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한국창작오페라페스티벌이 31일 오후 7시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이날 서울시 민간 축제지원육성사업에 선정된 작품인 나은누리 오페라단의 ‘선비’와 코리안 오페라단 ‘춘향전’, 조선오페라단 ‘주기철의 일사각오 열애’ 등 3편이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김봉미 여성 오페라 지휘자가 지휘하는 베하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연주를 들려주며 정상급 성악가들과 어린이 합창단 등이 출연해 한국 창작오페라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3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자 백일장' 공연이 오는 31일 오후 5시 전주대사습청에서 열린다. 2024년 50주년을 맞이하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되는 이번 공연은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주관한다. 이날 무대를 꾸밀 주인공으로는 김도현(제49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일반부 무용 장원)·김형신(제3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무용부 장원)·이정아(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가야금 병창부 장원)·이준섭(제46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 장원)·정진성 (제4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일반부 장원)·조정규(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일반부 장원) 명인 등이다. 류영수 전주대사습청 관장이 이번 공연의 기획과 예술 감독을 맡았다. 해설에는 차영석 ㈔동초제판소리보존회 예술감독이, 장단은 고정훈(제3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명고수부 장원)등이 참여해 보다 다양한 레파토리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공연으로 기획됐다. 류영수 관장은 “지난 명창명인전이 원로예술인을 중점으로 구성된 공연이었다면, 이번 공연은 젊은 장원자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자 준비한 공연”이라며 “많은 분이 방문해 우리 국악의 멋과 풍류를 음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호남을 아우르는 춤의 향연이 전주에서 막을 올린다. 장순향 무용가가 20번째 발표회 ‘장순향 스무 번째 춤 내력 숨’을 27일 오후 7시 30분 전주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올린다. 장 씨의 고향인 전북에서 막을 올려 경남 마산, 서울 등을 순회하는 이번 공연은 장순향무용단과 김애정전통춤보존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우석대 동아시아평화연구소, ㈔한국민족춤협회 등이 후원한다. 이번 공연은 고(故) 이매방 선생의 살풀이춤과 고(故) 김애정 선생의 승무 등 명맥이 끊긴 옛 춤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 씨는 “고(故) 이매방 선생님의 살풀이춤은 널리 알려졌지만, 고(故) 김애정 선생의 승무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호남 지역에 영남의 춤을 선보이고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우리의 전통을 소개하기 위해 이번 발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하며 이번 공연을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기 위한 창작 춤 ‘숨’으로 막을 올리는 이날 공연에서는 고(故) 김애정·박병천·이매방·이필이 선생 등 장 씨가 실제 춤을 사사 받은 명인들의 춤을 7명의 제자와 함께 톺아본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 장 씨는 2017년부터 꾸준히 연구하고 복원해 선보이는 옛 춤과 더불어 시대를 뜨겁게 살아가고자 하는 그만의 열정이 담긴 시국춤을 선보이며 무용가 장 씨만의 독보적인 춤의 세계를 전한다. 또 이번 전주 공연에서는 김광수 기타리스트와 장영달 명예총장이 특별출연해 관객들의 귀까지 사로잡을 예정이다. 장 씨는 “저의 고향이자 돌아가신 부모님을 모신 전북에서 개인 발표회의 막을 열 수 있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을 넘나들며 독보적인 춤을 선보이는 등 지역성을 벗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옛 춤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원 출생인 장순향 씨는 8살에 춤에 입문해 고(故) 김애정 선생을 비롯해 여러 명인에게 춤을 사사 받은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다. 그중 이매방 춤을 오랜 기간 연구해 현재까지 제자 양성과 정승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27일 전주에서 첫선을 보이는 ‘장순향 스무 번째 춤 내력, 숨’은 다음 달 3일 마산문화센터 시민극장과 같은 달 7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창립 28주년을 맞은 ㈔전북민족미술인협회(이하 전북민미협)은 오는 28일부터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이 땅에 새 숨’ 전을 개최한다. 다음 달 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전북민미협과 함께 성년을 맞이한 (사)전북민예총과 공동으로 주최한다. 