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9 20:58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영화·연극

"김혜자 선생님과 연기한 건 행운"

"처음으로 다른 배우가 부럽다는 생각을 했어요."칸 영화제를 찾은 배우 진구가 18일(현지시간) "그동안 연기하면서 한 번도 부럽다는 생각을 안 했는데 노랑머리 외국인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면서 김혜자 선생님이 정말 자랑스럽고 부러웠다"며 김혜자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그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로 김혜자, 원빈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마더'는 공식 상영에서 큰 박수를 받았으며 상영 이후 "공식 경쟁 부문에 출품돼도 손색이 없는 영화"라는 호평과 함께 김혜자의 연기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진구는 "칸에 와서 모니카 벨루치나 소피 마르소를 보는 게 신기한 게 아니라 그런 박수를 받은 김혜자 선생님하고 영화를 함께 했다는 게 신기하고 기쁘다"고 말했다.이어 "얼마나 더 해야 할지 끝이 보이지 않지만 나도 때가 되면 김혜자 선생님처럼 박수를 받으며 후배 배우가 부러워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마더'에서 진구는 극중 혜자(김혜자)의 아들인 도준(원빈)의 친구인 진태 역을 맡았다. 다소 모자란 도준의 유일한 친구이면서도 혜자-도준 모자와 묘한 긴장관계에 있는 인물이다.단순한 조연이 아닌 '마더'의 제3의 주인공이라 할 만큼 비중 있는 캐릭터로 봉준호 감독은 일찌감치 진태 역에 진구를 낙점하고 시나리오를 썼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진구는 "나도 아들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아들 역의 원빈 씨가 얄밉고 질투까지났다"며 원빈에 대한 부러움도 전했다. 이는 주인공으로서의 아들이 아닌 김혜자의 아들이라는 부러움이었다.영화에서 그는 웃옷을 벗고 김혜자에게 반말과 욕설을 내뱉으면서 위협하는 모습도 보여준다.이에 대해 진구는 "김혜자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유일한 장면이었다"며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서러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마지막 3일을 같이 촬영했는데 선생님이 너무 따뜻하고 좋았어요. 왜 '국민 엄마'인지 알겠더라고요. 처음부터 함께 찍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과 나도 아들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울컥했죠. 원빈 씨가 부럽기도 하고 진태가 외롭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 영화·연극
  • 연합
  • 2009.05.20 23:02

전주영화제작소 '문 활짝'

영화 제작을 위한 원스톱 시스템인 전주영화제작소가 19일 영화의거리(구보건소)에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 이어 영화 편집과 상영, 촬영, 후반작업까지 영화·영상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가 갖춰진 셈이다.2007년부터 총 사업비 60여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 지상 5층 규모로 마련된 영화제작소엔 영상체험관·다목적 전시실(1층)과 영화·영상 관련 업체 입주공간(2층), 영상마스터링센터(3층), 디지털독립영화관(4층)이 마련됐다.1층엔 영상 원리·영화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영화체험관과 함께 다목적 전시실을 통해'전주영화제 10주년 기념 사진전'과 '이강천 감독 특별전','시민들이 추천하는 영화 로케이션 사진전','전북지역 영화사 특별전'등이 기획됐다.영화·영상 관련 업체 입주공간엔 조명과 음향, 분장을 담당하는 7개 업체가 입주할 계획.영상마스터링센터엔 색보정과 후반 편집을 할 수 있는 영상마스터링 스튜디오와 함께 영상교육실, 휴게실 등이 마련됐다.디지털 독립영화관에선 19일부터 24일까지 개관을 기념한 영화제를 열 계획. 'JIFF가 발견한 독립영화 BEST OF BEST'를 주제로 한 전주영화제 수상작과 함께 우수 독립영화 총 10편 등 무료 시사회가 열릴 예정이다.개막식은 19일 오후 2시 전주영화제작소에서 열린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09.05.19 23:02

첫 장기공연 도전 마친 남원 극단 '둥지'…희망은 충분했다

대극장 공연을 소극장에 맞춰 사이즈를 줄이다 보니 손 댈 부분이 많았다. 약간 늘어지거나 불필요한 부분은 잘라내고 배우들 호흡에 더 신경썼다.너무 밝으면 산만해 지기 쉬운 소극장 공연에 조명을 어둡게 쓰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하지만 조명시설이 열악한 소극장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처럼 남원이란 작은 도시에서 연극을 하다보면 무대에도, 객석에도 빈 곳이 많다.그럼에도 불구하고 12일부터 17일까지 남원 지리산소극장에서 열린 극단 둥지(대표 문광수)의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은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공연이었다.6일 동안 이어진 7번의 공연. 관객은 150여명 정도였다. 하루종일 축축하게 비가 내리던 16일 공연은 10여명의 관객이 전부였지만,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에는 40여명이 넘는 관객들이 찾아와줬다.전주의 인기극단이었다면 1회 공연만으로도 채우고 남을 숫자였겠지만, '장기공연'을 처음 시도한 극단 둥지로서는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문광수 대표는 "다른 극단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하루이틀 공연으로 끝나던 남원에서는 6일 공연이면 장기공연이라고 볼 수 있다"며 "기대 이상으로 많은 관객들이 와줬다"고 말했다.사실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은 지난 4월 '제25회 전북연극제' 출품작이었다. 남원에서 연극을 하며 알게 모르게 빚 진 사람들이 많아 무료공연으로 다시한번 올리게 됐다. 문대표는 "그동안 둥지 공연이 무거운 편이어서 일부러 재미있으면서도 메시지가 있는 최근 작품을 골랐다"고 설명했다.극단 둥지는 꽤 역사가 깊다. 1986년 창단, 90년대에는 긴 공백기를 갖기도 했지만 1년에 한두편이라도 꾸준히 작품을 올려왔다. 배우들을 구하고 관객들을 모으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20년 넘게 남원 연극판을 지켜가고 있다.현재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도 실질적으로는 5명 정도.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의 여주인공 '트롤'역의 김강옥씨도 주부로 살다 지난해 연극판으로 돌아왔으며, '우체부'역의 김지희씨 역시 남원을 떠났다가 다시 합류했다. '모험가'역을 맡았던 최원준씨는 원래는 음향감독이었지만, 이것 저것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문대표는 "지난해 대표를 맡으면서 부터는 배우들의 생계가 안정돼야 작품도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지만, 배가 고파 떠났다가도 다시 무대로 돌아오는 것이 연극쟁이들의 인생. 7월, 10월, 11월…. '장기공연'이란 새로운 도전을 끝낸 극단 둥지의 공연 일정은 더 타이트해졌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5.19 23:02

