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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기간 묵상하며 느낀점 담은 '믿는자여 어이할꼬'

'부활절입니다. 이 부활절은 예수님을 위한 부활절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부활절입니다. 당신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2000년 갑작스런 암 발병으로 한 쪽 눈을 잃는 투병에도 아픔과 고통을 신앙으로 이겨내고 있는 서호승 신부(45·대한성공회 전주희망교회 관할사제)가 사순절 묵상집 '믿는자여 어이할꼬'를 펴냈다.사순절은 예수가 40일간 금식하며 영적 훈련을 행한 것을 근거로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해 부활절 전날까지 참회하는 교회절기. 그러나 서 신부는 교회력으로 정해져 있는 기간만이 사순절이 아니라며 "부활의 꽃을 피우기 전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날들은 수행하는 사순절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서 신부에게 사순절은 곧 마음의 수행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부활의 꽃을 피우는 절기다.이번 묵상집은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 제40일을 지나 부활 주일에 이르기까지 사순절 기간 동안 예수의 기록들을 영혼 깊이 묵상하면서 직접 느끼고 체험한 것을 담았다.성경 구절과 함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의 묵상들은 독자의 가슴에도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남긴다. 사람의 모든 병이나 불행은 그 원인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서 신부는 지난 2월 자전적 묵상집 '뼈아픈 니고데모의 참회'를 펴냈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3.23 23:02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김용옥 시인의 '가장 행복한 공부'

'年年是好年 日日是好日'(해마다 오는 해가 좋은 해요, 날마다 오는 날이 좋은 날이다). "올 한해 이 말씀을 새기며 살아야겠다”던 한 시인은 요즘 '탄핵'에 살맛이 안 난다고 토로했다. 반대서명에 동참하며 목소리도 높였지만 찜찜한 마음을 모두 털어 낼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번 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촌각마다 곱씹는단다. 김용옥 시인(57)은 지난해 입적한 청화스님의 '가장 행복한 공부'(시공사 펴냄)를 소개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비어 있는 이치를 강조하는 이 책은 스님이 전하는 맑고 깨끗한 열 가지 법문을 통해 끝없는 하심(下心)과 치열한 구도 정신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감정이란 '마음먹기에 달렸다'가 아니고, '마음이 빚어내는 것'이예요. 기쁠 때는 즐거워하고, 슬프고 괴로울 때는 울고…. 내 마음을 열고, 내 마음의 구원이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억지로 무엇을 하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 시기와 장소에 따라 대응하면서 집착하지 않고 번뇌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면, 원망하지 않고 둥글게 '매일 매일이 좋은 날' 될 수 있을 것이란 가르침이다. 어려운 참선을 소재로 했지만 책장을 넘기는 손은 가볍다. 스님의 법문 어투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스님을 직접 뵙고 가르침을 듣는 것 같아서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종교를 다룬 책을 무턱대고 싫어하는 경향이 있죠. 이 책은 종교와 관련 없이 모두에게 권합니다. 책을 덮고서도 한참동안 긴 여운과 감동이 남거든요.”이 달 23일부터 기전여대 평생교육원에서 문학강좌를 여는 시인은 문학동아리·문학단체 활동, 글짓기 교실 등의 활동으로 분주하다. 게다가 지역의 '철없는 후배들' 챙기기에도 여념이 없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23 23:02

