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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소식]새로 나온 책

△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저자 츠즈키 타쿠지는 과거나 미래 모두 확률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불확정성 원리를 토대로 양자역학에 예리하게 접근한다. 재미있는 사례와 비유로 물리학의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도서출판 홍 펴냄/1만2천원△ 15분마다 펜을 들어라시간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시간이 없다. 하루를 두배로 활용하는 지혜, 구와나 가즈오는 하루 24시간을 15분 단위로 계획을 세워 실천해 보라고 권한다. 도서출판 홍 펴냄/8천8백원△ 수학이 사라진 나라의 모험'수학이 사라진 나라'에서는 아무도 계산방법이나 푸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만화를 통해 떠나는 수학 모험은 공식을 외우는 것보다 스스로 수학의 원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도서출판 홍 펴냄/8천5백원 △ 참 좋은 당신 김용택 시인이 그동안 발표한 시 가운데 '사랑'을 주제로 한 시 49편을 골라 엮은 시선집. 지난해 10월 출간됐던 책을 양장본으로 새롭게 편집해 내놓았다. 시와시학사/7천5백원.△ 바다 호수자전적 색채가 짙은 이시영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고은·김남주·이문구·송기원·김용택·황석영 등 문인들과 소리꾼 임진택의 일화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특히 197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이야기가 많다. 문학동네 펴냄/7천원. △ 나는 어느 호수의 어족인가미수(米壽)를 바라보는 황금찬 시인이 최근 2~3년 간 여러 매체에 발표한 아름다운 글을 모은 책. 박목월·유치환·김현승·천상병 등 거장들의 삶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천우 펴냄/8천5백원.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6.08 23:02

물에 잠긴 정천면 일대를 담은 정천면지 발행

물에 잠긴 청정마을. 지난 2001년 금강 상류 용담댐 완공으로 물에 잠겨 영원히 볼 수 없게 된 진안군 용담·정천면 일대. 진안군 인구 절반에 가까운 2천8백64가구 1만2천6백16명이 정든 고향을 물에 묻었다. 뿔뿔이 흩어진 주민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지금도 용담댐 한가운데 있는 야산에 조상의 묘를 두고 온 이들은 명절이면 배를 타고 가 성묘하고, 주민들 일부는 미리 비디오 촬영한 집과 전답을 보며 향수를 달랜다. 진안군 정천면의 사라진 흔적을 찾아 꼼꼼하게 정리한 책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천면에서 발간한 정천면지(程川面誌). 책의 형태는 각 시·군이나 읍·면 단위에서 발행하는 보통 기관지와 다를 바 없지만, 정천면지는 조금 특별한 내용이 있다. 수장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의 순수 토박이들의 글을 담아 소박하지만 생동감이 살아있다. 서예가인 이용엽씨(진안미술협회장)가 편찬위원장으로 참여했고, 박형열 안순용 임종구 고영길씨가 편찬위원으로 함께 했다. 사진은 유연준씨(미술세계 사진기자)와 故 전형무씨. 이용엽 편찬위원장은 "고향 땅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료 수집에 나섰다”며 "수몰지 이주세대의 주소파악이 쉽지 않았고, 노인들의 희미한 기억으로 확인할 수 없어 누락된 내용들은 아쉽다”고 말했다. 조사는 족보와 개인문집, 진안군지, 구 용담지, 용담 향교지 등 사료와 정천면의 원로·각 성씨의 종파별 대표·이향(離鄕) 지명인사 등을 도움을 받았다. 특히 곳곳으로 이주한 주민들의 현재의 삶이 담긴 '수몰지 마을별 세대별 명단' 등은 쉽지 않은 자료. 구석기 시대부터 인류가 살아온 흔적이 시대별로 정리됐고, 조선 중기 상주 목사를 지낸 임타와 1894년 갑오농민전쟁으로 동학농민군과 일본군의 최초 전투지역으로 알려진 정천면 상조림장 전투를 비롯해 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 등 이 지역을 거쳐간 선조들의 자취와 사건들도 빠짐없이 기록됐다. 민간신앙·세시풍속·전설·민요와 2백여장의 사진은 특별한 덤이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6.08 23:02

