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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오니 작은 여유는 생긴 것 같네요."'칸의 여왕' 전도연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2007년 '밀양'으로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 처음 칸을 찾았을 때는 어리둥절해서 제대로 영화제를 즐기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 왔을 때는 사람들 얼굴도 제대로 안 보이고 소리만 들렸어요."두 번째 방문하는 이번에는 여유를 찾았다. 레드 카펫에 올라갈 때 기자들 얼굴도 보이고 사진을 찍으려면 어디에 서야 잘 찍히는지도 알게 됐다. "윤(여정) 선생님이나 다른 연기자들에게 어디에 서야 하는지 여기저기 코치를 해주기도 했어요. 작은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요."(웃음)새삼 달라진 위상도 실감했다고 한다. 티에리 프레모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전도연에게 "다시 와서 반갑다"고 말하는 등 여러 영화제 관계자들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는 것. "저를 많이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분(프레모 집행위원장)이 한 말씀 해주시는 게 고맙고 힘이 됐습니다."전도연은 14일 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갈라 스크리닝이 끝나고 나서 약 3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정 박자에 맞춰 뤼미에르 대극장에 울려퍼졌다. "박수를 받는 건 여전히 조금은 불편하면서도 감격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만감이 교차하죠. 일어서서 박수를 받는 자리는 항상 그런 것 같습니다." 너무나 여유를 찾아서일까. 영화를 보면서 살짝 졸았다고 한다. 옆에 있던 윤여정이 "심지어 도연이는 졸기까지 했다"며 웃자 전도연도 "너무 졸려서"라며 웃었다. '밀양'에 이어 '하녀'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출연하는 영화가 칸의 부름을 계속 받는 셈이다. 다음 출연하는 영화도 칸에 진출할까. 그래서 다음 출연작을 고르는 데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까?전도연은 그럴 리 없다면 이렇게 말했다. "칸에 두 번 왔다고 해서 앞으로 작품을 선택하는데 별로 달라질 리는 없을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제가 좋아하는 작품을 선택한다는 거죠. (이런 원칙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상을 탄다고 해도 깜짝 놀라지는 않을 것 같네요."영화 '하녀'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칸의 한 호텔에서 한국 언론을 상대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쟁부문에 진출한 후보자로서 칸 영화제 본상 수상을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 중 약 40%는 상을 탄다"며 "당연히 본상 수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을 타면 놀라겠지만 그래도 깜짝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며 설사 이번에 "상을 타지 못한다고 해도 상 탈 기회는 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영화제 공식 시사회인 갈라 스크리닝 후 받은 박수갈채에 기분이 좋다고도 했다. '하녀' 출연진은 약 3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아티스트들은 격려로 먹고사는 사람들입니다. 칸 영화제는 '격려를 확실히 해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서는 격려에 다소 굶주려 있었죠."(웃음)하지만 칸 영화제 트로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예술영화와 상업영화의 중간선상을 걸어가는 저 같은 감독에게는 칸 영화제가 작품을 계속하는데 도움을 주는 게 사실입니다. 제 작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 온다고 해서 저나 제 작품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하녀' 출연진인 전도연, 윤여정, 이정재도 함께했다. 윤여정은 "도연이에게는 의상 협찬이 많이 들어오지만 내게는 잘 안들어오는 것 같다"며 "늙은 사람이 입었다고 하면 젊은 사람들이 (의상을) 사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러니 내 소장품이라도 꺼내서 입어야 한다"며 웃었다. 이정재는 "'하녀' 촬영을 할 때는 내가 흥행에 목말랐던 시기였다"며 "앞으로 '하녀'의 흥행이 더 잘 돼 내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영화들 수준이 매우 높아요."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대뜸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칸은 그에게 익숙한 영화제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매년 방문했던 곳이다. 퇴임을 한 해 앞둔 올해는 조금 특별하다.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아닌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칸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분야는 '주목할 만한 시선'이다. 올해 이 부문은 쟁쟁하다. 102살의 노장 마누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이 연출한 '안젤리카'를 비롯해 프랑스 누벨바그의 아버지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신작 '필름 소셜리즘'이 초청작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는 칸 영화제에만 6번째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신작 '하하하'도 초청됐다. 이밖에 자장커(賈樟柯), 올리버 슈미츠 등도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감독들의 면모가 정말 대단하다"며 "무게감만 보면 경쟁부문보다 더 묵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의 '시', 임상수 감독의 '하녀'를 포함해 모두 5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됐다. 특히 경쟁부문에는 3편이 진출한 프랑스에 이어 영국과 함께 2편의 영화를 올렸다. 2편 이상을 경쟁부문에 진출시킨 국가는 이들 3개국뿐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 영화의 칸 영화제 진출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밑거름을 놓았다고 강조했다. 1996년 첫발을 내디딘 부산국제영화제에 다양한 평론가와 감독들이 찾아오면서 한국영화가 유럽에 자주 소개되는 터전을 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영화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1996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되기 전까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배용균감독.주목할 만한 시선), '유리'(1996.