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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구 시인, '혼자 웃다' 출간

“비 개인 집 앞 물웅덩이에/ 맑은 하늘이 들어와 산다/ 어제는 십 리를 걸어 비에 젖은 산을 데려오고,/ 오늘은 오 리를 걸어 안개 덮인 산을 데려온다/ 바람 몇 점이/ 배롱나무 꽃가지를 머리에 꽂고/ 조심조심 머물다 간다/ 집 앞까지 드리운/ 짙푸른 산 그림자, 산 그림자/ 물웅덩이에 넣어두고/ 오고 가는 물잠자리의/ 발을 씻어주더니,/ 웃어 쌓는 마을 아낙의 웃음소리를/ 놓고 간다/ 손을 흔드는 바쁜 팔월의 얼굴이 불쑥” (시 ‘혼자 웃다’ 전문) 곽진구 시인이 8번째 시집 <혼자 웃다>(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됐으며 70여 편의 작품이 실어져 있다. 표현문학상의 부상으로 받은 시집 출판권으로 발간된 이번 시집에는 곽 시인의 최근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김광원 시인은 “진정한 소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마음의 세계 속에서 이뤄지는 세계라 할 수 있다”며 “비록 속세의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그 걸림 없는 즐거움의 세계를 누리고 있는 세계가 바로 ‘혼자 웃는’ 세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시집을 평했다. 곽 시인은 “시간의 차가 다소 있지만, 그냥 묻혀두고 가기에 뭔가 허전한 생각이 앞섰기에 그간 이런저런 이유로 빠졌던 시들도 이번 작품에 함께했다”며 “다시 내딛는 길이 험로일지 비단길일지 모르지만, 마음을 다잡아 시의 폭풍이 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남원 출생인 시인은 원광대학교 한문교육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1988년 <예술계>, 199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전북시인상, 전북문학상, 표현문학상 등 다수의 수상 이력을 갖는다. 또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남원지부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표현, 전북시인협회, 전북문인협회 등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7.12 17:32

최명희문학관, ‘혼불 완독지기’ 13명 배출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 10권 완독했습니다. 우리 마음을 간절하고 환하게 울린 벅찬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최명희문학관과 혼불기념사업회는 ‘소살소살 혼불 톺아보기∥’를 통해 <혼불> 10권 읽기에 성공한 13명의 ‘혼불 완독지기’가 탄생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 행사 참가자는 모두 34명이었으며 이 중 13명의 독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10권을 모두 읽어 혼불 완독증을 받았다. 이들은 3월 2일부터 7월 6일까지 각 권의 특징을 주제로 이진숙 수필가의 강연을 듣고 감상을 나눴으며 꽃갈피 만들기, 편지 쓰기, <혼불> 속 화가투놀이, 전주문학기행 등 11회의 강의와 체험 행사를 함께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수강생 문선아 씨는 “책을 읽고 수강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동도 많이 받았고 혼불이 인생의 동반자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 홍성수 씨는 “혼불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든 책”이라면서 “4개월 동안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배웠고 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최명희문학관 학예사는 “수강생들은 매시간 간절한 소망,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삶에 대한 깨달음, 생생한 인물들, 아름다운 문장, 한국 여성의 삶 등 다양한 화두로 생각을 나누면서 책에 밑줄을 그었다”고 말했다. 혼불의 완독을 돕기 위해 해마다 진행하는 이 행사는 올해까지 15년 동안 440여 명의 혼불 완독자를 배출했다. 소설 <혼불>은 1930년대 전라도 남원·전주와 만주를 배경으로 국권을 잃었지만 여전히 조선말의 정신구조와 문화를 지탱하던 이중적인 시대에 처참하게 부서지고 고뇌하며 한없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7.09 16:28

홍지득 작가, ‘누구를 위한 외래어 인가?’ 발간

오늘날 외래어 표기에 대한 진단서. 홍지득 작가가 <누구를 위한 외래어인가?>를 발간했다. 홍 작가는 “나이도 이미 85세이고 하반신마비로 극심한 통증을 겪는 환자이다”며 “그동안 TV에 나오는 올바르지 않은 외래어가 눈과 귀에 자주 밟혔다. 외래어를 미국식 영어 발음으로 개선하기 위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음운표현에 있어서 우리 한글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그 유용가치를 무시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과 충고, 우리 외래어가 갖춰야 할 기본소양 방법론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책의 1부에서는 우리말 외래어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분석 등이 담겼다. 2부에서는 우리가 알아야 할 우리말과 영어의 본질적인 차이, 우리가 영어에 어떤 태도로 다가가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말 외래어를 미국식 발음 위주로 정리해야 하는 이유, 미국 발음과 영국 발음의 차이점 등에 대해 소개했다. 작가는 외래어 표기가 미국 발음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로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성’과 ‘공부의 효율성’을 꼽았다. 홍 작가는 “우리나라와 미국은 정치·경제·산업·교육·문화 등의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성을 보이고 있다”며 “여러 분야로 실용가치가 많은 것이 미국영어로 기왕에 배울 바에야 사회적으로 많이 쓰이는 언어를 익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그는 “특히 영어는 우리 교육에서 제1외국어로 지정할 정도로 중요한 외국어로 자리 잡고 있지만, 현재 대다수의 학생이 각종 시험의 주요 과목으로만 영어를 배우고 있어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애매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끝으로 홍 작가는 “과거 해외여행을 준비하게 되며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산 음운책이 너무 어렵게 구성돼 있어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며 “그 때문에 이번 책은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내용을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비 문제로 우선 70여 권을 출간한 상태”라며 “대통령부속실, 국무총리실, 문화체육관광부, 주요 신문사 등에 배부했다"며 "현재 이 책에 담긴 내용이 국가 언어와 관련된 정책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7.05 18:03

