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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작가-안성덕 '깜깜'

스트리밍 디지털 매체로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은 음악을 잠시 대여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아날로그 방식 LP는 시간개념부터가 다르다. 턴테이블 빙빙 도는 동그라미에 생채기를 내면 치어 떼처럼 싱싱한 추억이 몰려온다. 이때 추억은 소장 가치가 있는 현재의 ‘내것’이 된다. 음악 애호가 안성덕 시인은 수많은 LP를 소장하고 있다. 나는 최근에 발매된 안성덕 제작, <깜깜> 위에 바늘을 올린다. “동그라미 속 동그랗게 밀려나는 축음기판 소리골에서 옛이야기를 듣는다 낙숫물이 그리는 동그라미 속 동그랗게 갇혀 소년은 옴짝달싹 못하고”(「소년은 어디 갔나」) 시인이 수집하기로 한 시간대는 과거다. 아릿한 풍경을 소환하는, 부재와 존재의 괴리가 주는 애틋함에 뜨거워진다. 현재와도 연결, 서로에게 감응하는 방식이 인간을 넘어 자연물로 확장된다. “꽃이란 꽃 죄다 집니다 덩굴장미가 졌고 접시꽃도 집니다 시들기 위해 피어난 꽃, 열흘을 못넘고 져야 꽃입니다”(「꽃이 집니다」)에선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아름다움의 절정’을 향한 궁극이라고 말한다. “기저귀에 저린 간밤처럼 애기똥풀 노랗게 번진 은빛요양원 언덕바지 개나리꽃 이미 졌고요”(「개나리꽃 이미 졌고요」)는 갓난쟁이처럼 요양원의 노인은 애기똥풀같은 것을 노랗게 지리고 사라졌다. 시간의 괴리가 주는 안타까움과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침잠된 가운데 “철 지난 청춘처럼 흔적뿐인 철길 옆 접시꽃 시들었네 춘포역 플랫폼 소리 없이 기적이 우네”(「춘포역」)의 ‘시적 질감’은 비장미로 가득하다. 반면 “진달래 꽃망울이 영락없는 성냥알이네요 사나흘 봄볕에 그어 대면 확, 온 산을 태우겠습니다”(「꽃불」)은 정신과 육체의 불일치(균열) 속에서도 정염情炎을 드러내는 숭고미의 절정, 서정시를 한 단계 갱신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인간은 죽어 태어난 직후로 순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명제는 회의적이지만 안성덕 시인은 사라져간 것들과의 교감을 통해 소멸이 과거의 분열이 아니라 생성의 지표임을 말하고 있다. 스크래치가 심해 좀 지직거리면 어떤가! 새삼 독자들도 과거로 역주행, 태생적 그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반질반질 마루가 윤나던 집 숟가락 통에 숟가락이 많던 집 내 태가 묻혀 있는 도란도란 양철 대문 집”(「양철 대문 집)」 <깜깜>은 세월의 지층이 쌓이면서 생긴 흔적들을 채집하고 보존해온 사진첩이요 가슴팍을 지직거리는 추억의 음반이다. 시간의 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매재媒材가 사유의 발화점이 되어 심연을 울리고 병증을 헤아려준다. 경험상 엘피판에 바늘을 갖다 대는 순간의 쾌락을 잊지 못한다. 죽은 자의 목소리가 부활하고 소멸하는 존재가 생생하게 되살아날 걸 알기 때문이다. 안성덕의 시집 <깜깜>은 삶과 죽음의 동시성이 갖는 모순형용, 사라져간 것들에 대한 절실한 감정들이 동그라미 속에서 흘러나온다. 그 시그널을 좇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삼투압, 생의 쓸쓸함을 견디는 이 극진한 방식이 독자의 가슴을 휘어지게 할 것이다. 기명숙 시인은 전남 목포 출신이며,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몸 밖의 안부를 묻다>가 있다. 현재 강의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2.14 18:24

