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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위기’라고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 시대다. 굳이 입 밖으로 꺼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문학과 함께 삶을 살아간다. 지금도 누군가는 시를 쓰고 있기에. 60년 넘게 현역 문인으로 활동중인 이향아 시인(86)도 "(그저) 열심히 글을 쓰겠다"고 말한다. 최근 공초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와 권위를 다시 한번 증명한 그이지만, '지금부터가 시작' 이라는 마음으로 글쓰기에 정진하겠다고 하니, 놀라웠다. 19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시인은 "고결한 문학상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며 "수상자에 대한 예우가 각별했던 만큼, 공초문학상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글을 쓰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공초문학상은 한국 신시의 서구자인 공초 오상순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울신문이 1992년에 제정한 상이다. 등단 20년 차 이상의 중견 시인들이 최근 1년 이내에 발표한 작품 중에서 수상작을 고른다. 역대 수상자로 신경림, 오세영, 김지하, 정현종, 신달자, 정호승, 도종환, 나태주, 오탁번, 문정희 시인 등이 있다. 1960년대 초반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등단 이후 시적 공백기라고 할 만한 시기가 없을 정도로 꾸준하게 창작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시인은 그동안 삶의 보편적이고 공감적인 의미를, 서정적 언어로 담아냈다. 그러면서 자연과 고요의 세계를 지향해 지속적인 치유와 긍정의 미학을 구축해왔다. 시집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시와시학사)에 수록된 수상작 ‘물의 표정’에도 시인이 지향해온 삶의 기율이 순종이라는 어휘로 집약되어 나타난다. 마침내 시인은 봉헌과 헌신의 삶이야말로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온전한 삶의 순리를 담는다는 것을 잔잔하게 웅변한다. 제32회 공초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이향아 시인이 오래 탐구해온 서정적 세계가 특유의 울림과 질감과 무게로 전해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시인은 1963~66년 <현대문학>3회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경희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십권의 시집, 수필집, 문학이론서, 평론집 등을 발간했다. 1963~1982년까지 전주기전여고 등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윤동주 문학상, 한국문학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호남대 명예교수를 맡고 있다.
전북대학교(총장 양오봉)가 국내 대학 최대 규모의 문학상인 ‘가람이병기 청년시문학상’과 ‘최명희 청년소설 문학상’(이하 문학상) 공모전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접수기간은 8월 12일부터 8월 31일까지이며 공모 분야는 대학생과 고등학생 부문 각각 시와 단편소설이다. 시는 시조 포함 3편 이상, 소설은 1편 이상 제출해야 한다. 접수는 전북대 신문사 편집국 방문 또는 우편으로 가능하다. 당선자에게는 상금이 주어지며 당선작품은 전북대 신문 개교기념 특집호(10월 25일자 예정)에 발표된다. 특히 올해는 총 상금 규모가 800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전북대는 한국문학사에 기념비적인 공로를 세운 '난초 시인' 가람 이병기와 '혼불'의 최명희를 추모하고,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01년부터 문학상을 운영하고 있다. 문학상의 모태는 1955년부터 운영돼 오던 '전북대 신문 학생작품 현상모집'이며 최명희 작가는 1971년 소설 '정옥이'로 당선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문학상 공모에 관한 문의는 전북대 신문방송사(270-3536)로 하면 된다.
시 전문 계간지 유심이 <유심 2024 여름호>를 펴냈다. ‘유심’은 1918년 만해 한용운이 창간하고 무산 조오현이 2001년 봄부터 2015년 겨울까지 발간했던 잡지다. 그러다 한국 시문학의 발전에 앞장서고자 지난해 9월 1일, 시 전문 계간지로 재창간됐다. 이번에 새롭게 나온 여름호의 초대시인으로 선정된 작가는 진은영 시인이다. 책은 진 시인의 ‘집중해’, ‘언젠가, 당신을 따라서’, ‘우울한 날의 재즈 1’, ‘우울한 날의 재즈 2’, ‘취중 진담’, ‘운명의 피아니스트’, ‘열려있는’, ‘문학의 쓸모’ 등 일곱 편의 신작 시와 한 편의 에세이로 시작된다. 책에 수록된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두려움과 불안함을 떨쳐내게 한다. 그중 유일한 에세이 ‘문학의 쓸모’를 통해 작가는 ‘시의 아름다운 빗질이 우리 모두에게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주문이 되길 바란다“며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특히 이번 여름호에는 반가운 이름도 실렸다. 한국의 시문학이 세계문학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후원하고 특히 우리 고유의 문학 양식인 시 문학의 발전과 대중적 확대에 힘쓰고자 만들어진 신작 시 코너에 지역 출신의 김영 시인의 작품이 수록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작품은 ’상전, 이라는 말’, ‘아지랑이 사용법’, ‘어둠은 어디로 넘어지나’ 등 총 3편이다. 김 시인은 ”오랜 인연을 이어 온 ‘유심’에 작품을 올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번 활동을 계기로 저와 함께 활동하고 계신 전북 문인들이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을 무대로 활동 저변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다시 읽는 무산 시’와 ‘다시 읽는 만해 한용운’, ‘제1회 무산문화대상’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유심 편집위원들은 편집 후기를 통해 ”나도 모르게 지친 마음이 들때 조금 더 가보자고 손을 내밀 듯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며 ”이런 우연한 만남의 물방울들이 ‘나’라는 지류를 흐르게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이번 호에 실린 원고들을 읽으며 새삼 그 우연한 인연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부디 독자들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성수 시인이 30번째 시집 <욕(辱)>(화암풀판)을 펴냈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은 총 70편이다. 