전북 14개 시군의 명산과 강의 아름다움, 역사, 문화를 시로 노래한다.전주 건지산, 익산 미륵산, 고창 선운산, 순창 강천산, 정읍 내장산, 무주 덕유산 등 전북 구석구석을 49편의 시로 옮겨 담았다. 고향을 향한 애정은 물론 전북 역사와 문화에 관한 그의 깊은 지식이 듬뿍 담겨 있다.전 세계를 둘러보니 우리나라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러고 나니 인생의 유년기와 소년기를 보낸 제 고향 전북에 대한 시도 쓰고 싶어지더군요. 그렇지만 출간하는 데 가장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전북 명산과 강 25곳을 둘러본 뒤, 소재 찾기로 고민했습니다.그러나 이 같은 고민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동학농민혁명 봉화를 올린 정읍 두승산, 홍길동이 주 무대로 활동한 고창 방장산,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의 개국설화가 서린 임실 성수산 등 지인들에게 추천받은 숨은 명소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고향 전북을 다시 알게 된 순간이었다.정세균 국회의장은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전북 산천에 대한 아름다운 보답이자 귀한 선물이라며 전북 곳곳을 누비며 순간과 영원을 함께 담아내고자 한 작가의 노력은 때론 서정적으로, 때론 강력한 마력처럼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라고 밝혔다.송인엽 교수는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창립 멤버로 아이티, 이라크, 에티오피아 등 8개국 소장을 역임했다. 정년 퇴임 후 2014년부터 한국교원대에서 국제협력학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제봉사기구 자문위원 겸 친선대사, 행정자치부 새마을운동 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최근에는 청춘에게 들려주고픈 사랑 이야기 <청춘 데카메론- 지뜨세>를 출간했다. 지뜨세는 지순한 사랑과 뜨거운 민족혼으로 세계를 향하여의 줄임말. 이 밖에 저서로는 <우리의 일터는 5대양 6대주다>, <역사발전과 인류공영>, <강뉴- 에티오피아 전사들의 한국전쟁 참전기>, <페쉬메르가의 연인> 등이 있다.
전북문인협회(회장 안도)가 6일 전주의 한 연회장에서 홍석영 원로 소설가의 <홍석영 단편집> 출판기념 행사를 개최했다. 익산 출신인 홍석영 소설가(원광대 명예교수)는 60여 년간 후학을 양성하며 소설 쓰기에 몰두해왔다. 최근 평생 동안 쓴 단편소설 49편을 모아 출판사 모악에서 <홍석영 단편 전집>을 펴냈다.그는 재직 시절, 최기인, 윤흥길, 박범신, 양귀자 등 한국 문단의 굵직한 소설가들을 길러냈다. 이들은 원광 소설가족이라는 모임을 갖고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이들이 스승의 미수(米壽)를 기념하기 위해 단편집을 발간해 봉정한 것이다. 더불어 전북문인협회에서는 이치백, 김남곤, 채규판, 이운룡, 김순영, 서재균 등 문단 원로 40여 명이 출간을 기념하는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혼불학술상 열두 번째 수상자로 문학박사 서철원 씨(전주대 겸임교수)가 선정됐다. 수상 작품은 2016년 전북대 박사학위 논문인 <혼불>의 탈식민성 연구. <혼불>의 후반부 공간이 왜 만주까지 확대됐는가에 주목하면서 일제강점기 민족의 정체성 회복과 관련해 전통의 복원과 민중의 역사가 소설 <혼불>의 주제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원류로 소설 내부에서 고안된 탈식민의 성격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논문이다.심사는 전북대 장성수 명예교수와 한려대 전흥남 교수, 제5회 혼불학술상 수상자인 김병용 씨가 맡았다.전흥남 교수는 수상논문은 <혼불>이 지닌 추상적 의미들이 우리 민족 구성원의 신체적정신적 경험 유인자에 의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으며, 이들은 재생소통회복의 의미로 전통을 복원시켜가고 있음을 밝혔다고 평했다.수상자인 서철원 씨는 <혼불>에 깃든 불멸의 정신, 그 높고 외로워서 가시밭길 같던 선생의 문학은 그 자체로 혼불이었다면서 문장의 탑을 쌓으며 살아갈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고 소감을 말했다.장편소설 <왕의 초상>, <혼,백> 등을 발표한 소설가인 서 씨는 논문 최명희 <혼불>의 인지의미론적 연구(현대문학이론연구2015), <혼불>과 <아바타>의 탈식민성 연구(국어문학2016) 등도 발표했다.시상식 및 수상 기념 강연은 다음달 21일 오후 4시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
전주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문화축제인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사흘 간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3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경기전 등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 이번 독서대전은 축제 기간 내내 작가와 출판사, 독자가 함께 어울리는 풍성한 책 잔치와 인문사회학 강연이 이어졌다.