박찬욱 감독 '박쥐', 언론 평점 1~2점대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영화제 일간지(데일리)에서 4점 만점에 평균 1∼2점대의 평점을 얻었다.14일(현지시간) 언론 시사, 15일 공식 상영을 통해 소개된 '박쥐'는 영화전문지스크린 인터내셔널이 낸 16일자 데일리에서 평균 2.4점을 얻었다.평점은 세계 영화 기자, 평론가 등 평가단 10명이 각각 매긴 점수를 더해 평균을 낸 것으로, '박쥐'는 9명으로부터 2∼3점씩 받았다.경쟁작 20편 가운데 16일 오전까지 공개된 영화는 6편으로, 이제까지는 제인 캠피온 감독의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가 3.3점으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프랑스 전문지 르 필름 프랑세가 내놓은 평점은 그보다 낮다.평균 1.7점으로, 15명으로부터 0점부터 4점까지 얻었다. 특히 1명에게서는 만점인 4점을 받았지만 2명으로부터는 0점을 받아 호불호가 분명히 갈렸다.르 필름 프랑세에서도 역시 '브라이트 스타'가 평균 2.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앞서 2007년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밀양'은 당시 르 필름 프랑세로부터 평점 2.6점을 받았으며 2004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에서 2.4점을 얻었다.한편, 미국 잡지 타임은 '박쥐:뱀파이어가 된 신부'라는 제목의 리뷰 기사에서 '박쥐'의 작품성을 높이사면서 "폐막식 날 주요 상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평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5.18 23:02

'마더' 칸, 기립박수 받다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마더'도 칸의 기립박수를 받았다.제62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마더'는 16일(현지시간) 낮 열린 기자 시사회에 이어 오후 10시부터 드뷔시관에서 공식 상영됐다.언론 시사에서 호평을 받았던 '마더'는 공식 상영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의 환호와 기립박수가 이어졌다.공식 경쟁 부문은 아니었지만 드뷔시관은 관객으로 가득 찼으며 전날 열린 '박쥐' 공식 상영에서 나온 기립박수보다 시간은 짧았지만 그 환호와 열기는 더 뜨겁게느껴질 만큼 좋은 반응이었다.한편 공식 상영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는 흰색 드레스 차림의 김혜자와 턱시도를 입은 봉준호 감독, 원빈, 진구가 레드카펫을 밟았다.13일 칸 영화제가 시작된 이후 첫 주말인 이날 극장 주변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같은 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리안 감독의 경쟁 부문 상영작 '테이킹 우드스톡'의 공식 상영에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마더' 팀도 이날의 당당한 주인공이었다.이날 '마더'를 처음 선보인 봉 감독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자기가 만든 영화를 처음 선보이는데 칸 처럼 좋은 곳은 없다"며 "기쁘고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같은 부문에 초청받은 옴니버스물 '도쿄!'에 이어 두번째로 칸에 초대받았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5.18 23:02

JIFF가 발견한 작품 10편 상영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19일부터 24일까지 전주영화제작소 내 디지털 독립영화관 개관을 기념해 영화제를 연다. 디지털 독립영화관은 국내·외 우수 독립영화, 예술영화, 고전영화 등을 통해 관객과 또다른 만남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다.'JIFF가 발견한 독립영화 BEST OF BEST'를 주제로 전주영화제 수상작과 함께 우수 독립영화 총 10편을 상영할 예정.19~20일 개관을 기념해 특별 무료 시사회가 열린다. 'JJ-st★r상'을 수상한 이서 감독의 <사람을 찾습니다>가 19일 오후 7시에, <디지털 삼인삼색 2009 : 어떤 방문>이 20일 오후 1시에 상영된다. 20일 오후 4시부터'이스타 항공상'을 수상한 <남매의 집>(감독 조성희),'KT&G 상상마당 감독상'을 수상한 <뉴스페이퍼맨-어느 신문지국장의 죽음>(감독 김은경), 'KT&G 상상마당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유랑시대>(감독 김보람), '관객평론가상'과 'CGV한국장편영화 개봉 지원상'을 동시에 거머쥔 <반두비>(감독 신동일) 등 수상작들의 귀환이 이어진다.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개관 기념 영화제'에선 그간 전주영화제를 통해 사랑받았던 <우리는 액션배우다>(감독 정병길), <신의 아이들>(감독 이승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감독 안해룡), <낮술>(감독 노영석) 등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관람료 5000원.문의 063) 231-3377. theque.jiff.or.kr

