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현대인의 메마른 마음을 꿈과 희망의 노래로 위로하는 무대가 열렸다. 소프라노 이은희 전북대 음악과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 영산아트홀에서 독창회를 열었다. 전북대학교가 주최하고 지클레프가 주관한 이번 음악회는 김순기 피아니스트와 김충환 바리톤, 최영진 하피스트, 성안나 오르가니스트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춰 더욱 풍성한 무대를 만들었다. 실제 이날 공연 1부에서 이은희 소프라노는 ‘엄마야 누나야’, ‘그리운 고향’, ‘가을의 노래’ 등 한국적 정서가 스며든 노래로 청중들에게 애상을 전했다. 이어 2부 공연에서는 독일의 작곡가 슈만의 ‘호두나무’, 오스트리아 가곡의 왕인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오스트리아 고전 음악 작곡가 모차르트 ‘주님을 찬양하라’ 등을 선보이며 과거 독일의 학문풍토에서 터득한 그녀의 소리와 음악을 노래했다. 이은희 소프라노는 “보수적이고 깐깐한 독일에서 다년간 공부하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세임을 배웠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연구해 다양한 레퍼토리로 독창회를 통해 저만의 음악 세계를 내보이고 세상과 소통하고 나누는 실천적이고 사회적인 음악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은희 소프라노는 전북대 사범대학 음악교육과를 졸업해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 성악·오페라과를 졸업했다. 한국과 독일 등에서 다수의 공연을 올린 그는 현재 모교인 전북대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음악교육가로서 열성을 다하고 있다. 또 전국여교수연합회 회장과 뮤지씨어터 슈바빙 대표극동방송 ‘시와찬미’를 진행하는 등 지역 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에서 남녀노소 모두 재즈를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열렸다. 퓨전재즈밴드 ‘바람처럼’은 지난 13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밴드 바람처럼이 주최·주관하고 전라북도와 전북문화관광재단이 후원한 이날 콘서트에는 우아하고 여유로운 재즈 음악을 음미하기 위한 300여 명의 관객이 자리했다. 올해로 2회째 진행된 이날 단독 콘서트에는 김영주, 노용현, 박윤호, 장경수, 최고은 등 5명의 바람처럼의 멤버를 비롯해 16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올랐다. 실제 이날 공연에서는 밴드 바람처럼의 정규 앨범에 수록된 ‘여름휴가’와 ‘야간비행’ 등을 비롯한 총 10곡의 재즈 음악이 대중적으로 쉽게 편곡돼 연주됐다. 또 이날 재즈의 표준이 되는‘How insensitive’와 ‘When I Fall In Love’ 등 ‘재즈 스탠더드 곡’도 연주돼 재즈의 고유한 멋을 전하기도 했다. 밴드 바람처럼의 기타리스트이자 리더인 김영주 씨는 “쉽게 이해됐던 다른 음악 장르에 비해 어렵게 느껴졌던 재즈라는 장르에서 느낀 호기심으로 시작했다”며 “재즈라는 음악이 즉흥적인 장르지만 이번 공연은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 10곡 모두 악보 화를 통해 클래식 같이 편곡해 연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에는 4명에서 5명으로 그 후 7명에서 현재 21명으로 점차 규모를 키워가며 관객 앞에 설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로 도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재즈의 매력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람처럼은 2012년 결성돼 대중들에게 재즈라는 장르를 친숙하게 전하고 있다. 이들은 2015년 정규 1집 ‘처음 바라다’와 2020년 정규 2집 ‘야간비행’, 지난해 정규 3집 ‘Brooklyn’ 등을 발표했다.