다른 시인이 지은 시에 ‘정성수의 시(詩) 감상’이 함께 수록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정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독자에게 ‘욕이 시가 될 수 있는가?’와 ‘시가 욕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있다. 정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욕은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의도로 쓰이기에, 윤리적으로 부적절하고 비도덕적인 말로 간주한다”며 “그러나 욕은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닌, 언어적인 창의성과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일 수 있다고 생각해 이번 시집의 소재로 삼아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에 실린 욕은 시의 감정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지만, 시의 전체적인 품질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라며 “욕을 사용하는 시는 주제·형식·심상·묘사·장치·창의성·개성 등을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준관 시인은 시평을 통해 “시가 되는 욕, 욕이 되는 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시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시인의 시에 깃든 시상을 따라가며 쓴 감상기는 시인들의 시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익산 출신인 정 시인은 1994년 서울신문 시 공모 당선과 동시에 한국교육신문 신춘문예 동시로 등단했다. 그는 전주대 사범대학 겸임교수와 전주비전대 운영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향촌문학회장, 사)미래다문화발전협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로 활동하면서 전주에서‘건지산 아래 작은 방’을 운영하고 있다.
무심코 리모컨을 돌리다 멈췄다.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엄마와 차를 타고 여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엄마의 굽은 등을 딸의 가슴으로 지그시 누르는데 딸의 표정은 웃음과 울음의 경계다. 엄마는 뒤에서 푸근히 밀어주는 딸에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딸과 엄마는 다르고 같다. “바닷가에 가자.” “바닷가에 다 왔어.” “저기 쑥 봐라.” “엄마, 내 친구네가 제주도 여행가서 바다는 안 보고 쑥만 뜯었데.” “저기 낚시한다.” 모녀의 대화는 자꾸 어긋났다. 딸은 웃었다가 빗나가는 엄마를 이해 못해 난감해 하다 이해돼 웃기를 반복했다. 엄마는 딸의 나이를, 딸은 엄마의 나이를 체험하는 여행이었다. 같이 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서로의 나이테를 읽으며 이해해갔다. 공감되는 장면을 보다 『우리는 서로의 나이테를 그려주고 있다』가 떠올라 펼쳤다. 색연필로 그린 꽃과 사물, 독학으로 그린 그녀의 마당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다. 잘 익은 노오란 모과의 윗부분에 눈이 쌓이면 마치 모과나무가 등불을 들고 환하게 빛나고, 모과가 눈에 쌓여 떨어지는 풍경, 콜드블루 커피 내리는 느릿느릿한 여유를 배운다. 비 오는 날 장화를 신고 우산을 받치고 깨끗해지는 마당을 거니는 마음이 싱그럽다. ‘12월과 1월, 쉼의 시간을 지나면 2월부터는 벌써 땅을 뚫고 새싹이 올라오는 게 보이기 시작한다. 나무의 꽃눈도 발갛게 부풀어 올라 금방이라도 꽃을 보여줄 태세다. 마당은 이렇게 같은 자리에서 돌고 돈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다.’(본문 중에) 내 마당에 핀 꽃을 한 삽 퍼서 이웃과 꽃 한 삽을 교환해 두 가지로 늘어나 피었다. 꽃씨 나눔으로 마당을 채우니 2개월의 쉼을 지나면 새싹이 얼굴을 내민다. 해마다 새로 내미는 얼굴이 반가울 따름이다. 전원생활을 꿈꾸다 제 코 다친 사람이 있다. 바로 나다. ‘나무가 이리로 넘어오니 잘라라. 분리수거 잘 해라. 쓰레기봉투 여기다 버리지 마라라.’ 사사건건 관여에 못 이겨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색소폰 소리가 소음으로 들린 동네가 있다니 동병상련을 느껴서일까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보다 위안을 받는다. 아니, 전원생활에 적응하는 시인이 부럽기 그지없다. 사람이 뜸한 시골마을에 인기척이 반가울 만한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동네를 돌아다니던 노인들은 하나 둘 사라지는 고즈넉한 마을에 사람을 배척하는 심보를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크기가 작아도 하늘이 보이고 자연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땅이면 다 마당이다. 마당은 집 안에 있는 사람을 바깥으로 불러내는 곳이며, 우울할 때 기대거나 붙잡고 일어서기에도 좋은 곳이다. 세상 밖으로 나가기 전 심호흡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완충지대이다.’ (본문 중에서) 나혜경 시인의 마당 예찬론을 읽은 후 마당을 보니 수레국화, 금국, 마가렛이 바람에 흔들리는 마당의 여유로움을 새삼 느껴본다. 낮에 우거졌던 마당의 풀을 베어냈다. 풀냄새가 가득하다. 하늘에는 별이 하나 둘 고개를 내밀고 고요 속에 와글와글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까지 어우러진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됐으며, 같은 해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 <너의 여름이 되어줄게>, 5人앤솔러지 청소년소설 등이 있다.
