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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흔적 없이 사라진 옛 전북도청사, 사진으로 만나다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전북도청의 옛 청사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만날 기회가 생겼다. 오준규 작가가 전북도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의 도움을 받아 <전라북도 옛청사의 시간>이라는 사진집을 펴냈다. 이번 사진집은 전북도청 옛 청사를 사실 그대로 담았다. 전라감영 복원사업으로 전라북도 옛 청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7년 만에 기록으로 보존된 것이다. 옛 청사는 일제강점기인 1921년 신축되었다가 이후 1951년 도청 경찰 무기고 화재 발생으로 전소했고, 이듬해 신축건물이 신축되어 60여년의 세월을 지냈다. 2005년 도청사가 지금의 신청사로 자리를 옮기고, 옛 청사 건물에는 많은 시민단체가 입주해 사용했다. 이후 전주시는 옛 청사 자리에 전라감영 복원사업을 계획하면서 옛 청사 건물을 보존하자는 시민단체들과 입장이 맞서 많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결국 옛 청사는 조선시대 호남지방을 관할하던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사업이 진행되면서 철거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옛 청사는 영화 국제시장을 비롯한 많은 영화 셋트장으로 활용될 만큼 시대적 얼굴을 그대로 보여주는 건물로서 인기가 높았다. 이번 사진집에는 전라감영 복원사업이 결정 된 후 비어있는 옛청사의 모습을 오 작가가 틈틈이 촬영한 것이다. 청사에서 바라본 주차장, 청사 입구, 계단, 외관 등 청사가 철거되는 모습까지 사실 그대로 담았다. 오 작가는 아카이브한 전북도청의 옛 청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억할 수 있는 기록으로 남겨 매우 의미가 뜻 깊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6.10 17:47

[신간] 전북고속이 되돌아 본 100년은?

전북의 대표적인 버스 회사인 전북고속의 지난 100년의 발자취가 담긴 책이 엮어졌다. 전북고속(대표 황의종)은 올해 회사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회사 역사를 담은 <전북고속 100년사>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국배판, 양장본, 전면 칼라 512쪽으로 제작됐다. 양병우 전북대 교수를 편찬위원장으로 김관영, 백성일, 이규철, 이원택, 이종호, 임시규, 임환, 장영수, 정경훈, 황이택(가나다 순) 씨 등 외부인사들이 참여했다. 전북고속은 1920년 1월 당시 전주면 상생정(현재 전주시 태평동)에서 순수민족자본에 의해전북자동차상회로 출발했다. 당시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싹이 트고 민족기업이 탄생하면서 근대적 개념의 생산체제와 유통체제가 서서히 형성되는 시기로써, 생산체제는 점차 분업화가 일어나고 공간적 유통 체계는 수상에서 도로 교통으로 바뀌어 가는 시기에 전북고속이 탄생했다. 회사 창업자이자 초대 사장 최승렬은 청소년기에 서울 성균관 등 경성고보 (경기고 전신) 유학 중 말과 가마에 의해 왕래했으며, 당시 버스의 신속한 이동과 편의성이 알려지면서 사업이 활발하게 되므로 개인 사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운송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일제는 무질서를 핑계로 전북자동차상회최승렬 사장에게 도내 군소업자들을 통합 주식회사로 운영할 것을 권유했다. 당시 회사는 일제 자본 침투를 위한 압력으로 거부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전북자동차상회는 1934년 도내 일부 사업자들 통합 공화자동차운수 주식회사로 상호를 바꿨다. 일제는 만주사변에 이어 중국 본토 점령을 하려고 자동차에 배급하던 유류공급을 중단하므로 목탄을 이용하여 버스를 운행하게 했다. 일제는 당시 조선총독부령으로 1994년 1개도 1사 방침으로 전북 도내 15개 전체 회사를 통합 전북여객 자동차주식회사가 출범하게된다. 현 상호인 ㈜전북고속은 1994년 4월에 바뀐 것이다. 전북고속은 일제강점기와 815해방, 한국전쟁, 군사정변, IMF 외환위기의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호남에서 유일하고 전국에서 9번째인 민족기업으로써 전북도민들과 국민들의 성원 속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큰 가치로 여긴다. 현재 전북고속, 전북여객, 전주고속, 전북고속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버스 283대와 201개 노선, 종업원 585명이 근무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6.10 17:47

