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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정기연주회 앞두고 '시연회' 열어

판소리와 민요, 칸타타와 교향악이 어우러지니 새로운 비빔소리가 탄생했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13일 전주 전통문화체험전수관에서 제50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언론 시연회를 가졌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내년 1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하고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 초청으로 19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의 주제는 '레퍼토리 시즌1 아르누보'다. 아르누보는 프랑스어로 '새로운 예술'이란 뜻이다. 전통적인 고전주의 방식에서 탈피해 진보적인 예술가들의 도전이 깃들어 있는 예술 장르를 함축하는 의미다. 이용탁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은 "국악과 서양 음악을 접목시킨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정기연주회는 관현악단이 그동안의 틀을 깨고 고전 판소리와 서양의 교향시를 접목해 지역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그러한 자신감은 이번 시연회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첫 순서인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적벽'(작곡 서순정)은 장엄한 분위기 속에 변화무쌍하고도 웅장한 연주로 판소리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과 '불 지르는 대목'을 박진감 있게 표현했다. 이어서 판소리 협주곡 '저 멀리 흰 구름 자욱한 곳'(작·편곡 이용탁),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춘향'(작곡 임교민) 등 두 곡이 연주됐다. 개작 초연을 앞둔 '저 멀리 흰 구름 자욱한 곳'은 심청가 중에서 '범피중류 대목'을 판소리 여성 2중창과 오페라합창으로 인당수에 이르는 심청이의 마음을 절절하게 나타냈다. 양수연 연출가는 "전체적으로 현악 협주곡, 합창과 교향곡, 판소리와 관현악 그리고 교향시와 무용 모두가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는 무대 연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관현악단의 이번 정기연주회는 기존 무료 공연에서 유료화로 전환했음에도 예매율이 80%를 웃돌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티켓 가격은 R석 2만원, S석 1만원으로 나루컬쳐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9.13 17:24

마음속 깊이 치유 전하는 페미니즘 연극⋯우진문화공간, '마음의 범죄' 공연

남성우월주의 시대에 상처 받은 여성들의 아픔을 연극으로 보듬는다. 예술집단 고하가 오는 16일과 17일, 오후 3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페미니즘 연극 ‘마음의 범죄’를 공연한다. 공연은 허리케인 ‘캄밀’이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의 작은 마을 ‘헤이즐 허스트’를 휩쓸고 지나간 5년 후, 1974년 10월 23일 세 자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연극은 세 자매 중 막내인 ‘베이브’가 남편을 총으로 쏜 사건을 계기로 세 자매가 오랜만에 한 집에 모이면서 전개된다. 이야기 속 세 자매는 엄마의 자살, 아빠의 가출, 할아버지에 대한 애증, 상처투성이인 결혼생활 등 잊고 싶었던 과거와 대면하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준다. 이번 연극을 연출한 김경민 연출가는 “이번 연극의 배경이 됐던 1970년대 미국 남부는 보수적인 미국 사회 중에서도 가장 폐쇄적이었으며 남성 중심의 사회였다”며 “나라와 지역만 다를 뿐 우리 과거의 삶과 많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삶 속에서 가족의 구성원들은 상처와 아픔을 안고 살며 그 누구에게 내면을 들어내기는 어렵고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며 “그 시대 여성의 안정적인 공간이었던 부엌이라는 내부 공간에서 진행되는 치유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작품은 1981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미국 시나리오 작가 베스 헨리의 ‘크라임 오브 하트’가 원작으로 하고 있어 많은 이의 기대감을 사고 있다. 무대에는 강지수, 강정호, 김동혁, 김수연, 송수현, 이혜지 배우가 오르며 김경민 연출가와 박영준 무대감독이 함께한다. 연극 중 첫째 ‘레니’역을 연기하는 배우 이혜지 씨는 “남성우월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페미니즘 연극 속 세 자매의 끈끈한 우애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며 “안방에서 드라마를 보듯 3시간 동안 진행되는 공연에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번 공연의 예매는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4828-9004)로 문의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09.12 18:01

