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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움직인 세계사, 문명의 미래 그려본다

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가장 널리 사용한 금속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철은 농기구로 만들어져 농업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고, 무기로 만들어져 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각종 도구로 활용되며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등 문명의 이기로 다양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러한 철의 역할과 가치에 주목하고, 철 문화를 중심으로 우리 역사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쇠철강, 철의 문화사는 2018년 2월 18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전시는 인류가 철을 이용하면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사회 현상을 세계사적 관점으로 풀어보는 1부, 우리 역사 속에서 철의 등장과 발달 과정을 문화사적으로 바라보는 2부3부로 구성했다. 우주에서 온 운철, 서아시아에서 출토된 우라르투 왕국의 철검, 중국 한나라의 등잔, 조선의 비격진천뢰 등 약 730점의 문화재를 선보인다.1부 철, 인류와 만나다에서는 운철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여러 지역의 철 문화에 대해 살핀다. 특히 강철로 인해 달라진 사회 현상에 중점을 두었다. 2부 철, 권력을 낳다에서는 우리 역사에서 철기가 등장하면서 나타난 생산력 증가와 이로 인한 국가 권력 등장에 주목했다. 이와 관련 우리 역사 속 전쟁에 등장한 다양한 철제 무기를 전시한다. 3부 철, 삶 속으로 들어오다에서는 삼국 통일 이후 민중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온 철에 대해 살핀다.마지막으로 전북의 철 문화 전시를 추가해 철기 문화를 기반으로 전북에서 성장한 마한의 철제 기술을 엿본다.국립전주박물관 김승희 관장은 오늘날 금속 생산량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현대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철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문명의 미래를 그려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12.22 23:02

72. 늦깎이 - 늦게 머리를 깎은 사람, 늦게 중이 된 사람

‘늦깎이’는 ‘늦다’와 ‘깎다’가 합쳐져 ‘늦깎다’가 된 후 다시 의존 명사 ‘이’가 붙어 이루어진 합성어다. <늦다+깎다+이 = 늦깎이> ‘머리나 털 따위를 잘라 내다’라는 의미를 가진 말은 ‘깍다’가 아니라 ‘깎다’이다. ‘깍다’가 아니라 ‘깎다’인 이유를 알아보겠다.어간 뒤에 모음 어미를 붙여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깎다’는 규칙적으로 활용을 하는 규칙 용언이다. 규칙 용언은 받침 있는 어간 뒤에 어미를 붙였을 때 어간의 받침이 그대로 모음의 첫소리로 연음되어 발음된다.예를 들어 웃+어>우서, 솟+아>솟아, 깎+아>까까, 깍+아>까가 즉 규칙 용언 ‘깎다’는 어간 뒤에 모음 어미를 붙였을 때 ‘까가’라고 발음되지 않고 ‘까까’라고 발음된다. 만약 ‘깍다’가 기본형이라면 ‘까가’라고 발음되어야 한다. 이것으로 볼 때 ‘깎다’는 ’깍다’가 아니라 ‘깎다’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형태소 분석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늦깎이’는 말 그대로 ‘늦게 머리를 깎은 사람’ 즉, ‘늦은 나이에 중이 된 사람’을 지칭하던 말이다. 요즈음은 의미가 확대되어 ‘사리를 남보다 늦게 깨달은 사람, 또는 채소나 과실 등이 늦게 익은 것’을 가리킬 때도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7.12.22 23:02

