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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축구단 이야기 담은 영화 「맨발의 꿈」김태균 감독

"어머니께서는 항상 슬프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보라고 하셨죠. '맨발의 꿈'은 어머니가 좋아하실 만한 해피엔딩이 있는 영화인데…. 영화를 보지 못하고 가셔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8번째 장편영화 '맨발의 꿈'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태균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6일 모친상을 당했다. '맨발의 꿈' 언론시사회가 있던 아침이었다.'맨발의 꿈'은 4년 전인 지난 2006년 어느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착안한 영화다. 축구 불모지 동티모르팀을 이끌고 2년 연속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이끈 한 한국인 축구감독의 이야기는 그의 궁금증을 자아냈다."낯선 타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 감독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시나리오 작가와 함께 김신환 감독을 찾았죠. 김 감독의 이야기가 재밌고, 감동적이어서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영화 '크로싱'(2008) 촬영을 마친 김 감독은 투자를 받아 작년 11월 동티모르로날아가 '맨발의 꿈' 을 찍기 시작했다. 동티모르에서 한국인이 영화를 찍는 건 처음이었다.촬영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 언어 소통 등 여러문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떠올랐다. 그 가운데 불안정한 치안은 촬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언어 통역자를 구하는 일도 힘들었어요.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동티모르말인 떼뚬어, 그리고 영어까지…. 다민족 다언어 국가여서 이 사람한테는 인도네시아어를, 저 사람한테는 영어를 써야 했죠. 촬영하는데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골치가 좀 아팠습니다."(웃음)영화에 출연할 아역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신문과 방송에 광고를 내고, 동네 어귀에 현수막을 내걸어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결국, 김신환 감독이 운영하는 축구캠프에 있는 아이들 20여 명을 가까스로 모았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아이들이었다."처음에는 정말 암담했어요. 이 아이들을 데리고 과연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죠.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나중에는 박희순이나 고창석 같은 프로 배우들보다 더 잘하는 것 아니냐는 착각이 들 정도였죠.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했어요."'맨발의 꿈'은 축구영화다. 하지만, 단순히 축구를 소재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그런 흔한 축구영화는 아니다. 축구 장면 자체에 공을 들인 '본격' 축구 영화다."저는 요즘도 매일 꿈을 꿉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는 게 즐겁기만 합니다. '크로싱'을 하면서 탈북자를 알게 됐고, '맨발의 꿈'을 하면서 축구계와 외교계에 계신 분들을 알게 됐죠. 그분들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게 즐겁습니다. '맨발의 꿈'에 메시지가 있다면 그건 꿈을 꾸고 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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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6.03 23:02

"'맨발의 꿈'은 어머님 영전에 바치는 영화"