최지영 개인전, 17일까지 청목미술관

삶과 사랑 그리고 죽음이란 인생의 이야기를 ‘꽃’이란 이미지로 승화시킨다. 17일까지 청목갤러리에서는 최지영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내 안에 꽃인 그대’란 주제로 한지와 캔버스를 이용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을 화폭에 담았다. 하지만 꽃은 형상일 뿐 작가가 바라본 사회현상과 일상의 단면을 심도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 화폭에 그려진 꽃은 뚜렷한 계절에 피는 꽃도, 이름이 있는 꽃도 아니다. 작가가 바라보고 느낀 꽃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내 볼수록 꿈속을 걷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작가는 “우리가 보이는 것만이 아닌 눈과 마음으로 대할 때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보이는 꽃은 형상일 뿐 그 내면을 심도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원광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개인전을 비롯해 부산아트쇼, 독일 칼스루헤아트페어 등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가한 바 있다. 또한 배움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예원예술대 대학원에서 조형미술을 전공했으며 한국국토정보공사(Lx) 자문위원으로 ‘화가 이야기’를 강의하기도 했다. 또한 작가는 전라북도 공식 블로그인 ‘전북의 재발견’, 전북일보에 지역 미술인과 관련된 글을 게재함과 동시에 네이버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이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9.12 18:01

사라 모리스

사라 모리스 갤러리현대 展 우리 현대인은 자연과 현대문명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사라 모리스(1967~ )는 이번 전시에 ‘Pinecones and Corporations’ ‘솔방울과 기업’을 제목으로 갤러리현대에서 9월 7일에서 10월 8일까지 최신 회화와 영화 3편을 소개한다. 솔방울의 형태적 특성과 주변 환경, 씨를 날리고 재생산하는 유기적인 성질이, 기업이 생산자와 생산, 재화와 공장의 순화 구조로 도시와 사회 시스템의 근간이자 동력을 이루는 유기적 성질이 비슷하다고 사라 모리스는 보았다. 사라 모리스는 개막일에 “기업은 현대인의 서식지다. 솔방울도 주변에 늘 있는 존재다.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유통·생산·소비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연결고리가 있다. 각종 자연의 상징물을 기업이 차용해 로고로 만든다”고 말했다. “기업도 우리도 빨리 진화하고 사회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거대하고 영원해 보이는 것들이 취약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작가는 덧붙인다. 영국 출신 사라 모리스는 삼각형, 사각형, 원, 직선으로만 작품을 생산하는 추상화가다. 도시환경, 사회 관계망, 유형학, 심지어 권력 구조의 비서사적 시각 언어로 지난 30년간 유럽에서 각광을 받으며 활발히 활동하는 현대 작가다. 작품 제목은 1층에 ‘솔방울’, ‘궁전’, ‘자몽’ ‘프란세스’ 등이 있다. 1998년 이후 뉴욕, 아부다비 등의 대도시나 장소,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카메라에 담은 영화 15편 제작해 왔다. 이번에는 영상 작품 ‘Strange Magic’(2014), ‘Abu Dhabi’(2017), ‘Sakura’(2018)를 소개한다. 사라 모리스가 창조한 삼각형, 사각형, 원, 직선으로 원색과 중간색을 사용하여 추상화한 작품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지만, 어딘지 인생의 덧없음과 슬픔이 느껴지는 것은 웬일일까.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3.09.12 18:00

'제43회 전국고수대회' 10월에 전주서 열린다

고수 중의 명고수를 가리는 제43회 전국고수대회가 10월 5일부터 6일까지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전주시와 (사)한국국악협회 전라북도지회(지회장 손현배)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대명고수부, 명고부, 일반부, 신인부, 노인부, 중·고등부, 초등부 등 7개의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출연 명창으로는 왕기석 전북무형문화재 수궁가 예능보유자, 김선이 광주무형문화재 동초제 흥보가 예능보유자를 비롯해 천명희, 허애선, 주소연, 김찬미, 임현빈, 김미진, 김선미, 김도현, 노해현, 정승희 명창 등 총 12명의 대통령상 수상자들이 대회에 출전하는 고수들의 북 장단에 호흡을 맞춘다. 대명고수부 대통령상 수상자에게는 우승기,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하고 명고부 대상은 국무총리상, 일반부 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중·고등부 대상은 교육부장관상 등이 상금과 함께 수여된다. 손현배 지회장은 “전국고수대회는 지난 42년간 수많은 명고수를 배출한 수준 높은 대회로서 국내 최고의 명창들과 권위 있는 심사위원을 선정해 참가자들의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참가 접수 마감일은 10월 2일 오후 5시까지로 참가신청서 등을 작성해 이메일(jbkm23s@naver.com) 또는 팩스(063-261-4501)로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국악신문 경연대회 게시판, 전북예총 국악협회 게시판을 참고하거나 전화(063-262-4501)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9.11 17:41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천사 발대식 열어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이왕준, 이하 소리축제)는 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소리천사(자원봉사자)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발대식은 김희선 집행위원장의 환영사와 함께 축제 기간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마음가짐으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소리천사의 선서가 이어졌다. 이후 진행된 전체 교육과 각 팀별 소리천사들은 직접 제작한 이벤트 영상을 관람하고 단체 사진 촬영 및 축제 관련 게임 이벤트 등 서로 친분을 쌓는 시간을 가졌다. 소리천사들은 모두가 하나되는 자리인 발대식을 통해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다짐을 했으며 소리축제 기간인 15일부터 24일까지 축제장 곳곳에 배치돼 각 팀에서 맡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올해 소리천사는 지난 5월 1차, 2차 심사를 거쳐 총 100여 명을 선발했으며 8월 오리엔테이션 및 팀별 세부교육 등에 참여해 자원봉사자로서 갖춰야 할 소양 및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교육과 안전교육 등을 수행했다. 김희선 집행위원장은 “축제장을 찾는 관객, 공연을 하는 예술가, 축제를 만들어 가는 소리천사 모두가 즐거운 축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9.11 17:41