[BOOK]고교생이 펴낸 낯선 물고기 여행

다 자라도 몸길이가 5cm를 넘지 못하는 뭉툭한 좀구굴치. 좀구굴치 수컷은 알에 신선한 물을 공급해 주기 위해 가슴지느러미가 다 닳도록 물살을 일으켜 준다. 농수로나 호수, 늪을 좋아하는 좀구굴치는 국내에서 진안군 마령면, 만경강, 동진강과 그 인근 수계에서만 서식한다. 그러나 좀구굴치를 채집할 수 있었던 유일한 장소 진안군 마령면 섬진강 상류의 늪은 이제 마을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변해버렸다. 고등학생이 다섯살때부터 전국의 하천을 돌며 직접 채집한 민물고기의 모든 것을 정리해 책으로 냈다. 경기도 수지고 3학년인 김대민군이 펴낸 '김대민의 하천생태기행 12년-물고기 열하일기'.단순한 기행을 넘어 하천마다 서식하는 민물고기를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지역의 환경문제 등도 꼼꼼하게 짚어냈다. 특히 전라도편인 '탐진강에는 꺽저기가 살고, 변산반도는 부안종개를 만들었다'는 특별한 관심을 끈다. 고창군 고수면 인천강을 따라 찾아가는 '풍천장어의 고향', 부안종개가 숨쉬고 있는 변산반도, 정읍시 태인면을 흐르는 동진강 상류에서 만난 떡납줄갱이와 두드럭조개…. 전주의 삼천천, 김제 원평천의 물고기 등 우리 주변에서 살고있는 낯선 물고기들을 만나는 여행이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6.08 23:02

묵묵히 자신의 길 걷는 장인들의 삶 풀어놓아..

20대 태반이 백수, 45세 정년. '이태백'과 '사오정'이 넘쳐나는 시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장인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이태백과 사오정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전민일보 문화부 이종근 차장(39)이 취재길에서 만난 명인명장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태백, 사오정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명인명장들이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출발이 참 어려웠더군요. 학력중심 보다 능력중심사회로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과 장인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저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재'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대한민국 최고의 명인·명장·공예인' 등 모두 42명의 장인들을 만났다. 90년대 초부터 문화가에서 활동하며 인연을 맺은 장인들을 이 책을 위해 다시한번 만났다.바람을 맞기도 여러번, 두달을 기다리는 질긴 노력 끝에 만난 문화재도 있고, 장인을 방문하기 위해 뒤적였던 전문서적도 만만치 않았다."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실력 좋은 스승 아래서 꼬장꼬장하게 배운 진짜 장인과 어설프게 하는 사람이 구분이 되더군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자기를 깨버렸다는 이야기처럼 프로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장인들의 진지한 삶의 길에서 아들과 손자에게 장구 만드는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정읍의 서남규씨와 대나무에서 자연의 소리를 만드는 악기장 고이곤씨는 그에게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진정한 장인이 행정적 지원으로부터 소외된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춥고 배고픈 전라북도가 아닌, 문화와 역사로 정신적 풍요를 담아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호남제일성'을 만들어내야 할 때이지요.”박물관 및 전시관, 협회, 최고 명품, 지역별 축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문화유산 등이 부록으로 실려 전북의 문화를 읽어준다.전북도민일보 문화부와 전주시 문화의집 관장을 거친 이씨는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 '전북문학기행' '전라도 5일 장터' '주민자치센터 운영의 길잡이'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6.08 23:02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한승헌 '역사의 길목에서'