120년 전 고도 익산 모습 담은 ‘익산 총쇄록(하)’ 번역서 발간

익산시와 원광대학교 한문번역연구소는 120년 전 고도 익산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익산 총쇄록(하)’ 번역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발간은 지난해 총쇄록에 실린 143편의 글을 번역해 ‘익산 총쇄록(상)’을 펴낸 데 이은 것으로, 오횡묵의 총쇄록에 실려 있는 작품 417제 524수를 정리했다. 익산 총쇄록은 채원 오횡묵(吳宖黙, 1834~1906)이 1901년 1월부터 1년 반 동안 익산군수로 재임하면서 수행했던 각종 통치 업무를 비롯해 지인들과의 교류, 지역사회에 대한 감상 등을 기록한 시문집이다. 한시 작품은 지은이의 섬세하고 내밀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데, 오횡묵의 한시에는 ‘미력하나마 익산의 기근을 해결하는데 기여하겠다’는 각오 등 지방 수령으로서의 다채롭고 풍부한 일상 정서가 담겨 있다. 그중 ‘연당행’은 익산군 관아에 있던 훈지당과 징벽지의 화초, 나무, 건물의 조성 등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익산군 관아의 120년 전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특히 자치단체와 학계 전문가의 노력으로 근대기 고도 익산이 어떠했는지를 밝힐 수 있는 익산 총쇄록 번역서가 완간된 것은 지역사 연구에 있어서도 매우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세계유산도시 익산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익산 고문헌 자료를 발굴·번역해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발간된 총쇄록은 학교와 연구기관, 도서관 등에 배포해 교육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익산시청 누리집에 공개해 누구나 볼 수 있다.

  • 문학·출판
  • 송승욱
  • 2024.02.14 17:00

퇴직공무원 김진영 씨 '조선시대 임실현 사찬읍지 운수지' 임실군에 기탁

조선시대 중기 1675년으로 추정되는 임실현 사찬읍지 중 가장 오래된 운수지(雲水志) 을묘본이 임실군에 기탁됐다. 기탁자는 오수면 김진영(64) 씨로서, 2015년 임실군 공무원을 명예 퇴직 후 임실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던 중 지난해 7월 운수지를 입수해 이번에 임실군에 기탁했다. 김 씨는 “임실의 역사문화에 꼭 필요한 자료일 것으로 생각해 기탁하게 됐다”며 “이번 책자가 지역의 문화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운수지는 조선시대 임실현 사찬읍지(私撰邑誌) 중 가장 오래됐으며, 1675년과 1730년, 1904년 등 3회에 걸쳐 편찬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04년에 간행된 운수지에는 신계징 현감의 운수지 발문이 있었고 범례의 여러 곳에 구본(舊本)을 열람한 흔적이 발견됐다. 운수지는 1675년에 신계징 임실현감이 한필상과 이시연이 함께 편찬한 것으로 32개 항목에 96면, 4만 8000자에 이르는 내용이 담겼다. 책자에는 임실현의 별칭인 운수(雲水)의 연원과 변천, 17세기 면리제(面里制) 시행 및 역대 임실현감 포폄, 각종 인물편과 풍속교화 내용이 수록됐다. 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열악했던 임실현 실정과 지역 인물들의 에피소드, 산천에 딸린 이야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실렸다. 특히 운수지는 2017년에 발견된 1730년 운수지와 2023년에 기탁된 1798년 필사본 운수지 등과 더불어 17~18세기 임실현의 변화상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운수지 을묘본은 전남도와 전북특자도의 조선시대 사찬읍지 중 순천부읍지 승평지(1618)에 이어 전국 두 번째며 도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사찬읍지다. 심민 군수는 “이번 운수지가 전북특자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도록 힘쓰겠다”며 “우리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를 발굴, 많은 사람들이 공유토록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정우
  • 2024.02.05 17:02

시는 어떻게 삶이 되는가…'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 회원들과의 특별한 만남