양윤호 감독.비평가주간), '내 안에 우는 바람'(1996. 전수일 감독. 주목할 만한 시선) 정도만 칸의 초청을 받았다. "부산영화제가 생기고 나서 1997년부터 칸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부산을 찾았습니다. 1998년부터 2-3편씩 늘기 시작해 매년 4-5편 정도가 칸에 진출했어요. 작년에는 무려 10편이나 진출하기도 했죠."그는 한국영화의 칸 진출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가교 역할은 했다"고 강조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우뚝 서면서 세계 각지에서 온 영화전문가들이 한국영화를 보고 간다는 점에서다. 김 위원장은 초대부터 15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그리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못박았다. "든든한 후배들이 있어서 걱정이 없다"고 말한 그는 "영화제의 생명은 프로그램 개발에 있다"며 "좋은 영화와 새로운 경향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소개해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작년에는 98편의 월드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습니다. 그만큼 프로그래머들이 열심히 뛰어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부산영화제가 지향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필름을 사고파는 "마켓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를 잡았지만, 올해로 5회째를 맞는 필름 마켓만은 이제 걸음마를 내딛는 수준이다. '아시아필름마켓'(AFM)은 아직 홍콩국제영화제가 운영하는 '홍콩필름마트'에 비해 열악한 편이다. AFM에는 작년 75개 업체가 참가했지만 올해 홍콩필름마트는 그보다 약 7배가 많은 540개 업체가 참가했다. 김 위원장은 "부산이 한층 더 발전하려면 마켓을 강화해야 한다"며 "최소한 아시아의 마켓은 부산이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요즘 부쩍 심사위원을 자주 맡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올해가 집행위원장으로 마지막 해이기 때문인지 심사위원으로 활동해 달라는 부탁이 많이 들어온다"며 웃었다. '시'와 '하녀'의 본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보냈던 유년기가 영화로 제작돼 내달 개봉될 것이라고 BBC방송이 12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이 영화의 제목은 오바마 대통령이 1967년부터 1971년까지 4년간 살았던 자카르타 교외 지명을 본 떠 '멘텡의 소년 오바마'가 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최대 영화제작사인 멀티비전이 제작·배급하게 될 이 영화의 개봉은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6월로 정해졌다. 오바마의 어린 시절 애칭인 '리틀 배리' 역은 인도네시아에 살고 있는 12세 미국 소년 하산 파루크 알리가 맡았다. 그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영화는 인도네시아 작가 다미엔 데마트라의 저서 '멘텡의 소년 오바마'를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작가 데마트라는 "오바마는 다원주의의 아이콘이며 소수민족들에게는 승리의 표본"이라면서 인도네시아의 청소년들이 오바마에 의해 영감을 받고 다르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현지 신문들이 원작 소설에 오바마가 코란 구절을 암송하고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불붙고 있다. 이에 대해 영화제작사인 멀티비전의 라암 푼자비 사장 겸 감독은 이 장면들의 포함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푼자비 사장은 국제 수요에 따라 이 영화를 전 세계에서 개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63회 칸 국제영화제가 12일(현지시간) 성대한 축제의 막을 올렸다. 칸 영화제는 이날 오후 7시 프랑스 남부도시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3일까지 12일 일정으로 영화의 향연에 들어갔다. 개막식 레드 카펫 행사에는 팀 버튼 경쟁부문 심사위원장과 질 자콥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개막작인 '로빈 후드'의 주연배우 러셀 크로와 케이트 블랑쉐, 셀마 헤이엑, 장 클로드 반담, 에바 롱고리아 등 유명 영화인이 참석해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우리나라의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인 김을동, 김금례 의원도 개막 행사에 함께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록버스터 '로빈 후드'는 개막식 직후 언론 공개를 거쳐 공식 상영됐다. 올해 영화제에는 유럽과 아시아 영화 등 모두 19편이 경쟁부문에 진출해 최고 영예의 황금종려상을 놓고 각축을 벌인다. ◆한국영화 황금종려상 품을까 = 올해에는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 등 우리나라 영화 두 편이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돼 이들 영화의 수상 여부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와 '하녀'는 오는 19일, 14일 각각 전세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두 편의 한국영화가 경쟁부문에 동반 진출하기는 이번이 세번째다. 2004년에는 '올드보이'(박찬욱 감독)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홍상수 감독), 2007년에는 '밀양'(이창동 감독)과 '숨'(김기덕 감독)이 각각 동반 진출했었다. 우리나라는 2004년에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 2007년에 여우주연상('밀양'의 전도연)을 각각 수상했었다. 작년에는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받았었다. 공식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는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진출했다. 또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비공식 부문인 비평가 주간에, 세종대 재학생인 김태용 감독의 '얼어붙은 땅'은 학생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각각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은 이로써 칸영화제 6회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다양성 부각 속 아시아 영화 강세 = 올해 경쟁부문에는 모두 15개국에서 19편이 진출했다. 매년 20편 이상이 경쟁부문에 오르는 예년에 비하면 다소 경쟁률이 낮아진 셈이다. 