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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작소를 찾은 시민이 영화 관련 전시물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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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영화 '소년'의 아우라에우스 솔리토 감독이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7일 전주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인 '마찬'의 감독 우베르토 파솔리니와 배우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 CB=전북대 삼성문화회관, M=메가박스, C=CGV, P=프리머스, J=전주시네마타운△ 8일 상영작오전 11시 : 트랜스=M5 / 연인들=M9 / 양철 제국의 황혼=C4 / 페르디두르케=J7오전 11시 30분 : 쉬린=M6 / 마사지사=M10 / 아잔=C5 / 영혼의 어두운 밤=J8오후 2시 : 질주=M5 / 비교=M9 / 모던 라이프=P4 / 경치 좋은 길+범죄 현장으로의 귀환=C4 / 아내가 결혼했다=J7오후 2시30분 : 호묘=M6 / 레이첼=M10 / 영화는 영화다=C5 / 영화란…여자 그리고 총=J8오후 6시30분 : 폐막식+폐막작:마찬=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몸이 여러 개가 되서 화면에서 마구마구 움직여요.""탁자 위에 영화장면이 손을 따라다녀 신기해요."전주시 고사동 전주영화제작소에 마련된 '미디어아트 체험전'을 찾은 노민서양(중산초3)는 연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곳을 찾은 남녀노소는 미디어아트 존에 마련된 3개의 화면에 자신의 모습이 연속해서 비추자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2009 전주국제영화제'가 10주년 맞아 지난달 27일부터 전주영화제작소 1층 영상체험관에 영화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주크박스,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영화 역사를 소개하는 미디어 테이블, 기본적인 영상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 체험전' 등 특별전시를 마련했다.이와 함께 맞은편 기획전시실에는 전주영화제의 지난 9년을 돌아보는 '지프(JIFF)를 추억하다'전에서는 이정현 신애 김동완 김민선 등 지프를 거쳐 간 홍보대사, 신상옥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유명 감독과 개·폐막식 사회를 봤던 안성기 장나라, 문성근 문소리 등 지프를 찾은 영화인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지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원봉사자의 활동 사진, 기념품 등도 전시해 지프의 역사를 돌아보게 했다.특별전시는 친구·연인·가족단위의 시민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영화제를 찾은 관광객에게 휴식처가 됐다. 특히 체험관 한켠에 왕가위 올리버 스톤 등 세계 영화인의 명언을 새긴 장식물을 설치, 포토존으로 각광을 받았다.세번째로 전주영화제를 찾은 송정희씨(37·수원시 풍덕천동)는 "올해는 관객이 쉴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이 있어 영화제가 더 풍성해졌다"면서 "영화를 보지 못하는 시민을 위해 이런 전시물이나 포토존의 공간이 충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특별전시는 영화제가 끝나도 계속된다. '지프를 추억하다'전은 오는 31일까지며, 미디어아트 체험전은 상시로 운영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영화제 기간에는 1시간 연장했다.
전주국제영화제로부터의 초대장. 또다른 주인공은 필리핀 영화였다.333년간 스페인의 지배로 역사적 상흔이 많았던 곳. 하지만 모국어를 잃지 않았을 정도로 그 문화적 뿌리는 견고했다. 700여개가 넘는 섬 원주민들과의 끝없는 갈등, 공산주의 정부와 반군의 저항, 이슬람과 정부와의 유혈전쟁 등의 굴곡진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심상찮은 영화적 필연성을 지녔던 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커밍 아웃'한 소재로 한 화제작 <소년>을 들고 전주를 찾은 아우라에우스 솔리토 감독. 6일 오후 3시 영화의거리에서 그를 만났다."에로틱 다큐멘터리에 가깝습니다. 한 소년이 게이바에서 춤 추는 마초댄서와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죠."가난 때문에 몸을 팔아야만 하는 소년 알리스와 대학에서 시를 공부하는 부유한 가정의 주인공은 '빈익빈 부익부'인 필리핀 현실의 축소판이다. 아버지와 가족이 부재한 설정은 가족 해체 문제를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장치. 소년과 어머니가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 대통령의 공과를 두고 다투는 장면에선 세대간의 정치적 입장을 극명하게 엇갈린 현실이 담겼다.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시는 감독의 성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쓰여졌던 작품들이다.그의 시에 영감을 받은 한 영화제작자가 이를 영화로 만들어 볼 것을 제안, 운명처럼 이 길로 들어섰다.상복도 많아 데뷔작 <막시모 올리베로스의 청춘>으로 그는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15개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팔라완 원주민 후예였던 그는 스크린에 담기 위해 꼬박 5년간 자신을 섬에 가두며 투혼을 벌였다며 가진 건 없었어도, 순수했고, 열정적이었던 그 시절이 때로는 그립고 때로는 돌아가고 싶다고도 했다.동성애 코드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그려져 싱가포르영화제에서 문제작으로 낙인 찍히기도 했지만, 덕분에 전주국제영화제에 초대됐다. 그는 "차라리 잘 된 일"이라며"사랑은 동성간에도 싹틀 수 있는 자연스러운 욕구이기에 자신의 영화가 이들의 로맨스를 잘 풀어낸 것으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여겼다"고 응수했다.