[주제가 있는 책 읽기]시인들의 애송시 묶은 시집들

시인들이 애송시집을 내며 시(詩) 길라잡이로 나섰다. 독자들에게 좋은 시를 소개하고, 수준 낮은 시가 화려하게 포장돼 시를 사랑하려는 초심자들이 그릇된 방향으로 수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시인이 동료들의 작품을 소개한 이런 류의 시집은 시인·시·독자의 삼중주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시인들이 '노트 한 쪽에 적어 두었거나, 다시 읽고 싶어 시집의 한 귀퉁이를 접어 두었던' 시에는 그들의 애정 어린 감상도 소중하게 담겨 있다. 시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시집을 묶기로 마음을 굳히니 온갖 시들이 떠올랐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마음이 활짝 개던 수많은 시인들의 시집과 시들…. (중략) 다시 또 많은 시들이 새로 돋아나는 풀잎들처럼 내 마음의 시밭을 뚫고 솟아난다.' 김용택 시인이 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는 시를 모은 '시가 내게로 왔다2'(마음산책 펴냄)의 서문이다. 3년전에 낸 1권에 넣지 못해 줄곧 안타까웠다던 우리 근·현대시 52편과 외국시 3편을 묶은 책이다. "특별한 이 기억의 시들이 독자들의 가슴위로도 꽃잎처럼 날아가길 바란다”는 시인은 각각 시에 대한 느낌이나 시인과의 인연 등을 함께 엮었다. 예를 들어 박남준 시인의 '흰 부추꽃으로'에선 '나는 이 시를 보고 감동했다. 남준이가 드디어 시인으로 환생한 나비가 된 것이다. 나는 이 시를 보듬듯 지금도 안고 있다'고 감상을 적었다. 안도현 시인의 '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나무생각 펴냄)은 시인이 문학에 눈 뜰 무렵인 7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애송하는 한국 현대시인들의 시 71편을 모아 감상노트를 붙인 시집이다. 시인은 김선우·유하·이윤학·신현림·이정록·함민복 등 젊은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며, 우리 시의 보자기 한 끝을 팽팽하게 잡고 있는 시인을 예감하거나 제비처럼 밝고 맑은 시인의 마음을 읽었다. 우리 시단 대표작가들의 사랑시 55편을 뽑아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시'란 부제를 단 '헤어져 있어도 우리는 사랑이다'(휴먼앤북스 펴냄)와 '문정희 시인이 길어 올린 시와 언어의 옹달샘물'이란 부제를 단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중앙M&B 펴냄)의 느낌도 따뜻하다. '도서출판 작가'가 지난해 문예지에 발표된 시 중 좋은 작품들을 골라 엮은 '2004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작가 펴냄)에는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문태준 시인의 '맨발'과 송수권 시인의 '아내의 맨발', 손택수 시인의 '방심' 등이 실려있다. 시 전문 비평가인 김재홍씨가 한국 현대시사 1백년을 통틀어 명시 4백5편을 고른 뒤 계절에 맞춰 4권으로 정리하고 해설을 붙인 '현대시 100년 한국명시 감상사전'(문학수첩 펴냄)도 챙겨보면 좋다. 그는 좋은 시를 '정치적 입장과 시의 경향을 떠나 생명과 인간, 자연을 존중하고 총체성을 살리는 시'로 꼽는다. 정치적 이유로 배제되거나 당대에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던 시인을 포함시켰다. 정끝별 시인이 어린 두 딸과 친구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동시 40편을 골라 해설을 붙인 '시가 말을 걸어요'(토토북 펴냄)는 어린이들에게 시를 쓰는 게 쉽고 즐거운 일이며, 주위에서 충분히 소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동시집. 교사와 중학생들이 함께 읽고 고른 '국어시간에 시 읽기1·2'(이명주 엮음·나라말 펴냄)도 눈에 띈다. 유명시인의 작품뿐 아니라 중학생들이 직접 쓴 시도 포함됐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23 23:02

서정인·윤흥길·양귀자씨 소설, '한국의 책 100'에 선정,

전북출신 소설가인 윤흥길·양귀자씨와 소설가이자 전북대 영문과 명예교수인 서정인씨의 작품이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한국의 책 100'에 선정, 외국어로 번역돼 내년 10월 한국을 주빈국(主賓國·Guest of Honor)으로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한국을 알리는 책으로 특별 전시된다. 선정작품은 14·15세기 문예부흥 시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서정인씨의 '말뚝'(작가정신 펴냄·스페인어 번역)과 70년대 한국사회가 앓던 계층간 단절을 소시민적 지식인의 기막힌 인생유전으로 그려낸 윤흥길씨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문학과지성사 펴냄·독어 번역), 탄탄한 구성으로 군더더기 없는 세련된 문체를 선보인 양귀자씨의 '슬픔도 힘이 된다'(문학과지성사 펴냄·영어 번역). 이 사업은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도서, 한국문학번역원 추천도서, 출판사 신청 도서 등 3천 5백여 종의 도서를 대상으로 선정위원회(위원장 황지우·위원 23명)의 심사를 거쳐 모두 1백종이 선정됐다. 선정위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저나 베스트셀러라기보다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동시에 해외의 일반 독자에게 쉽게 접근 가능한 도서 중심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선정된 책은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번역기간을 거치며, 한국문학번역원은 이 달 말까지 선정된 책의 번역을 맡을 번역자를 공개 모집했다. 문의 02)732-1442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16 23:02