영화계는 올해의 경우 쿠엔틴 타란티노 등이 진출했던 작년에 비해 화려함이 떨어지는 대신 다양성과 내실이 돋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특히 마하마트-살레 하룬(차드) 감독의 '울부짖는 남자'가 차드 영화로는 처음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멕시코, 태국 등의 영화도 경쟁부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출신의 마티유 아말릭(프랑스)의 '순회공연'(투르네), 러시아의 거장 니키타 미할코프의 '위선의 태양2', 이탈리아의 다니엘레 루체티의 '라 노스트라 비타', 2006년 '바벨'로 감독상을 수상했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비우티풀' 등도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반면 미국의 할리우드 작품은 더그 라이먼 감독이 연출한 정치 스릴러 '페어 게임' 단 한 편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아시아 영화는 경쟁부문 진출작 18편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6편이나 된다. 중국(왕 샤오슈아이 감독), 일본(기타노 다케시 감독), 태국(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우리나라와 함께 초청됐다. 이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는 이란의 대표 감독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증명서), 마이크 리(어나더 이어) 감독이 다시 한 번 황금종려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축제에 가세한 노장들 = 비경쟁 부문의 '주목할 만한 시선'도 영화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102세인 포르투갈의 마누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의 신작 '안젤리카'와 80세인 프랑스의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필름 소셜리즘'이 이 부문에 초대됐다. 1929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올리베이라는 지난 1997년 이후부터는 거의 매년 신작을 쏟아내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고다르 감독의 '필름 소셜리즘'에서는 세계적인 철학자 알랭 바디우가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비공식 부문에는 우디 앨런(75)의 신작 '유 윌 미트 어 톨 다크 스트레인저'와 일흔을 바라보는 스티븐 프리어즈(69) 감독의 '타마라 드류' 등 거장 감독들의 신작이 눈에 띈다. 개막작의 연출자인 리들리 스콧 감독은 무릎 수술을 받느라 칸을 방문하지 못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이 연출한 신작 '루트 아이리시'가 제63회 칸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막판 합류했다고 영화 전문지 스크린데일리가 10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영국과 요르단에서 촬영된 '루트 아이리시'는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군인 출신의 보안 전문가 퍼거스(마크 워맥)가 동료의 죽음 뒤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켄 로치 감독은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작년에도 '룩킹 포 에릭'으로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칸 영화제는 오는 12일부터 23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15개국에서 출품된 19편의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한다. 한국영화로는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배우를 잘하면 철학자가 될 수도 있고, 잘못하면 딴따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인생은 '페이드 아웃'(화면이 점점 희미해짐)되는 겁니다. 붙잡는 게 많을수록 힘듭니다. 어느 순간 무언가 붙잡은 걸 놓고 나니 편안해지더군요." 배우 윤여정(63)은 올해 칸 영화제에 간다.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로 영화에 데뷔한 이후 처음이다. 그가 출연한 두 편의 영화는 영화제 공식부문에 나란히 진출했다.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두 편의 영화가 초청돼 칸을 방문하는 여배우는 윤여정이 유일하다. 남자 배우로는 '올드보이'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지난 2004년 칸을 방문한 유지태가 있다.윤여정은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래 연기하다 보니 별일이 다 생긴다"며 쾌활하게 웃었다.그는 '하녀'에서 늙은 하녀 '병식'을 연기했다. 훈(이정재)과 해라(서우)가 사는 대저택을 관리하면서 은이(전도연)를 감시하는 인물이다."임상수 감독이 두 '하녀'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 은이가 아름답고 추상적이라면 '병식'은 현실적인 하녀라고 하더군요. 감독의 지시에 맞춰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웃음)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고(故)김기영 감독(1919-1998)의 역작 '하녀'(1960)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임 감독의 리메이크작은 중산층이 파괴되고, 빈부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우리사회의 풍경을 은이, 병식 등을 통해 그렸다.윤여정의 영화 데뷔작 '화녀'도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리메이크 한 영화다."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김기영 감독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예전에는 현장에서 매번 투덜거렸죠. '충녀'의 알사탕 정사장면을 찍을 때는 몸에 사탕이 배겨서 너무 아파 울기도 했어요. 감독님께 왜 이런 걸 찍느냐고 칭얼대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한 게 후회되네요."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영화 '시'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된 윤정희(66)씨에 대해서는 "대단한 배우"라고 말했다."감독의 힘이 놀라운 좋은 영화입니다. '시'는 윤정희 선배가 연기한 최고의 작품이에요. 정말 온 힘을 다하신 것 같습니다."
전라북도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에 영화 <글러브>, <고래를 찾는 자전거>, <아이들>과 드라마 <조선 X파일기찰비록>이 선정됐다.선정 기준은 3억 이상의 국내·외 영화·영상물(디지털 포함) 중 도내에서 7회 이상 촬영 가능한 작품으로 제작지원금은 1000만원에서 3500만원까지 지원된다.세트 제작 재료비, 보조 출연비, 숙박료 등이 지원되는 이 제도는 어려운 영화 현실을 감안해 지난해보다 지원 규모와 항목에 관한 영화제작사의 선택권을 강화했다. 다만, 특정 항목은 전체 금액 중 최대 50%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전주영상위원회측은 "지난해 <친정엄마>를 비롯해 <집 나온 남자들>, <용서는 없다>, <웨딩 드레스> 등 8편이 전라북도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이라며 "전북이 제 1의 영화·영상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항하라, 바꿔라, 고쳐라…. 이런 영화들만 틀면서 현실에서는 조화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성격인 걸 보면 모순이었죠. (웃음)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10년을 전주에서 보냈어요. 