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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문학 제220집'시를 생각한다'에서 19세기 당대 시·서·화 3절로 유명했던 2004년 1월 문화인물 조희용(1789∼1866)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최승범·김태자·양병호·황필호씨를 비롯해 일본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비매품△ 대한문학2003년 겨울호. 대한문학 출신 작가들의 작품과 '겉과 속'을 테마로 특집을 꾸몄다. 작가와의 대담 '茶 한잔을 놓고'는 지리산을 노래하는 수필가 권중대씨를 찾아가고, 서영애씨가 꾸민 미학에세이는 '이태길의 원의 세계'를 담았다. 8천원△ 가람문학 징검다리놓기올해로 열세돌을 맞은 문예지 가람문학에서 시·수필·콩트·서평·편지글 등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만날 수 있다. 인물탐구 작가는 송순과 김영랑. 류근안 교수가 '歌客의 신분규정에 대한 일 고찰'로 제자들의 글에 힘을 보탰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전북지역대학 제17대 국어국문학과 펴냄 △ 지구문학허소라 시인의 '농부', 소설가 김국태씨의 '공산주의자 내 당숙', 수필가 이재현씨의 '바람에도 냄새가 있다'를 스물두번째 기획특집 '명인·명작을 찾아서'로 엮었다. 이번 호 테마특집 주제는 '태백산맥'. 2003년 제10주년 한일친구의 밤 행사장을 르뽀로 담았다. 1만원△ 소년문학'까악까악 까막까치 새해 해님 물고 왔다('설날 아침'中)'는 심재기씨의 작품들로 2004년 1·2월호 지상시화전을 꾸몄다. '우리들 글솜씨'는 순수함이 묻어나는 유쾌한 지면. 책의 처음을 여는 '아름다운 책 앞에'는 올해부터 안도 시인(국제펜클럽 전북부회장·전북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이 쓴다. 소년문학사 펴냄 / 4천원
청문학동인회(회장 이윤상)가 열세번째 동인지 '靑文學'을 펴냈다. 시작(詩作)의 길을 통해 참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1989년 창립한 청문학동인회는 익산지역에서 활동중인 시인들의 모임이다. 매월 작품 품평회를 열며 여덟차례 시화전도 개최해 왔다. '당신이 떨어져 있을 때 뒷모습에 커다란 여백이 있다는 걸(정봉기 '여백'中)' '문고리를 잡으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너(이맹심 '가을 빛에 기대어'中)' '스물 몇 해를 돌아서 온 기차가 목 늘어진 플랫포옴으로 들어선다(도혜숙 '기차에 관한 짧은 필름'中)'처럼 시선을 잡아끄는 시구(詩句)들이 있어 한구절 한구절에서 사물의 깊이를 살피고 사람과의 관계를 읽어내는데 감상의 재미가 있다. 황성곤·최효숙·조영애·정봉기·전순자·이윤상·이맹심·양점숙·안성란·라기채·도혜숙·김인귀·권영민·정숙·김종빈·박정자·최미해씨가 참여했다.