"어머니께서는 항상 슬프지 않은 영화를 만들어보라고 하셨죠. '맨발의 꿈'은 어머니가 좋아하실 만한 해피엔딩이 있는 영화인데…. 영화를 보지 못하고 가셔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8번째 장편영화 '맨발의 꿈'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태균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6일 모친상을 당했다. '맨발의 꿈' 언론시사회가 있던 아침이었다. "영화 촬영 때문에 어머님 팔순 잔치를 조금 미뤘어요. 그런데 급작스럽게 돌아가셨네요. 팔순을 챙겨 드리지 못한 점이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마음은 온통 어머니에게 쏠려 있지만 그렇다고 일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영화 개봉이 코앞에 다가와 후반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오는 24일에 개봉한다. 언론 시사 후 121분의 상영시간이 조금 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자 영화 길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5분 정도를 줄이는 방안을 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맨발의 꿈'은 4년 전인 지난 2006년 어느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착안한 영화다. 축구 불모지 동티모르팀을 이끌고 2년 연속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이끈 한 한국인 축구감독의 이야기는 그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낯선 타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 감독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시나리오 작가와 함께 김신환 감독을 찾았죠. 김 감독의 이야기가 재밌고, 감동적이어서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영화 '크로싱'(2008) 촬영을 마친 김 감독은 투자를 받아 작년 11월 동티모르로 날아가 '맨발의 꿈' 을 찍기 시작했다. 동티모르에서 한국인이 영화를 찍는 건 처음이었다. 촬영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 언어 소통 등 여러 문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떠올랐다. 그 가운데 불안정한 치안은 촬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어두워지면 촬영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어요. 불안정한 치안 때문이죠. 어떤 날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주민들이 던진 볼트 같은 것에 차 창문이 깨지기도 했습니다. 동티모르인들은 외국인들에게 착취당했다는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에 일정한 외국인 혐오증이 있어요. 너무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의식이죠."1524년부터 400년 넘게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아온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의 지배를 거쳐 지난 2002년에야 비로소 독립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민족과 여러 언어가 마구 뒤섞였다. "언어 통역자를 구하는 일도 힘들었어요.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동티모르말인 떼뚬어, 그리고 영어까지…. 다민족 다언어 국가여서 이 사람한테는 인도네시아어를, 저 사람한테는 영어를 써야 했죠. 촬영하는데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골치가 좀 아팠습니다."(웃음)영화에 출연할 아역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신문과 방송에 광고를 내고, 동네 어귀에 현수막을 내걸어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결국, 김신환 감독이 운영하는 축구캠프에 있는 아이들 20여 명을 가까스로 모았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아이들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암담했어요. 이 아이들을 데리고 과연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죠.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나중에는 박희순이나 고창석 같은 프로 배우들보다 더 잘하는 것 아니냐는 착각이 들 정도였죠.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했어요."'맨발의 꿈'은 축구영화다. 하지만, 단순히 축구를 소재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그런 흔한 축구영화는 아니다. 축구 장면 자체에 공을 들인 '본격' 축구 영화다. 그는 "축구 장면을 역동적으로 찍는 데 가장 큰 주안점을 뒀다"며 "축구가 농구 등 다른 스포츠에 비해 영화적으로는 긴박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드라마로 보완하면서 축구장면을 긴장감 있게 찍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 후반에 영화 제작자로 데뷔한 그는 20년 넘게 제작과 감독을 하며 영화계에서 버티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일을 시작한 동료 중 많은 이들이 영화계를 떠났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그곳을 지킨다. 그리고 나이 쉰에도 여전히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저는 요즘도 매일 꿈을 꿉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는 게 즐겁기만 합니다. '크로싱'을 하면서 탈북자를 알게 됐고, '맨발의 꿈'을 하면서 축구계와 외교계에 계신 분들을 알게 됐죠. 그분들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게 즐겁습니다. '맨발의 꿈'에 메시지가 있다면 그건 꿈을 꾸고 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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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6.03 23:02

JIFF, 세계무대 통했다

태국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40)이 23일 오후 7시(현지시각) 폐막한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차지하면서 전주국제영화제와의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아핏차퐁은 2001년 제2회 전주영화제에서 첫 장편 데뷔작인 '정오의 낯선 물체'로 우석상을 수상했다. 이 때 한국에 처음 소개된 아핏차퐁 감독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일반적인 아시아 영화 스타일과 다르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독특한 영화만들기가 마음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후 아핏차퐁 감독은 5회·6회·7회·8회·10회 전주영화제에서 모두 여섯편의 작품을 상영했다. 특히 6회 영화제 때에는 송일곤(한국) 츠카모토 신야 감독(일본)과 함께 전주영화제가 제작비를 지원하는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해 '세계의 욕망'이란 작품을 만들었다. 이 해 '디지털 삼인삼색'은 개막작으로 선정됐었다. 당시 전주에 방문했던 아핏차퐁 감독은 "전주영화제 모티브가 디지털 매체의 또다른 표현가능성을 찾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태국 영화 시스템은 상업적인 이유로 건강하지 못한데,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것 자체가 영화 만드는 사람으로서 행복하다"고 말했다.조지훈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아핏차퐁은 전주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된 감독"이라며 "'디지털 삼인삼색' 작업을 같이 하면서 향후 중요한 감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 프로그래머는 "전주영화제에서 우석상을 받은 감독들이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고있다"고도 덧붙였다.아핏차퐁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전생을 기억하는 분미 삼촌(원제 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은 죽은 아내의 영혼과 원숭이로 환생한 아들과 함께 인생의 마지막을 태국의 정글에서 보내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심사위원장인 팀 버튼 감독은 "영화는 갈수록 서구화, 할리우드화되고 있지만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다른 나라, 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2004년 '열대병'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기도 했던 그는 애니미즘과 자연을 작품에 자주 등장시킨다. 미디어아트 작가로도 활동하며, 지난 4월 '아시아 현대미술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6월 6일까지 서울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아시아 현대미술상'전에서는 영화와 비디오 아트를 접목시킨 그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태국 영화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 아시아에서 황금종려상은 13년 만이다. 한편, 이번 칸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은 '시'로 각본상을,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10.05.25 23:02