어디를 가나 비슷한 것들은 통한다. 돈만 있으면 구할 수 있는 명품으로 온 몸을 치장한 부자들의 모습이 똑같듯,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같다.잘 한 번 해보려고 했는데 사기를 당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마를 했는데 허탕이고, 결국 생각은 콩팥을 떼어팔겠다는 데 미친다. 못 사는 사람들의 비참함은 한국이나 스리랑카나 마찬가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아둥바둥하는 모습도 별반 다를 게 없다.'2009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마찬>에는 스리랑카의 가난이 있다.스리랑카의 두 청년 '마노즈'와 '스탠리'는 가난한 고국을 벗어나 외국에서 일자리를 잡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 그러나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매번 거절당하는 비자 신청에 서로를 위로하는 것 뿐. 그러던 어느 날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 핸드볼 대회의 초청장을 우연히 발견한 이들은 스리랑카에는 잊지도 않은 '스리랑카 국가대표 핸드볼팀'을 만든다.2004년 스리랑카의 가짜 핸드볼 선수들이 독일에서 실종됐던 실화를 바탕으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자연스러운 유머에 담아냈다.'뜨거운 바람을 내는 기계'에 30년 동안 서양인들이 손을 씻고 나면 옆에서 수건을 챙겨주던 아저씨는 직업을 잃고,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월급을 받는 경찰도 스리랑카를 떠나고 싶어한다. 한국에 아메리칸 드림이 있었다면, 스리랑카에는 유러피언 드림이 있었던 것. "우리같은 사람에겐 왜 기회를 안줍니까?"라는 항변도 소용없다.핸드볼팀 꾸리는 것을 주도하던 '마노즈'는 독일 비자를 받던 날 가족들과 함께 간 고급 레스토랑에서 서양인들로부터 모욕적인 시선을 받고 가족들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그러고는 "돌아와서 가족들을 미워하기 싫다"며 독일로 떠나는 것을 포기한다.사회적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응시에 기반한 리얼리즘과 대중들을 위한 코미디가 적절하게 조화된 수작.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스리랑카 풍경이 낯설기는 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비슷한 현실에 위안 비슷한 걸 느끼게 된다.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이 제작하기도 한, 실직 당한 철강노동자들이 스트립쇼에 빠져드는 <풀 몬티>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영화. 웃기니까 웃지만, 생각해 보니 참 슬프다.상영은 8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개인적으로 부족한 것 없이 자라서 그런지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나 하층의 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 부유한 국가에 가서 일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분명 현실로 존재하지만, 그것을 우울하거나 비극적으로 담는 것보다 가볍게 다루고 싶었습니다."7일 영화의거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2009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마찬>의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은 "늙은 나이에도 한국은 처음 와봤다"며 현실에서도 영화 속 웃음을 잃지 않았다.파솔리니는 전 세계적으로 2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풀몬티>(1997)의 제작자. <마찬>은 파솔리니의 감독 데뷔작으로, 그는 "니콜 키드먼과 러셀 크로우와 진행하던 작업이 중단되면서 300여명의 스탭들을 해고해야 할 상황에 처했고, 그 때 '스리랑카의 가짜 핸드볼팀이 독일에서 실종됐다'는 기사를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사람들은 코미디를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특히 과장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은 더 어렵죠. 핸드볼팀이 사라졌다는 기사를 접하고 웃기기 위해 일부러 지어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심각한 이슈를 가볍게 만들 수 있겠다는 판단에 바로 스리랑카 시나리오 작가를 섭외했습니다."