신성호 지필문학회장, ‘내 마음의 소풍’ 5번째 시집 발간

“소소한 일상에서 만나고 문학을 통해 깨달은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을 작품들로 나타냈습니다.” 신성호 지필문학회장이 그동안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오면서 틈틈이 모아 놓은 작품들을 엮어서 <내 마음의 소풍>(신아출판사)이란 제목으로 자신의 5번째 시집을 발간했다. 평소 동심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활동 중인 그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시집의 구성을 보면 ‘내 마음의 소풍’, ‘삶과 그리고 인생’, ‘꽃피던 시절’, ‘언제나 그리운 것들’ 그리고 시조 12수 등이 수록됐다. 신 회장은 “지난 어린 시절의 기뻤던 추억과 소풍에서 느낀 감상들이 많았다”며 “동시를 써오면서 자잘한 생각들을 이삭을 줍듯이 하나하나 작품으로 승화시켜 이번에 시집으로 만들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문단에서 16년의 역사를 가진 <지필문학>을 인수해 편집·발행인과 회장으로 활동하며 현대 문학사에 의미 있는 발전을 이루고자 창작 문화 활성화와 신인 작가 발굴 지원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시집의 출판기념회는 오는 9월 중에 선보이는 <지필문학> 통권 제66호 가을호 출판 행사 및 신인문학상 시상식과 병행해 개최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육군3사관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했으며 지난 2007년 월간 한비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군산문인협회 사무국장과 회장을 거쳐 현재 군산예총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뿐 아니라 한국아동문학회, 전북시인협회, 전북수필문학회, 전라시조문학회에서도 왕성하게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사)한국아동문학회 오늘의 작가상, 제16회 군산예술상 대상, 전북예총하림상 공로상, 군산예총 공로상 등이 있으며 그동안 동시집 <작은 것이 아름다울 때>, <작은 꿈이 있어요>, 시집 <꽁당 보리밥>, <이 좋은 날에> 등 다수를 발간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7.05 18:03

고선주 시인, '그늘마저 나간 집으로 갔다' 펴내

“머리카락이 하얗다/ 가령/ 하얀 세상이면/ 좋지 않은가/ 가령/ 사이 안 좋은 부부가/ 모처럼 화해하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머리가 희면 늙었다고/ 왜 구박하는가/ 그래서/ 염색을 했다”(시 ‘위장의 미학’ 전문) 고선주 시인이 <그늘마저 나간 집으로 갔다>(걷는 사람) 을 펴냈다. 책은 ‘1부 너를 보니 먼지가 수북해 오늘은 어때’, ‘2부 골목길 끝 하늘 구겨 넣은 집 한 채’, ‘3부 북적북적한 사람들 사이 파닥거림’, ‘4부 길을 가다 막힌, 실 끝에서 만난 일상’, ‘5부 너 지친 거니 가슴에 솟구치는 그 무엇’ 등 총 5부로 구성됐으며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53편의 시가 실려있다. 고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집’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집에 대한 기억들은 차고 넘쳐 나지만, 시적 사유를 어떻게 감정으로 엮어 내면성 시적 맥락들을 부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며 시를 집필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 시인의 작품 속에는 ‘집’과 ‘오르막’이 형상화가 돼 있는 등 따뜻함을 포기하기 쉬운 현실 속에서도 서정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또 시집에는 고 시인의 반복과 이야기로 풀어가는 시적 표현 등이 독자로 하여금 안정적인 감성의 흐름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편 고선주 시인은 199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계간 ‘열린시학’ 및 ‘시와산문’ 등에 시와 평론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그의 저서로는 <꽃과 악수하는 법>, <밥알의 힘>, <오후가 가지런한 이유>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7.05 18: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작가, 은경 '애니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인구가 천만을 넘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물론 필자도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동물들이 인간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 지는 오래되었으나 지금처럼 아파트라는 주택 공간에서 먹고 자는 걸 함께 한 지는 수십 년에 불과하다. 이러한 반려동물과 인간의 공생이 꼭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문제 제기한 동화가 선보였다. 신의 영역이라고 할 만한 생명 복제의 영역까지 넘나드는 상황에서 동물들의 성격과 품종, 성견이 되는 시간, 수명까지 인간이 원하는 대로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설정이 이색적인 작품이다. 《애니캔》은 책 제목이면서 반려동물들을 생산하는 회사 이름이기도 하다. 모든 반려동물을 알루미늄 캔에 <인공동면> 시켜 소비자가 필요할 때 꺼내서 파는 곳이다. 회사에서 생산한 사료와 간식만을 먹여야 하며, 어기게 되면 반려동물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부작용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즉, 의도하지 않게 회사의 사료나 간식이 아닌 것을 먹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반려동물의 생명에 대한 존엄성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수명도 소비자인 인간이 정할 수 있다. 키우다 싫증 내는 경우를 생각해서 1년이나 3년, 혹은 5년이라는 기대수명을 인간이 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더구나 반려동물의 기대수명을 정하는 것에 사람들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즉, <애니캔> 회사는 오직 돈을 버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동물의 수명이나 응급 상황에 대한 도덕적 윤리 의식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동물의 생명도 자본의 원리를 적용시키는 대상에 불과할 뿐이다. 이와 같은 설정은 우리 사회가 인간이 아닌 생명에 대해 무감각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따라서 책 속의 주인공 ‘새롬’이도 강아지 ‘별이’가 아프고 나서야 자신을 되돌아보는 장면이 나온다. “나도 나한테 잘못이 있는 줄은 몰랐어. 그런데 별이가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캔 속에 들어가게 됐는지 하나도 궁금해하지 않았잖아. 그저 별이는 우리 집에 즐거움만 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내가 별이에게 어떻게 해 줘야 하고 어떤 가족이 되어 주어야 할까 하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 -p112 위의 대사를 통해 인간이 동물을 키울 때 순수한 마음이었는지, 어떤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경제를 우선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까지도 자칫 효용성만을 앞세우는 건 아닌지, 성찰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생명에 대한 경시 현상은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사람조차 알루미늄 캔에서 생산한다는 설정의 책을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생명에 대한 경외감 대신 어떤 것도 인간의 힘으로 되지 않을 게 없다는 만능의 시대에 살아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으면 결국 인간의 존엄성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나마 위안으로 다가온 건 작가가 주인공을 통해 인간의 많은 선택에는 책임감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아저씨는 비열해요. 동물들을 이용만 하잖아요. 그러면서도 아닌 척하고, 그런 아저씨에게 별이를 맡길 수는 없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정한 기간만큼만 사는 게 동물들은 행복할 거라고요? 그걸 아저씨가 어떻게 알아요? 동물들에게 물어봤어요? 아저씨는 누가 아저씨 수명을 딱 정해 주면 행복하겠어요?” -p154~155 주인공 새롬이는 <애니캔> 대표를 찾아가 절규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고. 인간이 다른 생명의 모든 걸 관장할 수는 없는 거라고. 더 늦기 전에 생태계의 고리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리라는 걸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이경옥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두 번째 짝>으로 등단했다. 또 그는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제작사업과 2023년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07.05 18:00