'天地(천지)는 玄黃(현황)이고 宇宙(우주)는 洪荒(홍황)이라'...왠지 어려운 글귀처럼 보인다. 가만히 살펴보자. 어르신들은이미 짐작하셨겠지만, 한문공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그 유명한 <천자문>의 첫 구절 이다. 무서운 훈장님 앞에서고개를 주억거리는 학동들이 떠오른다.이 말을 풀어보면 '하늘은 아득히 멀어 어두우며, 땅은 누런 빛이 나서 공간과 시간 사이는 넓고도 거칠다'는 뜻이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천자문>을 낱글자 1천자를 단순히 모아놓은 어린이들의 한자학습서로 오해하고 있다. <천자문>은 사실 중국 고전을 토대로 1천자의 서로 다른 글자로 만들어진 문장이며 일종의 서사시이다. 서예에 조예가 깊은 소설가 김성동이 직접 쓴 수려한 필체와 함께, 1400여년 전의 교훈을 오늘의 우리 삶에 비추어 맛깔스럽게 풀어낸 에세이 <천자문>으로 피폐해진 우리 마음을 가다듬어 봄이 어떨까./홍지서림 전무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992-5번지. 시내에서 차로 5분 거리지만, 고덕산의 한 줄기인 남고산과 꽤 넓은 논과 밭이 있어 한적한 시골을 연상시키는 곳이다. 흑석골. 그곳엔 지난해 8월 둥지를 튼 대한성공회 전주희망교회 관할사제가 살고 있다. 대구 사투리가 짭짤한 양념처럼 묻어나는 억양으로 "얼굴의 반쪽을 내줬지만, 진정한 내 모습을 찾게 됐다”고 말하는 '새내기 전주사람' 서호승 신부(45)다. "제 아픔에 감사합니다. 고통은 저를 새롭게 했습니다. 고통은 버려야 할 것만은 아닙니다. 그 속에 보물이 있습니다. 자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입니다” 서 신부는 왼쪽 눈이 없다. 광대뼈(상악동)도 없다. 치아도 없다. 그래서 얼굴 반쪽이 움푹 패어 있다. 눈과 잇몸까지 전이된 상악동암 3기를 선고받은 2000년 10월. 벌써 4년이 지났다. 그는 지난해 사순절(四旬節·그리스도교에서 부활절 전에 행해지는 40일간의 재기) 기간 묵상을 기록한 수상록을 펴냈다. 힘겨웠던 투병과정이 뼈아픈 참회로 새겨진 '뼈아픈 니고데모의 참회'(맑은울림 펴냄). 그는 묵상을 하며 자신의 시야에 선명하게 쓰여지던 참회를 그대로 책에 담았다. 그래서 그는 "썼다기보다 옮겼다”며 "그 참회는 바로 제 자신의 참회”라고 말한다. 니고데모(Nicodemus)는 신약성서에 나오는 최고의회 의원인 바리사이파 사람. "의사의 말이 끝난 그 순간부터 아무런 빛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그 순간 저는 단지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만 생각하고 있었죠” 진단을 받은 그 해, 그는 이 질문을 숱하게 반복했다. '사제로서 추구해야할 믿음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숫자놀음(헌금 액수·교인 수)만 추구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몸을 돌보았을 뿐 마음은 돌보지 않았구나. 모든 것이 다 내 탓이다'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큰 소음을 내던 MRI를 촬영하며 문득 한 문장이 자신의 눈에 스쳐갔다. '내 생명은 나의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 그의 고민은 더 진지해졌다. "왜 나는 내 생명을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나는 내가 아니고, 내 생명도 내 것이 아닌 것을…, 하는 의문과 답변이죠. 모든 문제의 원인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음이요, 밖에 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을 성찰하고 겸허하게 자세를 낮추는 것. 그는 사물을 직접 보는 일에 불편해졌지만,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자신을 성찰하는 신앙수련법인 '피정'(避靜)을 통해 심연이 밝아졌다. 종교에 관련 없이 수행에 관한 책도 읽기 시작했다. 그의 책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명상록과 종교서적, 농업과 생명학, 고전문학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자리잡고 있다. "사람은 다른 생명체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한 그루의 나무 앞에서 참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흘러가는 물 앞에서 자신이 떳떳하지 못함을 시인해야 합니다” 얼마전 '사회적 모멸감을 참을 수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산시장의 예를 들며 그는 "직책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세인들의 모습도 깨져야 한다”고 말한다. 