정읍문학회(회장 김철모)가 제12회 정읍사문학상 작품을 공모한다고 16일 밝혔다. 접수기한은 오는 7월 30일까지다. 정읍시의 후원을 받는 정읍사문학상은 백제가요 정읍사의 문향을 기리고 참신한 문학인을 발굴하기 위해 2012년에 시작됐다. 이번 공모전 부문은 시와 수필 등이다. 소재 제한은 없으나 정읍 관련 작품 제출 시 우대한다. 응모작품은 미발표된 순수창작물로 당선작 발표 후 표절 및 기발표작이 밝혀질 경우 당선무효 처리한다. 수상자에게는 대상 300만원 최우수상 100만원, 우수상 50만원 등 총상금 450만원과 상장이 수여된다 작품접수는 우편 또는 이메일(mgk2861@hanmail.net)로 제출하면 된다. 당선작 발표는 오는 9월 중 예정이며, 시상식 날짜는 별도 통보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정읍문학회(063-532-2861)로 문의하면 된다.
“아침에 열리면 날씨타령에 깨지락 꼼지락/ 행여나 시간 안에서 마음이 흔들리걸랑/ 세월엔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걸지 말세라./ 뜰 안의 종달새도 지지배배 울어대니/ 커피 한잔 마시기 좋은 날엔/ 눈부신 아침햇살에 꽃보라도 나풀대니/ 꽃차 한잔 마시기 좋은 날엔/ 밥상머리엔 한 그릇 맛깔풍기는 냄새보다/ 인생의 식탁위에 한송이 꽃향기 퍼지걸랑/ 사람도 꽃처럼 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월이야 얼기설기 맴도는 허울뿐이라/ 시간을 한손에 쥐고 마음껏 흔들어/ 낭만 한가락에 꽃배타령이면 그뿐일세라.”(시‘ 세월엔 꽃배타령’) 산골 마을에서 종달새와 인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베니김(본명 김형석) 시인의 2번째 시집<세월엔 꽃배타령>(MJ미디어)이 출간됐다. 작가는 이번 시집을 “‘세월에 시비를 걸지 말고 시간도 없는 것처럼, 한 살매 마음 가는 대로’라는 여여행(如如行)에 관한 인생 타령”이라고 설명했다. 시집에는 인생 소풍 길에 밥배보다 꽃배를 채우며 여여하게 산다는 것에 관한 70편의 감성 시와 함께 10편의 디카시, 2편의 에세이 등이 실려있다. 또 작품 속에는 ‘밥배보다 꽃배, 생각망치를 사랑한 이유, 세월에 시비를 걸지 마오’ 등에서 드러나듯, 일상의 세월을 내 손안에 들고서 마음이 끌리는 대로 즐긴다는 인생 소풍 길에 관한 감성적인 형상화에 상징성을 읊조린 시적 상상을 담아내고 있다. 베니김 시인은 순창 출신으로 고려대 문과대학에 재학 중, 일본 와세다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귀국 후 영상산업기자로 첫 발을 내딛으며 ‘영상산업신문’ 편집국장, 영화주간지 ‘Cinebus’ 편집장을 거친 후,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서울예술종합학교 강사,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그는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디지털융합사업다의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캐릭터비즈니스>, <영화매니지먼트>, <영화처럼 살아보기365>, 시집<낭만호미처럼> 등이 있다.