전주브랜드공연 마당창극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가 14일 전주한벽문화관 전통혼례청에서 막을 내렸다. 이날 마지막 공연에서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으나 쌀쌀한 날씨 속에 빈 좌석들이 눈에 띄었다. 전주문화재단 한벽문화관은 지난 5월부터 매주 토요일 마다 창작 초연 창극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에 전라감영, 선자청 등 전주의 이야기로 전통예술과 현대적인 색채를 입혔다. 극본을 맡은 정선옥 작가는 "전주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자 지역을 소재로 문화 예술 자원을 활용한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지역 청년, 여성, 장애인 작가를 지원하기 위한 ‘2024 예술인지원사업(기획전시)’ 참여 작가를 모집한다. 선정 작가들에게는 무료대관을 포함해 작품운송 및 설치, 홍보물 제작 지원, 언론홍보 등 작가 당 2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접수는 16일부터 11월 10일까지 진행되며 한국전통문화전당 홈페이지(ktcc.or.kr)에서 양식을 받아 담당자 이메일(dhtkddk123@ktcc.or.kr)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무대 한편이 밝아오면서 요령소리가 아득하게 다가온다. 하얀 소복 차림의 요령잡이가 상여소리 앞소리로 행렬을 이끌자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이 뒤따르며 뒷소리를 받는다. 시작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음악도 그렇지만 무대 위에서의 동선(動線)까지 꼼꼼하게 계산한 기획연출이다. 공연 전체에 대한 소개 후 무대 전환을 위한 기다림도 없다. 이런 등장 연출로 청중들은 자기도 모르게 어떤 경건한 제례의식에 참여한 숙연함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세계소리축제의 한 모범적 전형과 만났다.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리-오리엔트](“re-Orient”) 얘기다. 소리축제의 정체성에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판소리를 중심으로 세계의 다양한 목소리 음악(vocal music)을 모아보겠다는 애초의 취지까지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판소리를 어떻게 결합 배치할 것인지, 목소리 음악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 등의 실질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적지 않게 당황하게 된다. 판소리는 물론 세계 민속음악에 대한 내공이 동시에 깊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연주형태를 기획하기 보다는 기왕의 연주단과 음악을 단순 소개하는 차원에 머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음악감독의 판소리에 대한 이해가 넓고도 깊었다. 무대가 5개의 연주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판소리 다섯 바탕의 ‘눈대목’을 중심으로 두고 있다. [심청가]의 ‘상여소리’ [적벽가]의 ‘새타령’ [수궁가]의 ‘상좌다툼’과 ‘범 내려온다’ [춘향가]의 ‘갈까부다’와 ‘어사출두’ 그리고 [흥보가]의 ‘박타는 대목’이 그것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동양의 오방(동서남북중) 개념까지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이다. 특이한 것은 시작이 죽음(상여소리)이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종시(終始)의 사상이 배어 있다. 축제 마당이 죽음으로 마무리될 수는 없다. 죽음으로 끝나는 삶에는 전쟁의 아픔(새타령)도 있고 잔치의 흥겨움(범 내려온다)도 있으며 이별과 만남의 옥신각신(갈까부다와 어사출두)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관객들과도 어우러지는 잔치마당(박타령)으로 마무리 된다. 마지막 박타는 대목에서 박에서 쏟아져 나오는 복(福)을 연주에 참여한 악기들의 화려한 솔로연주로 대신한 것은 특히 기발하다. 별도의 연주자와 악기 소개를 건너뛸 수 있게 된 것이다. 더구나 청중들과 흥겹게 주고받는 모습은 판소리 마당의 분위기를 제대로 재현해내고 있다. 그렇게 청중들의 카타르시스를 최고도로 끌어올려 환호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못지않게 눈여겨 볼 것은 각 연주의 완성도다. 판소리와 페르시아 음악이 병렬적으로 나열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눈대목의 내용이 때로는 오래 전 페르시아의 시와 어우러지고(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조금 있다. 이 시노래의 내용이 화면을 통해 자막으로 전해질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때로는 안성맞춤의 대금이나 북장단은 물론 세타르, 카눈, 톰박 등의 악기 연주와 다투듯 하나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세계 순회공연까지 준비하고 있다니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세계소리축제의 위상도 높이고 판소리의 세계적 확산에도 크게 기여했으면 참 좋겠다. 이종민 명예교수는 전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로 퇴임 후 완주인문학당을 중심으로 인문학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혁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15일 오후 5시 전주 엽순공원 야외무대에서‘힐링’을 연주한다.