힘든 일도 있고 혼자 가지고 있는 아픔도 있지만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가고 싶습니다."'2010 전주국제영화제'를 끝으로 전주영화제를 떠나는 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47·동국대 교수). 그는 원래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낯가림도 심해 새로운 영화를 만나는 건 즐거웠지만, 새로운 감독을 만나는 건 힘이 들었다. 그래도 10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모범생 컴플렉스' 덕분. 영화제가 성장한 만큼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그의 고향은 서울. 2000년 1회 영화제 때 일본 영화 코디네이터로 전주와 연을 맺었다. 3회 때는 일본 유학으로 잠시 쉬었지만, 4회 때 정식으로 프로그래머가 됐으며 8회 때 수석 프로그래머로 올라섰다. 전주를 처음 방문한 날, 톨게이트의 '전주' 현판을 보고서는 신비로운 곳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전주천변의 유채꽃이 예뻤고, 노을 지는 한옥마을이 편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10년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는 "10년이 참 빨리 갔다"고 했다."프로그래머가 되서 외국 영화제에 처음 나갔는데, 사실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프로그래머가 계속 바뀌는 영화제에 대해 신뢰가 있을 수가 없었겠죠. 그래도 열심히 뛰어다니면 될 줄 알았어요."4회 영화제를 마치고 김은희 프로그래머가 손을 뗐다. 그 역시 그만 두고 싶었지만, 자신마저 포기하면 전주영화제는 다시 일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여기서 깬다면 정말 흔들릴 것 같았어요. 그래서 유운성 프로그래머를 영입했죠. 영화제를 일으키는 데 있어 객관적인 눈이 필요했고, 젊고 고집있는 유 프로는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였거든요. 지식이나 정보 면에서 많은 걸 가지고 있었죠."또하나 운이 좋았던 것은 임안자 전 부집행위원장이었다. 그는 "4회 때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던 전주영화제에 임안자 선생님의 경험과 인맥은 큰 도움이 됐다"며 "선생님과 해외에 가서 정말 발이 닳도록 뛰어다녔다"고 말했다."선생님하고 우리 10회까지만 하고 멋있게 떠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갑자기 쓰러지시면서 영화제를 그만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셨죠. 두 사람이 한꺼번에 그만 두기에는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았고, 11회에 꼭 그만 둬야겠다고 한 건 아니었지만 지금이라면 조금 편안하게 갈 수 있겠다 싶었어요."그는 두가지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영화제에 오면 예전만큼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 하지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에 부쳤다."300편 안팎의 영화를 소개하려면 적어도 500편 이상을 봐야돼요. 문득 나 조차도 영화를 소비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를 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단순히 이 영화가 우리 영화제에 좋을까 안좋을까만 생각하기에도 바빴거든요."그는 "아직 전문가가 되지 못했다"며 일본 영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화여대 영문과와 연세대 국제대학원 일본학과를 졸업하고 우연히 영화를 전공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동국대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또래보다 10년 늦게 영화공부를 시작한 만큼 새로운 영역을 찾아야 했고 당시에 개방되지 않았던 일본 영화를 발견했다. 아시아에도 좋은 영화가 있다는 게 놀라웠고, 식민지 시대 발전한 한국영화와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스튜디오 시스템 안에서도 자기 색깔을 분명히 내는 나루세 미키오 감독을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또 전 세계를 순회하며 학회를 열고 있는 일본 영화 학회를 서울로 유치하고 싶다고도 했다."전주영화제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떠난 사람들이 안온다는 거죠. 그렇게 끊긴 인연들이 안타까워 10회 때만은 다 초대하고 싶었는데, 이미 골이 깊어져 잘 안됐어요. 전주가 먼저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으면 좋겠어요. 결국 씨를 뿌린 건 초창기 사람들이니까요."그는 "아무리 대단한 사람들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가져다 놓는다 하더라도 지역민들이 영화제에 대해 프라이드를 갖지 못한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역에도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그 어떤 영화제보다도 전주가 지역과의 유대가 강한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깐느도 마찬가지고 베니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영화제는 시민이나 관객의 것이죠. 누가 오더라도 열심히 일하고 때가 되면 나가고, 어느 순간 사람들은 다 없어지고 전주영화제라는 큰 덩어리만 남아야 한다고 생각해요."그는 "전주영화제가 10년을 하며 안정된 것만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계속 간다고 했을 때 더 좋아질 것 같진 않다"며 "새로운 방향을 챙겨야할 때"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변화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그는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이미 전주영화제는 잘 뿌리내렸다"고 말했다.
"막연하게 상을 타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봤었어요. 웃기만 할 줄 았았는데, 이렇게 울고 있네요. 전주영화제와 우석상은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2010 전주국제영화제'의 최고상 우석상을 수상, 미화 1만달러의 상금과 5000달러의 제작지원금을 거머쥔 <수사>의 루수단 피르벨리 감독(35)은 눈물을 감추지 않았다."이 영화를 선택해 준 전주영화제에 감사드리고, 이 영화를 봐준 관객들과 상을 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저 말고도 이 영화에서 큰 역할을 해 준 주인공 소년에게도 고맙습니다."피르벨리 감독은 "제작자와 편집자가 전주영화제에 오고 싶어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수사>는 올해 로테르담과 베를린영화제에도 초청됐던 작품. 그루지야 도시 근교에 살고 있는 열두살 소년 '수사'의 일상, 희망과 좌절, 저항과 재기를 담고 있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한 소년의 일상을 담백하면서도 풍부하게 표현해 냈다.피르벨리 감독은 그루지야 트빌리시에서 태어나 영화연출과 일본어를 공부했으며, 다양한 장르의 단편영화들을 연출해 왔다.