직업은 한시적으로 맡겨진 일일뿐 자신과 자연의 본성을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전하는 나머지 기록들은 '믿는자여 어이할꼬'라는 제목으로 이 달 중에 출간될 예정이다. 종교인의 고백이 담겨 있지만, 그의 글은 녹록치 않다. 대구 대건고 재학시절, 문예반 고교 후배였던 안도현 시인은 그를 "차분하고, 사소한 것에 배려 깊은 사람”으로 기억한다. 선배라고 폼을 잡거나 괜스레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없었다며 배울 것이 많은 선배라고 말한다. 교회 운영도 마찬가지. "지치고 상처받은 영혼들이 상처난 마음을 치료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교회 일로 사람들을 구속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신이 속한 일터에서 봉사하는 삶을 펼치면 되지요” 경남 합천 해인사 초입에 있는 작은 마을이 고향인 서 신부는 1989년 서품했다. 서울 대교회 출판부와 음성나환자촌을 운영하는 경기도 남양주 성당에서 목회활동을 시작했고, 부산 주교좌성당을 거쳤다. "나는 없습니다. 가을 하늘처럼 비어있을 뿐이죠. 구름이 가려있다고 푸른 하늘이 사라지거나 바뀌는 게 아닙니다. 하늘은 언제나 거기에 그대로 있습니다. 비어있음을 드러낼 때 하늘나라는 나타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네 가운데 하늘나라가 있다'고 말씀하신 거죠” 7일 오전, 마을에서 교회로 난 길의 눈을 말끔히 쓸어내던 그의 마음처럼 그를 비추던 햇살도 참 밝았다.
전북대 수필창작반 2004년도 1학기 수강생 모집전북대 평생교육원이 2004학년도 1학기 수필창작반 수강생을 모집한다. 심화반(목요일 오후 7시/금요일 오전 10시)과 기초반(목요일 오전 10시/금요일 오후 7시) 등 4개반으로 나누어 3월부터 6월까지 15주 동안 진행된다. 수강료는 1십만 8천원.등록은 4일부터 19일까지이며, 전주시 경원동 전북대평생교육원 행정실(옛 전북대 치과대학 자리)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288-0022), 인터넷(www.ccc.chonbuk.ac.kr) 접수도 가능하다. 지도교수는 수필가인 김학 전북펜클럽 회장. 평생교육원 수료생이나 재학생은 행촌(杏村)수필문학회 입회자격이 부여된다.
송칠성씨 한국시 신인상 수상 수필가 송칠성씨(68)가 '고독'외 2편으로 한국시 통권 172호 신인상을 수상했다. 수상 작품은 깊은 사고로 인생무상의 경지와 자기 존재를 발산시키고 있는 '고독'을 비롯해 '여정을 풀면서'와 '홍매화 피는 날' 등. 1990년 동양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데뷔한 송씨는 "이번 당선을 만학의 자격증을 가질 수 있는 벅찬 기회라 믿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여류문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전북문인협회·한국수필가협회 이사로 활동중. 수필집으로는 '산새들도 잠들었는데' '자유로운 새의 고독' '꿈 밖에서 바랜 세월' '갈숲 에이는 바람'등이 있다. /도휘정기자
문예가족동인회(회장 오하근)가 '문예가족'제11집을 펴냈다. 이번 호 기획테마는 '전쟁과 평화'. 나라를 위해 월남전에 나갔지만 한쪽 다리를 잃고 후유증을 앓고있는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시선이 애틋한 서재균씨의 '아버지의 그림자'를 비롯해, 박미서·안평옥·오하근·유인실·이목균·이용찬·조기호·조미애·최유라·최정선씨가 전쟁의 참상을 은유적으로 혹은 날카롭게 고발한다. '문예가족'전신 '헝그리영맨'으로부터 60년대 문학회로 이어지는 동안 활동했던 권태익씨의 수필에 눈길이 간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권씨는 지역감정과 인종차별 등 사회적 문제들을 통한 단상을 작품 '비자금'과 '評決'에 실었다. 권천학 시인은 '초록비타민의 서러움 혹은'을 부제로 한 시 여섯편을 내놓았고, 이목윤 시인은 '캄보디아1∼9'연작 안에 캄보디아 풍경을 가득 담았다. 원광대 오하근 교수가 김소월 시 '초혼(招魂)' 평론 '사랑과 원망의 속삭임과 절규'을 발표하고 그 밖에도 회원들의 근작들이 소개됐다.