전북 문화예술진흥사업으로 선정돼 진행되는 이번 ‘힐링 파크 콘서트’는 돗자리와 간식을 지참하는 등 잔디 위 음악과 함께 서늘한 가을밤을 즐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혜영 혁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장은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영화 OST 등 전 연령이 좋아할 만한 곡들로 무대를 준비했다”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공원을 방문하는 모든분들이 즐길 수 있게 연령 제한 없이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무대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은 드넓은 초원을 연상시키는 ‘아프리칸 심포니’로 문을 열어 가을의 정서에 어울리는 ‘마이웨이’가 연주될 예정이다. 이어 축제의 분위기를 가중시키는 ‘가면무도회’,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OST’를 현악 4중주로 선보이고, ‘캐논’, ‘젓가락 행진곡’ 등 대중적인 곡으로 아이들의 귀까지 사로잡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아트피아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빛’, ‘파란나라’를 협연해 관객에게 순수한 동심을 전할 계획이다. 공연 마지막에는 한민족의 정체성이 담긴‘아리랑’과 ‘애국가’와 함께 ‘랩소디 블루’ 등을 연주해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혁신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야외 공연을 통해 전북 도민과 만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안형순)은 13일 오후 7시 30분과 14일 오후 2시, 오후 7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탱고(Tango)’초청공연을 연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공연으로 이번엔 ‘탱고, 시간을 만나다’를 주제로 한다. 탱고는 2009년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공동 등재했으며 서로 다른 풍습과 신앙, 의례 등이 통합되고 변형되면서 새롭게 창조된 무형유산이다. 이번 공연은 국립무형유산원이 주최하고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주한아르헨티나대사관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무대는 세계적인 탱고 악단 ‘안다리에가’가 함께한다. 세계 순회공연을 해온 실력파 악단으로 1940년대를 대표하는 정통 탱고의 예술적인 정수와 역동적인 힘을 지닌 밀레니엄 탱고를 동시에 담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을 선보인다. 음악과 함께 무대를 빛낼 무용수로는 깊은 연륜과 노련한 성숙미를 갖춘‘아스트로 피아졸라’ 재단 소속의 알리시아 오를란도, 클라우디오 바르네익스를 비롯해 2010년 탱고 세계대회 챔피언 폴라 테헤다, 루카스 카리소 등이다. 14일 오후 4시 30분에는 부대행사로 탱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정보를 들을 수 있는 ‘알면 쓸모 있는 탱고 잡학사전’강연과 실제 무용수들에게 탱고를 배워볼 수 있는 연수회도 진행된다. 공연과 부대행사는 모두 무료이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을 통해 사전 예약하면 된다.
김일구(19일), 김수연(20일), 정순임(21일), 신영희(22일), 조상현(23일)으로 이어진 ‘국창열전’은 전주세계소리축제(9월 15~24일)가 오르기도 전에 간판 시리즈로 자리 잡았다. 이들을 보기 위해 전주행을 결정한 이도 여럿. 게다가 2016년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축제가 전주한옥마을이라는 열린 공간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도 반가웠다. 필자 역시 이런 기대감으로 정순임 명창의 흥보가 완창 현장인 한옥마을 동헌의 풍락헌 뜰을 찾았다. 동헌은 지금의 전주시장에 해당하는 전주 부윤의 집무실이다. 과거 행정의 현장은 국창열전의 김일구와 김수연이 달궈놓은 전 공연으로 판소리의 성소가 되어 있었다. 다섯 명창의 공연 중 정순임 명창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조상현과 신영희 명창은 대중매체를 통해 자주 접했다. 김일구와 김수연 명창은 고령임에도 서울 무대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왜인지 정 명창을 만날 기회는 드물었다. 그가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됐을 때도 코로나19로 그의 제대로 된 무대를 만나볼 수 없었다. 기회는 ‘국창열전’뿐이었다. 최동현 군산대 명예교수가 공연에 앞서 정 명창의 집안 내력을 해설하며 판을 달궜다. 장월중선(1925~1998)의 딸이자 명창 장판개의 조카, 이번 공연에 함께 하는 소리꾼 정경옥과의 남매.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그의 집안을 ‘판소리 명가 1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올해 여든인 정 명창은 단가 ‘인생 백년’으로 소리판을 열었다. 앞 좌석열과 정 명창과의 간격은 1미터도 되지 않았다. 동생 정경옥과 애제자 조애란이 스승과 여러 대목을 나눠 불렀다. 고수로 조용복, 정성용, 김철준이 북채를 바꿔가며 세 소리꾼과 함께 했다. 