꽃새와 함께 떠난 시간 여행

장수 출신의 박상재 동화작가가 꽃새를 따라 떠나는 시간 여행을 제안한다. 그의 신작 <구둘느티나무의 비밀>(가문비 어린이)은 즐거운 동화여행 시리즈로 명심보감과 사자소학에 담긴 옛 어른들의 가르침을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썼다. 이 이야기는 어린 시절 예쁜 새 한 마리를 따라 숲 속으로 간 일을 떠올리듯 고운 노래 소리로 독자를 이끈다. 민준이와 유진이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새를 따라 조선시대로 훌쩍 시간 여행을 떠난다. 커다란 느티나무와 떡갈나무가 우거져 있는 산마루에서 그늘을 벗 삼아 낮잠을 즐기기도 한다. 이 동화에 나오는 구두리 느티나무는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인 이억수 장군이 심은 나무로, 꽃새와 함께 두 친구를 400여 년 전의 구두리 마을로 데려다준다. 독자들은 과거의 시간을 민준이와 유진이를 따라 삼베 적삼과 잠방이를 입은 장 서방을 만나고 서당에서 훈장님과 공부하는 아이들도 만날 수 있다. 박상재 동화작가는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해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처럼 우리 조상들이 살던 시대를 돌아보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동화를 통해 책을 읽는 재미에 풍덩 빠지는 판타지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10 17:22

전북도립국악원 국악연수 교재 시리즈 ‘아쟁’편 발간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에서 국악연수 교재시리즈 43권 <아쟁교재>를 발간했다. 교육학예실은 전북도립국악원 국악연수생들의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악연수 교재를 해마다 1종씩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 올해는 개나리나무로 현을 그어 소리를 내는 전통 현악기 아쟁을 주제로 삼았다. 특히, 전 세계인들이 아쟁을 향유할 수 있도록 서양 표기법인 오선보를 활용해 교재를 편찬했다는 설명이다. 악곡의 다양한 부호를 설정하고 오선보의 악보와 함께 활대의 방향, 시김새의 표현, 오른손 엄지 사용법, 전성의 활용법 등의 표현을 상세히 기록해 놓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구전심수의 도제식 연수교육의 한계점을 보강하고 지도 내용에 맞춰 연수교재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개선한 부분이다. 김용호 교육학예실장은 이론편을 통해 아쟁의 역사 및 종류를 살펴보고, 조현법과 연주법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더불어 도립국악원 국악연수 야간반에서 아쟁을 가르치고 있는 전혜선 교수의 수업내용에 따라 초급반 악곡 31편, 중급반 악곡 51편, 고급반 악곡 30편 외 박종선류와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각각 수록했다.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 관계자는 이번 국악연수 교재 아쟁편은 현존하는 아쟁교재 중 많은 장르의 곡이 삽입돼 있고 유일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면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동요, 가요, 성가, 민요, 산조 등 다양한 악곡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10 17:22

[신간]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한국영화 톺아보기’

방송영화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장세진 씨가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책 <한국영화 톺아보기>(해드림출판사)를 펴냈다. 이번 책은 장세진 평론가의 47번째 저서로, 영화 이야기로는 11번째 책이다. 4부로 나눠 114편의 글을 실었는데, 모두 한국영화에 관한 이야기다. 전북일보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을 엮은 1~2부와 달리 3~4부는 처음 선보이는 글로 구성했다. 특히, 3부는 200만명 이상 관객을 기록한 흥행영화와 문제작으로 모았다. 특히,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해 세계영화사를 새로 쓴 기생충부터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 화제를 몰고온 노무현입니다, 천안함 프로젝트까지 시기와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가 독자를 끌어 당긴다. 장세진 평론가는 이번 평론집은 중고등학생만 되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썼다며 학문적 분석이나 기학적 접근보다는 영화나 감독,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작품을 실제 비평하는 방식으로 풀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세진 평론가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제일고등학교와 원광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6년 2월 한별고 교사로 퇴직했으며 같은 해 5월 교원문학회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교원문학 발행인으로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10 17:2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정경 시인 - 김한민 그래픽 노블 '책섬'