이들은 도내의 창조적이고 건강한 민족미술 문화를 발전·보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를 통해 전북미술의 현재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할 예정이다. 전시를 꾸밀 얼굴로는 김맹호·임연기·안상현·이준상·황의성 등 5명의 전북민미협회원과 더불어 13명의 지역 작가와 12명의 전국적으로 유망하고 각광받고 있는 작가들로 구성됐다. 전시장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30명의 작가의 개성이 담긴 사진·영상·설치·조각·평면 작품 등 200여 점의 예술품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한숙 전북민미협 회장은 “올해 새롭게 임원진을 구성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정기모임과 정기 전시 등을 진행하며 힘차게 출발했다”며 “이번 전시 또한 후원금과 전북민예총의 지원으로 전국 30명의 작가를 초대해 전북 미술의 현주소를 더듬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예술이란 무한한 가능성의 날개로 세상을 직시하며 작가만의 방식으로 시대정신을 풀어헤치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시대의 통념을 거부하고 우리를 둘러싼 갈등과 억압으로부터 반전을 기획해 전북미술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시 개막식은 28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개막식에 앞서 같은 날 오후 3시 초대작가와의 만남도 계획돼 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가야금의 청아한 소리로 깊어가는 가을 하늘을 울린다. 가야금산조와 병창 연주회인 ‘가을 밤 가야금에 꽃피우다’가 28일 오후 4시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다. 고제가야금병창보존회와 주정수가야금전수소가 주최하고 문화재청, 한국문화재재단, 뉴질랜드 한국문화예술협회, (사)소리둥지예술단이 후원하는 이날 공연은 강정열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의 이수자 및 그 제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수자를 대표해서 주정수 전주산조예술제 조직위원장은 “우리나라 가야금병창의 선두주자로 국민의 정서 함양과 수많은 제자들의 재능을 일깨워 주신 예능보유자 강정열 선생님께 이 공연을 바친다”고 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주정수·황미선·김태희 이수자 등은 ‘신관용류 가야금 짧은 산조’, ‘단가 호남가’, ‘심청가’, ‘남도민요’를 통해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인다. 강정열 명인은 “옛 소리를 그대로 지닌 고제 가야금병창을 꿋꿋하게 지켜온 제자들에게 다시 한 번 따뜻한 격려를 보낸다”고 밝혔다.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지난 20일과 21일 전주대사습청에서 ‘명창명인전’을 개최했다. 2023년 원로예술인공연지원사업의 선정작인 이번 공연은 원로 국악인 등 국악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했다. 류영수 전주대사습청 관장은 “다양한 레파토리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공연으로 구성해, 국악 애호가들에게 전통예술의 예술적 극치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2023. 10. 7 ~ 11. 3 연석산우송미술관 우관 미 술 가: 박인현 명 제: Umbrella-사과 폭포 재 료: 한지 위에 수묵 규 격: 237.0x287.0cm 제작년도: 2023 작품설명: 1980년대 수묵화운동의 총아로 우산을 변용해 자연의 기운생동과 인간의 생로병사·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유명한 화가이자 교육자이다. <Umbrella-사과 폭포>는 신화·종교·역사·미술 이야기가 담긴 사과 형상 속에 힘차게 뻗어 내리는 폭포를 더해 도도한 역사의 흐름과 생명감을 표현했다. 미술가 약력: 박인현은 서울·상해·전주·완주에서 48회 개인전, 현대한국화전, 이달의 작가전, 한국 지성의 표상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전남수묵비엔날레 전에 출품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소설가 최명희가 중학교 1·2학년 때 작성한 습작품들과 편지들이 오는 28일 최명희문학관에서 공개된다. 최명희문학관은 최명희 작가가 중학생 시절(1960년) 작성한 ‘글쓰기 노트’와 만화책, 편지 등을 작가의 전주사범병설중학교 선배인 이기덕(80·화가)씨에게 기증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기덕 씨는 “몇 년 전 고등학교 때 받았던 최 작가의 편지와 노트 등을 찾게 됐고, 이 자료들이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던 작가의 문학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소중한 물건이라고 생각돼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표지에 ‘나의 글 짓는 솜씨는 얼마나 늘었나?’라고 적은 ‘글쓰기 노트’는 32쪽 분량으로 독후감 1편, 수필 5편, 시 9편, 콩트 6편, 희곡 3편 등 24편의 습작품이 담겨있다. 또 교과서에 나오는 시조와 유명인들의 명언 등이 기록돼 있기도 하다. 편지들은 1961년 2월부터 4월까지의 기록으로 붉은 장미 꽃잎과 네잎클로버 등이 동봉돼 중학생 최명희의 감성을 마주할 수도 있다. 한편 최명희 문학관은 오는 28일부터 진행되는 상설 전시 ‘콩트 쓰는 중학생 최명희’를 비롯해 글쓰기 노트와 만화책을 초·중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다음 달까지 최 작가의 청소년 시절 작품의 의미를 살피는 전시물을 마당에 전시한다.