전주 서점가'춘추전국시대' 분점열고 신장개업 잇따라

불황에 허덕이던 서점업계는 지난해 말 MBC '느낌표' 책 코너가 끝난 뒤 시름에 잠겼다. 방송의 영향으로 상승세였던 매출이 최근 들어 좋아 봐야 예년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대구·광주에서 대형서점의 부도 소식도 들리고, "신학기 아니었으면 문 닫았다”는 도내 서점들의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전주의 서점가에는 이상현상이 불고 있다. 기존 대형서점들의 분점과 새로운 대형서점들의 신장개업이 잇따르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문화서적(대표 문병호)이 전북대 근처에 분점을 내며 전주와 익산에 모두 세 곳으로 확장됐고, 전주대 대학로에 있는 호남문고(대표 최홍석)는 지난해 12월 서신동에 65평 규모의 분점을 냈다. 홍지서림(대표 양귀자)도 지난해 12월 효자동에 분점을 내면서 3년전 낸 아중점과 함께 모두 세 곳으로 확장됐다. 사회과학서점으로 유명했던 금강문고(대표 송연희)는 20여년간의 경원동 생활을 접고 3년전 서신동으로 옮겼다가 지난해 11월 송천동으로 이전, 3층 130평 규모로 확장됐다. 신규 서점도 늘고 있다. 7년전 경원동 전북예술회관 맞은편에 2백여평 규모의 일도문고(대표 조명국)가 생긴 것을 시작으로 2년전 평화동에 120평 규모의 웅진서적(대표 안남순)이 자리잡았다. 또 지난 달 28일부터 전주 시내 중심가에 대한문고(대표 심지웅)가 1층에 한해 부분 영업을 시작했다. 익산의 대표 서점인 대한서림에서 파생됐지만, 분점이 아니라 재정·인력 등 독립된 형태로 운영된다. 팔달로 외환은행 맞은편(옛 고려당제과) 건물 세 채를 리모델링한 대한문고는 지상 4층 건물에 1층과 2층 각각 2백여평 규모의 서점이 들어서고, 3층은 50명 이상을 수용할 세미나실과 외국어카페·청소년상담소 등 문화시설을 갖춘 도내 최대 규모다. 서점매장은 총 4백여평. 아직은 빈 공간이 눈에 뜨이지만 모두 채우면 일반도서·전문서적·학수논문집·아동도서·참고서·잡지코너·학회지·향토간행물 등으로 구분해 약 50여만권의 도서가 채워진다. 2층은 의학·한의학 전문서적 코너가 별도로 운영된다. 최근 서점들이 학생과 직장인·주부들의 약속장소뿐 아니라 인터넷방과 휴식공간 등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앞세우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홍지서림이 지난 2001년 건물 지하에 마련한 북카페는 도내 서점의 서비스 개선에 관한 대표적인 예. 지금은 개장초기처럼 활발하진 않지만, 출판기념회나 소규모 동아리의 모임장소, 대학생들의 전시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민중서관(대표 강준호)도 지난 1월 인테리어를 새롭게 했고, 주부들과 아이들의 발걸음이 많은 웅진서적도 창가 옆에 휴식공간이 있다. 또 대부분의 서점들이 고객용 도서검색대를 마련, 안내데스크의 서비스와 함께 원하는 책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2층과 3층 인테리어를 마무리하고 이 달 26일 공식 문을 열 대한서림은 1층에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놀이공간과 영상기기를 갖췄다. 2층 20여평을 통유리로 된 북카페로 만들어 지적 분위기도 높였다. 또 사무실 벽을 없애 고객과 거리도 좁혔다. 특히 3층은 전주대학교와 함께 운영, 외국인 교수를 상주시켜 원어민 교수와 정기적인 대화시간을 마련하고, 외국어로만 운영될 카페도 들어선다. 전문상담인력을 배치한 청소년 상담소와 특강, 청소년 미술작품 전시회 등 청소년들의 발길을 붙잡을 계획이다. 대한문고 심지원 관리부장은 "전북은 토종 서점들이 자리잡고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고객 서비스 등을 통한 공정한 경쟁으로 독서 인구를 늘리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객의 품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대형서점들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전주의 서점 문화가 새로워지고 있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16 23:02

'과학철학 시인' 진헌성의 작품 세계 '시와 유물론적...'

