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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전주국제영화제] ④그들이 거장인 이유

명불허전(名不虛傳). 세계 영화사에서 그들이 거장이라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2010 전주국제영화제'의 '회고전'과 '오마쥬'는 영화에 대한 식견을 갖춘 이들에게 백미로 꼽히고 있는 섹션. 세계 영화계의 최전선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포르투갈의 페드로 코스타와 동시대 독일 감독 중 가장 논쟁적이고 혁신적이며 정치적이고 급진적인 인물 가운데 하나인 로무알트 카마카가 '회고전'에 초대됐다.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거장 감독의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오마쥬'는 '혁명적 시학을 완성한 예술가' 헝가리의 거장 미클로슈 얀초의 작품을 조명한다.▲ 페드로 코스타-저항과 혁신의 영화미학영화감독이 스크린 위에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사운드는 세계에서 최초인 것 같아야 한다고 페드로 코스타는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예컨대 리얼리즘과 초현실주의,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코스타의 영화는 분명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우리는 그의 영화 속에서 피와 살을 가진 존재이면서 유령인 듯한 사람들을 볼 뿐만 아니라, 보다 중요하게는 절망과 비참의 나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적 숭고함을 지닌 사람들을,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관심 있게 지켜 보기도 하는 것이다. 어쩌면 흔한 사회비판적 리얼리즘 영화에 어울릴 법한 요소들을 가지고서도 그런 용이한 범주에 속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코스타가 영화 속 요소들을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기 위한 '소재'로 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한편으로 코스타가 쥔 디지털 카메라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보통 디지털 카메라로 영화를 찍는다고 하면 기동성과 신속성을 미덕이자 장점으로 거론할 텐데, 코스타는 오히려 그 장비를 시선도 대체로 고정시키고 시간도 많이 들이는 데 이용한다. 영화 만들기의 방식과 그 윤리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대안적 방식을 실험하면서 그것을 혁신적인 미학으로 연결시킬 줄 안다는 점에서 코스타는, 다른 훌륭한 시네아스트들이 그랬듯, 영화라는 것 자체에 대해 숙고할 기회를 주는 현재의 소중한 영화감독이다.▲ 로무알트 카마카, 동시대 독일영화의 최전선올라프 묄러라는 영화평론가는 로무알트 카마카를 가리켜 현재 가장 칭송받는 독일의 영화감독들 가운데 하나이면서도 자국에서는 여전히 '저주받은 시네아스트'일 뿐이고 정보력이 많은 영화제에서도 풍문으로만 떠도는 이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올해 전주에서 열리는 카마카의 회고전은 다큐멘터리와 픽션 영화 양쪽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이 '미지의 존재'를 비추는 소중한 빛이 될 것이다.65년생으로 뮌헨의 유명한 대안적 시네클럽을 드나들며 젊은 시절을 보낸 카마카는 80년대 중반부터 슈퍼 8밀리로 단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영화감독으로의 길을 잘 닦아나갔다.카마카 영화의 한 정점으로 평가받는 <밤의 노래>(2004)는 소수 인물만의 대면을 카메라로 포착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또 다른 실내극이다. 도무지 외출을 꺼리는 남편을 못 견디겠다고 말하는 아내와 자기가 쓴 글을 출판하고자 하지만 좌절감 속에 빠진 남편이 벌이는 하루 동안의 투정과 설전을 보며 우리는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된다. 아마도 그건 인물의 표정과 시선부터 시각적 구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드러나는 세심함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밤의 노래>는 정확성에 몰두하는 카마카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라 평가되기도 한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이 영화들과는 다소 상이한 카마카의 영화들도 상영된다. 정치적 다큐멘터리들인 <히믈러 프로젝트>(2000)와 <절멸의 땅>(2004), 음악 속으로 깊게 빠져들게 만드는 육체적 엑스터시의 영화들인 일렉트로닉 3부작(<196BPM>, 2003;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 2005; <빌라로보스>, 200)은 카마카 영화 세계를 두루 조망하게 해줄 것이다.▲ 미클로슈 얀초, '학살의 발레'를 안무한 시네아스트음악의 측면에서 사고하고 리듬의 측면에서 보는 영화감독이라고 미클로슈 얀초의 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한 배우는 그를 적절히 정의했다. 확실히 '안무가'는 이 헝가리의 영화감독에게 잘 들어맞는 용어이다. 우선 그는 그 움직임을 그칠 줄 모를 듯한 긴 호흡의 카메라워크를 안무할 줄 알았던 인물이다. 