첫날 경기전 내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개막식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낭송을 하고, 안도현 시인과의 미니토크, 전북맹아학교 이운호 학생과 김승수 전주시장이 함께한 책 읽어주는 남자 코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경기전 출판사 북페어 행사에 참여한 80여 출판사는 부스를 설치하고 책 홍보와 함께 그림책 컬러링과 모빌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제공했다.출판사들이 초청한 작가 강연회와 사인회, 출판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기획프로그램 등도 풍성하게 마련됐다.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는 고은 시인의 기조강연과 박웅현 작가 강연 등 2박3일 동안 알찬 인문사회학강연이 이어졌다.아울러 지역서점투어와 출판사, 책방대표와의 만남, 책 오래읽기 등 참신한 프로그램들도 독서의 계절 가을을 앞둔 독서광들의 눈길을 끌었다.다만 인문사회학 강연장이 협소하고, 사전 예약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부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전주시 관계자는 올해 독서대전을 계기로 지속적인 전주독서대전을 열예정이라며 일부 개선점에 대해서는 다음 행사에 반영해 책 읽는 도시, 인문학 도시라는 전주 브랜드를 확신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뭄 들면 눈물 흘리고 냉해 든 여름이면 허둥대며 걷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中)일본 아동문학가 미야자와 겐지는 그림책 비에도 지지 않고를 통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다. 미야자와 겐지처럼 느리지만 이웃과 손을 잡고 함께 걷고, 조용하지만 이웃과 속 깊은 이야기까지 나누는 동네책방이 있다. 이들에게 동네책방은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니다. 책을 팔고 문화를 공유하는 그런 공간이다.전주 동네책방 주인장들이 제4회 독서대전 프로그램인 서점의 진화- 동네책방 주인장과의 대화를 통해 동네책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오후 2시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책방 토닥에서 동네책방 주인장 7명이 돌아가면서 자리했다.첫날은 책방 같이[:가치] 전선영 대표, 살림책방 홍승현 대표 차례였다. 살림책방은 개점한 지 3개월 된, 작게 빛나는 동네책방이다. 인문학 서적과 그림책, 독립출판물을 판매한다.홍 대표는 전주와 연고가 없는 외지인이었다. 서울과 대전, 제주도 일대 동네책방을 돌면서 장소를 물색했고 전주 하가지구를 최종 낙점했다. 살림은 살리다의 명사형. 책으로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비추고, 마을을 비추면 결국 지역이 살아난다는 믿음에서 붙인 이름이다.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동네책방 주인장은 로망(?)이다. 그러나 현실은 로망만으로 살기 힘들었다.홍 대표는 3개월 차 시행착오를 현실적으로 들려줬다. 인테리어 비용, 책 구매 비용, 임대료 등 초반 투자 비용이 만만찮습니다. 중간도매상(총판)을 통해 책을 구매할 때 마진은 30%. 하루에 10권을 팔면 대략 3만원이 남습니다. 그러나 절대 10권을 팔 수 없죠. (웃음)그럼에도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이유는 동네책방이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일본 츠타야 서점은 책과 문화를 함께 팝니다. 책을 많이 확보하기보다 책과 관련한 상품 등 문화도 함께 판매합니다. 예를 들어 낚시책이면 책 속 낚시용품도 함께 파는 형식이죠. 전주 안에서 어떻게 책 문화를 알릴까. 마을을 밝게 할까 하는 고민 속에 동네책방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책방 같이[:가치]는 그림책 전문 동네책방이다. 같이, 가치를 만들어 삶을 풍성하게 가꾸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다.책방 같이[:가치]는 곧 개점 2주년을 맞는다. 이와 맞물려 전 대표는 동네책방을 열게 된 이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수익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작용한 탓이다. 그녀는 비에도 지지 않고를 읽어내려 가면서 서점을 열 때의 마음가짐을 상기했다.주변에서 왜 굳이 그림책을 판매하려고 하느냐 묻습니다. 사람들이 그림책을 모르니 더더욱 그림책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은 사서 없애고 사서 없애야 한다고 합니다. 기증이나 선물을 통해서요. 그래야 출판사가 살고, 작가가 살고, 독자가 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는 거죠. 공통된 노력이 필요합니다.이들은 민음사가 전국 동네책방을 대상으로 내놓은 쏜살 문고 동네 서점 에디션 등 동네서점 차별화 시도도 큰 활력이 된다고 했다. 민음사는 동네책방에서만 파는 김승옥 무진기행,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을 출간했다. 이외에도 동네책방은 자생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전주 동네책방 9곳은 단기적으로는 동네책방 스탬프 투어, 작가와의 만남 등 공동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전주군산, 광주, 순천 등과 연대해 전라도 동네책방 순회 행사도 열 계획이다.