그는 "그동안 이주노동자들이 타국에 와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그들이 왜 다른 나라에 가고자 하는지를 다룬 영화는 별로 없었다"며 "이주노동자들 뒤에 숨겨진 휴먼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배우 다르마프리야 디아즈와 기한 드 치커라는 "<마찬>은 스리랑카에 살고 있는 우리들조차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눈 뜨게 해줬다"며 "현재 <마찬>은 스리랑카에서 6개월째 상영 중이며, 심지어 3∼4번을 봤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스리랑카 관객들은 남녀간의 사랑을 특정한 형태로 다루는 인도식 영화에 길들여져 있는데, <마찬>은 스리랑카의 실제 문제를 다룬 데다가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독특해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는 "<마찬>은 스리랑카의 배우와 소재, 이탈리아의 감독, 독일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시선이 녹아들어가 있는 작품"이라며 "영화의 스타일, 내용, 제작과정 등이 전주영화제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폐막작 선정이유를 밝혔다.
홍상수 감독이 스위스에서 8월 5∼15일 열리는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고 조직위원회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홍상수 감독은 프랑스 작가 겸 감독 파스칼 보니체, 독일 배우 니나 호스, 스페인 제작자 루이스 미나로와 함께 이 영화제 주 부문인 국제경쟁 부문에서 심사를 맡는다.다른 경쟁 부문 '올해의 영화감독'에서는 필리핀의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과 칠레 감독 마티아스 비즈, 독일 배우 겸 감독 앙겔라 샤넬렉이 심사위원을 맡는다.지난해 로카르노 영화제의 국제경쟁 부문에 노영석 감독의 '낮술'이 진출해 특별언급을 받은 바 있다.
지역에서 영화 제작은 '투쟁 아닌 투쟁'이다. 제작 여건이 갖춰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문 인력 구조가 전무한 것이 현실.6일 오후 3시 전주메가박스8관에서 열린 '전주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영화 제작 관련 담당자들이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함경록 전북독립영화협회 사무차장은 '전북의 독립영화, 10년이 조금 넘는 삽질의 시간' 주제 발제를 통해 "전북독립영화협회(이하 전북독협)가 '전주시민영화제''독립영화상영전'을 통해 독립영화에 대한 인지도는 상승시켰으나, 지역에서 제작된 영화 편 수에 비해 감독 수는 제자리 걸음"이라며 "'과연 전북이 영화를 만들기 좋은 환경인가'에 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말했다.함 사무차장은 "전주는 로케이션부터 촬영 시스템까지 지원체계는 잘 갖춰졌으나, 독립영화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난제"라며 "영화 제작 노하우나 제작지원 팁을 공유할 수 있는 전문인들로 꾸려진 '품앗이 커뮤니티(독립영화 커뮤니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전북독협은 앞으로 독립영화 정기상영회와 소통과 비평을 통한 독립영화 커뮤니티인 '정·체·성'을 통해 감독과 관객, 평론가와 관객간의 만남으로 소통의 커뮤니티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2009 전북영화제작 인큐베이션사업의 목적과 운영'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영현 전주영상위원회 기획홍보팀 인큐베이션 담당자는 저예산 단·중·장편영화 8편 이내로 심사를 거쳐 매년 지원하고 있는 전주영상위원회의 인큐베이션사업을 예로 들며 "백지상태의 감독들을 위해 멘토링에 집중, 제작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섭외해 중앙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토론자로 나선 백정민 영화감독은 "인큐베이션사업의 경우 전문 인력을 양성해 중앙 진출 기회를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전주가 영화제작의 도시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들이 지역에서 기반을 잡고 영화를 제작할 환경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꼬집었다.또다른 토론자 이은상 영화감독은 "전주의 영화제작 여건이 중앙보다 더 쉽다, 어렵다 단정짓기 어렵지만, 타지역에 비해 특별한 강점으로 부각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인큐베이션 제작지원 공모 시점이 예고 없이 변동돼 지원조차 못하는가 하면, 도내 거주자로 자격요건이 제한돼 불만이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전주국제영화제 '로컬 클래스'프로그램 일환인 이번 행사는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와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가 공동 주최했다.