영화 '시' 칸영화제 각본상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2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이 감독의 5번째 영화인 '시'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할머니이자 삶의 종착역을 눈 앞에 둔 60대 여성 미자(윤정희)가 시 쓰기에 도전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영화다. 주인공 윤정희의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국내에서 화제가 됐다.이로써 이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한국영화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수상한 2002년 이래 이번이 5번째다.한국영화는 2002년 감독상을 시작으로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 감독)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이창동 감독)이 여우주연상(전도연), 2009년 '박쥐'(박찬욱감독)가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한편, 칸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쿨(39) 감독의 '엉클 분미'(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가 차지했다.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영화의 황금종료상 수상은 1997년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향기'가 공동수상한 이래 13년 만이다.2위작에 해당하는 그랑프리인 심사위원 대상은 프랑스의 자비에 보부아 감독의 '신과 인간들', 3위작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은 차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16년째 활동 중인 마하마트 살레 하룬 감독의 '울부짖는 남자'에 돌아갔다.배우로 더 유명한 프랑스의 마티유 아말락 감독은 '순회공연'으로 감독상을 받았다.여우주연상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증명서'(서티파이드 카피)에 출연한 프랑스 의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에게 돌아갔다. '퐁네프의 연인들', '잉글리시 페이션트' 등에 출연한 프랑스의 연기파 배우 비노쉬는 이번 영화제 공식 포스터의 모델을 맡기도 했었다.남우주연상은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비우티풀'의 주연배우인 스페인의 하에베르 바르뎀과 이탈리아의 엘리오 게르마노가 공동 수상했다.당초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던 영국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 '어나더 이어', 켄 로치 감독의 '루트 아이리시' 등은 수상에 실패했다. '시'와 나란히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임상수 감독의 '하녀'도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그러나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전날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대상인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칸 영화제 주요부문 수상작▲황금종려상=엉클 분미(아피찻퐁 위라세타쿨, 태국)▲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신과 인간들(자비에 보부아, 프랑스)▲심사위원상=울부짖는 남자(마하마트 살레 하룬, 차드)▲감독상=마티유 아말릭(순회공연, 프랑스)▲남우주연상=하비에르 바르뎀(스페인), 엘리오 게르마노(이탈리아)▲여우주연상=줄리엣 비노쉬(증명서, 프랑스)▲각본상=시(이창동, 한국)▲황금카메라상=아뇨 비시에스토(마이클 로웨, 멕시코)▲단편상=쉬엔 디스투아르(Chienne d'Histoire, 세르주 아베디키안, 프랑스)

  • 영화·연극
  • 연합
  • 2010.05.25 23:02

칸 영화제 각본상 받은 '시'