한평생 시(詩)를 흠모해온 이근풍 시인이 시집 <밤하늘의 별빛처럼>(오늘의 문학사)을 펴냈다. 이근풍 시인은 시와 더불어 생활해온 지난날이 참으로 행복했다고 고백한다. 삶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힘든 상황을 끝내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곁에 ‘시’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시와 더불어 생활해온 지난날의 삶, 참으로 행복했다. 시는 나에게 새로운 인생 길을 열어 주었다. 희망, 용기 잃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내 가슴에 피어난 시의 꽃 한 송이가 세속의 온갖 시름을 잊게 해 주었으며, 날로 메말라가는 마음밭에 아름다운 시의 꽃 피어나 향기로운 시 열매를 맺게 해 주었다”(‘시는 나에게’ 발췌) 신간 <밤하늘의 별빛처럼>에 담긴 시들은 진실하고 솔직하다. 문학적 단상들을 간결하고 담백한 시어로 표현해 의외로 깊은 감동을 전달한다. 운율 또한 단단한 짜임새를 갖춰 시를 읽는 독자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다른 길 간다 해도 떠날 때 눈물 흘리지 말고’(‘다른 길 간다 해도’ 발췌)라며 슬픔마저 담담하고 편안하게 풀어준 덕분이다. 100편에 이르는 시편들은 질적 균질감이 뛰어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시인은 서문에서 “오직 사랑으로 가꾼 열매를 수확한 후 또다시 시의 꽃을 피우기 위해 뿌린 시의 씨앗에서 새로운 시의 꽃이 피어날 때마다 가슴에서 푸르른 희망이 출렁거렸다”며 “끝까지 손잡고 같이 가는 길동무가 되리라 다짐하였다”라고 밝혔다. 임실에서 태어난 이근풍 시인은 전북대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경찰공무원으로 정년퇴임했다. 계간 <오늘의문학>16집에 ‘할미꽃’ 등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북인실문학회 회원이다. 시집 <나에게 쓴 편지> <못다한 말> <둘이서 엮는 사연>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했다.
곽병창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공연콘텐츠극본집 <꿈속에서 꿈을 꾸다>(연극과 인간)를 펴냈다. 책에는 ‘꿈속에서 꿈을 꾸다’를 비롯한 ‘아리랑’, ‘이성계, 해를 쏘다’, ‘녹두새 훨훨’, ‘칸타타 선화공주’ 등 곽 교수가 집필한 정통희극, 창극 등 다양한 장르의 대본이 실렸다. 희곡집이 아닌 대중에게 생소한 공연콘텐츠 극본집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곽 교수는 “봄 한 계절을 가려움과 통증에 시달리며 책을 꾸몄다”며 “그러고 보니 자기 사는 시절을 못 견디게 궁금해하고 가려워하던 이들과 세상의 논리에 무참히 베어져 아파한 이들의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책에는 정통희극도 있지만 창극, 뮤지컬, 총체극, 칸타타 등 희곡 밖의 이름들로 여럿 섞여 있다”며 “ 이러한 이유 때문에 희곡집이 아닌 공연콘텐츠 극본집이라는 이름을 달게 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관객들과 주고받은 느낌과 신명은 결국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공연콘텐츠 극본집에는 5편의 대본과 더불어 실제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했던 사진까지 담겨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곽 교수는 “연극으로 꿈을 꾸고 연극 안에서 꿈을 이야기한 지 어언 수십 년이다”라며 “그래도 이러한 꿈은 아직 생생해 잠과 깨어있는 시간 사이를 가로지른다. 여기까지 같이 온 이들, 그리고 이 꿈의 종착역이 어디든 거기까지 마침내 같이 갈 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대학연극반에서 처음 무대에 선 뒤 줄곧 연기·연출·극작·기획 등의 연극 일로 평생을 보내온 교수는 나이 30세에 창작극회 대표가 됐다. 이후 창작소극장을 짓고 운영하며 십여 년의 세월을 보냈다. 저서로는 희곡집 <강 건너, 안개, 숲>, <필례, 미친 꽃>, <억울한 남자>와 논문집<연희, 극, 축제> 등이 있다. 현재 그는 우석대 문예창작과에서 극작법을 가르치고 있다.
공학자 김환기의 <흘러간 물로도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다>(바른북스)가 출간됐다. 쓰고 버린 물을 재생하는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저자는 환경에 대한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자신이 고민해오던 생각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집요하면서도 자상하게 풀어냈다. 전편 ‘공학자의 소론’과 후편 ‘지역개발의 기억’으로 구성된 책은 단순히 폐수처리에 대한 사회과학적 근거만을 기술하지 않는다. 공학도로서 국내외를 돌아다니면서 틈틈이 유념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글로 엮었으며, 공학도의 날카로운 관점으로 해석한 물과 관련한 글들은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서문에서“쓰고 버린 물로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논문도 발표하고 견학도 많이 했다”며 “때로는 기업체의 부탁으로 선진기술을 몰래 빼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의미가 다소 산만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쓰고 버리는 물의 처리와 맑은 물 공급에 일조했다”고 덧붙였다. 1943년 고창에서 태어난 저자 김환기 씨는 전북대 토목공학과에서 수처리공학 등을 강의했다. 동대학 공과대학장 환경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전북대 명예교수다. 그동안 <지역 개발과 환경 보존>과 <풍천장어와 갯지렁이>등의 책을 출간했으며, ‘생물학적 유동층에 의한 폐수처리’ 를 다룬 논문을 제출한 바 있다.