2007년 <다른 반쪽>으로 우석상을 수상, 상금으로 영화를 만들겠다던 그가 약속을 지켰다.자신의 세번째 장편영화인 <호묘(好猫)>를 들고 전주를 찾은 잉량 감독. 그는 "당시 받은 상금이 이번 영화제작에 큰 도움이 됐다"며 전주와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10주년 기념상영'으로 <호묘>가 상영된 5일 전주시 고사동 메가박스 6관에서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됐다. 감독은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도 여유롭게 대답했으며, GV가 끝난 뒤 사인·사진요청에 일일이 답례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중국은 '조화로운 사회'라는 명분 아래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룻밤 사이 외국어를 차용한 간판이 여기저기 세워지지만 일부 시민의 삶은 여전히 절망적이죠."사회를 맡은 조지훈 프로그래머가 제목의 의미를 묻자, 그는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을 영화의 알레고리로 삼았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개발 바람에도 온순한 고양이처럼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의 모습을 그렸다"고 답했다.전작에서는 비교적 희망적인 색채가 강했지만 영화 속 대부분의 인물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는 지적에는 감독 자신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밝혔다.한 관객이 영화에 등장하는 밴드의 행방을 묻자, "친구가 속한 밴드인데 쓰촨성에서 창작활동을 하기 어려워 지금은 해산한 상태"라며 "영화 속 인물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점과 밴드의 어두운 가사가 잘 맞아 삽입했다"고 말했다.
낯설다. 주인공도, 배경음악도 없다. <호텔 다이어리>는 존 스미스 감독이 비디오 테이프 값 50달러만 들고 찍은 영화.감독의 내레이션과 호텔 안 가구와 장식을 비추면서 생각의 단상들을 기록한 7년간의 결과물이다.5일 오후 8시 메가박스 5관에서 열린 감독과의 대화. 느릿느릿하지만, 유머와 재치가 묻어난 시간이었다.영화 배경은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와 미국 부시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기. 그는 정치적 소재로 스크린에 담았다는 점과 제작기간이 짧았다는 점을 들어 그간의 작품과 비교할 때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집권 초반 토니 블레어와 부시 대통령의 당선에 대한 기대가 실망감으로 뒤바뀐 부문을 담고 싶었습니다. 정치적 입장은 분명하지만, 개인적 이야기로 풀었기 때문에 훈계적이거나 분석적이지는 않죠. 정치적 소재이긴 해도 정치적 영화는 아니라는 뜻입니다."영화는 감독이 방 안의 물건들을 직접 카메라로 비추며 말을 거는 일종의 놀이와도 같은 방식으로 제작됐다. 호텔 방 물 컵만 5분간 클로즈업 하기도 하고, 창문과 거울의 위치 등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연관성을 찾아 관객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다가간 것."한국 호텔은 어떻느냐"는 돌발 질문에도 그는 한국 호텔의 엘리베이터 버튼을 보면서 4층이 아닌 F로 표기된 것을 보고 흥미로운 생각이 들었다며 4가 죽음을 의미하는 불길한 숫자라는 사고방식이 재밌었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다음 작품은 그리스계 남키프로스와 터키계 북키프로스 문제를 다룬 소재로 구상 중. 그는"전주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 자신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음에도 또다시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전 11시 : 하수구=M5 / 철서구=M9 / 작전=P4 / 페라리 디노 걸=C4 / 장벽=J7오전11시30분 : 한국단편경쟁3=M6 / 레일라의 생일=M10 / 나무 아래서=C5 / 하바나 블루스=J8오후 2시 : Z32=M8 / 홍기선 특별전2 : 세번째 시선=P4 / 바다 쪽으로, 한 뼘 더=C4 / 출발=J7오후 2시30분 : 우리는 액션배우다=M6 / 금발 소녀의 기벽=M10 / 자유=P5 / 비르와 자라=C5 / 요시노 이발관=J8오후 5시 : 영화보다 낯선 : 페레 포르타베야 특별전=M5 / 다크 하버=P4 / 진위=C4 / 바르샤바 다리=J7오후 5시30분 : 테라 마드레=M6 / 시티 오브 월드=M10 / 부전승=P5 / 뱀파이어=J8오후 8시 : 그들이 왔다=M5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M8 / 팔월의 태양=P4 / 프린스 오브 브로드웨이=C4 / 제너럴 리포트=J7오후 8시30분 : 소년=M6 / 시네마 스케이프 단편2=M10 / 정오의 낯선 물체= P5 /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C5 / 외침=J8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성을 나누기보다 우리를 둘러싼 교통, 교육, 인권 등 제반 환경이 안 좋기 때문에 장애인 성 문제가 불거졌다고 봐요. 이 영화에는 답이나 주장이 없습니다. 