이창동과 윤정희.'시'는 한국 영화계의 대표 감독과 대표 여배우의 합작품이다. 이창동 감독은 '초록물고기'의 한석규, '박하사탕' 설경구, '오아시스' 문소리,'밀양' 전도연에 이어 16년간 스크린을 떠나 있던 윤정희를 캐스팅함으로써 촬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영화는 집단 성폭행에 가담한 외손자 정욱(이다윗 분)과 단둘이 살아가는 60대여인 미자(윤정희 분)가 어린 시절부터 꿈꿔 왔던 시를 쓰는 애절한 과정을 담았다. 성폭행과 시.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영화에선 떼려야 뗄 수없는 관계이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환상의 콤비다. 시는 힘겨운 삶의 무게와 고통스런 현실을 이겨 내는 수단이다. 하지만 아무리발버둥쳐도 단 한 줄 쓰기가 쉽지 않다. 한 줄은커녕 단어 하나 고르기도 만만치 않다. 영화는 격정적 감정 노출을 자제해 대체로 차분함이 느껴진다. 주 배경인 지방의 한 도시를 가로지르는 작은 강이 영화 내내 스크린 아래로 졸졸졸 흐르는 느낌이라고 할까.그러면서도 결코 지루하거나 맥이 빠지지 않는다. 2시간19분 동안 잔잔하면서도탄탄한 구성과 스토리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기교가 뛰어나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시 낭송 장면은 단조로움을 덜어주는 양념 노릇을 톡톡히한다. 김용택 시인(김용탁 역)이 출연한 시 강좌에서는 동네에서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외모의 수강생들이 말하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시선을 붙잡는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솔한 얘기라 절로 귀를 기울이게 된다. 세밀한 심리 묘사도 곳곳에 숨어 있다. "고양이 세수만 하지 말고 귀밑까지 싹싹 씻어."동네에선 꽤나 산다는 강 노인(김희라 분)의 간병인으로 일하는 미자가 손자한테 버릇처럼 내뱉는 잔소리다. 관객의 머릿속엔 일바지(일명 '몸뻬') 차림으로 땀범벅이 된 채 강 노인의 몸을 구석구석 씻기는 미자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강가에 앉아 시를 적는 미자의 수첩 위에 후두둑 떨어지는 물방울이 눈물인지소나기인지 분간이 잘 안 간다. 눈물 몇 방울로 담아 낼 수 없는, 사무치는 슬픔을보여준다. 윤정희의 컴백 연기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손자의 비행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소녀 같은 감수성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생활속의 시를 찾아가는 할머니 연기를 보고 있으면 십수 년의 공백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영화는 결말을 매듭짓지 않고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시 강좌가 끝날 때까지 시를 한 편씩 써보자는 시인과의 약속을 지킨 건 미자뿐이다. 시를 자신의 빈자리에 대신 남긴 채 훌쩍 떠나긴 하지만.미자는 손자에게 폭행당했던 소녀처럼 아주 먼 길을 떠나려고 다리 난간에 올랐을 수도 있고 시인이 강습에서 했던 말처럼 '절대 다가오지 않는 시상(詩想)'을 잡으러 정처 없이 낯선 곳으로 향했을지도 모른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0.05.24 23:02

영화 '시'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2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 감독의 5번째 영화인 '시'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할머니이자 삶의 종착역을 눈 앞에 둔 60대 여성 미자(윤정희)가 시 쓰기에 도전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영화다. 주인공 윤정희의 1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국내에서 화제가 됐다. 이로써 이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전도연에게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한국영화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수상한 2002년 이래 이번이 5번째다. 한국영화는 2002년 감독상을 시작으로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 감독)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이창동 감독)이 여우주연상(전도연), 2009년 '박쥐'(박찬욱감독)가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칸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감독의 '엉클 분미'가 차지했다. 2위작에 해당하는 그랑프리인 심사위원 대상은 프랑스의 자비에 보부아 감독의'신과 인간들', 3위작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은 차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16년째활동 중인 마하마트 살레 하룬 감독의 '울부짖는 남자'에 돌아갔다. 배우로 더 유명한 프랑스의 마티유 아말락 감독은 '순회공연'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증명서'(서티파이드 카피)에 출연한 프랑스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알레한드로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비우티풀'의 주연배우인 스페인의 하에베르 바르뎀과 이탈리아의 엘리오 게르마노가 공동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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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5.24 23:02

월드컵 앞두고 축구 소재 영화 잇따라 개봉

2010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축구를 소재로 한 국내외 영화 3편이 잇따라 개봉한다. 가장 먼저 27일 개봉하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뜨거운 감동을 되살릴 수 있는 영화다. 비무장지대 내 북한군 부대의 병사들은 수색을 나갔다가 우연히 만난 남한 병사들의 도움으로 월드컵 중계방송을 청취하기 위해 비밀 작전을 펼친다. 이성재가 안정환부터 홍명보까지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줄줄 외우는 축구광인 북한군 분대장으로 출연했다. 조별예선부터 16강전, 8강전까지 중계방송을 들으면서 북한군 병사들은 한국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신문선 해설위원 등 2002년 월드컵 중계 당시 유명 해설위원의 목소리를 영화에 삽입하려고 했지만 저작권료가 너무 비싸 사용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다음 달 10일 개봉하는 '맨발의 꿈'은 동티모르에서 유소년 축구팀을 이끌고 2004년과 2005년에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했던 김신환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작전' '세븐데이즈'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박희순이 한국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동티모르에서 스포츠용품점을 차리는 전직 축구선수 원광 역을 맡았다. 원광은 축구화를 살 돈이 없어 맨발로 축구를 하는 아이들과 하루 1달러씩, 2개월간의 축구화 할부 계약을 맺지만 코치도 없는 아이들에게는 너무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다. 원광은 결국 아이들에게 축구를 직접 가르치게 된다. '크로싱'의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2008년작 '축구의 신: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천재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아빠는 출장중'(1985) '언더그라운드'(1995)로 칸 영화제에서 두차례 황금종려상을 받은 거장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이 연출했다. 마라도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사령탑을 맡아 한국과 조별 예선에서 대결한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0.05.24 23:02