전·현직 교원 문인으로 이뤄진 교원문학회가 동인지 ‘교원문학’ 제9호를 발행했다. 동인지에는 신입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유혜경 시조 시인의 시와 정병렬 시인의 수필과 함께 39명 회원이 창작한 다양한 작품이 실려있다. 특히 이번 동인지 ‘특집’에서는 제8회 교원문학상 수상자인 김두성 수필가의 작품 ‘새해 기받이’와 함께 수상소감, 심사평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또 책에는 최창섭 시인이 문학비 제막식에 다녀와서 쓴 ‘라대곤 작가를 추억함’이라는 답사기와 장세진 영화평론가의 ‘김학의 수필 인생과 문학세계’라는 평론도 읽어볼 수 있다. 한편 교원문학회는 신춘문예·잡지추천·단행본 출간 등으로 등단한 전국 각지의 전·현직 초·중·고 교사의 모임으로 2016년 창간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소해서 두렷하고 실제적이며 아름다운 이야기는 이리 막을 엽니다. "10월에 나무가 누레졌다. 그때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렸고 11월의 바람이 길게 불어와 잎을 뜯어내 나무를 벌거벗겼다. 뉴로스 타운 굴뚝에서 흘러나온 연기는 가라앉아 북슬한 끈처럼 길게 흘러가다가 부두를 따라 흩어졌고, 곧 흑맥주처럼 검은 배로강이 빗물에 몸이 불었다." 뜻하는 게 넌지시 드러나 있어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을 떠올리기 쉽지 않아요. 그러나 다 읽고 난 후, 채 가시지 않은 감동을 데리고 처음으로 와보세요. 안에 있는 것을 흘러넘치지 않게 하여 휴머니즘을 안겨주는 오월의 이파리들이 느껴질 것입니다. 가야 할 길을 가는 간결한 강물을 보게 되겠지요. 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 여성들을 빨래처럼 비틀어 가혹하게 짜냈던 수녀원 소속 '막달레나 세탁소'는 막강한 세상을 상징해요. 미시즈 윌슨 집에서 가사 일꾼으로 일하던 중 임신을 한 펄롱의 열여섯 엄마는 너무 약하죠. 아버지는 윌슨의 부유한 친척으로 추정될 뿐이죠. 그래도 자식이 없는 윌슨이 그를 돌보며 소박하게 살아갑니다. 농장 일꾼인 네드도 같이 살았는데 집안에 다툼이 거의 없었어요. 펄롱도 윌슨의 배려 덕에 자리를 잡고 살아요. 소소하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아내와 딸들에게 기쁨을 느끼면서 말이죠. 실업수당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길어지고 있어요. 모든 걸 잃는 일이 쉽게 일어난다는 걸 안 펄롱은 버티고 엎드려 지내면서 사람들과 그렁저렁 어울려 살기를 바라죠. 그리고 딸들이 유일하게 괜찮은 수녀원 여학교를 탈 없이 졸업하도록 뒷바라지하겠다는 결심을 굳혀요.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석탄광에 갇힌 아이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도움을 청하는 아이를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 펄롱을 괴롭혀요. 그는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선택 앞에서 “왜 어떤 집에서 받은 사탕 같은 선물을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지 않을까”, 고뇌합니다. 수녀원이 갖는 힘은 사람들이 주는 만큼이라 말하다가, 그와 수녀원 여학교 사이에는 얇은 담장 하나뿐이라는 충고를 들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힘들어했던, 늘 어머니와 함께 미사에 가고 같이 식사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불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그를 더 나은 혈통으로 만들었던, 그의 구두를 닦아주고 구두끈을 매주고 첫 면도기를 사주고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던 네드. 그리고 친절과 격려,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작은 것들로 그의 삶을 이루어준 윌슨. 그 둘 덕분에 그는 감히 하지 못했던 일을 합니다. 가늠쇠인 왼쪽 손목 아래에서 사소한 차이로 떠난 화살이 멀리 가면 크게 달라지듯 말이죠. 펄롱은 아이를 데리고 나와요. 대가를 치르게 되겠지만, 단 한 번도 이와 견줄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느끼면서 말입니다. 그의 삶은 하찮고, 간소하고, 모호했지요. 그러나 안에 웅크리고 있던 것은 품격 있는 불씨였던 것이죠. 이영종 시인은 2012년에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에 선정돼 2023년에 첫 시집 <오늘의 눈사람이 반짝였다>를 냈다.