판소리 완창은 3~4시간에 달한다. 듣는 방식도 다양하지 않으면 이 마라톤을 즐길 수 없다. 소리꾼의 소리에 집중해도 좋고, 주위의 정취를 즐겨도 좋았다. 시선을 문밖 너머의 돌담으로 옮기니 ‘조선의 뮤직비디오’가 펼쳐진 듯하다. 가사가 담긴 사설집을 부지런히 읽기도 한다. 판소리는 음악이기도 하지만, 가사(사설)는 고전문학의 한 갈래이다. 노래에 맞춰 131쪽 분량의 사설집을 한줄 한줄 읽다 보니 노래가 책 속의 글자들을 춤추게 하는 것 같았다. 소리와 소리 사이로 소리꾼들의 농조 담긴 꽃도 피어났다. 각 대목을 나눠 부르기로 한 세 소리꾼의 순서가 잠시 꼬이면 “아따, 이 대목부터는 우리 선생이 하셔야 하는디”라면서 제자가 너스레를 떨었다. 스승은 농담과 함께 나타나 뜻밖의 웃음을 선사했다. 완창 공연이지만 중간에 정경옥의 가야금병창도 들어갔다. 각본에 의한 정격화된 흐름이 아닌, 현장의 여흥을 관용하고 수렴한 소리꾼의 결정이 내린 막간 서비스였다. 놀부가 죄를 뉘우치고 흥부와 우애를 다지니 한옥마을에는 저녁의 시간이 내려앉고 있었다. 좌식 의자마다 ‘로열(Royal)’을 뜻하는 ‘R’이 붙어 있었다. 정 명창의 소리로 모두가 왕중왕의 청중이 되어 동헌을 나왔다. ‘국창열전’ 시리즈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여기 온 청중의 얼굴을 그 자리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송현민 음악평론가는 음악평론가이자 월간 '객석' 편집장. 국립국악원 운영자문위원, 국민대 겸임교수이며, 국악방송 'FM국악당' 진행자로 저녁마다 공연 현장을 전한다. 제13회 객석예술평론상, 국립국악원 70주년 유공자 표창을 수상했다.
2023. 10. 7 ~ 11. 3 연석산우송미술관 우관 미 술 가: 김종대 명 제: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재 료: 한지 위에 먹 규 격: 49x10cm(x2) 제작년도: 2023 작품설명: 중봉으로 강한 필세를 세우고 세파에 저항하며 자신을 견고하게 세웠다. 묵묵히 지켜보고 가슴 속 깊이 삭이면서 느긋하게 아그똥한 기질로 피워낸 수작이다.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은 검소함과 물러서지 않는 당당함이 있다. 한편으로, 서예화(書藝畵)에서는 편안하게 풀어헤쳐 놓은 여유와 재치 있는 감각으로 친근한 인사와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미술가 약력: 김종대는 센디에고·맬버른·광주·전주에서 7회 개인전, 대한민국세예대전, 전북세예세계비엔날레, 강암연묵회, 진묵회, 한청서맥, 수묵동연회 전에 출품했다. /문리 (미술학 박사, 미술평론가)
가을 단풍을 유혹하는 산조의 울림으로 소리의 고장 전주가 3년 만에 물든다. 제7회 전주산조예술제가 13일 오후 6시 전주대사습청 공연장에서 열린다. 전주산조예술제조직위원회(위원장 주정수)는 ‘산조가락이 전해주는 울림! 감동! 희열!’이란 주제로 이날 무대를 마련한다. 소리와 멋의 풍류 문화에서 산조는 여러 가락과 느리고 빠른 장단의 예술적인 결합체로 현재 거문고산조, 가야금산조 등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전승 보존되고 있다. 일반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산조는 전라도를 비롯해 충청도, 경기도 남부의 민속인들이 주로 연주하던 곡으로 대부분 이 지역에서 연주가들이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전주산조예술제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전주 한옥마을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가 부침을 겪기도 했다. 당시 조직위원회 내부 사정으로 중단되는 파행을 맞은 것. 그럼에도 민족 대표 음악의 한 장르인 산조의 생명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되살아났다. 오랜 산고 끝에 전주산조예술제는 16년 만인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무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에 중단됐다가 3년 만인 올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새로운 무대를 꾸미게 됐다. 이번 무대는 고은현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상임단원의 사회로 전라삼현육각이 첫 공연의 문을 열고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인 주정수 조직위원장의 가야금 병창, 남도 민요 새타령, 전라삼현승무, 신관용류 가야금산조 협주, 이생강류 대금 산조가 이어진다. 끝으로 꽹과리와 북, 장고, 징이 어우러진 사물판굿이 무대 위에 펼쳐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주 조직위원장은 “민족의 대표적인 산조 음악의 존재가 점점 잊혀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며 “산조의 발상지인 전주에서 명맥을 이어가고자 어려운 여건 속에 전주산조예술제를 준비했는데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평범한 일상 속 착한 마법 같은 이야기로 어린이와 어른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이야기.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의 원작을 뮤지컬화 한 ‘이상한 엄마’가 오는 12일부터 3일 동안(12일 오전 11시, 오후 2시·13일 오전 11시·14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하 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다, 전당의 기획공연으로 진행되는 이번 뮤지컬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도움이 간절한 순간 나타난‘이상한 엄마’의 손길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에서 태동했다. 