스스로 여러 이름을 만들어 활동한 작가가 있다. 그가 사용한 이름은 무려 120여 개. 그 이름마다 결이 다른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포르투갈의 천재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얘기. 이 신비로운 작가를 내게 소개해준 이는 만화가 김한민이다. 어느 날 훌쩍 포르투갈로 떠난 그는 그곳에서 페소아의 작품을 연구했고, 최근까지 페소아의 시집 3권과 산문집 1권을 번역했다. 김한민 역시 수많은 영혼을 가진 페소아를 닮았다. 작가이자 한 해양동물보호단체의 활동가이며, <아무튼 비건>을 통해 비건(완전한 채식주의자)의 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나와 동년배인 이 재주 많은 작가가 부럽다 못해 미워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마냥 질투만 할 수 없는 것은 그가 지은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 <책섬> 때문이다. 구구절절 이야기가 장황하였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책섬>이 바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 때문. 책섬에는 책 짓는 노인 한 명이 살고 있다. 책이 쇠락하는 시대에 책 만드는 사람으로 태어난 노인은 말년에 자신의 책 짓는 기술을 전수받을 제자를 기다린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만난 제자는 하필이면 책병에 걸린 아이. 방문부터 장롱, 냉장고, 심지어 벽에 걸린 스위치까지 펼쳐지는 것은 무엇이든 책으로 보이는 기이한 병에 걸린 어린 제자와 노인은 무사히 책을 만들 수 있을까? 한 권의 책이 독자의 손에 닿기까지 그 과정이 어찌 순탄하기만 하겠는가. 책 짓는 노인은 이 결투는 처음부터 불리한 게임이라고 말한다. 쓰지 말 이유는 수만 가진데, 써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는 문제투성이 결투를 유리하게 만드는 그만의 방법은 직면하기이다. 끝없는 직면. 문제가 나한테 질려버릴 때까지 버티는 것. 이것은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난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리라. 회피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진득하니 견디며 우리는 많은 일을 헤쳐 나왔다. 노인과 어린 제자가 책으로 만든 섬, 섬으로 만든 책, 책섬을 완성한 날. 노인은 제자를 책섬에 실어 보낸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을 암시하며 책은 끝이 난다. 사람을 매료시키는 이야기가 대개 그런 것처럼 이 책의 주인공 앞에도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얄궂게도 고군분투하며 그 문제를 돌파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독자에게 짜릿함을 선사한다. 책장마다 글과 그림이 구별 없이 한데 섞여 뛰노는 <책섬>. 그야말로 자유로운 공간으로, 여백이 넉넉하여 빈 곳에는 독자가 자신만의 질문과 사색을 채워 넣기에 좋다. 책 속에서 페르난두 페소아의 흔적을 발견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 김정경 시인은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골목의 날씨>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6.10 17:17

[신간] 숱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 한 경찰관의 이야기

무궁화. 이 꽃은 국가를 상징할 뿐아니라 대한민국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을 상징하기도 한다. 김삼남 전 총경이 자전적 수필집 <무궁화 꽃은 피고 또 피는데>(신아출판사)를 발간했다. 산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저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해방의 기쁨을, 6학년 때 처절한 한국전쟁을 겪었다. 이후 419혁명과 516군사 쿠데타 등 숱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체험했고, 군복무를 마치고 순경에 보임돼 총경까지 35년간 경찰에 봉직했다. 자서전을 쓰고 싶어했던 김 전 총경은 2016년 신아문예대학에서 자서전쓰기 공부를 하려 했지만 강의가 개설되지 않자 수필창작 수요반에 등록하면서 수필과 만나게 됐다. 이후 2017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가을호에 수필 동창남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수필가로 등단했다. 수필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 충효 등 6부로 나눠 에 담은 63편 수필을 담았다. 수필이 체험의 문학이라면 이 책은 35년 동안 경찰생활을 하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무궁화를 떠올리게 된다. 1960년대 20대 젊은 나이에 무궁화 잎 하나로 경찰생활을 시작해 숱한 시련을 겪으면서 7년 만에 무궁화 한 송이를 피웠다. 16년 만에 무궁화 세 송이를 피웠고, 또 9년 만에 대망의 무궁화 네 송이를 피웠으니 얼마나 힘든 여정인 지 알 수 있다. 자신이 태어난 임실이 제1고향이고 처음 무궁화를 피운 전남 고흥은 제2고향, 네 번째 무궁화 꽃을 피운 무주가 제3고향인 셈이다. 김 전 총경은 오랜 망설임 끝에 책을 내게 됐다. 미완의 책을 발간하는 외람된 진실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며 못 담은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려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임실 출생인 김 전 총경은 전주사범 병중, 전주고를 졸업하고 전북대 법대와 원광대 대학원, 전주대 박사과정을 밟았다. 경찰문학, 임실문학, 대한문학, 신아문예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주와 정읍, 익산 경찰서장을 거쳐 총경으로 정년 퇴임했다. 호원대, 전주대 겸임, 초빙 교수를 역임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6.03 18:12

[신간] ‘나’를 찾고 ‘너’를 만나 ‘우리’ 함께

40편의 영화가 함께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깨운다. 나를 찾고, 너를 만나, 우리 함께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살아내자는 메시지가 흐른다. 배혜화 전주대 영화방송학과 명예교수가 한국알트루사의 심리상담 계간지 <니>의 영화 속의 니에 쓴 글을 묶어 <영화 속 나, 너, 우리>(초이스북)로 만들었다. 2005년 겨울 창간호부터 2016년 가을까지 사랑, 공동체, 독신, 갈등, 질투, 폭력, 믿음, 우울증, 불륜 등의 다채로운 주제를 선정했다. 국내외 영화 40편에 담긴 영화사적 의의와 문학적 가치를 함께 살펴보는 기회가 된다. 책의 프롤로그에는 배혜화 교수와 오랜 시간 함께 한 이장호 영화감독, 문은희 여성상담소장, 임성빈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조직위원장, 서정오 동숭교회 목사, 이호인 전주대학교 총장의 글을 담았다. 생텍쥐페리가 어린왕자를 위로가 필요한 어른에게 헌정한 것처럼, 이 책도 읽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배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렌느Ⅱ대학교 불문학 석사, 소르본대학교 불문학 박사과정 수료 후, 성균관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학시절 막막해질 때면 영화관을 찾아 영화를 보면서 위로받았다는 그는 1983년 전주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돼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3년 우연히 만난 대학 연극반 선배와 함께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일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딛게 된다. 이후 동국대 영화과 박사과정에 등록하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을 맡아 첫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영화방송학과로 교수로 자리를 옮긴다. 현재는 2008년 서울기독교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서울국제사랑영화제로 이름을 바꾼 현재까지 매년 영화와 함께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03 18:12