천안함 침몰사고와 유럽 항공대란으로 개막 전부터 행사 준비와 홍보 마케팅에 있어 어려움을 겪은 '2010 전주국제영화제'가 7일 폐막했다.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개막 전부터 이번 영화제가 끝나면 모든 면에서 대대적으로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가 올해를 끝으로 영화제를 떠나면서 조직 등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11회 영화제를 마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셈. 이에 앞서 올해 전주영화제가 무엇을 남겼는지 짚어본다.▲ 섹션 재조정과 특색있는 프로그램으로 인기전주영화제는 프로그램이 산만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올해 섹션을 6개로 재배치했다. '국제경쟁'과 '한국장편경쟁' '한국단편경쟁'을 '경쟁부문'으로 모으고, '시네마페스트'를 신설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영화들을 상영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했다.전체적으로 애니메이션이나 대중적인 영화들이 늘고 어려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코드를 가진 영화들이 많아 정체성과 대중성의 균형도 잘 맞췄다는 평가다. 그 결과 회고전과 실험영화를 아우르는 섹션을 비롯해 전 섹션이 고르게 매진됐으며 평일 관객도 늘었다.올해는 남미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눈에 띄었다. 전주영화제의 최고상인 우석상이 걸린 '국제경쟁'에만 11편의 상영작 중 4편이 남미영화였으며,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오가는 '경계 영화'는 영화 미학의 최전선을 보여줬다. 다큐멘터리 중 미군 기지의 잔해가 초래한 질병문제를 다룬 4시간이 넘는 대작 <비행운>과 최근에 발견된 13시간 분량의 필름을 복원하고 참여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덧붙여 재구성한 <앙리-조르주 클루조의 지옥> 등은 보석으로 평가받았다.또한 전주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였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는 매진이 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올해 처음 시도된 'JIFFTalk食(지프톡식)'은 전주의 명물인 콩나물국밥과 막걸리를 가운데 두고 배창호 김동원 감독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감독과 관객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았다. '전주문화기행' 역시 영화와 지역의 문화적 자원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얻었다.▲ 생산성 있는 영화제로 거듭나'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 프로젝트 이외에도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제작에 도전한 전주영화제는 올해 마켓 형성과 콘텐츠 유통 시스템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2회째를 맞은 '전주프로젝트 마켓'은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저예산영화의 제작과 배급·유통을 위한 시장으로 관심을 모았다. 총 120개사 302명의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올해 '다큐멘터리 피칭' 부문에서 SJM제작지원금상을 수상한 김명준 감독의 <슬픈전설-재일동포 야구단> 프로젝트는 독립영화 제작사인 인디스토리가 향후 제작사로 참여하기로 하는 등의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프로듀서 피칭'의 경우 본선 진출작의 자격 논란과 함께 프로듀서 양성보다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흘러갔다는 지적도 나왔다.올해부터는 상영작 중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나 전주영화제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는 작품의 판권을 구입해 국내 배급 사업도 펼치기로 했다. 전주영화제는 2009년 화제작 <바흐 이전의 침묵>과 2010년 화제작 <울트라 미라클 러브 스토리>와 폐막작 <알라마르>의 판권을 직접 구입했으며, 하반기부터 이 영화들의 배급을 직접 할 예정이다.▲ 영화의거리, 인프라 문제 절실전주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거리의 인프라 재구축 문제도 대두됐다.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영화의거리 일대 몇몇 극장이 적자를 보면서 존폐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초 영화의거리 내 프리머스가 문을 닫았으며, 몇몇 극장의 경우 시설 낙후로 외부 소음이 영화 관람을 방해하거나 객석 의자가 낡아 관객들의 불만이 이어졌다.민위원장은 "동진주차장 부지를 매입해 전주영화제 전용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전주영화제 전용관의 경우 영화제가 열리지 않는 기간 활용도나 지역 인구 및 지역 극장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무리라는 목소리가 높다.또한 디지털상영관이 메가박스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밖에 없어 영화제 기간마다 디지털 상영장비를 구해서 쓰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감독들이 디지털상영관이 아닌 곳에서 자신의 작품을 상영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 이 때문에 부산영화제는 디지털 테이프를 상영할 수 있는 기계를 구입하기도 했다. 어느 영화제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영사사고의 경우 대처능력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두터워진 관객층 만큼 관람 태도는 성숙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영화제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영화의거리 주변 상가들은 예년에 비해 영화제 특수는 누리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우석상 : 수사(감독 루수단 피르벨리)◆ 전은상 심사위원 특별상 : 고추잠자리(감독 랴오 지에카이)◆ JJ-St★r : 레인보우(감독 신수원)◆ 이스타항공상 : 얼어붙은 땅(감독 김태용)◆ 한국단편경쟁 : 하드보일드 지저스(감독 정영헌) 수학여행(감독 김희진)◆ 넷팩상 : 클래쉬(감독 페페 디오크노)◆ 관객평론가상 : 이파네마 소년(감독 김기훈)◆ JIFF 관객상 : 저 달이 차기 전에(감독 서세진)◆ 무비꼴라쥬상 : 이파네마 소년(감독 김기훈)
올해 상반기 최대 화제작인 영화 '하녀'(13일 개봉. 18세가)는 전도연(37)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영화다. 임상수 감독은 "전도연 덕분에 칸 영화제에 가게 됐다"고 할 정도로 그의 역할은 지대했다. 전도연이 맡은 은이라는 인물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기가 힘들 정도로 묘하다. 나이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욕망에도 솔직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은이를 보고 물음표가 떠오르는 건 맞는 거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누구나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과 조금씩 타협하는 면을 가지고 있잖아요. 하지만 은이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순수한 여자예요. 그래서 보는 입장에서는 '쟤는 뭐지?'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전도연은 "오랫동안 가정부 일을 한 병식(윤여정 분)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이 일을 참고 하는 것이지만 은이는 그 일 자체를 즐거워한다"면서 "주인집 여자 해라(서우)의 팬티를 빨면서도 '저 이 짓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게 은이"라고 설명했다. '하녀'는 상위 1%의 상류층 훈(이정재)의 집에 은이가 입주 가정부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훈은 은이를 유혹하고 두 사람은 해라의 눈을 피해 육체적 관계를 맺는다. 오랫동안 이 집에서 가정부를 한 병식은 두 사람의 낌새를 알아차리고 상황은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다. 고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를 토대로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큰 틀은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파격적인 노출도 영화 팬들에게 관심사였다. 과거 '해피엔드'(1999)에서 과감한 노출을 감행했던 전도연이었지만 한 사람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지금 노출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남편이 큰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왜 안 망설였겠어요. 남편이 이해해주지 않았으면 못 했을 거예요. 남편이 '당신은 인간 전도연이지만 동시에 배우 전도연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말과 시선에 흔들릴 우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배우 전도연이 해온 대로 하라'고 격려해줬어요. 남편이라고 왜 아무렇지 않겠어요." 육아문제도 걸림돌이었다. 지난해 딸을 낳은 전도연은 이번 작품 전까지 아이를 직접 키웠다. 그는 "아이를 두고 일하는 게 어떤 심정인지 처음 알았다. 남편이 '일 할 때는 일에만 전념하라'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남편은 아직 영화를 안 봤다. 전에는 개봉하면 함께 극장에 가서 봤는데 이번에는 내가 칸에 가서 힘들 거 같다"고 덧붙였다. '접속'(1997)을 시작으로 '하녀'까지 12작품에 출연한 전도연은 매번 다른 캐릭터를 창조했다. 그가 출연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영화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의도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찾지는 않아요. 하지만 다시해서 잘할 수 있는 것보다 모르더라도 새로운 것이 좋아요." 하지만 그는 "막상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전도연은 "10년 전보다 지금 여배우가 출연할만한 영화가 더 줄어든 거 같다. 작품을 까다롭게 고르는 게 아니다"면서 "그래서 이번 영화에 출연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라고 말했다. 전도연은 '하녀'로 다시 한 번 칸을 찾는다. "해외 언론 인터뷰가 많이 잡힌 거 말고는 별로 다르게 느껴지는 건 없어요. 지난번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영화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마음껏 즐기다 오려고요. 상은 받으면 좋지만 안 받아도 충분해요."