27년의 역사를 간직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서울로 향한다. 제14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이하 서예비엔날레)는 역대 그랑프리 작가 전시를 25일부터 3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서울 전시는 지난 22일 폐막한 올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여운을 달래주기 위해 마련됐다. 2년마다 전주에서 열리는 서예비엔날레는 국내 최초로 서예에 특화된 비엔날레다. 이번에 ‘생동(生動)’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대거 선보였는데 생명을 중시하며 그 가치를 덕에 두는 동양 사상에 따라 발전된 서예 예술을 펼쳐놓았다. 조직위에 따르면 서예의 핵심을 ‘기운생동’으로 정하고 문자의 조형성을 넘어 내재된 덕성에 미적 가치를 두면서 감정과 감성의 순화 및 인간과 천지 사이의 조화를 추구했다. 서울 전시에서는 역대 그랑프리 작가 14명의 작품 14점과 그랑프리 수상 이후 기증 받은 작품 11점을 확인할 수 있다. 참여 작가는 수상 연도별로 왕동링(중국), 황둔(중국), 김훈곤(한국), 나카무라 운류(일본), 류쩡청(중국), 시무라 미쯔시(일본), 조우준제(중국), 황창밍(대만), 박원규(한국), 어우다웨이(홍콩), 전진원(한국), 왕위에촨(중국), 진영근(한국), 이화자(한국) 등 총 14명이다. 서예비엔날레 관계자는 “그동안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다”고 밝혔다.
국립민속국악원이 25일 오후 2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음헌에서 차와 이야기가 있는 국악 콘서트 ‘다담’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이야기 손님은 ‘한국 뮤지컬 최고의 디바’로 불리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있는 최정원 뮤지컬 배우다. ‘뮤지컬 인생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될 이번 국악 토크쇼에서 최 씨는 1989년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해 1세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맘마미아’, ‘지킬 앤 하이드’ 등 대형 뮤지컬 무대에서 주연과 조연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겪은 후일담을 전한다. 올해로 데뷔 34년차를 맞이한 최 씨는 이날 우리음악을 즐기는 퓨전 국악 그룹 ‘소울’의 연주에 맞춰 탄탄한 연기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며 깊어가는 가을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예약은 전화 (063-620-2329)나 ‘국립민속국악원’ 카카오톡 채널로 가능하다.
전주시립극단이 26일부터 3일 동안 덕진예술회관에서 정기공연 ‘문정왕후, 윤 씨’를 공연한다. 이번 정기 공연은 제11대 왕 중종의 3번째 아내이자 제13대 왕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 윤 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평일 오후 7시와 주말 오후 3시와 7시 등 총 4회차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예매는 나루컬쳐를 통해 가능하다.