△ 대한문학2003년 겨울호. 대한문학 출신 작가들의 작품과 '겉과 속'을 테마로 특집을 꾸몄다. 작가와의 대담 '茶 한잔을 놓고'는 지리산을 노래하는 수필가 권중대씨를 찾아가고, 서영애씨가 꾸민 미학 에세이는 '이태길의 원의 세계'를 담았다. 8천원.△ 가람문학 징검다리놓기올해로 열세돌을 맞은 문예지 가람문학에서 시·수필·콩트·서평·편지글 등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만날 수 있다. 인물탐구 작가는 송순과 김영랑. 류근안 교수가 '歌客의 신분규정에 대한 일 고찰'로 제자들의 글에 힘을 보탰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전북지역대학 제17대 국어국문학과 펴냄 △ 전북문학 제220집'시를 생각한다'에서는 19세기 당대 시·서·화 3절로 유명했던 2004년 1월 문화인물 조희용(1789∼1866)의 작품을 만난다. 최승범·김태자·양병호·황필호씨를 비롯해 일본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비매품△ 지구문학허소라 시인의 '농부', 소설가 김국태씨의 '공산주의자 내 당숙', 수필가 이재현씨의 '바람에도 냄새가 있다'를 스물두번째 기획특집 '명인·명작을 찾아서'로 엮었다. 이번 호 테마특집 주제는 '태백산맥'. 2003년 제10주년 한일친구의 밤 행사장을 르뽀로 담았다. 1만원.
'어둑어둑한 섬진강 기슭/아버지의 뼛가루를/바쁜 물살에 뿌려 날린 뒤/소년은/노고단 쪽을 바라보았다//노고단은 구름 속//이제 열네살 준호는/어디에서도/아버지 없이 사흘 굶어 살아갈 것이다/바람은 앞에서 불어올 것이다//소년의 얼굴은 아버지의 얼굴을 빼다 박았다//빨갱이 새끼/빨갱이 새끼/그 이름이 평생 따라붙을 것이다'(만인보 16권 중 '소년 준호' 전문) 1950년 한민족을 갈라놓은 이념의 전쟁이후, '빨갱이 새끼'라는 원치 않는 이름을 얻은 것이 어디 준호 그 한사람이겠는가. 고은 시인(71)이 '만인보'(萬人普·창비 펴냄) 16권부터 20권까지 5권을 한꺼번에 내놓았다. 1986년 첫 권을 낸 '만인보'는 1997년까지 15권을 펴낸 연작시집. 7년만의 노작(勞作)이다. "저는 전후 세대로서 살아 남았고, 죽은 자들을 가슴에 품어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1950년대 전후를 산 행리(行履)에서 인간상을 얻어왔습니다” '사람과 사람들'이라는 부제로 묶인 이번 다섯 권의 '만인보'는 식민지시대에서 해방공간을 거쳐 한국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7백19편의 시에 담긴 절망 이후의 연대기. 삶과 맞닥뜨린 죽음의 상황, 전래사회가 무너진 곳에서 일어나는 상황, 실존과 폐허, 이데올로기의 습래(襲來), 민족이동과 인간의 비인간화를 몰고 온 전쟁, 그 전쟁 속의 인간적 가능성이 비극의 풍광으로 그려진다. 김일성·성혜랑·이휘소·이종찬·채병덕·신성모·이상룡·이승만·조소앙·김달삼 등 좌·우익 정치·혁명가와 선우휘·오영수·김소희·김규동·'폐허'동인·임화·이쾌대·최승희·노천명 등 예술가들, 그리고 벽지산촌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더해졌다. 