세계적인 영화축제인 제63회 칸 국제영화제가 오는 1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3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는 베를린과 베니스영화제가 주춤하는 것과는 달리 해가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며 으뜸 영화제로 자리 잡고 있다.특히 올해 경쟁부문에는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동반 진출하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한국영화 본상 수상하나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다투는 경쟁 부문 후보작에 '시', '하녀'가 포진했다. 2편 이상을 경쟁부문에 올려놓은 국가는 프랑스(3편)와 한국뿐이다.한국 영화가 두 편 이상의 경쟁부문 진출작을 낸 건 '올드보이'(박찬욱 감독)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홍상수 감독)가 동반 진출한 2004년과 '밀양'(이창동 감독)과 '숨'(김기덕 감독)이 진출한 2007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한국 영화계는 경쟁부문에 두 편 이상이 진출했을 때마다 적어도 본상 하나씩은 수상해 왔던 점에 비춰 올해도 적잖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4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2007년에는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했다. 1999년 '강원도의 힘'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모두 6개 작품을 칸에 진출시킨 홍 감독은 칸에 가장 많이 초청받은 한국 감독이 됐다.이밖에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으며 세종대에 재학 중인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얼어 붙은 땅'도 학생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됐다.▲ 화려함보다는 다양성과 내실을올해 경쟁부문에는 모두 15개국에서 18편이 진출했다. 작년보다 2편이 줄었으며 쿠엔틴 타란티노부터 켄 로치까지 진출했던 지난해보다는 화려함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대신 다양성과 내실을 추구한 흔적이 엿보인다.우크라이나와 차드 영화는 1946년 영화제가 시작된 이래로 처음으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알제리나 멕시코, 태국 등 국제적으로 덜 주목받은 국가들의 영화들도 진출했다. 반면 미국 할리우드 작품은 더그 라이먼 감독이 연출한 '페어 게임' 단 한편만 이름을 올렸다.
멕시코 남성 호르헤와 이탈리아 여성 로베르타는 별거한 부부다. 운명적인 사랑도 잠시. 호르헤는 섬에서의 고립된 삶을, 로베르타는 도시로 돌아간다. 영화는 로베르타가 로마로 떠나기 전 다섯 살짜리 아들 나탄에게 호르헤와의 마지막 여행을 선물하면서 시작된다. '2010 전주국제영화제'의 폐막작 멕시코 출신의 페드로 곤잘레스 루비오 감독의 <알라마르>다.호르헤는 나탄을 데리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호초 군락지인 반코 친초로로 간다. 낮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고요 속에 침잠돼 있는 곳. 나탄은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배멀미를 하고, 고기 잡으러 간 아빠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것도 지루하다. 하지만 이내 단순한 삶에 길들여진다. 아침에 배를 타고 나가 고기를 잡아오는 일이 전부지만, 거기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오묘한 질서가 있었다. 궁극에는 모두 돌려노래야 할 것이라는.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과 그 위를 나는 갈매기떼, 작열하는 태양이 함께 어울리는 광경이야말로 조물주가 인간에게 베푸는 위대한 사랑의 선물 같다.페드로 감독은 다큐멘터리에 극영화를 결합시키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마지막 여행을 시적 이미지로 풀어냈다. 자연과 인간의 결속을 감상에 치우치지 않고 정직하게 보여줌으로써 훨씬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부모와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나탄의 비극성 역시 출렁이는 파도와 함께 보여진다.비눗방울이 '톡' 터지는 순간 이들의 여행은 평생 잊지못할 시간이 됐다. 장편 데뷔작 다큐멘터리 <블랙 불> 이후 페드로 감독의 두번째 연출작.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경계를 오가는 '경계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으로 '2010 로테르담 영화제'의 대상인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한 편의 침묵의 서정시 같다.