아주 오래전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이 하나 있다. 무대 위에서 온화한 미소로 바이올린을 능숙하게 연주하는 그는 곧 오케스트라의 선율까지 부드럽게 지휘한다. 그의 손짓 하나에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물론 관객들의 표정 또한 달라진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홀린 듯 바라보고 있다가 지휘자의 이름을 재빠르게 검색해 보았다. 그의 이름은 네덜란드 출신의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를 만든 앙드레 류(André Rieu).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앙드레 류의 고향인 마스트리흐트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찾아온다고 한다. 주로 피날레를 장식한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두 번째 왈츠인데 이 음악이 흐르면 어느 고성(古城)의 잔디밭에 모여 있던 모든 관객들이 하나가 된 듯 손을 잡고 리듬을 타며 함께 춤을 춘다. 바람을 타고 흐르는 선율에 몸을 맡긴 관객들의 표정을 보는 순간 나도 얼른 그곳에 가고 싶었다. 예술이 인생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이었다. 며칠 동안 비가 내린 후 적당한 온도와 기분 좋은 바람이 좋았던 가을 저녁, 열흘간의 세계소리축제 여정의 끝자락에서 관객과 하나 된 공연을 드디어 전주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이 들썩이던 그날 무대 위에는 <이희문 오방신과> 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앙드레 류가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루려고 노력했다면 이희문은 국악을 대중화시킨 사람이다. 경기 명창으로 등극했지만 국악의 격식과 형식을 무너뜨리며 소수의 자리에 있던 민요를 새로운 판으로 불러들인 이희문은 아시아계 최초로 NPR Music Tiny Desk Concert에 출연 후 유튜브 100만 뷰를 돌파한 셀럽이다. 어색한 자리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만의 놀이에 흥을 더해 모두와 상생하는 공연을 만드는 저력이 세계소리축제 폐막식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경기 민요뿐만 아니라 경상도 민요의 전통 양식을 새롭게 재해석한 무대로 이미 객석은 만원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흥겨움이 더하다! 특별히 이번 공연에서는 폐막식 <이희문 오방神과 춤을!> 이라는 주제에 맞게 도내 여러 댄스팀이 참가해 무대를 빛내주었다. 이희문과의 첫 합동공연으로 남현자무용단이 포문을 열고 곧 허송세월 밴드의 흥겨운 연주와 함께 팬시라인댄스의 포인트 안무가 선보였다. 대중적인 안무에 관객들도 덩달아 신이 날 무렵 포스댄스키즈가 등장하자 폐막식의 열기는 한층 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이번 축제가 더욱 감동으로 다가왔다. 각각의 합동공연이 끝날 때마다 댄스 팀의 이름을 불러주며 뜨거운 박수를 댄스팀에게 돌리는 이희문의 무대 매너 또한 배려심이 돋보였다. 폐막식의 백미는 전라북도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카니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과 대중성을 두루 겸비한 포스댄스컴퍼니의 등장이었다. 리듬의 형식을 깨뜨리며 노는 이희문과 리듬을 자유롭게 움직여 가는 댄스가 함께 어우러지자 무대와 관객석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전 연령대가 뒤섞여 즐기는 상생의 축제가 가을밤을 물들여갔다. 코로나19 이후 전면 대면으로 전환한 이번 세계소리축제는 2001년부터 그 명맥을 이어오며 세계의 다양한 음악들을 융합하여 우리 소리판을 지켜왔다. 예술성과 대중성이 함께 공존하며 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우리의 일상에 특별함을 더해준 전주세계소리축제, 그 폐막을 알리는 안내와 함께 화려한 불꽃이 터지자 내년에는 또 어떤 소리들이 상생할지 흥겨운 놀이판을 닫자마자 던지고 싶은 질문이었다.<끝> 김소라 연출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뮤지컬 아카데미 수료 후 창작뮤지컬 안녕 크로아티아, 웨이팅 등 다수의 작품을 쓰고 연출했다. 2022년 창작산실 대본 공모에 뮤지컬 에밀이 선정된 바 있다. 현재 한옥상설공연 조선셰프 한상궁 연출을 맡고 있으며, 솔 컴퍼니 대표 및 아트컴퍼니 두루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의 가장 나약한 모습과 시대의 아픔을 오페라로 느껴보세요.” (사)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은 11월 3일 오후 7시와 11월 4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52번째 정기공연인 오페라 ‘리골레토’를 선보인다. 이번 정기공연은 전북도와 전주시, 전북교육청, JTV전주방송, 한국메세나협회, 대상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호남오페라단의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어워즈 대상 수상과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기념해 마련했다. 1986년 전북에 둥지를 튼 호남오페라단. 전북의 오페라 발전을 위해 창단 후 현재까지 창단 40년을 바라보는 불혹을 앞둔 가운데 해마다 꾸준히 공연을 펼치고 있다. 호남오페라단은 오페라의 불모지 같은 지방에서 보기 드물게 창작오페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23일 호남오페라단 사무실에서 만난 조장남 단장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역에서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며 전북에 오페라 문화를 정착시켜 왔다”며 “그 결과물로 올해 국립오페라단과 대한민국 오페라단 연합회에서 공동으로 주최·주관한 대한민국오페라어워즈 대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호남오페라단이 전북 출신 제작진과 출연진이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오페라 ‘리골레토’는 꼽추 광대인 리골레토가 만토바 공작으로부터 자신의 딸 질다를 지키려다 오히려 자신이 딸을 죽게 만든다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았다. 조 단장을 예술총감독으로 성기선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김철 전주시립합창단 지휘자를 비롯해 안무 박진서 전북발레시어터 대표, 연출은 전북 출신의 이범로 연출가가 맡는다. 주인공 리골레토 역은 전북 출신의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과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주역가수 자코모 메디치, 질다 역은 소프라노 제수아 갈리포코, 최세정이 맡는다. 조 단장은 “이번 작품은 인간의 가장 나약한 모습과 시대의 아픔을 풀어내며 사회 비판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미력하나마 전북을 넘어 우리나라 오페라 발전에 기여하고자 올해도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국악 보다 인지도가 낮은 오페라를 지역에서 고수하는 조 단장은 관객과 울고 웃는 순간을 언제나 꿈꾼다. “코로나19 이후 전북에서 공연예술인들이 재정적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남오페라단의 도전은 멈출 수 없어요. 전북에서 오페라 인구가 늘어나도록 지역에서도 관심과 응원을 바랍니다.”