이 시기가 갈등과 전쟁, 살육, 폐허로 얼룩졌던 만큼 인물들의 내력도 처절하기 짝이 없다. '군용트럭에 탄 인부들/산산조각으로 솟아올랐다/솟아올라 흩어져 다 떨어졌다//자욱이 먼지 내려앉았다//한 아낙이 처박힌 머리 들고 일어섰다/왼쪽 팔이 남아 있다/어서 피 멎어라'('그 아낙' 부분) 선배문인이 전한 슬픔과 분노에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고통스러운 역사를 되새김질하고 그에 짓밟힌 만상의 인간들을 사랑하며 껴안고 뺨 비비며 삶의 진의와 세계의 진수를 손가락으로 끄집어내고 있다”는 말을 헌사했다. 1980년 여름, 시인이 신군부 세력에 의해 내란음모 및 계엄법 위반혐의로 남한산성 밑 육군교도소 특별감방에 갇혀 있을 때 구상했던 '만인보'는 우리 근·현대사에서 시인이 직·간접적으로 만났던 인물들을 각자 한 편의 시로 형상화함으로써 '시를 통한 한국 인물현대사의 복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30년대 인물에서 시작해 70년대 민주화운동의 주역들로 내려왔다. 올 하반기에 낼 다섯 권에서는 60년대와 70년대의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한 뒤, 내년에 펴낼 마지막 다섯 권은 80년대로 완결될 예정이다. 시인의 말이 실현되면 30년대부터 80년대까지 60년간의 한국사가 고스란히 시에 담기는 셈이다.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세계 각 국의 대표시인 초청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31일 미국행 항공기에 몸을 실은 시인은 이어 하버드대에서 강연하고 10일 스페인으로 건너간다. 그곳 살라망카 대학의 초청행사에 참석한 뒤 2월말 귀국할 예정이다.
'천자문(千字文)'은 이름만 널리 알려진 책이다. 명필 한석봉의 글씨로 쓴 '석봉 천자문'은 예나 지금이나 어린 학생들을 들볶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일천 개의 글자를 다 익히는 이가 드물어졌기 때문이다. 소설가 박범신씨(58·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천자문'(김성동 지음·청년사 펴냄)을 읽고 있다. 변함이 없던 고전에 '하늘의 섭리 땅의 도리'란 부제를 달았고, 요즘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 새 옷을 입힌 현대식 천자문이다. 박씨는 한자를 공부하는 책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읽어야 하며, "저자가 여덟 개의 글자마다 붙여놓은 짧은 에세이를 꼭 챙겨야 한다”고 권한다. "짧은 단문들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세상사는 도리와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 일러주는 책입니다. 정치가들이라면 더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명문들이 있을 겁니다” 천자문을 다 읽지 않으면 종아리에 멍이라도 내겠다는 '훈장식 언급'은 아니었지만, 박씨의 나지막한 목소리에선 책에 대한 강한 믿음이 엿보였다. 그의 말처럼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범위와 소재는 다양하고, 친근하다. 박씨는 특히 "저자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고백한 부분들은 감동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말한다. 또 책은 다양한 고서들과 내용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이미지들이 실려 있어 '한자' 하면 낯설고 고루하다는 생각에 거부감이 먼저 들었던 독자들이 좀 더 쉽게 한자에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씨는 현재 강원도 원주에 있는 토지문화회관에서 단편소설 '별똥별' 연작과 올해부터 일간지에 연재를 시작한 소설 '나마스테' 집필에 힘을 쏟고 있다.