바다의 소중함을 알리고, 해양문학 발전을 위해 제정된 ‘제18회 바다문학상’ 시상식이 1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이 주최하고 바다문학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8회 바다문학상은 대상(시)에 박홍재씨, 본상(수필)에 서운정씨가 선정됐다. 찾아주는 바다문학상은 김경희 수필가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창훈 전북일보사 회장,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 소재호 바다문학상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정동영 국회의원(전주시병), 김영 바다문학상 운영위원,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김현조 전주문인협회 회장, 백성일 전북일보 부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올해 18회를 맞은 바다문학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문학적 성취와 권위가 깊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바다문학상이 크고 높은 등대가 되어 청정바다를 훤하게 밝히는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전북일보 사장)는 “바다의 소중함을 문학으로 일깨워주는 바다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2007년 제정된 바다문학상이 해마다 응모자가 증가해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지역민이 바다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동영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바다 그리고 문학, 두 단어 모두 가슴을 뛰게 하는 말 같다”며 “올해 바다문학상을 수상한 세 분께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가난한 전북문단에 중요한 선물을 주신 전북일보사에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창석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도 “바다문학상의 공모부터 시상식까지 준비해주신 전북일보사와 바다문학상 운영위원회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박홍재 시인에게는 해양수산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 순금 1냥(10돈)이 수여됐다. 본상을 수상한 서운정 수필가는 전북일보사 회장과 ㈜국제해운 대표이사 공동 시상으로 상패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찾아주는 바다문학상 수상자 김경희 수필가도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과 순금 10돈을 받았다. 바다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박홍재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어쭙잖은 시를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리를 만들어준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에 감사드린다”며 “제 시의 첫 독자인 아내와 함께 수상의 영광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바다문학상은 바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문학상으로, 올해는 시 996편과 수필 206편 등 총 1202편이 접수됐다.
제18회 바다문학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전북일보사와 ㈜국제해운이 주최하고 해양수산부와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가 후원하는 바다문학상은 지난 4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시와 수필 부문 미발표 순수창작물을 공모했다. 접수 결과 시 부문에서 996편, 수필 부문에서 206편 등 총 1202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올해 수상자들은 찾아주는 바다문학상에 김경희 수필가, 대상(시)에 박홍재씨, 본상(수필)에 서운정 씨가 선정됐다. 바다문학상 대상에는 해양수산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 원 및 순금 10돈이 주어지며, 바다문학상 본상에는 전북일보사 회장과 ㈜국제해운 대표이사 공동 시상으로 상패와 상금 300만 원을 수여한다. 또 찾아주는 바다문학상 수상자에게는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과 순금 10돈이 수여된다.
문화체육관광부 특수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신순철) 동학농민혁명연구소(소장 신영우)에서 ‘동학농민혁명연구’ 제2호를 지난달 31일 발간했다. 지난해부터 발간된 ‘동학농민혁명연구’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의 대표적인 학술지로 동학농민혁명 관련 역사학과 민속학, 지리학,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 논문을 게재하여 동학농민혁명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제2호는 특집논문 3편과 일반논문 5편, 서평 1편, 자료소개 2편, 연구소 소식 등으로 구성됐다.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편집위원회의 예비심사와 외부 심사위원에게 의뢰하여 진행된 본 심사를 모두 통과한 논문을 대상으로 한다. 특집 논문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주관한 ‘만석보 위치 고증과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논문 3편이 수록됐다. 일반논문에는 고부 농민봉기, 군산지역 동학농민혁명, 군산지역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현황, 양호도순무영의 설치와 활동, 동학농민군의 대둔산 최후항쟁 등을 다룬 5편의 논문이 실렸다. 또 이영호 인하대 교수가 쓴 조재곤 저자의 ‘조선인들의 청일전쟁: 전쟁과 휴머니즘’에 대한 서평도 게재됐다. 이밖에 자료 소개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소장 고문서’와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 중인‘충청남도·전라남북도 사료 채방 복명서’에 대한 해제와 번역, 그리고 원문 등이 담겼다. 특히, 홍성덕 전주대 교수는 <1894년 고부 ‘만석보’의 위치 재검토>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중요한 상징 장소 중 하나인 만석보의 정확한 위치를 치밀하게 재검토했다. 신영우 동학농민혁명연구소장은 "이번 ‘동학농민혁명연구’ 제2호 발간으로 침체한 동학농민혁명 연구가 활성화되고 많은 새로운 연구자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학농민혁명연구’는 매년 상반기(5월 31일)와 하반기(11월 30일) 2회 발간된다. 학술지에 수록된 모든 논문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료아카이브와 학술지 자료검색 사이트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700년 백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 책 한권이 나왔다. 역사 연구가 겸 칼럼리스트인 정재수 역사 작가가 <우리가 몰랐던 백제사>(신아출판사)를 발간한 것. 정 작가는 책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백제사는 빙산의 일각이다’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삼국사기>와 <백제본기> 기록의 한계를 지적한다. <삼국사기>는 고구려 계열인 시조 온조(비류 포함) 계통의 전승 기록만을 편집한 역사서다. 역사 공간은 한반도에 국한된다. 이에 반해 부여 계열인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는 수면 아래 숨겨져 있는 거대한 빙산의 역사다. 역사 공간은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 대륙, 일보 열도 모두를 망라한다. 특히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는 중국대륙의 서부여에서 출발해 한반도의 부여 백제를 거쳐 일본열도의 야마토로 재탄생하는 고대 동아시아의 거대한 역사벨트를 일군 주인공인, 부여 기마 족의 대장정 역사로 정의할 수 있다. 시조 구태계통의 역사를 복원한 새로운 백제사인 이 책은 백제의 시조와 건국 과정을 살펴보는 ‘챕터1. 건국의 요람과 여명’으로 시작한다. 백제 왕조의 뿌리, 백제 시조 신화에 천손 또는 난생의 개념이 없는 이유, 백제가 전라도 등 서남부지역 전체를 장악한 시기, 문주왕이 웅진을 천도지로 선택한 이유 등을 <삼국사기> 기술 내용이 낳은 한계인 백제의 10대 미해결 문제를 조명한다. 정 작가는 서문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한 온조계통 백제사가 아닌, 구태계통 백제사로 채워진 책에는 독자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사건들과 인물들이 적잖이 나온다”며 “그 생소함을 떨쳐내기 위해 어느 경우는 반복적으로 기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제의 건국에서 명망에 이르는 흥망성쇠의 과정을 문헌 기록 원문을 인용해 명확한 근거 제시는 물론 현재형의 문체를 사용해 현장감을 더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작가의 저서로는 역사소설 <곤지대왕>, 역사다큐소설<백제와 곤지왕>, ‘삼국사기 유리창을 깨다’ 역사 시리즈<고구려 역사의 부활>, <백제 역사의 통곡>, <신라 역사의 명암> 등이 있다. 또 그는 ‘우리가 몰랐던 고대사’ 시리즈로 고구려사, 신라사, 가야사 등도 출간할 예정이다.