전·현직 교원 지혜 모아 ‘교원문학’ 제5호 발행

전현직 교원문인들이 모인 문학단체 교원문학회(회장 김계식)가 회원들의 작품을 실은 동인지 <교원문학> 제5호를 발행했다. 스승의 날에 맞춰 발행한 이번 호에는 제4회 교원문학상 수상자인 장세진 평론가와 박종은 시인의 신작 시와 문학평론을 특집으로 다뤘다. 수상자들은 최근 3년 동안 각각 4권의 책을 펴내는 등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친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한, 부안초등학교 교장인 이길남 아동문학가와 구이중학교 교장을 지낸 송일섭 수필가 등 신입회원 23명을 비롯해 권태주 부천교육지원청 초등교육과장, 이선애 경남 의령 지정중학교 교사 등 기존회원 22명이 참여해 시수필동시동화소설평론 등 다양한 문학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방송평론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장세진 평론가의 드라마 톺아보기가 눈길을 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TV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하이에나아무도 모른다를 다뤘다. 책 말미에는 2016년 창립 때부터 올해 5월 6일까지 전국에서 교원문학회를 후원한 이들의 이름을 실었다. 부산의 김미자 수필가, 전주의 차재희 곤지중학교 교장 등 교원문학의 발전을 응원하는 후원인 여러 분은 의미가 크다. 한편, 지난달 29일에는 회원 위주로 간소하게 제4회 교원문학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교원문학 제5호 출판기념회를 겸해 열린 이날 시상식에는 송하선 전 우석대교수, 김동수 전 백제예술대교수, 차상철 완산학원 이사장 등 60여 명이 참석해 장세진 평론가와 박종은 시인의 수상을 축하했다. 교원문학 배지 및 로고를 제작한 이종희 수필가에게는 공로패가 수여됐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03 18:12

[신간] 어제와 오늘의 삶, 또 다른 성찰의 갈무리

무던하고 좀처럼 감정에 흔들리지 않던 이가 푸념을 내뱉는다. 그 속에는 자기와 세상에 대한 통렬한 성찰이 있을 터. 물 흐름에 몸 맡긴 돌멩이로, 절차를 섞바꾸지 않는 삶의 자세로 걸어왔던 시인은 어제와 같은 오늘을 시로써 불러 세웠다. 김계식 시인의 25번째 시집 <돌부처의 푸념>(신아출판사)에 담긴 상념이다. 노거수를 뵙다, 바람의 결실, 해거름의 단상, 경륜 값 매기기, 둥근 희망으로 이어지는 시편들은 자리를 굳건히 하늘을 지키고 있는 달과 닮아 있다. 빛의 흐름에 따라 생김새가 다르게 보이는 달처럼 성찰을 통해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 법을 배운다. 김계식 시인은 돌부처의 푸념일지라도 또 한 번 아퀴를 지어 갈무리 한다며 갑자기 사방팔방 흩어진 뭇 상념들이 꽃향기에 벌떼 날아들 듯 한 곳에 모이는지라 다소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지금껏 그래왔듯이 스물다섯 번째의 큰 해산을 해봤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번 책에는 특별한 이들의 목소리가 함께 한다. 책 말미에 발문이나 해설 대신 김계식 시인의 이전 책을 읽고 보내 온 지인들의 정성어린 편지를 덧붙인 것. 먼저 세상에 나왔던 24권의 책 목록도 가지런히 정리했다. 전주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한 김계식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한국미래문화연구회, 전국PEN클럽, 한국창조문학가협회, 두리문학, 표현문학, 교원문학 등 다양한 단체에서 문단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사랑이 강물되어> 등 20권, 신앙시선집 <천성을 향해 가는 길>, 단시집 <꿈의 씨눈>과 <나이테에 그린 꽃무늬>, 시선집 <자화상>과 <청경우독>이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6.03 18: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수필가 - 김용옥 수필집 '생각 한 잔 드시지요'