"'글은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이 있지요. 탁월한 문장가이자 용기 있는 지성인인 저자에게 적절한 경구라고 생각합니다.” 문학평론가 천이두교수(75, 원광대 명예교수)는 한승헌 변호사의 '역사의 길목에서'(나남출판 펴냄)를 소개했다. 지난해 5월 세상에 낸 이 책은 저자가 언론매체에 발표한 글 90편을 모아 엮은 칼럼집. 민주화운동의 거센 물살 속에서 그가 맡았던 사건들의 숱한 일화들과 저작권 전문가로서 쓴 글, 동학농민혁명·80년 광주·이라크전쟁·미국 등 한국 현대사의 주요 코드에 관한 담론들로 채워졌다. "참혹하고 절박한 상황을 회상하면서도 문장에는 여유가 있고, 해학적 분위기가 느껴질 만큼 격조가 있어요. '역사의 길목'마다 한결같은 자세를 유지한 삶의 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말이지요.” 천교수는 책을 읽으며 평생 반듯하고 엄정한 법조인으로 살아온 저자의 삶의 자세를 새삼스럽게 느꼈다고 말했다. 2001년 4월부터 3년간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부산한 하루를 보냈던 천교수는 근래 "집에서 은거하며 저술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휴식. 그러나 그는 지난 4일 모처럼 평화를 깬 기자에게 한 묶음의 책을 꺼내놓으며 창극과 가부키, 탈춤과 노(가면극) 등 한국과 일본문화의 특징을 끊임없이 소개할 만큼 여전히 열정적이었다. "읽고 싶은 책은 많지만, 일본예능문화와 관련한 책의 저술을 위해 잠시 미뤄두고 있지요. 가끔 제자들을 불러 바둑 두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그는 한 변호사의 저서와 함께 이병천의 장편소설 '신시의 꿈'(전3권·한문화 펴냄)을 특별히 아껴둔 책이라고 소개했다. '역사의 길목'과 '신시의 꿈'을 통해 "독서를 많이 안 하는 것 같아 아쉬운 요즘 학생들에게 강단 있는 우리의 역사를 소개하고 싶은”바람이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6.08 23:02

[주제가 있는 책읽기]이제부턴 나도 '환경 지킴이'

