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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며 위로받는 사람들…이승수 영화치유 에세이 〈영화 보고 갈래요?〉

‘소설이 시나리오가 되고 시나리오는 영화가 되고, 나는 영화를 보고 글을 쓴다. 왜 쓰는가. 장르도 모호한 이 글을? 영화에는 심리 기제가 많다. 무수히 많은 그것을 순간순간 기록하지 않으면 지나가고 묻혀버린다. 글로 남기고 싶은 이유다.’(<영화 보고 갈래요?>중)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이 영화치유 에세이 <영화 보고 갈래요?>(신아출판사)를 펴냈다.국내에 지난 2004년 즈음 알려진 영화치료는 영화를 유대 형성, 관찰 학습, 심리적 위로, 대리만족 등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 동화하며 감동하고 정화를 느낀다. 그러면서 스스로 변화와 성장을 꾀한다.이 지부장은 낯선 영화치료를 전북에 널리 알린 핵심 인물로, 지난 2014년 초부터 전북일보에 ‘이승수의 힐링 시네마’를 2년여 동안 격주로 연재했다. 이 중 51편을 선정해 모아낸 책은 성장, 자아탐색, 사랑·가치, 여성·가족, 사회현상·중독 등 총 5장으로 구성된다.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이죠?’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영화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가 던지는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실감이다. 이를테면 사람이 서로 손을 잡을 때 느껴지는 에너지.영화 속에서 바다는 실감의 매개체다. 각자의 아픔과 불안을 간직한 소년과 소녀. 바다가 무서워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던 소년은 소녀의 손을 잡고 그 속으로 들어간다. 저자는 이들을 보며 글을 남긴다. “어쩌면 우리는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또 하나의 문을 열기 위해 버둥거리고 있는지 모른다. 바람 불고 파도치는 바다, 해저로 헤엄쳐 들어가야만 두 번째 문의 열쇠를 구할 수 있으리라. 그것은 인간의 심연이고 무의식이다.”이밖에도 영화 ‘400번의 구타’, ‘나의 산티아고’ ‘동주’ ‘본 투 비 블루’ ‘산타바바라’ 등을 치유의 관점으로 읽어낸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5.05 23:02

전북작가회의 〈내 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 발간

‘치열하게 시와 한판 붙어보겠다고 책을 읽고 시를 쓰던 날들이 멀어져 갔다. 그녀와 나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다. 마른 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에도, 함박눈이 쏟아지는 날에도 어둠을 헤치며 김 공장으로 향했다. 우린 쓰러져 잠들어 자명종 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면서 처절한 노동의 밥을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본문 중 유수경의 ‘살구나무집 툇마루의 가을’에서)39명의 시인과 작가들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기억 속에서 반짝이는 시절을 붙잡아 글로 옮겼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병용) 회원들이 펴낸 <내 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모악).극작가 최기우, 문학평론가 문신, 방송작가 김성숙, 소설가 김저운·장용수·차선우·한지선, 수필가 김승종·배귀선·황숙, 시인 경종호·김이흔·도혜숙·박두규·서연수·신재순·안도현·안성덕·유강희·유수경·이병창·이병초·이소암·이영종·이은송·장창영·장현우·조석구·조재형·채명룡·최자웅·하미숙, 아동문학가 김자연·박서진·박예분·박월선·서성자·윤미숙·장은영. 장르도 개성도 다른 문학인들이 꺼낸 자신의 이야기는 역시 다채롭다. 총명하고 순수했던 유년 시절도 있고, 열병에 시달리고 좌절과 깊은 절망에 허우적대던 청춘도 떠올린다. 삶의 큰 깨달음을 준 인연들, 어머니의 따뜻했던 손길, 추운 시절을 함께 견뎌냈던 친구도 찬찬히 돌아본다. 전북에서 겪은 추억들을 담았기 때문에 전북의 서로 다른 39가지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들의 평소와 다른 호흡과 언어로 엮어낸 글을 곱씹는 것도 묘미다. ‘지상의 끝에 서다’ ‘국수 한 그릇의 추억’ ‘오늘은 재미 좀 봤나비?’ 등 3부로 구성돼 있는 책은 장소에 대한 추억, 사람과의 인연, 사건에 얽힌 사연 등을 소재로 한다. 문신 문학평론가는 서문에서 “글을 쓰는 일은 소멸로부터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우리의 기억을 문장 안에 새겨 넣는 이유는 우리 삶이 함부로 잊혀서는 안 될 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수필가 김승종은 청년 시절부터 전주천, 삼천, 구이 등에서 투망을 즐기던 아버지를 떠올렸고, 서연수 시인은 순창 메타세쿼이아가 쭉 뻗은 도로와 강천저수지부터 젖줄로 흐르는 작은 시내를 꺼냈다. 장현우 시인은 임실군 관촌면 신전리로 귀촌했던 2008년 겨울을 떠올렸고, 군산의 명물이었던 선창가 포장마차를 일컫어 채명룡 시인은 “밤새 수맥 사람들과 시 나부랭이를 주절대던 해망동 13번 포장마차는 80년대를 관통하던 시대의 또 다른 작업실이었다”고 고백했다. 문신 문학평론가는 모악산을 보면 그 산기슭에서 살던 박남준 시인의 모악산방을 찾았던 1998년을 떠올렸고, 김이흔 시인은 부안 청자박물관, 김자연 아동문학가는 전주 홍지서림, 이병초 시인은 황방산 틀못, 조석구 시인은 장수군 계남면 화양리 난평마을, 최기우 극작가는 기억 속 그곳으로 전주 산성마을을 꺼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21 23:02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경종호 첫 동시집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 펴내