  • 영화·연극
  • 이화정
  • 2009.05.18 23:02

영화 불법 업로드 원천적으로 막는다

영화계와 웹하드 업계가 공동으로 영화 불법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을 도입한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와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는 13일 오후 서울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웹하드 업체의 DNA 필터링 기술 도입과 공동 모니터링 센터 운영 계획을 밝혔다. 제협과 DCNA가 올 1월 맺은 협약에 조인한 38개 웹하드 업체들은 제협과 DCNA가 인증한 필터링 기술을 다음 달까지 의무적으로 시스템에 장착해야 한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해당 웹하드에서 업로드, 다운로드 되는 파일들이 어떤 콘텐츠인지 자동으로 파악돼 영화 파일의 불법적인 유통을 차단할 수 있다. 제협과 DCNA는 기한 내에 필터링 기술을 도입하지 않은 업체나 형식적으로만 운영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보증금 몰수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 양측은 하루 24시간 공동 모니터링 센터를 운영해 웹하드, P2P 등 국내 150여 개 사이트에서 불법 영화 파일이 오가는지 감시하고, 상당수의 불법 파일이 유통될 경우 긴급대응팀을 통해 수사기관에 고소ㆍ고발할 예정이다. 제협 감사이자 변호사인 조광희 영화사 봄 대표는 "단기적으로 불법 수익을 얻으려 하는 웹하드 업체들은 (지적재산권) 재판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며 "이렇게 권장하는데도 기술을 도입하지 않는 것은 불법 사업에 대한 의지라고 볼 수 있으므로, 소송에서 재판부에 이 점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5.14 23:02

"주인공 페기 소여는 30년전 내 모습"

"어디든 관객이 있고 무대가 있는 곳이 나의 고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를 하든, 연기를 하든, 무용을 하든, 땀과 열정이 있고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모두 소중한 것이죠. 설사 그곳이 밤무대일지라도요"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을 통해 중년의 나이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한 탤런트 박상원(50)이 이번에는 뮤지컬 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7월 개막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아 LG아트센터 무대에 설 예정. 주인공인 시골 소녀 페기 소여를 브로드웨이 스타로 만든 열정적이면서 냉혹한 연출가 역이다.논현동 박앤남공연제작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주인공'페기 소여'는 30년 전 바로 내 모습"이라며 데뷔 당시 이야기를 들려줬다.대중에게 탤런트로 익숙한 박상원은 30여년 전 춤꾼으로, 또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서면서 배우 인생을 시작했다.남자 무용수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1970년대 후반 현대무용, 발레, 한국무용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용수로 활동하면서 전국 방방곡곡 무대를 누볐다.연기 데뷔작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1979년). 당시 무명이었던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처럼 오디션을 통해 하루아침에 주역으로 발탁됐다."고 추송웅 씨, 윤복희 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당대 스타들이 출연했던 작품인데 당시 유망주였던 유인촌 씨가 방송 스케줄 때문에 공연이 펑크 날 위험에 처했어요. 오디션을 통해 '빌라도' 역을 대신할 배우를 뽑기로 했는데 예수를 비롯한 모든 배역을 꿰고 있었던 제가 공연 3일 전에 캐스팅됐죠. 사흘 밤낮을 연습해 졸지에 국립극장 무대에 서게 됐으니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스토리가 30년 전 그대로 현실에서 일어난 셈이죠" 이후 '가스펠', '애니', '쉘부르의 우산' 등 수많은 뮤지컬에 출연한 그는 "당시 우리나라에 있는 공연장은 국립극장과 지방 시민회관 정도였는데 뮤지컬 배우로서, 또 무용수로서 전국의 모든 공연장을 다 뛰어나녔다"고 회고했다.30년간 연기자로서 관객과 시청자 앞에 서 온 그는 배우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뮤지컬 배우 남경주 씨와 함께 2년 전 박앤남공연제작소를 설립하고 공연을 제작해왔으며, 모교인 서울예대 연기과 초빙교수로서 후배들을 가르치면서 극단 동랑레퍼터리의 대표도 맡고 있다.지난해에는 첫 사진전을 열고 사진집을 내면서 사진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고, 1995년에는 화가로서 미술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방송과 뮤지컬, 사진작업을 번갈아 하는 게 근육의 수축과 이완 작용 같아요.그러면서도 세 작업이 연장선에 있어 서로에게 도움을 주죠." 반듯하고 자상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돼 있는 그는 월드비전, 다일공동체, 한국근육병재단 등 20여개의 단체와 10년 넘게 인연을 맺으면서 사회환원 활동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박씨는 "사회환원 활동은 내가 가진 것 이상으로 사람들이 좋게 봐주셔서 늘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라며 웃었다.30년간 연기 경력을 쌓아온 그에게 젊었을 때와 지금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느낌이 다른지를 물었다."그때는 어린 시절이었고 이제야 젊은 시절 아닌가요?(웃음) 나이가 들수록 더 부담감이 생기고 현실적으로 후배들이 많아지니 열심히 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죠. '위기의식'이라는 단어는 제가 인터뷰할 때마다 빼놓지 않았을 정도로 늘중요하게 생각해 온 키워드입니다. 박수를 지독히 사랑하지만 지독히 듣지 않으려고노력했던 것도 그 때문이죠. 박수소리에 멍들면 안되니까요."

  • 영화·연극
  • 연합
  • 2009.05.14 23:02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13일 개막

2009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가 13일부터 17일까지 경성대, CGV대연, 국도&가람 예술관, 동명대학교에서 개최된다.20개국에서 출품된 656편의 작품 가운데 예심을 통과한 14개국 90편이 이번 영화제 기간 경쟁부문에 소개된다.또 외국 초청작 35편과 부산 지역에서 제작된 단편영화 12편도 이 기간에 상영된다.개막식은 13일 오후 7시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영화계 인사와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개막작으로는 프랑스에서 제작된 '시계에 대항하여' 등 5편이 상영되며 17일 오후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경쟁부문 수상작품들이 다시 소개될 예정이다.영화제 기간인 14일 경성대 누리소강당에서 '아시아와 한국의 단편·독립영화 제작 배급 상황 비교'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15일에는 경성대 멀티미디어 소강당에서 독립영화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각각 예정돼 있다.또 16일에는 이명세 감독과 2004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동백대상을 받은 이경미 감독과 함께 영화 연출에 관한 일반인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자리도 마련된다.이밖에 영화제 기간 경성대 콘서트홀 제2미술관에서 1961년 한국 최초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탄 강대진 감독의 '마부'를 비롯해 칸, 베네치아, 몬트리올, 모스크바, 낭트 등 세계 유명 영화제에 소개된 한국 영화를 다시 살펴보는 '한국영화 국외영화제 수상자료전'이 열린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5.13 23:02