정선옥 극작가 “지역 스토리텔링 활성화 앞장”

“주경야독처럼 낮에 일을 하고 밤에 글쓰기 힘들지 않냐고 주변에서 걱정하는데 전혀 힘들지 않아요.” 완주의 ‘이야기꾼’ 정선옥(57) 작가는 어린 시절 문학소녀였다. 현재 완주군 둔산영어도서관에 근무 중인 그녀는 수 십 년 동안 지역의 문화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다. 올해 작가는 전주문화재단의 브랜드공연인 마당창극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에서 극본을 맡았다. 이번에 극본을 집필하면서 주어진 특별 임무는 전주의 브랜드를 살릴 수 있는 공연을 만들란 것이었다. 작가가 지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한시도 떼지 않던 노력의 발로가 이번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란 작품에서 드러났다. 그녀는 글을 쓰면서 전라감영과 전라감사, 전주 기생, 전주8경, 선자청과 전주부채 등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 작가는 “현대인들은 돈과 출세가 모든 가치의 우선이 돼 있다”며 “그런 삶에서 사람들은 위축되고 각박함을 느끼는데 풍류와 예술적인 감성이 삶에 깃든다면 세상은 좀 더 살만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글을 썼다”고 말했다. 극 중 전라감사는 물자가 풍부한 전라감영에 부임하는데 너무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초고속으로 출세한 인물이다. 작가의 의도는 무조건 돈을 많이 벌고 출세하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였을 전라감사가 삶의 풍류를 알면 좀 더 백성을 위한 일에 몰두하지 않을까 상상력을 투영시켰다. 그래서 그런지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에는 시와 음악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흔적이 묻어있다. 이제 마당창극 극본을 탈고하고 한숨 쉴 여유도 생기지 않았을까. 그녀는 “웹 소설을 연재할 예정이다”고 계획을 밝혔다. 순창이 배경인 최초의 한글소설 ‘설공찬전’을 기반으로 한 소설이란다. 그리고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작가 자신의 안식처인 완주의 모든 이야기를 작품으로 다뤄보고 싶다는 것이다. 완주의 마을 이야기를 충실히 조사하고 보물 같은 숨은 이야기를 발견해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단다. “지역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지역의 이야기를 스토리로 남기는 작가는 많아요. 하지만 공연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완주군 13개 읍면의 이야기를 공연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고창 출신인 작가는 전주여상을 졸업하고 우석대 국어국문학 및 동대학원에서 한국어지도과(석사)를 전공했다. 1990년부터 완주 삼례에서 줄곧 거주해와 고향인 고창과 학창시절을 보낸 전주보다 더 오래 살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초청작 ‘선녀와 나무꾼’과 ‘여시코빼기’를 비롯해 조선시대 8대 명창 중 완주군 용진읍 출신인 권삼득 명창의 전설을 담은 이야기 ‘내 소리 받아 가거라’ 등 20여편이 넘는 공연 대본을 집필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7.02 16:59