올 1년 동안/ 여자애들에게 고백한 후/ 내가 들은 말// 넌 키가 너무 작아(은솔이)/ 넌 너무 잘난 체만 해(진솔이)/ 넌 바람둥이야(서윤이)괜찮다/ 나도 이젠 그 애들은 별로다/ 지금은 2반 김소리뿐이다(<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의 괜찮다중)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 출신인 경종호 시인이 첫 동시집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문학동네)를 펴냈다. 5년 간 시인이 모으고 버리고, 쓰고 다듬은 40편의 동시가 담겨 있다.기존 동시가 갖고 있던 교훈성을 덜어내고 아이들의 일상을 소재로 삼아 재밌게 읽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맡겨둔다. 20년간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 곁에서 생활하고, 동시 쓰기를 가르치며 이들의 속마음을 나눈 덕분이다. 네가 배려해주면 되잖니라는 말/ 무릎 위로/ 거머리가 기어오르는 것만 같다// 넌 자존심도 없니?라는 말엔/ 내 몸속 뼈가/ 싸르르 녹아 버리는 것만 같다( 어떤 말 중)책임과 이해, 배려와 자존심은 지켜야 할 윤리나 덕목이지만 일방적으로 강요할 때는 억압과 폭력이 될 뿐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통해 이들이 스스로 바라고 행하기까지 기다려 주자고 말한다. 뒤집기 알 넘어진 자전거 등에서도 섣불리 개입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길 바란다. 동시집이지만 문학성도 두드러진다. 동시는 교훈적이고 다소 유치하다는 일부 고정관념을 바꾸고 싶었다. 저학년 초등학생보다는 4,5,6학년 학생들과 중학생이 음미할 수 있는 책이다.경 시인은 딸을 비롯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면서 첫 시집을 낸 것에 대한 복잡 미묘한 감정보다는 아이들이 동시집을 읽으며 공감하고 문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21 23:02

편지·일기 쓰며 아름다운 우리말 뽐내요

초등학생들이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와 최명희문학관, 전북일보사가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마련한 손글씨 공모전 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손에 잡히다!이다.지난 2007년부터 시작한 손글씨 공모전은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만년필 쓰기를 고집했던 소설가 최명희(1947~1998)의 문학 열정을 상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 해 평균 3500여 편이 출품되는 등 손글씨를 콘텐츠로 활용한 학생 공모전으로는 가장 활성화 됐다는 평가다.전국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손으로 직접 쓴 편지와 일기 작품을 내면 된다. 9월 8일까지 최명희문학관(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29)으로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대상 한 명에게 전라북도 교육감상과 20만원 상당의 상품이 수여되는 등 모두 154명의 학생을 시상한다. 수상 작품은 손글씨 블로그(http://blog. daum.net/ 2840570)에 게재되고, 일부 작품은 10월 중순부터 2개월 동안 최명희문학관에서 전시된다.장성수 혼불기념사업회 대표는 손글씨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느낄 수 없는 글씨의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면서 아이들이 손으로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17 23:02