특히 원작의 섬세한 스토리 구성에 중독성 있는 음악 등 다양한 무대효과를 추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평범한 일상의 공간인 ‘집’에서 펼쳐지는 엉뚱한 이야기 속 아이와 부모 모두가 공감하는 가사에 따뜻한 선율이 더해져 반복되는 일상과 육아 등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물한다. 한편 2023 공연유통협력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공연에서는 단체 예매자 중 선착순 3팀을 선별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공연장의 간단한 투어와 배우들과의 사진 촬영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사)한지문화진흥원과 가나자와시의 전통공예 교류전이 오는 15일까지 전주 공예품전시관 다온관과 라온관에서 펼쳐진다. 가나자와는 일본의 옛 모습을 간직한 대표적 도시로 한국의 대표적 전통 도시인 전주와 비슷한 느낌의 도시이다. 22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에는 일본의 대표적 전통공예인 가가데마리(加賀手まり), 가가유젠(加賀友禅), 가가게하리(加賀毛針) 등의 공예와 일본 칠예 공예품 1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또 이번 행사의 일환으로 11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칠예 워크숍이 열릴 예정이다. 전통 한지에 칠 작업을 해보는 이번 워크숍에서는 칠예작가 토요우미 켄타(豊海 健太) 카네야스 히로시(金保 洋)의 지도로 마게왓빠(도시락)를 만들기가 진행된다.
전주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김철, 이하 합창단)은 지난 8일 헝가리, 체코, 오스트리아 등 유럽 3개국 초청 순회연주를 마치고 돌아왔다. 합창단은 지난 2014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유럽 순회에 나섰으며 지난 1일 첫 일정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마차시성당에서 공연을 가졌다. 공연 후에는 합창단이 홍규덕 주 헝가리 한국대사, 인숙진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장과 문화예술 증진에 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합창단은 3일 헝가리에 이어 체코 즐린시 콩그레스센터 그레이트 홀, 5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을 차례로 방문해 순회공연을 가졌고 현지 문화계 인사들과 예술단체 운영 등에 관한 간담회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합창단은 유럽 공연에서 ‘가시리’, ‘뱃노래’, ‘아리랑 판타지’, ‘별 헤는 밤’ 등 한국 음악을 들려줬으며 전주시립국악단의 해금, 대금, 타악 연주자들이 순회에 동행함으로써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더해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 합창단 관계자는 “유럽 순회 연주를 통해 각국 현지인들에게 감동을 전하며 세계 속에 전주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2023 전주세계소리 축제가 “상생과 회복”이라는 제목을 내건 개막공연으로 열흘간의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9월 1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진행된 이 개막공연은 코로나19 상황의 끝을 알리고,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 체제하에서 새롭게 출발한 소리축제의 변화를 예견하게 해주는 수준 높은 공연이었다. 개막공연의 연출을 맡은 이소영은 “당악의 향악화에서 양악의 향악화로”를 제목으로 한 연출노트에서 본 공연을 통해 이 시대 외래 요소의 토착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서양음악의 향악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서양음악 오케스트라가 무대의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국악관현악단 혹은 월드뮤직 악단이 무대를 채웠던 과거의 소리축제 개막공연과는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또한 최근 수년간의 개막공연들이 소리축제기간 중 이루어질 다양한 공연을 맛볼 수 있는 구성으로 이루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 개막공연은 독자적인 성격을 가지고 기획되어 국악·외래음악, 전통·현대의 간극을 허물어뜨리고자 하는 소리축제의 문제의식을 담아내는 듯 했다. 이런 점 때문에 과거 소리축제의 개막공연을 보았던 관객들은 낯섦과 기대감을 동시에 안고 이번 개막무대를 지켜보았으리라 생각된다. 개막무대의 중심이 된 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성기선)은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의 역량을 드러내며 오케스트라를 중심축으로 삼아 “한국적” 음악양식을 시도한 다양한 작품들을 충실히 연주해 냈다. “아리랑 환상곡”과 25현 가야금을 위한 협주곡인 “바람과 바다”(25현 가야금 협연: 문양숙)에서는 아리랑 민요 선율과 동해안 별신굿의 장단과 선율이 각각 화려한 관현악으로 변형되었다. 이어진 무대는 ‘성악가’와 ‘소리꾼’들의 무대였다. 