“우리는 유명해지려는 것도, 돈을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시(詩)를 왜 쓰는 걸까요.” 시 모임 ‘강 따라 글 따라’ 회원 이은수(53) 씨의 말에 마음이 들킨 것 같았다. 문학이 외면받는 시대에서 7년째 시모임을 이어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이은수 씨는 이내 시 쓰기는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방법이자, 인생을 소중히 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 같은 것이라고 했다. 김인상(78) 씨의 일상도 어느 순간, 시처럼 변했다. 그는 “거칠 것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았던 지난날과 달리 시를 쓴 뒤 생각과 언어가 순화되었다”라고 고백했다. 2일 임실군 덕치면 장암리에 위치한 김용택시인문학관에서 만난 ‘강 따라 글 따라’ 시 모임 회원들은 평범한 일상이 시(詩)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각자의 삶과 생활이 무척 소중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강 따라 글 따라’는 임실군 섬진강가에 터를 잡고 사는 귀농‧귀촌인과 김용택 시인이 함께 만든 시 모임이다. 회원은 공후남(61), 김옥희(60), 김용택(76), 김인상(78), 박양식(63), 박희숙(72), 유갑규(70), 이은수(53)씨 등 8명이다. 이날 김옥희씨는 불참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2주에 한 번씩 김용택시인문학관 서재에 모여 시를 쓰고 일상을 공유했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고, 그 이야기는 시가 되었다. 그렇게 지난 2018년 강 따라 글 따라 시모임은 첫 시집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를 세상에 내놨다. 이후 매년 1권씩 시집을 펴냈고, 올해 1월 다섯 번째 시집 <내일은 내 소식도 전해줄게>를 출간했다. 평소 “설거지를 하는 것도 시가 된다”라는 김용택 시인의 조언에 따라 회원들은 이번 시집에서도 살아가는 모든 것에서 글감을 찾아 시로 썼다. 이를테면 부모님과 나눈 통화 내용이 시가 되기도 하고, 술 한 잔 기울이다 떠오른 생각이 글이 되기도 했다. 특별한 행위를 하는 게 아니라, 회원들은 일상을 한 편의 시로 완성한 셈이다. 일상을 시처럼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생각을 활자화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님에도 시 모임이 이어지고, 꾸준히 시집을 발행할 수 있는 동력이 궁금해졌다. 이러한 물음에 이은수 씨는 모임이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섬진강 풍경이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사람과의 관계가 없으면 시골에서의 생활은 적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은 시 쓰기 활동을 통해 인연의 소중함을 알게 됐고,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문학적 숭고함이나 허영심이 아닌, 사람 사는 냄새가 묻어나는 글로 삶에 더 이로운 가치를 얻게 된 것이다. 김용택 시인도 이은수 씨 의견에 동의하며 “글과 삶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문학적 동무가 생겨서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양해가 가능한 어른들이기 때문에 다툴 일도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말년에 좋은 벗들을 사귀게 되어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1시간가량 이어진 인터뷰는 마치 시냇물 같았다. 잔잔하지만 맑은 물이 내내 졸졸 흘렀다. 강 따라 글 따라 회원들이 시 모임에 대한 애정이 고갈되지 않고 순환하길, 나도 모르게 바랐다. 홀로 흘러서는 될 수 없는 일일거다. 다른 수많은 물줄기를 만나야 강물이 될 수 있듯이 그들이 문학적 동료로 인생의 벗으로 오래도록 함께하길 바랐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2.04 17:54

생생한 아버지의 근현대사…지성호 작곡가, '아버지는 14세 징용자였다'

이 시대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이 겪은 근현대사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 오페라 작곡가 지성호씨가 다큐멘터리 소설 <아버지는 14세 징용자였다>(논형)을 출간한 것. 책은 지 씨의 아버지 지재관 씨가 어린 나이에 직접 겪은 시대의 고통을 세세하게 기록한 장편 실화 소설 <도벌에게 짓밟힌 엽전>을 근간으로 재탄생된 소설이다. 지 씨는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시절 14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징용돼 끌려갔고, 해방공간의 혼란에 이어 5년 만에 터진 한국전쟁 군에 소집된 참전용사이기도 하다”며 “아버지가 남기신 방대한 기록 속 당신이 몸소 겪은 행적에만 집중해 한 권의 책으로 풀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일제강점기 시절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부정하는 요즘 시국에 대한 분노를 곁들여 이번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제강점기 시대상을 일반적인 담백하게 나열할 수도 있었지만, 문학과 음악 등 감성과 관련한 매개체가 독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판단돼 다큐멘터리 소설로 풀어보았다”고 덧붙였다. 총 25개의 키워드로 구성된 이번 소설은 사건과 사건이 연속적으로 진행돼,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번 책에서 눈에 띄는 점으로는 책 속의 주인공이 지 씨의 아버지가 아닌 ‘재호’라는 한 소년의 이야기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지 씨는 “서술이 아버지인 ‘나’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자연스러울 것이지만, 독자들이 14세 소년의 이야기 속에만 갇히길 원하지 않았다”며 “타자화를 통해 소년이 겪은 실제와 이를 둘러싼 좀 더 큰 세계, 그 시대를 관통하는 일본 제국주의와 신앙, 사랑, 인간군상 등을 동시에 드러내고 싶어 ‘나’보다는 좀 더 객관화된 존재를 삽입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이번 책을 계기로 일제강점기 시절 교과서를 통해 잘 알려진 위인과 더불어 우리의 이웃일 수도 있는 그 시절 속 보통 사람들의 고초 또한 후대에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 부여 출생인 지성호 작곡가는 전북대학교에서 30여 년 동안 이론과 작곡을 강의했다. 주된 작곡 활동은 오페라와 같은 대형 총체 예술 영역이다. 그의 오페라 작품으로는 <논개>, <루갈다>, <흥부와 놀부>, <달하 비취시오라>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클래식 음악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와 <아버지는 14세 징용자였다>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31 18:16