서정인 장편소설 〈달궁〉 첫 출판 후 30년만에 다시 세상으로

네 눈의 불빛은 빛을 못 보아도 불빛이다. 흙에 묻혔다고 금강석이 보석이 아니냐? 내 딸아, 너는 진주다. 다만 사람들이 흙만 보고 그 밑을 못 볼 뿐이다.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 잘못이고, 사람들 잘못이 아니라 보물을 흙 속에 던져 버린 세상 잘못이다.(<달궁> 중에서)실험적인 소설쓰기를 꾸준하게 실천하며, 한국 소설의 지평을 질적양적으로 확장하는데 기여해온 작가 서정인의 독특한 장편소설 <달궁>. 1987년에 처음 나왔지만 절판됐던 책을 약 30년 만에 새롭게 편집해 개정 합본판으로 선보인다. 바로 <달궁-박달막 이야기>(최측의 농간).<달궁>은 한국전쟁 중 부모와 헤어진 후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주인공 인실이 부정과 허위만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좌절당하는 일생을 그린 것으로, 인실의 순진함과 성공한 인물들의 허위의식이 더욱 대비되며 1980년대 한국 리얼리즘 소설의 한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저자 특유의 형식 파괴적 실험이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다.개정판은 방대한 분량으로 세 권으로 나뉘어 있었던 책을 한 권으로 묶어 작고 가벼운 판형으로 새로이 단장했다. 서 작가는 전체 원고를 검토해 박달막 이야기를 부제로 추가하고 초판에 있던 일부 오식을 바로 잡고 문장 상당수를 개작해 작품 완성도를 높였다. 인실의 아(兒)명인 딸맥이에서 비롯되기도 한 박달막을 부제에 붙인 것은 여성이라는 것이 저주가 되는 세계를 살다간 한 여성의 기억을 훼손하지 않고 제대로 바라보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서정인 작가와 출판사인 최측의 농간의 신동혁 대표는 최근 전북일보를 찾아 소설의 복간 과정에 대해 들려줬다.서 작가는 처음 복간 소식을 받았을 때 반가웠지만 옛날 책을 오늘날 사람들이 읽을까 싶어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오랫동안 준비하고 자신 있기에 널리 알리고 싶어서 신문사를 찾았다는 신 대표는 문학도들이 좋다고 하는 책을 도서관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게 안타까웠다면서 상품성을 떠나 시대를 초월한 문학성을 가진 책들이 절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그런 의미에서 서 작가의 <달궁>은 흙에 묻힌 금강석이었다. 절판된 서적을 복간하는 출판사 최측의 농간은 흙을 털어내고 정성스레 닦아냈다. 오래 견딘 활자들은 바라진 것이 아니라 빽빽하게 뭉쳐 더욱 단단해졌다. 신 대표는 900쪽에 달하는 막대한 양과 교차적으로 얽혀 있는 비선형적인 이야기들, 실험적 형식으로 인해 좀처럼 읽기의 진도를 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를 받아들인다면 분명 소설 읽기의 새로운 경험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14 23:02