영화 '7급 공무원' 흥행이유 살펴보니…'소박한 웃음'의 성공

한국 코미디 영화 '7급 공무원'(감독 신태라, 제작 하리마오픽쳐스)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7급 공무원'은 저예산 제작이 당연시되는 요즘으로는 적지 않은 42억원의 순 제작비로 만들어졌지만, 개봉 19일째인 10일 제작사가 손익분기점으로 잡은 240만명을 넘어섰다.첫 주부터 '노잉', '엑스맨 탄생:울버린', '스타트렉:더 비기닝'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한 주에 한 편씩 대적해야 했으나 밀리지 않았고, 개봉 3주째에는 화제성으로는 훨씬 앞선 박찬욱 감독의 '박쥐'까지 물리쳤다.'7급 공무원'의 성공은 출발선에서 유리하지 않았으나 영화 자체의 힘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박쥐'와 비교할 때, '검은 집' 이후 이제 2번째 상업영화를 내놓은 신태라 감독의 이름은 박찬욱 감독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고, 제작비도 60억원보다 적은 42억원인데다, 김하늘과 강지환이 톱스타이기는 하지만 송강호·김옥빈의 파격 연기에비해 화제를 모으지는 못했다.특히, 올 초 800만명을 돌파했던 '과속 스캔들'의 뒤를 이어 관객들이 무엇보다'소박한 웃음'에 손을 들어주는 극장가의 경향을 보여준다.'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등 2000년대 초반 욕설과 몸 개그로 웃음을 이끌어냈던 조폭 코미디의 '화장실 유머'와 달리, 유쾌한 상황과 대사, 개성 있는 캐릭터,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상쾌한 웃음을 이끌어내는 영화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자극적인 화제성 때문에 "욕하면서 본다"는 기존 흥행 흐름을 벗어나 기분 좋은 웃음과 명쾌한 이야기 전개로 관객과 평단이 모두 호응했다는 점, 한국에서는 드물었던 첩보 코미디가 성공해 다양한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7급 공무원' 홍보 마케팅을 맡은 퍼스트룩의 강효미 팀장은 "경쟁작이 많아 낙관할 수 없었는데 영화 자체의 힘이 있었다"며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이고 유해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이 없어 가족들이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로 꼽혔다"고 말했다.강 팀장은 "시험 끝난 학생들, 볼 것이 없었던 어른들이 함께 몰리면서 다양한 관객층이 형성됐다"며 "뒷심을 받았고, 400개관에 걸려 있어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5.12 23:02

칸 영화제 한국영화 '풍년'

13∼24일 열리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는 풍년이다.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공식 장편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을 비롯해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두 편이 초대받는 등 모두 10편이 다양한 부문에 골고루 초청받았다.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20여 년간 한국영화 40여 편이 다양한 부문에 진출하기는 했으나 10편은 역대 최다 초청편수다.올해 초청작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역시 황금종려상과 남녀 주연상 등 주요 상을 놓고 겨룰 수 있는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박쥐'다.이 부문에 한국영화는 2000년에 들어서야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정도로 인연이 늦었고 '박쥐'는 8번째로 진출했다. 그 덕에 레드카펫에서 박 감독과 송강호, 김옥빈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적이 있고 이번 영화도 평단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세계적 거장들의 신작과 경쟁하는 터라 수상 가능성을 쉽게 점칠 수 없다.한편으로는 이창동 감독이 한국인으로는 2번째로 이 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자국 영화를 심사하는 흥미로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주목할 만한 시선'은 새로운 경향과 독창성을 중시하는 영화들을 불러모으는 칸의 주요 상영부문 중 하나로, 올해 한국에서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초대했다.아들의 누명을 벗기려는 어머니의 사투를 그리는 스릴러 '마더'는 28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칸에서 먼저 공개되며 봉 감독과 원빈은 물론 국민 어머니 김혜자가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故)신상옥 감독의 영화 '연산군'(1961년)의 디지털 복원판이 복원된 고전영화들을 소개하는 회고전 성격의 칸 클래식 부문에서 상영되며,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과 임경동 감독의 '경적'이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서 세계의 신예 감독들과 겨룬다.한국·프랑스 합작 영화이자 이창동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여행자'(감독 우니 르콩트)가 비경쟁 특별상영 섹션에서 상영되며, 그 덕에 배우 고아성이 칸에 초청을 받았다.홍상수 감독의 장편 '잘 알지도 못하면서'와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먼지아이'가 프랑스감독협회가 주도하는 감독주간에 진출했고, 비평가들이 초청하는비평가 주간에서는 문성혁 감독의 '6시간'이 상영된다.또 다른 한.불 합작 영화인 노경태 감독의 '허수아비들의 땅'은 프랑스 독립영화들의 해외 배급을 지원하는 프랑스독립영화배급협회(ACID) 프로그램에 초대받았다.한국영화는 아니지만, 배두나도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주목할 만한 시선)으로 초대장을 받았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5.11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결산