우리 동화 중에는 인간과 자연의 더불어 사는 삶을 소개하는 작품이 많다. 환경동화는 절실한 환경 문제를 읽기 쉬운 동화로 풀어내 아이들이 환경에 대해 한번쯤 돌아보고, 나아가 환경 지킴이로 자라났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낸 책. 전래·창작·명작·과학·역사·위인·우화·생태 등 지금껏 익숙한 동화의 갈래를 비집고 어느 순간 동화를 분류하는 한 테마로 자리잡았다. 소금기가 있는 갯논에서 벼는 무엇을 먹고 자랄까. 부안 줄포출신 작가 홍종화씨(41·한국토지공사 연구개발처 근무)가 자신의 고향과 어린 시절의 한 모습을 소개한 '소금논 이야기'(그림 이흙·다른세상)를 보면 알 수 있다. 답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소금논'에서 희망을 찾는 가족들의 땀방울. 냇가에서 송사리 잡기, 온 산을 무대로 한 숨바꼭질, 갯벌에서의 농게잡이, 산너머 수박밭 서리, 어디든지 붙는 신기한 도꼬마리 전쟁놀이, 솔방울을 넣어 돌리는 불 깡통 놀이…. '소금논 이야기'는 TV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게임기도 없지만 매일 매일 즐겁고 행복한 아이들의 일상을 통해 우리의 환경을 되새긴다. 초등학생인 민우를 통해 바라본 바닷가 마을, 바다와 갯벌, 논과 밭, 산과 들 등 여느 시골보다 더 다양한 자연 환경을 가진 부안 줄포면의 풍경이 새롭다. 온 마을을 누비는 말썽꾸러기들의 해맑은 모습과 풍요로운 자연, 갯벌냄새처럼 변함없는 가족의 사랑도 푸근하다. 책을 읽다보면 모든 책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가치를 담은 환경동화라는 생각도 든다. 환경사랑에 담긴 마음도 마찬가지다. 우리 지역과도 인연이 깊은 화가 임옥상씨의 그림이 돋보이는 '노래하는 환경교실'(현암사)은 호서대 이기영 교수가 딸에게 쓰는 편지글 형식으로 구성됐다. 각 장의 끝에는 자연을 사랑하면서 환경오염을 줄이는 환경십계명이 적혀있고, 환경노래 CD를 더불어 선물한다. 강원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고성주씨의 '1등이 있으면 꼴찌가 있어야 할 텐데'(그림 정인현·은행나무아이들)는 어깨를 맞대며 사는 사람들의 관계와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11편의 동화가 엮여 있다. 아이들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이다. '삼각형에 갇힌 유리새'(글 길지연·그림 이승규·세상모든책)는 자연 사랑을 주제로 한 장편동화. 우연히 빛깔과 소리를 잃은 새들을 만나게 된 민호가 돌아가신 아빠가 남긴 파란 수첩과 몇 가지 단서들을 이용해 수수께끼 같은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는 줄거리다. "사람들이 새들의 빛깔과 소리를 빼앗아갔어”라는 새의 속삭임이 묘한 울림을 준다. 박문규 시인이 쓴 '버들붕어 하킴'(현암사)도 민물고기와 눈을 맞추며 써 내려간 장편동화다. 한 마리 버들붕어가 되어 강과 호수를 마음껏 헤엄치는 사이 자연스레 자연사랑과 환경보호의 뜻을 깨우치게 된다. 한병호씨의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컬러화보로 엮은 민물고기 사진첩도 낯설게만 여겨졌던 물의 나라로 어린이들의 손을 잡아 이끈다. 학생들을 위한 추천 환경도서초등학생차돌이는 환경박사(동화) /김현아 /산하하나뿐인 지구(만화) /신영식 /푸른산어느날 갑자기(그림책) /레이몬드 브릭스 /바보새사랑해요 지구아저씨(동화) /장원 /김영사바다로 간 새앙쥐 초초(동화) /김현옥 /성바오로중학생지구를 살리는 50가지 방법 /지구를 위한 모임 /현암사건강한 지구를 위한 환경실험실 /셔 레빈 외 /고려원 미디어 자연도감 /사토우치아 이이 /진선작은 나무야 작은 나무야(소설) /포리스트 카터 /고려원 미디어사랑해요 지구아저씨(동화) /장원 /김영사고등학생1회용 지구(만화) /스티븐 크롤 /이땅2분간의 녹색운동 /M. 램 /성바오로지구를 파괴하는 범죄자들 /김현 외 /푸른산생명 에세이 /김성동 /풀빛겨울꽃(소설) /정도상 /동광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6.08 23:02

[글세상]띠기 아저씨

띠기 아저씨- 전연정(전주효림초등학교 6학년)우리 학교 앞에서 띠기를 파시는 띠기 아저씨는 참 자상하다. 어느 날 학교가 끝나고 띠기를 사 먹는데 아저씨께서는 "맛있게 먹어라" 하는 말씀과 함께 따뜻한 미소를 내게 보여 주셨다. 무지 밝게.하지만 띠기 아저씨는 다리가 불편하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미소를 보여주시는 띠기 아저씨는 꼭 미소천사 같다. 띠기 아저씨가 이제 이 곳에 안 온다고 하셨다. 이제 다른 곳으로 간단다.내일이면 띠기 아저씨가 쭈그려 앉아서 힘들게 띠기를 팔았던 그 장소가 허전하게 느껴질 것 같다.하지만 혹시 모른다. 어느 날 아저씨가 우리에게 다시 환한 미소와 똑같은 모양의 띠기를 가지고 찾아올지. ▶글을 읽고◀혹시 6학년 일기 치고 너무 짧게 쓰지 않았나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를 한 번 보라.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바닷물이 높았다.'로 끝낸 일기도 있다. 일기는 그 문장의 길이로 뛰어나고 부족함을 판단할 수 없는 글이다. 하루의 생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을 찾아서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면 된다. 그런 점에서 연정이의 글은 독자에게 울림을 주는 글이다. 즐겁게 놀자-강태성(고창무장초등학교 3학년)놀자 놀자그네 타고 놀자그네 타고 올라가면하늘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고놀자 놀자미끄럼틀 타고 놀자미끄럼틀 타고내려가면쿵하고 떨어진다.▶글을 읽고◀그네와 미끄럼틀. 태성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인기 1위의 학교놀이기구다. 그네 타고 올라가면 하늘이 가까워지고 미끄럼틀 타고 내려가면 땅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쿵'하고 떨어진다. 떨어지는 개구쟁이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놀자 놀자' 라는 표현도 재밌다. 그래 신나게 노는 것이 진짜 공부다. 수많은 학원교재와 절대 바꿀 수 없는 공부, 절대 미뤄서는 안 되는 노는 공부를 지금 많이많이 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김종필(아동문학가)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4.06.03 23:02