시와 유물론적 사유 / 푸른사상 펴냄 / 2만원한평생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시를 쓴 시인. 오후 3시, 병원 일을 마감하고 나면 내과의사였던 그는 시인이 된다. 시를 쓰고 책을 읽고, 힘들고 고될지언정 시와 시인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 쉬임이 없는 진헌성 시인. 전 중부대 이운룡 교수(66)가 과학철학론을 시 속에 담아온 진헌성 시인의 작품 평설을 엮어 '시와 유물론적 사유'를 펴냈다. 이 교수는 "하나의 주제를 표상하고 있는 1천5백62편의 단시와 연작 장시는 과학철학의 유물론적 사유와 사상에 의해 언어의 미의식 세계를 형상화했다는 점만으로도 남다르다”며 "무겁고 깊고 큰 주제의 확산은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진 시인을 극찬했다.주로 연작시를 써온 진 시인의 특징을 이 교수는 연작시 안에 우주과학은 물론, 우주 안에 편재된 인간과 물성의 원리를 담아 내면을 창조적으로 직관하고있다고 평가했다.진 시인의 시전집에 수록된 다섯권의 단행본마다 각각 '인생, 현실, 본질에의 변증법적 정관' '공간사상과 토속적 의식구조' '유심, 유물 꿰뚫은 21세기 화두' '다원적 감성과 범신론적 세계정신' '관념문화와 과학철학의 진실게임' 등의 평설을 실었다.이 교수는 정서에 호소하는 언어예술만이 시의 정도라고 보는 대부분의 견해 속에서 과학지식이 시가 되고 물성의 원리와 물리법칙이 시가 되는 것을 증명한 진 시인의 시작활동을 높이 샀다. 진안 출생으로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세계한민족작가연합부회장을 맡고있는 이 교수는 2003 한국문예예술진흥원문학우수도서로 선정된 시집 '그 땅에는 길이 있다'를 비롯해 20여권의 저서를 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3.09 23:02

[새로 나온 책]긍정적인 밥 등

△ 긍정적인 밥 '69인의 좋은 시를 찾아서'라는 부제의 이 책은 강연호 시인(원광대 교수)과 김완하·이재무 등 세 명의 중견시인이 현대시 69편을 선정, 시평을 곁들여 소개했다. 고은의 '문의 마을에 가서', 신경림의 '여름날', 이용악의 '낡은 집' 등이 수록됐다. 문학평론가 유성호씨(교원대 교수)가 쓴 '현대시의 흐름과 전망'도 함께 실려 있다. 화남 펴냄/9천5백원.△ 다시 태어나도 이 한 몸 '敎育에 불태우다'정답도 없고 시대와 환경, 교육 대상에 따라 저마다 달라지는 교직·직업관이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교직원들에게 선배들의 한마디는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 교육 현장에서 은퇴한 서득룡씨가 자신의 교육관과 함께 20여명의 교직·직업관을 엮었다. 신아출판사 펴냄 / 1만원△ 한국 현대 수필의 탐색창신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정목일씨가 40여명 수필가의 작품론과 수필평론을 묶었다. 작가의 주제의식, 소재의 분석, 구성상의 방법, 문장의 개성, 수필문학의 전개방향 등 현대수필의 특징과 작가별로 긍정적 평가를 시도했다. 신아출판사 펴냄 / 1만원△ 전북예총 제18호사단법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의 기관지. 전북대 이정덕 교수의 '축제와 예술제', 이동희 시인의 '문화·예술적 삶을 생각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원광대 나종우 교수의 '축제 이대로 좋은가' 등을 특별기획으로 다뤘다. 10개 협회의 2003년도 사업과 회원활동 등을 소개하고, 지난해 전북예총과 지역 문화예술계를 돌아본 화보도 담겨 있다. 비매품. △ 세상에 정말 사랑이 있을까 사이버 세상에서 활동해온 이휘령씨가 오프라인 독자들과 만남을 시도한 장편소설집. 핑크빛 사랑이야기는 아니다. 마음의 병과 육체의 병을 모두 가지고 있는 불완전한 남녀가 만나 펼치는 현실의 사랑이야기. 여성노숙자를 주인공으로 시대의 후미진 공간을 비춰냈다. 읽을수록 가슴이 쓰리고 아프다. 온라인서점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로맨스북 펴냄 / 9천8백원 △ 전주시 자원봉사 활동터전 안내2004년은 전주시 자원봉사의 해. 전주시와 전주시자원봉사종합센터가 전주시 동별 자원봉사수요처 모음집을 펴냈다. 봉사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막막할 때, 이 모음집 하나로 관련 정보와 함께 자원봉사의 보람을 찾을 수 있다. 비매품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9 23:02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정인섭 시인이 권하는 '성의 페르소나'