그리고 그 카메라를 가지고 화면 속에서 계속 움직이는 인물들과 그와 함께 유연하게 스크린 안으로 들어왔다가 그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건들을 안무한다. 얀초의 영화는 이렇게 유려한 안무-연출 솜씨로 만들어낸 영화적 제의와 같은 것이다.그런데 그 제의에 담긴 내용은 그것을 매만지는 손길과는 달리 흉포하고 추악하기 그지없다.얀초는 자국과 관련된 구체적인 역사의 현장을 스크린에 옮겨내 이와 같은 영화적 '억압의 제의' 혹은 '학살의 발레'를 연출해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사건들을 다소 추상화함으로써 자신의 영화를 더 넓은 시대와 공간에도 적용될 수 있고 울림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승격시켰다. 그러니까 그의 영화들은 어떤 과거 사건의 영화적 재현이 아니라 권력이 작동하고 유지되는 폭압적 메커니즘에 대한 알레고리인 것이다. 사람들이 얀초야말로 나치 강제 수용소에 대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이상적인 영화감독이라고 평가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였을 것이다. /영화평론가 홍성남* 위 글은 전북일보가 발행한 '2010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 중 '거장, 그들이 만든 영화'를 요약한 것입니다. 전문은 전주영화제 현장과 도내 문화공간, 우석빌딩 로비 등에 비치되는 '2010 전주국제영화제' 가이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10.04.30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마지막으로 떠나는 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

"정말 내 자신이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1회 때 일본 영화 코디네이터로 시작해 올해까지 아홉번째 참여한 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46·동국대 교수)는 거의 모든 시간을 전주영화제와 함께 했다. 2003년 4회 때 정식 프로그래머가 됐고, 2007년 8회 때 수석 프로그래머가 됐다. 그 해, 전주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처음으로 개막작으로 올라갔으며 한국독립영화에도 경쟁시스템이 도입됐다. 과감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꼭 필요한 도전이었다."욕심내지 않았고, 시간이 걸려도 원칙과 신념을 가지고 꾸준히 해나가면 언젠가 우리가 원하는 영화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10회가 지났다고 해서 몸집을 키우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더 신경 썼습니다."그는 "이번 영화제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아쉬움도 많다"고 했다."지난해 필리핀의 새로운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면, 올해는 남미 영화들입니다. 또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의 비중도 커졌습니다. 특히 김동원 감독 회고전은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전주영화제에서 언젠가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기획이었어요."그는 "전주영화제에서 남미 영화 숫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남미의 신인감독들이 힘있고 새로운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는 증거"라며 "새로운 지역의 영화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전주영화제와 같은 생각을 하는 영화들을 선택하다 보니 올해 특히 걸작 다큐멘터들이 많이 프로그래밍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대중성을 위해 관심있게 준비했어요. '애니페스트'라는 섹션을 신설한 것도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힘을 영화제가 끌어안고자 하는 노력이죠."정 수석 프로그래머는 무엇보다 '경쟁부문'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지금은 낯선 감독들이지만, 곧 이들이 세계 영화계의 미래를 이끌 감독이 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처음 프로그래머가 됐을 때, 어려운 상황에 있던 전주영화제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이진 고민이 많았어요. 요즘처럼 영화제가 자리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보람도 느끼죠. 물론, 저 혼자 만든 것은 아니지만 전주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려주실 때면 정말 뿌듯해요."그는 "누군가가 영화를 보고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전주영화제도 그런 영화제로 만들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올해를 마지막으로 전주영화제를 떠나는 정 수석 프로그래머는 "나중에 죽을 때쯤 전주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 것 같다"며 "일본에서 공부를 완전히 마무리 못한 아쉬움이 있어 당분간 공부하면서 재충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10.04.30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레드카펫 누가 밟나