박종은 시인의 열네 번째 시집 <생각의 파노라마>(인간과문학사)가 출간됐다. 시인의 시들은 생애의 궤적을 평범한 보통 삶을 살아내기에 맞추어온 듯한 인상을 풍긴다. 부자는 아니지만 궁색하지는 않고, 슬기롭거나 예제에 밝으나 앞서 나가서 남 앞에서 뾰족함을 드러내지 않는 가만히 웃고 빙그레 미소 띠우며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철저히 혼유한다. 시인은 “시를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쉬 통할 수 있고, 시 읽기에 대한 지구력이 약해도 끝까지 읽을 수 있다”며 “유별나지 않은 독자와 더불어 사유하고자 한다”라며 시집 출간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넘어지거나 눕지 않고/일어설 수 있으랴//주저앉거나 기지 않고/일어설 수 있으랴//보란 듯 꼿꼿하게 서 있다면야/일어설 일도 아예 없겠지//넘어졌다고 해도 주저앉았다고 해도/웃으며 일어서라//넘어진 채 주저앉은 채 머뭇거리지 말고/탈탈 털고 일어서라//일어서야 걷는다/걸으면 사는 거다”(‘일어서라’ 전문) 과도한 테크닉을 부여하지 않고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88편의 작품은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정서를 읊고, 메시지는 초연함의 경지를 보여준다. 소재호 문학평론가는 시집 <생각의 파노라마>해설을 통해 “내면으로는 골똘하게 성찰하고 명상하며 영혼의 청아함에 이르고 영육이 함께 투명한 듯이 해맑음으로 그의 시상은 명정한 경지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는 “박종은 시인은 살아온 생애와 시의 편편에 담겨진 이미지나 메시지 등 모든 면에서 보통사람으로서의 또 다른 영명함이 함께 빛나고 있음도 간과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고창 출생인 박종은 시인은 고창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고창군지부장과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고창예총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과 전북문인협회 자문이사, 시맥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은 시집 <세월 위에 띄우는 빈 배> <겨울바다> <오래된 미래> <바람처럼 구름처럼> <생각은 미래의 얼굴>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했다. 전북문학상, 바다문학상, 한국공간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천 년도 넘은 느티나무에/ 둥지가 생겼다/ 줄자도 없고 못도 없는데/ 어떻게 지었을까?/ 밤이면 달빛이 찾아오고/ 파리새도 세들어 사는/ 할아버지 등짝 같은/ 고목에 손님처럼 봄이 오면/ 누구를 기다리는지/ 정류장 쪽으로/ 싹이 먼저 돋는다/ 정류장 쪽 가지가 더 길다”(시‘내소사 느티나무’ 전문) 쓸쓸함의 힘을 믿는 사랑의 시인, 배귀선 시인이 첫 번째 동시집<내소사 느티나무>(브로콜리숲)를 펴냈다. 어린이들을 주된 독자층으로 하는 동시집이지만, 배 시인의 이번 동시집은 의아스러울 만큼의 쓸쓸함을 내포하고 있다. 동시집은 폐교 직전의 ‘위도초등학교 식도 분교’ 어린이들을 통해 농어촌의 현상을 생선의 앙상한 가시처럼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배 시인의 동시집에는 엄마나 아빠의 부재 빈도수가 유난히 높게 나오는 등 가족 구성원의 결손이나 부재(해체)가 자주 등장한다. 동시집의 해설을 맡은 유강희 시인은 “부안에서 나고 자란 시인답게 배 시인의 첫 동시집은 소지(素地) 단청처럼 장식적이지 않고 순연한 동심의 바탕을 잘 보여준다”며 ”이번 동시집에서 보여준 도저한 쓸쓸함은 인간의 봄, 영혼의 봄, 동심의 봄을 맞기 위한 자기와의 오랜 싸움의 결과인 셈이다”고 말했다. 한편 배 시인은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을 통해 등단했으며, <동시발전소>에 동시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동시축제’ 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저서로는 연구집<신춘문예 당선 동시 연구>, 시집 <점멸과 침묵 사이>, 수필집 <그리움 쪽에서 겨울이 오면>, 평론집 <수필의 새로움을 향한 랩소디> 등이 있다. 현재 원광대 문예창작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우연 작가의 초단편 소설집 <오르톨랑의 유령>(문예연구)가 출간됐다.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심리학과를 졸업한 이우연 작가는 2022년 '문예연구'에서 소설 <사진>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감각적이고 매혹적인 문체로 독자층을 확보하며 주목받고 있다. 