사회과학자 시선으로 정리한 3년간의 연구물…김경식 '논어 바라보기 그 현대적 인식' 출간

일제 강점기 시기 대학자인 보정 김정회(1903년~1970년) 선생의 손자인 김경식 연정교육문화연구소장이 <논어 바로보기 그 현대적 인식>(도서 출판 조은)을 출간했다. 책에서는 ‘논어’에 담긴 공자의 사상과 특징 등을 연구‧분석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김경식 소장은 책 서문을 통해 “논어는 정치나 사회, 인간 개개인에게 의미 있는 등불로 존재해 왔다”라며 “논어 공부는 인간 수양에 의미 있는 일로 한문학자의 시각이 아니라 교육사 전공의 사회과학자 연구의 눈으로 3년간 정리한 연구물”이라고 설명했다. 서편과 본편으로 나뉜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서편 제1장에는 공자의 시대적 배경을 정리하고 있다. 제2장은 공자의 가계와 공자의 생애를 중심으로 서술했다. 제3장은 논어에 대한 개괄적 소개와 편성 내용 및 특점을 다룬다. 마지막 제4장은 공자의 사상과 이념을 분석해 논한다. 본편에는 논어(論語) 바라보기가 수록됐다. 김인회 연세대 교수는 “공자와 직접 만나 논어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용기는 저자 자신이 정신 문화적으로 이미 자주적 안목과 자유인의 발상 방식을 체득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도전이고 작업이었다”라며 “정년퇴직 이후에도 오늘날까지 학문연마와 저술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 만큼 업적들의 출간 발표에 왕성한 열정을 태우고 있어 늘 경탄한다”라고 축간사를 통해 밝혔다. 고창 출신인 김경식 작가는 전주고, 성균관대, 전남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수필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대련에서 만난 여인> , <하얀 목련이 필 때면> , <만추의 선운사를 거닐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1.31 18:16

김옥향 시인, 절제된 언어 깔끔한 탄성 녹여낸 시집 '연(鳶)' 펴내

“찬 겨울/ 맑은 날 핑계 삼아/ 길을 나선다/ 밭 주변/ 허름한 공장 근처에 터를 잡고 서서/ 주춤주춤 실타래를 푼다/ 바람따라 흐르는 연줄에/ 노래를 싣는다/ 해무지개 사이로/ 푸른 하늘 향해 뜬 연/ 끊어 버렸다/ 멀리 사라졌지만/ 정다운 편지 되었으면,”(시 ‘연(鳶)’) 김옥향 시인이 시집 <연(鳶)>(이랑과 이삭)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김 시인의 첫 번째 작품으로 총 5부로 구성돼 90여 편의 시가 실려있다. 김 시인은 발간사를 통해 “중학교 1학년 때, 백일장에서 ‘구름’이라는 제목의 시를 써내면서 상을 받고 학교 교지에 이름이 실린 적이 있다”며 “오랜 세월 틈만 나면 무작정 시를 읽고 창작하며 100m 달리기를 하듯 숨차게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들어 주저앉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한 권의 시집을 펴내게 됐다”며 “앞으로는 은은하게 시의 샘에서 시혼을 건져 행복을 찾으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전북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에서 국어 교육을 전공했다. 이후 그는 <문화공간>으로 등단해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전주우아중 교사로 근무하며 (사)한국문화예술연대 이사, 열린시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31 18:16