'2010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 개막식은 천안함 영결식으로 인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29일 오후 6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한국 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과 '국민 배우' 안성기와 박중훈, 월드 스타 강수연 등 충무로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는다.전주영화제가 직접 제작한 <달빛 길어올리기>를 제작 중인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올해 '회고전'에 상영되는'한국 다큐멘터리의 대부'인 김동원 감독, 개막작 <키스할 것을>의 박진오 감독이 전주영화제를 찾는다.'국민 배우' 안성기와 월드 스타 강수연, 개성있는 연기자 박중훈과 문성근,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회장인 남궁원, 배우이자 경기영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재현 등 정상급 연기자들이 축하 행렬을 한다.감독·중견 배우들에 이어 스크린의 신예 스타들도 레드카펫을 밟는다. 잔잔한 미소의 주인공 박해일과 '만능 엔터테이너' 구혜선, '2007 전주영화제' 홍보대사였던 이태성과 올해 영화제 얼굴인 박신혜·송중기 등이 축제의 열기를 이어간다.김명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정인엽 한국영화인협회 회장,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도 참석하며, 해외 심사위원인 나세르 케미르, 필립 체, 라브 디아즈 등이 자리를 빛낸다.유준상·홍은희 부부의 사회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전주영화제는 49개국에서 온 208편의 영화로 '자유·독립·소통'의 또 다른 만남을 갖는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0.04.29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정체성과 대중성 강화…영화제 성공 예감"

"천안함 침몰사고로 사회적 분위기가 가라앉고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항공대란이 일면서 필름 수급이 늦어져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개막 전부터 프로그램만 보고도 다양하면서도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평이 나와서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2010 전주국제영화제' 민병록 집행위원장(60)은 "전주의 초대를 받았던 감독들이 신작을 보내주고 조직에 노하우가 쌓이면서 프로그래밍이나 운영 면에서는 오히려 순조로웠다"고 말했다.그러나 전주영화제가 제작하고 있는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가 촬영이 지연되면서 애가 좀 탔다. 그는 "4회부터 8년째 영화제를 맡아왔지만, 올해는 영화제 준비와 영화 제작이라는 두가지 일을 함께 해나가 보니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전주시와 영화제가 9억을 투자했는데, 60만 정도만 관객이 들면 기본은 될 것 같습니다. 감독이나 배우들도 흥행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에 그 수익으로 계속해서 영화를 제작하려고 합니다. 이왕이면 허진호나 최동훈처럼 전주 출신 젊은 감독들과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민위원장은 "<달빛 길어올리기>는 임권택 감독의 기존 작품과는 전혀 다른 영화"라며 "개막작으로 올리진 못했지만 30일 '달빛 길어올리기의 밤' 행사가 열린다"고 밝혔다."전주영화제가 지난 10년 동안 한걸음씩 단계적으로 잘 성장해 왔지만, 어떻게 보면 한계점에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봤을 때, 현재의 시스템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영화제가 끝나면 다시한번 원점에서 도약을 위한 구상을 할 계획입니다."민위원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 영화제 성공이 먼저"라며 "올해는 관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과 외부 문화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위원장은 "누구보다 지역 주민들이 아웃사이더에 머물지 않고 영화제의 중심에서 즐기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10.04.29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키스할 것을' 외로운 두 남녀 우연한 만남…