초단편 소설집 <오르톨랑의 유령>은 혼자임을 피할 수 없는, 이름이 없어 장소로밖에 명명될 수 없는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우연 작가는 "이 글은 동시에 혼자일 수만은 없는 것들이 혼자 이상을 원하는 장소들에 관한 글"이라며 "비현실적인 악몽 속에 거주하는 것들은 누구에게 가닿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나는 감실에서 쓰인 불가능한 언어가 오직 읽히기 위해 무한히 다시 쓰이는 광경을 보고 있다. 친구도 애인도 적도 가질 수 없었던, 오지 않는 늑대를 기다리며 집을 짓고 있는 돼지들이 그들의 검은 울음을 쓴다. 언젠가는 이 집요하고 허망한 갈망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그럴듯한 친구도 미래도, 심지어는 죽음마저도 가지지 못한 것들이 읽히는 날이 올까?" 책의 화자들은 혼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혼자 하는 일,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따위로 혼자 소리를 내고, 청소도구함 속에 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고, 속할 수 없는 푸른빛으로 돌진하면서 견딜 수 없는 외로움과 갈망을 소리친다. 소설 속 문장들은 불가능한 희망 혹은 절망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삶을 사는, 명명조차 되지 않는 존재들을 떠오르게 한다. 특히 책의 제목인 오르톨랑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소단원 '주방'은 맷새의 일종인 오르톨랑의 잔인한 요리법에서 오르톨랑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묘사하면서 독자에게 닿을 수 없는 글을 쓰는 작가의 아픔과 고독 속에서 살고 있는 존재들이 겪는 아픔을 탐미적 문체로 절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악몽들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언어로 번역하려 몸부림쳤다"며 "불가능한 밤을 스스로 번역하고 해석한다. 그 언어가 마침내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간절히 원한다"고 밝혔다.
정읍학연구회가 전북 의병사의 새로운 역사 발굴 연구서인, <정읍 최초의 임란 의병장 민여운 선생: 그 업적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민속원)를 ‘전북대학교 농악·풍물굿연구소 총서 7권’으로 발간했다. 민여운은 1592년 임진년 5월경에 정읍 태인과 칠보에서 지역 최초로 임란 의병을 일으킨 인물이다. 책은 총 5편의 학술논문과 민여운 선생 관련 자료를 정리한 부록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첫 번째 논문,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의 ‘임진왜란 당시 호남의병과 정읍’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정읍지역 의병의 전개 상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두 번째 논문인 잔남연구원 김만호 박사의 ‘임진왜란 시기 민여운의 의병 활동’에서는 역사 기록들에 나타난 민여운 선생의 의병 창의 내력과 그 구체적인 활동 내막들을 살핀다. 이어 세 번째 논문인 김익두 전북대 교수의 ‘정읍학의 입장에서 본 의병장 민여운 선생 관련 사료들의 의미와 가치’에서는 ‘정읍학’의 입장에서 바라본 민 선생의 가문 · 인품 · 성장 · 벼슬 · 교우관계 · 의병활동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네 번째 논문은 유족 대표인 민득기 전 전북교육청 사무관의 ‘유족의 입장에서 본 민여운 의병대’로, 민여운 의병 부대의 역사적 의미와 의의를 밝히고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논문, 박대길 전북민주주의연구소장의 ‘임진왜란 의병장 민여운 선양사업의 방향과 방안’에서는 앞으로 민여운 선생 관련 선양사업의 방향과 구체적인 방안들을 다루고 있다.
군산 출신 배우 김수미 씨 별세⋯전북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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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청년작가들의 비빌언덕, 유휴열미술관
전북작가회의, ‘불꽃문학상’ 황보윤·‘작가의 눈 작품상’ 박복영
국내 첫 ‘남성완판춤전’, 전주에서 열린다
겸손의 중요성
따뜻한 동심 담긴 그림 세상에서 다시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