시로 풀어낸 전북의 보물들

고하 최승범 원로시인이 신간 <신전라박물지>(시간의 물레)를 펴냈다. 시인이 직접 보고 느낀 전북의 모든 것을 시로 엮어냈다. 때론 평범한 것, 가끔은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가치가 높은 것들이 시 안에 함축적으로 담겼다.전주 선너머 미나리밭이나 모악산 밑 탱자나무 등 지금은 사라지거나 옛 모습과 변화된 것들이다. 100편의 시 중 유일하게 견훤왕릉만 충청도에 있고, 99편은 모두 전북에 자리한 보물들이다. 그래도 전주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묻어달라는 견훤의 유언을 고려하면 마음만은 역시 전북에 있음이 분명하다는 게 최 시인의 말이다.책은 시와 함께 관련 글과 사진도 수록했다. 함축적 언어로 표현된 시가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로 조석창 전북중앙신문 기자가 설명하는 글을 덧붙이고 사진을 직접 찍었다.또 신전라박물지(新全羅博物誌) 제호는 서예가 산민 이용이 팔을 걷고 나서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최 시인은 신전라박물지는 프랑스 르느와르박물지처럼 전북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었다. 과거 알고 있던 곳과 현재 찾은 그 곳은 너무나 변해있고, 이 변화된 모습을 되챙겨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이런 작업을 또다시 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소소한 일상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멋진 작업이었다고 밝혔다.남원 출신인 고하 최승범 시인은 1958년 현대문학에 시조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전북문인협회장, 전북예총 회장, 한국언어문학회장 등을 지냈고, 정읍시조문학상, 한국현대시인상, 가람시조문학상, 한국문학상, 목정문화상, 민족문학상, 제1회 한국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2.22 23:02