어쩌면 그들에게도 사랑이 찾아온 것일까.화려한 불빛 속에서 개인은 한없이 외로워지는 도시 뉴욕. 배우 '준'은 오늘도 결정적인 순간에 운이 안풀려 기회를 놓치고 만다. 배우의 꿈을 안고 뉴욕이라는 도시를 찾아온 '써머' 역시 오늘도 오디션을 보지만, 연기 도중 갑자기 멍한 상태가 돼 망치고 만다.고독과 외로움에 길들여진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난다. '준'은 그가 파트타임으로 노래하는 카페에 '써머'를 초대해 노래를 불러주고, '써머'는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그들의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한 걸까.'2010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키스할 것을>은 로맨스 아닌 로맨스 영화다.박진오 감독은 도전적인 젊은 감독들을 발굴해 온 전주영화제의 또하나의 발견. <키스할 것을>에서도 익숙한 주제를 특유의 냉정하고 차가운 카메라를 통해 새롭게 보여준다. 두 주인공의 내면에 집중하면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우리가 추구하는 본질이 있음을 드러낸다.부분적으로 음악이 들어가는 것도 독특한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써머'역에 신인배우 마리나 마이켈슨(Marina Michelson)을 캐스팅한 것도 음성의 느낌이 중요했기 때문. 박감독은 "어린 소녀 같은 느낌과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드러나지 않는 슬픔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10.04.29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③개막작 '키스할 것을'

"고독한 이들의 가슴에 어떤 설렘이 싹틀 때, 어떤 흥분이 다시 찾아왔을 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에게 어렴풋이 설레임이 찾아와 그의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어쩌면 사랑일 수도, 어떠면 새롭게 시작하고픈 그의 마음 속 희망일 수도 있지요."뉴욕을 배경으로 배우를 꿈꾸는 외로운 남녀의 사랑을 그린 '2010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키스할 것을>. <키스할 것을>은 2002년 선댄스영화제와 칸영화제에 진출하며 독창적인 단편으로 기대를 모아온 박진오 감독(40)의 장편 데뷔작이다.그의 형인 박진표 감독도 2002년 3회 전주영화제에서 장편 데뷔작 <죽어도 좋아>를 개막작으로 올렸다. 특별한 인연인 셈. 그는 "이번 작품도 형과 함께 잉태한 것"이라며 "형은 늘 예술가로서, 감독으로서 나를 백퍼센트 믿고 신뢰하며 지원해 준다"고 했다. 아내 역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송채환씨. 그는 "가족들이 함께 예술을 해나간다는 점은 감사할 일"이라고 덧붙였다."준비하던 작품이 촬영 직전에 무산돼 많이 지치고 힘들 때였어요. 우연히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두 곡을 듣게 됐는데, 이 작품은 아마도 그렇게 시작된 것 같아요. 연기는 직접 하라는 마음의 지시를 따른 거죠.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거든요."첫 장편. 그는 연출 이외에도 각본과 제작, 주연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영화의 진정한 주인은 관객이고, 또 완성도 관객이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실 감독은 오직 작품을 통해서 관객 개개인에게 말은 건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거죠. '설명'이 되는 순간 가장 중요한 '감정'과 '느낌'은 어떠한 좁은 패턴 안에 갇힐 위험이 있거든요."박감독은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은 보여주고 보여지는 것으로, 어떤 이야기를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관객들과의 소통"이라고 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는 것이 기대된다"고 했다. 특히 "전주영화제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열정이 뜨겁다고 들어 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설렌다"며 기대를 내비쳤다.박감독은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하고 1992년 배창호 감독의 <천국의 계단>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 이후 뉴욕대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했다. 그의 단편 <천천히 조용히>는 2004년 미국 영화평론가들과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꼭 봐야할 우수한 영화'중 한 편으로 꼽혔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10.04.29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새옷 입은 '자유·독립·소통'…JIFF 새로운 10년 준비하다

'2010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자유, 독립, 소통'을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29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프로그램 성격을 분명히 하기 위해 섹션을 재조정하면서 새로운 10년을 준비한다.상영작은 49개국 총 208편. 박진오 감독의 첫 장편영화 <키스할 것을>이 개막작, 페드로 곤잘레스 루비오 감독의 <알라마르>가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개막작은 2분 만에 온라인 티켓 예매가 매진됐을 만큼 관심을 모았다.프로그램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6개 섹션으로 재배치됐다. '국제경쟁'과 '한국장편경쟁','한국단편경쟁'을 하나로 모아낸 '경쟁부문'을 통해 전주영화제가 발굴한 감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 신설된 '시네마페스트'에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영화들을 모으고,'애니페스트'를 통해 라트비아의 독특한 신작 애니메이션도 만나볼 수 있다.