독특한 호흡의 일상시 여행…김홍부 시인 '늘보 삶으로 기쁨을' 시집 출간

김홍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늘보 삶으로 기쁨을>(이랑과이삭)이 출간됐다. 개인적 상징과 모호함으로 빚어낸 독특한 호흡이 인상적인 이번 시집은 가족과 이웃, 과거와 현재, 개인의 역사 등 시공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웅숭깊은 사유와 예리한 관찰력을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 함축적인 언어들이 문장과 문장 사이의 풍부한 여백 속에서 극대화된다. 특히 시를 관통하며 흐르는 김홍부 시인만의 선명한 목적 의식과 개인적인 상징성은 유머러스함을 풍겨 독자가 시 속 화자에게 빠져들게 만든다. “농촌의 실정이 고령화인데//밭이 대부분 소규모여서//농기계를 행정에서 대여를 해 주어도//노인들이 기계조작을 못하니//농협의 모를 키워서 분양하기와//벼 병충해 공동방제 지원처럼//밭에도 책임지고//경운을 해 주어야 될 것 같은 시점에 왔다//관계기관의 특별한 대책을 바라본다.( ‘밭갈이에 획기적인 대책을’ 전문)” 시인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이미 지각된 것을 활용해 대상을 재해석한다. 외부요인을 대하는 개인의 프레임과 객관적 사실이 충돌하며 유머의 구조가 독특한 형식으로 쌓여간다. 이재숙 문학평론가는 서평을 통해 “시인의 작품세계는 두 개의 스키마를 충돌시키는 유머의 구조가 작품화되어 있고 스키마의 거리에 따라 인지적인 쾌감을 선사한다”라며 “성공한 유머는 은폐된 진실에 단번에 도달했다는 느낌을 제공하는데 시인의 작품은 매우 짧은 구조로 강렬하면서도 확실한 유머 요소가 가미됐다”라고 설명한다. 시집 <늘보 삶으로 기쁨을>에서는 소박하지만 특별하고, 소소하지만 문제의식이 분명히 담겨있는 86편의 시들을 만날 수 있다. 장수에서 태어난 김홍부 시인은 시집 <늘보 삶으로 기쁨을>을 비롯해 <바람이고 싶다> <양지에 서다> 등을 펴냈다. 한국문인협회‧전북수필문학회‧전북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26회 열린시문학상, 장수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1.31 18:1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김순정 '불평등을 수거해 드립니다'

오랫동안 아이들과 만나면서 성별과 관련한 불만을 듣곤 했다. 예를 들면 ‘아이돌 콘서트에 가려고 하는데 부모님이 여자애가 어딜 가냐고 반대한다.’ ‘세뱃돈 금액에도 남녀 차별이 있다.’ ‘요즘에는 여자애들이 힘도 더 세고 드세서 남자애들이 기를 못 편다.’와 같은 것들이다.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사회 곳곳에 드리워진 성 불평등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었다. <불평등을 수거해 드립니다>는 다섯 명의 작가가 다섯 가지의 성 불평등 사례를 소재로 쓴 동화책이다. 김순정 작가의 ‘남자라서 억울해’는 남자라서 역차별을 당한다는 웅이 이야기이다. 웅이는 선생님이 힘든 일은 무조건 남자만 시키고, 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남자는 더 크게 혼낸다고 생각한다. 웅이는 ‘남자라서, 여자라서’가 아닌, 그냥 나로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김완수 작가의 ‘내 이름은 깜상’의 주인공 소미는 “기집애가 무슨 축구냐”, “축구가 얼마나 거칠고 힘든 운동인데”, “우리나라에서 어디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대접이 같냐”라는 걱정과 우려를 뚫고 축구부에 들어간다. 처음엔 여자라고 놀리고 따돌리던 친구들은 소미의 실력을 보고 같은 팀의 일원으로 인정해준다. 정광덕 작가의 ‘아빠는 주부 백 단 가수왕!’은 전업주부인 아빠를 둔 호겸이 이야기이다. 호겸이는 너희 아빠 백수냐고 놀리는 같은 반 친구 민호 때문에 짜증이 난다. 하지만 엄마보다 음식을 잘하고, 자전거 타기나 캐치볼을 함께 해주며, 집안일과 장보기를 잘하는 아빠가 살림하는 게 맞다는 합리적인 결론에 이른다. 아빠가 앞치마에 고무장갑을 끼고 프라이팬까지 들고 노래자랑에 나오자 호겸이는 ‘아빠는 주부 백 단 가수왕!’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열렬히 응원한다. 정유진 작가의 ‘용감한 오! 기사’에는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엄마를 둔 봄이가 나온다. 봄이 엄마는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유일한 아들인 남동생을 돌봐야만 했다. 봄이는 그런 엄마가 운전하겠다고 했을 때 처음엔 찬성했지만, 손님이 엄마에게 막말하자 반대한다. 하지만 상가 화재를 막는 엄마를 보며 엄마의 삶을 응원한다. 윤형주 작가의 ‘수영선수 에리얼’은 권위적인 남편과 살면서 혼자서 육아와 교육, 살림살이에 지쳐간다. 그런데 수영왕을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 대회에 참가해서 1등을 한다. 에리얼은 수영선수라는 자기 정체성을 찾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성별에 따른 차별과 억압이 아니라 차이에 대한 인식과 존중이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 책에는 각각의 작품과 관련한 성평등에 관한 생각거리를 질문하고 있다. 교실에서,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보면서 성평등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는 것도 좋겠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과 이다 생명문화 출판 콘텐츠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공동수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1.31 18:15