페이크 다큐로 간 것도 어떤 느낌을 전달하기보다 여태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장애인 문제를 토론하는 멍석을 깔기 위해서입니다."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에 출품된 <섹스 볼란티어(sex volunteer):공공연한 비밀 첫 번째 이야기>는 장애인의 성(性)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실제와 허구가 뒤섞인 페이크 다큐(fake docu) 형식을 빌린 이 '문제적 작품'은 조경덕 감독(36)이 제작과 연출, '홍보맨'까지 '1인 3역'을 맡았다.조경덕 감독은 "사람들이 처음엔 제목만 보고 야한 영화로 오해한다"며 "이 영화는 장애인의 성 문제가 아니라 그냥 성 문제를, 장애인 인권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이분법을 경계했다.그는 "일본에 있을 때 아사히신문에 장애인 성 문제를 다룬 기사가 연재돼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며 "그때 '과연 장애인 성 자원봉사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섹스가 문제가 된다면, 성교육이나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는 왜 문제가 안 됩니까?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도 2002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를 통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섹스 볼란티어>도 비슷한 지점에 있습니다."조 감독은 "애초 전주영화제 측에서는 이 영화 등급을 '19금'으로 매길 예정이었다"며 "영화 소재가 생소한 것도 있지만, 선입견이 컸던 것 같다"며 "'19금'을 고집했다면, 영화제 출품을 거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사실 '19금'을 받아, 흥행으로 연결하자는 유혹도 많았다"며 "그러면 영화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세상에 왔다간 흔적을 영화를 통해 남길 수 있어서 좋아요."실제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으로 영화에서 '연기 아닌 연기'를 펼친 조경호씨(45)와 이윤호씨(48)는 영화제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이같이 말했다.지난 2002년 통일에 관한 '시집가는 날'을 만들어 평양국제영화제에 출품하기도 했던 조 감독은 "우리 사회에서 당연히 그러려니 하는 것들에 대해 과연 당연히 그러려니 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환기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나쁜 영화'를 계속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칸에서 <안나와의 나흘 밤>이 상영되고 크레딧에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라는 이름이 흐르자 모두가 흥분했다. 17년 동안 영화를 만들지 않았던 폴란드의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71). 그가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2009 전주국제영화제'는 그의 회고전을 마련하고, 그의 영화세계를 담은 책자를 발간했다. 그의 생일이었던 5일에는 생일파티 겸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밤'이 열렸다. 늙은 거장은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작품들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새로운 사람들에게 반응을 얻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경험"이라며 즐거워 했다."17년 동안 나는 미술로서 나 자신을 재정립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박물관 전시도 하고 미술가로서도 성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영화를 할 때에는 타협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의존할 수도 있지만, 그림은 캔버스와 마주한 형태로 창조활동에 긴장이 흐르죠. 결국 영화의 결과물은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게 되지만, 미술은 나만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는 "지난 17년 동안 젊은 아티스트로 태어난 느낌이었다"며 "아티스트로서의 삶이 다시 영화감독으로 전향하고픈 욕구를 끌어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그러나 17년 동안 그가 영화와의 관계를 아예 끊은 것은 아니었다. 초기부터 연기와 연출을 같이 해 온 그는 <비포 나잇 폴스>(2000)나 <이스턴 프라미스>(2007) 같은 영화들에 출연했었다."연기를 통해 연출의도를 더 잘 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기하는 것은 나에게 굉장히 쉬운 일이죠. 그냥 나에게 연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뿐입니다."