전주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 프로젝트는 'JIFF 프로젝트'로, '특별전'과 '회고전'은 '포커스'로 정비됐다. 특히 쿠바와 북아프리카 등 낯선 지역의 영화를 소개했던 '특별전 : 저항과 혁명의 시'는 올해부터 지역을 벗어나 치열한 이념 투쟁을 거쳐온 세계 각국의 정치적인 영화를 들여다보는 자리로 성격을 바꾸었다. '시네마스케이프'는 전 세계 거장 감독들의 신작과 주목할 만한 중견·신인 감독들을, '영화보다 낯선'은 실험적인 영화를 통해 영화 미학의 최전선을 만날 수 있다.올해 전주영화제의 초점은 남미다. 특히 '경쟁 부문'에서 상영작 11편 중 4편이 페루와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남미 영화일 정도로 비중이 높다. 폐막작인 <알라마르>가 멕시코 영화이며,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한 마티아스 피네이로 감독의 신작 <그들은 모두 거짓말하고 있다>와 4시간 12분짜리 미스터리 스릴러 <기묘한 이야기들>이 아르헨티나 영화다.다양한 스펙트럼의 다큐멘터리에도 힘이 실렸다. 삶에 대한 진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의 미학을 사려깊게 살려낸 작품들과 역사적 기록을 재구성해 이면의 이야기나 흥미로운 모험담을 발굴해낸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대부'인 김동원 감독의 회고전도 영화제 최초로 기획됐다.독특한 영화를 골라보는 즐거움도 크겠지만, 영화감독들을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영화제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전주영화제의 대표적인 학술 프로그램인 '마스터 클래스' 의 올해 주제는 '영화감독'. '한국 영화의 간판'으로 인정받는 봉준호 감독과 올해 '회고전'의 주인공이자 포르투칼 영화의 거장 페드로 코스타 감독이 초대됐다. 봉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의 처음과 마지막 장면을 보여준 뒤 '두 개의 결정적 순간-영화로의 입구와 출구'를 주제로 한 대화를 나눌 계획. 이미 두 차례나 전주영화제를 방문한 바 있는 코스타 감독은 <행진하는 청춘>을 본 뒤 '모든 것이 달라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바꾸지 마라'를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0.04.29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2)삶의 진실을 기록하는 눈, 다큐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시네마스케이프 부분에는 다양한 다큐멘터리들이 선보인다. 이 다양성이야말로 바로 다큐멘터리가 가진 매력을 잘 요약해 주기도 한다. 허구의 세계를 다루는 극영화와 달리 다큐멘터리는 실제 세계를 그것과는 다른 성질의 다큐멘터리라는 미학적인 장치를 통해서 다뤄야 하기 때문에 그 결과물은 이질적이고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비교적 그 의도와 효과가 분명한 다큐멘터리 형식들을 활용하여 관객의 현실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높이려고 한다.▲ 관찰, 다큐의 힘<파리 오페라 발레>와 <네네트>의 감독은 카메라 앞의 대상을 지켜보고 관찰한다. <파리 오페라 발레>에서 감독이 지켜보는 것은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이다. 무대 위가 아니라 연습실의 리허설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무용수들끼리의 연습, 안무가와 무용수의 안무과정, 안무가들 간의 논쟁을 보여줄 때도 감독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인물들의 내적인 감정의 드라마가 아니라 무용수들의 몸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관찰하다 보면 결국 관객은 그것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에 굴복하게 되는 것이다. <네네트>의 카메라는 매우 가까이서 거의 강박적으로 고릴라를 지켜본다. 동물원 관람객의 시선을 가장한 카메라를 통해서 네네트를 관찰하기 때문에, 우리는 네네트와 그녀의 동료들 이외에 관람객이나 사육사를 볼 수도 없다. 네네트를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대화, 네네트를 잘 알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사육사의 인터뷰 등이 삽입되어 우리는 네네트의 역사, 습성 등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사육사가, 때때로 자신이 네네트를 보는 것처럼 네네트도 자신을 보면서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순간, 네네트에 대해 주어진 모든 정보와 느낌은 의심을 받는다. 감독은 다큐멘터리도 어쩌면 이런 종류의 작업이 아닐까? 라는 다큐멘터리 작업에 대한 회의도 덧붙인다. 지켜보고 관찰한 것을 자기 맘대로 해석하는 것 하지만 진실인지는 알 수 없는 것.▲ 인터뷰, 삶의 기록<동창생들>과 <비행운>의 감독은 현실을 단순히 지켜보는 방관자의 역할과 인터뷰를 통한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한다. <동창생들> 감독은 1978년에 중국 샨시성 탄광촌의 한 중학교를 졸업한 동창생들을 30년 후에 추적해 본다. 