[글세상]검지손가락

검지손가락어렸을 적부터 아빠는 34살에 얻은 막내딸인 나를 밖으로 데리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셨다. 예쁘게 생긴 것도 아니었는데 뭘 그리도 데리고 다니셨는지...아빠는 항상 나에게 검지손가락을 펴주셨고 그럼 나는 뭉툭하고 거친 아빠의 검지손가락을 팍 움켜쥐고는 강아지 마냥 쫄래쫄래 따라 다녔다.몇 년 전이었을까, 초등학교6학년 아직도 생생히 떠오르는 오래되지 않은 기억 같은데. 햇수로 따지면 벌써 4년전의 일이 되어버렸다.4년 전, 아직 겨울의 추위가 가시지 않아 치마 속을 바람이 간질일 무렵, 원래 살고 있던 부안군 변산 에서 전주로 진학하는 오빠를 따라서 전주로 이사 오게 되었다.난 처음으로 가는 이사에 아무것도 모른체 그저 신이나 들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엄마의 얼굴에는 즐거운 표정도 아닌, 그렇다고 우울한 표정도 아님 겉잡을수 없는 표정이 머물고 있었다. 전주로 이사 가는 것은 엄마, 오빠 그리고 나까지 세 명뿐이었다.아빠의 직업은 중학교 교사, 교사로 일하고 계시는 학교는 집 근처의 중학교이다.그 중학교에서 20년을 넘게 아이들을 가르쳐 오셨다.아빠는 끝까지 자신은 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전주로 이사를 가게 되면 학교 일을 이제껏해 온 만큼 할 수 없고, 자칫 잘못하면 학교 일에 소홀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아빠는 그곳에 머물러 계신다고 하셨던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아빠는 변산에 남게 되고 나머지는 전주로 오게되었다. 자연스레 아빠와는 멀어지게 되었고 일주일에 한번, 많으면 세 번 만나는 게 다였다. 그것도 밤에 오실 때가 많기 때문에 나는 못 볼 때가 많았다. 아빠와 얼굴을 오래 볼 수 있는 시간은 방학이었다. 허나 그 방학마저 아빠는 학교보충수업에 나는 학원에, 서로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13년 동안 얼굴을 보고 살다가 갑작스레 볼수 없게 되니... 그 허전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이사 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여름방학이 지나고 아빠가 집에 오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고, 그 대신 엄마가 변산에 내려갔다 오는 식이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때 아빠 몸이 좋지 않아 전주까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당뇨병이라는 병을 10년 이상 가지고 계신 아빠에겐 힘든 것이었을 텐데 그때 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왜 그리 아빠를 원망하고 서운해했는지... 여름방학이 지난 후 아빠의 병세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어서 혈당수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엄마가 옆에서 밥을 챙겨 드릴수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설탕과 미원이 많이 들어간 식당음식을 먹게 되고 건강이 날이 갈수록 나빠지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엄마는 전주에서 오빠와 내 곁에 있기는 했지만 항상 마음은 아빠 곁에 계셨다. 엄마도 아빠걱정으로 건강이 덩달아 나빠지셨고 그로 인해 우리 집은 말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입학하였다. 입학하고 얼마 있지 않은 3월말에 어느 날 오빠는 엄마에게 기숙사레 들어가겠다며 엄마를 설득했고, 하룻밤을 꼬박 고민한 끝에 오빠는 기숙사로 나와 엄마는 원래 살았던 고향, 변산으로 돌아가게 되었다.엄마도, 아빠도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지셨다. 난 변산 에서 중학교 3년을 다니고 오빠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를 전주로 진학하게 되었지만 오빠와는 달리 난 지금 혼자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나와 비슷하게 타 지역에서 올라온 아이들은 주말에 대부분 집에 내려가지만, 버스 오래 타는 것을 죽는 것 보다 싫어하는 나는 집에 자주 내려가지 못한다.가족과 자주 만날 수 없어 오늘 같은날에 더욱더 가족이 그리워진다.이번주엔 변산집 에 내려가서 아빠의 검지손가락을 잡고 어릴적 그 모습으로 돌아가 동네 한바퀴를 산책 해야겠다/고은해(전주여고 1학년)<글을 읽고><검지손가락>은 오늘의 이야기이면서도 오래된 이야기이고 또 끝없을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이고, 부모와 자식의 문제이고, 자식의 꿈을 위한 부모의 희생은 끝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희생은 이 글에서처럼 자신의 병마를 감춘 것이기도 하고, 새로운 발병을 불러오는 것이기도 하다. 아픈 사실이다. 그러나 더 아픈 것은 가족을 서로 연결시켜 주던 '검지손가락'을 오래 잊고 산다는 사실에 있다. 은해가 버스를 오래 타는 고역을 무릅쓰고 고향에 내려가려 마음을 먹는 것은 그래서 작지만 아름다운 혁명이다. /오창렬(시인)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4.06.03 23:02