전주한옥마을 향교길68 미술관, 12일 유기준 초대전 개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민화를 통해 인간 보편의 꿈인 부귀영화를 나타낸다. 전주한옥마을 향교길68 미술관은 12일부터 24일까지 유기준 초대전을 연다. 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묘금도 부귀도(卯金刀 富貴圖)’란 주제로 새로운 작품과 함께 그간 작업해 왔던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도 함께 내놓는다. 작가의 작품에는 민화를 재해석해 현대화하고 생활 속의 예술로 접목하기 위한 끈질긴 시도가 반영돼 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독창성을 갖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는 한지와 캔버스 등에 한국화적인 기법과 민화적인 요소란 일관된 정서가 담겨 있다. 그가 작품을 통해 그려내는 것은 ‘부귀(富貴)’다. 전통적인 민화가 서민들의 꿈을 담아내듯이 작품 속에 부귀영화를 꿈꾸던 인간 보편의 꿈을 그렸다. 그렇지만 속세의 부귀와는 다른 개개인의 소소한 행복을 뜻하는 부귀다. 작가는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고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출근 전 아내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과 국, 커피콩을 그라인더에 갈면서 느끼는 여유, 탈 없이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고 밝혔다. 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모란꽃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모란꽃은 글자와 화병으로 형상화된다. 작가는 2005년 한국화풍의 인물화로 첫 개인전을 가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수묵으로 그린 인물화는 붓이 섬세하고 묘사가 사실적이어서 인물의 특성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풍경화와 오브제 작업, 민화와 형상의 접목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미진 향교길68 미술관장은 “작가는 전시 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보여 주고 있으며 그 작품들마다 나름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면서 “한국화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작업을 보여주는 스펙트럼이 넓은 작가”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예원예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개인전(9회)과 10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춘향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한 그는 현재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9.11 17:41

[이승우의 미술이야기] 군산 장터미술관, 류인하 개인전

독일 유학파인 고보연 설치 미술작가는 항상 그 넓은 시야로 미술판을 바라본다. 고 작가는 옛 군산을 대표했던 상권의 골목인 영동 상가를 이용하여 임시 갤러리를 마련하고 본인의 설치작품을 비롯해 고인이 된 후배 작가의 작품들을 모아 뜻깊은 전시회를 마련해준 바 있다. 이번에도 지금은 군산시에 흡수되었으나 군산의 위성 면이었던 대야의 장날에만 문을 여는 장터 미술관을 만들었다. 전북의 미술 문화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보배스러운 작가가 아닐 수 없다. 그 첫 번째 전시로 수채화 화가인 류인하 작가의 작품과 작가와 같이 성당에서 마련해준 장소에서 미술 놀이를 하는 발달 장애우들의 미술 놀이 결과물들이 전시됐다. 두 평 남짓한 공간이었다. 이렇게 작은 갤러리는 일본 전시에 참석했을 때, 일본의 알프스라는 ‘이다’ 현에 갔을 때, 일본 여류작가가 운영하는 아주 작은 카페와 전시실을 본 이후로 처음이다. 일본의 그 갤러리는 두 평 남짓의 카페와 역시 그 크기의 갤러리가 장난감처럼 각각 있었다. 우리 생각은 카페와 갤러리를 합하여 좀 더 넓은 공간에 의자도 몇 개 더 놓고 벽면만 이용했었을 텐데 그곳은 그랬었다. 장터미술관 그 좁은 공간에 그래도 조명은 갖추었다. 그 좁은 공간에 지도 교수격인 류인하 작가와, 류 작가와 3년 이상 부대끼며 호흡을 같은 장소에서 나눴던 다른 세 명의 발달장애우 작품들이 결코 옹색하지 않게 전시되고 있었다. 류 작가의 작품 3점, 한명희, 박성원, 현재원 등의 작품이 여유롭게 있었다. 다만 장터미술관에서 류 작가의 작업실이 멀지 않기에 류 작가의 작업실을 들러보기로 했다. 그곳도 도심에서는 많이 벗어난 옛 성산면이었기에 가능했다. 2024년 4월에 있을 명동성당 갤러리에서의 개인전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었기에 더 보고 싶기도 했다. 오고 가면서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문을 들어서면서 그 정돈 상태를 보며 "아! 여류의 작업실"임을 느꼈다. 그곳에서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에 대한 심정과 정물에 집중하는 이유도 알게 됐다. 얼마 전 몽골 여행 이야기도 하면서 일상에서의 느낌과 여행지에서의 심경 변화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이야기들을 나누며 류 작가의 섬세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딱 류 작가의 그림과도 일맥이 상통이다. 하긴 그 그림들은 그 사람이 그렸으니 동떨어질 수 없다. 타인에 대해서는 나쁜 말을 한마디도 안 하고 좋은 말만 하는 그 성격은 많은 그림의 주제인 꽃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게 맑고 향기로운 거 같다. 다양한 기법들이 적절한 곳에 알맞게 나타나 있었다. 오랜 세월 연마한 인체 크로키의 자유롭지만, 엄격한 영향도 많이 받은 거다. 제작 과정에서는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무보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라는 행위에 대한 즐거움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역시 그림이라는 작업도 긍정적인 성격의 사람들에게서 더 섬세한 관찰과 표현이 되나 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3.09.11 17:38