들녘엔 감자꽃이 피기 시작하고 모내기를 마친 논에선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봄조차 빼앗겼다고 생각했는데 계절은 그 자리에서 그들의 시간대로 흘러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발이 묶인 요즘, 마음의 발을 움직여 생각 한 잔을 마시러 떠나본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그녀, 김용옥. 많은 작품 중에서 강하게 마음을 흔드는 것은 네 번째 수필집인 <생각 한 잔 드시지요>이다. 5부로 구성된 마흔한 편의 수필을 읽다보면 자연의 소중함을 재인식하게 되고 더 나아가 가족과 이웃, 세상을 향한 발걸음의 방향을 고민하게 한다. 아직 갈아엎지 못한 마음밭에 올곧은 생각을 심어주고 내공을 갖춘 삶을 추구하게도 된다. 더욱 반가운 것은 씨오쟁이, 뱅뱅이질, 낭차짐하게 휘어진, 타분하거나 짐짐하다, 사슴사슴 낯설게 간다, 빗대짐을 한다 등 정감 있는 순우리말을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서 있는 이 땅 정서가 담뿍 담긴 우리말을 통하여 이 곳에 어울리는 정서를 누릴 수 있게 한다. 아울러 꽃마리, 봄맞이꽃, 복수초, 타래, 은꿩다리, 솜방망이, 매발톱, 뻐꾹나리, 누운주름잎 등 백서른세 가지나 되는 야생초를 가꾸며 삶을 수용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그녀의 삶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아픈 사랑 차마 못 다한 사랑의 현신 꽃이라며 아버지의 사랑, 하양 나팔꽃을 키우는 작가. 우리는 어떤 꽃으로 현신하여 어떤 이의 사랑이 될 수 있을까? 유월의 삼천천은 바람을 노래하는 소리쟁이. 화해를 소망하며 피기 시작한 개망초. 보라색의 갈퀴나물꽃과 각시붓꽃. 하얀 등을 달고 있는 토끼풀. 노랗게 꽃을 피운 씀바귀나 애기똥풀, 금계국. 그 위를 날아드는 노랑나비. 김의털이나 새포아풀 위에서 먹이를 찾는 참새 등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엔 이러한 자연의 변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곁에 앉아 그들의 얘기를 듣고 싶어진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들 모두 먹다 죽다의 생활인이 아니라 먹다 꽃 피고 죽다의 사랑이 되면 진짜 좋겠다. 작가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고교 국어교사로,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와 전주우석대학 평생교육원, 광주조선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 독서지도사를 양성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6.03 18:09

"소설 혼불 완독에 도전하세요!"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을 완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린다. 올해는 낭독의 의미를 강조해 소설 속 전라도 사투리의 맛을 살렸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혼불, 시처럼 읊다 프로그램의 참가자 30명을 오는 6월 9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각 권의 특징을 장례전통놀이설화음식풍속혼례 등으로 나눠 강연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꾸민다. 11년 동안 이 프로그램으로 <혼불> 완독에 성공한 사람만 300여 명에 이른다. 완독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이진숙 수필가는 소설 <혼불>은 우리 전통문화와 전라도 사투리를 가장 생생하게 살려낸 작품이라며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새긴 아름다운 우리말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소리 내 읽어보고, 혼자 읽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강연을 10회 진행할 계획이며 문학기행, 문학특강, 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혼불>의 공간적 배경인 남원 혼불문학마을과 노봉마을, 전남 보성의 대실마을을 거니는 문학기행도 이번 프로그램의 묘미다. 소설 <혼불> 맛깔나게 읽기를 주제로 진행될 배우 유가연 씨의 특강은 보다 깊이 있는 <혼불> 이야기 읽기를 도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명희문학관 관계자는 함께 읽어 더욱 즐거운 시간, 소설 <혼불> 완독에 도전해보시라며 직접 소리 내 책을 읽으면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에 흠뻑 빠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불, 시처럼 읊다 프로그램은 오는 6월 11일부터 9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문의 063-284-0570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5.28 17:50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4) 한국 비평문학의 효시 눌인 김환태