소프라노 서선영은 “새야 새야 파랑새야”, “밀양아리랑”을, 바리톤 김기훈은 창작오페라 <박하사탕> 중의 아리아 “나무꾼과 선녀”와 “뱃노래”를 불렀고, 한국 최초의 창작오페라로 꼽히는 <춘향전>의 춘향과 도령의 2중창 “한번을 보아도 내사랑”을 함께 불러 초창기 한국 오페라 역사에 기여한 전통의 힘을 상기시켜 주었다. 이어서 소리꾼 김율희는 판소리 <흥보가>의 한 대목을 재구성한 “제비노정기”를, 소리꾼 고영열은 직접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한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연주했다. 두 명의 소리꾼은 함께 “북”, 그리고 “동백타령”을 연주하여 소리꾼들의 다양한 음악적 표현들이 한국의 음악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어주는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노래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창법과 그 음악어법에서는 큰 차이를 보여주던 성악가와 소리꾼들의 목소리는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위촉작인 “꿈”(작곡 최우정)에서 완벽한 어우러짐을 선사했다. 여섯 곡의 동서양 뱃노래를 모티브로 한 4중창은 오케스트라의 탄탄한 음향적 토대 위에서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남녀 성악가와 소리꾼의 목소리의 어우러짐도 탁월했지만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이 지닌 감동의 포인트들이 오케스트라 음향을 통해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며 “상생과 회복”을 모토로 한 2023 소리축제의 의미를 더할 나위 없이 살려주었다. 이번 개막공연은 2023년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체에서 펼쳐질 “상생과 회복”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하며, 소리축제의 정체성과 역사적 의미까지도 되새기게 해주는 품격 있는 무대였다. 이미배 음악학자는 서울대 작곡과 이론전공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 후 미국 뉴욕시립대에서 음악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KBS 클래식 FM 작가로 활동한 바 있으며, 슈만의 음악, K-클래식, 한국 예술가곡 등을 주요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 현재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부교수로서 전북대 예술문화연구소의 학술지 <예술과 문화>의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은 1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2023년 하반기 목요국악 명연의 두 번째 무대 '아름다운 조화'를 펼친다. 이번 공연에서는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 등 예술 3단의 합동공연으로 전통과 창작곡을 선보이는 다채로운 무대를 올린다. 무료공연으로 진행되며, 예매는 전북도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올해 국제한지산업대전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2023 국제한지산업대전(제27회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지난 7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6시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마당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을 비롯해 우범기 전주시장,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김혜미자 전북 무형문화재 색지장, 방화선 전북 무형문화재 선자장, 김천종 전주 한지장 등 200여 명의 방문객이 함께했다. 개막식은 김도영 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각 기관·단체장들의 축사와 어린이 한지미술공모전 시상식, 동아시아 종이문화 패션쇼 등으로 이어졌다. 김도영 원장은 “올해로 27번째 열리는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이제는 전주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에서 2024년도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 목록 대상으로 한지를 선정한 지금, 한지 산업의 발전과 보존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범기 시장은 “우리 전주는 한복, 한지, 한식, 한옥 등 K-한류 중 의식주를 다 보유하고 있다”며 “국제한지산업대전이 한지 산업 관계자들만의 행사가 아닌 전주시민의 품속으로 들어가는 행사로 만드는 데 전주시가 함께하겠다는 약속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아닌 올해 새로운 이름으로 선보인 이번 국제한지산업대전은 축제보단 한지의 산업화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이번 국제한지산업대전은 ‘산업’, ‘교류’, ‘소통’, ‘참여’라는 4가지 테마를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한지로 잇고, 미래로 세계로’라는 주제로 열렸다. 개막 첫날인 7일에는 ‘어린이미술공모전 시상식’과 한지의 미래 비전을 밝히는 ‘동아시아 종이문화 패션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이날 어린이미술공모전의 대상은 장윤정(정읍 북면초)·이설리(전주 세현초)양에게 돌아갔다. 