김희경 작가가 청목갤러리에서 자신의 첫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아크릴과 수채화 작품 50여점이 선보였다. 수많은 시간 동안 실패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색을 알아갔다고 고백한 작가.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일상 속에서 느끼고 깨달은 사소한 감정까지도 섬세하게 작품에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정물에서 보여주는 절제된 감성과 표현력은 작업의 정교함이 나타나있다. 작가는 "잊히지 않는 하나의 의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 중년을 넘겨 그림을 시작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다수의 단체전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던 작가는 현재 국토해양국제미술협회, 한국현대미술작가연합회, 한국미술진흥원회, 빛고은수채화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부안군 변산면에서 금구원 조각공원을 운영하던 조각가 김오성 씨가 22일 낚싯배 전복 사고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고인은 이날 위도면 하왕등도 부근에서 낚시 도중 낚싯배가 예인선과 충돌, 불의의 사고를 당해 숨을 거뒀다. 1966년 금구원 조각공원을 설립한 후 1991년 금구원 천문대까지 설립한 고인은 우리나라 최초로 입체석각천문도 천구의를 제작, 관심을 모았다. 고인은 국전 특선 작가로 개인전과 한국현대조각대전 초대전을 비롯해 중진작가 16인전, 한국구상 12인전, 88서울올림픽기념 한국현대미술전 등을 통해 미려한 조각 솜씨를 발휘했다. 현재 금구원 조각공원에는 아름다운 여인상들이 전시돼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닿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허선 씨와 아들 정우 씨, 딸 정미·정실 씨가 있다. 빈소는 부안혜성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5일 오전 10시 예정이다.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고 남아있는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공연이 열렸다. 혁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지난 22일 오후 3시 풍남문 광장서 도심 속 야외음악회를 개최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공연에는 유가족과 함께해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풍남문 광장을 추모의 물결로 물들인 연주곡으로는‘천개의 바람이 되어’, ‘기억의 향기’, ‘가족사진’, ‘내 사랑 내 곁에’ 등 소중한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곡으로 구성됐다. 문성철 전북 이태원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그동안 음악을 잊고 살았는데, 공연을 감상하는 동안만큼은 잠시나마 일상을 회복한 것 같았다”며 “아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감당하기 벅차고 어려운 일을 맞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사별을 해야 하면 마음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옆에서 임종을 지켜도 그 슬픔을 견디기 힘들다는데, 하물며 느닷없는 사고로 가족을 잃게 되면 그 억장 무너지는 마음의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에 손 한번 잡지 못하고, 함께한 세월이 고마왔다고 살가운 말 한마디 못하고 보내는 마음이 어땠을지 자식을 키워본 부모라면 자기 자식에 쏟았을 가슴 저미는 정성과 사랑을 생각하고 그나마 그 슬픔을 가늠할 수 있을런지요. 그래서 자식을 먼저 보내는 슬픔은 참척(慘慽)이라 하나 봅니다. 세상엔 이렇듯 설명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이 너무 많고, 우리네 삶이란게 참으로 이다지도 눈물겹습니다. 지난 10월 22일 오후 풍남문 광장에선 혁신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모여 작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위한 추모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너무나 애통한 죽음과 슬픔 앞에 서면 차마 무슨 위로를 줄 수 있을지 모든 언어와 단어가 무력해 지고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유족들을 진정 공감하고 위로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스스로 묻게 되고 그 큰 아픔에 다가 서기도 망설여 지지만, 그래도 음악으로나마 슬픔 속에서 힘이 되어 주고 어떻게든 아픔을 함께 하고자 하는 단원들의 마음이 모였습니다. 이날 단원들은 고인들이 즐겨 들었을 것 같은 노래들과 곡들을 엄선하여 9곡을 연주했습니다. 