형경숙 작가, 장편소설 〈바람의 그 언덕〉 발간

2003년 ‘함몰-이별이라 하기엔’(영하)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소개된 장편소설이 있다.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 책이 14년 만인 2017년 <바람의 그 언덕>(신아출판사)이라는 새 제목을 달고 재출간됐다.형경숙(69) 작가가 장편소설 <바람의 그 언덕>을 펴냈다. 동료 소설가로부터 꾸준히 재출간 권유를 받았고, 결말 부분만 개작해 재출간하기에 이르렀다. 2003년 <함몰-이별이라 하기엔>을 출간했을 때 일부 독자와 소설가로부터 군대라는 색다른 소재와 진솔한 줄거리로 흥미롭다는 평을 받았었다.<바람의 그 언덕>은 군부대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반대급부, 모함 등을 극복하고 이룬 장교와 여군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실제 여군으로 복무한 작가의 경험이 곳곳에 녹아있다. 작가는 간호장교를 꿈꿨지만, 극심한 지역감정으로 인해 꿈을 접어야 했다고 털어놨다.그는 “영상의 대중화로 독서열이 급격히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재출간은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다”며 “이 어지러운 시기에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모두의 가슴을 훈훈하게 적셔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놓아 본다”고 말했다.형 작가는 남원 출생으로 서울예술신학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월간 순수문학에서 <벙어리 뻐꾸기>로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장편소설 <함몰> <노란다이아몬드와의 이별식> <별에서 온 아그날래>, 장편동화 <소노반과 깹>, 작품집 <아름다운 선택>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04.14 23:02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김이흔, 그림에세이 〈누에〉 출간

고치 속에 들어 있다 해서 진짜 죽은 건 아니다. 그것은 보다 긴 잠의 연속일 뿐이다. 고치 속에서 누에는 나방이 될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날개가 돋는 자신을 보고 있는 지도, 자기를 알게 되면 마음의 눈이 생긴다. 전체를 보게도 되고, 듣게도 된다.( 누에중)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이자 지역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이흔(본명 김형미) 작가가 그림에세이 <누에(nu-e)>(교음사)를 출간했다.잠업이 흥했던 부안에서 유년 시절 직접 누에를 쳤던 김 작가가 누에를 관조(觀照)하며 느낀 삶의 깨달음들을 글과 그림으로 담은 책이다.오래 전에 3년 정도 칩거 생활을 할 때가 있었어요. 매일 일기를 썼는데 의도하진 않았지만 누에에 관한 글이 많았죠. 누에는 굉장히 재밌는 동물이거든요. 강한 빛이나 바람, 시끄러운 소음도 싫어하고 깨끗한 곳에서만 살아요. 허물을 벗을 땐 주욱죽 소나기 소리가 내리곤 했고요. 지쳐서 무의식적으로 글을 쓸 때 언제나 머릿속을 맴돌던 누에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나를 누에라고 생각하면서 썼어요.책에 담긴 상당수의 글과 그림이 그 당시 창작했던 것들이다. 짧은 일기 형식으로, 사람이 살면서 잊지 않아야 할 정신적인 요소들을 누에의 특성에 빗대 표현했다.총 11개 섹션으로 나누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글이에요. 내면의 성찰, 정신적인 것들이 옛날부터 화두가 돼왔지만 물질 만능주의가 돼가는 오늘날엔 더욱 중요하게 여겨집니다.누에는 눈이 없다. 언뜻 보기엔 있는 듯 보이지만, 무늬에 불과할 뿐 앞을 볼 수 있는 눈은 아니다. 어쩌면 누에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늘에서 부여받은 것은, 진짜 자신의 눈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을 겪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십 번을 죽어도 죽어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누에 중)그는 올곧은 자신의 길을 향해 정진하는 누에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누에를 소재로 감성적인 글을 쓰는 것도 흥미롭지만 작업 과정도 특별하다. 누에를 치던 곳인 옛 잠종사에서 생활하며 책을 완성한 것이다.조각조각 모아 놓은 글들을 그대로 두기 아쉬웠던 작가는 지난해 여름 글과 그림을 보완해 책으로 엮기로 결심했고, 지난해 9월 완주의 옛 잠종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한 복합문화지구 누에에 들어갔다. 그는 공간 누에가 주는 영감뿐만 아니라 공간에서 머물고 있는 다양한 예술인들과 어울리며 많은 창작 에너지를 받았다면서 내 집필 활동과 걸맞은 행복한 기회였다고 말했다.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과 진주신문 가을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그는 불꽃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시집 <산밖의 산으로 가는 길>, <오동꽃 피기 전>이 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07 23:02