"그냥 지나쳤거나 전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지요. 예를 들어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서 동성애나 폭력적인 면을 발견합니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도 전혀 새롭게 분석했어요.”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정인섭 시인(49·해성고 교사)은 생각과 달리 도발적인 문장으로 가득한 '성의 페르소나'(예경 펴냄)를 권했다. 9백15쪽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에다 촘촘한 글씨로 가득한 이 책은 두께만큼 야심만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책을 보면 성을 둘러싼 여러 유형의 '페르소나'(가면)가 벗겨집니다. 서양작품을 주로 다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문학작품들의 성적인 이념들을 분석해 놓은 사례들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지역 문학인들이 아무리 성화를 부려도 학교와 집, 성당과 서점, 네 꼭지점을 맴도는 생활을 꽤 오래 반복하고 있는 그가 한 달에 읽는 책은 30여권.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이제 마음껏 책을 사서 볼 수 있겠구나, 싶어 좋았다”는 그이기에 수십년간 이어진 그의 책 탐구는 새삼스럽지 않다. "새로 나온 시와 소설은 빠짐없이 봅니다. 인문·사회과학 서적은 열심히 보려고 하죠. 관심 있는 영역은 철학과 심리학입니다.”그동안 독서습관도 바뀌었다.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을 동시에 본다. "어느 순간 직장과 집에서 읽는 책이 달라지더군요. 집에서도 거실에서 읽을 때와 책상에서 읽을 때, 잠들기 전에 읽는 책이 다르게 되고….” 시인이 그리운 사람들은 전주의 한 서점에서 그를 기다리면 된다. 2년전 펴낸 네 번째 시집 '꿈을 꾼 뒤에'(문학동네)의 흔적도 살펴보면서….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9 23:02

[주제가 있는 책 읽기]봄빛 가득한 시 읽기

'봄의 그 눈짓은/제주에서 두만까지/우리가 더딘/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중략)//이제 올/너그러운 봄은,/삼천리 마을마다/우리들 가슴 속에서/움트리라.//움터서,/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를/눈 녹이듯 흐물흐물/녹여 버리겠지.'(신동엽의 '봄은'중에서) 찬바람이 콧속 깊이 맴돌지만 봄은 어김없이 기지개를 편다. 1백년만의 폭설, 그 무거운 눈 밑에서도 파릇한 싹이 움트고 있다. '봄'은 시인들에게도 좋은 소재. 안도현 시인은 '저 얼음장 위에 던져 놓은 돌이/강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는'('봄이 올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했지만 꼭 그럴 필요 있을까.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온다'(이성부의 '봄')고, 주위를 둘러보면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윤동주의 '봄')들이 피어나고 있다.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중략)/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하며 봄비에 새 희망을 가득 담은 고정희 시인의 '봄비'나 '배꽃들은/황토산 자락에/연분홍 첫살의 숨결을 토해놓지'하는 곽재구 시인의 '배꽃'에 어린 풍경을 상상하면 3월 눈보라의 황당함도 씻은 듯 사라진다. 한 시인은 '나 찾다가/텃밭에/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예쁜 여자랑 손잡고/섬진강 봄물을 따라/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김용택의 '봄날')하고 두 손 털고 매화꽃 보러 갔지만, 지금 우리의 봄처녀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 어렵고 힘든 시기인 만큼 봄처녀를 기다리는 마음이 급하다. 봄에 어울리는 시 한편을 감상하다보면, 봄처녀의 손짓이 더 가까이 다가오겠지. △ 이문구의 동시집 '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옛날 아이들은/장난감이 귀해서/겨울이 가면/풀밭에서 놀았는데/풀물이 들고/꽃물이 들어서/깁고 기운 옷인데도/봄 냄새가 났다나요.'('옛날 아이들') 지난 해 2월 세상을 떠난 소설가 이문구씨가 "손자 손녀들에게 이런 얘기만은 꼭 들려주고 싶어서” 썼다는 유고 동시집 '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창비 펴냄)는 노래로 흥얼거려도 좋을 만큼 경쾌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60여편의 동시를 한데 묶은 이 책은 잊혀진 시골마을의 풍경과 나무 새 풀벌레 등 뭇 생명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느껴진다. 배추꼬랑이는 '내년 봄에/노랑 물감 같은/장다리꽃을 피우기 위해서'('씨도리 배추') 눈으로 목을 축이며 밭에서 견디었고,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빨랫줄에 모여 앉은 제비들이 '뜰에서 주워 먹은 콩이 비리고 비리고 비립디다'('제비')라고 이야기를 나눈다. 동시를 통해 옛 농촌의 일상을 구수하게 풀어놓은 데는 자연과의 교감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있다. △ 유안진의 시집 '봄비 한 주머니''320밀리리터 짜리/피 한 봉다리 뽑아 줬다/모르는 누구한테 봄비가 되고 싶어서/그의 몸 구석구석 속속들이 헤돌아서/마른 데를 적시어 새 살 돋기 바라면서'('봄비 한 주머니') 언제나 소녀로 남아 있을 것 같은 유안진 시인이 치열함과 원숙함으로 절창을 토해 놓은 시집 '봄비 한 주머니'(창비 펴냄). 35년 간의 시 작업이 농축된 70편의 시가 수록된 이 시집은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도 없이 푹 빠져볼 수 있다. 한 방울의 피를 누군가를 위해서 흘려본 적이 있던가. 시인은 눈물나는 삶을 위해 기꺼이 피 한 줌 뽑아주지만, '멀쩡한 누군가가 오염될까' 걱정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짓은 이 짓거리뿐'이라고 반성한다. 그리고 '봄비'가 온 세상을 돌고 돌아 따뜻함이 넘쳐나는 세상을 꿈꾼다.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들꽃 언덕에서') 연한 버들잎을 입에 물고 온 산천을 뛰어다니는 치기 어린 이미지, 순백의 미색이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9 23:02