추모 공연이 시작하면 연주 소리는 허공으로 울려 퍼지고 곧 연기처럼 다시 흩어져 침묵 속으로 사라져 가지만, 듣는 이의 마음속에는 한곡한곡 이 음악들을 같이 했다는 기억들이 하나씩 쌓여가면서 연주자와 유족의 마음들이 서로 연결되고 그 아픔도 혹시 함께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일 겁니다. 사랑하던 이들이 떠나간지 이제 곧 1년, 세월이 약이라지만 유족들에게는 참 아프고도 쓰디쓴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간 떠나간 가족이 없는 매일매일 애통하고 쓰라렸던 세월을 뒤로하고 유가족들은 고인들이 즐겨 들었을 음악속에 다시 눈시울을 붉힙니다. 연주한 단원들도 이날 음악이 아무쪼록 일상을 회복하고 마음의 평온을 조금이나마 더해 주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정성을 모아 연주했습니다. 유족들이 이 음악들 속에 이젠 떠나간 이들과의 아름답고 해맑았던 기억들을 떠올리고, 그 기억들을 영혼의 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간직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해질녘 긴그림자를 끌고 돌아가는 유족들의 뒷모습을 보니 다시 오지 못할 누군가를 위해 연주를 하고 이를 듣는다는건 참으로 쓸쓸하고도 마음아린 일이란 생각입니다. 그래도 유족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잊지않고 연주를 해주어 감사하다고 하고, 어떻게든 힘을 내서 살아가겠다고 합니다. 아픔을 겪어야 했던 유족이 오히려 위로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배려합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아파하는 누군가에 먼저 손내밀고 일으켜 주려 하는 것, 그것은 결국 우리 자신도 함께 붙잡고 일어날 수 있게 하고 우리에게도 큰 위안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연주회를 마친 텅빈 무대로 해질녘 노을 햇살 속에 가을 바람이 스산하게 불어 옵니다. 집에 돌아 가는 길에 다시 한번 나지막히 간절한 기도를 올려봅니다.먼저 간 고인에겐 부디 영원하고 평안한 안식이, 살아 남은 유가족들에겐 하늘의 위로와 치유가 함께 하시길. /류창수 혁신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짬전’이라고 했다. 짬은 바쁜 사람들이 본업을 잠깐 쉬면서 시간을 쪼개는 말이 아니던가? 김덕신 작가에게서 카톡으로 알림이 왔는데 ‘짬’전이란다. 그래서 실 생활인들이 짬을 내어 작업을 하는 아마추어 동호인 모임인줄 알고 그저 스쳤다. 며칠이 지나 다시 카톡을 살피다가 김덕신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서 본인 작품이 폐품예술이라 했다. 호기심이 당겼다. 그것은 정크아트라는 이름으로 1950년대에 산업 쓰레기가 많았을 미국 로젠버그의 작품을 필두로 세자르, 팅겔러리, 체임벌린 등에 의하여 세계적으로 풍미하던 예술운동 아니었던가? 다시 김 작가에게 카톡으로 당신의 작품이 많이 궁금하다고 연락해서 가게 됐다. 조각 분야에서의 정크 아트는 본 일이 있지만 과연 회화의 정크아트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궁금했다, 그룹전보다 김 작가의 정크 작품들을 빨리 보고 싶어 구도심의 작업장에 먼저 데려다줄 것을 원했다. 그곳에서 정크만으로 물감의 도움 없이도 매우 풍부한 색상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작업실에는 작품을 위한 이것저것 수많은 정크(쓰레기)가 수집돼 있었다. 이후 전시가 열리고 있는 군산 우체국 앞에 있는 리오 하우스라는 카페 갤러리에 갔다. 거기에 가서도 놀라움은 이어졌다. 아주 세련된 미니멀의 공간이어서다. 쥔장의 예술적 깊이와 넓이에 감탄해서이다. 꾸미지 않은 최소한의 예술성이었다.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다. 이렇게 꾸며서는 일반 손님의 배척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겠다 싶은 공간이었다. 예술사조에 대한 일가견이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는 짬 동인들의 작품들이 훨씬 잘 보였다. 작품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다른 공간을 미니멀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었다. 창조는 항상 서툶을 동반한다. 서툶이 보여야 창작이다. 그러나 기능이 없는 서툶과 창작을 위한 서툶은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곳에 모인 작품들은 가히 개성의 난투장이었다. 조소, 도자예술, 공예, 서양화, 한국화의 여러 장르가 있었으나 어떤 감상자라도 그 점은 쉽게 간과할 수 있었다. 의미 없는 기술의 숙달로 표현돼 수공적인 매너리즘의 재생산에 불과한 작품들이 의외로 많았다. 다시 말하지만, 미술은 개성이어야 하고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세종대왕의 명으로 수양대군이 번역한 불교 경전 석보상절에도 아름다움은 ‘나답다’라고 했다. 