'2009 전주국제영화제'가 역대 최다 관객을 기록하며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어온 한국 영화시장 안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워낭소리>와 <낮술>, <똥파리> 등으로 이어진 독립영화 붐이 '자유 독립 소통'을 내세우며 비주류적인 독립영화를 지지해 온 전주영화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영화제 개막과 함께 이어진 징검다리 연휴는 축제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데 큰 몫을 했지만, 반대로 상영작의 90%가 매진되면서 발길을 돌린 관객들도 많아 영화제 측에 행복한 고민을 안겨줬다.로제 고냉 클레르몽페랑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잘 짜인 조직과 운영, 다양한 작품을 존중하며 의욕적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이 전주영화제를 매우 독특하게 만들고 있다"며 전주영화제를 극찬했다.지난달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 올해 영화제는 총 42개국 200편의 영화가 상영됐으며, 이 기간 유동인구는 4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프로그램, 만족도 높지만 새로운 점프 필요해매년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전주영화제는 전체 좌석수를 지난해 7만9185석에서 9만1222석으로 늘렸다. 좌석점유율은 77.6%. 지난해 82.4%보다 줄어들었지만, 유료관객은 7만762명으로 지난해 6만5209명에 비해 5544명이 늘었다. 매진 횟수도 총 292회 중 170회가 매진되는 등 지난해 128회에 비해 42회가 증가했다.전주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은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컸다. 10회를 맞은 올해는 실험적이고 대안적인 영화를 추구하는 전주영화제가 지금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외형적인 규모를 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영화 관계자나 마니아들은 스리랑카, 필리핀 등 낯선 지역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점을 전주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돼지가 있는 교실> <요시노 이발관> <굿바이 솔로> 등 대중적인 작품이 많았던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이 대규모 상영관임에도 불구하고 매진사례가 이어져 전주영화제가 전문가와 대중의 시선을 고르게 맞춰나가고 있음을 보여줬다.그러나 메인 섹션인 국제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단 한편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는 "많은 평론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이지만, 우리가 한국영화 섹션을 따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한국영화끼리 경쟁하도록 하는 것이 적합하겠다는 판단이었다"며 "차후에는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개막작 <숏!숏!숏! 2009 : 황금시대>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전주영화제가 제작하는 '숏!숏!숏! 프로젝트'가 10회를 맞아 10명의 감독들이 동일한 주제로 각기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개막작으로는 임팩트가 약해 전주영화제 프로젝트로 부각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폐막작은 상업영화의 냄새를 풍기지 않으면서도 메시지 측면에서 독립적인 성격을 유지,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제1회 프로젝트 마켓', 영화산업의 기대치 높여올해 처음 시도된 '제1회 프로젝트 마켓'은 한국 영화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았다.1일 '인더스트리 데스크' 운영을 시작으로 7일간 250여명의 게스트가 프로젝트 마켓을 찾는 등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있었다.13개의 투자사와 35개의 수입배급사 및 제작사, 19개의 방송과 콘텐츠 관련업체 및 단체를 비롯, 총 67개의 업체가 전주 프로젝트 피칭에 참여했다. 특히 프로듀서 피칭과 다큐멘터리 피칭에서 수상한 <상담가 X>와 <첫사랑-1989, 스미다의 기억>에는 대규모 투자사에서 관심을 보였으며, 인더스트리 상영작 중 <도쿄 랑데부>와 <돼지가 있는 교실> <미아와 거인 미구>는 현재 3∼4곳의 수입·배급사와 국내 개봉을 위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의거리 확대, 축제 공간 넓어져영화의거리로 대표되는 공간의 집약성은 전주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요소였지만, 공간이 좁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프리머스 앞 구 전주보건소 자리에 '전주영화제작소'가 개관하면서 영화의거리가 확대됐다.아트 벤치와 벽화, 동진주차장 아트펜스 등 퍼블릭 아트를 활용해 영화의거리 곳곳을 꾸미고 전주시네마타운 옆 주차장에 공연과 휴계공간이 추가한 것도 축제 공간 조성에 있어 주효했다.전주영화제가 발굴한 감독들을 테마로 한 가방과 '디지털 삼인삼색' 티셔츠 등 전주만의 특색있는 기념품에도 관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10주년, 풍요 속 빈곤올해 전주영화제는 10회를 맞아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고 기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10주년 기념상영' 섹션과 'JIFF를 추억하다'전이 큰 인기를 끌었으며, '디지털 삼인삼색 DVD 박스세트' 발매나 「전주, 느리게 걷기」 「10주년 기념책자」 발간 등은 10주년 기념 프로그램들이 단순행사로 끝나지 않고 콘텐츠로 남을 수 있는 아이디어로 평가받았다.특히 「전주, 느리게 걷기」는 전주안내책자로,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유통돼 전주를 알리기 위한 영화제의 노력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작 영화제 10년 역사를 정리하고 방향성을 탐색하기 위한 영화제 안에서의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으며, 「10주년 기념책자」도 부실해 아쉬움을 남겼다.10주년임에도 불구하고 개·폐막식에는 눈에 띄는 스타들이 예년보다 적어 축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실패했으며, 개막작 선정 결과는 10주년의 의미를 강조하려다가 영화제 스스로 틀에 갇히고 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그밖에도 저렴하게 숙소를 제공하는 'JIFF 사랑방'은 공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에 미치지 못해 숙박시설 문제가 여전했다. 게다가 지난해 영화의거리에서만 횡행했던 바가지요금이 올해는 아중리나 터미널 근처 모텔촌까지 번져 외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민병록 집행위원장은 "다행히 내년에 호텔이 신축된다고 하니 숙박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도휘정·이화정·이세명·김준희
  • 2009.05.11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우석상·넷팩상 거머쥔 산체스 감독

"이 수상으로 감사할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작품을 용감하게 선정해 준 심사위원, 프로그래머에게 감사합니다. 영화의 정신이 훌륭하게 살아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은 라야 마틴을 비롯해 동료 감독들에게도 이 영광을 돌립니다."'2009 전주국제영화제'의 '우석상'은 <하수구>를 제작한 쉐라드 안토니 산체스 감독에게 돌아갔다.'우석상'에 이어'넷팩상'까지 거머쥐면서 전주영화제를 통해 신예의 돌풍을 예고했다.<하수구>는 필리핀 빈민가 푼타 두라모그의 부패한 하수구을 뜻한다. 혼탁한 하수구의 물과 영혼을 나누는 소년 라바트와 알렌의 성장통을 통해 빈민가 청년들의 절망감을 느린 호흡에 담아낸 수작이라는 평가. 정적인 이미지를 주된 정서로 하면서도 대사, 현장음, 노이즈를 편집해 사운드와 이미지 가능성까지 실험, 전주영화제의 정신을 잘 실현했다는 심사평이 덧붙었다.그는 "전주영화제가 훌륭한 것 같다"며 "더 좋은 영화를 제작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산체스 감독은 필리핀 다바오 출생으로 <점성사와 빨치산>(2007)로 '뮌헨영화제'에서 '원 퓨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지난해 전주영화제 상영작 존 토레스 감독의 <나의 어린 시절>에서 미술감독을 맡는 등 연출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대주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09.05.11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자유 독립 소통'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