갤러리 숨, 정소라 개인전 '낔-크 드그드그 휘~'전 개최

프린터 소리, 냉장고 소리 등 일상생활 속 귀에 담기는 모든 소리를 펜 끝으로 표현한 그림. 정소라 작가가 오는 23일까지 갤러리 숨에서‘낔-크 드그드그 휘~ ’전을 열고 시민들과 만난다. 작가는 “어느 날 문득 ‘듣지 못한다면? 보이지 않는다면? 손을 쓰지 못한다면?’이라는 생각과 함께 나는 어떻게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잠긴 적이 있었다”며 “그 생각으로 기반으로 이번 작업은 3가지 조건 중 귀에 집중한 작업이다”며 이번 전시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 갤러리 숨을 꾸미고 있는 15점의 작품은 정 작가가 귀로 직접 들은 소리를 종이 위에 잉크 펜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가의 작품 속에는 택배 기사가 택배를 들이미는 반가운 소리와 차가운 냉장고 속 뜨겁게 끓고 있는 소리 등 정 작가 본인이 직접 들은 수많은 소리가 다양하게 표현돼 있다. 작가는 “언제부턴가 자막을 켜고 TV나 미디어를 보는 것에 편안함을 느껴 귀의 피로감을 줄이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눈이 아닌 귀로 세상을 분석하고 소비하고 있어, 고생한 나의 귀에 이 전시를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정 작가는 원광대 미술대학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해 전북대 일반대학원에서 미술학과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그는 베를린, 인천, 전주에서 10번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국내외 화랑 및 미술관에서 1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8년 전라청년미술상과 2015년 교동미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북도립미술관, 전주시청, 교동미술관, 전주지방검찰청, 전주지방법원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09.10 17:34

전주부채문화관 특별기획전 ‘합죽선 대를 잇다’ 개최

대대로 이어져오는 전통문화의 솜씨를 통해 민족의 얼과 숨결을 느껴본다.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은 김동식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보유자과 그의 아들 김대성 이수자, 며느리 장현정 전수생의 초대전 ‘합죽선 대를 잇다’를 진행하고 있다. 12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될 이번 전시는 김동식 선자장과 그의 아들, 며느리의 신작과 대표작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김동식 선자장은 200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으로 지정됐으며 2015년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보유자로 등록돼 합죽선을 보전하고 전수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14세 당시 1956년 고종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할 만큼 기술이 뛰어났던 외조부 라학천(羅鶴千, 1886~1962) 선생을 스승으로 합죽선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67년이 된다. 외삼촌 라태순 선생의 집에서 처음 합죽선 만드는 기술을 배운 후 다시 외조부에게 대나무살을 쪼개는 것부터 합죽선에 종이를 붙이는 것까지 모든 기술을 외가에서 익혔다. 김대성 이수자는 아버지에 이어 5대째 합죽선의 맥을 잇고 있다. 나고 자랄 때부터 아버지가 부채 만드는 것을 일상으로 보다가 세월이 흐르고 나서 다른 사람과 다르게 특별한 일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2007년부터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합죽선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의 아내 역시 선자장의 전수생이 돼 합죽선의 맥을 잇고 있다. 김동식 선자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전통 합죽선 제작 방식을 지켜온 일가로 라경옥(라경호, 1860년대 출생 추정) 선생으로부터 전주 합죽선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알려졌다. 전수 계보를 보면 1대 라경옥(라경호, 합죽선장), 2대 라학천(합죽선장), 3대 라오복(합죽선장)·라이선(합죽선장)·라태순(합죽선장)·라정옥(김동식의 어머니)·라태용(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라오목(도배장), 4대 김동식(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보유자), 5대 김대성(선자장 이수자), 장현정(선자장 전수생)으로 이어진다. 이와 더불어 김동식 선자장의 손자인 김민후 선자장 전수장학생도 전통 합죽선 제작 기술을 익히고 있어 6대에 걸쳐 대대로 전통 합죽선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9.10 17:34