개성이 진짜 아름다움이란 것을 생각지 않고 ‘잘 그린다’는, 기술적인 재생산이라는 것으로 평가하려는 잘못 생각된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물론 일반인들의 평가에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화가의 태도는 아니다. 이미 600년도 넘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화가는 인문학자임을 표방했다. 인문학자란 미술의 궁극적 목표인 ‘아름다움’에서 다움이라는 형용사를 빼면 ‘아름’이 남는데 아름을 한마디로 고치면 ‘앎’이고 오는 곧 알지(知)이다. 많이 아는 사람이 곧 인문학자인 것이다. 하물며 현대에서야 말해 무엇하랴. 이것이 아름다움의 또 다른 의미이다. 그림 그리는 행위를 하려면 누구보다 앞서 나가야 할 인문학자임을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튼 오늘의 큰 수확은 김덕신 작가의 개성 있는 오브제 작품을 만난 것과 군산 우체국 앞의 리오하우스 실내의 세련된 미니멀리즘이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 최고 권위의 국제적인 서예종합행사로 한글서예의 새 바람을 일으키도록 할 것입니다.” 올해 ‘제14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이하 서예비엔날레)가 지난달 22일부터 22일까지 한 달간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전북 14개 시·군에서 열렸다. 22일 윤점용 서예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1997년 1회 대회를 개최하고 26년 동안 국내·외 서예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열정 속에 꾸준히 발전해왔다”며 “서예계의 원로, 중진, 청년 작가들과 행사장을 빛낸 각국의 대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서예비엔날레는 ‘생동’이란 주제로 중국 등 전 세계 20개국 3200여 명의 작가들이 참가해 전시, 국제학술대회, 특별전, 체험프로그램, 부대행사 등이 진행됐다. 윤 집행위원장은 “참여 작가 수 만하더라도 지난 회보다 200여명 늘었으며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행사로 관람객 수는 지난 회(4만 6000여명) 보다 2배 정도 늘어난 9만 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특히 주 전시장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한글 천인천시’를 비롯해 강암서예관에서 ‘청년, 안중근을 만나다’란 주제로 기획전이 열려 눈길을 끌었고 ‘전북 선현의 유묵 전시’를 선보인 전주 솔 미술관과 전주KBS갤러리 등지로 전시장 외연을 넓혔다. 이는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와 예술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윤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때에 세계를 감동시킬 한국 서예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향후 한글서예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켜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서예를 세계화하자는 서예비엔날레 창립 당시의 취지를 상기해야 할 때”라며 “서예가 단순히 서예로만 존재하게 할 게 아니라 사명감을 가지고 한글 서예의 세계 문화사적 보존가치와 매력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사)한국서예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윤 집행위원장은 익산 출신으로 서예비엔날레 초창기부터 집행위원으로 참여했으며 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 공동대표를 지냈다. 서예비엔날레는 폐막 후 25일부터 30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역대 그랑프리 수상작가 초대전을 개최해 열기를 이어간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아주 잘 만들어진 공연을 선택해 축제의 관객에게 제공한다. 올해 소리축제에서 <노인과 바다>를 공연한 이자람은 “창작판소리 만드는 소리꾼들에게 로망이 있습니다. 자신이 만든 소리를 가지고 여기 전주세계소리축제에 공연을 올리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소리축제의 위상을 잘 드러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 한국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전통음악과 전통을 기반으로 만든 해외의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음악을 소개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잘 선택된 음악들이 벌이는 향연이다. 이런 축제의 틈에 <소리프론티어>라는 꼭지가 있다. 필자도 참여한 경험이 있다. 2017년이었고 경쟁 시스템이었다. 이 해에 ‘악단광칠’은 2등을 했다. 아쉬움과 적잖은 타격감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경쟁은 기쁨과 아픔을 쥐고 참여자와 관객을 유혹하는 게임이 아닌가. 