'동네 책방'이 사라져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서점 소멸 예정 지역‘이 늘어가고 있다. '동네 책방'인 지역서점이 지방 소멸에 따른 인구 감소와 온라인 서점 등으로 인해 자취를 감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서점은 단행본과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독립서점, 특정 주제의 도서를 판매하는 전문서점, 도서 외에 음료와 문구 등을 판매하는 복합서점으로 구분된다. 특히 서점은 최근 개인사업 수단에 그치지 않고 작가와의 만남·전시·책 읽기 동호회 등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과 동네의 문화를 누리는 공간으로 의미를 확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전주와 완주, 군산, 익산 등을 제외한 전북도 내 대부분 지역의 서점이 인구 감소와 온라인 서점의 저가 공세 등의 문제로 문을 닫는 곳이 늘어가고 있다. 최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지역 서점 현황조사 및 진흥 정책 연구‘에 따르면, 전북은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8.1개소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3번째로 서점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서점이 단 한 곳 뿐인 지역이 5곳(무주·순장·임실·진안·장수)으로 파악돼 '서점 멸종 예정 지역' 순위 역시 3번째로 높아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발간한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인구 소멸 지역인 고창, 김제, 무주, 부안, 순창, 임실, 장수, 진안 등 총 8곳에서 서점이 1~2곳에 그치는 등 종이책을 접할 기회가 점점 줄어가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22년까지 임실에서 서점을 운영했던 A씨는 “서점 운영을 시작할 땐 소외되는 지역민 없이 종이책을 만지고 구경하며, 고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곳(임실)에 서점을 차렸었다”며 “하지만 찾아오는 지역주민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서점을 폐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주리 서일대 교수는 “지역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공간만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쉽게 찾아가 저자를 비롯한 다른 독자와 만나 문화적 소통이 이뤄지는 곳이다"면서 "그 지역의 문화 거점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동네책방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인의 자발적 의지로 운영되는 지역 서점의 역할을 국가 예산을 들여 운영되는 도서관이 대신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지역 서점이 생존할 수 있도록 지자체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 구축 등 지자체와의 문화적·공익적인 파트너십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30 18:07