'작은 문화잔치' 눈길 모은 이병천출판기념회

"평소 제자 두기에 인색했는데, 대학시절 사제(師弟)로 인연맺은 이병천 작가에게 '내가 자네를 제자로 칭한다면 받아들이겠는가'하고 말한 적 있습니다.” 겸손하기로 소문난 스승이자 문단의 대선배인 전북대 최승범 명예교수의 제안을 흔쾌하게 받아들였다는 자랑스러운 제자, 소설가 이병천씨. 지난 6일 오후 4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린 이씨의 장편소설 '神市(신시)의 꿈'(한문화 펴냄) 출판기념회는 이례적인 한판 잔치로 관심을 모았다. 문단에 들어선 지 23년. 그동안 십여권이 넘는 작품집을 펴내면서도 이렇다할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았던 그의 지인들이 작가를 밀어내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마련한 자리였다. 행사 당일 '목장갑'을 끼고 일하던 안도현 시인이 출판기념회를 만든 주모자. 전북민예총, 전북문인협회, 전북작가회의, 한문화 멀티미디어, 문화저널, 아름다운사회를위한작은모임, 전주MBC 편성국, 전주고 52회 동창회장 등 여러 단체와 대표들이 초청인이 됐다. 1백여년전 인물인 홍암 나철이 뒤늦게나마 조명된 것을 뚜렷하게 각인시키듯 하늘에선 '3월에 1백여년만에 내린 최고의 폭설과 추위'를 안겼지만, 참석자들의 발길은 내내 이어졌다. 즐거움을 나누고 술 한잔 허물없이 마실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배려뿐 아니라 나철의 영혼과 좀 더 가까이 가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는 제대로 발휘된 셈이었다.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이어진 출판기념회에 모여든 축하객은 3백여명. 최승범 허소라 김남곤 라대곤 소재호 김용택 안평옥 서정일 오하근 김용옥 진동규 곽진구 등 선후배 문인들을 비롯해 국악·연극·언론 등 문화예술인, 전북대 두재균 총장, 열린우리당 이광철·박영자 중앙위원, 한문화출판사 우종무 대표, 전북대 김기현 교수 등 참석자들은 막걸리 한잔 나누는 정겨운 즐거움을 앞세워 작가를 축하하고 격려했다. "이병천의 소설을 읽고 작가의 폭 넓은 지식과 지혜, 열정에 새삼스레 놀라게 됐다. 한민족의 앞날을 생각할 때 꼭 챙겨서 봐야 할 소설”이라는 최승범 교수의 축사는 작가에게 더없는 선물이었다.흩날리던 눈발에 맞춰 해금연주자 고유정씨(전주시립국악단 단원)의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에 이르기까지'의 서정적인 선율과 김옥자씨 등 야인 소리꾼들의 판소리 연창까지. 격식을 털어낸 작은 문화 한마당의 정겨움이 추위를 몰아내고있는 동안 80년대를 떠올린 문화예술인들의 민중가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8 23:02