"글쓰는 공무원" 김인태 전주부시장, 신간 '어쩌다 외교관의 뉴욕 랩소디' 펴내

경제 같은 실용학문이 밥을 먹여주는 세상에 철학을 공부하며 글을 쓰는 공무원이 있다. 바로 김인태 전주시 부시장이다. '은파'란 필명을 가지고 카카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꾸준히 글을 쓰는 직장인으로 알려져있다. 필명은 저자의 고향인 군산에서 명소로 손꼽히는 은파관광지에서 차용했다. 그런 김 부시장이 최근 신간 <어쩌다 외교관의 뉴욕 랩소디>(대경북스)를 펴냈다. 이번 신간은 저자가 좋아하는 ‘어린 왕자’의 시각으로 미국이란 낯선 나라의 모습과 그곳에서 터를 잡고 생활하면서 느낀 소회와 감상을 바라보며 담담한 필치로 서술한 뉴욕 체류기이자 생활 에세이다. 이번 책은 우연찮게 외교관이 되고 뉴욕 영사관에 부임한 저자가 우리나라 외교부와 뉴욕 영사관, 그리고 뉴욕 생활 속에서 어린 왕자의 눈으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글을 수록했다. 책 속에서 저자는 '부캐'(부가적인 캐릭터)인 어린왕자의 시각으로 뉴욕에서 3년간 영사관으로 부임한 시절 이방인처럼 좌충우돌했던 생활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평소에 저자는 사색을 일상처럼 여기고 삶의 이유를 자신에게 던지는 철학가이기도 하다. 때론 고요한 밤에 모니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어린 왕자란 안경을 통해 고대 그리스 가면극에서 배우들이 썼다 벗었다 하는 가면인 또 하나의 페르소나(Persona)를 써나가고 있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허영심이 많으면 자신을 드러내고 포장하려고 말을 많이 하게 되지만, 자존심은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법이다.' 쇼펜하우어의 이 말은 어린 왕자가 말한 '어른들은 참 이상하군.'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책의 본문 중에서) 저자는 책을 소개하며 "지금 생각해보면 외교부뿐 아니라 미국 생활도 모든 것이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성공과 실패를 겪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만 갇혀 살았다면 몰랐을 지혜를 깨닫고 경함하게 됐다고. 한마디로 그는 "세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지방고시 4회로 공직생활에 입문한 저자는 24년 간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번에 책을 쓴 계기가 된 외교부와 뉴욕 총영사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으면서 부드러운 지도력을 발휘하는 등 지역에서 전문성 있는 행정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단 생활을 통해서는 저서로 시집 <숲이 있어 길도 있다>, 에세이 <철학을 만나 오늘도 잘 살았습니다>, 카카오 브런치 북으로 <ID 119 어린 왕자>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6.28 17:41

"전주 오송제 시인" 임숙례 동시집 '꽃, 나무, 그림으로 소통하다' 발간

"우주의 기운을/ 땅으로 전해주는/ 천사의 나팔소리// 땅을 향해서 부는/ 너의 나팔소리에// 만물이/ 꿈틀꿈틀/ 생명을 틔운다."(시 '천사의 나팔' 전문) 임숙례(76) 시인 동시집 <꽃, 나무, 그림으로 소통하다>(신아출판사)를 문단에 새로 내놓았다. 시인은 틈만 나면 시를 쓰고 생각 나면 그림을 그리는 일상을 반복한다. 꽃을 사랑하는 것도 시인의 중요한 일과다. 자신을 꽃만 바라보는 '꽃바라기'라고 일컫는 시인은 꽃을 좋아하다 보니 길 위에서 피어난 들꽃에도 시선을 고정하고 집안에선 반려식물로 다육식물을 키우고 있다. 전주에 거주하며 오송제를 바라보고 건지산을 거닐면서 감수성을 풍부하게 다듬는 일도 시인이 빠뜨리지 않는 취미다. 문단에 등단한 지 이제 20년이 지나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동시를 접한 지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로 5년째 접어들어 날마다 시를 지으면서 창작에 몰두한다. 틈틈이 동시를 쓰기도 하지만 창작열을 끊임 없이 불태울 수 있게 만드는 건 정기적으로 안도 전 전북문인협회장(전 전북문학관 관장)에게 전주시 노송동 천사마을 한 카페에서 동시 수업을 받으며 문인들과 교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동시집은 잠시 동시 수업의 방학기간 중에 출간하기로 결심한 것이며 동시뿐 아니라 삽화도 시인이 직접 챙긴 순수 창작물이기도 하다. 시인은 지난 1999년 시와산문 수필로 등단한 이력을 소유했으며 2019년에는 소년문학에서 동시로 등단했다. 이후 수필과 동시를 써오면서 제7회 전북주부백일장 우수상(산문), 제6회 녹색수필상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산문집 <가끔씩 뒤돌아보며 산다>, <한지공예, 그 세월 속으로> 등과 동시집 <꿈을 꾸며>, <동시가 있는 텃밭> 등이 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를 포함해 시와산문문학회, 동심문학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6.28 17:41