문화재청, 대형 불화 ‘괘불’의 지역별 특징 고찰한 국·영문 보고서 발간

국립문화재연구원이 <한국 괘불의 미>의 영문판(제1편, 경상지역)과 국문판(제2편 전라지역)을 발간했다. 괘불은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행할 때 사용하기 위해 만든 대형 불화다. 실제 부처님이 설법하는 장면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는 등 중국과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의 불화로, 우리나라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1970년대 중반부터 불교 회화 조사 사업을 시작했으며, 1985년부터 2001년까지 전국 사찰에 소장된 괘불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수행했다. 이후 2015년부터는 성보문화재연구원과 함께 대형 불화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책은 그간의 조사 결과에 미술사 분석을 더해 우리나라 괘불의 조형적 특징을 지역별로 살펴보기 위해 2022년부터 진행 중인 심화 연구 결과를 담았으며, <한국 괘불의 미1: 경상지역>(2022)의 영문판인 <The Beauty of Korean Gwaebul 1 Gyeongsang Province>와 <한국 괘불의 미2: 전라지역>을 발간·배포한다. 괘불을 단일 주제로 한 첫 영문 연구서인 제1편 영문판에는 경상지역 사찰 24곳이 소장한 국가 지정 괘불 26점에 대한 조사 결과가 수록돼 있다. 또 괘불이 생소한 해외 독자와 연구자의 눈높이에 맞게 원고를 보완하고 화기(畵記)와 문양에 대한 내용이 추가됐다. 이어 제2편 국문판에는 전라지역 사찰 15곳에 있는 괘불 15점과 초본 1점에 대한 조사 결과가 담겼다. 전라지역의 화승(畵僧)과 도상 분석, 불교의식집에 대한 조서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전라지역 괘불의 역사성과 조형적 특징에 대한 연구 결과가 담겼다. 또 괘불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초창기 괘불과 전라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의겸(義謙), 비현(丕賢)과 같은 여러 화승이 제작한 괘불의 세부 모습을 정교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고해상도의 사진이 수록됐다. 보고서는 국내·외 주요 도서관과 박물관, 문화유산 연구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에서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30 18:06

임주아 시인, 시집 '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 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겨울에 태어나 겨울에 죽었다. 그래서 겨울이 좋다. 입을 다물 수 있어서. 죽은 사람은 죽은 뒤에 말을 꺼내고 등으로 벽을 치며 입술을 문다. 겨울은 웃지 않는 사람들의 것. 그런 사람들이 자주 뒤돌아 보는 곳./ 겨울에는 주머니가 자주터진다. 길을 잘못 든다. 잘 넘어진다. 보고 싶어 사라진다. 보이지 않게 돌아선다. (중략)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태어나지 않는다.” (시 ‘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 전주 독립서점 물결서사의 책방지기 임주아 시인이 첫 번째 시집 <죽은 사람과 사랑하는 겨울>(걷는사람)을 출간했다. 시집은 ‘1부 당신이 내 처음이야’, ‘2부 생일이 적힌 종이’, ‘3부 서로의 온몸을 파먹으며’, ‘4부 어디선가 폭죽 터뜨리는 소리’ 등 책방지기 생활 중 창작한 50여 편의 시가 실렸다. 임 시인의 작품은 ‘죽음’과 ‘겨울’이라는 제목과 걸맞게 어딘가 쓸쓸하고 묵직함이 느껴진다. 실제 그의 작품 '복숭아'와 '김오순전'은 본인이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기억이 담겨있다. 시인은 "‘김오순전’의 주인공인 김오순 씨는 책방 옆집에 살았던 옆집 이모님이었다”며 “김 씨 이모의 첫인상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시편에서 알 수 있듯 참으로 기구한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그의 비범함과 굴곡진 인생을 기록해 보고 싶었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삶을 흔들만한 타인의 죽음을 경험한다. 시인 역시 소중한 이의 죽음을 통해 슬픔과 고통을 겪었고, 그때의 공허한 마음을 시로 표현했다. 임 시인은 "이번 작품으로 죽음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만이 아닌 제가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특히 낡아가고 소외된 선미촌이라는 공간에 대해서도 한번 쯤 생각해주시길 바라다"라고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양재훈 문학평론가는 시집해설에서 “임주아 시인의 시는 이별 후 무기력함과 불안함을 가득 내포하고 있다"라며 "이 시집은 불안한 사랑에서 불안을 위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경북 포항 출생인 임주아 시인은 201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데뷔했으며, 전주에서 책방 물결서사를 운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24 18:05