전북문인협회, 전북문단 제43호

'세잔느의 사과를 다 씹어 먹지 못하고서는 나는 청산에 갈 수 없음을 알았다. 전북문협의 많은 색을 가진 사과들이 모여 한 상 잘 차려졌다. 조화와 인식 안에서 잘 익어갈 것이다.'(전북문단 제43호 편집후기 중에서) 사과는 보는 각도에 따라 빛에 따른 색감의 변화가 다양하다. 때로는 빨갛고, 때로는 주홍빛이다. 세잔느(프랑스의 화가·1839~1906)는 언제 어디서나 영원히 변치 않는 사과의 고유 형태를 그리기 위해 몰두했다. 화단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입체파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문학인들이 함께 하고 있는 전북문인협회(회장 소재호)가 '전북문단 제43호'를 냈다. 한편의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읽는 것. "우수한 작품이라면 그것을 읽으면서 자신의 내부 깊숙이 숨어있는 여러 형태의 감정들과 해후하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각자는 자신의 진정하고도 영원한 자아와 만난다”는 허소라 시인의 권두언은 문단의 선배이자 동료의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도 81편의 시와 34편의 수필, 11편의 시조, 10편의 아동문학, 3편의 평론, 1편의 콩트 등 회원들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지역 문학인들의 서정과 사회상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고(故) 하희주 시인을 기려 쓴 이운룡 시인의 평론 '생존의 밀약, 그 범신론적 해득'은 꼼꼼히 챙겨볼 만하다. '다시 감상하고 싶은 동시·동화'에 서재균·윤갑철·윤이현·김용재씨의 작품을 초대했고, 김대환·이외숙·유향순씨의 작품을 '영천 시인들의 노래'라는 테마로 엮었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소설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아쉽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6.01 23:02