월간 〈소년문학〉 4월호 출간

월간 <소년문학>(소년문학사) 4월호가 출간됐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미래를, 어른들에게는 동심과 추억을 일깨우기 위해 제작된 도서잡지로, 동시·동화·교양글·명상만화·학생 기고글 등 다양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호에는 제4회 소년해양 신인문학상 수상작인 진수영씨의 ‘바다의 소망’ 상편도 수록됐는데 아동 문학계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소년소설’부문이어서 뜻깊다. 동화와 소년소설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년소설의 전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홍성훈 작가의 ‘개그맨 홍도’와 강순복 작가의 ‘민들레 신부’도 어린이의 시선으로 일상을 관찰했다. 허수정 편집장이 일본의 교육과정과 일본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기록한 ‘이웃나라 시간여행-하극상 수험’은 TV드라마 ‘하극상 수험’을 소개하는 등 흥미로운 요소를 포함해 몰입도를 더했다. 학생들이 보낸 글을 싣는 학교문예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부문이다.허 편집장은 “책에 담긴 모든 읽을거리들이 어린이들의 지적 성장을 위한 밑거림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꼼꼼하게 읽으면 자신도 모르게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4.07 23:02

문윤정 작가 〈세계 문호와의 가상 인터뷰〉…17명 문학세계 조명

문학은 인간학이기도 합니다. 저는 항상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고, 문호들로부터 그 답을 구하고자 했습니다. 문학에 대한 갈증으로 시작한 가상 인터뷰를 통해 덤으로 삶의 지혜까지도 배웠습니다.문윤정 작가가 세계의 대문호와 독자들 간의 연결고리로 나섰다. 세계적인 문호 17명과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문학세계와 삶을 그려낸 세계 문호와의 가상 인터뷰(수필과비평사)를 펴낸 것.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작가의 소명을 마치기까지의 과정을 인터뷰 형식으로 쉽게 녹여냈다.종이신문이나 잡지 인터뷰를 읽을 때, 우리는 문득 그 사람이 궁금해진다. 그런데 그 인터뷰이(interviewee)가 세계적인 문호라면 더 말해 무엇할까.문 작가는 20세기 문학의 구도자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인터뷰할 때는 그가 꿈속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꿈속에서 입이 얼어붙어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는 작가.문 작가는 세계적인 문호가 부모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문학의 스승은 누구인지, 어떤 책을 탐독했는지를 통해 문학의 뿌리를 캔다. 창작의 원동력이 되는 사랑 이야기도 끈질기게 인터뷰했다. 그의 가상 인터뷰에 응한 대문호는 △프란츠 카프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라이너 마리아 릴케 △니코스 카잔차키스 △토마스 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버지니아 울프 △스탕달 △어니스트 헤밍웨이 △마르셀 프루스트 △알베르 카뮈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헤르만 헤세 △윌리엄 셰익스피어 △오스카 와일드 △제임스 조이스 등이다.문 작가는 문호들의 삶에는 행복보다는 불행이, 기쁨보다는 슬픔이,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많았지만 그들은 불행, 슬픔, 아픔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다며 문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문학세계를 탐험했고, 생에 대한 자세를 배웠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7.04.07 23:02

무주 장영란·김광화 부부 〈밥꽃 마중〉 발간

“벼꽃이 피고 지는 걸 볼 때면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언제부터인지 쌀이 흔한 세상이 되었다. 요즘은 그 소중함을 대부분 잊고 산다. 화려한 요리에 가려지고, 먹기 편한 빵에 밀려나고 있다. 이게 단순히 먹을거리 문제만으로 끝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흔한 걸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 대가를 우리 스스로가 고스란히 치르게 될 것이다. 쌀에 대한 푸대접은 곧 생명에 대한 푸대접이나 다름없다.”무주로 귀농한 장영란·김광화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만난 60가지 곡식꽃과 채소꽃을 글과 사진으로 남긴 9년간의 기록이 한 권으로 책으로 엮어졌다. <밥꽃 마중>(들녘).저자는 우리 밥상에 매일같이 올라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 꽃들을 ‘밥꽃’이라 이름 붙이고, 사람의 ‘목숨꽃’이라 여겼다. 밥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랑을 하고 꽃을 피우는지, 밥꽃(농작물)은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 이들의 가계(家系)는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등 공부하는 과정이 뒤따랐다. 한자와 우리말이 뒤섞여 어려운 식물 용어를 되도록 한글말로 정리하는 과정도 거쳤다.요즘 꽃이나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작 우리를 먹여 살리는 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또 배추, 무 등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작물은 수확한 이후 밭을 갈아버리고 씨를 다시 사다가 심는다. 저자는 이런 구조가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먹는 것이 자연에서 왔다는 사실조차 잊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밥꽃에 대한 작업은 이러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됐다.20여 년간 맛본 수확의 기쁨만큼이나 뭉클하고 알싸한 식물의 세계. 작물이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는 ‘한살이’는 우리 인생의 모든 페이지와 같다. 인생의 중반을 훌쩍 넘긴 이들 부부가 논 한복판에서 만난 작은 밥꽃 한 송이에 감동하게 되는 것은 알싸한 우리네 인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저자 장영란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청소년노동자를 위한 부천실업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1998년 무주로 귀농, 전망 좋은 산기슭에 손수 흙집을 지어 살고 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 틈틈이 <굴렁쇠>, <귀농통문>, <웰빙라이프> 등에 농사, 교육, 부부 연애, 치유에 관한 글을 연재했다. ‘정농회’ 회원이다.