역사는 기록이다. 기록되어야만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록되고서도 역사가 되지 못한 예는 많다. 왕조와 중앙정부의 시각으로 역사가 이루어져온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더더욱이 그렇다. 주목 받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묻혀지는 옛 기록들은 의외로 많다. 당대를 살았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숱한 기록에는 정치와 경제, 문화와 삶의 역사가 숨쉰다. 전북대박물관이 2002년부터 '호남지역 고문서와 향토자료의 수집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놓치기 아까운 기록들, 당대의 역사와 사회상에 새롭게 눈 뜨게 하는 기록들이 적지 않다. 연구 작업만 2년, 오는 7월 고문서의 목록 정리부터 해제와 번역을 거쳐 자료로 입력하는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1차 작업이 끝난다. 책임연구원인 하우봉교수(전북대박물관장)는 "이들 문서들은 지역의 독자적인 삶과 문화를 오롯이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지만 그동안 연구 자료로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해제를 통해 자료화하는 이번 작업으로 당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규명할 수 있음은 물론, 지역사 연구도 새로운 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북대 박물관의 고문서 연구팀과 함께 옛 문서가 남긴 의미와 그 가치를 소개하는 기획물을 연재한다. 매주 화요일에 연재될 '옛 문서의 향기'는 가족생활과 교육, 사회상과 경제는 물론 일상생활 등 우리 삶과 관계된 그 모든 것을 당대사람들의 기록으로 전해준다. 조선시대 여자도 호주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얼마나 흥미로운가. 옛 문서의 향기, 그것은 기록이자 우리 자신의 역사다. 연재는 고문서연구팀의 하우봉책임연구원 전경목공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 전임연구원인 유호석 송만오 최윤진 정성미 홍성덕 이병규씨가 맡는다.
남원·순창에서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나설 예정인 박문석 전 문화관광부차관의 출판기념회가 지난달 31일 오후 5시 남원시 향교동 자유빌딩 3층(옛 미래예식장)에서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박 전차관의 문화산업정책 평론집인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의 출판 기념회에는 6대 종단 대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법장 큰 스님, 설악산 신흥사 회주 오현 큰 스님, 백도웅 한국기독교단체 총연합회 총무, 조정근 원불교 전 교정원장, 지명관 전KBS이사장, 박범훈 중앙대 부총장, 김우룡 외국어대 교수, 이종철 전통문화학교총장,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박준영 전 청와대대변인 등 학계 인사들과 남원, 순창지역민 등이 참여했다.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에 대한 수사 문제로 당 관계자들은 이날 행사에 참석치 못했다.박 전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30여년의 풍부한 행정 경험과 전문지식을 살려 고향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한편 이날 행사에는 지역민들이 대거 참여, 당내 경선을 앞둔 박 전 차관은 강력한 세과시를 하기도 했다.
박배엽 시인이 투병 2년 2개월만인 지난 30일 새벽 4시 영면했다. 향년 47세.경남 구미출신으로 전주고등학교를 졸업, 남민(南民)지를 통해 등단했으며 문예지에 '백두산 안가요' 등을 발표했다. 1980년대 전북민주화운동협의회·전북민족문학인협의회 등 지역시민사회단체에서 전북지역 민주화를 위해 투신하기도 했다. 유족으로 미망인 차복훈씨와 아들 박하연군이 있다. 발인은 다음 달 1일 오전 10시, 효자동 승화원에서 화장한 후 김제 금산사에 위패를 모신다. 장례는 '전북작가회의장'으로 치러지며, (사)전북작가회의(회장 김용택)가 주관한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영안실(1층 4호실 251-8229).
중견수필가 김은숙씨(54·전북문인협회 부회장)가 '지구문학'(2003 겨울호)에서 수여하는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 시인의 이력을 보탰다. 수상작은 5장으로 구성된 '고인돌'. 고인돌에 대한 사실적 묘사와 미적 감동이 한 데 어우러져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시의 안정감 있는 구도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1990년 '현대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데뷔한 김씨는 전북여류문학회장을 역임하고 전북문인협회·전북수필문학회·국제펜클럽·문학동인 현수회 등 지역과 중앙에서 왕성한 문단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내온 여성문인. 수필집 '그 여자의 이미지'(1995·문학관 펴냄)를 펴냈으며, 올해 두 번째 수필집을 준비중이다. 김씨는 "먼발치에서 사랑했던 시를 가까이에서 쓸 수 있게 돼 기쁘지만, 격려해 주는 손길은 여전히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온 힘을 다해 시에 대한 최상의 예의를 지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천년민주당 남원순창 지역 경선 출마를 준비 중인 이종률 전 국회의원이 자신의 삶과 권력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책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를 펴냈다. '이종률 박사 대권의 주변 2'를 부제로 한 이 책에서 이 전 국회의원은 자신을 '정치권 안에서 활동해본 이른바 신재야'라고 규정하고 앞으로의 정국 전개에 대한 분석과 정치 변화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밝혔다.이 전 국회의원은 또 책에서 "이제 지역감정을 넘어 통일 한국의 비전과 정보화, 국제화 마인드를 가진 새로운 세력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통일시대 연구소가 펴냈다.