눌인 김환태 여(余)는 예술지상주의자 남도 그렇게 부르고 나도 자처(自處)한다 오월의 아카시아 향기에 묻혀있는 김환태의 묘지석에는 예술의 대상은 영원히 인간이다 생명이다. 예술비평의 대상은 사회도 정치도 사상도 아니요 문학이다. 문학이란 자유의 정신의 표현이다. 구(究)의 정신의 소산이다.라고 새겨져 있다. 그리고 예술은 예술가의 감정을 여과하여 온 외계의 표현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언제나 감정에 호소합니다. 그곳에는 이론도 정치적실용적 관심도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술의 세계는 관조의 세계요, 창조의 세계입니다.(「문예비평가의 태도에 대하여」)라고 했던 김환태는 순수 비평의 씨앗을 튀운 한국비평문학의 효시라 불린다. 눌인 김환태(訥人 金煥泰, 1909~1944)는 무주군 무주면사무소 직원이었던 김종원과 부인 고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보에 입학한 그해(1922)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1924년 일본인 교사를 쫓아내려는 항일운동에 연루되어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고, 해제조치에서 제외되면서 자퇴하였다.(1926) 그해 보성고등보통학교로 전학하여 신소설 『능라도』를 읽고 문학에 입지하게 되었다. 김환태는 서울 보성고등보통학교로 편입하였다(1926). 당시 보성고보에는 상급반에는 이상(李箱)이 있었고, 김상용(金尙容)이 교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는 이들과의 문학적 교류를 통해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키워 나갔다. 1927년에는 고향을 멀리 떠나 서울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무주청년회가 주최한 강연회에 강연자로 참석하여 고향 무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환태는 1928년 일본 도시샤대학(同支社大學)에서 유학하였다. 재학 시절 신입생 환영회에서 시인 정지용(鄭芝溶)을 만나 문학적 친교를 맺게 된다. 도시샤대학을 수료한 후 후쿠오카의 규슈제국대학(九州大學)) 법문학부 영문과에 입학하여 영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영국의 비평가 매슈아널드와 월터페이터에 대하여 연구하면서 작품 자체의 미적 구조를 존중하는 순수 문학을 옹호하는 비평가로 기틀을 잡는다. 그의 졸업 논문 『문예비평가로서의 매슈아널드와 월터페이터』를 써 졸업하였다. 고국으로 돌아온 김환태는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이어간다. 조선일보에 실린 외국문학작품을 번역하며 각종 신문과 학예지에 평론을 게재했다. 『조선문단』, 『조광』, 『문장』 등에 평론과 수필과 번안소설 등을 발표하였다. 1935년부터는 집필에만 열중하다가 여의전 강사로 활동하며 이헌구 등과 친근하게 지내게 된다. 1936년 구인회에 가입하여, 박팔양, 김상용, 정지용, 이태준 등과 활동했다. 그리고 구인회 회원이었던 박용철과의 교류는 그의 문학적 성향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받았다. 그해 박용철 누이동생 박봉자와 결혼했다. 김환태는 일본 유학 시절 안창호와 교류를 하던 중 동대문경찰서에 1개월 동안 수감되는 등 그의 항일 의지는 확고했다. 이어 일본은 전쟁을 위해 학병 및 징병제도를 실시하였는데, 문학가들과 교사들을 앞세웠다. 일부 문학가들은 변절하여 친일문학을 썼으며,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을 전장으로 내몰았다. 일제의 국어말살정책과 친일문학이 확산되자, 김환태는 1940년 절필을 선언한다. 1943년 폐병을 얻어 무학여고 교사직을 사임하고 귀향한다. 1944년 영면에 들었다. 1986년에 문학사상사의 주관으로 김동리, 박두진, 최승범, 이어령 등 52명의 문인들이 뜻을 모아 덕유산 국립공원에 「김환태문학비」를 건립했다. 1988년에 문학사상사는 김환태평론문학상을 제정하였다. 이후 2009년 눌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문학제를 개최하고 『김환태 전집』을 발행하였다. 전 전북문인협회 서재균 회장과 무주군수 김세웅 등이 눌인문학관을 건립하였다. 무주군 주최와 김환태문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눌인평론문학상금을 주며, 『눌인문학지』를 발행해 그의 공적을 기리고 있다. 나는 상징의 화원에 노는 한 마리 나비이고자 한다. 아폴로의 아이들이 가까스로 가꾸어 형형색색으로 곱게 피워놓은 꽃송이를 찾아 그 미에 흠뻑 취하면 족하다. 그러나 그때의 꿈이 한껏 아름다웠을 때는 쉬운 그 꿈을 말의 실마리로 얽어놓으려는 안타까운 욕망을 가진다. 그리하여 이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쓰여진 것이 소위 나의 비평이다.(「김환태 문학비평의 길」, 김환태문학비에 새긴 글) 김환태는 문예비평가의 태도에 대하여 문예비평이란 문예작품의 예술적 의의와 심미적 효과를 획득하기 위하여 대상을 실제로 있는 그대로 보려는 인간정신의 노력입니다. 따라서 문예비평가는 작품의 예술적 의의와 딴 성질과의 혼동에서 기인하는 모든 편견을 버리고, 순수히 작품 그것에서 얻은 인상과 감동을 충실히 표출해야 합니다. 라고 언급했다. 또한 「나의 비평의 태도」에 따르면 비평은 작품에 의하여 부여된 정서와 인상을 암시된 방향에 따라 가장 유효하게 통일하고 종합하는 재구성적 체험이요, 따라서 비평가는 그가 비평하는 작품에서 얻은 효과, 즉 지적정적 전 인상을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까지 창조적 예술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어 움직이지 않는 자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환태는 상허는 그의 높고 맑은 상만이 아니라 이를 표현하는 놀라운 기교를 갖추고 있다. 진정한 예술에서일수록 우리는 내용 즉 형식 즉 내용이라는 느낌을 가진다.는 평을 했다. 시인 정지용은 느끼고 감각한 것을 조화하고 통일하는 지성을 고도로 갖추고 있는 시인이다. 그리하여 그는 결코 감정을 그대로 토로하는 일이 없어, 그것이 질서와 조화를 얻을 때까지 억제하고 기다린다. 고 하였다. 시인 김상용론(金尙鎔論) 그는 생에 대하여 가장 진실하게 느끼는 시인요, 생에 대한 그 진실한 느껴움을 읊은 것이 곧 그의 시다. 라고 발표를 했다. 무릇 김환태의 문예비평에 대한 주장은 그 작품에 나타난 사상과 현실이 얼마만한 정도에 있어서 작가의 상상력과 감정 속에 융해되었으며, 그것을 어떤 방향으로 지도하려던 그 작가의 의도가 얼마만한 정도에 있어서 실현되었는가, 그리고 그 결과 그 작품이 얼마만한 정도로 우리를 감동시키고 기쁘게 하였는가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문예비평이 정치비평이나 사회비평과 다른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김환태의 일부 수필에서 가을이 되자 나는 머슴을 따라다니며 겨울 먹일 소풀을 뜯어 말렸다. 겨울에는 여물을 썰고 소죽을 쑤었다. 그랬더니 이듬해 첫봄에 소가 새끼를 낳았다. 나는 동생을 보던 날처럼 기뻐 밤새도록 자지 못했다. 이 시절이 나의 가장 행복하던 시절, 내 마음의 고향이다.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날 때면 그 시절을 생각한다. 그리고 소를 생각한다. 고향이 그리울 때면 그 시절이 그립다. 그리고 소가 그립다.며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서정적 향수가 형상화되고 있다.(「내 소년시절과 소」) 김환태는 일본대학 재학 중 정문의 위협적인 표정과 정문 수위의 냉담함과 오만함을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수험결과에 자신을 얻은 다음 활개를 펴고 오만한 교문을 마음대로 들어 다닐 수가 있었다. 오늘부터 나의 기쁨은 오직 읽고, 생각하고, 스스로 매질하는 데만 있을 것입니다.라고 맹세를 하였다.(「九大 法文學部 正門의 표정」)와 「교토3년」에는 그가 일본 유학시잘 식민지 청년으로서 겪어야 했던 쓸쓸함과 굳은 의지가 잘 표현되었다. 김환태를 추모하는 이어령은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그의 문학정신을 많은 비평가들이 얻는 것은 이데올로기요, 잃은 것은 예술이었다고 탄식했다. 이헌구는 지극히 낮고도 부드러운 음성과 웃을 때마다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고르고 고운 이빨, 크게 웃지도 않고 조용히 소리없이 포개지는 작약처럼 수줍게 미소짓던 그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범박하게 살펴본 김환태는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남겼다. 일제 암흑기에 순수문학의 이론 체계를 정립하고 1930-1940년대에 활약한 비평가이다. 식민지 시대 지식인으로서 애국적 삶과 그의 문학론은 오늘날 많은 후배 평론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이데올로기 문학의 카프와는 달리 문학을 순수한 미적 대상으로 보았던 순수문학의 주창자였다. 그리고 문학에서 받는 인상과 감각을 중시하였고, 예술을 독자적 미를 가진 심미적 존재로 보았다. 김환태는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근대 한국 문학의 발전에 공헌한 평론가이다. /김명자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20.05.28 16:51