이어 한국, 중국, 일본 등의 40여 명의 참여 작가가 함께한 동아시아 종이 문화 패션쇼에서 한·중·일 전통 종이를 활용해 각국의 정서를 반영한 70여 벌의 작품이 선보여졌다. 또 8일에는 유치부 한지 미술 공모전 시상식과 한지와 함께 국악한마당, 한지코스튬 플레이 패션쇼가 진행됐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한지 탁본뜨기 체험, 색지장 ‘김혜미자’ 특별전, 한지와 함께하는 마술쇼 등 한지의 대중화를 위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한국국악협회 전라북도지회와 전주시가 주최한 제43회 전국고수대회 영예의 대통령상인 대명고수부 대상은 강형수(49·서울) 씨에게 돌아갔다. 대회는 지난 5, 6일 이틀간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초등부, 중·고등부, 노인부, 신인부, 일반부, 명고부, 대명고수부 등 7개 부문에 81명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참가자가 직접 명창을 추첨해 진행됐다. 집계 방식은 참가자 경연 후 현장에서 심사위원 7명의 점수가 공개되는 전자 집계로 이뤄졌다. 심사 결과 대통령상의 영예는 대명고수부에 도전장을 내민 강형수 씨가 안았다. 명고부 대상은 유민혁(국무총리상), 일반부 대상은 임기원(문체부장관상), 신인부 대상은 옥승호, 노인부 대상은 김성규씨, 중·고등부 대상은 이주아(교육부장관상), 초등부 대상은 문건희 학생이 받았다. 이날 왕기석 명창의 소리에 맞춰 ‘범피중류’(진양조), ‘말을허라니 하오리다’(중모리), ‘고고천변’(중중모리) 등의 경연 무대를 선보여 대통령상을 받은 강 씨는 “처음 출전한 전국고수대회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고수대회는 111명이 참가했던 지난해 고수대회에 비해 참가자 수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국악협회는 올해 초 새롭게 들어선 집행부의 사정으로 빠른 시간에 구할 수 있는 경연장 대관일에 대회 일정을 맞추다 보니 부득이하게 평일에 편성돼 참가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손현배 전북국악협회장은 “내년 대회는 전국에서 더 많은 고수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 증액 및 더 다양한 방법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는 11일까지 이희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장 입구부터 인물 군상이 눈에 보인다. 정보가 전무했던 나는 잘못 알고 온 줄 알았다. 불과 2년 전쯤 교동미술관 개인전에선 ‘화양연화’라는 제목답게 큰 꽃들을 많이 그렸다. 가장 화려했던 영광의 나날들을 그리기에 꽃이라 쓰고 아름다움이라 부르는 꽃을 그리는 것으로 설정해야 마땅했으리라. 그런데 인물화라니. 전시장에는 유난히 인물화들이 많았다. 화양연화의 시각과 생각이 아직 이어지는 꽃과 인간이 어울리는 그림도 있었으나 대부분이 새로 제작한 인물화였다. 모델링보다는 추억 속의 인물들을 그렸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정밀 묘사를 좋아하는 작가들이 본다면 더 그리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 만큼 그리다 말은 그림처럼 묘사는 많이 생략했다. 마치 대상이 중요하지 않은 스쳐 가는 사람들처럼, 제3자의 눈으로 무심하게 보는 것 같았다. 담백한 눈길이었다. 대신 그 붓질 하나하나엔 인간미가 있었다. 숨을 쉬고 있었다. 로트렉이 바로 연상됐다. 믿기 어렵겠지만 그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다시 말하자면 전공을 하기 위해 전통 산수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구도에선 전혀 느껴지지 않으나, 애써 살피자면 채색에서나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그가 한국화를 전공했다는 사실을 알고, 아무 필요 없이 굳이 찾아보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그의 개성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알다시피 그림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름다움"이라면 바로 개성만이 아름다움이다. 국내 최초로 15세기에 세종대왕의 명령으로 수양대군이 한국어로 번역한 불경 석보상절에서도 아름다움은 ‘나답다’로 번역됐다. 또 ‘아름’은 ‘앎’으로 번역되어 지(知)의 뜻이 되기도 하지만, 아름은 두 팔 벌린 한 아름, 두 아를 등으로 생각해 아름 속에 들어온 것은 내 것이라 한다. 곧 아름다움은 내 것다움이고 내 것다움을 한문으로 하면 개성이 된다. 느닷없는 인물화는 짐작건대 최근의 파리 체류에서 얻어진 발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타국에서의 외로움 때문에 절실히 생각나는 고국에서의 만남이 흑백사진 속의 추억이 돼 인물화 속에서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파리 체류 시에는 수십 년 전 이 지역 출신으로 파리에 유학을 갔다가 머물며 성공한 손석이라는 작가가 있어, 그 집(작업실)에서 숙식하며 안정된 마음으로 그림에 몰두할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역할을 했겠지만 말이다. 참고로 이제는 파리시민이 되어버린 손석 작가는 군산의 근대미술관에서 지금 전시하고 있다. 군산에도 작업실을 마련했다 하니 파리와 군산을 오가며 작업을 할 모양이다. 옛날에 샘 프란시스의 작업실이 뉴욕과 동경, 파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부러운 마음이었는데, 비로소 내 주변에 있었던 사람도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이희춘 작가는 이번 우진문화공간에서의 전시가 끝나면 또 한 번의 파리 전시를 하기 위해 도불을 해야 한단다. 