[2017 전북 문화계 결산] ④ 문학 - 동네책방·인문학 강좌…일상에 스민 문학

올해 전북 문학계는 양적으로 풍성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문화축제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열렸고, 늘어난 인문학 강좌와 곳곳에 생긴 동네 책방 등은 문학이 우리 삶에 더 깊숙이 파고들게 했다.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작에 2030대 비중이 대폭 늘어 신진 문학인들의 창작 불씨가 살아난 해이기도 하다. 천이두, 오하근 등 전북을 대표하는 원로 문학인의 작고는 지역 문단의 안타까움을 샀다.△240여 단체60여 작가 대한민국 독서대전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책을 매개로 작가와 독자, 출판사 등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는 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지난 2014년부터 시작했고 올해는 지난 9월 전주에서 열렸다. 3일간 출판사, 서점 등 240여 개 관련단체와 60여 명의 전북 안팎의 작가, 일반 시민들이 모이는 구심점이 됐다.책 마켓, 강연, 전시, 체험, 학술 행사 등이 풍성하게 열렸고, 전주에서 발행된 옛 책 완판본과 전북출신 문학인과 문학관, 문학작품 속에 실린 전주의 모습 등이 활발히 조명됐다.전주시는 시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자체적인 독서대전을 열기로 했다.△인문학 열망 여전동네 책방 부활올해도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전북문화관광재단과 전주익산문화재단, 전북문학관, 최명희 문학관, 지역별 문인협회와 전북작가회의, 전북전주익산 민예총 등 지역 문화기관 및 단체 등에서 인문학 강연이 끊임없이 이어졌다.작지만 알찬 동네 책방의 부활도 눈에 띈다. 카페 겸 휴식 공간, 문학 강연이 함께 열리는 곳, 동화책 또는 독립서적만 파는 곳, 두 종류의 책만 파는 곳, 주인이 추천하는 책만 파는 곳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진 동네 서점들이 올해만 10곳 넘게 생겼다. 인문학 열풍과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에 대한 욕구가 맞물려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천이두오하근 별이 지다올해 지역 문학평론계의 거목인 천이두 문학박사와 그의 제자이자 함께 많은 업적을 남긴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가 타계해 많은 문인들이 애도를 표했다.고 천이두 선생은 한(恨)의 문학과 한(恨)의 판소리를 정립한 문학평론가다. 문학연구자, 판소리연구자 및 창극 작가로서도 무수한 업적을 쌓아 한국 문단에 큰 기여를 했다.전주고 재학 시절에는 신석정 선생을, 전북대에서는 천이두 선생을 사사했던 고 오하근 문학평론가는 <김소월 시의 성상징 연구>, <한국 현대시 해석의 오류>, <전북 현대문학>(상하) 등을 펴내며 활발한 문학비평 활동을 했다.△기념해 맞은 지역 출판사문학지문패를 단 지 47주년이 된 신아출판사는 반백년 역사를 앞두고 신아 미스터리 컬렉션 브랜드를 새로 기획했다. 출판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지역을 넘어 대중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첫 결과물인 신인 소설가 한유지의 <살인자와의 대화>, 허수정 소설가의 추리소설 <비사문천 살인사건>을 냈다.문화예술 전문잡지<전북문화저널>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창간기념호가 발간됐고, 그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특별기획전이 열렸다. 이를 통해 <전북문화저널>의 기록은 물론 지난 30년간 전북 문화예술의 이슈와 흐름을 돌아봤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2.22 23:02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20~30대 청년 응모 대폭 늘어…순수문학에 빛들까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응모자 수가 크게 늘었다. 2년 전 응모자 수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예년에 비해 20대30대 참여자의 비율이 늘어났다. 예심 심사위원들의 말처럼 10년의 순수예술 암흑기를 지난 현재, 다시 순수 문학인을 꿈꾸는 청년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는 신호인걸까.더욱 긍정적인 점은 응모작이 많아졌음에도 전반적인 글쓰기 기술은 일정 수준이었다는 것. 소설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본심에 올릴만한 수작(秀作)들도 함께 증가했다.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공모에는 모두 842명이 2168편을 응모했다. 응모자와 작품수 모두 지난해(609명, 1587편)보다 크게 늘었고, 2016년(418명, 1037편)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에 달한다.연령별로는 여전히 50대 이상 장년층의 응모가 많았지만, 20대30대 응모자가 대폭 늘었다. 전체 비율의 약 40% 이상이었다. 소수의 10대와 90대 참가자도 있었다. 지역별로는 전북, 충청, 강원, 대구경북, 경남, 부산, 전남, 광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작품을 보냈고 서울경기권이 예년에 비해 많았다. 미국, 호주,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작품을 보냈다.지난 14일 오후 전북일보사 회의실에서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비심사가 열렸다. 심사는 전북일보 문우회(신춘문예 당선자 출신 작가들의 모임)의 박태건 시인, 문신 문학박사, 장은영 동화작가, 김형미 시인, 정숙인 소설가, 최기우 극작가가 참여했다.이들은 응모자가 대폭 늘어난 기본적인 원인으로 사회평생교육원, 문학시민강좌 등으로 문학 저변이 넓어짐에 따라 글쓰기 인구가 늘어난 것을 꼽았다. 동시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으로 순수예술이 탄압받던 지난 10년간 공무원 시험 응시일반 취업 등으로 눈을 돌렸던 대학의 문학 전공생들이 원하는 목표를 되찾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시 부문은 출품작만 1370편에 달했다. 생활 문학도 많아 편차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작품 완성도가 높았다. 읽는 재미가 있는, 트렌디한 작품이 많아 청년 문학도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 느껴졌다는 평가다. 박태건김형미 위원은 신선함으로 시단을 자극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시정권이 바뀌고 사회가 나아져서인지 시대현실, 공동체 문제를 고민하기 보다는 개인사에서 머물러 아쉬웠다고 말했다.매년 응모작들의 수준이 뛰어난 수필은 올해도 기대를 충족시켰다. 문신 위원은 전반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이었고 다양한 소재, 젊은 감각을 잘 살린 작품이 많았다. 하지만 삶의 질곡을 통해 나오는 성찰이 부족한 모습도 보였다. 성찰을 강조하기 위해 전형적인 패턴이 나오기도 했고, 아직 경험사유의 힘이 문장 안에 거둬지지 않은 듯한 작품도 있었다고 말했다.동화는 설익은 작품도 적고 전체적인 수준이 높았다는 게 장은영 위언의 평가다. 일상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 어른들이 세워놓은 편견을 단숨에 무력화 시키는 유쾌하고 기발한 작품이 많았고, 동시에 따뜻한 시선도 놓치지 않아 심사를 하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의인화, 환경, 노인문제, 다문화, 이혼 등 주변 생활부터 우주, 로봇, 미래사회 등 판타지까지 소재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최근 작품 수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소설이 올해는 주춤했다. 최기우정숙인 위원은 광화문, 세월호, 콜센터, 외국인노동자, 다문화, 노숙자, 자살, 고독사, 매창, 동학, CCTV 등등 경향을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소재가 다뤄졌지만, 각각의 소재를 사건화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퇴고가 충분히 이뤄진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18년 1월 2일자 전북일보 신년호에 발표되며,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2.18 23:02