[신간] ‘신석정 시’에 담긴 아름다운 시행, 영어권 독자에 소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려 삶의 애환을 진솔하게 노래한 신석정 시인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시선집이 눈길을 끈다. 신석정 시 영역선집 가 이성일 연세대 명예교수의 손으로 세상에 나왔다. 우리 시 문학을 영어권 독자들에게 소개해온 이성일 교수는 오래 전부터 신석정 시인의 작품을 꼭 번역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고 한다. 제 전공이 영문학이다 보니 우리 시인들 가운데 어느 분의 작품을 영어로 옮겨 놓았을 때 영어권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것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분이 신석정 시인이지요. 신석정 시인의 작품은 꾸밈없는 시행들로 독자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이성일 교수는 주로 우리 시문학의 계보에 오른 작고 시인의 작품을 다뤄왔다. 신석정 시를 읽으며 서정성이 뛰어나고 진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주목을 했고, 시인의 소박한 언어를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고자 이번 책을 썼다. 이번 시 영역선집의 서론에는 번역자이자 독자로서 한 시인의 작품세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 지에 대한 시각을 밝혔다. 이 교수는 시인은 시로서 메시지를 전하고, 번역자는 그 원시가 외국어로 다시 태어나도록 애쓰는 사람이라며 원시에 담긴 메시지와 말, 음악이 번역시에서 영향을 만든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5.27 16:58