동학혁명 기념백일장 안진아ㆍ고은혜양 대상

동학농민혁명 11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고등학생 백일장에서 안진아양(경기안양예고 3년)와 고은해양(전주여고 1년)이 각각 운문과 산문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9일 오전 9시부터 전북대학교(인문대학 시청각실 및 교내)에서 열린 이번 백일장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것. 전국에서 3백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시제는 길, 황토현(전봉준), 가족, 여름. 이 날 이예지(전주여고 1년) 엄유진(안양예고 3년) 박태원(전주근영여고 1년) 이주혜양(정읍서영여고 3년)이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모두 36명의 작가 지망생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지도교사상은 가장 많은 수상자를 낸 전주여고 김수엽 선생님이 수상했다. 심사위원장 김용택 시인(운문 부문)과 전북대 임명진 교수(산문 부문)는 "해마다 학생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며 가족의 참 의미와 동학혁명의 정신을 계승하는 훈훈한 글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체 수상자 명단은 전북일보 인터넷 신문 참고. ○ 동학농민혁명 110주년 기념 전국고등학생 백일장 수상자 명단▲대상=안진아(경기안양예술고·운문) 고은해(전주여고·산문)▲우수상=이예지(전주여고) 엄유진(안양예고·이상 운문) 박태원(전주근영여고) 이주혜양(정읍서영여고·이상 산문)▲가작=최경아(안양예고) 심훈식(전주영생고) 김보람(안양예고) 전복기(영생고) 한국화(전주여고·이상 운문) 이혜리(근영여고) 권재명(정읍배영고) 최준(영생고) 이유리(한별고) 오정진(태인고·이상 산문)▲장려상=정희(서영여고) 김희정(한별고) 홍은희(태인고) 유새벽(전주여고) 장수지(태인고) 한솔아(정주고) 김란이(마령고) 조경민(유일여고) 박상호(전주공고) 박영미(충남예산여상·이상운문) 송하영(호남제일고) 김정화(한별고) 유지혜(태인고) 황지연(우석여고) 정루아(전주근영여고) 정영찬(부안고) 배은한(영생고) 최효준(영생고) 김지현(전주여고) 유다정(전주여고)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5.31 23:02

[글세상]기도

아플 때 눈감았어요빨리 낫게 해달라고슬플 때 눈감았어요마음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무서울 때 눈감았어요용기 나게 해달라고기쁠 때 눈감았어요매일매일 행복하게 해달라고/김인영(군산서해초 3학년)인영이글=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인영이는 두 눈을 꼬옥 감고, 어둠으로부터 빨리 벗어나 빛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하며, 빛 가운데 오래 머무르기를 소망하는 어린 양과도 같다. 이것은 사람들의 오랜 소망이자 앞으로의 소망이기도 할 것이다. 인영이 시의 기도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밝은 빛의 세상이 늘 함께 했으면 좋겠다. 알기야, 미안해!이른 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렸다. 동생은 우리가 화분에 심은 상추씨앗의 싹이 돋아났다고 하면서 매우 기뻐하였다. 그렇지만 나는 어제 수학여행 갔을 때의 좋지 않았던 사건이 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수학여행 저녁, 레크레이션 시간에 "목소리가 가장 큰 사람을 데리고 오기"라는 선생님 말씀이 있었다. 나는 재빠르게 뛰어가다가 한 친구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그런데 내가 넘어지면서 옆에 있던 알기의 눈이 그만 나의 발에 치이고 말았다.알기는 눈꺼풀이 찢어졌다. 선생님께서는 알기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안과가 없어서 걱정을 많이 하셨다. 물론 내가 일부러 한 일은 아니지만, 즐거워야 할 시간에 나의 부주의로 인하여 친구의 귀한 눈을 다치게 하고 친구들과 선생님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내 마음도 아팠다. 그래서 오늘은 학교에서 그 친구를 찾아갔다. "알기야, 눈은 괜찮아?" 하고 물어 보았다. 알기는 괜찮다고 하였다. 다행히 알기는 평소에 운동을 잘 하고 건강해서 눈도 빨리 회복된 것 같았다. 나는 알기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알기야, 미안해!"이번 수학여행 사건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박형철(이리송학초 6학년)형철이의 글= 친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생활 속의 자그만 사건을 가볍게 넘겨버리기 쉽지만, 형철이는 수학여행 때 친구의 눈을 다치게 한 일을 소재로 글을 써서 보내왔다. 형철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알기에게 형철이의 미안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질 것이라 믿는다.형철이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말로 표현하기 곤란한 일을 글로 표현해보았으면 좋겠다. /임대섭(시인)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4.05.27 23:02