남원 시민운동 이끈 한병옥 선생의 삶 구술사집

20여 년간 한병옥 선생님을 지켜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선생님이 지닌 화수분 같은 열정의 배경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저런 열정이 샘솟을까?<내 삶, 나의 이야기- 한병옥 편>(민속원)이 출간됐다. 내 삶, 나의 이야기시리즈는 (사)무형문화연구원(이사장 함한희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과 민속원의 공동 기획 사업으로 우리 사회에서 귀감이 되는 명인위인들의 구술 생애사를 기록한 것이다.남원 출신인 한병옥(74) 선생은 1969년부터 30년간 교직 생활을 했고 퇴직 이후에는 남원 경실련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남원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와 김주열 열사 기념사업회 창립 등을 주도하며 지역 내 시민운동을 이끌어 왔다.황의동 씨가 기록한 한병옥 편 구술사에는 한 선생의 교육에 대한 열정, 남원향토사에 대한 애정과 연구업적,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헌신 등이 담겨 있다.오는 13일 오후 6시에는 춘향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출판 기념회가 열린다. 한병옥 선생의 제자들과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회장 정수영) 등 지역 시민단체가 마련한 것이다. 교육계 후배인 복효근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장)이 진행을 맡는 기념회는 구술자 영상 상연, 축하 공연, 경과보고, 격려사, 축사 등이 진행된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2.12 23:02

오십에 시작해 어느덧 일흔…늦깎이 사진가의 고백

오십에 사진을 시작하면서 부끄러웠다. 쓸데없는 일 같아서. 그래도 이십여 년간 해 온 사진은 내가 한 일 중 잘한 일이었음을 고백한다.김지연 사진가는 한국 근대사의 흔적과 과정을 담아 재조명하는 작업들을 해왔다. 짙푸른 녹색 지붕의 버려진 정미소, 쪽진 머리를 한 할머니가 홀로 지키는 낡은 방, 간판 글자가 떨어져 나간 이발소 등 낡고 잊혀지는 것들을 기록하고 이를 통해 공동체, 근대문화의 쇠락과 소멸을 객관적으로 보여줬다. 동시에 밀도있는 기획으로 전국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전주 서학동사진관과 진안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의 관장이자 전시기획자이기도 하다.그도 젊은 시절엔 산다는 것이 고통일 때가 있었다. 내 존재 자체가 불만이었고 세상이 모순투성이였던 시절. 사십을 넘으면서는 아,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이 실패한 인생이구나!하고 절망했다. 그러던 중 사진을 만났다.김지연 사진가가 처음 펴낸 사진산문집 <감자꽃>은 그가 사진을 찍게 된 동기부터 이제까지의 사진 작업과 주제 대상에 대한 사유, 개인의 속 이야기까지 글로 적은 것이다. 김영춘 시인의 말을 빌리면 자신을 숨기지 않고 있는대로 드러내는 환한 글이다.총 55편의 글은 두 갈래로 나뉜다. 1부는 정미소, 나는 이발소에 간다, 묏동, 근대화상회, 낡은 방, 삼천 원의 식사 등 그가 찍은 사진 연작과 틈틈이 적어 놓은 당시 감정들을 연도순으로 사진과 함께 실었다. 2부는 놓다, 보다등 좀 더 내면을 드러내는 작업, 개인 경험과 심정의 글로 구성됐다.왜 정미소를 찍고 계남정미소를 시작했느냐고 수없는 질문을 받았다. 별로 이렇다 할 계획이 있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서 속 시원한 답변이 나올리 없었다 그러나 나는 예술이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설령 그것이 예술 근처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감자꽃> 중)오는 17일까지 서울 류가헌에서는 책 <감자꽃>에 실린 김지연 사진가의 작업 일부가 전시된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2.12 23:02