그동안 파리에서 작업한 작품 중에는 한 변의 길이가 270cm를 넘는 대작(大作)도 있다 하니 성공리에 파리 전시도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축제의 계절 가을, 전북 대표 상설 공연이 지역 축제와 함께 도민을 찾아간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지역에서 열리는 가을 축제에서 전북 대표 상설 공연을 지원해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도민의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와 지역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이번 사업은 ‘공연예술과 함께하는 전북 관광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먼저 7일 오후 6시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임실N치즈축제’를 찾아 K-판뮤지컬 ‘동행’을 선보인다. 이날 무대에 오를 공연은 한옥자원활용야간상설공연 선정작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로 지정된 필봉농악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이어 8일 오후 2시께 합굿마을 문화생산자협동조합이 완주와일드&로컬푸드축제에서 ‘전통연희 퍼레이드’를 열고 전북무형문화재 ‘전주기접놀이’를 공연한다. 한글날인 9일 오후 1시 남원 흥부제에서는 포스댄스컴퍼니가 우리나라 전통문화 소재인 할미신과 도깨비 등을 현대적으로 융합한 거리 공연 ‘환상 퍼레이드’로 방문객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또 같은 날 오전 11시 합굿마을 문화생산자협동조합도 김제지평선축제의 무대를 꾸밀 계획이다. 13일 오후 4시 순창장류축제에서는 합굿마을 문화생산자협동조합의 ‘전통연희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14일 오후 2시 고창농악보존회는 고창 상하농원에서 열리는 핼러윈축제를 찾아 ‘고창풍류 구경가세’ 퍼레이드를 열고 농악·판소리·풍장패 등을 활용한 공연을 선보인다. 26일 오후 7시 익산 천만송이국화축제에서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브랜드 공연 ‘모연-서동의 꽃’이 축제를 장식한다. 마지막 28일 오후 2시 합굿마을 문화생산자협동조합이 전주 완판본문화관의 한옥마을 문화시설 특화 축제에서 전북무형문화재 ‘전주기접놀이’와 국악이 어우러진 공연 ‘전통연희 퍼레이드’로 관람객을 만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블로그와 예술회관 운영팀(063-230-7490, 7494)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전승돼 온 귀중한 문화유산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제6회 전북무형문화재 한마당 축제’가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광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지난 4일 오후 8시께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광장 일대. 이날 전주 한옥마을 초입부터 흥겨운 음악 소리와 화려한 조명 등으로 평소와 다른 분위기였다. 한산했던 평일 저녁 한옥마을 경기전 광장에는 전북무형문화재 공연을 즐기려는 100여 명의 관객들로 북적였다. 경기장 광장 일대를 지나던 시민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발길을 멈춰 축제를 관람하는 등 지역의 멋과 흥을 즐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실제 무대에는 전북무형문화재 모보경 명창의 ‘춘향가 중 이별가’와 전북무형문화재 가야금 산조 지성자 보유자의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등 공연이 펼쳐지며 전북의 예능보유자들이 가을밤 정취와 함께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를 전했다. 또 경기전 광장에 설치된 무대 뒤편에는 페이스페인팅과 LED 풍성, LED 포토존, 전통 놀이마당이 마련돼 우리의 전통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어린 방문객들의 참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전북무형문화재연합회 관계자는 “쌀쌀한 날씨 속 관람객의 참여율이 낮을까 우려했지만, 타 지역 무형문화재 초청공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등 반응이 좋았다”며 “앞으로 남은 축제 기간도 많은 분이 전북의 고유한 멋과 흥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북과 깊은 인연, 거장 황석영 ‘금관문화훈장’ 수훈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
시간과 존재의 숨결로 표현한 기도 형상
[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교육 실종 시대에 던지는 질문, 신정일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
전북과 각별…황석영 소설가 ‘금관문화훈장’ 영예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신시아 라일런트, '그리운 메이 아줌마'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아동문학가, 이경옥 ‘진짜 가족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