"세계 석학" 한윤봉 전북대 석좌교수 '차세대 태양전지' 영문교재 출간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전북대학교 한윤봉 석좌교수(공대 화학공학부)가 차세대 태양전지 관련 세계적 연구업적을 집대성한 책을 미국 뉴욕에서 출간해 전 세계 관련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차세대 태양전지 – 원리와 재료>(Next-Generation Solar Cells – Principles and Materials)라는 제목으로 미국 제니 스탠포드(Jenny Stanford)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책에는 유기 태양전지, 양자점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탠덤 태양전지와 같은 차세대 태양전지의 구조와 작동 원리, 제조 방법, 효율과 안정성 향상에 필요한 첨단 재료, 태양전지 성능향상 방법, 태양전지 재료 특성 및 태양전지 성능평가 방법과 기술 등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특히 한윤봉 석좌교수가 전북대 화학공학부에 재직하면서 수행한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에 관한 연구결과와 세계적인 연구팀들의 연구결과가 종합적으로 정리돼 있어 학부 및 대학원생, 태양전지 분야 연구자와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교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웨덴 룰레오공대(LTU)의 알베르토 보미에로 석좌교수는 서평에서 “이 책은 태양전지 연구와 관련된 기술의 최신 발전에 대한 종합적이고 권위 있는 안내서”라며 “재료과학과 소자공학의 관점뿐만 아니라 재료와 소자 특성평가에 필요한 주요 기술들도 함께 다루고 있어 매우 인상적이며, 태양전지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책”이라고 평했다. 또한 영국왕립공학한림원 석학인 서레이(Surrey) 대학의 라비 실바 석좌교수는 “이 책은 탄소제로를 향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출판됐다”며 “태양전지가 에너지 전환의 선두에 설 것인데, 이 책은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재료, 구조와 원리, 제조공정, 특성평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해당 분야의 대학원 과정과 연구원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한윤봉 석좌교수의 지도를 받아 전북대 화학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태양전지 분야 전문가인 왕유셍 교수와 타미네 박사가 이 책의 공저자로 참여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6.28 17:4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작가, 안도현 '뭉클했던 날들의 기록. 사랑하고 싶은 순간들'

“병란아! 병란아! 아이고 우리 병란이 어쩌냐, 우리 병란이 불쌍해서 어쩌냐.”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두 팔 벌리고 달려드는 언니 품에 깜짝 놀란 기색으로 엄마는 안겼다. 아! 엄마는 비로소 울음을 터뜨렸다. 꽉 막힌 울음이 한 번 터지더니 서너 시간을, 마치 엄마 손 놓친 길가의 아이처럼 꺽꺽 울었다. 그 울음으로 더는 만날 수 없는 이들이 울었고, 그 울음 곁에 늘어선 이들도 따라 울었다. 빈소는 엄마의 울음으로 가득했고 나의 뜻 모를 근심도 비로소 놓아졌다. (닭 모가지 비틀어 아홉 남매 키운 이모 중에서) 아들의 장례를 치르며 담담했던 엄마가 언니를 보면서 울음을 터뜨린 장면이다. “언니는 내 맘을 아니까...... 언니는, 울 언니는 내 맘을, 다 아니까.” 이 대목을 읽다가 눈물이 쏟아졌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품에 기대어 꺽꺽 울 수 있다는 것, 언니는 내 맘을 알잖아 라는 한마디가 깊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뭉클했던 날들의 기록]과 [사랑하고 싶은 순간들]. 이 두 권의 책은 신산한 삶을 살아 온 이야기와 저마다 다른 빛깔의 경험과 그리운 마음을 담고 있다. 집을 나간 아빠와 함께 사는 여자가 하늘로 떠나기 전에 당부할 게 있어서 찾아온 이야기, 콜 센터에서 정한 할당량의 전화를 받아주며 알게 되는 친절의 힘, 선물처럼 찾아온 작은 생명, 병동주방을 윤기 나게 치운 보호자에게 잡채를 선물하는 뜨끈한 정, 운동장의 잡초를 다 솎아낼 정도로 학교 일에 열성이었던 주사님, 최명희 작가에게 도근점과 지혜의 돌기둥을 선물로 받은 이야기, 정서장애가 있는 영철이와 교장선생님, 지난한 삶을 함께 했던 다양한 인간관계가 들어있다. “어떤 이야기는 함부로 꺼낼 수 없어서 벚나무 껍질 속에 묻어둔다. 혼자 울기 좋은 날, 잠깐 꺼내보고는 다시 벚나무 진액으로 밀봉해버린다.”(두 신부님 중에서) 90명 필자들의 이야기를 꺼내 읽는 시간은 차분하고 담담했다. 진솔하고 소박한 이야기가 양념을 치지 않은 담백함으로 다가왔다. 슬픔을 나누며 마음을 건네고 기뻐하는 모습이 가감 없이 그려졌다. 감정에 잠재적으로 깃들어 있는 운율을 따라서 희망을 꽃피우는 모습을 보았다. 그 시절의 각박하고 힘든 삶을 충분히 아파하며 오늘을 사는 힘을 노래하고 있다. 사랑에는 고통이 수반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때 만났던 인연을 기억하며 그 사랑을 꺼내어 본다.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지금은 곁에 없는 누군가를 호명하며 그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모두의 수고와 희생으로 삶은 터덕거리면서 굴러가는 거라고, 팍팍한 삶 앞에서 주저앉고 싶을 때, 살아가는 동력이 되어줌을 말하고 있다. 강퍅해져가는 세상에서 물기어린 따뜻함을 만날 수 있는 두 권의 책, 90명 필자의 삶이 커다란 위로로 다가왔다. 김헌수 작가는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삼례터미널'로 등단했다. 또 그는 '작가의 눈' 작품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그의 시집으로는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있고, 시화집으로는 <오래 만난 사람처럼>, <마음의 서랍>이 있다. 오디오북으로는 <저녁 바다에서 우리는>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06.28 17:41