‘얼간이’라는 말은 두 가지로 어원을 풀이할 수 있다. 첫째는 채소 등을 소금에 약간 절이는 것을 ‘얼간’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사람을 나타내는 의존명사 ‘이’가 붙어서 ‘얼간이’로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얼간이는 간이 완전히 들지 않고 적당히 들었다는 의미로 모든 일에 확실하지 않고 적당히 부족하게 알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둘째는 ‘얼(정신)’이 나가서 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말 뿌리를 찾는 경우도 있다. ‘얼빠졌다’든지 ‘얼 나갔다’든지 하는 말과 관련지어서 하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겨레의 얼’처럼 ‘얼’을 ‘넋’이나 ‘정신’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옛날에는 ‘얼’이 홀로 쓰이지 않았다. 오늘의 ‘얼뜨다’는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숙해 보이다’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아마도 ‘얼빠지다’를 ‘넋 빠지다’로 오분석하여 잘 못 쓴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어 사전〉에 ‘얼’이 처음 나타나는데 ‘얼빠지다’를 ‘넋 빠지다’로 유추하여 ‘얼’을 ‘넋’으로 잘못 쓰면서 생긴 낱말로 보인다. 아무튼, 얼간이는 ‘사람 됨됨이가 변변치 못해 모자라고 덜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얼간 망둥이’라고도 한다.서정범 교수는 ‘얼간이’를 ‘간’의 의미로도 볼 가능성을 제시해 두었다. ‘간도 쓸개도 없다. 쓸개 빠진 놈’이라고 할 때의 의미를 고려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얼’+ ‘가다’+ ‘이’의 형태다.
박후기 시인이 유배를 주제로 한 다섯 번째 시집 <사랑의 발견>을 출간했다.시집은 유배라는 주제가 시집 전체를 아우른다. 시인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정유재란과 병자호란을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추사 김정희, 서포 김만중, 다산 정약용과 손암 정약전 형제 등 조선시대 유배 인물의 심정이 되어 절절한 그리움을 시로 드러내기도 한다.유배자의 심정이 되어 써 내려간 시편만 있는 건 아니다. ‘너라는 유배지’라는 시집 부제를 단 것처럼 현대적 사랑의 특징들을 유배와 결부한다. 그는 역사적 사건에 맞물린 개인적 상실을 현재에 불러들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랑을 발견하고 그것을 시로 완성해 상처를 치유한다.박 시인은 사랑은 발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사랑을 곁에 두고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아프고 힘들 때 힘이 되는 건 먼 곳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박 시인은 2003년 ‘작가 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종이는 나무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격렬비열도>, <엄마라는 공장 여자라는 감옥>이 있다. 2006년 신동엽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양병호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유인실, 이승철, 이강하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강사가 번역서 <인지문체론-텍스트의 언어와 인지 분석>(한국문화사)을 펴냈다. 언어학자인 엘레나 세미노·요나단 컬페퍼가 엮은 책을 옮긴 것으로, 언어학, 문학 연구, 인지과학 사이의 접점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인지문체론을 학문적으로 소개한다. 인지문체론은 문학 언어를 엄격하고 상세히 분석했던 전형적인 ‘문체론’에 언어를 만들고 이해하는 인주 구조 및 과정에 대한 고찰을 결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은 시, 허구 및 비허구 서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문학의 글, 시기, 현상을 폭넓게 아우르며 글을 해석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새로운 글 해석을 제시하기보다는 해석에 도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은 12개의 장으로 구성돼 각 장마다 특정한 인지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3장에서는 인지언어학에서 나온 중심 개념과 일부 통찰력을 특정 글의 분석에 적용했다. 4~8장에서는 인지언어학과 다른 인지이론과 접근 방식을 절충해 설명하는 한편, 7장·8장에서는 인지언어학 방법론에 대한 일종의 한계를 지적한다. 9~11장은 예스하야후 쉔, 살바토레 아따도, 요나단 컬페퍼 등 세계 주요 대학에서 언어를 연구하는 교수들의 독자적인 인지 이론을 제시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르우벤 춰 텔아비브대 교수가 주장하는 인지시학 이론의 몇 가지 중요한 측면을 설명한다.