홍상수 감독 '하하하' 칸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

올해로 6번째 칸 진출을 기록한 홍상수 감독이 자신의 10번째 영화 '하하하'로 제63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래 12년 만에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하하하'는 칸영화제 폐막과 본상 시상식 하루 전인 22일, 프랑스 칸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상은 칸영화제 공식 부문에 속한 상으로, 칸에서 이 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가 칸 진출한 이래 처음이다. 올해 주목할만한 시선에는 장 뤽 고다르, 지아장커 등 쟁쟁한 거장들의 신작이 초청됐었다.'하하하'는 우연찮게 통영을 다녀온 영화감독 지망생과 영화평론가가 각자의 여행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으로,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 예지원 등이 출연했다.홍상수 감독과 함께 칸을 방문한 예지원은 시상식에 참가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하하' 관계자에 따르면 예지원은 현지에서 국내 언론과 만나 "A4 두 장 분량의 인사말을 불어로 외워왔는데 막상 올라가니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고 말했다.한편 본상 시상식은 23일 오후 7시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며, 이창동 감독의 '시'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시'는 공식상영 이후 10분의 기립박수를 받은데다 현지 언론의 반응이 뜨거워 수상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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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컷
  • 2010.05.24 23:02

아시아나 국제단편 영화제 순회상영전

'2010 아시아나 국제단편 영화제(AISFF·이하 아시아나 영화제)'가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소장 이재욱)에서 순회 상영전'좋았다니, 다시 한번'을 갖는다.아시아나 영화제는 지난해 출품작 중 화제를 모았던 인기작 18편을 선정,'발칙한 상상력전(28일 오후 7시)', '월드 애니전(20일 오후 4시)','남녀사이(29일 오후 7시)'로 꾸린다.'발칙한 상상력전(15세 관람가)'에서 소개되는 영화는 '관객과의 대화(감독 정은경)','타임머신 웰건저(감독 브래드포드 슈미트)','낚시(감독 크리스 존스)','내가 만들지 못한 영화들(감독 질베르투 스카르파)','컬러 텔레비전(감독 드미트리 포볼로츠키)','하우스 패밀리(감독 오상호)'.'월드 애니전(전체 관람가)'에서는 '생산적 활동(감독 산티아고 보우 그라소)','Good Man(감독 김동희)','행복한 새끼오리(감독 질리 돌레브)','먼지 아이(감독 정유미)','로고라마(감독 프랑수아즈 알로)','리딩고의 갱단(감독 마야 린드스트룀)'이 선보인다.'남녀사이(男女思異·12세 이상 관람가)'에서는 '노란 스타킹을 신은 소녀(감독 그제고시 무스칼라)','내 머리 속의 낙서(감독 세실 베르낭)','레쉬 사브린?(감독 무아야드 알라얀)', '냄새는 난다(감독 이병헌)','플라이어(감독 안드레아 하킨)', '에브리데이 에브리데이(감독 탄 취 무이)'이 상영될 예정이다.지난해 애니메이션상 수상작인 '먼지아이'와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냄새는 난다', 최우수 해외작품상을 수상한 탄 취 무이 감독의 '에브리데이 에브리데이',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한 '관객과의 대화' 등이 호평받은 바 있다.한편, 아시아나 영화제는 오는 11월 4일부터 9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개최된다. 문의 070-8282-8070~2.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0.05.20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JIFF 수상작, 이번엔 꼭 보세요