감독은 주로 동창생들의 직업을 통해 소개하면서, 사회주의 중국에서 태어나 경제개방과 개혁의 물결을 헤치고 버텨온 동창생들의 지난 시절에 대한 소회를 듣는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듯, 감독은 담담하게 그들의 슬픔과 기쁨 절망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비행운>은 필리핀의 클라크 미군기지가 1991년 철수 하면서 과거에 사용한 독성물질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엄청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그 지역의 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을 암으로 죽게 만드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들의 인터뷰, 소박하지만 열정적인 지역 활동가의 봉사와 교육 연대활동은 현재 시급히 해결해야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동시에, 자막을 통해 필리핀-미국의 불평등한 역사에서 비롯된 필리핀 민중의 고통의 역사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다큐의 재구성<헬싱키 포에버> <앙리-조르주 클루조의 지옥>은 이미 존재하는 필름을 감독의 의도에 맞게 재구성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앞의 작품들과는 구별된다. <헬싱키 포에버>는 이제까지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던 핀란드 고전영화, 흑백 뉴스릴, 풍경화, 유행음악이 기억하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100년의 역사에 대한 도시 교향악이다. <앙리-조르주 클루조의 지옥>은 프랑스의 위대한 감독 앙리-조르주 클루조가 일부만을 촬영 한 채 완성하지 못한 <지옥>이라는 영화를, 최근에 발견된 13시간 분량의 필름과 작업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덧붙여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 민환기 중앙대 연극영화학부 영화담당 교수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0.04.28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영화같은 현실, 다큐에게 묻다

지금,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영화는 세상을 보는 창구다. 특히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리는 '2010 전주국제영화제'는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했거나 애써 외면해 온 곳까지 기꺼이 시선을 돌린다.'자유, 독립, 소통'의 전통을 잇는 49개국 208편의 영화들. 올해는 남미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눈에 띈다. 전주영화제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우석상이 걸린 '국제경쟁'에만 11편의 상영작 중 4편이 남미영화일 정도로 비중이 크다.다큐멘터리는 좀더 다양하게 수집됐다. 다소 거친 화면이라도 이들이 걸작으로 평가받는 것은 감독의 치열한 고민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이 빛나고 있기 때문. 미군 기지의 잔해가 인근 공동체에 초래한 질병문제를 다룬 4시간 반짜리 대작 <비행운>, 최근에 발견된 13시간 분량의 필름과 작업에 참여했던 이들의 인터뷰를 덧붙여 재구성한 <앙리-조르주 클루조의 지옥> 등은 보석들이다. 특히 올해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오가는 '경계 영화'가 눈에 띈다. 폐막작 <알라마르>을 비롯해 <피벨리나>와 <카르카세스>가 대표적. 다큐멘터리 형식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0.04.28 23:02

[2010 전주국제영화제] 영화계 스타들, 전주국제영화제 앞으로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식에 한국영화의 거장 임권택 감독과 국민 배우 안성기, 월드스타 강수연 등 충무로 스타들이 대거 레드카펫을 밟는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29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참석할 국내외 영화인과 문화계 인사의 명단을 확정해 27일 발표했다. 영화감독으로는 최근 101번째 영화인 '달빛 길어올리기'로 새로운 모험에 나선 임 감독과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 개막작 '키스할 것을'의 박진오 감독이 배창호ㆍ정지영ㆍ정진우ㆍ이두용 감독 등과 함께 영화제를 찾는다. 배우로는 안성기, 강수연과 함께 박중훈, 문성근, 구혜선, 남궁원, 예지원, 윤일봉 등 30여명이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번 영화제의 홍보대사인 박신혜ㆍ송중기와 개막식 사회자인 유준상ㆍ홍은희 부부, '키스할 것을'의 주연 배우 마리나 미쉘슨 등도 자리를 빛낸다. 문화계 인사로는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정인엽 한국영화인협회 회장, 전주세계소리축제 김명곤 조직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하며 해외 게스트로는 영화제 심사위원인 나세르 케미르, 필립 체, 라브 디아즈 등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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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4.2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