'자유·독립·소통' 을 내건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아흐레의 일정을 뒤로 하고 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주목을 모았던 국제경쟁 부문 '우석상'은 쉐라드 안토니 산체스 감독의 <하수구>가 차지, '넷팩상'과 함께 동시 수상 영광을 안아 젊은 나이에도 불구 거장 반열에 오르게 됐다.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10돌을 맞아 안정된 운영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관람객을 맞이해 한층 성숙된 영화제로 거듭난 것 같다"며 "내년엔 매년 제기됐던 숙박시설 문제를 해결해 더 많은 손님을 초대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국제 경쟁 심사를 맡았던 에이드리언 마틴씨는 "<하수구>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독특하게 혼합해 '영화란 무엇인가?' 라는 영화의 과거와 미래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도록 만들었다"며 "전주영화제의 진보적인 정신을 잘 실현한 작품이기에 이 상을 수여한다"고 말했다.'넷팩상' 심사를 맡았던 조슬린 사브씨는 "필리핀 젊은이들의 절망을 비통하면서도 장난스러운 이중성으로 영상과 교차하는 톤을 통해 잘 형상화했다"고 밝혔다.한국장편경쟁 심사위원인 데스피나 무자키씨와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인 로저 고냉씨는 한국영화의 세계무대 진출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충분히 있다"면서도 "단편영화의 정체성을 되짚고, 그 성격에 맞게 짧은 호흡으로 제작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상금 1만 달러를 수여하는 '우석상'은 전주국제영화제 1회 때부터 제정된 상으로 우석대가 후원한다.8일 열린 폐막식 기자회견에서는'2009 전주국제영화제' 수상내역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Daum 심사위원 특별상 : <인랜드>(타리크 테기야)▲ JJ-st★r상 : <사람을 찾습니다>(이서)▲ 이스타 항공상 : <남매의 집>(조성희)▲ KT&G 상상마당 감독상 : <뉴스페이퍼맨-어느 신문지국장의 죽음>(김은경)▲ KT&G 상상마당 심사위원 특별상 : <유랑시대>(김보라)▲ 넷팩상 : <하수구> (쉐라드 안토니 산체스)▲ 관객평론가상 : <반두비>(신동일)▲ JIFF최고인기상 : <돼지가 있는 교실>(마에다 테츠)▲ CGV한국장편영화 개봉 지원상 : <반두비>(신동일)▲ 프로듀서 피칭 선정작 : <상담가X>(김용), <보이즈비엠비언스>(이진은)▲ 다큐멘터리 피칭 선정작 : <첫사랑 -1989, 스미다의 기억>(박정숙)▲ SJM 제작지원작 : <요코 이야기>(김응수), <마지막 상어재비(모슬포)>(김대웅)▲ 워크 인 프로그레스 선정작 : <동굴 밖으로>(안건형), (스테파노 오도아르디), <무도, 싸움을 멈추는 길>(안해룡)

  • 영화·연극
  • 이화정
  • 2009.05.11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역대최다 관객 '40만'…8일 폐막

황금연휴와 함께 한 '2009 전주국제영화제'가 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마찬'으로 막을 내린다.42개국 200편의 영화가 상영된 올해 영화제는 프로그램이나 운영면에서 상당히 안정되고, 기념상영이나 특별전시, <디지털 삼인삼색> DVD 제작 등 기획들에 대한 호응도 커 10주년의 의미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객 역시 지난해 35만명보다 늘어 역대 최다인 40만명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성기석 전주영화제 사무국장은 "폐막하는 8일까지 결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올해는 좌석수를 8만석에서 10만석으로 늘리면서 좌석점유율은 약간 떨어졌지만 유료관객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영화배우 오만석·서영희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폐막식에서는 메인섹션인 '국제경쟁'에서 영화제 최고상인 '우석상'이 수여된다. 또 'Daum 심사위원 특별상' 'JJ-스타상' '넷팩상' '이스타항공 최우수작품상' 'CGV개봉지원상' 'KT&G 상상마당상' 'JIFF 최고인기상' 등이 발표된다. 올해를 끝으로 부집행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임안자씨에게는 공로패가 전달된다.폐막작은 <풀 몬티>를 제작한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의 데뷔작 <마찬>. 가난을 극복하려는 스리랑카 젊은 청춘들의 도전을 경쾌하게 담은 네오리얼리즘적 코미디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5.08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영화제 10년, 나는 이렇게 봤다.