'2010 전주국제영화제'의 보석들의 다시 만나볼 수 있는 시간.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운영하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이 개관 1주년을 맞아 '다시 보는 JIFF 2010'을 연다. 19일부터 21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4층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상영작은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상을 탄 장편 4편과 단편 3편. 신인감독이 대부분이라 완성도 면에서 간혹 빈 곳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젊은 감독들의 실험정신과 낯선 영화가 주는 발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전주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인 우석상을 수상한 '수사'(감독 루수단 피리벨리). 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그루지야의 우울한 현실이 담겨있다. 영화에 처음 출연하는 소년배우에게서 진정성이 전해진다. 한국장편경쟁 부문에서 JJSt★r상을 수상한 '레인보우'(감독 신수원)는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엑스트라 인생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 영화다.그밖에도 상실과 그리움에 대한 영화 '고추잠자리'(감독 랴오 지에카이)와 투박하지만 진실함이 느껴지는 카메라와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가 돋보이는 '얼어붙은 땅'(감독 김태용), 신앙에 대한 근본적이고 진지한 질문인 '하드보일드 지저스'(감독 정영헌), 가난의 무게에 짓눌려 작은 추억조차 만들지 못하는 소년의 축 처진 어깨와 쓸쓸한 눈빛이 인상적인 '수학여행'(감독 김희진), 영화 속에 삽입된 애니메이션과 아름다운 풍광들이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파네마 소년'(감독 김기훈)이 상영된다. 관람료 무료.

  • 영화·연극
  • 도휘정
  • 2010.05.19 23:02

반환점 돈 칸 영화제

제63회 칸 국제영화제가 개막 6일째에 접어들면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하게 바다가 펼쳐진 프랑스의 휴양도시 칸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과 수천 명의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현재까지 상영된 장편 경쟁작은 19편 가운데 6편. 이미 상영된 영화 가운데서는 마이크 리 감독의 '어너더 이어'(Another year)와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시선을 끌고 있다. ◆ 황금종려상 향배는 어디로 = 현재까지 칸 영화제 기간에 발간되는 데일리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화는 마이크 리 감독의 '어너더 이어'다. '어너더 이어'는 칸 영화제 기간에 발간되는 데일리 '스크린 인터내셔널'로부터 4점 만점에 3.3점을 받았다. 별점이 매겨진 영화 4편 중 가장 높은 점수다. 영화는 노년의 중산층 부부와 그들의 주변인이 꾸며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장으로 이뤄진 이 영화는 온기와 냉기를 동시에 머금으며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전한다. 마이크 리 감독은 그간 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1993년 '네이키드'로 감독상을, 1996년 '비밀과 거짓말'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임상수 감독의 '하녀'도 관심 대상이다. 스토리텔링이 약하다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화려한 화면구도와 독특한 미감은 현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점은 2.2점이다. 왕 샤오슈아이(王小帥)의 '충칭블루스'와 동점. 데일리의 평가를 기준으로 현재까지는 마이크 리 감독이 강세지만 이창동, 기타노 다케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켄 로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등 칸 영화제의 수상 경력이 있는 유명 감독들의 영화는 후반부에 몰려 있어 황금종려상의 향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경기침체로 우울한 마켓 = 칸 영화제 마켓은 아메리카 필름마켓(AFM)과 함께 세계최고의 필름 마켓으로 통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영화를 팔고 사는 필름 마켓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칸 영화제 기간에 발행되는 일간지 버라이어티는 최신호에서 "세계 경제 침체가 칸 영화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라이어티는 칸 영화제 기간에는 각종 합작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지만 올해는 그에 대한 별다른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적어도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대작 영화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커스픽처스의 앨리슨 톰슨 사장은 "우리는 세계 경제 위기의 결과를 이제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IM 픽처스글로벌의 관계자도 "상대적으로 새로운 영화들이 적다. 바이어들과 만나면 새로운 영화가 시장에 나온게 없다고 말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경쟁부문 진출작 가운데 이냐리투 감독('비우티풀'), 더그 라이먼 감독('페어게임')들의 신작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 불경기지만 한국 영화는 선전 = 이 같은 불경기 여파 속에서도 한국의 일부 영화들은 마켓 시장에서 해외 마케터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영화 완성본을 보지도 않고 사는 선판매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이재한 감독이 연출한 '포화속으로'는 유럽 내 독일어권 지역과 베네룩스 3국에 배급망을 가진 아스코트 엘리트 엔터테인먼트그룹에 팔렸다. 지난 베를린영화제에서 '포화속으로'의 짧은 동영상을 보고 관심을 뒀던 이 업체는 칸 영화제에서 영화 스크리닝을 보기도 전에 구매했다. 권상우ㆍT.O.P 등이 출연하는 '포화속으로'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113억원의 제작비가 든 대작이다. 영화는 후반작업 중이며 내달 개봉 예정이다.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는 '악마를 보았다'도 프랑스 배급사 ARP에 팔렸다. ARP는 김지운 감독의 전작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프랑스 전역에 와이드 릴리스로 배급했던 중견 배급사다. '악마를 보았다'는 아직 촬영도 끝나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ARP는 영화를 소개하는 짧은 동영상을 보지도 않은 채 구입했다. 이창동 감독의 '시'는 마켓 스크리닝에서 전 좌석이 매진된 데 이어 스페인, 대만, 세르비아 3개국에 판매됐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0.05.18 23:02