문학콘서트·백일장·연탄구이체험·공연… 연탄의 추억 '따끈따끈'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중)서민의 아이콘이자 겨울 감성 소재인 연탄을 문학인들의 감성으로 읽고,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축제가 열린다. 익산민예총익산문화재단이 기획한 제1회 익산 연탄축제가 오는 9일과 10일 익산역 앞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옛 영정통) 일대에서 개최된다.신귀백 익산민예총 회장은 요즘은 따뜻하게 살고 있지만 소통과 나눔이 부족한 세태라며, 풍족하진 않지만 정이 넘쳤던 세대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연탄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겨울을 보낼 행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주요 프로그램은 안도현 시인백가흠 소설가 등과 함께하는 문학콘서트, 연탄도서 기부, 3행시 백일장, 연탄구이 체험, 문화 공연 등이다. 50미터 길이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연탄 위에 고기도 구워 먹는다.연탄에 대한 추억이 없는 젊은 세대는 연탄 퀴즈 풀기부터 연탄 백일장, 삼행시 짓기등에 참여하면서 연탄 문화 체험도 하고 선물도 받을 수 있다.유명한 문학인들과 대화를 하고 작가의 문구가 새겨진 캘리그라피 기념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조용호, 백가흠, 황현진, 김덕희, 조수경, 김선재, 박준, 임경섭, 오은, 이병천, 정도상, 송준호, 이광재, 김병용, 김용택, 안도현, 안성덕, 이병초, 문병학, 복효근, 박성우, 문신, 최기우 등 전국의 문학인들이 참여한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2.08 23:02

70. 고수레 - 고씨의 죽음 불쌍히 여겨 음식 던지며 "고 씨네"

고수레는 야외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 조금 떼어 고수레라고 외치면서 허공에 던지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농작물의 풍요를 기원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아 농경시대 이후 발생한 음식 공희와 고수레라는 주언(呪言)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후대에 그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옛날 어떤 마을에 고 씨 성을 가진 사람이 의지할 곳 없이 어렵게 살았다. 들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고 씨를 불쌍히 여겨 자신들이 먹던 음식들을 나누어 주었다.시간이 흘러 고 씨는 후손도 없이 죽어 들판에 묻혔는데, 이후 사람들이 죽은 고 씨를 불쌍하게 여겨 들에서 음식을 먹기 전에 첫 숟가락 음식을 고 씨네라고 외치면서 허공에 던져 준 민간 어원설이 있으나 정설은 아니다.『환단고기(桓檀古記)』나 『규원사화(揆園史話)』에는 단군시대에 농사와 가축을 관장했던 고시(씨)가 죽은 후 음식을 먹을 때 먼저 그에게 음식을 바친 뒤에 먹게 된 데서 고수레가 유래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그러나 일반적인 설화의 내용은 음식 공희와 고수레라는 주언에 대한 설명을 풍수설, 기복과 관련하여 설명한다. 이를 통해 민간신앙이 지속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행위에 대한 타당성과 정당성을 얻는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7.12.08 23:02

"내가 걸어온 길 돌아보기 위한 숨 고르기"

김익두(62)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녹양방초>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근작 시 36편과 첫 번째 시집에 수록한 시 24편을 담았다. 녹양방초(綠楊芳草)라는 제목은 시집 원고를 탈고하는 날 아침, 갑자기 떠오른 제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옛 민요 가사에 꽤 자주 보이는 푸른 버드나무와 향기로운 풀이라는 생명 어린 뜻이다.김익두 시인의 시는 대개 쉽고 간결하고 소박하다. 그는 독자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은연중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나아가 철학과 사상도 피력하는 시를 만들고자 한다.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랑,// 잠시/ 따스한/ 가슴,// 잠시/ 빛나는/ 절망. ( 잠시 전문)시인은 단 9개의 단어로 독자와 경험을 나누고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다. 빛나는 절망이라는 짧은 역설을 동원해 삶의 의미에 대한 천착까지 보여준다. 시인은 간결하고 소박한 시를 통해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깊은 사고의 속내까지를 모두 다 말한다.특히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생활에 밀착된 토속어를 사용한 산문시가 다수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호병탁 문학평론가는 판소리에서 창자의 아니리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표현한다. 이런 질박한 언어들은 우리의 정서를 때린다.김 시인은 환갑 진갑을 넘어 내 삶과 시들을 되돌아보니, 이제 내 시가 걸어온 길이 조금은 보이기 시작한다며 꽤 멀리 지나와서, 내 시가 걸어온 길을 다시 멀리까지 되돌아보기 위한 내 반성의 숨 고르기라고 출간 의미를 밝혔다.김 시인은 정읍에서 자라 전주고, 전북대, 전북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동화의 시공과 재생에의 언어-서정주 시집 <질마재 신화>의 신화비평적 분석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햇볕 쬐러 나오다가> <서릿길> <숲에서 사람을 보다>, 저서로 <한국-민족공연학> <한국 신화 이야기> 등이 있다. 제2회 예음문학상 연극평론부문, 제3회 노정학술상, 제3회 판소리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로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12.08 23:02