소박, 간결한 단어 속 허 찌르는 시편… 이채영 시인 첫 번째 시집 '4월의 눈꽃'

“늦은 4월에 함박눈이 내렸다/ 전설처럼 신화처럼 아늑한 곳/ 시린 바람에/ 밤 새워 흩날리던 회색구름/ 나무내음 꽃향기가 그리워지는/ 봄의 행복이 가득한 곳/ 진달래꽃 철쭉이/ 소리 없이 인사를 건넨다/ 온 누리의 하늘은 푸르름을/ 햇살은 따스한 온기를/ 눈은 대지를 포근하게 덮어준다/ 눈의 꽃바람 때문에 쉴 곳 없는/ 붉은 철쭉, 면사포 쓰고/ 수줍게 얼굴 붉히며/ 새들이 내려와 발도장 꾹꾹 찍고 간다/ 지나는 이들도 걸음을 멈추었다 간다/ 꽃향기가 어지러워서/ 여기 살아왔던 길마저 잃어버렸다” (시‘4월의 눈꽃’ 전문) 이채영 시인이 첫 번째 시집<4월의 눈꽃>(이랑과 이삭)을 펴냈다. 시집은 ‘제1부 비로소 별’, ‘제2부 푸른 사다리 무지개’, ‘제3부 겨울숲을 바라보며’, ‘제4부 장미’, ‘제5부 바다 속의 정원’, ‘제6부 달빛으로 그린 풍경화’, ‘제7부 종이 파먹는 책벌레’ 등 총 7부로 구성, 110편의 시를 담고 있다. 이 시인은 “오랜 시간 시 창작 수업에 참여하다 보니 점차 세상이 달라지고 있었다”며 “1년의 사계도 365계가 됐고, 매시간도 산과 바다를 넘나드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며 시를 창작했던 시간을 추억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 시집을 내려 하니 설레기도 하고 부담스럽고 당황스럽다”며 “당당하게 권하기엔 부끄러운 작품들이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쯤 할 수 있을지, 그래서 용기를 내본다”고 말했다. 이재숙 문학평론가는 “이 시인의 시에는 거대담론이 없다”며 “시인은 평범해 보이는 누군가의 어머니이고 한 사람의 아내이다. 그의 시는 주변 온갖 사물의 역능과 교류하고 사실주의를 벗어나고 있는 신자연주의의 테두리가 적합해 보인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으로 그의 시는 지극히 개인사적으로 소박하고 간결하지만, 가끔 허를 찌르는 시편으로 독자에게 흥미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시인은 2015년 ‘한국문학예술’로 등단했다. 또 그는 2007년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전, 2019년 세계서예비엔날레에 출품하는 등 문학과 미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6.21 17:5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 김헌수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김헌수 시의 서평을 쓰겠다고 호언장담하고, 후회막급이었다. ‘대체 어디서, 대체 어쩌자고 그런 망발을 했을까!’ 하지만 쓰고 싶었다. 느끼는 감정은 내 것이니 누군가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거니까. 시인의 관찰력, 감성, 시어들을 나는 좋아한다. 이번 기회에 정독하고 싶었다. ‘흉터가 많은 삶의 흔적과 부딪히며 넓어지는 내 안의 지평/ 다음 문장을 기다리는 당신과/ 잔향 殘香이 오래도록 맴도는 빗소리를 듣고 있다.’ 시인의 말, 짧은 문구에는 모든 게 다 담겨 있다.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안에는 흉터가 오랜 삶의 흔적으로 남아있다. 시인은 지난 흉터를 보며 자신의 안이 넓어진다고 한다. 시인의 시어는 참 다양하다. 평상시에도 맛깔스럽게 말하고, 주체할 수 없는 재능이 넘친다. 사계의 철학관 봄‧여름‧가을‧겨울을 거듭나면서 변하는 우리 삶, 시인은 예견한 시간보다 비껴간 시간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시다. 그리고 앞으로 반복될 사계가 궁금하다. 시집은 특히 시인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가족과 함께했던 추억이 많이 담겨 있다. ‘금상동 하늘 자리’, ‘봉투’, ‘초포다리’, ‘동백’, ‘그녀 이정이’, ‘후정리’, ‘금덕여인숙에서는’ 등의 작품이 있다. 나이를 먹는 걸까? 그리움이 덤덤하다. 하지만 여운은 짙다. ‘천정이 넘실거리고 벽은 내 곁으로 따라오고/ 바람이 헤집어 놓은 평행의 회귀선은 버뮤다 삼각지대를 돈다/ 사라지는 별을 본 내 걸음은/ 구름을 깨트리며 질퍽하게 첨벙인다‘ ‘이석증’ 시의 일부다. 시인은 고통으로 정신이 혼미했을 터이다. 오죽하면 ‘마의 바다’ 버뮤다 삼각지대를 비유했을까! 통증이 전이되는 것 같다. 언젠가 이 시를 읽으며 시인에게 감탄했다. 연금술사처럼 빛나는 시어로 문장으로 만든다.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은 함초밭, 비자나무, 벚나무, 앵무조개, 도라지꽃, 조팝나무, 모과나무, 찔레 덤불 연마다 당신을 추억한다. 마지막 연에서는 죽은 제라늄에 물을 준다. 당신과의 기억이 각기 다른 색으로 조금씩 수줍게 다가가다 서로 익숙해지는 당신과 나. 결국 이별의 아픔은 빈 의자와 아픈 당신, 손도 못 대고 식어가는 녹두전을 앞에 두고 상실을 짙게 느끼게 한다. 다시 살아나지 않을 줄 알면서 죽은 제라늄에 물을 주는 나, 후회일까! 절망일까!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의 색이 궁금해진다. ‘실리카겔’은 이쪽에서 저쪽까지 밀봉하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있는 그대로다. 지문이 닳아 밀쳐 낸 몸에 애달픈 기억을 압축해 놓는 일, 테두리가 있는 흔적을 염탐하는 일이란 말에서 기억이 새지 않도록, 배어 나올까 지켜보고 있다. 섬세함과 누적된 기억과 경험을 바지런하게 사유하는 김헌수 시인. 김 시인만의 묘한 매력의 시가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길 기원한다. 김헌수 시인과 양념장을 서로 얹어주며 국수 한 그릇 먹고 싶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돼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 수상했다. 그는 2020년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출간했고, 2021년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 , 『너의 여름이 되어줄게』5人앤솔러지 청소년소설 등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06.21 17:54