그는 "연출을 하지 않는 동안 기술적으로 좋아지긴 했지만, 적응해야 할 정도로 영화 환경이 변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8일까지 회고전에서 상영되는 10편의 영화 중 가장 최근작으로 '2008 동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안나와의 나흘 밤>은 현대사회의 비정함과 고립된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은 "'굉장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소극적인 남자가 여자가 너무 좋아서 창문을 올라타고 그 여자를 지켜봤다'는 굉장히 짧은 신문 문장에서 시작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페르디 두르케>를 빼고는 회고전에 모아놓은 9편의 작품이 모두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페르디 두르케>는 폴란드의 유명 소설가 비톨트 곰브로비치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것. 그는 영화로 각색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문학을 영화로 옮기는 일은 항상 만족하기 힘들다고 했다."디지털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생각한대로 언제든지 빠르게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빛도 많이 필요하지 않죠. 조만간 모든 사람들이 디지털로 작업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그는 생존을 위해 살인을 하는 심리 드라마 <에센셜 킬링>을 만들고 있다며, 다수의 권력에 의해 쫓기는 한 개인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통해 도덕적으로 딜레마를 일으킬 수 있는 주제라고 소개했다.
10년을 맞은 '2009 전주국제영화제'가 안정적 분위기 속에서 순항하고 있다.개막 닷새째를 맞는 4일 오후 4시 현재 평균 점유율은 89.08%로, 지난해 89.14%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상영관 규모가 큰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의 상영횟수를 늘리고 영화제작소까지 공간을 확장한 올해, 유동인구 포함 약 30여만명이 영화제를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그러나 좌석수는 8만석에서 10만석으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황금연휴에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이 대거 발길을 돌렸으며, 현장에서 판매되는 티켓 확보를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고 서울~전주간 대중교통편이 매진되는 등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4일까지 상영작 매진 횟수는 125회. 10주년 기념상영과 한국영화 섹션에서 매진 사례가 이어졌다. 성기석 사무국장은 "올해 상영된 한국영화 장편 대부분이 월드 프리미어고, 단편 중 두 작품이 칸에 초대받으면서 관심이 집중된 것 같다"며 "<워낭소리> <낮술> <똥파리> 등 한국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영화제로도 이어져 독립영화도 티켓 파워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영화의거리에 조직위원회 사무실이 입주, 낙후된 구도심을 축제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적극 노력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그러나 해마다 지적됐던 외지인에 대한 숙박업소나 택시기사 횡포는 여전했다. 영화의거리 인근은 물론 터미널 근처나 아중리 모텔촌까지 요금을 올려받고 외지인들이 택시를 탈 경우 먼 길로 돌아가는 사례가 빈번해 조직위 사무실로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영화제 관계자는 "전주가 10회를 치르면서 영화제에 대한 안팎의 기대가 한껏 높아진 만큼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르기 위한 인프라나 그에 맞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개막식 당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주변에 폐막식 예고 현수막이 '패막식'으로 맞춤법이 틀린 채 내걸려 국제행사로서 망신살이 뻗쳤으며, 전야제는 영화제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못한 사회자 등의 늘어지는 진행으로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게 부끄럽군요."이 한 마디에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딕시칙스'는 미국 컨트리 음악의 대표 그룹, 그래미 시상식에서 11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주인공.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우겨 전쟁을 시도했던 부시 대통령에 반대한 리드 보컬 나탈리 메인스의 발언으로 이른바'마녀 사냥'의 희생양이 됐다.2일 전주국제영화제 야외상영에 초대됐던 <딕시칙스 : 셧 업 앤 싱>은 표현의 자유를 내걸면서도 정작 비난과 위협을 가하는 미국의 이면을 꼬집은 영화.