69. 기침과 고뿔 - 비염에 걸려 코에 불이 난다 '고뿔'

감기에 걸리면 예외 없이 열이 나고 기침이 나고 콧물이 난다. 코에 손을 갖다 대 보면 열이 느껴진다. 이러면 옛날에는 ‘고뿔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감기 걸렸다’거나 더 심하면 ‘독감 걸렸다’고 한다. ‘기침’은 옛말 ‘깃다’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이 ‘깃다’란 단어는 ‘기침하다’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깃다’는 동족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이다. 즉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처럼 ‘기침을 깃다’로 사용되던 것이었다. 물론 ‘울음을 울다, 잠을 자다, 꿈을 꾸다’에서 ‘울음, 꿈, 잠’ 없이 ‘울다, 꾸다, 자다’ 등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깃다’도 목적어 없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기침’은 ‘깃다’의 어간 ‘깃-’에 명사형 접미사 ‘-으’ 나 ‘-아’(아래 아)가 붙어서 ‘기츰’이나 ‘기참’( ‘참’자는 아래 아)으로 사용되다가, 그 음이 변화하여 ‘기침’이 되었다. 그래서 ‘기츰을 깃다’로 사용되다가 17세기에서부터 ‘기츰하다’ 등으로 사용되어 오늘날과 같이 ‘기침하다’나 ‘기침을 하다’ 등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동사는 사라지고 명사만 남은 셈이다.그런데 옛날에는 ‘감기’를 ‘고뿔’이라고 했었다. ‘고뿔 들었다’고 해서 ‘고뿔’이 감기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흔히 사용되었던 것이다. ‘고뿔’은 옛말에서는 ‘곳블’로 ‘고鼻+ㅅ(속격 조사) + 블(火)’의 구성이었는데, 이것이 ‘곳불’로 원순 모음화 되었다가 뒤의 음절 초성이 앞 음절의 ‘ㅅ’ 때문에 된소리로 된 것이다. 곧 이 말은 비염에 걸려 코에 불이 난다는 의미 때문에 생긴, 정말 재미있게 표현된 단어로 16세기부터 출현한다. 일찍부터 한 단어로 굳어진 것이다. 그래서 ‘고’가 ‘코’로 유기음화되었어도 표준어에서는 ‘코뿔’이라고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고뿔은 코와 불이 합쳐져서 된 말로, 감기가 들면 코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더운 김이 나온다고 하여 감기를 고뿔이라 일렀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7.12.01 23:02

삶의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어들

권오표 시인이 20년 만에 낸 두 번째 시집 <너무 멀지 않게>(모악)에는 이제 그만 잊고자 하는 것들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얼핏 쓸쓸한 풍경 같지만, 시인은 우리 삶의 뒤편에 다채롭고 풍부한 사연들이 있다는 걸 새삼 깨우쳐준다. 따뜻하고 든든하다.이 시집의 특징은 미니멀리즘이다. 사유나 이미지를 더해가는 게 주류를 이루는 세태 속에서 덜어냄의 언어와 정서는 새로운 시적 미학을 창조한다. 하고 싶은 말을 내뱉지 않고 머금을 때, 시는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걸 시인은 알고 있다. 시인은 내면에 많은 말을 품고 산다. 이를테면 다음 시가 그렇다.바람도 없는데 울 밖의 오동잎이 풍경(風磬)처럼 무심히 지네// 시든 줄기를 이랑으로 젖히고 두둑에 호미를 대면 고구마들이 올챙이 떼마냥 딸려 나오지// 강가에 나가 보니 물속의 조약돌이 모두 퍼렇게 소름 돋아 있네// 누구나 가슴 속에 서늘한 돌멩이 하나쯤은 품고 사는 법// 어제는 동네에서 상여가 나갔네// 아무도 울지 않았네 ( 한로 전문)이처럼 시인이 자기 정서와 언어를 최소화하는 지점에서 독자는 감성의 최대치에 도달한다. 시인은 전적으로 독자를 믿는다. 시인이 독자를 믿고 말을 감출 때, 독자는 날카로운 눈매로 감추어진 진실을 포착해낸다.문신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깨끗하고 말쑥한 의미로 사용되는 정갈함은 그의 시에서 투명한 감각 지각을 확보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 투명한 세계에서 권오표 시인은 미묘하게 반짝이는 삶의 무늬를 솜씨 좋게 벗겨내는 것으로 시작(詩作)을 삼는다고 밝혔다.권오표 시인은 1950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전주 완산고에서 30여 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199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고, 시집으로 <여수일지>가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12.01 23:02