故송준호선생 추도특집 '전라문화연구 제15집'

이중환의 택리지는 근거없이 전라도 사람들을 폄하하고 있다. 정작 택리지를 집필한 이중환은 집필 중 전라도와 평안도를 가본 일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근거로 전라도를 혹평하였을까. 고 송준호 선생의 '「택리지(擇里誌)」와 이중환(李重煥) - 전라도를 혹평(酷評)한 이유는 무엇인가'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사단법인 전북향토문화연구회(회장 이치백)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고 송준호 선생을 회고했다. '고 채숙당 송준호 선생 추도 특집호'로 마련한 전라문화연구 제15집이다.1980년대 전북향토문화연구회를 조직하고 일궈낸 선생은 조선시대 사회사와 보학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사학계 원로다. 씨족 관계와 족보, 가계(家系) 방면에 대한 연구, 조선시대의 과거제도와 그 운영과 실태, 양반·양인(良人)이나 향토사회의 계통과 구조 등을 연구하고 미국 하버드대 와그너 박사와는 35년간 약 20만명에 달하는 조선시대 엘리트 집단을 연구하기도 했다. 전라문화연구 이번호에는 이밖에도 원광대 박순호 교수가 '전북민속자료발굴 연출의 제문제'를 통해 전국 민속예술 경연 축제에 대한 제언을 하고 있다. 전북대 이정덕 교수는 전북에서 나타나는 문화의 지역적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전북문화의 구조'에서 전북을 단일문화권으로 이해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졌음을 밝혔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3.02 23:02