'똥꽃 농부' 전희식 작가, '습관 된 나를 넘어' 발간

전희식 작가가 <습관 된 나를 넘어>(도서출판 피플파워)를 발간했다. 코로나 사태가 풀린 지금 세계 곳곳의 유명 관광지가 다시 붐비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축제가 넘쳐나는 지금, 오랜만에 맞이한 일상생활에 심취한 지구촌 이웃들은 또다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지구환경 오염이 유발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근본적이고 깊이 있는 시각을 보여준다. 전 작가는 “직접경험, 간접경험, 상상 속의 경험들은 쌓여 습관이 된다”며 “습관이 되면 쉽고 친숙하지만, 우리의 감정과 생각, 행동은 코딩된 반응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 현실은 습관 된 경험치라 할 수 있다”며 습관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책은 ‘습관 된 나를 넘어’는 이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기억으로 코딩된 현실을 재설정하자는 것이다”며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실제 작가는 과거 수많은 방역 방법 중 최고의 방역을 '면역력 강화'로 꼽는 등 임시 대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데 대해서도 생각을 모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이처럼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전환해야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음을 전하고 있다. 작가는 “뭇 자기계발서들처럼 우주원리를 설명하거나 세상살이의 인과를 해명하려 하지 않고 사람살이 숨결을 생생하게 전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며 직접 겪고 깨친 것을 글로 담았다”며 “이번 책이 습관으로 굳어져 있는 자기를 넘어서는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 작가는 경남 함양 출생으로 1994년 농촌으로 내려와 완주에서 12년, 장수에서 16년의 세월을 보냈다. 현재 그는 농민단체와 생명·평화단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치매 어머니를 모신 이야기를 담은 <똥꽃> , <엄마하고 나하고> 를 비롯해 한국 농업 문제에 대한 통찰을 담은 <아궁이 불에 감자를 구워 먹다> , <시골집 고쳐 살기> , <삶을 일깨우는 시골살이> , <옛 농사 이야기> 등을 썼다. 어린이 책 <하늘이의 시골 일기> 도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6.21 17:54