“지금 이 순간이 아스라한 영원의 한 점찰나의 순간들꿈결인 듯 생시(生時)이라유월의 햇살 참 따습고바람 싱그러운 오늘바로 지금 이 순간나, 찬란하게 살아 있다” ( ‘지금 이 순간’ 중)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한 환자는 담담하게 말한다. ‘현재를 살아라’. 단순한 메시지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전북장애인문학회가 정신장애인들이 쓴 글 108편을 모아 〈나를 찾아서〉 제11집을 출간했다. 지난 6월 군산대에서 열린 ‘문학기행 및 백일장’(영화와 문학이 만났을 때) 참가자들이 쓴 작품을 엮었다. 전북을 비롯해 강원도, 서울, 대구 일대에서 300명이 참여해 ‘가장 좋았던 순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주제로 글을 썼다. 형식은 시, 수필, 편지글까지 다양하다. 문학적 성숙도가 높지 않지만,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애틋함 등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해 되레 눈길을 머물게 한다.전북장애인문학회 〈나를 찾아서〉 시리즈는 2010년부터 발간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윤규열 전북장애인문학회장이 있다. 윤 회장이 취임하면서 시작한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정신장애인들과 함께한 시간이 25년, 그들과 함께하고 싶어 시설을 만든 지 20년이 지났다. 그는 현재 정신장애시설 ‘희망의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최근에는 장편 소설 〈스터리 스터리 나잇〉(Starry, Starry Night)을 펴냈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자유’.“일부 사람들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장애인은 누군가 보살펴주면 지역사회에서 일반인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존재입니다. 누군가 곁에서 도와준다면 정신병원 폐쇄 병동도 필요치 않습니다.”특히 윤 회장은 폐쇄 병동에 대해 자유를 말살하는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가 없는 건 죽음보다 못하다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검은 방울새’ 이야기를 들려줬다.검은 방울새가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 새끼 방울새가 사람에게 잡혀갔다. 새장에 갇혀있는 새끼 방울새를 발견한 어미 방울새가 고심 끝에 먹이를 물어다가 새끼 방울새에게 줬는데, 그 먹이가 독초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미 방울새는 독초를 먹고 죽어가는 새끼 방울새에게 말한다. “얘야, 자유가 없는 것은 죽는 것보다 못한 것이란다.”“법적으로 정신장애인은 늘 감시의 눈동자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생활이 필요합니다. 그들에게 자유를 주어보았나요? 자유롭게 살아보라고 하면 그들의 얼굴에 얼마나 환희의 광채가 이는지 본 적 있나요?”윤 회장은 정신장애인에게 ‘은유’를 채워주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정신분석학자 라캉은 정신이 병들면 은유가 없어진다고 했다”며 “시와 소설로 정신장애인에게 은유를 채워주면 일반인과 농담도 하면서 더불어 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익산 출생으로 원광대와 한일장신대 대학원을 졸업한 윤 회장은 2001년 강원일보 ‘제3회 허균문학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천강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집 〈가을 망둥어〉, 〈군산 녹색 그 바다〉, 장편 소설 〈너의 흔들의자〉, 〈철화매화문벽개각〉, 〈내 마음의 강물〉, 〈둥근 울타리〉 등을 출간했다.
전북시인협회(회장 조미애)가 전주 덕진공원을 시향(詩香)으로 물들인다.2017년 협회 특별사업이자 전주 덕진공원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덕진공원 전국 백일장 및 덕진공원 시집 발간을 추진한다.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지역 명소인 전주 덕진공원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학생기성문인의 문학 작품을 통해 덕진공원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덕진공원 전국 초중학생 백일장은 다음달 9일 오전 10시 30분 전주 덕진공원에서 열린다. 1차 심사를 거쳐 선정된 74명의 본선 진출자가 운문 또는 산문을 작성한다. 초중등부 대상 총 2명에게는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상(상금 30만 원), 최우수상 총 6명에게는 전북문인협회장상(상금 20만 원) 등을 수여한다. 전국에서 모인 참가자 및 가족들을 위해 대회가 끝난 후 한옥마을 투어도 진행한다.덕진공원 시집 발간은 대한민국 시인 100명이 쓴 덕진공원을 소재로 한 시를 모아 시집을 내는 것이다. 기성문인의 문학작품을 통해 덕진공원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한국문인협회 및 전북시인협회가 참여자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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