[책과 사람]'신시의 꿈'펴낸 소설가 이병천

홍암 나철(羅喆). 그의 이름은 낯설다. 구한말의 사상가이자, 고려말 단절됐던 단군교의 맥을 살려낸 대종교의 창시자였고, 민족정신을 타오르게 한 독립투쟁의 대부. 역사속 빛나는 인물이면서도 철저하게 묻혀있던 나철은 왜 지금, 우리 앞에 서는가. "그의 존재는 과거의 역사로 끝나지 않는다. 홍암이 꿈꾸었던 신시는 우리 한민족이 가야할 이상향, 오늘 우리 가슴속에 살아 숨쉬며 타올라야 할 궁극적인 지점이기 때문이다.”소설가 이병천(48)이 이 이름 낯선 역사속 인물 '나철'의 일대기를 담은 장편소설 '神市의 꿈'(한문화 펴냄)을 내놓았다. 상고사에 주목한지 7년여, '나철'을 만난지 2년여만의 결실이다. 상고사의 기록으로 드러난 신시(神市)는 제천 의식이 이루어지는 신성한 공간, 하늘과 사람이 하나로 이어지는 장소다. 소설은 신시라는 이상향을 배경으로 대종교를 창시한 독립운동가 '홍암 나철'의 일대기를 그렸다. 소설의 배경은 조선말. 부패한 정치로 민란이 끊기지 않고 신문물은 넘쳐났으며 일제의 역사 왜곡에 의해 민족의 자취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그 시대다. 소설은 시대적 상황에 맞서 민족 정신을 다시 세우기 위해 단군의 나라, 신시를 되찾는 일에 앞장섰던 나철과 조선독립운동가들의 역사관을 추적하면서 상고사의 실체를 조명해낸다. "상고사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은 처음부터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대부분이 멸실되거나 거세된 역사였지요. 소설이 비록 허구라해도 민족정신을 되살리는 이 빛나는 역사와 인물이 독자들의 가슴에 살아 숨쉴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용기를 내게 했습니다."작가는 2년전, 출판사의 의뢰로 '나철'을 만났다. 역사소설, 그것도 한 인물의 생애를 다루는 작업에 별 마음 두지 않았었다는 그가 선뜻 응했다는 사실은 의외다. 허구로 세상을 그려내는 소설가에게 역사속 인물은 운명적 만남이 아니고는 인연 닿기 어렵지 않을까. 1863년 나주에서 태어나 1916년 스스로 호흡을 멈추는 폐식법으로 순절한 나철의 생애. 그의 궤적은 참으로 도도하여서 그 걸출한 생애와 사상을 소설이라는 그릇에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작가는 내내 고민스러웠다. 그의 고민은 뜻밖에도 나철이 활동했던 중국 만주일대의 답사 길, 백두산이 감추고 있는 지하삼림에서 풀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백두산의 소나무와 박달나무 거목들,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펼쳐지던 또다른 지하의 숲, 그곳에 마냥 아득할 정도로 '거창하고도 웅혼한' 나철의 일생이 있었다. 집필을 시작해 완성하기까지 글쓰기는 꼬박 6개월. 작년 1월과 2월, 유난히 눈 많이 오고, 매서운 추위가 엄습했을때 그는 무주 안국사에 칩거해있었다. 구들목은 쩔쩔 끓지만 머릿맡에 놓아둔 자리끼가 얼어붙을 정도로 추웠던 겨울, 4박 5일 내내 눈이 내리고 또 내려 바깥세상과 완전히 단절되었던 그 절집 방안에서 그는 만주의 혹한을 그렸다. 2개월 일상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소설 쓰기를 위해 칩거한 것은 5월과 6월. '신시의 꿈'은 모악산 월명암에서 완성되었다.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서 순명 직전 담겨진 나철의 사진 한장은 소설을 집필하는 내내 그와 함께 지냈다. "선생은 꿈에 자주 나타났어요. 이야기도 나누었지요. 형형한 눈빛으로 말걸어오는 선생은 언제나 가슴 뜨겁게 했어요."그의 소설은 재미있고 흥미롭다. 작가가 오랜동안 섭렵한 상고사의 감추어진 비밀, 소설속 허구의 인물인 어진과 무녀 송이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는 작가가 역사소설에 선입견을 가진 독자들을 위해 배려해 놓은 장치다."자기생애에서 신시를 다시 열고자 했던 나철이 정작 그날에 대해 예언하지 않았으니 도무지 헤아릴 길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홍익이화의 세계는 그냥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지요. 우리 스스로 불러와야하는 것 아닐까요.” 장고 끝에 완성한 '신시의 꿈'을 반기는 그의 오랜 지기들은 즐거운 일을 벌였다. 6일 오후 5시 전주한옥체험관에서 벌이는 출판기념회.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의 신명난 그 잔치판에서 혹시 '신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 문학·출판
  • 김은정
  • 2004.03.02 23:02

교육에세이 펴낸'오송회'사건 복직교사 강상기씨

"교사이면서 아이들을 둔 학부모로서 교육문제를 다루는 것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연재하는 글이 종이 신문과 달리 댓글을 통해 독자들의 의견을 곧바로 알 수 있어 더 재미 있었고, 한편으론 힘도 됐습니다.”1982년 군산제일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오송회(五松會)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17년 동안 해직의 아픔을 겪었던 복직교사 강상기씨(59·서울 석관중학교 교사). 그가 교육현장의 이야기를 모은 교육에세이 '자신을 흔들어라'(문원출판)를 펴냈다. 인터넷 신문 '참말로'(http://www.chammalo.com)에 연재한 글을 네 가지 테마로 엮은 것이다. "교육은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고민해 풀어야 할 사안입니다.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아이를 바라봐야겠지요.”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지도교사의 훈계'가 아니라 자신의 학창 시절 선생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자신을 반성하며, 학교가 맞닿아 있는 교실 풍경을 소개하고 싶었다는 그의 글은 이해하기 쉽고 문장마다 흥미를 일으켜 잘 읽히지만, 곳곳에 곱씹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시험감독을 하면서, 수업시간에 껌을 씹는 학생을 보면서, 도시락을 싸주지 않는 학부모, 자식의 잘못을 혼내기는커녕 선생의 멱살을 잡는 학부모 등 아픈 사연들도 많이 담겨 있다. 강씨도 "글을 쓰면서 교사와 아버지의 역할에 충실했었는지 오히려 반성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제자 심주연양은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바른 길을 가도록 이끌어 주셨다”며 "아름다운 꿈을 심어 준 선생님을 만난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고 소개했다. 임실 출신인 그는 원광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 '세대' 신인문학상(1966년)과 동아일보 신춘문예(1971년)를 통해 등단한 시인. 1999년 9월 복직, 2년전까지 진안 제일고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2002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3.0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