"전북문화·예술의 든든한 버팀목"…목정문화상 시상식

(재)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홍식)이 주최한 제25회 목정문화상 및 목정청년예술상 시상식이 지난 24일 전북대 진수당 가인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이날 이남호 전북대 총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임병찬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 김광호 대한적십자사전북지사 회장, 선기현 한국예총전북연합회장 등을 비롯해 전북지역 문화예술인 2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올해 목정문화상(상금 각 1000만 원) 수상자는 정군수(문학), 이용(미술), 장인숙(음악) 씨.정군수 시인은 땀과 노력으로 얻은 기업의 이익을 예술인에게 기부한 목정문화재단에 감사하다며 힘들고 어렵게 창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상금을 쓰겠다고 말했다.이용 서예가는 60년 미술 세월을 돌이켜보면 받을 만한 일을 했는지 부끄럽다면서도 앞으로도 내 고장의 서예발전을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하겠다고 말했다. 장인숙 소프라노는 오늘을 계기로 더욱 더 내 재능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이었다.올해는 목정문화상 제정 25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목정청년예술상(상금 각 500만 원)도 수여했다. 수상자 김형미(문학), 홍경태(미술), 김근혜(음악) 씨도 시상식에 참석해 기쁨과 행복의 소감을 밝혔다.김홍식 목정문화재단 이사장은 혼신의 열정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맥을 잇고 발전시켜가는 전북 예술인들이 있고, 그 곁에 목정문화재단이 있어서 자랑스럽다며, 향토문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목정문화상, 고교생대회와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11.27 23:02

반백년 사랑의 동행 노래

그림자 서로 밟지 않을 만큼/ 소슬바람에 숨소리 전해질 만큼/ 어쩌다 눈빛만 보아도 뜨거움 느낄 만큼/ 눈가의 물빛만 보아도/ 가슴 찡하게 울려올 만큼/ 손잡지 않아도 서로 온기를 느끼는/ 사이 ( 나무와 나무 사이 中)결혼한 지 50주년 되는 해, 부부는 금혼식을 올리고 서로 금으로 된 선물을 주고받는다. 시인은 금보다 더 값진 시집을 준비했다.이소애 시인이 시집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을 발간했다. 진솔한 삶의 풍경을 그린 시 54편을 담았다.시인은 간격이라는 언어를 통해 시인으로서의 자의식을 토로한다. 이 간격에는 세계를 희망으로 바꾸어내는 사랑이라는 풍요로운 자산이 들어있다. 서툴지만 사랑하고 아팠던 시간에 대해서도 미학적 의미를 부여한다.또 시인은 온몸으로 사람의 노래를 부른다.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사랑, 세상 가장 안쪽에 있는 사랑은 모성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세계의 소멸을 통증으로 겪는다. 그에게 집은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이름의 집이다.멍석 위에 토란대 말리는 집/ 도리깨질한 참깨를 까불어 채로 치는 집/ 긴 한숨 내쉬던 아버지 굽은 등허리에/ 가을이 깊어가는 집 ( 그 집에 가고 싶다 中)소재호 시인(문학평론가)은 이 시인은 마주치는 시적 대상을 완전히 해체하고 전래되어 온 관념들을 철저히 분쇄해 새로운 형상을 빚는다며 현상계에서 도저히 형용이 불가능한 차원의 맥을 잇는 신묘한 상징을 구조해낸다고 밝혔다.이소애 시인은 정읍에서 태어나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등이 있다. 허난설헌문학상 본상, 황금찬시문학상,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문학상, 중산시문학상, 전북예총하림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전주문인협회장, 전북문학관 아카데미 강사를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11.2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