신동욱 작가, 넥슨 창업자 김정주 회장 성공 신화 ‘최고의 리더는 의자가 없다’ 발간

대한민국 IT 업계의 선구자이자 바람 같았던 사나이, 고(故) 김정주 넥슨 회장에게서 배우는 경영, 리더십, 일하는 법. 신동욱 작가가 성공한 기업인 고(故) 김정주 넥슨 회장의 경영 방식을 담은 자기계발서 <최고의 리더는 의자가 없다>(포르체)를 발간했다. 책은 ‘사람을 아낀 사람’, ‘사업에 몰입한 사람’, ‘도전을 즐긴 사람’, ‘가치 있게 살았던 사람’ 등 고(故) 김 회장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분석한 4가지 키워드로 구성돼 있다. 신 작가는 이번 자기계발서에서는 고(故) 김 회장의 경영 전략을 다루는 것이 아닌, 그의 경영 철학과 원칙, 그리고 사업을 대하는 자세를 대외에 알려진 자료를 통해 알아본다. 작가는 “김 회장은 여느 기업인과 달리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남겨진 기록물이 많지 않았으나 그의 의도를 왜곡하지 않고 목소리를 온전히 담기 위해 여러 기사와 문헌 자료를 참고했다”며 집필 과정을 설명했다. 또 그는 “조선 시대 사관의 마음으로 그의 이야기가 후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집필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책은 여러 언론과 매체에 흩어져 있는 김 회장의 이야기들을 한데 모은 백과사전처럼 느껴진다. 신 작가는 사업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그의 자세와 기획, 리더십, 브랜딩 등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 걸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김정주 회장의 힘을 정리했다. 신 작가는 “그가 엄청난 재산을 가졌던 부호였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보통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부러운 대목이지만 그것이 김 회장의 전부는 아니다”며 “엄청난 부자라는 결과보다, 그의 치열했던 삶을 먼저 주목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주 창업자의 삶 일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각자의 삶에 도움이 되고 배울 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얻어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 작가는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한때 역사 학도의 길을 고민했지만, 취업으로 방향을 정했다. 현재 그는 직장생활을 하는 틈틈이 역사 공부를 하며 얻은 깨달음을 글로 옮기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조선 지장인 열전>, <그래서 역사가 필요해>, <어른의 한자력>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6.21 17:54

차호일 작가, 소설집 '베트남 탈출의 기록'

차호일 작가가 소설집<베트남 탈출의 기록>(도화)을 펴냈다. 책에는 표제작 ‘베트남 탈출의 기록’을 비롯해 ‘알카자쑈’, ‘통도사 반야용선도’, ‘남편기’, ‘사형 집행인’, ‘깊고 먼’ 등 여행을 바탕으로 한 총 11편의 단편 소설이 수록돼 있다. 첫 번째로 수록된 ‘알카자쇼’는 태국에서 공연되는 트랜스젠더들이 올리는 공연 이름이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등장인물의 생각으로 지금의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번째 ‘통도사 반야용선도’는 중생이 그린 그림 ‘반야용선도’에 관한 이야기다. 세 번째 ‘남편기’는 철학관을 운영하는 남자의 아내가 그를 만나 결혼해서 살게 된 과정을 되새기는 이야기로, 여자의 지향점과 남편이 보이는 삶의 모습 등이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으로 묘한 즐거움을 전한다. ‘사형 집행인’은 예수의 사형을 담당한 인물을 그린 소설로 정확하고 흥미로운 화자의 심리묘사로 독자의 흥미를 유도한다. 표제작인‘베트남 탈출의 기록’은 월남전에 참전한 낙오병의 행로를 매우 사실적으로 형상화하며 전쟁으로 인해 처절하게 구겨지는 인간의 실상과 고통스러운 운명에 대해 서술한다. 이처럼 차 소설가는 주로 화자들의 여행길을 바탕으로 현실에 갇힌 그들의 삶과 실존의 문제를 깊은 사유와 유려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표면으로 배어 나오게 하고 있다. 서울 출생인 차호일 소설가는 문학박사이며 <문예한국> . 충청일보 등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저서는 <비명소리> , <달빛끄기> , <그해 여름의 이상했던 경험> , <아주 오래된 기억> ,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디지털시대 우리문학 다시 읽기>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6.21 17:53

정순연 시인, 두번째 시집 '초원은 제자리에서 늘 새로워'

“태어날 때부터/ 욕심부려온/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였었다/ 수만의 얼굴을 가진/ 수만의 가슴을 가진/ 하나일 수 없는 빛무리였었다/ 모양도 색깔로 만질 수 없는/ 너울 속에 흔들리는/ 그림자꽃/ 꽃으로 왔다/ 바람으로 사라지는 향기였었다/ 밀물처럼/ 썰물처럼/ 그렇게 일렁이는 파도였었다” (시‘사랑이란’전문) 정순연 여류시인이 두 번째 시집 <초원은 제자리에서 늘 새로워>(이랑과 이삭)를 출간했다. 시집은 ‘제1부 어둠을 뚫은 씨앗’, ‘제2부 고향에 비는 내리고’, ‘제3부 어머니의 길’, ‘제4부 사랑이란’, ‘제5부 오고감을 탓하지 않는 사계’, ‘제6부 화암사 감나무길’ 등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정 시인은 “눈얼음 속을 뚫어야 피어나는 바람꽃처럼, 삶이 주는 교훈이 행여 감춰질까 살아온 길을 놓칠 수 없어, 용기를 내어 스치는 바람과 함께 두 손을 내밀어 봅니다”라며 이번 시집을 출간한 소감을 밝혔다. 소재호 시인은 이번 작품에 대해 “정중한 삶의 서사를 서정으로 변주하는 고품격의 시”라며 “정 시인의 시는 자연과 인간을 융합하는 물아일체의 정경”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 시인의 시들은 허무한 늙은이의 상투적 넋두리가 아닌, 격식을 갖춘 낭만풍의 서사로 표상된다”며 “아름답게 살았고 아름답게 비워가며 스스로 아름다운 묘비명을 새기고 있는 시인에게 칭송을 금치 못한다”고 덧붙였다. 충남 금산출신인 정 시인은 ‘한국문화예술’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그는 2013년 첫 시집 <춤추는 신의 꽃>을 냈으며 현재 열린시문학회, 시여울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6.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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