유휴열미술관, 30일까지 ‘플라스틱’ 그룹전 개최

30대에서 60대를 아우르는 젊은 작가들의 열정과 중진 작가들의 노련함이 어우러진다. 유휴열미술관(관장 유가림)은 30일까지 ‘플라스틱’ 그룹전을 개최한다.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지난 2003년에 창립한 그룹 플라스틱은 동시대 미술에 대한 새로움과 호기심, 역동적인 창작 에너지와 무한한 가능성을 토대로 해마다 참신한 문제 제기와 지역성, 세계적 보편성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젊은 작가들과 중진 작가들은 서로의 예술적 소통은 물론 그들이 꽃피운 결과물들을 가지고 전북과 전남을 아우르는 호남지역 미술의 새로운 위상과 정체성 구현이란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전시는 강정희, 김귀복, 김란, 김선애, 김이재, 김재희, 김지민, 김현주, 성영주, 손청문, 송수미, 송승효, 유경희, 윤성식, 윤지희, 이재현, 이혜련, 장영애, 조수진, 주인영, 한선주 작가 등 총 21명이 참여한다. 전시 장르는 금속공예, 도자공예, 섬유공예, 사진, 회화, 조각, 미술 평론 등 다양하다. 20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회원들의 식지 않은 열정에서 빚어진 무르익은 작품세계를 한 공간에서 음미할 수 있다. 플라스틱의 결성 초입부터 회원들은 여의치 못한 여건과 환경 속에서도 의기투합하면서 작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지역에서 작업에 대한 서로의 다른 관점과 취향을 가진 작가들이 모여 함께 전시를 열면서 뜻을 같이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에 대해 손청문 미학박사는 “자생력 확보와 미의식의 확장을 위해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 회원 개개인의 완성도 높은 창작 역량은 많은 미술인과 관람객들에게 여러 장르의 작품세계와 다양한 창작 패턴을 보여줌으로써 지역 미술계의 부흥에 일조해 왔다”고 평했다. 주인영 회장은 “가을의 문턱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회원들 각자의 여건 속에서 열정적인 창작활동을 통해 현대미술의 심미적 욕구를 분출함과 아울러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장르와 장르 간의 하모니를 이룬 의미 있는 전시에 관람객들이 아름답고 뜻 깊은 시간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9.07 17:29

백미숙 작가 11번째 개인전, 7일 우진문화공간서 열려

백미숙(50) 작가가 7일 전주 우진문화공간 1층 전시실에서 자신의 11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13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이번 전시의 주제는 ‘이립(而立)’이다. 이립은 공자가 서른 살에 자립했다는 뜻에서 30세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전시 첫날 기자와 만난 작가는 “공자가 서른 살에 확고한 마음을 지니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입지를 굳혔듯이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인생의 가치와 방향을 재조정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변곡점이라 생각하는 작가. 20년 넘게 전주에서 옻칠작가로 활동 중인 그녀의 전시 작품들을 유심히 바라보니 파스텔 색으로 표현된 유색옻칠에 ‘백수백복(百壽百福)’이란 문자가 유독 눈에 띄었다. 작가는 “백수백복이란 옛날 궁중에서 큰 잔치가 있을 때 사용했던 병풍의 글자”라면서 “임금과 그 후손들에게 장수와 복이 가득하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 선보인 작품들에 대해서 “작업에 열중하며 행복으로 낳은 열매”라 표현한 작가. 화창한 가을날을 맞아 개인적으로는 많은 이들과 작품들을 나누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사항도 빼놓지 않았다. 작가는 전북대 겸임교수와 전남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칠화장 김환경 전수교육자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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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호
  • 2023.09.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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