[글세상]장애인들에게 희망을

나의 아빠와 내 하나 뿐인 남동생은 장애인이다. 우리 아빠는 오른손 하나가 없고, 내 동생은 말을 못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장애인에 대해 관심도 많고, 장애인을 돕는 사화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우리 아빠는 2급 지체 장애를 가지고 계신다. 일을 하시다 오른손이 잘려서 못 쓰게 되셨다. 내가 왼손잡이가 된 것은 아빠의 영향이 크다. 오른손이 없으신 아빠는 왼손으로 밥을 먹고 글을 쓰셨다. 그래서 그런걸 보고 내가 배운 것이다. 나는 아빠 손을 계속 봐 왔기 때문에 이상하다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면서 아이들이 장애인을 놀리는 것을 봤다. 그런 모습을 보고 은근히 이런 걱정을 하게 됐다.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 아빠의 모습을 보고 놀리지 않는 것이다. 그때 정말 아이들이 고마웠다. 내 하나뿐인 남동생은 아빠와 같은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다. 아기였을 때는 '엄마'라는 말도 하고 그랬는데, 다섯 살이 되어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좋은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봤지만, 귀는 이상이 없다며 말을 할 때 성대를 여는 작용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내 동생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특수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큰 아빠가 사는 곳에 있는 특수 학교로 보내게 되었다. 가기 전보다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니까 떨어져 있어도 좋았다. 지금 11살인데, 계속 나아져서 말을 하게 되면 좋겠다. 소풍 가는 날이었다. 동물원으로 갔는데 장애인 학교에서도 소풍을 왔는데 아이들이 흉내를 내면서 놀리는 것이었다. 꼭 우리 가족을 놀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서 따끔하게 화를 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잘못을 뉘우치고 놀리지 않았다.나는 소망이 있다면 광고의 문구처럼 장애인도 웃을 수 있는 사회가 왔음 좋겠다. 장애인들은 몸의 어느 한 부분이 불편한 것뿐이지 이들도 소중한 생명이다. 큰 게 아니더라도 함께 놀아주고 이야기해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모두 평등하게 더불어 살면 좋겠다. /김화란(부안 변산중 졸)▷화란이의 글아버지와 동생이 장애인인 가족이야기는 마음을 저리게 한다. 친구들이 화란이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처럼 여기지 않는다면 화란이의 학교 생활은 너무나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화란이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꿋꿋한 의지로 자기에게 닥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변산의 음악회해가 떴다.조명이 밝게 비치운다.소프라노 매미테너 갈매기조용히 목을 푼다.파도 소리가 들리면음악회가 시작한다.매미의 울음소리하늘을 찌르고갈매기의 울음소리우렁차기만 하다.거대한 변산이박수를 치면해는 지고막은 내려 지고주위는 어둠으로둘러 쌓인다.'내일 아침 해가 뜨면음악회는 또 시작하겠지.'/박인(상서중학교)▷박인의 글 박인이 역시 자연 환경이 몸에 배여 자연의 모습을 '변산음악회'로 잘 노래하고 있다. 착상의 기발함이 돋보임과 아울러 끝 연의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음악회는 또 시작하겠지'라고 맺는 솜씨가 일품이다. 그 앞 연에서 끝 내지 않고 매미 울음이나 갈매기 울음을 너무 쉽게 쓴 게 옥에 티다./이용범(시인)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4.05.2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