△ 외딴 곳 그 작은 집수필의 소재로 기피되어 온 분단의 문제, 무거운 좌우익의 이념에서 애끓는 모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진솔한 표현으로 풀어낸 양미경씨의 수필집.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은 '망각의 강을 넘어' 연작을 비롯해 마흔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수필과비평사 펴냄 / 9천원. △ 무궁화 - 무궁화란 어떤 꽃인가?1998년 임업연구관으로 명예퇴직한 송원섭씨가 나라꽃 무궁화에 대한 총서를 출간했다. 산림청 산하 임목육종연구소에서 10여년간 무궁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3백품종에 달하는 무궁화를 일목요연하게 집대성했다. 나라꽃이 된 유래, 식물학적 특성, 재배방법, 품종설명 등 총5편으로 엮었다. 세명서관 펴냄/2만원. △ 작골 이야기전형민씨의 첫번째 소설집. '작골'과 '도라지'를 '작골 이야기'로 묶어냈다. 작가의 출생을 전후한 1920년대 말에서 1930년대 후반 진안이 배경. 당시 시골의 일상을 섬세하게 담아냈지만, 짧은 문장이 사건의 진행을 빠르게 한다. 도서출판 나라 펴냄/8천원.△ 든든이의 발칙 깜찍 일기 '아이큐는 두자리 잔머리는 세자리''든든이'는 작가 정상영씨의 또다른 이름. 올해로 열여덟이 된 '든든이'의 초등학교 6년동안의 일기다. 발렌타인데이 이야기나 포경수술 할 때 일기는 어린이다운 순수함이 묻어나지만, 몸살이 난 엄마를 묘사할 때는 어른스러움도 엿보인다. (주)강마을 펴냄/9천원
전북시인협회(회장 정희수)가 2003년 제5집 '詩의 땅'을 펴냈다. 회원들의 부지런한 시작활동으로 신작시가 두툼하게 실린 연간사화집이다.첫 장을 펴면 최승범 시인의 권두시 '日向寒蘭記'가 조용히 가슴에 와 안긴다. 작촌 조병희 선생의 '한벽당 외 4편'·백양촌이란 필명으로 잘 알려진 신근 선생의 '신생 외 4편'·김민성 선생의 '바다는 외 4편'·이세일 선생의 '구름 외 4편'등 유고시인들의 귀한 작품들을 모아 특집을 마련했다. 전북시인상 수상자 최영 시인의 작품을 통해 시인을 집중조명하고, 우리 고장 출신 김년균·문두근·민경헌·박종철·이충이·정복선씨 등 출향시인들의 작품을 한 데 묶었다. 온갖 유혹들이 난무하는 시대, 새로운 정의의 칼날을 세워 보통 사람들에게 구원을 줄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바로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일 것이라는 정희수 회장의 권두언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문예·문학창작교육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전문적이고 밀도있는 접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학 장르별 특성에 따른 대응 양식이나 접근법이 고려되지 않고 현장에서 교육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표현문학회(회장 이동희)가 문예·문학창작실기 교육의 전문적이고 효율성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론화 장을 마련했다. '表現' 2003 하반기 제43호 특집 '문예창작 교육의 현황과 전망'.한양대 이상호 교수가 대학 문예·문학창작교육 현실과 바람직한 방향을 담은 논문 '대학의 시창작 교육의 실상과 전망'을 발표했다. 이교수는 "시인 배출 목표에 급급한 나머지 지나치게 창작기술을 습득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시문학의 기능이나 가치를 현대적 의미로 확장하고, 문학창작교육의 범주를 시적 상상력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로 대폭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몇몇 대학 문예창작학과에 개설된 교과목들을 분석해 사례 중심으로 현장성을 살렸다.