재미도 있고 이슈도 되었으나 축제 운영자들에게 많은 고민을 주었던 것 같다. 1등을 위한 환호보다 그 외 예술가들의 얼굴에 남은 그늘에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 그래서 형식을 바꾼다. 신진 예술가 혹은 단체를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하고 선정 작품을 무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형태다. 필자는 선정 과정에도 참여했다. 매간당은 탱천한 의지가 돋보였고, 경력은 짧지만 이들이 만들어 온 음악에서 가능성을 보았다. 새로운 젊음을 만나는 것 같았고, 새로운 음악의 흐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세계적인 공간에서 잘 주목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덧붙인 제안이 있었다. 축제의 특성도 있고 하니 ‘음악에만 집중하면 좋겠다.’였다. 로비에서 티켓팅을 하는 순간 나눠주는 카드에 묻어있는 향내와 객석에 들자 눈에 들어오는 무대 장치들 그리고 공연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공연을 마치는 때까지. 이들은 하고자 했던 무대를 온전하게 구현했다. 내부 단원의 임사체험을 향과 무대와 의상과 영상, 나래이션과 춤, 음향과 음악과 조명 ... 모두를 동원하여 구현했다. 의도와 의도를 대하는 태도와 표현 어느 한구석에서도 빈틈을 발견할 수 없었다. 긴 시간 복면을 하고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이 객석에는 어떻게 해석되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이들이 공연을 대하는 태도, 예술을 대하는 태도라고 느꼈다. 숨 막히게 갑갑한 삶의 현장을 버텨내는 예술인들 같았다. 음악에만 집중해 달라는 심의위원의 요구를 잘 무시해줘서 고마웠다. 이들의 매력은 역시 음악이었다. ‘선율과 화성’은 전통악기에게 이질적이나 다름을 인정하고 전통의 방법만을 추구하며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많은 전통음악 연주자들이 그 산을 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매간당은 입장이 달라 보였다. 선율과 화성에 자유로운 연주자 사람들. 화성과 선율은 도울 뿐 전통악기가 갖고 있는 음향과 음색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매간당에게 꽤나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아직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경험의 시간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기의 최선이 관객의 마음에 이르는 길을 알아가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써놓고 다시 생각이 많아진다.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것이 있다는 지적 이전에 분명 필요한 것이 있다. 젊은이들이 맘껏 자신의 음악과 이야기를 펼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본래의 의도였다면 조언이 껴들 자리가 없다. 이들을 해석해주고 주목해주는 것 말고는 다른 할 일이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를 읽던 때가 있었다. 젊은 시인들에게서 터져 나오는 말들을 꼼꼼하게 챙겨 일러주던 사람들 그 정점에 있었던 김현같은 평론가가 떠오른다. 젊음에게 그런 특권을 주었는데 지금 우리에겐 이 젊음을 해석해 줄 사람, 안내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사람이 없다기보다는 마음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잘 만들어진 예술이 전시되는 이런 축제의 장에서 소리프론티어가 품었던 따뜻함이 좋은 결과로 빛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쉬웠던 것은 이들을 읽어주고 빛나게 해줄 사람들이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이 아쉽다. 빛 없는 곳에도 그들이 오면 좋겠다. 천재현 정가가악회 대표는 예술과 사회의 건강함에 대해 고민하고 모색하면서 2000년 정가악회를 창단하여 대표이자 예술감독,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축제 '국악대학전'과 '평롱: 그평안한 떨림', '아리랑 삶의 노래 시리즈' 등의 공연, 음반'정가악회 풍류1-5 ', 밴드 '악단광칠' 등을 제작 및 연출했다.
전북과 각별…황석영 소설가 ‘금관문화훈장’ 영예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 청년작가들의 비빌언덕, 유휴열미술관
제4회 민족민주전주영화제 14일 개막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아동문학가, 이경옥 ‘진짜 가족 맞아요’
비구니 선사 영암당 인허 스님 입적
전북작가회의, ‘불꽃문학상’ 황보윤·‘작가의 눈 작품상’ 박복영
전북시인협회장 후보에 이두현·이광원 최종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