  • 문학·출판
  • 진영록
  • 2017.03.31 23:02

양우식 작가 〈그래도 소중한 날들〉 출간

“나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지나온 인생길에서 지금의 내 생활이 가장 행복하다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여유롭고 자유롭습니다. 그것은 치열하게 살았던 젊은 날의 보상이고, 인내하며 달려온 지난날들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요? 이제야 내면에서 오랫동안 스멀거리던 영혼에 자유를 줍니다. 더는 억누르지 않습니다. 보헤미안으로 살아갑니다.” 양우식 작가가 출간한 <그래도 소중한 날들>(도서출판 한솜)의 에필로그 한 대목이다. 누구나 그렇듯 어느 시점에선가 인생을 돌아보고 정리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가슴이 뿌듯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이 담긴 이야기를 한권의 책으로 내는 작업을 주저하고 망설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양 작가는 밀린 숙제를 하고 난 것처럼 홀가분하다며 자신의 민낯을 드러낸 것을 후회하지 않고 지금이 가장 소중한 날이라고 말한다.지나간 날들이 인생이라고 하지만 다가오는 날들도 결국 지나가는 날이 된다. 지나간 날들과 다가오는 날들 사이에서 서성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고민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단호하게 내일의 한 병을 위해 오늘의 한 잔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지 말라고 권한다.양우식 작가는 완주 삼례 출생으로 <한국문학예술>에서 동시 부문을, <대한문학>에서 수필과 시 부문에 등단했다. 지난 2011년에 첫 시집 <그런 사람 있었을까?>를 출간했다.

  • 문학·출판
  • 진영록
  • 2017.03.31 23:02

박성우 시인 〈아홉 살 마음 사전〉 펴내

‘연필을 잃어버린 짝꿍이 이상한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날 의심하는 거야? 난 훔치지 않았는데. 이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박성우 시인이 마음을 표현하는 80개의 단어를 담은 책<아홉 살 마음 사전>(창비)을 펴냈다.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어려운 일이다. 어린이는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거나 단순한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기 쉽다.책은 ‘감격스럽다’부터 ‘흐뭇하다’까지 마음을 표현하는 말 80개를 그림과 함께 사전 형태로 소개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 시인이자 따뜻하고 재밌는 동시로 어린이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박 시인이 고른 단어들로,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상황에 맞는 감정 표현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어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고, 예시로 제시된 다양한 상황을 통해 구체적인 활용법을 익힐 수 있다. 김효은 작가의 실감 나는 그림이 더해져 이해를 돕는다.특히 언뜻 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여러 감정 표현을 함께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어별 차이를 알아갈 수 있도록 했다. ‘무섭다’와 ‘조마조마하다’는 비슷한 의미를 지니지만 뜻에 차이가 있다. 밤에 불을 끄고 있을 때 귀신이 나타날 것만 같은 상황에서는 ‘무섭다’가 더 어울리고, 풍선이 터질 것 같을 때는 ‘조마조마하다’가 더 적절하다.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나는 표현을 많이 알고 있다면 감정을 더 섬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7.03.3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