문학평론가 노창수씨는 '사물시조의 분석 이해를 통한 생활시조 쓰기'를 통해 시조 장르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전통적 양식의 시조가 생활문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이동희 회장의 '문화교육, 시문학 교육론'은 학교교육의 입장에서 논의를 전개, 문학교육의 원론적 방법론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방법론을 시도하고 있다.문학과 미술의 조화로운 발전을 기대하는 '표현화랑'은 표지화를 장식한 서양화가 이동근씨의 '아프리카를 가다'전으로 꾸몄다. 이회장이 '객체에 투영된 원숙한 정신미'라는 글로 생생하면서도 생명력 넘치는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아름다움을 읽어준다.느즈막하게 내놓은 이번 호는 회원들의 반년간의 결실이 그 어느때보다 알차다.
현대 문명사회는 '과학'의 힘으로 만들어 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하면 차가운 실험실과 하얀 가운을 입은 무표정한 과학자를 떠올린다. 그리고 과학은 딱딱하고 차가운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태평양 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는 이 책의 저자 이은희 씨는 그동안 차갑게 인식되어 온 과학에 자유롭고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입혀 부드럽게 설명해 주는 남다른 이야기꾼이다. 다음카페의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운영자로 이미 그 능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이 책을 통해 과학의 속성을 도전정신, 다양성, 아름다움, 창조성 그리고 휴머니즘으로 세분하여 들려준다. 책 속에는 수많은 과학 이야기가 우리의 고정관념과 호기심, 상상력을 자극하며 등장할 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과학의 남다른 재미를 저자만의 톡톡 튀는 언어로 예쁘게 포장하여 읽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홍지서림 전무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 "몇 년 전에 읽었던 책인데, 연초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읽고 있죠. 페이지마다 침묵이라는 단어가 수도 없이 들어가지만 그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안도현 시인은 몇 일 전 막스 피카르트의 산문집 '침묵의 세계'(까치글방 펴냄)를 다시 펼쳤다. 시인의 독서습관은 '잡독'(雜讀). 닥치는 대로 읽고, 굳이 끝까지 읽으려고 고집하지 않는다. 어쩌다가 눈에 뜨이거나 생각이 날때 다시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시인마저 이런저런 소음에 시달리는, 침묵이 은폐됐거나 몰수된 소음의 대량 생산시대. 이 책은 시인의 책장에 정해진 자리가 있다. '시는 침묵에서 온다. 그리고 침묵을 동경한다. 그것은 인간처럼 하나의 침묵에서 다른 침묵에로 여행한다… 침묵은 대화자 사이에 있는 것이며 그것을 듣는 자가 침묵이며 침묵은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시와 침묵' 부분) 시인은 사물과 침묵, 사랑과 침묵, 시간과 침묵, 자연과 침묵 등 여러 주제로 침묵을 예찬하는 이 책은 읽을 수록 잊혀지지 않는 여운이 있다며 "눈 내리는 겨울밤에 읽으면 더 어울리는 깊이 있고 아름다운 책”이라고 소개한다. "침묵이란 단어 하나로 책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침묵을 거론하면서 작가는 침묵에 대한 수다쟁이가 된 셈이지만 오히려 시적이죠. 산문집이 아니라 산문시집이라고 할까…” 침묵의 세계를 전하는 시인도 침묵의 수다쟁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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