지난 10년 동안 전주국제영화제는 우리에게 낯설기만 했던 '자유 독립 소통'을 외치며 결코 만만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자유 독립 소통'이 얼마나 소중하고 희망적인 단어인지를 다시금 깨닫는다.8일 10회를 맞은 흥겨운 축제가 막을 내리면 전주영화제는 다시 출발점에 서게 된다. '2009 전주국제영화제', 그 뜨거운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을 통해 전주영화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물었다.전 세계 어느 곳에선가 영화란 테두리 안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이들은 대체로 전주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전주영화제가 지금의 정체성을 이어나가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높았다."전주영화제는 디지털영화를 표방하며 앞서가는 영화제입니다. 기존 상영영화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외국의 실험영화를 가장 많이 소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정재형 한국영화학회 회장(48)은 "실험정신이라는 기본을 더욱 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영화 <괴물>과 <아라한 장풍 대작전>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의 조연출을 맡았던 이원희 조감독(34)은 "전주영화제가 10년 전 '디지털'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등장했지만 지금은 디지털이 전혀 새롭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 다양하고 더 독립적이며, 차이가 두드러지는 작품들을 발굴해야 할 시점에 온 것 같다"며 전주영화제가 더 분발해 줄 것을 당부했다.그러나 이 조감독은 "상영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이드에 나오는 줄거리 중에서도 실제 영화를 보고 썼을까 싶은 내용도 적지않다"며 "같은 섹션 안에서도 '이 영화가 어떻게 포함됐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영화의 카테고리 구분이 모호한 것 같다"고 말했다.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다찌마와 리> 등을 만든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의 유진희 팀장(33)도 "영화제 가이드만 봐서는 일반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영화 배급 관계자나 영화 게스트만 볼 수 있는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은 퀄리티가 일정 수준 보장이 되지만, 일반 관객들은 작품 선택에 있어 실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유팀장은 전주영화제에 대해 "소박하지만 전주라는 도시와 잘 어우러진 짜임새 있는 영화제"라면서도 "대중적인 볼거리와 스타 방문이 적어 전체적으로 활기차지 못하다"는 아쉬움을 내비쳤다.국제경쟁 심사위원인 리처드 포튼(54)은 "전주영화제는 회고전, 특별전 등으로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특색 있는 영화제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 관객들이 표를 구하지 못해 영화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스크린을 더 확보해 좀더 많은 관객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영화와 사진을 전공한 제프 로저스(28)와 미셸 리(28)는 전주영화제의 가장 큰 미덕으로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꼽았다. 이들은 "전주영화제가 앞으로 더 유명해 지겠지만, 지금처럼 단순하게 영화가 중심인 영화제로 남길 바란다"며 "전주가 다른 영화제를 흉내내거나 주류를 따라가기 보다는 정체성을 지켜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미국 영화 잡지 '씨네아스트(CINEASTE)' 편집자 신시아 루시아는 "이번 특별전에 상영된 스리랑카 영화는 보기 힘든 영화여서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영화제가 전체적으로 잘 조직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독립영화 <쇼킹 패밀리>를 만든 경순 감독(45)도 "스페인이나 폴란드, 스리랑카의 낯선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전주영화제가 영화 관계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소개해 준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이병노 전북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51)은 "20편이 넘는 영화를 봤는데, 프로그램 수준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3년째 전주영화제를 찾고 있는 영화평론가 정지욱 일본 ReWORKS 출판사 취재팀장(42)은 "관객과 영화인들이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인 GV가 잦은 변동 탓에 관객들의 참여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예전에는 영화제 지속 자체가 불안했지만 10회를 맞는 동안 규모도 커지고 확실히 자리매김도 이뤄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영화제와 차별성을 두고 젊은 영화들을 많이 확보했으면 좋겠습니다."거의 매년 전주영화제를 찾고있는 이송희일 감독(37)은 "전주영화제 10년의 역사를 가까이에서 바라봤다고 할 수 있다"며 "부산영화제가 한 해를 마감한다면 전주영화제는 한 해를 여는 영화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주영화제만의 색깔이 농밀해질 때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 더욱 맛있는 영화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디지털 삼인삼색 2009>에 출연한 배우 문성근씨는 "영화인으로서 특색있는 영화제가 관객과 소통해 나가는 모습이 반갑다"며 전주영화제 10년을 축하했다.

  • 영화·연극
  • 도휘정·이화정·이세명·김준희
  • 2009.05.08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안 밖에서 바라본 전주영화제 10년-이영호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속을 거닐며십 년 동안의 전주국제영화제는 독립, 예술, 실험의 광장이었다. 적어도 나 개인에게는 미지의 세계를 열어준 도전이요, 행운이었다.유년시절의 종교적 성장을 이끌어주신 나의 선생님은 군산의 한 영화관 미술을 담당하신 분이었다. 그 분을 통하여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시적인 영화들, 그리고 수많은 미국 서부극들을 접할 수 있었다. 한 때 문학과 연극에도 관심을 두었지만 이런 경험과는 거리가 멀다 할 다른 직업으로 영상 세계와의 만남을 접고 있었다.21세기가 시작된 2000년, 세계영화 역사 100주년의 열기가 아직은 남아 있던 그 때, 정이 흠뻑 들어있는 전주에서 국제영화제가 막을 열었다. 나에겐 평생에 얻기 어려운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젊은 기운이 남아있던 60대 초반, 대학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던 사이사이에도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낯선 영화에 심취돼 있었다. 일본의 다큐멘터리 감독 산쯔케가 목숨을 걸고 전쟁터 같은 촬영현장에서 얻어낸 그의 작품은 머뭇거리며 나약했던 삶에 도전장으로 다가왔었다.그러나 많은 국내의 영화애호가들이 낯선 대안적 디지털 영상세계를 접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의 영화제는 여러가지 난관에 봉착했었다고 한다. 10년의 반절의 기간은 산고를 겪었고 영화제의 정체성 확립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내부적 아픔을 통해 후반의 영화제는 정체성 뿐만 아니라 운영의 기술까지도 발전을 보였던 시기다.전주영화제는 안으로 고초를 겪고 있던 때에도 국내의 다른 영화제와는 뚜렷한 차별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대안, 자유, 독립, 그리고 소통'이라는 진보적 이념에 확신을 갖게됐다. 그 고집스런 확신은 전주영화제의 존재가치를 올려주는 원동력이 됐다. 10년을 거쳐 오는 동안 이제 전주는 누구도 해칠 수 없는 든든한 거목이 되었으며, 그 거목은 예술적 가치를 듬뿍 지닌 영화들을 세계 구석구석에서 발굴해 수준 높은 영화에 목말라하는 이들에게 생명수를 제공하는 오아시스가 되었다.국내의 어느 영화제의 재정규모의 절반도 되지 못하는 형편에서 우리지역이 낳은 유수한 영화인의 노력과 자원하는 젊은이들의 헌신, 지역의 주민들, 지방자치단체장들과 관련된 사업을 담당한 이들의 협력으로 명실공히 세계영화의 울타리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전주영화제 살림을 꾸리는 실무자들은 열악한 재정 가운데서도 투명한 운영을 했으며, 이러한 투명성은 영화제 발전의 근간이 되었다고 본다. 세계 영화사에 빛나는 숨겨진 실험적 예술 영화들을 이곳 전주까지 옮겨오게 한 집행부와 프로그래머들의 두둑한 고집은 우리를 다른 영화제와 차별되게 하는 힘이었다. 또한 영화제는 우리지역이 영화산업의 토대인 촬영소와 영화제작소를 성공적으로 일궈내는 데 기여를 했다. 이 일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10년의 기념적 영화제를 마무리 지으며 다시 10년 후의 영화제를 극상시키기 위한 도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조직운영의 기술은 많은 발전을 보았지만 더욱 세계적인 소통이 필요하며 국제적 인재 육성이 긴급하게 요청된다. 이 경험은 전통문화와 미래의 문화를 함께 엮어가야 할 영화제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발전시켜갈 수 있는 첩경이다.이제 우리 영화제는 또다른 미지의 세계를 추동해 가야 할 것이다. 아니, 우리 사회는 영화적 발상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음을 이번 영화제에서 강하게 느꼈다. 이러한 디지털적 발상의 실천을 위한 여러 사업들에 관심을 둘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영화감독들을 길러낸 시네마떼크와 같은, 영화자료들을 연중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공간 마련 같은 일이다. 이 사업은 영화의 산업화를 도모하는 것보다 더 산업적인 토대를 닦아놓을 것이다. 이제 우리지역이 명실공히 영화산업과 영화문화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아흐레 동안 빠듯하게 짜인 상영시간에 맞춰 피곤함을 잊고 본 것은 각 나라와 각 민족이 겪어온 슬픔과 기쁨, 사랑과 분노, 절망과 희망이었다. 영화를 통해 그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한 주간이었다. 국내외에서 찾아온 영화를 사랑한 이들과 초청받은 국내외 감독들과의 짧은 만남 역시 아름다운 선물이었다.11회를 위한 전주의 모험은 이미 시작되었을 것이다. 세계와 인류의 삶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두려움 없는 새로운 탐색을 가능하게 한다. 또다른 낯선 영화의 세계를 기대한다. /이영호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전 한일장신대 총장)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9.05.08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안 밖에서 바라본 전주영화제 10년-서동진