[신간] ‘언어접촉’의 관점으로 '왕오천축국전'을 읽다

문화세계사문헌학 등 다각도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된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중국언어학의 방법론으로 풀어낸 연구서가 나왔다. 박용진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와 박병선 군산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함께 쓴 <왕오천축국전을 읽다>(학고방)는 중국 언어학과 언어 연구방법으로 <왕오천축국전>을 분석한 결과물이다. 박용진 교수는 지난 2013년 언어접촉의 관점으로 <왕오천축국전>을 연구하겠다는 뜻을 세우고 박병선 군산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 6인으로 강독 팀을 꾸렸다. 박용진 교수는 2007년 국외연구교수로 미국 UCSB에 방문했을 때 언어접촉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접했다면서 아이에게 사줬던 책 중에 왕오천축국전을 쉽게 풀어 쓴 도서가 있었고, 중고등학교 역사시간을 통해 책의 저자와 제목만을 막연히 알고 있었던 <왕오천축국전>을 언어접촉의 관점으로 연구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강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세 차례 강독을 마친 이들은 2014년부터 <왕오천축국전>의 언어분석을 시작했으며 총 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5년에는 돈황으로 향했고,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막고굴의 16~17번 굴을 찾았다. 전북대학교 해외자원봉사 활동과 오프캠퍼스프로그램으로 학생들과 함께 다녀온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의 실크로드 답사도 연구에 도움이 됐다. <왕오천축국전을 읽다>는 이 모든 과정의 마지막 정리본인 셈. 특히, 이번 책에는 <왕오천축국전>의 한국어 번역을 수정보완했으며 원문의 내용을 한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한국어의 정확한 번역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한자 빈도 분석과 난해한 한자를 소개해 내용의 이해를 도왔다. 박병선 교수는 후기에서 우연히 혜초 스님이 만년에 머물렀다는 중국 오대산에 다녀왔다며 그가 지나갔던 길에서 그의 도전을 배웠고, 그 모험을 지금의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내 책임이고 의무인 듯하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5.27 16:5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시인 - 김헌수 시화집 '오래 만난 사람처럼'

오래 만난 사람, 눅은 감정들이 떠오르는 사나흘 아카시아 향 가득한 비가 내렸습니다. 너무나 빨리 사라지는 물상들, 멀고 아득한 것을 떠올릴 때 기억하고 싶은 지향이 풍경을 왜곡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지요. 오늘 저는 누군가의 삶 지층 속으로 걸어 들어가 추억의 무늬를 더듬어 보았습니다. 수세미를 팔던 여자의 좌판 흥건했던 말들에 습기를 닦아주고 생의 장단에 맞춰 후드득거리는 빗방울과 복받치는 가로등 아래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삶의 무상함에 어깨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장면과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동질적 공감에 실은 따뜻했습니다. 시간이 한 순간 흘러가버린다는 것은 통념일 뿐 추억은 소멸이나 과거의 분열이 아니라 생성의 지표였던 거지요. 대창이용원, 방물장수, 쌀집 등 철거위기에 놓인 존재처럼 불안한 신분들을 대하는 시인의 자세에 경의를 표해봅니다. 타자에 대해 편집증적인 적의나 설익은 풍자 따윈 없습니다. 시인이 좋아한다는 국수 한 사발 대접하는 것처럼 소박하고 애정 어린 시선만 가득합니다. 시인에게 기억은 단순히 시간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재구성이며 굴곡과 상처들을 기민하게 수신하는 육체인 듯합니다. 저 또한 현재의 삶에서 이탈하고자 과거로 돌진 중이었습니다. 엉켜버린 오후, 자귀나무, 루드베키아가 있는 거리에서 오래 만난 사람을 소환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여 그것이 생채기를 환기시킬지라도 불가역의 시공간에서 삶의 흠집과 고단한 생활의 구멍도 박음질했던 재봉틀 소리를 내내 듣고 있었던 겁니다. 시인에게 모과나무와 골목 끝집과 모래내 다방과 곤달걀을 먹는 아버지는 소멸의 영상이 아니라 시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 화소인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와 걸쭉한 입담을 나누던 방물장수 또한 유년기 설화의 한 장면인겁니다. 왕사탕을 굴려 먹으며 귀가 쫑긋 서던 그런 날이 있었기에 단념하거나 절망하고 견디면서도 시를 쓰며 꿈 꿀 수 있었던 거지요. 과거와 현재가 삼투압 되어 생의 절박함과 쓸쓸함이 그리움으로 여물어진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옛날은 가는 것이 아니라 자꾸 오고 있는 것이라고 어떤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기명숙 시인은 목포 출신으로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로 당선됐다. 글쓰기 센터, 공무원 연수원 등에서 강의 중이며 시집으로 <몸 밖의 안부를 묻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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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0.05.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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