자기PR시대 필수 덕목, '스피치' 기법 A to Z

자기PR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말을 잘하는 것이다. ‘말을 잘한다=능력이 좋다’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스피치 능력은 현대인이 갖추고 싶은 능력 중 하나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스피치 실력을 키울수 있을까? 김양옥의 <성공과 행복의 길잡이 행복한 스피치>(도서출판 학예사)를 보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사단법인 한국스피치웅변인협회 전북회장으로 활동 중인 저자는 좋은 스피치는 '어떻게 말할 것인가'와 '상대방과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화학반응을 일으켰을 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말을 통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말을 들으면서 배우고 성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실을 기반으로, 꼭 필요한 이야기인지를 판단해서 정제된 언어로 전달할 것을 강조한다. 저자는 책의 전반부에서 좋은 말버릇에 대한 중요성을 소개한다. 호감을 얻는 스피치 노하우, 메시지 전달능력의 기법, 공감정확도 상승 방법 등과 같은 내용을 저자 자신의 경험에 빗대 이해 하기 쉽게 풀어낸다. 책의 후반부는 저자가 강조하고 주장하는 원리들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스피치의 응용 기법들에 대해 설명한다. 비즈니스 스피치부터 스킨십 스피치, 노년기 스피치 습관 등 다양한 연령과 영역에서의 스피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책 서문을 통해 “말을 잘하고 인생을 새롭게 하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말의 종합적인 학문인 스피치의 학문의 질의준칙, 관련성의 준칙, 태도의 준칙, 양의준칙 등의 많은 이론과 실습이 필요하다”며 “스피치 학습이야 말로 자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저자 김양옥씨는 한국웅변단체총연합회 전북회장과 전북웅변, 연설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한국 스피치 웅변연합회 전북회장, 한국문화예술진흥회 전북회장 등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1.24 18:05

60여 명의 시인이 펴낸 '2023 올해의 좋은 동시'

동시집<올해의 좋은 동시 2023>(도서출판 상상)이 세상에 나왔다. 동시집에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국내에서 발표된 신작 동시 중 '올해의 좋은 동시' 선정위원 5인(권영상·김제곤·안도현·유강희·이안)이 엄선한 동시 57편이 담겨있다. 이번 동시집에서 특별한 점은 작년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25명의 시인들이 대거 ‘올해의 좋은 동시 2023’ 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비누가 단단히 토라졌다/ 굳어 있다/ 꽉 쥔 주먹 같다/ 이럴 땐 얼른 비누의 기분을 풀어 주어야 한다/ 물로 살살 달래며/ 손으로 비누를 비빈다/ 비누가 풀린다/ 벌써 거품이 인다/ 비누의 옆구리를 살짝 간질이니/ 비누가 깔깔 웃는다”(시‘비누’-송찬호) 다양한 시인들이 참여한 만큼 동시집의 책장 한 장 한 장이 새롭고 신선하며 다채롭다. 권영상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풍요롭고 다채로운 동시 읽기’라 표현했다. 권 시인은 “표현의 자유로움과 다루고자 하는 세계가, 이를테면 짧고 간결한 문장으론 다룰 수 없는 영역으로 독자를 초대하기에 더욱 흥미롭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동시집 속에는 57명의 저마다 다른 빛깔과 무늬의 시들이 담겨 있다”며 “여느 해와 다름없이 풍성한, 올해의 동시들을 읽으며 활짝 열려 나갈 동시의 지평을 내다본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1.24 18:05

북한이탈주민 71명의 증언으로 꾸려진 '북한 인권 백서 2023' 발간

통일연구원이 북한이탈주민 71명에 대한 심층 면접 결과를 토대로 <북한 인권 백서 2023>을 펴냈다. 지난 1996년부터 매년 발간되어 온 <북한 인권 백서>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함으로써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내외 관심을 제고하고 관련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번 백서에는 북한 인권 침해 상황을 시민적‧정치적 권리 실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실태, 취약계층, 주요사안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눈여겨볼 지점은 북한 사회보장 시스템에 대한 증언이다. 증언자들은 북한의 사회보장은 상당히 갖춰진 듯 보이지만 실제는 법규와 지원 사이의 괴리가 크다고 진술한다. 국가 차원의 긴급복지 지원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주민들이 생계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발언한 것. 붕괴된 사회보장 시스템에 대한 진술을 통해 현재 북한이 처한 상황에 대해 유추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국가의 과도한 수취로 인한 식량부족 현상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불균형 등 북한이탈주민의 증언에서 드러난 북한의 생활상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또 '한류' 등 외부 문화 유입에 대한 단속도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탈북민 다수가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물을 몰래 보는 행위가 계속 확산하고 있다고 증언한다. 이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지난 2013년 이후 전반적으로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1.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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