SO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B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DC 독립영화관, M5 메가박스 5관, M6 메가박스 6관, M7 메가박스 7관, M8 메가박스 8관, M9 메가박스 9관, M10 메가박스 10관, C4 CGV4관, C5 CGV5관, J1 전주시네마타운 1관, J7 전주시네마타운 7관▲ 5월 7일◎ 오전 11시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에+여섯 개의 바가텔 DC불타는 시간의 연대기 M5196 BPM+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 M9김동원회고전2 M10발할라 라이징 J1침묵과 외침 C4◎ 오전 11시30분숨 M6로컬시네마 전주 M8히어 앤 데어 C5◎ 오후 2시기억의 아카이브 DC피벨리나 M9빌라로보스 M10댄스:파리 오페라 발레단 J1트래쉬 험퍼스 J7작은 산 주변에서 C4◎ 오후 2시30분김동원회고전5 M6애니멀타운 M810월 C5◎ 오후 6시30분폐막식+폐막작:알라마르 SO
우선 실내공간이 너무 현대적이면 안됐다. 전주비빔밥을 전문적으로 하는 집은 다 돌아봤지만, 그 중 '가족회관'과 '성미당'이 눈에 들었다. 하지만 밥을 한차례 비빈 후에 고명을 얹어내는 '성미당'의 경우 밥 색깔이 붉은 데다가 영화를 촬영하기에는 공간이 좁아 '가족회관'을 택했다.촬영시간은 '가족회관'의 영업이 끝나는 밤 8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이렇게 영화 <절대미각>(감독 한승룡)은 전주음식명인 1호인 김연임씨의 '가족회관'에서 탄생했다.5일 오후 3시 가족회관에서 열린 '영화감독 한승룡과 함께 하는 전주비빔밥 맛보기'. 전주국제영화제와 최명희문학관이 함께 마련한 이날 행사는 <절대미각>이 촬영된 가족회관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한승룡 감독과 전주비빔밥을 나눠먹으며 대화하는 자리였다."콩나물국밥도 있고, 복분자도 있고, 전주나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음식은 많지만 문득 비빔밥이 가장 아름답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 음식을 빨리 먹는 편인데, 영화를 찍으면서 비빔밥은 눈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걸 깨달았죠. 스탭들에게도 비빔밥은 절대 배고플 때 먹으면 안된다고 말했어요."<절대미각>은 음식평론가의 방문을 앞두고 미각을 잃은 요리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감각으로 맛을 낸다는 이야기. 직접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 한감독은 "실제 김연임 대표도 몸이 안좋을 때 감각으로 요리를 했다"고 전했다."중식이나 양식은 요리 과정이 화려해 흥미로운 반면에 비빔밥은 요리 자체는 좋지만 재료를 손질하는 과정이 비슷하다는 단점이 있었어요. 대신 좋은 재료를 고르는 과정을 찍고 싶었는데 예산 부족으로 못했죠. 조명 때문에 재료들도 빨리 시들고, 역시 음식 영화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더라고요."한감독은 "보기에는 쉬웠을 지 몰라도 만드는 과정은 어려웠다"며 "출연진이나 스탭들이 거의 무보수임에도 불구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들 재밌게 작업했다"고 말했다."영화에 대한 욕심은 포기하고 전주비빔밥에 초점을 맞췄죠. 작품성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가능하면 쉽게 풀고 싶었어요. 그래서 '백설공주'나 '당나귀와 소금' 등 동화적인 장치들을 많이 넣었죠."한감독은 "전주비빔밥을 알리기 위해 만든 영화"라며 "어린이나 젊은이, 그리고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닿는다면 전통과 관련된 것들을 영화로 만들어 지역을 알리는 역할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이번 행사는 1일부터 5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한옥마을 등에서 모두 일곱차례 진행된 '영화촬영지와 문학의 성지를 둘러보는 전주문화기행'의 일환. 도내 뿐 아니라 서울과 대구, 부산, 목포 등 전국에서 200여명이 참여해 지역을 마케팅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기행 프로그램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0 전주국제영화제'가 7일 오후 6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알라마르>로 막을 내린다.49개국 총 208편의 영화가 상영된 올해 영화제는 프로그램의 특색을 살려 내실을 다졌으며, 천안함 침몰 여파 속에서도 모든 상영작이 고루 매진 돼 차분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다.성기석 전주영화제 사무국장은 "폐막하는 7일까지 결산 해봐야 알겠지만, 좌석 점유율과 유료 관객은 지난해보다는 약간 낮아졌지만, 9회 때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전주영화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시네 토크나 마스터 클래스의 관객들 참여 열기는 높았으며, 올해 처음 마련된 '지프 톡식(JIFFTalk食·전주의 명물을 즐기며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도 신선한 시도로 관심을 모았다.고주원 임정은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폐막식에서는 메인섹션인 '국제경쟁'에서 영화제 최고상인 '우석상'이 발표된다. '전은상(심사위원 특별상)','JJ-스타상','관객평론가상','이스타항공상', '감독상·심사위원 특별상' ,'넷팩상'''JIFF 관객상','무비 콜라쥬상' 등도 수여된다.폐막작은 멕시코 출신의 페드로 곤잘레스 루비오 감독의 <알라마르>. 떨어져 살아야 하는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짧은 여행을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오가는 '경계 영화'로 잔잔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다.