전주에 머문 영화들에게가만있자, 지금으로부터 10년의 세월이 무엇이었을까. 다들 각각의 감회와 기억들을 품고 있을 터이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의 삶을 좌우한 공통의 사회적 운명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회한과 분노로 기억해야 할 일들의 세상이었을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어쩌면 덧없는 영욕의 세월이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물며 그것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회상하는 이들도 있지 않던가. 열 돌을 맞은 전주영화제가 겪은 세월은 어쩌면 이런 시대였을지 모른다. 시장에 모든 것을 내맡겨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이들이 행세하고, 함께 살아가는 세계는 잊어버리고 스스로를 돌보는 데 진력하는 것만이 최고라는 복음이 세상을 제패하며, 어차피 공평한 삶을 살아가는 세계는 악몽으로 끝날 뿐이라는 흉흉한 악담이 진실이 되어버린 시대. 그렇지만 그런 시대를 조금이라도 거스를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 있다면, 아마 그것은 문화의 편에 있을 것이다.경제를 살리자는 말에는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문화를, 눈 먼 사치쯤으로 여기는 흉계가 숨어있다. 그렇지만 조금만 곰곰이 따져보면 경제와 문화는 서로 딴 편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는 많은 이들에게 더 균등한 삶을 약속해주는, 더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세계를 꿈꾸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와 문화를 딴 편에 있는 것으로 여길 때, 그것은 문화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경제, 결국엔 지금 살아가는 세계를 있을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세계로 여기도록 몰아붙이는 경제를 강요하는 것이다. 전주영화제도 그런 세월의 명령 속에서 엎치락뒤치락 했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몸담았던 시기의 전주영화제 역시 그런 조바심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기대를 얻기도 했었다. 그 때는 외환위기로부터 가까스로 벗어나고 닷컴경제란 열풍이 휘몰아치던 때였다.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기대로 창투며 펀드며 하는 눈 먼들이 세상을 후끈하게 달구고 영화도 그 덕을 톡톡히 보던 때였다.블록버스터 영화가 하나둘 씩 세상으로 나오고 영화를 벤처사업처럼 다루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기던 이들이 많아졌었다. 영화가 진실을 얘기하는 힘을 가졌다기보다는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일에 더 힘을 쏟는 것이 낫다는 이들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주영화제도 그 가운데에 있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단단히 한 몫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서글픔이 있다. 볼품없는 영화에게까지 저물어가는 지역 살림을 맡겨야 했던 속사정은 나를 몹시 침울하게 했었다. 그리고 그럴 힘이 있다면 마땅히 그럴 힘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엊그제인가 극장으로 가는 택시를 탔을 때, 영화제를 찾아 이곳까지 온 손님에게 볼 것이 변변찮아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는 운전기사의 말로부터 나는 그 때 느꼈던 것과 같은 슬픔을 느꼈다.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그다지 슬퍼할 일이 못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영화에는 아직 힘이 남아있을 것이다. 영화가 경제를 살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헛된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언어를 영화는 여전히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을 전주영화제는 무럭무럭 돌보고 있다. 사람들은 그래서 전주영화제를 찾을 것이다. 봄볕이 무르익으면 문득 전주를 떠올리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그곳에 가면 조금은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반드시 이곳에 다시 오겠다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전주영화제가 기약했던 일일 것이다.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더 많은 희망과 함께 전주영화제는 나아갈 것이다. 나는 그렇게 절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동진 2001~2002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문화평론가·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9.05.0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