스톤 "돈과 삶속에서 균형찾기"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는 돈과 삶 가운데서 어떻게 삶의 균형점을 찾을까에 대한 영화입니다."올리버 스톤 감독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칸 영화제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월 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스' 시사가 끝나고 나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말했다. '월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는 '유 윌 밋 어 톨 다크 스트레인저'(우디 앨런감독), '타마라 드루'(스티븐 프리어스 감독), '카롤루스'(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와 함께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영화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어닥치자 자산을 잃은 펀드매니저들의 자살이 잇따르는 월가의 살풍경을 한 축으로 하고, 딸 위니(캐리 멀리건)와 화해하려는 게코(마이클 더글러스)의 필사적인 노력 과정을 다른 축으로 한다. 1987년 올리버 스톤 감독 자신이 만든 월 스트리트(1987)의 속편이다. 전편에서 내부자 거래를 한 혐의로 수감된 게코가 출감한다. 그가 갇혀 있는 기간에 아내는 떠나고, 아들은 숨진다. 남아 있는 딸 위니는 아버지를 원수 대하듯 한다. 전편보다 돈에 대한 냉소가 더욱 짙어졌다. 9·11 이후 더욱 공고화된 자본주의를 풍자한 올리버 스톤 감독은 "돈은 WMD(대량살상무기)"라고 말한다. 그는 자본주의 비판에 관한 영화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본주의는 전혀 규율되지 않은 것 같다"며 "나는 그러한 자본주의가 개혁되기를 정말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1987년 '월스트리트'를 만들었을 때 자본주의가 시장시스템에 의해 스스로 수정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점점 더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CEO나 주주들처럼 돈을 버는 사람과 노동자 사이에 엄청난 수익 차이가 난다"며 "그리고 그 과정은 불평과 부정의가 판친다"고 곁들였다. 그는 영화에 진실성을 덧입히기 위해 "직접 주식투자도 해봤는데, 상당히 잘했다"며 웃었다. 경쟁자인 우디 앨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다. 서로에게 배우는 존재일 뿐"이라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0.05.17 23:02

'김복남 살인…' 현지서 주목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된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현지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마치 김기덕 감독의 영화처럼 칸 영화제에서 호평과 악평 사이를 넘나들며 대중과 전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철수 감독은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다. 영화는 작고 아름다운 섬 '무도'를 배경으로 섬마을에 사는 7명이 살해되는 사건을 다뤘다. 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혜원(지성원)은 휴가를 받아 어렸을 적 한때를 보낸 무도로 향한다. 소싯적 친구였던 복남(서영희)이 혜원을 환대하지만 섬에 사는 다른 주민들은 혜원의 방문을 반갑게 여기지 않는다. 잠도 자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서울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던 어느 날 혜원은 복남이 남편에게 매 맞는 장면을 목격하고 잊고 싶었던 쓰라린 기억이 떠올라 괴로워한다. 영화는 불편하고 잔혹하다. 복남은 남편에게 학대받고 오로지 육욕에만 집착하는 짐승 같은 시동생에게 수시로 강간을 당한다. 이웃들은 복남이 처한 상황을 알면서도 외면한다. 그리고 복남의 복수가 시작되는 중후반부터 스크린은 뜯겨나가는 살점으로 채워지고 흐르는 피로 붉게 물든다. 공식 시사에서 프랑스 관객들은 복남의 복수가 시작되자 손뼉을 치고 휘파람을 불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는 잔혹한 장면이 이어지자 고개를 내저으며 영화 중간에 나가기도 했다. 칸 영화제 기간에 매일 발간되는 데일리의 평가도 관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섬의 환경이 매우 매력적으로 그려졌다"고 평했다. 반면 '버라이어티'는 "한국 호러영화 팬들에게는 지나치게 예술적이고 월드 시네마 팬들에게는 너무 폭력적"이라고 평가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0.05.1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