▲ 5월 6일◎ 오전 11시사당동 더하기22 DC카스트로 M5다시만개한 꽃:페드로코스타+토끼사냥꾼들+타라팔 M9앙리-조르주 클루조의 지옥 M10그림자 속에서 J1서바이벌 오브 데드 J7◎ 오전 11시30분네브라스카 스위밍 M6시칠리아! C5◎ 오후 2시김동원회고전7 DC고추잠자리 M5혼류 M9저 달이 차기 전에 M10남자답게 죽는 법 J1안토니오 다스 모르테스 J7질주 C4◎ 오후 2시30분한국단편경쟁1 M6당신의 숨겨지는 미소는 어디에? C5태양의 아이 M8◎ 오후 5시후렴은 노래 속의 혁명처럼 일어난다 DC비행운(클라크) M5동창생들 M9서독총리 호네커+오사드네 M10그 남자의 여자,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 J1안티고네 J7아무것도 바꾸지 마라 C4◎ 오후 5시30분그녀에게 M6시네마스케이프 단편3 M8테트로 C5◎ 오후 8시김동원회고전3 DCTO M10불신지옥 J1토토 J7캐러필러 C4디어 존 OS◎ 오후 8시30분마닐라 M6절멸의 땅 M8행진하는 청춘 C5
1978년 중국 샨시성 탄광촌 동추안의 신라통매광중학을 졸업한 이후 생계를 유지하는 일과 예술적 창조 작업 사이를 오가는 데서 생기는 소모적 갈등에 시달려 온 린신 감독. 30년 후, 그가 고향에서 계속해서 살며 각자 서로 다른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는 동창생들을 다시 만났다.가스배달부, 의사, 배우, 가게 주인…. 이들은 경제개방과 개혁의 물결 속에서 어떻게든 버티며 현재를 살고 있다. 한 장의 흑백사진으로 시작하는 <동창생들>은 그 안에 중국의 지난 세기와 현 시대를 보여준다.감독은 "그들의 삶은 내가 속한 세대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만들었다"며 "삶이란 것의 허약함과 고집스러움을 동시에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5월 6일 오후 5시 메가박스 9관
4일 오후 2시30분 삼백집에서 영화감독 배창호(57)가 아홉명의 팬들과 만났다. 늦은 점심. 게다가 이렇게 뜨거운 날씨에 콩나물국밥이라니…. 하지만 그는 "어제 술을 마셔서 좋다"며 "전주에 콩나물국밥이 유명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상당히 오랜만이에요. 요즘 영화를 보면 사람을 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아요. 비열하고 열등하고 폭력적이고 나아가 엽기적이고…. 흥행 때문에 웃음을 꾸미려면 어쩔 수 없지만 덩달아 영화도 경박하고 천박한 경우가 있지요. 나는 인간 원형에 대한 믿음이 있는데…. 이런 내가 현대적인 영화를 찍으면 시대와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는 생각도 들었었지요."쉬는 동안 대학 영화과 교수로 몇 년 있었다. 스무살 젊은이들과 만나며 21세기 속에서도 옛날의 순수함이 살아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세상이, 인간이 저렇다고 해도 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2010 전주국제영화제' 중 '한국영화 쇼케이스'에서 상영된 배감독의 새영화 <여행>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3부작 옴니버스 영화다. 입대를 앞둔 남학생과 미국 연수를 준비 중인 여학생이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며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소녀는 오래 전 집을 나간 엄마를 미워하지만 그리워한다. 남편과 아이 보살피기에 지친 중년의 주부는 홀로 제주도 여행을 감행한다. 세번째 에피소드의 중년 주부는 배감독의 아내 김유미씨. 이번 전주로의 여행에도 동행했다."첫번째 에피소드는 제자들에게 상황을 주고 시나리오를 같이 썼어요. 내가 내면이나 본질은 알지만, 대사까지 구체적으로 쓰기에는 젊은이들의 생각을 잘 모르니까요. 두번째 에피소드는 다른 섬에 갔다가 섬이 답답해 탈출한 한 며느리의 이야기를 듣고 쓴 건데, 중학생 딸 아이를 데리고 대사를 썼어요. 세번째는 우리 집사람과 같이 썼는데, 체험할 수 없다면 나를 낮춰서 이해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세 편의 에피소드는 다 길로 끝이 난다. 감독은 "쉽게 인생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길"이라며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과 방법이 다 길"이라고 말했다. 극적인 사건이나 멋을 부린 명대사는 없어도 지루하지 않은 영화. "별로 지루하지 않았나요?"라고 감독이 물었다. 한숟가락 국밥을 뜨던 한 팬이 "그래서 저는 올해 제주도 가려고요!"라고 답했다."좋은 영화는 정서에 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공적인 영화를 보면 식욕을 잃고 나오는데, 삶을 잘 다룬 영화를 보면 식욕이 돋아나죠. 아, 국밥 토크는 이번이 처음인가요? 한정식 토크를 한 번 해보시지…. 허허. 국밥이 서민음식 중 하나인데, 더 전주적인 것 같습니다."그는 "게스트와의 만남(GV)은 딱딱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 밖에 없는데, 국밥 토크는 맛은 다 못 느껴도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내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과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전주영화제에 오기 위해 이틀이나 회사에 휴가를 냈다"는 양유정씨(29·대전)는 "평소 보고 싶은 감독을 직접 보니 떨리고 설레인다"며 즐거워했다. <고래사냥> 때부터 팬이었다는 이동화씨(47·전주)는 "감독님을 직접 만나니 소탈하고 좋은 분 같다"며 "감독님의 영화들과 이미지가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지금은 다 사라진 거 같은데, 80년대 오다가다 보면 전주에 다방이 많았어요. 허름한 다방에 가도 동양화나 글씨가 있는 걸 보고, 아, 이래서 예향 예향 하는가 보다 했죠. 그 때는 백반에 반찬도 많이 줬었는데…."그는 "전주천이 고요하게 흐르는 전주는 음식 가지수도 많지만, 여러가지로 넉넉하고 풍요로운 곳 같다"고 했다. 올해 '경쟁부문' 중 '국제경쟁' 심사위원도 맡고 있는 그는 "의외로 아직도 저렇게 영화를 만드는구나 할 정도로 고전적인 영화도 있어 반가웠다"며 "여러 나라의 특색있는 영화를 볼 수 있어 좋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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