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의 불안감과 고독감, 그러나 뮤지션의 자존심이 굴곡진 변주곡으로 따라간다.하루 아침에 돌변한 시민들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없진 않았지만, 용감한 세 언니 나탈리 메인스(리드 보컬)·마티 맥과이어(보컬)·에밀리 로비슨(보컬)은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을 언급한 것은 후회가 없다는 대담한 패를 꺼내들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대중들이 그들에게 낙인찍은 편견들을 새기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표지 모델로 나선 것. 바바라 월터스를 만나 위기를 기회로 삼고, 음악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대로 진일보한 음악으로 다시 섰다. 4년 만에 발표한 앨범 '테이킹 더 롱 웨이'로 그래미 5개 부문을 석권, 'Not Ready To Make Nice'를 통해 자신들을 원망하고 비난했던 팬들을 향해 잊지도 않고 용서하지도 않겠다고 통렬한 야유를 내질렀다. 그리고 이제는 변심하지 않을 팬들의 기대에 보답해 날린 또다른 하이킥."미국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이라는 게 정말 부끄러워요."이 영화를 관통하는 또다른 메시지는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게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나탈리가 책임감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며 "그가 내일이라도 녹음도, 투어도 싫다고 하면 평화를 얻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밴드를 그만둘 준비가 돼 있다"고 할 정도로 끈끈한 연대를 보여줬다.미국이 자랑하는 표현의 자유가 허상이었음을 꼬집는 다큐멘터리.'모든 반항엔 이유가 있다'는 메시지가 영화 보는 내내 떠올랐다.
아프리카 타악기 젬베와 아코디언, 기타를 들고 지난해부터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을 표표히 돌아다녔다. 세상 그 무엇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 하여 그들의 음악은 아름다웠다.지난 2 ~ 3일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좋아서 하는 밴드' 4인방 조준호(27) 황수정(27) 손현(29) 안복진(24)씨. 전주영화의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을 몰고 다니며 들썩였다."늘 초대 받는 손님이 아니라 작정하고 가는데, 전주 와서 놀랐어요. 사람들이 너무 친절해서요."아프리카 악기 젬베를 갖고 싶어 몇 달을 못 먹고 못 입었어도, 그 악기를 안고 잤을 만큼 음악을 좋아한 리더 조씨를 주축으로 셋이 뭉쳤다. 관람료는 지불하고픈 관객들이 원하는 만큼만 내도록 했다. 자본주의를 깜빡한 외계인이 아닐까 싶지만, 공연은 매번 기적처럼 상황을 이뤘다. 그들의 자작곡을 들은 누군가는 녹음실을, 또다른 이는 장비를 빌려줘 제작된 앨범도 동이 났다."저희에겐 계획 같은 건 없습니다. 발길 닿는 곳마다 그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죠. 전주영화제에서 좋은 추억 가득 안고 갑니다."
그가 나타나자 영화의거리가 소란스러워졌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따라붙는 30여명의 팬들 속에서도 키가 훌쩍 큰 그는 혼자 도드라진다. 잘 웃지않는 그. 그럼에도 팬들의 사인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한 번도 볼 수 없었다.'2009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섹션에서 상영된 <도쿄 랑데부>의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6회 <귀향>, 7회 <곤충의 집>, 8회 <신동> 등을 통해 전주영화제와 인연을 이어왔지만, 직접 전주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통이 잘 보존된 도시라고 들었다"며 "호텔에서 보이는 풍경만 해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전주영화제는 실험적인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상영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지난해 도쿄에서 김기영 감독 특별전이 있었는데, 거의 매일 보러 다녔어요. 이번에 김기영 감독의 <하녀> 완전복원판이 상영된다고 해서 반가웠는데, 정작 보지 못해 아쉽습니다."<도쿄 랑데부>는 일본의 젊은 감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케다 치히로 작품. 낡은 공간 속에 모여든 여러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영향을 미치면서 변해가는 따뜻한 영화로, 전쟁을 겪은 옛 세대와 젊은 세대가 서로 교류하며 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누구와 함께 일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한국배우 중에서는 송강호와 작업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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